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자통신, 10회차 EB 전액 조기상환…아이티엠반도체 지분 매각까지 ‘유동성 비상’

코스닥 상장사 서울전자통신이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요구로 10회차 교환사채(EB) 전액을 상환하면서 유동성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현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추가 차입은 물론, 보유 중이던 아이티엠반도체 주식도 대거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전자통신은 최근 10회차 교환사채 150억원어치를 만기 전 조기취득해 전량 소각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교환사채는 지난해 6월 발행된 것으로, 발행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투자자들이 대규모 풋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한 셈이다. 앞서 서울전자통신은 2022년 4월에도 아이티엠반도체 주식을 교환대상으로 250억원 규모의 9회차 교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200억원)과 채무상환(50억원)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었으나,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전액 풋옵션이 행사돼 조기상환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서울전자통신은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10회차 EB를 다시 발행했지만, 이마저도 전액 조기상환되며 유동성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약 72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서울전자통신은 3월 21일 55억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결정​하며 부족한 상환 재원을 마련했다.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 중이던 아이티엠반도체 주식도 매각했다. 서울전자통신은 지난 3월 18일 아이티엠반도체 보통주 50만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해 약 102억원(장부가 기준)의 자금을 확보했다​. 실제 처분 금액은 약 58억원 수준이다. 회사 측은 이번 처분 목적을 “재무구조 개선 및 현금 유동성 확보"라고 밝혔다​. 서울전자통신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7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해 누적 영업손실이 198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2022년 한 해에는 77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계속된 재무 악화로 회사는 올해 4월 주권매매거래정지 사태도 겪었다. 500원이었던 보통주 액면가를 1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 절차를 진행하면서 주식 거래가 일시 정지됐으며​, 주권매매거래정지 기간은 오는 5월 14일까지다. 서울전자통신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전원장치(트랜스포머, SMPS)와 터치패드, 키오스크 부품 등을 생산하는 전자부품 제조업체다. 최근에는 매출 다각화를 위해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사업과 전자담배기기 사업에도 진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사업은 사업성 검토 결과 기대 수익이 예측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돼 추진하지 않고 있다. 전자담배기기 사업은 위탁생산 방식으로 추진되었지만 독자적 기술 개발 없이 진행돼 실질적 매출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서울전자통신은 올해 3월 말 대표이사를 원성문에서 남화성으로 교체하며 경영 체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서울전자통신 관계자는 “현재 현금 유동성은 괜찮은 편이며, 추가 차입 여부는 향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주식거래 정지는 자본금 감소에 따른 절차로, 공시된 대로 5월 1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웅진, ‘상조 1위’ 프리드라이프 인수에 10%대 급등

웅진이 30일 장 초반 급등세다. 웅진이 종속회사를 통해 상조업계 1위인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했다는 소식 여파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9시 31분 현재 웅진은 전 거래일 대비 14.77% 오른 1천259원에 거래되고 있다. 웅진은 전날 종속회사 WJ라이프가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 지분 99.77%를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가격은 8천830억원으로 웅진은 유상증자 없이 기존 보유 자산 및 영구채 발행, 인수금융을 활용해 자본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리드라이프는 작년 말 기준 선수금 2조5606억원을 보유한 국내 상조업계 1위 기업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조선 ETF, 나홀로 수익률 30%대 돌파

