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기 내려놓지 않으면 죽음”…중동 전면전으로 확산하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이란을 전격 공습하며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작전에서 이란의 핵기 보유 저지, 더 나아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정권 붕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란 역시 즉각 반격에 나서자 이번 갈등이 중동전쟁으로 번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8분짜리 영상에서 “조금 전 미군은 이란 내 중대한 전투를 시작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란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번 작전을 '장대한 분노 작전'이라고 명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 이후 이란과 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반복적으로 노력해왔다면서도 “그들은 단지 악을 행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테러리스트 정권은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며 “이란은 미국과 다른 국가를 위협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우리 행정부는 이 지역에서 미국 병력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면서도 “용감한 미국 영웅들은 목숨을 잃을 수 있고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전쟁에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나지만 우리는 미래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작전이 며칠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인들에 대해 “무기를 내려놓고 완전한 면책을 받아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확실한 죽음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란 국민들에게 “자유의 시간이 왔다. 우리가 (공격을) 마치면 정부를 장악하라. 그것은 여러분의 것이 될 것"이라며 “이것은 아마도 여러 세대에 걸쳐 당신에게 유일한 기회"라고 했다. 미군의 공격을 기회 삼아 이란 국민들에게 하메네이 신정체제 전복에 나설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이스라엘군과 미군은 이란 테러 정권을 완전히 약화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장기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광범위한 합동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선 하루 종일 전국 각지에 공습 사이렌이 울렸고 방공망이 가동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공습의 1차 목표는 주로 이란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들과 정치권 고위 인사 여 명이 사망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집무실 인근에서도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국을 공습했으나 그가 '아는 한' 하메네이는 아직 살아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기지들을 향해 즉각 반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을 수차례 발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또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 쿠웨이트의 알살렘 공군기지, 아랍에미리트(UAE) 알다프라 공군기지, 바레인의 미 해군 5함대 본부,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등 중동 내 미군 기지 14곳에 드론과 미사일을 동시다발로 발사했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중동지역 내 모든 미군 기지와 동맹들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표적이 된 중동 국가들은 방공망으로 이란 미사일을 격추했지만 두바이 등 일부 지역에서는 폭격음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중동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UAE 등 걸프 지역까지 공격 대상이 되면서 사실상 중동 전역이 군사 충돌의 긴장에 휘말렸다. 혁명수비대는 “이 작전은 적이 결정적으로 패배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최소 200명의 미군 병력이 죽거나 다쳤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 공습했을 때 약 20시간 뒤 반격했으나 이번엔 약 1시간 만에 즉각 대응했다. 이란은 알우데이드 기지로 보복 공격을 한정했고 공격을 사전에 통보했지만 이번엔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를 동시다발로 겨냥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니콜 그라예프스키 연구원은 “이란은 강력한 군사력을 갖춘 강국"이라며 “현재 걸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응만 보더라도, 이전에는 넘지 않으려 했던 선을 이제 넘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번 군사 작전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정치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에너지 가격 급등과 미군 사상자 발생으로 이어져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국제유가의 경우 올해 들어 20% 가량 올랐는데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유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가 더 치솟으면 미국인들의 생활비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로이터는 “이번 이란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외교적 정책 도박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그가 경제 문제에 더 집중할 것을 개인적으로 촉구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전쟁] 무협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관련해 우리 수출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중동 지역의 분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에 미치는 충격은 과거보다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한국무역협회는 28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때 수출액 감소 폭은 0.39%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오를 경우 수출단가는 2.09% 상승하고, 수출 물량은 2.48% 감소한다. 반면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수입단가는 3.15% 오르고 수입 물량은 0.46% 감소해 결과적으로 수입액은 2.68%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기업 생산비용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가 10% 상승하면 기업 원가는 0.38%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제조업은 평균 0.68% 상승해 서비스업(0.16%)보다 부담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무협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중동 지역의 분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에 미치는 충격은 과거보다 다소 축소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중동 지역 분쟁과 달리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란 간 직접적인 군사 충돌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소 다르다고 덧붙였다. 