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여론조사] 李지지율 33.8%, 최저치 경신… 민주 36.1% 국힘 42.1%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9주 연속 하락하며 또다시 최저치인 30% 초반대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취임 후 처음으로 60%대에 올라섰다. 14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3.6%포인트(p) 하락한 33.8%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63.3%로 지난주보다 3.8%p 상승했다. 긍정과 부정 평가의 격차는 29.5%p로 오차범위 밖이었으며, 잘 모름은 2.9%였다. 일간 흐름을 보면 지난 4일 37.2%로 마감한 긍정 평가는 8일 35.9%, 9일 33.7%, 10일 33.5%, 11일 32.6%로 하락세를 보였다. 권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에서 긍정 평가가 전주보다 9.1%p, 대구·경북은 6.8%p, 대전·세종·충청은 6.5%p, 전남광주·전북은 5.5%p, 인천·경기는 3.0%p 각각 하락했다. 반면 서울은 1.5%p 상승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에서 10.2%p, 60대는 4.1%p, 70대 이상은 3.6%p, 30대는 2.8%p, 50대는 1.3%p 각각 하락했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과 보수층에서 8.0%p, 5.5%p 각각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최근 정상회담 외교 행보에도 불구하고 개각 인선 논란과 호르무즈 파병 검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 등 국정 현안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산된 데 이어 진보층과 20대 청년층의 상당 폭 이탈까지 더해지며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10~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36.1%, 국민의힘이 42.1%를 기록했다. 양당 격차는 6.0%p로 오차범위 내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은 지난 조사보다 5.7%p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4.5%p 올랐다. 이어 조국혁신당 4.7%, 진보당 1.3%, 개혁신당 1.3% 순이었다. 기타 정당은 2.3%, 무당층은 12.2%였다. 민주당은 대구·경북에서 12.4%p, 부산·울산·경남에서 10.7%p, 대전·세종·충청에서 10.6%p, 전남광주·전북에서 5.8%p, 서울에서 2.2%p, 인천·경기에서 1.4%p 각각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전·세종·충청에서 12.3%p, 부산·울산·경남에서 8.5%p, 서울에서 5.8%p, 전남광주·전북에서 4.4%p, 인천·경기에서 1.9%p 각각 올랐다. 민주당은 20대에서 18.8%p, 40대에서 8.0%p, 60대에서 5.7%p, 50대에서 4.7%p 각각 내렸고, 70대 이상에서는 1.6%p 올랐다. 국민의힘은 20대에서 21.2%p, 40대에서 3.8%p, 60대에서 1.8%p, 30대에서 1.5%p, 50대에서 1.1%p 각각 상승했다. 민주당은 이념성향별로 진보층과 보수층, 중도층에서 10.0%p, 4.4%p, 3.9%p 각각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보수층과 진보층, 중도층에서 4.0%p, 3.3%p, 2.9%p 각각 올랐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에 대해 “여당으로서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과 2기 개각 인사 논란 등 국정 현안 부담이 겹치며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연동해 20대 청년층 및 진보층의 큰 폭 지지 이탈로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정부의 2기 개각 인선 논란 등 국정 현안에 대한 반사이익 속에 20대 청년층과 충청, 부·울·경 지역층이 대거 결집하며 지지율 상승을 이끈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모두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4.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률은 3.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비례 겸직·사당화 논란’ 용혜인, 장관 후보자 사퇴…지명 2주 만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지난달 30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2주 만이다. 용 후보자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용 후보자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여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여기서 멈추는 것이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그리고 민주진보진영 내 연대의 정신을 이어 나가는 데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저 용혜인은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저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의 사퇴는 최근 여권 내에서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악화한 여론 등을 이유로 후보직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예정된 고위 당정협의에서 김민석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용 후보자와 관련한 여론 악화 상황을 전달할 것이란 관측도 전날부터 제기됐다. 용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겸직 문제와 기본소득당 사당화 논란 등에 휩싸였다.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커졌고, 결국 후보자 스스로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용 후보자의 사퇴로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가족부 장관 인선도 다시 원점에서 후보자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팩트체크] “난 야당 의원”이라는 한동훈·용혜인, 사실일까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스스로를 “야당 국회의원"으로 규정하며 총리실의 사찰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의원이 자신의 발탁을 “야당 현역 의원 지명"이라고 표현했다. 두 사례 모두 공식 기록상의 소속과 실제 발언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아이러니한 것은 연일 저격수로서 야당 성향을 드러내는 한 의원이 야당이 아니고, 사실상 여당과 의견 대립이 없는 용 의원이 야당에 해당된다는 사실이다. 