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하는 손, 강남에 있었다”…국토위·재경위 자산 ‘핵심지 집중’

“입법하는 손, 강남에 있었다”…국토위·재경위 자산 ‘핵심지 집중’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 의원들의 부동산 자산이 서울 강남권과 용산, 1기 신도시 등 이른바 '핵심 입지'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에선 다주택 보유자도 있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통해 자산 가치를 형성하는 국토위와 그 상승분에 대한 세금을 결정하는 재경위의 권한이 맞물리면서 입법 권력과 개인 자산 간 직접적인 연결 구조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단순 보유 주택 수보다 자산이 위치한 지역이 전체 자산 규모와 증가 폭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27일 에너지경제신..

[르포] 기대는 재건축, 현실은 화재 공포…장미·주공5의 ‘민낯’

“오밤 중에 아들 내외와 손주들이 몸만 겨우 피한 채 헐레벌떡 피신 나왔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 23일 밤 화재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현장을 27일 직접 찾았다. 이날 단지 내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자녀 가족이 화재가 발생한 동에 거주하고 있다면서 당시 상황을 위와 같이 전했다. 실제로 단지 안은 아직 화재의 흔적이 선명했다. 밤 사이 불길은 잡혔지만, 화재가 발생한 12층과 피해를 입은 13층에는 그을음과 잿더미 냄새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단지 게시판에는 '화재 세대 피해 보상 안내' 게시물이 부착돼 있었다. 관리사무소 측은 피해 규모와 소방 안전 점검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개인정보와 관련된 내용이라 답변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화재로 주민 70여 명이 대피했고, 소방은 사고 당일 오후 9시 8분 신고 접수 후 1시간여 만인 오후 10시 17분께 완진했다.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방안전 체감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주민은 “스프링클러는 없고 경보기만 설치돼 있다"며 “평소 소방훈련이나 경보기 작동 시험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경비원은 “오래된 아파트라 스프링클러는 없지만 매달 정기 소방점검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대피한 입주민도 “경보는 정상적으로 울렸고, 주민들은 복도에서 울린 경보를 듣고 비상계단으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장미아파트는 현장에서 본 것만으로도 화재 취약 요소가 적지 않았다. 외벽 쪽 비상구 계단 출입부에는 생활 물품이 쌓여 있었고, 이는 유사시 주민 대피 동선을 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어 보였다. 복도마다 소화기와 소화전이 설치돼 있었지만, 설비 존재만으로 초기 대응 여건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여기에 단지 내 주차장은 이중주차 차량까지 겹쳐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정도로 폭이 좁은 구간이 눈에 띄었다. 대형 소방차의 신속한 진입과 회차를 고려하면, 실제 화재 발생 시 진입로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장에서 제기된다. 이번 화재는 그나마 도로변과 가까운 동에서 발생해 소방차 접근이 가능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안쪽 동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 훨씬 큰 혼선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체적으로 공통됐다. 송파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지역에 대해서는 소방차 전용구역을 설치하고, 불법 주정차 여부를 사전에 단속·점검하고 있다"며 “다만 장미아파트처럼 이중주차가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단지는 매일같이 현장에 나가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사시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해 강제 처분이 가능하며, 필요할 경우 차량을 밀고 진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며 “최근에는 이러한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차량 손상에 따른 민원이나 보상 문제 등 현실적인 부담이 있어 적극적인 집행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문제는 이런 불안이 장미아파트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장미아파트와 더불어 재건축 수혜 단지로 각광받는 잠실주공5단지에서도 또 다른 형태의 노후가 확인됐다. 두 단지는 사실상 잠실 내 마지막 재건축 노른자위로 평가받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풍경은 사업 기대감보다 노후 설비가 드리운 안전 불안에 더 가까웠다. 이곳은 1978년 준공돼 소방법상 전 세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일부 주민은 “장미아파트와 달리 주공5단지는 전 세대에 각각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복도마다 소화전이 갖춰져 있고, 관리사무소 측은 “수시 점검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 세대에 화재경보기도 나눠줬다"고 해명했다. 겉으로 보면 장미아파트보다 안전장치가 보강된 듯 보였다. 하지만 공용부를 들여다보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복도 벽면에 붙은 소화전함은 겉면부터 녹이 슬어 있었다. 문을 열자 내부에는 호스와 밸브가 있었지만 설비 주변엔 먼지와 거미줄이 엉겨 있었다. 상부 경보장치 부근에는 정리되지 않은 배선이 노출돼 있었고 용도가 분명치 않은 ON/OFF 버튼까지 달려 있었다. 본지가 확인한 설비 상태는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신뢰를 주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설비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실제로 작동하여 생명을 구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이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방화문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쪽 벽면에는 '방화문 항상 닫힘 유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다른 구간에서는 문이 열린 채 벽돌처럼 보이는 고정물에 받쳐져 있었다. 평소 통행 편의를 위해 열어둔 것일 수 있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방화문은 단순한 출입문이 아니라 연기와 유독가스 확산을 막는 핵심 차단막이 된다. 주민들의 불안도 제각각이었다. 한 입주민은 “화재경보기 설치 방법을 몰라 그대로 두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입주민은 “리모델링한 세대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송파소방서 측은 “아파트 내부 소화기, 소화전, 경보설비 등은 관리사무소와 입주민이 관리 주체"라고 밝혔다. 이어 “소방서에서도 점검과 지도는 하고 있지만, 수백·수천 개에 달하는 시설을 일일이 직접 점검·관리하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며 “결국 관리사무소와 관계인의 자발적인 이행이 없으면 유지·관리가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상계단 적치물이나 방화문 개방 등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점검 시 시정기한을 부여하고 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며, 기한 내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질문은 현장 불안에만 그치지 않는다. 