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미장 모두 호황…개미들 뭉칫돈 80조 ‘사상 최대’

한국 증시와 미국 증시가 모두 호황을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뭉칫돈도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3일 80조190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 기록을 경신했고 이후 다소 감소해 16일엔 76조5374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들이 증권사 계좌에 맡긴 잔금의 총합으로, '투자에 쓰일 실탄 양(量)'에 흔히 비유되고 주가 상승 기대감에 비례해 불어난다. 종전의 투자자예탁금 최대 기록은 2021년 5월 3일의 77조9018억원이었다. 다른 주가 기대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5일 23조8288억원까지 치솟아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행위로, 이런 '빚투'(빚내서 투자)는 상승장 때 활발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금투협과 한국거래소는 앞서 17일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주식시장 활황에 청년층과 50∼60대의 신용융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대출 투자 과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1주일(10∼16일) 동안 미국 주식을 16억8000만달러(약 2조385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바로 전 추석 연휴(3∼9일)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 12억4000만달러와 비교해 약 35%가 늘었다. 지난 한 주간 가장 인기 있었던 미국 종목은 반도체 업종 수익률을 3배로 증폭해 따르는 '디렉션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로 2억2천만달러(3126억원)어치가 순매수됐다. 순매수액 2위와 3위는 대표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1억8000만달러)와 암호화폐 채굴기업인 아이리스 에너지(1억3000만달러)가 각각 차지했다. 코스피는 15일 종가 3600선을 넘었고 이어 16일 3700선을 뚫어 '사천피' 돌파가 가까워졌다는 기대감이 한껏 커졌다. 미국 대표지수인 S&P500도 대형 AI 기술주의 약진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우상향 기류가 지속돼 한 주 새 1.2%가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에 대해 단기조정 가능성과 한미 무역 협상 등 변수가 상존하지만, 큰 틀에서는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일단 우세하다. 미국 증시도 대중 무역 분쟁과 AI 실적 거품 등에 경계감 속에서도 호조 흐름이 꺾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코인 시황] 미국 지방은행 부실 리스크에…비트코인 10만4000달러까지 하락

이번 주 초반 반등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하락하고 있다. 미국 지방은행의 부실 채권 급증 소식에 글로벌 증시가 얼어붙자 가상자산 시장도 영향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4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5.49% 떨어진 10만511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6.88% 하락한 374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0일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하면서 10만500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양국이 완화 메시지를 내놓으며 11만달러대를 회복했지만, 오늘 다시 10만달러대로 떨어졌다. 미국 지방은행이 2023년 3월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과 비슷한 양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일부 미국 지방은행들이 대규모 부실채권과 이에 따른 손실을 신고했다. 미국 유타주 소재의 자이언스 뱅코프는 일부 차주의 대출 부실로 6000만달러의 손실을 예고했다. 또 다른 지역은행 웨스턴 얼라이언스도 일부 차주의 허위 자료를 식별했다고 알렸다. 이에 자이언스 뱅코프 주가는 13.14%, 웨스턴얼라이언스는 10.83% 급락했다. 50개 소규모 은행으로 구성된 KBW지역은행지수는 하루 새 6.3% 급락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전날 지역은행주가 신용 우려로 급락하며, 미국 주요 증시와 비트코인까지 동반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공시] 삼성家 모녀 3인, 삼성전자 주식 1조7000억원 처분…세금 납부·대출 상환 목적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상속세 등 세금 납부와 대출금 상환을 위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처분 목적의 신탁 형태로 옮겼다. 일부 담보계약을 해제하면서 신탁계약으로 전환한 구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최근 신한은행과 각각 삼성전자 보통주 총 1771만6000주(지분율 0.33%)에 대한 유가증권처분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신탁 계약의 목적은 세금 납부 및 대출금 상환으로 명시됐다. 홍라희 관장이 1000만주, 이부진 사장이 600만주, 이서현 이사장이 171만6000주를 맡겼다. 이날 삼성전자 종가 9만7900원을 적용하면 평가액은 약 1조7344억원에 달한다. 삼성 일가는 고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약 12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5년간 분할 납부 중으로, 이번 조치는 세금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정리 과정으로 해석된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자본법안 와치] 3차 상법 개정 전, 자사주 기반 EB 발행 봇물…SKC, 3850억 최대

