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월 태양광 신규 설치량 12.6GW…2개월 연속 상승

중국에서 태양광 발전설비 신규 설치량이 지난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중국 국가에너지국(NEA)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서 총 12.6 기가와트(GW)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새로 추가된 것으로 집계됐다. 태양광 설치량은 지난 8월 7.36GW를 기록해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9월에 9.66GW로 반등했고 지난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새로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는 252.87GW로 집계됐다. 아울러 지난달 말 기준 중국에서 누적된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은 1140GW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8% 증가한 수치라고 NEA는 전했다. 통상 4분기가 중국 태양광 부문의 성수기로 꼽히며,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설치량이 급증한 추이를 보였다. 실제 2023년과 2024년 11월 신규 태양광 설치량은 각각 21.3GW, 25.0GW였지만 12월엔 53.0GW, 70.9GW로 급증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지난 6월 1일 도입된 새로운 시장 기반 가격 체계를 앞두고 개발사들이 지난 5월까지 태양광 프로젝트를 서둘렀다. 그 결과 지난 5월 중국 신규 태양광 설치량은 사상 최대치인 93GW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5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이로 인해 올 여름 중국의 태양광 발전 신규 건설량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는 올해 중국의 신규 태양광 설치량이 전년 대비 21%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비트코인 시세 급락 여파…트럼프家 재산도 1.4조 증발

최근 비트코인 시세의 급락 여파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의 재산이 1조40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재산이 지난 9월 초 77억달러(약 11조3000억원)에서 현재 67억달러(9조8000억원)로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지난달 고점을 찍고 급락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연관된 주식과 가상자산 가격이 덩달아 떨어진 영향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지난 21일 약 6개월만에 처음으로 3조달러선을 하회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달 6일엔 전체 시총이 4조3000억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24일 한국시간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1.29% 오른 8만739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1일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지만 가상자산 전체 시총은 2조9800억달러로 집계, 여전히 3조달러선을 밑돌고 있다. 그 여파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이하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지난 1년간 66% 빠졌다. 지난 21일엔 10.29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대 주주인 트럼프 대통령의 지분 가치는 9월 이후 약 8억달러(약 1조2000억원) 감소했다. 트럼프 미디어는 비트코인과 관련 증권에 약 20억달러를 투자해 비트코인 약1만1500개를 보유 중인데 구매 당시 가격(약 11만5000달러)에 비춰보면 현재 약 25% 손실을 본 상태다. 트럼프 미디어는 또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에서 발행한 토큰 CRO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 토큰 가치가 9월 말 기준 약 1억4700만달러에서 지금은 반토막 난 상태다. 트럼프 일가가 설립한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도 막대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WLFI가 자체 발행한 토큰 WLFI 가격은 9월 초 0.26달러에서 현재 0.15달러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로 인해 장부상 가치가 약 60억달러에서 31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이 토큰은 현재 거래가 불가능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의 순자산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가 공동으로 참여한 비트코인 채굴업체 프로젝트인 '아메리칸 비트코인' 주가는 지난 9월 초 9.31달러에 고점을 찍은 후 지난 21일 4.43달러로 절반 넘게 빠졌다. 나스닥 상장사인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지분 7.5%를 보유한 에릭 트럼프의 지분가치도 이 기간 6억3000만달러에서 3억3000만달러 넘게 증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브랜드로 내세운 '트럼프 밈 코인'은 지난 1월 취임식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8월 이후로만 25% 하락했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실제 WLFI는 지난 8월 작은 상장기업인 알트5 시그마에 일부 WLFI 토큰을 판매하고, 현금 7억5000만달러와 이 회사 지분을 받았다. 이후 알트5 주가가 약 75% 하락해 트럼프 가족의 알트5 지분 가치가 약 2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하지만 트럼프 가족은 이 거래에서 이득을 얻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WLFI 토큰 판매 수익의 약 75%를 트럼프 가족이 가져갔는데 트럼프 가족이 알트5와 이번 거래에서 약 5억달러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조지타운대 금융학 교수 짐 앤젤은 “개인투자자들은 오직 투기만 할 수 있다"며 “트럼프 가족은 투기뿐만 아니라 토큰을 만들고 판매해 그 거래에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일가는 투자자들에게 매수를 독려하고 있다. 에릭 트럼프는 블룸버그에 성명을 보내 “엄청난 매수 기회"라며 “저가에서 매수한 후 변동성을 극복한 사람들이 결국엔 승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영국 런던도 관광세 도입 임박…연 최대 4600억원 징수 가능

