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화

인공지능(AI)이 우리 삶과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거대한 전력 소비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쏟아붓는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액은 2025년 5,500억 달러를 넘어 전 세계 석유·가스 생산 투자액을 웃돌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향후 5년 내에 두 배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을 어떻게 높이고 전력망에 안전하게 통합할 것인가의 문제는 단순한 기업의 비용 절감을 넘어 국가 에너지안보와 직결된 핵심과제가 되고 있다.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첫째, 데이터센터는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 중 전력이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력 의존도가 높다. 공급된 전력은 서버, 저장장치, 네트워크 장비 등 IT 시스템 뿐만 아니라, 시스템 작동 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식히는 냉각 설비와 부대 시설을 가동하는 데 쓰인다. 특히 고성능 AI 연산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일수록 특수 냉각 설비가 필수적이다. 둘째, 전력과 수자원 소비 사이에 상충관계(Trade-off)가 존재한다. 냉각에 들어가는 전기를 아끼기 위해 증발식 냉각탑을 사용하면 전력사용효율(PUE)은 개선되지만 막대한 양의 물이 소모된다. 반대로 물 사용을 줄이기 위해 건식 냉각이나 공기 냉각 방식을 택하면 전력 소비가 급증한다. 데이터센터에 공급되는 전기가 사실상 전량 열로 변환되어 대기 중으로 버려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특징이다. 셋째, 전력 계통 측면에서의 공간적 집중성과 변동성이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약 60%는 특정 지역에 클러스터 형태로 밀집해 있다. 이는 지역 전력망에 극심한 병목현상을 유발한다. 또한 AI 학습과 추론 작업에 따라 짧은 시간 내에 전력 부하가 급격히 출렁이거나, 송전선로 고장 등 미세한 전압 변동 시 자체 설비 보호를 위해 순식간에 전력망에서 이탈해 비상발전기로 전환하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미국 버지니아주에서는 송전선 장애 직후 무려 3.8GW 규모의 데이터센터 부하가 동시에 계통에서 떨어져 나가 전력망 전체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 마련과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다. 유럽은 '데이터 투명성'과 '강력한 규제 표준'을 양 날개로 삼고 있다. EU는 에너지효율지침(EED)에 따라 IT 전력 수요가 500kW 이상인 데이터센터에 대해 전력사용효율(PUE), 수자원사용효율(WUE), 폐열 재활용률(ERF), 재생에너지 사용률(REF) 등 4대 핵심지표를 매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첫 보고 결과 EU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는 1.36으로 세계 평균(1.58)보다 우수했지만, 폐열 재활용률은 1.8%에 불과해 개선의 여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EU는 보고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등급제'와 '최소성능기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IEA는 최소성능기준 도입만으로도 유럽에서 연간 약 20TWh, 전 세계적으로는 65TWh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유럽 개별 국가들의 행보는 더욱 구체적이다. 독일은 에너지효율법(EnEfG)을 통해 신규 데이터센터의 PUE 목표(1.2 이하)를 규정할 뿐만 아니라, 발생한 폐열의 일정 비율(2026년 10%, 2028년 20%)을 반드시 재활용하도록 하였다. 핀란드 하미나(Hamina) 지역의 데이터센터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버에서 회수한 폐열로 지역난방 수요의 70~75%를 충당하며 에너지 순환 경제의 모범사례를 만들어냈다. 미국은 인센티브 연계 및 인증 체계 강화가 특징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는 세제 혜택이나 인허가 패스트트랙 지원을 받기 위한 자격 요건으로 PUE와 WUE는 물론 단지 내 발전·저장 설비 및 무탄소 전력 비중 공시를 요구한다. 나아가 건물 설계 단계부터 LEED Gold, 에너지스타, 또는 에너지경영시스템 인증을 취득해야 한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화는 신규 발전소와 전력망 건설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다. IEA가 강조하듯 에너지효율이야말로 생산할 필요도, 송전할 필요도 없는 '제1의 연료(First fuel)'다. 데이터 공시의 투명성을 높이고 엄격한 효율 표준과 폐열 재활용 인센티브를 정비해야 한다. 산업계 역시 기술혁신을 통해 전력망 안정성에 기여하는 책임감 있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지속가능한 AI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bienns@ekn.co.kr

