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세계 최대 ‘시화호 AI 조력발전소’로 만든다

가전·전장 공장에서 다듬어 온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발전소로 향한다. 첫 무대는 발전용량 기준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인 시화조력발전소다. 발전소 전체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옮기고, AI가 발전량 손실 원인을 찾고, 로봇이 현장을 순찰한다. 제조업에서 검증한 역량을 에너지·공공 인프라로 넓혀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다음 성장판을 열겠다는 포석이다. LG전자는 22일 경기 안산시 시화조력문화관에서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시화호 AI 조력발전소 추진을 위한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오봉근 한국수자원공사 재생에너지본부장, 이승기 LG전자 스마트팩토리솔루션센터장 등 양측 경영진이 참석했다. 양측은 △AI 조력발전소 및 등대공장 구현 △AI·디지털트윈·로봇 등 첨단기술 적용·실증 △재생에너지·AI 전환 관련 연구개발(R&D)과 정책사업 공동 대응 △해외사업 공동 발굴 및 시장 진출 등에 협력한다. 한국수자원공사의 발전소 운영 경험과 데이터,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경험을 결합해 시화조력발전소의 AI 적용 가능성을 함께 검토한다. 중심에는 디지털트윈이 있다. LG전자는 조력발전소 전체를 가상으로 구현하고 발전설비와 CCTV 등 실시간 데이터를 연계한 통합 운영체계를 적용·실증한다. 발전소 현황을 한눈에 관리하면서 발전량 예측, 운영 시나리오 검증, 설비 상태 진단까지 할 수 있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을 활용한 조력발전소 특화 AI 에이전트 도입도 검토한다. AI 에이전트는 운영 현황 대시보드를 기반으로 발전량 손실 원인 분석, 설비 이상 징후 탐지, 예지보전, 위험성 평가, 점검 일정 최적화 등을 지원한다. 기상·해수면 변화와 설비 상태, 발전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최적의 운영 방안을 제안하고, 축적된 운영 데이터와 기술 문서를 학습해 의사결정을 돕는다. 보고서 작성 같은 반복 업무도 줄여준다. 현장 자동화에는 피지컬 AI가 투입된다. 다기능 패트롤 로봇과 AI CCTV가 시설 순찰, 설비 점검, 위험구역 모니터링 등 안전관리를 맡는다. 산업용 로봇으로 예비부품 보관·관리·공급과 자재 운반 업무도 자동화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사업이 제조·물류를 넘어 에너지·인프라 분야로 처음 발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전자는 초기 전자·전장·배터리 등 제조업 고객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고, 최근에는 물류까지 고객층을 넓혀 왔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은 출범 2년 만인 올 상반기 누적 수주액 1조원을 훌쩍 넘겼다. 수주 확대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공공 분야로 사업이 다각화되면서 성장에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에서의 실증을 레퍼런스 삼아 국내외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승기 LG전자 스마트팩토리솔루션센터장은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스마트팩토리 역량을 공공 인프라 분야에 적용하게 돼 의미가 크다"며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운영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엔비디아 손잡은 LG이노텍…로봇 눈으로 휴머노이드 시장 정조준

LG이노텍이 엔비디아의 센서 데이터 전송 기술을 활용해 로봇용 센싱 제품군을 확대한다. 카메라 모듈과 복합 센서 시스템을 선보인 데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각 인식과 로봇 핸즈 분야로 공동 개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엔비디아 기술 행사 'GTC 베를린'에서 300만 화소 카메라 모듈과 멀티모달 비전 시스템(MVS)을 공개했다고 22일 밝혔다. 공개 제품에는 엔비디아의 홀로스캔 센서 브리지(HSB) 기술이 적용됐다. HSB는 센서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AI 컴퓨터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기존처럼 중앙처리장치(CPU)를 거쳐 데이터를 전달하는 대신 AI 컴퓨터로 직접 보낼 수 있어 정보 전달 과정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로봇이나 자율주행 시스템이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처리한다. 멀티모달 비전 시스템은 카메라와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등 여러 센서의 정보를 결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장치다. LG이노텍은 카메라를 비롯한 광학 기술과 복합 센싱 역량을 바탕으로 엔비디아 기술을 적용한 제품의 공급 기회를 모색한다. 