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빈의 경영 Scope] 한진정보통신-아시아나IDT 합병, 실적 개선 돌파구 될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에 따라 메가 캐리어 출범이 예고된 가운데 양사의 두뇌이자 핵심 IT 인프라를 전담하는 한진정보통신과 아시아나IDT의 합병 시너지에 자본시장과 IT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회사는 현재 각기 다른 사업적 딜레마에 직면해있지만 서로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퍼즐 조각' 형태를 띠고 있어 합병 후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자회사 한진정보통신은 작년 매출 2402억6989만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5.4% 급증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거침없는 성장세는 올해 1분기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올해 1분기 대한항공 보고서에는 한진정보통신이 674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있다. 세부적으로는 △시스템 개발(SI) 226억 원(33.5%) △시스템 관리(SM) 283억 원(42.0%) △전산상품 판매 165억 원(24.5%)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외연을 공격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이러한 성장이 내부 계열사 물량에 기대지 않은 순수 대외 영업력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작년 감사 보고서 중 특수 관계자 거래 내역을 분석해 보면 전체 매출 2403억 원 중 대한항공(388억 원)과 ㈜한진(296억 원)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979억 원으로 40.7%에 불과하다. 2024년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이 63.9%(1057억 원)였던 점을 감안하면 모기업 물량이 축소되는 와중에도 대외 시장에서 폭발적인 수주를 따내며 총 매출 성장을 견인한 셈이다. 이러한 돌풍은 감사 보고서 주석에 기재된 수주 상황과 주요 계약을 통해 알 수 있다. 홈플러스 IT 통합 유지·보수 아웃소싱(수주 잔고 268억 원), 방위사업청 항공 관제 레이더 사업(229억 원), 한국방송공사 멀티 플랫폼 시스템 구축(199억 원), 한국공항공사 전방향 표지 시설(110억 원), 서울주택도시공사 고덕·강일 공공 주택 지구 정보통신공사(36억 원), 수원대·수원과학대 정보 시스템 통합 유지·보수(10억 원) 등 공공·유통·방송·방산을 가리지 않고 거대 프로젝트 일감을 대거 휩쓸었다. 영업 활동의 호조 덕분에 현금 흐름 또한 넉넉해졌다. 2024년 말 157억7750만 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기준 750억7702만 원으로 약 5배 늘었다. 여기에 단기 금융 상품 53억 원을 더하면 즉시 동원 가능한 유동성 실탄만 803억7702만 원에 달해 기초 체력이 견고해졌음을 입증했다. 자산 총계 1434억 원, 부채 총계 624억 원으로 부채 비율 역시 76.9% 수준으로 매우 안정적이다. 그러나 화려한 외형 이면의 손익 내실을 해부해 보면 한진정보통신은 수익성 악화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작년 매출 규모에 비해 영업이익은 50억6390만 원에 그치며 영업이익률은 2.1%라는 바닥권에 머물렀다. 심지어 당기순이익은 2024년 48억8004만 원에서 2025년 47억2159만 원으로 오히려 뒷걸음질 쳣다. 근본적인 원인은 과도한 '원가 압박'과 자체 소화 능력의 부재에 있다. 감사보고서 주석 '28. 비용의 성격별 분류'를 보면 2025년 한 해 동안 외부 하청에 지급한 '외주용역비'가 633억8036만 원에 달한다. 반면 내부 임직원에 대한 인건비 지출액은 370억7916만 원에 그친다. 대규모 대외 SI 프로젝트를 공격적으로 수주해 오고 있지만 이를 자체 기술력과 인력만으로 감당하지 못해 막대한 자금을 외부 하청업체에 지불하면서 정작 본사로 들어와야 할 마진이 통째로 유출되는 '외화내빈(外華內貧)'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또한 재고 자산의 매입(원재료·상품) 역시 2024년 147억6562만 원이었으나 1년 새 326억6496만 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674억 원 중 고부가가치 기술 용역이 아닌 하드웨어·장비 유통 격인 '전산 상품 판매' 비중이 165억 원(24.5%)이나 차지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마진율이 현저히 낮은 하드웨어 납품 위주의 사업 구조가 통신비(277억 원) 등의 고정비 증가와 맞물려 전사 이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굵직한 사업을 끊임없이 수주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정작 손에 남는 이익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상장사인 아시아나IDT의 재무제표를 열어보면 한진정보통신과 대척점에 있는 양상을 띤다. 결점 없는 수준의 완벽한 초우량 재무 구조와 고마진 수익 모델을 갖추고 있으나 모기업의 경영 위축과 맞물려 성장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아시아나IDT 2026년 1분기 보고서'의 요약재무정보를 뜯어보면, 2026년 3월 말 기준 자산총계 2126억2849만 원, 자본 총계 1714억3782만 원에 부채총계는 411억9066만 원에 불과해 부채비율이 24.0%라는 사실상 무차입에 가까운 철벽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유동성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알짜 금고'다. 재무상태표상 단기 금융 상품 940억 원과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92억6875만 원을 합쳐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만 1132억6875만 원에 달한다. 장기 금융 상품 240억 원까지 고려하면 자산의 절반 이상이 순수 현금성 자산으로 채워져 있다. 1분기에만 이자 수익 등 11억3223만 원의 금융 수익을 올리며 영업외 이익 방어력도 탁월함을 증명했다. 수익 구조의 질적 측면도 매우 우수하다.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458억1535만 원 중 고도의 안정성과 고마진을 담보하는 운영·유지·보수(SM) 부문 매출이 385억1087만 원으로 전체의 84.1%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이익 변동성이 크고 위험도가 높은 컨설팅·SI 사업은 61억8566만 원(13.5%), 수익성이 턱없이 낮은 전산 상품 판매는 11억1881만 원(2.4%)에 불과하다. 