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이억원 금융위원장·주병기 공정위원장 임명안 재가

이재명 대통령이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13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위원장과 주 위원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재송부 요청 마감일(11일)이 지나도 송부되지 않아 이 대통령이 어제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에 대한 인사청문 기간은 지난 8일로 종료됐다. 그러나 국회는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고, 이에 이 대통령은 11일까지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국회에 재차 요청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대통령은 기한 내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경우 10일 이내에서 기간을 정해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국회가 여기에도 응하지 않으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앞서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보고서 재송부 요청 마감일이었던 11일 브리핑에서 “두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해 소관 분야에서의 자질과 역량을 충분히 검증받았다"며 “국정 공백을 우려한 정부가 (보고서의) 채택과 송부를 재차 요청했는데도 (국회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김정은 “9차 당대회서 핵무력·상용무력 병진정책 제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년 열릴 제9차 당대회에서 핵무력과 상용무력(재래식 무기) 병진정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1·12일 국방과학원 장갑방어무기연구소와 전자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장갑방어무기연구소와 땅크(탱크)설계국의 합동 연구로 완성된 중요 핵심기술 개발 경과를 청취했다. 또 특수복합장갑 개발 실태와 “최종 도입 전 시험 공정"에 있는 지능형 능동방호종합체의 반응 시험, 효과적인 상부 공격 방어 구조물의 설계 방안을 비롯한 장갑방어 부문의 연구 실태를 파악했다. 김 위원장은 “지향성 적외선 및 전파교란장비와 능동 방호 종합체, 피동 방호 수단들이 성과적으로 개발 도입됨으로써 우리 장갑무력의 전투력은 비상히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당 제9차 대회는 국방건설 분야에서 핵무력과 상용무력 병진정책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국방과학원이 당의 강군 건설 로선을 높이 받들고 상용무력을 현대화하기 위한 사업에서 계속 기치를 들고나갈 데 대한 믿음"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이번 시찰에서는 각종 반탱크 미사일 실탄 사격에 의한 정면 및 측면, 상부 공격에 대응하는 신형 능동 방호 체계의 종합 가동시험도 진행됐다. 통신은 시험을 통해 “탐지 체계와 회전식 요격탄 발사기들의 반응성이 대단히 높으며 새로 개발된 능동 방호 체계가 매우 우월하다는 것이 실천적으로 검증되였다"고 자평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비행하는 대전차 무기 모의표적을 명중해 폭파시키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담겼다. 실제 전차의 외형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지능형 능동방호체계를 갖춘 신형 탱크 개발 현장을 찾은 것은 지난 5월 '중요 탱크 공장' 시찰에 이어 넉달 만이다. 전차의 능동방호체계는 적의 대전차 무기가 접근할 때 자동으로 반응해 요격하는 체계를 뜻한다. 당시 김 위원장은 최신 탱크와 장갑차로 교체하는 것은 “무력 건설과 육군 현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평양지구 제38훈련기지를 찾아 수도경비사령부 관하 저격수 구분대와 중앙안전기관 특별기동대 저격수 구분대 간 사격 경기를 참관했다. 김 위원장은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에게 “우리 무력의 전망적인 저격수 역량 양성 규모와 전군적인 저격수 편제 방안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관련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또, “현대전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훈련 방법과 혁신적인 교육 및 훈련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저격수들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이 우리 군대의 군사활동전반에 주는 영향 관계"에 대해 언급하며 “전문 저격수 력량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그 활동을 적극화하여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저격수 경기에는 리영길을 비롯해 노광철 국방상,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리정철 총참모부 부처장이 수행했다. 장갑방어무기연구소와 전자무기연구소 시찰에는 김정식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특수작전부대를 대규모로 파병한 후 특수작전부대 훈련 현장을 수시로 찾아 재래식 무장 현대화와 실전 훈련 및 전투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말에도 저격 훈련을 참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영주·봉화·영양 주민 만난 임종득 의원 “작은 민원도 정책에 반영”

