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문혁수 리더십에 체질개선···LG전자 ‘형제사’ 순항한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이 지난해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며 그룹 전반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술통'이자 위기 관리 리더십을 인정받은 정철동 사장과 문혁수 사장이 회사를 진두지휘하며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결과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7조2008억원, 1685억원 올렸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03%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조8101억원, 517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2조3306억원) 이후 4년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IT·TV 시장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 대내외 불확실성 등에 따라 2022년(2조850억원), 2023년(2조5102억원), 2024년(5606억원) 연달아 적자를 냈다. 최근 들어서는 고부가가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 사업구조 고도화와 원가 구조 혁신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LG이노텍의 경우 작년 4분기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실적 회복 흐름을 보였다. 매출(7조6098억원)과 영업이익(3247억원)이 작년 4분기보다 각각 14.8%, 31% 뛰었다. 작년 한 해 매출은 21조8966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650억원으로 5.8% 감소했다. 이는 성과급 등 연말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수치다. 이를 제외하면 수익성 중심 경영 활동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양사 호실적 배경에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사장은 중국의 저가 공세로 골칫덩이였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완전히 재편하는 데 공을 들였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61%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LG전자와 LG화학 등을 거친 정 사장은 현장과 기술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을 경영 모토로 삼아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서 철수하는 결정을 내려왔다. 내부적으로는 보수적 비용 집행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OLED 기술 경쟁력 강화에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문 사장은 KAIST 화학공학 박사 출신의 '정통 기술 전문가'다. 회사 광학솔루션 사업을 세계 1위로 만든 주역으로 최근 사장으로 승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단순 부품사를 넘어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카메라 모듈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전장부품과 반도체 기판으로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두 사람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나란히 '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 사장은 “올해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수익성 중심의 새로운 성장궤도에 진입하는 전환점"이라며 경영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문 사장은 “단순히 우수한 기술 확보를 넘어 실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위닝 테크'를 확보해야 한다"며 “고객의 성장 전략 및 산업 구조 변화와 맞물린 기술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확장하자"고 주문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선전은 LG전자 입장에서도 희소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89조2009억원)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가전 시장 정체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2조4784억원)은 전년 대비 27.5% 감소했다. 특히 4분기에는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되며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LG디스플레이가 흑자 구조에 안착하고 LG이노텍이 모빌리티·반도체 기판 등 미래 먹거리에서 수익성을 높여주면서 LG그룹의 전자 계열 전반은 동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최대주주다. 양사 주식을 각각 36.7%, 40.8% 보유 중이다. 자회사로 구분돼 이들 성적은 LG전자 연결 기준 실적에도 전면 반영된다. 당기순이익을 계산할 때는 비지배지분 순이익으로 분리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반도체 축포’에도 웃지 못하는 삼성…TV·가전 부진 ‘어쩌나’

삼성전자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내부 분위기는 '마냥 밝지만은 않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이 실적을 견인한 반면, TV와 가전 사업은 적자를 기록하며 사업부 간 '실적 양극화'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호황에 가려져 있던 TV·생활가전 부문의 구조적 한계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33조6059억원,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 영업이익은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외형상으로는 '축포'를 터뜨릴 만한 성적표임에도 세부 사업별로 들여다보면 온도차가 크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의 중심에는 반도체 부문(DS)이 자리잡고 있다. 