이처럼 우수한 마진율을 지닌 SM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덕분에 1분기 영업이익률은 4.4%(영업이익 20억 2,749만 원)를 기록해 외형 규모가 훨씬 큰 한진정보통신의 이익률(2.1%)을 가볍게 두 배 이상 뛰어넘었다. 하지만 성장성의 실종과 위험 수위를 넘은 내부 시장 의존도가 문제점이다. 포괄 손익 계산서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매출액은 458억1535만 원, 영업이익은 20억2749만 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571억7407만 원, 영업이익 30억4509만 원) 대비 매출은 19.9%, 영업이익은 33.4%나 급락하며 심각한 역성장의 늪에 빠졌다. 이러한 실적 하락의 근본 원인은 주석 '22. 특수 관계자' 내역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1분기 총매출 458억 원 중 아시아나항공(217억6498만 원), 에어부산(43억2901만 원), 한진세이버(20억8754만 원), 에어서울(14억8109만 원) 등 금호아시아나그룹·편입 계열사에서 발생한 매출이 전체의 66.4%인 304억3601만 원을 차지한다.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화물기 사업을 매각하고 기재 운영 효율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투자 축소를 단행함에 따라 IT 투자가 쪼그라들며 아시아나IDT의 일감과 실적도 연쇄적으로 고꾸라진 것이다. 실제로 1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를 봐도 운영·유지·보수가 1205억 원에 달하는 반면, 대외 경쟁력의 지표인 컨설팅·SI 잔고는 165억 원에 그쳐 새로운 시장 개척 동력이 고갈됐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한진정보통신과 아시아나IDT의 재무제표와 사업 펀더멘털을 분석해 보면 두 회사의 합병은 자본시장 내 여타 M&A 사례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로 상호 간의 치명적인 단점을 장점으로 교차 방어할 시너지가 예고돼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시아나IDT가 직면한 가장 큰 아킬레스건인 '매출 역성장'과 '66%가 넘는 과도한 내부 의존도'는 한진정보통신이 다져놓은 막강한 대외 공공·국방·유통 수주 파이프 라인을 통해 단숨에 성장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역으로 한진정보통신이 직면한 '연간 633억 원에 달하는 외주용역비 유출'과 '2%대의 뼈아픈 이익률'은 아시아나IDT의 우수한 인적 자원과 고마진 IT 운영 노하우를 접목함으로써 극적인 체질 개선이 가능하다. 모기업 일감 감소로 잉여 인력 운용을 고민하는 아시아나IDT의 최고급 IT 인력들을 한진정보통신이 외부에서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에 직접 투입한다면 수백억 원의 외부 하청 비용을 내부 매출로 내재화 통합 법인의 영업이익률을 수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자본 배치와 신기술 역량 통합 측면에서도 시너지는 폭발적이다. 아시아나IDT가 금고에 쌓아둔 1132억 원의 유동성과 한진정보통신이 보유한 803억 원을 합치면 약 1935억 원에 달하는 거대한 현금 자산이 형성된다. 현재 한진정보통신은 전산 상품 유통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반면 아시아나IDT는 'AI 빅 데이터 연구소'를 통해 'ModelOps.AI'(GS인증 1등급)를 상용화하고 지상 조업 안전 AI 분석 서비스 등 자체 솔루션을 개발하는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통합 법인의 막대한 유동성을 고부가가치 AI·클라우드·빅 데이터 원천 기술 및 솔루션 고도화에 집중 투자한다면 마진이 박한 시스템 도급 중심에서 탈피해 고수익 디지털 혁신(DX) 전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재무·사업적 결합이 구상대로 진행된다면 연 매출은 4000억 원대 중반을 넘기고 가용 현금은 2000억 원에 육박하는 '메가 항공·물류 IT 서비스 공룡'이 탄생하게 돼 관련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합병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모기업인 거대 통합 항공망의 IT 시스템 구축(PMI)이라는 초대형 내부 시장 수요가 열리는 데다 이를 수행하며 고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외 시장 점유율을 대폭 확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될 것이어서다. 다만 이 화려한 시너지가 온전히 발현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선결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아시아나IDT 측에 잔존해 있는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 시절의 소송 우발 채무 리스크다. 공시된 '우발 부채 등에 관한 사항'을 보면 금호석유화학 등이 제기한 '금호리조트·금호홀딩스 주식 매매 계약 손해 배상 소송'(아시아나IDT 소송 가액 약 8억7000만 )의 경우 올해 1월 29일 대법원에서 심리 불속행 기각으로 최종 패소가 확정됐다. 또한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저리 대여로 인한 부당 지원 손해배상 소송7489만 원), ㈜대교씨엔에스 전산 시스템 구축 용역 대금 청구 소송(20억 원), 종로세무서 장애인 고용 부담금 행정 소송(872만 원) 등 다수의 얽히고 설킨 법적 분쟁이 현재 1심에 계류 중이다. 개별 소송 가액 자체는 회사의 탄탄한 현금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지만 과거 지배 구조의 낡은 유산이 지속적인 행정적 피로도와 잠재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향후 통합 후 관리(PMI) 과정에서 이 옛 금호그룹 시절의 법률적 뇌관이 신설 통합 법인이나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재무 건전성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한 회계적 '방어벽'을 구축하고 패소 확정 건에 대한 투명한 충당부채 설정을 마무리하는 치밀한 리스크 헷지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혁신 재무장’ 삼성·LG 로봇청소기, 中 독주 저지할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약 2년 만에 나란히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완성했다.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제품군을 갖추고 인공지능(AI)과 보안, 위생 기능을 대폭 강화하면서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것이다. 