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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민들이 11일(현지시간) 키이우 시내에 모여 헤르손 탈환을 축하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개전 직후 러시아에 점령됐던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8개월 만에 수복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AP 등 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주요 정보국은 헤르손이 우크라이나의 통제 하로 돌아오고 있다"며 "우리 군이 도시에 진입 중"이라고 전했다.
헤르손주 행정부 부수반인 세르히 클란은 브리핑에서 "우리 군이 헤르손 수복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또한 클란은 "러시아군 다수가 헤르손을 떠나려다 드니프로강에서 익사했다"고 말했다.
다만, 클란은 여전히 일부 러시아군이 민간인으로 위장해 헤르손에 머물고 있다면서 "군이 시를 확보할 동안 주민들은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우크라이나의 헤르손 수복은 수도 키이우 수성과 동부 하르키우 수복에 이어 우크라이나가 거둔 최대 전과로 평가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 군이 헤르손에 접근하고 있고, 특수부대는 벌써 도시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점령군의 위협과 억압에도 헤르손 주민들은 결코 우크라이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이는 우리가 해방한 다른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우리의 귀환을 기다리는 다른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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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러시아가 철수하는 헤르손주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월 초 이곳을 점령했으며, 지난 9월 말에는 이 지역을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다른 점령지와 함께 러시아 연방의 영토로 편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점령지 합병 선언 직후인 지난달 하르키우주를 수복한 데 이어 헤르손 탈환 공세에 나섰다.
헤르손 철수를 두고 러시아 관영매체들은 전열재편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안드레이 투르착 러시아 상원 부의장은 19세기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의 장편소설 ‘전쟁과 평화’에서 한 문장을 발췌해 "요새를 지키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군사작전에서 이기는 것은 어렵다"고 철수를 두둔했다. 투르착 부의장은 "헤르손 근처에 있는 우리 병사들에게 위험이 컸다"며 "언제라도 보급이 차단되거나 방어를 하기에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몰려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