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도 ‘공소청법’ 본회의 통과…10월 2일 시행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 온 검찰개혁 후속 입법인 '공소청 설치법'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65명 중 찬성 164명, 반대 1명으로 공소청법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검찰 파괴 법안'이라고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공소청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기소를 전담하고,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의 3단 체계로 운영된다. 또 기존 검찰의 특별사법경찰 지휘·감독권은 폐지되고, '권한남용 금지' 조항이 신설됐다. 검사 징계 사유에 파면이 명시돼 별도의 탄핵 없이 신분 박탈이 가능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 인력은 본인 의사를 반영해 중대범죄수사청 등 유관기관으로 전환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공소청 수장은 '검찰총장' 명칭을 유지한다. 국민의힘은 상정 직후 필리버스터에 돌입해 법안 처리 저지에 나섰다. 민주당은 관련법에 따라 필리버스터 토론 24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투표로 토론을 종결한 뒤, 진보 성향의 군소정당과 함께 법안을 처리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공소청법 처리에 이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이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중수청법에 대해서도 반발하며 다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중수청법 역시 오는 21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번 입법을 두고 정치 검찰의 자업자득이라고 강조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필리버스터 찬성 토론에서 “오늘은 정치 검찰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날"이라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법체계 훼손이라며 반발했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려는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은 그 권한을 민주당이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기관에 재편하는 게 본질“이라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호남·노인·지방’ 3대 비하…국힘, 지선 앞두고 “정치적 자해”

6·3 지방선거를 75일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 국면에서 '호남·노인·지방' 관련 비하 발언이 잇따르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0일 정치권에서는 특정 집단을 향한 단발성 실언을 넘어, 정당의 외연·지지층·지역 기반을 동시에 훼손하는 '정치적 자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가장 먼저 불거진 것은 '호남 비하' 논란이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컷오프(공천 배제) 이후인 지난 18일 소셜미디어(SNS)에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을 겨냥해 “충북 선거를 왜 지역 정서를 1도 모르는 전라도 출신 공관위원장이 좌지우지하냐"며 “전라도의 못된 버릇과 배신자의 최후를 보게 할 것"이라고 적었다. 해당 글은 논란이 커지자, '전라도의 못된 버릇'을 '공관위원장의 잘못된 행태'로 수정하고 '전라도 출신'이라는 표현도 삭제됐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7일 SNS에 “호남 출신인 이 위원장 당신이 대구를 얼마나 안다고 대구를 만만하게 보고 이런 식으로 중진들을 짓밟느냐"고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 위원장은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나 “마음 아프다. 그리고 속상하다"며 “불모지 호남에서 당의 명맥을 잇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반박했다. 그는 “저는 정치를 해온 41년 동안 사랑했던 당에서 적어도 어떤 당직을 맡아도 지역을 넘어서 그 당직을 수행할 수 있는 염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노인 비하 논란도 불거졌다. 장예찬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너머'에 출연해 보수 진영 원로 인사들을 겨냥해 “늙은이들이 제정신인가"라고 발언했다.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이 보수 재건을 위해 '오세훈·한동훈·이준석'의 연대를 주장한 것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이다. 장 부원장은 “조갑제나 양상훈 같은 이 장강의 뒷물결들이 양심이 있냐"며 수위높은 발언을 이어갔지만, 당 차원의 공식 사과나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역 비하 논란도 동시에 제기됐다. 대구시장 예비후보인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6일 고성국 유튜브 채널에서 “이미 옛날 이야기가 됐지만 '이진숙, 서울시장에 출마시켰어야 되는데' 이런 이야기를 다시 한다니까"라는 고 씨의 발언에 “감사한 말씀"이라고 답했다. 같은 광역단체장임에도 '서울시장급'이라는 평가를 긍정적으로 수용한 것을 두고, 서울 중심 인식이 깔린 발언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일련의 발언을 단순한 '막말 논란'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남을 향한 외연 확장 전략, 노년층 중심의 기존 지지 기반, 지방 권력 기반이라는 정당의 핵심 자산이 동시에 훼손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도부의 명확한 제지나 후속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유사한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공천 경쟁 과정에서 갈등이 확대·재생산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상생의 정치와는 반대되는 일종의 '정치적 자해' 현상"이라며 “현재 국민의힘은 주류와 비주류 갈등이 겹치며 동지적 관계가 무너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 차이가 아니라 함께 갈 수 없는 관계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적대감이 심화됐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넘지 말아야 할 선도 쉽게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지도부의 통제 기능 약화도 문제로 지적했다. 