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구금 한국인 ‘자진 귀국’ 준비 착수…“기술적 문제 해결 중”

한국 정부가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수용된 한국인들의 귀국을 위한 준비 절차에 착수했다. 구금자 상당수가 자진출국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전세기를 통해 300여 명이 귀국할 전망이다.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를 비롯한 외교부 현장대책반은 8일(현지시간) 포크스턴 구금시설을 방문해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귀국을 위한 실무 준비를 진행했다. 조 총영사는 이날 오후 방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안에 계신 분들을 다 뵙고 (전세기) 탑승에 필요한 준비를 했다"며 “미국 측 협조를 잘 받아서 여러 기술적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진출국에 얼마나 동의하는지에 대해선 “다 한국에 가시는 것을 좋아하신다, 바라신다"라고 답했다. 다만 잔류 희망자가 있는지에 대해선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이민 당국의 외국인 번호(A-넘버·Alien number) 부여 절차도 이날 중 완료될 예정이라고 조 총영사는 설명했다. 외국인 번호는 추방 절차 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부여하는 기록 관리용 번호로, 출국 전에 반드시 발급돼야 한다. 조 총영사는 구금된 직원들이 자진출국할 경우 '5년 입국 제한' 등 불이익이 없을지에 대해선 “미국에 이미 있는 제도라 그 제도를 참고하면 된다"며 “자진출국이라서 5년 입국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현장대책반은 9일 다시 구금시설을 찾아 귀국을 위한 실무 준비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고위급 조율을 위해 방미길에 나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르면 9일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직무대행과 만나 구금자들의 재입국 제한 등 불이익 배제에 대한 확답을 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 이민 당국은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이민 단속 작전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이들 한국인 300여명은 포크스턴 구금시설 및 스튜어트 구금시설(여성 직원)에 닷새째 구금된 상태다. 한국 정부는 이들을 추방이 아닌 자진출국 형식으로 귀국시키는 방향으로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왔다. 조 총영사는 목표로 했던 오는 10일에 전세기에 구금됐던 직원들을 태워 한국으로 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 “날짜는 제가 말할 사안이 아니고, 서울에서 발표나는 걸 봐달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북극항로 시대에 대응하는 법제의 필요성

김봉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극지연구센터장 북극은 지구와 인류의 생존에 많은 영향을 주는 지역으로, 국제사회는 이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다양한 국제법과 거버넌스 체계를 만들어왔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북극해의 스발바르 제도에 대한 영유권과 국제법적 지위를 정립하는 기준을 마련하기 위하여 스발바르 조약이 체결되었다. UN해양법협약(UNCLOS)과 국제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은 북극해에도 적용될 수 있는데, 특히 UNCLOS 제234조는 북극해와 같은 얼음이 많은 해역에 관한 규정을 두었다. 북극이사회와 같은 협의체는 환경 보호, 자원 관리, 과학 연구, 원주민 권리 보호 등을 주요 목표로 하며, 이러한 문제에 관련된 여러 조약이 회원국들 사이에 체결되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북극과 남극의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을 담보하고 환경을 보호하려고 국제기준(Polar Code)을 제정하였다. 이러한 국제적 협력은 북극에 대한 공동 관리의 틀을 제공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존재한다. 북극은 기후변화의 영향이 심각한 지역으로, 이에 대한 국제적 대응과 모니터링은 정책 수립에 필수적이다. 자원의 개발과 관광산업의 확대 등 북극의 경제적 활용은 북극 생태계에 위협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국제사회의 관심과 조사 그리고 정교한 관리와 통제를 위한 국제법과 환경 기준이 필요한 것이다. 한편, 이러한 국제법 질서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자국의 국내법을 해당 국제법 기준에 맞게 제정하거나 개정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국제법이 각국의 국내법에 영향을 준다고 이해할 수 있다. 러시아는 UNCLOS 제234조에 따라 북극해 관련 국내법을 정비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자국의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연결되는 북극항로를 통제하고자 한다. 한국도 북극에 관련된 조약을 체결하면서 국내법을 조정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한국은 남극조약체계에 참여하면서 이 기준에 조화되는 국내법을 마련하고자 2004년 남극활동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은 남극활동의 규율과 환경보호를 위한 국제법 기준을 국내법으로 수용하며, 남극활동의 허가, 환경영향평가, 동식물 보호, 폐기물 처리, 해양오염 방지, 모니터링 및 보고 등을 규정하였다. 그러나 북극에서 수행되는 활동에 관한 국내법은 존재하지 않았는데, 2013년 북극이사회 옵서버 지위 획득과 북극정책기본계획 수립을 계기로 북극과 남극에서 이루어지는 한국의 활동 전반을 아우르는 국가정책과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감을 얻었고, 결국 북극 활동까지 포함하는 「극지활동진흥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극지활동진흥법은 남극활동법과의 기본계획 중복, 법적 근거 이중성, 주무부처 사이의 관할 혼선 등 구조적 문제들이 지적되었다. 