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부활’ 속도내는 일본…“2050년까지 최대 14기 교체”

한때 탈원전에 나섰던 일본이 2050년대까지 최대 14기의 원전을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국 내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경제산업성은 원자력 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내부 위원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엔 2040년까지 최대 5기의 원전을 교체하고, 다음 10년 동안 추가로 최대 9기를 더 교체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후화된 원전을 새 원전으로 교체해 에너지 수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모든 원전의 가동을 중단했지만 최근 들어 원전을 다시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현재 상업 운전이 가능한 약 30기의 원전 가운데 절반가량이 재가동된 상태다. 이 같은 원전 회귀 움직임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탄소배출 감축 필요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경제산업성은 개정안과 관련한 문서에서 “디지털·녹색 전환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원전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며 “중동 정세를 비롯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졌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확보에 대한 필요성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경제산업성은 2040년대까지 원전 설비용량 2.2~5.5기가와트(GW)를 확보하기 위해 원전 2~5기의 교체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50년대에는 총 설비용량을 12.7~16GW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 11~14기의 원전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시진핑, 7년 만에 북한 방문…북중 밀착 속도 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5일 보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잇달아 중국으로 초청한 데 이어 올해 첫 해외 순방에 나서는 것으로, 중국의 외교 행보가 한층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이번 방문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핵무력 증강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동시에 외교 활동을 확대하는 시점에 이뤄진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북중 정상의 대면 회동은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을 통해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 북한 등 주요 국가들과 모두 소통할 수 있는 강대국이라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와 군사·안보 협력을 대폭 강화하며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 역시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자 후원국으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이번 방북을 통해 북중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부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역사적 동맹 관계인 중국과 북한은 최근 양국 수도를 오가는 열차와 항공편 운항을 재개하는 등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당시 왕 부장은 양국의 사회주의 유대를 강조하며 주요 국제·지역 현안에 대한 공조 강화를 주문했다. 다만 중국의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수년간 중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 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실제로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2019년 그는 김 위원장에게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진전을 국제사회가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집권 1기 당시 김 위원장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북한의 핵 개발 중단을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역내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중국이 지난달 발표한 핵 비확산 백서에서는 기존에 포함됐던 '한반도 비핵화' 관련 문구가 빠졌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백악관은 양국 정상이 북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측 발표문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대북 제재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신규 우라늄 농축시설과 핵물질 생산시설을 시찰하며 핵무력 강화 의지를 재차 드러냈는데 이것 또한 시 주석의 방북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골드만 “코스피 1만2000” 외치는데…투자자들 불안 커지는 이유는 [머니+]

코스피 지수가 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증시의 불안한 조짐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9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3.36% 내린 8349.29를 보이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3.66% 하락한 8323.20으로 출발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개장 직후에는 급락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장중 한때 8038.10(-6.9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간밤 미국 기술주 약세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각각 최대 7%, 9% 넘게 하락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자 주가는 12% 이상 급락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15% 하락하며 6거래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한국 증시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증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시장 폭(market breadth)이 지나치게 좁다는 점을 지목했다. 실제로 코스피는 전날 종가 기준 올해 상승률이 105%에 달한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상승분의 약 75%를 차지했으며,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코스피 전체의 54%에 이른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에서도 두 종목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일(8801.49)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전체의 2.6%에 불과한 반면 31%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코스피 상승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일부 대형주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하석근 유진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로서는 기업 펀더멘털 악화보다 시장 포지셔닝 과열 신호가 더 우려된다"며 “향후 1~2개월 동안 변동성이 확대되고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등장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상장된 이후 첫 5거래일 동안 가장 인기 있었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4개의 거래대금은 국내 전체 ETF 거래대금의 21%를 차지했다. 또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4곳이 지난 1일까지 레버리지 ETF 14종(인버스 2종 제외)의 투자자 수와 투자금액을 집계한 결과 투자자 수는 7만850명, 투자금액은 3조2755억원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4623만원 수준이었으며 가장 많은 연령대는 40대로 전체의 28.9%를 차지했다. 메리디언원자산운용의 김상훈 대표는 “현재 시장 구조는 레버리지 ETF의 숏 감마(short gamma) 특성 때문에 하락에 취약하다"며 “시장이 오를 때는 투자자들이 더 많은 매수에 나서도록 만들지만 하락장에서는 보유 주식을 급하게 매도하도록 만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레버리지 ETF의 확산이 하락장에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개인투자자들이 신규 자금 투입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12일 137조원에서 22일 121조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687억원으로 사상 처음 37조원을 돌파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이른바 '빚투'의 대표 지표로 여겨진다. NH투자증권의 션 오 트레이더는 “현금 완충장치는 줄어들고 있는데 적극적인 레버리지 투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 핵심 신호"라고 말했다. 