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로 고가주택 겨냥했지만…“버티기·덜 똘똘한 한 채” 우려

세제로 고가주택 겨냥했지만…“버티기·덜 똘똘한 한 채” 우려

정부가 고가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높이고 시중 유동성 흡수를 위해 부동산 세제 개편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매물 잠김과 가격대별 풍선효과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자산층은 세금을 감수하며 보유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반면, 그 외 계층은 과세 기준 바로 아래의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동성 흡수를 위한 대출 규제 역시 무주택 실수요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고가주택..

세제로 고가주택 겨냥했지만…“버티기·덜 똘똘한 한 채” 우려

정부가 고가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높이고 시중 유동성 흡수를 위해 부동산 세제 개편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매물 잠김과 가격대별 풍선효과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자산층은 세금을 감수하며 보유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반면, 그 외 계층은 과세 기준 바로 아래의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동성 흡수를 위한 대출 규제 역시 무주택 실수요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고가주택 보유세를 높이고 비거주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3일 발표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현행 보유 공제에서 거주 공제로 전환하고 공제 한도를 신설했다. 종합부동산세는 거주용 1주택에 대한 기본 공제금액을 상향하는 등 실거주 요건을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동산 세제개편이 고가주택을 겨냥해 고강도로 진행됨에 따라 서울 강남3구 뿐만 아니라 성동구 등 비강남권 한강벨트의 세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세 부담이 확대된다고 해서 곧바로 매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지적하는 투기 수요라면 적절한 매도로 시세차익을 노리더라도, 본래 그런 주택에 살아온 실거주자들은 당장 팔아야 할 유인이 적다"며 “오래 거주하던 지역을 버리고 전혀 새로운 동네 또는 하급지로 가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일부 매물이 나오더라도 거래위축과 매물감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대중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도 “고가주택을 겨냥한 세 부담을 증가시키면 조세를 회피하려는 편법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면서 “고자산 계층은 세금을 내면서 버티려 할 것이기 때문에 매물 잠김 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가 주택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고자산층이 아닌 계층에서 '덜 똘똘한 한 채'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남 3구 일부와 한강벨트, 경기 남부 일부 지역의 과세표준 6억원(시가 약 31억원) 이하 아파트는 기존과 동일한 세율을 적용받아 절세가 가능한 똘똘한 한 채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고자산 계층은 지금 현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지 않은 계층은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내에서 바뀐 세제에 맞춰 똘똘한 한 채 구간에 몰릴 것"으로 봤다. 이 같은 흐름은 과거 규제 국면에서도 반복됐다. 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금지나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이 설정됐을 당시에도 규제선 바로 아래 가격대의 주택으로 수요가 몰렸다. 당시 해당 구간의 가격이 먼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 만큼, 이번에도 지역이 아닌 가격대별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제 개편이 집값 안정뿐 아니라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평가했다. 권 교수는 “이재명 정부 이후에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려 물가가 오르고, 집값도 함께 올랐다"며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금리와 세금을 올리는 방안과 더불어 대출을 조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계층은 대출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 실수요자"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도 강화되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자금대출 평균금리도 5월 대비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다만 이번 세제개편만으로 집값이 안정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이 연구위원은 “주택가격은 수요뿐 아니라 공급과 금리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만큼, 세제 개편만으로 시장 방향이 결정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공급은 더 빨리, 투기는 더 무겁게”…李, 세제 손질 이어 공급대책 재점검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남미 순방을 마치자마자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공급 확대를 위한 기존 대책을 전면 재점검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하루 만에는 근로소득과 부동산 양도소득 간 세 부담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부동산 세제 개편의 필요성을 직접 설명했다. 