양사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비전 센싱과 로봇 핸즈 등으로 공동 개발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과 연동할 수 있는 센싱 솔루션을 개발하고, 내년 소비자가전쇼(CES)와 GTC에서 후속 제품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로봇과 자율주행 분야에서 외부 기업과의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라이다 기업 아에바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및 카카오모빌리티와 관련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섰다. 로봇 분야에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봇용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이번 협력은 LG이노텍의 차별화된 복합 센싱 솔루션을 글로벌 시장에 확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센싱은 물론 통신 모듈, 반도체 기판 등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피지컬 AI 솔루션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더울 땐 시원하게, 고장 나기 전엔 미리…LG전자, ‘멀티 브이 7’ 첫선

LG전자가 21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개막한 한국국제냉난방공조전 '하프코(HARFKO) 2026'에서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 신제품 'LG 멀티 브이 7(MULTI V 7)'을 처음 공개했다. 가정부터 상업·산업시설, 데이터센터까지 공간별로 맞춘 냉난방공조 솔루션도 함께 선보였다. 멀티 브이 7은 냉매 흐름을 가변 제어하는 차세대 대용량(VRF) 시스템 에어컨이다. 가장 큰 특징은 '듀얼 AI'다. 제품에 들어간 온디바이스 AI는 설치 환경과 사용 패턴을 실시간으로 학습해 운전 방식을 스스로 정한다. 클라우드 AI는 쌓인 데이터를 분석해 운전 전략을 다듬으며 성능과 안정성을 꾸준히 끌어올린다. 현장의 즉각 판단과 원격의 정밀 분석을 나눠 맡겨 사람의 조작 없이도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AI 자율운전'을 구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AI가 맡는 역할은 운전 제어에 그치지 않는다. 'AI 스마트케어' 기능은 가상 운전 시나리오를 분석해 쾌적함과 에너지 효율을 함께 따진 운전 사이클을 제안한다. 주변 환경에 맞춰 소음을 조절하고, 고장을 미리 예측하고 진단하는 기능도 갖췄다. 공간과 어울리도록 디자인도 새로 다듬었다. 심장부인 컴프레서도 바꿨다. 새로 탑재한 '스핀엑스(SPIN X)' 컴프레서는 내부 구조를 대폭 개선하고 2웨이(way) 급유 구조와 실시간 오일 상태 감지 같은 신기술을 적용했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기존 제품보다 냉난방 성능과 에너지 효율, 운전 안정성이 모두 크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주거 공간 솔루션도 전시했다. LG전자는 실외기실과 다용도실, 거실, 욕실을 실제 집처럼 꾸민 전시관에서 히트펌프 하나로 집 전체의 냉방·난방·급탕을 잇는 미래형 주거 솔루션을 소개했다. 특히 국내 공동주택 환경에 맞춘 히트펌프 기반 냉난방·급탕 솔루션을 제시했다.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환기 제품이 서로 연동해 공기질과 에너지 효율을 함께 관리하는 통합 공기 솔루션도 선보였다. 또 다른 관심사는 AI 데이터센터 냉각이다. LG전자는 공기냉각부터 액체냉각, 액침냉각까지 모두 아우르는 솔루션을 내놨다. 공기냉각 분야에서는 칠러와 팬월유닛(FWU)을 앞세웠다. 칠러는 차가운 물을 대량으로 만드는 냉각기로, 대형 건물과 공장, 데이터센터 등에서 냉난방공조의 핵심 설비로 쓰인다. 여기서 만든 냉각수는 데이터센터의 공기냉각과 액체냉각에 두루 활용된다. 팬월유닛은 데이터센터 안에 찬 공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열을 빼내는 장비다. 액체냉각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능을 인정받은 냉각수분배장치(CDU)를 전면에 내세웠다. 발열하는 칩의 열을 직접 흡수하는 콜드 플레이트 등 핵심 부품도 함께 소개했다. 차세대 냉각 기술로 꼽히는 액침냉각 솔루션과 현재 개발 중인 액침탱크도 공개했다. 이재성 ES사업본부장(사장)은 “가정부터 상업, 산업, AI 데이터센터까지 냉각 솔루션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차별화된 부품 경쟁력인 코어테크 기반의 앞선 솔루션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 첫 클립형 이어폰 ‘갤럭시 버즈 온’…귀 안 막고 저음 살렸다

음악은 듣고 싶은데 주변 소리도 놓치고 싶지 않다. 이어폰으로 귀를 막는 대신 귀에 '걸치는' 방식이 주목받는 이유다. 다만 귀 모양이 제각각이라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어렵고, 고막에서 멀어 저음이 약하며, 소리가 밖으로 샌다는 한계가 따라붙었다. 삼성전자가 이 세 가지 약점을 데이터와 음향 기술, AI로 정면 돌파한 클립형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온'의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공개한 갤럭시 버즈 시리즈 최초의 클립형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온(Galaxy Buds On)'의 개발 스토리를 20일 소개했다. 귀에 가볍게 걸쳐 쓰는 구조로 장시간 착용해도 부담이 적고 주변 환경을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남현정 삼성전자 MX사업부 웨어러블 상품기획그룹 프로는 “콘텐츠를 감상하면서 주변 소리도 듣고 싶어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며 “귀를 막지 않고도 편안하게 오디오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과제는 착용감이었다. 