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비트코인 시세 폭락, 원인은 따로 있다?…“치솟는 전기료가 결정적”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연일 하락하며 7개월 만에 9만달러선이 붕괴된 가운데, 미국에서 치솟는 전기료가 이러한 약세 흐름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2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9만2505달러에 거래 중이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는 인공지능(AI) 거품 우려, 10월 사상 최대 규모의 강제 청산, 연준의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 등이 겹치면서 이달 들어 역대 최고가(12만6198달러·10월 6일) 대비 큰 폭으로 밀렸다. 전날 9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뒤 단기 반등에 나서며 저점을 확인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역할에 점차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인플레이션 헤지·가치저장 수단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실제 흐름은 위험자산과 높은 상관성을 보이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 전기료가 급격히 오르자 채굴업체들의 수익성이 압박받으며 매도 물량이 증가한 점도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력 비용은 채굴 비용의 70~80%를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해 비트코인 반감기로 채굴 보상이 3.125 비트코인으로 줄어든 데다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전기료가 작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전력 도매시장 운영기관인 PJM이 지불한 '용량확보 비용'은 2022년말 22억달러에서 지난해 147억달러로 500% 이상 폭증했고, 올해는 161억달러로 9% 추가 상승했다. 용량확보 비용이란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발전소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유지하게 하는 비용이다. PJM은 매년 경매를 통해 향후 필요한 발전소 전력 용량을 확보한 뒤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한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연초 10만달러를 넘었을 때조차 채굴업체들의 수익성은 제한적이었다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전했다 문제는 미국 전기료가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전력 비용이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비트코인 채굴 중심지인 텍사스 주에서 전기료가 크게 뛰었다. 텍사스 주의 전력망을 관리하는 텍사스 전기신뢰성위원회(ERCOT)에 따르면 올 3분기 도매가격은 전년 대비 18% 급등했다. 같은 기간 PJM 관할 지역에서도 가격이 13% 상승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 미국 전력 도매가격이 8.5% 더 올라 MWh(메가와트시)당 51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전력 사용량이 지난해 200TWh(테라와트시)에서 2030년 400TWh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기료 부담이 커진 와중에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달부터 약세로 돌아서자 채굴업체들이 보유 물량을 본격 매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최근 투자노트에서 채굴 업계에 대해 “반감기 이후 수익성 압박과 전력시장 경쟁 심화라는 두 가지 악재가 겹쳤다"고 짚었다. 번스타인은 또 상장된 중견 채굴업체의 손익분기점은 비트코인 6만5000~7만달러 수준으로 평가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9만달러 초반대에 유지되면 수익성이 급격히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채굴업체들은 지난달에만 비트코인 21만개 이상을 가상자산 거래소들로 이체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추락하기 지작했던 10월 마지막 2주 동안 이동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크립토이코노미닷컴은 “손실을 내면서 채굴에 나서는 업체들이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채굴업체들은 이달 첫 2주 동안에도 7만1000개의 비트코인을 바이낸스 거래소에 보냈는데 이는 올들어 최대 규모다. 다만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력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캐나다·스칸디나비아·중남미 지역의 채굴업체들은 아직 매도로 전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케이브리지대학 대안금융센터(CCAF)에 따르면 글로벌 해시레이트(채굴 연산 능력)의 52%가 수력·풍력·원자력 기반에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경우 이들 업체마저 매도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가상자산 옵션 거래소 데리빗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8만~8만50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하방 보호 옵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또 시장에서는 올 연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2만6000달러까지 회복할 가능성을 5% 미만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 마켓라이브의 브렌단 파간 외환 전략가는 “9만 달러가 유지된다면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케데헌 열풍에 찬물 끼얹는 음주운전,  강력 처벌해야

