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시황] 코스피 첫 5200선 상승 마감·코스닥 연중 최고

코스피가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5200대에서 상승마감했다. 코스닥은 기관·외국인 동반 매수에 2% 넘는 강세를 보였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0.44포인트(0.98%) 오른 5221.2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5252.61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개인은 1조6175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5070억원, 1502억원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SK하이닉스(2.38%) △현대차(7.21%) △기아(3.47%) △SK스퀘어(5.36%) △두산에너빌리티(2.17%)가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1.05%) △LG에너지솔루션(-3.36%) △삼성SDI(-2.14%) △삼성바이오로직스(-0.84%)는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89포인트(2.73%) 오른 1164.41에 장을 마쳤다. 장중 1167.57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이 2조421억원, 외국인이 2154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은 2조1280억원 순매도했다. 종목별로는 △에코프로비엠(7.42%) △에코프로(2.02%) 등 2차전지주가 강세를 보였고 △레인보우로보틱스(9.35%) △케어젠(9.34%) 등 로봇·바이오 종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삼천당제약(10.35%) △코오롱티슈진(7.30%) △펩트론(5.69%) △리가켐바이오(3.21%) △리노공업(5.98%) △파마리서치(3.69%)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알테오젠(-1.15%) △HLB(-2.83%)는 하락했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3.8원 오른 1426.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OpenAI가 AI 투자 열었다…한미 자본 AI에 쏠려

오픈AI(OpenAI)의 부상은 글로벌 자본시장의 투자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2023년 챗GPT 공개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핵심 투자 테마로 자리 잡았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증시와 국내 자본시장 모두에서 대규모 자금 이동을 만들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서는 AI 관련 자금이 개별 빅테크 주식과 테마 ETF를 통해 빠르게 유입됐다. 2023년 이후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기업 주가가 급등하면서 관련 ETF의 순자산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대표적인 AI 인프라 수혜 ETF인 VanEck Semiconductor ETF의 순자산은 2023년 초 100억달러(14조원) 안팎에서 빠르게 늘어나 2025년 말 기준 400억달러(57조원) 내외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iShares Semiconductor ETF(SOXX) 역시 순자산이 150억달러(약 21조원) 안팎으로 증가했다.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연산·메모리 수요 증가 기대가 커지면서 AI 인프라의 핵심인 반도체 섹터로 대규모 자금이 집중된 결과다. AI 테마 ETF로 범위를 넓히면 자금 규모는 더 커진다. Global X Robotics & Artificial Intelligence(BOTZ)는 2023년 이후 순자산이 빠르게 증가해 현재 34억달러(약 4조849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iShares Robotics and Artificial Intelligence ETF(IRBO) 역시 20억달러(약 2조8524억원) 안팎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ETF뿐 아니라 개별 종목으로 유입된 자금도 막대하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AI 핵심 종목에는 2023~2025년 동안 수백억달러 단위의 순매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시장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AI 투자는 소프트웨어와 반도체에 그치지 않았다. 데이터센터 증설과 함께 전력·냉각·네트워크 인프라로 자금이 확산됐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2024~2025년 AI 관련 데이터센터 구축과 설비 확충에만 연간 수천억달러 규모의 자본지출(CAPEX)을 집행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흐름은 전력·유틸리티 관련 기업과 ETF에도 반영됐다. AI 전력 수요 증가 기대가 커지면서 미국 증시에서는 전력·원자력·인프라 관련 종목으로 자금이 이동했고 일부 전력·유틸리티 ETF 역시 순자산도 빠르게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미국과 달리 ETF를 통한 AI 투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국내 상장 AI 테마 ETF 전체 순자산 규모는 약 11조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초 4조원대에서 1년여 만에 세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상품은 KODEX AI전력핵심설비 ETF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 기대를 반영해 전력기기·변압기·송배전 설비 기업을 담은 이 ETF의 순자산은 1조원을 넘어 국내 AI 관련 ETF 가운데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신규 상장 상품도 빠르게 자금을 끌어모았다. RISE AI전력인프라 ETF는 2025년 하반기 상장 이후 불과 몇 달 만에 700~800억원대 순자산을 형성했다. AI 확산이 전력 수요 증가로 직결된다는 인식이 투자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SOL AI반도체소부장 ETF 역시 지난해 초 2200억원 수준에서 올해 5212억원을 돌파하며 반도체 소부장 중심의 AI 투자 수요를 흡수했다. 글로벌 시장에도 자금이 투입됐다. KODEX 미국AI반도체TOP3플러스 ETF는 상장 2주 만에 순자산 1000억원을 돌파했고,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ETF에는 1.5조원이 투입됐다. 