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6월 27일(월)
[기자의 눈] 정권 바뀔때 마다 되풀이되는 ‘공기업 때리기’

[기자의 눈] 정권 바뀔때 마다 되풀이되는 ‘공기업 때리기’

‘에너지공기업, 잇따라 성과급·임금인상분 반납’. 최근의 뉴스 제목이 아니다. 9년 전인 2013년에 나온 기사다. 당시 에너지 공기업들은 "향후 경영성과가 미진할 경우 2014년에도 성과급과 임금 인상분 반납 등을 통해 책임경영을 실천하겠다"며 "경영성과 향상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해 국민에게 신뢰 받는 에너지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 드린다"고 강조했다. 2022년에도 정확히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주인 없는 회사’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공기업 사장, 비상임이사 등은 정부가 임명하며 3년의 임기가 보장된다. 즉 임기가 끝나면 잘했든 못했든 그 회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이들이 회사를 운영한다. 이들의 성과급 반납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자구노력도 과거에 발표했던 ‘자산 매각, 복지 축소’다. 임기만 채우면 억대 연봉이 보장되는 사람들이 성과급이 뭐가 아쉽겠으며, 얼마나 진정성 있는 대책을 내 놓을까. 그러면서 공기업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된다. 기존 직원들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이 교체되고, 무리한 정부 정책 이행 후 여론의 뭇매 맞기를 되풀이하는 ‘쇼’의 희생양이 될 뿐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공사 그룹사들은 채용 규모를 역대 최대로 늘렸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까지 성실히 수행했다. 지금은 다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탈원전으로 발전원가가 상승했음에도 정부가 전기요금을 무리하게 통제하고, 한전 공대 설립·재생에너지 확대 등 정책비용 부담을 늘려 적자 폭이 커졌지만 불만 토로는 언감생심이다. 현 정부 입장에서는 ‘그건 네 사정’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필요할 땐 써먹고 불리할 땐 탓하기 쉬운 대상이 바로 공기업이다.정부는 공기업 개혁을 선언했다. 출발점은 인사 혁신이 돼야 한다. 정부가 임명하는 것이 아닌 전문성을 갖춘 혁신의지가 있는 사람이 경영을 책임져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공공기관 인사에서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는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보기 좋게 어겼다. 비금융 공기업 36곳의 비상임이사 가운데 25%가 감사·회계 전문성이 떨어지는 시민단체·정치인 출신이다. 상임감사는 무려 60%나 된다.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이 사실상 공기업을 접수했다. 이들의 임기는 아직도 남아있다. 윤석열 정부는 상투적인 공기업 때리기로 끝내지 않고 진정한 혁신과 근본적 문제해결에 나서길 기대해 본다.

[기자의 눈] 산은 지방이전 강행, 아쉬운 이유

[기자의 눈] 산은 지방이전 강행, 아쉬운 이유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움직임에 은행권 반발이 격렬해지고 있다. 산은 노동조합은 지난 7일 임명된 강석훈 산은 회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고, 강 회장은 그동안 정상적으로 출근하지 못하다가 지난 21일에야 산은 본점에 들어가 취임식을 열었다. 강 회장이 집회 시간을 피해 본점으로 들어간 만큼 산은 노조는 강 회장을 회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은 노조는 강 회장의 취임식이 열린 날 성명서를 내고 "강 회장 퇴진과 본점이전 저지 투쟁을 위해 분연히 일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뿐 아니라 시중은행에서도 산은의 부산이전을 당장 서둘러야 하는 것인 지에는 의구심을 가지는 분위기다. 먼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았고 경제 위기 모습도 나타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실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는데, 향후 금융지원 종료 등으로 부실기업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면 기업 지원과 구조조정 기능을 하는 산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은의 부산이전은 비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동안 서울에서 쌓아온 네트워크와 데이터를 통해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산은이 발빠르게 움직여야 하는데 부산으로 본점을 옮겨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하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게 되면 그만큼 효율성은 더 떨어지게 된다. 경제 위기 국면에서 서울에서 주재되는 긴급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산은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줄곧 서울을 오가야 하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어떤가. 산은의 전문 인력 유출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일하는 곳이 어디에 있는지는 노동자들에게 중요하다. 직장의 위치가 바뀌게 되면 가족 모두가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터전을 바꿔야 하거나,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실제 산은 지방이전 소식에 상반기에만 산은 임직원 40명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이전의 불안감이 지속된다면 산은 임직원 이탈은 더 많아질 수 있다. 새 정부에서 공약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내용이 많은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면 과연 바람직한 방향인지 다시 한 번 논의를 거치는 용기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 특히 산은의 지방이전은 정부가 내세우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인 지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아 반발이 더욱 크다. 산은 지방이전을 강행하기에 앞서 여론의 충분한 의견을 듣고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지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dsk@ekn.kr

