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06일(수)
SKC, 3분기 적자폭 확대…배터리소재·화학 부문 부진 영향

SKC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62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591억원 대비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462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5% 늘었다. 순손실은 495억원으로 적자 폭이 줄었다. SKC는 주요 사업의 업황 부진으로 매출 규모의 양대 축인 이차전지 소재와 화학 사업에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영업손실 351억원, 화학 사업은 영업손실 15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반도체 소재 사업만 141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차전지 소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가동률이 떨어지며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고,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정보기술(IT)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향 판매가 줄었다. 화학 사업은 환율로 인해 일부 수익이 감소하고, 해상 운임 상승에 따른 비용이 증가했다. 다만 주력 제품인 프로필렌글리콜(PG)은 산업용 수요 확대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 사업은 테스트 소켓 사업을 하는 ISC가 실적을 견인했다. 연초부터 추진한 비메모리 양산용 매출 성장이 이어졌고, 특히 인공지능(AI) 서버 관련 매출이 전 분기 대비 35% 늘었다. SK엔펄스의 주력 품목인 CMP패드 등도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했다. SKC는 올해 재무 건전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사업별 경쟁력 강화를 통해 내년 이후 실적 반등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SKC의 계열사인 SK넥실리스는 중화권 대형 고객사의 판매 개시 및 주요 고객사와의 중장기 공급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려 원가 구조 개선을 실현하고 매출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리비오는 베트남 하이퐁시에 구축 중인 글로벌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내년도 양산을 가시화한다. 앱솔릭스 글라스 기판 사업은 내년 고객사 양산을 목표로 고객사 인증용 샘플 제작을 준비 중이다. SKC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전망했지만, 여전히 업황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주력 사업의 기초체력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을 통해 SKC는 그룹 전체적인 리밸런싱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SKC 고위 관계자는 “SK그룹은 효율 극대화 관점에서 화학, 반도체, 이차전지 등의 사업분야를 리밸런싱하고 있다"며 “SKC는 그룹 리밸런싱 대상인 모든 사업분야를 영위하는 회사로, 리밸런싱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학 부문의 경우에는 개별 회사보다는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 강화를 위한 옵션을 검토중이고, 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협력해 테스트소켓, 글라스 기판 산업 성장 기반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길 잃은 RE100]④ ‘RE100 지원군’ 박영욱 SK E&S 팀장 “국내 PPA 초기 수준···N:N 계약 가능토록 제도 바꿔야”

최근 글로벌 대기업 중에서는 RE100 이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해외 선진국과 거래하는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는 RE100 이행이 점차 필수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국의 대형 기업들은 이미 RE100을 달성했거나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과 거래시에도 RE100을 이행 하고 있는지 여부를 필수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는 후문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RE100을 달성할 수 있는 솔루션에도 관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 E&S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오랜 기간 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면서 축적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RE100 솔루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SK E&S는 직접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공급계약(PPA)을 체결해 국내 기업들의 RE100 이행을 지원하는 솔루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SK그룹 계열사를 돕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으나 지금은 국내 기업 대다수와 계약해 'RE100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RE100 달성의 가장 큰 문제는 PPA 제도가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입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외국 격언처럼, 정부가 만드는 정책의 세세한 부분이 잘 맞지 않으면 실제 현장에서는 수많은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RE100 솔루션 사업에서 오랜 기간 핵심 역할을 수행해온 박영욱 SK이노베이션 E&S 재생에너지마케팅1팀장은 국내 RE100 달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점으로 '규제 개선'을 꼽았다. PPA는 사용자가 계약을 통해 일정 기간 동안 고정된 가격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전력을 조달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RE100 