공급 확대와 세제 강화라는 '투트랙' 정책 기조를 통해 주택시장 안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대통령실과 정부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미국·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청와대에서 약 7시간 30분 동안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오후 3시부터 밤 10시30분까지 이어진 회의에는 한성숙 국무총리와 관계부처 장관, 실·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22년부터 지속된 주택 공급 부진이 공급 절벽 상황을 초래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공급과 그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행정조치와 금융, 재정, 규제 완화 등 신속한 공급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또 한 총리와 관계부처에는 기존 공급대책을 전면 재점검하고 현실적인 국민 요구를 반영한 후속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금융과 주택 공급 대책을 다시 점검하기 위한 후속 회의를 2~3일 안에 개최할 것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취지를 직접 설명하며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근로소득세는 여러 가지를 가산하면 최고 49.5%까지 되는데 부동산은 양도소득이 100억원대가 돼도 세금은 몇억원밖에 안 된다"며 “노동자의 근로소득과 비교하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연히 집값이 올라 이익을 얻은 경우라면 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맞지만 투자 목적으로 수십억원을 벌고도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것은 주거 보호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부동산 투자와 투기를 보호하는 구조는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세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조세 제도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정부가 전날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뒷받침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강화하는 대신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는 상대적으로 보호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손질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를 둘러싼 '정책 후퇴' 지적도 정면 반박했다. 그는 “다주택자에게 중과 유예를 연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중과세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한시적으로 낮춘 뒤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기 위한 한시적 조치일 뿐 정책 기조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는 “정책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오해가 생긴 것 아니냐"며 정책 설명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어 “정책의 일관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결정은 신중하게 하되 결정하면 단호하게 추진해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정책 방향은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는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공급대책을 재정비하고 인허가와 금융 지원,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한편, 고가 주택과 비거주 보유자에 대한 과세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과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한 세제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40년 만에 다시 뜯는 서울 도심…서울역까지 확장되는 CBD

4일 오후 서울역 15번 출구를 나서자 공사장 가림막 너머로 대형 타워크레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철길 너머 공사장에서는 굴착기가 쉼 없이 움직였고 대형 공사 차량이 분주하게 현장을 오갔다. 서울역 북측에서 순화동과 서소문동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자 노후 업무시설을 허물거나 초대형 오피스를 짓는 공사장이 잇따라 나타났다. 과거 서울역은 기차를 타기 위해 잠시 머무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광화문과 시청, 을지로에 집중됐던 서울 중심업무지구(CBD)의 개발축이 서울역과 남산 방향으로 확장되는 거대한 공사 현장으로 변하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이 있다. 서울역 북측 봉래동2가 유휴 철도부지 약 2만9000㎡에는 지하 6층~지상 최고 39층, 연면적 약 33만7000㎡ 규모의 복합단지 5개 동이 들어선다. 업무와 판매, 숙박, 오피스텔, 컨벤션 기능을 갖춘 시설로 조성되며 2029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역에서 순화동으로 걸음을 옮기면 변화는 더욱 선명해진다. 옛 삼성생명 서소문빌딩과 호암아트홀이 있던 순화동 7번지에서는 '서울역·서대문1·2구역 제1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하 8층~지상 38층, 연면적 약 24만9000㎡ 규모의 업무·문화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저층부에는 1100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도 조성된다. 