필자는 외교관으로 근무하였기 때문에 세계 곳곳의 유적과 명승지를 볼 기회가 있었다. 특히, 역사가 오래되고 국토가 넓은 중국에서 10년 이상 근무하였기에 많이 볼 수 있었다. 동쪽 관문인 산하이관에서 시작하여 베이징의 빠다링 장성을 거쳐 서쪽 끝 지아위관에까지 연결된 만리장성은 볼 때 마다 그 장중함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유튜브를 하면서 한양도성을 돌며 만리장성 못지않게 감탄하고 묘미를 느끼고 있다. 만리장성은 높은 산허리에 있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지만 한양도성은 우리 생활공간 속에서 자리하고 있어 언제라도 갈 수 있다. 인왕산이나 북악산에 있는 도성 길은 조금 가파른 편이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고 여기저기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현존하는 왕궁 건축물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세계문화유산인 베이징 자금성도 크기에 압도된다. 그러나 경복궁도 규모가 상당하고 궁궐뿐만 아니라 연회를 베푸는 공간인 경회루 등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이 때문에 자금성보다 볼거리가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창덕궁은 궁궐 건축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울러져 있는 예술 공간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여러 물줄기가 합류하여 한양을 가로 흘렀던 청계천은 청정 도심하천으로 거듭나, 물고기와 백로, 왜가리, 청둥오리 등 철새들의 향연을 지척에서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이 서울에 와서 감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K-팝 애니메이션 영화 케데헌 열풍으로 남산과 낙산, 북촌 한옥마을은 물론, 경복궁, 창덕궁 등 궁궐과 종묘도 외국인 관광객으로 넘쳐 난다. 과거에는 중국인, 청년층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서양인도 많고 노년층도 적지 않다. 외국인들의 감탄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문화의 원류를 알아보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다. 금동 반가사유상 앞이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룰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러나 이를 초치게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음주운전이다. 최근 서울 도심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외국인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 모녀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방문하고 낙산 성곽길로 향하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어머니가 사망하고 딸이 중상을 입는 일이 발생했다. 효도여행중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강남구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30대 캐나다인 남성을 들이받아 치료 중 숨졌고, 같이 길을 건너던 20대 한국인 여성도 크게 다쳤다. 자국민이 한국을 여행하던 중에 음주운전 차량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언론들은 심각하게 다뤘다. 한국의 음주운전 사고는 일본의 6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일본도 과거에는 음주운전이 많았는데, 처벌 조항을 강화하니 줄어들었다고 한다.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가해자에게 최고 30년까지 유기징역이 가능하다. 한국도 2018년에 이른바 '윤창호법'이 통과되면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해졌으나, 대법원 양형 기준은 최고 징역 8년에 불과하다. 그리고 처벌 규정에 비해 실제 선고되는 형량이 턱없이 낮고 상당수는 집행유예에 그치고 있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음주운전 재범률은 40%가 넘는다. '괜찮아'하면서 음주운전을 무슨 객기부리 듯이 하는 경향이 있다. 양형 기준을 대폭 높이고 집행유예가 아니라 실제 처벌받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동승자는 물론 음주운전자에게 차량이나 술을 제공한 사람까지도 처벌을 강화하여 공동책임을 확실히 지워야 한다. 특히, 대만처럼 음주운전자 얼굴 공개 조치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이강국

인도 “미국과 무역협상 1단계 타결 임박”…미국산 LPG 첫 구매

미국과 인도의 무역협상 1단계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확정될 경우 미국이 인도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현재 50%에서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라제시 아그라왈 인도 상무부 차관 겸 수석 협상관은 전날 기자들에게 “인도는 미국 협상팀과 주기적으로 협상을 이어왔으며 상호관세 문제를 다루는 1단계 합의가 대체로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상호관세 25%에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다는 이유로 징벌성 관세 25%를 더해 총 50%의 관세를 지난 8월 말부터 부과하고 있다. 인도 측은 상호관세 50%를 낮추려 미국과 협상을 벌여왔으며 다양한 조치들도 별도로 취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러시아 대형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와 루크오일을 제재 대상에 올리자 인도 정유사들은 내달 인도될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인도 석유천연가스부 장관은 인도 국영 정유사들이 미국산 액화석유가스(LPG) 수입 장기계약을 처음으로 체결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아그라왈 차관은 “미국산 LPG 수입은 협상 테이블의 요구사항은 아니지만 미국과 무역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측도 인도와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인도의 대러시아 관계와 대미국 관계가 얽혀 있어 상황이 복잡한 부분이 있다"며 “인도와 미국 간 관계에 변수가 다양했지만 양국은 우호국으로 합의가 곧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0일 인도와의 무역협정 체결이 임박했다면서 인도에 부과한 50%의 관세율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미국은 인도의 최대 수출 시장인 만큼 인도산 상품 절반이 고관세 영향을 이미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류·가죽·신발·보석 등 노동집약적 업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의 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 급감해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强달러에 일본 엔화 환율도 고공행진…155엔 돌파해 9개월만 최고치