[EE칼럼] 겨울을 앞둔 전 세계의 선택과 미래 에너지 믹스

1주일 만에 끝난다던 이란 전쟁이 8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역시 1주일 만에 끝난다던 러우 전쟁은 4년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세계는 2번의 글로벌 위기를 겪고 있다. 브렌트유는 연초에 비해 79% 오른 109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유럽 천연가스는 179% 오른 89유로다. JKM 가스는 에너지 공황이 우려된다는 30달러를 넘어섰다. 문제는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고 플레이어들은 장기전을 대비하며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탈리아는 ETS 폐지 카드를 거둬들이는 대신 유럽연합으로부터 가스 가격 상한제를 받아냈다. 도매전력 가격을 결정하는 천연가스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춰 국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일시적으로라도 줄이기 위함이다. 이탈리아는 현재 MWh당 200유로가 넘는 도매전력가격이 이 제도 시행으로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낮은 도매가격은 주변국 전력수출로 이어져 효과가 반감되고 정부 재정 유출과 소비자 부담이 추후 늘어난다는 우려가 있지만 눈앞에 닥친 위기가 더 급한 이탈리아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미국은 유럽에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통한 러시아 가스 수입을 제안했다. 러우 전쟁 이후 유럽은 미국 LNG 수입으로 위기를 넘겼고 미국은 이를 레버리지로 유럽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점을 고려하면 뜻밖이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전쟁이 “유럽 전역의 에너지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모두에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적극 반대하는 움직임과 달리 유럽 국민이 결국 저렴한 에너지를 원하게 될 것이라 유럽 관료들은 말하고 있다. 애초 노르트스트림 아이디어를 먼저 제안한 건 유럽이었다. 아시아로 오면 저렴한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석탄발전 증가로 이어진다. 인도 산업단지가 밀집한 구자라트주에선 태양광과 풍력이 3기가와트 이상의 전력공급을 하고 있음에도 오후 5시 이후 전력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력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15% 늘리기로 한 가스발전을 좌초자산화하고 90기가와트 늘리기로 한 석탄발전을 150기가와트까지 증가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피크 석탄을 지적했던 중국은 올해 석탄 소비가 3.4% 늘어났으며 가스 발전량은 12%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겨울철 가스소비를 줄이고 원전과 석탄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가 이번 겨울을 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은 다를 수 있지만 대원칙은 '보다 저렴한 에너지원 확대'다. 5년 전 에너지 위기와 달리 이번 위기엔 완충장치가 사라졌다. 유럽은 가스 재고가 부족하고 이란 전쟁은 전략비축유와 가솔린, 디젤은 물론 원유와 제품을 실어나를 유조선과 정제 인프라까지 고갈시키고 있다. 유럽을 충격에 빠뜨린 프랑스 폭력시위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저엔 지난 에너지 위기 이후 급등한 물가와 이로 인한 생활비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반면 유럽 각국 정부는 재정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분노한 시민들이 곧바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중 하나가 에너지 요금을 낮추는 일이다. 두 번의 에너지 위기를 겪은 세계는 미래 에너지믹스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5년 전 위기는 재생에너지가 기대했던 전력을 생산하지 못해 발생했고 이번 위기는 호르무즈 화석연료 흐름이 끊기며 일어났으며, 그 결과 폭염과 AI 등으로 인한 전력수요 급증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에너지가 부족해졌다. 이제 세계는 흐름이 끊기지 않으면서도 안정적 공급을 담보할 저렴한 에너지원을 늘려나갈 것이며 새로운 에너지원보다 검증된 기존 연료와 인프라를 지킬 것이다. 과도한 해외 의존을 줄이는 과정에서 국내 화석연료 개발과 탐사를 늘리고 연료 비축을 강화할 것이다. 유럽은 일시적이라던 화석연료 보조금을 또다시 꺼내며 국민을 달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적으로 목격한 유권자는 정권을 바꾼다. 에너지 비용상승과 지지율은 반비례한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은 이제 극우 정권 교체를 걱정하고 있다.

[EE칼럼] 전력시장 개혁이 먼저다

송전망이 제대로 갖춰졌다면 전기는 하나의 가격으로 거래되어야 한다. 하지만 송전망이 부족한 전기는 어디서 생산하고 소비하느냐에 따라 공급비용이 달라진다. 그래서 송전혼잡과 손실을 가격에 반영하는 지역별 도매가격제(LMP, Locational Marginal Price)가 타당성을 갖는다. 그러나 좋은 취지가 좋은 제도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송전망을 독점하는 한전체제하에서 비용기반 도매시장과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소매요금, 불투명한 정산구조를 그대로 둔 채 지역만 나누면 시장개혁은 할인 재원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변질된다. 전력시장의 가격기능을 회복하고 제대로된 시장개혁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전력시장의 도매가격 차등제는 몇 가지 문제와 전제조건이 성립하지 않는다. 첫째, 소매요금을 미리 지역적으로 차등하겠다고 발표하고 도매가격을 여기에 끼워 맞추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소매를 어느 곳도 올리지 않고 지역을 전부 차등이라는 명목으로 할인해 준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지역별 발전비용과 송배전·계통운영 비용을 계산하고,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나누고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 정한 뒤 소비자 요금을 설계해야 한다. 그런데 인하 폭을 먼저 약속하면 도매가격은 실제 전력의 가치를 발견하는 가격이 아니라 그 약속을 충당하는 수단이 돼버린다. 지지난 정부에서 한번도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았고, 지난 정부는 산업용만 7번이나 인상했다. 올리기는 너무나도 어려운 부담이지만 깎아주는 일은 국민들이 반대할 이유도 없고 너무나도 수월한 정치적 선택이다. 지극히 포퓰리즘의 극치이다. 가격을 안올리고 시스템이 유지될 수만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한전은 여전히 210조의 부채를 짊어지고 부채한도의 법적 줄타기를 하고 있다. 앞으로 재생에너지 확충과 전기국가를 외치면서 송전망 건설을 위한 요금인상이 필요하다는 요구에는 전혀 반응이 없다. 가스공사도 14조원의 미수금을 여전히 회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다 미래 세대의 몫이고 여전히 이자를 내고 있는 소비자는 이 사실을 모른 채 방치되고 있다. 지역적으로도 수도권의 비용 부담은 그대로 두고 다른 지역의 요금만 낮춘다면 부족한 재원의 부담 주체를 밝혀야 한다. 산업용만 할인하는 정책 역시 공급원가에 맞는 정책인지? 가정용과 일반용 등의 원가와 합치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균형발전 지원은 목적과 재원을 명확히 하고 전기요금 속에 숨겨서는 안 된다. 둘째, 도매가격 차등과 소매요금 차등의 연결고리가 약하다. 도매시장을 수도권·비수도권·제주로 구분하지만, 소매요금 논의는 별도의 권역과 지역우대 기준을 사용한다. 전기적 혼잡을 반영한 구분과 지역균형 발전정책은 엄연히 다른데 지역균형에 모든 것을 올인해 버린 실정이다. 도매가격에 망 이용비와 계통운영비를 합산해 소매요금으로 전달하는 원칙 없이 지역 차등의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셋째, 가격을 좌우하는 계통운영 기준의 투명성이 부족하다. 원칙적으로 수도권 융통한계와 발전기별 선로민감도를 활용한다는 방향이 제시돼 있다. 문제는 원칙의 부재보다 구체적 적용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송전한계량을 어떤 고장과 안전도 가정으로 산정하고, 제약발전기의 가격결정 자격과 예비력 확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지역가격은 달라진다. 중앙급전 발전기는 전기적 영향으로, 비중앙급전 발전기는 소재지로 구분하는 차이도 설명이 필요하다. 입력자료·산식·급전결과와 민감도 분석을 공개하고 독립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송전망 건설 지연의 책임까지 발전사업자의 가격 하락으로 대체해서도 안 된다. 넷째, 저렴한 연료를 확보한 발전사가 그 성과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지역의 비한계 발전기는 비용을 낮추면서 기대이윤을 늘림과 동시에 SMP를 낮춰서 국민 전체에 편익을 제공한다.그런데 지역의 한계가격을 정하는 발전기가 연료비를 낮출 때 판매가격도 함께 하락하거나, 절감 이익을 회수한다면 노력의 보상이 줄어든다. 반대로 비싼 연료와 비효율은 보전해 주면서 절감 성과만 거둬들이면 비용을 낮출 이유가 약해진다. 이런 왜곡이 누적되면 단기 도매가격 인하와 달리 장기 공급비용과 전기요금에는 상승 압력이 생긴다. 연료조달 경쟁과 효율투자를 보상하는 가격입찰제로 이행하는 정산개혁이 병행돼야 한다. 다섯째, 지역가격을 적용한다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는 정부 정책과도 위배된다. 대부분 재생이 많은 곳이 공급이 넘치고 송전이 막힌 지역일 가능성이 높다. LMP로 낮아지는 발전단가를 적용받는 대부분은 지역 발전기는 재생에너지 발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장기 고정가격계약에서는 LMP를 적용하여 낮은 단가 계약이 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도 결이 맞지 않는다. 단가는 낮추고 공급을 늘리라는 정책은 경제원론 수준도 안되는 비상식적인 원칙이다. 영국, 호주 등 노드별 가격제(nodal Price)를 실시하려다가 실패한 사례들은 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역별 가격제는 소매 할인의 재원 마련이거나 일방적인 소수 발전사의 수익을 깎는 제도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전력공급 비용을 낮추는 제도여야 한다. 비용기반 시장의 한계를 넘어 가격입찰과 경쟁을 확대하고, 정산조정의 자의성을 줄이며, 송전망 투자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도매·소매·계통·계약을 따로 고쳐서는 정직한 가격이 나오지 않는다. 전력시장 전체를 함께 개혁할 때 지역별 가격도 산업경쟁력과 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다. 조홍종