박 교수는 “당의 기강과 통제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윤리 기준도 일관성을 잃은 상태"라며 “막말이 제어되지 않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이런 발언들이 크게 부각되지 않을 정도로 내부 분열이 심각하다는 점"이라며 “자정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 가깝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보내면 역풍, 늦추면 압박”…호르무즈 파병에 與·野 ‘전략적 침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전략적 침묵'에 들어갔다. 파병을 결정하면 민심 이탈이, 결정을 늦추면 미국의 통상·안보 압박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여야의 공통된 기류는 '선(先)입장 표명 자제'에 가깝다. 외통위 소속 한 의원은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강하게 내는 데는 신중한 분위기"라며 “미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외통위 내부에서도 숙고론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사안은 성급하게 '파병을 한다, 안 한다'고 미리 결론 낼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미국과 협의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판단해야 한다"며 “지금 단계에서 정치권이 앞서 방향을 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일단은 즉답을 피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미국의 요청과 관련해 한미 간 충분한 논의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지난 17일 한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압박과 관련해 “신중히 대응할 사안"이라며 “한미 관계뿐 아니라 국내 정치적 협의 과정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와 국방부도 공식 요청 여부와 범위, 임무 성격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 역시 같은 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파병 그 자체에 대해 미국 측과 논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실제 여론은 정치권을 더욱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7~18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 요청에 따른 한국 해군 파병에 대해 반대는 60.9%, 찬성은 34.4%로 집계됐다. '매우 반대' 응답도 37.2%에 달해 국민적 거부감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병 반대 이유로는 '미국 주도 국제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 경계'(45.1%)가 가장 많았고, '군 인명 피해 및 교전 발생 위험'(36.4%)이 뒤를 이었다. 반면 찬성 응답자들은 '한미동맹 강화 및 대미 신뢰 유지'(56.8%)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 같은 여론은 정치권이 선뜻 입장을 내지 못하는 배경과 맞닿아 있다. 여당이 파병 수용 쪽으로 기울 경우 '미국 눈치보기'라는 비판과 함께 반전·평화 정서를 중시하는 지지층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미국 요구를 장기간 외면할 경우에는 에너지·수출입로 확보 등 실익을 고려한 찬성 여론도 적지 않은 만큼, 동맹 관리 부담과 외교적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시간 벌기'를 허용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결정을 미룰수록 외교·통상 분야에서 추가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트럼프식 협상은 향후 방위비, 통상 현안, 품목 관세 문제로 압박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정부가 더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보복 가능성' 프레임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이어져 온 만큼 이번 사안도 같은 선상에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성격 자체가 다르다"며 “여러 나라가 파병 요구를 거절하고 있고 미국 내부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 문제를 관세나 통상 압박과 연결시킨다면 오히려 그때는 더 버텨내야 할 사안"이라며 “동맹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온 상황에서 갑자기 '동맹의 의리'를 내세우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건 의원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통항을 확보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고, 한미동맹 관리도 중요한 요소"라면서도 “동시에 파병이 전쟁 참여로 이어지는 상황은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과 우리가 적대 관계도 아닌 만큼 불필요한 군사적 충돌은 피해야 한다"며 “세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가 협의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동의 여부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은 해외 파병 시 국회 동의를 요구한다. 다만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넓히면서 기존 파병 동의안의 작전 범위 확대 조항을 근거로 추가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군 주도 연합 작전 참여 여부와 임무 성격 자체가 달라질 수 있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더 우세하다. 