전체기사

21년 만에 나온 롱티보 콩쿠르 한국인 우승자…이혁 "시련, 음악으로 녹여냈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피아니스트 이혁이 프랑스 최고 권위 음악 경연대회로 통하는 롱티보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결선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임동혁(2001년 우승) 이후 21년 만에 나온 한국인 우승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혁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롱티보 콩쿠르 최종 결선에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해 공동 1위에 올랐다. 다른 우승자는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제5번을 연주한 일본 피아니스트 마사야 카메이(20)였다. 또 다른 한국인 피아니스트 노희성(25)은 총 6명이 진출한 결선에서 최종 5위 성적표를 받았다. 피아노 부문이 열린 올해 대회에는 41개국에서 112명이 지원해 예선을 거쳐 32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롱티보 국제콩쿠르는 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마르그리트 롱과 바이올리니스트 자크 티보가 1943년 창설한 음악경연대회다. 이후 젊은 음악가들의 국제적 성장을 목표로 재정 지원, 경력 개발, 연주 투어, 홍보, 음반 녹음, 악기 대여 등 여러 방면에서 연주자들을 지원해오고 있다. 부문은 피아노·바이올린·성악 부문을 대상으로 3년 또는 2년 주기로 파리에서 열린다. 한국인으로는 임동혁 외에 안종도가 2012년 1위 없는 2위에 입상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는 2008년, 성악가인 베이스 심기환도 2011년 우승했다. 이혁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결선에 올라 주목받았다. 결선에서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같은 해 12월 프랑스 아니마토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실력을 재입증했다. 이혁은 이번 대회 공동우승 상금으로 3만 5000유로(약 4800만원)를 받는다. 부상으로는 수상자 음악회와 더불어 그슈타트 신년 축제, 리옹 쇼팽 협회, 치프라 재단 축제 등 20여 개 세계적인 음악 축제에 초대된다. 2000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혁은 세 살 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이후 홈스쿨링을 통해 음악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이후 선화 예술학교 부속 선화음악영재아카데미에서 정규 음악교육을 받고 2012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2014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를 사사했다. 현재는 프랑스 파리 에콜노르말 음악원의 마리안 리비츠키 교수 아래서 최고연주자과정을 밟고 있다. 이혁은 애초 2016년 들어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과 에콜 노르말 음악원을 병행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유럽 곳곳에서 공연이 잡혀있기 때문에 여행을 자주 다녀야 하는 와중에 전쟁으로 러시아를 오가는 비행편이 끊기다 보니 불가피하게 러시아에서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혁은 인터뷰를 통해 ""모스크바를 떠나야했을 때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며 "제가 겪은 나름의 시련을 음악으로 잘 녹여내려고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기쁘다"는 소회를 밝혔다. 또 "앞으로 더 발전하라는 상으로 받아들이고 계속 정진해 나가겠다"며 "오늘 콩쿠르에서 1등을 하든, 내일 콩쿠르에서 2등, 3등을 하든 달라지는 것은 없고 그저 음악적인 발전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hg3to8@ekn.kr이혁, 프랑스 최고권위 롱티보콩쿠르 공동우승…임동혁 이후 21년만 피아니스트 이혁(22)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롱티보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결선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피아니스트 이혁.금호문화재단 제공/연합뉴스

6개월만 열린 한미정상회담…尹-바이든 "북한 핵 사용시 압도적 힘으로 대응"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약 50분간 한미정상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사흘째인 이날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양국간 안보·경제 현안을 조율했다. 이번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이후 약 6개월 만에 진행됐다. 두 정상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가 개최된 프놈펜을 나란히 찾으면서 성사됐다. 양국 정상은 지난 9월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 여러 차례 짧은 환담을 한 바 있다. 전날 ‘아세안+한중일’ 의장국인 캄보디아 정상이 주최한 갈라 만찬에서도 환담을 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전례 없는 공세적 도발에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빈틈없는 한미 공조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자는데 공감했다. 