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3월 30일(목)
‘메타버스’ 열풍 시들…디즈니·MS·메타 등 사업 접는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때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만큼 큰 화제를 일으켰던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가 급속도로 시들해지고 있다. 이용자 부진에 경기침체까지 겹치자 메타버스 관련 산업이 크게 뜰 것이란 기대감이 불과 2년도 안 돼 사라지고 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경기 침체와 맞물리며 주요 기업에서조차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글로벌 콘텐츠 기업 월트디즈니는 최근 메타버스 전략 부서를 해체했다. 밥 체이펙 전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체제하에서 출범한 지 불과 1년 만이다.약 50명에 이르는 메타버스 관련 팀원은 전원 향후 2개월간 7000명 정도로 예상되는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가상 현실 작업 공간 프로젝트인 알트스페이스VR(AltspaceVR) 서비스를 중단했다. 알트스페이스는 가상현실 공간에서 아바타로 대화와 게임을 하고 파티를 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SNS) 앱이다.MS는 가상현실 시장 선점을 목표로 2017년 10월 이 업체를 인수했지만, 결국 꽃을 피우지 못했다.메타버스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사명까지 바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도 예외는 아니다.메타는 지난해 11월 1만 1000명을 해고한 데 이어 추가로 1만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지난 14일 밝혔다. 해고 대상에는 메타버스 엔지니어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AI)은 28번 말했지만, 메타버스는 7번밖에 언급하지 않았다고 WSJ은 분석했다.리서치 회사 서드 브릿지 그룹의 테크 부문 애널리스트인 스콧 케슬러는 "기업이 직원 수나 지출을 줄여야 한다면 이런 종류(메타버스)의 범주가 꽤 쉬운 목표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이용자들이 아바타로 어울릴 수 있는 가상 세계의 부동산 가격은 폭락했다. 메타버스에서 토지 매매를 추적하는 사이트 위메타(WeMeta)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의 토지 시세는 1년 전보다 약 90% 하락했다.메타의 자체 가상현실(VR) 세계인 ‘호라이즌 월드’(Horizon Worlds)의 월간 이용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0만명도 되지 않는다. 목표치 50만 명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메타버스 관련 책 저자이자 투자가인 매튜 볼은 "많은 사람이 깨닫고 있는 것은 이런 변화(메타버스)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다만, "메타버스에 대한 거품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진전이 없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며 "변하는 그렇게 빠르지 않다"고 말했다.(사진=로이터/연합)

리플 소송 결과 ‘장미빛 전망’? 들뜬 암호화폐 시세, 비트코인 가격도 ‘쑥쑥’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미 규제당국이 암호화폐 리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결과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3만 달러(3900만원)선에 접근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동부 기준 29일(현지시간) 오후 4시 50분(서부 오후 1시 50분)에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1개당 2만 8419달러(3703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4.11% 상승한 가격이다. 앞서 비트코인은 지난 27일 2만 7000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그러나 전날 2만 8000달러를 회복한 데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작년 6월 이후 9개월여만에 3만 달러 선도 바라보고 있다. 시총 2위 이더리움도 1.51% 오른 1805달러(235만 2000원)를 나타냈다. 암호화폐 상승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20년 12월 리플을 상대로 한 소송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현지 매체 등을 통해 전해지면서 나타났다. 결국 리플 승소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총 6위 리플 가격도 이런 기대감을 나타냈다. 리플은 이날 4.12% 오른 0.55달러(716원)에 거래됐다. 한때는 0.58달러까지 상승하는 등 일주일 만에 57% 급등했다. SEC는 당시 리플이 공모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불법 증권이라고 판단하고 발행사 리플 랩스와 최고경영자(SEC)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리플랩스는 리플이 증권이 아닌 상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 소송이 암호화폐 증권성 여부를 따지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그 결과는 암호화폐 전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투자자들은 리플 랩스가 SEC와 소송에서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리플과 연계된 선물 시장을 다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업체 매트릭스포트의 전략 책임자인 마르쿠스 틸렌은 "SEC가 이긴다면 다른 알트 코인(비트코인외 다른 암호화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리플이 승소하면 미국 시장에서 리플의 합법성이 공고해지면서 가격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g3to8@ekn.krclip20210527095849 워싱턴에 위치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본부.AP