김 의원 역시 “국회 동의 여부는 파병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별도의 부대를 파견하거나 연합 작전에 참여하는 경우라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이 떠올리는 또 하나의 기억은 2003년 이라크 파병이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미국의 이라크전 개시 직후 빠르게 파병안을 처리했지만, 추가 파병 문제를 둘러싸고는 정부·여당 내 이견과 정치적 부담이 겹치며 긴 시간이 소요됐다. 이번 사안도 유사한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파병 필요성을 느끼더라도 여론과 국회 절차, 지방선거까지 고려하면 속전속결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정치권 안팎에서는 '절충안' 가능성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미국 주도의 호위 연합체에 정식 참여하는 대신 청해부대 작전 범위만 한시 확대하는 방식으로 미국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면서도 이란 반발을 최소화하려 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독자 파견, 비전투 지원, 상징적 기여 같은 중간 지대를 찾으려는 시도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본지 여론조사에서도 선호하는 파병 형태로는 비전투 지원이 39.9%로 가장 높았고, 경제·인도 지원 25.3%, 적극 군사 지원 13.9%, 상징적 지원 13.5% 순이었다. 김준형 의원은 “파병이 전쟁 참여로 이어지는 방식이라면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전쟁 추경은 속도전”…‘지방 우대’ 원칙도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전쟁 추경'으로 규정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실상 '전쟁 추경'인 이번 추경은 민생경제 충격을 누르고 경기 회복의 동력을 살려갈 방향으로 편성해야 한다"며 “언제나 속도를 강조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속도가 생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동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청와대와 모든 정부 부처는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엄중한 자세를 가져달라"고 말했다. 또 “많은 공직자가 밤잠을 설쳐가며 애쓰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고통받는 우리 국민의 삶을 생각하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조금 더 힘을 내달라"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추경 편성과 관련해 '지방 우대' 원칙도 준수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는 어려운 분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준다. 안 그래도 부진했던 지방 경제가 더 큰 난관에 봉착했다"며 “지방 경제 침체가 계속되면 수도권과 지방 간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경제의 효율성과 안전성이 떨어진다. 지방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인터뷰] ‘추경 7번 편성’ 안도걸 의원, “지금 안 쓰면 늦어…경제성장률 하락 방어”

두바이유가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뚫은 지난 10일, 여의도에서 가장 바쁜 의원 중 한 명이 움직였다. 기재부 차관 출신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동남갑)이다. 코로나 1기 때 예산실장·차관으로 7번의 추경을 직접 설계한 그는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터지자마자 당내 중동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추경 예산 편성만 7번 해봤다. 역사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저보다 추경을 많이 편성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대통령 발언과 법안 발의 사이, 그 간격이 유독 짧은 의원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1월 27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국세외수입 징수율 문제를 “어느 세월에 될지 모른다"며 강하게 질책하자, 사흘 만인 30일 '국가채권 관리법 개정안'을 내놨다. 앞서 지난해 9월 대통령이 “배우자·일괄공제 금액은 올려야 한다"고 발언했을 때도, 46일 만에 동거주택 상속공제 확대와 공제 한도 상향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냈다. 퇴직연금 기금화 공약이 나오자마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으로 화답했다. 대통령이 SNS에서 자사주 소각 입법을 압박하기 전, 안 의원은 지난 1월 2일 '상법 개정안'을 선제 발의해뒀다. 이 법안은 3차 상법 개정안의 핵심으로 반영돼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연이 아니다. 안 의원은 대통령 당선 직후 국정기획위원회 기획분과 위원으로 향후 5년 국정과제 로드맵을 직접 설계했다. 123대 국정과제와 564개 실천과제를 도출했다. 대통령의 언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누구보다 먼저 아는 이유다. 본지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안 의원을 만나 유가 폭등으로 성장률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추경 설계와 자본시장 과제,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안 의원과의 일문일답. - 이재명 대통령이 조기 추경을 강조하고 있다. 가장 큰 과제는. “현재 중동 사태로 인한 에너지 위기 극복과 고유가에 따른 물가 안정이 핵심이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가 위축되고 내수가 둔화되면서 경제회복이 더뎌진다. 재정이 선제적으로 방어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유류세 인하 확대, 에너지 바우처 확대를 통한 서민·소상공인 지원, 정책금융으로 중소기업 지원 등이 필요하다. 