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비수기 K-디스플레이, 하반기 ‘갤럭시·아이폰 특수’ 기다린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계절적 비수기와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부진을 일시적인 숨고르기로 보고 있다. 하반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출하가 늘어나 양사 모두 실적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8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이어온 흑자 행진이 멈추는 셈이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적자는 본업 경쟁력 약화보다는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4월 노동조합과 합의를 통해 기능직과 사무직을 대상으로 최대 3년 치 급여 수준의 퇴직 위로금을 지급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비상장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2분기에는 다소 숨을 고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OLED 출하 감소와 고객사 재고 조정 등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업계와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디스플레이의 2분기 매출을 약 7조원, 영업이익은 4000억원대 중후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소폭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LG·삼성 두 디스플레이 대기업의 영업이익 부진을 통상적인 계절적 흐름으로 파악하고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시장 분위기는 하반기 들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실적 반등의 핵심 변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성수기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략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모바일 OLED 패널 출하도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삼성전자는 다음 달 갤럭시 Z 폴드8과 갤럭시 Z 플립8 등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이어 9월에는 애플이 아이폰18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며, 업계에서는 애플이 첫 폴더블 아이폰도 함께 선보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지면서 고부가 OLED 패널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혜 요인은 업체별로 다소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OLED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폴더블 신제품은 물론 애플향 OLED 공급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특히 폴더블 제품 비중이 확대될수록 고부가가치 패널 판매가 늘어나 수익성 개선 효과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하반기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아이폰18 시리즈와 함께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애플워치12용 패널 공급도 기대된다. 2분기 실적에 반영된 일회성 비용 부담이 해소되고 모바일 OLED 출하 증가가 더해질 경우 흑자 전환을 넘어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함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스마트폰 가격 인상 가능성으로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주력 고객사인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생산 차질 국면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하반기 아이폰18 신제품향 OLED 패널 출하량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하반기 실적 개선이 단순한 계절적 반등의 성격이 아니라는 점에 업계는 주목한다. 생성형 AI 스마트폰 확산으로 프리미엄 OLED 채택률이 높아지고 폴더블 제품 비중도 확대되면서 패널 평균판매단가(ASP) 개선까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생성형 AI 지원 스마트폰은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36%보다 확대된 수치다. 생성형 AI 기능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OLED 채택 확대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실적 회복세 역시 하반기를 기점으로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SK ‘통큰 미래 투자’…“대체불가 대한민국 견인”

삼성과 SK가 정부와 손잡고 서남권을 중심으로 미래 대한민국 경제를 위한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단으로 풀이된다. 기술·시장 선점을 위해 더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기업의 판단과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국가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생각이 일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대한민국 전체를 반도체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정부 계획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핵심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수도권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원을 투자해 2개씩 반도체 메모리 팹 4기를 구축하게 된다. ◇ 삼성·SK 결단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 벨트 구축 공식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기흥·화성·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단의 투자 일정이 많이 빨라졌고 새로운 단지를 준비해야 할 시점도 앞당겨졌다"며 “(반도체 추가 투자 관련) 여러 지역 중 전력, 용수, 인력 확보, 각종 인프라 등 많은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충청권에서도 최첨단 패키징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없어서는 안 될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반도체칩을 적층하는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고 메인 팹 수준의 공정을 요구한다"며 “HBM 팹은 기존의 반도체 후공정 팹과 함께 천안·온양 등 충청권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정부, 지자체가 힘을 모으면 '대체 불가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일조하게 돼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이밖에 기존 사업장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 쪽에서는 삼성 그룹 내부용 AI 데이터센터를 계속 키워가기로 했다. 동시에 로봇 관련 투자를 경상북도 구미에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와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분야에서 경남 울산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경남 거제에서 조선 사업 고도화를 도모한다. 