숫자로 봐도 현실은 무겁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서울 아파트 179만808세대 중 27.1%(48만4511세대)가 준공 30년을 넘겼다. 특히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의 최근 5년간 분석에 따르면, 주택화재 사망자(116명)의 압도적 다수가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주택에서 발생했다. 스프링클러의 유무가 곧 '생존의 경계선'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노후 아파트 스프링클러는 법적으로 어떻게 돼 있을까. 현행 제도는 기존 노후 아파트 전체에 스프링클러를 소급 의무화하고 있지 않다. 현재 소방시설 설치 기준은 6층 이상 특정소방대상물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두도록 강화돼 있지만, 기준은 원칙적으로 신축·증축·개축·재축·이전·용도변경 또는 대수선의 허가·신고 시점 이후부터 적용된다. 다시 말해 예전 기준으로 지어진 아파트는 지금 기준을 자동으로 다시 맞출 의무가 없다. 이 구조 때문에 은마나 장미 같은 구축 단지는 법적으로 스프링클러 공백이 생긴다. 1992년 소방법상 스프링클러 관련 조항이 의무화되기 전 착공된 아파트 상당수는 여전히 화재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다만 “설치 의무가 없다"는 것이 “아무 의무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3조에 따르면 아파트 등 특정소방대상물 관계인은 자체점검 결과 중대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지체 없이 수리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며, 점검 결과와 이행계획도 관할 소방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시행규칙은 그 보고 시한을 점검 종료 후 15일 이내로 정하고 있다. 즉 기존 단지라도 경보설비, 소화전, 방화문, 피난로 관리 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장미아파트와 주공5단지가 보여준 풍경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갈린다. 장미는 애초에 스프링클러가 없는 구조적 공백이고, 주공5는 설비는 있으나 유지·관리의 신뢰가 충분한지 의문이 제기되는 사례다.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7월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기존 공동주택에도 법 시행 후 2년 이내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문제는 현실성이다. 기존 아파트에 스프링클러를 소급 설치하려면 수조, 펌프, 배관, 세대 내 공사 공간 등이 모두 걸림돌이 된다. 기존 수도배관을 활용하는 간이 스프링클러 같은 대안도 거론되지만 비용과 공간 제약이 만만치 않다. 결국 국회 안에서도 '일괄 의무화'와 '현실적 보강' 사이에서 논의가 멈춰 있는 상태다. 정부도 아직 기존 노후 아파트에 대한 전면 소급 의무화 방침을 내놓지는 않았다. 대신 지난해 부산 아파트 화재 이후 '스프링클러가 없는 아파트 전수 점검과 보강'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무조정실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스프링클러 미설치 아파트 2만5212개 단지를 대상으로 지자체, 전기·가스안전공사와 함께 긴급 화재안전점검을 진행했고, 2025년 8월 29일 기준 93.1%인 2만3460개 단지 점검을 마쳤다. 보강책도 병행되고 있다. 정부는 취약세대에 대해 3년간 약 150만 세대에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보급하고, 화재 발생 시 취약가구에 전화를 돌리는 '화재대피 안심콜' 도입, 세대 내 감지기 등 소방시설 설치에 장기수선충당금 사용 허용 등을 추진 중이다. 즉 스프링클러 소급 의무화 대신 감지·경보·대피 체계를 먼저 강화하는 방향이다. 전기적 화재 대책도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노후 공동주택 스프링클러 미설치 세대에 대해 지난해 말까지 특별 전기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올해부터는 전기안전공사의 세대 내 전기설비 점검 대상을 기존 '25년 이상·1000kW 미만'에서 '스프링클러 미설치 공동주택 전체'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점검 항목 역시 누전·절연·접지뿐 아니라 콘센트·멀티탭 과부하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넓어졌다. 그러나 이런 보강책만으로 세대 내 초기 화재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느냐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본지 질의에 “현재 안전 대책을 마련 중이며, 정리되는 대로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재건축을 기다리는 서울의 오래된 단지들은 그렇게 서로 다른 표정으로 같은 시간을 버티고 있다. 시장은 이들 아파트를 볼 때 입지, 사업성, 대지지분, 용적률을 먼저 따진다. 하지만 현장에서 먼저 보이는 것은 그런 숫자가 아니다. 녹슨 소화전 문, 거미줄 낀 설비, 열린 방화문, 빽빽한 주차장, 그리고 “불 나면 괜찮겠느냐"는 주민들의 짧은 한마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HUG 전세보증 사고 68% 급감했지만…지역별 ‘보증금 지급 속도’ 격차 있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재무 건전성은 강화됐지만 보증금 지급 속도는 지역마다 격차를 보이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건수는 2025년 6677건으로 2024년 2만941건 대비 68.1% 감소했다. HUG는 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대신 보증금을 돌려주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에 신고된 사고 건수가 크게 감소한 주된 이유는 부채비율 개선을 위한 제도 변화 때문이다. 2022년 대규모 전세사기 이후 2023년 5월 HUG는 기존에 전세가율 100%까지 보증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을 90%로 강화했다. 이전에는 집값과 전셋값이 똑같아도 보증이 가능했지만 제도 개선 이후에는 집값의 최소 10%는 집주인의 자기 자본이거나 여유 자산이어야만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사고 확률이 높은 무자본 갭투자 물건들을 가입 대상에서 제외했다. 집주인 돈이 최소 10%가 들어간 상대적으로 안전한 물건들만 보증보험 대상이 됐기 때문에 사고건수 자체가 줄어들었다. HUG가 전세가율 강화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개선했지만 지역별로 보증금 지급 속도가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5년 전국 사고건수 대비 변제건수 비율(변제율)은 전체 사고 건수인 6677건 중 5345건이 변제돼 80.1%을 기록했다. 전국 보다 낮은 변제율을 보인 지역은 제주(68.8%), 충북(72.6%), 광주(73.7%), 울산(73.8%), 대전(76.5%), 경남(77.6%), 경기(78.0%), 서울(79.3%) 등 8개 지역이다. 특히 가장 변제율이 낮은 곳은 제주로 변제율은 평균보다 11.3%p 낮다. 수도권 평균 변제율은 79.7%다. 수도권과 비교하면 충북(72.6%), 광주(73.7%), 울산(73.8%)은 수도권 평균보다 최대 7%p 낮은 변제율을 보인다. 