동시에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핵을 사용한다면 한미 양국이 ‘모든 가용수단을 활용해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개월도 지나지 않아 프놈펜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다시 만나 반갑다"며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동맹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이했고, 국제질서의 변곡점에서 여러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우리에게 한미동맹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구현해 나가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의 고도화된 핵 능력에 맞게 한미 간 확장억제를 실효적이고 획기적으로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방당국 간 확장억제 관련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확장억제 체제가 구축되도록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바이든 대통령에 당부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핵능력, 재래식 능력, 미사일 방어 능력을 비롯한 모든 방어 능력을 사용한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이 사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 억지력을 더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확인하기로 한 미국의 공약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회담에서는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 이슈도 테이블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인플레감축법 협의 채널이 긴밀하게 가동되고 있다"며 "지난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인플레감축법 관련 미국 측의 진정성 있는 협의 의지를 확인해줬다"고 평가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전기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인플레감축법의 이행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도 회담에서 IRA가 논의됐다고 확인했으나 일부 표현상 차이가 있었다. 백악관은 사후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IRA에 촉진된 녹색 기술에 대한 역사적 투자를 통해 기후 위기와 싸우기 위한 미국의 야심찬 어젠다를 제시했으며 두 정상은 공통의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데 한미 양국 기업이 수행할 중요한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설명하면서 "아세안과 태평양 도서국이 우리의 인태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Partners in the Blue Pacific)에 공식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독자적인 인·태 전략을 평가하면서 "인·태 지역에서의 한미 양국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우리의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 참여 결정에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두 정상은 또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책임을 묻기 위한 한미 양국의 노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 70주년인 내년에 워싱턴에서 다시 만나 한미동맹의 발전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한미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장을 가다-上] 한·베 수교 30주년…"한국 위상 달라졌다"

[하노이·호찌민(베트남)=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류는 베트남인들에게 문화가 아닌 삶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통역사로 근무하고 있는 현지인이 한 말이다.10월 30일∼11월 7일(현지시간) 직접 찾은 베트남. 노태우 대통령 시절 한국과 수교한 이후 경제·문화·사회 등의 측면에서 베트남이 얼마나 큰 변화를 이뤘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한류 열풍이다. 1995년 베트남 국영방송 VTV에서 한국 드라마 ‘내 사랑 유미’가 첫 방영된 이후 ‘의가형제’, ‘가을동화’, ‘대장금’ 같은 한국의 주력 드라마들이 베트남에 자리잡았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베트남에선 한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빌보드 베트남에선 지난 1월 14일부터 주마다 ‘베트남 핫 100’ 차트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후 BTS·빅뱅·블랙핑크 같은 유명 아이돌 그룹이 종종 1위를 석권해왔다.기자가 방문한 호찌민시의 한 술집에서 케이팝 노래가 흘러나왔다. 최신 가요가 아닌 10년 전쯤 선보인 곡인데도 현지인들은 아는 듯 음악에 맞춰 춤추기도 했다.석진영 베트남 한국문화원장은 현재 베트남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가 1~10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화) 국면에 접어든 올해 베트남 한국문화원은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오프라인 활동도 본격화했다. 