특히 '진흥법'이라는 명칭과 달리 법의 내용은 '기본법' 성격을 띠고 있어, 명칭과 기능의 불일치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다른 국내법과의 관계도 불명확하여, 이 법이 환경 등 다른 분야의 국내법과 충돌하면 법적 해석 기준이 모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북극항로에 대한 사회적·정부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2025년 3월 국회에 '북극항로 구축 지원 특별법안'이 제출되었다. 이 법안은 해상 항로의 불안정성과 물류비용 증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항로 개척 가능성 증대 등을 반영하여, 정부의 북극항로 정책 추진과 북극이사회 옵서버로서 역할을 강화하도록 지원하는 목적을 가진다. 그러나 이미 극지활동진흥법이 있음에도 별도의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은 법체계 중복과 혼선을 준다는 비판도 있으며, 북극항로 개척 및 지원은 극지활동진흥법을 기반으로 하위규범 정비나 법 개정을 통해서 대응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후 우리 국회에는 북극항로에 관한 다른 법안들이 제출되었는데, 이 법안에는 거점이 되는 항구를 지정하여 지원하자는 내용이 추가되기도 하였다. 이제 정부의 북극항로 관심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데, 이를 지원하고 활동을 관리할 수 있는 세밀한 국내법의 마련, 그리고 국내법과 국제법의 조화는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북극항로 관련 국내법이 기존 국내법과 차별성을 가지면서도 조화되어야 한다는 과제는 꾸준히 고려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다른 국가의 국내법 제정 상황을 살펴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김봉철

4명 외국인 수색이 ‘한국인 무더기 구금’…“한미관계 시험대”

미국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의 한국 대기업 공장을 대규모로 단속해 한국 국민이 무더기로 체포되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으로 미국 내 사업 환경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사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은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였다. 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 소속 47명(한국 국적 46명·인도네시아 국적 1명)과, HL-GA 베터리회사 관련 설비 협력사 소속 인원 250여명이 구금됐다. 협력사 소속 인원은 대부분 한국인으로, 정확한 인원 및 국적은 아직 확인 중이다. 내년 완공을 앞두고 공장 내 전력 설비 설치 등 막바지 작업을 위해 현장에 투입된 인력들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에선 단속된 인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체포된 직원 상당수는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자 수용시설에 구금됐다. 체포된 한국인들의 경우 B1, B2와 같은 단기 방문 비자나 ESTA(전자여행허가제)로 미국에 입국해 법률상 금지된 근로 행위를 한 경우로 추정된다. 당국은 이번 단속이 “단일 현장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 단속"이라면서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이민 단속이 아니라 장기 내사를 거친 단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조지아 남부지법이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 공사 현장에 발부한 영장에선 안드레이나 푸엔테스-토바르, 케빈 사발레타-라미레스, 데이비드 사발레타-라미레스, 훌리오 곤잘레스 알바라도 등 히스패닉계로 추정되는 외국인 직원 네 명이 대상이었다. 네 명을 대상으로 한 수색이 300여명의 한국인 체포로 이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슈랭크 조지아·앨라배마주 담당 HIS 특별수사관은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판단된 사람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넘겨졌다"고 했다. 이번 단속은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제조업 부활을 약속하며 해외 기업들의 미국 내 공장 구축을 위해 '관세 폭탄'으로 위협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이민자들이 미국 국민들의 일자리를 뺴앗는다고 주장하며 대대적인 불법 이민 단속 작전을 벌여왔다. 최근 뉴욕에서 식품 가공 공장에서 직원 40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백악관에서 “난 그 사건에 대해 (이민단속 당국의) 기자회견 직전에야 들었다"며 “내 생각에는 그들은 불법 체류자였고 이민세관단속국은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당국이 자국 내 대규모 투자에 나선 해외 기업을 상대로 이 같이 대대적인 이민 단속을 실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국의 경우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달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오토모티브 뉴스 콩그레스'에 참석할 예정인 와중에 이같은 단속이 실행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4년 동안 미국에 26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지만 돌아온 것은 대규모 이민 단속이었다. 이에 관세정책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민 문제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갈수록 악화하는 미국 내 사업 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으로 제조업 부활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기차 배터리 등의 공장들은 첨단 기술과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데 현지에서 당장 고용할 수 있는 숙련된 노동자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의 이민자 단속이 확대되면서 수천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생산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짚었다. 