달러 강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에서 고착화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 엔화 가치도 9개월만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18일 오후 2시 43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5.05엔을 보이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155엔선을 돌파했다.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엔 155.38엔까지 치솟기도 했다. 엔화 환율이 155엔을 넘어선 적은 지난 2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선물은 전장 대비 0.29% 오른 99.48를 기록했다. 여기에 '아베노믹스'를 지지해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내각이 준비 중인 추경 규모가 예년보다 클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다카이치 내각은 21일 결정할 경제 대책 규모를 17조엔(약 160조원), 이를 뒷받침할 추경 예산은 14조엔(약 132조원)으로 짜고 있다. 추경 예산 규모는 코로나19 때를 제외하면 아베 신조 총리 때인 2013년 이후 최대다. 다카이치 총리의 확정 재정 기조로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지연할 것이란 예상이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를 반영하듯, 유로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1유로당 180엔을 넘어서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렇듯 엔화 환율이 고공행진하자 당국은 또다시 구두개입에 나섰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외환시장에서 극도로 일방적이고 급격한 움직임을 보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 혹은 무질서한 움직임에 높은 긴장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지난 12일 “최근 들어 일방적이고 빠른 움직임을 목격하고 있다"며 “정부는 높은 긴박감을 가지고 과도하고 무질서한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선 바 있다. 그는 지난 4일에도 “환율 시장에서 편향적이고 급격한 움직임을 목격하고 있다"며 “상황을 긴박하게 평가한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가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는 의사를 명확히 밝힐 경우 미국 정부로부터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에 대해 견해를 내놓으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달 16일 “일본은행이 올바른 통화정책을 따른다면 엔화 환율은 적절한 수준에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고 8월엔 “그들(일본은행)은 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 문제를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에브리씽 랠리’에서 ‘셀 에브리씽’…금·증시·비트코인 모두 “팔자”

글로벌 증시와 비트코인, 금 등 주요 자산 가격이 일제히 흔들리며 '에브리씽 랠리'가 주춤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거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까지 부상하자 위험자산 투매 심리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7만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8% 내린 4만6590.2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0.92% 하락한 6672.4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84% 밀린 2만2708.07에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와 S&P 500지수는 나란히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8일 한국시간 오후 1시 9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5.3% 하락한 9만262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14일 10만달러 밑으로 하락한 이후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오후 12시 30분께 가격이 잠시 9만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이로써 올해 수익률은 -3%로 하락 전환됐고, 지난 7거래일 동안에만 15% 가량 폭락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가격은 5.39% 하락한 2999달러를 기록,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3000달러선이 무너졌다. 이더리움 시세는 지난 7일간 17% 가까이 급락했고 이 기간 리플(-14.75%), 바이낸스(-10.35%), 솔라나(-21.36%), 도지코인(-16%), 카르다노(-22.18%)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크게 하락했다. 코인마켓캡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측정해 지수화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현재 15로 '극단적 공포' 수준까지 떨어졌다. 연준의 12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데다 AI 거품 논란마저 겹쳐 위허마산 전반의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서치업체 카이코의 애덤 맥카티 애널리스트는 “올 연말을 앞두고 연준과 AI 거품이 가상자산과 위험자산에 대한 두 가지 역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인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대규모 자본지출을 단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점이 AI 거품 논란의 핵심이다. 이날엔 아마존이 2022년 11월 이후 3년 만에 화사채 약 120억달러(약 17조6000억원)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메타, 아마존, 알파벳 등 빅테크들이 올해 AI 인프라에 약 4000억달러(약 586조원) 지출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동시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조금씩 싣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미 기준금리가 내달 동결될 가능성을 57.1%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37% 수준에 그쳤다. 