무협은 미·이란 간 전면전이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할 경우 유가 급등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원유 및 천연가스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는 원유의 70.7%, 액화천연가스(LNG)의 20.4%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스라엘(0.3%), 이란(0.02%) 수출 비중이 낮다는 점은 단기적인 충격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무협은 “단기적으로는 수출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및 교역 수요의 회복력이 수출 물량과 단가 회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이란 전쟁] 또다시 중동서 전쟁…국제유가에 ‘촉각’

미국이 8개월 만에 이란에 대한 공습을 또다시 단행하면서 국제 유가 급등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유가가 급등할 경우 물가 및 경기 관련 우려는 더욱 커질 수 있다.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유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란이 세계 주요 원유의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국제 유가가 급증할 수 있다.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최근 발표한 2월 단기 에너지 전망(STEO)에서는 2026년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58달러로 전망하며 공급 과잉을 예상했다. 다만 해당 전망은 지난 10일 확정된 것으로, 이날 공습은 반영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이란 석유 생산이 현재 안정적이라면서도 “석유 인프라 공격이나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 영향을 주는 충돌이 발생하면 중동 원유 생산·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무력 충돌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직접적인 봉쇄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시설 3곳에 대해 공습을 가한 후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결의안을 의결했으나, 이를 실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당시 국제 유가는 10% 급증했다가 이후 안정화됐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이란 전쟁] 미국-이스라엘, 이란 공습…이란도 즉각 반격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이란을 겨냥한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이란은 이를 국제법을 위반한 침략 행위라고 규탄하며 이스라엘에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동에서 또다시 불거진 전쟁으로 글로벌 안보는 심한 충격에 빠졌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오전 이란에 대한 타격을 시작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수도 테헤란 시내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발과 함께 굵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공습을 받은 지역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 주요 지도부 인사들의 집무실 부근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안전한 곳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미군의 중대 전투가 시작됐다"며 대이란 군사작전을 확인했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의 테러 정권이 제기하는 실존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에 착수했다"며 “역사적인 리더십을 보여준 우리의 위대한 친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낸 성명에서 이란에 대한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에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는 첫 번째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이란 내무부는 성명에서 “범죄자인 적이 또다시 국제법을 위반하고 협상 중 우리의 소중한 국토에 대한 침략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에 돌입한 이유는 이란의 핵 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능력이 안보 위협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26일 스위스에서 핵 프로그램 문제를 둘러싼 막판 중재 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은 지난해 6월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 지도부가 심각한 손상을 입은 '12일 전쟁'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이날 청와대는 오후 7시 외교·안보 부처가 참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회의를 개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 상황을 보고받고 국내에 미치는 영향 및 향후 대책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이란 및 인근 지역 우리 교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해달라"는 지시를 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동명·청해부대 등 파병 부대의 상황을 즉각 점검할 것을 국방부와 합참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안 장관은 “부대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임무를 수행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외교부는 “역내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모든 당사자들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며 “이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8000 간다”는 코스피에 “거품이다” 경고…개미들의 선택은? [머니+]