로봇청소기가 단순 청소 가전을 넘어 AI 기반 스마트홈의 핵심 기기로 진화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중국 브랜드의 독주를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7월 2일 신형 로봇청소기 'LG 홈봇 AI 오브제컬렉션 로니'(이하 로니)를 선보인다. 주방 싱크대 하단 걸레받이 공간에 설치하는 자동 급배수형 '히든스테이션'과 집안에서 독립적으로 배치 가능한 물통형 '오브제스테이션' 두 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3월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신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에는 프리미엄 성능은 유지하면서 가격 부담은 낮춘 보급형 모델까지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프리미엄 제품 중심이었던 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양한 가격대의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약 2년 만의 신제품 출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은 공통적으로 장애물 인식 등 AI 기능과 스팀·살균을 활용한 청소·위생 성능, 보안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로니는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AI 사물인식' 기술과 본체에 탑재된 8개의 센서로 공간 구조를 분석하고 전선·화분·반려동물의 배설물 등 120여종의 물체를 구분해낸다. 비스포크 AI 스팀은 제품 전면에 탑재된 적·녹·청(RGB) 카메라 센서 등을 통해 유색 액체는 물론 물처럼 투명한 액체까지 회피하거나 집중 청소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됐다. 보안에도 힘을 줬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독자 보안 시스템인 'LG 쉴드'와 '녹스 매트릭스'를 탑재해 차별화를 꾀했다. 수집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암호 키를 분리 저장하는 한편 연결된 기기들이 서로의 보안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보안 위협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청소 이후 관리 편의성도 높였다. 양사 신제품 모두 청소 후 스테이션에서 100℃ 스팀으로 물걸레를 세척·관리해 위생성을 높였다. 이처럼 양사가 동시에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AI와 보안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급성장하는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독주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사실상 중국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1위 로보락은 국내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에코백스, 드리미, 샤오미, 나르왈 등도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중국 브랜드가 국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빠른 제품 출시를 앞세워 시장을 키웠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기반 청소 성능과 보안, 스마트홈 연동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스마트홈 플랫폼과 연동되는 보안 기능을 강화하며 개인정보 보호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로봇청소기가 집 안 구조와 생활 패턴 등을 지속적으로 수집하는 스마트 가전으로 진화하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중국산 스마트기기의 데이터 관리와 보안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이를 차별화 요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스팀' 신제품은 판매 호조를 이어가며 지난달 월 판매량이 처음으로 2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0% 증가한 수준이다. 프리미엄 제품임에도 AI 기능과 청소 성능, 보안성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시장 자체의 성장세도 국내 업체에는 기회 요인이다. 맞벌이 가구 증가와 가사 노동 부담을 줄이려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로봇청소기는 필수 생활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AI 기술 고도화로 청소 성능까지 빠르게 개선되면서 교체 및 신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아성을 단기간에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중국 브랜드 역시 AI 기능을 고도화하고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까지 유지하고 있어서다. 결국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은 가격이 아닌 AI 성능과 보안, 스마트홈 생태계, 전국적인 서비스망을 얼마나 소비자 경험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라인업을 갖추면서 중국 업체들과의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AI 성능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스마트홈 생태계 연동, 전국적인 사후관리서비스(AS) 인프라 등 국내 업체만의 강점을 얼마나 소비자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가 중국 브랜드의 독주를 흔들 핵심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전자, 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 신설…피지컬 AI ‘속도전’