달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방안 중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원활히 구매하기 위해서는 기업 니즈에 맞는 PPA 계약방식들이 필요한데, 현재는 1:1, 또는 N:1 형태의 단순화된 PPA 계약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단순화된 계약 형태는 초기에는 유용한 면이 있지만, 지금 같이 대다수 기업들이 참여하는 경우 시장의 기능을 제대로 못하도록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복잡한 거래도 소화할 수 있도록 N:N 형태의 계약방식을 허용해 주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다음으로 박 팀장은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에 대한 역할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 PPA 제도 상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는 PPA를 통해 공급받는 전력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PPA를 하게 되면 기업들은 전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발전소는 전력이 남기도 하는데 이 부분을 공급사업자가 처리하기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공급사업자가 부족·초과발전전력을 처리하지 못함에 따라 초과발전 REC 거래 등 여러 기형적인 거래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기업에게 정산 업무 과중·금융조달의 어려움 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가 중간에서 이를 책임지고 처리하도록 하면 훨씬 원활한 거래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박 팀장은 국내 PPA 제도가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자인 기업에 큰 효용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기업 입장에서 PPA를 체결한다면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헷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PPA는 20년 장기 고정가 계약이다. 이에 비해 한국전력의 전기요금은 2000년 이후 연 평균 3%씩 인상돼 왔다. 기업의 전력비용을 일정 수준으로 안정화할 수 있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PPA는 '그린워싱'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명확한 장점이라고 진단했다. PPA는 정해진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구매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의 출처가 명확하고, 기업이 PPA를 체결함으로써 재생에너지 보급이 늘어나게 되므로 추가성도 확실하다는 것이다. 반면에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등 다른 방안의 경우 재생에너지의 발행·추적 등의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그린워싱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PPA에 당장 투입되는 가격 부담도 적지 않아 현장에서 많이 기업들이 망설이기도 합니다. 국내 PPA는 단순 재생에너지 구매 비용 뿐만 아니라 송배전망을 사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부가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가비용은 PPA로 인한 전체 비용의 15%를 차지하는 수준이라서 기업이 PPA를 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박 팀장은 PPA 방식과 경쟁자인 REC에 대해서 배출권 등 현물 시장이 있기 때문에 원활히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은 RE100 이행수단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위험이 큰 이행수단이라 장기적인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REC를 통한 RE100 이행비용은 한전의 전기요금에 REC 구매비용이 추가된다. 최근 전기요금은 계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으므로 REC 구매비용 자체가 증가하지 않더라도 REC를 통해 RE100을 이행하는 기업의 비용 부담이 지소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REC 구매는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부담이 계속적으로 커지는 이행수단 같습니다. REC 구매를 주요 재생에너지 구매 수단으로 삼기 보다는 PPA의 보조 수단으로 삼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 아닐까 합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길 잃은 RE100]③ 국내 첫 가입 SK, RE100 이행 준비도 선두권

SK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시작한 대기업그룹으로 꼽힌다.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10년대부터 관련 조직을 만들고 이에 대한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RE100이 처음 주목을 받은 것도 SK그룹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 국내 기업이 RE100에 가입한 것은 2020년 SK그룹 6개 계열사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2020년 이후 SK그룹은 국내에서 RE100 이행을 가장 훌륭하게 준비하고 있는 대기업그룹으로 꼽힌다. RE100에 가입한 계열사들의 자체적인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SK이노베이션(옛 SK E&S)를 통해 RE100 솔루션 사업을 진행해 국내 다른 기업들도 RE100 목표를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RE100을 국내에 화두로 던진 것은 SK그룹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들의 RE100 가입 연도를 살펴보면 SK그룹 6개 계열사가 2020년에 가입했다. 국내 기업 중 7번째인 아모레퍼시픽이 2021년에야 RE100에 가입했음을 감안하면 여타 국내 대기업그룹보다 RE100에 뚜렷하게 먼저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에는 SK그룹에 피인수된지 오래 지나지 않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마저 RE100에 가입했다. 