삼성전기는 최첨단 패키지 기판을 핵심으로 부산 공장 투자를 늘려 나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를 세계 최대 바이오 단지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향후 10년간 SK는 평균 100조원 이상의 국내 투자를 계속 집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약 1000조원, 반도체 공급 확장 프로젝트에 약 1100조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최 회장은 “AI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큰 규모로 만들어 상품이 아닌 지능을 수출하고 국내 '지능 시장'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총 15GW(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5GW 규모의 센터를 0.5∼1GW 단위로 쪼개 전국 각지에 구축하는 게 1단계다. 이후 10GW 크기 센터를 전력과 부지, 용수 사정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예정된 구축 시점을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서남권에는 신규 생산 기반을 조성한다.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크게 늘어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는 2045년 완공 예정인 용인 클러스터 계획을 12년 앞당기기로 했다"며 “D램 증산을 위해 용인에 약 600조원, 낸드 증산을 위해 청주에 100조원 정도의 투자를 앞당겨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에도 계속될 메모리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 기반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며 “대규모 부지, 전력, 용수, 인력 등 제반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에 400조원을 투자해 새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 민관 '초대형 투자' 합동 기획…인재 유치·정주 여건 개선 등이 숙제 재계는 정부가 구상한 '메가프로젝트'에 민간 기업들이 초대형 투자를 통해 함께한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AI 시대'가 열리며 반도체는 단순한 전자부품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HBM, AI 서버용 D램,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중국도 막대한 국가 자금을 투입하며 추격에 나섰다. 한국 역시 공급 능력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이번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도 용인·평택 중심 생산거점이 장기적으로 전력과 용수, 부지 확보 측면에서 한계에 접근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서남권을 새로운 반도체 생산축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 용인·평택 중심 설비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서남권 신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피지컬 AI 역시 마찬가지다. 민관 '원팀'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을 경우 AI 데이터센터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고, 반도체가 이를 연산하며,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에서 실제 서비스를 구현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뿐 아니라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도 대규모 투자 효과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된다. 반도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전문 인력 확보, 막대한 전력 수요 대응, 산업용수 공급, 지역 협력업체 육성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세제·금융·규제 개선까지 포함한 장기적인 산업 정책으로 이어져야 투자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K가 투자할 지역 내에서도 획기적인 지원이 이어져야 할 전망이다. 호남권은 신안 해상풍력, 영광 한빛원전, 서해안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공급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다. 충청권은 수도권과 가깝다는 지리적인 이점이 있다. 대청댐과 충주댐이 있어 용수 공급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남권은 전통 제조업의 중심지로 주요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 측면에서는 아직 수도권에 비해 미흡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결국 인재 유치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산업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소폭 개선”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전분기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ICT 산업 호황에 따른 반도체·전자 수출 호조와 중동전쟁 영향에 기업들의 내성이 생긴 결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470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6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0'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전분기(76) 대비 4 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부문별로는 수출기업 지수가 70에서 86으로 16p 상승했다. 내수기업 지수는 78로 전분기와 동일했다. BSI가 기준선 100을 초과하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가 기준치 100을 넘겼다. 3분기 경기가 2분기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반도체는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높은 113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기준선을 넘었다.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화장품(100), 조선(95)이 그 뒤를 이었다. 전자·통신(93)과 전기장비(92)는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전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나란히 상승했다. 시멘트·레미콘·유리 등을 포함하는 비금속광물(61)은 장마철 건설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18p 하락했다.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유·석유화학(64)은 전분기 대비 8p 상승했으나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동전쟁 발발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크게 위축됐던 대기업(88)과 중견기업(86) 심리는 3분기 들어 이전 수준을 회복한 반면 중소기업은 전분기와 같은 78에 그쳤다. 강민재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제조기업 경기전망이 호전되고 있으나 중동 정세 불확실성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기조와 공급망 불안이 제조업 전반의 경영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는 환율 변동성 관리와 원자재 수급 안정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에너지·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기업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전자, 로봇청소기 ‘로니’ 출시…100℃ 스팀에 15㎝ 빌트인 디자인