준공 목표는 2030년 6월이다. 인근 서소문구역 제11·12지구에서는 지하 8층~지상 36층, 연면적 약 13만8000㎡ 규모의 업무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바로 옆 제10지구에서도 최고 19층, 연면적 약 4만㎡ 규모의 오피스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인접 사업지에는 개방형 녹지와 보행로를 연결하는 계획도 반영돼 있다. 서울역 북측 봉래동에서 순화동·서소문동으로 이어지는 1㎞ 남짓한 구간에 초대형 오피스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봉래동 일대에서도 기업 업무시설과 신사옥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순화동 KG타워에서는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도심 개발의 가장 큰 특징은 이른바 '재재개발'이다. 서울 도심의 상당수 업무빌딩은 1970~1980년대 도시재개발사업을 통해 지어졌다. 당시 최첨단 건물이었던 오피스들이 준공된 지 40여 년이 지나면서 다시 철거되고 더 높고 큰 업무시설로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순화동 옛 중앙일보 사옥이다. 해당 건물은 1985년 서울역·서대문 제1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지상 22층 규모로 건립됐다. 언론사 사옥과 호암아트홀 등 문화시설로 활용됐지만 현재는 철거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지상 38층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와 클래식 공연장이 다시 들어선다. 1980년대 서울 도심 재개발의 결과물이 약 40년 만에 새로운 재개발 대상이 된 것이다. 서울 도심이 '재개발의 재개발'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역 일대는 광화문·시청과 함께 전통적인 CBD를 구성하는 핵심 축이다. 강남 테헤란로가 대규모 업무지구로 성장하기 전에는 서울을 대표하는 오피스 권역이었고 지금도 서울스퀘어와 LG서울역빌딩을 비롯한 대형 업무시설이 밀집해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은 건물 한 곳을 새로 짓는 사업이 아니라 교통과 상권, 주거환경까지 함께 바꾸는 도시 재편 사업"이라며 “서울역 주변에서 여러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장기적인 지역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부역세권 개발의 영향은 철도 유휴부지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청파동과 후암동 등 주변 노후 주거지 정비사업까지 맞물리면 서울역 일대의 도시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도심 재개발은 오랫동안 역사 경관 보존과 사업성 확보 사이에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서울시는 2015년 역사도심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사대문 안 도심의 기준 높이를 90m 수준으로 관리했다. 한양도성과 내사산 경관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높이와 용적률 제약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일부 재개발사업이 장기간 정체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환점은 2023년이었다. 서울시는 서울도심 기본계획과 녹지생태도심 전략을 통해 도심 정비사업의 높이 기준을 완화하고 개방형 녹지와 공공기여 수준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기준 높이를 110m 수준으로 높이고 사업 유형과 공공기여에 따라 추가 높이를 허용하는 구조다. 사업지에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녹지를 확보하거나 도심 주거와 문화시설 등 필요한 기능을 도입할 경우 용적률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일부 사업지는 각종 인센티브와 정비계획 심의를 거쳐 용적률이 1500%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 앞으로 서울 도심에 들어설 오피스는 기존 건물보다 규모가 훨씬 커질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 분석에 따르면 향후 CBD에서 공급될 신규 업무시설 가운데 연면적 2만~5만평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와 5만평을 넘는 트로피 자산이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개별 필지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진 강남 업무권역보다 대규모 사업 비중이 높다는 분석이다. 세빌스코리아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CBD에 프라임급 오피스 26건, 연면적 약 256만㎡가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 권역별로는 세운·을지로·시청 권역이 약 53%로 가장 많고, 서울역·남대문 권역이 약 29%, 종로·광화문 권역이 약 18%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공급 시기는 고르게 분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2026~2028년에는 전체 예정 물량의 일부만 공급되는 반면 상당수 사업의 준공 목표가 2029년 전후에 몰려 있다.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문제로 당초 계획보다 사업 일정이 늦어진 영향이다. 서울역 일대의 변화는 업무시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서울역 서측 용산구 서계동 33번지 일대에서는 약 2700가구 규모의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사업이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 단계로 이동할 전망이다. 