클립형은 오래 끼는 경우가 많은 데다 움직임이 많은 상황에서도 귀에 안정적으로 붙어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는 해법을 데이터에서 찾았다. 4D 컴퓨팅 기반 AI 최적화 기술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거쳐 더 많은 사용자에게 맞는 인체공학적 설계를 구현했다. 배터리·스피커·와이어 등 내장 부품의 구조와 배치를 면밀히 검토하고, 귀에 닿는 부분의 접촉 면적과 압력을 고르게 분산했다. 귀 형태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이는 형상기억합금 밴드도 적용했다. 그 결과 일상은 물론 격한 운동 중에도 흔들림 없이 밀착된다는 설명이다. 음질은 클립형의 고질적 약점인 저음 보강에 집중했다. 무선 이어폰은 귀에서 멀어질수록 저음 표현이 약해지는데, 클립형은 커널형보다 고막에서 더 떨어져 있다. 삼성전자는 동일한 우퍼 스피커 두 개를 배치한 '트윈부스트 스피커'를 장착해 풍성한 저음을 구현했다. 고음용 평판 트위터와 저음용 우퍼를 하나씩 배치해 하이파이 사운드에 초점을 맞춘 '버즈4 프로'와는 다른 접근이다. 남 프로는 “클립형 이어폰도 듣는 즐거움이 충분해야 한다"며 “음질은 물론 통화 품질까지 클립형의 아쉬움을 하나씩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소리 새는 문제도 손봤다. 갤럭시 버즈 시리즈 최초로 누음 저감(Audio Leakage Reduction) 기술을 적용해 지하철이나 카페 같은 공공장소에서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재생 음량과 귀 모양, 주변 소음에 따라 일부 소리가 샐 수 있고 조용한 환경에서는 더 두드러질 수 있다. 주변 소음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시끄러우면 음량을 높이고 조용해지면 원래대로 되돌리는 자동 음량 조절 기능도 더했다. 통화 품질도 챙겼다. 마이크 3개와 사용자 발화 시 진동을 감지하는 골전도 기반 진동 센서(VPU), 머신러닝 솔루션을 결합한 '인텔리전트 클리어 콜' 기술로 음성과 배경 소음을 정교하게 분리한다. 내장 가속도 센서가 중력 방향으로 좌우를 감지해 어느 쪽 귀에 끼든 자동으로 좌우를 배정하는 기능도 갖췄다. AI는 손을 쓰기 어려운 순간에 빛을 발한다. 갤럭시 AI를 지원하는 스마트폰·태블릿과 연동하면 “헤이 구글, 라이브로 대화하자" 한마디로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가 실행되고, 호출어를 반복할 필요 없이 AI 에이전트와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머리 움직임을 인식하는 헤드 제스처 기능으로 고개를 끄덕여 전화를 받고, 가로저어 알람을 끄거나 메시지 알림을 확인할 수 있다(알람 해제·알림 확인은 One UI 9.0 이상 지원). 이어폰 뒷면 터치 영역을 길게 누르고 말하면 바로 녹음되는 '퀵 보이스 메모'도 지원하며, 녹음 내용은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빅스비로 검색할 수 있다. 러닝 중에는 갤럭시 워치로 운동을 기록하면서 “다음 노래", “볼륨 올려", “전화 수신" 같은 음성 명령으로 이어폰을 제어할 수 있다. 남 프로는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제미나이 라이브와 대화하며 생각을 구체화하거나 퀵 보이스 메모로 바로 기록할 수 있어 생활 속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갤럭시 버즈 온은 오는 27일 블랙 단일 색상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29만9000원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AI 검색 확산에도 블로거는 웃는다…네이버의 이유 있는 투자

네이버가 블로그 등 콘텐츠 창작자에게 지급한 수익과 지원금이 1년여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창작자는 네이버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4000만원 넘는 지원금을 받았다. 인공지능(AI) 검색 확산으로 기존 콘텐츠의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란 우려 속에서도 네이버는 창작자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20일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6월 애드포스트와 브랜드커넥트, 네이버 메이트 등을 통해 창작자에게 지급한 수익과 지원금 규모는 지난해 2월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네이버가 지난해 3월 AI 검색 서비스 'AI 브리핑'을 도입하기 전과 비교한 수치다. 블로그 등에 광고를 게재하고 수익을 나누는 애드포스트 지급액도 같은 기간 14% 늘었다. 개별 창작자에게 지급한 지원금도 수천만원에 달했다. 지난 6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네이버 메이트'에 참여한 레시피 블로그 'MJ의후다닥레시피', 음식 전문 블로그 '망디의먹로그', 육아 커뮤니티 '맘스홀릭 베이비' 등은 이달까지 각각 누적 4000만원 이상의 지원금을 받았다. 스페셜 메이트 지원금과 네이버 메이트 활동비 등을 합산한 금액이다. 네이버 메이트는 블로그와 카페, 지식iN, 프리미엄콘텐츠 등에서 활동하는 창작자 가운데 전문성과 콘텐츠 다양성 등을 기준으로 우수 창작자를 선정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달 약 3000명을 선정해 기본 활동비로 월 30만원을 지급한다. 우수 창작자에게는 월 300만원, 분야별 대표 창작자에게는 월 100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연간 지원 규모는 200억원이다. 