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AI GPU사업 수주 청신호…“5년간 매출 3천억 목표”

NHN이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업으로 최소 3000억원을 벌어들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술 부문을 필두로 실적 개선을 이루는 한편, 게임 사업은 일본 시장에 무게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12일 NHN은 올해 1분기 매출 6714억원, 영업이익 26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1.9% 늘었고,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5.0% 감소했다. 전분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 52.5% 감소했다. NHN은 주력사업인 게임과 결제, 기술 부문 모두 전년동기대비 성장했지만, 기타부문에서 이탈리아 커머스법인 정리 효과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AI 인프라 투자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에서 고전했다. 정우진 NHN 대표는 “1분기 주요 핵심사업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외형 확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AI GPU 사업 본격화를 위한 선제적 인프라 투자 비용이 일부 반영되며 1분기 전사 수익성에 일시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대규모 GPU 사업 수주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올해 기술 사업에서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NHN의 올해 기술 부문 성장률은 30%로 전망됐다. 안현식 NH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양평 리전의 경우 향후 5년간 약 3000억원 매출 목표를 계획하고 있다"며 “클라우드서비스제공(CSP) 사업자 매출 기준으로는 연간 약 30%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NHN의 기술 부문 사업을 이끄는 NHN클라우드는 지난 3월 말부터 서울 양평 리전에 구축한 수냉식 기반 GPU B200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또 광주 국가 AI데이터센터에 초고사양 GPU B300을 구축하고 '2026년 국가 AI데이터센터 고도화 사업' 공급사로 선정되는 등 연간 실적 개선을 위한 강력한 동력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AI 인프라 전문기업 '베슬AI'와의 GPU 공급 계약을 맺어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NHN의 또다른 주력 사업인 게임 부문은 일본 시장에 무게를 싣는다.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8% 늘어난 1278억원이다. 정 대표는 “기존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전략 변경을 준비 중"이라며 “현재 일본 내에서 인지도 높은 지식재산권(IP)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수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제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2.1% 늘어난 3546억원을 기록했다. 결제사업에서는 NHN KCP의 압도적인 가맹점 네트워크와 정산 노하우, 그리고 NHN페이코의 유저 데이터 및 간편결제 사업 운영 역량을 결합하며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차세대 결제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NHN KCP는 결제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독자 메인넷을 준비 중이며, 개념검증 단계를 거쳐 향후 실제 결제 네트워크와 연계할 수 있도록 인프라 고도화에 앞장설 예정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합의’ 불발…노조 총파업 ‘초읽기’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관련 합의점을 결국 찾지 못했다. 정부 주재로 이틀간 사후조정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급 지급 등을 둘러싼 의견 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노조는 총파업 강행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파업이 일어나면 경제적 손실이 수십조원대에 달하는 만큼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새벽 3시까지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대화를 나눴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11일 1차 회의 역시 오전 10시부터 11시간 30분가량 이어졌지만 결과물은 없었다. 사후조정은 조정이 종료된 뒤 노동쟁의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하에 다시 실시하는 절차다. 중노위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교섭을 진행한다. 노사는 성과급 재원 기준 및 명문화 등 핵심 쟁점을 두고 맞서고 있다. 사측은 특별 포상을 통해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고 있다. 대신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제도화는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을 없애는 동시에 영업이익 15%를 무조건 자신들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중노위는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중재 관련 시한을 두지 않고 조정 성립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노조는 협상 최종 결렬을 선언한 상태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이날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조정안을 요청했고 12시간 가까이 기다렸으나, 조정안은 오히려 퇴보했다"며 “사후조정은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오는 21일 총파업에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4만1000여명"이라며 “현재 사측 안건으로 봤을 때는 5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법하게 쟁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총파업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노조는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건에 대한 대응에 집중하며 파업 동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액은 수십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사측 손실이 20조~30조원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가 예고한 기간 동안에만 파업이 벌어지고 이후 설비를 복구하는 과정을 감안한 금액이다. 