현재 RE100에 가입한 국내 기업이 36개사인데 그 중 7개사(19.44%)가 SK그룹인 것이다. 계열사 각각의 준비 상태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이행(전환)률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가 30%, SKIET가 27.4%, SK실트론이 25%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SK머티리얼즈도 18.6%, ㈜SK도 18.1%로 국내 평균치인 12%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SK텔레콤과 SKC가 각각 8.6%와 1.65%로 옥의 티로 집계됐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E&S도 RE100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SK E&S는 올해 연말까지 누적 기준 1기가와트(GW) 이상의 재생에너지 공급계약(PPA)을 체결할 예정이다. 1GW는 원자력 발전소 1기의 전력 용량에 맞먹는 수준으로, 업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다. PPA는 사용자가 계약을 통해 일정 기간 동안 고정된 가격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전력을 조달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RE100 달성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1위 재생에너지 기업인 SK E&S는 지난 2022년 RE100 솔루션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1GW 공급 달성을 눈앞에 뒀다. 지난 2022년 3월 국내 최초로 아모레퍼시픽과 직접 PPA을 체결한 데 이어 SK스페셜티·LG이노텍 등 다양한 기업들과 PPA 및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 계약을 맺었다. 특히 SK스페셜티와 맺은 PPA는 당시 국내 최대 규모로, 이를 통해 20년간 총 60만t(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6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PPA를 통한 전력 공급 계약 규모는 누적 1TWh를 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약 40만 가구가 1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SK E&S는 지난 5월에는 국내 최초로 육상풍력을 직접 PPA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RE100 솔루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SK E&S는 지난해 말 기준 약 4.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국내 최대 민간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앞으로 매년 약 1GW씩 파이프라인을 추가해 2025년에는 7GW까지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영욱 SK이노베이션 E&S 재생에너지마케팅1팀장은 “계열사들이 SK그룹의 철학인 '따로 또 같이'에 기반해 RE100을 이행하고 있다"며 “RE100에 가장 먼저 가입하고, 그룹 전체의 PPA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선도적인 위치에서 RE100을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코베스트로, 3분기 매출 5조원 기록…화학산업 침체 속 실적 견조

독일계 화학기업 코베스트로가 원자재 가격 하락 악재에도 불구하고 3분기 견고한 실적을 이어갔다. 코베스트로는 4일 올해 3분기 그룹 매출이 약 36억 유로(약 5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EMLA(유럽, 중동,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와 APAC(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익의 지표인 EBITDA(현금창출력)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한 2억8700만 유로(약 4310억 800만원)를 기록했다. 마커스 스텔만 코베스트로 최고경영자(CEO)는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3분기를 판매량 증가와 수익개선으로 마무리했다"며 “자사는 지속적으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소에 집중하며 '지속가능한 미래'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정유업계, 국내·해외 판매량 모두 늘었는데도 실적 우울

정유업계의 올 3분기 농사는 '흉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수출 판매 물량이 늘어났으나, 판가가 급락한 탓이다. 이후로도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 점쳐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9월 석유제품 내수 소비량은 2억3634만5000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1.4% 많아졌다. 수출량도 1억2803만5000배럴 13.8% 증가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의 영업손실은 4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원 가까이 하락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에쓰오일도 8589억원에서 -4149억원, HD현대오일뱅크 역시 3191억원에서 -2681억원으로 나빠졌다. GS칼텍스 또한 이같은 흐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중국 수요 부진 등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3분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78.3달러로 8.4달러 낮아졌다. 정제마진이 축소된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 이는 휘발유와 경유를 비롯한 제품값에서 원유값·수송비·운영비 등을 제외한 값으로, 국내 기업들의 손익분기점(BEP)은 5달러 수준이다. 대한석유협회는 수출채산성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품수출단가에서 원유도입단가를 뺀 것으로, 지난해 3분기 19.4달러에서 1년 만에 5.5달러로 72%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수출액도 113억9300만달러로 4.0% 하락했다. 