총사업비는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입지와 사업 규모를 고려해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실제 입찰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근 건설사들이 공사비와 수익성을 면밀히 따진 뒤 정비사업 입찰에 나서고 있어 시공사 선정 전까지 물밑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역 서쪽 청파동에서도 다수의 노후 주거지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남동쪽 남산 자락에서는 옛 밀레니엄힐튼서울 부지를 업무·숙박·판매시설과 개방형 녹지가 결합된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역 북부역세권과 서소문·순화동 오피스 개발, 서계동 재개발이 맞물리면서 서울역 일대 전체가 하나의 대규모 개발축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역 일대는 북부역세권과 서소문·순화동 개발을 계기로 투자자의 관심을 다시 받고 있다"며 “동자동과 후암동은 대기업 업무시설의 배후 상권이라는 점에서 근린생활시설에 대한 문의도 꾸준하다"고 전했다. 서울역에서 봉래동과 순화동, 서소문동까지 직접 걸으며 확인한 변화는 단순히 높은 건물이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았다. 40년 전 지어진 도심의 건축물이 다시 허물어지고 업무와 문화, 숙박, 상업 기능을 갖춘 새로운 시설로 세대교체를 시작하고 있었다. 다만 서울역이 새로운 도심축으로 정착하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서울역 일대는 KTX와 GTX-A, 공항철도, 지하철 1·4호선, 경의중앙선 등이 모인 광역교통의 중심이지만 철도 선로와 넓은 도로가 보행권을 단절하고 있다. 하루 수십만명이 오가지만 역을 빠져나온 방문객이 주변 거리에 머물거나 소비할 만한 공간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역 북부역세권과 서소문, 순화동, 봉래동 개발은 각각 떨어진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도시축을 완성하는 퍼즐"이라며 “광화문과 시청 중심이던 CBD의 업무·개발축이 서울역 방향으로 넓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개발 취소됐는데도 ‘개발 예정’?”…서울시, 모아타운·신통기획 취소구역 전면 공개

서울시가 모아타운과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후보지에서 사업이 취소된 구역의 정보를 전면 공개한다. 사업이 무산됐음에도 개발이 예정된 것처럼 허위 매물이 유통되거나 투기성 거래가 이뤄지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서울시는 모아타운과 신통기획 후보지 취소구역에 대한 '주민 안내지침'을 마련해 오는 5일부터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그동안 모아타운은 관리계획 승인, 신통기획은 정비구역 지정 단계부터 법적 절차가 시작돼 후보지 단계에서는 별도의 고시 의무가 없었다. 이 때문에 사업이 철회된 이후에도 개발 예정지로 잘못 알려져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거나 허위 매물이 유통되는 등 정보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서울시는 이 같은 혼선을 줄이기 위해 취소 정보를 주민과 중개업계에 신속하게 알리는 공식 안내체계를 구축했다. 이번 지침에 따라 서울시 25개 자치구는 후보지 취소 현황을 홈페이지와 구보에 게재한다. 서울시도 정비사업 포털인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취소현황 전용 게시판을 신설해 시민 누구나 사업 취소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업구역 내에 남아 있는 현수막과 벽보 등 홍보물도 정비한다. 사업 추진 주체가 자진 철거하도록 안내하고, 추진 주체가 없거나 철거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치구가 직권으로 철거할 방침이다. 공인중개사의 확인 절차도 한층 강화된다. 모아타운과 신통기획 대상지 또는 후보지를 중개할 경우 자치구나 서울시에 사업 추진 여부를 확인한 뒤 매물 정보를 등록하고 매수자에게 안내하도록 했다. 필요하면 자치구 담당 부서에 유선으로 사업 진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협력해 취소구역 내 중개대상물에 대한 확인 절차를 정착시키고 허위 매물과 투기성 거래를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정비사업 추진 취소 정보가 제때 공유되지 않아 선의의 시민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현장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건전한 부동산 중개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대우건설, 상반기 영업익 109% 급증…연간 수주목표 27조로 상향

대우건설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대형 해외 프로젝트 수주 기대감을 반영해 연간 신규 수주 목표도 기존보다 9조원 늘린 27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우건설은 4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 3조9949억원, 영업이익 4879억원, 당기순이익 363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4조3500억원)보다 8.2%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건축사업이 2조6656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토목사업 7433억원, 플랜트사업 5115억원, 기타 연결 종속부문 74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335억원에서 4879억원으로 109.0%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150억원에서 363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4%에서 올해 12.2%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회사 측은 진행 중인 현장 수 감소로 매출은 줄었지만 원가율 안정화와 건축사업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신규 수주는 7조12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 증가했다. 성남 신흥3구역 재개발(1조2687억원), 천안 성정동 공동주택(4143억원), 제3판교테크노밸리(3837억원) 등 국내 건축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했다.