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5% 늘고, 두께 12% 줄었다…“갤럭시 워치 역대 최강”

삼성전자가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갤럭시 언팩 2026' 행사를 열고 '갤럭시 워치 울트라2'와 '갤럭시 워치9'을 공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은 “이번 신제품은 예방적 건강 관리로 사용자가 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줄 디지털 헬스 경험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새로운 갤럭시 워치 시리즈는 선제적인 건강 관리를 돕는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워치 울트라2는 갤럭시 워치 중 역대 최고 성능을 구현했다. 배터리 용량은 이전 모델 대비 35% 늘어난 800㎃h로 커졌고,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 플랫폼을 탑재해 CPU 성능은 32%, GPU 성능은 19% 개선됐다. 반면 바디 두께는 내부 구조 재설계로 이전 모델보다 12% 압축된 10.7㎜로 줄었다. 디스플레이는 스마트워치 사상 최초로 최대 5000니트 밝기를 지원해 강한 햇빛 아래서도 시인성을 확보했다. 티타늄 프레임은 유지하면서 방진·방수 등급을 IP69K로 끌어올려 외부 충격에 대한 내구성도 강화했다. 새로 추가된 '트레일 러닝' 기능은 고도, 등반 진행 상황, 지면 상태를 추적해 페이스 조절과 부상 위험 감소를 돕는다. 기존 땀 손실 추정치 기능에는 체중 대비 손실량을 기준으로 알려주는 실시간 수분 섭취 가이드가 새로 붙었다. 다이빙 분야에서는 10ATM·IP69K 방수 등급에 더해 국제 다이빙 장비 안전 규격 EN13319 인증을 획득해, 수심·시간·수온 등 다이빙 데이터를 손목에서 실시간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됐다. 다이빙 장비 브랜드 마레스와 공동 개발한 전용 앱은 올해 하반기 지원 예정이며, 향후 2년간 워치 울트라2에 독점 제공된다. 워치9은 일상 속 건강 트래킹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원형 디스플레이를 사각 바디가 감싸는 전작의 '쿠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가벼운 알루미늄 바디와 실리콘 밴드로 착용감을 높였다. 역시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 플랫폼을 탑재했고, 배터리는 이전보다 20% 늘어난 390㎃h(40㎜ 기준)로 커져 수면 중 장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 디스플레이 밝기는 최대 3000니트다. 두 모델 공통으로는 헬스 기능이 새롭게 강화됐다. 수면 중 심박수·심박변이도·호흡률·피부온도·혈중산소포화도를 측정해 개인 기준값 대비 변화를 알려주는 '생체 징후' 기능, 수면·활동량·체성분·혈관 스트레스 추이를 바탕으로 한 '심장 건강 점수', 운동 여부를 조언하는 '일일 유산소 부하', 체성분·심폐지구력을 종합 분석하는 '신체 체력 지수', 유해 소음을 감지하는 '청력'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 2024년 스마트워치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았던 수면 무호흡 감지 기능은 AI 기반으로 업그레이드돼 추가 FDA 승인을 획득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8일부터 삼성닷컴과 온라인 오픈마켓, 오프라인 매장에서 두 제품의 국내 사전판매를 시작하고, 8월 7일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에 순차 출시한다. 가격은 워치 울트라2 47㎜ LTE 모델 96만9100원, 워치9 44㎜ LTE 모델 56만9800원(블루투스 53만9000원), 40㎜ LTE 모델 52만9100원(블루투스 49만9000원)이다. 워치 울트라2는 티타늄 실버·그레이 2종, 워치9은 40㎜(크림·그라파이트)와 44㎜(실버·그라파이트) 색상으로 출시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메뉴판 봤을 뿐인데 번역이”…삼성,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공개

“저기, 이거 뭐라고 쓰여 있는 거예요?" 낯선 나라 식당에서 메뉴판을 마주하면 늘 난감하다. 예전 같으면 스마트폰을 꺼내 번역 앱을 켜고, 카메라로 메뉴판을 찍고, 인식되길 기다려야 했다. 삼성전자가 새로 공개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쓰고 있다면 이 과정이 통째로 사라진다. 안경을 쓴 채 메뉴판을 바라보기만 하면, 인공지능(AI)이 그 자리에서 외국어를 읽어내 음성으로 번역해 들려준다. 이 기능은 삼성전자가 2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에서 공개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Intelligent Eyewear)'의 대표 경험이다. 음성·제스처·시각 정보만으로 작동하는 이 안경형 기기는, 손으로 폰을 꺼내 앱을 켜고 조작해야 했던 번역 과정을 시선 하나로 대신 처리해 준다. 삼성전자는 2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에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의 주요 기능과 새로운 디자인 2종을 추가로 공개했다.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기로 축적해 온 하드웨어 기술력을 안경형 폼팩터로 확장한 신제품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 최원준 사장은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사용자의 의도와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한 기능을 보다 직관적으로 연결하는 모바일 경험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는 일상 속 맥락을 자연스럽게 인식해 더욱 개인화된 AI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접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얼굴에 착용하는 기기라는 특성을 고려해 무게, 두께, 균형감, 내구성을 중점적으로 최적화했다. 