수입선 다변화 비용 증가분 지원도 포함해야 한다." - 이번 추경 편성,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재원 걱정은 크지 않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올해 15~20조원 초과세수가 예상된다.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추경이 가능해 인플레이션 압력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 1기 때 차관으로 7번의 추경을 편성한 경험에서 말하는데, 지금이 딱 추경이 필요한 타이밍이다." - 에너지 위기 여파로 취약계층과 중소기업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크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의 소득 대비 에너지 지출 비중은 10%로 상위 20%의 3.4%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높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 공공요금 인상 논의로 이어져 저소득층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또 석유화학업계는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수급 차질까지 겹쳐 여수 등 석유화학 주력 지역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 추경만으로 성장률 하방 압력을 막을 수 있나.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을 보면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0.3~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 유가가 리터당 150달러까지 가면 물가상승률도 2.9%포인트 더 뛰게 된다. 실질소득이 줄고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다. 추경으로 소비 여력을 보완하면 내수 침체를 완화하고 하방 압력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 분석으로는 15조원 편성 시 성장률을 0.11~0.21%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됐다. 정유사가 국내 공급을 줄이고 수출에 나설 우려는. “그 부분을 연계 대책으로 막아뒀다. 수출 물량을 전년 동기 대비 100% 이내로 제한하고, 정유사 손실은 분기별로 산정해 재정으로 보전한다. UAE에서 600만 배럴 긴급 도입도 확정했고, 국가에너지기구(IEA) 결정에 따른 비축유 방출도 진행 중이다. 최고가격제와 수출 상한, 손실 보전을 세트로 운용하기 때문에 공급 축소 우려는 제한적이다." - 유류세 인하 카드는 병행할 수 있나. “최고가격제는 가격 상한을 설정해 급격한 인상을 막는 것이고, 유류세 인하는 원가 자체를 낮추는 것이다. 성격이 다른 정책이라 병행이 가능하다. 현재 휘발유는 7% 인하된 리터당 763원, 경유는 10% 인하된 523원이 적용 중이다.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인하 폭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유가 급등이 코스피 상승 흐름에 발목 잡을 것으로 보나.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2.9%에 달하고, 원유의 69%를 중동에서 들여오는 우리 경제 구조상 다른 나라보다 타격이 크다. 그러나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기업 펀더멘털은 여전히 양호하다. JP모건은 코스피 7500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 조정 이후 중장기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 '코스피 5000 특위'에서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위'로 명칭이 바뀌었다. “'코스피 5000'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 본래 목적인 제도 개선으로 명확히 가자는 뜻이다. 세 차례 상법 개정을 완수했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은 아직 남아있다. 다음 과제는 의무공개매수제다. 지금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지배주주가 일반주주를 배제한 채 이중가격으로 거래한다. 의무공개매수제를 도입하면 경영자와 일반주주 사이 가격 차별이 해소된다. 합병 시 주가 인위 조작을 막기 위해 합병가액 산정에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종합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제2의 삼성전자, 엔비디아가 나올 수 있도록 벤처 모험자본 공급 기반도 더 넓혀야 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나현 기자 knh@ekn.kr

‘승산 없는 싸움 피하던’ 오세훈, 이번엔 왜 뛰어들었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결국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 나서자 '승산 없는 싸움'은 피하는 기존 정치 행보와 다른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 갈등과 불리한 선거 지형 속에서도 '선당후사'를 앞세워 출마에 나선 배경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오 시장은 지난 17일 “서울시민에 대한 책임감과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한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동안 두 차례 후보 등록을 거부하고 당 지도부와 기싸움을 벌이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재재공모 마감일까지도 '불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다. 18일 정치권에서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당내 주도권과 차기 당권 도전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내에서는 비판도 이어졌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안될 선거에는 나가지 않는 게 오세훈 시장의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 역시 “당이 위기일 때마다 계산기를 두드리고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당원들을 인질로 삼는 기회주의 리더십"이라고 직격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정치적 리스크를 정면으로 감수하기보다 승산이 있는 시점을 선택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직 사퇴 이후의 행보가 대표적이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투표율 25.7%로 개표 기준(33.3%)에 미달해 무산되자 책임을 지고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같은 해 치러진 보궐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당시 선거에서는 야권 단일화 바람 속에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이 불리한 여론 흐름 속에 재도전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사례는 2018년 지방선거다. 