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데이터센터 논쟁, 전력수요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http://www.ekn.kr/mnt/thum/202511/news-p.v1.20251126.2cc8189f478749e4a78608eb1c336580_T1.jpg)
데이터센터는 이제 국가 전략 인프라가 되었다. 정부와 산업계 모두 AI·클라우드 산업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 전력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논쟁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전력수요가 얼마나 늘어나는가"에만 초점을 맞춘 채, 어떤 사람은 발전설비를 더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사람은 그 정도로 수요가 늘지 않는다고 반박하는 식의 공방이 반복된다. 이 같은 접근은 문제의 본질을 상당 부분 놓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전기를 많이 쓰는 시설이 아니다. 전력계통, 송전망 투자, 요금체계, 시장 운용, 정책 거버넌스까지 전력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하게 만드는 구조적 요인이다. 즉, 데이터센터는 '전력수요 증가 요인'이 아니라 '전력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다시 짜야 하는 트리거'다. 첫째, 데이터센터 확대의 핵심 문제는 발전설비 부족이 아니라 계통병목이다. 수도권의 경우 변전소와 송전망이 이미 포화되어 있어 신규 데이터센터가 접속 자체를 승인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발전소를 추가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계통의 수용능력과 송전혼잡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해외에서도 데이터센터 논의는 발전설비 논쟁보다 계통연계 규정, 송전망 확충 전략, 입지정책에서 먼저 출발한다. 둘째, 데이터센터는 24시간 항시 가동되는 상시부하이기 때문에, 단순한 공급확대보다 예비력·용량 확보와 신뢰도 관리가 중요하다. 수백 MW 규모의 부하가 단일 지역에 집중되면 예비력 요구량이 상승하고, 계통 안정도 지표가 악화된다. 이는 단순히 설비를 더 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셋째, 데이터센터는 전력시장의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정 지역에 대규모 부하가 몰리면 혼잡비용이 증가하고, 시장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결국 데이터센터 확충은 전원믹스 논쟁이 아니라 시장운영·가격구조·용량 확보 전략과 직결된 문제다. 넷째, 비용분담 문제도 피할 수 없다. 데이터센터 하나가 초래하는 송전·변전 설비 투자비는 수천억 원 수준이다. 이를 사회 전체가 부담할 것인지, 데이터센터가 부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대형 부하 전용요금제를 통해 이런 문제를 제도적으로 분리해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유치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계통에 어떤 기여를 하는 입지냐이다. 예를 들어 동해안처럼 발전이 많고 송전망 제약이 있는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송전혼잡 완화와 잉여발전 활용이라는 실질적 편익이 생긴다. 이런 경우 계통 기여도를 기반으로 한 지원은 합리적이다. 그러나 '지방이니까 지원'이라는 접근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 결국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전력수요 증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력계통, 시장운영, 요금, 예비력, 입지, 정책권한이 얽힌 복합 시스템 문제다. 발전설비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한국도 이제는 “전력이 얼마나 필요한가"라는 차원을 넘어서, 데이터센터 증가가 전력시스템 전체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중심에 놓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앞으로의 디지털 인프라 시대를 대비하는 올바른 정책 방향이다. 정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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