휘발유의 경우 성수기 종료에 따른 계절적 수요 감소와 신규 정유공장 가동이 겹치면서 시황이 악화됐다. 경유는 중국과 유럽 내 산업용 수요 약세 및 미국·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재고량이 많았던 것이 판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파라자일렌(PX)과 벤젠을 포함한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도 감소했다. 드라이빙 시즌 종료로 아로마틱 원료의 휘발유 블렌딩 수요가 줄어들고 정기보수를 마친 아시아 지역 생산설비들이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납사값이 낮아진 것도 재고평가이익 축소로 이어졌다. 4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미국 기준금리 하락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완화 △유럽·중동을 비롯한 지역 내 정제설비들의 가을철 정기보수로 인한 공급 감소 효과 △겨울철 항공유와 난방유 수요 증가 등으로 시황이 회복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완화로 공급량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석유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가격을 끌어올리기 힘들고 재정적 어려움이 길어진 산유국들이 가격방어에서 시장점유율 확보로 노선을 바꾼다는 이유다.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와 미주 지역 생산량이 불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비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유로존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중국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도 언급된다. 석유화학은 계절적 수요 둔화와 신규 다운스트림 설비 가동에 따른 신규 수요 및 역내 폴리프로필렌(PP)·폴리올레핀(PO) 설비 증설 등이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활유·윤활기유 사업은 원재료값 하락을 비롯한 요인에 힘입어 수익을 냈고, 4분기에도 몬순 시즌이 종료되면서 촉진된 수요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 설비들이 정기보수에 돌입하는 것도 공급량 감소로 이어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전기차 전환·탄소중립 등 장기적인 리스크를 안고 가는 상황"이라며 “지속가능연료(SAF) 생산설비 구축을 비롯한 투자 부담도 향후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SK이노베이션, 국제유가·정제마진 하락에 ‘한숨’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 매출 17조6570억원·영업손실 4233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줄었고, 영업이익은 2조원 가까이 하락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석유사업은 매출 12조1343억원·영업손실 6166억원을 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및 중국 석유 수요 감소 등으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락한 탓이다. SK이노베이션은 가을철 정기보수로 인한 공급 감소 효과 등으로 4분기 정제마진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를 비롯한 제품값에서 원유값·수송비·운영비 등을 뺀 것으로, 국내 기업들의 손익분기점(BEP)은 배럴당 5달러 수준이다. 화학사업의 영업손실은 144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진행된 파라자일렌(PX) 정기보수 종료로 판매량이 늘었지만, 주요 제품 스프레드 하락으로 인한 재고효과 등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4분기에는 동절기 의류 수요에 따른 폴리에스터(PET) 수요 증가 등으로 PX 스프레드가 상승할 전망이다. 벤젠은 중국 신증설 영향으로 스프레드 약세가 이어지겠으나, 전년 동기 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활유사업은 영업이익 1744억원을 달성했다. 미국·유럽시장 판매량 증가와 마진 개선 덕분이다.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지만 중국 경기 부양책으로 인한 내수 시장 회복 등으로 3분기와 유사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스프레드도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개발사업은 판매량 감소 및 유가 하락에 따른 복합판매단가 하락에도 영업이익 1311억원을 시현했다. 또한 베트남 광구에서 탐사정 2공 시추, 중국 17/03 광구 생산량 증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배터리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308억원·240억원으로 나타났다. SK온 독립법인 출범 후 첫 분기 흑자에 성공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고단가 재고소진과 헝가리 신공장 초기 램프업 비용 감소 등 기저효과와 전사적 원가절감 활동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3분기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혜액은 608억원이었다. 향후에도 고객사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 가동 및 주요 고객 내년 신차 출시 계획으로 판매량이 소폭 확대될 전망이다. SK온은 △원가구조 개선활동 △신규 고객 수주 △신규 폼펙터 확장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소재사업은 영업손실 74억원을 냈다. 주요 고객사 판매량이 감소한 탓이다. 이후에는 신규 고객향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 SK E&S와의 합병을 완료하면서 100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아태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했다. 강화된 에너지사업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재무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해 2027년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및 주주환원율 35%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향후 시너지 창출 가속화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동성화인텍, HD현대에 초저온 보냉재 공급…4109억원 규모