여기에 다음 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차입 자금에 의존한 투자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오를 경우 증시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오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2조278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난달 7일부터 2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이는 역대 9번째로 긴 순매도 기록이자 2020년 3월 5일∼4월 16일(30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약 6년 만의 최장 기록이다. 그럼에도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은 여전히 우세하다.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9000에서 1만2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기술 하드웨어 업종의 실적 성장을 2028년 이후까지 견인할 것"이라며 올해 한국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32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조너선 파인스 아시아 주식 총괄은 “코스피의 시장 폭이 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코스피가 1만선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더는 못 버틴다”…장기투자자 ‘매도 폭탄’에 비트코인 무너질까 [머니+]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최근 들어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4시 27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5.37% 하락한 6만354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최저 6만1353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기대감 등에 힘입어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상승 동력이 다시 약해졌다. 지난 7일 동안 낙폭은 약 13%에 달한다. 종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장기 투자자들까지 매도에 나서자 하방 압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CNBC에 따르면 컴퍼스포인트의 에드 엥겔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최소 155일(약 5개월) 이상 비트코인을 보유한 장기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매도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엥겔은 “이들 투자자들은 올해 2월부터 4월까지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 매도에 나섰다"며 “특히 지난 이틀 동안에만 약 24억달러(약 3조68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팔았는데 이는 수급 균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또 최근 30일 동안 매도된 비트코인 가운데 26%는 9만달러 이상에서 매수한 투자자들로부터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엥겔은 “이들 고점 매수자는 약세장 기간에도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비트코인이 이번 사이클의 새로운 저점에 접근하면서 결국 투매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 1일 '비트코인 전도사'로 알려진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티지가 보유 비트코인 32개를 처분했다는 소식도 시장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세일러는 그동안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말라"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12만6200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대규모 선물 포지션이 청산되자 하락장에 돌입했다. 이후 올 1월 9만7000달러대까지 오르면서 10만달러선을 다시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지만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반면 글로벌 증시는 인공지능(AI) 낙관론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CNBC는 이 같은 괴리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트코인을 둘러싼 두 가지 핵심 내러티브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첫 번째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 수혜를 입는 '디지털 금'이라는 주장이고, 두 번째는 비트코인이 기술주 등 위험자산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 같은 회의론을 반영하듯 소소밸류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12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는 상장 이후 가장 긴 순유출 기록이다. 비트코인 ETF 순자산 규모도 지난달 14일 1078억달러에서 850억달러로 감소했다. 씨티그룹의 알렉스 손더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ETF 자금 유입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최근 ETF에 대한 자금 흐름은 부정적이며, 투자심리는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증시 수익률 간 괴리가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달러 대신 金”…금, 美국채 제치고 세계 1위 준비자산 [머니+]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이 미국 국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준비자산(외환보유액)으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매입과 최근 2년간 이어진 금값 급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유로화의 국제적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은 전 세계 중앙은행 준비자산의 27%를 차지했다. 이는 1년 전 20%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반면 미국 국채 비중은 같은 기간 25%에서 22%로 하락했다. 중앙은행 준비자산은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 가치를 뒷받침하고 국제결제 의무를 이행하며 금융시장 불안 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보유하는 고(高)유동성 자산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은 3만6000톤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달러화가 금에 연동되고 주요 통화 간 환율이 고정됐던 브레턴우즈 체제 당시 중앙은행 금 보유량인 3만8000톤에 근접한 수준이다. 다만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속도는 지난해 다소 둔화했다. ECB에 따르면 지난해 순매입 규모는 850톤으로 집계됐다. 앞서 3년 연속 연간 금 매입 규모가 1000톤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가 100톤이 넘는 금을 매입하며 단일 기관 기준 최대 매수자로 기록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중앙은행들의 금 수요를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이 러시아의 달러 준비자산을 동결하면서 중앙은행들의 달러 자산 다변화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2022년 이후 금 보유량을 가장 많이 늘린 국가는 중국, 폴란드, 튀르키예, 인도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국제 금값 상승세도 금이 미국 국채를 추월한 또 다른 배경으로 지목된다. 실제 국제 금 가격은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30%, 60% 상승했으며 지난 1월에는 온스당 사상 처음으로 5500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ECB는 금값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 효과를 제거하고 2023년 말 금 가격을 기준으로 재산정할 경우 지난해 말 기준 금 비중은 16%로 유로화 비중(16%)과 같고 미국 국채 비중(26%)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금 비중 확대가 실제 보유량 증가보다는 금값 급등에 따른 평가액 상승에 상당 부분 기인했다는 의미다. ECB는 또 중앙은행들의 금 비중 확대 추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향후 금은 주요 법정화폐와 비교할 때 공식 준비자산으로서 여러 한계를 안고 있다"며 “가격 변동성이 크고 이자를 지급하지 않으며 실물 형태로 보유할 경우 보관 비용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중요한 문제는 금 공급이 완전히 탄력적이지 않다는 점"이라며 “국제 유동성 수요 변화에 맞춰 공급이 원활하게 조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올해 중앙은행이 금을 대규모로 처분한 사례도 나타났다. ECB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지난 2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130톤의 금을 매각하거나 대여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최근 수년간 가장 큰 규모의 준비자산 감소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향후 국제 금값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466.