4월 한 달간 국내 ETF 시장에서 조선업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조선·해운 기업을 견제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한국 조선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조선TOP10'은 최근 한 달간 32.75% 올라 전체 ETF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SOL 조선TOP3플러스' 30.33%, 'PLUS 한화그룹주' 30.18%, 'KODEX K-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 25.85%, 'HANARO Fn조선해운' 25.33%로 조선 관련 ETF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2.73%)을 훨씬 웃돈다. ETF에 담긴 종목 비중을 살펴보면, '한화오션' 비중이 가장 크다. 앞서 언급한 5개 ETF 중 4개는 한화오션이 시가총액 기준 구성 비중이 가장 크다. 그다음으로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들어 조선업은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로 꼽힌다. 이달 국내 증시는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이 발표된 후 코스피 매도·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오락가락 장세에서도 조선 ETF가 상승세를 보인 건 해외 매출 확대가 기대된 덕분이다. 올해 1분기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 견줘 영업이익이 300% 이상 늘어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위주로 수주하면서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어난 덕분이다. 조선업의 미래 전망도 밝다. 최근 국내 조선업은 미·중 갈등의 반사이익과 해운 탄소세 도입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등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의 해양·물류·조선업 지배력을 줄이기 위해 중국 선사와 중국산 선박이 미국에 입항할 때마다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방침에 따르면, 중국 선사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마다 최대 100만 달러 비용을 내야 한다. 이에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도 조선주를 매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기관투자자는 HD현대중공업을 2912억원, 한화오션을 2216억원, HD현대미포를 2117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조선주에 관심을 보인다. 외국인은 HD한국조선해양을 598억원, HD현대마린엔진을 160억원 어치 사들였다. 조선업 호황 기대감이 조선 관련 ETF 수익률로 직결되면서 향후 조선주 중심 투자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건설株, 커지는 ‘유동성’ 우려…업황 부진 장기화가 더 문제

국내 건설업계의 유동성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업황 부진이 길어지는 가운데, 매출채권 누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건설주 수익률은 코스피 대비 0.6%포인트(p) 하회했다. 주택주를 중심으로 기대감 등이 반영되며 소폭 상승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전체적으로 이어진 탓이다.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는 낮다. 최근 공시된 삼성E&A와 HDC현대산업개발, LX하우시스 실적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기성물량의 감소에 따른 실적 감소가 주된 배경으로 지목됐다. 기성물량은 건설 현장에서 특정 기간 동안 실제로 시공이 완료된 공사의 양, 즉 공사의 진척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이미 예상된 것"이라며 “작년부터 착공이 감소(혹은 분양이 감소)해 매출액 감소, 원가 부담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하반기로 갈수록 마진이 상승하는지의 여부(올해 EPS, 주당순이익)와 부동산 공급 증가의 방향성(밸류에이션)이 뚜렷하게 나타나는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하반기에 대한 기대도 가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장기화한 업황 부진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전반적인 분양여건이 비우호적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유지한 서울·인근 수도권 지역도 지난해 하반기 대출 규제와 내수 경기 저하 등으로 인해 수요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지방의 경우 저조한 수요기반과 누적된 공급과잉으로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 PF와 매출채권도 재무상태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건설사들의 PF 부동산 보증 규모 증가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장기 미착공 현장의 PF 전환·착공 지연 등으로 PF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건설사들의 합산 PF 보증 규모는 30조원에 달한다. 한신평이 건설사들의 PF 보증 위험성을 분류한 결과, 수준이 '높음' 이상으로 나타난 규모는 13조원으로 전체의 4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현장의 착공 전환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착공으로 전환되지 못한 브릿지론이나 착공 후 분양률이 저조한 비주택 현장을 중심으로 PF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매출채권의 경우 지난 2020년 25조원에서 작년 말 46조원으로 약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매출채권이 늘어나면 실제 현금 유입이 늦어져 유동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회수 실패 시 이를 감당해야 할 대손비용이 발생하면서 이익을 감소시킨다. 이런 현상은 기업의 대출로 이어지는데, 부채 증가로 감당해야 할 이자비용이 늘어난다. 유동성 문제가 점차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올해 초부터 다수의 중소 건설사들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건설업 전반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며 “지방 건설사 위주의 신용위험이 점차 전국 기반의 상위권 건설사로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중견 건설사도 조달여력의 한계와 유동성 부담으로 재무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이통사 고객 관리 기업 한솔인티큐브, SKT 유심 대란 수혜 기대↑

이동통신사 고객 관리(CRM) 시스템 구축·운영사 한솔인티큐브가 29일 장초반 강세다. SKT의 유심(USIM) 해킹 사고 여파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0분 현재 한솔인티큐브는 전 거래일 대비 5.84% 오른 281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솔인티큐브는 통신사 CRM과 클라우드 컨택센터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심 대란으로 인해 통신사들의 고객 응대 및 시스템 강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한솔인티큐브가 관련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LG생활건강, 1분기 선방에 장 초반 급등…화장품주 동반 강세