김종양 의원실은 사고 건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음에도 변제 소요일이 줄지 않은 것은 HUG의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2021년 소요일은 40.7일 이었으나 4년 사이 2.5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이에 HUG 관계자는 “임차인이 서류 제출을 완료하고 이사 일정이 정해지는대로 해당 일자에 맞춰 적기에 보증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완서류 제출이 지연되거나 서류제출이 완료돼 보증금 지급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임차인의 이사 일정때문에 지급 소요기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의원실의 설명은 사고 등록 후 실제 보증금을 지급한 기간에 대한 것으로 장기간 소요되는 임차인의 이사 준비 기간을 포함하고 있다"며 “이는 임차인의 보완 서류 제출 기간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양 의원은 “HUG 의 변제 처리 역량이 지역 간 불균형 없이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방 임차인은 HUG 지사 접근성이 낮고 서류 준비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변제 과정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며 “지방 거점별 전담 처리 인력을 확충하고 변제율이 낮은 지역에 대한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 계약 중…계약금 500만원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이 선착순 동·호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특히 총 계약금 5%에 1차 계약금 500만원으로 설정해 수요자들의 초기 자금 부담을 대폭 줄인 곳이 특징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대현동 생활권을 중심으로 한 야음동 일대는 향후 약 2000세대 이상의 고층 브랜드 단지가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남구는 현재 분양권 물량이 줄어들며 신축 공급 공백이 발생한 상태이고, 향후에는 정비사업 위주의 제한적 공급만 예정돼 있어 희소성이 부각된다. 일대에 브랜드 주거벨트가 형성되는 것은 물론, 도시철도 트램2호선 개통 예정이라는 교통 호재까지 더해지며, 개통 이후 남구 내 이동성과 도심 접근성 개선에 따른 주거 가치 상승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입지적 측면에서는 도심 속 희소한 자연환경인 선암호수공원을 바로 누릴 수 있는 입지여건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호수공원 자체가 하나의 프리미엄으로 작용하며, 주거 쾌적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또한 야음초 등 도보 통학이 가능한 안정적인 학세권을 갖추고 있어 자녀를 둔 실수요층의 선호도가 높고, 학군과 생활환경을 동시에 중시하는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직주근접 여건 역시 뚜렷하다. SK와 에스오일 등이 위치한 온산 석유화학단지를 비롯해 울산대교를 통해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현대자동차 등 주요 산업단지로의 출퇴근 접근성이 우수해 직장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한다. 여기에 인근 기존 아파트 시세와 비교했을 때 상품성은 물론, 입지적 우위까지 부각된다. 아울러 최근 전세 물량 부족에 따른 전세난 우려와 함께 향후 신규 공급 아파트 분양가 상승(표준공사비 인상 가능성)에 따른 가격 상승 여지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탁월한 입지여건 뿐만 아니라 상품적 가치도 뛰어나다. 4베이 판상형 구조를 적용해 공동주택 아파트에 준하는 평면을 구현했고, 전용률 역시 일반 아파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현대건설의 층간소음 저감 기술인'H 사일런트 홈 시스템Ⅰ'을 적용한 점과 스카이라운지 및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도입한 점도 차별화된 요소다.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은 울산 남구 야음동 일원에 지하 6층~지상 최고 44층, 2개 단지 총 753가구 규모(아파트 631가구, 오피스텔 122실)로 조성된다. 견본주택은 울산광역시 남구 달동 일원에 위치해 있다. 입주는2028년 2월 예정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범어역 파크드림 디아르, 모델하우스 첫날 ‘썰렁’

“개장 첫날 500명 방문…체감 열기는 기대 이하" “고분양가 부담에 관망세 확산…주말 반등 여부 주목"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 일대에 들어서는 '범어역 파크드림 디아르'가 27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본격 분양에 돌입했지만, 개장 첫날 분위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정오께 문을 연 견본주택에는 통상 분양 초기에서 볼 수 있는 긴 대기줄 대신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 연출됐다. 개장 이후 약 2시간 동안 방문객은 500여 명 수준으로 집계됐으나, 현장에서는 체감 열기가 크지 않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모델하우스 내부는 여유로운 동선 속에 관람이 이뤄졌고, 일부 상담석도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방문객 연령층은 40~60대가 주를 이뤘으며, 일부는 어린 자녀와 함께 현장을 찾았다. 상담을 기다리던 40대 여성은 “평소 분양 현장보다 사람이 적은 것 아니냐"고 묻자, 분양 상담원은 별다른 설명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분양 관계자는 “점심시간대가 가장 붐빈다"고 설명했지만, 오후 1시가 가까워질 때까지도 방문객은 크게 늘지 않았다. 외지 방문객의 반응도 냉담했다. 구미 에서 왔다는 한 방문객은 “남편 직장 문제로 이주를 고려해 찾았지만,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다"며 “프리미엄이나 시세차익을 감안해도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장 관계자는 “오전 한때 200여 명이 몰리며 반짝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후 방문객이 급격히 줄었다"며 “주말에는 수요가 더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는 최근 금리 부담과 분양가 상승이 맞물리며 실수요자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분양 역시 가격 경쟁력 여부가 흥행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입법하는 손, 강남에 있었다”…국토위·재경위 자산 ‘핵심지 집중’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 의원들의 부동산 자산이 서울 강남권과 용산, 1기 신도시 등 이른바 '핵심 입지'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에선 다주택 보유자도 있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통해 자산 가치를 형성하는 국토위와 그 상승분에 대한 세금을 결정하는 재경위의 권한이 맞물리면서 입법 권력과 개인 자산 간 직접적인 연결 구조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단순 보유 주택 수보다 자산이 위치한 지역이 전체 자산 규모와 증가 폭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27일 에너지경제신문이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6년 정기 재산변동사항을 분석한 결과, 재산 공개 대상 국회의원 287명 가운데 254명(88.5%)의 재산이 1년 새 증가했다. 감소한 의원은 33명(11.5%)에 그쳤다. 전체 평균 재산은 초고액 자산가 2명을 제외하고 28억873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억2000만 원 증가한 수준이다. 단순 평균 기준으로도 의원 1인당 연간 자산이 약 2억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증가 폭 상위 의원을 보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일부 의원은 1년 사이 수십억 원대 자산 증가를 기록하며 평균을 크게 웃돌았고, 상위권과 평균 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감소한 의원들의 경우도 대부분 금융자산 변동이나 일시적 평가손에 그치는 사례가 많아, 전체적으로는 '증가 쏠림' 현상이 확인됐다. 자산 구성별로 보면 증가 요인의 중심은 부동산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과 용산, 재건축 기대 지역, 그리고 분당 등 1기 신도시처럼 정비사업·개발 정책의 영향을 직접 받는 지역에서 자산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주택 보유 현황을 보면 다주택 구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의원은 52명으로 전체의 18.1%를 차지했다. 