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귀금속 전문매체 킷코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올해 말 금값 전망치는 온스당 4610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이 집계한 컨센서스는 온스당 4242달러로 FT조사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금값의 핵심 하방 리스크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을 꼽았다. 한편, 보고서는 유로회의 국제적 위상도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해 유로화 표시 국제채권 발행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약 1조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해외 투자자들은 유로존 자산을 8500억유로 순매수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李대통령에게 상징적 타격”…서울 내준 ‘민주당 승리’에 외신들 주목 [이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2곳, 국민의힘이 4곳에서 승리한 가운데 주요 외신들도 이를 비중 있게 다루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는 부산·인천·경기 등을 비롯한 12곳에서,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대구·경북·경남 등 4곳에서 각각 당선됐다. 민주당은 12곳에서 승리하며 4년 전 지방선거 참패를 설욕했지만 최대 승부처인 서울은 국민의힘이 지켜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49.07%(개표율 98.98% 기준)를 얻어 정원오 후보(48.21%)를 제치고 승리를 확정했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로 평가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선거 당일날 “취임 1년을 맞은 이 대통령의 첫 전국 단위 시험대"라며 “선거 결과는 집권 여당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도 있지만, 제1야당이 재건의 발판을 마련할 경우 이 대통령의 정치적 한계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6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6~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포인트)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9.1%로 집계됐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민주당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결과가 다소 복잡해졌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최대 도시이자 최대 정치적 승부처인 서울을 내준 것은 민주당의 전국적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상징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며 “집권 1년차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 확인으로 예측됐지만 상황이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어 전문가들을 인용해 “수도인 서울을 장악하는 것은 그에 걸맞는 막대한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며 “서울 선거 결과는 민주당이 지방정부 다수를 확보하더라도 국민으로부터 결정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주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NHK는 대구시장 선거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박빙 승부 끝에 승리한 것을 언급하며 보수 야당이 최소한의 체면을 지키는 데는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결과는 이 대통령이 여전히 전국적인 지지 기반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증가와 증시 랠리가 높은 국정 지지율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민주당의 전반적인 승리는 이 대통령의 높은 인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며 “동시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이 당을 재정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의 진로와 정체성을 둘러싼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보다 폭넓은 유권자층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은 입법·행정 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사실상 장악하게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우 당 지도부와 일정 부분 거리를 두며 독자적인 선거 전략을 펼친 것이 서울 수성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의 초점은 국민의힘을 심판하거나 처벌하는 데 맞춰져 있다"며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면 이러한 프레임은 그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향후 이 대통령의 정책 추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NHK는 “이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을 지지하는 여당 후보들이 다수 지역에서 승리한 만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역시 민주당이 지방권력까지 대거 확보하면서 이 대통령이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지방정부 차원의 걸림돌을 덜 마주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담 파라르 등은 “향후 2년간 한국 정부가 부동산 투기 억제와 노동자 보호 강화, 자본시장 개혁, 지역 주도 산업정책 및 주택 공급 확대 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과 서울 집값 급등,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 배분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한국의 대미투자 미이행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무역 갈등이 이어지는 만큼 안정적인 한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이 대통령의 핵심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미 연방법원에 의해 위법 판결된 상호관세를 대체할 무역법 301조를 활용한 새로운 관세를 추진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일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STR는 이와 별도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과잉생산 조사도 진행 중이며 한국 역시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과잉생산을 명분으로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최종 관세율이 기존 상호관세율(15%)을 웃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국의 부당한 정책과 관행에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주는 무역법 301조는 세율 상한이 없으며 USTR의 추가 요청이 있으면 4년 뒤 연장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이를 근거로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301조 관세를 연장했고 일부 품목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산 제품 12.5%”…트럼프 ‘새 관세 폭탄’ 나왔다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 문제를 이유로 주요 교역국에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을 통해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대만, 영국 등 대부분의 주요 교역 상대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10%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브라질, 스위스 등 다른 주요 경제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는 12.