프레임 구조와 내부 부품 배치를 정교하게 설계해 장시간 착용에도 부담이 없도록 했고, 카메라·센서·마이크·스피커와 스냅드래곤 AR1 Gen1 등 핵심 부품을 담았다. 내장 카메라로 눈앞 장면을 실시간 촬영하고, 시야 정보를 기반으로 AI 기능을 바로 활용할 수 있다.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최대 9시간 사용 가능하며, 충전 케이스로 최대 7회 추가 충전할 수 있다. ◇ 음성·제스처·시각으로 손 안 대고 쓰는 AI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는 삼성전자와 구글의 협력으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에서 구동된다. 사용자는 음성·제스처·시각 정보를 활용해 하던 일을 멈추지 않고 메시지 확인, 번역, 길 안내, 정보 기록 등을 핸즈프리로 처리할 수 있다. 상대방의 음성이나 메뉴판의 외국어를 인식해 제미나이가 실시간 번역을 음성으로 들려주는 게 대표 사례다. 카메라로 화이트보드나 문서, 회의 장면을 촬영하면 갤럭시 폰의 노트 앱에 자동 정리되고, 주변 환경을 인식한 길 안내와 이전 대화를 이어가는 연속 대화도 지원한다.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부문 사장 사미르 사마트는 “안드로이드 XR 기반의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통해 제미나이 AI와 디자인 경쟁력을 갖춘 핸즈프리 경험을 빠른 시일 내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젠틀몬스터·워비파커와 손잡고 디자인 2종 추가 이번에 공개된 디자인은 젠틀몬스터와 워비파커 협업 모델 각 1종씩이다. 젠틀몬스터 모델은 블랙 계열의 슬림한 프레임에 직선적인 상단과 라운드형 하단을 조합해 세련된 실루엣을 냈고, 워비파커 모델은 기존 청록색에 이어 브라운 색상과 브로우라인을 살린 균형 잡힌 디자인으로 나왔다. 이마·귀 등 접촉 부위와 다양한 얼굴형·두상을 고려해 착용감도 다듬었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지난 5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I/O 2026'에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디자인 2종을 먼저 공개한 바 있다. 이번 언팩에서 추가된 2종을 더하면 공개된 디자인은 총 4종으로 늘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펼치니 일도 척척”…삼성 폴더블폰 3종 베일 벗었다

“이번 주말에 만날까?" 친구와의 채팅 도중 약속 얘기가 오가자, 화면 아래 '일정 등록' 버튼이 슬쩍 떠오른다. 누르기만 하면 캘린더에 약속이 저장된다. 만날 장소를 검색하면 이번엔 '위치 저장'을 제안한다. 대화의 맥락을 읽고 다음 행동을 먼저 건네는 이 기능이 삼성전자가 새 폴더블 3종에 담은 AI 비서 '나우 넛지(Now Nudge)'다. 삼성전자는 2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갤럭시 언팩 2026' 행사를 열고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 등 폴더블 신제품 3종을 공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사장)은 “AI가 진화할수록 모바일 기기는 사용자를 가장 잘 이해하고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접점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갤럭시 Z 시리즈로 차세대 인텔리전스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라인업 3종으로 확대…콘텐츠·생산성·개성 나눠 공략 이번 갤럭시 Z 시리즈는 기존 2종에서 3종으로 늘었다. 콘텐츠 몰입에 최적화된 '폴드8', 생산성을 극대화한 '폴드8 울트라', 개성 표현과 AI 경험에 집중한 '플립8'로 역할이 나뉜다. 폴드8은 펼쳤을 때 7.6형(4:3 비율) 화면으로 영상 재생 시 여백을 줄여 몰입감을 높였고, 201g으로 역대 폴드 중 가장 가볍다. 폴드8 울트라는 '울트라' 명칭을 폴더블에 처음 붙인 최상위 모델로, 8형 메인 화면과 4.1mm 두께(펼친 상태 기준 역대 최박)로 멀티태스킹과 휴대성을 동시에 잡았다. 배터리는 5,000mAh로 늘었고, 갤럭시 Z 시리즈 최초로 45W 고속·듀얼 패스 충전을 적용해 충전 효율을 높였다. 플립8은 180g·6.1mm로 역대 플립 중 가장 얇고 가벼우며, 커버 디스플레이 '플렉스윈도우'를 AI 중심 인터페이스로 새로 짰다. 후면에는 5000만 화소 광각 카메라와 AI 기반 프로비주얼 엔진을 탑재해 플립샷, 캠코더 그립, 미러뷰 등 개성 표현 기능을 강화했다. ◇ 플렉스 티타늄 첫 적용… 밝기 전작 대비 15%↑ 폴드8 울트라·폴드8에는 티타늄 합금 필름과 강화 티타늄 플레이트를 결합한 '플렉스 티타늄' 기술이 처음 적용됐다. 내구성을 높이면서 화면 주름을 눈에 띄게 줄인 게 특징이다. 힌지 구조와 자성, 화면 장력도 정밀 최적화해 개폐감을 한층 부드럽게 다듬었다. 메인 디스플레이 밝기는 전작 갤럭시 폴드7 대비 약 15% 향상된 최대 3000니트로, 비전 부스터와 저반사 기술을 더해 야외 시인성을 끌어올렸다. ◇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로 진화한 에이전트형 AI 갤럭시 AI와 구글 제미나이 인텔리전스가 결합하면서, 질의응답 중심이던 기존 제미나이보다 한 단계 나아간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화면과 콘텐츠의 맥락을 이해해 배달·예약·쇼핑 등 40여 개 앱을 자동 실행하고, 식당 검색부터 예약, 일정 관리까지 한 번에 처리한다. 폴더블 대화면에서는 대화창과 AI 에이전트의 작업 화면을 나란히 띄워 처리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일정·뉴스·건강 정보를 알아서 정리해주는 '나우 브리프', 메모·이미지·녹음·문서를 한 공간에 모으는 '제미나이 노트북'도 함께 탑재됐다. 새로운 갤럭시 Z 시리즈는 국내 사전 판매를 28일부터 시작해 8월 7일부터 한국, 미국, 영국, 인도, 브라질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에 순차 출시한다. 가격은 12GB 메모리·256GB 스토리지 기준 폴드8 울트라 257만 7300원, 폴드8 227만 8100원, 플립8 168만 3000원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현장] “춤은 못 춰도 손은 흔들어요”…K-디스플레이 달군 로봇