동성케미컬의 액화천연가스(LNG) 보냉재 전문 자회사 동성화인텍이 HD현대에 총 4109억원 규모의 제품을 납품한다. 이는 지난해 매출의 77% 수준이다. 동성화인텍은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와 각각 3216억·893억원의 극초대형 에탄운반선(ULEC) 및 LNG운반선용 초저온 보냉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국내에서 ULEC용 초저온 보냉재 계약이 이뤄진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성화인텍은 신규 선종에 대한 레퍼런스를 확보하게 됐다. 에탄운반선은 에탄을 액화하고 화물창 내 온도를 영하 94도로 유지한 채 운반하는 선박으로, 고도의 건조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동성화인텍 관계자는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다양한 신규 선종에 대한 추가 수주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SK이노베이션-E&S 합병법인 출범…아태 최대 민간 에너지기업

3개월에 걸친 합병 절차를 거쳐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법인이 출범했다. 자산 규모 105조원에 달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종합 에너지기업이 나타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과 함께 자회사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 합병 절차도 마쳤다고 1일 밝혔다. 내년 2월1일에는 SK온과 SK엔텀과의 합병도 마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에너지와 화학 △액화천연가스(LNG) △전력 △배터리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향후 각 사업과 역량을 통합해 맞춤형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토탈 에너지·솔루션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LNG 밸류체인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에도 기존 SK E&S가 연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기반을 마련한 만큼 합병법인의 수익력 확보 및 미래사업 투자를 위한 버팀목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평가다. 합병 후 기존 SK E&S는 SK이노베이션 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되고, 새 사명 'SK이노베이션 E&S'를 쓰게 된다. 기존 '그린 포트폴리오' 4대 핵심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SK온도 새 사명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사용하는 등 CIC 체제로 운영된다. 배터리 원소재 조달 경쟁력을 높이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면서 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발족한 '통합 시너지 추진단'이 LNG 밸류체인, 트레이딩, 수소, 재생에너지를 4대 즉각적 성과 사업영역으로 선정하고 구체적 사업화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SK 울산컴플렉스(CLX) 내 자가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LNG 직도입을 검토 중이다. 전력 생산 및 공급안정성을 높이고 비용도 절감하겠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 E&S가 개발 중인 호주 바로사 깔디타(CB) 가스전에서 추출한 콘덴세이트를 SK이노베이션이 직접 확보·활용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신설한 '에너지솔루션 사업단'과도 협업할 예정이다. 이는 에너지 공급 안정성·비용절감·탄소감축 등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단은 SK그룹 관계사의 전력 수급을 최적화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토탈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한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에 힘을 모아준 주주·고객·협력사·정부기관·국민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번 합병으로 균형 있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더 큰 미래 성장을 그릴 수 있게 됐다"며 “사업간 시너지로 고객과 시장을 더욱 확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도 “합병법인의 다양한 에너지원과 사업·기술 역량을 결합해 고객과 지역 특성에 맞는 에너지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하고, 에너지 산업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믿을 것은 美 투자뿐…한화솔루션 재무안전성 ‘흔들’

한화솔루션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재무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해 육성해온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이 중국 업체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와중에 미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탓이다. 30일 한화솔루션은 2024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810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2166억원과 2분기 1078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다소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3분기 매출액도 2조7733억원에 그쳐 지난해 3분기 2조9044억원 대비 4.5% 줄었다. 특히 한화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태양광 사업의 실적 부진이 눈에 띈다.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3분기 영업손실 410억원을 기록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1871억원과 91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진단되기도 했다. 