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유학생 차단’ 초강수…하버드대 한인 학생들 날벼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정부의 요구를 거부한 세계적 명문 하버드대를 상대로 외국인 학생 등록을 받지 못하도록 결정하는 초강수를 뒀다. 하버드대에 재학 중이나 졸업을 앞둔 한인 학생들은 충격과 함께 불안감에 휩싸인 분위기다. 미 국토안보부는 2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하버드대에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놈 장관은 서한에서 “하버브대의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이 현 시간부로 즉각 상실됐음을 알린다"며 “외국인 학생을 등록시키는 것은 특권이며, 캠퍼스에서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 또한 특권"이라고 밝혔다. 그는 SEVP 인증 상실에 따라 하버드대가 더 이상 외국인 학생을 등록받을 수 없다며 기존 외국인 재학생은 다른 학교로 편입해야 법적 지위(체류 자격)를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EVP는 유학생 비자 등을 관리하는 국토안보부의 프로그램으로, SEVP 인증이 있어야 외국인 학생 등에 유학생 자격증명서(I-20) 등을 발급할 수 있다. I-20는 F·J 등 학생 비자 승인에 필요한 핵심 서류다. 놈 장관은 또 “이번 조치는 간단한 제출 요구를 따르지 않았던 하버드의 안타까운 결과로 하버드에게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버드대가 이번 학년을 앞두고 SEVP 인증을 되찾을 기회를 원한다면 요구하는 부분에 대한 모든 답변을 72시간 이내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국토안보부는 지난달 16일 하버드대에 서한을 보내 캠퍼스 내 외국인 학생들의 범죄행위와 폭력 행위 이력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을 요구했다. 당시 국토안보부는 4월 30일까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SEVP 인증 종료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근절 등을 명분으로 교내 정책 변경을 요구했지만, 하버드는 이런 요구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거부해 갈등을 빚었다. 이번 조치도 이 같은 갈등 과정의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트럼프 정부는 수년간 나눠 지급하는 3조원대 규모의 연방 지원금을 중단하는 등 보복 조치에 나섰고, 하버드대에 대한 면세 지위 박탈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에 적용한 외국인 학생 등록 금지 조치를 다른 대학에도 확대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놈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컬럼비아대 등 다른 대학에도 하버드대와 유사한 조치를 고려 중인지에 대한 질문에 “절대적으로 그렇다"며 “이는 다른 모든 대학에 행동을 바로잡게 하는 경고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버드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토안보부의 외국인 학생 차단은 불법"이라며 “대학 측은 140여개국 출신 외국인 학생 및 학자의 수용 능력 유지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한인 유학생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부 한인 학생은 '지금 당장 비행기표를 구해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이러다가 미국에서 쫓겨나는 것은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이며 불안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졸업 예정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하버드대는 2024∼2025학년도 학사일정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다음 주에 졸업식을 앞둔 상황이다. 미국 유학생 가운데 많은 수는 대학 졸업 후 전문직 비자(H-1B)를 취득할 때까지 일정 기간 학생비자 신분으로 취업할 수 있는데, 이번 조치로 학생비자가 취소될 경우 미국 내 구직 및 취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하버드대 한인 유학생은 학부 한인회 기준으로 약 40명 수준이다. 대학원생까지 포함하면 한인 학생 규모는 이보다 더 늘어난다. 하버드대에 따르면 올해 기준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약 6800명이다. 이는 전체 학생의 약 2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주한미군 감축하나…“4500명 괌 등 인도태평양 이전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한미군 수천명을 한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방안이 확정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 부르며 방위비에 대해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미 국방부가 현재 한국에 주둔한 미군 약 2만8500명 중 4500명가량을 미국 영토인 괌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구상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방안은 대북 정책에 대한 비공식 검토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고려를 위해 준비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두 소식통은 “이 방안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았으며 고위 당국자들이 검토하는 여러 구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북한과의 협상을 위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은 발표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피트 응우옌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지속 여부 등이 명확해지기 전까지 주한미군 병력 수준에 대한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철수를 진지하게 고려할 경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미군과 긴밀한 공조에 의존하는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인도패평양 국가들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짚었다. 한반도를 관할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새무얼 퍼파로 사령관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달 10일 미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을 감축하면 대북 억제력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러시아를 견제할 역량이 약화한다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 주한미군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주장을 확대하며 대만을 위협해온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도 해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에서 뺀 병력을 인도태평양의 다른 지역에 둘 경우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미국 국방부의 우려를 완화할 수도 있다고 WSJ은 관측했다. 