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SNS 중독’ 문제 심각…전세계 주요국 ‘규제 카드’ 꺼낸다

청소년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 주요국들이 '규제 카드'를 연이어 꺼내들고 있다. 일정 연령 이하의 이용 자체를 막는 방안부터 부모 동의 없이는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게 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28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이날부터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고위험 SNS 사용을 차단하기로 했다. 유튜브,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엑스(X), 로블록스 등이 포함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들 서비스를 음란물, 사이버 괴롭힘, 온라인 사기·중독에 노출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약 2억8000만명이다. 규제 대상 인원은 7000만여명이다. 미성년자의 SNS 이용 자체를 금지한 것은 인도네시아가 호주에 이어 두 번째다. 호주는 지난해 12월부터 이와 비슷한 제도를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부모가 동의하더라도 만 16세 미만 사용자는 SNS를 이용할 수 없다. 호주는 청소년이 X나 틱톡 등 계정을 만들면 해당 플랫폼에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택했다. 벌금은 최대 490만호주달러(약 473억원)까지 낼 수 있다. 플랫폼에 자정 노력을 기울이도록 강제한 셈이다. 법안 시행 이후 한 달여 만에 메타는 현지에서 계정 55만개를 스스로 폐쇄했다. 호주가 행동에 나서자 유럽 주요국들도 미성년자 SNS 이용 금지 정책을 만들겠다고 공식화했다. 독일, 체코, 덴마크,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영국, 오스트리아 등이 관련 규제를 시행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캐나다와 말레이시아 등도 차단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는 정부 또는 국가 리더가 '규제안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구체적인 시행 방침을 마련하고 있는 상태다. 브라질의 경우 17일부터 '소셜 미디어 이용규제법'이 시행됐다. 청소년은 반드시 자신의 계정과 법적 보호자의 계정을 연동해야 하는 게 골자다. SNS를 운영하는 빅테크들 입장에서는 '사법 리스크'도 생겼다. 미국에서 SNS가 청소년의 중독을 유발하도록 설계됐다고 인정한 법원 판단이 지난 26일 처음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 배심원단은 메타와 구글에 손해배상금 총 600만달러(약 91억원)를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확정되면 전체 배상금 중 70%는 메타가, 30%는 구글이 내게 된다. 메타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이나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가 청소년 사용자를 중독시킬 수 있도록 제작돼 정신적 피해를 일으켰다는 게 배심원단의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미성년자 SNS 과몰입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꾸준히 나왔다. 최근에는 경남 창원시 한 모텔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으로 숨진 10대 피해자가 SNS를 통해 피의자와 알게 된 것으로 파악돼 '청소년 SNS 이용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국은 아직 청소년 SNS 사용 제한이나 차단과 같은 규제의 밑그림은 그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사회적 대화를 조속히 시작해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의 경우 최근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프로그램을 6주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미성년자라 해도 SNS를 이용할 자유를 박탈하는 것은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마이클 오플래허티 유럽평의회 인권위원장은 지난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온라인 유해 콘텐츠라는 저주를 풀 다른 방도가 있다"며 “(SNS 규제는) 비례적이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는 개인 소신을 밝혔다. 유럽평의회는 유럽의 인권기구다. 데이터 테크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11월 기준 국내 10대 이하 스마트폰 이용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플랫폼은 유튜브로 집계됐다. 월별 1인당 평균 이용 시간을 모두 합하면 약 3만2652분에 달했다. 하루 평균 1인당 1시간38분씩 본 셈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트럼프, 나토 탈퇴 가능성 또 시사…“이란 다음은 쿠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에 이어 쿠바에 대한 군사 작전을 실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정상회의' 연설에서 “나토가 우리를 도와주지 않은 것은 엄청난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매년 수천억 달러를 나토에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큰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항상 그들을 위해 곁에 있었을테지만 지금은 그들의 행동에 비춰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의 군함 파견 등 지원을 요청했으나 나토 동맹국들이 이를 거부한 데 따른 불만으로 풀이된다. 나토의 집단 방어를 위해 지출하는 미국의 기여금을 줄이겠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이어 쿠바에 대해서도 무력행사를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나는 미국의 군사력을 위대하게 만들었다. '이걸 쓸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가끔은 써야 할 때가 있다"며 “다음은 쿠바"라고 말했다. 다만 쿠바에 대해 미국 요구를 수용하라는 강력한 압박일 수도 있다. 현재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쿠바 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은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쿠바 정부가 미측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 “우리는 지금 협상 중이며 뭔가 해낼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며 “그들은 협상하고 있으며, 합의에 도달하기를 갈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내가 옳았다. 