여기에 SOL 한국AI소프트웨어 ETF(약 200억원), KODEX 코리아 소버린AI ETF(약 1000억원) 등 AI 소프트웨어와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들에도 개인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AI 투자 열기가 정점에 달하면서 2025년 하반기에는 'AI 버블론'도 확산됐다. 미국과 한국 모두 일부 AI 관련 종목과 ETF에서 단기 과열 신호가 나타났고, 변동성도 확대됐다. 다만 시장은 급격한 붕괴보다는 선별적 조정을 택했다.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실제로 개선되기 시작했고, 데이터센터와 전력 설비 등 실물 수요가 확인되면서 버블 우려는 빠르게 약화됐다. 결과적으로 AI 버블론은 붕괴가 아닌 기대 수준의 재조정 국면을 거치며 진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2026년을 AI 투자의 확장 국면이 아닌 검증의 해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자본시장은 이제 단순한 투자 규모 확대보다 실제 매출 성장과 가동률, 공급망 병목 해소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2026년 설비투자(CapEx)를 520억~560억 달러로 제시한 것도 AI 수요가 중장기 흐름임을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다만 신규 팹 건설과 양산까지는 수년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공급 과잉보다는 기존 설비의 생산성 개선과 첨단 공정 전환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수요를 둘러싼 버블 우려와 반도체 피크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AI 투자를 멈추거나 늦출 생각이 없다"며 “여전히 AI와 반도체에 대한 갈증이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TSMC의 대규모 설비투자는 외형 확장을 위한 베팅이라기보다, 향후 수년간 이어질 AI 수요를 전제로 한 준비 단계"라며 “2026년 이후 AI 투자는 기대 확장이 아니라 실제 수요와 실적으로 검증받는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스테이블코인으로 돈세탁·환치기…흔들리는 외환규제, ‘게이트웨이 관리’ 필요

▲크레이씨(CRAiSEE)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자금세탁방지(AML) 체계와 외환 규제의 실효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격 변동성이 낮아 결제·송금 수단으로 활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금융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했지만, 동시에 국경 간 자본 이동과 자금세탁을 통제해 온 기존 규제 틀을 우회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규제 밖에 두는 것도, AML만으로 외환 규제를 대체하는 것도 모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신 법화와 디지털자산이 만나는 '게이트웨이'를 중심으로 규제 범위를 명확히 하고, 발행자와 사업자에 대한 AML 의무를 강화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블록체인 분석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해법이 나온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승원·김용민·박민규·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따른 AML 규제 동향'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는 한국은행·금융정보분석원·금융결제원 등 학계와 금융·외환당국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1대1로 가치가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자산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과 달리 변동성이 낮아 지급·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올해 1월 기준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2720억달러(약 388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월간 전송 규모는 2조5000억달러(약 3559조원), 거래 건수는 1억건을 넘어섰다. 이미 글로벌 지급·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을 넘어섰고, 글로벌 카드 네트워크인 비자의 처리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향후 AI 에이전트 경제나 실물자산(RWA) 토큰화 시장이 확대될 경우,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범위는 더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가상자산 거래 목적으로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주로 이뤄졌다. 반면 최근 2년 새 가상자산 거래 규모와 관계없이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 김필수 금융결제원 전문연구역은 “현재 시점에서 거래 동기와 목적을 완벽하게 분석하기는 어렵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가치가 이동하고 있고 거래 건수도 적지 않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러한 확산이 자금세탁과 외환규제 회피 위험을 동시에 키운다는 점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외환규제 회피는 취득과 활용 단계로 나뉜다. 무증빙 해외 송금이나 무역·투자·용역거래로 위장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취득한 뒤 이를 거래소 매도가 아닌 개인 간(P2P) 거래로 유통하거나 해외 소비, 불법 증여, 국외 도피 자금, 환치기 수단 등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확산은 외환규제와 자금세탁방지(AML) 체계가 각각 가진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국내 외환규제는 그동안 은행이 거래 목적과 증빙 서류를 사전에 확인하는 구조를 통해 작동해 왔다.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서는 국경 간 자본 이동이 사실상 어려웠기 때문에 사전 확인 원칙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이 아닌 디지털자산거래소, 나아가 비수탁형 개인지갑을 중심으로 이동한다. 