[미국주식] "역시 금리", 1% 이상 뛴 뉴욕증시…마이크론·인텔 등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3.35p(1.00%) 오른 3만 2717.60으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6.54p(1.42%) 뛴 4027.81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10.16p(1.79%) 오른 1만 1926.24로 마감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오른 가운데 부동산, 기술관련주가 2% 이상 올랐다. 에너지와 금융, 임의소비재 관련주도 1% 이상 상승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7% 이상 올랐다. 회사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컸다는 소식에도 실적이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이어지면서다. 인공지능(AI) 분야 성장으로 2025년 반도체 시장 호황을 기대한다는 경영진의 낙관적 전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텔 주가도 반도체 시장 확대 기대에 7% 이상 올랐다. 룰루레몬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고 가이던스도 전망치를 웃돌면서 12% 이상 상승했다. 루시드는 실적 부진으로 직원 13%를 감원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2%가량 올랐다. 지역 은행들 파산에도 당국이 발 빠르게 대응하자, 시장은 다음 위기에도 당국이 나서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클 바 연준 금융 감독 부의장은 전날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비책 구상을 내놨다. 1000억달러 이상 자산을 보유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은행의 경우 자본과 유동성 측면에서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설명이다. 바 부의장은 이날도 은행 감독과 규제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금리는 회의별로 결정될 것이며, 들어오는 지표와 금융 여건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과 비슷한 3.56%를, 2년물 국채금리도 2bp가량 상승한 4.09% 근방에서 움직였다. 결국 이날 보합권 금리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연내 금리 인하 기대도 유지되면서 증시 상승 전환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5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61.4%, 0.25%p 인상할 가능성은 38.6%를 기록했다. 미국 2월 매매 계약을 체결한 주택 판매는 전달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 적은 수준이다.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가 2월 초 6% 근방에서 2월 말에 7%를 넘어서면서 주택 매매를 둔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은행권 우려가 진정되며 주가가 반등하고 있으나, 저항선을 뚫으려면 실적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쿼트은행의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은행주의 가격 움직임이 스트레스가 물러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S&P500지수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금리 하락 기대 수혜를 입어 200일 이동평균선을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수가 4000~4200을 넘어서려면 다음 실적 시즌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나와야 한다고 짚었다. 비.라일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아트 호건 전략가는 CNBC에 국채금리가 안정되고 있는 점이 증시 반등에 일조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중요한 점은 국채금리가 한동안 진정됐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금리가 무너졌던 시기를 통과했으며, 이후 빠르게 반등했다. 지금은 더 정상화된 단계에 도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3월 들어 연준 긴축 우려에 2년물 국채금리는 5%를 넘어섰다가 이후 은행 위기에 3.5% 수준까지 하락했다. 지금은 4% 근방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85p(4.26%) 내린 19.12를 나타냈다. hg3to8@ekn.krclip20210507075117 뉴욕증권거래소 외관.AP

권도형 "도피중 각국서 VIP 대접 받아"…폰·노트북엔 흥미로운 정보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몬테네그로에 구금돼 있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도피 도중 세계 곳곳에서 VIP 대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필립 아지치 몬테네그로 내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포드고리차의 내무부 청사에서 블룸버그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권도형과 그의 일행은 유난히 놀란 것처럼 행동하더라"며 "그들은 세계 다른 곳에서 ‘VIP 대접에 익숙했다’고 우리 관리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아지치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권도형 대표 일행이 몬테네그로에 들어온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 비춰 불법 입국했다고 지적하며, 그들이 몬테네그로 입국 전에 명시되지 않은 이웃 나라에서 일정 시간을 머물렀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 사법당국이 앞서 지난 달 권도형 대표 일행의 행방을 세르비아에서 수소문한 바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아지치 장관은 또한 권 대표와 측근인 한모 씨가 지난 23일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기 전 몬테네그로 내무부는 권 대표 일행이 자국에 있을 수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었으며, "조사를 통해 위조된 벨기에 여권, 다른 이름으로 돼 있는 한국 여권 등을 찾아냈다"고 밝혔다.또한 권 대표 일행으로부터 노트북 3대와 휴대전화 5대도 압수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다만 입수한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에 대한 답변은 거부하면서 "매우 흥미로운 의미있는 분량의 정보를 발견했다"고만 언급했다.아울러 블룸버그는 현지 교정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권도형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격리 중이라고 전했다. 권도형은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북서쪽에 위치한 스푸즈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교정 당국자 라데 보이보디치는 권도형이 일반 의료 격리 공간에 수용돼 있으며, 다음 달 3일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될 때까지 이곳에 머물면서 그의 변호사, 의사만 접견할 수 있다고 이 통신에 밝혔다. 