주요 7개국(G7) 대도시 중 유일하게 관광세가 없는 영국 런던에서도 관광세가 도입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분권화 및 지역사회 권한 강화법'을 통해 각 지방정부에 관광세를 도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현재 의회 통과 절차를 밟고 있다. 영국 잉글랜드는 G7 중 유일하게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나 시장의 관광세 부과를 금지하고 있다. G7의 주요 도시인 파리, 뮌헨, 밀라노, 토론토, 뉴욕, 도쿄는 부과 방식은 차이가 있지만 현재 모두 관광세를 걷고 있다. 영국의 또다른 구성국인 스코틀랜드와 웨일스는 도시 내 숙박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유형의 관광세를 최근 도입했다. 스코틀랜드는 일일 숙박 요금의 일정 비율을 관광세로 징수하고 웨일스는 내년부터 1박당 1.30파운드(약 2500원)를 부과한다. 잉글랜드에서도 관광세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런던 관광세 도입을 위해 지자체장에 권한 이양을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온 인물 중 하나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런던에서 1박 이상 머무른 관광객은 8900만명으로 집계됐다. 런던시 측은 “다른 국제적 도시와 유사하게 적당한 관광세는 도시 경제를 활성화하고 런던을 세계적인 관광·비즈니스 목적지로서의 명성을 굳건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에 관광세가 도입될 경우 연간 최대 2억4000만 파운드(약 4600억원)의 세수 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된다. 런던 시당국에 따르면 2017년 방문객을 기준으로 하루 1파운드의 정액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연간 약 9100만 파운드(1700억원)를 징수할 수 있으며, 숙박비에 5%의 세금을 매기면 약 2억4000만 파운드(4600억원)의 수입이 발생한다. 런던이 어떤 종류의 관광세를 징수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영국 싱크탱크인 '도시 연구소'는 G7의 주요 도시들에 부과 중인 관광세를 비교하면서 런던이 뉴욕이나 토론토처럼 숙박비에 따라 적용하거나 도쿄처럼 정액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경우 숙박시설의 위치, 유형, 등급 등에 따라 관광세가 다르다. 도시 연구소는 이어 인기 있는 도시를 찾는 사람들은 관광세에 크게 민감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들며 “주요 도시들과 비슷한 비율로 관광세를 도입하더라도 방문객 수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런던의 관광업계는 관광세 도입의 충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런던 호텔 산업을 대표하는 '영국 호스피탈리티'의 케이트 니콜스 회장은 “이미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의 부가가치세(VAT)는 20%로 상당한 수준"이라며 “(관광세는) 세금 위의 세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고객들은 이미 가장 높은 수준의 세금을 내고 있다"며 “우리가 세금으로 사람들이 런던에 오지 못하게 막는다면 일자리와 성장, 투자를 빼앗는 세금을 부과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구리시장 장악’ 미련 못버린 BHP…앵글로 아메리칸 인수 또다시 무산

글로벌 광산공룡 BHP가 경쟁사인 영국 광산업체 앵글로 아메리칸의 인수를 최근에 재시도했으나 또다시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BHP가 최근 앵글로 아메리칸 측에 현금과 주식을 섞은 형태의 새로운 합병 제안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번 제안에는 글로벌 투자은행 라자드, UBS, 바클레이즈 등이 BHP의 자문사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BHP는 지난해 총 세 차례에 걸쳐 앵글로 아메리칸을 인수하려고 시도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작년 5월에는 인수가를 490억달러(약 72조원)까지 상향해 제안했지만 협상이 결렬되자 BHP는 최종 입찰 마감일에 응하지 않고 철수했고, 세계 최대 구리업체의 탄생이 결국엔 불발됐다. 그 이후 주가 흐름은 대조적이다. 지난 21일까지 BHP 주가는 약 10% 하락한 반면, 앵글로 주가는 11% 상승했다. '빅 오스트레일리아'라는 별명을 가진 BHP는 2001년 호주 BHP와 영국 빌리턴이 합병해 탄생한 회사로 시가총액이 1300억달러(약 191조원)가 넘는 세계 최대 광산회사다. BHP는 가스나 석탄 등 기존 에너지 관련 사업에서 벗어나 구리나 니켈 등 광물 채굴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BHP가 앵글로 아메리칸 인수를 추진한 것도 구리 확보 전략 때문이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10% 가까이를 차지해 글로벌 구리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됐다. BHP가 최근 다시 인수 의지를 보인 배경에는 앵글로 아메리칸과 캐나다 광산업체 테크리소시스 간 합병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앞서 앵글로 아메리칸은 테크리소시스와 인수합병에 합의했다고 지난 9월 발표했다. 이는 광산업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최종 성사될 경우 칠레 아타카마 사막 일대에서 대형 구리 광산을 함께 운영하는 600억달러(약 88조원) 규모의 '구리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양사가 운영하는 구리 광산은 서로 인접해 있어 운영·생산 시너지가 매우 크다는 평가다. 다만 합병을 위해선 오는 12월 9일에 예정된 양사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미국·중국·캐나다 등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앵글로 아메리칸과 테크리소시스가 합병되면 향후 인수 후보에서 더욱 멀어질 것이란 불안감이 BHP의 재접근을 촉발한 것 같다"고 밝혔다. 호주 자문사 바렌조이 마켓의 글린 로콕 금속 및 채굴 총괄은 “BHP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BHP의 인수 전쟁이 구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구리는 전기자동차, 전력망, 풍력 터빈 제조 등 여러 산업에 두루 쓰이는 필수 광물로 에너지 전환 생태계의 핵심 금속으로 꼽힌다. 구리는 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에도 핵심 원자재로 지목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35년까지 글로벌 구리 수요가 24%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앵글로 아메리칸은 내부 검토 끝에 BHP의 최근 제안을 또다시 거절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테크리소시스와의 합병안보다 조건·가치 측면에서 우월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BHP는 24일 성명을 내고 “앵글로 아메리칸과 사전 논의를 진행했지만 합병을 더 이상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두 회사의 결합은 강력한 전략적 장점을 바탕으로 모든 주주에게 상당한 가치를 창출했을 것"이라면서도 “자체 성장 전략만으로도 충분한 매력과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상호관세는 불법’ 최종판결 대비하나…“대체 관세 수단 준비중”