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53조4019억원으로, 현재 매출 규모를 기준으로 약 6.6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대우건설은 이날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기존 18조원에서 27조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파푸아뉴기니 LNG와 모잠비크 로부마(Rovuma) LNG 등 대형 해외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반영한 것이다. 회사는 원전과 LNG 등 에너지 인프라 분야를 비롯해 해외 도시개발, 데이터센터, 도시정비사업 등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형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가시화되면서 연간 신규 수주 목표를 상향했다"며 “양질의 수주 확대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초고가 주택 혜택 줄인다…양도세 장특공제 손보고 종부세 실거주 차등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를 10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초고가 주택의 혜택은 줄이고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3일 재정경제부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해 장특공제는 현행 보유 공제에서 거주 공제로 전환하고 공제 한도를 신설했다. 종합부동산세는 거주용 1주택에 대한 기본 공제금액을 상향하는 등 실거주 요건을 강화했다. 장특공제는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됐다.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기존 '보유 연 4%(최대 40%)+거주 연 4%(최대 40%)' 구조에서 '거주 연 8%(최대 80%)'로 전환됐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는 거주공제도 배제된다. 다만 비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경우 기존엔 보유 기준으로 연 2%(최대 30%) 공제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거주 기준 연 2%(최대 30%)로 전환된다. 장특공제 개편은 내년까지는 현행 유지되다가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2028년엔 '거주 연 6%+보유 연 2%'로 거주 비중이 증가하다가 2029년부터 '거주 공제 연 8%(최대 80%)' 방안이 시행된다. 공제한도가 신설되면서 초고가주택 혜택은 감소할 전망이다. 2027년은 현행과 같이 공제 한도가 없지만 2028년은 공제한도가 20억원으로, 2029년부터는 공제한도 10억원으로 제한된다. 종부세 기본 공제금액은 거주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조정됐다. 1세대 1주택자더라도 거주용 1주택의 기본 공제금액은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됐다. 반면 비거주 1주택은 기본 공제금액이 현행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감소했다. 1세대 1주택자 외에 기본 공제금액은 4억원은 그대로 적용하되, 나머지 5억원은 주택가액 합계액 중 거주용 주택가액의 비중만큼 차등 공제한다. 종전에 60%였던 공정시장 가액비율은 주체별로 달리 인상된다. 1세대 1주택자와 지방 1·2주택자의 경우 2027년 이후 70%로 인상된다. 3주택 이상 보유자와 1세대 1주택자를 제외한 조정대상지역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2027년에 70%, 2028년 이후엔 80%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인상된다. 종부세 세율체계를 기존 '주택수 기준'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과세표준 6억원 이상인 1·2주택의 경우 종전보다 세 부담이 늘었다. 장기거주·고령층 매물 유도를 위한 양도소득세 조정 방안도 시행한다. 10년 이상 거주한 양도가액 30억원 이하의 1세대 1주택자는 양도세 기본공제가 현행 연 250만 원에서 2500만 원으로 10배 확대된다. 65세 이상 고령 1주택자가 수도권 주택을 팔고 비수도권으로 이주 시 양도세를 감면하는 과세특례가 신설된다. 2027년 5억원 한도로 50%, 2028년 3억원 한도로 30% 양도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현재 2주택자 20%포인트(p), 3주택 이상자 30%p인 중과세율을 2027년과 2028년 2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해 매물출회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서리풀2지구 보상·지구계획 본격화…LH, 주민협의체 가동

서울 서초구 서리풀2 공공주택지구의 보상과 지구계획 수립 절차를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민 의견 수렴을 본격화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서초구까지 참여하는 협의 자리를 마련해 개발 과정에서 제기된 주민 요구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3일 LH에 따르면 오는 5일 '서리풀2 개발 현안 협의회' 1차 회의가 열린다. 회의에는 국토부와 서울시, 서초구, LH를 비롯해 지구 내 주민대책위원회가 참여한다. 서리풀2지구가 지난 6월 11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지 약 두 달 만에 관계기관과 주민대표가 함께 사업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지구 지정 이후 추진될 보상과 지구계획 수립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기관 간 대응 방향을 조율하기 위한 취지다. LH는 협의회를 일회성으로 운영하기보다 향후 사업 단계에 맞춰 주민들과 소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LH 관계자는 “서리풀2지구는 공공주택지구 지정 이후 보상과 지구계획 수립을 앞두고 있다"며 “적극적인 주민 소통을 위해 지구 내 주민대책위원회와 지속해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5일에는 국토부와 서울시, 서초구, LH가 모두 참여하는 개발 현안 협의회 1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주민들과의 협의와 소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리풀 공공주택지구는 서울 서초구 원지동·신원동·염곡동·내곡동 일대의 서리풀1지구와 우면동 일대의 서리풀2지구로 나뉜다. 