권 대표의 현재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법원이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구금 기간을 연장하면서 권 대표는 최장 30일간 이곳 구치소에 구금될 예정이다. 보이보디치는 권도형과 한씨가 이름이 다른 여권 여러개를 소지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들의 신분을 공식 평가하기 위해" 구금 명령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앞서 우리 검찰은 권도형 국내 송환을 위해 범죄인 인도 청구 등 필요한 절차를 모두 마쳐 현지 당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다만 블룸버그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아직 어떠한 공식적인 범죄인 인도 요청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위조 여권 사건을 수사 중인 현지 검찰은 구금 기간 동안 권도형의 신병이 인도될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몬테네그로 법원에 출두하는 권도형 대표(사진=로이터/연합)

연준 부의장 "SVB 뱅크런 예상보다 심각…유동성 규제 검토"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은행권 불안을 촉발한 중소은행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규모가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28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기존에 알려진 9일 인출액 420억 달러(약 54조 6000억원)에 더해 파산 당일인 10일에 1000억 달러(약 130조원) 규모의 인출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바 부의장은 "고객들이 요청한 인출 규모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고 SVB 측이 10일 아침 알려왔다"면서 "총 1000억 달러가 그날 빠져나갈 예정이었다"고 말했다.9∼10일 이틀간 인출 시도액 1420억 달러(약 185조원)는 지난해 말 기준 SVB 예치금 1750억 달러(약 228조억원)의 81%에 해당하는 규모다.이러한 대규모 자금 인출 시도에는 온라인을 통한 급속한 정보 전파와 모바일 뱅킹을 이용한 편리한 자금 인출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바 부의장은 또 연준이 2021년 11월 이미 SVB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차대조표상의 문제 가능성을 지적했지만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뱅크런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산 보유액이 1000억 달러(약 130조원) 이상인 은행을 자본과 유동성 측면에서 강력히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그는 전날 SVB 파산에 대해 "부실 관리의 교과서적인 사례"라면서 시스템적 문제보다는 경영 실패 측면을 부각한 바 있다.SVB를 인수한 중소은행 퍼스트시티즌스 주가는 전날 53.7% 치솟은 데 이어 이날도 28일에도 장중 7.2% 가까이 급등, 신고가를 찍었다가 2.3%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한편 연준 내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금융권 불안 고조가 은행들의 파산 때문이라면서, 금리보다는 거시건전성 규제 정책을 통해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는 이날 "적절한 거시건전성 정책을 계속하면 현재의 금융 불안을 억누를 수 있다고 본다"면서 "(금리 인상을 통한) 적절한 통화정책으로는 계속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하방 압력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SVB 파산을 지난 1년간 연준이 추진해온 초고속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라고 보면서 통화긴축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불러드 총재는 금융 불안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을 서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SVB 로고(사진=로이터/연합)

"엔저 시대 끝나나"…엔화 수요 쏠리자 환율하락 전망 ‘부상’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의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주요 통화국들에 비해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여파로 은행권 위기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고조되자 투자자들이 일본 엔화를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단 관측까지 맞물리면서 엔저 시대가 마침내 종착역에 가까워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러 대비 엔화 통화가치가 이달 들어 3.8% 급등(엔화 환율 하락)해 주요국 통화 중에서 가장 월등한 퍼포먼스를 기록했다. 엔화와 더불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스위스 프랑, 영국 파운드, 유로 등의 가치도 달러화 대비 각각 2.8%, 2.4%, 2.3%씩 올랐는데 엔화 수준만큼 못 미친다. 실제로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엔화 환율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달러당 130엔 중후반대에 머물러 있었지만 현재는 131엔 수준으로 급락한 상황이다. 최근 미국 SVB 파산,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 등의 악재들이 전 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자 투자자들이 엔화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VB가 파산했던 지난 10일 이후 5 거래일 동안 달러 대비 엔화 상승률이 주요 10개국 통화들을 모두 웃돌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반 루 환율 총괄은 "지난해 극도로 약세를 보였던 엔화가 반전됐다"며 "(엔화 강세는) 올해 주요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엔달러 환율은 미일 간 금리 격차 확대로 지난해 10월 21일 달러당 151엔대 후반까지 오른 바 있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선을 넘은 것은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이오 관련, 노무라증권의 미야이리 유스케 환율 전략가는 "최근 미국과 유럽 중심의 금융 불안으로 경제가 침체될 