LG전자가 최고경영자(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신설하며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반 미래사업 육성에 속도를 낸다. 사업기회 발굴부터 공급망과 제조 등 오퍼레이션 영역까지 로보틱스 사업화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한데 모아 미래 성장동력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30일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신설하는 조직개편(2026년 7월 1일자)을 발표했다. 신설 조직은 생산기술원 산하 제조역량강화담당, 생산시스템솔루션담당, 스마트팩토리솔루션센터장 등을 역임한 송시용 센터장이 맡는다. 이번 조직개편은 연말 정기 조직개편을 약 4개월 앞두고 단행된 원포인트 개편이다. LG전자가 피지컬 AI 기반 미래사업으로 육성 중인 로보틱스 사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반영하고, 사업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신설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사업개발, 영업, 오퍼레이션 등 핵심 기능을 모두 갖춘 완결형 사업조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로보틱스사업센터 산하에는 로봇 학습용 데이터팩토리 전담 조직도 신설한다. 미래 로봇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데이터팩토리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고, 데이터팩토리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고품질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파운데이션모델(RFM)을 고도화하는 등 실질적인 사업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로보틱스 사업의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 민첩한 사업전략 수립과 실행은 물론 핵심기술 내재화, 원가 경쟁력 확보 등 사업 전반의 실행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로보틱스 사업이 완결형 조직으로 운영되면서 향후 LG CNS, LG AI연구원 등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원 LG(One LG)'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도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자회사 로보스타와 베어로보틱스를 중심으로 구축해 온 산업용·상업용 로봇에 로보틱스사업센터가 담당하는 가정용 로봇을 더해 3각 축의 로봇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산업과 서비스, 생활공간을 아우르는 로봇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시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를 로보틱스 사업 기반을 다지는 원년으로 삼고 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로봇 완제품뿐 아니라 액추에이터 등 핵심부품 사업과 데이터 생성·학습을 위한 데이터팩토리까지 확보해 종합 로보틱스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LG전자는 현재 서울 서초구 양재R&D캠퍼스에 연내 가동을 목표로 대규모 로봇 학습용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로봇 핵심부품인 액추에이터는 60년 이상 축적한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자체 생산을 추진하는 한편,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화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롯데 ‘AI 전환’ 속도전…신동빈 회장 “AX는 기업 생존과 직결”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의 주도 아래 전사적 인공지능 전환(AX)에 나선다. 인공지능(AI)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전략으로 삼고, 단순한 차세대 기술 도입 차원을 넘어 그룹 전체의 일하는 방식과 의사결정, 고객 경험, 사업 운영을 AI 중심으로 혁신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롯데는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총 50여 명을 대상으로 'CEO AI교육'을 진행했다. AI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수준을 넘어 실제 경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AI 전략과 실행 방안을 공유하는 실무 중심 교육이다. 신 회장도 이틀간 교육 전 과정에 참석해 AI 기술 동향을 직접 배우고, 그룹 차원의 AX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AI교육 현장에서 신 회장은 “AX는 기업의 성장이 아닌 생존이 걸린 중요한 과제"라며 “그룹이 AX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CEO가 최전선에 나서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임직원보다 CEO를 대상으로 AI 교육을 먼저 실시했다는 점에서 롯데그룹의 AI 전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는 AI시대 경쟁력이 기술 자체보다 경영진의 이해와 실행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이다. CEO가 먼저 변화하고, 이를 조직 전체로 확산시키는 톱다운 방식으로 그룹 AX를 강하게 실행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 CEO부터 AI 에이전트 개발 착수…계열사 고객서비스·산업 현장 AI전환 '박차' 롯데는 CEO 교육에 이어 올해 연말까지 그룹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에이전트 실무 교육'을 가질 계획이다. 교육을 통해 임직원 누구나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직접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즉, 보고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 정보 조사, 회의록 정리 등 반복업무는 AI에 맡기고, 임직원들은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하는 새로운 업무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도 전사적으로 도입한다. AI를 일부 조직이나 특정 직무의 도구가 아닌 전 임직원이 활용하는 업무 인프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롯데 그룹의 AX는 전체 계열사의 고객접점 현장부터 산업 현장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글로벌 쇼핑 명소로 자리잡은 만큼 국내 최초로 AI 기반 실시간 번역 서비스를 도입해 외국인 고객과 직원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지원하고 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독일어, 태국어 등 총 13개 언어의 실시간 통역 안내를 제공한다. 