[기자의 눈] 금융권만 팔 비틀지 말고 당국도 자성해야

[기자의 눈] 금융권만 팔 비틀지 말고 당국도 자성해야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시중은행을 향해 ‘이자장사’를 비판하는 발언이 화제를 모았다.이 원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시중은행장과 만난 자리에서 "금리 상승기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을 향해 대출금리 인하 등 소비자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으라고 주문한 것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주요국 금리 인상 가속화, 원자재 가격 상승, 증시 하락, 환율 급등 등 좀처럼 웃을 일 없는 금융사를 향해 또 다른 숙제를 던져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라는 발언도 빼놓지 않았다.이 원장의 발언은 차치하더라도 정부, 더 나아가 정치권에서 금융권을 보는 시각들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이자장사로 인해 수혜를 보고 있으니 더 많은 충당금을 적립하고,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한 방법들을 서둘러 내놓으라는 엄포는 정권과 관계없이 수십 년째 계속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손실흡수능력 확충과 관련해 걸핏하면 미국 은행들과 비교당하며 뭇매를 맞기도 한다. 당장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대다수의 국회의원들은 금융사, 더 나아가 기업들을 향해 잘잘못을 따지고, 호통을 칠 가능성이 크다.이 과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해외 기업들과 비교하며 국내 기업들을 비판하는 정치권, 정부는 정작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있는지 말이다. 금융사(기업)들이 수익을 다변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은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해외와 비교했을 때 우수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국내 금융사들을 비판할 때는 해외 금융사와 비교하고, 자신들의 역할을 해외 사례와 비교하는 것은 난색을 표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향이라고 할 수 있을까.금융사들이 소비자들의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고민하고,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것과 달리 정작 민생입법을 위해 나서야할 국회는 3주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여야가 법제사법위원장 배분을 두고 하루가 멀다 하고 기싸움을 이어가는 탓이다. 선거 때 국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며 진정한 일꾼이 되겠다고 외치던 이들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이들은 몇 개월 뒤 국감에서 윽박지르기, 트집, 면박주기 등을 일삼을 것이다. 금융사에 글로벌 수준으로 거듭나라고 주문하기 전에, 정부와 정치권, 당국부터 글로벌 수준으로 거듭나는 건 어떨까.

[기자의 눈] 尹정부, 주택시장 연착륙 방안 준비해야

[기자의 눈] 尹정부, 주택시장 연착륙 방안 준비해야

대출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자국의 물가를 잡기 위해 28년 만에 최대폭의 ‘자이언트 스탭’(한 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에 발맞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우리나라 대출금리도 연말까지 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은이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또는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에 대응해 연말까지 7·8·10·11월 등 네 차례 연속, 총 1∼1.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연말 은행권 대출금리 상단이 8%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담보대출이 8%대에 이르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기준금리가 이렇게 빠르게 오르면 시장금리와 그에 연동한 대출금리도 함께 들썩일 수밖에 없다. 만약, 기준금리 상승 폭 만큼만 이자가 높아져도 연말께 대출금리는 8%를 돌파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준금리 급등으로 인한 대출금리 폭등은 주택시장에 엄청난 이자 폭탄을 안길 것이고 부동산 경기는 침체를 겪을 수 밖에 없다.여기에 ‘거래절벽’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하락도 심상찮다. 최근 우리 주택시장은 아파트 급매물은 늘고 있는데다 무주택자 10명중 6명은 앞으로 집을 살 계획이 있다는데도 거래절벽이 점점 심화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거래절벽의 이유는 매물이 부족하거나 집을 살 계획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매도인은 집값을 높게 받으려 하고 매수인은 싸게 사려는 치열한 ‘눈치싸움’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나 거래절벽 현상이 더 오래가면 주택 매수 심리가 크게 약해져 ‘하우스푸어’(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를 양산하게 되고, 자칫 부동산 시장 자체가 경착륙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힘든 경기 침체로 갈 수 있기에 정책당국은 부동산 시장을 정밀하게 관찰하고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집값은 크게 올라도 문제지만 폭락하면 경제에 더 큰 충격이 온다. 최근 우리 부동산 시장은 금리 급등과 심화되는 거래절벽 현상으로 부동산 시장 경착륙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새 정부는 좌고우면할 여유가 없다. 혹시나 올지도 모르는 부동산 시장 폭락에 대비할 수 있는 정부 당국의 선제적인 부동산 시장 연착륙 대책이 정교하게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기자의 눈]

