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6월 27일(월)
[EE칼럼] 우크라戰이후 에너지공급망 재편 대비해야

[EE칼럼] 우크라戰이후 에너지공급망 재편 대비해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최근 독일 언론 인터뷰에서 "전쟁이 수년간 지속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마치 한반도 상황처럼 ‘종전’ 없이 초장기 대치 상태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물론 올 10월 무렵 전쟁 종식과 관련된 협상이 다시 재개되어 겨울이 시작되기전 마무리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런 관측은 그간 유럽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북아프리카와 중동으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현실론을 배경에 깔고 있다. 실제 2006년 러-우크라 가스분쟁이 처음 발생한 이후 유럽은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를 추구하였지만 유럽의 LNG 터미널 규모는 에너지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독일과 동유럽 국가들은 근거리 에너지 운송망으로 값싼 PNG를 수입할 수 있었기에 러시아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입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이다.전쟁이 장기화되든지, 아니면 올해 안에 마무리 되든지 지정학적 갈등 요인으로 인해 유럽과 러시아 간 협력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서방과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러시아를 상대로 승리하고 이로 인해 푸틴 체제가 붕괴되어 러시아를 정치경제적으로 바꾸는 것이겠지만 이렇게 전쟁이 끝날 가능성은 아주 낮다. 오히려 러시아가 현재 점령한 지역을 독립시켜 우크라이나를 분할하거나 러시아 영토에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전쟁의 결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은 불가피할 것이다. 전쟁 이후 유럽이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부분적으로 복원할 수 있겠지만 다른 지역으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늘릴 전망이다.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고 원전 건설을 늘리거나 석탄 사용비중도 늘릴 수 있을 것이고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가속화하여 에너지 독립을 추구할 것이다. 러시아 역시 유럽중심의 에너지 협력을 아태지역으로 바꾸려고 할 것이다. 전쟁이전에도 러시아는 이미 에너지 전략 2020, 2030, 2035를 수정보완하면서 아태지역으로 에너지 공급을 늘리려는 계획을 실천하고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OPEC 산유국들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자국산 에너지 자원의 가치를 최대화하고 동시에 자국의 인보 여건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국가와 협력을 모색할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와 중국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은 국내적으로 셰일 가스 생산을 늘리고 국제적으로 이란 핵협상, 베네주엘라 제재 완화 등을 추진할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팬데믹 시기 달라진 투자기준 ESG로 인해 미국내 셰일가스 개발에 새로운 자본유입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이란과 베네주엘라 등의 에너지 생산이 원유가격을 낮출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 이처럼 에너지 주요 공급국과 수요국은 각자의 셈법에 따라 전쟁이후 변화될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구도에 맞추어 협력을 추진할 것이다.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 우리가 대러 제재에 참여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한국 경제의 성장 뿐 아니라 생존의 관점에서 러시아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것보다 균형을 갖춘 협력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에너지 공급을 줄이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으로 이와 연동된 상품의 가격이 모두 오르면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수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이에 우리 정부는 유류세 인하, 에너지 수요 관리, 에너지 믹스 탄력적 운영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응책도 모색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떤 식으로 종식되더라도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은 재편될 것이며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 격차는 벌어질 것이기에 우리 정부와 기업이 지금부터 서둘러 준비한다고 해도 빠르다고 할 수 없다. 우리의 에너지 공급선 가운데 변동성 높고 취약한 곳이 있다면 보완해야 할 것이고 새로운 공급망 구축이 필요하다면 민관이 협력하여 추가적인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일본이 대러 제재에 적극 참여하고 있지만 야말과 사할린 에너지 프로젝트에 지분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제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 방침을 세운 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한편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탄소중립으로의 대전환을 모색해야 하지만 시간과 노력 더 필요하다. 한국경제가 에너지 독립을 달성하기 이전까지 탄소 배출이 적은 원전 및 수소 등 청정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방안도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다.이상준 국민대학교 유라시아학과 교수