롯데마트는 AI 기반 품질관리 시스템을 통해 신선식품 선별 정확도를 높여 소비들의 똑똑한 쇼핑을 돕고 있다. 적외선을 통해 당도를 측정하고 기준치 이상의 상품만 매장 입고를 허용하는 비파괴 당도선별기에 딥러닝 기반 분석 기능을 결합해 선별 정확도를 높였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자사몰과 챗GPT를 연결했다. “인기 과자 추천해줘", “6개월 아이가 마실 수 있는 음료를 알려줘" 등 질문만 던져도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고, 이벤트 정보와 구매 링크까지 제공한다. AI가 취향과 상황을 반영해 새로운 식품 쇼핑 경험도 제안한다. 롯데온은 고객의 취향과 상황을 이해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패션AI' 기능을 자사 앱에 탑재했다. “휴양지 원피스", “출근용 블라우스" 등 자유롭게 입력하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소재별 세탁법과 관리 요령까지 안내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여준다. 챗GPT를 활용한 엘포인트(L.Point) 멤버십 이용도 한층 편리해졌다. 롯데멤버스는 챗GPT에 엘포인트 서비스를 연동해 별도 앱 설치 없이 혜택과 사용처, 이벤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롯데건설은 AI기반 다국어 번역 솔루션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와의 안전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동시에 건설 전문용어와 작업 환경을 반영한 AI 번역 모델을 구축해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를 비롯해 20개국어를 지원한다. ◇ 생성형 AI와 연계 휴머노이드 로봇 로이 개발 '피지컬 AI'도 병행 롯데는 생성형 AI의 추론 및 판단 능력에 로봇 기술을 결합한 피지컬 AI를 AX 전환의 한 축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자체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로이(ROI)'를 선보였다. 로이는 고객 응대와 상품 안내,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으며, 생성형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롯데의 피지컬 AI 대표사례다. 이미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는 로이는 올해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미래형 매장 'AX LAB 3.0'에 투입돼 고객 응대와 매장 안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2026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 행사에도 참가해 스카이런 코스 일부 구간의 계단을 직접 오르며 균형 제어와 환경 인지 기술을 검증했다. 또한, 롯데이노베이트는 아이멤버와 휴머노이드 기술을 결합한 'RaaS(Robot as a Service) 상용화'를 목표로 유통·물류·서비스를 중심으로 실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범용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그룹 내 다양한 사업 현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계절적 비수기 K-디스플레이, 하반기 ‘갤럭시·아이폰 특수’ 기다린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계절적 비수기와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부진을 일시적인 숨고르기로 보고 있다. 하반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출하가 늘어나 양사 모두 실적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8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이어온 흑자 행진이 멈추는 셈이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적자는 본업 경쟁력 약화보다는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4월 노동조합과 합의를 통해 기능직과 사무직을 대상으로 최대 3년 치 급여 수준의 퇴직 위로금을 지급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비상장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2분기에는 다소 숨을 고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OLED 출하 감소와 고객사 재고 조정 등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업계와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디스플레이의 2분기 매출을 약 7조원, 영업이익은 4000억원대 중후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소폭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LG·삼성 두 디스플레이 대기업의 영업이익 부진을 통상적인 계절적 흐름으로 파악하고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시장 분위기는 하반기 들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실적 반등의 핵심 변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성수기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략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모바일 OLED 패널 출하도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삼성전자는 다음 달 갤럭시 Z 폴드8과 갤럭시 Z 플립8 등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이어 9월에는 애플이 아이폰18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며, 업계에서는 애플이 첫 폴더블 아이폰도 함께 선보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지면서 고부가 OLED 패널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혜 요인은 업체별로 다소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OLED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폴더블 신제품은 물론 애플향 OLED 공급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특히 폴더블 제품 비중이 확대될수록 고부가가치 