이같은 관측에 글로벌 금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12월 인도분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48% 하락한 온스당 4074.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 금 시세는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위험자산 성격이 강한 구리, 원유 등의 원자재들도 내림세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과 구리 가격은 각각 0.15%, 0.48% 하락했다. 문제는 증시와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S&P500 지수는 이날 하락으로 139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5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댄 완트로브스키 기술적 전략가는 “증시는 이미 조정 국면에 들어섰으며,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S&P500 지수가 12월 말까지 5~10%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S&P500 지수가 6725 아래로 내려가면 추제 추종형(CTA) 투자자들이 매수에서 매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UBS의 맥스웰 그리나코프 주식 파생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6500선마저 붕괴할 경우 CTA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2V 리서치의 존 로크 기술 분석 총괄은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나스닥 종목들이 더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나스닥 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예고했다. 그는 나스닥 지수가 앞으로 8% 가량 더 하락한 뒤 2만2000선에서 지지 여부가 시험될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시세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9만달러, 8만5000달러, 8만달러 수준에서 하방 방어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스트래티지(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은 기업들의 '비트코인 비축' 전략도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트래티지는 최근 비트코인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지난 16일까지 7일 동안 8억3560만달러를 들여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로써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총 규모는 617억달러로 불어났다. 그러나 스트래티지 내부에선 대차대조표 방어를 위해 일부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맥카티 애널리스트는 “AI 리스크는 위험선호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연준 위원들의 발언까지 겹치면서 비트코인의 하락 추세는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자산 솔루션 업체 헥스 트러스트의 알레시오 콰글리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을 수 있다"며 “증시가 더 꺾인다면 비트코인은 7만달러 초반까지 시험받을 수 있고, 잠시 그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CNBC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제유가 급락 없다”…역대급 과잉공급에도 OPEC+ 감산 가능성 낮은 이유

내년에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과잉공급이 예상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가 국제유가 방어를 위해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브로커·애널리스트 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OPEC+가 내년 감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8명에 그쳤다. 응답자 12명은 감산이 아예 없을 것으로 전망했고 나머지는 유가가 크게 요동치지 않는 한 감산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자흐스탄·알제리·오만 등 8개국은 OPEC+와 별개로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자발적 감산을 결정했다. 이들은 올해 4월부터 증산 기조로 돌아서 220만 배럴 감산을 지난 9월까지 모두 되돌렸다. 165만 배럴의 또 다른 감산도 지난 10월부터 하루 13만7000배럴 증산을 통해 되돌리고 있는 단계다. 이들 8개국은 2023년부터 시작된 하루 385만 배럴의 감산 중 4분의 3이 당초 계획보다 1년 빠르게 복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 셰일 업계 등으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원유 공급이 수요를 하루 최대 400만 배럴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을 제외하고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렇듯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자 국제유가는 올 들어 15% 하락한 상태다. 