22일 서울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전문 전시회 'K-Display 2026(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의 산업현장 안전관리 솔루션 기업 '미스릴' 전시장. 몸통에 로고를 단 로봇개 '유니트리 지오2'가 가상의 산업현장을 순찰하고 있었다. 로봇은 입 부분 센서로 배관에서 새어나오는 가스 누출 소리를 감지하고, 머리에 탑재된 카메라로 화재 여부를 확인했다. 이상 징후를 포착하자 로봇은 다리 한쪽을 들어 화재현장을 두 번 가리키며 “화재가 발생했습니다"라고 알렸다. 처음엔 “귀엽다"며 웃던 관람객들도 로봇이 사람 대신 위험 업무를 수행하는 장면을 보고서는 “사람보다 낫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스릴을 찾은 현대제철 관계자는 “로봇은 24시간 쉬지 않고 순찰하며 새벽 시간대 화재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며 “앞으로 산업현장 곳곳에 무인 안전관리 로봇이 확대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25회째를 맞은 K-Display 2026에는 디스플레이 전문 전시회임에도 로봇이 전시장 곳곳에 등장했다. 안전관리 로봇개부터 로봇 두뇌 플랫폼, 소방로봇까지 다양한 로봇이 전시됐다. 로봇이 산업현장의 새로운 파트너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들이 로봇 시장에 잇달아 뛰어드는 배경에는 가파른 성장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오는 2035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 전망치를 기존 60억달러에서 380억달러(56조원)로 6배 이상 상향 조정했다. 로봇 완제품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앞서가고 있지만, 로봇의 '얼굴'이자 핵심 인터페이스인 디스플레이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로봇 눈·표정을 구현하는 OLED 시장에서 한국의 강세가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매출 기준 세계 OLED 시장에서 68.3%를 차지해 중국(31.3%)을 두 배 이상 앞섰다. ◇ 삼표부터 현대제철까지…새벽 공장 지키는 로봇개 2023년 설립된 미스릴은 삼표그룹을 첫 레퍼런스로 확보한 뒤 사고율이 크게 줄면서 시멘트협회를 통해 업계 전반으로 도입이 확산됐다. 현재 삼표시멘트·성신양회·한일·쌍용·아주산업 등 시멘트업계와 SPC·현대제철·조선소·건설 현장 등으로 고객사를 넓혔다. 투입된 로봇은 유지 시간 3~4시간, 배터리 포함 무게 15kg에 최대 10~12kg을 탑재할 수 있다. 미스릴 유지환 부사장은 “기존에는 관제실에서 사람이 수십, 수백 대의 CCTV를 24시간 눈으로 확인해야 해서 피로도가 높고 새벽 시간대 빈틈이 생겼지만, AI 기반 로봇 순찰을 통해 이 페인 포인트를 완벽히 해결했다"고 말했다. ◇ “제 이름은 맥퀸입니다"…달려와 인사하는 로봇 로봇 자체가 아니라 두뇌를 만드는 업체도 있었다. 인티그리트 부스에서는 초등학생 정도 키에 작은 얼굴을 가진 휴머노이드 '맥퀸'이 참가자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했다. “너 이름이 뭐야?"라고 묻자 “제 이름은 맥퀸입니다"라고 답했고, “춤출 수 있어?"라는 질문에는 “춤은 출 수 없지만 간단한 동작은 몇 가지 할 수 있다"며 손을 흔들었다. 인천국제공항 안내로봇 '플래티'도 함께 시연됐는데, “면세점이 어디야?"라는 질문에 “앞으로 500m 직진하시면 됩니다"라고 답했다. 맥퀸에 탑재된 에어패스 V4 맥퀸(AirPath V4 McQueen)은 초소형·경량화된 엣지 AI 플랫폼이다. 비전·언어·행동을 아우르는 VLA 모델과 한국어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의 실시간 추론을 하나의 온디바이스 스택으로 통합 실행한다. 다양한 로봇 하드웨어에 표준화된 두뇌를 이식해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 현장에서 가스 유출 점검에 쓰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개 '스팟'에도 이 회사의 AI 추론 기술이 적용됐다. 인티그리트 관계자는 “당사는 로봇 하드웨어를 직접 제작하는 대신, 기존 로봇 제조사의 몸체에 탑재되는 지능형 두뇌를 개발하는 기업"이라며 “로봇 자체만으로는 고차원적인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 RFM(로봇 기초모델), VLA(비전·언어·행동 모델) 기반의 액션 제어 모듈을 공급한다"고 말했다. ◇ “로봇 얼굴은 우리 몫"…삼성·LG디스플레이 가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휴머노이드를 새로운 OLED 수요처로 주목하며 이번 전시에 가세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흰색 헤드와 검은색 디스플레이 조합의 휴머노이드 헤드를 미니 홈로봇과 함께 전면에 배치했다. 6.9형 OLED 휴머노이드용 디스플레이와 1.3형 원형 OLED가 적용된 'OLED 컴패니언 AI 토이'가 로봇의 다양한 감정 표현을 보여주며 시선을 끌었다. LG디스플레이도 휴머노이드용 'P(플라스틱)-OLED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처음 공개하며 17개의 휴머노이드 헤드를 부스 전면에 배치했다. 