영업이익 감소액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라인은 한 번 멈추면 재가동 후 수율을 정상화하는 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수주가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가동 중단 시 라인에 깔려 있던 수만 장의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의 '공급 안전성'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신뢰 하락도 걱정이다. 이는 경쟁사에 점유율을 뺏기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에 가장 심각한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한쪽에서는 '긴급조정권' 발동 얘기가 흘러나온다. 쟁의 행위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해할 우려가 있을 때 파업 금지 등을 고용노동부 장관이 명령할 수 있는 제도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다. 노사가 21일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고용부 장관이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된다. 중노위 조정 및 중재 절차가 다시 진행된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과거 네 차례 있었다.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7월과 12월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이다. 여론은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을 '제 밥그릇 지키기'로 인식하는 모습이다. 조합원들이 회사 손실에 따른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업황 호황기에 지나치게 많은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는 논리에서다. 학계에서는 노조의 성과급 명문화 주장이 경제학 관점에서 '절대 수용 불가'한 요구안이라는 일침이 나온다. 이는 본인 자본을 투입하지 않았음에도 '준 주주' 지위를 요구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주들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행동 실천본부' 관계자들은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한강진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의 파업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밖에 크고 작은 주주 단체 또는 개인이 노조원 결의대회 현장에서 맞불집회를 열거나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의 파업 관련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 및 보상 요구로 적절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무선(10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LG전자, 미래먹거리 핸들 ‘차량 전장’으로 돌린다

'가전 명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업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양사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TV·냉장고·세탁기 등 생활가전이었지만, 이제는 차량용 전자·전기장비를 뜻하는 '전장(電裝)'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가전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자, 양사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자동차 산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업계 투톱의 위상은 예년 같지 않다. 삼성전자의 TV·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VD·DA사업부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3000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LG전자 역시 올해 1분기 생활가전 사업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했다. 가전 시장 자체가 성장 둔화 국면에 접어든 데다 경쟁 환경도 갈수록 치열해진 영향이 크다. 실제 하이얼, 하이센스, TCL, 마이디어 등 중국 기업들은 TV와 생활가전 시장에서 공격적인 저가 전략과 현지 유통망 확대를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중국에서 생활가전과 TV 판매 사업을 철수한 것도 이 같은 시장 환경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에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차량 1대당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센서, 오디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탑재 비중이 확대되면서 전자업계의 역할 역시 커지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향후 자동차가 스마트폰 못지않은 정보기술(IT)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전장 시장 성장성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시장 규모는 지난 2024년 약 4000억달러(약 595조원)에서 오는 2028년 7000억달러(약 1040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양사의 전장 사업은 최근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644억원, 영업이익 21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유럽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솔루션 공급이 확대된 덕분이다. 증권가에서는 VS사업본부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8000억원을 돌파하며 차세대 캐시카우(핵심 수익원)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1년 9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사업부가 불과 5년 만에 1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전장을 그룹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원 LG'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단일 부품 공급을 넘어 배터리,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센서 등을 묶은 통합 솔루션 형태로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 구조 자체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전장 계열사들은 최고경영진이 직접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찾아가 전장 포트폴리오를 통합 제안하며 협력 접점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LG가 전장 사업을 단순 부품 사업이 아닌 미래차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전장 사업은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만은 지난해 매출 15조7833억원, 영업이익 1조531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9.7%로 10%에 육박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직후인 2017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2배, 영업이익은 26배 이상 늘었다. 