그들은 협상 중이었고, 이틀 뒤 이(협상 사실)를 시인했으며, 자신들의 잘못된 발언을 만회하려 처음엔 유조선 8척을 보내주겠다고 했다"며 “그리고 그들은 '2척을 추가하겠다고 말했고, 총 10척이 됐다. 그러자 사람들은 우리가 실제 협상 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란)은 해협을 개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의 해군이나 공군, 방공망 및 통신망이 모두 파괴됐다고 강조했다.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지도부 인사들을 모두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의 새로운 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해서 “누구도 그에게서 소식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죽었거나 상태가 매우 안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과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아직 3554개의 표적이 남아 있는데 그것들은 매우 곧 끝날 것이다. 그 후에는 무엇을 할지 결정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불확실성만 키워”…트럼프, 이란 공격 ‘추가 연장’에도 회의론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유예 기간을 열흘간 추가로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발전소 파괴의 기간을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한국시간 기준 7일 오전 9시)까지 열흘 중지한다는 것을 알린다"고 적었다. 이어 “가짜 뉴스 미디어와 다른 이들의 주장과 달리 대화는 진행 중이고 잘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지난 23일 발표한 5일간의 공격 유예 시한 만료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 이란 측의 요청을 수용해 종전을 모색할 '외교의 공간'을 확보함과 동시에 언급했던 '4~6주'의 전쟁 기간 내 이란에 합의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4월 6일은 개전 6주 차에 해당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임무를 달성하는 데 약 4~6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며 “26일차가 된 시점에서 우리는 예정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에 이란 전쟁을 애초 설정한 기간에 맞춰 끝내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최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 측이 공격을 7일간 유예를 해달라는 요청에 사흘을 더 추가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은 여전하다. 이란의 협상 주체는 여전히 불분명한 데다 이스라엘은 공격을 중단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공격의 추가 유예가 이란에 대한 모든 공격의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지상군 투입을 앞둔 연막 작전일 가능성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IG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뒤로 미루는 것"이라며 “이는 시장과 글로벌 경제 전반을 짓누르는 불확실성을 더욱 확대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LPL 파이낸셜의 아담 턴퀴스트도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유가 급등은 위험 선호 심리를 계속해서 위축시키고 있다"며 “시장의 지속 가능한 회복을 위해서는 평화 협정 체결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종전되면 괜찮다?”…국제유가 150달러 전망 나오는 이유는 [美·이란 전쟁 한달]

미국·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한 달째를 맞은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시장이 이번 충돌에서 비롯되는 위험을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쟁이 당장 끝나더라도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롭 카피토 블랙록 회장은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금융 및 혁신 심포지엄'에서 “전쟁이 조만간 끝나더라도 성장률은 최대 2%포인트 하락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은 이와 비슷한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며 “내일 당장 종전이 발표되더라도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공급 차질이 일주일, 6개월, 1년 지속된다면 내가 투자한 기업들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가"라며 “사람들이 이러한 가능성을 외면한 채 낙관적인 결과를 전제로 가정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카피토 회장은 또 “과거에는 이런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단기채와 금을 사며 주식을 공매도하는 전략이 통했다"며 이번 전쟁에서 나타난 시장 반응의 불균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실제로 미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 500 지수는 이달 들어 약 4% 하락한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13% 가량 급락했다. 포트폴리오 헤지 수단으로 꼽히는 미 국채 역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27일 3.379%에서 현재 3.92%로 0.541%포인트 급등했다. 국채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확산되고 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짐 젤터 회장은 같은 행사에서 “최근 몇 년간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온 소비가 이미 약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초 두 달 동안 소비자 신뢰가 약화되고 있었는데 유가 상승은 소비자 지출 여력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충격은 금리 쇼크라기보다는 세계 최대 경제에서의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신뢰 쇼크"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브렌트유 가격이 3월 평균 배럴당 105달러, 4월에는 115달러까지 상승한 뒤 연말에는 8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약 6주간 공급 차질이 발생한다는 가정을 반영한 것이다. 이 같은 유가 전망 상향을 반영해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말 헤드라인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0.2%포인트 상향한 3.1%로 제시했고,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1%로 낮췄다. 