한국 코스피 지수가 한 달여 만에 5000선에서 6000선을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코스피 상단을 8000선까지 제시하며 낙관론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이와 상반된 경고도 동시에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코스피 거품론'이 현실화할지 여부에도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00% 하락한 6244.1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25일 사상 처음으로 '육천피'(코스피 6000)를 달성한 데 이어 다음 날인 26일에는 6300선마저 넘어섰지만, 하루 만에 다시 6200대로 내려왔다. 그럼에도 코스피는 지난해 초 2400대에서 현재까지 약 160% 급등,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독보적인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작년 초부터 지난 25일까지 한국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2조2300억달러(약 3216조원) 늘어난 3조7600억달러(약 5423조원)로 집계됐다. 이로써 한국 증시는 프랑스(3조6900억달러)를 제치고 세계 9위 규모로 올라섰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전날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연말 목표치를 평균 6500으로 상향했으며, 강세장 시나리오로는 7500을 제시했다. 앞서 노무라는 8000선을, JP모건은 7500선을 각각 언급한 바 있다. 그간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던 요인들이 추가 상승에도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데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에 맥쿼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34만원, 17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내 정책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여전하다. 노무라의 신디 박 연구원은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코스닥 시장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경우 코스피 8000선 돌파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올해 들어 뉴욕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점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다. 뉴욕 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약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KCM 트레이드의 팀 워터러 애널리스트는 “2026년에는 아시아 증시가 특히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이는 미국과 대비되는 흐름"이라며 “글로벌 자본이 계속해서 이 지역의 기술주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가마 자산운용의 라지브 데 멜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아시아에 대한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왔다"며 “미국 자산에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자국 증시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블룸버그는 “서학개미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는 흐름이 지속될 경우 다음 상승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코스피가 급격히 오르면서 고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부담이 커진 데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반도체주로 쏠렸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 경제 규모가 프랑스보다 훨씬 작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 시총이 프랑스를 넘어선 만큼, 일각에서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우려하는 시선도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피보나치 자산운용의 윤정인 최고경영자(CEO)는 “코스피가 6000대로 올라선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은 점진적일 가능성이 크고, 향후 추세의 지속성은 실적이 뒷받침되는지 그리고 반도체 대형주를 넘어 확산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조정 혹은 다른 섹터로의 순환이 나타나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슨 자산운용의 매튜 하우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코스피 선물을 매수하려 했으나, 최근 한 달간 급등 폭을 감안하면 신규 롱(매수) 포지션을 잡기엔 쉽지 않은 판단"고 했다. 코스피가 거품의 영역에 진입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JP모건 수석전략가로 활동했던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한국 증시에 대한 거품론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 20일 “M7(매그니피센트7)이 코스피 기업에 투자액을 보내고 미국 투자자들도 M7에서 아시아로 자본을 옮기고 있는 와중에 엔비디아, 샌디스크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삼성전자, TSMC, 키옥시아 등을 통해 아시아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마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A가 (미국이 아닌) 아시아를 의미하는 듯하다"고 적었다. 콜라노비치는 또 지난 21일 SK하이닉스 레버리지 투자 광고 게시물에 “1원으로 SK하이닉스 주식을 10원어치 사는 구조에서 출발한다. 개미들이 몰려 주가를 50% 끌어올리면 6원이 생기고 그걸로 다시 60원을 레버리지로 사게 된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주가를 더 밀어올리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도도에 나선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상태에서 주가가 10%만 빠져도 전부 날리고 강제로 전량 매도해야 한다"며 “이는 코스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콜라노비치는 코스피가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던 지난 25일에도 “과거 코스피가 1000에서 2000으로 가는 데만 40년이 걸렸다"며 “불과 몇 달 만에 4000포인트가 오른 것은 역사적 평균 수익률로 보면 100년 이상의 상승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메모리 공급난이 정상화되면 지금 가격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은 평생 이 수준을 다시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지난 26일엔 코스피가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는 “(26일) 4% 가까이 급등한 코스피가 '블로오프 탑'일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발표 후 하락했음에도 코스피가 상승한 점에 대해 지적했다. 블로오프 탑은 주가가 과열된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치솟은 뒤 급격히 꺾이는 현상을 뜻한다. 콜라노비치는 “해외 기관들은 매도하는 반면 개미들은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코스피가 오늘 밤(한국시간 기준 27일)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코스피는 1% 하락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순매도액은 7조1037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5일 기록한 직전 사상 최대치(5조110억원)를 한 달도 안 돼 경신한 것이다. 