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시대 끝났나…“美 달러화 3중 악재 온다”

미 달러화 가치가 최근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달러 약세 흐름이 앞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계절적 약세 구간에 진입한 달러 가치가 '3중 악재'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경고음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 선물은 99.29를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달 9월 17일 장중 95.845까지 떨어지며 2022년 2월 이후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반등에 성공해 지난달 19일에는 100.15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 가치는 이번 분기에만 2%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12월은 계절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구간인 데다 달러 가치에 하방 압박을 가하는 요인들이 추가로 등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남아공 스탠다드뱅크는 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최종 판결하고,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으로 임명되고 일본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독일 도이치뱅크도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지목했다. 스탠다드뱅크의 스티븐 배로우 주요 10개국(G10) 전략 총괄은 서한에서 “관세에 대한 불리한 판결과 해싯이 이끄는 연준, 여기에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마저 더해진다면 달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삼중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올해 남은 기간이 아니더라도 내년 초에는 확실히 현실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2월은 계절적으로 외환 거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관세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올 경우 달러에 아무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도이치뱅크의 팀 베이커 거시경제 전략가는 “지난 10년간 12월은 달러에게 가장 부진한 달"이라며 “여기에 일본은행의 긴축과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경제가 깜짝 성장할 경우 최근 이어진 달러 매수세가 반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달러 가치가 올 3분기 저점 수준까지 추락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이치뱅크와 스탠다드뱅크는 역사적으로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섰을 때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가 특히 크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80%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을 대체할 차기 의장도 달러에 또 다른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열린 행사에서 참석자들을 소개하던 중 해싯 위원장을 가리켜 “아마 잠재적 연준 의장도 여기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언론들은 해싯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유력하다는 보도를 내놓은 바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이를 어느 정도 확인해준 발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원하는 금리 인하에 소극적으로 일관해온 파월 현 연준 의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해왔으며, 현재 내년 5월에 임기가 종료되는 파월 의장의 후임 인선을 진행 중이다. '강경 비둘기파'로 알려진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반 루 글로벌 통화 총괄은 “해싯 위원장이 차기 의장으로 임명될 경우 달러/유로 환율이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9월 수준(유로당 1.19달러)을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중국 전기차 굴기의 역설…남아도는 내연기관차 세계로 밀어낸다

중국의 전기차 굴기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전기차 산업이 자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자 내수 부진에 직면한 중국의 내연기관차 브랜드들이 완성차를 전 세계로 쏟아내며 저가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 국가들은 관세 등을 통해 중국산 전기차의 유입을 차단하고 있지만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는 중국산 내연차를 더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3일 중국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중국 자동차 수출의 76%는 내연차가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의 경우 중국의 내연차 수출이 430만대를 넘어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할 전망이다. 중국의 거대 국영기업들이 내연차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수출 1위 업체인 체리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을 2020년 73만대에서 지난해 260만대로 늘렸는데 이중 80%가 내연기관차였다. 