오토바이 헬멧 형태의 검은색 디스플레이는 무지개빛으로 'Hello'라는 문구를 띄우며 방문객을 맞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재는 디스플레이만 전시한 단계라 감정 표현만 구현할 수 있는데, 궁금함·하트 등 총 9가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며 “휴머노이드는 보통 검정 얼굴인데, 이런 감정 표현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면 훨씬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P-OLED는 영하 30도부터 영상 85도까지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관계자는 “산업현장에서도 쓸 수 있도록 LED 수명이 길어 1만500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로봇이 산업현장에 도입되고 있지만 과제도 남아있다. 완전 자동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로봇이 능동적으로 순찰하고 불을 끄는 게 아니라, 기술력으로는 사람과 함께해야 시너지가 난다"고 말했다. 노창호 삼성디스플레이 AX연구센터장(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실제 생산라인에는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적용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며 “현재로서는 휴머노이드가 좋은 해법은 아니며, 비용과 기능 면에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BTS 제이홉은 빨랐다”…‘Z폴드8’ SNS에 삼성은 웃는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공개 행사(갤럭시 언팩)를 앞두고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의 SNS 게시물이 글로벌 IT 팬덤을 먼저 달궜다. 제이홉이 공개한 영상 속 폴더블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폴드8'으로 추정되면서 주요 해외 IT 전문매체들이 잇따라 이를 분석·보도하는 등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제이홉은 최근 월드투어 도중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공개된 기기는 짧고 넓어진 화면 비율과 후면 카메라 배치 등에서 삼성전자가 이날(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공개할 예정인 갤럭시 Z 폴드8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Android Authority, Notebookcheck 등 주요 해외 IT 전문매체들은 물론 글로벌 IT 커뮤니티에서도 해당 영상을 집중 조명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BTS와의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신제품 공개를 앞둔 '프리(Pre)-언팩' 바이럴 전략의 일환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제이홉 측은 해당 기기가 실제 갤럭시 Z 폴드8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최근 기업 마케팅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한다. 과거처럼 TV 광고나 대규모 캠페인을 통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유명인의 자연스러운 제품 사용 장면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팬들이 이를 자발적으로 공유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K팝 아티스트의 개인 SNS는 신제품 마케팅 채널 못지않은 파급력을 갖는다는 평가다. 이번 사례 역시 정식 언팩 이전부터 제품 디자인과 사양을 둘러싼 온라인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삼성전자가 별도의 추가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전 세계 소비자들의 관심을 선점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광고라는 인식이 강한 홍보물보다 스타가 일상에서 실제 사용하는 모습이 소비자에게 더 높은 친밀감과 신뢰를 준다"며 “최근 기업들은 공식 광고뿐 아니라 SNS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언드 미디어(Earned Media)' 효과를 중요한 마케팅 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LG디스플레이, 상반기 흑자 안착…“하반기도 OLED로 공략”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9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영업손실 826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11조 1461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 6523억원) 대비 4% 줄었지만, 손익 구조는 1216억원 개선됐다. LG디스플레이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올해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액은 5조6121억원으로 전분기(5조5340억원) 대비 1% 늘었으나, 영업손실 1077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영업이익 1467억원)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다만 지난해 2분기(영업손실 1160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은 축소됐다. 회사 측은 2분기 실적 악화 배경으로 계절적 비수기와 일회성 비용을 꼽았다. 