또한 경제가 침체로 빠질 확률이 30%로 5%포인트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세금 환급 규모가 지난해보다 12%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당초 예상했던 15~25% 증가에는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이에 따라 올해 소비지출 증가율 전망을 2%에서 1.7%로 낮췄다. 모건스탠리의 아루니마 신하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충격이 기대했던 소비 증가 효과를 사실상 대부분 상쇄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법으로 환급되는 세금이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에너지 비용 급등에 의해 사실상 상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이미 휘발유와 항공권 가격을 통해 전쟁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이달 들어 30% 이상 급등해 갤런당(약 3.78ℓ) 약 4달러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여기에 전쟁으로 촉발된 비료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식품 가격 상승 압력도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반 휘발유보다 더 빠르게 오른 디젤 가격은 물류비 상승을 자극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전반적인 소비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제니퍼 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당장 갈등이 해결되더라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래퍼 총리 시대 열린다”…네팔, ‘Z세대 정권’ 출범

작년 70여명이 숨진 'Z세대 반정부 시위'로 촉발된 네팔의 새로운 정치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26일 현지 매체 네팔뉴스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총선에서 선출된 하원 의원 275명의 선서식이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열린다. 지난 5일 치러진 총선에서는 유명 래퍼 출신인 발렌드라 샤(36·일명 발렌) 전 카트만두 시장이 이끈 중도 성향의 국민독립당(RSP)이 전체 하원 의석 275석 중 절반을 훨씬 넘는 182석을 단독으로 차지했다. 지난 의회에서 최대 정당이었던 네팔회의당(NC)은 3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반정부 시위로 물러난 K.P. 샤르마 올리 전 총리의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은 25석만 얻어 3위에 머물렀다. RSP가 압승하면서 차기 총리는 발렌 전 시장이 맡게 된다. 네팔 총리는 하원 다수당 대표가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뒤 의회의 신임 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신임 총리 취임은 27일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총선은 지난해 9월 Z세대가 주도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올리 전 총리가 물러난 이후 처음 치러진 선거다. 2022년 창당한 신생 정당이 기성 정당을 제치고 정권을 장악했다는 점에서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올리 전 총리가 이끈 CPN-UML과 NC의 좌파 연립정부는 부패를 척결하고 경제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네팔 정부가 지난해 9월 체제 비판을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전면 차단하자 젊은 세대가 분노했고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실탄을 동원해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는데 이 과정에서 77명이 숨지고 2000여 명이 다쳤다. 이후 민심이 분노하면서 국회의사당, 전 총리 자택 등이 불타는 사태로 번졌고 이때 올리 전 총리도 축출됐다. 정치 지형 변화는 의회 구성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서 선출된 40세 이하 하원 의원은 71명으로, 이 중 62명이 RSP 소속이다. 이는 지난 의회의 10명 수준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새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강도 높은 반부패 정책과 행정 개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청년층 지지를 기반으로 한 실용주의 경제 정책과 일자리 창출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호주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RSP의 압도적 승리와 발렌 전 시장의 높은 지지율을 고려할 때, 이번 정부가 2008년 연방 민주공화국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NDTV는 “지난 17년 동안 14차례 정권이 교체됐지만 5년 임기를 채운 정부는 한 번도 없었다"고 전했다. 로위연구소는 또 이번 총선을 “기존 정치 질서를 무너뜨린 세대 교체"로 평가하며 외교 정책의 리셋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동안 CPN-UML은 중국과, NC는 인도와 각각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 선거로 기존 정당들이 대거 몰락하면서 이러한 외교 구도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RSP는 선거 공약에서 인도와 중국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강조하며 네팔을 지정학적 완충지가 아닌 경제적 가교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다만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인도와의 국경 분쟁, 미국의 인프라 지원 프로그램(MCC) 등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아 향후 정책 방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중동 발 지정학적 단층선: 장기전의 늪과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의 파고