지난 1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60.0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국제유가가 내년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OPEC+가 내년에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와 반대된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내년에 공급과잉이 예상되지만 유가 폭락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유라시아그룹의 그렉 브루 선임 애널리스트는 “수요가 급격히 둔화하고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져 감산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OPEC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저유가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번 주 회동을 앞두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예상되는 공급과잉 규모가 우려됐던 것보다 작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HSBC 등은 내년 공급 과잉 규모가 IEA 전망보다 작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이 전략비축유를 채우기 시작하면서 일부 초과 공급을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분석가는 “내년 추가 감산 가능성은 낮다"며 “OPEC+는 점유율 회복이라는 전략적 방향성을 이미 명확히 한 상태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비트코인 시세 9만달러대로 추락…예금 이자보다 못하는 ‘연 상승률’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온 비트코인 시세가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지 한 달 만에 30% 넘게 폭락했다. 이번 매도세를 기관투자자들이 주도하면서 단기 반등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년간 이어진 장기 상승 추세가 꺾일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17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5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9만4894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일 동안 10% 가량 하락한 것으로, 지난해 말 종가인 9만3429달러와 비교하면 올해 상승률은 1.6%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시중은행 예금금리(2%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날 오전에는 한때 9만2900달러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현재 3142달러로 지난 7일 동안 13.39% 급락했다. 같은 기간 리플(-7.31%), 바이낸스(-8.04%), 솔라나(-17%), 도지코인(-11.62%), 카르다노(-16.07%)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폭락세다.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10만달러대를 유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4월 상호관세가 발표되자 7만달러선까지 후퇴했다. 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유예하자 비트코인은 다시 반등했고, 최근에는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해 금·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에 자금이 몰리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흐름까지 겹치며 지난달 6일 12만6,198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100% 추가 관세'를 경고하자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약 19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이 충격에서 시장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현재 비트코인은 최고가 대비 35% 넘게 폭락한 수준까지 밀렸다. 특히 올해 매수 주체였던 기관투자자들의 이탈이 시장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관련 자산 전반에서 거품 우려가 부각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페퍼스톤 그룹의 크리스 웨스턴 리서치 총괄은 “당시 (청산에 따른) 급락 충격이 아직 큰손 투자자들을 시장 밖에 머물게 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이를 잊으려면 시간과 지속적인 상승 시도가 필요하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비트와이즈 자산운용의 매튜 호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 전반이 위험 회피 상태다"며 “가상자산이 그 신호탄으로 가장 먼저 움츠러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번 비트코인 시세 하락은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인 수급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서치 업체 난센의 제이크 케니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번 매도세는 장지보유자의 차익 실현, 기관 자금 유출, 거시경제 불확실성, 레버리지 롱 포지션의 청산이 복합적으로 겹친 결과"이라며 “시장이 일시적으로 하방을 선택한 상태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과거에도 급등·급락을 반복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비트코인은 지난 2017년 1만3000% 넘게 급등했지만 다음해 75% 가량 폭락한 바 있다. 또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1만달러대에서 2021년 11월 6만8000달러를 기록한 뒤 2022년 말에는 1만6000달러 수준까지 추락했다. 이와 관련, 호건 CIO는 “투자자들의 심리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누구도 또 한번의 50% 폭락을 견디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투자자들이 미리 시장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후파이낸스는 현재 상황이 비트코인 시세 전망을 가를 핵심 분기점이라고 짚었다. 시장 분석가 킬라XBT는 9만3500~9만4100달러대, 8만9000달러~9만1000달러가 주요 기술적 지지선이라고 설명했다. 킬라XBT는 또 비트코인 시세가 8만5000달러 밑으로 확실히 떨어질 경우 강세 시나리오는 완전히 무효화되고 전반적인 상승 추세가 반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주요 지지선에서 유동성이 흡수될 경우 9만8300달러대의 저항선을 먼저 넘어서야 10만달러 재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흔들리는 원화와 다가온 민생의 겨울