[김성우 칼럼] 기후위기, 대응 미룰 수 없는 심각성 인식해야

[김성우 칼럼] 기후위기, 대응 미룰 수 없는 심각성 인식해야

지난 4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기후 변화로 동물의 서식지 이동이 빈번해지고, 이로 인해 2070년까지 포유류 내에서 다른 종간 새로운 접촉이 12만 3000회, 병원체 공유가 4600건 추가로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즉, 지구가 더워지면서 동물간 더 많이 접촉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병원체가 대략 3~4일에 1건 꼴로 추가 공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사스·메르스·코로나19까지 박쥐에서 바이러스가 넘어온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종간 새로운 접촉을 하게 되는 동물 중 90%가 박쥐라는 점이 눈에 띤다. 앞으로 더 덥고 더 아픈 미래가 도래하는 것에 반박할 여지가 없는 증거라고 연구진은 밝혔다.우려를 키우는 것은 벌써 많이 덥고 아프다는 사실이다. 지난 5월 발표된 세계기상기구(WMO)의 ‘2021년 WMO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농도 및 해수 온도 등 주요 지표가 지난해 모두 나쁜 방향으로 기록을 경신했다.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해에 신기록 수립에 이어 올해까지도 지속 상승하고 있고, 해수 온도도 수백~수천년 시간 단위에서는 비가역적일 만큼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7년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더운 것 만큼 아픈 것도 문제인데, 방역 선진국인 이스라엘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달부터 급등세로 돌아서 여섯 번째 유행 국면에 재진입했다고 밝혔고, 변이로 인한 재유행이 독일·영국·스웨덴·스페인·포르투갈 등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난 22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원숭이두창도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동물과 사람간 바이러스가 공유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보고된 사례는 42개 국가에서 2103명으로 이처럼 단기간에 수십 개국에서 환자가 발견된 건 처음이라고 한다.우리는 과연 상술한 현황의 원인인 기후변화를 얼마나 심각하게 느끼고 있을까. 과거나 지금이나 설문조사를 실시하면 사람들은 기후변화가 심각한 문제라고 답한다. 그러나 막상 현실에서 급한 현안을 만나면 심각성은 뒤로 밀린다.이는 지난 5월 한 언론사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에 잘 나타나 있다. ‘1년 안에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경제성장이 압도적인 비율로 1순위 과제로 꼽혔고, 기후변화는 후순위 그룹에 놓였다. 이는 3년 전 조사와 같은 결과다. 그러나 기한을 변경해 ‘10년 안에 풀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묻자, 기후변화가 저출산고령화, 경제성장에 이어 3위에 꼽혔고, 기한을 30년으로 늘리자 기후변화가 1위로 등극했다. 기후변화가 심각하다고 인식하지만 장기 위험으로 생각하는 것이다.그럼 장기 위험 인식을 단기 대응 행동으로 연결시킬 수는 없을까. 글로벌 기업들이 평가보상체계를 활용해 장기위험을 단기행동과 연계하려는 노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환경 및 사회 성과를 임원 보상과 연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이런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 케빈 존슨은 플라스틱 사용 및 공급망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등 2021년 친환경 경영 활동을 실행해 20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았다. 애플도 2021년 평가보상부터 환경 및 공급망책임 등과 연계해 임원보수를 최대 10% 증가하거나 삭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장기위험을 단기행동과 연계시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투자자도 적극적이다.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는 지난 1월 ESG(환경·사회·투명경영) KPI(핵심성과지표)를 이사/경영진 보수정책에 반영하지 않은 유럽대기업에 대해 2023년 주주총회 때부터 보수정책에 반대투표하겠다고 발표했고, 은행감독 국제공조기구인 바젤위원회는 지난 15일 발표한 ‘기후관련 금융 리스크 관리·감독을 위한 원칙’에서 기후변화를 임원 보상 정책에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현대차 및 SK 등 국내기업도 ESG등급이나 기후변화대응을 경영자평가와 연계하기 시작했다. 평가보상연계가 주요 해결책까지는 못 되더라도, 덜 덥고 덜 아픈 미래를 위해 지금 해야 할 최소한의 행동을 촉진하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EE칼럼] 에너지위기 대응 비상대책 서둘러야

[EE칼럼] 에너지위기 대응 비상대책 서둘러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및 원자재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이 인도 등 신흥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유럽이 아프리카, 미국 등에서 에너지를 공급 받는 가운데 코로나19 등으로 디 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놓인 신흥국들은 속수무책이다. 선진국들도 여름철 ‘블랙 아웃’을 피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에너지와 광물 부국인 호주도 비상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가 소재한 뉴사우스웨일스주 주민들에게 매일 저녁 2시간씩 전기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전력 생산의 4분의 3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데 현재 석탄 화력발전의 4분의 1 가량이 전력생산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화력발전의 원가가 치솟고 에너지 수요마저 폭등해 도매 시장의 전력 가격 상승이 생산원가에 미치지 못하자 일부 발전소가 생산을 중단하는 사태에 이른 것이다.일본은 여름철 에너지 대란을 막기 위해 절전 포인트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지난해보다 전기를 아낀 가정과 기업을 대상으로 전기요금을 포인트로 돌려준다는 구상으로, 일본 정부가 가정과 기업에 절전 요청을 한 것은 2015년 겨울 이후 7년만이다.우리나라는 아직은 전력 수급 사정이 다른 나라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여름철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할 경우 예비 전력이 동나면서 뜻 밖의 정전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우리나라가 여름철에도 전력 예비율을 10~20% 가량 확보해 놓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력생산의 핵심인 석탄 수급이 어려워지면 충분한 예비 전력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1년 9월 전력 수요 예측이 빗나가면서 일부 정전 사태를 겪은 적이 있다. 전력 공급이 끊기는 블랙 아웃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한여름 전력 수요가 폭발하면 최악의 경우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정전을 시키는 순환 정전을 시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운 좋게 블랙 아웃을 피하더라도 연료비 인상에 따른 전기요금 급등의 공포는 현실로 닥쳐 왔다. 한국전력의 올해 30조원 적자 전망이 나오면서 전기료 인상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프랑스와 영국 등은 올 들어 전기요금을 각각 24%, 54% 인상했고, 일본은 작년 이후 누적으로 35% 올리면서 동시에 에너지절약 정책을 펼치고 있다.정부가 곧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에너지 정책에 있어서 우리 모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정치권이 값 비싼 에너지 가격에 대해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에너지 공급 원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대대적으로 수행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 의해 발생한 부분과 탄소 중립을 위해 발생하는 비용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고 공감을 구해야 한다. 당장 최우선적으로 할 일은 경제성을 기준으로 불필요한 낭비 요소를 줄이는 것이다. 값비싼 에너지 가격에 대해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면서도 이론적으로 환상적인 정책을 추구해 왔다. 지난 10여 년간의 저유가가 시장에서 안이하게 갖게 된 고비용 에너지 구조를 경제성 기준으로 재편하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다음으로 에너지 가격은 최소화된 원가는 보상 받도록 정상화 돼야 한다. 전기요금을 최소화의 원가 이하로 책정하면, 당장은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듯하지만, 국민이 어차피 지급해야 할 돈을 빚으로 막은 것 뿐이며 오히려 향후에 이자 비용까지 더 내게 하는 것이다. 또한 인위적으로 낮춰진 원가 이하의 에너지 가격은 과소비를 부추기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에너지 산업은 인류가 영위하는 산업 중 가장 큰 분야로 성장했다.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한국 에너지 산업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정부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을 시행하길 바란다.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E칼럼] 에너지믹스 조정, RE100 역행하지 않게