콜라노비치는 월가에서 대표적인 증시 비관론자로 꼽혀온 인물로, 과거 정확한 시장 예측으로 언론 매체들로부터 '간달프'(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현명한 마법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공포로 시장이 무너지던 시기 증시 반등을 정확히 예측해 명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시장 흐름과 엇갈린 전망을 이어다가 결국 2024년 7월 JP모건에서 퇴사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관세·팬데믹은 장난 수준”…스마트폰 시장 뒤흔든 메모리 공급난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전자제품 가격 전반이 오르는 이른바 '칩플레이션'의 여파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저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삼성전자, 애플 등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IDC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전례 없는 위기"라며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2.9% 급감한 11억2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망치는 기존 예상치에서 대폭 하향 조정된 것으로, 전자제품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IDC의 나빌라 포팔 선임 연구원은 “관세나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는 이번 사태에 비하면 장난처럼 보인다"며 “반도체 공급난이 끝날 때 스마트폰 시장은 규모, 평균 판매가, 경쟁 구도 전반에서 지각변동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소 2027년 중반까지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IDC 부회장도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에 일어난 쓰나미 같은 충격"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특히 이번 사태로 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지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가 모델일수록 원가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사양을 낮추거나 수익성이 낮은 보급형 모델을 단종하는 한편, 소비자들을 마진이 높은 고가 모델로 유도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샤오미, 레노버 등은 판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이미 경고한 상태다. IDC 역시 제조사들이 고가 모델 비중을 확대하면서 올해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이 전년 대비 14% 급등한 523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비용 압박을 버티지 못해 퇴출되거나 사업을 축소할 경우,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되더라도 스마트폰 가격이 과거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포팔 연우권은 “메모리 반도체 위기는 출하량의 일시적 감소는 물론, 전체 시장의 구조적 재설정을 의미한다"며 “저렴한 스마트폰의 시대는 끝났고, 메모리 공급난이 해소돼도 가격은 2025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억7100만대 규모의 100달러 미만 스마트폰 시장은 “영구적으로 수익성을 상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반도체 공급난이 발생한 원인과 관련해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확충에 나서면서 반도체 수요를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면서,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D램 공급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넷플릭스로 해리포터 못보네”…워너브라더스, 파라마운트가 품는다

글로벌 미디어 업체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라더스)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이로써 경쟁사인 파라마운트 스캐이댄스(이하 파라마운트)가 1110억달러(약 159조원)에 워너브라더스를 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리는 항상 신중한 태도를 이어왔고 파라마운트의 제안에 상응하는 가격으로는 더 이상 재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테드 서랜도스·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합동 성명을 통해 “이 거래는 언제까지나 적절한 가격에서 이뤄지면 좋은 것이었지, 어떤 가격에라도 꼭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워너브러더스의 스트리밍과 스튜디오 사업을 주당 27.75달러, 총 827억 달러에 매수하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파라마운트는 주당 31달러, 총 1110억달러로 워너브라더스 전체를 인수하겟다고 제시했고 워너브라더스도 넷플릭스와 체결한 기존 인수 계약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파라마운트가 제시안 금액보다 더 높은 액수를 제안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결국 인수를 철회하기로 했다. 1110억달러 이상의 금액으로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넷플릭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8.49% 급등한 91.77달러에 장을 마쳤다. 한때 13%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도 넷플릭스의 인수 포기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CEO의 부친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넷플릭스는 인종차별주의자이자 '트럼프에 미친' 수전 라이스를 즉시 잘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워너브라드스가 보유한 대표 시리즈인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은 파라마운트 스트리밍 서비르를 통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종 인수를 위해서는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번 계약 파기에 따라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 측으로부터 28억 달러의 위약금을 받게 된다. 파라마운트는 앞서 워너브러더스 측에 이 위약금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지난해 글로벌 부채 ‘사상 최대’ 50경원…“국방·AI 지출 확대 탓”

지난해 글로벌 부채가 50경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금융협회(IIF)는 이날 발표한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 부채가 약 29조달러(약 4경1000조원)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인 348조달러(약 49경5000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연간 부채 증가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컸다. 해당 수치는 각국 정부, 기업, 가계 부채를 모두 합산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308%로 5년 연속 하락했다. 이는 그러나 민간 부문의 부채 비율이 낮아진 데 따른 결과로, 정부 부채는 오히려 증가해 전체 부채 확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IIF에 따르면 전 세계 정부 부채는 작년 말 기준 약 106조7000억달러로 2024년 96조3000억달러보다 10조달러 가량 불어났다. 