이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중국업체들이 제품을 쏟아내고 있어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탓이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글로벌 태양광 수요가 500기가와트(GW)인 반면 중국 업체가 600GW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로 한화솔루션 등이 생산하는 물량을 감안하면 올해 200GW 가량의 공급과잉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중국 업체의 공급과잉의 영향이 덜한 미국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통상 마찰 등으로 중국 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시장에서 배제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어 한화솔루션이 사업을 확장하기에 비교적 유리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관세와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 등을 통해 모듈을 포함한 중국산 태양광 제품 수입에 제한을 두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이 주어지기에 한화솔루션이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공장 증설을 마치며 연간 5.1GW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한화솔루션은 올해도 조단위의 설비 투자를 진행해 생산 능력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올해 연간 8.4GW로 확대하고, 내년까지 글로벌 태양광 모듈 생산량 가운데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년 미국 태양광 모듈 수요의 25%를 차지한다는 포부다. 한화솔루션의 미국 사업 확장은 미국 현지 생산설비에 대규모 투자가 동반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장기간 적자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탓에 한화솔루션의 재무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화솔루션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지난 2022년 말 4조9915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조2778억원으로 18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한화솔루션의 부채총계는 13조9348억원에서 19조3382억원으로 38.78% 늘어난 반면 자본총계는 9조8969억원에서 9조8136억원으로 오히려 0.84% 줄었다. 부채비율은 140.8%에서 197.1%로 56.3%포인트(p) 악화됐고, 차입금의존도도 32.4%에서 42.1%로 높아졌다. 다만 한화그룹과 한화솔루션도 회사의 재무 리스크를 인지하고 이에 대한 집중 관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8월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연 5.95%로 결정됐다. 3년 뒤부터 콜옵션(조기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1.3%p 가산금리가 추가된다. 지난 5월에 신세계건설이 발행한 6500억원을 넘었기에 영구채 발행 규모로 국내 자본시장 사상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힌다. 영구채는 다른 채권에 비해 이자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회계처리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되는 속성이 있어 재무 안정성을 위한 조치로 인식돼 왔다. 또한 한화솔루션은 최근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한화솔루션은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남정운·홍정권 대표이사를 각각 선임했다. 남 신임 대표는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부문을, 홍 신임 대표는 큐셀 부문을 각각 이끌게 됐다. 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대표이사 교체로 재무 안정성 관리에 더욱 주의를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최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으로 방산업 재편을 진행하는 등 방산·우주항공·조선 사업에 신경을 쓰고 태양광 부문은 소외된 것 같다"며 “한화솔루션이 미국 시장 투자로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LG화학, 모빌리티 접착제 시장 공략 박차…2030년 시장 규모 16조

LG화학이 북미 전기차 업체향으로 방열 접착제 공급을 시작으로 자동차용 접착제 시장을 확대하고 수천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용 접착제 시장은 올해 9조원에서 2030년 16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동화·자율주행화로 전장 부품 수요가 확대되고, 차체 경량화·친환경 소재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180개 이상의 방열 접착제 특허를 보유하는 등 기술장벽을 구축하고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열 성능을 더해 고객의 비용 절감과 경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중이다. 방열 접착제는 배터리 셀을 모듈·팩에 접합할 때 사용된다. 높은 열전도성 및 전기 절연성을 토대로 열관리와 성능 유지도 돕는다. LG화학은 파워트레인용 배터리 방열 접착제 뿐 아니라 모터와 인버터·컨버터에 적용되는 폴리이미드 바니쉬, 실버 나노페이스트 등의 접착 소재를 국내·외 업체와 개발 중이다. 또한 △카메라 센서 △헤드램프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같은 기타 전장 부품 분야로 사업 확대하는 중으로, 2018년 유니실도 인수했다. 유니실은 북미 내 자동차 차체용 접착제 1위 기업으로, 최근에는 유해화학물질이 없고 탄소배출 저감이 가능한 신제품을 개발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소재 분야에서 축적한 소재 합성·물성 설계·제조 공정 등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영역인 모빌리티 소재 사업을 적극 육성해 시장 지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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