9월 자사주를 활용해 교환사채(EB)를 발행한 기업이 최근 10년간 월별 기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3차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의무 소각이 확정되기 전에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교환사채 발행 관련 주요 정보를 기재하도록 공시 기준을 개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EB를 발행한 기업은 39곳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최근 10년간 월평균 3.3건 발행된 것에 견줘 크게 늘었다. 2023년 연간으로 25건, 지난해에는 28건이 발행됐다. 발행 금액도 올해 3분기 말 기준 2조375억원으로 지난해 전체(9863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 올해 자사주 활용 EB발행 건수와 규모를 기업별로 집계한 결과, SKC가 가장 많은 3850억원을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SKC는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600억원, 1250억원의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태광산업도 지난 6월 발행주식의 24.4%에 해당하는 자사주 전량을 담보로 3185억원 규모의 EB 발행을 결정했다가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EB는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투자자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원금 대신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채권자는 향후 주식 가격이 오르면 주식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대신 표면금리는 대부분 0%로 발행된다. 전환사채(CB)와 비슷하지만, CB는 발행한 회사 신주로 전환하고 EB는 미리 보유한 자사주나 다른 회사 주식 등과 교환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3차 상법 개정안에 포함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회피하기 위해 자사주를 현금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반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소각하는 대신 EB로 발행해 우호 세력에 넘긴 뒤 재매각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나 최대 주주에게 유리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 대신 EB를 발행하면 주주 가치가 희석될 우려 탓에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중 교환사채 발행 결정을 최초로 공시한 36개 회사 중 25개사(69.4%)는 다음 날 주가가 내려갔다. 올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는 대통령 공약에서 출발해 7월부터 국회 논의가 이뤄졌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 공약 일환으로 기업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장기 보유하는 관행을 바로잡고 주주 가치 제고를 목표로 내세웠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자사주 보유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며 원칙적 소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기형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은 “3차 상법의 출발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라고 강조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는 내용의 법안이 다섯 개 발의돼 있다. 발의된 법안은 모두 신규 취득분뿐 아니라 기존 보유분까지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는 원칙은 같다. 다만 법안마다 소각 시한과 예외 인정 범위 등에서 차이가 있다. 기업들의 EB 발행이 급증하자 금융감독원이 자사주 '꼼수 처분'을 방지하기 위해 EB 발행 공시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16일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기업들이 EB 발행 결정 시 주요사항보고서의 '기타 투자판단에 참고할 사항'란에 △다른 자금 조달 방법 대신 자사주 대상 EB 발행을 선택한 이유 △주식교환시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 △기존 주주이익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쓰도록 공시 규정을 개정했다. 바뀐 규정은 이달 20일부터 바로 시행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향후 자사주 관련 공시위반행위 발견 시 정정명령, 과징금 부과 등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며 “기업들은 이번 개정안을 포함해 자사주 보유 및 처분 등과 관련한 내용을 공시할 때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마감시황] 코스피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장중 3800선 코앞까지

코스피가 사흘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장중 한때 3800선을 코앞에 두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오후 들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52포인트(0.01%) 오른 3748.89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0.42% 하락 출발한 뒤 점심 무렵 3794.87까지 치솟았으나, 오후 들어 힘이 빠지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이 443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반면 개인은 3111억원, 기관은 1699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장 초반 순매수세를 보이던 개인이 오전 10시30분 이후 매도 전환하며 지수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3.21%)과 △SK하이닉스(2.87%)가 강세를 보이며 2차전지 섹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삼성전자(0.20%)와 △삼성전자우(0.13%)도 소폭 올랐고, △현대차(0.41%)와 △기아(0.72%) 역시 상승 마감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4.18%)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6%)는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5.87포인트(0.68%) 내린 859.54에 마감했다. 기관이 1246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가운데 개인(991억원)과 외국인(429억원)은 매수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에코프로(27.04%)와 △에코프로비엠(12.59%)이 급등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반면 △레인보우로보틱스(-3.49%) △삼천당제약(-2.43%) △파마리서치(-1.95%) 등 바이오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장중 3800선까지 근접했지만, 미 증시 약세와 한미 관세협상 불확실성, 차익실현 욕구가 맞물리며 숨고르기 장세로 전환됐다"며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선불 요구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3원 오른 1421.2원에 마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금·은 이어 팔라듐·구리도 고공행진…‘안전자산+공급난’ 겹쳤다