하만 인수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반도체와 스마트폰에 이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전장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만은 단순 카오디오 업체를 넘어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분야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이미지센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기술이 하만의 전장 역량과 결합할 경우 향후 SDV 시대 핵심 공급자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만은 최근 미국 기업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한 데 이어 독일 전장 기업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 투자에도 참여하며 미래차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와 자율주행 기술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삼성 역시 전장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TV와 냉장고가 전자업계의 핵심 사업이었다면 이제는 자동차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업계 전반이 단순 가전 회사를 넘어 AI·소프트웨어·모빌리티 중심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시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스마트폰이 IT 산업 생태계를 재편했듯 미래차 역시 전자업계 주도권을 다시 바꿀 핵심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노사 협상 여전히 평행선…‘긴급조정권’ 발동 전망도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에 재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이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해 총파업 진행 가능성이 높아지면 정부가 나서 예외적 조정 절차를 개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긴급조정권은 쟁의 행위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해할 우려가 있을 때 파업 금지 등을 고용노동부 장관이 명령할 수 있는 제도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다. 12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사후조정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5시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후조정은 조정이 종료된 뒤 노동쟁의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 아래 다시 실시하는 절차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전날부터 교섭이 펼쳐졌다. 전날 1차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1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이날 2차 회의도 심야까지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노조는 사회적 비난 여론 등에 개의치 않고 자신들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조합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그것만 바라보고 활동 중"이라고 언급했다. 전날에는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 및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말하고 있다"며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이 없으면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더욱 강경한 발언을 했다. 사측 대표 교섭위원인 김형로 삼성전자 부사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은 채 회의장에 들어섰다. 양측은 성과급 재원 기준 및 명문화 등 핵심 쟁점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측은 특별 포상을 통해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고 있다. 대신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제도화는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으 없애고 영업이익 15%를 무조건 자신들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날 노사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사후조정 절차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중노위가 양측에 절충 가능한 조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에서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지가 사실상 합의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정한 총파업 개시 일자는 오는 21일이다. 노사가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하고 고용부 장관이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된다. 중노위 조정 및 중재 절차가 다시 진행된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과거 네 차례 있었다.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7월과 12월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이다. 관건은 고용부가 삼성전자의 파업을 '국가 경제를 해할' 수준의 심각한 사안이라고 판단할지 여부다. 증권가에서는 총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0조~30조원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가 예고한 기간 동안에만 파업이 벌어지고 이후 설비를 복구하는 시간을 계산한 금액이다. 이럴 경우 영업이익 감소액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라인은 한 번 멈추면 재가동 후 수율을 정상화하는 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수주가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가동 중단 시 라인에 깔려 있던 수만 장의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 회사 입장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의 '공급 안전성'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신뢰 하락이다. 이는 경쟁사에 점유율을 뺏기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에 가장 심각한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의 파업 관련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 및 보상 요구로 적절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무선(10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 차세대 폴더블 승부수…애플과 프리미엄 격차 좁힌다