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USTR는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거나 이를 이행하기로 약속한 국가들에 대해서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반대로 이를 “금지하지 않거나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못한 국가들"에 대해서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관세 방안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진행된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성명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국들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로 인해 미국 노동자들은 불공정한 경쟁 환경에서 세계 시장의 경쟁자들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이러한 불균형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한 정책과 관행 등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를 허용한다. USTR 조사를 거쳐 시행되며, 세율 상한은 없지만 USTR의 추가 요청이 없을 경우 4년 뒤 자동 폐지되고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USTR 조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7월 전까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10% 관세'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새 관세 체계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연방 대법원에 의해 위법 판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다만 USTR가 언급한 이번 관세는 즉각 발효되지 않는다. 시행에 앞서 공개 의견 수렴 및 검토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세부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정부는 오는 7월 6일까지 서면 의견을 접수받을 예정이며, 301조 패널은 7월 7일부터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STR는 이와 별도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과잉생산 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조사 대상국은 한국과 중국, 일본, EU,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멕시코, 인도 등 총 16개 경제주체로 명시됐다. 7월까지 한달도 남지 않은 만큼 과잉생산 조사 결과도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보복 조치를 자제하고 대신 협상을 통해 수입 관세를 낮추거나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려 했던 주요 교역국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관세 조치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발표됐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쟁 끝난다더니…이번엔 이스라엘이 美·이란 종전협상 발목? [이슈+]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종전 구상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시각차가 드러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난관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이 임박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군사작전을 확대하면서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협상 중단을 선언한 이란이 중동 국가들을 향한 공습을 이어가자 국제유가도 다시 배럴당 100달러선을 향해 오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 종식의 모습에 대해 매우 다른 구상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입장 차이가 미국과 이란 간 장기간 이어져 온 취약한 협상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말 공동으로 이란을 공격하며 전쟁을 시작했지만 최근 드러난 양국 간 균열은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구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확대는 막바지 국면으로 평가되던 미·이란 종전 협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레바논 남부에 투입된 이스라엘군은 최근 기존 통제구역을 넘어 작전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휴전 기간 중단됐던 수도 베이루트 공습도 재개했다. 이에 이란은 이스라엘의 휴전 위반에 미국의 책임이 있다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1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미국과 종전안 협의를 위한 메시지 교환을 중단하겠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또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적 균열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가졌지만 양측은 통화 내용에 대해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만류에 따라 베이루트 공습 계획은 일단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레바논 남부에서의 군사작전은 계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럼에도 이란과의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미국이 며칠 전부터 대화를 중단했다는 가짜뉴스는 사실이 아니며 잘못된 것"이라며 “우리 사이의 대화는 4일 전, 3일 전, 2일 전, 하루 전, 그리고 오늘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가 어디로 향할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이란에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앞으로 일주일 안에 MOU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종전 MOU에는 휴전을 약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선박의 통항을 전면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마이클 싱은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를 이간질하려 하고 있으며, 솔직히 말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동 정세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란이 바레인에 있는 미 제5함대 사령부와 해당 지역의 미 공군기지를 타격했다고 하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미군에 대한 이란의 모든 공격은 실패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또 성명을 통해 이란이 쿠웨이트를 향해 발사한 미사일들은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비행 도중 공중 분해됐으며, 바레인을 향한 미사일 3발은 요격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란이 역내 해역을 항해하던 민간 선박들을 겨냥해 발사한 공격용 드론 3기도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란 케슘섬을 공습했으며, 하르그섬 방향으로 향하던 유조선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매체들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케슘섬을 겨냥한 미국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바레인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IRGC는 또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는 미군에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전 협상 타결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하자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3일 오후 12시 12분 기준,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대비 0.78% 상승한 배럴당 96.7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李대통령 첫 시험대”…주요 외신이 주목한 6·3 지방선거 [이슈+]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주요 외신들이 비중 있게 다루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16명, 교육감 16명, 시·군·구 기초단체장 227명, 광역의원 933명, 기초의원 3035명 등을 선출한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경기 평택을, 부산 북갑 등 전국 14개 선거구에서 함께 치러진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선거를 두고 “취임 1년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의 첫 전국 단위 시험대"라며 “지방선거 결과는 집권 여당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도 있지만, 제1야당이 재건의 발판을 마련할 경우 이 대통령의 정치적 한계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압승할 경우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6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6~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포인트)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9.1%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출이 급증하고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온 점도 이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AP통신도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뚜렷한 우위를 점한 채 선거전에 들어갔다"며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초래한 정치적 위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이번 선거는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어려움에 처한 보수 야권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이어 2022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던 국민의힘의 위상이 크게 흔들린 상태라고 짚었다.