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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를 보면 레이저 광선이 적의 미사일을 격추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던 이 레이저 무기가 최근 이스라엘의 아이언 빔이나 미국의 함정 탑재 레이저처럼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이 첨단 무기들이 실전에서 위력을 발휘하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가 하나 있다. 바로 막대한 양의 전기를 끊김 없이 공급해 줄 강력한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일이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원자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많은 사람이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그 해답으로 꼽는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훨씬 안전하면서도 활용도가 높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SMR 하나만으로는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 빈틈을 채워줄 주인공이 바로 초소형모듈원자로(MMR)이다. MMR은 쉽게 말해 트럭에 싣고 다닐 수 있는 움직이는 발전소다. SMR보다 훨씬 작게 만들어져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찍어낸 뒤 트럭이나 수송기로 필요한 곳 어디든 배달할 수 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깊은 산속 오지나 고립된 섬, 재난으로 모든 게 파괴된 현장에도 즉시 전력을 공급한다. 기존의 덩치 큰 발전소는 꿈도 꾸지 못했던 장소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MMR이 가진 독보적 능력이다. MMR은 우리 군의 전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K-국방의 핵심 열쇠가 된다. 앞서 언급한 레이저 요격 무기가 제 역할을 하려면 순간적으로 엄청난 전기를 쏟아부어야 한다. 디젤 발전기나 배터리로는 이 막대한 전력을 감당하기 어렵지만, MMR은 연료 교체 없이 수년 동안 거뜬히 가동된다. 적의 공격으로 국가 전력망이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우리 군의 지휘부와 작전 기지를 지켜줄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준다. 미국은 이미 MMR의 군사적 가치를 인식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국방부의 '프로젝트 펠레(Project Pele)'다. 과거 전쟁에서 미군은 디젤 연료를 싣고 가던 수송 부대가 적의 공격을 받아서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 프로젝트 펠레는 이 위험한 연료 수송 작전을 이동형 원자로로 대체해 병사들의 목숨을 구하려는 시도다. 미국은 MMR을 단순한 기계 장치가 아니라 전장에 나간 젊은이들을 보호하는 필수 안보 자산으로 여긴다. 우리가 이 좋은 기술을 국방에 활용하려면 먼저 외교적 매듭을 풀어야 한다. 현재 우리가 맺고 있는 「한‧미 원자력협정」은 원자력을 군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막고 있다. MMR을 군사 기지의 전력원으로 쓰는 것은 핵무기를 만드는 것과는 전혀 다른 비폭발적(Non-explosive) 이용이다. 시대가 변하고 안보 환경이 달라진 만큼 우리도 족쇄를 풀고 당당하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기술 활용을 가로막는 또 다른 벽인 규제 체계도 안보 현실에 맞게 뜯어고쳐야 한다. 지금의 원자력 규제는 일반 대중의 안전과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하기에 검증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군사 작전에 쓰일 MMR은 적보다 앞서나가는 신속성과 보안이 생명이다. 미국이 지난 60년 동안 일반 원전과 군사용 원전의 규제를 완전히 분리해서 운영해 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도 미국의 방식처럼 군사 안보용 MMR만큼은 별도의 트랙을 만들어 규제 절차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군사용 규제를 따로 만든다고 해서 안전을 포기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MMR은 기술적으로 대형 원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위험도가 낮다. 출력이 매우 낮을뿐더러 사고가 나더라도 외부 전원이나 사람의 조작 없이 스스로 식어서 멈추는 피동형 안전 개념이 적용된다. 위험도가 현저히 낮은 기술에 대형 원전에나 적용할 법한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며 발목을 잡는 것은 과학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결국 SMR과 MMR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날게 할 두 개의 날개와 같다. SMR이 기후위기를 막고 국가 산업을 이끄는 주력 함대라면, MMR은 험지와 전방을 누비며 안보를 지키는 특수부대다. 이 두 날개가 튼튼하다면 우리나라는 진정한 에너지 강국이자 안보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다. 레이저 무기를 움직일 심장이 없다면 그 무기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SMR과 MMR이 서로를 보완하며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낡은 규제와 협정을 과감히 혁신하는 일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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