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리아 내 친이란 민병대 공습...“위협엔 대응”
[에너지경제신문 유예닮 기자] 미국이 시리아 내에 위치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친 이란 민병대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 통신 등의 외신은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미군이 오늘 저녁 시리아 동부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의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진행했다"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커비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 공습은 최근 미국인과 동맹국 사람들에 대한 공격과 계속된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동맹 파트너들과의 협의 등 외교적 조치와 함께 비례적으로 군사 대응을 했다"라며 "이번 작전은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 인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비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미군의 공습으로 카타이브 헤즈볼라(KH), 카타이브 사이드 알슈하다(KSS)를 포함한 친 이란 민병대의 여러 시설물이 파괴됐다. 당국이 공습에 의한 사상자 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상당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미군이 시리아 동부 도시 부카말과 가까운 이라크에서 군수물자를 싣고 오던 트럭 3대를 타격하면서 최소 1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한 SOHR 측은 사망자들은 모두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하시드 알사비’ 민병대 소속이라고 전했다. AP 통신은 이날의 공습에 대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번째 군사작전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적대 세력에 맞서 강력한 군사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공습에 대해 미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컬 의원은 "이란과 그 대리 세력에 대해 필요한 억지책"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15일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 에르빌에 있는 미군 기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민간인 8명과 미군 1명이 다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에서 벌어진 로켓포 공격에 격분했다"라고 말했으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친이란 조직이 로켓포 공격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22일에는 주이라크 미국대사관이 있는 이라크 바그다드 그린존(외교 공관과 정부청사가 있는 공동 경비구역)에도 로켓포가 떨어졌다. 친 이란 세력에 의한 공격은 지난해 1월 미군이 이란 군부의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폭살한 이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한편 미국이 시리아 내 시아파 민병대를 공습했지만,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모색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복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JCPOA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것으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동결·축소하는 대신 6개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2018년 5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이란과의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고, 이란이 이듬해 핵합의 이행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핵 합의는 붕괴 위기에 처했다. 이에 대해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2일 화상으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이란이 NPT 핵안전조치협정(Safeguard Agreement) 등 핵합의를 엄격히 지키면 미국도 이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United States-Syria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사진=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