통상 상반기는 완제품 제조사들이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부품 재고를 조정하면서 디스플레이 수요가 둔화되는 시기인데, 여기에 인력 운영 효율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까지 반영되면서 손익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상반기 전체로는 전년 대비 손익이 1216억원 개선되며 비수기·일회성 비용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게 회사 측 평가다.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해온 성과가 가시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전략으로 '1등 기술' 확보와 '기술 기반 원가 혁신 고도화'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AX(AI전환) 중심 기술 혁신으로 개발·제조·생산 전 과정의 효율을 극대화해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부문별로는 중소형 사업의 경우 차별적 경쟁우위 기술에 역량을 집중해 하이엔드 제품 중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기술·개발·양산체제를 활용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대형 사업은 차별화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갖춘 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 특히 LCD에서 OLED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모니터 시장에 맞춰 게이밍 OLED 모니터 등 고부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에도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사업 본연의 수익성은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며 “하반기에도 원가혁신 고도화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연간 실적 개선을 지속 추진함으로써 안정적 수익 구조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휴머노이드? 아직 아니다”…삼성디스플레이가 꼽은 AI 승부처

삼성디스플레이가 AI 전환(AX) 시대 디스플레이 경쟁력의 핵심 해법으로 '오픈(OPEN)' 비전을 제시했다. 폴더블 플랫폼 '몬트 플렉스'와 사생활 보호 기술 '플렉스 매직 픽셀', 생체 신호까지 읽어내는 '센서 OLED'를 앞세워 개인화·프라이버시·저전력이라는 온디바이스 AI 시대 3대 과제를 한 번에 풀어내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에서 노창호 삼성디스플레이 AX연구센터장(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전략을 공개하며 “AI 시대 디스플레이는 더 이상 정보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과 지능형 기술 사이의 더 나은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부사장은 “사람이 받아들이는 정보의 약 80%가 시각을 통한 것"이라며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들은 결국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고 이해하고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디스플레이는 단순한 화면이 아니라 기술과 사람이 만나는 접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RT에서 LCD, OLED로 이어진 디스플레이 진화 과정을 짚으며 “지금까지 대부분의 디스플레이는 '하나의 화면, 다수의 사용자'라는 공유형 경험을 전제로 설계돼 왔다"면서도 “AI 시대에는 모든 사용자가 각자 다른 경험을 기대하는 만큼 디스플레이도 더 개인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태블릿, AI AR 기기, 웨어러블에서 이미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 “몬트 플렉스로 폼팩터 최적화" 오픈 비전의 첫 번째 방향은 '최적화(Optimized)'다. 노 부사장은 “AI는 스마트폰부터 웨어러블·XR·모빌리티까지 다양한 기기로 확장되고 있다"며 “하나의 디스플레이가 모든 응용처에 맞을 수 없는 만큼 각 제품과 사용 환경에 맞춰 디스플레이가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구현할 기술로 차세대 폴더블 플랫폼 '몬트 플렉스(MONT Flex)'를 소개했다. 그는 “몬트(MONT)는 기계적 내구성(Mechanically durable), 접힘 부위가 평평한 광학·기계적 특성(Optomechanically flat), 좁은 베젤(Narrow bezel), 얇고 가벼운 두께(Thin and light) 등 네 가지 특징을 담고 있다"며 “단순한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차세대 AI 기기를 위한 유연한 플랫폼"이라고 했다. ◇ “플렉스 매직 픽셀로 정보 노출 차단" 두 번째 방향은 '프라이버시(Private)'다. 노 부사장은 “AI가 개인화될수록 개인정보 보호가 화면 표시만큼 중요해진다"며 사생활 보호 기술 '플렉스 매직 픽셀(Flex Magic Pixel)'을 제시했다. 그는 “다층 차광 구조를 통해 측면 시야각에서의 빛샘을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사용자에게는 선명한 화면을, 주변 시선에는 제한된 시인성을 제공한다"며 “차량 안에서는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각각 다른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면서도 동승자 화면이 운전자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저전력·고효율 OLED로 온디바이스 AI 뒷받침" 세 번째 방향인 '효율(Efficient)'과 관련해서는 저전력 OLED 기술인 '리드(LEAD)', '적응형 주사율(Adaptive Frequency)', 'QD-OLED 펜타 탠덤 구조'를 소개했다. 