글로벌 귀금속·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금·은을 비롯해 팔라듐과 구리까지 오름세를 이어가며 투자 자금이 안전자산과 실물자산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지정학 리스크, 금리 하락, 공급 차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팔라듐 선물 가격은 전날인 16일(현지 시간) 종가 기준 온스당 1685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상승세를 보이며 한 달 전(1200.5달러) 대비 32.4% 급등했다. 국내 상장지수상품(ETF) 가운데서도 'RISE 팔라듐선물(H)'이 최근 한 달 수익률 29.80%로 원자재 상품 중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ACE KRX금현물'(28.86%), 'TIGER KRX금현물'(28.77%)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 인플레이션 우려가 귀금속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진단한다. 팔라듐은 금·은·백금과 함께 4대 귀금속으로 꼽히며, 자동차 촉매변환기·수소 저장 합금 등 산업 수요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 확산으로 단기적인 수요 감소 가능성이 낮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공급 차질 우려가 겹치면서 가격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러시아는 전 세계 팔라듐 공급의 40%를 차지한다. 귀금속 랠리와 맞물려 구리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16일(현지시간) 구리 LME 구리 3개월물 (USD/ton) 가격은 약 1만610달러에서 1만 639.5달러에서 등락하며 지난해 5월 사상 최고가(1만1104달러)에 근접했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상장 ETF인 'TIGER 구리실물'과 'KODEX 구리선물(H)'은 각각 9.90%, 6.68%의 수익률을 올렸다. 공급 차질이 구리 강세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세계 최대급 구리 광산인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에서 사고가 발생해, 현지 생산량이 내년 35%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씨티그룹은 이 여파를 반영해 올해·내년 구리 생산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내년 상반기 t당 1만2000달러 돌파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국 정부가 구리를 전략자원으로 지정하며 공급망 확보에 나선 점도 시장에 영향을 줬다. 지난 8월 구리를 '중요 광물'로 추가하는 초안을 발표한 데 이어, 10월 초 캐나다 트릴로지메탈스 지분 10%를 취득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주 강세가 이어졌다. 고려아연이 13~14일 연일 급등세를 보였고, 구리 제조업체 풍산은 14~15일 이틀 연속 4% 안팎 상승 마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와 지정학 리스크 속에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고 있다"며 “팔라듐·구리처럼 산업 수요까지 뒷받침되는 품목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크레딧첵] 포스코, 남들은 커 가는데…코로나 수준으로 돌아간 수익성