패널 판매가 늘어나 수익성 개선 효과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하반기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아이폰18 시리즈와 함께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애플워치12용 패널 공급도 기대된다. 2분기 실적에 반영된 일회성 비용 부담이 해소되고 모바일 OLED 출하 증가가 더해질 경우 흑자 전환을 넘어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함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스마트폰 가격 인상 가능성으로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주력 고객사인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생산 차질 국면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하반기 아이폰18 신제품향 OLED 패널 출하량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하반기 실적 개선이 단순한 계절적 반등의 성격이 아니라는 점에 업계는 주목한다. 생성형 AI 스마트폰 확산으로 프리미엄 OLED 채택률이 높아지고 폴더블 제품 비중도 확대되면서 패널 평균판매단가(ASP) 개선까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생성형 AI 지원 스마트폰은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36%보다 확대된 수치다. 생성형 AI 기능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OLED 채택 확대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실적 회복세 역시 하반기를 기점으로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SK ‘통큰 미래 투자’…“대체불가 대한민국 견인”

삼성과 SK가 정부와 손잡고 서남권을 중심으로 미래 대한민국 경제를 위한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단으로 풀이된다. 기술·시장 선점을 위해 더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기업의 판단과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국가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생각이 일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대한민국 전체를 반도체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정부 계획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핵심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수도권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원을 투자해 2개씩 반도체 메모리 팹 4기를 구축하게 된다. ◇ 삼성·SK 결단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 벨트 구축 공식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기흥·화성·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단의 투자 일정이 많이 빨라졌고 새로운 단지를 준비해야 할 시점도 앞당겨졌다"며 “(반도체 추가 투자 관련) 여러 지역 중 전력, 용수, 인력 확보, 각종 인프라 등 많은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충청권에서도 최첨단 패키징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없어서는 안 될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반도체칩을 적층하는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고 메인 팹 수준의 공정을 요구한다"며 “HBM 팹은 기존의 반도체 후공정 팹과 함께 천안·온양 등 충청권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정부, 지자체가 힘을 모으면 '대체 불가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일조하게 돼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이밖에 기존 사업장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 쪽에서는 삼성 그룹 내부용 AI 데이터센터를 계속 키워가기로 했다. 동시에 로봇 관련 투자를 경상북도 구미에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와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분야에서 경남 울산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경남 거제에서 조선 사업 고도화를 도모한다. 삼성전기는 최첨단 패키지 기판을 핵심으로 부산 공장 투자를 늘려 나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를 세계 최대 바이오 단지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향후 10년간 SK는 평균 100조원 이상의 국내 투자를 계속 집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약 1000조원, 반도체 공급 확장 프로젝트에 약 1100조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최 회장은 “AI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큰 규모로 만들어 상품이 아닌 지능을 수출하고 국내 '지능 시장'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총 15GW(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5GW 규모의 센터를 0.5∼1GW 단위로 쪼개 전국 각지에 구축하는 게 1단계다. 이후 10GW 크기 센터를 전력과 부지, 용수 사정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예정된 구축 시점을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서남권에는 신규 생산 기반을 조성한다.