[김성우 시평] 에너지전환의 공급망 리스크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필자는 지금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파리에서 열리는 'Europe-Asia Clean Policy Workshop'에 참석 중이다. 이 행사는 올해 4년차로 유럽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몽테뉴연구소(Institut Montaigne) 주관하에 유럽이 한국과 일본을 초대해 에너지전환 관련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국가별 관련 정부, 기업, 전문가가 머리를 맞댄 현장의 핵심 화두는 단연 '에너지전환 기술의 공급망 리스크'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겪으며 화석연료 의존의 취약성을 뼈저리게 체감한 세계는 자국 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화석연료 공급망 리스크에서 벗어나려다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핵심 공급망의 특정국 의존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마주하고 있다. 이에 3자 모두 에너지전환의 기술 수요가 지속 성장하고 있는 시점에 어떤 수요측 수단(Demand-Side Measures)을 도입하고 함께 협력해 공급망 리스크를 줄여야 할지에 논의가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전환 기술의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매우 높다. 태양광의 경우, 중국산 모듈 비중은 2023년 29%에서 2024년 58%, 지난해 69%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불과 2년 만에 국내 시장의 주도권이 국산에서 중국산으로 넘어간 셈이다. 심지어 모듈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인 셀의 한국산 비중은 2021년 35%에서 지난해 4%까지 떨어졌다. 이는 국내 태양광 발전소의 80% 이상이 100kW 미만의 소규모 설비로 영세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에 민감하고, 그나마 국내에서 생산되는 셀 제품들도 미국을 향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활용되는 배터리 역시 사정이 크게 나은 것은 아니다. 8월 한달간 국내에서 판매된 중국산 배터리 탑재 국산 전기차가 40%를 넘어 1년 사이에 16% 포인트 올랐다. 공급망 의존도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 배터리에 필수인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의 약 98%를 중국에 의존했고, 양극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의존도도 94%에 달해 상류 소재에 대한 통제가 있을 경우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망 안전화 요구로 폭발적 성장을 시작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에너지전환 기술의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경쟁만으로 승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최근 보조금과 세제, 공공시장 제도를 아우르는 다양한 비가격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재생에너지 공급의무 달성을 위한 경쟁입찰에서 탄소배출량 검증 모듈 사용 여부에 따라 차등 배점(630kg·CO₂/kW 이하 모듈에 20점 배점 등)을 부여하고, 기후부의 탄소중립설비 지원사업에도 저탄소 인증 가점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탄소배출량 655kg 이하 저탄소 모듈을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켰고, 내년부터는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 분야의 품목에 대해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단순 기술투자를 넘어 발전시설 설치와 품목 생산에 세제 혜택까지 연계한 것은 모든 에너지원을 통틀어 진일보한 시도다. 그러나 에너지전환 기술의 공급망 리스크는 글로벌 차원으로, 자국 중심의 분절된 정책만으로는 리스크 대응에 한계가 있다. 파리 워크숍에서 유럽과 한∙일 참가자들이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는 해법 중 하나가 환경성과 신뢰성을 담보하는 '상호인정'과 '신뢰 기반 파트너십'인 이유다. 지원정책, 공공구매, ESG규정 등 서로의 기준을 연계하고 상호 인정함으로써 공동으로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자는 취지다. 예컨대, 탄소국경세 부과나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기준이 되는 제품별 탄소배출량 검증을 상호 인정하는 것이다. 한 국가가 계산한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다른 국가에서도 인정해 주면,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우대 혜택을 부여하는 공급망 리스크 완화 정책의 효과도 커진다.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전기의 탄소배출량의 경우 중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은 유럽과 이미 건축기자재 등 일부 제품에 대해 환경성적표지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하고 있는데, 필자는 이 선례를 다양한 제품과 제도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의 태양광 및 ESS 시장규모는 한국의 10배가 넘는다. 에너지전환이 단순한 발전설비의 변경 및 확충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진화가 병행되어야 하는 만큼, 금번 워크숍이 에너지전환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기업의 수출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bienns@ekn.kr