경북 영주·봉화·영양 주민들의 생활 민원을 직접 챙기고 나선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영주·영양·봉화)이 '민원의 날'을 정례화하며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장에서 접수된 의견은 지방의회와 협력해 즉시 대응하는 한편, 제도 개선이나 예산 확보가 필요한 사안은 국회 차원에서 의정활동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영주, 봉화, 영양 지역사무소에서 '민원의 날'을 열고 지역 주민들과 직접 만났다. 매월 둘째주 토요일마다 정례적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위한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도로·교통 문제와 복지·환경 개선 요구, 행정 처리 지연 등 생활 민원이 접수됐다. 농촌 고령화 대책과 청년 정착 지원, 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 같은 정책 건의도 이어졌다. 주민들은 “정례 운영을 통해 현실적인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민원 상담에는 시·도의원, 군의원, 국회 보좌진도 함께 참여해 즉각 해결이 어려운 사안까지 기록·관리했으며, 임 의원은 직접 처리 과정을 확인하고 민원인과 통화해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임 의원은 “주민 한 분, 한 분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고 경청해 반드시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며 “생활 민원은 지방의원과 협력해 신속히 대응하고, 제도 개선이나 예산 확보가 필요한 사안은 국회 차원에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원의 날을 정례적인 소통 창구로 운영해 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현장 정치,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찾아가는 정책간담회'를 열어 마을과 단체를 직접 찾아 주민과 기업의 의견을 듣고, 이를 정책 설계와 예산 반영 과정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야당탄압 규탄” 국힘 대규모 집회…국회서 용산까지 장외 압박

더불어민주당이 합의를 파기하고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사실상 원안대로 처리한 데 반발해, 국민의힘이 12일 국회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당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약 5천명(당 추산)이 참석했다. 참석한 국회의원과 당원들은 '야당탄압 독재정치 정치보복 규탄한다', '야당 말살 특검 악법 대통령은 거부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에 이어 '삼통 분립론'을 다시 꺼내 들며 배후로 '개딸'을 지목했다. 장 대표는 “용산의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 그러나 대한민국에 보이지 않는 대통령은 개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의 한국인 구금 사태를 언급하며 “국민 손발이 묶여도 말 한마디 못 하면서 안에선 정치보복의 도끼를 휘두르고 있다"면서 “밖에 나가서 신나게 얻어터지고 집에 돌아와 가족에게 식칼을 휘두르는 꼴이다. 이건 나라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3대 특검법 수정 합의 파기와 관련해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겨냥, “참으로 몰염치한 사람"이라며 “강성 당원이 반대한다고 약속을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엎는 당 대표를 인정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는 '우파 연대론'도 제기됐다. 임이자 의원은 “우리도 뺄셈 정치는 그만하자. 전광훈 목사가 극우라고, 전한길 강사가 더 나갔다고, 이준석이 결이 다르다고 뺄셈 정치하면 진다. 이제 곱셈 정치하자"며 “작은 차이는 극복해서 함께 뭉쳐서 싸우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의 국회 규탄대회는 지난 4일 특검의 원내대표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에 항의해 같은 장소에서 열었던 집회 이후 8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규탄대회 직후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이동해 '정치보복 불법 특검 규탄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간] 유대인은 왜?...유대주의를 버린 유대인들의 비극

“유대 민족이라는 개념은 근대 시온주의의 발명품이다." 유대주의 전문가인 쉴로모 산드의 이 선언은 『유대인은 왜? ― 유대주의를 버린 유대인들의 비극』을 내내 관통한다. 이 문장을 따라 책을 읽어가다 보면, '유대인'이라는 이름이 어떻게 신화로 구성되고, 권력의 손에 쥐어진 무기로 변해왔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얼마나 파괴적인지를 직면하게 된다. “유대인은 왜?"라는 물음은 결코 유대인을 향한 혐오의 언어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유대인의 이름을 빌려 권력을 정당화하고 폭력을 은폐해온 언어의 역사, 그리고 그 역사를 반복적으로 소비해온 세계를 향한 물음이다. 박해와 신화의 기원 1부는 유대인의 박해사(史)를 다룬다. 소피 베시는 「2,000년의 고독」이라는 글에서 고대 로마 및 이집트의 유대인 추방, 중세 기독교의 '예수를 죽인 민족' 낙인, 근대 인종주의의 '과학적' 차별, 나치의 홀로코스트까지 이어지는 긴 박해의 궤적을 묘사한다. 유대인은 언제나 '타자의 타자'였다. 그러나 베시는 피해의 연속선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그는 오스만 제국과 마그레브에서 유대 공동체가 차지했던 사회적·문화적 기여를 상기시키며, 반 유대주의가 단일하고 보편적인 역사라는 통념에 균열을 낸다. 폴 헤인브링크는 '유대-볼셰비즘 신화'를 추적한다. 20세기 초 유럽에서 유대인을 공산주의와 동일시하는 음모론은 극우 정치의 주된 무기였다. 이 신화는 단순한 오해나 편견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재생산된 정치적 장치였다. 냉전기 반공주의와 신나치즘, 극우 포퓰리즘 속에서 신화는 옷을 갈아입으며 살아남았다. 오늘날 인터넷 공간에서 가짜뉴스와 혐오 담론으로 되살아나는 장면은, 과거의 괴물이 현재에도 계속 숨을 쉬고 있음을 입증한다. 신화로 세운 국가, 이스라엘의 그림자 2부는 시온주의와 이스라엘 국가를 정면으로 다룬다. 쉴로모 산드는 '유대 민족'이라는 정체성이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근대 시온주의의 발명품임을 논증한다. 민족이라는 허구가 어떻게 정치적 정체성으로 굳어졌는지를 보여주는 그의 글은, 민족주의 비판의 전범이 된다. 이드잇 제르탈은 홀로코스트 기억이 어떻게 정치적 면죄부로 변질되었는지를 드러낸다. 