삼성전자가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디자인과 성능, 제품군 전반에 걸친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판매량보다 매출 중심 구조로 재편되는 가운데, 애플과의 프리미엄 격차를 좁히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 영국 런던에서 개최 예정인 하반기 '갤럭시 언팩'에서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8·폴드8'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신제품 완성도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제품은 전면 카메라 구조 개선 등을 통해 디자인 일체감을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대용량 배터리와 고속 충전 기능 탑재 등 하드웨어 경쟁력 강화도 예상된다. 갤럭시 Z폴드8 시리즈에는 5000mAh 대용량 배터리와 45W 고속 충전 기능이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를 통해 폴더블폰의 약점으로 지적받던 배터리 효율과 사용 시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인업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존 갤럭시 Z플립·폴드 시리즈에 더해 화면 비율을 확대한 신규 폼팩터 '와이드 폴드' 제품 출시 전망도 나온다. 접었을 때 일반 바형 스마트폰과 유사한 화면비를 구현해 사용성을 높이는 방향이다. 외부 디스플레이 활용도를 강화하면서 펼쳤을 때는 태블릿 수준의 멀티태스킹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혁신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내 존재감 확대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매출 점유율 48%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삼성전자(18%)와의 격차는 30%포인트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 25%포인트 수준이던 양사의 격차는 1년 만에 더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제품 판매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라인업 비중이 높은 반면, 애플은 프로·프로맥스 중심의 고가 전략으로 평균판매가격(ASP)과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에는 삼성전자 제품 5종이 이름을 올렸지만 5종 모두 보급형인 '갤럭시 A' 시리즈였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프로 시리즈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이어가고 있다. 2위 '아이폰17 프로맥스'를 필두로 '아이폰17 프로(3위)' 등이 판매 상위권에 포진했다. 시장 환경 변화도 삼성전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단순 판매량 확대보다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매출 경쟁이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인 11억대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ASP는 지난해 370달러에서 올해 414달러로 증가하는 등 프리미엄 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이 스마트폰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AI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요 제조사 대부분이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기능 경쟁이 상향평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삼성전자로서는 일반 바형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차별화가 가능한 폴더블폰을 통해 프리미엄 경쟁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폴더블 흥행 여부가 삼성전자의 하반기 모바일 수익성과 프리미엄 시장 영향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도 폴더블 제품 경쟁력 강화를 예고했다. 조성혁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폴더블 제품 개발 고도화 등을 통해 폼팩터 혁신을 추진하고 다양한 사용자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올해 임단협 ‘풍향계’ 예고

삼성전자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산업계 노사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요 대기업 노조가 예년과 다르게 '성과급 투쟁'을 속속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합의 내용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각 기업 노조의 단체행동 방향성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12일까지 올해 임금협상 최종안을 두고 사후조정 절차 담판을 벌인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 중재로 '최종 대화'에 나서는 것이다. 양측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고 올해 영업이익의 15%를 배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특별 포상으로 경쟁사를 뛰어넘는 최고 수준의 보상을 준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기 전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 및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말하고 있다"며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이 없으면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업계는 이번 사후조정이 최종 결렬될 경우 삼성전자에서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초기업노조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10일까지 3만6804명이 파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총파업 조합원 참여율은 58.6%에 이른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사 협상 결과가 다른 기업 올해 임단협에도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의 행동을 보고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투쟁 방식을 따라하는 사례가 속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이 회사 노조는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공정한 인사 기준 수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는 부분·전면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5일 진행된 파업에는 조합원 2800여명이 참여했다. 