로이터는 “민간 부문의 부채 비율은 팬데믹19 당시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한 반면 정부 부채는 계속 확대되는 점이 두드러진다"고 짚었다. IIF는 지정학적 고조로 각국 정부가 국방 부문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AI 관련 지출이 크게 증가한 점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고서는 “재정 확장 기조, 통화완화 정책, 금융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 부채가 추가로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 선진국들의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감안했을 때 “레버리지 확대와 일부 시장의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완화된 금융 여건은 국방을 포함한 국가 핵심 과제를 위한 자본 조달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전환, 인프라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글로벌 부채 시장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과 러시아의 침략 위험 등 요인 때문에 국방 지출이 크게 늘어 2035년께는 GDP 대비 부채 비율이 18%포인트 이상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들에게 국방비를 GDP의 5%로 증액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에서 2027년 전후까지 국방 지출을 5000억달러(약 710조원) 더 늘린다고 밝힌 바 있다. IIF는 개발도상국들의 국가 부채 부담 역시 커지는 추세라며 특히 중국,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의 증가세가 컸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호실적에도 ‘AI 거품·종말론’ 여전…‘이것’이 앞으로 뜬다? [머니+]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핵심 기업들의 실적발표를 통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대표하는 엔비디아와 세일즈포스가 나란히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전망을 내놓으면서다. 기업들의 AI 투자가 지속 가능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와 AI의 확산으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대체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공존하는 가운데 AI 노출도가 낮은 분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5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이날 정규장 마감 후 발표한 2026회계연도 4분기(작년 11월~올해 1월) 실적발표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전 분기 대비 각각 73%, 20% 증가한 681억2700만달러(약 96조97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659억달러를 웃돈 역대 최대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또한 1.62달러로 예상치인 1.53달러를 상회했다. 조정 총이익률은 75.2%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또한 2027회계연도 1분기(올해 2~4월) 매출액이 7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월가 평균 예상치인 728억달러를 넘어서지만 일부 전문가들이 기대했던 8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블룸버그 MLIV의 타티아나 다리 전략가는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은 전반적으로 견고했지만 향후 실적 전망과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디테일이 부족해 일부 투자자들의 실망을 샀다"며 “AI 산업을 둘러싼 경쟁 심화와 인프라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이날 정규장에서 195.56달러에 거래를 마친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03.01달러로 4% 가까이 급등했지만 195.95달러로 시간외 거래를 마감해 상승분을 모두 거의 반납했다. 한때 193.73달러까지 떨어져 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실적발표는 엔비디아를 둘러싼 시장의 회의적인 시선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산업의 중심인 엔비디아의 고성장이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 투자자들이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이러한 우려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황 CEO는 고객들이 이미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이 점이 향후에도 높은 수준의 AI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구현하려면 충분한 컴퓨팅 역량이 필요하고, 이는 곧 성장으로 이어지며 결국 매출 증가로 직결된다"며 “고객들의 현금흐름은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도 비슷한 경고음이 울렸다. 기업용 고객관리 소프트웨어 분야의 선두주자인 세일즈포스는 같은 날 발표한 실적발표에서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12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정 EPS는 3.81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3.04달러를 상회했다. 2027회계연도(올해 2월~2027년 1월) 매출 전망치의 경우 460억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성명에서 “2030회계연도 연매출 630억달러 목표를 향해 순조롭게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603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세일즈포스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전장 대비 3.41% 상승한 191.75달러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실적이 발표되자 시간외 거래에서 183달러로 4.56% 급락했다. 이를 두고 아누라그 라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세일즈포스 전망치는 AI로 인해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누그러뜨리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일즈포스는 AI가 기업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이른바 '사스포칼립스(SaaS+Apocalypse·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종말)' 투매로 타격을 받은 주요 기업 중 하나다. 세일즈포스 주가는 지난 12개월 간 37% 하락했다. 이렇듯 AI와 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AI 거품론과 종말론도 동시에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AI의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우주항공, 자동차, 식음료, 반도체 등 이른바 HALO(Heavy Assets, Low Obsolescence·대규모 실물자산을 보유하고 도태 위험이 낮은) 기업들이 AI 종말론 속 새로운 피난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자본집약적인 유럽 기업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작년 이후 미디어, 기업 서비스, 소프트웨어 등 자본 투입이 적은 주식보다 35% 높았다고 분석했다. 에어버스, BMW, 폭스바겐, 네슬레, 디아지오, ASML 등이 해당 포트폴리오에 해당됐다. 미국 증시에서도 이와 비슷한 흐름이 보이고 있다.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 주가는 올 들어 6% 넘게 상승했으며, 지난 1년간 30% 가까이 급등했다. 식음료 섹터에서도 코카콜라, 펩시코, 몬덜리즈, 허쉬 등의 주가가 올해 10% 넘게 올랐다.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티커명 SOXX)는 올해 23% 가까이 상승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올해 1% 가량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 기관투자자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B2PRIME 그룹의 유지니아 미쿨리악 창립자는 “HALO 트레이드는 실제 일어나고 있다"며 “자금은 안정성이 높다고 인식되는 실물자산과 비(非)디지털·AI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AI는 협력자인가, 파괴자인가?