특히 이런 차원에서 괌의 경우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지역과 가까우면서도 중국군이 닿기 어려워 병력을 배치할 중요한 중심지(hub)로 부상하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현재 국방부가 수립하는 국방전략(NDS)과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일 NDS 수립을 지시하면서 미국 본토 방어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억제, 전 세계 동맹과 파트너의 비용 분담을 늘리는 것을 우선시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NDS 수립을 이끄는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미국이 한국을 북한 핵무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확장억제력(핵우산)을 계속 제공하되 북한의 재래식 위협을 방어하는 역할은 한국이 더 주도적으로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콜비 차관은 국방부 정책차관에 지명되기 전인 작년에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난 한국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의 미군 병력을 중국에 집중하도록 재편하면서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한 재래식 방어를 더 부담하게 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 美수도서 피살…트럼프 “반유대주의 살인”

미국 워싱턴DC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이 21일(현지시간) 총격을 받아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 NBC, 악시오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엑스(옛 트위터)에서 “워싱턴DC에 있는 캐피털 유대인 박물관 인근에서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두 명이 살해당했다"며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적었다.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에 따르면 희생자들은 약혼자 사이인 젊은 남녀 직원이다. 예히엘 레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남성은 내주 예루살렘에서 여자친구에게 청혼하기 위해 이번 주 반지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체포돼 현재 구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30세 남성의 용이자 이름은 미국 시카고 출신 엘리아스 로드리게스로, 구금된 상태에서 “팔레스타인 해방, 해방"을 외쳤다. 이 용의자는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에 유대인 박물관 외부를 서성이는 장면이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용의자는 네 명의 사람들에게 다가가 권총을 발사했다고 부연했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번 총격 사건을 “반(反)유대주의적 테러이자 타락한 행위"라고 비판하며 “미국 당국이 이 범죄 행위에 책임이 있는 자들에 대해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반유대주의에서 비롯된 이 끔찍한 살인 사건들을 지금 당장 끝내야 한다"며 “증오와 급진주의는 미국에서 설 자리가 없다.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니 정말 슬프다"고 적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휴전 돌파구 없었던 미·러 세번째 통화…트럼프 “물러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세 번째 전화통화를 가졌지만 종전 협상의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중재자 역할마저 물러날 가능성도 시사하자 국제사회의 실망감은 더욱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두 시간 전화 통화를 마쳤다"며 “대화의 톤과 정신이 훌륭했다. (통화가) 매우 잘 됐다고 믿는다"고 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휴전과, 더 중요한 전쟁 종식을 향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며 “그것을 위한 조건들은 두 나라들이 협상할 것이고 두 나라만 (협상이) 가능하다"고 언급하면서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종전 이후 러시아와의 대규모 무역, 우크라이나의 재건 등 장밋빛 미래만 거론했고 휴전 및 종전 협상을 압박하기 위한 대(對)러시아 제재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종식을 위한 중재 노력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무엇인가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는 물러설 것이고 그들(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은 계속 (전쟁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며 “이것은 유럽의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 노력에 '한계선'(레드라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선(線)은 있다고 말하겠다"고 답한 뒤 “나는 그 선이 무엇인지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하면 협상이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규 무기 공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어느 쪽도 할 의향이 분명히 없다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전화 통화는 지난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협상이 '빈손'으로 끝난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탄불 회담을 성사시켰던 것처럼 재차 힘을 발휘해 주길 바랬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압박하기보단 근거 없는 낙관론만 설파했다. 푸틴 대통령이 통화 후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것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한 데서도 이날 대화가 러시아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음이 드러난다. 이에 이번 통화를 계기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인 독일 마샬 펀드(GMF)의 크리스틴 버지나 이사는 “푸틴과 그의 군대가 시간을 더 버는 방향으로 장기적인 시나리오로 되돌아간 것 같다"며 “푸틴은 더 많은 기회를 얻었고 휴전과 종전 협상은 점점 더 멀어 보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알렉스 코크차로브는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가 훌륭하다고 평가했지만 돌파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이번 통화가 크렘린궁의 태도 전환을 나타내는 신호인지, 러시아가 회담을 지연시키면서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기 위한 노력을 의미하는지 불확실하지만 전자의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유럽 등 서방에서는 미국 정부를 향한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유럽 관리들은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노력에서 물러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제재를 가하지 않음과 동시에 자신이 제안했던 휴전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바티칸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회담을 개최하는 것에 대해 “훌륭한 생각"이라며 “추가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고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인 출신으로는 처음 교황이 된 레오 14세가 바티칸을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회담 장소로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뼈까지 전이” 바이든, 전립선암 진단…트럼프 “빠른 쾌유 빈다”