거래소가 은행 수준의 확인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령 거래소가 확인 의무를 강화하더라도, 거래 주체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자산으로 전환하거나 개인지갑 간 거래,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생태계로 이동할 경우 외환 규제는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 AML 역시 만능 해법은 아니다. AML은 거래 이후 이상 패턴을 분석해 의심거래를 포착하는 사후 규제 성격이 강하다. 사전 통제를 핵심으로 하는 한국의 외환규제 구조를 AML만으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개인지갑 간 거래는 AML의 주요 감시 대상에서도 벗어나 있어 규제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이 일상 결제와 송금 수단으로 확산할수록, 외환규제와 AML 모두 기존 방식으로는 실효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신영 한국은행 외환업무부 부장은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외국환은행의 사전확인 원칙에 기반한 한국 외환규제 체계가 앞으로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을 AML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규율 대상으로 명확히 했고, 유럽연합(EU)은 트래블룰을 적용해 가상자산사업자와 비수탁지갑 간 전송에도 고객 확인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홍콩과 미국 역시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게 AML 의무와 기술적 통제 역량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가 곧바로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스테이블코인 통제가 강화될 경우 자금이 비트코인이나 디파이 생태계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온체인 거래를 직접 규제하는 데에는 법적·기술적 한계도 분명하다. 이에 따라 현실적인 해법으로 제시되는 것이 법화와 디지털자산이 만나는 '게이트웨이' 관리다. 거래소, 발행자, 결제사업자 등 법화에서 디지털자산으로 진입하고 다시 빠져나오는 지점을 중심으로 규제와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지갑 간 거래 역시 당장 통제가 어렵더라도 규제 대상임을 법적으로 명확히 해, 사후 제재와 판단의 근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주영 금융정보분석원 기획실장은 “AML은 스테이블코인을 더 빛나게 하는 기반"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은 기본적으로 화폐 성격을 가졌고 화폐의 기초는 범죄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신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스피어코퍼레이션, 우주항공 매출 1000억원 달성…2026년은 ‘퀀텀 점프의 해’

주식회사 스피어코퍼레이션(이하 스피어)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매출이 956억원을 달성했다고 28일 밝혔다. 스피어는 국내 특수합금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우주항공 공급망관리(SCM)기업의 등장을 공식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실적은 한국 특수합금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 관리 체계를 구축한 결과가 실제 실적으로 증명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단순한 매출 증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스피어는 원자재 조달부터 특수합금 가공, 품질 관리, 글로벌 납기 대응까지 공급망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며,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글로벌 우주항공 시장과 직접 연결해 왔다. 특히, 미국 글로벌 우주발사업체를 포함한 글로벌 우주항공 고객과의 장기 거래가 본격적인 매출로 이어지면서, 스피어는 단일 제품이나 단기 프로젝트 중심의 기업이 아닌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매출을 창출하는 공급망관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우주항공 산업에서 경쟁력은 더 이상 개별 공정이나 단일 기술에 머물지 않는다.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 품질의 일관성, 글로벌 납기 대응력이 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스피어는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한국 내 우수한 특수합금 제조 파트너들과 함께 글로벌 우주항공 산업이 요구하는 공급망관리 역량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왔다. 그 결과, 국내 제조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고객의 생산 일정과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한국형 우주항공 SCM 모델을 현실화했다. 스피어는 2025년 한 해 동안 중장기 성장을 위한 사업 기반을 전략적으로 구축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글로벌 우수발사업체와 10년 장기 공급 계약을 전 세계 최초로 체결하며, 단기 거래 관계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 단계로 진입했다. 이어 12월에는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을 확보하며, 장기 계약 이행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 수급부터 생산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구조를 완성했다. 또한, PCC 출신의 CTO와 SpaceX 출신 글로벌 공급망 전문가를 영입해 우주항공사업부문 전담 조직을 강화했다. 이는 빠르게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실행력 제고 차원의 전략적 인사로, 고객사별 품질 요구 대응, 프로젝트 관리, 장기 생산 일정에 맞춘 조달 체계 구축 역량을 고도화하기 위한 조치다. 스피어는 2026년을 '퀀텀 점프의 해'로 정의하고 있다. 회사 측은 도약을 위한 준비는 이미 끝났으며, 2026년은 그 결과가 가속적으로 드러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존 장기 계약 기반의 안정적인 매출 구조 위에, 공급망 통합 전략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가 더해지며, 스피어의 우주항공 사업은 양적 성장과 질적 도약을 동시에 이어갈 전망이다. 스피어 관계자는 “연매출 956억 원 달성은 스피어가 이미 한국 특수합금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우주항공 공급망관리 역량을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2026년부터는 한국 우주항공 특수합금 산업의 공급망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제조업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글로벌 우주항공 소재 시장의 구조를 바꾸는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자이글, 고주파 홈케어 신제품 ‘셀375’와 ‘실크’ 2종 출시