약 5명 중 1명꼴이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이 31명으로 가장 많았고, 더불어민주당 20명, 개혁신당 1명 순으로 집계됐다. 구성 방식도 눈에 띈다. 단순히 동일 지역에 여러 채를 보유하기보다는, 상속으로 취득한 지방 주택을 유지하면서 수도권 주택을 추가로 보유하는 이른바 '전통적 다주택 구조'가 적지 않았다. 여기에 배우자 명의로 주택을 분산 보유하는 방식까지 포함하면, 가구 기준 다주택 비율은 통계보다 더 높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입지별로는 '강남 3구'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에 주택을 1채 이상 보유한 의원은 47명으로 전체의 16.4% 수준이다. 역시 약 6명 중 1명이 강남 3구에 주택을 보유한 셈이다.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이 32명, 더불어민주당 14명, 개혁신당 1명으로 나타나 여야 구분 없이 공통된 자산 선택 양상이 확인된다. 다만 범위를 '주택'이 아닌 '부동산 전체'로 넓히면 수치는 달라진다. 상가·오피스텔·복합건물 등까지 포함할 경우 강남 3구 보유 의원은 50명 수준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순 주거 목적을 넘어 상업용·수익형 부동산까지 강남권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다. 개별 사례를 보면 서울 핵심 주거지에 고가 자산이 집중된 흐름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보유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는 신고가 기준 61억8000만원으로, 강남3구 내 단일 아파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강남3구 외 지역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진다. 같은 당 고동진 의원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아파트를 81억8000만 원으로 신고해, 강남권을 넘어 용산 등 신흥 고가 주거지까지 자산이 확장된 양상을 보였다. 수익형 부동산 중심의 보유 사례도 확인된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일대 오피스텔 11채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포함할 경우 다주택 의원 수는 기존 52명에서 60명으로 늘어나, 전체의 약 20.9% 수준까지 상승한다. 국회 내 최상위권 자산가인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약 383억3000만원 규모의 빌딩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자산 분포는 부동산 정책을 직접 다루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반복된다. 강남권 재건축 밀집 지역과 1기 신도시, 노후 아파트 단지, 상업개발 거점 등에 자산을 둔 의원들이 적지 않아, 정책과 자산 간 접점이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강남권 자산 보유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약 194억6000만원 규모의 빌딩과 주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대치동 일대는 재건축과 용적률 규제 완화, 상업지 개발 정책의 영향을 직접 받는 지역으로, 관련 정책 변화가 자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큰 곳이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도 송파구 신천동 아파트를 포함한 2주택과 상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송파 일대는 잠실·신천 등 재건축 밀집 지역으로, 안전진단 기준이나 정비사업 규제 변화에 따라 자산 가치 변동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노후 아파트 밀집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노원구 아파트 2채를 보유하고 있다. 노원은 대규모 노후 단지가 밀집한 지역으로, 안전진단 기준 완화나 재건축 규제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곳이다. 이처럼 국토위 소속 의원들의 자산은 △강남 재건축 지역 △1기 신도시 △노후 아파트 밀집지 상업개발 거점 등 정책 영향권과 상당 부분 겹쳐 있다. 세금을 결정하는 권한이 집중된 재경 소속 의원들의 재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강남권 고가 주택 및 다주택 보유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주요 부동산 세제를 다루는 재경위의 특성상, 이들 자산 구조와 입법 권한 간 접점이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재경위 내 조세소위원회는 세율과 과세 기준을 사실상 최종 조율하는 기구라는 점에서, 위원 개인의 자산 구조와 정책 방향 간 관계에 대한 검증 필요성이 제기된다. 세제 완화 정책을 주도하는 의원 가운데 실제 과세 대상이 되는 비율이나, 다주택 보유 상태에서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사례 등을 교차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토위와 비교할 경우 이해관계 구조는 더욱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국토위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해 자산 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면, 재경위는 그 상승분에 대한 과세 수준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동일한 부동산 자산을 둘러싸고 '가격 형성'과 '세부담 결정' 권한이 국회 내에서 분리·결합되는 구조다. 관련해 참여연대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과 세제를 다루는 상임위에 다주택 보유 의원이 다수 포함된 것은 이해충돌 소지를 키울 수 있는 구조"라고 단언했다. 참여연대는 “주식처럼 업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매각이나 회피 조치가 필요한 것처럼, 부동산 역시 최소한 직무 연관성을 따져 상임위 배제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해충돌 가능성만으로도 정책 신뢰가 훼손될 수 있는 만큼, 국회 차원의 기준 정립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다주택 보유 의원들이 국토위나 재경위처럼 부동산 정책을 직접 다루는 상임위에 다수 배치돼 있는 현실은 국민 눈높이에서 명백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며 “상임위 배정 단계에서부터 보다 엄격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제도는 이해충돌 여부를 의원 스스로 신고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권한과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경실련은 “부동산 매각이나 백지신탁 같은 강한 규제는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는 만큼 현실적인 한계가 있지만, 최소한 임대사업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 활동에 대한 제한과 상임위 배정 기준 강화는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르포] 양도세+보유세 직격… “연금 200에 세금 80” 1주택자 ‘비틀’