네이버는 메이트 프로그램 도입 이후 참여 창작자들의 콘텐츠 조회수와 방문자 수도 늘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증가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창작자들이 콘텐츠 제작을 지속하는 데 활동지원금이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창작자가 수익을 얻는 경로도 늘리고 있다. 애드포스트는 블로그 등에 게재된 광고 수익을 창작자에게 배분하는 서비스다. 브랜드커넥트는 기업과 창작자를 연결해 광고와 콘텐츠 제작 협업을 지원한다. 여기에 올해 네이버 메이트를 도입해 콘텐츠 제작 활동 자체에 대한 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AI 검색 확산에 따른 원문 방문 감소는 국내외 포털업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다. 이용자가 검색 결과에 표시된 AI 요약 답변만 확인하고 원문을 클릭하지 않는 '제로클릭(Zero-click)' 현상 때문이다. 원문 방문이 줄면 블로그와 언론사 등 콘텐츠 생산자가 확보하는 광고 수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구글 검색 결과에 AI 요약이 표시된 경우 이용자가 일반 검색 결과의 링크를 클릭한 비율은 8%였다. AI 요약이 없는 경우(15%)의 절반 수준이다. AI 답변에 인용된 출처 링크를 직접 클릭한 비율은 1%에 그쳤다. 구글은 지난 15일 AI 검색 결과에서 출처 링크를 답변 상단에 더 자주 표시하고, 원본 콘텐츠로 이동하기 쉽도록 화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동영상 콘텐츠를 인용할 때 해당 창작자의 프로필로 연결하는 기능도 시험한다. 지난해 시작한 '뉴스 AI' 시범 프로그램에는 현재 400개 이상의 언론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구글은 콘텐츠 제공과 이용에 따른 라이선스 대가를 지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음을 인수한 업스테이지가 지난달 AI 뉴스 인용에 따른 수익을 언론사에 추가 배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뉴스 데이터를 활용한 별도 사업과 외부 크롤링 제한을 통한 콘텐츠 보호 방안도 제시했다. 네이버는 AI 검색 결과에 원문 콘텐츠를 표시하는 동시에 창작자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도입한 AI 브리핑은 검색 결과를 요약하면서 답변의 근거가 되는 블로그와 카페 등 원문 콘텐츠를 함께 제공한다. 이용자는 AI 답변을 확인한 뒤 관련 게시물로 이동할 수 있다. 다만 네이버가 공개한 보상 증가 수치에는 광고 수익뿐 아니라 브랜드 협업 수익과 활동지원금도 포함돼 있다. AI 브리핑 도입 이후 개별 블로그의 원문 클릭률이나 광고 수익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네이버 콘텐츠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들어가는 창작자들을 네이버와 동반성장하는 파트너로 보고 있다"며 “AI 브리핑 도입 이후 창작자 지원책의 규모는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연내 네이버 메이트 지원 대상에 숏폼 서비스 '클립'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다. 블로그와 카페 등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뿐 아니라 영상 제작자까지 지원 범위를 넓힌다. 오는 12월까지 시범 운영을 마친 뒤 내년부터 프로그램을 정식 운영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브리핑과 AI 탭을 비롯한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와 창작자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LG전자, ‘사고 미리 아는 車’ 달린다…V2X로 글로벌 교통안전 시장 공략

앞서 가던 차량이 고장으로 멈춰 섰다는 사실을, 커브 너머 공사 구간을, 구급차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운전자가 눈으로 보기 전에 차가 먼저 안다. LG전자가 차량과 도로, 네트워크를 하나로 엮은 교통안전 솔루션을 실제 도로 위에서 선보였다. 텔레매틱스 세계 1위 기술력을 발판 삼아 차량 통신을 넘어 글로벌 교통안전 솔루션 시장으로 사업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 “고장차·공사·보행자 위험, 차가 먼저 알린다" LG전자는 19일부터 닷새간 강원 강릉에서 열리는 '2026 ITS 세계총회(ITS World Congress)'에 참가해 차량·사물 간 통신(V2X) 기반 차세대 교통안전 솔루션을 공개했다. ITS 세계총회는 각국 정부와 기업, 학계 전문가가 모여 지능형교통체계(ITS) 기술과 정책을 공유하는 세계 최대 규모 행사로, 유럽·미주·아시아를 순회하며 매년 열린다. 사전 신청한 참가자는 시연 차량에 직접 타고 약 2.6km 구간을 달린다. 주행 중 차량은 고장·정지 차량, 도로공사, 악천후, 구급차 접근, 보행자 충돌 위험 등을 미리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린다. 이 솔루션의 핵심은 성격이 다른 두 통신 방식을 엮었다는 점이다. V2X는 별도 통신망을 거치지 않고 차량과 인프라에 설치된 전용 장비끼리 정보를 곧바로 주고받는다. 중계기 한 대를 설치하면 그 주변을 지나는 차량에 대해 교통 관제센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V2N은 이동통신망으로 차량을 네트워크·클라우드 서버와 연결해, 더 넓은 지역의 고장 차량·공사 구간·기상·교통신호 정보를 제공한다. LG전자는 V2X의 빠른 응답성과 V2N의 넓은 서비스 범위로 서로의 약점을 메웠다. 도로변·신호등·전신주 등에 설치된 노변기지국(RSU) 통신 범위 안에서는 두 방식으로 모은 정보를 함께 쓰고, 직접 통신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V2N으로 위험정보를 보낸다. 