헬스케어 및 스마트 가전 전문기업 자이글(ZAIGLE)이 고주파(RF) 기술을 적용한 순환 케어 디바이스 라인업 '셀375(Cell375)'와 '실크(SILK)'를 새롭게 선보였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두 제품은 신체 부위별 특성에 맞춘 고주파 순환 케어 솔루션으로, 일상 속에서 저하되기 쉬운 복부와 얼굴의 순환 관리를 집에서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이글 온 고주파 복부순환케어기 셀375'는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습관으로 관리가 필요한 복부 부위를 타깃으로 한 제품이다. 고주파 에너지가 복부 깊숙히 전달되어 순환 케어를 돕고,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복부 라인에 안정적으로 밀착된다. 셀(Cell) 단위로 고르게 에너지가 전달되어 사용체감률을 끌어올렸다. 함께 출시된 '자이글 온 고주파 얼굴순환케어기 실크'는 부드러운 사용감을 강조한 헤드를 적용해, 얼굴 굴곡에 자연스럽게 밀착되는 것이 특징이다. 고주파 에너지를 통해 피부 깊숙이 온열감을 전달해 얼굴 부위의 혈액순환과 피부 컨디션 관리를 돕는다. 민감한 얼굴 피부를 고려한 설계로, 부담 없이 데일리 케어가 가능하다. 두 제품 모두 자이글이 축적해 온 고주파 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설계를 적용했다. 직관적인 조작 방식과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홈케어 디바이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다. 자이글 관계자는 “얼굴과 복부는 순환 관리에 대한 니즈가 높지만, 꾸준한 관리가 쉽지 않은 부위"라며 “이번 고주파 순환 케어 라인업은 전문 관리에 대한 부담 없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하여 사전 체험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자이글은 고주파 기술을 기반으로 한 부위별 맞춤형 헬스·웰니스 제품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SK스퀘어, 하이닉스 주주환원 효과 오름세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 주주환원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부각되며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오전 9시 20분 기준 SK스퀘어는 전 거래일 대비 4.96% 오른 52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스퀘어의 기업가치가 보유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주가와 직결되는 구조인 만큼, 하이닉스 주가 상승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SK스퀘어 순자산가치(NAV)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SK스퀘어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75% 이상 상향한 58만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SK하이닉스 주가 상승분을 반영했다"며 “기대치를 웃도는 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에서 최대 수혜는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특징주] 삼성전자·하이닉스, 역대 최대 실적·주주환원에 사상 최고가 경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29일 장 초반 강세다. 사상 최대 실적, 자사주 소각과 배당 등 주주환원이 잇따르며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2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3%(3150원) 오른 16만5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는 4.16%(3만5000원) 오른 87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개장 직후 둘 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0조737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9.2% 늘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3조8374억원으로 23.8% 늘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확대 차원에서 1조3000억원 규모의 지난해 4분기 결산 특별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규 배당 외 10조7000억원을 지급했던 2020년 4분기 이후 5년 만의 특별배당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장 마감 후 사상 최고 연간·분기 실적과 함께 12조24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소각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7조206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1.2% 증가했다. 4분기 영업이익도 19조1696억원으로 137.2%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소각 대상은 보통주 1530만주이며 소각예정일은 다음 달 9일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HD현대 ‘문어발 상장’ 멈춰라”... 주주 플랫폼 ‘액트’, 로보틱스 상장 저지 총력