열리는 행사마다 적게는 8000여명, 많게는 수만명이 참석했다.석 원장이 소개한 홍보활동 가운데 관심을 끈 사례는 지난달 27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호찌민사범대에서 진행한 한국 작가와 만남의 행사였다. 이 자리에 ‘가시고기’ 조창인 작가가 참석했다. 초청된 현지 독자 160명 모두 조 작가의 사인을 받았다. 이것만 진행하는 데 2시간이나 걸렸다고 한다. 드라마·영화·음악을 넘어 도서 분야(K북)에서도 새로운 한류 열풍이 불고 있음을 알 수 있다.베트남 국영통신사 VNA에 따르면 박낙종 전 베트남문화원장은 한류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베트남 유학생들의 증가세, 한국산 드라마와 한국 여행의 인기, 한국 관광, 화장품 등 K뷰티의 매력 등이 맞물린 결과"라며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한국과 베트남은 1992년 12월 22일 외교 관계 수립 이후 지난 30년간 놀라운 수준으로 관계를 발전시켰다. 양국은 수교 30주년에 앞서 기존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지난달 합의했다.현재 한국은 9300개가 넘는 누적 프로젝트를 보유한 베트남 최대의 외국인 투자 국가다. 800억달러(약 105조5200억원)에 이르는 투자 규모를 기록해 대(對)베트남 외국인직접투자(FDI) 1위국으로 자리잡았다.지난해 양국의 무역 규모는 780억달러로 30년 전에 비해 150배 늘었다. 양국은 2023년과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각각 1000억달러, 1500억달러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LG·효성·롯데 같은 대기업과 중견기업까지 합해 8000개가 넘는 기업이 베트남을 기회의 땅으로 삼아 현지에 진출한 상황이다. 우리 기업들은 베트남 수출의 25~30%를 차지한다. 한국 기업들의 진출로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베트남에서 창출됐다. 삼성전자 1차 벤더로 지정된 베트남 기업은 2014년 4개에서 지난해 말 51개까지 급증했다.양국이 서로 윈윈하는 사례도 있다. 하노이에서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65층 규모의 마천루 ‘롯데센터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호텔 하노이’가 세계 최상위 호텔 25위 명단을 장식한 게 대표적인 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 따르면 롯데호텔 하노이는 ‘2022 트래블러스 초이스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톱25 호텔 부문에서 13위를 차지했다.트래블러스 초이스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는 트립어드바이저가 선정하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이 플랫폼에 등록된 모든 호텔 가운데 상위 1%라고 보면 된다. 한국으로선 국가 브랜드 제고라는 효과를, 베트남으로선 관광산업 활성화라는 효과를 누려 양측이 서로 수혜 입는 결과로 이어진다.올해 초 한국을 방문한 부이 타잉 선 베트남 외교부 장관은 VNA에 양국 관계를 두고 "지금이 최상의 수준"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한국과 베트남의 유대관계가 강화하고 있음을 반영하듯 VNA에서 발간하는 영자 일간 비엣 남 뉴스(Viet Nam News) 10월 18일자 전면에 ‘Seoul mates(서울 메이트)’라는 제목의 기사도 실렸다. 비엣 남 뉴스는 양국 관계를 ‘소울 메이트’에 비유해 집중 조명했다. 당시 한국과 베트남에 대한 기획 시리즈를 4면부터 15면까지 총 12개면에 걸쳐 실었다.비엣 남 뉴스는 10월 31일자 전면에서 ‘Forever in our thoughts(우리 생각 속에 영원히)’라는 제목으로 ‘이태원 참사’에 대해 다루기도 했다.기자가 베트남에서 방문한 인민일보, VNA, VTV, AJC(베트남 저널리즘 및 커뮤니케이션 아카데미), SGGP 등 베트남 공산당 기관의 관계자들은 한-베 수교 30주년에 더 긴밀한 상호협력을 기대한다고 합창했다.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센터 하노이’ 옥상에서 바라본 하노이 전경. 1992년 한-베 수교 이후 한국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베트남은 놀라운 경제성장을 보여왔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그리고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도 베트남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은 13%대를 기록했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올해 연 성장률이 8%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사진=박성준 기자).지난 4일(현지시간) 방문한 베트남 CGV에서 한국 영화 ‘공조 2 인터내셔날’이 상영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한류가 베트남에 상륙한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베트남에선 한국 영화·드라마·음악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박성준 기자).주베트남 한국대사관에서 촬영한 한-베 수교 30주년 기념 로고. 이 로고는 주베트남 한국대사관과 주한 베트남대사관이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전에서 선정된 최우수 작품이다. 이번에 접수된 작품은 총 775건. 이 가운데 심사와 투표 과정을 거쳐 베트남 시민 응오 꽝 쭝의 작품이 최우수작으로 최종 선정됐다(사진=박성준 기자).하노이에 위치한 우리은행 호안끼엠 지점. 이 지점에서 근무 중인 현지인 은행원들은 ‘한국어 가능’ 등의 문구로 고객들을 안내한다. 실제로 한국어 구사 능력이 탁월하다. 우리은행은 1997년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해 하노이 지점을 신설했다(사진=박성준 기자).롯데센터 하노이 전경. 