[EE칼럼] 에너지믹스 조정, RE100 역행하지 않게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체제를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십수년 전부터 "에너지 전환은 경제"라며 지지부진한 재생에너지 보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하지 않으면 가까운 장래에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그럼에도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당장의 기업 경영 어려움을 내세워 에너지 전환에 제동을 걸고 나섰고 급기야 윤석열 정부는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낮추는 방향으로 에너지 믹스를 조정하며 탄소감축계획(NDC) 달성 방안도 수정하겠다는 에너지 정책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그런 사이에 한국경제를 받치고 있는 수출 대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대거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에 가입하고 관련 기업에게도 이 조건에 맞출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기업에 부품이나 완제품을 납품하는 한국 기업들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RE100은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글로벌 기업의 자발적 선언이다.일본에서는 2020년 11월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최고경영자가 정부와 경단련의 면담 자리에서 "글로벌 기업의 RE100 참여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이용률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소니는 일본 생산시설을 국외로 옮길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것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 소니는 유럽과 중국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완료하고 북미공장도 2030년까지 100% 전환을 마칠 예정이지만 2018년 기준 17%에 머문 일본의 분발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었다. 요즘 여러 분야에서 일본의 대응을 앞지르는 모습을 보여온 우리나라지만 경제계의 대응은 아직 일본을 뒤따르는 모양새다.세계적으로 RE100에 참여한 기업은 구글·애플·나이키 등 372개를 넘어섰다. 우리나라에선 SK하이닉스·LG솔루션·현대차그룹 등 19개사가 동참했고 삼성전자도 올해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하고 가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 기업 중 이미 61개사는 RE100을 실현하고 있으며 참여 기업 전체의 전력소비량 중 45%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있다고 한다.지난해 우리나라는 30대 대기업이 사용한 전력량만 해도 102.92TWh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은 전체 전력생산량의 7.5%인 43.09TWh에 불과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제철·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상위 5개사의 RE100(47.67TWh)을 하기에도 부족한 양이다.반면 우리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7.5%를 기록하는 동안 주요 경쟁상대인 독일과 이탈리아, 영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0%를 넘어섰으며 일본과 프랑스, 미국은 20%를 지나 30%를 향해 가고 있다. 산업에서 우리를 쫓아오고 있는 중국도 30%에 근접한다. 중국이 세계 제일의 재생에너지 생산 국가로 올라선 것은 2010년대 초반이다. 이들 국가는 RE100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요구에 자국에서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다.넘어야 할 관문은 RE100만이 아니다. RE100은 기업의 자발적인 움직임이지만 2023년에 시행 예정인 탄소국경세조정은 정부 차원에서 모든 교역품을 대상으로 한다. 비용을 들여 자국의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고 탄소를 감축해온 나라 입장에서는 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자국 제품보다 낮은 가격으로 들어오는 외국제품에 관세를 물리겠다는 것이고 이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요즘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연말까지 이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올해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액은 200조원(전체 수입액의 1/3)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반면 그동안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려온 나라들은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래서 현 고유가 상황에 대한 대책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계획들을 내놓고 있다.그럼에도 지난달 출범하면서 발표한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방향은 그 반대였다. 원전 비중을 늘리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에너지 믹스를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구체적인 에너지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 궁금할 따름이다.신동한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이사