주주행동 플랫폼 'ACT(운영사 컨두잇·대표 이상목, 이하 액트)'가 HD현대(구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 HD현대로보틱스 상장 추진에 대해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액트는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HD현대의 'HD현대로보틱스' 무분별한 상장 시도를 저지하는 데 모든 화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액트 측은 LS그룹에 이어 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저지 행보가 대한민국 자본시장에서 소액주주가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액트와 LS 주주연대는 지난해 11월부터 LS 에식스솔루션즈의 분리 상장이 모회사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중복 상장'임을 지적하며 반대 운동을 펼쳤다. 우선 상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고발 콘텐츠를 게시하고, 194명 주주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 한국거래소 제출했다. 이어 기업설명회 현장에서의 강력한 항의 등이 이어졌고, 결국 LS 측은 상장 예비심사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특히 액트는 단순한 반대를 넘어 '회사가 자금이 필요하다면 액트가 직접 5000억원의 자금 조달처를 마련해오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던지며 명분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이 'L이 들어간 주식은 안 산다는 말이 있어선 안 된다'며 사태를 직접 언급하게 만드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여론전에서도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다. 액트는 이를 HD현대에도 그대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액트 관계자는 “HD현대는 이미 조선, 전력, 건설기계 등 핵심 사업부를 모두 쪼개서 상장시킨 '문어발 상장'의 대표격"이라며 “그룹의 유일한 미래 성장 동력인 로봇 사업 마저 별도로 상장한다면 지주사는 빈 껍데기만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액트 측은 LS 사례와 마찬가지로 △한국거래소에 상장 반대 탄원서 제출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 △대안적 자금 조달 방안 제시 등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압박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LS 사태에서 보았듯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경영진이 주주가치 제고의 길로 선회한다면 주주들은 회사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며 “HD현대 경영진은 LS의 결단을 타산지석 삼아, 소액주주들과의 상생을 위한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액트는 이번 승리를 발판 삼아 '더 이상의 중복상장은 없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확실히 각인시키고, 주가 100만원 시대를 열기 위한 주주 캠페인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김건희 징역 1년8개월…알선수재 유죄, 주가조작·정치자금 무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1심 법원이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이 나온 것은 2020년 4월 당시 열린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이 주가 조작 의혹으로 김 여사를 검찰에 고발한 이후 약 5년 9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8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하고, 압수된 그라프 목걸이 몰수와 함께 1281만5000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앞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 여사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20억 원, 추징금 9억4800여만 원을 구형한 바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여사가 받는 세 가지 혐의 가운데 자본시장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김 여사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약 8억1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세력의 움직임을 인지했을 가능성, 즉 '미필적 인식'은 인정하면서도 범행을 주도하거나 공모한 '공동정범'으로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주가조작 세력 중 누구도 김 여사에게 범행 내용을 직접 알렸다고 진술하지 않았고, 김 여사가 시세조종 구조를 명확히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또 2022년 대선 전후 명태균 씨로부터 58차례에 걸쳐 2억74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 제공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여론조사를 지시하거나 의뢰했다는 증거가 없고, 묵시적 계약이 성립됐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실시 여부와 공표 대상은 명 씨가 독자적으로 결정했으며, 김 여사는 단순한 배포 대상자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재판부가 알선수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면서 특검의 구형보다 크게 낮아졌다. 알선수재 혐의와 관련해서는 특검이 기소한 세 차례의 금품 수수 가운데 2022년 7월에 이뤄진 샤넬백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수수만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당시 김 여사가 통일교 측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경제·문화적 업적들이 훼손되지 않게 작업 중"이라고 언급한 점을 들어, 정부 차원의 지원을 기대하는 상대방의 청탁을 인식하고 알선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2022년 4월에 수수한 샤넬백에 대해서는 “대선 승리 등에 대한 의례적인 축하 대화에 그쳤다"며 구체적인 청탁이 오갔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보고 무죄로 결론지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영부인은 대통령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처신이 필요하고 기본적으로 높은 청렴성이 요구된다"며 “솔선수범 못할 망정 반면교사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을 해하는 부패는 금전 청탁과 필연적으로 결부된다"며 “지위가 높을수록 이를 의식적으로 경계해야 하는데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추구 수단으로 오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금품을 먼저 요구한 적이 없고 뒤늦게나마 자신의 사려깊지 못한 행동을 반성하고 있다"며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것도 유리한 양형 사유"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헌정 사상 역대 영부인 가운데 실형을 선고받은 첫 사례가 됐다. 