지상 65층 규모의 롯데센터 하노이는 2014년 준공 이후 8년 동안 하노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다. 건물 안에 롯데호텔 하노이를 비롯해 롯데백하점 하노이점과 롯데마트 하노이점도 함께 입점해 있다(사진=박성준 기자).베트남 국영통신 VNA가 발간하는 영자 일간 ‘비엣 남 뉴스(Viet Nam News)’. 10월 18일자에 대(對)한국 관계를 주제로 한 기획기사가, 10월 31일자엔 이태원 참사 관련 기사가 실렸다(사진=박성준 기자).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 베트남 전문가’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엔화, 美 인플레 둔화로 강세 전환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최근 기록적인 엔저(엔화 가치 하락)를 기록했던 엔화가 강세로 전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11일 이틀 동안 엔·달러 환율이 7엔가량 내려 하락폭과 하락률 모두 1998년 10월 이후 24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엔화는 9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46엔대 초반에서 거래되다가 11일 138엔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틀만에 7엔 이상(5.5%)이나 떨어지면서 1998년 10월 하루 10엔 정도 하락한 이후 하락폭이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이후 지속한 엔화 약세, 달러화 강세 흐름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견해가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월(8.2%)은 물론 시장 전망치(7.9%)보다 낮은 7.7% 상승에 그치면서 미국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통과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에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급격히 기준금리에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는 32년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엔저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초 달러당 115엔 안팎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21일 달러당 151엔대 후반까지 상승한 바 있다.GLOBAL-MARKETS/ 지난 11일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거래 중인 엔·달러 환율이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美 민주당, 상원서 다수당 유지할 듯"…물 건너간 ‘레드 웨이브’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것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은 네바다주에서 민주당 캐서린 콜테즈 매스토 상원의원이 공화당 애덤 랙설트 후보를 꺾으면서 민주당이 상원의 다수당을 차지할 것 같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 CNN 등은 이날을 기준으로 매스토 의원이 48.7%로, 랙설트 후보를 0.5%포인트 격차로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홈페이지에서 민주당이 상원을 승리했다고 표시까지 해 놓은 상태다. 전날 애리조나주에서 민주당 마크 켈리 상원의원이 공화당 블레이크 매스터스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로 인해 상원 의석수는 민주당 49석 대 공화당 49석으로 동률을 이뤘다. 여기에 네바다주에서 매스토 의원이 최종 승리할 경우, 상원 의석수는 민주당 50석 대 공화당 49석이 된다. 이러면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를 지킬 수 있게 된다. 네바다주는 중간선거에서 초접전 지역으로 남아있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네바자주 유권자들은 낙태권을 강력히 지지해왔지만 미국에서 극심한 주거·에너지 인플레이션을 겪어왔다. 다음달 6일 조지아주에서 진행될 결선투표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연직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 공화당은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국 현실화되지 않은 셈이다. CNBC에 따르면 현재 하원에서 공화당이 219명으로 민주당(216명)을 소폭 앞서고 있다. 낙태권 이슈를 중요하게 여긴 민주당 지지층이 공화당의 압승을 차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8일 초기 출구조사에서 이번 선거에 영향을 끼친 주요 요인은 인플레이션(31%)과 낙태권(27%)이 꼽혔다.FILES-US-POLITICS-VOTE-ELECTION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

