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해킹’ 배후 지목된 北 김여정의 입장은

북한이 바이낸스 해킹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데 대해 거듭 반발하면서 미국에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대화 자체가 북한의 국익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4일 담화를 통해 “평화 수호를 위한 선택지에는 분명 대화가 포함돼 있지만 이는 우리에게 있어서 국가이익과 반드시 동일시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대화에만 매달리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장은 “지금 미국이 지속적으로 발신해오는 우리 국가에 대한 적대적 신호는 우리로 하여금 미국이라는 실체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재고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낸스 해킹 사건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연결 지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바이낸스 해킹 사건을 그 어떤 우연적이고 돌발적인 사고나 고립된 사안으로 보지 않으며 워싱턴의 변함없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연장선에서 고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악용해 모종의 정략적 수익을 얻으려던 미국의 악의적 기도는 정치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을 향해 적대시 정책 폐기를 거듭 요구하기도 했다. 김 부장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 포기가 모든 문제 해결의 대전제이며 기본 열쇠라는 데 대해 한두 번만 밝히지 않았다"며 “미국의 이번 행위가 역행성 행보라는 것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화 제의와 실제 대북 정책 사이에 모순이 있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그는 “대화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대결 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며 평화에 대해 논하지만 전쟁연습과 군사동맹 강화를 무엇보다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주권과 권익에 대한 존중을 회피하는 비신뢰적이고 적대적인 사람들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명백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향후 강경 대응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부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적대시 정책 실행에서 새로운 기록들이 세워지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우리의 반사적 대응에서도 새로운 기록들이 창조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바이낸스 해킹 사태를 둘러싼 김 부장 명의의 담화는 지난 2일에 이어 사흘 사이 두 차례 발표됐다. 앞선 담화에서도 김 부장은 미국의 주장을 “정치적 도발"이자 “황당무계한 낭설"이라고 일축하고, 미국의 적대적 태도를 여러 측면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이 최고위급 인사의 담화를 잇달아 내놓은 것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해킹 배후 공방을 넘어 대미 압박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대외 관계를 총괄하는 김 부장이 직접 대화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북미 간 대화의 가능성 자체는 열어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이낸스 해킹의 배후가 북한이라면 “북한과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문제 제기에 북한이 반발하면서도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이번 사태가 북미 간 접촉의 계기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민주당 ‘당론’ 조작기소특검법 5일 본회의 처리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3일 의원총회를 열고 '조작기소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오는 5일 국회 본회의 상정을 목표로 여야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작기소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며 “5일 본회의에 올리기 위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4월 '윤석열 정권 검찰청·국가정보원·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대장동 개발비리와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의혹을 비롯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수수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통계 조작 등 모두 12개 사건이 수사 대상으로 명시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는 추가 논의를 거치기로 했다. 당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된 만큼 당장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의원들의 의견을 더 수렴하겠다는 취지다. 김 원내대변인은 “여러 의원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원내에서 추가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민석 “신천지 3자 비밀연합 증거 없었다”…정청래 “사과하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지난 8·17 전당대회 당시 불거진 '신천지 개입설'과 관련해 “조사 결과 3자 비밀연합의 증거는 없었다"며 “혹여라도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당 차원에서 예정했던 조사 결과 보고도 취소됐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선원 조사단장이 신천지 관련 조사 결과를 보고하기로 했지만, 김 대표가 먼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박선원 의원의 보고는 오늘 일단 취소됐다"며 “이 과정에서 당원들이 상처를 받은 부분을 우려하는 의견도 의총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대표는 8·17 전당대회 과정에서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등 '3자 비밀연합'을 깨는 것이 전당대회의 본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친명계(친이재명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김 대표가 이 같은 주장을 내놓자 경쟁자였던 정청래 전 대표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정 전 대표는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3자 비밀연합의 근거가 없기 때문에 못 찾은 것"이라면서 “비공개 의총에서 숨어서 죄송하다 할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상처받은 당원에게 공개 사과하길 바란다"고 김 대표를 압박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정청래 ‘깃발론’에 민주당 술렁