[EE칼럼] 잠기는 섬, 솟아나는 섬

한쪽에서는 섬이 잠기고, 다른 쪽에서는 섬이 솟아난다. 남태평양 투발루와 카스피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새 섬은 땅이 융기한 게 아니라 호수의 물이 빠져 바닥이 드러나며 생겼다. 물이 넘쳐도, 모자라도 삶의 터전은 사라진다. 지구 역사에 늘 있었던 일이지만, 문제는 너무 빨리 진행되고, 원인이 인간이라는 점이다. 투발루의 평균 해발고도는 불과 2m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이곳 해수면은 2023년까지 30년 새 약 15㎝ 상승했다. 이 낮은 나라에서 몇㎝의 차이는 침수의 빈도와 피해 정도를 크게 바꾼다. 투발루는 석호에서 모래를 퍼 올려 바다를 메우고 방어시설을 세우고 있다. 일련의 매립 사업이 마무리되면 주섬에 약 0.21㎢의 땅이 추가된다. 국토가 약 26㎢인 나라가 고향을 지키려고 벌이는 사투다. 이들에게 기후위기는 금세기 말의 전망치보다 오늘 발을 디딜 땅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세계 최대 내륙 수역인 카스피해에서는 거꾸로 물이 줄었다. 카자흐스탄 관할 수역의 수위는 1996~2025년 약 2.45m 낮아졌다. 바다로 나가는 물길이 없는 이곳에서는 기온 상승에 따른 증발 증가에 댐과 취수로 인한 유입량 변화까지 겹친다. 수심이 대체로 3~6m인 북부 연안에서는 조금만 물이 줄어도 해안선이 멀리 후퇴한다. 항만과 어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습지가 줄어든다. 바닷물의 열팽창과 육상 얼음의 융해로 해수면이 오르는 대양과는 조건이 다르다. 같은 온난화가 지형과 물의 순환에 따라 정반대의 풍경을 만든다. 카스피물범의 사정은 땅이 늘어난다고 살 곳이 늘어나는 게 아님을 보여준다. 2021년 수천 마리가 모였던 섬은 이후 육지와 연결됐다. 섬을 둘러싸고 사람의 접근을 막아주던 물의 울타리가 사라진 것이다. 쉴 곳을 잃은 물범은 더 많은 어업과 선박, 석유·가스 사업에 노출된다. 새끼를 낳을 겨울 얼음마저 불안정해진다. 인간이 지도 위에서 새 땅을 발견하는 동안 물범은 제 집을 잃는다. 근본적인 해법은 온실가스 감축이다. 그러나 배출을 줄인다고 내일 당장 수면이 제자리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바다에 축적된 열과 빙상의 느린 반응 때문에 해수면 상승은 오래 이어진다. 감축의 효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살아야 하므로 적응을 함께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 투발루의 해안 방어와 안전한 거주지 확보, 카스피해 유역의 물 사용 조정과 물범 피난처 보호가 모두 시급하다. 다만 방조제와 매립으로 커지는 위험을 감당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적응은 감축을 미루는 구실이 될 수 없고, 감축 약속도 당장의 생존을 대신할 수 없다. 이 생존에는 돈과 권력이 필요하다. 영화 〈설국열차〉에서 앞칸 승객들이 호사를 누리는 동안 꼬리칸 사람들은 추위와 굶주림을 견딘다. 같은 열차에 탔다고 같은 재난을 사는 것은 아니다. 기후위기를 일으킨 책임이 없는 물범, 배출에 기여한 몫이 작은 태평양 빈국이 먼저 삶의 자리를 빼앗기는 현실은 그 장면을 닮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을 지킬 자원과 결정권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탄소를 많이 배출한 사회가 감축의 속도를 흥정하는 사이, 협상력이 약한 이들은 살아남을 비용부터 치른다. 그러므로 적응을 각자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주문으로 남겨두면 안 된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며 부를 축적한 나라들이 감축을 서두르고 취약국의 적응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적응 지원금을 내고 화석연료 사업을 계속 늘린다면, 한 손으로 방조제를 쌓으며 다른 손으로 물을 밀어 넣는 셈이다. 기후협상에 대표를 보낼 수조차 없는 생물들의 서식지도 정책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방조제의 높이만큼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누가 보호받느냐다. 투발루와 물범에게 함께 버티자고 하면서 앞칸의 생활을 고집한다면, 지키려는 것은 지구인가, 특권인가. bienns@ekn.kr