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말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보수 진영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그 여파가 이번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두고 “보수 진영 내부 분열을 더욱 심화시킨 계기"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특히 서울시장 선거를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블룸버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패배할 경우 보수 진영의 상징적 거점마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P통신 역시 전문가들을 인용해 민주당이 서울을 비롯한 핵심 승부처를 가져가야만 진정한 압승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보수 진영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정치에서 더 중요한 문제는 선거 이후"라며 “보수 진영이 어떤 방식으로 재건되고 스스로를 재정의할 것인지가 향후 정치 지형을 결정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외신들은 다만 선거 결과와 별개로 이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과 서울 집값 급등,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 배분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안정적인 관계 유지도 이 대통령의 핵심 과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은 한국의 대미투자 약속 이행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 기업에 대한 차별 문제까지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의 아담 파라르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통령이 다시 한 번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피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 정부가 미국의 레드라인을 오판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무역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양국 관계는 무역과 안보를 중심으로 중대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이 대통령의 정책 기조 자체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제러미 챈 연구원은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할 만한 정책은 피하면서 경제 관리와 시장 친화적 개혁, 에너지 가격 안정에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선거의 정책적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 증시, 인도 제치고 세계 6위…‘1만피’ 달성하려면? [머니+]

코스피가 2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한 가운데 한국 증시가 인도 증시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6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15% 오른 8801.4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08% 오른 8883.19로 출발한 뒤 장중 8933.62까지 올라 사상 처음 8900선을 돌파했다. 이후 하락세로 전환하며 한때 8503.12까지 밀렸지만 장 막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3.3%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기업 시가총액 집계 사이트 컴퍼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조56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인 메타플랫폼을 제치고 글로벌 상장사 시가총액 순위 10위에 올라섰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0.13% 하락했다. 여기에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가 급등하면서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는 12위로 밀렸다. 이런 가운데 한국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86% 급증하며 5조달러를 넘어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한국 증시는 올해 캐나다와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을 잇달아 제친 데 이어 인도까지 추월했다. 반면 인도 증시 시가총액은 4조8000억달러로 감소하며 세계 6위 자리를 한국에 내주게 됐다. 인도 대표 주가지수는 올해 약 11% 하락하며 지난 10년간 이어진 상승세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증시는 미국(79조4700억달러)이며 중국 본토(15조900억달러), 일본(8조6300억달러), 홍콩(7조2400억달러), 대만(5조1500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대만과 함께 AI 시대 핵심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며 글로벌 증시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지난달 나란히 시총 1조달러 클럽에 진입하며 한국 증시 급등을 주도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 추진도 추가 상승 동력으로 꼽힌다. 국내 증권가에 이어 글로벌 투자은행들 사이에서도 코스피가 1만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드 캐피탈 파트너스의 제럴드 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상승 랠리는 차세대 기술 혁신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중요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과거 서방 시장에 가려졌던 아시아 주요 경제권들이 기술과 성장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글로벌 자본 흐름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승세가 소수 종목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랠리의 지속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셋밸류인베스터스의 로스 맥개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올해 한국 증시 랠리는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주도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승세 대부분을 견인했다"며 “인도를 추월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다만 진정한 시험대는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현재 한국 증시의 재평가(리레이팅)를 지속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대한 쏠림 현상이 과도한 점도 부담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 30곳 추적)는 지난 두 달 동안 약 70% 급등해 사상 최고 분기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500 지수에서도 반도체 업종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다른 업종을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M&G인베스트먼트의 비카스 퍼샤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나타난 반도체 랠리의 규모는 우리의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상승 방향 자체는 놀랍지 않지만 현재 주가 수준까지 오른 것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다"며 “이 같은 급등세를 감안해 최근 메모리 반도체 비중을 일부 축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제 규모에서는 인도가 여전히 한국을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치에 따르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4조1500억달러로 한국의 1조9300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인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경제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인도 증시는 단기적으로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스미토모 미쓰이 DS자산운용의 스탠리 탕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도 증시에 대한 핵심 투자 논리 중 하나는 1인당 GDP가 4000달러를 넘어서면 내수 소비가 J커브 형태로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IMF에 따르면 올해 인도의 1인당 GDP는 2810달러 수준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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