LG전자가 로봇청소기 'LG 홈봇 AI 오브제컬렉션 로니(RONi)'(이하 로니)를 출시한다고 29일 밝혔다. 로니는 고객의 주거 환경과 인테리어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주방 싱크대 하단 걸레받이 공간에 설치하는 자동 급배수형 '히든스테이션' △집안 어느 곳에나 독립적으로 배치 가능한 물통형 '오브제스테이션' 두 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히든스테이션은 거치대(스테이션) 높이가 15cm에 불과해 별도의 하부장 시공이나 기존 수납공간의 희생 없이 걸레받이 공간을 그대로 활용해 설치할 수 있다. 오브제스테이션은 협탁 디자인을 갖춰 다양한 생활공간에 조화롭게 배치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두 제품 모두 청소시 스테이션의 전면 자동 개폐 도어로 출입하며, 평소에는 도어가 닫혀 기기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다. LG전자는 로니에 세계 최초로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100℃ 스팀 기능을 적용했다. 청소 시 100℃ 스팀을 물걸레에 분사해 바닥의 찌든 때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청소 후에는 스테이션에서 100℃ 스팀과 온수 세척으로 유해균 4종(황색포도상구균·녹농균·폐렴간균·대장균)을 99.99% 없앤다. 세척 후에는 온풍으로 물걸레를 건조해 악취 유발 물질을 최대 97% 줄인다. 또한 상단 배기 팬으로 습기를 배출하는 특허 기술 '스테이션 컨디셔닝'을 적용, 내부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한다. 청소 성능도 한층 끌어올렸다. 로니는 30W(와트)의 흡입력과 함께 180rpm(분당 회전수)으로 고속 회전하는 물걸레 성능을 갖췄다. 또 모서리 청소 시 구석 먼지를 중앙 흡입구로 쓸어 모으는 사이드 브러시가 약 46㎜까지 확장돼 사각지대를 줄였다. 사용 편의성을 높여주는 기능도 눈에 띈다. 모서리 청소 시 구석 먼지를 중앙 흡입구로 쓸어 모으는 사이드 브러시가 약 46mm까지 확장돼 사각지대 없이 꼼꼼히 청소하며, 흡입구에 탑재된 이중 브러시는 머리카락을 가운데로 모아 엉킴을 효과적으로 방지한다. 로니는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AI 사물인식' 기술과 본체에 탑재된 8개의 센서로 공간 구조를 분석하고 전선·화분·반려동물의 배설물 등 120여종의 물체를 구분해낸다. 또한, 거실·주방·침실 등 공간을 스스로 구분해 각 환경에 맞춰 흡입력과 주행 방식을 스스로 조절한다. 로니는 독자 보안 시스템 'LG 쉴드(LG Shield)'를 탑재해 수집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암호 키를 분리 저장하는 등 보안 위협을 최소화했다. 또 청소 후 스테이션 도어가 닫히는 구조를 갖춰 카메라 노출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소비자는 오는 7월2일부터 LG전자 베스트샵과 엘지이닷컴, 쿠팡 등에서 로니를 구매할 수 있다. 출하가는 히든스테이션과 오브제스테이션 모델 모두 219만원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카카오 오늘 하루 파업…직원 2100명 이상 ‘로그아웃’

카카오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가 29일 정규근무 8시간 동안 '전일 파업'에 돌입했다.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5개 기업 소속 조합원 2100명 이상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노조에 따르면, 전날인 28일 사전 집계한 파업 참여 인원은 약 2100명이다. 노조는 “오늘 참여를 신청하는 분들도 있는 상황이지만, 추가 집계는 하고 있지 않다"면서 “대략 2100명 이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 노조 전일 파업을 가리키는 일명 '로그아웃 데이'는 카카오 직원들이 업무를 위해 접속한 여러 업무 시스템에서 로그오프나 로그아웃해 업무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파업하는 형태다. 앞서 카카오 노조는 지난 10일 4시간짜리 한시적 파업을 진행하고 경기도 판교 일대에서 집회를 연데 이어 29일에는 집회 없이 8시간 정규근무시간 동안 파업을 벌인다. 노조의 요구 사항은 법인 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정리해고 중단과 고용 안정, 성과급 지급 등이다. 카카오 노조는 “오늘 파업 이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며 “사측과 교섭은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애플, 메모리 가격 급등에…중국산 칩 구매 검토

애플이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산 메모리 칩 구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에서 메모리칩을 사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CXMT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됐다는 이유로 미 국방부가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은 업체다. 애플은 한 달여 전 미 상무부에 먼저 접촉했고, 백악관을 비롯한 행정부 관계자와 워싱턴 정가 인사들을 상대로도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본격적인 로비에 나선 것은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 전략 중 하나로 분석된다. 애플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을 이유로 전 세계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약 20% 인상했다. 애플은 공식 성명에서 “소비자 전자제품 산업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는 부품 가격이 이렇게 강하고 빠르게 오른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애플의 이 같은 전략은 미국 의회와 행정부의 강한 반발에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의 존 물레나(공화·미시간) 위원장은 “애플이 중국 군사 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핵심 공급망을 장악하도록 돕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2022년에도 중국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메모리칩 채택을 검토했으나, 의회와 정부의 반대에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당시 상원의원이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교섭 진행, 파업 강행”…카카오 전일제 파업 ‘폭풍전야’

카카오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 유니언)의 전일제 파업을 앞두고 노조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노사 간 교섭은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는 못한 상황으로, 노조는 29일로 예고한 전일제 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가 오는 29일 조합원들이 개인 연차를 사용해 업무를 중단하는 '로그오프 데이(Log-off Day)' 방식의 전일제 파업에 돌입한다. 앞서 지난 10일 4시간 동안 진행한 1차 파업 당시 경기도 판교 일대에서 별도의 집회를 벌였으나, 이번에는 집회 없이 8시간 동안의 로그오프만 진행할 예정이다. 노사는 1차 파업 이후 별도의 교섭을 진행했으나,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측은 “노조와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새롭게 업데이트할 내용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1차 파업 이후) 사측과 교섭은 진행했고, 교섭 세부 사항은 비공개"라며 “29일 로그아웃데이는 그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는 교섭을 진행하면서 점차 파업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가 2시간 파업을 진행했고, 지난 10일에는 점심시간 전후 4시간을 파업했다. 카카오 노조가 전일 파업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가 밝힌 카카오지회 소속 조합원 수는 약 5000명 정도다. 