또 중국 수출 상위 10위권 업체 중 테슬라와 BYD를 제외하고 상하이자동차(SAIC), 베이징자동차(BAIC), 동풍자동차 등의 국영기업들도 전기차보다 내연기관차를 더 많이 수출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국 기업들이 내연차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는 전기차의 부상으로 자국 내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는 SAIC의 중국 내 연간 판매량은 2020년 140만대에서 지난해 43만5000대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SAIC는 GM을 배제한 자체 브랜드 수출을 2020년 40만대에서 지난해 100만대 이상으로 늘리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동풍자동차 역시 해외 수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동풍자동차의 옐테 베르노이 중부유럽 매니저는 “혼다·닛산과의 중국 내 합작법인이 악순환에 빠지자 수출을 5년 새 4배 가까이 늘렸다"며 “국영기업이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남을 것이란 부분엔 의문에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는 “전기차를 육성시키는 현재 정책과 내연차 산업을 키웠던 옛 정책이 충돌하여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짚었다. ◇ 내수 부진을 수출로 만화…신흥국 틈새 공략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전기차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영국 자동차조사업체 JATO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업체들이 칠레에 수출한 전기차는 1000대 미만에 그친 반면 내연차는 2만5000대를 웃돌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중국에서 수출된 내연차가 3만대에 달했지만 전기차는 고작 11대에 불과했다. 중국 창안자동차의 닉 토마스 유럽 마케팅 이사는 “신흥국 대부분에서 쉽게 팔리기 때문에 내연차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며 “모든 시장 상황에 맞춰 제품을 미세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폴란드에서는 2023년 이후 33개의 중국 브랜드가 진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판매·유통 관리자들은 “중국 브랜드의 유입이 광기 수준"이라며 “현지인들도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산 중형 SUV가 너무 많다"고 했다. 글로벌 해운기업 인치케이프의 던컨 테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체결한 계약 대부분은 신흥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 맺은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일부 선진국에서도 중국 내연차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체리자동차가 지금까지 호주에 판매한 차량 대부분은 휘발유 모델인 것으로 나타났다. 체리자동차는 최근 들어 호주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수출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 “한 대 값으로 중국산 두 대"…주요 기능까지 확보 이처럼 중국산 내연차들이 신흥국 시장에서 주목받는 배경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중국 동풍자동차는 닛산자동차의 기술력을 활용해 제조한 픽업트럭 '리치 6'를 '닛산 프론티어'보다 약 1만달러 저렴한 2만1490달러에 우루과이에서 판매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우루과이에서 전통 브랜드 트럭 한 대 값으로 중국산 트럭 두 대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그동안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거대 시장 공략에만 치중했던 것도 중국차 공세를 키웠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JATO 다이내믹스의 펠리페 뮤뇨스 애널리스트는 전통 업체들이 “신흥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구형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저가 차량을 집중해 온 탓에 가격 경쟁력에 더해 안전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품질까지 확보한 중국산 자동차의 공세에 취약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그동안 사실상 잠들어 있었고 지금 그 대가를 치르는 중"이라며 “중국 업체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간의 진짜 전쟁터는 유럽이나 미국이 아닌 신흥국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 존재감 드러내는 중국산 자동차…“글로벌 점유율 30% 차지한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면서 기존 업체들의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멕시코에서 쉐보레 판매량은 5만7292대로 예측됐는데 이는 2023년 수준 대비 17% 감소한 수치다. 반면 올해 중국차 판매량은 20만대 이상 넘어서 시장 점유율 1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남아공의 경우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10%에서 올해 16%로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판매량은 지난해 9만3805대로 전년 대비 15% 가까이 감소했다. 칠레에서는 중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3분의 1 수준까지 치솟는 사이 쉐보레·닛산·폭스바겐 등 전통 브랜드들의 판매량은 34~4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2030년까지 400만대를 추가로 수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30%를 장악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남미, 중동지역,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에선 중국 브랜드들이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스텔란티스, GM, 현대차 등은 남미에서 현지 맞춤형 차량 개발과 비용 절감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각국 정부도 견제에 나서고 있다. 