한 의원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총리실 소속 이병호 기획총괄과장이 자신의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질문한 사실관계를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따져 물었다. “총리실이 야당 국회의원을 사찰하느냐"는 취지였다. 한 총리는 상황을 파악한 뒤 문제가 확인되면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문제는 한 의원의 현재 신분이다. 한 의원은 지난 6·3 보궐선거에서 부산 북구갑 무소속 후보로 당선됐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다른 정당에 입당하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 공식 기록상 신분은 무소속이다.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정치적 행보를 한다고 해서 법적 신분까지 야당 의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무소속 의원'이나 넓은 의미의 '야권 인사'라는 표현은 가능하지만, 정당 소속을 전제로 한 '야당 소속 국회의원'은 다른 문제다. 용 의원을 둘러싼 논란도 비슷한 맥락이다. 용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야당 현역 의원을 장관으로 지명한 사례"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대통령이 야당 현역 의원을 내각에 기용한 여야 협치 사례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용 후보자의 당선 이력은 야당 후보로서의 당선과는 거리가 있다. 용 후보자는 2020년 21대 총선과 2024년 22대 총선 모두 기본소득당 자체 후보로 당선된 것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후보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정당 차원의 제명 절차를 거쳐 원 소속인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하는 과정을 두 차례 반복했다. 그 결과 기본소득당은 원내 의석을 가진 정당이 됐고, 정당 국고보조금 지급 기준에서도 원내 정당 지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용 의원이 자신의 지명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DJP 연합'에 비유한 대목도 논란이 됐다. 용 후보자는 독자적인 세력으로 성장한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해 장관을 배출한 경우가 아니라, 두 차례 모두 민주당 계열 비례연합정당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한 경로를 거쳤다. 기본소득당은 조국혁신당·진보당과 마찬가지로 '범여권'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과거 국회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 표결 시 여당에 표를 몰아줬다. 두 사례는 출발점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정치적 위치와 공식 신분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서는 소속 정당보다 정치적 위치를 앞세운 표현이 흔히 쓰인다. 여당을 비판하면 야당, 정부와 대립하면 야권이라는 식이다. 현직 국회의원의 공식 신분은 정치적 수사로 바뀌지 않는다. 한동훈 의원은 무소속이고, 용혜인 후보자는 기본소득당 소속이다. 두 사람이 정부와의 관계를 설명하며 자신을 '야당 의원'의 위치에 놓을 수는 있다. 다만 이 표현을 공식적인 정당 관계나 당선 배경을 설명하는 말로 그대로 사용하면 사실관계와는 달라진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호르무즈 파병 논란에 범여권 분열 조짐… 李, ‘노무현의 길’ 가나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를 둘러싸고 범여권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 당시 한미동맹과 진영 내 반발 사이에서 고뇌했던 길을 이재명 대통령도 걸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동참 요구에 따라 현지 정세 파악과 우리 국민 및 선박의 안전 점검을 명목으로 현지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구체적인 파병 검토 수순에 착수했다.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출동해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장하거나 해상초계기 및 별도의 함정을 추가 파견하는 방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가운데, 정부는 국익과 한미동맹의 실익을 따지며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문제는 범여권 내부에서는 거센 반발 기류가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친문(친문재인) 구분 없이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먼저 반대의 목소리를 낸 건 친문계 이기헌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에 파병 동의 요청이 오면 국익과 헌법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같은 친문계인 김영배 의원은 지난 9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헌법 60조 2항에 보면 '파병을 할 때 국회 동의를 받아야 된다' 이렇게 돼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저는 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명계에서는 송영길 의원이 반대에 섰다. 송 의원은 같은 날 뉴스명당에서 “이라크 전쟁 때보다 더 명분이 없다"며 “우리가 침략 전쟁을 반대하도록 헌법 5조에 명시돼 있을 뿐 아니라 이게 유엔 결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나 일본도 다 손사래를 치는 상황"이라고 했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의원도 전날(11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호르무즈 파병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이 아무리 요구한다고 해도 끌려가서는 안 된다"며 파병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해당 방송의 진행자인 범여권 스피커 김어준씨 역시 “저는 파병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여당 일각의 우려에 이어 범여권 진보 정당들까지 파병 반대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와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표는 전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조차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을 