[EE칼럼] 기후위기 시대의 ESG - 그 방향을 묻다

폭염과 집중호우의 여름이 물러나고 청명한 하늘이 반가운 가을이다. 그러나 기후위기 대응은 재난이 닥쳤을 때의 다짐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평온한 지금이야말로 선택한 대응 수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냉정하게 점검할 때이며, 그 점검이 국가 경쟁력을 가른다. 재난의 긴장에서 벗어난 이 계절에 ESG의 진행 상황과 방향을 다시 정비하자고 꺼내는 이유다. 환경(E)·사회(S)·지배구조(G)를 뜻하는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의 틀이다. 기후위기가 생산과 공급망, 자산과 수익을 위협하며 무게중심은 E로 옮겨갔지만, 사회와 지배구조를 소홀히 하라는 뜻은 아니다. 기후위기라는 큰 우산 아래 세 영역을 함께 살피되, 오늘은 그 우산이 실제로 우산 구실을 하고 있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먼저 실효성이다. 적지 않은 인력과 비용을 들이는 ESG가 실제 배출과 재난 위험을 줄이고 있는가. 보고서가 두꺼워지고 등급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성과를 입증할 수는 없다. 감축량과 피해 감소, 경영 개선으로 답해야 한다. 성과의 잣대가 그 자리에 서는 순간, ESG는 비용 항목에서 경쟁력 항목으로 옮겨 간다. 실효성을 가르는 잣대는 도입 과정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의 상황에 기반한 금융중심 기준을 받아들이면서, 제조업·수출 중심인 우리 산업구조와 전력 공급 여건, 중소기업의 역량을 고려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국제적 호환성이 필요함을 인정하더라도 우리 실정을 반영하지 않은 획일적 요구는 자료 수집과 검증 비용을 늘려 정작 현장 개선에 쓸 자원을 잠식할 수 있다. 이 비용은 특히 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에 더 무겁게 얹힌다. ESG에 대응하지 못하면 금융거래는 물론 수출입 등 기업활동 전반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까 걱정이 앞섰고, 어려운 경영 속에서도 ESG 조직을 만들고 유지해 왔는데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기업이 많다. 정부와 수많은 관련 기관·단체는 필요성 강조에서 나아가, 업종과 규모별로 당장 해야 할 일과 뒤로 미뤄도 되는 일을 쉽고 친절하게,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기업에 불안을 안긴 채 해법은 스스로 찾으라고 해서는 안 된다. 국제표준 ISO의 경험은 이 대목에서 참고할 만하다. 품질·환경경영 표준은 업무의 체계화와 운영 개선에 기여해 왔다. 다만 인증 유지와 심사 통과가 목적이 되면 비용은 반복되지만 개선 효과는 약해질 수 있다. ISO의 효용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형식과 실질이 어긋나는 지점을 살펴야 한다. ESG도 기존 관리 체계와 연계해 확보한 자료를 활용하고 중복 업무를 줄여야 같은 함정을 피할 수 있다. 제도의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이 관점은 통상 현장에서 더 절실하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와 배출권거래제 대응의 핵심은 정확한 배출 자료와 실제 감축이며, 기후재난에 대비한 입지·설비·공급망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EGS 보고서는 이런 결정을 도울 때 가치가 있다. 유럽조차 기업 부담을 고려해 공시·실사 제도를 간소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겨야 한다. 규제 대응은 한 번의 보고가 아니라 데이터가 쌓일수록 유리해지는 관리 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그렇다면 방향은 명확하다. 현실성·실효성·합리성이라는 세 기준으로 선택과 집중을 이루는 것이다. 공시 일정에 맞춘 최소한의 준비로 비용을 통제하되, 체력이 약해 부담이 큰 중소기업일수록 신중하게, 대신 S·G의 좋은 경영과 관리 체계를 우선 갖추어야 한다. 정부는 업종과 규모에 맞게 요구를 차등화하고 공통 데이터와 검증을 지원하며, 기업은 검증된 사례를 도입하는 영리한 추종으로 비용을 줄이되 경쟁우위를 만들 분야는 선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신중함이 준비의 중단이어서는 안 된다. 한숨 살필 시간을 갖는 관망은 방치가 아니라, 준비된 대응의 다른 이름이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대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손실을 무릅쓴 맹목적 투자가 아니라, 공시 일정과 정부의 지원안에 맞춰 최소한의 대비를 단단히 갖추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게 준비하면 다른 나라들이 기후 규제 속에 머뭇거릴 때 생기는 공백을 우리의 실리적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 청명한 가을날의 상쾌함 뒤에 숨은 기후위기의 엄중함을 인지하되, ESG를 향한 무조건적인 조급함은 내려놓자. 냉정한 현실 진단과 속도 조절이야말로 기후위기 시대에 기업과 사회를 동시에 살리는 가장 합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다. ESG의 성적표는 보고서의 두께가 아니라 줄어든 탄소와 피해, 높아진 안전과 경쟁력으로 매겨질 것이다.

[EE칼럼] 기후부 출범 1년, 통합의 시너지는 어디에?