더불어민주당의 권력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론으로 당내 이견이 커진 가운데 정청래 전 대표의 공개 행보가 겹쳤기 때문이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3일 유튜브 '민주당TV'에 출연해 “(합당 요구가) 일종의 당내 투쟁 수단처럼 제기됐다"며 “갑자기 시한을 박아서 얘기하는 방식이 실제로 도움을 주진 못할 거라고 많은 분이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 전 대표 시절 합당론이 무산된 데 대해 “일방 선언식으로 된, 과정과 절차가 무시된 것 때문에 그르친 측면이 기본"이라며 “합당을 전제할 수도 없고 더구나 시기를 전제할 수도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정 전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마치 제가 당원 주권을 도외시한 것처럼 왜곡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당내 투쟁 운운하시던데 가당치 않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합당 절차에는 반드시 당원들께 의사를 묻는 과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당론은 민주당의 차기 지도체제와 2028년 총선 공천 구상을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 합당 시점과 방식, 조국혁신당 인사들의 당내 진입 규모에 따라 세력 구도와 차기 지도부의 주도권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청와대와 민주당 내부의 온도 차까지 겹치면서 여권의 정치적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총선 앞두고 당권 경쟁 수면 위로 정 전 대표가 김 대표 취임 100일에 맞춰 성과와 지지율을 거론한 것은 지도부의 성적표를 당내 주도권 경쟁과 연결한 셈이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대표직을 내준 정 전 대표가 당내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지도체제 재편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합당론은 당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사안이다. 합당이 이뤄지면 혁신당 인사들의 입당과 경선 참여로 총선 공천 구도가 바뀌고, 기존 조직과 당원들의 정치적 영향력도 재조정될 수 있다. 합당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쪽에서도 시기와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정 전 대표가 지방선거를 함께 치르자며 합당을 제안했을 때도 당내 반발이 컸다. 2월 의원총회에서는 반대 의견이 우세해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가 중단됐다. 지방선거 이후 같은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김민석 지도부는 또 한 번 당내 이견을 조율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조국혁신당의 태도도 변수다. 혁신당은 민주당이 필요할 때마다 합당 카드를 꺼내는 방식에 거리를 두고 있다. 통합이 민주당의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한 수단으로 비치거나 혁신당의 독자적 위상을 약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면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을 향해 “결혼은 혼자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정 전 대표의 1월 합당론을 두고는 “당내 갈등에 혁신당을 소재로 이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국 전 대표를 비롯해 혁신당에서 이를 미리 안 사람은 없었다며 “식장부터 잡고 신랑·신부를 구하는가 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선 갈등 공개적 정치 쟁점으로 번져 합당론은 청와대와 여당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중진 의원들의 만찬에서 합당 문제가 거론됐고, 이 대통령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의에 다시 힘이 실렸다. 다만 김 대표 취임 이후 당내에 설치된 대통합추진 태스크포스(TF)는 아직 실질적인 진전을 내지 못했다. 10월 중순 양당 실무진 회동에서도 합당보다는 정책 연대가 주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합당의 정치적 효과를 둘러싼 계산도 엇갈린다. 정 전 대표는 2028년 총선에서 범여권 후보의 표 분산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반면 합당을 서두르면 혁신당의 독자적 위상을 인정하고 당내 공천 경쟁도 키워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는 지적이 있다. 혁신당의 지지율 상승을 민주당이 흡수하는 통합이 가능한지를 두고도 양당의 이해가 갈린다. 정 전 대표의 독자 행보를 향한 당내 견제도 공개적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깃발 발언을 두고 “전직 당 대표가 무슨 깃발을 들겠느냐"며 “민주당 단결 깃발을 들고, 백지장도 맞들어야 낫다"고 말했다. 이어 100일도 안 된 당 대표를 흔들 것이 아니라 도와서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갈등에는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적 영향력도 자리 잡고 있다. 