파병하지 않았다"며 “국민주권정부를 자임하는 이재명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밀려 불법적인 침략 전쟁을 지원하는 파병을 검토할 수 있느냐"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어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검토를 즉각 중단하고 파병 불가를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시민사회계에선 반미(反美) 투쟁까지 언급되며 반발 수위가 극에 달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친형인 김민웅씨가 상임대표로 있는 촛불행동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 정부를 향해 “우리 대한민국은 그 전쟁에 가담할 생각이 1도 없고 미국의 강요에 굴복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며 “미국이 계속 우리를 이렇게 압박한다면 미국은 여기 한국 땅에서 거대한 반미 투쟁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 지지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도 “파병은 대통령을 위해서도 국민들이 반대해야 한다" “이란 파병은 잼(이 대통령)의 정치생명을 끝내려는 미국의 기획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과 똑같은 기시감이 (든다)" 등의 우려 섞인 반응이 나왔다. 전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반대 응답(55%)이 찬성 응답(32%)보다 우세한 가운데, 이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층 66%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69%가 파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범여권의 집단적 반발 움직임을 두고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이라크 파병' 사태가 23년 만에 재현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동맹과 국익이라는 현실적 상황과 진영 내 반발이 충돌하는 상황이 원색적으로 닮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핵 위기 속 한미동맹을 명분으로 이라크 전쟁 파병 결정을 내릴 당시 진보 진영은 거세게 요동쳤다. 당시 열린우리당 창당을 추진 중이던 통합신당 소속 임종석 전 의원은 파병 철회를 요구하며 12일간 단식농성을 벌였고, 범여권 의원 60여명이 집단으로 파병 반대 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진보 진영이 사실상 분열 상태에 빠졌다. 진보 단체와 시민사회 역시 파병 반대를 외치며 정권을 향해 '배신'이라는 비난을 퍼부었고, 대학가와 시민사회 전반으로 거대한 파병 반대 여론과 시위가 확산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서전 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고통스러워했던 결정이 이라크 파병이었다"고 회고할 만큼 진영 내부의 거센 저항에 직면해야 했다. 2004년 2월 자이툰부대 추가 파병 당시 집권 2년 차인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 정국을 두고 “노무현 정부 때하고 똑같은 상황"이라며 “이 대통령이 얼마나 설득을 잘 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에서 (파병 동의에) 이탈표가 나오는 만큼 국민의힘 표로 보충이 될 테니 동의안 통과 자체는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해외 파병 동의안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최종 가결된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9.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서울시장 후보 정청래? 하수의 전략”…‘석청 갈등 재점화’ 김민석 노림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면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전 대표의 미묘한 긴장 관계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8·17 전당대회에서 당권 경쟁을 벌인 데 이어 당 전략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고, 이번에는 김 대표의 수첩에 정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일각에서는 정 전 대표를 서울시장에 내보내려는 것이 사실상 '정적 죽이기'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정 전 대표가 민주당 내에서 높은 인지도와 조직력을 갖춘 중량급 정치인인 만큼, 당의 선거 경쟁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언론은 최근 김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수첩을 살펴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김 대표의 수첩에는 '서울시장 후보'라는 문구 아래 첫 줄에 '훈식', '원식', '청래'로 읽히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이는 각각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원식 전 국회의장, 정청래 전 대표를 의미한다. 김 대표는 이후 민주당티비를 통해 수첩에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기존에 거론되던 '플레이어'들과 새롭게 생각해볼 만한 인사들의 이름을 적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역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군을 검토하는 과정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정 전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전당대회 때 네거티브로 그렇게 때렸으면 됐지, 전당대회가 끝났고 이겼으면서도 진 사람을 왜 자꾸 때리냐"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8·17 전당대회 이후 잠시 가라앉았던 이른바 '석청' 구도를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가 승리했지만 정 전 대표와의 격차가 압도적이지 않았던 만큼 두 사람의 경쟁 관계가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져 왔다. 실제 전당대회 이후에도 당 전략을 둘러싼 이견은 이어졌다. 지난달 27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는 김 대표가 강조해 온 중도·보수층 확장 전략 등을 놓고 당내 이견이 표출됐다. 