1350원에서 머물던 원/달러 환율이 4개월도 채 안된 상황에서 100원 넘게 올라 현재는 1470원 근처까지 상승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의 환율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주가가 오르면 환율은 하락했는데 지금은 코스피가 70% 상승했는데도 불구하고 환율도 상승하고 있다. 그렇다면 환율이 이처럼 오르는 이유와 앞으로의 환율 전망은 어떨지 다들 궁금한 상황이다. 특히 수출입 업자들은 내년 환율 평균을 어디에 두고 영업계획을 짜야 할 지 혼란에 빠진 상태다. 이유를 살펴보면 무엇보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자금 때문일 것이다. 매달 200억 달러씩 10년간 미국에 투자한다고 하지만 현재의 외환 보유고를 고려해도 작은 금액은 아니다. 200억이면 매년 경상수지에서 벌어들이는 잉여금액 수준이다. 둘째, 통화량 즉, M2가 2022년 이후 미국은 3% 우리는 20.4% 증가하였다. 미국은 러-우 전쟁으로 야기된 인플레이션으로 양적긴축(QT)를 하였지만 우리는 금리를 내리면서 미국보다 7배나 많은 돈을 풀었다. 금리 역전 현상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취임한 이후 41개월 동안이나 지속되고 있다. 한미 기준금리는 2.5% 벌어진 상태이고 국채의 시장 금리도 현재 2년짜리 국채 기준 미국은 3.6%, 한국 2.7%로 미국 금리가 높아 미국에서 돈을 번 한국 기업들이 굳이 한국으로 달러를 가지고 들어올 필요가 없어졌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들은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어 더더욱 달러를 국내로 가져오고 있지 않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공급마저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셋째, 한은 총재가 우리나라 원/달러 상승의 원인으로 말한 것처럼 서학 개미들과 국민연금의 외화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올 한 해 국내 주식의 호황으로 주식 자금은 200억 달러 순 유입되었지만 해외로 나간 주식투자 금액은 그 10배에 가깝다. 거기에 채권 자금마저 10월에는 7억 2천만달러 순유출로 전환됐다. 이유는 한은총재가 블룸버그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금리 인하가 힘들 거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금리 인하를 노리고 들어온 외인들이 채권을 팔았기 때문이다. 10월 달에는 미국의 단기 금융시장 혼란으로 REPO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힘들어 ATM이라고 불리는 우리 장에서 주식과 채권을 팔아 본국으로 돈을 가져 가면서 환율이 상승했다. 가장 중요한 건 심리적 불안감이다. 정부가 내년 재정을 확대재정으로 정해 재정지출이 늘어날 게 확실해 외인들은 금리인하 가능성도 사라지고 재정적자가 늘어날 걸 우려해 채권을 팔아 환전하면서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일본에 새로 들어선 다카이치 내각이 확장재정을 펼치겠다는 선언으로 엔화 또한 약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 경쟁국의 환율이 상승하니 우리 원화도 같이 하락하는 중이다. 얼마 전까지는 국민연금과의 스왑을 통해 외환 개입을 했지만 미 재무성이 이를 외환개입이라고 경고하자 한은만이 시장 개입을 하지만 효과가 미미하고 역외시장에서 환율이 크게 움직여 역내시장의 환율 개입은 그야말로 조족지혈이 되고 있다. 문제는 현재 달러가 다른 통화에 대해서는 약세라는 것이다. 그런데 달러가 시나브로 강세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환율 상승이 더 크게 나올 수밖에 없게 된다.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수입물가가 오른다는 얘기라 국내 물가가 상승할 거고 그렇다면 그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사람들은 서민들이 될 거다. 가뜩이나 소위 말하는 k자 성장으로 자산 가치 상승으로 가진 자들만 더 부자가 되고 서민들은 더 가난해지는 현 상황에서 환율 상승이 서민들의 삶을 더 팍팍해 만들 거다. 지금은 정부의 과감한 정책이 시급하게 나와야 할 시기다. 최용

英, 잠수함 ‘두 얼굴’…60조 캐나다선 ‘韓 우군’, 8조 폴란드선 ‘스웨덴 지원’ 유럽 텃세

글로벌 잠수함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캐나다와 폴란드를 잡기 위한 K-방산의 총력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영국이 자국 이익에 따라 180도 다른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사업에서는 한화오션의 '우군'을 자처하는 반면, 8조 원 규모의 폴란드 사업에서는 '유럽 텃세'를 등에 업고 경쟁국인 스웨덴을 노골적으로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이러한 영국의 '두 얼굴' 외교 중심에는 자국 방산업체 '밥콕(Babcock)'의 이해관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에서는 K-방산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는 캐나다 해군이 1998년 도입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고 최대 12척의 신형 잠수함을 도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경쟁은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TKMS)의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영국이 한화오션의 '깜짝 우군'으로 등판했다.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 대사는 최근 “영국 정부가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한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곧 낼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는 영국 방산업체 밥콕이 현재 캐나다 해군의 잠수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번 입찰에서 한화오션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원팀'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이 노르웨이까지 끌어들이며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 NATO) 동맹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영국의 지지는 한화오션에 강력한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CPSP 수주전의 '키맨'인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10월 30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전격 방문했다.