통신 환경이 바뀌어도 차량이 주변 위험을 끊김 없이 파악하고, 두 경로의 정보를 교차 활용해 더 신뢰도 높은 정보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텔레매틱스 1위-SDV, 차량 통신의 미래 이번 솔루션은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앤캡(Euro NCAP)의 최고 등급 기준을 충족한다. 완성차 업체로서는 강화되는 안전평가 기준에 대응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로 안전 기능을 고도화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전환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의 기반은 텔레매틱스(차량용 통신 장치) 분야 세계 시장점유율 1위(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 자료 기반 자사 추정) 기술력이다. 최근에는 5G 최신 통신표준인 R16 기반 스마트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업계 최초로 유럽 완성차 양산 모델에 적용했다. 제네시스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 'GV90'에는 차량 통신제어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차량 내부 전자 제어장치와 외부 통신망을 연결해 원격제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맡는 장치다. LG전자가 차량 통신 역량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각국의 안전 규제 강화가 있다. 내년부터 유럽·중국·중동 등에서 차량 내 긴급호출 시스템 탑재가 의무화된다. LG전자는 이에 대비해 2G부터 5G 통신망까지 모두 지원하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긴급호출시스템'을 내놨다. 이상용 VS연구소장(부사장)은 “차량과 도로 인프라,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V2X 기술을 지속 고도화해 더욱 안전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카카오톡 채널, 숏폼 중심으로 개편…사진·영상 최대 40개 담는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채널에 숏폼과 사진 중심의 콘텐츠 기능을 강화한다. 채널에 올라온 게시물을 격자형으로 모아 보여주고, 사진과 동영상을 최대 40개까지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사업자뿐 아니라 전문 자격을 갖춘 개인도 비즈니스 채널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의 '채널홈'과 '소식' 기능을 개편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콘텐츠형 채널홈' 도입이다. 기존 채널홈에 소식과 숏폼 콘텐츠를 격자형으로 배치해 이용자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관심 있는 게시물을 누른 뒤 화면을 위아래로 넘기면 같은 채널의 다른 콘텐츠도 연이어 볼 수 있다. 채널 운영자는 기존 일반형과 콘텐츠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사진과 동영상을 중심으로 게시물을 작성하는 '카드형 소식'도 추가했다. 신제품이나 매장 내부, 행사 현장 등을 소개할 때 사진과 동영상을 최대 40개까지 첨부할 수 있다. 이용자는 화면을 좌우로 넘기며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게시물에는 외부 링크와 위치 정보도 각각 하나씩 넣을 수 있다. 긴 글을 작성할 때는 기존 '블로그형 소식'을 이용하면 된다. 카카오는 콘텐츠 편집부터 미리보기, 발행 설정까지 한 화면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작성 기능도 개선했다. 채널 운영자가 프로필을 꾸밀 수 있는 기능도 확대했다. 비즈니스 채널은 사진과 동영상, 색상 등을 활용해 채널홈 배경을 설정할 수 있다. 쿠폰 받기, 예약하기, 전화하기 등 바로가기 버튼도 채널 특성에 맞게 구성할 수 있다. 비즈니스 채널 운영 대상도 넓어진다. 기존에는 사업자를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앞으로는 전문 자격을 보유한 개인도 전환을 신청할 수 있다. 심사를 거쳐 승인받으면 새롭게 도입된 '경력 카드'에 전문 분야와 경력 등을 소개할 수 있다. 황준연 카카오비즈니스 도메인 리더는 “채널의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소개하고 다양한 소식을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개편했다"며 “앞으로도 파트너와 이용자가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폴더블폰에 “싸구려”라던 애플…삼성 패널 쓰고 가격은 100만원 더