멕시코는 중국산 자동차에 50%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고 남아공 역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중국 브랜드 점유율이 2022년 21%에서 지난해 64%로 급증하자 중국산 차량 수입 수수료를 7500달러로 두 배 인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들은 수출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출혈 경쟁이 극심한 내수 시장보다 해외에서 더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리자동차의 제투어 브랜드를 담당 하는 얀 준 부회장은 “현재 중국에서 돈을 버는 자동차 회사는 많지 않다"며 “더 이상 가격 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비트코인 시세 다시 8만달러대로…“약세 연말까지 이어질듯”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12월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해 투자자들의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 한국시간 오후 2시 12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만7025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날 새벽에는 비트코인 시세가 8만3909달러로 떨어지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월 7일 12만6198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지난달 21일 8만659달러까지 미끄러지면서 한 달 넘게 폭락했다. 이후 반등에 성공해 지난달 27일에는 9만달러선 재돌파에 성공했지만 전날부터 시세가 다시 8만달러대로 급락한 것이다. 같은 시각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2805달러에 거래되는 등 이달 들어 3000달러선이 다시 무너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하락 전환한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일본과 중국 중앙은행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장단점을 검토할 것"이라며 “조정은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리 수 있다는 의미로, 가상자산 시장도 거시경제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BTC마켓의 라이첼 루카스 애널리스트는 “초강기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결정, 대차대조표 등에 대해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에 따라 비트코인이 움직였다"며 “요즘엔 특정 주체가 아닌 중앙은행 전체의 움직임에 반응한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수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저금리의 엔화를 대출받아 미국 주식과 국채에 투자해왔던 만큼 엔 캐리 되돌림은 해당 자산에 하방 압력 재료가 된다.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는 점도 가상자산 시장에 타격을 가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실물 자산에 가치가 묶인 가상화폐로, 테더는 미국 달러화에 1대1로 페깅(연동)되어 있다. 인민은행은 중국 공안부 등 여타 관계 부처와 함께 지난달 29일 발표한 성명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사기와 자금 세탁, 불법적인 국경 간 자본 흐름의 심각한 위험을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거래를 “불법 금융 활동"이라고 못 박았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스테이블코인을 공식 불법화한 첫 사례다. 이에 앞서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26일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에 대해 종전의 4등급 '제약적'(constrained)에서 가장 낮은 5등급 '취약'(weak)으로 강등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매가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시세에 하방 압박을 가하는 요인으로도 지목됐다. 페드워치 어드바이저의 벤 에몬스 창립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이번 가격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투자자들은 기관들과 다르게 행동하기 때문에 더욱 우려스럽다"고 CNBC에 말했다. 에몬스는 이어 근래 비트코인 대량 매도세 이후 시장 참여자들이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고 전하면서 이번 시세 하락은 특히 4억달러(약 5884억원) 규모의 거래소 청산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일부 거래소에서 최대 200배에 달하는 레버리지 투자가 상당한 규모로 존재한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의 저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추가 청산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위축된 투자심리가 장기화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팔콘엑스의 숀 맥널티 파생 트레이딩 총괄은 “12월은 시작부터 위험 회피다"라며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유입이 갈수록 줄고 저가 매수자들의 부재가 가장 크게 우려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어 “이번 달에도 구조적 역풍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8만달러를 다음 핵심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터무니없이 고평가”…‘엔비디아 공매도’ 마이클 버리, 이번엔 테슬라 저격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가 이번엔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내 관심이 쏠린다. 1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버리는 이날 자신의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을 통해 “오늘날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터무니없이 고평가돼 있으며,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 대비 0.01% 하락한 430.1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 시가총액은 1조4300억달러로 세계 10위다. 로이터는 현재 테슬라 주식이 주당 예상 순이익의 약 209배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예상 순이익 배수(22배)를 크게 웃돈다고 전했다. 