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카니 총리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김민석 국무총리,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부 장관과 함께 거제 사업장을 찾았다. 거제 사업장에는 '웰컴! 카니 총리(Welcome Prime Minister Carney)' 환영 문구와 캐나다 국기가 걸렸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이들을 안내했다. 카니 총리는 한화오션이 제안하는 '장보고-Ⅲ 배치(Batch)-Ⅱ' 잠수함의 1번함인 '장영실함'에 직접 탑승해 K-잠수함의 우수성을 확인했다. 그는 수직 발사관 무장과 리튬 전지 체계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첨단 전투 지휘실(CCC) 등을 둘러봤다. 특히 장신의 캐나다 해군 장병들도 장기간 편안하게 작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쾌적하고 여유 있는 거주 공간도 직접 점검했다. 한화오션은 장보고-Ⅲ 배치-Ⅱ가 공기 불요 추진 장치(AIP)와 리튬 전지 체계를 적용해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하며, 7000해리(약 1만2900㎞) 이상 운항할 수 있어 태평양-대서양-북극해를 아우르는 캐나다의 '3대양 전략(Three Ocean Strategy)'을 달성할 유일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속도'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다. 한화오션은 2035년 기존 잠수함 퇴역 시점 이전에 4척을 인도하고, 2043년까지 총 12척을 모두 납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통상 9년이 걸리는 납기를 6년으로 단축하는 것으로, 독일 TKMS보다 2년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져 캐나다의 전력 공백 우려를 해소할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김동관 부회장은 “캐나다 사업은 K-방산 최대 성과가 될 것"이라며 “양국 장기 파트너십의 전환점이 되도록 그룹의 모든 역량을 총결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8조 원 규모의 폴란드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 '오르카 프로젝트'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3000톤급 신형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이 사업은 한화오션을 비롯해 독일 TKMS·이탈리아 핀칸티에리·스웨덴 사브(Saab) 등 유럽의 전통 강호들이 총출동했다. 문제는 '유럽산 무기 우선 구매'를 골자로 하는 EU의 '바이 유러피언(Buy European)' 정책이 강력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폴란드 현지 언론 역시 NATO·EU 회원국인 독일·이탈리아·스웨덴을 선두 주자로 보도하며 불리한 여론이 형성된 상태다. 여기에 영국이 노골적으로 '유럽 텃세'에 가세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공동 서명한 공식 지지 서한을 폴란드에 제출했다. 두 정상은 서한에서 “사브의 잠수함이 발트해 특유의 환경에 최적화돼 있다"며 “사브 잠수함 도입이 발트해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가 스웨덴의 '우군'을 자처하며 로비에 나선 것은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자국 기업 밥콕에 떨어질 '떡고물'을 챙기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사브가 수주에 성공할 경우 밥콕이 잠수함 건조와 관련해 일부 계약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 대변인 역시 “군함과 전투기 수출 계약이 자국 경제에 막대한 부를 창출한다"며 “국방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 일자리를 창출하고 NATO 동맹국과 유럽 안보 약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 각국의 국방비 지출이 대폭 늘면서 막대한 방산 시장이 열렸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폴란드 당국자들이 '오르카 프로젝트'의 최종 파트너가 몇 주 안에 결정될 수 있다고 전한 가운데 한화오션은 유럽의 강력한 '텃세'와 영국의 '이중 행보'라는 불리한 조건을 뚫고 막판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애플, ‘애플 워치 혈중 산소’ 특허 소송 패소…배심원단 “9200억원 물어줘라”

애플의 스마트 워치인 애플 워치의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이 의료기술 업체 마시모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미국 연방지법 배심원단의 평결이 나왔다. 2020년 소송이 제기된 지 5년 만이다. 마시모 측은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법 배심원단이 애플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고 6억3400만달러(약 9200억원)를 배상해야 한다는 평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마시모는 애플 워치 약 4300만에 대당 로열티를 책정해 6억3400만~7억4900만 달러의 손해 배상을 청구했으나, 애플은 300만~600만 달러로 제한해야 한다고 맞섰다. 배심원단은 쟁점이 된 마시모 특허 4건 모두를 애플이 침해했다고 판단하며 마시모의 손을 들어줬다. 마시모는 “혁신과 지식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에 중요한 성과"라며 결과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냈으나, 애플은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별개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도 애플의 특허 침해 여부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ITC는 2023년 애플의 특허 침해를 인정해 애플 워치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애플 워치는 전량 미국 외에서 생산돼 수입 금지는 사실상 판매 금지를 의미했다. 애플은 지난해 초 혈중산소 측정 기능을 제거한 제품 판매를 재개했고, 올해 8월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재설계해 해당 기능을 다시 도입했다. ITC는 이 재설계된 기능이 여전히 마시모의 특허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최대 6개월간 살펴볼 계획이다. 한편 애플도 마시모를 상대로 디자인 특허 침해 맞소를 제기해 승소했으나, 인정받은 손해 배상액은 250달러(약 36만원)에 불과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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