이로써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 모두 실형 선고'라는 불명예도 함께 안게 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앞서 체포 방해 등의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미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김 여사는 별도의 구속 집행 절차 없이 다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될 전망이다. 이날 민주당은 김 여사에 대한 1심 판결 직후 강한 유감을 표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드러난 사실과도, 국민과도, 법 상식과도 동떨어진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V0'라 불리며 국정을 좌지우지한 김건희 씨의 위상이 훼손될까 걱정될 정도의 형량"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란으로 민주주의를 흔들고, 사익으로 국정을 망친 죗값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특히 주가조작·공모 혐의 무죄 판단에 대해 “재판 결과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며 “김건희 씨가 자본시장을 조작하여 8억 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취한 명확한 증거가 넘침에도 주가조작 공동정범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시세조종 행위는 인지했더라도 공동정범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라는 말은 윤석열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인식과 무엇이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의로운 심판을 위한 특검의 즉각 항소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026 투자노트-➉건설] 생존의 ‘삼중주’...실적 악화 속 AI와 정책 사이 ‘외줄타기’

지난해 글로벌 증시는 인공지능(AI) 등 제한된 업종과 테마에 수급이 집중되며 큰 변동성을 겪었다. 올해는 산업별 여건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일부 산업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반면, 어떤 산업은 업황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AI부터 반도체, 자동차 등 각 섹터가 맞이할 다음 국면과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조망한다. [편집자주] ▲크레이씨(CRAiSEE) 신용평가사들이 바라보는 건설업의 올해 전망은 '암울' 그 자체다. 착공·분양 물량 축소가 매출 기반을 잠식하며 외형 축소가 예고됐다. 지방 미분양에 따른 공사미수금 회수 지연과 대출 규제 여파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의 운전자본 부담은 한계 국면에 근접했다. 정부의 정책 변수는 양면적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현실화되면 이는 주택 부문의 거래 위축과 수익성 악화를 키울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원전·소형모듈원전(SMR)을 축으로 한 에너지 정책은 주택 경기와 무관한 대형 인프라 수요를 통해 일부 건설사에 새로운 활로가 될 전망이다. 건설사의 올해 실적 전망은 외형이 뒷걸음치는 등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다. 착공·분양 물량 감소로 매출 기반이 약화되면서 매출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과중한 운전자본 부담도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두산건설 등 국내 21개 건설사 합산 기준 올해 예상 매출액은 95조9000억원으로 전년 97조8000억원 대비 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기평은 이 같은 실적 둔화의 배경으로 착공 및 분양 물량 감소에 따른 매출 기반 약화와 함께, 미분양 수준과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른 업체별 수익성 차별화를 지목했다. 신규 수주 확대에도 수익성 회복 속도는 제한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미분양 사업장에 대한 대손 반영과 안전관리 강화에 따른 공정 지연 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다. 특히 지방에 분포한 미분양 물량을 감안하면 공사미수금 회수를 통한 재무 구조 개선 여력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대출 규제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신규 분양 물량의 분양률 개선 속도가 과거 대비 둔화됐다. 분양 물량은 건설사 매출의 대표적인 선행지표 중 하나다. 통상 분양 이후 1~2년의 시차를 두고 매출로 인식되는 만큼, 과거 착공·분양 위축의 영향은 현재 실적뿐 아니라 향후 실적에도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종 전반의 운전자본 부담이 과중한 수준에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은 주요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택 경기 둔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 원가율 부담, 금융비용 확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대표적으로 재무 부담이 확대된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신용도 하방 압력이 본격화됐다. 한기평은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의 대규모 적자와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을 반영해 등급전망을 기존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비에스한양 역시 지분 투자 확대와 수익성 저하가 이어지면서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전망이 하향됐다. 