버리는 특히 테슬라가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지 않은 채 주식보상비용(SBC)을 통해 직원들을 보상하면서 주주가치가 매년 3.6%씩 희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기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역대 최대 보상안까지 더해지면 주주 희석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달 초 주주총회에서 머스크가 회사 시총 8조5000억달러 돌파 등의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1조달러(약 1470조원)의 주식을 지급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보상안을 통과시켰다. 보상안이 허용하는 최대치까지 보상을 받을 경우, 머스크는 수억 주에 이르는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취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그의 테슬라 지분율은 현재 15%에서 최대 29%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미 포춘지는 짚었다. 머스크가 보상안을 통해 얻게 될 이익 규모가 주주들이 얻는 이익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버리는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SBC를 통해 주주 이익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버리는 또 테슬라의 사업 방향성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여담으로, '일론 컬트'는 경쟁자가 등장하기 전까지 전기차에 올인했고, 경쟁이 나타나자 이번에는 자율주행에 올인했다"며 “그리고 지금은 경쟁자가 등장하기 전까지 로봇에 올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론 컬트'는 머스크와 테슬라의 미래 전략을 무비판적으로 신뢰하는 열성 지지층을 비유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으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테슬라의 전략이 달라지더라도 지지층이 이를 그대로 신뢰하는 경향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버리는 과거 2021년 1분기 약 5억3000만달러를 들여 테슬라를 공매도했고 수개월 뒤 해당 포지션을 정리한 바 있다. 당시 공매도 포지션이 공개된 시점부터 청산 시점까지의 주가 흐름을 감안하면 버리가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고 포춘지는 분석했다. 그럼에도 월가에서는 테슬라 주가 전망에 대해 낙관론도 존재한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최근 멜리우스 리서치는 테슬라를 반드시 보유해야 할 기업으로 지목하면서 테슬라가 주도하는 자율주행 시대가 곧 올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은행 스티펠도 지난달 고객서한을 통해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483달러에서 508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투자의견도 '매수'로 유지했다. 스티펠은 “테슬라의 AI 기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과 로보택시 이니셔티브가 밸류에이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산 외국 주식이기도 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267억5000만달러(약 39조3775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버리는 최근 AI 산업의 거품이 심각하다고 주장하며 AI 관련 대표 종목인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공매도를 걸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은값 상승세 끝이 아니다?…“내년엔 시세 더 뛴다”

귀금속인 금과 은 가격이 올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년엔 시세가 더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기관투자자 9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36%는 금값이 내년말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응답자 33%는 금 가격이 내년말 온스당 4500~5000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응답자의 70%가 내년에도 금값 시세 상승을 전망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향후 12개월 안에 금값이 3500~400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 비중은 5%에 불과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국제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254.9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0월에 온스당 4359.40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뒤 횡보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자 신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들어 금값은 61% 치솟았다. 응답자 38%는 금값 시세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를 꼽았다. 27%는 재정불안을 이유로 지목했다. 이밖에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긴장, 달러화 가치 하락 등으로 투자 수요가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렸다. UBS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중순 금값 목표치를 기존 4200달러에서 45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또 다른 귀금속인 은 가격은 상승폭이 더 가파르다. 국제 은 현물 가격은 지난 달 중순 온스당 54.47달러를 기록해 올해 연초 대비 71% 뛴 것으로 나타났다고 CNBC는 전했다. 같은 기간 금 가격 상승률은 54%였다. 은 가격이 이처럼 최고가 행진을 하는 것은 최근 50년 사이 현재를 포함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는 1980년 1월 미국의 석유 갑부 헌트 형제가 세계 은 공급량의 3분의 1을 쥐고 시장을 장악하려고 했던 때와 2011년 미국 부채한도 위기 당시 안전자산으로서 금·은의 인기가 치솟던 때였다. 은은 금과 비교해 시장이 10분의 1 규모고 가격 변동성이 커 '악마의 금속'으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 금융투자사 인베스코에서 원자재 상품을 총괄하는 폴 심스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은은 높은 가격대에서 유지되고 향후에도 한동안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는 새로운 역학 관계가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은값을 끌어올리는 배경에는 만성적인 공급난이 꼽힌다. 