희생자의 기억은 성찰과 애도의 자리가 아니라, 현재의 점령과 폭력을 합리화하는 무기로 전도되었다. 제르탈의 글은 '기억의 정치'가 어떻게 도덕적 권위를 잃고 권력의 기술로 전락하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영국 런던대 교수인 질베르 아슈카르는 가자지구에서 반복되는 폭격과 학살을 예로 들며, 서구 자유주의 사회의 위선을 고발한다. 그는 “이스라엘 비판은 곧 반유대주의"라는 낙인이 어떻게 국제정치의 상식을 뒤틀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유럽의 정치적 침묵과 미국의 전략적 동맹이 어떤 파국을 초래하는지 증언한다. 현재의 정치적 현실은? 3부는 현재의 정치적 현실을 집중 조명한다. 세르주 알리미는 “진실을 말하면 반유대주의자로 낙인찍히는 기술"을 분석한다. 영국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이 이스라엘 비판을 이유로 정치적 중상과 배제의 대상이 된 사례는, 비판적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구조를 극명히 보여준다. 피에르 랭베르는 언론의 역할을 파헤친다. 언론은 '반유대주의'라는 도덕적 낙인을 증폭시켜, 비판의 언어를 위험한 발언으로 몰아간다. 공론장은 봉쇄되고, 권력은 안전해진다. 아녜스 칼라마르는 표현의 자유와 혐오 발언 규제의 긴장을 논한다. '보호'라는 명분이 어떻게 비판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변질되는지, 그는 국제 인권의 언어로 경고한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글은 실비 로랑의 「흑인과 팔레스타인의 거울」이다. 그는 앤젤라 데이비스, 말콤 X, 제임스 볼드윈, 휴이 뉴턴 등 흑인 지식인들의 팔레스타인 연대 발언을 불러내며, 억압받는 집단 간의 공명을 보여준다. 시카고 래퍼 빅 멘사가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거울 속 내 모습을 본다"고 말했을 때, 독자는 억압받는 자들이 서로의 상처를 알아보는 순간의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편집 책임자 그레고리 르젭스키는 서문에서 유럽 극우 정치인들이 이스라엘 우파와 손을 잡는 기묘한 풍경을 포착한다. “그들이 반유대주의자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우리 편이다." 이 냉소적 언명은 오늘날 권력의 언어가 얼마나 기묘하고도 위험하게 작동하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 책의 편집자 성일권은 “유대인은 왜?"라는 질문을 통해, 유대인 자체가 아니라 그 이름을 정치적으로 도구화해온 세계를 겨냥한다. 『유대인은 왜?』는 단순한 시사 기획물이 아니다. 그것은 역사적 심연을 가로지르며 현재의 정치적 위선을 꿰뚫는 지적 고발장이자, 동시에 윤리적 분별을 회복하라는 호소문이다. 이 책은 독자를 불편하게 한다. 그러나 그 불편은 단순한 거부감이 아니라 사유를 촉발하는 불편함이다. 책을 덮는 순간, “유대인은 왜?"라는 물음은 “우리는 왜?"라는 더 근원적인 질문으로 확장된다. 우리는 왜 타자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왜 증오를 정치의 도구로 삼는가. 김병헌 기자 bienns@ekn.kr

“당의 위기, 제 부족함 탓” 조국 비대위원장 취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된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11일 “비대위를 통해 새로운 혁신당으로 태어나라는 당원과 국민의 뜻을 실천하겠다. 반드시 그 길을 걷겠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날 당무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직후 입장문을 내 “당의 위기는 전적으로 제 부족함 탓으로 제가 많이 모자랐다"며 책임을 언급했다. 당내 성 비위 사건과 관련해서는 “다시 한번 당을 대표해서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든 것을 피해자와 국민 눈높이에 진실하게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피해자 지원 등 제도적 정비를 서두르겠다"고 약속했다. 강미정 전 대변인의 탈당에 대해서는 “강 전 대변인의 탈당이 너무나 아프다.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으며 “당이 돌아오고 싶은 공동체가 되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향후 비대위 구성 계획과 관련해 “빠른 시간 안에 비대위를 구성할 계획"이라며 “비대위 방향과 실천 과제는 첫 비상대책회의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권성동 체포동의안 본회의 통과

통일교 측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 표결 결과, 재석 177명 중 찬성 173명·반대 1명·기권 1명·무효 2명으로 통과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으나 권 의원은 투표에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율투표로 임했다. 범여권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표 1표는 권 의원 본인 표로 추정된다. 가결에 따라 권 의원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게 된다. 권 의원은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에서 “특검이 저에 대해 제기한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며 “지금 특검이 손에 쥔 것은 공여자의 허위진술뿐이며, 그래서 특검은 인민재판을 위해 여론전에 나섰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표결 당시 본회의장 밖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연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가결 직전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이는 정치 특검과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잔치에 바치는 선물로 이해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인신협, 언론 징벌적 손배제 추진에 강력 반대 “권력 감시 기능 위축”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핵심으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인신협은 