것이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엔화가 상대적인 안전한 피난처란 수혜를 더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한 점도 엔화 강세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통상 은행주들의 주가 폭락은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지만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더 높게, 더 길게(higher for longer)’ 기조가 뒤집혀질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며 "은행권 혼란에 이어 유럽과 일본은 어느 정도의 긴축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동월대비 3.1% 오르면서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일본은행 목표치(2%)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는 41년 4개월 만에 최대 폭인 4.2% 상승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본은행이 언젠간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업계에선 앞으로 엔화 환율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DWS 그룹의 브요른 제슈는 엔화 환율이 향후 12개월 이내 달러당 125엔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 등은 경기 둔화폭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엔화가 달러당 최대 120엔까지 급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CS를 인수한 UBS의 제임스 말콤 환율 전략 총괄은 "금리차로 인해 엔화로 헷징하는 것은 여전히 비싸다"면서도 엔화가 올해말까지 120엔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화옵션시장에도 엔화 환율 하락을 예상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의 3개월물 리스크리버설은 2020년 이후 가장 강한 수준으로 콜옵션(엔화 강세)쪽에 기울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엔화의 부활은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점에 달했다는 관측으로 심리가 어떻게 급변하는지 보여준다"며 "월가에선 이젠 글로벌 경제에 대한 추가적인 충격에 대한 헷징 수단으로 엔화를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달러 대비 엔화 환율(사진=로이터/연합)엔달러 환율 추이(사진=네이버금융)

‘연준 피벗’ 기대감 여전한데…블랙록 "연내 금리인하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패 여파에 따른 은행권 파장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정책 전환) 기대감이 여전하지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이와 정반대의 의견을 제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랙록 투자연구소의 웨이 리를 포함한 전략가들은 28일(현지시간) 투자노트를 내고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불안에도 연준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이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전략가들은 "(금리인하는) 경기가 침체했을 때 중앙은행들이 구제에 나서는 오래된 교본"이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줄이되 금리는 내리지 않는 단계로 조심스럽게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노동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끈끈한지 연준이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의 예상보다 더 심한 신용경색으로 경기가 더욱 침체됐을 때 연준은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만큼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5% 오르면서 예상치인 0.4% 상승을 상회했고 1월(0.4%)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연준이 쉽게 피벗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의미로 읽힌다. 아울러 전략가들은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인하를 너무 확신하고 있는데 나중에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하며 선진국 증시 비중을 줄이고 인플레이션과 연계된 채권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여전히 연준 피벗을 예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한국시간 29일 오전 8시 40분 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51.6% 확률로 반영되고 있다. 또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인 4.75∼5.0%까지 유지되고, 9월부터 0.25%포인트 금리인하에 나서 올 연말 미국 금리가 4.25∼4.5%로 떨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확률로 반영되고 있다. 다만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2일 연속 상승해 4.05%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랙록의 이 같은 견해는 다른 TD증권, 더블라인캐피털 등과 상이하다. 미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미국 경기침체가 임박했다고 경고하면서 "연준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두어 번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블랙록 블랙록 로고(사진=로이터/연합)