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크게 늘어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는 2045년 완공 예정인 용인 클러스터 계획을 12년 앞당기기로 했다"며 “D램 증산을 위해 용인에 약 600조원, 낸드 증산을 위해 청주에 100조원 정도의 투자를 앞당겨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에도 계속될 메모리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 기반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며 “대규모 부지, 전력, 용수, 인력 등 제반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에 400조원을 투자해 새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 민관 '초대형 투자' 합동 기획…인재 유치·정주 여건 개선 등이 숙제 재계는 정부가 구상한 '메가프로젝트'에 민간 기업들이 초대형 투자를 통해 함께한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AI 시대'가 열리며 반도체는 단순한 전자부품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HBM, AI 서버용 D램,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중국도 막대한 국가 자금을 투입하며 추격에 나섰다. 한국 역시 공급 능력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이번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도 용인·평택 중심 생산거점이 장기적으로 전력과 용수, 부지 확보 측면에서 한계에 접근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서남권을 새로운 반도체 생산축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 용인·평택 중심 설비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서남권 신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피지컬 AI 역시 마찬가지다. 민관 '원팀'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을 경우 AI 데이터센터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고, 반도체가 이를 연산하며,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에서 실제 서비스를 구현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뿐 아니라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도 대규모 투자 효과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된다. 반도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전문 인력 확보, 막대한 전력 수요 대응, 산업용수 공급, 지역 협력업체 육성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세제·금융·규제 개선까지 포함한 장기적인 산업 정책으로 이어져야 투자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K가 투자할 지역 내에서도 획기적인 지원이 이어져야 할 전망이다. 호남권은 신안 해상풍력, 영광 한빛원전, 서해안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공급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다. 충청권은 수도권과 가깝다는 지리적인 이점이 있다. 대청댐과 충주댐이 있어 용수 공급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남권은 전통 제조업의 중심지로 주요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 측면에서는 아직 수도권에 비해 미흡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결국 인재 유치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산업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소폭 개선”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전분기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ICT 산업 호황에 따른 반도체·전자 수출 호조와 중동전쟁 영향에 기업들의 내성이 생긴 결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470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6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0'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전분기(76) 대비 4 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부문별로는 수출기업 지수가 70에서 86으로 16p 상승했다. 내수기업 지수는 78로 전분기와 동일했다. BSI가 기준선 100을 초과하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가 기준치 100을 넘겼다. 3분기 경기가 2분기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반도체는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높은 113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기준선을 넘었다.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화장품(100), 조선(95)이 그 뒤를 이었다. 전자·통신(93)과 전기장비(92)는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전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나란히 상승했다. 시멘트·레미콘·유리 등을 포함하는 비금속광물(61)은 장마철 건설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18p 하락했다.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유·석유화학(64)은 전분기 대비 8p 상승했으나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동전쟁 발발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크게 위축됐던 대기업(88)과 중견기업(86) 심리는 3분기 들어 이전 수준을 회복한 반면 중소기업은 전분기와 같은 78에 그쳤다. 강민재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제조기업 경기전망이 호전되고 있으나 중동 정세 불확실성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기조와 공급망 불안이 제조업 전반의 경영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는 환율 변동성 관리와 원자재 수급 안정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에너지·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기업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전자, 로봇청소기 ‘로니’ 출시…100℃ 스팀에 15㎝ 빌트인 디자인