포스코그룹 내 주요 핵심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악화했다. 그룹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인 철강부문은 3년 연속 하락했고, 미래 사업으로 꼽히는 에너지소재 부문도 뒷걸음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건설 부문은 그룹 내에서 가장 큰 수익성 악화를 맞았다. 문제는 그룹 내 주요 사업들이 외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 구조인데, 밝은 미래를 그리기엔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17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그룹합산 최근 4년간 영업이익 연평균성장률(CAGR)은 0.5%로 사실상 정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10대 대기업그룹 중 8번째로 낮은 것으로, 최근 역대급 수익성 악화일로에 놓인 롯데와 LG그룹을 제외하면 꼴지다. 포스코그룹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글로벌 경기 충격이 극심했던 2020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포스코의 EBITDA는 2020년 6조248억원에서 2021년 12조8175억원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매출이 2020년 57조7928억원에서 2021년 76조3323억원으로 18조5395억원 급증한 영향이다. 지난해 EBITDA는 6조1580억원으로 4년 전 보다 소폭 올랐다. 같은 기간 매출은 72조6881억원으로 2020년 매출(57조7928억원) 대비 14조8953억원이 더 많은데, EBITDA 차이는 1332억원에 불과하다. 외형은 늘었으나 현금흐름 기준으로 평가한 실질 실적은 후퇴한 셈이다. 실제로 영업이익률은 2020년 4.2%에서 2024년 3%로 하락했다. 그룹 내에서 유의미한 존재감을 보이는 사업 부문은 무역과 물류를 제외하면 대부분 부진의 늪에 빠졌다. 그룹 전체 매출의 31.4%를 차지하는 무역 부문의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4년간 영업이익 CAGR이 23.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그룹 전체 영업이익 CAGR이 -2.5%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온 부문으로 평가된다. 물류 부문 역시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포스코DX와 포스코플로우의 영업이익 CAGR은 각각 43%, 20.6%로 집계됐다. 연 단위 변동은 존재하지만 수익성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 다만 두 회사의 매출 비중은 각각 0.6%, 2% 수준으로 그룹 내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문제는 그룹의 핵심 기반인 철강 부문이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수익성 저하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그룹은 철강업을 중심으로 무역·건설 등 연관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철강 의존도가 여전히 절대적인 구조다. 그룹 매출의 절반가량(약 50%)을 차지하는 철강 부문은 그룹내 영업이익 기여도가 70%에 육박하지만, 이익 규모가 급감하면서 그룹 전반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됐다. 철강 사업부문 중 포스코의 별도 영업이익은 2021년 6조6496억원에서 2022년 2조2941억원으로 66% 급감했다. 이후 2023년 2조826억원, 2024년 1조4731억원 등 3년 연속 하락하며 감소세가 이어졌다. 에너지소재 부문 역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그룹 영업이익 기여도는 사실상 0%다. 최근 4년 영업이익 CAGR은 -20%로 집계된다. 영업이익은 2022년 165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년 연속 하락했다. 그룹의 또 다른 한 축인 건설 부문도 흐름이 좋지 않다. 포스코이앤씨의 최근 4년간 영업이익 CAGR은 –36.5%로, 주요 사업 부문 중 감소 폭이 가장 크다. 그룹 내 매출 비중이 13%에 달해 유의미한 규모를 차지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 문제는 포스코그룹의 주요 사업들이 내부 요인보다는 전방 산업, 즉 외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라는 점이다. 철강 부문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로, 에너지 부문은 전방 이차전지 산업 침체로 업황이 악화된 상태다. 여기에 건설 부문까지 부동산 경기 둔화와 고금리 부담에 직면하며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 다시 말해 글로벌 경기나 산업 사이클이 개선되지 않는 한, 그룹의 중심축인 철강과 미래 사업으로 꼽히는 에너지 부문의 턴어라운드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주요 핵심 사업 전반의 중장기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철강 부문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전방 수요 둔화로 약세 전환했다. 여기에 중국의 잉여 생산물량이 글로벌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공급 과잉이 장기화하고 있다. 그 결과 영업수익성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단기간 내 뚜렷한 개선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수급 불균형과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철강 부문의 수익성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안동민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와 맺은 관세 협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일본·브라질 등 우리나라의 주요 대미 철강 수출 경쟁국에 대해 관세 인하 또는 쿼터제 적용을 포함한 변경 협정을 체결할 여지도 존재한다"며 “이 경우, 미국 철강시장 내 국내산 철강 가격경쟁력이 추가로 약화돼 포스코그룹 철강부문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소재 부문 역시 부진이 깊다.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6999억원으로 전년 4조7599억원 대비 22% 감소했다. 이차전지 전방 산업 전반의 침체 영향이다. 신용평가사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가 이차전지소재 판매량 감소와 판가 인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평가는 증권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NH투자증권은 포스코퓨처엠에 대해 “당분간 실적 모멘텀이 제한적"이라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13만5000원으로 기존 대비 29% 낮췄다. 내년에도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오는 12월 예정된 중국산 음극재에 대한 미국 상무부의 상계·반덤핑 관세가 확정될 경우 일부 반사 수혜가 가능하겠지만, 음극재의 실적 비중이 낮아 양극재 부진을 전면적으로 만회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업계의 2026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849억원이지만, NH투자증권은 이를 1218억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건설 부문 역시 국내 부동산 경기 둔화와 고금리 환경 속에서 외형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다. 특히 포스코이앤씨의 플랜트·토목 부문은 건축 부문 대비 원가 부담이 높아, 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포스코이앤씨의 신용도와 관련해 △신규 주택 현장의 공급 추이와 분양 실적 △주요 플랜트·인프라 프로젝트의 추가 손실 반영 가능성 △최근 확대된 공사미수금과 대여금 등 영업자산의 안정적 회수 여부를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로 제시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주택을 포함한 건축부문이 여전히 연결기준 매출의 5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며 “분양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점은 동사의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2년 하반기 이후 분양한 일부 지방 소재 사업장에서 다소 부진한 분양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분양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지방 주택사업장과 관련한 현금흐름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엘앤에프, 적자 행보 올해가 마지막...↑