[미국주식] 밀린 뉴욕증시, 금리 전망 ‘애매’...알리바바·옥시덴털페트롤리엄 등은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밀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83p(0.12%) 내린 3만 2394.25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26p(0.16%) 밀린 3971.27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2.76p(0.45%) 떨어진 1만 1716.08로 마감했다. S&P500 지수 내 통신, 헬스, 기술 관련주가 하락하고, 에너지, 산업, 자재(소재), 유틸리티 관련주가 올랐다. 애플 주가는 후불 결제 서비스인 ‘애플 페이 레이터’를 출시하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0.4% 하락했다. 후불 결제 서비스 회사인 어펌 주가는 해당 소식에 7% 이상 떨어졌다. 리프트 주가는 경영진 교체 소식에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매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7% 이상 하락했다. 한동안 제2 실리콘밸리은행(SVB)으로 불리며 시장 공격 대상이 됐던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 월그린스 부츠 얼라어언스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2% 이상 올랐다. 뉴욕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회사가 6개 그룹으로 분리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4% 이상 올랐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주가는 최대 주주 워런 버핏이 회사 주식을 계속 매입하고, TD코웬이 투자 의견을 상향했다는 소식에 4% 이상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은행권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채금리 움직임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은행 위기 진정에 연준 추가로 금리 인상 가능성은 커졌다. 연준 위원들은 3월 회의에서 올해 최종금리 예상치를 5.1%로 제시했다. 이는 금리 범위로 보면 5.00%~5.25%로 현 수준보다 0.25%p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준 금리 인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 신용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 추가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 침체를 낳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미국 경제가 12개월 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기존 25%에서 35%로 상향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60%와 비교하면 여전히 침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편이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5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과 0.25%p 인상할 가능성은 마감 시점에 반반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5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58.4%, 0.25%p 인상 가능성은 41.6%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은행 위기가 진정되면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10년물 국채금리는 3.56% 수준까지 올랐고 2년물 국채금리는 4%를 넘었다. 둘 모두 지난 2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 위기는 빠른 당국 조치로 안정세를 찾았다. 마이클 바 연준 금융 감독 부문 부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 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탄력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은행 파산을 계기로 자본·유동성 규제 강화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 주택 가격은 금리 상승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가 집계한 올해 1월 계절 조정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2% 하락해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전년 대비로는 3.8% 올라 전달 상승률 5.6%보다 둔화했다. 콘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4.2를 기록해 전월의 103.4보다 개선됐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00.7도 웃돌았다. 다만 지난해 평균인 104.5에는 못 미친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은행 쪽 우려가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인플레이션과 금리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베스코의 브라이언 레빗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CNBC에 "이틀 연속 금리가 오르고 있다. 시장은 에너지나 산업과 같은 경제적으로 더 민감한 섹터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주는 뒤처진 종목 중 하나로 종종 금리가 오를 때 (이런 모습이)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분간 투자자들은 금융 부문의 어려움을 넘어서서, 미국 경제가 회복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씨티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사람들이 은행 쪽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올지를 기다리고 있다"라며 "나쁜 뉴스가 나온다면 이는 (증시에는) 좋은 소식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했다. 그는 "금융안정 우려가 조금 누그러지면 관심은 다시 인플레이션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63p(3.06%) 내린 19.97을 나타냈다. hg3to8@ekn.krGLOBAL-MARKETS/CENTRAL-BANKS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모습.로이터/연합뉴스

UBS의 CS 인수 이유…"성장 가속 기회, 폐쇄 목적 아냐"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스위스계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한 것과 관련해 랄프 하머스 UBS 최고경영자(CEO)는 폐쇄를 위해 인수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하머스 UBS CEO는 27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시지에서 "CS를 단순히 폐쇄하려고 인수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이 거래를 원하지는 않았지만 준비돼 있었고 성장을 가속할 기회로 봤다"고 밝혔다. CS는 잇단 투자 실패와 고객 이탈 등으로 인해 경영 위기에 휩싸였다가 지난 19일 UBS에 30억 스위스프랑(약 4조 2000억원)에 매각됐다. CS 위기가 유럽 전반의 금융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감에 스위스 연방정부가 인수과정에 개입했다. 