2026년 2월 28일 발발한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한 달을 넘어서며 전 세계 경제는 전례 없는 '지정학적 단층선' 위에 서 있다. 당초 단기 정밀 타격으로 끝날 것이라던 낙관론은 이미 사라졌고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인 봉쇄와 전쟁 장기화 전망,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상호 보복으로 글로벌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5일간의 공격 유예' 발표로 시장은 일시적으로 안도감과 함께 오랜만에 온기가 도는 분위기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이번 유예는 이는 종전에 대한 신호라기보다 전술적 재정비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미 비대칭 전력을 활용한 소모전을 택했으며 그 핵심은 중동의 에너지 공급망을 통해 장기적으로 모든 국가들을 인질로 잡는 전략이다. 현재로써 전쟁이 6개월 이상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의 요구 조건이 결코 만날 수 없는 평행선에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제시하는 '우라늄 농축 전면 포기'와 이란의 '중동 내 미군 전면적 철수'는 타협의 여지가 희박하다. 양측 모두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있는 가운데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높게 치솟았으며, 장기전 전망으로 인한 불확실성 고착화는 기업의 투자 위축, 금융시장 불안, 공급망 리스크 프리미엄을 상시화하여 글로벌 잠재 성장률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또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2022년 이후 3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던 인플레이션은 2024~25년 간 안정세를 지속하던 중에 이번 전쟁을 빌미로 다시 가속화될 전망이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을 넘어 현재 우리가 수입하는 유가는 실질적으로 160 달러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고, 당장 주유소 휘발유, 경유 가격이 급등한 것은 물론이다. 원유는 모든 제조업의 원자재이므로 생산자물가(PPI) 상승은 불을 보듯 뻔하며 소비자물가(CPI)로 전이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만 아니라, 물가상승의 기대는 이 전이과정의 시차를 급격히 단축시키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기대 인플레이션의 고착화'다. 전쟁이 길어질 것이라는 공포는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향후 있을 물가상승을 선반영하게 유도한다. 일각에서는 비록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에너지 비용의 상승이라는 공급요인이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미연준은 명확한 '매파적 인내'를 선택했다. 파월 의장은 지정학적 위기가 가져온 인플레이션 상방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인하 시점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는 달러 패권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꺾으려는 정책적 의도이지만, 글로벌 자본유출과 신흥국 부채위기를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은 더욱 가혹한 외줄 타기를 해야할 처지에 놓여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구조상 고유가는 곧 무역수지 악화로 직결된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자니 내수부진과 가계부채 임계점이 발목을 잡고, 동결하자니 내외금리 격차에 따른 자본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은행은 '관리된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시장은 이미 우리의 통화정책이 연준의 행보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알고 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넘어선 것은 단순히 심리적 저항선의 붕괴를 넘어 우리에게 주어진 경제여건과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펀더멘털을 반영한다. 에너지 수입 결제를 위한 달러 수요는 폭증하는데, 수출 경쟁력은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둔화되고 있고, 한은의 발목은 묶여있다는 것이다. 만약 전쟁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환율은 1,600원 선을 테스트하는 극단적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단순한 가격 변동이 아니라 국내 금융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재평가되는 과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현 상황은 1970년대 오일쇼크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결합된 복합 위기다. 전쟁의 장기화는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었으며, 인플레이션과 환율 변동성은 우리 경제가 맞이하는 뉴노멀이 되었다. 결국 이 파고를 넘어설 수 있는 핵심 키워드는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다. 일련의 지정학적 위험들이 반복되는 현재, 지정학적 단층선이란 언제든 무너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가동해야 한다. 이는 1997년 당시 우리가 놓쳤던 펀더멘털의 재점검에서 시작해야 한다. 당시 “우리의 펀더멘털은 튼튼하다"고 외쳤던 정책당국의 목소리는 아직도 생생히 귓가에 메아리 치는 듯하다. 2026년의 봄은 혹독하지만, 이 위기를 통해 우리 경제가 체질 개선을 이뤄낸다면 그것만이 장기화된 전쟁의 늪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ekn@ekn.kr

“20% 확률이 현실로”…오판이 키운 장기戰, 충격은 이제 시작 [美·이란 전쟁 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인 '장대한 분노(Epic Fury)'가 시작된 지 한 달.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은 당초 제한적 군사 작전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압도적 화력 공세에도 이란은 비대칭 전력을 활용해 세계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방식으로 버티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전쟁 초기 '일시적 충격'에 대한 기대는 무너졌고, 에너지·물류·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파급 효과가 각국 통화정책까지 흔들며 구조적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과 다르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쉽게 발을 뺄 수 없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번 협상이 극적인 타협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지는 중동 정세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한달 이내 끝난다"…전문가들의 오판 미국 국방부가 명명한 '장대한 분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단행하면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8분짜리 영상에서 “조금 전 미군은 이란 내 중대한 전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 입장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이란이 