주요 외신들은 한미 관계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민단속으로 한미관계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제목의 기사로 “이번 이민 단속은 한국 기업과 정부 당국자들에게 미국 내 사업 운영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번 체포는 한국 정부 당국자와 현대차를 당황하게 했다"면서 한국 정부가 가까운 동맹이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WSJ은 현대차가 지난 3일 '미국 내 월간 판매량이 8월에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호실적을 발표할 당시에 미 당국이 이미 수색영장을 확보하고 있었다고도 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미 양국은 8월 정상회담을 했고 한국은 대미 투자 확대를 약속했지만, 경제 협력 기운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구금된 이들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영사 면담을 시작했다.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소속 영사는 6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포크스턴에 있는 구치소에서 수감된 한국인들을 만났다. 영사는 면담을 통해 기본적으로 인도적 문제나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하고, 미국 측에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후에는 조기중 총영사가 시설을 방문해 시설 운영자 측을 면담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번 주 중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방안에 대한 한미 간 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이 이번 주에 방미할 경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 미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우리 국민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고 당부하면서 조속한 석방을 위한 협조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체포 대상 아니었는데 구금된 한국인…정부, 美측에 “배려해달라”

한국 정부가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 기업 직원들을 직접 만나는 영사 면담을 시작했다. 외교부 현장대책반 관계자에 따르면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소속 영사가 6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에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구치소(Processing Center)에서 수감된 한국인들을 만났다. 영사는 면담을 통해 기본적으로 인도적 문제나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하고, 미국 측에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앞서 미 이민 당국은 지난 4일 조지아주의 서배나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의 합작 배터리공장인 'HL-GA 배터리회사' 공사 현장에서 대규모 단속을 벌여 47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중 한국인은 약 300명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체포된 직원 상당수는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자 수용시설에 구금됐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조지아 남부지법이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 공사 현장에 발부한 영장에선 안드레이나 푸엔테스-토바르, 케빈 사발레타-라미레즈, 데이비드 사바레타-라미레즈, 훌리오 곤살레스 알바라도 등 네 명의 직원이 대상이었다. 네 명을 대상으로 한 수색이 300여명의 한국인 체포로 이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슈랭크 조지아·앨라배마주 담당 HIS 특별수사관은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판단된 사람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넘겨졌다"고 했다. 외교부는 서배너에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를 반장으로 한 현장대책반을 설치해 현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현장대책반은 300여명 전원을 최대한 신속하게 면담하고 건강상의 문제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에는 조기중 총영사가 시설을 방문해 시설 운영자 측을 면담했다. 조 총영사는 면담을 마친 뒤 현장 취재진에게 “우리 국민이 지내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배려해달라고 얘기했고 실무진에서 가능한 방안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조 총영사는 담당 영사가 이날 수감자 전원을 면담하지는 못했으며 7일 오전 9시부터 면담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 총영사는 “오늘 확인된 분도 있고 안된 분도 있는데 모든 분이 지내는 데 큰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려고 한다"면서 “우선 담당 영사가 안에 시설을 확인했고, 오늘 면담한 분들은 건강한 모습으로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상되는 석방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민 당국은 불법 체류 등의 혐의로 체포한 이들의 체류 지위 등을 조사하고 향후 처분을 결정하기 전에 일단 이들을 구금시설에 수용한다. 