“이미 버스는 떠났습니다. 지금은 막판에 한두 건 나오는 수준이에요."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업소.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물 폭탄'이 쏟아진다는 외부 인식과 달리, 현장의 공기는 오히려 정반대였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는 2월 말부터 3월 초중반 사이에 대부분 정리됐다"며 “지난주까지 팔릴 만한 물건은 다 나갔고, 지금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1억 이상 다시 올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일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현지 중개사는 “4월 초가 사실상 마지막 바겐세일"이라며 “4월 중순을 넘기면 절차상 매도가 어려워져 '안 팔리면 그냥 가져간다'는 분위기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팔 사람은 다 팔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현장은 가격이 아니라 '현금흐름'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이다. 호가 5억 하락이라는 말이 파다하지만, 현장은 '급매 소진' 이후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송파·강동권 매물은 2월 말 정점을 찍은 뒤 3월 셋째 주(16일~20일) 기준 약 12% 감소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라는 '탈출구'를 활용할 수 있는 물량은 사실상 4월15일 이전에 정리됐다는 의미다. 송파 헬리오시티 전용 84㎡가 27억 원대에 거래됐다는 사례 역시 전체 9510세대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나머지 다수 집주인은 여전히 29억~30억 원 선의 호가를 유지하며 정책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하락 역시 체감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단지에서 전용 84㎡ 기준 최고가 대비 4억~6억 원 낮은 거래가 등장했지만, 이는 제한적인 초급매 사례다. 헬리오시티 소망부동산 박영호 대표 공인중개사는 “언론에서는 5억씩 떨어졌다고 하지만 실제 거래는 한두 건뿐"이라며 “대부분 매도자는 여전히 28억~30억 선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사는 “온라인에 올라온 저가 매물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하락폭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시세 대비 수억 원 낮은 특급 매물을 내걸고 영업 중인 한 업소에 들어가 실시간 거래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돌아온 답변은 “이미 나갔다"는 판에 박힌 말뿐이었다. 기자가 신분을 밝히고 구체적인 거래 시점 등을 묻자 중개인은 즉각 취재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대화를 끊었다. 현장 곳곳에서 제기되는 '미끼성 허수 매물' 의구심이 취재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 대목이다. 이처럼 단기 급락 이후 시장은 빠르게 관망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더 크게 언급되는 변수는 가격이 아니라 '세금'이다. 양도세 국면이 종료되면서 시장의 중심축은 보유세로 이동했다. 실제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18.67% 상승했다. 반면 보유세는 최대 40~50%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6년 세수 추계 보고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 대상 1주택자는 31만7000가구에서 48만7000가구로 1년 새 53.5% 급증하며 과세 대상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가격보다 세금이 훨씬 빠르게 상승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특히 충격은 고령층과 1주택 실수요자에게 집중되는 양상이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은퇴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 소득은 약 250만~300만 원 수준이다. 반면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를 월 단위로 환산하면 약 70만~100만 원에 달해 소득의 30~40%를 세금으로 지출하는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연금 200만 원을 받아 80만 원을 세금으로 내는 상황"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현금흐름'이다. 복수 공인중개사의 정보를 종합하면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신축 대단지에서 별도 소득이 없는 60대 이상 고령층 비중은 약 20~25%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들에게 올해 보유세는 단순한 세금이 아니라 생존 문제에 가깝다. 실제로 헬리오시티 보유자의 보유세는 650만 원에서 약 980만 원으로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 환산 시 약 81만 원 수준으로, 소득의 상당 부분이 주거비로 전환되는 구조다. 올림픽파크포레온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70~80대 고령 조합원이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는데, 이분들은 소득이 없어 보유세가 그대로 생활비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결국 버티지 못하고 집을 내놓는 비자발적 매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헬리오시티도 마찬가지다. 그는 “강남에 집 한 채 있다고 모두 부자가 아니다"라며 “보유세가 월 100만 원 수준으로 늘어나면 사실상 생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젊은 세대 역시 예외는 아니다. DSR 40% 규제 속에 '영끌'로 주택을 매입한 2030 세대는 원리금 상환에 더해 월 50만~60만 원 수준의 보유세 부담이 추가될 경우 실질 가용 소득이 마이너스 구간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한 중개사는 “월급 받는 직장인도 세금이 늘어나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식비"라며 “세금이 주거 안정성을 넘어서 삶의 질 자체를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은 엇갈리지만 흐름은 분명하다. 5월 9일 이후에는 매물 감소에 따른 '공급 절벽' 가능성이 제기된다. 강동구 한 중개사는 “다주택자가 빠지고 나면 남는 것은 1주택자뿐인데, 이들이 급하게 매도할 이유는 없다"며 “일정 기간 거래 공백 이후 가격 회복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시장은 매수와 매도가 팽팽히 맞서는 '심리 교착' 상태다. 매수자는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매도자는 반등을 기대하며 버티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거래 절벽, 중기적으로는 가격 반등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복합 국면이다. 복수 공인중개사는 “지금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강해 호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매도자들은 조금만 버티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격을 쉽게 내리지 않고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결국 이번 시장 변화는 가격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공시가격 상승(약 18%)과 과표 확대가 맞물리며세금이 40~50% 급증하는 구조가 형성됐고, 그 부담은 다주택자가 아닌 1주택 고령층과 실수요자에게 전이되고 있다. “결국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집 한 채 가진 서민"이라며 “세금이 시장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압박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다주택자의 투기를 잡겠다던 조세의 칼날이, 평생 집 한 채를 지켜온 은퇴 세대의 밥상머리와 청년 세대의 미래를 먼저 베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 역시 시장의 중심 변수가 세금으로 이동했다고 진단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양도세 국면은 사실상 마무리됐고, 지금은 보유세 부담이 시장을 움직이는 시기"라며 “특히 소득이 없는 고령층일수록 세금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고령층은 일정한 소득이 없기 때문에 보유세가 곧 생활비 부담으로 직결된다"며 “이들은 주택 규모를 줄이거나 일부를 처분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시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천연가스 공급 ‘불안’에도 서울 천연가스 버스 ‘안정’ 이유는