미 연방 대법원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상호관세가 위법이라는 최종 판결에 대비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체 관세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미 관리자들을 인용해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패소를 대비해 '플랜B' 옵션을 연구해왔다"며 “최대한 빠른 속도로 상호관세를 대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세계 각국에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심리에 나섰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마저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권한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소송에서 패소해 상호관세가 무효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승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패소하더라도 관세 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최종판결을) 기다리고 있고 좋은 결과가 나오길 희망한다"며 “그러지 않을 경우, 우리는 다른 방법을 찾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비상 관세 권한을 합법적으로 행사했으며, 행정부는 대법원에서 최종 승리를 확신한다"면서도 “행정부는 미국의 역사적인 상품 무역 적자를 해결하고 우리의 국가·경제 안보에 중요한 제조업을 미국으로 복귀시키 위한 새로운 방안을 항상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의 한 관계자 역시 “대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관세는 트럼프 경제 정책의 핵심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 패소 시 상호관세 대체 수단으로는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와 122조, 관세법 338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다만 상호관세에 비해 관세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며 부과 속도 또한 느리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무역법 301조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를 허용한다. 외국 정부나 외국 기업이 미국 기업에 차별적인 대우를 할 경우 USTR 조사를 거쳐 대통령이 시행할 수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이를 근거로 중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다. 세율 상한은 없지만 USTR의 추가 요청이 없을 경우 4년 뒤 자동 폐지되며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무역법 122조는 무역적자 보정을 위해 15% 범위 내에서 150일까지 관세를 부과할 권리를 대통령에게 부여한다. 관세법 338조는 미국과 상거래에서 차별하는 국가의 수입품에 대통령이 5개월간 최대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다만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어 실제 발동될 경우 새로운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다. 블룸버그는 “새로운 관세 부과 조처는 각각의 한계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비트코인 시세 ‘크립토 윈터’급 폭락…“그래도 내년 1월까지 오른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시세가 과거 2022년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7.6% 급락한 8만553달러까지 급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비트코인은 이날까지 연속 11거래일 연속 저점 갱신을 기록하며 2010년 이후 최장 연속 하락 기록을 세웠다. 이더리움은 최대 8.9% 하락해 2700달러 아래로 밀렸으며, 기타 알트코인 역시 비슷한 낙폭을 기록했다. 이로써 글로벌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4월 이후 처음으로 3조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비트코인은 이달에만 25% 급락해 2022년 6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 중이다. 당시 비트코인은 2021년 말 약 5만달러 수준에서 출발했지만, 2022년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기,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거래소 FTX 파산 등이 겹치며 1만 6000달러대까지 폭락한 바 있다. 기관투자자들도 비트코인을 외면하고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12개 상품에서는 전날 하루에만 9억3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이는 ETF가 첫 등장했던 2024년 1월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비트코인 시세는 친(親) 가상자산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기관투자자들의 매입 확대, 그리고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해 금·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에 자금이 몰리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흐름까지 겹쳐 지난달 6일 12만6198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100% 추가 관세'를 경고하자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약 19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이 충격에서 시장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현재 비트코인은 최고가 대비 30% 넘게 폭락했다. 디파이(DeFi) 전문기업 에르고니아의 크리스 뉴하우스 연구 책임은 “강제 청산과 구조적인 ETF 매도 압력이 겹치면서 시장이 극도로 취약한 상황에 놓였다"며 “가격이 안정될 기회가 생기면 즉각적인 매도 물량이 공급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실제 코인글래스 자료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추가로 20억달러 상당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돼 매도 압력이 더 커졌다.