메모리 업황 회복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부문은 전사 영업이익의 약 58%를 책임졌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역시 갤럭시 S·Z 시리즈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약 22%의 영업이익 증가률을 기록하며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이와 달리, TV와 가전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에서 각각 TV와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는 지난해 약 2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나타냈다. 상반기에 합산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3분기 영업손실 1000억원, 4분기 영업손실 6000억원 등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연간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VD·DA 사업부는 과거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2022년 1조3500억원, 2023년 1조2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 1조7000억원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상승 흐름이 꺾였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시장에서 TV와 가전 제품의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TV 사업은 글로벌 교체주기 장기화로 전반적인 시장 성장성이 둔화된 가운데 중국기업드의 '가성비' 공세까지 겹쳐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TV 출하량은 1억9600만대로 전년 대비 1.2% 줄었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약 2%의 감소가 예상돼 TV사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여기에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가전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삼성의 VD·DA 사업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TV 시장점유율은 17%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위인 중국 TCL과 격차는 겨우 1%포인트 차이다. 2024년 삼성과 TCL 간 격차는 5%포인트였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TCL은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등 고해상도 기술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하며 가격 민감도가 높은 동유럽과 중동·아프리카(MEA) 등 신흥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가전 사업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수요 둔화 속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잠식하며 경쟁 구도 자체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 중심 전략을 유지해온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외 무역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에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가전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가전기업들은 상호관세 15%에 더해 가전에 사용되는 철강에 50%의 품목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상호관세 인상까지 현실화될 경우 북미시장 비중이 큰 삼성전자 가전 사업의 수익성은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고부가 제품과 강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을 앞세워 TV·가전 사업의 반등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삼성은 “프리미엄 TV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겠다"며 “마이크로 적녹청(RGB) TV를 55인치부터 130인치까지 확대해 새로운 카테고리로 대세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AI 기반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가전 간 연결성과 사용자 생활 패턴을 반영한 '스마트홈' 솔루션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중국 업체들 역시 프리미엄 라인업과 AI 기능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어, 기술 차별화만으로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단기간 내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VD·DA 부문은 시장 둔화와 관세 부담 등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며 “올해 1분기에도 적자 지속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TV와 가전 부문은 높은 경쟁 강도와 비용 증가로 인해 당분간 낮은 수익성을 감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선수에 ‘갤럭시 Z 플립7 올림픽 에디션’ 전달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부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력해 올림픽·패럴림픽 선수촌에서 경기 참가 선수를 대상으로 '갤럭시 Z 플립7 올림픽 에디션'을 전달하기 시작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전달하는 스마트폰은 약 3800대 수준이다. 선수들은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티나, 프레다초, 보르미오, 리비뇨, 안테르셀바에 위치한 선수촌 내 '삼성 오픈 스테이션'에서 기기 개통, 데이터 이동 등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갤럭시 Z 플립7 올림픽 에디션'은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참가를 기념하는 시그니처 디자인을 적용했고, 선수들의 선수촌 생활 및 경기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선수들은 '갤럭시 Z 플립7 올림픽 에디션'의 온디바이스 '통역' 기능으로 다른 국가의 선수들과 언어의 장벽 없이 소통할 수 있으며, '갤럭시 선수 카드(Galaxy Athlete Card)' 앱으로 각자의 선수 프로필 카드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다. 또, 나우 브리핑 기능과 연동된 'Athlete365'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경기 관련 소식과 공지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LG전자, 지난해 매출 89.2조 ‘역대 최대’…영업이익은 27.5% 감소