과거 대비 수익 구조와 재무 안정성이 약화된 업체들을 중심으로 실제 등급 하락 사례도 나타났다. 롯데건설은 수익성 저하와 재무 부담 확대를 반영해 A+(안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됐고, 동원건설산업은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일성건설은 BB+(안정적)에서 BB(안정적)으로 각각 등급이 낮아졌다. 특히 건설업계의 발목을 잡는 것은 고착화된 지방 미분양과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의 77.0%, 준공 후 주택의 84.4%가 지방에 집중돼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2025년 9월 2만7000호를 기록하며 최근 10년간 역대 최대 수준에 도달했다. 이 같은 지방 중심의 미분양은 건설사의 현금 흐름을 직접적으로 타격한다. 분양 대금 유입이 지연되면서 건설사는 공사비를 자체 자금으로 충당해야 하고, 이는 공사미수금 확대로 이어진다. 공사미수금이 늘어날수록 현금 유입이 지연되면서, 건설사는 공사비를 대출에 의존해 충당해야 하고 이는 재무 부담과 신용도 압박으로 직결된다. 한기평은 수요 기반이 취약한 지역에서 고분양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상당 기간 미분양으로 잔존하며 운전자본 부담을 가중시키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김현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올해 건설업계 신용도의 핵심은 공사미수금 회수 등을 통한 운전자본 부담 통제 여부"라며 “진행사업의 분양성과 및 공사미수금 규모, 단기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해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건설업을 둘러싼 정책 환경은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부동산 정책 자체는 건설사들에 어려움을 더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신규 원전 건설 정책은 새로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택 부문에서는 규제 리스크가 여전히 지배적이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거래 활성화보다는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세 부담이 커질수록 다주택자들은 매도보다는 보유를 선택할 유인이 커지고, 경우에 따라 증여를 통해 세 부담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보유를 선택할 경우 단기적인 세 부담을 회피할 수 있고, 증여 역시 양도세 부담을 낮추는 대안으로 작동한다. 향후 보유세 강화 여부라는 변수는 남아 있다. 그럼에도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시장에 유의미한 매물 증가를 유도하기보다는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키며 주택 시장의 유동성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실거주 의무 등 제도적 요인이 맞물리며 매도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 데에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로 인해 거래 절벽 국면이 이어지면서 주택 시장의 초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에너지 정책은 건설업에 전혀 다른 방향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 현실화되면서, 원전을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 투자에 대한 정책·산업적 기대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특히 EPC 수행 능력을 갖춘 건설사들이 원전 밸류체인에서 핵심 수혜 주체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EPC는 설계부터 조달, 시공을 일괄 수행하는 사업 방식이다. EPC 구조상 수주가 확정되는 순간 매출 가시성이 높아지고,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인 실적이 인식된다. 이 같은 기대는 주가와 수급에서도 이미 확인된다. 지난 한 주간 건설업종 수익률은 코스피 대비 11.9% 상회했다. 또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순매수에 나섰다. 특히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됐고, 대우건설 역시 두 자릿수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메타, 비스트라, 오클로, 테라파워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 3곳이 오는 2035년까지 총 6.6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줬다. 여기에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원전 2기 포함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원전 관련 건설주 전반이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런 호재가 건설사들의 '구원투수'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신평사와 마찬가지로 증권가가 바라보는 건설사들의 올해 사정은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나증권은 올해 실적 전망치 역시 주택 부문 부진의 영향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고, 분양 전망치 또한 작년과 큰 차이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전반적인 건설사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이란 평가다. 하지만 주택 업황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외 플랜트 프로젝트의 공기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 반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공기지연은 건설 프로젝트에서 계약상 정해진 공사기간이 지연되는 현상을 말한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올해 전망치 숫자를 보고 매수하기엔 다소 꺼려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추천종목은 없다. 지방 부동산 회복 기대감에 따른 주택주 매수 시점은 2분기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