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비트코인 시세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미국 증시는 AI 거품 우려로 전날에도 하락 마감했다. 다만 이날엔 연준과 트럼프 행정부에서 '풋'(풋옵션에 빗댄 시장 대응책)이 나오면서 증시가 반등했다. 헤지펀드 아폴로 크립토의 프라틱 칼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했다"며 “투매 물량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어디까지 나올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리서치업체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1년부터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웬 건든' 지갑에서 지난달 13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매도 물량이 나왔다. 전날엔 마지막 물량을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K33의 베틀레 룬데 리서치 책임은 “오웬 건든의 매도 자체는 전날 ETF 매도세와 비교하면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OG(오래된 보유자)들이 대규모로 매도하고 있다는 올해의 핵심 테마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스트래티지(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이 '비트코인 비축' 전략을 택한 기업들도 압박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트래티지의 기업가치 대비 비트코인 보유 비중을 보여주는 mNAV가 현재 1.2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와 기업 가치의 차이가 크게 없다는 의미로, 시장이 스트래티지의 가치를 비트코인과 비슷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스트래티지가 MSCI USA와 나스닥100 지수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종 결정은 2026년 1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시퀀스 커뮤니케이션즈, ETHZillia, FG 넥서스 등 일부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들은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 재원을 마련하고자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매도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표적 가상자산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톰 리 공동 창립자는 비트코인 시세가 내년 1월까지 15만~20만달러 수준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 펀드스트랫의 내부 직원들도 이같은 전망을 재확인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리 창립자는 과거 비트코인이 2500달러 수준에 불과했을 당시 2022년까지 5만5000달러 수준으로 폭등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펀드스스탯의 존 바이 매출 총괄은 “(해당 전망 후) 우리는 헤지펀드 고객 11곳을 잃었다"고 말했다. 리 창립자 역시 “사라들은 비트코인을 사기로 생각했었다"며 “우리의 사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비디아 ‘AI 거품론’ 불식한 날…‘빅쇼트’ 마이클 버리 작심 발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호실적을 내놓으며 인공지능(AI) 거품론을 불식시킨 가운데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가 엔비디아와 AI 산업 전반을 겨냥한 비판을 제기해 관심이 쏠린다. 버리는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엔비디아는 2018년 이후 약 2050억달러의 순이익을 냈고, 자유현금흐름(FCF)은 1880억에 달한다"며 “(같은 기간) SBC(주식보상비용)은 205억달러에 달했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 무려 1125억달러치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발행주식 수는 오히려 4700만주 늘었다"고 적었다. 이어 “SBC 희석을 상쇄하는 데 쓰인 실질 비용은 1125억달러"라며 “결과적으로 주주이익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라고 주장했다. 버리의 이같은 주장은 엔비디아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제기됐다. 엔비디아의 자체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1000만달러를 기록, 시장 전망치(549억2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성장세가 4분기(11월∼내년 1월)에도 이어지면서 매출액이 65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소식에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 가까이 급등했고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반등했다. 그러나 버리가 이같은 발언을 한 배경엔 엔비디아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SBC와 자사주 매입으로 제한되는 구조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금은 AI 열풍으로 엔비디아 실적과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투자열기가 꺾일 경우 투자자들이 구조적인 주주환원 문제를 인지해 주가가 꺾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버리는 이에 앞서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AI 산업 전반의 구조를 문제 삼았다. 버리는 블룸버그통신이 제작한 인포그래픽을 공유하며 “아래 기업들은 모두 의심스로운 매출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기업 간 상호 투자 및 거래 구조를 전부 도표로 그리면 읽기조차 힘들 정도로 복잡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는 이를 플라이휠이 아니라 사기로 평가할 것"이라며 “최종 수요는 터무니없이 작고, 고객사 간 되주고 돌려받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AI 산업의 매출 구조가 실질 수요가 아닌, 관련된 기업들끼리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인해 시장이 부풀려지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기업들이 서로에게 투자하고 이를 기반으로 매출과 지출을 발생시키는 방식인 '장부상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버리는 또 “1시간 만에 오픈AI의 감사인을 말할 수 있으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이는 AI 업계의 회계감사 체계의 불투명성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블룸버그는 해당 인포그래픽을 활용해 “조 달러 규모로 커진 AI 붐이 기업 간 맞거래로 뒷받침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꼽힌다. 지난 18일 앤트로픽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 300억달러 상당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동시에 엔비디아와 MS는 각각 100억 달러, 50억 달러를 앤트로픽에 투자하기로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벌써 암초 만난 다카이치…재정악화 우려에 일본 주식·채권·엔화 ‘트리플 셀’