전당대회가 끝났다고 해서 당내 권력지형을 둘러싼 긴장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여기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이 새로운 변수가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향후 항소심과 대법원 판단에 따라 시장직 상실이 확정될 경우 내년 4월 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의 수첩에서 정 전 대표의 이름이 확인되면서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현실화할 경우 민주당으로서도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수 있는 만큼, 정 전 대표를 후보로 검토하는 것이 단순한 후보군 검토를 넘어선 정치적 계산 아니냐는 것이다. 신주호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MBC라디오 '조승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김 대표의 수첩이 언론에 노출된 것을 두고 당내 정적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대변인은 “서울시장 후보로 정청래 전 대표 이름을 썼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경쟁자를 사지로 몰아가는 정적 제거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에서 잠시 떨어져 있으라'는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민석 대표 입장에서 '다음 대선은 내 몫이다, 당신은 서울시장으로 비껴나라. 당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라'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김 대표가 실제로 정 전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고민하고 있다는 전제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종근 평론가는 본지에 “실제로 생각한다면 하수"라며 “지금은 정청래 쪽과 부딪힐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장의 유불리를 떠나 함께 전당대회를 뛰었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고민하기 전에 함께 식사를 하는 게 먼저"라며 “자기가 마치 체스를 두는 양 주인공인 것처럼 정청래를 체스의 말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하수"라고 말했다. 다만 정 전 대표의 이름이 후보군에 포함된 것을 '정적 제거'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대표가 정 전 대표를 의도적으로 곤경에 빠뜨리려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본지에 “(김 대표가 정 전 대표를) 골탕먹이려고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강훈식, 우원식도 날려버리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첩 논란을 앞선 워크숍 등 당내 신경전의 연장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 전 대표는 당 대표를 지낸 데다 높은 인지도와 조직력을 갖춘 중량급 정치인이다.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정 전 대표를 후보군에 포함시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선택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김 대표에게도 정 전 대표는 단순한 경쟁자로만 규정하기 어려운 존재다.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울 경우 전당대회에서 경쟁했던 세력을 끌어안으면서 당내 통합을 도모할 수 있고, 서울이라는 상징성이 큰 선거에 중량급 인사를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 전략상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후보 검토가 실제 공천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다시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가 정 전 대표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할지, 정 전 대표가 후보 제안을 받아들일지, 또 당내 경선이나 전략공천 등 구체적인 공천 방식이 어떻게 결정될지가 두 사람의 관계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정 전 대표에게 서울시장 출마 역시 기회와 위험이 공존한다. 승리할 경우 전국적인 정치적 존재감을 다시 확보하고 차기 정치 행보의 공간을 넓힐 수 있지만,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출마한 뒤 패배할 경우 정치적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집권여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할 경우 후보 개인뿐 아니라 당내 영향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수첩에 정 전 대표의 이름이 왜 적혔느냐보다 김 대표가 정 전 대표를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대할지에 있다. 경쟁자로서 견제할지, 선거를 위해 활용할 정치적 자원으로 볼지에 따라 두 사람의 관계뿐 아니라 김민석 체제의 당내 운영 방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실제로 성사될 경우 후보 검토와 공천 과정은 두 사람의 관계를 다시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당대회와 워크숍을 거치며 이어진 김 대표와 정 전 대표의 긴장이 서울시장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어떤 형태로 재편될지 주목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보궐 99.9%” 김민석 공세에…오세훈이 꺼내든 ‘86조원’ 승부수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당의 사법 리스크 압박에도 정쟁 대신 정책과 법리 대응을 통해 정국 돌파에 나선 모습이다. 보궐선거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고 정책 성과와 당을 뛰어넘는 개인 지지율로 사면초가의 난국을 헤쳐 나가겠다는 셈법으로 풀이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조기 보궐선거 공세에 대한 오 시장의 답은 86조원대 시정 청사진이었다. 오 시장은 전날(10일) 서울시청에서 2030년까지 총 86조1000억원을 투입해 서울을 세계 3대 도시로 끌어올리겠다는 최상위 전략인 'G3 서울플랜'을 전격 발표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같은 날 유튜브 채널 '민주당티비'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99.99% 있다고 본다"며 압박 수위를 올린 직후 나온 행보였다. 