[EE칼럼] 허황된 탄소중립 계획, 실현 가능성 높이려면

[EE칼럼] 허황된 탄소중립 계획, 실현 가능성 높이려면

우리나라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의 순배출량 제로를 의미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에너지소비의 80%가 넘는 석유·석탄·천연가스 거의 전부를 30년 내에 원자력·재생에너지와 같은 무탄소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 현재의 기술 수준·경제구조의 특성·짧은 기간 등을 감안하면 거의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지난 정부의 핵심 에너지정책이었던 탈원전까지 가세하면 궁극적으로 탄소에너지를 재생에너지만으로 대체해야하므로 불가능하다고 단언해도 과언이 아니다.실제로 지난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살펴보면, 실현가능성의 한계를 정해주는 제약조건 즉 기술제약·예산제약·시간제약 등을 고려한 흔적을 도대체 찾기 어렵다. 당연히 제약조건을 무시할수록 실현가능성은 형편없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시간 경과와 함께 제약조건은 완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지금까지의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야 실현가능성이 담보된다. 그러나 지난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거추장스러운 각종 제약조건이 단기간에 극적으로 제거될 거라는 경로 파괴적 낙관론에 빠진 나머지, 실현 불가능한 공상과학 소설과 같은 계획이 되고 말았다. 가령 탈원전을 전제로 수립한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따라 재생에너지 비중이 30%에 이르게 되면, 재생에너지의 변동폭이 일평균 수요 전망치 64GW와 거의 같아져 LNG발전은 물론 원전과 석탄발전과 같은 기저전원마저 대규모 감발과 증발이 수시로 요구될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원전과 석탄발전의 기술적 제약 상 불가능한 계통 운영방식이다. 당연히 재생에너지의 대규모 변동성을 흡수할 에너지저장장치, 수소, 적극적 수요관리 등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천문학적인 예산, 획기적 기술 개발과 제도개선이 전제되어야 가능함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30 NDC 계획에는 비용 추계도, 구체적인 연구개발 로드맵도, 수요관리 개선도 언급되지 않고 있어, 실현 불가능한 희망의 단순 나열에 불과하다. 새 정부의 정책은 실현가능성에서 차별화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탄소중립의 실현가능성을 높이려면, 첫째 탄소중립 달성 수단은 어떤 것도 함부로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탈원전을 폐기하고 원전을 탄소중립의 중요 수단으로 재정립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정책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새 정부의 구상대로 원전의 비중을 30% 정도를 유지하면, 2030년 재생에너지의 변동폭을 최대 30GW 대로 대폭 줄일 수 있어 그만큼 실현 가능성은 높아진다. 둘째, 탄소중립 기술개발의 국제 협력과 공조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기후변화는 국가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는 선·개도국을 망라한 지구 공통의 이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차피 현재의 기술로는 국가별로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화시킬 마땅한 방안을 마련할 수 없다. 사실 탄소중립 성패는 한계돌파형 기술개발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마도 향후 탄소중립의 향방은 기술개발 속도에 맞춰 계속 변모할 것이다. 따라서 탄소중립 기술개발의 국제적 공조만 유지하고 있으면, 탄소중립으로 인해 결코 우리만 곤경에 빠지는 일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기술협력 국가들과 함께 탄소중립 시대를 이끄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 한미 간 원자력기술 협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셋째, 적극적 수요관리를 위한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수요증가를 억제하는 효율 향상과 재생에너지의 공급변동성을 상쇄시키는 수요관리는 탄소중립의 제1조건이다. 현재와 같은 철저히 통제된 가격제도와 독점된 시장 구조로는 효율향상도 효과적인 수요관리도 기대하기 어렵다.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가격 결정 기구의 독립성 확보와 독점구조 완화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밀어붙이다 보면 필연적으로 무리수가 따르고 결국 경제 전체에 크나큰 내상을 남길 수 밖에 없다. 탄소중립은 과거 군사정부 시절의 ‘안 되면 되게 하라’식의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일 일이 결코 아니다.박주헌 동덕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E칼럼] 우크라 전쟁이후 국제질서 재편과 에너지 안보