[기자의 눈] '공감 부족' MZ세대 마케팅

최근 몇 년 새 유통가를 사로잡은 핵심 키워드의 하나로 ‘MZ세대’를 꼽을 수 있다.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사이의 출생자를 하나로 묶어 일컫는 MZ세대는 국내 전체 인구의 30%대(약 1700만 명) 비중을 차지하면서 유통시장이 주목하는 소비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유통기업들도 MZ세대 수요를 잡기 위한 전략과 마케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가 특성상 식품·패션·뷰티 등 적용되는 분야도 다양하다. 이른바 ‘MZ세대 전성시대’에 맞춘 유통 움직임은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해 기성세대뿐 아니라 폭 넓은 고객층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점을 받을 수 있지만, ‘웰빙’이나 ‘힐링’처럼 수식어만 그럴싸하지 정작 실속이 없는 부분도 적지 않다. 유통업계가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특화상품을 비롯해 할인제도, 구독서비스, 특별행사 등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많은 콘텐츠들이 엇비슷하거나 다소 획일적이어서 오히려 소비층인 MZ세대에 피로감을 가중시키고 공감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MZ세대 주요 특징인 ‘개성 중시’와 ‘친(親)디지털’과 비교해 기업의 접근 방식이 희소성이 없는 뻔한 공략이라는 비판인 셈이다. 예컨대 유통업계는 ‘가치 소비’와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메타버스’ 등을 MZ세대 공략 방향으로 삼고 있는데, 이 역시 기업의 ‘상업적’ 필요와 잣대로 MZ세대를 정형화, 규격화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MZ세대 아이콘’으로 불리는 유명 래퍼 이영지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MZ세대는 알파벳 계보를 이어가고 싶은 어른들의 욕심이 아닐까 싶다", "MZ세대들은 본인들이 MZ세대인 걸 전혀 모른다"고 일갈한 발언이 젊은 세대에게 큰 공감을 일으킨 이유와 맞닿아 있다.애초부터 1980년대생 밀레니얼(M)세대와 2000년대 초반 태생인 Z세대를 한 데 묶은 개념 규정이 무리수인 측면도 있다. 20년 이상 세대차를 좁히기 어려운 데다 성장 환경도 달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배경도 차이 날 수밖에 없다. 앞에서 제기된 유통가 MZ세대 마케팅의 ‘공감성 부재’의 근본 원인이 아닐까 싶다.기업 입장에서 MZ세대는 새로운 수익 창출의 저수지다. 그러나 저수지에는 다양한 종들이 있기 마련이다. 유통업계도 몇 개의 정형화된 ‘그물망’으로 MZ세대를 잡으려 할 게 아니라 다양성과 공감성이 어우러진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inahohc@ekn.kr조하니 성장산업부 기자

[기자의 눈] K-바이오,

[기자의 눈] K-바이오,'바이오USA'서 주목받은 이유

제약·의료기기·화장품 등으로 구성되는 바이오산업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기준 약 1800조원으로 반도체(약 800조원), 자동차(약 600조원) 시장을 합친 것보다 크다고 산업계는 분석한다. 정부와 기업·국민들 사이에서 바이오산업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산업은 120여년의 역사를 가졌음에도 근대화 시절 자국민의 의약품 내수에 부응하느라 글로벌화가 더뎠고, 그 결과 세계 50대 제약사에 드는 기업이 없을 정도로 해외사업 기반이 취약하다.이같은 여건에서 지난 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박람회 ‘바이오 USA’에서 출범한 지 11년밖에 안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달 갓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거대제약사 사이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아닌 우리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이 주효했기 때문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당시부터 오랜 기간 연구개발이 필요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개발보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위탁받아 생산하는 위탁생산(CMO)에 주력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로 시작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바이오USA에 참가해 아직 시장 형성 전인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세포유전자 치료제’보다 이미 시장이 형성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완제의약품 CMO에 주력하겠다는 뜻도 내비쳐 다시 한번 ‘전략적으로’ 사업방향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당초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전문기업으로 출발하려던 계획에서 선회해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으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연구와 기술분야 후발주자로 출발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은 분야부터 규모와 인지도, 기술력을 쌓아 점차 글로벌 선두주자로 올라서는 ‘발상의 전환 전략’은 지난 수 십년간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자동차 등에서 보여준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공 방정식’과 일맥상통해 보인다. 여러 산업 분야에서 입증된 한국기업의 ‘발상의 전환 전략’ 성공사례처럼 이번 바이오 USA에서 K-바이오 기업들은 ‘발상전환 스토리’의 잠재력을 여실히 증명했다.kch0054@ekn.kr김철훈 성장산업부 기자