오 시장은 G3 서울플랜 시민보고회에서 “지금 서울 앞에 놓인 과제들은 결코 쉽지 않다"면서 인공지능(AI) 전환과 기후위기, 인구구조 변화, 글로벌 인재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100대 핵심과제를 제시하며 “선언이 아닌 성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사법 리스크 공세를 높이던 김민석 대표조차 이날 충북도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 시장의 1심 판결 이후 G3 플랜에서 담고 있는 좋은 내용들도 많이 있다"며 “그러한 노력은 평가한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여당의 사법 리스크 공세에 직접 맞대응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기보다 흔들림 없이 시정을 챙기는 '일하는 행정가' 이미지를 각인해 사법 리스크 프레임을 무력화하겠다는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오 시장의 이러한 면모는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당내 현안이나 중앙 정치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던 오 시장은 지난 7월 22일 1심 당선무효형 선고 이후 메시지의 방향을 정밀하게 다듬은 모습이다. 과도한 정치적 언사를 자제하는 대신 서울시와 관련된 정책적 사안이나 민생 행정에만 메시지를 집중하며 일하는 시장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고 있다. 지난 두 달 동안 오 시장이 SNS에서 대정부 공세를 높이던 사안은 정부의 주거 및 부동산 정책에 집중됐다. 사법 리스크 속에서 보여준 오 시장의 차별화된 정책 행보는 지지율 지표 변화로 입증됐다. 오 시장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날 발표한 8월 광역단체장 정당지표 상대지수 조사에서 120.8점으로 전국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중 1위를 기록했다. 상대지수가 100을 넘으면 단체장 개인의 직무수행 평가가 소속 정당의 지역 지지율보다 높다는 의미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천지일보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범야권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해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오 시장은 17.1%로 선두권을 차지했다. 이어 한동훈 무소속 의원(16.8%),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13.4%), 이진숙 의원(9.6%), 김태규 의원(2.7%) 순이었다. 이와 관련,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오 시장이 시정을 잘 끌고 가고 있다고 평가받는 건 부동산 문제에서 중앙 정부와 대립하는 모습이었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오 시장이 지난 5년간 해왔던 민간 중심 공급 등의 성과와 대비되면서 시민들이 정책적 효능감을 갖게 된거 같다"고 말했다. 정책 성과와 지지율 상승세에 더해 오 시장 측은 진행 중인 항소심 등 사법 리스크 대응에서도 법리적 무죄 입증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7월 22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오 시장 측 변호인단은 1심 판단의 전제부터 오판이라고 지적한다.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이 2021년 1월 명씨에게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를 요청했다고 판단했지만, 오 시장 측은 통화 가능 시간대에 현장 방문 등의 공개 일정과 명씨 진술의 번복을 근거로 '직접적 물증 부재'와 '진술 신빙성 결여'를 주장했다. 재판부조차 명씨 진술을 온전히 믿기 어렵다면서도 일부만 취사선택해 유죄 판단에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유죄로 인정된 여론조사 결과가 가장 먼저 전달된 상대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며, 이를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 측은 지난달 21일부터 진행된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은 직접 증거가 없고 명씨의 일방 진술과 주변 정황만을 근거로 유죄를 내렸다는 허점을 집중 공략해 오 시장의 무죄를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향후 판결에서)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며 “직접적인 물증 증거 하나 없이 명태균의 말 한마디만 믿고서는 저렇게 1심 판결을 내렸다. 법조인들도 1심 판결에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는 만큼 법리 중심으로 객관적 진실들이 바로잡힐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리얼미터 조사는 7월 28~31일과 8월 28~3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만44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임의걸기(RDD) 자동응답전화 방식으로 실시, 광역단체별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3%p이며, 응답률은 3.4%다. 코리아정보리서치-천지일보 여론조사는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100%)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며, 응답률은 3.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써본 사람’만 믿는 이재명식 실용…여의도서 막히는 ‘행정가’ 마이웨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단행한 6개 부처 개각을 두고 정치권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실무 능력을 중시하는 '성남·경기식' 인사 스타일을 중앙 정부에도 그대로 이식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무직 장관 후보자들의 과거 행보가 야당의 집중 타깃이 되면서 인사청문회 정국의 험로가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내정한 기획재정부 이형일, 국토교통부 홍지선 장관 후보자는 해당 부처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로,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고려한 포석으로 읽힌다. 실무 경험이 풍부한 관료를 중용해 당면한 민생 경제 현안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이 대통령이 과거 지자체장 시절부터 보여온 '일 잘하는 사람을 다시 쓴다'는 인사 원칙과도 맥을 같이 한다. 반면 정치인 출신 후보자들을 향한 시선은 차갑다. 특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의원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 용혜인 의원을 두고 야당은 거세게 반발해 고발전까지 이어졌다. 민주당 소속인 김승원 후보자는 그간 검찰 개혁 등 사법 제도를 두고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온 인물이다. 