[EE칼럼] 우크라 전쟁이후 국제질서 재편과 에너지 안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점령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격퇴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이 예측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군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국가들의 직접 개입 없이도 장기간 침공에 저항해왔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데 러시아군이 2014년 크림반도 병합에 이어 동부 돈바스를 확고히 점령한다고 해서 이번 전쟁을 러시아의 승리로 판정할 수 있을까. 이로써 구 소련 혹은 구 러시아제국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푸틴의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된 이상 조만간 유럽에 다시 평화가 찾아올까.이번 전쟁에서 러시아는 분명히 승리하고 있다. 다만, 그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영토 갈등이라는 측면만 보았을 때다. 종래 러시아의 슬라브 형제국으로 여겨졌던 우크라이나는 이제 독립된 주권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해 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몇 세대가 지나더라도 이번 전쟁에서 비롯된 러시아에 대한 원한을 잊지 않을 것이다. 종전 이후 모습을 드러낼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새로운 국경선은 어쩌면 러시아에게 방어선 길이의 증가라는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나아가, 이번 전쟁을 유럽 대륙의 스케일에서 바라보면, 완전히 새로운 그림이 나타난다. 러시아와 나토 국가들 사이에 지정학적 모호성이 존재하는 완충지대가 사라진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적대국가로 돌아섬은 물론, 러시아의 발틱해 앞마당에 있는 중립국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폴란드는 러시아 견제의 첨병 역할을 자처하려는 듯하다. 러시아와 나토 국가들의 직접적인 접촉은 지정학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켜 향후 이 지역에서 더 큰 분쟁의 발발 가능성을 높일 것임은 자명하다. 확전을 두려워하는 독일과 프랑스조차도 역내 세력균형 유지와 리더십 확보를 위해서는 더 이상 미국에 지역 안보를 맡기는 책임전가 전략을 구사할 수 없을 것이다. 푸틴의 결단은 비록 그것이 나토의 동진(東進)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었을지라도 러시아의 지정학적 미래를 매우 불투명하게 만들었다.이제 스케일을 더욱 확대하여 지구적 차원에서 이번 전쟁을 바라보면, 21세기 그레이트 게임의 양상이 보다 분명해진다. 러시아의 서쪽에서는 나토 국가들이, 동쪽에서는 오는 6월 말 정상회의를 통해 나토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될 우리나라와 일본이 반동맹 국가를 봉쇄하는 듯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새로운 국제질서는 동북아의 기존 세력균형을 불가역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며, 그로 인해 이 지역에 전례 없는 긴장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현재 진행 중인 국제질서 재편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은 과거와 달리 종교·민족·이념과 같은 거추장스러운 명분이 도드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유와 인권이라는 수사학이 동원될 수도 있겠지만, 반동맹 국가를 견제하는 명분으로 내세우기에는 너무 오랜 기간 방치되었다. 그렇다면, 이 사태의 본질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진 ‘주권국가’라는 정치경제체제의 단위들이 각자의 생존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합집산하는 데에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경로가 국가들의 이합집산과 직접 연계되어 교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과 러시아가 경제적 상호의존도를 높임으로써 유럽의 자주권과 지역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는 메르켈의 신념은 노르트스트림 2 프로젝트와 함께 좌초되어 버렸다. 러시아가 육상 수송망에 의존하는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강도를 높여갈수록, 역설적이게도 해상 수송망에 의존하는 미국의 글로벌 에너지 패권이 강력해지고 있다. 프리포트 LNG 액화플랜트 폭발사고 직후 유럽과 동북아의 천연가스 내지 LNG 현물 가격이 폭등한 것은, 셰일가스가 이제 지정학적 게임 체인저(geopolitical game changer)로 자리매김했음을 입증한다. 셰일혁명은 미국을 피터 자이한이 예견했던 고립주의 노선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길로 유도하고 있다. 이렇듯 에너지 공급망의 교란은 극단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글로벌 공급망에 의한 물질적 풍요와 행복을 약속했던 글로벌 자본주의가 임계점에 다가섰음을 의미함과 더불어, 에너지 공급이 초강대국들의 패권 경쟁에 좌우되는 미래의 전조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이런 세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역량이 없다. 이를 깨닫는다면, 우리에게 남은 현실적 선택지는 전기요금 인상과 대대적 에너지 절약 운동 등을 통해 에너지 안보의 거대 위기 신호가 국민들에게 전달되도록 함으로써 에너지 안보 총력전에 돌입하는 것 외에 무엇이 있을까.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EE칼럼] RE100, 한국 기업에 新무역장벽 안되려면