1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우리 사회에는 이미 형법상 명예훼손죄,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유포죄 등 잘못된 보도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하며, 사실 적시 명예훼손까지 처벌하는 몇 안 되는 나라"라며 “이런 상황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추가로 도입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중복·과잉 규제이자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입법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과잉 규제는 필연적으로 소송 남발을 초래해 사실 확인이 필요한 의혹 보도조차 '허위조작'이라는 주장만으로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결국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은 근본적으로 위축되고, 최대 수혜자는 정치인, 고위 공직자, 대기업 등 권력과 자본을 가진 집단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개정안은 언론의 중과실이 인정되면 고의 여부와 관계없이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면서도 배상액 상한선을 두지 않았다"며 “다른 법률에서 배상액을 피해액의 3~5배 이내로 제한하는 것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가혹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악의적 허위보도가 아닌 오보에도 막대한 배상을 강제하고, 정치인과 공직자마저 손쉽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이번 안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안보다도 훨씬 강화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인신협은 “잘못된 보도로 피해를 본 시민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며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국민의 권익 보호가 아니라 권력층을 위한 방패막이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입법자가 불편한 보도를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인신협은 “표현의 자유와 권력 감시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피해자 구제를 강화할 수 있는 대안은 얼마든지 모색할 수 있다"며 “이 법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법이라면 일방적 강행이 아니라 사회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권력 비판의 목소리를 억누르는 순간 우리 사회는 자유로운 민주주의의 길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성명서] 언론 징벌적 손배제,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핵심으로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 강행 시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강력히 반대한다. 이 법안은 명백한 과잉 규제다. 우리 사회에는 이미 형법상 명예훼손죄,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유포죄 등 잘못된 보도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한다. 특히 한국은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명예훼손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한 몇 안 되는 나라다. 이런 상황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추가로 도입하는 것은 언론을 과도하게 중복·과잉 규제하는 것이며,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입법 남용이다. 이 같은 과잉 규제는 필연적으로 소송 남발을 불러올 것이다. 사실 확인에 시간이 필요한 의혹 보도조차 '허위조작'이라는 주장만으로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이는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근본적으로 위축시키며, 권력자와 공인에 대한 비판 보도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낳는다. 결국 이 법의 최대 수혜자는 정치인, 고위 공직자, 대기업 등 권력과 자본을 가진 집단이 될 것이다. 또한 언론의 중과실이 인정되면 고의 여부와 관계없이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고, 손해액의 배상 상한선조차 두지 않겠다고 한다. 이는 다른 법률에서 배상액을 피해액의 3~5배 이내로 제한한 것에 비교할 때 가혹하리만큼 지나친 규제다. 악의적 허위 보도가 아닌 단순 오보에도 막대한 배상을 강제하고, 정치인과 공직자마저 손쉽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이번 안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안보다도 훨씬 강화된 내용이다. 잘못된 보도로 피해를 본 시민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국민의 권익 보호가 아니라 권력층을 위한 방패막이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입법자가 불편한 보도를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다. 표현의 자유와 권력 감시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피해자 구제를 강화할 수 있는 대안은 얼마든지 모색할 수 있다. 이 법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법이라면 일방적 강행이 아니라 사회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합리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권력 비판의 목소리를 억누르는 순간 우리 사회는 자유로운 민주주의의 길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李 대통령, 취임100일 기자회견…“확장재정으로 ‘도약·성장’ 드라이브” 선언