조 바이든(82) 전 미국 대통령이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공격적인 형태의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측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지난주 병원을 방문한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전립선에서 작은 결절이 발견됐다"며 “그는 배뇨 관련 증상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세포가 뼈로 전이됐다"며 “전립선암은 '글리슨 점주'(Gleason score) 9점(등급 그룹 5)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전립선암의 악성도는 통상 글리슨 점수로 나타내는데 점수가 2~6점이면 예후가 좋은 '저위험군', 글리슨 점수가 7~10점이고 전립선 특이항원(PSA) 혈중 수치가 20 이상이면 예후가 나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보건단체 '제로 전립선암'에 따르면 진행성 전립선암 환자 중 60% 가량은 암세포가 뼈로 전이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미국 남성 100명 중 13명이 일생 중 진단받을 정도로 발병률이 높은 암에 속한다. 성명은 이어 “이는 좀 더 공격적인 형태임을 나타내지만 이 암은 호르몬에 민감한 것으로 보여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며 “(바이든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들은 주치의와 함께 치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고령인 82세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건강을 둘러싼 의구심은 재임 기간 내내 그를 따라다녔다. 특히 지난해 6월 대선 토론에서 그의 인지 능력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교체됐다. 특히 CNN 앵커인 제이크 태퍼와 악시오스 기자인 알렉스 톰슨은 오는 20일 출간을 앞둔 저서 '오리지널 신'(Original Sin·원죄)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작년 6월 중순 후원금 모금 행사에서 15년간 알고 지내온 톱스타이자 오랜 민주당 지지자인 배우 조지 클루니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인지력에 문제가 있었으나 측근들이 상당 기간 이를 은폐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장남인 보 바이든이 2015년 46세의 나이에 뇌암으로 사망한 이후로 암 치료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그는 2022년 암 정복 프로젝트인 '캔서 문샷(Cancer Moonshot)'을 설립하기도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전립선암 진단 소식에 “슬프다"며 쾌유를 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멜라니아와 난 조 바이든의 최근 의료 진단 소식을 듣고 슬퍼하고 있다"며 “우리는 질(바이든 전 대통령의 아내)과 가족에 가장 따뜻하고 정성 어린 안부를 전하며 조가 빨리 성공적으로 회복하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19일 푸틴·젤렌스키와 통화할 것”…우크라戰 휴전 성사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월요일(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9일 오후 11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것"이라며 “통화의 주제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5000명 이상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인을 죽이는 '대학살'을 끝내는 일과 무역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 뒤엔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그 이후엔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여러 회원국과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생산적인 날이 되기를 바란다"며 “휴전이 이뤄질 것이고, 매우 폭려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이자 일어나지 말야아 할 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밝힌 후 “우리 모두에게 신의 은총이 있기를"이라고 게시물을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도 미국과 러시아 정상의 통화를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고위급 대면 협상을 벌인 뒤 나왔다. 3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협상이지만 1000명 가량의 전쟁 포로 교환에 합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성과 없이 종료됐으며 교환 시점 또한 정해지지 않았다. 심지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이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러시아 드론이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을 공격해 민간인 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민간인에 대한 고의적 살인"이라며 “러시아의 살인을 멈추게 할 압력을 가해야 한다. 더 강력한 제재와 압박 없이는 러시아가 진정한 외교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군사 장비 집결지를 공격한 것이라며 민간인을 겨냥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간 극명한 입장차도 재확인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우크라 고위 당국자는 휴전을 위해 우크라 군이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지역에서 철수할 것을 러시아가 요구하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들 4개 지역은 현재 러시아군이 일부 또는 대부분을 점령 중이다. 