[EE칼럼] RE100, 한국 기업에 新무역장벽 안되려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글로벌 기업의 자발적 선언인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은 한국 기업에게도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수출상품인 반도체도 한국 기업들이 2040년까지 RE100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RE100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해 수출이 30% 감소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국내 연구기관 보고서도 있다.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대응과 ESG경영확대, EU·미국 탄소국경세의 도입 등 환경규제 강화로 글로벌 경영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더욱이 우리보다 먼저 글로벌 RE100에 참여중인 구글·애플·BMW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공급망 기업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함에 따라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특성상, 국내기업의 RE100 참여는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 되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파고를 넘기 위해 ‘한국형 RE100(K-RE100)’ 제도를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부터 도입·운영 중에 있다. 제도 도입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RE100에 참여 중인 국내 기업수는 가파르게 증가하여 올 6월 현재 19개 사로 세계 4위의 가입 기업수를 달성 중에 있다. 한국형 RE100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참여 기업 수는 총 118개이며, 기업유형별로 대기업 41개, 중견·중소기업 46개, 공공기관 및 기타 31개로, 대기업 외에도 중견·중소기업의 RE100참여도 확산 중에 있다.이렇게 한국형 RE100제도 도입으로 국내기업의 RE100참여가 가속화되고 참여주체도 다양화 하는 등 국내 기업의 RE100 참여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지속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제약요인도 많다. 먼저,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총 3만6360GWh, 전체 전력생산의 6.3%로 수준으로 주요 OECD회원국 중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현재 상황에서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대폭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다음으로는 해외 주요국 대비 기업이 부담하는 전기요금은 낮은 반면, RE100이행비용은 미국의 4배 가까이 되는 등 매우 높은 편에 속해,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기업 입장에서 RE100이행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가중될 수 있다. 셋째로, 최근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해 전력구매계약(PPA)이 도입되는 등 우리의 전력시장도 과거와 달리 점차 유연하고, 시장 중심형으로 변화 중에 있는 점은 고무적이나, 아직은 독점적 시장 구조로 해외 주요국 대비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옵션들이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를 뛰어넘고 우리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RE100 이행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대한 선제적 검토가 필요하다. 먼저, 현재 빠르게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RE100을 이행해 나갈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보급을 지속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며,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경쟁 입찰 등 시장기능 확대를 통해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원가(LCOE)를 낮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다음으로는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RE100 이행비용에 대한 금융·세제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 한국형 RE100 이행 시 금리를 최대 0.3% 우대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NH농협은행 친환경 우대론)이 출시된 바 있으나, 이러한 금융상품들이 시중은행으로 더욱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또한, 기업이 편리하게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PPA 거래모델 확대·전력중개 활성화·민간 중심의 전력 비즈니스 모델 확대 등 유연한 전력시장으로의 변화가 중요하다. 다양한 전력구매 옵션 제공으로 기업은 더욱 편리하고 저렴하게 재생에너지 전기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이 RE100이행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향상 등을 통해 중장기 비용절감을 종합적으로 실행해 나갈 수 있도록 통합적인 제도운영과 실행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RE100과 함께 EP100(사업장에서 에너지효율을 30%이상 개선), EV100(사업장 내에서 전기차만 운행)등 자발적 참여제도의 통합적인 접근을 통해 기업의 중장기 탄소중립 달성을 지원해 나가는 일도 소홀해선 안된다.김성훈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정책실 실장

[EE칼럼]화석연료 ‘악마화’로 에너지 위기

[EE칼럼]화석연료 ‘악마화’로 에너지 위기 '자초'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휘발유·경유가 모두 리터당 2000원을 훌쩍 넘어섰다. 사상 최고였던 2012년의 기록도 갈아치웠다. 물가와 산업경쟁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유가 오히려 더 많이 올랐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싼 주유소도 있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다. 미국의 기름값도 역사상 처음으로 갤런 당 5달러를 넘어섰다. 1970년대 오일 쇼크의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정말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정부는 손발이 묶인 모양새다. 하늘 높을 줄 모르고 뛰는 기름값을 그저 넋 놓고 지켜보는 형국이다. 지난 정부가 기름값 폭등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완전히 박탈해버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가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 유류세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한도인 30%를 끝까지 채워버렸다.전임 문재인 정부가 유류세를 깎아주기 시작한 것은 대선을 눈앞에 둔 지난해 11월이었다. 기름값이 들썩이는 조짐이 나타나자 기재부가 기다렸다는 듯이 재빠르게 움직였다. 일찌감치 유류세를 20% 인하했던 정부가 대선이 끝난 후에 또 10% 추가 인하를 결정했다. 기름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도 전에 리터당 247원을 미리부터 깎아준 것이다.물론 정부의 발 빠른 유류세 인하가 서민 경제에 적지 않게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가 코앞에 다가온 대선과 지방선거를 고려한 결정이었던 것도 명백한 사실이었다. 그야말로 삼척동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지난 4월의 추가 인하는 새 정부의 대응 수단을 빼앗아버리는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노린 얄팍한 꼼수였던 셈이다. 오이 밭에서는 짚신도 고쳐 신지 말아야 하는 법이다.문재인 정부가 박아놓은 대못은 유류세 인하만이 아니다. 맹목적인 탈원전·탈석탄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기 위해 시작한 ‘탄소중립’ 광풍도 감당하기 어려운 대못이다. 입법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숨겨놓았던 허술한 탄소중립의 청구서가 속속 날아들고 있다.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까지 올려야 한다는 산업부의 보고도 무시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올해 전기요금을 두 차례로 나누어 인상하기로 결정해버린 것도 볼썽 사나운 대못이었다.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기름값 폭등이 하루 이틀에 끝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의 현실이 암울하다. 팬데믹의 종식에 따른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의 일시적인 수요 증가는 오히려 사소한 문제다. 미국과 중국의 목숨 건 기술 패권 다툼이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파장은 훨씬 더 심각하다. 전통적인 우방이었던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적 갈등도 만만치 않다. 7월 중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지역 순방으로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인지도 불확실하다.기름값 급등의 진짜 원인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고질적·복합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탄소중립의 환상에 빠져버린 선진국들이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급격하게 줄여버렸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모든 에너지 산업은 장기간에 걸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다. 결과적으로 앞으로 석탄·원유·천연가스의 생산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뜻이다.기후 위기 대응을 핑계로 석탄·석유·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지나치게 ‘악마화’ 시켜버렸던 것이 문제였다. 인구 증가와 삶의 질 향상에 따른 부작용을 방치해왔던 책임을 화석연료에 떠넘겨버린 것은 졸렬하고 비겁한 일이었다. 기후 위기를 일으킨 것은 화석연료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었다. 지난 50만 년 동안 화려한 인류 문명을 이룩하게 만들어준 ‘현재 기술’은 결코 함부로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에너지 위기는 사실상 부당하게 퇴출 위기에 내몰린 화석연료의 처절한 ‘복수’인 셈이다.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부가 에너지 정책에 박아놓은 반지성주의적 대못을 모두 찾아 확실하게 뽑아내야 한다. 거대 야당이 국회를 단단하게 틀어쥐고 있는 현실에서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에너지 위기는 어설픈 이념이나 팬덤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난 정부가 감춰왔던 에너지 가격 현실화는 감수할 수밖에 없다. 탈원전·탈석탄도 방향을 명확하게 돌려야 하고, 정유·석유산업도 포기할 수 없다.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에교협 공동대표