굴복하고 '항복' 수준으로 미국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전문가들도 군사 충돌이 빠르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일 “유가 전망에 대한 리스크는 상방으로 치우쳐 있지만,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충격이나 일시적 공급 차질로 인해 급등한 유가는 단기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FGE의 페레이둔 페샤라키 회장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을 “종이 호랑이"로 비유하며 전쟁이 4주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씨티그룹은 중동 에너지 인프라가 피해를 입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확률이 20%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개전 직후 이란 지도부가 대거 제거되자 트럼프 대통령도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는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이란이 큰 나라인 만큼 4주 정도, 아니면 그보다 짧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은 주변 걸프국을 무차별 타격하는 이른바 '물귀신 작전'을 펼치며 호르무즈 해협까지 봉쇄에 나서자 상황이 점차 반전되기 시작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버티기를 택했고, 전쟁은 장기전 양상으로 번졌다. 중동 주요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 대상이 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그 결과 국제유가는 전쟁 1주차부터 급격히 치솟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35.63% 폭등했는데, 이는 집계가 시작된 1983년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이다. 글로벌 벤치마크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도달한 뒤 소폭 진정됐지만 여전히 100달러선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다. 가스 시장의 타격은 더욱 심각하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인 카타르 라스라판 단지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카타르에너지는 이번 공격으로 LNG 수출 용량의 17%가 손상됐으며, 복구에는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카타르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과의 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전쟁이 당장 끝난다고 가정해도 에너지 시장이 정상화하기까지 4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 “이란 정권 붕괴된다"…트럼프·네타냐후의 오판 이번 전쟁이 처음부터 잘못된 정보와 판단에 기반해 시작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이란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쟁 초기에 이란 지도부를 제거하고 정권 교체를 유도하면 대규모 봉기가 발생해 전쟁을 신속하게 끝낼 수 있다고 보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같은 내용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시작 후 첫 연설에서 이란인들에게 폭격으로부터 대피하라고 당부하면서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이 되어가고 있음에도 이란 내에서 대규모 봉기는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이란 정부가 일정 부분 약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대규모 반란을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 자체가 이번 전쟁 전략의 근본적 결함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란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수시로 바뀌는 점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개전 초기에는 핵무기 개발 저지와 미사일 역량 파괴, 정권 붕괴 등이 목표로 제시됐지만, 최근에는 호르무즈 해협 확보가 새로운 우선 목표로 부상했다. 해협 통제권을 확보해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승리를 선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중동 지역에 미군 병력이 증파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이어갈 경우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는 '48시간 최후통첩'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최근에는 적대행위 종식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는 등 입장을 바꾸고 있다. 여기에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의 군함 파견을 요구하는가 하면 러시아·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등 예상 밖의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AP통신은 이를 두고 “명확한 출구 없이 전쟁에 돌입한 뒤 해답을 찾으려는 변덕스러운 전략"이라고 꼬집었다. ◇ 확전이냐 협상이냐…전쟁 중대 기로 당장의 관건은 이란 발전소 공격 유예 시한이 만료되는 27일 이후 미국의 선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과에 따라 군사행동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동시에 사상 미군 정예부대의 투입 준비가 완료되는 등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0명 이상의 육군 82공수사단 병력의 중동 투입을 승인했으며, 주일미군 소속 해병대 병력 약 2500명도 27일께 중동에 도착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와 별도로 캘리포니아 주둔 해병원정대와 군함 3척도 추가로 파견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상군이 이란의 석유 수출 중심지인 하르그섬을 점령하거나, 농축 우라늄 확보 작전을 지원하고, 이란 해안을 장악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시나리오를 거론하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국방 전략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마이클 오핸론은 “현재로서는 모든 방안의 성공 확률이 50%보다 낮다고 생각하지만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며 “각각의 방안 모두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과 협상 가능성을 부인하면서도 완전히 닫아두지 않은 