지난해 10월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업무와 환경부를 통합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했다. 당시 찬반 논쟁이 많았지만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하나의 부처에서 추진한다는 취지는 납득할만 했다. 필자 역시 출범 직후 칼럼에서 기대와 걱정을 밝히며 전력시장 개방과 배출권거래제 정상화를 성공의 필요조건으로 제시했다. 1년이 지났다.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가? 지난 1일 기후부는 출범 1년 보도자료에서 '통합으로 인한 상승효과'를 증명했다고 자평했다.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확정,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 계획, 전력망 접속제도 개선,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 수립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전기차 100만대 돌파와 히트펌프 보급 확대도 포함됐다. 모두 필요한 정책이고 일부 개선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기후부 출범 전에도 산업부와 환경부가 각각 추진하던 일이다. 김성환 장관은 지난해 출범식에서 '시장 메커니즘과 민간의 창의를 활용'한 실효적인 탈탄소 전략 추진을 약속했다. 주목할 대목이다. 탄소중립은 정부가 목표를 정하고 기업에 감축을 요구한다고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투자할 이유가 있어야 움직이고 소비자는 저탄소 제품을 구매할 요인이 생겨야 산다. 시장에서 인센티브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탈탄소에 앞장설 곳은 거의 없다. 전력시장과 배출권시장은 별개가 아니다. 전력시장에서 수급과 계통 상황을 반영한 가격이 형성되면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 수요관리 등에 민간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정부도 낮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추는 등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정부가 소매요금을 결정하고 한전이 판매를 사실상 독점하는 기본구조는 그대로다.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본격적인 개혁은 보이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공급의 변동성을 정부와 한전만 해결하려 한다면 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가격을 통해 소비자가 전력 사용시간을 조정하고 민간사업자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배출권시장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발전부문 유상할당 비율을 2030년 50%까지 확대하기로 했고, 배출권가격이 지난해 11월 1만원 수준에서 올해 9월 말 3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격 상승 자체가 시장 정상화의 증거는 아니다. 기업이 탄소가격을 신뢰하고 장기 감축투자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할당량과 시장안정화 물량을 조절해 가격을 관리하는 데 머문다면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은 제한된다. 여기에 저탄소 제품시장이 연결돼야 한다. 철강을 예로 들어보자. 수소환원제철에 막대한 투자를 해도 비싼 저탄소 철강을 구매할 고객이 없다면 사업은 지속되기 어렵다. 이번 K-GX 전략에 '저탄소 철강을 사용한 자동차 구매 시 인센티브'라는 구상이 포함된 것은 주목할 변화다. 생산자 설비 지원에서 최종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넓혔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일회성 구매 보조에 그치지 않고, 감축량 인증과 단계적 지원 조정을 전제로 지속 가능한 시장으로 발전시키는 일이다. 수요가 늘면 생산이 확대되고, 규모의 경제로 원가를 낮출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면 감축투자와 배출권 수급 변화가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7일 발표한 K-GX 전략은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의 동시 실현을 내세웠다. 방향은 맞다. 하지만 정부 재정 투입과 민간투자 계획을 나열하는 것만으로 시장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전력가격, 탄소가격, 저탄소 제품가격이 연결돼 민간이 스스로 투자하고 소비할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 부처 통합의 성적표는 두 조직이 각각 하던 일의 합계가 아니라 통합하지 않았다면 만들지 못했을 새로운 가치에 있다. 기후부 통합을 성공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전력시장 개방과 배출권거래제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두 조직을 합친 것은 각자 하던 일들보다 더 큰 일을 해내려고 한 것이 아닌가. 소비자가 직접 전력 공급자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출권 가격이 기업의 실질적인 투자 판단 기준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통합 기후부의 목표가 돼야 한다. 그래야 저탄소 제품도 민간의 혁신도 지속될 수 있다. 전력과 배출권이라는 두 축을 개혁하지 못한다면 기후부 통합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앤 것이 아닌 칸막이를 한 건물 안으로 옮긴 데에 불과하다. 통합으로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가? 답변이 명쾌하게 떠오르지 않는다면 다시 분리하자는 주장이 나중에 나오더라도 기후부 역시 딱히 할 말이 없을 테다. bienns@ekn.kr

[EE칼럼] 정유산업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국가기간산업

산업통상부가 석유 최고가격을 또 동결했다. 6월 27일 이후 16주째 동결이다. 2주마다 싱가포르 국제제품가격(MOPS)을 반영하겠다던 3월의 약속은 사라지고 동결만 남았다. 이제 우리 기름값이 세계 최저 수준이다. 실제로 우리 경유값(리터당 1843원)은 유럽연합 평균(3200원)의 절반 수준이고, 치솟는 경유값 때문에 스스로 앞장섰던 대(對)러시아 제재까지 포기하는 미국(2200원)보다도 17%나 싸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최고가격제가 경제 안정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극약 처방인 최고가격제의 부담이 고스란히 정유사에게 떠넘겨지는 구조는 심각한 불공정이다. 정부가 석유사업법에 명시된 재정 지원도 미적거리고 있다. 산업부가 15년 전에 분명하게 정리했던 '원가' 논쟁을 다시 들고나온 탓이다. 정부가 가격을 멋대로 정해도 정유사가 알아서 버텨낼 것이라는 인식은 매우 위험한 착각이다. 원유를 휘발유·경유·나프타로 분리하는 정유산업은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2%를 넘지 않는 대표적인 박리다매 업종이다. 정제 마진이 조금만 흔들려도 적자로 돌아선다. 이런 산업에 원가 이하의 가격을 강제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수밖에 없다. 정유사의 입장은 절박하다. 64달러 수준이었던 두바이유가 107달러로 67%나 치솟았다. 그나마 수익을 낼 수 있는 휘발유·경유·나프타의 수출도 산업부의 눈치를 봐야 한다. 그동안 정유사가 포기한 수익이 8조 원을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어쨌든 온전하게 정유사의 부담으로 운영하는 최고가격제는 지속가능할 수 없는 정책이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도 불구하고 휘발유·경유·나프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정유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절망적이다. 더욱이 국가기간산업을 보호·육성해야 하는 산업부가 오히려 정유산업 무너뜨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1980년대 '비료산업합리화조치'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요소 가격을 원가 이하로 묶은 탓에 비료 공장이 문을 닫았다. 한때 123만 톤에 달했던 국내 요소 산업은 완전히 무너졌다. 결과적으로 산업부는 지금도 요소 확보에 골치를 앓고 있다. 어렵게 키워놓은 국가기간산업을 정부 스스로 무너뜨린 결과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정유사를 압박하고 있다. 2개 정유사가 2024년 7월부터의 유가 담합으로 무려 44조 원의 부당 수익을 챙겼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검찰이 발표한 담합 규모는 14조2000억 원이었다. 기준도 밝히지 않은 채 석 달 만에 금액만 세 배로 불려버리면 수사가 아니라 여론전이 된다. 시점도 공교롭다.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난 3월 초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와 SNS를 통해 정유사의 폭리와 담합을 '대국민 중대범죄'로 규정했다. 넉 달 뒤인 7월 검찰이 담합 의혹을 발표했고, 다시 석 달 뒤 공정위가 담합의 규모를 키웠다. 대통령의 발언에서 시작해 담합 규모가 단계적으로 불어나는 흐름은 오비이락(烏飛梨落)의 전형이다. 공정위의 정유사 담합 의혹 제기는 낯선 일이 아니다. 2011년에는 주유소 유치 과정에서의 담합 의혹으로 4개 정유사에 43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런데 대법원은 2015년 객관적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공정위의 패소를 판결했다. 결국 공정위는 정유사에 과징금 반환과 함께 국민의 세금으로 290억 원의 가산금과 소송비용까지 물어줘야 했다. 2007년에도 정유사에게 담합 의혹으로 52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법원 판결로 취소해야 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공정위 제소로 정유사에게는 '담합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혀버렸다. 한번 찍힌 사회적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4개 기업이 시장을 나눠 가진 과점 산업은 흔히 담합을 받는다. 그런데도 법원이 공정위의 담합 의혹을 번번이 거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유사는 정부와 사회의 엄격한 감시망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고, 석유제품의 가격도 투명하게 공개되는 국제 시장의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사회적 합의를 따르고 있다. 담합 의혹이 자주 제기되는 철강·건설·건설자재·식품 분야와 달리 담합의 유인도 적고, 담합을 숨길 여지도 좁다. 다만 '원유 가격'과 '석유제품(휘발유·경유) 가격'에 대한 혼란은 여전하다. 그러나 도축장의 쇠고기 가격과 소 시장의 소 가격은 반드시 연동되지 않는다. 물론 폭리와 담합은 엄벌해야 한다. 그렇다고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산업부와 공정위의 무차별적인 압박이나 의혹 제기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유공장의 정제 설비는 요소 공장보다 짓기도 어렵고, 되살리기는 훨씬 더 어렵다. 산업부와 공정위가 본연의 책무로 되돌아가야만 한다. bienns@ekn.kr