이란 미사일에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피격됐다. 카타르가 한국 등 일부 국가 LNG 공급에 '불가항력' 선언을 검토한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산업통상부는 카타르 에너지 측 공식 발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국내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 역시 천연가스 버스 운영에는 제한적인 영향만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가격변동성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방자치단체 준공영제 예산 부담과 한국가스공사 부채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26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24일 밤 카타르 LNG 시설 피격 사실이 알려진 뒤 카타르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입국에 LNG 장기 공급 계약 이행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전체 14개 액화 시설 중 2개 라인이 손상돼 약 20% 수준의 생산 능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 우리나라 수입 LNG 중 카타르산 비중은 14% 수준이다. 정부는 이미 카타르 물량을 제외한 수급 시나리오를 마련한 상태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카타르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11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가스 물량은 확보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스 가격 상승 우려는 있다. 양 실장은 “가스 가격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며 “구매자 중심 시장이 판매자 중심 시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이스라엘-이란 분쟁 이후 가스요금 인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입업자에게 부과되는 천연가스 수입부과금을 한시적으로 인하한 바 있다. 이 조치는 올해 1월 1일부로 종료됐으며 추가 인하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수입부과금을 감면해주는 만큼 한국가스공사 미수금은 적게 쌓인다. 원료비 대비 요금을 인상하지 못해 미수금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원이 끊긴 상황에서 수급이 불안정해진다면 미수금은 다시 불어날 수 있다. 2024년 4분기 기준 한국가스공사의 총 미수금은 이미 15조7659억 원에 달한다. 국토교통부 역시 고유가 시기 버스·물류업계의 부담을 덜기 위해 유가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을 때 지급하는 유가 연동 보조금이 존재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추가 대책은 유가 동향을 모니터링 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버스 요금이 동결된 상태에서 LNG 가격이 출렁일 때 비용 변동성은 지자체와 가스공사가 나눠 부담하는 구조다. LNG 도매요금은 원료비와 공급비용의 합으로 구성된다. 도매요금 수준은 정부가 물가를 고려해 결정한다. 지방자치단체는 버스 준공영제 실시 이후 운송적자분에 대해 버스운송회사에 재정을 지원한다. 김성준 시의원의 2023년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서울시 버스준공영제 운송적자는 8412억 원이고 8114억 원이 세금으로 지원됐다. 도매요금이 인상되면 지자체의 재정부담이 커지고, 반대로 요금을 동결하면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쌓이게 된다. 노남진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실 실장은 “천연가스 버스의 경우 원료비 연동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천연가스 수급문제가 발생하거나 요금 상승 우려가 있을 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요금인상을 유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실장은 “2022년 2월 러우전쟁 당시 데이터를 비교 기준으로 삼으면 향후 원료비 변화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본지가 러우전쟁을 기준으로 도시가스용 천연가스 도매요금을 분석한 결과 전쟁 전후 수송용 원료비는 2배가량 폭등했다. 2021년 4월 11.9533원/MJ였던 원료비는 1년 만에 21.8696원/MJ로 올랐다. 올해 3월 기준 15.1184원/MJ로 아직 사태 이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시차를 두고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버스운송회사의 비용구조를 보면 연료비는 20% 내외고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만큼 회사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연료비 상승분이 지자체 재정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 반포’ 입주·분양 ‘급물살’…관처 변경 가결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서초구 신반포21차를 재건축하는 '오티에르 반포'가 관리처분계획 변경을 가결하면서 이달로 예정된 일반분양과 오는 7월 입주가 순항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포스코이앤씨 등에 따르면 신반포21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18일 총회를 열고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을 약 93%의 찬성률로 의결했다. 특히 이번 가결로 입주에 있어 주요 장애물로 거론되던 공사비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돼 향후 일정도 안정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우선 이번 가결을 통해 후분양을 진행하면서 조합원 부담을 낮췄다. 후분양 방식은 준공 시점의 시장 여건을 반영해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 단지가 위치한 반포 지역의 높은 지가 상승률에 따라 분양가를 책정하면서 수익성을 높인 것이다. 이번 후분양을 통해 일반분양 수입은 약 497억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조합원 분담금도 기존 예상 대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오티에르 반포 조합원 평균 1인당 분담금이 6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던 상황에서 이번 후분양을 통해 40평형 조합원이 신축 40평형을 선택할 경우 분담급이 약 1억8000만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또 '오티에르 반포'는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인 '오티에르'가 반포 일대에서 처음 적용되는 단지다. 아파트 내엔 3800㎡ 규모의 커뮤니티와 스카이카페, 프라이빗 시네마 등 차별화된 주거 공간이 조성된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후분양 전략을 통해 조합원 체감 이익을 높인 대표 사례"라며 “반포 지역을 중심으로 오티에르 브랜드 경쟁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공사비 급등 파고에 대우건설, 미국서 선별수주 전략 ‘주목’