[기자의 눈] 반도체 인력양성, 대학정원 확대가 능사 아니다

[기자의 눈] 반도체 인력양성, 대학정원 확대가 능사 아니다

삼성전자에는 전설의 ‘반도체 3인’이 있다고 한다.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회장과 황창규 전 KT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주인공이다. 고(故) 이건희 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크게 키운 인물들이다. 무협지에 나오는 고수처럼 그들이 선보인 활약상은 삼성전자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신화처럼 구전되며 차기 전설이 등장하는 발판이 된다. 하지만 요즘 국내 반도체 업계에선 이런 계보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고질적인 인력난이 원인이다. 인력 품귀는 국내 중견, 중소 반도체 기업으로 갈수록 심화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최대 반도체 기업도 이탈자만큼 선발할 인원이 없어 경력이 짧은 직원을 두고서도 인력 다툼을 벌일 지경이다. 기업주도 경제성장을 내세우는 윤석열 정부도 이런 위기감을 감지해서일까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응책을 주문했고, 중앙부처들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수도권 대학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향후 5년 내 반도체 인재 3000명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런 움직임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다. 관련 전공 대학 정원을 늘린다고 근본 문제가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반도체학과는 인기가 없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고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되는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대부분 정원 미달이다. 학부생 수가 적으니 석·박사급 고급 인력은 하늘의 별 따기다. 대학정원 확대가 능사는 아닌 셈이다. 교육의 질도 떨어질 우려가 있다. 전공 교수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구 인프라도 아쉽다. 장비 구매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구형 장비로 실습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나노급 첨단을 달리는 실무현장과는 어마어마한 격차가 있다. 산업계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도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대학에 반도체 실습 장비 등을 지원하면 사실상 민간 기업을 위한 인력양성을 국가가 대신해주는 셈이 된다. 인력 양성에는 돈이 든다.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최근에는 ‘경제 안보’가 산업 정책을 꾸리는 이들 사이에 화두가 되면서 반도체 인력 확대는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경쟁력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대통령의 한 마디에 각 부처가 대책을 척척 내놓는 모습을 보면 어쩐지 불안감이 든다. ‘반도체 인력양성=대학정원 늘리기’에 집중되는 듯 해서다. 최근 교육부의 반도체 인력양성 세미나에서 나온 "정원 확대보다 대학생을 가르칠 고급인력 양성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에 정부가 귀 기울여 주기 바란다. jinsol@ekn.kr

[기자의 눈] 에너지 정책,한국 현실에 맞게 고쳐야

[기자의 눈] 에너지 정책,한국 현실에 맞게 고쳐야

유럽연합(EU)이 최근 관련 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택소노미안에 원전과 천연가스 산업 부문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결의안을 채택, 당초 입장을 번복하면서 다시 발전원별 명암이 갈릴 전망이다. 택소노미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녹색’ 경제 활동으로 인정되는 산업 등 목록을 담은 분류 체계다.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즉 택소노미에 포함되지 않은 산업은 채권과 기금 등 산업을 운영·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금융 혜택을 받기 어려워진다.경제와 산업에 직접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제도이다 보니 각 나라에서도 택소노미 기준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국내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원전 포함 여부를 두고 각 산업계와 환경계에서 집중하고 있다.실제 환경부는 지난해 원전을 배제하고 천연가스를 포함한다는 내용의 K-택소노미 최종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 초 EU 집행위에서 원전을 택소노미에 포함한다는 잠정 결론을 내놓자 정부와 환경부에서도 K-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하는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EU의회 최종안은 다음달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 EU 택소노미 최종안이 왜 국내 산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지 의구심일 들 법도 하다. 우리나라 에너지 시장 특성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부문에서는 수입 의존도가 높지만 산업 전체 부문에서는 수출 비중이 높다. 택소노미안에 원전 산업이 포함되는지 여부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서 비롯된다.에너지 수급 현황 측면에서 보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갑자기 대폭 높일 수 없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설비와 기술을 높이면서 삶에 필요한 전력을 징검다리 전원인 원전과 천연가스에서 끌어와야 한다. 국내 전력 상황 뿐 아니라 우리나라 원전 산업은 전 세계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해외 수출망이 확보돼야 된다.수입 수출 의존도가 높다 보니 국제 동향에 크게 좌우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시시각각 변하고 나라마다 바뀌는 국제 동향에만 의존하다 보면 결국 또 국내 산업계 상황은 먹구름만 가득 끼게 된다. 경제 및 산업과 연관된 정책에 대해 정부가 외부 압력이나 정치 이념에 따라 방향키를 틀어버린다면 국내 산업계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claudia@ekn.kr