삼성전자보다 7년 늦게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든 애플이 경쟁사 초기 제품을 “싸구려 같고 조잡했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화면이 들어간다. 가격은 삼성전자 제품보다 100만원 이상 비싸고, 양산 수율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에 따르면,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다른 업체들이 선보인 초기 폴더블폰에 대해 “싸구려 같고 조잡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터너스 CEO가 삼성전자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삼성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첫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이후 화면 주름과 내구성 등을 개선하며 폴더블폰 시장을 이끌어 왔다. 초기 제품에서는 화면 파손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후 제품을 거듭 출시하며 기술을 보완했다. 반면 애플은 오는 23일 첫 폴더블폰을 정식 출시한다. 삼성보다 시장 진입이 7년 늦은 셈이다. 애플이 경쟁사 초기 제품의 완성도를 문제 삼았지만, 정작 자사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은 삼성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다. 아이폰 듀오에 탑재되는 접이식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갤럭시 Z 시리즈에도 폴더블 패널을 공급하는 업체다. 다만 아이폰 듀오에 들어가는 패널은 애플의 요구 사양에 맞춰 제작된 것으로, 갤럭시 제품과 동일하지는 않다. 애플은 여기에 자체 설계한 힌지와 화면 표면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애플이 내세우는 강점은 화면 주름을 줄인 설계다. 타임에 따르면 애플은 폴더블폰 개발 과정에서 기존 제품과 유사한 소재를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자체 폴리머 소재와 나노텍스처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 화면을 접고 펴는 힌지에는 100개 이상의 초소형 정밀 부품을 사용했다. 애플의 폴더블폰 개발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터너스 CEO를 비롯한 엔지니어 6명이 당시 접이식 전자기기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관련 기술을 연구한 지 15년 만에 첫 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 개발에 들인 시간만큼 가격 부담도 커졌다. 아이폰 듀오의 국내 출고가는 256GB 기준 329만원으로, 같은 용량의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227만8100원)보다 101만1900원 비싸다. 최상위 2TB 모델은 509만원으로, 애플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500만원을 넘었다. 무게에서도 차이가 난다. 아이폰 듀오는 254g으로 갤럭시 Z 폴드8(201g)보다 53g 무겁다. 폴더블폰의 단점으로 꼽혀 온 무게와 휴대성 측면에서 애플이 삼성보다 유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높은 가격에 수리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애플이 공개한 국내 보증 제외 예상 수리비는 내부 디스플레이 파손 시 164만9000원, 기타 손상 시 246만9000원이다. 수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애플케어플러스 가입비도 2년 기준 54만9000원이다.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인 내부 화면이 파손되면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삼성보다 1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을 소비자가 받아들일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가격적인 매력은 없다"고 말했다. 양산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제매체 지에몐신문은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달 17일 기준 아이폰 듀오의 최종 조립 수율이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수율은 생산한 제품 가운데 품질 기준을 통과한 제품의 비율이다. 이 전문가는 “기술 자체는 우수하지만 생산 수율은 삼성보다 상당히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설계 기술의 완성도와 이를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능력은 별개라는 지적이다. 애플이 강조하는 화면 주름 개선 기술에도 한계가 있다. 나노텍스처는 빛의 반사를 조절해 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주름을 덜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화면을 반복해서 접고 펼 때 발생하는 물리적인 변형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이용자를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소비자 조사기관 CIRP의 공동창업자 마이클 레빈은 기존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이 아이폰으로 옮겨갈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운영체제에 대한 이용자 충성도가 높아 폴더블폰 출시만으로 삼성 이용자를 대거 흡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가 논란에도 사전예약 수요는 몰리고 있다.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뒤 일부 국가에서 출시 당일 수령 물량이 동났다. 미국에서는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 말까지 밀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아이폰 듀오 출하량을 약 500만대로 예상했다. 다만 애플이 예약 판매량과 초기 공급 물량을 공개하지 않아 배송 지연이 주문 급증 때문인지, 생산 차질에 따른 공급 부족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수진 인턴기자