정부는 2024년 11월 해당 지역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총 2만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서리풀1지구에는 약 1만8000가구, 서리풀2지구에는 약 2000가구가 계획돼 있다. 서리풀2지구는 전체 사업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기존 주거지와 종교시설 등이 포함되면서 주민들의 재산권과 생활 기반을 어떻게 보호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주민들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과 기존 공동체를 고려한 개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일부 주민은 공공주택 공급 자체를 전면적으로 반대하기보다 기존 마을과 시설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개발계획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수립될 지구계획에는 주택 배치와 기반시설, 토지이용계획 등 사업의 구체적인 밑그림이 담긴다. 이에 따라 협의회에서 수렴된 주민 의견이 실제 지구계획에 어느 수준까지 반영될지가 향후 갈등 해소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서리풀1지구 주민들, 11일 국토부 앞 집회…“공공임대 80% 재검토해야”

서울 서초구 서리풀1지구 토지주와 원주민들이 공공임대주택 비율 재검토와 재정착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국토교통부 앞에서 집회를 연다. 서리풀1지구 총주민대책위원회는 오는 11일 오전 11시 세종특별자치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공임대주택 비율 조정과 일반분양 확대, 토지주·원주민 재정착 방안 마련, 정당한 토지 보상 등을 정부에 촉구할 예정이라고 3일 에너지경제신문에 밝혔다. 대책위는 서리풀1지구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주민들이 약 55년간 재산권 제약을 감내해 왔지만, 공공개발이 본격화되면 정작 기존 토지주와 원주민이 지역에서 밀려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길 건너 강남과 양재가 개발되는 동안에도 주민들은 주택이나 농막 설치조차 제한받으며 국가 정책에 협조해 왔다"며 “토지 보상금에서 양도소득세까지 부담할 경우 기존 주민들이 개발 이후 이 지역에 다시 정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논의되는 공급계획에서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80%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대책위는 “공공주택 공급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1700여명의 토지주와 원주민의 희생을 전제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일반분양 확대와 실질적인 재정착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임대주택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장기적으로 지역 내 인구구조와 도시 활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대책위는 서울 강서구 가양지구를 사례로 들며 “영구임대와 공공임대 중심으로 조성된 이후 장기간 주택 손바뀜이 제한되면서 학령인구 감소와 고령화, 학교 통폐합, 지역 활력 저하 등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서울 송파구 일부 장기전세주택에서 거주기간 만료를 앞두고 분양전환과 거주 연장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점도 언급했다. 특정 주택 유형에 편중된 공급정책이 장기적으로 새로운 사회적 갈등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대책위의 입장이다. 대책위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 공급은 필요하지만 일반분양과 토지주·원주민 재정착이 함께 이뤄져야 다양한 연령과 계층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경부고속도로 처리 방식도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대책위는 경부고속도로가 현행 계획대로 지상으로 통과할 경우 지구가 동·서로 단절되고 소음 문제로 주거환경과 개발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며 지하화 또는 이에 준하는 대책을 요구했다. 앞서 대책위는 국토부와의 면담에서 공공임대주택 비율 재검토와 일반분양 확대를 비롯해 생활대책 및 협의양도인주택 제도 개선, 양도소득세 부담 완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등을 공식 건의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국가 정책을 믿고 장기간 희생해 온 주민들이 개발 이후에도 기존 생활권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집회는 오는 11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그린벨트 풀어서라도 집 짓겠다”…서울 입주절벽에 공급 총력전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이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고 입주 물량은 절반 이하로 줄면서 주택 공급에 다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과거 착공 부진이 현재 준공 감소로 이어졌으며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서라도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정부는 도심 공급과 비아파트 공급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5.07%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008년 8.99%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집값 상승 배경에는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시장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은 1만225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4% 감소했다. 6월 한 달 기준으로는 1561가구에 그쳐 전년 동월보다 82.1% 줄었다. 