이 기간 회사가 입은 손실액은 15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삼성바이오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와는 환경이 전혀 다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초호황으로 이익률이 치솟자 이를 구성원들과 나누는 방안을 두고 잡음이 나오는 중이다. 반면 삼성바이오는 대표적인 성장 기업으로 아직 이익을 내기보다 외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시설투자 등에 집행할 금액이 많아 주주 배당도 하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안을 들고 나섰다. 기존에는 만 65세 정년 연장 등을 핵심 쟁점으로 삼았지만 삼성전자 등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려는 것을 보고 작전을 바꾼 것이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와중이라 사측이 이같은 노조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에서도 비슷한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현재 사측과 교섭 결렬 선언 이후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이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노조도 마찬가지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우리사주 200주씩 분배, 임금 총액 8% 인상 등을 원하고 있다. 통신업 역시 대표적인 장치 산업으로 설비 투자 및 고정비 부담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작년에는 경쟁사 해킹 사태 등으로 반사이익을 거두긴 했지만 영업이익률이 5%대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72% 수준이다. 본격적인 임단협 시즌을 앞두고 다른 대기업 노조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기존에도 노사 관계에 긴장감이 흘렀던 기업들은 더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수설과 미래 투자 등으로 갈등을 겪었던 한국지엠의 경우 노조가 성과급 3000만원 지급 등을 제안했다. 기아 노조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정식 요청할 방침이라고 알려졌다. HD현대, 한화오션, 포스코, 현대제철 등 중후장대 업종에서는 하청 업체들이 원청과 비슷한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 특성상 2·3차 협력업체들과 교류가 많은 곳들이다.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과 맞물려 성과급 투쟁 강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재벌승계지도] 교통정리 끝낸 정용진·정유경…신세계그룹 미래 ‘갈림길’

신세계그룹은 3세 승계 관련 교통정리를 끝낸 상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대형마트·편의점·복합쇼핑몰 같은 사업을 책임지고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백화점·패션·면세점 등에 집중하는 구조다. 경영권이 확실히 분리됐고 지분 정리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남은 과제는 SSG닷컴 지분 교환 정도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두 사람이 각자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을 찾아낼 수 있을지 여부다. 이를 통해 과거 투자 실패 등 악재를 극복해야 '3세 경영'이 본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 이명희 총괄회장 지분 증여 통해 남매 '계열 분리' 신세계그룹이 남매 계열 분리를 공식화한 것은 지난 2024년이다. 당해 3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고 10월에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들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정용진 회장은 작년 2월 이명희 총괄회장이 가진 이마트 지분 전량(10%)을 시간외 거래로 사들였다. 정유경 회장은 모친이 지닌 ㈜신세계 주식 10.21%를 같은 해 4월 증여받았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신세계 두 축으로 구성돼 있다. 이마트 최대주주는 정용진 회장(28.85%)이다. 국민연금공단(7.89%)을 제외하면 5% 이상 지분을 소유한 주주가 없다. 이마트 자회사로는 SCK컴퍼니(67.5%), 신세계프라퍼티(100%), 이마트24(100%), 신세계푸드(55.47%), 조선호텔앤리조트(99.9%), 신세계건설(100%), 신세계아이앤씨(43.86%), 신세계야구단(100%) 등이 있다. 이밖에 자산 유동화나 부동산 개발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들도 몇 개 있다. G마켓의 경우 이마트가 세운 인수목적용 법인 산하에 있다. 에메랄드에스피브이가 아폴로코리아 지분 80.01%를 들고 있는 형식이다. 에메랄드에스피브이는 이마트의 100% 자회사다. 신세계푸드는 세린식품, 스무디킹코리아 등 지분을 전량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광주(100%), 스타필드청라(99.9%), 스타필드하남(51%), 스타필드고양(51%) 등 주식을 소유했다.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 29.15%, 신세계인터내셔날 15.29%의 지분을 각각 들고 있다. ㈜신세계 역시 정유경 회장과 국민연금공단(13.42%)을 제외하면 주요 주주가 없다. ㈜신세계 밑에는 신세계디에프(100%), 신세계인터내셔날(39.31%), 신세계센트럴(60.02%), 신세계까사(97.9%), 광주신세계(62.84%), 신세계사이먼(25%), 신세계라이브쇼핑(76%), 신세계의정부역사(27.55%) 등이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신세계사이먼 지분 25%를 가졌고 광주신세계가 신세계의정부역사 주식 25%를 소유했다. 신세계센트럴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70.49%)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아래로는 어뮤즈(100%), 신세계톰보이(95.4%), 시그나이트(50%)가 있다. 시그나이트의 경우 ㈜신세계(30%)와 신세계센트럴(20%)이 나머지 주식을 가졌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동시에 지분을 가진 계열사는 SSG닷컴이 유일하다.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를 각각 보유했다. 이마트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이 신세계의정부역사 지분 19.9%를 지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완전한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이들 소유권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신세계의정부역사는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자산총계 2173억원 규모 덩치를 지녔지만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매출액 149억6800만원, 영업이익 10억9000만원의 실적을 올렸지만 1억6100만원 당기순손실을 봤다. 