[글로벌 증시전망] 10월 CPI發 호재 계속 이어질까…연준 발언도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했던 이후 최대 폭으로 급등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본격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부상하면서다. 한 주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15%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90% 상승하면서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8.10% 급등했다. 글로벌 증시는 이번 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공격적인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꺾어야 한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미 10월 CPI는 전년 동기대비 7.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이기 때문에 연준이 긴축 속도 조절에 접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상하고 있는 것. 시장에서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80.6%로, ‘빅 스텝’이 거의 유력시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도 10월 CPI 발표를 계기로 투자자들이 숏 포지션(매도)을 엑시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씨티그룹 전략가들은 "약세장으로 이끌만 한 촉매제를 찾기 어렵다"며 "12월 초까지는 마땅한 촉매제가 없기 때문에 증시는 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서비스와 임금 비용은 오랜 기간동안 오르고 고착화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떨어질 것이지만 지난 20년 동안 보여왔던 범위를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에드 클리솔드 미국 전략총괄은 "현금이 여전히 매력적인 자산"이라며 "(경제에서) 무언가가 무너지지 않는 이상 연준의 공격적인 스탠스는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주식 등 리스크 자산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며 채권이나 주식으로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증시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은 나스닥 지수가 7.35% 폭등했던 지난 10일, 베팅을 잘못했던 공매도 투자자들이 증시 상승을 견인시켰다고 짚었다. 한편, 이번 주에는 다수의 연준 인사와 각 주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공식 석상에서 발언한다. 인플레이션은 물론, 향후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하여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주목을 받는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경우, 공식적으로 발언하는 일정은 없지만 한 행사에 참석한다.USA-MARKETS/RALLY 미 월가(사진=로이터/연합)

中,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중국이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끝내고 정상으로 돌아가려면 적어도 1년은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 23명에게 물어본 결과 중국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탈출은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과반수가 답했다. 블룸버그는 내년 4월 중 중국의 ‘리오프닝(경기활동 재개)’이 시작돼 정상화가 서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응답자 가운데 거의 절반은 내년 2분기에, 7명이 7~9월에 시작될 것이라고 답했다. 2024년 어느 시점까지는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가 2명이다. 중국 정부는 엄격한 현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언제 벗어날지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점차 파괴적으로 흐르는데다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조만간 정책전환에 나서 리오프닝을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진핑 3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처음 연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경제·사회 발전에 미치는 코로나19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일과 삶의 질서가 정상 회복될 수 있도록 더 단호하고 과단성 있는 대책"을 국가에 촉구했다. 내년 상황을 전망해야 하는 이코노미스트들로서는 중국 정부가 언제 규제 완화에 나설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스위스 취리히 소재 금융 서비스 업체 UBS그룹은 경기회복 여부가 코로나19 규제 완화 이후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다시 소비하기 시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와 ‘더불어 살기’로 정책전환이 시작되면 수요는 폭증할 것"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리오프닝이 시작되면 이듬해 국내총생산(GDP)은 1.6%포인트 더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중에서도 운송·요식숙박업·소매업 같은 부문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창 슈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하반기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기된다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3.5%에서 내년 5.7%까지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중국 내 여행, 민간 소비 및 기업 활동이 정상화하려면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규제를 완화하면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14억 인구 대다수를 코로나19 노출로부터 성공적으로 보호해왔다. 