정 전 대표의 발언이 친정청래계 인사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산하고,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이재명 정부 비판을 둘러싼 논쟁까지 겹치면서 여권의 노선 갈등이 공개적인 정치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당 운영에 반영할수록 중도층과 일반 유권자에게 전달되는 메시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 전 대표가 예고한 독자 행보에 내년 1월 합당 시점 주장까지 겹치면서 연말 당내 주도권 경쟁은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합당 논의가 당의 외연 확장으로 이어질지, 총선을 앞둔 세력 재편의 출발점이 될지 김민석 지도부의 대응에 이목이 쏠린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차기 대권 오세훈 18.4%·장동혁 13.6%·한동훈 12.6%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차기 대권 적합도에서 선두권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2일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비전코리아가 올리서치 의뢰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24명을 대상으로 여야 10인 중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직전 조사(10월 16~17일) 대비 6.7%p 상승한 18.4%를 기록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4.6%p 오른 13.6%,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6.1%p 하락한 12.6%로 집계됐다. 이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12.4%, 0.3%p↓),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7.5%, 1.2%p↑),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5.7%, 3.5%p↓), 송영길 민주당 의원(5.3%, 1.1%p↓),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5.1%, 0.5%p↑), 추미애 경기지사(2.4%, 1.5%p↓),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2.3%, 0.5%p↑) 순이었다. '적합 후보 없음' 9.2%, '잘 모르겠음' 3.4%, '기타 인물' 2.1%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오 시장 32.4%, 장 대표 27.8%, 한 의원 18.4%, 이진숙 의원 11.4% 등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 대표 35.3%, 송 의원 13.4%, 정 전 대표 11.1%, 조 원장 9.0% 등으로 조사됐다.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1.9% 하락한 35.8%, 부정평가는 2.6%p 상승한 61.3%였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은 0.1%p 내린 44.6%, 민주당은 0.4%p 하락한 33.5%였다. 해당 조사는 무선 RDD 10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국힘 당권 레이스 점화] 한동훈 “정당이 사적 서클처럼 운영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주최한 국회 세미나에 국민의힘 현역 의원 16명이 집결했다. 한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를 겨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의원이 세 결집 본격화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의원과 김기현·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한국정당학회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공동 주최한 '정당개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 16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주최자인 김기현·윤상현 의원을 비롯해 고동진·권영진·김건·김석기·박정하·박정훈·배현진·신성범·안상훈·우재준·이만희·조은희·주호영·한지아 의원 등이 자리를 채웠다. 원외 인사로는 당 지도부인 양향자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한 의원은 단상에 오르자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한 의원은 인사말에서 “정당이 사적 서클처럼 운영되고 있다"며 “이 당을 운영하는 데 당비보다 세금이 훨씬 더 쓰이는, 사실상 공기업을 몇몇 사람이 좌지우지하게 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화정 정치를 따르지 않는 정당이 더불어민주당이나 정권을 향해 '너희는 왜 민주공화정 무너뜨리냐' 이런 말 백날 해 봤자 소용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둔 듯 '공천' 문제도 정조준했다. 그는 “누가 당권을 잡든 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를 위해 공천하는 구조가 되기만 한다면, 누가 당으로 들어오고 누가 당권을 잡는지는 정말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며 “그러나 지금의 왜곡된 구조로는 누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서 진짜 이길 만한 사람이 선거에 나가지 못하고, 이상한 사람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두 가지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공천 배제에 대한 공포 △극단적인 팬덤정치로부터 집중 배제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공포 등을 거론하며 “이 두 가지 공포를 이겨내야 하는 것이 지금 정당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의 구조는 당 전체가 이기는 공천이 아니라 당권을 잡은 사람이 이기는 공천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그 구조를 제도적으로 타파해야 한다"며 상향식 공천의 법제화를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 16명이 집결한 세미나에서 한 의원이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을 두고 “조기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8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대표가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만큼, '전대 전 복당'을 위해 세 결집에 나선 한 의원과 그의 복당을 막으려는 장 대표 간 충돌은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국힘 당권 레이스 점화] 몸푸는 오세훈 “힘 합치지 못할 사람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국회 행사에서 당 안팎의 보수 인사들과 폭넓게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향후 당내 통합 논의에도 관여할지 주목된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정책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만나지 못할 사람이 없고 힘을 합치지 못할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요한 선거들을 앞두고 있다"며 “다음 총선에서 만에 하나 패배하면 저 무도한 정권을 또다시 연장시켜 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우리 당이 정말 미력이나마 힘을 모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동훈 의원과의 만남도 직접 제안했다. 