국토부는 현재의 준공 감소가 과거 착공 부진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착공에서 준공까지 소요되는 공사 기간을 감안하면 과거 착공 부진이 최근 서울 준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서울 전체 주택 착공이 2023년부터 지속적으로 부진했던 만큼 그 영향이 당분간 준공 부족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준공은 공사를 마쳐 실제 입주가 가능한 주택을 뜻한다. 당장 시장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가 줄면 기존 세입자의 이동과 전세 매물 순환도 약해질 수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 서울 준공 물량 감소는 매매시장보다 전세시장에 먼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신규 입주 아파트가 줄면 새 아파트 입주를 위해 기존 주택을 처분하거나 전세로 내놓는 물량도 감소해 전셋값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시장 불안이 올해 서울 외곽 중저가 지역의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준공 감소에는 금리와 공사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함 랩장은 “2022년 금리 인상과 지방 미분양 적체, 원자재 가격 상승, 공사비 증액, PF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착공 물량 감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이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정책 발표와 실제 입주 사이의 시차가 꼽힌다. 함 랩장은 “정책 공급과 시장 공급 사이에는 시간 차이가 있다"며 “공급이 비탄력적인 데다 착공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려 현시점에서 공급 체감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지표를 기존 인허가에서 착공 중심으로 바꾸고 후속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준공 물량으로 이어지려면 우선 착공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9·7 대책을 통해 시장 체감도가 높은 착공을 공급 관리 목표로 설정했고, 1·19 방안 등 후속 조치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9·7 대책을 통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주택 수요 전망에 맞춘 공급 목표를 제시하고, 1·19 방안에서는 도심 내 우수 입지를 활용한 약 6만가구 공급 계획을 구체화했다. 지난 5월에는 매입임대주택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단기간 공급이 가능한 비아파트 공급 확대 방안도 발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와 업계 간담회에서 제기된 건의 사항도 검토해 추가 공급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며 “공급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지난달 27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국토부 장관이 된 후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집을 짓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생겼다"고 밝혔다. 공급 가능한 택지를 적극적으로 확보해 중장기 주택 공급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역대 정부도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를 활용해 왔다. 참여정부는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 일대 그린벨트를 풀어 위례신도시를 조성했다. 이명박 정부는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 강남·서초·강동과 수도권 일대 약 34㎢의 그린벨트를 해제했다. 윤석열 정부도 2024년 서울 서초구 일대 221만㎡를 해제해 2만가구 규모의 서리풀지구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는 단기 공급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 토지 보상과 지구 지정, 인허가, 기반시설 조성 등을 거쳐야 해 실제 입주까지 통상 8~10년이 걸린다. 주민 반발과 행정소송, 지자체 협의도 변수다. 서리풀2지구는 주민과 종교단체가 공공주택지구 지정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사업 일정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 시장은 공급 부족과 세제 개편, 금리와 대출 규제가 동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함 랩장은 “단기적으로는 서울 전세시장 불안과 선호 지역 매매가격의 방어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8월 세제 개편으로 주요 지역에서 매물이 나오고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가 겹치면 가격 상승세는 둔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와 내년에는 공급 부족이 여전해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금리 인상 기조와 세제 강화를 감안하면 강남 등 초고가 주택은 일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세제 개편 이후 절세 매물이 단계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세법 개정안이 발표되는 8월과 보유세 과세기준일 직전인 2027년 5월 말, 유예기간 종료를 앞둔 2027년 말에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초고가 