LG생활건강이 29일 장 초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웃돈 데다 해외 시장 성장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LG생활건강은 전 거래일 대비 7.37%(2만3500원) 오른 34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1조6989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 줄어든 14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는 상회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북미 법인 운영자금과 자회사 지원을 위해 약 1860억원(1억3000만달러)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LG생활건강 실적 발표 효과로 같은 시간대 화장품주도 동반 상승했다. 제닉(3.25%), 메디앙스(2.45%), 선진뷰티사이언스(1.27%), 라파스(8.17%), 컬러레이(1.37%), 아모레퍼시픽우(1.77%) 등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특징주] 한화오션, 10%대 하락…산은 지분 매각 소식 영향

한화오션이 장 초반 급락세다. 한국산업은행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형태로 매각하기 위한 소요예측을 진행한다는 소식 여파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9시 13분 현재 한화오션 주가는 전일 대비 9400원(10.53%) 내린 7만9900원이다. 전날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한화오션 지분 매각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한화오션 지분을 5973만8211주(19.5%) 갖고 있다. 일부를 먼저 매각하고 장기적으로 나머지 지분도 전량 매각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의 최대 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으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화그룹 지분율은 46.28%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시황] 코스피 강보합, 코스닥 약세…한싹·삼륭물산 상한가

28일 코스피가 장중 등락을 반복한 끝에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4포인트(0.10%) 오른 2548.84를 기록했다. 장 초반 2551.23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이후 하락과 상승을 오가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흐름을 보였다. 수급별로는 개인(-552억원)과 외국인(-1078억원)이 매도 우위를 나타냈으나, 기관이 95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수를 방어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네이버(1.03%) △LG에너지솔루션(0.73%) △기아(0.57%) 등이 강세를 보였고 △삼성전자도 소폭(0.18%) 상승했다. 반면 △SK하이닉스(-1.30%) △HD현대중공업(-0.87%) △신한지주(-0.80%) 등은 하락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비철금속, 방송·엔터테인먼트, 백화점 및 일반상점, 건설, 다각화된 통신서비스 등이 상승했다. 특히 고려아연이 5.42% 오르며 비철금속 업종 강세를 이끌었다. 테마주 중에서는 보안주(정보) 테마가 4.44% 상승해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 중 한싹(430690)이 상한가(30.00%)를 기록하며 강세를 주도했다. 같은 날 코스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28포인트(1.41%) 하락한 719.41에 마감했다. 외국인(-590억원)과 기관(-1139억원)의 매도세가 이어진 반면, 개인은 1851억원을 순매수했다. 한편, 이날 시장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종목은 △삼륭물산(30.00%) △한싹(30.00%) △유비벨록스(29.99%) 등으로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다. 아이스크림에듀(29.98%)와 옴니시스템(29.97%) 역시 상한가 근접한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종목은 △오름테라퓨틱(-30.00%)으로, 하한가에 근접한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어 △캔버스엔(-29.91%) △경남스틸(-24.57%) △태양금속우(-20.86%) △한국선재(-17.02%)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6.1원 상승한 1442.60원에 마감했다. 국내 순금 1돈 살 때 가격은 65만9000원, 팔 때는 56만2000원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증 나선 이유는?…방산 특성상 ‘잘 팔릴수록 유동성 부족’ 때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조3000억 유상증자에 나서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이 3조원에 달하는 기업이 급작스레 유상증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표면적인 실적과 달리 유동성이 좋지 않은 방위산업의 특성 때문에 유증에 나섰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0일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받아 계획을 수정했다. 지난 8일 수정 공시한 내용을 보면, 유상증자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줄였다. 나머지 1조3000억원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소유한 한화에너지 등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메우기로 했다. 지난 21일에는 유상증자 일정을 '미정'으로 바꿨다. 업계에서는 제3자 배정 유증을 통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을 위한 승계 작업이 진행된 것이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장부상으로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동자산은 크게 늘었다. 그러나 현금성 자산은 부족하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22조8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3조원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동 비율은 89.6%에 머물렀다. 1년 전보다 13.5% 포인트 높아졌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대다. 유동 비율은 현금 및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 자산을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 부채로 나눈 비율이다. 기업이 단기적으로 부채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지표다.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항목이다. 일반적으로 유동 비율이 200% 이상이면 이상적, 100% 이하면 부실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본다. 다만 업종별 특성 차이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동 비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올해 안에 갚아야 할 유동 부채만 25조5161억원에 이르는 탓이다. 그중 절반 이상인 13조6479억원은 선수금이다. 선수금은 지난해 7조3322억원에서 1.8배 늘었다. 차입금 및 사채도 크게 늘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으로 부터 받은 단기차입금을 받아 차입금이 지난해 2조5380억원에서 올해 6조1177억원으로 2.4배 늘었다. 방산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업종 성격이 반영된 셈이다. 무기는 국가 간 거래가 대부분이라 현금 흐름은 그만큼 좋지 않다. 수주를 해도 계약금이나 중도금이 바로 들어오지 않고, 최종 납품을 해야 돈이 들어온다. 외상이 부쩍 늘어난 점도 방산업의 복잡한 현금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 채권은 지난해 말 8조6091억원으로 1년 만에 307.7%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지난 8일 보도자료에서 유상증자 목적에 관해 설명하면서 “방산 영업 주체인 당사의 별도 기준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393%로 연말 기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운전자본 증가와 신규 수주 선수금 등 부채 증가 요인이 상존해 재무 안정성 저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동성제약 “회장 독단, 마케팅회사에 지분 매각”…오너 일가 갈등설 ‘솔솔’