모양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대화는 전혀 없다"면서도 “이란 지도부가 중재국을 통해 미국이 제시한 평화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한 달째 접어든 美·이란 전쟁…충격은 경제 전반으로 확산 지난달 28일 시작된 전쟁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그 여파는 군사 영역을 넘어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충격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물가와 금리, 소비까지 동시에 압박하는 복합 위기로 번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수개월에 걸쳐 공급망에 영향을 미쳤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원유, 가스, 알루미늄, 비료, 화학제품 등의 가격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제조업, 농업, 물류 등 실물경제 전반에 즉각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컨설팅업체 RSM의 삭슨 모즐리 레저 부문 책임자는 “2022년 에너지 위기는 소비자 신뢰가 빠르게 추락하고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식품·물류·유틸리티 전반에서 비용 상승 압력이 확대돼 올해 하반기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실물경제 지표에서도 전쟁 충격이 확인되고 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합산한 3월 종합 PMI는 호주, 일본, 인도, 프랑스, 독일, 유로존, 영국, 미국 등 주요국에서 모두 하락했다. 미국과 유로존 PMI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호주는 전달 52.4에서 47.0으로 급락하며 경기 수축 국면에 진입했다. 인도의 제조업 PMI도 56.9에서 53.8로 떨어져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3월 종합 PMI는 51.4로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반면 물가 지표는 급등했다. 독일의 투입 비용 상승률은 3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높아졌고, 영국 제조업 투입 지표는 1992년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에서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투입 비용이 각각 7개월,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면서 판매 가격 상승률도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제이미 러시 글로벌 이코노믹스 책임자는 “이란 전쟁 이전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PMI 지표는 유가 상승, 금융 여건 긴축, 심리 위축이 결합되면서 회복세가 꺾일 위험이 커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물가 상승 압력은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을 높이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수주간 지속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유럽과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약 0.5%포인트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은 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이 전쟁 이전 대비 0.7%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유가는 17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으며,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심화되는 충격이 배가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분석했다. 러시 책임자는 “향후 전망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과 중앙은행의 대응"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5분내 거래 끝내야”…‘유가 쇼크장’ 아시아 주식투자 타이밍은 [머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위아래로 크게 움직이는 가운데, 이같은 변동성 장세 속 아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 전략이 공개돼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24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중동 갈등 격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국면에서는 아시아 주식 거래를 장 초반에 집중하고 이후 추가 매매는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전쟁 발발 이후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이 확산된 3월 첫째 주 동안 아시아 주요 6개 증시의 거래 패턴을 분석한 결과다. UBS에 따르면 거래량은 개장 직후에 집중된 반면 이후에는 체결 품질이 저하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변동성은 개장 초반에 압도적으로 집중됐고, 장중 거래량 곡선은 대체로 과거 평균 수준으로 회귀했다"며 “어느 시장에서도 장중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현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한국 증시에서 이러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코스피200 지수의 개장 직후 거래량은 최근 6개월 평균 대비 최대 2.2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거래량은 빠르게 감소했으나 점심시간 전후로 간헐적인 변동성은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코스피는 반응이 극도로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브렌트유 급등 충격과 관련된 의미 있는 거래는 거의 모두 장 시작 직후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거래를 개장 후 첫 5분 이내로 제한하고 재진입이나 장중 포지셔닝 구축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UBS는 조언했다. 또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의 경우 개장 직후 첫 10~15분, 호주 증시는 15~25분 이내에 거래를 마무리하는 전략이 제시됐다. 중국 증시는 오전 9시 25분부터 9시 40분 사이가 핵심 거래 구간으로 꼽혔다. 