LG전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30일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89조2009억원, 영업이익 2조4784억원의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사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 증가하며 2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생활가전과 전장 사업이 관세 부담, 전기차 캐즘 등 비우호적인 환경 속에서도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두 사업 모두 2015년 이후 10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전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5% 감소했다. LG전자는 디스플레이 기반 제품의 수요 회복 지연과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늘었고, 하반기에는 전사 희망퇴직 시행에 따른 수천억 원 규모의 비경상 비용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별로 보면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는 매출액 26조1259억원, 영업이익 1조27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역대 최대다.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소폭 증가했으며, 생산지 최적화와 판가 조정, 원가 개선 등을 통해 관세 대응 능력을 입증하며 시장의 우려를 상쇄했다는 평가다. 올해는 AI 가전 라인업 확대와 신흥시장 공략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빌트인과 부품솔루션 사업 육성, AI 홈과 홈로봇 등 미래 준비도 지속한다. TV 사업을 맡고 있는 MS사업본부는 매출액 19조4263억원, 영업손실 75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수요 회복 지연과 시장 내 경쟁 심화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LG전자는 올해 올레드뿐 아니라 LCD에서도 마이크로 RGB 등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라인업을 강화하고, 스탠바이미와 이지 TV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 수요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 역시 콘텐츠 투자와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고속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매출액 11조1357억원, 영업이익 559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주 잔고가 원활하게 매출로 전환되며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는 완성차 수요가 다소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OEM과의 협력 강화와 운영 효율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SDV, AIDV 등 미래차 솔루션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냉난방공조(HVAC) 사업 등을 맡고 있는 ES사업본부는 매출액 9조3230억원, 영업이익 64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일회성 희망퇴직 비용을 제외하면 소폭 늘었다. 올해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냉매를 적용한 히트펌프 등 고효율 솔루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사업 기회 확보와 함께 액체냉각 솔루션 상용화, 액침냉각 기술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확대도 지속할 예정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S, AI·데이터센터 전력망사업에 통합 솔루션 제공

LS그룹이 송전-변전-배전을 아우르는 전력 인프라 분야의 기술력을 앞세워 국가전력망 사업에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정부와 기업이 추진하는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확대로 급증하는 산업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30일 LS그룹에 따르면, 그룹 산하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해저케이블을 생산하고 포설까지 한꺼번에 진행하는 '턴키(일괄공급) 솔루션'을 앞세워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S일렉트릭도 초고전압 직류송전(HVDC) 변환용 변압기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형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LS의 통합 솔루션은 정부의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조기 실현을 위한 핵심기술이다. HVDC는 기존 교류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최대 3배 많은 전력을 장거리로 전달할 수 있어 AI시대 전력 수요 증가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HVDC를 통해 전기를 보내려면 송전 전 교류(AC)를 직류(DC)로 변환하고, 전기를 받는 곳에서 이를 다시 AC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한데 LS일렉트릭이 국내 최초로 HVDC 변압기 상용화에 성공해 제품 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내기업 중 유일하게 제주에서 전남까지 HVDC 해저케이블 시공 경험(트랙 레코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LS의 주요 경쟁력이다. LS는 “전 세계에서 장거리 해저 HVDC 케이블을 상용화한 기업은 LS를 포함해 단 6곳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입증하듯 LS전선은 지난해 7월 강원도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내 5동 준공을 통해 HVDC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늘려 아시아 최대급 HVDC 설비를 확보했다. 이어 11월 한국전력 '동해안-신가평' 송전망 구축사업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500kV 90℃(고온형) HVDC 케이블을 적용해 공사에 착수했다. 