당국자는 이어 러시아가 내건 다른 조건들은 미국이 지난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제시한 종전 방안에 적시된 합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론됐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특정 합의에 도달된 경우에만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크라이나에 내건 조건에 대해선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은 계속되고 있으며, 완전히 비공개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듯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평화 협상에 난항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예고는 중재자 역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CNN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의 노력에 대해 강조했다고 국무부가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통화 이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번 기회를 놓지지 말자, 이 전쟁을 끝낼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적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별도의 게시물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또다시 촉구했다. 그는 “거의 모든 사람의 공통된 의견은 연준이 금리를 나중이 아닌 지금 내려야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너무 늦는 걸로 유명한 '투 레이트 파월'은 이번에도 또 망칠 수 있다"고 적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결정이 매번 늦어진다는 뜻), '루저'(loser)라고 비판하는 등 파월 의장과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를 지속해서 압박해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시리아는 제재해제, 이란은 유화책…트럼프, 중동 관계 정상화 시동

중동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날부터 미국의 대대적인 중동정책 전환에 시동을 걸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 연설에서 “나는 시리아에 발전할 기회를 주기 위해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중단할 것을 명령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는 이 지역을 혼란과 분쟁, 전쟁과 죽음의 장소가 아닌 기회와 희망의 땅으로 볼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과 시리아 간 정상적 관계를 복구하기 위한 첫 조치를 이미 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리아에 행운을 빈다. 우리에게 뭔가 특별한 것을 보여달라"고 했다. 또 작년 12월 시리아의 반군이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을 축출하고 세운 과도정부에 대해 “새 시리아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은 2011년 알아사드 대통령이 통치하던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하며 학살 등 인권 탄압 논란이 일자 이듬해 시리아와 단교하고 대사관을 폐쇄했다. 이번 시리아 제재 해제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제재 해제 발표 후 “왕세자를 위한 일"이라며 “제재는 가혹하고 파괴적이었으나 중요한 기능을 했지만 이젠 시리가가 빛날 차례"라고 말했다. 이에 빈 살만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오랜 앙숙인 이란에 대해서도 정책 전환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인 2018년 오바마 정부 때 타결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최대 압박 정책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포럼에서 이란에 대해 “차이가 매우 크지만 더 안정된 세상을 위해 과거의 충돌을 끝내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싶다"며 “이란과 협상하길 원한다. 이란과 협상이 맺어지면 난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란과 관련해 나는 영원한 적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며 “사실 미국과 가장 가까운 친구 중 일부는 과거 세대에서 전쟁을 치렀던 국가들이다. 지금은 우리의 친구이자 우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동 지역과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면서도 “이란 지도부가 이 올리브 가지를 거부하고 이웃 국가를 계속 공격한다면 우리는 최대 압박을 가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로 줄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이란이 위대한 국가가 되길 원하지만,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라면서 “선택은 그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을 향한 올리브 가지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서한을 보내 2개월의 시한을 제시하면서 핵 협상을 제안했다. 미국과 이란은 그 이후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11일까지 4차례에 걸쳐 핵협상을 했으며 양측 모두 일단 진전은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리야드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한 뒤 에너지, 국방, 자원 등 분야 합의가 담긴 6000억달러(약 850조원) 규모의 '전략적 경제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미국 12개 방산기업이 사우디와 1420억 달러에 달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 장비 판매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은 사우디 군대의 역량 강화를 위한 훈련을 지원하기로 했다. 민간 분야에서는 양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최첨단 기술, 인프라 등 분야에 협력하고 사우디의 대미 투자와 관련한 투자 파트너십도 체결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김치가 파스타를 만났을 때… 뉴몰든, 김치파스타에 반하다

영국 최대 한인 밀집 지역인 뉴몰든이 지난 3일 이색적인 '김치 파스타' 향기로 물들었다. 유럽 최대 한인 커뮤니티 중심지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Korea Town Foundation이 주최하고, 잉글랜드 국왕 즉위 1100주년을 기념하는 킹스톤 시 축제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한국의 대표 발효식품인 김치와 영국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파스타가 한 접시에 어우러진 이 행사는, 단순한 음식 체험을 넘어 문화 융합과 다양성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행사의 시작은 김치의 면역력 증진 효과와 발효 효능, 그리고 간단한 요리법을 소개하는 강연으로 열렸다. 이후 참가자들은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김치 파스타' 만들기에 나섰다. 뜨거운 팬 위에 김치와 토마토소스, 면이 어우러질 때마다 현지인들의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김치를 처음 접한 영국인 참가자 제니퍼(43) 씨는 “그동안 김치는 무조건 맵고 자극적인 음식인 줄 알았는데, 파스타와 어우러지니 놀랍도록 풍부하고 조화로운 맛이 난다"고 감탄했다. 