이번 전일제 파업은 '하루짜리' 파업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4일 간의 업무 공백이 발생한다. 카카오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을 전사 휴일인 '리커버리 데이'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달 리커버리 데이는 노조의 2차 파업일 직전인 26일이다. 다만 카카오 본사에만 '리커버리 데이'가 적용되며, 나머지 법인은 이를 적용받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카카오 노조의 파업을 두고 여론은 다소 싸늘하다. 플랫폼 기업의 특성 상 파업에 따른 노조의 사측 압박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1차 파업 당시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는 서비스 중단이나 이용자 불편을 야기하진 않았다. 그러나 카카오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사측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순 있다. 실제 카카오 주가는 최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카카오 본사 노사의 노동위원회 조정 결렬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8일 당시 52주 신저가(3만8500)를 기록했고, 1차 파업 당일에는 또다시 신저가(3만7400원)를 기록하며 하락을 거듭했다. 지난 24일 기준 주당 3만34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업계에서는 노조 파업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카카오의 미래 사업에 대한 시장의 반응 역시 차갑게 식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조의 파업이 주요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노사 간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카카오가 역점을 두고 있는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밀릴 수 있고, 향후 개발 일정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1차 파업 당시 기자들과 만나 “직원들이 하루 쉰다고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파업 당일 대규모 장애가 예상되지는 않지만, 장애 발생 시 대응은 늦어질 수 있다. 또 여러 개발 일정이나 사업장 일정에는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美반도체 마이크론 ‘최대 실적’…삼성·SK도 ‘기대치 높인다’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마이크론 실적은 글로벌 메모리 업황의 선행 지표로 평가받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24일(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 3분기(3~5월) 매출이 414억5600만달러(약 64조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직전 분기(238억6000만달러)보다 74% 늘었고, 전년 동기(93억100만달러)와 비교하면 4배 넘게 급증했다. 회사가 제시했던 가이던스(약 335억달러)는 물론 월가 전망치인 약 358억달러도 크게 웃돌았다.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333억1800만달러(약 52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53%가량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81%에 달한다. 마이크론의 호실적은 예상보다 강력한 메모리 슈퍼사이클 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당 분기 관련 매출만 250억달러를 넘어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HBM4(6세대) 매출이 이미 1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HBM4 12단 제품의 양산 속도는 이전 세대인 HBM3E(5세대) 대비 두 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제품인 HBM4E(7세대)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마이크론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시장의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HBM 중심의 생산 확대가 범용 메모리 공급 감소로 이어지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D램과 낸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28년 이후 공급 여건이 일부 개선될 수 있지만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설명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품귀 현상은 메모리 가격 상승을 떠받치고 있다. 마이크론은 “중기적으로 고객 수요의 50~66%만 충족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HBM 생산 확대에 따라 일반 D램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점도 공급 부족의 원인으로 꼽았다. 낸드 생산라인 일부를 D램 생산으로 전환하는 등 업계 전반에서 AI 메모리 생산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실적은 단순한 호실적을 넘어 AI 메모리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특히 HBM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실제 마이크론의 역대급 성적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글로벌 메모리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만큼 업계 실적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마이크론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역시 시장 전망을 웃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양사의 연간 영업이익(약 91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영업이익 최대 전망치를 기준으로 하면 2분기 양사 합산 영업이익은 160조원까지 치솟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최대 90조원, 70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1분기에는 삼성전자가 57조2000억원, SK하이닉스가 37조6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범용 D램 가격 상승 효과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직전 분기보다 58~6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능력이 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HBM뿐 아니라 서버·모바일·PC용 메모리 가격 상승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HBM 경쟁력 회복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에서는 HBM4 양산 확대와 주요 고객사 공급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메모리 부문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선점 효과를 재확인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크론 실적을 통해 수요가 생산능력을 웃도는 상황이 다시 확인된 만큼 HBM 시장의 공급자 우위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D램 및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은 각각 45%, 60%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역대 최대 영업이익 경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 상승이 지속될 수 있는 수급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HBM3E 