LG전자가 로봇청소기 'LG 홈봇 AI 오브제컬렉션 로니(RONi)'(이하 로니)를 출시한다고 29일 밝혔다. 로니는 고객의 주거 환경과 인테리어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주방 싱크대 하단 걸레받이 공간에 설치하는 자동 급배수형 '히든스테이션' △집안 어느 곳에나 독립적으로 배치 가능한 물통형 '오브제스테이션' 두 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히든스테이션은 거치대(스테이션) 높이가 15cm에 불과해 별도의 하부장 시공이나 기존 수납공간의 희생 없이 걸레받이 공간을 그대로 활용해 설치할 수 있다. 오브제스테이션은 협탁 디자인을 갖춰 다양한 생활공간에 조화롭게 배치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두 제품 모두 청소시 스테이션의 전면 자동 개폐 도어로 출입하며, 평소에는 도어가 닫혀 기기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다. LG전자는 로니에 세계 최초로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100℃ 스팀 기능을 적용했다. 청소 시 100℃ 스팀을 물걸레에 분사해 바닥의 찌든 때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청소 후에는 스테이션에서 100℃ 스팀과 온수 세척으로 유해균 4종(황색포도상구균·녹농균·폐렴간균·대장균)을 99.99% 없앤다. 세척 후에는 온풍으로 물걸레를 건조해 악취 유발 물질을 최대 97% 줄인다. 또한 상단 배기 팬으로 습기를 배출하는 특허 기술 '스테이션 컨디셔닝'을 적용, 내부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한다. 청소 성능도 한층 끌어올렸다. 로니는 30W(와트)의 흡입력과 함께 180rpm(분당 회전수)으로 고속 회전하는 물걸레 성능을 갖췄다. 또 모서리 청소 시 구석 먼지를 중앙 흡입구로 쓸어 모으는 사이드 브러시가 약 46㎜까지 확장돼 사각지대를 줄였다. 사용 편의성을 높여주는 기능도 눈에 띈다. 모서리 청소 시 구석 먼지를 중앙 흡입구로 쓸어 모으는 사이드 브러시가 약 46mm까지 확장돼 사각지대 없이 꼼꼼히 청소하며, 흡입구에 탑재된 이중 브러시는 머리카락을 가운데로 모아 엉킴을 효과적으로 방지한다. 로니는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AI 사물인식' 기술과 본체에 탑재된 8개의 센서로 공간 구조를 분석하고 전선·화분·반려동물의 배설물 등 120여종의 물체를 구분해낸다. 또한, 거실·주방·침실 등 공간을 스스로 구분해 각 환경에 맞춰 흡입력과 주행 방식을 스스로 조절한다. 로니는 독자 보안 시스템 'LG 쉴드(LG Shield)'를 탑재해 수집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암호 키를 분리 저장하는 등 보안 위협을 최소화했다. 또 청소 후 스테이션 도어가 닫히는 구조를 갖춰 카메라 노출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소비자는 오는 7월2일부터 LG전자 베스트샵과 엘지이닷컴, 쿠팡 등에서 로니를 구매할 수 있다. 출하가는 히든스테이션과 오브제스테이션 모델 모두 219만원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카카오 오늘 하루 파업…직원 2100명 이상 ‘로그아웃’

카카오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가 29일 정규근무 8시간 동안 '전일 파업'에 돌입했다.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5개 기업 소속 조합원 2100명 이상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노조에 따르면, 전날인 28일 사전 집계한 파업 참여 인원은 약 2100명이다. 노조는 “오늘 참여를 신청하는 분들도 있는 상황이지만, 추가 집계는 하고 있지 않다"면서 “대략 2100명 이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 노조 전일 파업을 가리키는 일명 '로그아웃 데이'는 카카오 직원들이 업무를 위해 접속한 여러 업무 시스템에서 로그오프나 로그아웃해 업무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파업하는 형태다. 앞서 카카오 노조는 지난 10일 4시간짜리 한시적 파업을 진행하고 경기도 판교 일대에서 집회를 연데 이어 29일에는 집회 없이 8시간 정규근무시간 동안 파업을 벌인다. 노조의 요구 사항은 법인 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정리해고 중단과 고용 안정, 성과급 지급 등이다. 카카오 노조는 “오늘 파업 이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며 “사측과 교섭은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애플, 메모리 가격 급등에…중국산 칩 구매 검토

애플이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산 메모리 칩 구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에서 메모리칩을 사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CXMT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됐다는 이유로 미 국방부가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은 업체다. 애플은 한 달여 전 미 상무부에 먼저 접촉했고, 백악관을 비롯한 행정부 관계자와 워싱턴 정가 인사들을 상대로도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본격적인 로비에 나선 것은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 전략 중 하나로 분석된다. 애플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을 이유로 전 세계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약 20% 인상했다. 애플은 공식 성명에서 “소비자 전자제품 산업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는 부품 가격이 이렇게 강하고 빠르게 오른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애플의 이 같은 전략은 미국 의회와 행정부의 강한 반발에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의 존 물레나(공화·미시간) 위원장은 “애플이 중국 군사 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핵심 공급망을 장악하도록 돕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2022년에도 중국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메모리칩 채택을 검토했으나, 의회와 정부의 반대에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당시 상원의원이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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