확장적 재정정책과 금융완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아베노믹스'를 지지해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출범한지 한달 만에 암초를 만났다. 대규모 추경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와 중일 긴장감마저 고조되면서 일본 주식·채권·엔화 가치가 모두 추락하고 있다. 20일 블룸버그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가 한때 1.8%까지 상승해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오르며 역대 최고인 3.37%를 찍었다. 5년물 국채금리 2008년 6월 이후 최고인 1.3%로 상승했다. 일본 엔화 환율도 고공행진(엔화 약세) 중이다. 현재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7.47엔으로, 지난 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엔화 환율이 더 올라 158.8엔 수준마저 넘어서면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일본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5만선을 지켰지만 다음 날인 18일 4만8702를 기록하면서 하루 만에 4만9000선까지 내줬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주간 하락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했던 4월 이후 가장 크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날엔 엔비디아의 '어닝서프라이즈'에 힘입어 닛케이지수가 장 초반엔 5만선을 회복했지만 오후 들어 4만9000대로 다시 밀렸다.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문제 삼으며 경제 제재로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는 점을 투자자들이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유학 자제를 권고하고 일본 영화 상영을 연기했다. 최근엔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지를 통보한 데다 희토류 수출 통제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한 영향으로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 주가는 이날 닛케이지수 상승에도 5% 넘게 급락했다. 시세이도 주가는 최근 1주일 만에 20% 가까이 폭락했다. 백화점 체인 이세탄미츠코시홀딩스 주가도 이날 1% 넘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오는 21일 공개 예정인 종합 경제 대책에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 예산안 규모가 커질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당초 일본 정부는 경제 대책 규모를 17조엔 가량으로 정했으나 여야와 조율하는 과정에서 21조3000억엔으로 늘어났다. 이를 위해 편성할 추경 예산안 규모는 17조7000억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 일부 소장파 의원은 25조엔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T&D 자산운용의 나미오카 히로시 수석 전략가는 “25조엔은 규모가 상당히 클 것이고, 이정도의 수준이 필요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경제 대책 발표 후 주식, 채권, 엔화가 동시에 추락할 위험에 우려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TD증권의 알렉스 루 거시경제 전략가는 다카이치 정부가 큰 예산을 추구할 경우 장기채 금리는 더 오르고 엔화 환율 역시 달러당 160엔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카이치 총리의 경기부양책이 일본 자산에 긍정적일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토마스 매튜스 아시아태평양 시장 총괄은 “정부의 지출 확대는 경기를 과열 시킬 수 있고 이는 일본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가 부양책을 시행해 경기가 활성화되면 금리인상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에 엔화 환율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원화·엔화 등 환율 방어에 총력”…아시아 외환보유액 8조달러 육박

아시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이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나 총 8조달러(약 1경 1700조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원화, 일본 엔화를 비롯해 아시아 통화의 전반적인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각국 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설 '실탄'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11개 주요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은 4000억달러(약 587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증가폭은 중국이 약 1410억달러로 가장 컸으며, 일본이 1160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4156억달러에서 4288억달러로 약 132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규모 순으로 보면 중국이 3조3000억달러로 가장 크고 일본(1조3000억달러), 인도(6870억달러)가 2·3위를 차지했다. 대만(6002억달러), 한국(4288억달러), 홍콩(4260억달러), 싱가포르(3922억달러), 태국(2715억달러), 인도네시아(1499억달러), 말레이시아(1238억달러), 필리핀(1097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첫 9개월 동안 달러 가치 약세로 비(非)달러 자산 가치가 상승했고, 국제금값 시세 랠리도 외환보유액 확대에 기여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BNY의 위 쿤 총 아시아태평양 거시경제 전략가는 “일부 국가에서 시장 안정 차원에서 외환을 소진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충분한 수준"이라며 “대부분 국가의 수입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도 매우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인공지능(AI) 거품 논란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9월 이후 달러가 반등하면서 아시아 통화 전반이 평가절하 압박을 받고 있다. 