앞서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전남 영광 안마도 인근 해역에서 추진되는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해저케이블 공급과 시공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LS전선이 해저케이블 공급을 맡고, LS마린솔루션이 풍력단지와 육지 사이의 해저케이블 포설을 맡는 형식이다. HVDC 변압기 생산부터 설치까지 사업 전반에 밸류체인을 확보한 LS일렉트릭도 HVDC 변환용 변압기(CTR) 관련 풍부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비 중 4조 8000억원이 변환 설비 관련 예산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주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LS일렉트릭은 국내 데이터센터 솔루션 사업에서 지난해 수주액 2000억 원에 이르는 등 꾸준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 시장 점유율 70%를 기록하고 있는 LS일렉트릭의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지난해 약 6조원에서 오는 2028년 1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밖에 지난해 6월 LS전선은 총 1기가와트(GW)급 규모로 국내 해상풍력 개발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인 '해송해상풍력 프로젝트'의 해저케이블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아울러 LS그룹은 해외에서도 전력망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이 지난해 6월 튀르키예 테르산(Tersan) 조선소와 해저케이블 포설선 건조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케이블 적재 중량 1만3000톤, 총 중량 1만8800톤의 초대형 HVDC(고전압직류송전) 포설선 건조에 착수했다. 해당 선박은 아시아 최대, 세계 Top5 규모로, HVDC 해저케이블과 광케이블을 동시에 포설할 수 있는 고사양 장비를 탑재할 예정이다. LS전선도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에서 한전과 '케이블 상태판정 기술(SFL-R) 사업화 및 글롭러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의 핵심은 LS전선이 운영 중인 지중·해저 케이블 자산관리 플랫폼에 한전의 SFL-R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김병헌의 체인지] 로봇을 막아 회사를 멈추겠다는 노조

지난 2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보고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표정은 무거웠다. AI, 로봇, 일자리, 입법 지연…. 쌓여 있는 현안을 훑어보던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노동 현장에서 불거진 '로봇 거부' 에 대해 발언을 이어갔다. 생산 현장에 로봇을 들일 수 없다는 노조의 선언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회의장 공기가 한층 팽팽해졌다. 대통령의 목소리는 엄중하게 이어졌다.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 비유처럼 던졌지만 실상은 진단이자 경고였다. 로봇과 AI가 산업의 심장을 바꾸는 시대, 선택의 여지는 이미 사라졌다는 뜻이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도 안 된다"며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제동을 걸고 있다. 거대한 변화의 수레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데도, 문을 걸어 잠그겠다는 발상. 이는 협상도 전략도 아니다. 시대의 방향을 외면한 채 과거에 기대려는 선택일 뿐이다. AI 혁명은 이미 생산 현장을 넘어 산업 질서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 24시간 쉬지 않는 공장, 불을 켜지 않는 라인,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한 협업 로봇. 이 흐름을 '막자'는 구호는 19세기 러다이트 운동의 메아리일 뿐이다. 그때 기계를 부수던 손은 결국 일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고용을 결정한다는 사실은 역사 교과서가 아니라 시장이 증명해 왔다. 글로벌 경쟁은 더 잔혹하다. 테슬라는 전기차 모델 S·X 생산을 접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올인한다. 자동차 회사의 간판을 내려놓고 '피지컬 AI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일론 머스크는 “로봇이 노동자보다 많은 세상"을 공공연히 말한다. 말이 아니라 실행으로 증명한다. 공장을 로봇 훈련장으로 바꾸고, 실증 데이터를 쌓아 상용화를 앞당긴다. 세계는 이렇게 움직인다. 현대차의 선택 역시 분명하다. 로봇을 주변부가 아니라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술력. 제조 라인을 가진 기업만이 할 수 있는 '현장 실습'은 현대차의 최대 무기다. 그런데 그 무기를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라면, 이는 협상이 아니라 자해에 가깝다. 노조의 우려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고용 안정, 임금, 노동의 존엄. 그러나 계산은 냉정해야 한다. 휴머노이드 한 대의 투자 회수 기간은 짧다. 비용 압박이 누적된 기업이 자동화를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로봇을 막는다고 비용이 사라지지 않는다. 생산이 해외로 이동하고, 투자가 멈추며, 결국 일자리의 토대가 흔들린다. 기술을 봉쇄하는 투쟁은 고용을 지키는 방패가 아니라, 스스로 길을 막는 벽이 된다. 더 큰 문제는 신호다. “합의 없이는 한 대도 안 된다"는 메시지는 글로벌 시장에 이렇게 번역된다. 한국에서의 혁신은 느리고, 불확실하며, 비싸다. 자본은 가장 빠른 길로 흐른다. 데이터가 쌓이는 곳으로, 실증이 가능한 곳으로 이동한다. 경쟁자가 달리는 트랙에서 우리는 출발선에 묶여 서 있을 것인가. 대안은 분명하다. 기술을 금지할 게 아니라 규칙을 만들라. 로봇 도입과 함께 재교육·전환 배치를 제도화하고, 생산성 이익을 임금·근로시간 단축으로 나누는 사회적 합의를 설계해야 한다. 로봇은 적이 아니라 도구다. 도구를 쥔 사람이 더 많은 가치를 만든다. 정부의 역할은 학습의 사다리를 놓는 것이고, 노조의 역할은 변화의 조건을 협상하는 것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현대차 노조는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한다. 로봇 투입을 거부하는 순간, 경쟁력은 다른 나라 공장으로 이전된다. 세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로봇과 함께 가는 길만이 일자리를 지키는 길이다.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면, 방향을 잡고 올라타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정적 거부가 아니라 냉정한 계산과 용기다. 변화를 통제하지 못하면 변화에 지배당한다. 산업의 시간표는 노사 협상보다 빠르고, 기술의 진보는 기다림을 허락하지 않는다. 선택을 미룰수록 대가는 커진다. 이제 결단의 시간이다.