이 계약은 정부가 인수 과정에 1000억 스위스프랑(약 141조여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약속하고, UBS가 인수한 자산에서 발생할 잠재적 손실 가운데 90억 스위스프랑(약 12조 7000억여원)에 대해 보증을 서기로 하면서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또 CS는 UBS의 인수가 결정되기 전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 국립은행(SNB)으로부터 500억 스위스프랑(약 71조원)의 유동성을 지원받았다. UBS의 CS 인수 이후 SNB의 요구불예금 잔고가 크게 늘어났다. SNB의 요구불예금 잔고는 지난주 5670억 스위스프랑(약 804조원)으로 직전 주(5150억 스위스프랑, 약 730조원)보다 520억 스위스프랑(약 74조원) 늘었다. 이는 CS와 이를 인수한 UBS가 SNB가 제공한 유동성을 사용했다는 뜻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카르스텐 유니우스 J.사프라 사라신은행 이코노미스트는 "SNB의 요구불예금 증가는 CS가 SNB가 제공한 추가 유동성을 사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며 UBS도 이를 이용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최근 은행권 위기가 잇따르자 앞으로 은행 대출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 은행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내 기업 대상 대출을 전월보다 30억 유로(약 4조 2000억원) 줄였다. 전년 동기 대비 대출 증가율은 4.9%로 1월의 5.3%보다 하락했다.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은행권 위기로 인해 안 그래도 대출을 줄이고 있던 은행들이 더 신중해지면서 대출 감소가 앞으로 수개월 내에 가속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CS가 UBS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CS의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AT1)의 가치가 전액 상각 처리되자, 2500억 달러(약 324조원) 규모의 유럽 코코본드 시장에 대한 신뢰가 약해져 유럽 은행들의 대출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고 WSJ은 관측했다.예금 인출 사태에 직면한 은행들이 예금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이들에는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고 따라서 대출자들에는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ECB 관계자들은 은행들의 대출 감소가 과거 통화 긴축 시기보다 더 가팔라서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증폭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다만 유로존 경제가 예상보다 더 회복력이 있다는 징후도 있다. 지난 24일 발표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이번 달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 예비치는 54.1로 2월의 52.0보다 상승했을 뿐 아니라 10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제조업 경기가 양호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WSJ은 진단했다.UBS와 크레디트스위스 로고(사진=로이터/연합)

‘글로벌 대부자’로 떠오르는 중국…빚더미 국가에 구제금융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이 빚더미 국가에 구제금융을 주는 새로운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빈곤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구제금융에 나서 영향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윌리엄&메리 대학 내 연구소인 에이드데이터(AidData) 집계 결과, 중국이 최근 수년간 경제난에 처한 국가에 제공한 긴급 자금이 2400억달러(약 311조원) 규모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2010년에만 해도 긴급 자금을 아예 제공하지 않았지만 2021년 한 해에는 405억달러 상당 지원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최종 대부자’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같은 해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 대출은 686억달러였다. 중국은 이미 중저 소득 국가 구제금융에서 미국을 대체했다. 특히 튀르키예, 아르헨티나, 스리랑카 등 지정학적인 거점이나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구제금융을 대거 제공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2002년 우루과이에 15억달러를 제공한 이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제 금융에 나서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창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추진하면서 지금까지 151개 중저 소득 국가에 도로, 발전소, 댐 등 인프라 건설비를 중심으로 9000억달러를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중국의 국영 금융사가 변동 금리 방식의 대출을 제공했다. 중국 구제금융의 전형적인 금리 수준은 약 5%로, IMF의 2%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이에 따라 이런 대출을 끌어다 쓴 국가들은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상환 부담이 거의 두배로 늘었고 중국의 구제금융 역시 이런 나라에 대부분 제공되고 있다.긴급자금의 기준 통화는 90% 이상이 위안화다. 이를 통해 중국은 국제통화로서 달러화 의존도를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맺은 통화 스와프 협정을 통해 위안화를 빌리는 부채 국가들은 빚을 갚기 위해 달러화를 쓰고 자국 중앙은행에 위안화를 쌓아두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몽골 등 몇몇 국가는 과거 외환 보유고로 주로 달러화를 축적했지만 현재는 상당 부분을 위안화로 대체한 상태라고 에이드데이터의 간부인 브래드 파크스는 전했다.독일 싱크탱크인 킬 세계경제연구소의 크리스토프 트레베슈는 일대일로의 비용이 명확해지는 상황에서 "또 다른 구제금융 큰손의 등장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3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2020년과 2021년에 수십여 빈곤국의 부채 상환을 연기해줬다면서 "중국은 G20의 어느 국가보다 많은 상환 연기를 해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타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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