취임 100일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난 100일을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시간"으로 규정하고 “앞으로는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취임 30일 회견 때 국정을 '회복·복원' 과정으로 자평했던 그는 “대통령의 1시간은 5200만 국민의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며 민생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0여 분간의 모두발언에서 '국민'을 13차례, '회복' 7차례, '정상화' 4차례 언급했다. 추경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로 소비심리가 7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회복됐고, 코스피 3000선 돌파 등 금융시장도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고 성과를 강조했다. 또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한·미·일 정상외교를 거론하며 “외교 정상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복귀를 알렸다"고 평가했다.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은 사전 약속 없는 무작위 추첨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우선 출범 100일 동안 발표한 6·27 대출 규제와 9·7 부동산 대책을 언급하면서 “칭찬도 비난도 없는 것으로 봐서는 잘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사실 수요 관리를 잘해야 한다. 공급을 무한대로 늘릴 수는 없다"이라며 “수요를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꾸고, 투기적 또는 투자 요인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일을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단발 대책으로는 안 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수요·공급 대책을 반복적으로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큰 방향은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첨단산업·일상경제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금융의 '대전환'"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컸던 대주주 양도세 기준에 대해선 “굳이 10억원으로 끝까지 유지할 필요는 없다"며 “국회 논의에 맡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7월 31일 세제 개편안에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하향하는 방안을 담았지만 주가 급락과 민주당 반발 등 논란 속에 현행 50억원 유지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특히 50억원 현행 유지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50억원 유지시)세수 결손 정도가 어느 정도냐 물어봤더니 2000억~3000억원 정도"라며 “주식시장이 그것 때문에 장애를 받는다면, 야당도 요구하고 여당도 그냥 놔두면 좋겠다는 의견"이라라며 “이유는 잘 알 수 없지만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의 의지를 의심하는 시험지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굳이 끝까지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포트폴리오 분산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단일종목 기준을 크게 낮출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상속·증여세 완화 여부 질문엔 “일반적 상속세를 낮추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일괄공제·배우자공제 금액을 올려 세금 때문에 이사 안 가고 계속 살 수 있도록 하겠다. 상속세법을 개정하겠다"고 답했다. 세율 인하 대신 공제 확대에 무게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확장 재정에 따른 국가 부채 증대 우려에 대해선 “지금은 부채를 만들었을 때 100조를 만들었으면 이 돈으로 그 이상을 만들어 내서 얼마든지 갚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그렇게 해야 될 때"라며 “생산적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 씨앗 역할을 해서 몇 배의 국민 소득, 총생산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대미 통상 협상과 관련해선 “이면합의는 없다.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하지 않겠다"며 25% 자동차 관세 등 현안은 “후속 협상을 성실히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남북관계 개선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북한의 태도가 냉랭하다. 그게 우리의 현실"이라면서도 “특별한 진척은 없지만 끊임없이 (대화를 위해) 노력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대화가 열리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된다. 우리가 주도하겠다고 고집할 필요가 없고, 그래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얘기한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성상, (그의 집권이)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두의 대통령'을 자임한 이 대통령은 “성과의 공(功)은 야당에 돌려도 된다. 중요한 건 국민 삶의 개선"이라고 했다. 