지난 10년간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은 광산의 생산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계 최대 은 소비국인 인도에서 공급 부족으로 지난달 은 가격이 연초 대비 85% 뛰었다. 인도는 주로 영국에서 은을 수입하는데 런던금시장연합회(LBMA)가 보유한 은 재고는 과거 2022년 6월 3만1023톤에서 지난 3월 2만2126톤으로 급감했다. 세계 첨단 제조업에서 은 수요가 느는 것도 은값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은은 전기와 열 전도성이 모두 뛰어나 전기차나 AI 관련 컴퓨터 부품, 이차전지, 태양광 패널 등에 두루 쓰인다. 현재 전기차 1대에 들어가는 은의 양은 25∼50g대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차에 탑재될 경우 최소 1kg의 은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베스코의 심스는 “은은 귀금속과 산업용 금속을 오간다"며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사례에서 보듯이 기술이 진보하면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예전 같지 않네”…중국서 힘 빠지는 글로벌 브랜드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억 인구의 중국 시장이 그동안 기업들에게 '캐시 카우'(현금 창출원)였으나 장기침체로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예전 같지 않은 데다 중국 기업들의 부상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수년간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고 수백만 명이 중산층과 상류층으로 진입하면서 루이뷔통 모회사인 LVMH, 스타벅스, 나이키, 애플, 테슬라 같은 기업들에 중국은 '캐시 카우'였다"면서 “하지만 이젠 중국 현지 업체들이 많은 산업에서 서방 브랜드들을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사례인 미국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경우 1999년 베이징에 첫 매장을 연 이후 중국에서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늘려나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타격을 입었고 저가 정책을 앞세운 현지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현지 브랜드 루이싱 커피는 2023년 스타벅스를 제치고 중국 최대 커피 체인점 자리를 차지했다. 결국 스타벅스는 중국 사업의 지분 60%를 중국에 뿌리를 둔 사모펀드 보위캐피털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도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2023년 중국 시장에서 중국 BYD(비야디)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분기 차량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에서 쉽게 돈 버는 시대가 저물자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가 최근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3%는 자국내 경쟁을 최우선 도전과제로 꼽았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현지 브랜드들과 경쟁하기 위해 현지화된 제품 개발, 가격 인하, 차별화된 마케팅 등 생존 전략을 내놓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중국을 '혁신의 허브'로 삼아 배우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컨설팅업체 후퉁리서치 궈산 파트너는 “중국에서 그들(중국 현지 기업들)과 경쟁하지 않으면 결국 중국 밖에서 그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VMH 산하 프랑스 화장품·향수 브랜드 겔랑은 중국 젊은층을 겨냥해 내년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약 56달러 가격대의 립스틱을 내놓을 예정이다. 가브리엘 생제니 겔랑 최고경영자(CEO)는 “시대가 변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가 더 높아졌다"면서 제품 품질이 지불한 돈만큼 값어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가구 소매업체 이케아도 중국에서 150종 이상의 인기 제품 가격을 인하하고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1600종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케아 중국법인 대표인 아이비 장은 “지금 우리는 중국 시장을 혁신의 시험장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미국 생활용품 대기업 프록터앤드갬블 측은 현지화된 제품 개발에 집중하자 중국에서 “매우 강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최근 발표했다.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에서 모두 고전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패션 브랜드 랠프 로런의 중국 매출은 최근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화장품업체 에스티로더의 중국 본토 매출도 7~9월 전년 동기 대비 약 9% 증가했다고 WSJ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커피 맛’까지 흔드는 기후변화?…앞으로 ‘이 맛’ 흔해진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극단적 기상 이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즐겨찾는 식품의 맛까지 바꿔놓을 전망이다. 글로벌 커피 시장에서는 부드러운 맛과 풍부한 향이 특징인 고품질 원두 아라비카의 비중이 줄어든 대신, 쓴맛이 강하고 바디감이 진한 로부스타 생산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인 기온 상승과 가뭄이 지속되면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이미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다. 1일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은 지난달 28일 파운드당 4.