[EE칼럼] 파키스탄이 K-GX에 던지는 질문

에너지 전환은 정부의 목표 발표가 아니라 개인의 계산기에서 시작된다. 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나라가 파키스탄이다. 최근 국제 학술지에 실린 와지드 이슬람(Wajid Islam) 등의 연구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태양광 발전량은 2019년 2.6TWh에서 2025년 36.6TWh로 14배 늘어 전체 발전량의 22.5%에 이르렀다. 2026년 1분기에는 12.1TWh로 전체의 32.3%를 차지해 석탄·가스·원자력·수력을 제치고 단일 최대 발전원이 됐다. 이 변화를 이끈 것은 국가 태양광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수백만 가구와 기업이 저마다 패널을 사들인 개별 결정이 쌓여 만든 결과다. 동력은 경제성이었다. 파키스탄의 평균 전기요금은 2022 회계연도 약 16.9루피/kWh에서 2025 회계연도 35.5루피/kWh로 3년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여기에 전력 부족으로 지역과 시기에 따라 하루 8~10시간, 길게는 12~15시간 이상 정전이 이어졌다. 모듈 가격이 급락하면서 옥상 태양광은 2~4년 안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투자가 됐다. 물론 한국이 요금 폭등과 정전을 겪을 우려는 없다. 그러나 설치자가 스스로 움직이는 조건이 '확실한 경제성'이라는 점은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시장은 정부보다 빨랐다. 2020년 이후 2026년 8월까지 파키스탄이 수입한 중국산 모듈은 56GW가 넘지만, 엠버(Ember)·EI(Energy Institute) 등이 집계한 2025년 말 누적 설치 용량은 3.7GW에 그쳤다. 수입 규모가 통계상 용량의 약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상당 부분이 통계에 잡히지 않은 채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전력 회사는 이런 속도에 대비하지 못했다. 자금력이 있는 가구와 기업이 태양광을 도입해 전력망을 이탈하자 전력 회사는 수익 감소와 고정비 부담 가중, 이른바 '유틸리티 데스 스파이럴(Utility Death Spiral)'에 직면했다. 잉여 전력을 소매 요금으로 보상하는 순계량(Net Metering)이 태양광을 설치하니 않은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문제로 불거졌고, 파키스탄 당국은 2025년 12월 신규 연결부터 순청구(Net Billing)로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산하 PVPS의 2026년 보고서는 소규모 분산형 태양광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2025년 신규 설치 상위 10개국 중 6개국에서 분산형이 절반을 넘었다. 파키스탄 98.6%, 프랑스 67.6%, 브라질 65.8%, 이탈리아 59.7%, 일본 59.3%, 독일 52.3%다. 한국은 신규 설치 13위에 머물렀고 분산형 비중은 23.3%, 중앙집중형이 76.7%다. 국토가 좁은 데다 산지·농지 규제와 주민·계통 수용성 문제가 겹친 한국에서 대규모 태양광 모델은 입지 갈등과 인허가 지연에 부딪힌다. 실제로 한국의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2025년 8월까지 2.47GW에서 2026년 8월까지 2.38GW로 약 3.6% 줄었다. 새 정부 출범 후 보급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현장의 수치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정책 선언이 시장을 움직이지 못했다는 증거다.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출범 16개월 만에 설계를 끝내고 집행 단계에 들어섰다.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53~61%, 배출권 4기 할당과 이를 뒷받침할 법률 대부분이 9월까지 확정됐고, 이를 묶는 총괄 전략인 K-GX(10년 1,000조 원)를 10월 7일 발표했다. 아쉬운 점은 태양광 정책의 무게가 상당 부분 대규모 사업, 특히 공기업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에 실려 있다는 점이다. 경쟁입찰은 규모의 경제를 가진 대형 사업자에게 유리하고, 소규모 사업자는 입찰 부담과 계통 접속 비용 등을 떠안는다. 투자 회수 기간이 불투명한 사업에 소규모 사업자가 나설 유인은 줄어든다. 파키스탄에서 시장을 연 것이 개인의 경제성이었다면, 한국에서는 반대로 소규모 사업자의 경제성이 제도 안에서 약해지고 있다. 해법은 소규모 사업자의 경제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일정 규모 이하 설비에는 경쟁입찰 대신 장기 고정가격 계약 같은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를 제공하고, 소비지와 가까운 분산형 설비는 계통 접속 순서와 비용에서 우대해야 한다. 시간대별 보상과 자가소비, 저장 장치 연계를 처음부터 제도 설계에 넣어야 한다. 소규모 시민참여 전용 물량을 확보하고 입찰 부담을 덜어야 하며, 공급 의무자의 보급 의무 이행 인정 범위도 직접 건설과 지분투자에 한정하지 말고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와의 PPA까지 넓혀야 한다. 공기업은 마중물에 그치고, 소규모 주택, 시민참여 협동조합 등이 공공 지붕과 유휴 공간을 활용하고 수익이 지역에 돌아가게 해야 한다. K-GX의 재생에너지 목표는 경제성과 함께 비용 분담의 설계가 갖춰져야 달성할 수 있다. 시장이 커진 뒤에는 고치기 어렵다. 파키스탄은 K-GX에 묻는다. 소규모 태양광의 경제성을 확보했는가? 분산형 비중이 23.3%에서 일본이나 독일 수준으로 올라설 때 K-GX는 구호에서 현실이 될 것이다.