동성제약이 창업 68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탈모 치료제 '미녹시딜', 설사약 '정로환', 염모제 '세븐에이트' 등 생활건강 제품을 주력으로 성장해온 동성제약은 이번에 이양구 회장이 본인 보유 지분을 돌연 외부 기업에 매각하면서 경영권이 넘어가게 됐다. 내부 협의 없는 독단적 결정이었다는 점에서 오너 일가 간 갈등설도 제기된다. 28일 동성제약에 따르면, 이양구 회장은 본인 보유 지분 14.12%(368만여 주)를 디지털 마케팅 업체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총 120억원, 주당 3256원으로 당시 시가(3820원) 대비 약 14.8% 낮은 가격이다. 경영권 프리미엄도 없는 조건이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회장이 독단적으로 넘긴 것"이라며 “대표 및 경영진 등 회사 측과는 전혀 협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50일 이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브랜드리팩터링 측 이사 선임 여부와 향후 경영 참여 방향 등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창업주의 외손자이자 조카인 나원균 대표에게 일부 지분(2.9%)을 넘기며 승계 수순을 밟는 듯했지만, 1년여 만에 지분 전량을 외부에 넘기면서 기존 구도가 흔들렸다. 나 대표는 현재 회사 지분 4.1%를 보유 중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조카에게 일부 지분을 넘기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이 진행되는 듯했지만, 현재는 오너 일가 간 갈등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오너 일가 간 갈등설과 함께, 동성제약의 수익성 악화도 매각 배경 중 하나로 꼽는다. 동성제약은 2024년 매출 88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65.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재무구조 건전성 강화를 위한 비용 증가와 더불어, 췌장암 항암제(Ce6-curcumin 유도체)와 대마유래 통증 치료제 등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확충, 판매비와 관리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3년에도 매출 886억원, 영업이익 6억원 수준에 그쳤고, 2022년에는 매출 933억원에도 불구하고 약 3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 3년간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익성 역시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수자인 브랜드리팩터링은 2022년 설립된 비상장 마케팅 전문업체다. 연 매출 약 520억원 규모로, 동성제약보다 사업 체급이 작다. 퍼포먼스 마케팅과 건강기능식품 D2C(소비자 직판) 유통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다만 동성제약과 사업 연관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브랜드리팩터링을 이끄는 백서현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 셀레스트라(구 클리노믹스) 대표도 겸하고 있다. 셀레스트라는 UNIST(울산과학기술원) 1호 벤처기업으로 출발했지만, 최근 외부 감사 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 새 최대주주의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브랜드리팩터링 측은 본지의 취재 요청에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동성제약은 앞으로 50일 이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브랜드리팩터링 측 이사 선임 여부와 향후 경영 참여 방향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