달러 대비 인도 루피화·필리핀 페소화 환율은 최근 두 달 사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한국 원화 환율 역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9년 이후 16년래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특히 인도 루피화 환율의 경우 올해 3% 넘게 급등했다(루피화 약세).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인도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다 인도 증시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이탈한 영향이다. 현재 인도중앙은행(RB)은 역내·역외 시장에 개입해 환율이 지난 9월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달러당 88.80루피)를 넘어서지 못하도록 방어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한국 원화 환율도 지난 한 달간 3.2% 상승(원화 약세)하자 정부는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과 협력해 환율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연금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최근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 기자간담회에선 “아직 국민연금과 소통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국민연금은 원/달러 환율을 안정화하는 방안으로 전략적 환헤지를 재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자체 판단에 따라 정해놓은 기준보다 환율이 오르면 보유한 해외자산 일부를 매도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480원대로 오르면 전략적 환헤지 발동 요건이 충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연속 1450원선 위에 마감하자 지난 1월 환헤지에 나선 바 있다. 일본 엔화 환율 역시 현재 달러당 157엔 수준으로 10개월래 최고치를 보이자 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다. 이렇듯 아시아 주요국들의 통화가치가 추락하자 중앙은행들의 직접 시장개입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는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듯 대만 중앙은행은 최근 미 재무부와 공동 성명을 내고 환율 문제에 대해 조작은 원칙적으로 불가하고 시장에 맡기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트루스소셜에 나열한 8가지 “비관세 부정행위(NON-TARIFF CHEATING)"에서 환율 조작을 가장 첫번째로 적은 바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 6월 발표한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환율 조작국을 지정하지 않았지만 중국은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중국, 일본, 한국,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스위스 등 9개국이다. 이와 관련해 MUFG은행의 마이클 완 선임 환율 전략가는 “환율 상승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이 1차 방어 수단이 되겠지만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환율 조작에 대한 미 재무부의 인식과 이것이 향후 무역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비디아 3분기 실적 사상 최고…AI 거품 논란 잠재웠다

인공지능(AI) 대장주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사상 최고 실적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62% 증가한 570억달러(약 83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주당 순이익(EPS)은 1.30달러였다. 전문가들은 3분기 매출과 EPS가 각각 552억달러, 1.26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엔비디아는 이어 4분기(11월~내년 1월) 매출이 65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62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6% 늘어나 사상 최대인 51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하는 규모다. 게임 부문은 43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났지만 예상치인 44억달러를 소폭 하회했다. 전문가용 시각화 부문과 자동차·로봇공학 부문 매출은 각각 7억6000만 달러와 5억9000만 달러였다. 아울러 12월 4일 기준 주주들에게 주당 1센트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계속해서 사상 최고 성과를 낸 데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아키텍처인 '블랙웰'의 높은 수요가 계속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 콜에서 “AI 거품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며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매우 다른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클라우드 GPU는 품절 상태"라며 “우리는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생태계는 급속히 확장 중이며 더 많은 새 모델 개발사, 더 많은 AI 스타트업이 다양한 산업과 국가에서 등장하고 있다"며 “AI는 모든 곳에 침투해 일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정규장에서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전일 대비 2.85% 오른 186.5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그러나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5% 넘게 폭등해 196.25달러를 기록했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멀베리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지 않다는 소식에 시장이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하드웨서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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