미국 주택시장에서 대우건설이 부지 매입부터 사업 기획, 운영까지 책임지는 디벨로퍼가 되기 위한 밑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프로스퍼 지역 복합개발사업 참여에 이어 올해는 뉴욕과 뉴저지로 사업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주택사업을 시작으로 미국내 에너지·인프라 기업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중장기적 목표 속에서 확실한 수익성을 얻을 수 있는 부촌 위주의 선별수주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미국에서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총 20건의 부동산 개발사업을 수행하며 5400세대 주택을 개발하고 1억7000만 달러(약 2300억 원) 투자 경험을 쌓았다. 뉴욕 맨해튼 트럼프 월드 타워 프로젝트 투자가 대표적인 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대우그룹 분할이 있으면서 신규사업이 없었다가 다시금 미국 주택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왜 하필 다시 미국일까. 북미 중에서도 텍사스, 뉴욕, 뉴저지는 부동산 개발사업이 활성화된 지역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에너지 분야에도 진출하기 위한 장기포석이라고 설명한다. 유입 인구가 많은 부동산 선진시장에 뛰어들어 디벨로퍼로 성장하고 그것을 기반 삼아 입지와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설명이다. 텍사스와 같은 신흥 성장 거점과 뉴욕·뉴저지 같은 전통적인 성장 거점을 순차적으로 공략했다. 텍사스는 석유, 가스 기업들이 모여 있는 전통 에너지 산업의 중심이다. 텍사스는 미국에서 인구와 경제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주이지만 꾸준히 새로운 인구가 유입돼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서 발전이 두드러진다. 2020년 이후 텍사스 인구는 5년 만에 약 200만 명 증가했다. 이는 미국 모든 주 중 가장 큰 수치로 현재 인구는 약 3200만 명이다. 테슬라, 쉐브론, 오라클 등 주요 대기업들이 본사를 텍사스로 옮기면서 2024년 기준 연간 28만 건의 일자리가 신규 창출됐다. 대규모 산업 투자, 인재 공급 등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텍사스는 반도체·에너지·우주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했다. 텍사스가 신흥 성장 거점이라면 뉴욕·뉴저지는 전통적인 성장 거점이다. 뉴욕의 월스트리트는 금융 심장부로서 미국 경제를 주도해왔다. 뉴욕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로 일시적 침체를 겪었으나 작년 8월 기준 뉴욕 평균 주택 가격은 약 81만8000달러(약 11억3600만 원)이다. 맨해튼과 브루클린 주요 지역은 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고가 주택 중심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접촉한 미국 주요 디벨로퍼인 쿠슈너 컴퍼니(Kushner Companies), 톨 브러더스 시티 리빙(Toll Brothers City Living), 이제이엠이(EJME)는 고가 주택을 주로 건설하는 디벨로퍼들이다. 쿠슈너 컴퍼니는 2010년대에 투자이민 비자를 광범위하게 활용하여 고급 미국 주거 부흥을 촉진했다. 톨 브라더스는 2020년 기준 주택 건설 수익 기준으로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주택 건설사다. 이제이엠이는 월드 파이낸셜센터를 건립한 세계적인 개발 실적을 보유한 디벨로퍼다. 대우건설은 부촌 위주의 선별수주를 염두에 두고 이들과 공동 투자와 개발 협력을 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이란 전쟁 여파로 인한 고유가·고금리 압박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에서 건설사들은 리스크가 적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서울 핵심 지역 재개발·재건축에만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미국 주택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난해 대우건설이 시행사로 참여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프로스퍼 지역 복합개발사업은 신흥 부촌 수요를 겨냥한 행보다. 프로스퍼시는 미국 내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인정 받아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제리 존스 댈러스 카우보이스 구단주 등 억만장자들이 토지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프로스퍼는 중위가구 연평균 소득수준은 약 19만 달러(약 2억8000만 원), 평균 주택가격은 85만 달러(12억7300만 원)다. 전문가는 해외 진출 전략의 종착점은 '현지화(Localization)'라고 설명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도시 중심으로 시장 진출을 조금씩 타진하고 장기적으로 해외에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안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한국계 기업들과 만나 복합개발 사업과 공동 투자기회를 협의한 것은 현지화 추진 맥락에서 의미가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8일 에이치마트(H-Mart), 인코코(Incoco) 등과 만나 그들이 보유한 핵심 상권과 개발부지에 주거와 상업시설을 결합한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에이치마트의 경우는 마트 사업의 특성상 부지에 대한 이해가 높기때문에 현지화에 적합한 파트너라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업의 성패는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개발사업은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어도 분양이나 임대가 안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디벨로퍼가 리스크가 크다고 말하는 이유다. 자금조달·사업계획·분양·운영 전 과정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리스크가 있음에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이은형 위원은 “해외 건설의 경우 중동이나 아시아에서 플랜트 사업을 하는 것이 주류이고 고부가가치 산업이나 선진 건설사업은 파이는 커지고 있지만 아직은 약세"라면서 “사업다각화를 통해 사업성을 개선 시키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단독] 1년 넘게 묶였던 ‘민·군 하늘길’ 활짝 열린다

정부가 발표만 해놓고 1년 넘게 '서류상 확대'에 그쳤던 인천국제공항의 시간당 슬롯(Slot·항공기 이착륙 횟수) 80회 운용이 오는 29일부터 마침내 현장에 적용된다. 민·군 공역 조정이 실제 항로 설계와 관제 체계에 반영되면서, 그동안 지적돼 온 '하늘길 병목'이 해소될 전망이다. 25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국토교통부와 공군은 2024년 말 합의한 '서남해 군 공역 조정안'을 29일부터 항공 운항 스케줄에 반영하기로 했다. 국토부와 인천공항 측은 “시간당 슬롯 80회 확대 조치가 29일부터 본격 시행된다"고 본지에 밝혔다. 그동안 항공업계에서는 “슬롯을 80회로 늘렸다는 발표와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70대 중후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공역 조정이 실제 항로와 관제 체계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서류상 확대'에 그쳤다는 것이다. 실제 본지가 지난 21일 인천공항 인근 오송산 전망대에서 확인한 결과, 항공기 이착륙은 10분당 10~12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시간당으로 환산하면 60~70대 초반에 머무는 운용이 이어지고 있었다. 공항 인프라는 이미 확장됐지만, 공역이라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병목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날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역시 출·입국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등, 수요 증가와 처리 용량 간 괴리가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시절부터 해외 출장을 위해 이곳을 이용해 왔다는 한 이용객은 “주말이 되니 제2터미널도 포화 상태에 이른 것 같다"며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린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조정의 핵심은 인천공항 남측 및 서남해 군 공역 일부를 재배치해 민간 항공기의 직선 접근 경로를 확보하는 데 있다. 군 훈련 공역을 시간·공간 단위로 재편하고 고도를 상향 조정함으로써 민간 항로와의 충돌을 최소화한 구조다. 