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커피 가격은 지난 2월 4.33달러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7월말 2.85달러 수준까지 내려가며 안정세를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반등해 저점 대비 50% 가까이 급등하며 다시 사상 최고가 경신을 앞두고 있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원두 생산지인 브라질에서 기상이변으로 수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커피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20년부터 브라질에서 매년 가뭄이 발생해 커피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브라질 내 최대 커피 산지인 미나스 제라이스에선 지난 9월~10월 강수량은 평년 대비 약 70% 수준에 그쳤다. 아라비카 커피 나무는 기온에 민감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문제는 지구온난화가 앞으로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 현황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결성된 국제기구인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CP)는 지난달 발표한 '글로벌 탄소 예산(GCB)' 연례 보고서를 통해 올해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81억톤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GCP는 이어 '21세기 말까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한다'는 목표도 사실상 실현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기후 변화의 현실을 반영하듯, 브라질에선 아라비카보다 고온에 강한 로부스타 생산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와 달리 병충해에도 강해 생산성이 높다. 금융서비스 업체 스톤엑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브라질의 아라비카 원두 생산 증가율은 연 2~2.5% 수준에 그친 반면 로부스타는 연 4.8% 증가했다. 2025~2026년 시즌에는 로부스타 생산량이 전년 대비 22%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미 농무부(USDA) 자료를 보면 브라질 로부스타 생산량은 2015~2016년 시즌 1330만 포대(60kg 기준)에서 2025~2026년 시즌 2410만 포대로 81% 급증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아라비카 생산량은 3610만 포대에서 4090만 포대로 13%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브라질의 주력 생산품은 여전히 아라비카이지만, 로부스타가 훨씬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로부스타는 이상기후에 상대적으로 강해 영향이 적다"며 “일부 생산업체는 아라비카가 자랄 수 없는 지역에서 로부스타 재배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브라질이 베트남을 제치고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네덜란드계 라보뱅크는 전망했다. USDA 자료에 따르면 이번 시즌에 베트남 로부스타 원두 생산량은 약 3000만포대로 예측되면서 브라질과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스톤엑스의 페르난도 막시밀리아노 커피 시장 정보 매니저는 “로부스타는 기후변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브라질이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로부스타 생산 확대를 이끈 것은 수요 때문이 아니다"며 “기후변화로 아라비카 원두 생산이 줄어든 것이 로부스타 원두의 성장을 견인한 핵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로부스타 가격이 아라비카보다 낮은 점도 브라질 업계가 로부스타에 주목하는 또다른 요인이다.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로부스타 선물 가격은 지난달 28일 1톤당 4565달러(파운드당 2.2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로부스타 가격도 최근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1월엔 파운드당 2.86달러로 신고가를 기록한 후 7월까지 미끄러졌다. 하지만 현재 신고가 경신을 눈앞에 둔 아라비카와 달리 여전히 전고점 대비 약 20% 낮은 수준이다. 브라질 농업연구소의 알렉산드로 테이세이라 커피 연구원은 “아라비카 가격이 높은 반면 로부스타는 생산성이 거의 두 배에 달해 브라질 업계가 로부스타 재배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파월 후임자 발표할 것”…‘유력 후보’ 해싯이 美 연준 이끄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뒤를 이을 차기 의장을 결정했음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차기 연준 의장과 관련 “누구를 선택할지 알고 있다"며 “우리는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25일 전에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할 수 있다고 최근 언급한 바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5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가져올 수 있는 인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파월 의장이 금리를 빠르게 인하하지 않는다고 비판해왔다. 최근에는 파월 의장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그의 엉덩이를 걷어차듯 날려버리고 싶다"고 했다. 해싯 위원장의 차기 연준의장 유력 보도가 나오자 글로벌 국채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채 금리는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 미 국채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해싯 위원장은 이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차기 의장 후보군의 선두주자인지 여부에 대해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다만 “국채금리는 하락했고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대출과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낮추도록 도와줄 사람을 선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에 대한 소문에 시장은 이렇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해싯 위원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지명한다면, 기꺼이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차기 의장으로 지명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해싯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더라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결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하면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다. 연준 외부 인사일 경우 내년 2월에 시작하는 14년 임기의 연준 이사직도 함께 맡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제조업 PMI 8개월 연속 위축…내수 침체에 서비스업도 악화