다만 “협치는 야합과 다르다"며 내란특검 등 헌정질서의 본질과 맞바꾸는 거래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뒤, 여야가 겹치는 공통 공약 이행을 위한 정책협의회를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혹평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00일은 '회복의 100일'이 아니라, '민주당 공화국 만들기의 100일'"이라며 “더욱이 정청래 여의도 대통령의 힘자랑에 여야 합의가 '구겨진 휴지 조각'이 됐다"고 비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율의 정치 내시경] 협치의 착시와 리더십의 시험대: 이재명 정부 100일의 명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여야 대표가 만났다.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라고 말하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결국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악수를 나눴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의 이번 만남에서는 여야가 참여하는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협치의 시동'이라 평가하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협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과거에도 여야 협치를 표방하며 여야정 협의체 등의 기구를 가동하려 했지만, 성공한 사례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이번 회동은 여야 대표가 자발적으로 만난 것이라기보다는, '만나지 않으면 비난받을 수 있다'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성사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를 방증하듯, 회동 다음 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정청래 대표는 국민의힘 해산을 거론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이재명 대통령은 답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통령으로서는 여야가 실질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때로는 합의에 도달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취임 후 100일을 돌아보면 그 기대는 더욱 절실했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100일은 대통령의 구상과 여당 내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 반복된 시간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여권이 '개혁'으로 명명한 검찰 개혁만 봐도 그렇다. 대통령과 정부는 속도를 조절해 가며 개혁을 추진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여당은 '속전속결'을 고수했다. 실제로 지난 8일의 결과를 보면 여당의 입장이 관철된 셈이다. 9일 자 중앙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검찰 개혁 후속 입법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과 정청래 대표 사이에 신경전이 있었다고 한다. 양측 모두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견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대통령과 여당의 입장이 반복적으로 엇박자를 내는 것은 출범 100일밖에 되지 않은 정부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역할 분담'이라고 해석하지만, 필자는 그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최근 나타나는 여러 징후를 보면 단순한 역할 분담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 공직자들을 향해 한 고위 공무원이 “찐윤" 또는 “오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단순한 이견이 아닌 대통령에 대한 비난에 가깝다. 이는 '역할 분담'이라는 틀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런 이유에서 일부는 여당이 대통령을 오히려 압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했든 그렇지 않았든, 대통령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여당이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0일간 중도 세력까지 아우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여당에 의해 거듭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국내 정치가 이런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외교 분야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이민단속국과 국토안보부 요원 500여 명이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와 LG 공장을 급습해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체포한 사건이 그것이다. 불과 얼마 전 한미 정상회담이 종료된 직후까지만 해도, 많은 국민은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통령실 역시 미국과의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미국 정부의 조치는, 신뢰 회복은커녕, 오히려 우리의 뒤통수를 친 것과 다름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 역시 재평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종합적으로 볼 때,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은 순탄하지 않았던 시기였다. 이 대통령이 '모두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은 평가할 수 있지만, 정치란 본질적으로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 영역이다. 그래서 안타깝다. 남은 4년 9개월 동안은 대통령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시기가 되길 바라는 이유다. 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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