마이클 해리슨(52) 씨는 “발효식품이라는 점이 특히 흥미롭다"며, “오늘 집에 가면 꼭 김치를 활용한 요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공동 주관한 킹스톤 시의원 김동성(Robert Kim)은 “김치를 비롯한 한류가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융합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협업을 넓혀가길 바란다"며,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이 정치와 사회 전반으로 이어져, 영국 최초의 한인 국회의원 탄생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행사를 기획한 런던한류축제 배찬효 감독은 “김치는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음식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오늘처럼 김치를 직접 보고, 만들고, 맛보는 경험이 김치 수출 10억불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대상, 농협, H Mart, 그리고 영국 내 100만 회원을 보유한 Places Leisure의 후원으로 열렸으며, 현장의 열기만큼이나 영국 전역에 확산 중인 '김치 붐'의 확실한 저력을 보여줬다. 뉴몰든에서 시작된 김치의 세계화. 이 날의 '김치 파스타'는 단순한 한 끼를 넘어, **문화와 마음을 잇는 따뜻한 한 그릇이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푸틴, 美·EU 압박에 굴복?…우크라에 “15일 이스탄불에서 만나자”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휴전 합의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를 제안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 크렘린궁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우크라이나 당국에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갈등의 뿌리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확립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진지한 대화를 나눌 의향이 있다"며 “이번 대화에서 새로운 휴전에 대해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는 반복적으로 휴전을 제안해 왔고, 한 번도 우크라이나와의 대화를 거부한 적이 없다"며 “다시 한번 말하지만 2022년의 협상을 방해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였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런 맥락에서 '재개'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2022년 중단된 협상을 조건 없이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전날 유럽 4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정상이 키이우를 찾아 러시아를 향해 조건 없는 30일간의 휴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압박한 뒤 나왔다.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5월9일·전승절)에 맞춰 일방적으로 선언한 72시간의 휴전이 현지 시각으로 이날 자정을 기해 종료된 직후이기도 하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12일부터 30일간 육해공에서 모두 휴전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러시아에 촉구했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5개국이 조건 없는 휴전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며 “여기 있는 우리 모두 미국과 함께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 주도로 모든 유럽 국가가 참여해 휴전 협정을 준수하는지 감시하겠다"며 “휴전으로 강력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즉각적인 협상의 길을 열 것"이라고 했다. 유럽 정상들은 휴전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확대하고 미국과 함께 에너지·금융 부문에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계속하는 데 돈이 많이 들도록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3월 30일 휴전을 제시했으나 러시아는 자국에 유리한 조건을 주장하며 이를 미뤄 왔다. 5개국 정상은 이날 함께 통화한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 없는 휴전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종전 특사 키스 켈로그도 이날 “육해공과 인프라 시설을 포함한 30일간의 포괄적 휴전이 발효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최대 규모로 최장기간 이어진 전쟁을 종식하는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들어 휴전을 위해 러시아 압박에 다시 나서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8일 휴전 제안에 응하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고 9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가 있느냐' 질문에 “전쟁을 끝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한 관리는 “휴전에 이르지 못할 경우 경제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흰색 연기’ 피어 올랐다…콘클라베 이틀만에 새 교황 선출

제267대 교황이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둘째 날인 8일(현지시간) 선출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10분께 콘클라베가 진행 중인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색 연기가 피어 올랐다. 투표 횟수로는 4번째 만에 결정됐고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 17일 만이다. 2005년(베네딕토 16세)과 2013년(프란치스코) 콘클라베도 둘째날 결과가 나왔다. 투표 횟수는 각각 4차례, 5차례씩 진행됐다. 새로 선출된 교황은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으로 나타났다. 선임 부제 추기경은 이날 오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 나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쳐 새 교황의 탄생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선출됐으며, 그가 앞으로 사용할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라고 발표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교황명이 발표된 이후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와 손을 흔들며 군중 환호에 화답했다. 이어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라고 첫 발언을 했다. 1955년생으로 시카고 태생인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일원인 레오 14세 교황은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페루에서 오랫동안 사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추기경으로 임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출신 첫 교황 선출에 “우리나라에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번 콘클라베에는 5개 대륙 70개국에서 80세 미만의 추기경 133명이 참여해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된다. 당초 투표권자는 135명이었으나 케냐의 존 은주에 추기경과 스페인의 안토니오 카니자레스 로베라 추기경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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