당시 보수 진영 상황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자유한국당은 경쟁력 있는 후보로 오 시장에 대해 영입을 시도했지만, 그는 결국 거절했다. 실제 선거 결과에서도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2.8%를 얻어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23.3%)를 크게 앞섰다. 이후 때를 기다리던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당시 선거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이후 치러졌고, 정권 심판 여론이 강하게 형성된 상황이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57.5%의 득표율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39.2%)를 무난히 제쳤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출마를 단순한 선거 참여를 넘어 향후 정치 행보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선택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번 선거는 오 시장 입장에서는 '두 번 뛰는 선거'라고 볼 수 있다. 서울시장 선거와 동시에 전당대회까지 염두에 둔 행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번 선거는 질 수밖에 없겠지만, 내가 이렇게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다음 당권 도전 때 힘을 보태주지 않겠느냐'는 판단이 깔린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 “출마 전에 당 기조를 '절윤'으로 바꾸고, 헌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서 만약 진다고 하더라도 다음 당권에 도전할 수 있는 물적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출마 선언 과정에서 당 지도부에 조건을 제시하고, 요구 사항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고 밝힌 점은 일종의 명분 쌓기용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실한 건 당권 도전 여부를 떠나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유지하려면 국민의힘을 떠나서는 안 된다"며 “이번 선택 역시 그 안에서 입지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단독] 文·尹·李 대통령은 바뀌는데…‘불사조 기관장’ 11명·공석 40곳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공공기관장 11명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장이 아예 공석인 곳도 40곳에 달했다. 이재명 정부의 공공기관 인사가 늦어지면서 핵심 공기업 수장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18일 기준 본지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공개된 총 344개 공공기관장의 임기 현황을 전수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이후 여전히 재직 중인 이른바 '불사조 기관장'은 최소 11명으로 집계됐다. 임기가 끝났음에도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직을 유지 중인 기관장이 9명, 연임 중인 기관장이 2명 등이다.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이 대표적이다. 기술보증기금은 2021년 11월 김 이사장 취임 이후 4년 4개월째 기관장이 교체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과 감사원 사무총장 등 핵심 요직을 거친 김 이사장은 2024년 11월 3년 임기가 만료됐다. 하지만 바로 다음 달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고, 이후 대통령 선거 등이 잇따르면서 임원 추천 절차가 지연됐다. 연봉이 2억9000만원에 달하는 이사장 자리를 1년 4개월간 더 유지한 셈이다. 후임 이사장 공모는 지난 1월 2일에야 마감됐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가 복수 후보자를 추천한 단계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술보증기금 관계자는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한 인선 절차는 기관 내부에도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완료 시점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병국 국제식물검역인증원장은 2022년 2월 취임 이후 4년 1개월째 원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임기가 만료됐지만, '문·윤·이' 세 정부에 걸쳐 원장직을 수행 중이다. 후임 원장 선임을 위한 1차 서면 심사는 완료된 상태다. 면접을 거쳐 후보자 2명을 이사회 심의에 올린 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추천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김홍연 한전KPS 사장과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은 각각 2021년 6월, 2021년 4월 취임 이후 각각 4년 9개월, 4년 11개월 기관장을 맡고 있다. 박은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장(2022년 1월 취임 이후 4년 2개월),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2022년 2월 취임 이후 4년 1개월), 안호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2022년 3월 취임 이후 4년), 노수현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2022년 3월 취임 이후 4년) 등이 기관장을 유지하고 있다. 