그러니 규제를 완화하면 ‘집단면역 수준의 차이(immunity gap)’로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상하이 소재 푸단대학 연구진이 지난 5월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오미크론 변종 확산을 용인할 경우 ‘감염 쓰나미’로 160만명이 사망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훨씬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리오프닝에 나서도 문제는 여전하다. 사망자를 아무리 줄여도 40만명이 훌쩍 넘을 수 있다. 호주에서는 대다수 사망자가 엄격한 통제 철폐 이후 나왔다. 중국에 호주와 같은 상황이 전개돼도 사망자는 80만명을 웃돌게 된다. 중국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HEALTH-CORONAVIRUS/CHINA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계속 발생하는 가운데 지난 12일(현지시간) 현지 방역요원들이 보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완전 봉쇄된 한 아파트 단지 인근을 걸어가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CHINA-HEALTH-VIRUS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코로나19 검사소 앞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시민들이 길게 줄 서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우크라, 전략 요충지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개전 직후 러시아에 점령됐던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8개월 만에 수복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AP 등 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주요 정보국은 헤르손이 우크라이나의 통제 하로 돌아오고 있다"며 "우리 군이 도시에 진입 중"이라고 전했다.헤르손주 행정부 부수반인 세르히 클란은 브리핑에서 "우리 군이 헤르손 수복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또한 클란은 "러시아군 다수가 헤르손을 떠나려다 드니프로강에서 익사했다"고 말했다.다만, 클란은 여전히 일부 러시아군이 민간인으로 위장해 헤르손에 머물고 있다면서 "군이 시를 확보할 동안 주민들은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우크라이나의 헤르손 수복은 수도 키이우 수성과 동부 하르키우 수복에 이어 우크라이나가 거둔 최대 전과로 평가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 군이 헤르손에 접근하고 있고, 특수부대는 벌써 도시에 도착했다"고 말했다.이어 "점령군의 위협과 억압에도 헤르손 주민들은 결코 우크라이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이는 우리가 해방한 다른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우리의 귀환을 기다리는 다른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러시아가 철수하는 헤르손주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월 초 이곳을 점령했으며, 지난 9월 말에는 이 지역을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다른 점령지와 함께 러시아 연방의 영토로 편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점령지 합병 선언 직후인 지난달 하르키우주를 수복한 데 이어 헤르손 탈환 공세에 나섰다.헤르손 철수를 두고 러시아 관영매체들은 전열재편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보도를 쏟아냈다.안드레이 투르착 러시아 상원 부의장은 19세기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의 장편소설 ‘전쟁과 평화’에서 한 문장을 발췌해 "요새를 지키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군사작전에서 이기는 것은 어렵다"고 철수를 두둔했다. 투르착 부의장은 "헤르손 근처에 있는 우리 병사들에게 위험이 컸다"며 "언제라도 보급이 차단되거나 방어를 하기에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몰려있었다"고 말했다.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민들이 11일(현지시간) 키이우 시내에 모여 헤르손 탈환을 축하하고 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반바지 즐겨입는 30살 코인 갑부라더니…FTX CEO의 비호감 민낯

최대 500억달러(약 66조 2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남기고 회사를 파산시키며 가상화폐 시장에 ‘폭탄’을 던진 장본인 샘 뱅크먼-프리드(30) FTX 창업자의 실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설립한지 불과 2년여만에 수십조원의 투자금을 조달해낸 뱅크먼-프리드는 ‘코인계의 JP 모건’ 또는 ‘코인계의 워런 버핏’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젊고 유능한 사업가로 급부상했다.하지만 정계 로비 과정에서 코인 규제를 옹호하는 행보에 비호감 언행까지 더해지면서 업계 내부의 반감을 자초, 결국 최초 투자자이자 라이벌인 바이낸스로부터 치명타를 맞아 유동성 위기에 빠져드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인계의 골든보이 뱅크먼-프리드가 어떻게 ‘빌런’(악당)이 되었나"라며 이면에 숨겨져 있던 그의 이력과 인격, 경영 스타일을 집중 분석했다.