[기자의 눈] 당국, 걸핏하면 에너지 상한가 제시하고 산정기준 왜 얼버무리나

[기자의 눈] 당국, 걸핏하면 에너지 상한가 제시하고 산정기준 왜 얼버무리나

전력판매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계통한계가격(SMP) 상한제 도입을 두고 에너지업계가 일제히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산업통상자원부를 직접 찾아가 집단행동하면서까지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이들을 더욱 분노하게 한 건 상한가를 정하는 기준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개정안대로 가면 SMP 상한가는 과거 데이터인 최근 10년간 월평균 SMP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전문가들과 업계는 이 상한선 기준이 앞으로 탄소중립 과정에서 나타날 에너지시장의 가격 변화를 반영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전 세계가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면서 저렴한 석탄발전을 줄이면 대안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에너지연료의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비싼 연료를 많이 쓸수록 SMP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SMP 상한가는 지난 10년 동안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돼 최근 시세를 반영할 수 없다. 재생에너지 업계는 이 경우 불이익을 볼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또 SMP 상한가가 도입되면 탄소중립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 에너지시장이 활성화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한다.재생에너지 산업에도 SMP 상한가와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태양광 사업자들이 생산한 전력을 20년간 구매해주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의 입찰 상한가를 얘기하는 것이다.전문가들과 업계는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 상한가가 어떤 기준으로 정해졌는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태양광 설치비용이 오르고 있다. 그런데도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 상한가는 지난해 하반기와 같게 유지됐다. 업계에서는 현재 태양광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했다는 불분명한 정부 해명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입찰 상한가를 정한 근거로서 태양광 발전원가와 설치비용 등이 정확히 얼마인지를 알려야 제대로 된 설명이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돼야 입찰 상한가가 합당한지 논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전기소비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이나 위원회서 논의를 거쳐 정했다는 답답한 설명만 이어지고 있다. 일반인에게는 그렇게 설명할 수 있겠지만 당장 상한가 내에서 전력을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사업자에게는 그렇지 않다. 이 정도면 입찰 상한가를 정하는 데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기는 한 건지 의심을 품는 목소리도 나온다.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입찰 상한가를 정했는지 숨길 명분은 없다고 보인다. SMP와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 상한가를 결정한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wonhee4544@ekn.kr

[기자의 눈] 누리호 발사, 민간중심

[기자의 눈] 누리호 발사, 민간중심 '뉴 스페이스시대' 시금석으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두 번째 발사 도전이 임박했다. 누리호는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모든 발사 준비를 마쳤다. 다만 당초 오는 15일 발사 예정이었지만 현지에 강풍이 불어 하루 연기된 상태다.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1.5t급 실용 인공위성을 자체 발사해 지구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된다. 그러나 누리호 개발이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재 우리 우주산업 생태계에 아쉬움이 남는다. 과학자와 전문가들은 우리의 우주 산업이 컨트롤타워가 없고 관(官) 주도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마저도 분야에 따라 각 부처별로 흩어져 있어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 우리의 우주개발 전담부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인데 우주산업 진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우주 의학연구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기반 기술 개발이나 혁신역량이 부족해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도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과학계에선 지속적으로 대통령 직속의 컨트롤타워 설치와 민간 중심의 상업적 우주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지난 3월 ‘국제정세 변동과 항공우주산업의 미래’ 학술회의에서 "과기정통부·항공우주연구원이 주도하는 연구개발(R&D) 프레임의 우주 산업화는 오래전부터 한계에 직면했다"며 "부실한 ‘올드 스페이스’ 산업화는 우주 산업체의 기반기술, 혁신역량 부재로 이어져 ‘뉴 스페이스’ 생태계 조성에 되레 방해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우리나라 우주 산업 생태계가 정부 주도 프레임 아래에서 기업은 일부 부품 제작 등에만 참여하는 구조다 보니 기술 혁신이나 역량 축적이 어렵고 하청업체 역할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누리호는 우리나라 우주 산업 역사상 가장 큰 성과다. 그리고 우주를 향한 국내 연구진과 300여개 기업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결과물이다. 이에 누리호를 신호탄으로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 정부는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보다 확실한 철학과 이해, 비전으로 컨트롤타워 설치는 물론 민간기업 중심으로 우주산업 활성화에 힘써 주길 바란다.김아름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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