대법 “목표성과급, 퇴직금에 반영”…재계 “인건비 급등”

대법원이 '퇴직금에 목표성과급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재계에 비상이 걸렸다. 관련 인건비가 급증하는 것은 물론 비슷한 유형의 소송이 잇따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9일 삼성전자 퇴직자 15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 삼성전자가 사업 부문 성과를 기초로 지급한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므로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는 각 사업 부문과 사업부 성과를 평가해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돈이다. 상여기초금액(월 기준급의 120%)에 조직별 지급률을 곱한 금액으로 산정된다. 대법원은 성과급의 경우라도 그 지급 규모가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이라고 봤다.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이 성과급 지급 기준인 목표 달성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도 이같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대법원은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로 평균임금에 포함돼야 한다고 봤다. 반면 성과 인센티브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목표·성과 인센티브 모두 근로 대가에 해당하거나 근로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준 1·2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이번 소송은 삼성전자 퇴직자 15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것이다. 추가적인 금액을 지불해야 해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사내에서 보상 체계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회사 노사는 이에 앞서 성과급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던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다른 대기업들이 '줄소송'에 휩싸일 것이라는 걱정의 목소리도 들린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이 성과 인센티브를 위주로 지불하고 있긴 하지만 이와 관계 없이 무조건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인건비 관련 부담이 크게 커질 것"이라며 “대법원이 (성과급 지급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과 대기업 직원 간 임금 격차가 더 커지는 상황을 용인하는 것 같다는 점도 아쉽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AZX 다음, 업스테이지와 MOU 체결…차세대 AI 플랫폼 구축한다

포털 '다음(Daum)' 운영사인 AXZ가 AI 기술 기업 업스테이지와의 협업을 통한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 AXZ는 모회사인 카카오와 업스테이지는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주식교환 거래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승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카카오가 보유한 AXZ 지분을 업스테이지에 이전하는 한편, 업스테이지의 일정 지분을 카카오가 취득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AXZ는 카카오의 100% 자회사다. AXZ는 작년 5월 카카오로부터 분사한 이래, 신속한 의사 결정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 왔다. 또한 급변하는 AI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서비스 런칭 등 사업모델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추진 중이다. 업스테이지는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를 기반으로 사업 확장의 기회를 찾던 중, 폭넓은 사용자 기반과 풍부한 콘텐츠 데이터를 보유한 AXZ에 협업을 제안했다. 이에 두 회사는 AI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 개발 필요성과 시너지 창출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이번 합의에 이르게 됐다. MOU 체결 이후 양사의 본 실사를 거쳐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업스테이지는 다음이 보유한 방대한 컨텐츠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기술력을 한층 고도화 하고 거대언어모델 '솔라'를 다음 서비스와 결합한 차세대 AI 플랫폼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두 회사의 사업적 결합은 전국민 AI 생태계 확산을 위한 업스테이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도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는 “업스테이지의 AI 기술과 전국민 사용자 기반을 보유한 다음이 결합할 경우, 더 많은 이용자들이 AI를 손쉽고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AXZ 양주일 대표 역시 “양사 간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AI 서비스들을 속도감 있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기자의 눈] 통신사 해킹, 기업의 정직이 중요하다

미국 정치사에는 '문제는 범죄가 아니라 은폐'라는 격언이 있다. '워터 게이트'로 불명예 퇴진한 닉슨 대통령을 무너뜨린 건 도청 그 자체가 아니라 '뻔한 거짓말'이었다. '침해 흔적이 없다'던 우리 통신사들의 해명을 떠올리면서 이 격언이 오버랩 되는 건 개인의 지나친 비약일까. SK텔레콤은 지난해 해킹 사실을 자진신고한 대가로 1347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과징금을 맞았다. 반면에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침해 증거가 없다'며 신고를 미루거나 부인했다. 아직 제제 여부는 미정이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할 것 같다. 과연 우리 사회와 법은 기업들에게 '정직'을 권장하고 있는가라고. 개인정보보호법의 존재 이유는 명확하다. 기업의 처벌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유출 사실을 신속하게 알려 정보 주체인 국민의 2차 피해를 막는 것이다. 해킹 사고에서도 '속도'는 생명이다. 기업이 과징금을 피하려 사고를 숨기는 사이 이용자인 국민의 개인정보는 다크웹을 떠돌고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된다. 기업의 '은폐'는 단순한 비윤리적 행위를 넘어, 고객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사건이 일어난 뒤의 처벌이다. 먼저 매를 맞은 SK텔레콤의 사례가 자칫 “신고하면 독박 쓴다"는 그릇된 학습효과를 줘서는 안 된다. 만약 조사를 방해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려 했던 정황이 있는 기업들에게 당국이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시장 전체에 '완벽하게 숨기는 게 이득'이라는 최악의 시그널을 보내는 꼴이 된다. 범죄학에서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있다.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더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기업의 은폐 시도도 마찬가지다. 