오 시장은 전날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 가족의 빈소에서 한 의원을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2년 전 동영상이 자료화면으로 나올 정도로 뵌 지 오래됐다"며 “조만간 한 번 뵙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을 비롯해 우리 당 누구라도 찾아뵙고 고견을 들어서 어떻게 하면 힘을 모아 총선과 대선 승리의 기초를 마련할지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화합과 통합을 모색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항소심 무죄를 받은 오 시장의 정치적 위상 변화를 보여주듯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몰렸다.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 나경원·권영세·배현진·김재섭 의원 등 현역 의원 38명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토론회에서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정비사업을 둘러싼 국가유산청과의 갈등과 관련 “서울시가 객관적인 확인을 위해 공동 실측을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했다. 명백한 행정갑질"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의 재사과 문제에서도 적극적인 쇄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의 마음에 다가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들은 정말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실망하신 점이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입장을 정리하고, 그것이 두 번이 됐든 다섯 번이 됐든 못할 일이 없다"고 했다. 정책 현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각을 세웠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관련 '견디는 중'이라는 발언을 두고 “정책적 전환 없이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을 바라는 것은 가장 무능하고 지탄받아야 할 정책 행보"라고 비판했다. 미래대응기금 운용 방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말씀하신 방향으로 쓴다면 국가적 재앙이 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정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당대에 다 지출할 게 아니라 후대를 위해서 국부펀드로 쌓으시라"고 요구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국힘 당권 레이스 점화] ‘민생 예산’ 앞세워 연임 노리는 장동혁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민생 예산을 앞세워 중도층 공략에 나섰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빚더미 예산'으로 규정하고 134조원 감액을 추진하는 한편, 청년·안전·생계 등 5대 분야에 11조원 이상을 증액하겠다는 구상이다. 11월 예산국회를 계기로 민생 의제를 선점하고 정책 경쟁력을 부각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삶 해결 예산'을 발표했다. 그는 821조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에 대해 “역대 최대의 세수라고 하면서 역대 최대의 지출에, 역대 최대의 빚까지 내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빚더미에 앉히는 이재명 정권의 예산 폭주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미래대응기금 여유 자금 104조원, 100대 문제 사업 27조원, 국채 이자 비용 3조원 등 총 134조원을 감액하는 대신 5대 핵심 분야에 11조5924억원을 증액할 방침이다. 분야별로는 청년의 삶 3조4287억원, 국민 안전 2조9100억원, 국민 생업 2조8306억원, 일자리 1조2250억원, 생활 불안 해소 1조1981억원이다. 핵심 사업으로는 사립대·전문대 등록금을 국공립대 평균인 400만원대 수준으로 낮추는 반값 등록금(2조7337억원)이 제시됐다. 소방관 위험근무수당을 월 50만원 인상하고 노후 장비 교체 등에 2조4100억원을 투입하는 방안도 담겼다. 소상공인 지원과 공공 임대용 농지 매입 예산을 확대하고, 지방 기업 40개 신설과 가족돌봄 바우처 도입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예산안은 단순한 정부 견제 차원을 넘어 장 대표가 민생을 중심으로 당의 전선을 재편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대여 투쟁과 강성 지지층 결집에 무게를 뒀다면, 예산국회를 계기로 청년·소상공인·농민 등 생활 현안을 전면에 내세워 외연 확장을 꾀하는 모습이다. 정부 예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 예산을 제시해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장 대표의 행보는 민생 의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장외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고리로 강성 지지층 결집을 이어가는 한편, 전날에는 당무감사위원회를 발족하며 당내 조직 정비에도 착수했다. 중도층을 겨냥한 정책 행보와 핵심 지지층을 겨냥한 대여 공세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이다. 내년 당 대표직 연임 가능성을 시사한 장 대표로서는 민생 성과와 당내 장악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책 경쟁력을 통해 당의 지지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당무감사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움직임도 연임 구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예산국회는 정부 예산안 심사를 넘어 장 대표가 자신의 리더십을 입증하고 차기 당권 경쟁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E칼럼] 남북관계 경색, 지역 단위 기후협력으로 길을 찾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란 전쟁과 사우디아라비아·후티 간 무력충돌이 국제사회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역 분쟁이 주변국과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얽히며 확전 위험을 높이는 상황이다. 에너지 시설과 수송로에 대한 공격은 주민의 생존을 위협하고 세계경제에도 충격을 전한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한반도의 긴장을 낮추기 위한 노력은 더욱 절실하다. 