김 후보자가 지휘권 불행사 카드를 꺼내 들며 진화에 나섰지만, 야권은 송곳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용혜인 후보자의 경우 '상징성'과 '경험'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청년 세대와 여성을 대표한다는 상징성은 인정받지만, 행정 경험이 전무한 30대 현역 의원이 거대 부처를 장악하고 정책을 이끌어갈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특혜·공정성 논란이 확산하면서 청년층의 실제 요구와 괴리가 있는 인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논란의 기저에는 이 대통령 특유의 '성남·경기식' 인사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본인이 직접 업무를 맡겨보고 역량을 확인한 인물을 중용하는 '성과 중심적 회전무대' 방식의 용인술을 고수해 왔다. 실무 분야에서는 전문 관료를 통해 행정의 안정성을 꾀하되, 정무적 판단이나 개혁 동력이 필요한 자리에는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공유하는 측근을 배치해 국정 장악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번 개각에서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처럼 여야 대립이 첨예한 부처에 정치인 출신을 내정한 것은 정책적 전문성보다는 정무적 돌파력에 방점을 찍은 결과로 풀이된다. 대통령이 신뢰하는 '내 사람'을 통해 국정 현안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인사 메커니즘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지자체장 시절에는 임명권자의 결단과 내부 발탁만으로도 충분한 동력을 얻을 수 있었으나, 중앙부처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엄격한 검증대와 국민적 여론의 향배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사일수록 야당의 견제 심리는 강해질 수밖에 없으며 과거의 정치적 발언이나 행보 하나하나가 국정 운영 전체의 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이 역대급 막장 인사에 김현지 실장이 개입했다면, 청와대는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단행된 개각이 국정 쇄신의 신호탄이 되기보다 정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형국은 청와대로서도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김승원 후보자의 정치적 선명성과 용혜인 후보자의 자격 논란이 청문회 정국을 압도하면, 관료 출신 후보자들을 통해 보여주려 했던 '실용주의' 기조마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정된 범위 내의 인재 풀과 정무적 판단 부족이 청문회 전부터 인사 논란을 낳고 있다"며 “후보자 낙마까지 이어질 경우 실제 인사를 누가 주도했는지를 둘러싼 논쟁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연임 안 한다” 대신 “임기는 제한”…李 ‘모호한 선 긋기’, 왜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개헌과 연임 논란을 둘러싸고 직접적인 '연임 불가' 선언 대신 현행 헌법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입장을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사실상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에서는 대통령 본인의 정치적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말 돌리기'라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연임 논란을 종식하기보다 개헌 논의와 자신의 임기 문제를 분리하려는 정치적 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해외 순방 일정을 취임 초 집중적으로 잡은 이유를 설명하며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정상외교의 효과를 임기 초부터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었지만, 최근 정치권에서 개헌과 대통령 연임 문제가 계속 거론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해석이 뒤따랐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0일 MBC라디오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성 수석은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고 해서 대통령 연임이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헌법에 이미 금지돼 있는 것"이라며 현행 헌법에 따른 임기 제한을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정작 자신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연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왜 이렇게 해외순방을 자주 다니느냐고 질문하니까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답변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말 돌리기를 언제까지 듣고 있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결국 같은 발언을 놓고 청와대는 '현행 헌법상 연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고 해석하는 반면, 야권은 '대통령 본인의 정치적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이라고 맞서는 형국이다. 현행 헌법상 대통령 임기는 5년 단임이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개정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다는 규정도 있다. 법률적 차원에서만 보면 이 대통령의 현 임기가 끝난 뒤 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현행 헌법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현행 헌법상 불가능하다'는 설명과 '대통령 본인이 다시 출마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성격이 다르다. 전자가 현재의 헌법 질서를 설명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대통령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명시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해 앞서서도 직접적인 연임 포기 선언에는 선을 그어왔다. 