황철주 한국발명진흥회장은 2022년 12월 취임해 3년 3개월 재직 중이며, 오는 12월 임기 만료된다.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이후, 연임으로 장기 재직 중인 사례도 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2021년 2월 취임 이후 5년째 재임 중이다. 지난달 선출로 인해 2028년 2월 24일까지 임기 4년 연임이 확정됐다. 권대근 경북대학교치과병원장도 2022년 1월 취임 이후 4년 2개월째 업무를 보고 있다. 그는 최초 취임 기준으로 총 6년 4개월간 병원장을 맡게 됐다. 병원 관계자는 “특별한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라며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해 정부 교체 시기와 우연히 맞물려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불사조 기관장'들의 연명 현상은 12·3 비상계엄과 탄핵 등으로 정국이 혼란에 빠지면서 후임 인선 절차가 사실상 중단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대부분 공공기관장은 관련 법률과 정관에 따라 임기가 끝나더라도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을 유지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도뿐 아니라, 정치적 관행과 인적 특성까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공희준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법적 임기가 보장된 이상 강제로 교체하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현재 자리를 유지하는 기관장들은 제도와 개인적 '맷집'이 결합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불사조 기관장'들이 자리를 지키는 사이 주요 기관장 자리도 계속 비어 있는 상태다. 현재 공석인 공공기관은 총 40곳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공사, 한국공항공사, 강원랜드, 한국남동발전, 한국가스기술공사 등 연간 수조 원대 예산을 집행하거나 국가 기간시설을 운영하는 핵심 기관들이다. 이 때문에 현 정부의 인사가 늦어지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과거에는 다소 논란이 있는 인사라도 일괄적으로 내려보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 정부는 전문성과 실용성을 더 따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른바 '낙하산' 인사조차 검증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인선이 더 늦어지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LH의 경우 국민 주거 정책의 핵심"이라며 “정부 출범 1년이 지나면 국정 방향이 정리되는 만큼 공공기관도 이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인선을 서두를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슈&인사이트] “전쟁의 이유는 누구의 것 : 호르무즈 앞에서의 선택”

전쟁은 언제나 '명분'이라는 얼굴을 쓰고 다가온다. 그러나 그 얼굴이 얼마나 자주 거짓이었는지, 우리는 이미 수없이 경험해왔다. 지금 중동을 둘러싼 긴장 역시 다르지 않다. 네타냐후의 정권 연장 계산과, 엡스타인 파일 공개 등으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트럼프의 공명심이 겹치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금 전쟁의 무대로 호명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그 바다에 우리의 젊은이들이 가야 하는가. 강대국은 자신들이 아쉬우면 언제나 동맹을 말한다. 그러나 그 동맹이 과연 대등했는지, 우리는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정 국가의 전략적 이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청년들이 위험에 내몰리는 구조는 정상적인 국제 질서라고 보기 어렵다. “파병하라"는 요구는 외교의 언어가 아니다. 그것은 사실상 압박이며, 선택지를 좁히는 방식이다. 결국 판단은 우리 사회의 몫이다. 국익이라는 이름이 아무리 거창하더라도,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바꿀 만큼 절박한 것인지 우리는 끝까지 따져 물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의 관문이다. 그래서 늘 긴장의 중심에 놓여왔다. 그러나 그 긴장은 바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 바다를 둘러싼 힘의 정치, 그리고 각국 권력의 이해관계가 얽혀 만들어낸 결과다. 바다는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그 바다를 전쟁의 이유로 삼는 정치적 계산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세계 질서 유지"라는 이름 아래 그 갈등에 개입할 것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한다. 명분 없는 개입은 질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란을 확대하는 선택이다. 촛불 이후, 우리 사회는 이미 경험한 바 있다. 권력이 국민 위에 설 수 없다는 사실을, 시민의 힘으로 증명해낸 기억을 가지고 있다. 촛불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의 정당성은 시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선언이었다. 이 원칙은 외교와 전쟁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전쟁, 명분이 불분명한 파병, 외부 압력에 의해 내려진 결정... 이 모든 것은 촛불이 거부했던 방식이다. 선례는 반복된다. 파병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반드시 선례가 된다. “그때도 했으니 이번에도 가능하다"는 논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지금의 선택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다. 앞으로의 기준을 만드는 결정이다. 그래서 더 신중해야 하고, 그래서 더 단호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정적 구호가 아니다. 