아울러 UBS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종전 협상 기대감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일부 긴장 완화 기대가 나타나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은 갈등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이후 아시아 증시의 거래 구조가 변화했음을 보여준다"며 “시장 방향성이 뉴스 흐름에 더욱 민감해졌고 변동 폭이 커진 데다 장중 반전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2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59% 오른 5642.21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2.28% 오른 5680.33으로 출발해 오전 한때 5700선을 넘어섰지만 그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기 시작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조3349억원, 1조2930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이 2조3212억원어치 사들였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37% 내린 18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0.91% 상승한 99만5000원을 기록했다. SK하아닉스는 이날 장중 한때 '100만닉스'를 회복하기도 했다. 현대차(+1.83%), LG에너지솔루션(+0.38%), SK스퀘어(+1.68%), 삼성바이오로직스(+2.46%), 한화에어로스페이스(+4.87%), 두산에너빌리티(+2.5%) 등도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40% 오른 1159.55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06% 오른 1133.31로 개장한 뒤 오름세를 유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發 증시 상승은 매도?”…美·이란 휴전 기대감 찜찜한 이유 [이슈+]

이란을 향해 '48시간 최후통첩'을 날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종전 기대감을 부각시키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중동 지역에 대한 병력 증강까지 이어지면서 전쟁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어서다. ◇ 협상 기대감 키우는 트럼프…“이란, 선물 줬다"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란과) 협상 중이다"라며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재러드 쿠슈너 등이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란이 협상에서 선의의 표시로 “막대한 금액의 가치가 있는" 선물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들은 우리와 대화하고 있고, 이성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우리는 실제로 적절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으며, 그들이 합의를 얼마나 원하는지 당신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48시간 이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시설을 초토화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러나 전날에는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며 이란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했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중동 지역 중재국들이 이르면 26일 이란과 고위급 종전 협상 개최를 논의하고 있으나, 현재 이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미국은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 측에 15개 항으로 구성된 요구안을 전달했으며, 이란도 이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미국이 해당 안건 논의를 위해 한 달간 휴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채널12와 CNN 등에 따르면 이란 핵 프로그램 폐기, 친(親)이란 대리세력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스라엘 국가 인정 등이 요구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종전 기대감에 증시 환호…국제유가 폭락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기대감을 강조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국제유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5일 한국시간 오후 12시 37분 기준, 뉴욕증시 3대 지수 선물은 모두 0.6%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도 2% 가까이 올랐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8% 오른 5647.47를 기록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2.54% 상승한 5만3580.90을 나타냈다. 대만 가권지수는 2% 이상 상승했으며 홍콩 항셍지수(+0.1%), 중국 상해종합지수(+0.88%), 호주 S&P/ASX지수(+1.65%) 등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각각 3.53%, 4.14% 하락한 배럴당 89.06달러, 96.10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제 금 선물 가격은 3.82% 상승한 온스당 4603.67달러를 나타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3.869% 수준으로 하락했다. ◇ 말과 다른 현실…美, 최정예 부대 중동 급파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장 반응이 과도한 낙관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미국 정부는 중동 지역에 대한 병력 증강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이 지상전 확대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NBC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소속 1000명 이상의 병력 투입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방부가 3000명 규모의 전투부대를 중동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전한 바 있다. 현재 2개 해병원정대 소속 약 5000명 병력이 군함을 통해 중동으로 이동 중이며, 여기에 82공수사단 병력까지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82공수사단은 24시간 내 전 세계 어디든 배치 가능한 최정예 부대로, 공수 작전을 통해 비행장 확보 등 고위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중동 지역 긴장 역시 완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NBC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25일 “IDF는 (이란) 인프라를 겨냥한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으며, 이어 “이란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발사된 미사일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들도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우디는 자국 인프라가 공격받을 경우 이란을 타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 지속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 “시장 순진하다"…관건은? 