지난 4일 청와대 시민사회 간담회에서 '연임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어떠냐'는 취지의 질문에 “도둑질은 안 하겠다고 하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인데 그런 말을 굳이 해야 하나"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프랑스 발언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연임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지도 않았지만, 반대로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담은 '연임하지 않겠다'는 표현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같은 발언 방식에 대해 “두 가지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며 “실제로 연임에 대한 생각이 여전히 있거나, 반대로 이 문제를 통해 야당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해석만으로 이 대통령에게 실제 연임 의도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 공개된 발언만으로는 이 대통령의 개인적인 의도를 확인하기 어렵고, 현행 헌법상 임기 제한을 강조했다는 사실 자체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발언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이 대통령이 개헌 자체에 대한 찬반이나 자신의 연임 여부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현행 헌법'을 기준으로 답했다는 점이다. 개헌을 통해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권력구조를 변경하는 문제와 현직 대통령인 이 대통령의 재출마 여부는 제도적으로 별개의 사안이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개헌 논의와 자신의 임기 문제를 직접 연결할 경우 개헌 논의가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을 위한 개헌'이라는 프레임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현행 헌법에 따른 임기 제한을 강조하면 개헌 논의 자체와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일정 부분 분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연임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 반드시 연임 의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오히려 개헌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자신의 임기 문제와 연결되는 것을 피하면서 정치적 부담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에 “어떤 논쟁이 있을 때 마침표를 찍는 게 대통령"이라며 “갈등을 끝낼 의지가 있다면 '내 임기 동안에는 하지 않겠다'고 직접적으로 밝힐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여지를 주는 이유가 무엇인지가 쟁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이 요구하는 것도 법률적 설명이 아니라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밝히라는 것"이라며 “현행 헌법상 임기가 제한돼 있다는 사실은 정치권 모두가 알고 있는 만큼 대통령의 직접적인 확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대통령 입장에서 자신의 연임 여부를 지금 명확하게 선언하는 것이 반드시 정치적으로 유리한 것도 아니다. 이 대통령이 “다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직접 밝힐 경우 연임 논란 자체는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여권 내부의 관심이 차기 구도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임기 초반부터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종착점을 명확히 선언하면 여권 내에서는 차기 주자와 후계 구도에 대한 논의가 예상보다 일찍 시작될 수 있다. 아직 상당한 임기가 남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차기 경쟁을 조기에 촉발할 정치적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결국 현재까지 이 대통령의 발언만으로 연임 의사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 대통령이 두 차례에 걸쳐 '연임하지 않겠다'는 직접적인 표현보다 현행 헌법과 임기 제한을 강조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개헌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이 같은 입장 차이는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쟁점은 이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와 차기 구도에 대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정치적 입장을 확정할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병헌의 체인지] 벌써 ‘레임덕’이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이유

대통령의 집무실에는 문이 많다. 그 문을 통과하려는 사람도 많다. 칭찬을 들고 오는 사람, 좋은 숫자를 들고 오는 사람, 대통령의 생각이 옳았다는 보고서를 들고 오는 사람들이다.정작 대통령에게 필요한 사람은 따로 있다.“대통령님, 그건 아닙니다." 이 말을 들고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강한 대통령이다. 판단이 빠르고 결정하면 밀어붙인다. 디테일까지 직접 챙기는 '일잘러' 이미지도 두드러진다. 여당의 의석도 든든하고 뚜렷한 2인자도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이 마음먹으면 정책을 움직일 힘이 충분하다.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권력이 강할수록 대통령에게 “아닙니다"라고 말하기 어려워지 때문이다.처음에는 참모가 반대한다. 대통령이 듣지 않으면 다음에는 표현을 순화한다. 그래도 소용없으면 보고서에서 빼버린다. 결국 대통령 책상에는 좋은 뉴스만 올라온다. 현장에는 빨간불이 켜졌는데 대통령 보고서는 초록색이다. 지지율도 계속 빠지는 추세로 돌아선지 꽤 됐다. 권력의 위기는 여기서 시작된다.최근 정치권 일부에서 벌써 '레임덕'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집권 초반의 대통령에게는 지나치게 빠른 표현이 분명한데도 그렇다. 더구나 대통령의 권력 자체가 약해진 것도 아닌데…. 레임덕을 단순히 권력이 빠져나가는 현상으로만 보면 중요한 것을 놓친다. 진짜 위험은 국민의 목소리가 대통령에게 도착하지 않는 순간부터이다. 인사도 그래서 중요하다. 첫 조각에서 이재명 정부는 외교·안보와 산업·과학 분야 등에 경험과 실무 능력을 갖춘 인사를 배치하며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진영보다 능력을 보겠다는 기대도 있었다. 그 초심이 필요하다. 최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서 청와대가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야당이 왜 공격하느냐가 아니다.왜 이 사람이어야 하는가. 장관 후보라면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분야에서 무엇을 해봤는가.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가. 