그는 “리드는 업계 최초의 편광판 없는 상용 OLED 기술로 성능 저하 없이 전력 소모를 줄인다"며 “블루 OLED 층을 4층에서 5층으로 늘리고 신규 유기 소재를 적용한 펜타 탠덤 구조를 통해 밝기·효율·수명을 모두 높였다"고 말했다. 온디바이스 AI 처리가 늘어날수록 전력 효율이 중요해지는 만큼, 고성능과 저전력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마지막 방향인 '넥스트(Next)'로는 RGB OLEDOS, 마이크로 LED, 신축성 디스플레이, 센서 OLED를 제시했다. 특히 센서 OLED에 대해 그는 “OLED 발광 소자와 유기 광다이오드를 하나의 패널에 통합해 디스플레이 자체가 심박수·혈압 등 생체 정보를 측정하는 센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헬스케어와 웨어러블,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고 했다. ◇ “휴머노이드, 아직은 최적 해법 아니다" 노 부사장은 이 같은 기술 방향을 실제 양산으로 연결하려면 제조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신뢰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려면 공장 전체를 이해해야 한다"며 “디지털 스레드가 설계·엔지니어링·생산·운영 데이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고,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이 실제 생산라인처럼 작동하는 가상 공장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트윈은 공장(Fab) 단위, 물류 단위, 설비 단위 등 여러 층위에서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날 처음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용 디스플레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노 부사장은 “실제 생산라인에는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적용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며 “현재로서는 휴머노이드가 좋은 해법은 아니며, 비용과 기능 면에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엔비디아(NVIDIA)와의 디지털 트윈 협업 사례를 거론하며 파트너십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많은 기업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디지털 트윈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고 답했다. 노 부사장은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의 목표는 디스플레이 혁신과 제조 혁신, AI를 통해 더 나은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LS, 디지털·AI 실무 교육 ‘JUMP-UP 부트캠프’ 참가자 모집

LS그룹이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디지털·인공지능(AI) 실무 교육을 제공하는 부트캠프를 운영하며 미래 제조산업 인재 양성에 나선다. LS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은 오는 26일까지 'LS JUMP-UP 부트캠프'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K-뉴딜 아카데미'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된다. LS는 우수 수료생이 향후 그룹 계열사 채용에 지원할 경우 직무 적합성 등을 고려해 서류전형 우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교육 대상은 합숙 교육이 가능한 만 15세 이상 35세 이하 취업준비생으로 약 35명을 선발한다. 교육은 오는 8월 18일부터 11월 27일까지 약 4개월(550시간) 동안 경기도 안성 LS미래원에서 진행된다. 교육생에게는 교육비 전액과 숙식, 개인 노트북, 생성형 AI 계정이 제공되며, 월 최대 30만원의 훈련장려금과 교통비도 지원된다. 교육 과정은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실무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 바이브 코딩 기반 웹 개발,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및 AI 에이전트 구축 등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기술을 교육한다. 참가자들은 예지보전 시스템과 웹 애플리케이션, 설비 이상 탐지 AI 에이전트 등을 직접 개발하는 프로젝트와 해커톤에도 참여한다. 이와 함께 LS그룹 사업장 견학, 제조업 가치사슬 이해, 기획 및 문서 작성 교육, 자기소개서·면접 컨설팅 등 취업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LS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제조업의 AI·디지털 전환에 대응할 실무형 인재를 육성하고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LS미래원 관계자는 “정부의 K-뉴딜 아카데미와 LS의 교육 인프라를 결합해 청년들이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교육생들이 원하는 분야에 성공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재용·최태원·이해진, 젠슨 황 또 만난다…AI 동맹 판 커지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이번 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함께 만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네이버, 엔비디아 리더들이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함께 모이는 자리가 추진되고 있다. 