◇ 대외 이미지·외연 확장에 치중…"너무 먼 곳까지 왔다"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난 뱅크먼-프리드는 유년기를 명문 스탠퍼드대 캠퍼스에서 보냈다. 부모가 모두 이 학교 로스쿨 교수다.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한 후 2013년부터 4년간 월가의 자기자본 투자사 ‘제인 스트리트’에서 트레이더로 일했는데, 당시 직장 동료는 그가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다고 회상했다.뱅크먼-프리드는 비트코인 급등 시기인 2017년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한 임대주택에서 암호화폐 투자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를 창업했고, 여기에서 벌어들인 자금으로 2019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를 세워 자체 코인 FTT 발행에 나섰다.탄탄한 기술과 뛰어난 사용자환경(UI)을 갖춘 FTX는 경쟁업체들을 제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는데, 올해 초까지 끌어모은 자금이 약 320억 달러(약 42조 2000억 원)에 달할 정도였다.FTX가 업계 1위 바이낸스를 추격하기 시작하면서 뱅크먼-프리드의 공격적인 전략이 본색을 드러냈다.먼저 그는 자신의 ‘쿨한 트레이더’ 이미지를 십분 활용했다.FTX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와 헐렁한 반바지 차림을 브랜드화해 각종 행사장에 등장하며 큰 인기를 끌었고, 이를 통해 아시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싱가포르 테마섹 등 큰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WSJ는 설명했다.홍보 부문에 상당한 돈을 쏟아붓기도 했다.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 마이애미 히트 홈구장에 대한 19년간의 명명권을 1억 3500만달러(약 1780억원)에 사들여 구장 이름을 ‘FTX 아레나’로 바꾸는가 하면, 올 2월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광고를 사들였다. 슈퍼볼 중계시 나가는 30초짜리 광고 단가는 700만 달러(약 92억원)에 이른다.정작 라이벌 바이낸스는 이같은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FTX의 초기 투자자 중 하나인 바이낸스는 보유 지분 약 20%를 매각했고, 올 6월 바이낸스 자오창펑(45)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몇달 전 슈퍼볼 광고나 경기장 명명권, 대형 스폰서 계약 등을 어렵게 거절했다"며 뱅크먼-프리드의 행보를 비꼬았다.실제로 회사의 외연은 급성장했지만, 내실은 다지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FTX 직원들은 회사가 너무 빨리 커지면서 핵심 사업영역과 너무 먼 곳까지 확장되는 것에 대한 우려감이 팽배했고, 뱅크먼-프리드가 중요한 거래를 할 때 외부 조언을 참조하지 않은 채 소수의 의견에만 귀를 기울였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독선적 태도에 수시 욕설도…동종업계 등진 정계 로비가 ‘부메랑’외부에 비친 화려한 모습과 달리 뱅크먼-프리드가 실제로는 무뚝뚝한 성격에, 종종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기도 했다고 WSJ는 지적했다.미국 출생이라는 배경 덕에 현지 가상화폐 업계의 ‘간판’으로 떠오른 그가 자오창펑이 중국 출신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내뱉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최근 미국 규제당국이 점차 가상화폐 시장을 조여오자 뱅크먼-프리드는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으려는 듯 워싱턴 정가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시작했다.작년 12월 미 하원 청문회에 멀끔한 정장 차림으로 나타나 주변을 놀라게 했던 그는 의회 문턱을 수시로 넘나들기 시작했고,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치권의 최대 후원자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반면 바이낸스는 사실상 중국 기업 아니냐는 의심 속에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집중 조사대상이 됐는데, 그런 자오창펑을 향해 지난달 뱅크먼-프리드가 "그 사람도 워싱턴에 갈 수 있지?"라는 조롱조의 트윗을 올린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위터 글은 삭제됐지만, 자오창펑은 격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규제를 피해 FTX 본사를 바하마로 옮겼던 그는 현지 당국자들과의 회의 자리에서 회사의 역량을 과시하면서 ‘F’로 시작하는 비속어를 수시로 사용해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업계에도 뱅크먼-프리드의 예상치 못한 언행에 대한 경험담이 많다.특히 그는 가상화폐 업계의 ‘백기사’를 자처하며 보이저 캐피털, 블록파이 등 앞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던 다른 회사들에 자금을 지원해왔는데, 정작 이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지원 요건을 제시하고서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등 완고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한 관계자는 "훨씬 친절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융통성 없는 자세를 보고 놀랐다"며 넌덜머리를 냈다.게다가 가상화폐 거래의 핵심 특성 중 하나인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옹호하는 등 뱅크먼-프리드가 정치권의 규제 방침에 지속적으로 발을 맞춘 것이 업계에서 미운털이 박히는 요인이 됐다.지난 7일 자오창펑은 FTX가 발행한 토큰 FTT를 처분한다고 공개 선언했는데, 이 발표는 FTX 유동성 위기에 기름을 부었고 가상화폐 폭락으로 이어졌다.자오창펑은 그날 밤 늦게 트위터에서 "바이낸스는 다른 선수들 몰래 적대적 로비를 하는 이들을 도울 수 없다"며 로비에 매달렸던 뱅크먼-프리드를 직격했다.파산 위기에 내몰린 FTX는 자존심을 굽히고 바이낸스에 SOS를 보냈고, 바이낸스는 8일 투자의향서(LOI)에 합의하며 인수 의지를 밝혔다가 하루 만인 지난 9일 이를 번복하며 FTX에 마지막 ‘확인사살’을 했다.뱅크먼-프리드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이는 나 혼자의 책임"이라고 밝히고 CEO 자리에서 내려왔다./연합뉴스나락으로 간 ‘30살 코인 갑부’ 뱅크먼-프리드(사진=AFP/연합)