앤트로픽이 기업용 AI 도구인 '클로드 코워크'를 출시했다. 이 도구는 법률 검토, 계약 분석, 영업, 마케팅, 재무 데이터 분석 등 복잡한 업무를 AI가 자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AI 에이전트다. 이 도구가 나오자 시장은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위협할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인건비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IT 아웃소싱 기업들과 사용자 수에 따라 요금을 받는(SaaS) 기업들의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공포(SaaSpocalypse)에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이 충격파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시장은 AI 충격에 취약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자금을 대출해준 민간 신용 펀드들의 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하였고, 민간 신용 시장의 대표 주자인 Blue Owl의 주가가 10% 이상 급락하였다. 즉, AI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붕괴시켜 그 산업에 자금을 댄 민간 신용 회사까지 연쇄적으로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휘감은 것이다. 이 사건 이후 미국 시장의 화두는 AI disruption(파괴)가 되었다. Citrini Research의 '2028 글로벌 인텔리전스 위기'같은 소설에 가까운 보고서 마저 나오고 있어 AI disruption은 앞으로 AI가 기존 B2B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상징하는 말이 되었다. 지난 23일에는 앤트로픽이 COBOL 기반 레거시 시스템을 자동으로 분석·업데이트하는 Claude Code 도구를 발표한 직후 IBM 주가가 하루에 13% 이상 급락, 닷컴 버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COBOL은 여전히 미국 ATM 거래의 90% 이상, 사회보장·금융 백엔드에서 핵심 언어이고 이 시장에서 IBM 메인프레임·서비스가 핵심 공급자라는 인식이 강한 상태다. COBOL 기반 영업은 “고난도·고마진·장기 컨설팅·서비스"였는데, AI 도구가 이를 저비용·자동화해 버리게 된다면 IBM이 누리던 서비스 마진이 줄어든다는 공포가 나타났다. 다행히 앤트로픽이 이런 우려를 인식한 듯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그간 투매에 휩쓸렸던 기업들의 주가는 반등했다. AI에 대체되기보다는 공존으로 살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자사 클로드 코워크를 세일즈포스와 같은 다양한 기업용 앱에 통합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웨드 부시 증권 보고서에는 “앤트로픽의 이번 발표는 AI가 촉발한 소프트웨어 경쟁력 위험이 과장되었고 소프트웨어 인프라에 깊숙이 자리 잡은 워크플로를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AI 파괴 또는 AI 협력, 어떤 세상이 도래할지 모른다. 다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AI 기업들이 기업용 자동화 툴을 빠르게 상용화하고 동시에 고금리가 오래 지속되어 레버리지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기존 SaaS 비즈니스의 매출이 생각보다 빨리 줄고 프라이빗 크레딧에서 소프트웨어 익스포저가 높은 포트폴리오의 부실률이 UBS가 말한 10%+ 구간으로 치솟게 되어 구조조정을 겪는 것일 거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IBM 같은 회사들이 클라우드와 AI 회사의 도구를 적절히 엮어 “레거시 + AI 현대화 파트너"라는 포지션을 곤고하게 이룩하는 것일 거다. 거시적으로 AI 디스럽션은 소프트웨어 수익·고용 악화, 더 나아가서는 자본시장 붕괴 순서로 번질 수 있는 새로운 충격 경로로 빠질 수 있기에 2026~27년은 “AI가 생산성을 얼마나 올리는가" 못지않게 “AI가 기존 자산·부채 구조를 어디까지 흔드는가"를 봐야 하는 시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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