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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정규장 거래시간을 9월 14일 대폭 확장한다. 넥스트레이드처럼 국내 정규 시장 앞뒤로 프리마켓(장전 시장)과 애프터마켓(장후 시장)을 둔단 거다. 코스피 5000 시대를 맞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거래 환경을 조성하겠단다. 현재 정규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다. 이를 출근 전과 퇴근 후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장을 열어두는 것과 유사하다. 장점은 직장인 접근성이다. 출근길 지하철이나 퇴근 후 카페에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낮 시간에 주식창을 보기 힘든 '개미 투자자'에게는 투자 기회의 확대다. 글로벌 주요국의 경제 지표 발표나 야간에 발생하는 돌발 변수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 또 다른 노림수는 글로벌 자금 유입이다. 뉴욕 증시는 일 최대 16시간 동안으로 거래시간을 확대해 글로벌 유입자금을 15~20% 가량 늘렸다. 한국도 각국 개폐장 시차를 감안해 외국의 정규장 시간에 국내 장을 열어두면, 외국인 투자가 더 확대될거라 예상한다. 그러나 뻔한 문제가 예상된다. 뇌동매매 유혹이다. 직장인이 출퇴근 시간에만 거래를 할 리 없다. 어차피 근무 시간 중에도 매매할텐데 출퇴근 시간에도 매매하게 된다. 일 8시간 근무시간 중에 눈치를 보며 하던 매매를 근무시간 외에 더 오래 할 수 있게 된 것 뿐이다. 거래액이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한정된 투자여력을 어느 시간에 하느냐에 달렸을 뿐이다. 개인은 이미 거의 모든 금융자산을 주식에 '몰빵'해뒀을 테다. 동경표준시 기준 출근 시간에 장을 여는 건 호주와 일본 뿐이다. 태평양 위에서 개장하는 증시는 없다. 퇴근 시간엔 길어봐야 홍콩이나 동남아다. 어차피 기존 정규장 시장과 겹친다. 오히려 거래 에너지가 분산돼 주가 변동성만 키울 수 있다. 다른 투자자가 거래하는 동안 포모(FOMO)에 휩싸여 주식창을 들락거리고 매도·매수 버튼만 눌러대게 될거다. 증권사에게도 부담이다. 거래수수료 몇푼 더 받자고 시장 운영 시간 연장에 맞춰 인력을 추가 배치해야 한다. 초과 근무수당이니 1.5배 이상의 비용으로 이어진다. 시스템 운용에도 연 수백억원대 추가 비용이 소요된다. 결국 이 비용은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부담은 고객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시스템 안정성 문제도 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몇 년간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전산 사고를 일으켰다. 거래 시간이 확장되면 시스템 점검과 유지보수를 위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진다. 과부하로 인한 전산 사고가 발생하면 대처하고 복구할 시간마저 부족하다. 생각할 시간이 사라진다. 뉴스를 판단하고 포지션을 정할 절대 시간이 부족해진다. 오늘 나의 딜이 어떠했고, 내일 어떻게 해야겠다라는 '성찰의 시간(Cooling-time)'이 사라진다. 그러니 생각은 줄고 손가락만 바빠지는 '주식 좀비'가 늘거다. 가장 큰 문제는 직장인의 저녁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거다. 저녁 식사 중에도 뉴스창과 MTS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는다. 아이들은 부모를 거래소에 빼앗긴 채 '주식 좀비'만 보며 자라게 된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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