이 회사를 두고 남매간 분쟁이 생길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SSG닷컴은 상황이 다르다. 자산총계가 2조3282억원에 이르는데다 그룹 차원 신사업을 상당수 도맡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유통의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신세계그룹 선봉장에 서있는 회사다. 더블유컨셉코리아 및 플래티넘페이먼츠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기도 하다. SSG닷컴은 최근 '쓱7클럽' 혜택을 대폭 확대하고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거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명품 등 패션·뷰티 제품을 판매하거나 이마트 장보기 기능을 강화하는 등 계열사간 시너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프로야구 SSG랜더스를 운영하는 신세계야구단과 협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지원 사격도 이어지고 있다. SSG랜더스가 올해부터 티켓 예매 대행을 SSG닷컴에 맡기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SSG랜더스는 기존 충성고객들의 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쓱7클럽을 '끼워팔기'해 야구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룹 입장에서는 프로야구 열풍의 수혜를 SSG닷컴에 밀어주고 있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이 친족독립경영을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계열 분리를 최종 확정한다. 상장사는 상호 보유지분 3% 미만, 비상장사는 10% 미만 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명희 총괄회장이 삼성그룹에서 백화점을 가지고 독립한 것은 지난 1991년이다. 공정거래법상 삼성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완전히 분리된 것은 1997년이었다. ◇ SSG닷컴 정용진이 가져갈 듯…신성장동력 발굴 '공통 과제' 재계에서는 SSG닷컴이 결국 이마트 산하로 편입될 것으로 본다. 당초 이마트의 지분율이 높은데다 마트나 프로야구단 등과 시너지 기대감도 더 크기 때문이다. 지분은 정리하더라도 ㈜신세계 산하 기업들과 협업은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남매간 사업 분리 방식을 두고 불만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부터 이어온 승계 방식을 이명희 총괄회장이 그대로 따랐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이명희 총괄회장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막내딸이다. 총수 일가가 지배하는 대기업은 장남이 경영권을 가지고 딸들은 지분만 받아가는 사례가 많지만, 신세계백화점은 대를 이어 딸의 몫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개인 역량을 기반으로 봤을 때도 계열사가 체계적으로 나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경 회장은 1996년 조선호텔 상무를 시작으로 백화점, 화장품, 면세점 등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정용진 회장은 부회장 시절부터 그룹 사업 전반을 이끄는 동시에 대형마트, 이커머스, 부동산임대업 등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덩치 측면에서도 균형이 잘 맞춰진 편이다. 6일 종가 기준 상장사 시가총액을 살펴보면 ㈜신세계 3조8500억원, 신세계인터내셔날 5000억원, 광주신세계 3000억원 수준이다. 정용진 회장쪽 회사는 이마트 2조8700억원, 신세계아이앤씨 2800억원, 신세계푸드 2000억원 등이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신세계프라퍼티와 스타벅스(SCK컴퍼니)가 이마트 산하에 있다는 점 정도가 정유경 회장이 불만을 가질만한 요소로 꼽힌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작년 연결 기준 매출 7664억원, 영업이익 467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같은 시기 SCK컴퍼니의 매출·영업이익은 각각 3조2380억원, 1730억원이다. 대신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라는 그룹명을 계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 분리 마무리 국면에서는 신세계야구단, 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건설 등은 사명을 변경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 4세는 1990년~2000년대 생들이다. 대부분 학생 신분이고 정유경 회장의 장녀는 아이돌 가수로 데뷔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정용진 회장의 장남 정해찬씨는 대학 졸업 후 경영 수업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인턴 생활을 한 경력이 있다. 다만 아직 '3세 경영'이 안정 궤도에 접어들지 못한 상태라는 점에서 총수 일가 4세의 경영 참여 여부는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정용진·정유경 회장 모두 경영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통 숙제는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쿠팡이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되며 빈틈을 보이는 가운데 롯데·네이버 등 경쟁 상대들도 저마다 활로를 찾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특히 그룹 성장에 크게 기여했던 대형마트와 면세점 등은 업황 자체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두 사람의 경영 스타일은 '정반대'다. 정용진 회장은 트렌드 파악에 능하고 '현장 경영'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편이다. 프로젝트 추진 등에서 유연성이 뛰어나고 임직원 및 고객들과 소통이 활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과감한 신사업 진출과 인수합병(M&A) 결과물을 두고는 성과에 대한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정유경 회장은 반대로 신중한 경영 스타일을 유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화점, 뷰티·패션 등 분야에서 꾸준히 내공을 쌓으며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결정을 내린다는 호평이 주를 이룬다. 다만, 외부활동이 적다보니 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용진 회장은 조직 체질 개선에 시동을 건 상태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등 새로운 측면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그림을 다각도로 그려나가고 있다. 그룹 콘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을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이를 과감하게 실행할 혁신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지난달 말 선언했다. 이를 위해 경영전략실 전반에 걸친 조직 개편을 진행할 방침이다. 