[EE칼럼] 공급망에서 핵심기술이 중요한 이유

핵심기술은 공급망 확보에서 최종 지배력을 결정할 만큼 매우 중요하다. 광산을 많이 가진 나라가 반드시 공급망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광물을 고순도 소재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과 국가가 공급망의 주도권을 갖는 시대가 됐다. 고려아연 사례로 설명하면 의미가 더 분명해진다. 고려아연의 미 테네시주 핵심광물 공급망을 위한 진출은 단순한 해외 투자가 아니라 한.미 경제안보 협력과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의 상징적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은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한국을 가장 핵심 파트너로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핵심광물 채굴뿐 아니라 제련·정련 능력을 자국 내에 구축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비철금속 제련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을 갖고 있는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대규모 제련.정련 시설을 건설해 미국내에서 갈륨. 게르마늄. 인듐 등 반도체의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미국 행정부가 이 프로젝트에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핵심광물 공급망은 보통 여러 단계로 짜진다. 광산(채굴·확보)->제련.정련(고순도화)->소재화(전구체.양극재)->완제품(배터리·반도체)이다. 여기서 가장 진입 장벽이 높은 구간이 제련·정련과 소재화이다. 광산은 자본과 자원 보유가 중요하고, 제련·정련은 수십 년간 축적된 공정 기술이 필요하다. 소재는 고객 인증과 품질 관리 능력이 요구된다. 즉 기술이 없는 기업이나 국가는 광물을 캐도 부가가치를 남이 가져가는 꼴이 된다.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은 광석을 전략 자산으로 바꾸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리튬 광석 1톤을 확보했다고 해서 바로 배터리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광물에서 배터리까지 고순도 정련과 소재화가 핵심이다. 고려아연은 특히 고순도 정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갖고 있다. 이 능력이 있으면 여러 국가에서 원료를 조달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며, 배터리, 반도체급 순도로 만들고 고객사 요구 규격에 맞춰 공급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공급망의 실질적 통제력이다. 미국이 왜 한국의 제련 기술을 원하는지 답은 분명하다. 미국은 리튬, 희토류 매장량이 있지만 정련 능력은 중국에 비해 부족하다.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 고려아연의 의미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중국 대체 정련 파트너로 평가하고 있다. 즉 기술이 동맹의 전략 자산이 된 것이다. 기술이 있으면 가격이 아니라 조건을 정할 수 있다. 광산만 가진 경우 국제 시세에 따라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 결정권이 약하다. 하지만 핵심 기술을 가진 경우 장기 계약, 프리미엄, 우선 공급 협상 등이 가능하다. 즉 조건 결정권이 강해지는 것이다. 실제 배터리, 반도체 업체들은 가격보다 안정성과 품질을 더 중시한다. 그래서 고순도 소재 기업은 장기 공급 계약(5~10년), 선급금 투자, 공동 투자, 우선 공급권 등을 확보할 수 있다. 중국이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강한 이유도 바로 이런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중국이 광산을 많이 가져서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련과 정련 능력이다. 중국은 리튬, 코발트, 희토류의 상당 부분에서 정련과 가공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다. 즉 광산 보유부터 시작하여 정련 기술로 핵심 지배력을 갖추고 소재. 배터리 산업 등 최종 산업의 지배력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이 배워야 할 점이 여기에 있다. 우선 광산보다 제련.정련·소재 인재를 키워야 한다. 제련 공정 엔지니어, 고순도 소재 전문가, 재활용·도시광산 기술자, 공급망·트레이딩 전문가 등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고려아연의 미국 진출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한국이 미국에 제공한 것은 광물 자체가 아니라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고순도 제련·정련 기술과 공급망 운영 능력이다. 이러한 기술력 때문에 미국이 핵심광물 프로젝트의 전략적 파트너로 고려아연을 선택했으며 반도체, 배터리, 방산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상반기 매출 12조 4446억원, 영업이익 1조 3332억원으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6조 5879억원, 영업이익 1조 2319억원으로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올린데 이은 호실적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고려아연이 이처럼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핵심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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