정부는 조사 과정이 장기화할 수 있는 만큼 불법 여부에 대한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리더라도 일단 한국인들이 가능한 한 신속하게 풀려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고립된 왕따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다자외교 데뷔한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하면서 외신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3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화려한 열병식에 등장한 김 위원장의 모습은 고립된 왕따에서 동맹국들과 협력 강화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세계적인 플레이어로 변신하는 새로운 이정표"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지난 10년간 김 위원장은 국제적 고립의 전형이자 제재를 받은 독재자였다"며 “집권 후 14년 뒤 중국에서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하자 상황이 다라졌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베이징 톈안먼 앞에서 진행된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했다. 그는 입장할 때부터 중국의 특별한 예우를 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른 국가 정상들과는 한 손으로 가볍게 악수했지만, 김 위원장과는 두 손을 맞잡으며 양국의 돈독함을 보여줬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 내외가 고궁박물관 내 돤먼(端門) 남쪽 광장에서 외빈을 영접하고 기념 촬영을 할 때도 푸틴 대통령과 함께 중심에 섰고, 톈안먼 망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담소를 나누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망루에서도 푸틴-시진핑-김정은 3명이 중심에 자리했다. 북한으로서는 중국과 관계 회복을 통해 우크라이나전 종전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러시아에 편중된 외교정책의 폭을 넓히는 한편 경제협력까지 노릴 수 있다. 북한은 또 핵 보유국이라는 위상을 과시하고 이 과정에서 중국이 지지세력이 될 수 있다. 이럴 경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도 더는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중국과 러시아와 동등한 수준의 핵보유국이란 지위와 동북아시아에서 중간 수준의 핵 강국으로서의 전략적 위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외신들은 또 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의 첫 외교 무대 등장에도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그의 딸이 세계 무대에 깜짝 데뷔했다"며 “그의 등장은 (김정은의) 후계자가 뒬 수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북한 차기 최고지도자의 선두 주자가 중국에서 국제적 데뷔를 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주애를 상세히 소개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북한 전문가 마이클 매든 연구위원은 “현 시점에서 김주애는 북한 차기 최고지도자의 선두 주자"라면서 “북한 차기 지도자 또는 핵심 엘리트로서의 실질적 의전 경험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주애가 북한 밖에서 김정은과 동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는 김정은과 김여정 모두 해보지 못한 경험이라고 했다. 김정일은 1950년대에 부친 김일성과 함께 해외 순방을 다녀온 적이 있지만 김정은은 아버지의 해외 방문에 동행했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스팀슨센터의 레이첼 민영 리 연구위원도 김주애가 최근 수년에 걸쳐 군사 관련 행사에서 정치·경제 행사로 등장 범위를 넓혀왔다면서 “이것이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면 이번 일이 김주애의 국제 무대 데뷔로 볼 수 있으므로 그런 작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시진핑 왼쪽엔 김정은, 오른쪽엔 푸틴…中, 열병식서 ‘반서방 연대’ 과시

중국이 수도 베이징 톈안먼 일대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 북한과 중국, 러시아 정상이 66년 만에 한자리에 모이면서 중국이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드는 '반(反)서방' 연대의 중심임을 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름대로 개인적 친밀감을 쌓았다고 여기는 북한과 러시아 정상이 '친중 행보'를 보이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번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은 현지시간으로 3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작됐다. 열병식 시작에 앞서 외빈들은 오전 8시께부터 행사장에 도착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전 8시18분께 검은색 방탄 리무진을 타고 베이징 고궁박물관 내 돤먼(端門)에서 내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전 8시26분께 외빈 중 맨 마지막으로 등장했다. 이들 외에 우원식 국회의장,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등 각국 고위 인사들이 도착했다. 북중러 정상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고궁박물관 내 돤먼 남쪽 광장에서 외빈을 영접하고 기념촬영을 할 때 나란히 중심에 섰다. 이어 톈안먼 망루(성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나란히 함께 걸으며 담소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톈안먼 망루에는 시 주석과 함께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 등 정상급 외빈 20여명이 올랐다. 시 주석을 중심으로 왼쪽에 김 위원장이, 오른쪽에는 푸틴 대통령이 서면서 1959년 이후 66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중국·러시아(옛 소련 포함) 지도자가 망루 중심에 함께 자리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중국 지도자들로는 원자바오 전 총리를 비롯한 전직 지도부들이 참석했다. 