제품의 경우 SK하이닉스 중심으로 대응 중이라는 점이 긍정적 요인으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의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HBM과 서버용 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초호황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역시 시장 기대치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SK 반도체 ‘광주전남 투자’…기대 만큼 우려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정부 주도의 호남지역 제2 반도체 클러스터(산업집적단지) 신규 조성사업에 참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호남 등에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검토와 관련해 “논의 마무리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며 “확정이 되면 기업들과 부처가 모여 한 번에 국민에게 설명해 드리는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의 발언은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국민 앞에 공개하겠다"고 언급한 내용에 반도체 공장 지방 증설이 포함돼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 청와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오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국토공간 대전환' 관련 민관합동회의를 앞두고 주요 대기업의 지방 투자 방안을 사전 조율하기 위한 성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회동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29일 민관합동회의 다음날인 30일 광주에서 SK하이닉스의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같은 반도체 공장 지방증설 투자 계획이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인 만큼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다만,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 연쇄 회동이 이어지면서 두 대기업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재계는 삼성과 SK의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을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균형 발전 전략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정부는 이른바 '5극3특'(5개 초광역권, 3개 특별자치도) 국가균형발전전략과 남부권 반도체 벨트 구축을 추진 중이다. 또한, 오는 8월 시행을 앞둔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반도체 특별법)'에 지역균형 발전을 고려한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 방안과 인허가 특례 등이 담긴 것도 반도체 기업의 지방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법적 근거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반도체 특별법 시행과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연계해 새로운 성장 거점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도권 중심 산업구조가 장기적으로 전력·용수·부지 확보 측면에서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비수도권 투자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광주·전남이 반도체 신규 투자 후보지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산업적 강점도 존재한다. 전남 지역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해상풍력 발전 단지가 밀집해 있어 재생에너지 활용 여건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RE100(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등 친환경 경영 요구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입지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광주광역시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산업육성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점도 반도체산업과의 시너지 요소로 꼽힌다. 광주는 320개 이상의 AI 관련 기업을 유치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AI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광주 전역에서는 AI 기술 실증과 산업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또한, 광주와 전남이 하나로 통합된 '광주·전남특별시'로 출범하면서 행정 및 산업의 통합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지역균형 발전과 첨단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만큼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 구조를 일부 분산하려는 정책적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 후보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공장은 대규모 고용 창출과 협력업체 유입,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큰 대표적인 첨단 제조시설이다. 반도체 생산기지가 조성될 경우 수많은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함께 집적되면서 지역 산업 구조 전반의 고도화를 이끌 수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초 업계에서는 첨단 패키징 등 후공정시설 유치 가능성이 주로 거론돼 온 것과 달리 최근 전공정 생산라인까지 포함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 과정은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과정까지를 뜻하는 전공정과 칩을 조립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종 제품으로 생산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패키징은 여러 칩을 조립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끌어올리는 고부가가치 공정으로 최근 AI 산업 성장과 함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후공정 시설과 전공정 팹(Fab)은 투자 규모와 난이도 측면에서 전혀 다른 사업이라고 평가한다. 첨단 패키징 공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입지 제약이 적지만 전공정 팹은 초순수 공급 설비와 대규모 전력망, 물류 체계, 전문 인력, 소재·부품·장비 협력사 등 반도체 생태계 전반이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지역에 전공정 생산기지를 조성하는 것은 단순히 공장 한 곳을 짓는 수준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체를 새로 구축하는 사업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후공정과 전공정은 의미가 전혀 다르다"며 “전공정 팹은 공장 하나를 짓는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생태계 전체가 움직이는 사안인 만큼 투자 방식과 규모를 둘러싼 검토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재계도 향후 발표될 투자 계획의 세부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공정 중심 투자일 경우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지만 전공정까지 포함될 경우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에서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최근 지방 반도체 투자 논의와 관련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치권 논리에 좌우되지 않도록 지켜보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재계 안팎에서도 투자 결정이 기업 경쟁력과 산업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인력 확보 문제도 변수다. 