중국 제조업 업황이 8개월째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3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49.2로 집계됐다. 이는 로이터통신(49.2)과 블룸버그통신(49.3)이 각각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 중간값과 부합되는 수치다.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인 PMI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위축 국면을 의미한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지난 4월(49.0) 이후 11월까지 8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밑돌았다. 제조업 PMI를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49.3으로 전월 대비 0.6 떨어졌고, 보다 상황이 안 좋은 중형기업은 48.9(0.2 상승), 소기업은 49.1(2.0 상승) 등으로 각각 PMI가 호전됐음에도 여전히 기준치를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5대 지수 가운데 생산지수(50·전월 대비 0.3 상승)와 공급자배송시간지수(50.1·전월 대비 0.1 상승)만 50을 넘겼고, 신규주문지수(49.2·전월 대비 0.4 상승)와 원재재재고지수(47.3·횡보), 종업원지수(48.4·전월 대비 0.1 상승)는 위축 상태를 유지했다. 건설업과 서비스업으로 구성되는 비제조업 PMI는 중국 최대 연휴 국경절이 있었던 지난달 50.1(0.1 상승)로 소폭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달에 49.5로 하락했다. 부동산 침체에 이어 내수 감소까지 겹치면서 서비스업 업황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비제조업 PMI가 기준치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였던 지난 2022년 12월 이후 3년 만이다. 중국의 건설업 기업활동지수는 올해 52.8(6월)→50.6(7월)→49.1(8월)→49.3(9월)→49.1(10월)→49.6(11월)의 흐름을 보였고, 서비스업 기업활동지수는 50.1(6월)→50.0(7월)→50.5(8월)→50.1(9월)→50.2(10월)로 50선을 유지하다 이달 들어 49.5로 크게 꺾였다. 훠리후이 중국 국가통계국 수석통계사는 이날 설명자료에서 “연휴 효과가 사라지는 등 요인의 영향으로 서비스업 PMI가 0.7 하락했고, 부동산과 주민서비스업 등의 기업활동지수가 모두 기준치를 밑돌며 시장 활력도가 약했다"며 “서비스업의 활동전망지수는 55.9로 전월 대비 0.2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구간에 있는데, 이는 기업들이 향후 시장 발전을 낙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소비자들 구매력 여전”…美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4% 증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도 소비자들은 추수감사절(11월 네 번째 목요일)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스터카드의 소비동향 데이터 서비스인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는 블랙 프레이데이 당일날 온라인·오프라인 소매업체 매출액(자동차 제외)이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작년 블렉 프라이데이엔 매출액이 2022년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올해는 증가 폭이 더 커진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1.7% 늘어난 가운데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10.4%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어도비 애널리틱스도 블랙 프라이데이에 미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전년 대비 9.1% 증가한 118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집계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전후해 대형 할인행사가 이어진다. 이 시기 매출은 연말 쇼핑 시즌의 성과를 가늠하는 잣대로 여겨진다. 연말 쇼핑 시즌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 바로미터로 꼽힌다. 특히 올해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기업들의 채용 감소, 소비자 심리 악화로 올해 미 소비자들의 소비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소비자들은 연중 최대 쇼핑 대목을 맞아 구매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마스터카드 경제연구소의 미셸 메이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소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일각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기능이 '핫딜'을 추천하고 선호 제품을 찾기 쉽게 돕는 역할을 한 게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월마트, 아마존 등 미 대형 유통업체와 전자상거래 업체는 AI 챗봇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들 서비스는 소비자와 대화 형태로 소통하며 쇼핑 편의를 돕는다. 어도비는 AI와 연계된 유통업체 사이트 트래픽이 전년 대비 805%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수지 데이빗카니언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제품을 더 빨리 찾기 위해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며 “선물 고르는 과정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데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 AI가 선물 고르는 과정을 빠르고 쉽게 만들었다"라고 분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