1주택자와 다주택자, 아파트 임대사업자의 절세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매물 가뭄이 다소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매매 매물이 늘더라도 전월세시장 불안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내 집에 들어가 살겠다'는 수요가 늘면서 강남 전셋값이 상승할 수 있고, 고액 전세 부담 탓에 월세 계약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그린벨트 해제는 중장기 공급 기반을 넓히는 수단인 반면 당장의 입주 절벽을 해소하려면 기존 정비사업과 공공택지의 착공을 앞당기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가 공급 확대 계획을 실제 착공과 준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하반기 서울 주택시장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현장] 여의도 재건축 선발주자 대교아파트, 이주 준비 ‘예열 중’

“이사 가야죠. 주민들도 다 기다린 재건축인걸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 이사를 준비 중이라는 주민 A씨는 위와 같이 말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올해 하반기 이주를 앞두고 있다. 영등포구청은 지난 5월 19일 대교아파트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고시했다. 조합설립 2년 4개월 만이다. 이로써 서울시 최단기간 재건축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 1호 사업장으로 지정돼 인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한 결과다. 이날 찾은 대교아파트 단지 내부는 분주한 모습이었다. 곳곳에는 대교아파트 재건축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내건 “여의도 최초 관리처분인가를 축하드립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과 함께,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6월 27일 진행한 '이주 및 사업추진 설명회'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삿짐을 싣기 위해 이중주차를 해둔 화물차 등 이사를 서두르는 주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교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10월부터 이주를 시작한다고 하는데 주민들도 동조하는 분위기"라며 “관리처분인가 이후 전월세 매물을 찾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C씨는 “주민들이 분주하게 이주를 준비 중"이라며 “보통 인접한 근방으로 이동하기보다는 대방동, 신길, 공덕, 김포 등 다양한 지역으로 이주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에 따라 대교아파트는 내년 착공을 목표로 올해 10월부터 이주와 철거 절차에 돌입한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 5층~지상 49층 규모의 초고층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기존 576가구였던 단지 규모도 크게 확대된다. 총 912가구(임대주택 144가구 포함)로 조성되고,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213가구에 달해 향후 청약 시장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교아파트는 구글 베이뷰 캠퍼스, 일본 아자부다이 힐스 등을 디자인한 세계적인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이 설계를 맡아 화제가 됐다. 시공은 삼성물산이 담당한다. 일각에서는 대교아파트가 여의도 일대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재편하며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10월로 예정된 이주 일정을 현실적으로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주민 D씨는 “아직 이주할 곳을 정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단지 경비원 E씨 역시 “몇몇 사람들은 이사 가는 분위기지만, 인가가 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많이 빠져나가지는 않았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조합은 7월 20일 명도소송 업체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이주 단계를 최대한 지체 없이 처리하기 위해 명도소송 절차를 선제적으로 밟겠다는 의도다. 앞서 열린 설명회에서 법무법인 현의 오동준 변호사는 “과천 주공 8·9단지의 경우 이주에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명도소송은 소유자, 점유자, 임차인, 기타 권원자 모두가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변호사는 “이주 기간 내에 퇴거하면 문제가 없고, 착공 이후에는 물가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빨리 이주하는 것이 모두에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여의도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주민들이 원하던 재건축이라 최대한 빨리 이주하려 할거다"라며 “그러나 10월에 시작하더라도 현실적으로 한두 달 정도는 지연이 불가피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교아파트의 '초스피드' 재건축 사례는 인근 노후 단지들에도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의도에서는 한양, 삼부, 목화 등 15개 안팎의 노후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대교아파트를 신호탄으로 여의도 전역의 정비사업 시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임진영 기자 ijy@ekn.kr/정수빈 인턴기자 chloejung03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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