대통령에게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가. 충성은 능력을 대신할 수 없다. 유명세도 성과를 대신할 수 없다. 대통령과 가깝다는 것이 국가의 일을 맡길 자격증일 수도 없다. 특히 지금은 더욱 그렇다. 반도체가 경제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반도체의 봄이 대한민국 전체의 봄은 아니다. 서울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산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온도는 다르다. 청년은 일자리와 집값을 걱정하고 지방은 사람이 사라지는 것을 걱정한다. 대통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좋은 숫자를 설명해 줄 사람이 아니다. 숫자 밖의 국민을 보여줄 사람이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오면 “그런데 왜 골목은 춥습니까"라고 물을 사람, 부동산 대책이 나왔을 때 “정책은 맞지만 현장에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할 사람, 대통령이 아끼는 사람이라도 자격이 부족하면 “이번 인사는 접으셔야 합니다"라고 말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대통령도 달라져야 한다. 잘못된 정책을 고치는 것을 패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인사를 철회하는 것도 굴복이 아니다. 방향이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도 체면 때문에 계속 달리는 것이 더 위험하다. 자동차가 시속 50㎞로 달릴 때는 엔진이 중요하다. 200㎞로 달릴 때는 브레이크가 더 중요하다.이재명 대통령에게 성능이 뛰어난 엔진은 이미 있다. 추진력도 있고 권력도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브레이크다. 정치에서 가장 좋은 브레이크는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다.자신과 생각이 다른 유능한 사람을 쓰고, 그 사람이 반대할 자유를 주는 것. 대통령이 말해온 '통합'도 거기서 시작될 수 있다.통합은 여야 인사 몇 명을 섞어 사진을 찍는 일이 아니다.나와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이다.권력은 대통령에게 사람을 고를 힘을 준다. 그러나 좋은 대통령은 그 힘으로 자신에게 좋은 사람만 고르지 않는다. 나라에 필요한 사람을 고른다.그리고 그들에게 말할 자리를 내준다.“대통령님, 아닙니다." 그 한마디가 대통령의 귀에 계속 들리는 정부라면 아직 건강하다. 대통령의 귀가 열려 있는 동안 권력은 쉽게 늙지 않는다.레임덕은 권력이 약해질 때가 아니라, 대통령이 쓴소리를 듣지 않기 시작할 때 문앞에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시장 후보 청래’ 김민석, 또 보선 발언…“사법부에 가이드라인?” 법조계도 비난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99.99%의 확률로 치러질 것이라고 발언해 정치권과 법조계가 술렁이고 있다. 집권당 대표가 사실상 사법부에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민주당티비'에 출연해 “서울시장 선거와 강릉 국회의원 보궐 선거는 99.99%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내년에요'라고 묻자 “총선에 대한 책임도 있고, 서울과 강릉 보궐 선거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어서 그 준비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전날(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수첩에 '서울시장 후보'라며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우원식 전 국회의장의 이름 등을 적은 장면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김 대표가 오 시장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도록 사법부를 압박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리는 것을 기정사실로 해서 '오세훈 시장은 유죄'라고 여론몰이하고, 유죄 판결을 내리도록 사법부를 압박하는 시그널을 보낸 것 아니냐"며 “정부·여당은 졸렬한 야당 지자체장 흔들기와 사법부 압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법조계에서도 김 대표의 발언을 두고 술렁이는 분위기다. 부장판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본지에 “오 시장의 재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조금 자제할 줄 알고 자중할 줄도 알고 그러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만약에 집권당 대표가 판사한테 영향을 줄 의도를 가지고 그런 소리를 공개적으로 했다면은 그야말로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자신의 생각을 나타낸 것에 불과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검사 출신인 한 변호사 역시 “사법부에다 약간의 심리적 부담감을 줄 수 있어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 생각한다"며 “아직 1심밖에 안 나온 사건 아닌가.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올 수도 있는데 그렇게 너무 속단하는 거는 조금 과한 거 같다"고 말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7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를 통해 대납하게 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여당의 관측처럼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려면 오 시장이 대법원(3심)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당선무효형을 최종 확정받아야 한다. 공직선거법상 내년 4월 보궐선거가 열리기 위해서는 내년 2월 말일까지 형이 최종 확정돼야 한다. 핵심은 이번 재판이 특별검사에 의해 수사 및 공소 제기된 사건이라는 점이다. 현행 특검법상 특검이 기소한 사건은 타 재판보다 최우선으로 다뤄져 1심 6개월, 2심과 3심은 전심 선고일로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판결을 내리도록 하는 '6·3·3 원칙'을 따라야 한다. 법정시한대로 재판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경우 내년 2월 말 이전에 대법원 최종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만약 2월 말까지 3심에서 당선무효형 수준의 유죄가 나온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 7일에 치러지고, 항소심이나 상고심 절차가 지연돼 확정 시점이 내년 3월 이후로 넘어가면 다음 보궐선거는 내년 10월 6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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