‘부채만 66조원’ FTX, 파산 신청…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 또 위축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유동성 위기에 빠진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회사 부채만 최대 66조 원에 이르는 만큼 FTX의 이번 파산 신청은 암호화폐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다.연합뉴스에 따르면 FTX는 11일(현지시간) 트위터 성명에서 "전 세계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이익을 위해 자산을 현금화하고 질서정연한 검토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자발적인 파산보호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코인계의 JP 모건’ 또는 ‘코인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던 30살 코인 갑부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물러났고. 존 J. 레이 3세가 FTX 그룹 CEO를 물려받아 파산 절차를 진행한다.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글로벌 코인 거래소 가운데 한때 3위를 기록했던 코인 제국이 유동성 위기로 순식간에 무너졌다며 이번 사태는 암호화폐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 신청 사례라고 보도했다.미국 파산법의 챕터 11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의 청산을 규정한 ‘챕터 7’이나 개인파산 절차를 담고 있는 ‘챕터 13’과 달리 파산법원 감독하에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로,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다.파산보호 신청 대상에는 이번 FTX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인 알라메다 리서치 등 130여 개 계열사도 포함됐다. 알라메다로 인해 발생한 FTX의 채무는 100억 달러(13조 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FTX는 법원에 부채가 최대 66조 원을 넘는다고 신고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파산 신청 기업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파산신청서에 따르면 FTX 부채는 100∼500억달러(13조 2000억∼66조 2000억원)이고, 자산도 부채와 같은 규모다. FTX에 대한 채권자는 10만명 이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던 FTX가 빠르게 종말을 맞았다"고 진단했다.그동안 FTX와 창업자인 뱅크먼-프리드 전 CEO는 암호화폐 업계의 ‘백기사’를 자처하며 보이저 캐피털, 블록파이 등 앞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던 다른 회사들에 자금을 지원해왔다는 점에서 FTX의 파산 신청은 더욱 충격적이다.뱅크먼-프리드는 바이낸스의 FTX 인수 철회로 회사의 유동성 위기가 심회하자 94억달러 긴급 자금 조달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그는 FTX 파산 신청 이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가 여기에서 이렇게 끝나게 돼 다시 한번 정말 죄송하다"며 "파산 신청이 필연적으로 회사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하지만, 몰락한 암호화폐 제국은 엔론사태 청산인 출신의 구조조정 전문가 레이 CEO의 손에 넘어갔다. 그는 2001년 회계 부정으로 무너진 에너지 기업 엔론의 ‘빚잔치’를 효율적으로 관리 감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레이 CEO는 "FTX그룹은 가치 있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직 체계적인 공동 절차를 통해서만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며 "성실하고 철저하고 투명하게 이러한 노력을 수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들이 하락세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12일 오전 9시 53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72% 하락한 1만 6896.95달러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의 경우 1.6% 빠진 1272.46달러이며 그동안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던 리플(-4.24%), 카르다노(-5.9%), 도지코인(-7%), 폴카닷(-3.25%), 솔라나(-8.33%) 등도 부진한 모습이다. 뉴욕 증시에서는 코인 관련 기업인 라이엇 블록체인이 장중 3% 하락했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가 각각 3%, 6% 빠졌다.(사진=AFP/연합)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