오는 24일이 유력하며,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의 참석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만남이 실제로 이뤄지면 메모리(삼성·SK), AI 반도체(엔비디아), AI 서비스(네이버·오픈AI·앤트로픽) 분야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조합 자체는 처음이다. 다만 황 CEO는 지난달 초 방한 당시 삼성·SK·현대차·LG·네이버 경영진을 두루 만났고, 이 가운데 최태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의장과는 삼겹살집에서 함께 식사했다. 이 만남은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에서 이재용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과 폭탄주를 곁들이며 화제를 모은 이른바 '깐부 회동' 이후 약 7개월 만에 이뤄진 공개 만찬이었다. 한 달여 만에 다시 이들과 만나는 셈이어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계속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한국 기업들은 이제 단순히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나라를 넘어, AI 산업 전반의 핵심 협력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성능 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고, 하반기 나올 신형 AI 반도체 '베라 루빈'에도 두 회사의 메모리가 들어간다. 두 회사는 오픈AI가 만드는 AI 반도체에도 메모리를 공급 중이며, 대규모 AI 인프라 사업인 '스타게이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반도체를 대신 만들어주는 위탁생산(파운드리) 협력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용 반도체 '그록 3'을 생산하고 있고, 최근에는 앤트로픽도 삼성전자에 반도체 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번 회동에서 네이버는 대규모 AI 연산 시설인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AI 팩토리는 GPU 서버,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설비 같은 시설에 AI 기술을 결합해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는 시설이다. 이를 위해 이해진 의장과 최수연 대표 등 네이버 경영진은 이번 주 캐나다와 미국을 잇달아 방문한다. 이 의장은 먼저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세계 최대 대체자산 운용사 브룩필드 본사를 찾은 뒤 실리콘밸리로 이동할 예정이다. 브룩필드는 지난해 11월 엔비디아 등과 함께 1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을 만든 곳이다. 브룩필드가 네이버의 AI 팩토리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가 1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와 재무를 담당하는 김희철 네이버 CFO도 이번 방문에 동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투자 논의 진척과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네이버와 SK의 미국 일정이 겹치는 만큼, 지난달 서울에서의 만남에 이어 이번엔 미국에서 한국 기업들과 엔비디아의 만남이 또 한 번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 투자 유치까지 한국 기업들의 주요 현안이 한꺼번에 걸려 있는 만큼 이번 방미에서 어떤 성과가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AI發 메모리 대란 속 韓 디스플레이, 살길은 ‘하이엔드’뿐

디스플레이 산업이 '성숙 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있다. AI발 메모리 대란이 스마트폰·TV용 패널 공급망을 흔들고, 8.6세대 RGB OLED와 잉크젯 프린팅(IJT) 등 차세대 기술을 둘러싼 한·중·대만의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중이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말처럼, “인간에게 눈이 있는 한 디스플레이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필수 인터페이스"라는 게 업계 원로의 진단이다. 디스플레이서치(DisplaySearch) 초기 멤버 출신으로 24년 넘게 이 업계를 지켜본 인물이 있다. 히타치(Hitachi) 세일즈·엔지니어, 대만 패널사 한스타(HannStar)를 거쳐 2002년부터 시장 분석에 전념해 온 데이비드 시에 옴디아 시니어 디렉터다. 그는 현재 옴디아에서 장비·신규 공장·OEM·ODM·소재를 아우르는 디스플레이 리서치 팀을 이끌며, 특히 중대형 OLED 시장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 3개 국어를 구사하며 한·중·일 시장을 두루 꿰고 있는 그에게서 AI 시대 메모리 이슈가 뒤흔드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향방과 한국·대만의 서로 다른 생존 전략을 물었다. 다음은 데이비드 시에와의 일문일답. - AI발 메모리 공급 부족이 패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수익성 높은 AI 서버용 HBM에 집중하면서 스마트폰·TV용 메모리가 뒷전으로 밀려나 전 세계적 숏티지가 발생했다. 