남북과 북미 관계가 국제적 대립에 휩쓸리지 않도록 협력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같은 민족으로서 한반도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고 함께 살아갈 조건을 마련하는 것은 남과 북의 책임이다. 외부 여건의 변화만 기다리기보다 당사자가 먼저 가능성을 찾고 제안하는 주도성이 필요하다. 그동안의 협력 방식도 돌아볼 때다. 2016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2020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정치·군사적 갈등이 경제협력과 대화의 통로를 함께 닫아버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다양한 민간 교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협력의 기대는 큰 합의와 상징적인 사업에 집중됐다. 큰 합의를 추구하면서도 주민 생활에서 편익을 확인하고 관계를 이어갈 기반을 두텁게 만들어야 한다. 기후·에너지 문제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남북 관계 개선과 탄소중립은 모두 당위와 높은 목표만으로 국민 지지를 지속하기는 어렵다. 겨울철 난방과 연료 부담, 식수와 주거환경처럼 주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과제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유엔의 과거 북한 지원 자료에도 농촌의 에너지 자립을 위한 태양광과 바이오가스, 태양열 온수 등의 활용 경험이 제시돼 있다. 난방 개선은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분야다. 남쪽에서는 에너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단열·창호·바닥공사와 보일러 교체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북쪽의 주택과 연료 사정에 맞게 발전시킬 수 있다. 성과도 설치 대수에 그치지 않고 주민이 얼마나 따뜻하게 지내는지, 연료 부담이 줄었는지, 고장에 대응할 수 있는지로 확인해야 한다. 바이오매스 난방은 남북이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 분야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청정개발체제에서도 재생 가능한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난방의 온실가스 감축 방법론을 마련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목재 연료와 고효율 보일러를 결합하는 방식뿐 아니라 히트펌프와 태양광, 에너지자립형 분산 전원 시스템도 지역의 기후와 전력 공급 여건에 맞춰 활용할 수 있다. 기술 도입과 함께 연료·설비 관리, 공동시설의 운영과 비용 분담 등 주민 수용성 과제도 풀어야 한다. 이는 남쪽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남과 북의 경제 구조와 발전 수준 차이는 사업의 어려움을 높이지만 서로 다른 필요와 역량을 연결할 여지도 제공한다. 현지에서 쉽게 수리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기술을 조정하고 운영 경험을 나눈다면 양쪽 주민의 생활을 개선할 수 있다. 기업에도 제품과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기회가 된다. 그 과정에서 얻은 해법은 남쪽의 에너지 취약가구와 농산어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전국의 관심 있는 기초지자체가 참여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자체의 주거복지·에너지 사업 경험에 기업의 기술과 시민사회의 관계망을 연결할 수 있다. 이를 구체화하려면 남북 지자체 간 직접 교류 채널도 단계적으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지역별 수요를 확인하고 사업을 함께 설계하며 운영 경험을 나누는 창구다. 이러한 관계가 축적돼야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속적인 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제재와 법규 검토는 실행을 위한 준비에 포함돼야 한다. 기후협력이라고 자동 허용되지는 않지만 인도적 사업의 개별 제재 면제 통로는 존재한다. 경기도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추진한 북한 개풍양묘장 복구·개선사업에서는 산림 복원과 주민 식량안보를 위한 태양광·배터리 등의 반입에 유엔 제재 면제가 승인됐다. 제재 아래에서도 협력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사례이다. 기후협력이 안보 갈등을 단번에 풀 수는 없다. 그러나 주민의 필요를 함께 확인하고 해결 방법을 협의하는 과정은 대화의 접점이 될 수 있다. 지방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실행 가능한 사업과 교류 방식을 함께 찾아볼 때다. 주민이 체감하는 효과를 지속하는 경험에서 신뢰를 쌓고,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갈 길을 지역의 협력에서부터 찾아보자. bienns@ekn.kr

국정원 2100여개 공공기관 긴급 보안점검 왜?

국가정보원이 최근 금융권에서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를 계기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2100여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긴급 보안점검에 나선다. 국정원은 공공부문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에 대해서도 인터넷 접점의 취약점을 직접 점검하고 이달 중순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3일 당국에 따르면 국정원은 최근 금융권 사이버 침해 사고에 대응해 전 중앙부처와 지자체 등 2100여개 기관에 체크리스트를 배포하고 자체 보안점검을 실시하도록 요청했다. 이번 점검에서는 외부 접점의 보안 상태와 보안관제 체계의 정상 가동 여부, 보안패치 적용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사이버 공격에 노출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의 공격표면 관리 실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이와 별도로 국정원은 공공부문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 가운데 정보시스템을 대상으로 인터넷 접점의 취약점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해당 점검은 이달 중순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5월부터 최신 인공지능(AI) 기술의 등장에 따른 사이버 위협에 대비해 공공부문 보안점검을 진행해 왔다.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의 '미토스' 등 첨단 AI 기술이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가능성에 대비해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과 합동 점검을 벌여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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