엘앤에프가 17일 장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5분 현재 엘앤에프는 전 거래일 대비 8.13% 뛴 10만6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엘앤에프의 올해 연간 영업적자가 2270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적자 5590억원 대비 적자 폭이 감소, 내년에는 12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의 3분기 영업이익은 189억원으로 작년 동기(영업적자 720억원) 대비 흑자 전환할 것"이라며 “양극재 판매량이 테슬라 '모델Y 주니퍼'의 본격 인도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3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에코프로, 이틀째 급등…장 초반 16%대 올라

에코프로가 장 초반 16% 넘게 오르며 이틀째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18% 급등에 이어 2차전지 관련주로 순환매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20분 기준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9600원(16.64%) 오른 6만73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6만1600원에 출발해 빠르게 상승폭을 키우며 한때 6만8000원선에 근접했다. 전날에도 에코프로는 18.15%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각 에코프로비엠 역시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등을 실적 기반이 아닌 '순환매 장세'로 진단한다.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2위 사업자인 플루언스 에너지(Fluence Energy)가 최근 3거래일간 50% 넘게 오르며 트리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의 최근 상승은 실적 전망 상향보다 순환매 성격이 짙다"며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하향 조정이 마무리된 이후 매수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외국인, 삼성전자만 산 게 아니었다…1년 새 지분 쓸어 담은 종목은?

코스피가 16일 37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신고점을 기록하는 가운데 외국인은 5개월 연속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전체에서 외국인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일부 종목에서는 외국인 지분율이 더욱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코스피지수는 3748.37로 마감했다. 추석 연휴 전날인 2일 3549.21에서 5거래일 만에 3700선을 돌파했다. 연초 대비 56.3%가량 올랐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5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6일 발표한 '9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상장주식 6조6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8월 국내 증시가 일시적인 숨고르기 이후 외국인 투자 자금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9월부터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자 외국인 자금이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대형 주도주를 중심으로 대거 사들였다. 올 초부터 지난 15일까지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 상위 10개를 보면, 삼성전자(6조4519억원), SK하이닉스(2조6049억원), 한국전력(1조2079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182억원), 현대모비스(8239억원), 삼성전자우(7644억원), 효성중공업(7568억원), 삼성전기(6906억원), 카카오(6388억원), 이수페타시스(6221억원) 순이다.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반도체 수요 증가로 업황 개선 전망이 잇따르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은행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보다 높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0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4% 올려잡은 11만1000원으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수퍼사이클'에 들어갔다"며 “메모리 사이클은 2027년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종목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도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지난 4월 28일 50% 밑으로 떨어졌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지난 7월 18일 50%로 다시 올라섰고 15일에는 51.96%까지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이 52%대에 육박한 것은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 5월 2일 53.22%까지 떨어졌던 SK하이닉스 외국인 보유 지분율 역시 점진적인 상승세를 그리면서 9월 16일 56.25%로 올라섰고 전날에는 55.41%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외국인 관심은 대형주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올해 들어 외국인 지분율이 많이 늘어난 종목을 보면, 중소형 성장주와 플랫폼, 방산 관련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대비 외국인 지분율이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종목은 ▲시프트업(+34.6%) ▲LB세미콘(+27.0%) ▲HD현대마린솔루션(+25.3%) ▲피노(+25%)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20.4%) ▲에스엠(+16.3%) ▲이수페타시스(+14.9%) ▲에이피알(+12.5%) ▲효성중공업(+10.7%) ▲STX엔진(+10.3%) 등이다. 환율이 받쳐준다면 반도체에 집중된 외국인 매수세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이 나타난다면 외국인 순매수는 시장 전반에 걸쳐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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