애플을 포함한 세트 업체들이 중국 YMTC·CXMT 수급을 고려하게 된 배경이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절정에 달하는 2026년까지는 부족 현상이 이어지겠지만, 내년부터 중국 메모리사 참여가 본격화되면 2027년엔 완화될 것이다." - 그 여파로 OLED 침투 속도도 늦어지고 있나. “메모리 부족뿐 아니라 시장 성숙도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2~3년에서 5년 이상으로 늦추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OLED와 LCD가 50대 50 구도다. 아이폰 프로 라인은 완전히 OLED로 전환됐지만, OLED가 LCD를 100%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다." - 미국의 대중 첨단기술 제재 속에 한·중 패널 업체 간 주도권 싸움은 어떻게 전개될까. “디스플레이는 반도체만큼 제재가 엄격하지 않다. 군용 디스플레이는 대부분 LCD인데, 현재 글로벌 LCD 물량의 70~80%를 이미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애플이 최근 중국 메모리 수급을 타진한 것도 한국 견제보다는 단순 원가 절감 목적이다. 디스플레이에서도 유사하다. 애플은 엔트리 모델엔 BOE 패널을, 하이엔드 아이폰엔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패널을 쓴다. 한국은 하이엔드 시장을 독점하고 중국은 비(非)애플 그룹을 공략하는 분업 구도가 지속될 것이다." - 8.6세대 RGB OLED 오픈 마스크(FBM) 공정으로 생산성이 10% 오른다는데, 한·중 원가 경쟁력 판도를 바꿀까. “인건비·투자비 구조상 한국 패널사가 더 비싼 건 당연하다. 하지만 한국은 맥북 등 하이엔드를 겨냥해 8.6세대에 투자하고, 중국 BOE 등은 애플 외 브랜드를 노린다. 생산성이 높아지더라도 중국이 계속 추격해오는 만큼, 한국은 기술 장벽이 높은 하이엔드 시장으로 끊임없이 달아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 차이나스타(CSOT)의 잉크젯 프린팅(IJT) 기술은 '탠덤 구현 불가'라는 한계가 있는데, 결국 FMM/FPM 기반 탠덤으로 돌아올까. “현재 가장 하이엔드인 하이브리드·탠덤 OLED 시장은 삼성이 주도한다. CSOT의 IJT나 싱글 레이어 OLED는 삼성의 전통적 리지드 OLED 영역엔 위협이 될 수 있다. 다만 아이폰 폴더블을 시작으로 노트북도 향후 롤러블 형태로 진화할 텐데, 기술적 한계가 명확한 IJT보다 탠덤 구현이 가능한 FMM/FPM 공정이 하이엔드 폼팩터 시장을 계속 지배할 것이다." - OLED 패널사들의 조속한 흑자 전환 열쇠는. “삼성과 LG는 이미 고부가 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중국 OLED 기업들은 팹 감가상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비보·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ODM의 저가 전략 탓에 단가를 올리기 어렵다. 결국 소비자가 인정하는 브랜드 가치와 기술 격차가 핵심이다. 한국 기업들은 노동비·GDP 상승에 맞춰 계속 기술 진입장벽을 높이고 하이엔드로 나아가야만 스케일을 무기로 삼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ROI를 확보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가장 큰 페인 포인트는. “'체질 개선과 전환'이다. 단순 가격이나 물량 스케일로는 중국을 이길 수 없다. 대만은 OLED 라인이 아예 없어 일찍이 차세대 기술인 마이크로 LED로 전환을 선택했다. 디스플레이는 흔히 성숙 산업이라 불리지만, 인간에게 눈이 존재하는 한 절대 사라질 수 없는 클래식한 필수 인터페이스다. 24년간 이 분야에 있으면서 느낀 건, 과거 SF 영화 속 투명·롤러블 디스플레이의 꿈이 10~20년 뒤엔 반드시 현실이 된다는 것이다." - 삼성·SK하이닉스와 대만 TSMC를 비교한다면. “TSMC의 성장은 대만 GDP 성장률을 9%대로 끌어올릴 만큼 국가 경제를 견인했지만, 그만큼 부의 불평등도 심해졌다는 점은 한국과 대만의 공통점이다. 차이는 조직 문화에 있다. 한국은 대기업 간, 혹은 내부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격렬하지만, 대만은 SK하이닉스 같은 거대 그룹 생태계보다 중견·중소기업 중심이라 그런 싸움이 적다. TSMC는 '스퀴즈' 문화로 유명하지만 확실한 주식 분배로 높은 보상을 제공해 직원들이 버틴다. 실제 내 아들도 미시간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반도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데, 2년 전 TSMC 제안을 받았지만 삼성보다도 고압적인 삶을 견뎌야 한다는 걸 알기에 거절했다." -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대만 기업 문화의 차이는. “대만 기업의 모토는 '그들은 당신에게 최선을 제공하지만, 당신도 최선을 다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한국과 유사해 보이지만 TSMC의 핵심 정체성은 '모든 이를 위해 서비스한다'는 파운드리 정신에 있다. 삼성이나 하이닉스는 자사 브랜드를 위해 메모리를 만들지만, 대만 기업들은 애플·인텔 등 모든 글로벌 고객사와 호환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TSMC 내부에는 고객사별 디비전조차 나누지 않는다." -한국과 대만의 산업 생태계, 지정학적 환경 차이는. “대만은 전통적으로 ODM·OEM 수주 생산에 강하고, 최근엔 노트북·데스크톱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AI 서버·데이터센터 장비 제조로 빠르게 체질을 바꾸고 있다. '우리는 모두를 위해 제조한다'는 상생 마인드다. 반면 삼성·LG는 독자 브랜드를 구축해 자사를 위해 공급하는 구조다. 지정학적으로 한국은 유사한 체제·규모의 북한과 맞서며 압도적 경제·기술력을 보유했지만, 대만은 자신보다 거대한 중국과 대치하며 수십 년간 협상과 생존의 유연성을 키워왔다. 이 때문에 TSMC의 핵심 기술을 제외하면, 재료·부품 분야에서 한·대만 기업 간 기술 공유와 협력 가능성은 매우 높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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