냉정하고 성숙한 시민의 판단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판단을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쟁은 정치가 결정하지만, 그 대가는 시민이 감당한다. 그렇다면 시민은 침묵할 수 없다.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이 전쟁은 정당한가. 이 파병은 불가피한가. 이 선택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아니라면, 분명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은 숫자가 아니다. 그들의 삶은 전략적 계산의 일부가 아니다. 명분 없는 전쟁에 그들을 보내는 순간, 국가는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게 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죄가 없다. 그 바다는 그저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촛불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있는 원칙이라는 것을. 그래서 다시 말한다. 일어나라. 그리고 다시 묻자. 정말 이 전쟁에 우리가 있어야 하는가. 외교는 감정이 아니라 원칙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관련 당사국들에 조기 종전을 촉구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선택을 떠받치는 힘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깨어 있는 시민의식이다. 이재명 정부의 결정은 이같은 시민의식의 결의에서 가늠되어야 한다. ekn@ekn.kr

오세훈, 서울시장 출마 선언…“박원순 시즌2 막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공식 선언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민에 대한 책임감과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한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국민과 보수 진영에서 저에게 보내주신 사랑과 지지를 생각하면 말로 다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 기대와 신뢰를 결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안타깝게도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며 “오히려 극우 유튜버들과도 절연하지 못한 채 당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지도부의 모습은 최전선에서 싸워야 할 수많은 후보들과 당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이는 무능을 넘어 무책임한 태도"라고 직격했다. 오 시장은 “위기 때마다 스스로를 바꿔왔던 보수의 쇄신 DNA가 지금 우리 당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며 “헌법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던 우리 당의 빛나는 전통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것은 보수도 아니고, 정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장동혁 지도부가 혁신 의지를 포기한 채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서울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겠다"며 “서울을 혁신의 출발점으로 만들어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했다. 또 “서울에서 시작한 변화로 당의 혁신을 추동하고, 비상대책위원회에 버금가는 혁신 선대위를 반드시 관철하겠다"며 “'대통령의 선택'이 아닌 '시민의 선택'으로 반드시 승리해 '박원순 시즌 2'를 막아내고 저에게 주어진 소명을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 시장은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장동혁 지도부의 2선 후퇴' 등을 요구하며 두 차례의 후보 공모 기간(8일, 12일)에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李대통령 “자동차 5부제…에너지 절감 대책 수립”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개헌과 관련해 5·18 민주화운동 정신과 함께 부마항쟁 정신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야당도 늘 하던 얘기로 국민들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으며 부마항쟁도 넣자는 주장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부마항쟁도 헌정사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 한꺼번에 추진하면 형평성에 맞고 논란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의장께서 '합의되는 것, 국민이 동의하는 쉬운 의제부터 순차적으로 개헌하자'고 말씀하셨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진척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정부 차원에서 개헌에 대해 주도해서 할 단계는 아닌 것 같지만 할 수 있는 것은 하자"고 당부했다. 중동 사태와 관련해서는 '자동차 5·10 부제'와 '전쟁 추가경정예산' 편성 검토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상황 장기화를 전제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자동차 5부제나 10부제 등 에너지 수요 절감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말했다. 또 취약계층과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전쟁 추경'을 신속하게 편성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대다수 취약 부문의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어 추경 편성 과정에서 소득지원정책을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다"며 “지방에 더 대대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획기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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