이 조정이 적용되면 인천공항의 시간당 처리 능력은 기존 약 75대에서 80대 이상으로 확대된다. 단순히 항공편이 늘어나는 수준을 넘어 항로 직선화에 따른 대기 시간 감소와 연료비 절감 등 운항 효율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하루 최대 1400편 이상의 항공기 운항이 가능한 기반이 마련되는 셈으로, 이는 2023년 일평균 운항량(924편) 대비 크게 늘어난 규모다. 결국 인천공항이 4단계 확장을 통해 목표로 삼은 '연간 여객 1억 명 시대'를 뒷받침할 공역 체계가 비로소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항공업계는 이번 슬롯 확대를 단순한 '숫자 2' 증가로 보지 않는다.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한 공역의 '임계점'을 넘어서는 조치라는 평가다. 인천공항은 2001년 일평균 312편에서 2023년 924편으로 약 200% 가까이 운항량이 증가하며 사실상 공역 한계에 근접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슬롯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것은 기존 항로의 여유를 활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공중 공간 자체를 재설계해야 가능한 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번 공역 조정은 서남해 군 공역을 남쪽으로 이동시키고 일부 구역의 상한 고도를 기존 4만 피트에서 5만 피트로 상향하는 등 입체적 재편을 통해 이뤄졌다. 평면 확장이 아닌 시간과 고도를 나누는 '다층 구조'가 적용된 셈이다. 이번 조치는 인천공항 4단계 확장과도 맞물린다. 활주로와 터미널 등 '하드웨어'는 연간 1억 명 수용이 가능하도록 확장됐지만, 공역이라는 '소프트웨어'가 뒤따르지 못하면서 실제 운용은 제한적이었다. 슬롯 80회 적용은 그동안 '서류상 확대'에 머물렀던 수용 능력이 실제 운영 체계로 전환되는 분기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직선 항로 확보로 공중 대기 시간이 줄어들면 연료비 절감과 운항 효율 개선이 가능하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시간당 2대 증가가 하루 수십 편의 추가 운항으로 이어질 수 있어, 수익성 개선 효과도 예상된다. 다만 시행 지연의 배경에는 공역뿐 아니라 세관(CIQ), 보안 검색, 계류장, 유도로 등 공항 전체 시스템이 맞물리는 복합적 제약이 있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안전 검증과 운영 체계 조정에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역 확대는 군의 작전 환경 조정과 맞물린 결과라는 점에서 단순한 인프라 개선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공군은 훈련 공역의 고도를 상향하고 일부 구역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민간 수요를 수용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슬롯 80회는 민·군이 수년간 협의를 거쳐 도출한 안보와 산업 간 타협의 결과"라고 평가한다. 공군 관계자는 “이번 공역 조정은 국가안보와 민간 항공 안전, 항공 산업 활성화를 동시에 고려해 이뤄진 민·군 협력의 결과"라며 “공군은 공역을 단순히 축소한 것이 아니라, 서해 군 공역을 광역화하고 고도를 상향하는 방식으로 작전 효율성을 유지·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첨단 항공기와 무인 전력 확대 등 변화하는 작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군 공역의 재편이 필요했던 상황"이라며 “이번 조정을 통해 연합 공중훈련과 전술 운용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도 함께 확보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공역의 구조적 특수성도 지적한다. 정창욱 광운대 미사일우주안보전략센터 교수(예비역 공군 소령)는 “수도권은 휴전선과 인접해 작전 종심이 매우 짧은 구조"라며 “군 공역은 단순 공간이 아니라 즉각 대응을 위한 안보 인프라"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 항공이 증가해 공역이 과밀화될수록 저고도 침투 위협이나 무인기 식별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감시 사각지대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역 조정으로 군 작전 환경이 제한되면 대응 시간이 일부 줄어들 수 있다"며 “이는 유사시 대응뿐 아니라 한미 연합작전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북한의 GPS 전파 교란과 드론 등 저고도 위협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공역 확대는 새로운 과제를 낳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간 항공 증가와 군 감시 체계 간 충돌이 구조적으로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역 확대의 전제 조건으로 '통제 역량 강화'가 강조된다. 정 교수는 “항공교통 수요 증가에 맞춰 민간 관제 체계를 고도화하고, 동시에 지대공 전력과 감시 자산을 보강해야 한다"며 “산업과 안보 사이 균형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9일 시행 이후 공역 운영 데이터를 축적해 추가 조정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북한 공역 차단과 수도권 군 공역 중첩이라는 구조적 제약이 유지되는 한, 슬롯 확대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인천공항 슬롯 80회 체제는 단순한 공항 운영 개선을 넘어, 제한된 공역을 어떻게 나눠 쓸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선택의 결과라는 평가다. 항공업계는 향후 공역 정책의 핵심이 면적 확대가 아니라 시간과 고도를 나누는 '다층화 전략'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국 공역 문제의 본질은 절대 면적이 작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실제 민간이 활용할 수 있는 공역이 구조적으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공역은 사실상 활용이 어렵고, 군 작전 공역과 수도권 혼잡 공역까지 중첩되면서 민간 항로를 설계할 수 있는 여유가 크게 줄어든 상태"라며 “결국 한국은 공역 자체가 좁다기보다, 여러 제약이 한꺼번에 겹쳐 있는 '이중 제약 공역 구조'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공역 정책의 방향은 단순히 공간을 더 넓히는 방식이 아니라, 같은 공간 안에서도 시간과 고도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분할해 쓰느냐에 맞춰져야 한다"며 “공역을 여러 층으로 나눠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다층화 전략이 사실상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이런 방향에서 공역 운영 체계를 손질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역을 일괄적으로 넓히는 방식보다 '탄력적 공역 사용(AFUA·Flexible Use of Airspace)'을 확대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군 훈련이 없는 시간대에는 민간 항공기가 군 공역을 직선 경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고도와 시간대에 따라 공역을 세분화해 전체 활용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도 국가항행계획 2.0을 바탕으로 공역 관리 자동화와 실시간 데이터 공유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UAM(도심항공교통)도 새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당초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했던 UAM 도입 시점을 2028년으로 조정했지만, 올해부터는 인천공항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실증 노선 시험 운영이 예정돼 있다. 이 경우 저고도 공역 사용이 본격화되면서 국방부의 드론 작전 공역과 민간 항로 사이 조정 문제가 새로운 협의 과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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