2조 ‘실탄’ 푼 SK하이닉스, 소부장 ‘뿌리’ 키운다

SK하이닉스가 정부,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4대 시중은행과 함께 총 2조원 규모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 금융 지원에 나섰다.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자금난을 겪는 소부장 중소·중견기업에 숨통을 틔워주려는 것이다. 동시에 이들이 개발한 기술을 실제 양산 환경에서 검증할 '트리니티 팹'까지 연계해 K-반도체 생태계의 뿌리를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19일 경기도 용인 일반산업단지 내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홍보관에서 '수출공급망 강화보증' 협약식과 1호 보증서 전달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CEO)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무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 소부장 협력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곽 사장은 “국가적 차원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K-반도체'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소부장 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출범한 수출공급망 강화보증은 반도체 소부장 중소·중견기업의 자금난을 덜기 위해 마련된 대규모 합동 금융 프로그램이다. SK하이닉스와 시중은행들이 재원을 출연하고 무보가 보증을 지원하는 구조로, 총 2조원 규모의 지원 환경을 만들었다. 대기업과 정책금융기관, 시중은행이 함께 판을 짠 셈이다. 소부장 기업들은 이를 통해 △대출 한도 확대 △금리 우대 △대출 과정의 보증료 부담 절감 등의 혜택을 받는다. 이날 행사에서는 첫 지원 대상 협력사들에 1호 보증서가 전달됐다. 금융 지원과 함께 기술 검증 인프라도 공개됐다. 참석자들은 협약식에 앞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호 팹(Fab) 부지 건설 현장과 '트리니티 팹(Trinity Fab)' 추진 현장을 둘러봤다. 그간 국내 소부장 중소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신기술과 신제품을 실제 반도체 생산 환경에서 테스트해 보기 어려웠고, 이 때문에 상업화에 큰 애로를 겪었다. 트리니티 팹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첨단 반도체 양산연계형 팹(소부장 기업의 기술·제품이 실제 생산에 문제없이 쓰일 수 있는지 미리 성능을 시험·검증하는 시설)이다. 정부와 지자체, SK하이닉스가 총 8700억원을 공동 투입해 용인 1호 팹 안에 구축하고 있다. 소부장 기업의 기술 자립도를 끌어올리고 첨단 기술·제품의 국산화 시기를 크게 앞당기는 핵심 거점 역할을 맡는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협력사 대표들은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기술 자립화를 위한 현장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참석자들은 K-반도체의 글로벌 초격차 유지를 위해 대·중소기업 간 상생 생태계를 더욱 견고히 다지기로 뜻을 모았다. 곽 사장은 “이번 수출공급망 기금 지원과 트리니티 팹을 통한 원스톱 기술 검증 환경 조성을 바탕으로 협력사들과 힘을 모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기술 리더십을 한층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는 연일 급락…삼성·SK ‘호남 반도체 속도전’ 변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거나 예고하고 있지만 주가는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와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 등이 맞물리면서다. 양사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이어 호남 신규 생산시설 구축까지 추진하는 가운데 향후 투자 속도와 자금 집행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1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6일 21만5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2.62% 반등했지만 지난 2일 종가와 비교하면 21.92% 하락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도 이날 0.79% 오른 127만2000원에 마감했으나 앞선 7거래일 연속 하락에 따른 낙폭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거셌다. 지난 12~16일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 5조3565억원, 삼성전자 주식 3조5070억원을 순매도했다. 두 기업에서만 약 8조8600억원이 빠져나간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4.46% 하락했다. 