[EE칼럼] 기후위기 대응위해 메탄 감축이 중요한 이유

[EE칼럼] 기후위기 대응위해 메탄 감축이 중요한 이유

지난해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 한국을 비롯한 105개국이 글로벌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 서명을 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을 목표로 국제사회가 함께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감축 노력에 적극 동참하자는 약속이다. 온실가스 감축공약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하는 선도적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 왜 메탄일까.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는 인간에 의한 지구온난화 원인 중 메탄과 같이 단기간 머무는 비이산화탄소(Non-CO2) 온실가스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메탄은 산업혁명 이후 이산화탄소(CO2)의 약 3배인 150% 이상 증가하였는데 메탄 배출량 감축에 충분한 조치가 뒤따르고 있지 않음을 지적했다. 메탄(CH4)은 산업혁명 이후 지구 온도상승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CO2보다 빠르게 소멸하지만 100년 기준 지구온난화 지수 21배로 훨씬 더 강력한 온실가스다. 기후학자들은 메탄의 신속하고 지속적인 배출량 감소가 단기 온난화를 제한하고 대기질을 개선하는 열쇠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환경단체인 환경옹호기금(EDF, Environment Defense Fund)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현재의 기술’로 글로벌 메탄 배출을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일 수 있고 그렇게 하면 2050년까지 0.25℃를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0년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은 약 5.7억만톤으로 그중 40%는 자연 배출원이며 나머지 60%는 인간 활동에서 배출된다. 인위적 메탄 배출량 중 농업 부분이 42%, 화석연료 산업이 36%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까지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을 절반가량 줄이면 20년 이내로 전 세계 석탄 화력발전소의 3분의1을 폐쇄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석유와 가스로 인한 메탄 감축이 가장 빠르고 비용 효과적인 방법으로 IEA는 기존 기술을 활용하면 해당 산업 내 메탄 배출량을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입국으로 2019년 기준 소비량의 85%가 국외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메탄 감축에 영향력과 책임으로 공급망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천연가스가 EU에 오기까지의 메탄 발자국은 EU내 가스 공급망 배출량 대비 3~8배 달한다. EU Fit for 55 개정에 따라 기업들은 모든 메탄 배출량을 MRV(측정·보고·검증)하고, 모든 가스 인프라 누출 감지 및 수리를 해야 하며, 주기적인 소각 및 방출 금지가 요구된다. EU의 기업들은 OGCI(Oil & Gas Climate Initiative)가입을 통해 정부의 정책과 규제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고, 메탄 배출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감축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EDF는 2021년 스페이스X와 ‘메테인셋(MethanceSAT)’, 메탄 감시 인공위성을 내년에 발사 할 예정이다. 메테인셋은 정기적으로 전 세계 배출량 데이터를 생성하여, 각국 정부와 기업이 모두 메탄 배출 위치와 양을 확인·관리하여 투명성과 책임감을 갖출 수 있게 설계한 것이 목적이다. IEA도 그동안 석유 및 가스 부문의 메탄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지연되어 왔다고 밝힌바 있다. 최근 EDF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과 MOU를 맺고 메탄의 기후 영향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로 했다. 서울시 도시가스 유통망, LNG 유통망 및 시설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 측정에 대한 연구 정보와 교류 등이다. 지난 4월 메탄 누출의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는 국내 뉴스 보도가 있었는데, 탈루 발생 메탄이 전체 메탄 배출량의 16%이나 차지하고 있다. 국내 메탄배출량은 2019년 2750만톤CO2eq으로, 작년 COP26에서 발표한 국내 2018년 메탄 발생은 농축수산(43.6%), 폐기물(30.8%), 에너지(22.5%) 등에서 주로 배출된다. 에너지부문은 석탄·석유·천연가스 등의 연료 연소과정과 연료·원료의 생산·공정·운송·저장 등의 과정에서 비의도적(탈루)으로 메탄이 배출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대 LNG수입국 중의 하나다. 현재의 기술로 기후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화석연료 부분의 글로벌 메탄 감축 움직임에 서둘러 동참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국내에서 석탄 발전소 폐쇄를 대체할, 수소 경제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에너지원으로 그 역할이 중요한 만큼 향후 전 과정 메탄 배출의 영향력과 감시에 대한 인식 제고와 기업의 동참이 필요하다.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EE칼럼] 원전 최강국 외치기 전에 전력망 투자 확대부터