리창 총리와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중국의 국회 격) 등 현직 지도부 7명도 모두 참석했다. 다만 후진타오 전 주석과 주룽지 전 총리는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리창 총리는 이날 오전 9시께 개막사를 통해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시작을 선언했다. 열병식은 이어지는 80발의 예포 발사와 국기 게양식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국기게양을 맡은 호위부대는 중국 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톈안먼 광장의 인민영웅기념비에서 게양대까지 행진해 국기인 오성홍기를 게양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을 통해 항일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평화를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미국 중심의 서방에 대항하는 의지도 천명했다. 시 주석은 “오늘날 인류는 다시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윈윈 협력과 제로섬 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 인민은 역사와 인류 문명의 진보라는 올바른 길에 굳건히 서서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며, 세계 각국 인민과 함께 인류 운명 공동체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화민족은 권력과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립하고 강하게 설 것을 굳게 다짐한 위대한 민족"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 글로벌 차이나 허브의 웬 티 성 연구원은 “시 주석은 상황이 반전됐다는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중국이 이제 다시 운전석에 앉았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시 주석은 이후 무개차에 올라 톈안먼 앞을 지나는 창안제(長安街)에 도열한 부대원들을 사열했다. 이어진 분열식에서는 각 부대가 방진(네모꼴 형태의 진형)을 이뤄 차례로 톈안먼 광장 앞을 행진하면서 중국의 군사력을 과시했다. 이 자리에서 전 지구를 사정권으로 하는 핵 탑재 미사일 둥펑(東風·DF)-5C, 2019년 공개된 DF 41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자어리 미사일 DF-61이 첫선을 보였다. '괌 킬러'로 불리는 DF-26의 개량형인 DF-26D도 등장했으며 '중국판 패트리엇(PAC-3)'으로 알려진 요격 미사일 훙치(紅旗·HQ)-29 등 방공시스템도 공개됐다.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및 일본의 SM-3 요격 시스템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DF-17, 최대 사거리 1만4000㎞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DF-41 등도 등장했다. 미 항공모함을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잉지(鷹擊·YJ)-21 극초음속 미사일 등 YJ 계열 미사일, 미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JL)-3 등 JL 계열 미사일도 모습을 드러냈다. 상공에는 젠(殲·J)-20S와 J-35A 등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들이 비행했다. 이어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8만마리와 풍선 8만개가 하늘로 날아오르며 전체 행사가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해 싱크탱크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말콤 데이비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서방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빠르게 첨단 군사 능력을 스스로 개발하고 작전 배치하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중국이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북한과 러시아 정상은 열병식 이후 열린 전승절 80주년 리셉션 행사에도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마련된 전승절 기념 리셉션장에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입장했다. 시 주석이 가운데에 섰고 좌우에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동행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열병식이 시작되자 2일(미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매우 적대적인 해외 침략자로부터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이 중국에 막대한 지원과 피를 제공했다는 점을 시 주석이 언급할지 여부가 중대한 문제"라며 “중국이 승리와 영광을 추구하는 과저엥서 많은 미국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적었다. 이어 “그들의 용기와 헌신이 정당하게 예우받고 기억되기를 희망한다"며 “당신(시진핑)이 미국에 대항할 모의를 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김정은·시진핑·푸틴 66년 만에 나란히…中 열병식 시작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이 3일 베이징에서 시작됐다.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꼐 베이징 톈안먼 앞에서 시작된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톈안먼 망루(성루)에 등장했다. 외빈들은 오전 8시께부터 행사장에 도착했고, 김 위원장은 오전 8시18분께 검은색 방탄 리무진을 타고 베이징 고궁박물관 내 돤먼(端門)에서 내렸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전 8시26분께 외빈 중 맨 마지막으로 등장했다. 이들 외에 우원식 국회의장,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등 각국 고위 인사들이 도착했다. 북중러 정상은 시 주석 내외가 고궁박물관 내 돤먼 남쪽 광장에서 외빈을 영접하고 기념촬영을 할 때 나란히 중심에 섰다. 