거짓말을 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가 정직했을 때의 손해보다 압도적으로 크지 않다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은 언제든 이를 은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공은 규제 당국으로 넘어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수사당국은 KT와 LG유플러스의 사례를 다루면서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자진신고한 기업에는 합당한 절차적 참작을 하더라도 고의적으로 은폐하고 조사를 방해한 행위에는 최대의 피해를 가정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정직이 중요하다'는 말은 도덕 교과서에나 나오는 훈계가 아니다. 은폐는 범죄보다 더 나쁘다. 규제당국은 이번 기회에 “숨기면 반드시 죽는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시장에 심어줘야 한다. 그것만이 국민의 데이터를 지키는 길이지 않을까.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실적 숨고르기 끝낸 삼성 파운드리, 올해 ‘턴어라운드 시동’

삼성전자가 올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실적 반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았다. 지난해 4분기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수익성 개선에 제동이 걸렸으나, 2나노 공정 양산 진입과 공격적인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주를 통해 파운드리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메모리와 패키징을 아우르는 삼성만의 '원스톱 솔루션(Turn-key)'과 1.4나노 미래 로드맵을 앞세워 올해 파운드리 매출의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9일 열린 2025년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파운드리의 핵심 전략으로 '선단 공정 수주 확대'를 제시했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올해 HPC(고성능컴퓨팅)와 AI향 응용처를 중심으로 2나노 수주 과제를 전년 대비 130% 이상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테슬라 수주 이후 미국 및 중국 대형 고객들과 활발히 과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수주 활동도 언급했다. 파운드리 기술 로드맵도 단계별로 진행 중이다. 이미 2나노 1세대 공정 제품의 양산 램프업(생산량 증대)을 시작했으며, 성능과 전력 효율을 최적화한 2나노 2세대 공정 개발도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순항 중이라는 설명이었다. 아울러 2나노를 넘어 차세대 '1.4나노' 시대를 위한 준비 상황도 공개했다. 강석채 부사장은 “1.4나노 공정은 오는 2029년 양산을 목표로 주요 마일스톤을 계획대로 달성하며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1.4나노 공정 설계를 위한 지원 키트(PDK) 버전 1.0을 고객사에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전자가 내세운 경쟁사 차별화 포인트는 '원스톱 솔루션'이다. 로직, 메모리, 패키징 사업을 모두 보유한 세계 유일의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의 강점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강 부사장은 “로직 공정 기반의 베이스 다이(Base-die)와 메모리 공정 기반의 코어 다이(Core-die)를 3D 스태킹하는 다양한 HBM(고대역폭메모리) 제품을 개발 및 양산 협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AI 반도체 시장에서 HBM4 등 차세대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파운드리 공정으로 제작된 베이스 다이의 역할이 핵심으로 떠오른 점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4나노 공정 기반의 HBM 베이스 다이 제품 출하를 이미 시작한 상태다. 이를 뒷받침할 차세대 패키징 기술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칩을 전선 없이 직접 붙여 데이터 전송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하이브리드 카퍼 본딩(Hybrid Copper Bonding)' 기술을 구축했다. 이미 HBM4 기반 샘플을 지난 분기 주요 고객사에 전달해 기술 협의를 시작했으며, HBM4E 단계부터는 일부 사업화를 계획하고 있어 '패키징-메모리-파운드리' 간 시너지가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를 포함한 비메모리 사업은 '내실 다지기'의 시기를 보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DS부문(반도체) 전체 매출 130조1000억원 중 메모리 매출인 104조1000억원을 제외한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부문의 연간 매출은 약 26조원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약 6조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파운드리 부문의 영업이익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과 중국 거래선의 수요 강세로 매출은 전분기 대비 증가했으나,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손익 개선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LSI 역시 계절적 수요 변화로 실적이 다소 하락했으나, 2억 화소 이미지센서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 첨단 공정뿐만 아니라 레거시(성숙) 공정에서는 '차별화'를 택했다. 지난해 4분기 삼성 파운드리는 중국의 자국화 수요 우선정책으로 레거시 공정의 성장을 유지했지만, 해가 바뀌어 올해는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의 증설 여파로 글로벌 레거시 공정의 경쟁 심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단순 범용 제품보다는 기술 장벽이 있는 스페셜티 공정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기로 했다. 강 부사장은 “4나노 RF(무선주파수), 8나노 eMRAM(내장형 마그네틱 메모리) 등 스페셜티 공정을 확대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모바일과 오토모티브(차량용) 시장을 적극 공략하여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기술력 개선과 수주 확대에 주력해 파운드리의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선단 공정 중심으로 지난해 매출보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과 실적의 지속적인 개선을 전망하고 있다. 우호적인 시장 상황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AI와 HPC 응용처의 성장에 힘입어 선단 공정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맞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신규 파운드리 공장(Fab) 또한 계획대로 올해 적기 가동을 위해 구축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 반등에도 불구하고 비용 이슈로 파운드리 사업의 숨 고르기를 했던 삼성전자로선 올해가 2나노 양산 진입, 1.4나노 로드맵 구체화, 원스톱 솔루션의 가시적 성과를 토대로 사업 경쟁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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