[EE칼럼] 원전 최강국 외치기 전에 전력망 투자 확대부터

새 정부 국정과제 중 전력망 관련 언급은 ‘안정적 전력공급을 뒷받침하는 미래형 전력망 구축’이라는 짧은 표현 뿐이다. 인수위가 전력망 문제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전력망 확충이 제대로 안되면 재생에너지 확대, 원전 최강국 도약도 아무 소용이 없다. 산업자원통상부는 작년말 ‘전력계통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78조원을 전력망에 투자하는 방안이다. 투자 규모가 엄청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78조원은 기 계획된 송변전투자(23.4조원), 배전설비투자(24.1조원)에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을 감안한 추가 투자 약 30조원을 합한 금액일 뿐이다. ’가슴이 뛰는‘ 신안해상풍력 8.2GW 투자비가 49조, 울산 앞바다의 풍력단지는 35조로 두 프로젝트의 투자비만 83조원이다. 더구나 78조원에는 NDC 상향에 따른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만이 반영된 것이고, 탄소중립안에 따라 증가될 전력수요를 공급할 망 투자비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지난 5년간 발전설비는 97GW(2015년)에서 129GW(2020년)로 연평균 5.8%(재생에너지는 27.1%) 증가했다. 반면 송·배전망은 2.0% 증가에 머물렀다. 망 증가도 대부분 배전망에 집중되었으며, 송전망 증가는 0.8%에 불과했다. 망이 보강되지 않는다면 발전소의 출력제어가 불가피하고 전력수급도 불안하게 된다. 제주지역은 몇 년 전부터 태양광, 풍력의 출력제어가 잦았고, 작년에는 신안군 안좌스마트팜태양광발전소가 수차례 출력제한 되었다. 별도의 보상이 없으니 사업자가 불만인 것도 당연하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대한 법률(송주법)이 있고 매년 1300억원 이상을 지원하는 데도 송전선 건설은 쉽지 않다. 우리만 어려운 것이 아니고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지역사회의 반대 때문이다. 우리나라 에너지전환의 모델국가는 독일이다. 독일 에너지전환의 중심인 풍력전기는 북쪽에서 만들어져 산업이 활발한 남쪽으로 송전되어야 한다. 하지만 에너지전환을 지지하는 독일인들도 거주지 근처에 고압선로가 지나가는 것은 반대한다. 독일은 2030년까지 4개의 직류 송전선, 세계 최장 700km 길이의 100% 지하 송전선을 포함하여 총 7783km의 송전망 건설이 추진 중이다. 이 중 1600km가 완료, 734km가 건설 중이다. 4717km는 건설승인 절차를 밟는 중이고 712km는 기획도 못하고 있다. 독일은 에너지케이블구축법과 전력망구축촉진법을 마련해 전력망 건설 지연 대응방법을 입법화했다. 주요 내용은 송전선 필요성 입증 생략 등 행정절차 최소화, 주거지 최소거리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할 때는 지중화 가능, 토지소유주나 송전망사업자가 공사를 지연시키는 경우 페널티 부과, 토지주가 원활히 협조하는 경우 더 높은 보상금 지급, 그리고 송전망사업자의 투자보수율 상향 조정 등 참신한 방안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은 위스콘신주에서 아이오와 주까지 102마일, 345kV 초고압 송전망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 송전선로는 재생에너지 전력의 융통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를 지원하며 전력시스템의 혼잡 완화를 목적으로 한다. 환경단체 그룹은 경관훼손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고 카운티 순회 법원 판사는 환경단체에 프로젝트 지연으로 발생하는 비용증가분 지불을 위해 무려 3200만 달러의 보증금을 내라는 임시 명령을 승인했다. 환경단체가 승소하면 돌려받을 것이다. 연방법원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의 송전망 건설 반대의 주된 요인은 송주법상 보상 수준이 적다는 것이다. 송전선 건설 촉진을 위해 지중화 조건 완화, 더 높은 보상금 지불, 공사지연에 대한 패널티 부과 등 다양한 수단을 벤치마킹하기 바란다. 물론 이러한 제도 개선은 전력망 투자비의 대폭적인 확대를 전제하며 이로 인한 비용증가분은 당연히 전기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만일 전력망 부족으로 정전이 발생한다면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할 비용은 추정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이다.요금 수준이 우리의 3배가 넘는 독일은 도매전력 구입비용 보다 망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우리의 망비용 비중은 지나치게 낮다. 그러니 전력망 확충이 어려운 것이다. 전력당국의 유연한 사고와 적극적 발상의 전환을 촉구한다.노동석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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