이어 톈안먼 망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나란히 함께 걸으며 담소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톈안먼 망루에 올라간 뒤에는 시 주석의 뒤를 이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차례로 입장하며 항전노병들과 인사하고 이어 본행사에서도 망루 중심에 함께 자리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북한, 중국, 러시아 최고지도자가 공식 석상에 한자리에 모인 것은 냉전 종식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경우 다자 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옛 소련 시절까지 포함하면 1959년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 열병식 당시 김일성 북한 주석·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와 함께 톈안먼 망루에 선 이후 66년 만이다. 이날 열병식은 검열(사열)과 분열(행진) 등 두 단계로 구성되고, 약 70분이 소요될 예정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反美 연대 결집 시진핑 “안보대응센터·개발은행 만들겠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러시아가 주도하는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서 안보와 금융을 중심으로 하는 협력 수준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 이사회 연설에서 “안보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는 종합 센터와 마약 대응 센터를 조속히 가동하고, SCO 개발은행을 조속히 건설해 회원국의 안보·경제 협력에 더 힘 있는 지지를 제공할 것"이라며 “협력의 장을 더욱 확대하고 각국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의 평화, 안정, 발전, 번영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 괴롭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을 우회 비판했다. 이어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시스템과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 무역 체제를 수호하고,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적으로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제창해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까지 SCO 회원국에 840억달러(약 117조원)를 투자했고 개별 회원국과 중국의 연간 무역액이 5000억달러(약 696조원)를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20억위안(약 3900억원) 무상 원조, 향후 3년간 은행 연합체 회원 은행에 100억위안(약1조9500억원) 신규 대출을 약속했다. 또한 회원국을 대상으로 100건의 '작지만 아름다운' 민생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SCO 특화 장학금을 두 배로 늘리는 등 교육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SCO는 테러·분리주의 등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2001년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과 함께 만든 다자 협의체다. 이후 인도, 파키스탄, 이란, 벨라루스 등이 합류해 현재는 회원국이 10개국으로 늘었다. 초기에는 안보 분야 협력에 집중했지만, 중러와 서방 진영 간 대립이 선명해지면서 최근에는 경제·문화 등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미국 등에 맞서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개발도상국)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어 브릭스(BRICS)와 함께 '미국 견제 연대체'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은 이번 SCO 정상회의가 '사상 최대' 규모임을 내세우고 있다. 회의에는 시진핑 주석을 비롯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20여개국 지도자 및 국제기구 관계자 10명이 참석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사망설’ 온라인서 급확산…트럼프, ‘이곳’에서 모습 등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건재한 모습을 드러내자 최근 온라인서 빠르게 확산한 사망설이 불식됐다. 미국 매체 포브스, 더 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버지니아주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풀 기자단에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골프를 친 뒤 오후에 백악관으로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빨간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모자와 검은 재킷을 입고 걸었으며 옆에는 손녀 카이, 손자 스펜서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며칠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26일에는 백악관에서 내각회의를 3시간 넘게 주재했다. 하지만 27~29일에는 공개 일정이 없었으며 백악관은 그가 이번 주말부터 미국 노동절인 9월 1일까지 공개 일정이 없다고 공지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동안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실제 그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모든 관세는 유효하다"며 “오늘 매우 정치편향적인 항소 법원의 관세 철폐 주장은 틀렸지만 결국 미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에만 이미 26건의 공개 일정(CNN 집계)을 소화할 정도로 평소 카메라 앞에 나서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사흘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온라인에서는 그가 숨진 게 아니냐는 근거 없는 소문도 돌았다.