주가 흐름은 양사의 실적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에서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발표했고, SK하이닉스 역시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반면 시장에서는 미국 AI 인프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과 투자 수익성, 중국 메모리 업체의 공급 확대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 증시에서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83% 하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의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 최태원 “장기 보유" 강조…호남 투자도 속도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반도체 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지속적으로 드러내 왔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SK하이닉스 주식과 관련해 단기 매매보다 장기 보유를 강조했다. 같은 달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매수하며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지난 9일에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인 광주 군공항을 직접 방문해 조기 착공 의지를 밝혔다. 최 회장은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과 호남 생산시설을 병행 건설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전력과 용수 공급이 늦어지더라도 공사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면 먼저 착공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삼성전자 역시 호남 신규 투자 준비에 나선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6월 정부의 반도체 지방 투자계획 발표를 앞두고 대통령과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사장단은 7월 광주 군공항 부지를 방문했으며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총괄 사장은 8월 호남 투자 준비 시점이 크게 앞당겨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양사 모두 호남 신규 팹의 구체적인 착공 일정과 단계별 투자 집행계획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 용인도 앞당기는데 호남까지…투자 우선순위 주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대규모 생산능력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용인 국가산업단지에 반도체 팹 6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완공 목표 시점을 기존 2045년에서 2033년으로 앞당기는 등 투자 일정을 단축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호남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기씩 총 4기의 메모리 팹을 구축하는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발표된 장기 투자 구상 규모는 총 800조원에 달한다. 용인과 호남의 신규 생산시설을 병행 구축할 경우 기업별 투자 규모와 집행 시기, 장비 도입 일정, 전문인력 확보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특히 기존 생산시설 확충과 신규 투자에 필요한 자본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관심사다. 반도체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가 설비투자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최근 주가 급락의 배경으로 AI 인프라 기업들의 재무 부담과 향후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장기 수요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 2030년 첫 양산 목표…착공·전력·용수 일정 관건 정부와 전남광주시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2030년 첫 양산을 목표로 기반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군공항 관련 시설 이전과 부지 정비, 산업단지 조성, 전력·용수 공급망 구축 등 실제 착공과 가동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반도체 팹은 건축공사를 마친 뒤에도 생산장비 반입과 설치, 시운전, 수율 안정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업들이 조기에 공사에 착수하더라도 기반시설 공급 일정이 맞지 않으면 실제 양산 시점은 늦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주 급락이 기업의 직접적인 투자 여력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AI 산업의 중장기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AI 인프라 투자 우려가 실제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지, 일시적인 금융시장 불안에 그칠지가 반도체 업황 판단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양사의 호남 신규 팹 투자 역시 기존 용인 투자와의 우선순위, 장기 메모리 수요 전망, 정부의 기반시설 공급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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