블룸버그의 가필드 레이놀즈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잠재적 평화 협상에 대한 미국의 발언에 주목하며 주식과 채권을 끌어올리고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지만, 이는 취약한 전략일 수 있다"며 “전쟁의 주요 당사자인 미국·이란·이스라엘의 실제 행동은 어떤 긴장 완화도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 수석 전략가 출신 마르코 콜라노비치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가 이란 제재를 모두 해제하고, 휴전은 트윗하는 정부가 아닌 다른 이란 정부가 보장하며, 미 해병대와 공수부대는 단지 관광을 가는 것인가"라며 “어쩌면 시장이 다소 순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협상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 블룸버그는 “누가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지, 협상 구조와 합의 윤곽이 무엇인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요구안을 이란이 수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5개 항'이 지난해 5월 핵 협상 당시 제시됐던 틀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협상안에는 이란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 다수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관건은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재개방 여부다. 이란은 현재 해당 해협을 장악하며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일부 상선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적대적이지 않은 외국 선박에 대해서는 자국 조건을 따르는 경우 통과를 허용하고 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는 “결국 모든 것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여부에 달려 있다"며 “협상에서 '좋은 진전'이 언급되더라도 해협이 여전히 제한된 상태라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맥쿼리그룹의 티에리 위즈만은 “미국이 해협을 확보하거나 협상에서 더 큰 지렛대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낙관론은 여전히 잘못된 판단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유가 상승, 우리가 놓친 또 다른 전선: 신용경색 우려와 비료값 상승

이란과 미국의 전쟁이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을 비롯한 세계 모든 나라의 근심거리는 유가 상승이다. 유가의 상승으로 당장 각 국은 원유의 원활한 확보가 최우선 과제지만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걱정해야 할 잔짜 문제는 다음과 같을 거다. 첫째,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그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신용경색, 둘째, 비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에그플레이션이다. 금리 인상에 대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호주는 금리를 올렸고 영란은행 마저 금리 인상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고 일본도 4월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ECB도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는 상황이다. 유럽과 일본이 성장 둔화에서 인플레 걱정으로 정책의 시각이 바뀌어 가고 있다. 금리 인상 우려로 시중의 채권 시장은 벌써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호주의 경우 10년 금리가 5%를 넘어섰고 미국도 10년 금리가 4.4%를 넘보고 있다. 미국은 가뜩이나 재정 부담이 큰데 금리가 더 올라간다면 향후 전쟁을 위한 추경 예산을 밀어 부치기가 수월치는 않을 거다. 금리 상승으로 가장 걱정되는 것은 최근에 회자되는 사모펀드다. 고금리 자체도 문제지만 금리 상승으로 시중의 유동성이 줄어들고 안전 자산은 이자를 많이 주는 곳을 향할 것이니 시장의 약한 고리인 사모펀드 투자자는 투자금 회수에 나설 거다. 금리의 상승이 비유동성 자산, 특히 최근에 문제가 나타나는 사모 금융 자산을 옥죄면서 신용경색이 나타나고, 이는 기존 금융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다. 전쟁 중인데도 safe haven이라고 불리는 금과 은의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도 이처럼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은 워튼 스쿨의 엘 에리언 교수와 BofA의 전략가 마이클 하트넷이다. 엘 에리언은 사모신용 위험이 2008년 금융 위기 직전과 유사한 평행이론이라 하면서 미 금융주가 사모신용 우려로 1분기 11% 급락, 이는 2020년 이후 최악이라고 말하고 있다. BofA의 마이클 하트넷 또한 유가 급등과 사모신용 부문 대출펀드의 환매 사태 우려가 마치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과 닮아간다고 경고하고 있다. 둘 다 사모 신용의 위기를 보면서 2008년 서브프람인 사태가 떠오른다고 말한다. 두 번째, 석유 추출물인 유황이 비료가 되는 인산염의 재료이고 이 유황의 50%를 중동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비료 연구소(The Fertilizer Institute)의 말을 인용하면, “중동 지역은 세 가지 주요 인산염 제품의 글로벌 거래량 중 약 5분의 1만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러나 유황(sulfur)의 세계 공급량 중 거의 절반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취약한 중동 국가들에서 비롯되고 이 유황은 인산염 비료 가공에 사용되는 황산으로 전환된다." 상품 가격 플랫폼 ICIS에서 황산 시장을 담당하는 앤디 헴필(Andy Hemphill)은, “생산자들이 기존의 유황 및 황산 비축분을 소진한 이후에 갈등이 더 오래 지속되면 공급망을 따라 “기하급수적"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현 사회는 모든 상품에 석유가 안 들어가는 제품이 없다. 그러기 때문에 유가의 상승이 금리인상과 공산품 물가의 상승(inflation)만을 야기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먹어야 하는 식품 가격의 상승 즉, 에그플레이션(Agfltion)까지 올 수 있기에 전쟁이 조속히 끝나야 한다. 우리가 단지 석유 가격과 공급에만 모든 신경을 쓰고 있지만 이로 인한 금리 인상, 신용경색, 그리고 식량 생산의 주요 요소인 비료값도 걱정해야 하는 이유다. ek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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