반도체 공장은 생산직뿐 아니라 공정·장비 엔지니어와 연구개발(R&D) 인력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한다. 업계에서는 수도권과 충청권에 형성된 인력집단이 단기간에 호남으로 이동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인력은 오는 2031년까지 약 5만 4000명 부족할 것이라는 추산이다. 협력사 이전 문제도 거론된다. 공장 건설이 현실화될 경우 장비·소재 협력사들도 함께 이동해야 하는 만큼 공급망 재구축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호남권 반도체 투자는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정책 목표와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 확보라는 산업적 과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향후 정부와 기업 간 논의 과정에서 첨단 패키징 시설이나 연구개발(R&D) 센터, AI 반도체 실증시설 등 현실적인 투자 방안이 먼저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반면에 전공정 생산라인은 수십조원 규모 투자와 공급망 재편이 수반되는 만큼 단기간 추진보다는 중장기 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균형 발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투자 형태와 규모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체의 경우 정치적 상징성보다는 산업 경쟁력과 공급망 효율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거론되는 투자 구상이 지역 발전과 산업 경쟁력이라는 두 목표를 모두 충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공론화 논란…이상일 시장 “산업은 산업 논리로”

국무총리실 사회대개혁위원회가 국가 반도체 산업단지 정책에 대한 공론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호남권 유치를 요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산업 논리에 따른 국책사업 추진을 강조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23일 국무총리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가 전날 발표한 '국가 반도체 산단 정책 공론화 필요' 입장과 관련해 “이미 국가정책으로 결정돼 국책사업으로 진행 중인 용인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프로젝트를 공론화 명분으로 시민사회 논쟁의 장으로 끌어들이고 국가산단 조성을 흔들려는 의도라면 용인시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기업의 투자는 리스크를 감당해야 할 기업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며, 시민사회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앞서 국무총리 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위원장 박석운)는 6월 22일 정부가 반도체 산업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개위는 반도체 산업 정책이 산업 경쟁력, 전력 및 용수 수급 안정성뿐만 아니라 지역생산 지역소비 원칙, 국가균형발전,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 수용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결정된 국가 반도체 산업 관련 정책이 지난 정부에서 충분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생략하고 일방적으로 발표되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며, 국회·정부·기업·전문가·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상일 시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에 조성이 결정된 용인시 원삼면의 SK하이닉스 용인반도체클러스터도 단지 선정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론화를 거친 적이 없다"며 “왜 현 정권의 직전 정권만 비판하느냐"고 반박했다. 이 시장은 사개위가 올해 2월 서울과 부산에서 토론회를 열거나 시도했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 공론화 주장이 용인 국가산단 조성 훼방 의도를 표출했던 과거 토론회들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 대만 등 반도체 선도국 중에서 대규모 반도체 투자결정이나 입지 선정을 시민사회 공론화를 통해 결정한 사례가 있는지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 시장은 사개위의 입장문에 '지역생산 지역소비 원칙'이 포함된 것을 두고, 용인 국가산단 반도체 팹(Fab)의 지방 이전을 주장하는 친정권 지역에 선물을 주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감추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호남권에서는 반도체 핵심 제조시설인 전공정(FAB) 유치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광주 동남갑)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전남 반도체 공장 유치가 단순한 후공정 투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완전한 반도체 산업 생태계 구축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공정(FAB)이 들어와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광주·전남권 후공정 투자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전자는 패키징 투자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추진하는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연계해 전공정 공장 유치가 남부권 반도체벨트를 완성하는 핵심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 집중 완화와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 생산시설 분산이 필요하다며, 통합광주가 한빛원전을 비롯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과 재생에너지 공급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유치 주장과 사개위의 공론화 요구에 대해 이상일 시장은 정진욱 의원을 향해 “용인에 대한 관심은 끄고 광주에 전념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이 시장은 “용인 국가산단은 2023년 3월 정부가 조성을 결정했고, 같은 해 7월 정부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선정했으며, 2024년 12월에는 정부가 국가산단 계획을 승인한 국책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 360조원을 투자할 계획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1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산업시설용지 분양계약을 맺었으며, 지난해 12월 22일부터 토지보상이 진행 중이다. 또한 이 시장은 “서울행정법원은 올해 1월 일부 환경단체가 제기한 국가산단 계획 승인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국가산단 승인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행정부가 결정하고 사법부가 적법성을 확인한 국책사업을 정치적 논쟁의 대상으로 삼아 국가정책의 신뢰성을 훼손하지 말라고 사개위에 촉구했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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