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28일 공개된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하다고 말하면서도 만일의 사태가 벌어질 경우 대통령직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도 주목받았다. 밴스 부통령은 대통령 유고시 권한 승계 1순위다. 이에 이날 정오 구글의 상위 검색어에 '트럼프', '트럼프는 죽었나'(is Trump dead), '트럼프 사망'(Trump dead) 등이 포함됐다. 엑스(X)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어디에 있나'(Where is Donald Trump)가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 25일 이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 손등에 멍으로 추정되는 검푸른 자국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백악관은 손등의 멍은 잦은 악수와 아스피린 복용 때문에 연한 조직이 가볍게 자극받아 생긴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올해 79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만성 정맥부전을 진단받았다. 만성 정맥부전은 다리정맥의 혈관 내벽 또는 판막 기능 이상으로 다리에서 심장까지 피가 제대로 순환되지 않아 피가 고이는 질환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에도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게시물을 잇따라 게시했다. 그는 최근 범죄 소탕을 이유로 워싱턴 DC에 주방위군이 배치되자 범죄가 14일 연속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김정은 9월 ‘中 열병식’ 참석…시진핑·푸틴 동시에 만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9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주요 국가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자 명단에 포함되면서 북중러 정상들이 사상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일 전망이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방중해 항일전쟁 및 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혔다. 중국 신화통신도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에 대해 보도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과 북한은 산으로 연결된 이웃"이라며 “중국은 북한과 함께 교류·협력을 계속 강화하고 사회주의 발전을 이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의 참석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참석자 명단을 발표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벨라루스, 이란,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등 총 26개국의 정상들이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지에서는 대통령 등 정상급은 아니지만 고위급 정부 관계자가 참석자 명단에 포함됐다. 한국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름을 올렸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지난 2019년 1월 이후 6년 반 만이다. 그는 2018년에만 세 차례 중국을 찾았으며 시 주석은 2019년 6월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북한과 중국의 교류는 사실상 중단됐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투병 파병과 북러 조약 체결 등 러시아와 관계를 가속화했다. 이에 중국도 최근 들어 북한과 교류에 시동을 걸었고 결국 김 위원장의 방중이 6년만에 성사됐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계기로 다자 무대에 처음으로 참석하게 된다. 북중러 정상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기도 하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파트리시아 김 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방문은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진다. 2019년 이후 만나지 못한 시 주석과 관계를 다시 강화시킬 수 있다"며 “이와 동시에 미국의 핵심 경쟁국인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음을 과시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 결정이 발표된 시점도 주목을 받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이시바 시게루 총리, 트럼프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핵 문제를 포함한 북한 문제 대응을 위한 한미일 협력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과 나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가졌고, 여전히 그렇다", “김정은과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이 대통령이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자마자 승전 80주년 열병식에 북러 정상의 참석을 공개함으로써 한미일 협력의 강화 흐름에 북중러 협력으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가 됐다. 한편, 최근 중국과 협력 강화를 모색 중인 인도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뿐만 아니라 고위급 정부 관계자도 참석자 명단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모디 총리는 전승절 직전인 8월 31일∼다음 달 1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맞춰 중국 톈진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의 중국 방문은 2018년 6월 SCO 정상회의 참석차 칭다오를 찾은 이후 7년 만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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