당초 경영전략실장을 겸하고 있던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의 겸직도 해제했다. 임 사장은 앞으로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게 된다. 경영전략실은 신임 실장이 선임될 때까지 정용진 회장이 진두지휘하게 된다.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푸드를 이마트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중복 상장 구조를 해소하는 동시에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다. 현재 양사 주식 포괄적 주식교환을 결정하고 소액주주 및 당국 등을 설득하는 단계다. 작업이 마무리되면 이마트와 신세계푸드간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인 사업 재편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유경 회장의 비밀병기는 시그나이트다. 기업형 벤처캐피탈 역할을 수행하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을 하는 회사다. 시그나이트는 단순히 돈을 버는게 목적이 아니라 신세계 기존 사업들과 시너지를 낼 기술이나 브랜드를 찾고 있다. 이를 활용해 AI를 비롯한 신기술을 적극 장착하면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2년새 5배 급팽창 음식물처리기, 중견가전사 ‘땅 따먹기’ 경쟁

악취와 위생 문제 해결용으로 여겨졌던 음식물처리기가 빠르게 생활 필수가전으로 자리잡으면서 시장 규모도 덩달아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기후변화에 따른 여름철 폭염 예고, 친환경 중시 가치소비 트렌드 확산, 혼수 구매 증가 등 시장 환경이 유리하게 조성되면서 가전업체들이 음식물처리기 선점 경쟁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10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음식물처리기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약 2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오는 2028년에는 1조3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때 일부 소비자 중심의 틈새가전으로 여겨졌던 음식물처리기가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생활 필수가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음식물처리기는 대표적인 계절가전으로 꼽힌다. 여름철 기온이 높아질수록 음식물 쓰레기의 빠른 부패 속도로 냄새와 벌레 문제가 가정내 골칫거리로 등장한데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과 열대야 빈도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편안하고 청결한 음식물처리 요구도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아울러 친환경 소비 트렌드도 음식물처리기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처리 과정에서의 불편함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 중심으로 음식물처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전업계는 음식물처리기가 단순한 편의 가전을 넘어 '위생·관리 가전'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또한, 혼수시장에서도 음식물처리기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의류관리기와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등이 대표적인 프리미엄 혼수가전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음식물처리기까지 필수품목으로 포함하는 분위기다. 가전업계는 무엇보다 올 여름 폭염 가능성과 혼인 증가 흐름이 맞물리며 음식물처리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기상청은 '2026 여름 기후전망' 보고서에서 오는 6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낮 동안 기온이 상승해 고온현상이 나타나며, 7~8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국가데이터처가 집계한 올해 1~2월 혼인 건수는 4만1197건으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990년대 초중반 출생자의 결혼 증가에 힘입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식물처리기는 더울수록 판매가 늘어나는 대표적인 계절가전"이라며 “새로운 혼수 아이템으로도 자리잡고 있는 만큼 혼인 증가 흐름이 이어진다면 제품 보급률 역시 꾸준히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음식물처리기 수요 확대가 이어지자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가전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선두권으로 평가받는 앳홈은 소형가전 브랜드 미닉스의 음식물처리기 제품 '더 플렌더'를 앞세워 디자인과 공간 효율성을 중시하는 젊은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더 플렌더는 미닉스의 상징인 '한뼘 디자인(19.5㎝)'을 적용한 제품으로 현재 베이직·프로·맥스 등 3가지 라인업을 갖췄다. 스마트카라·휴롬·쿠쿠 등 다른 가전업체들도 성능을 강화한 음식물처리기를 잇달아 선보이며 맞대응 수위를 올리고 있다. 스마트카라는 건조통 내부 눌어붙음을 개선한 음식물 처리기 신제품 '블레이드X 그라나이트'를 이달 12일 출시한다. 휴롬도 하반기 중 건조분쇄 방식의 슬림형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쿠쿠는 지난 4월 '눌음 방지 기능'을 도입한 음식물처리기 신제품 '에코웨일 큐브'를 공개했다. 건조통 바닥에 강력한 코팅을 적용해 강한 열과 음식물 마찰, 건조 분쇄 과정에서도 내구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렌털 절대강자 코웨이도 10여년 만에 음식물처리기 재도전에 나설 태세여서 기존 경쟁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아직 가정 내 음식물처리기 보급률이 10%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면서 “그만큼 주요 업체들의 선점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파업이냐 상생이냐…노사협상 해법찾기 ‘내주 분수령’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진행 여부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대표 기업에서 잡음이 계속 새 나오면서 정재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노사 협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사 간 입장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게 대화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근본 원인이다. 이런 와중에 가장 큰 세력을 지닌 최대 노조는 명분 없이 투쟁 깃발만 치켜들고 있다. 임단협 요구안을 상향 조정하며 계속 말을 바꾸거나 임직원간 갈등을 대놓고 조장하는 등 노사 양쪽에서 모두 신뢰를 잃었다. 회사 주주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노조를 비판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측은 노조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회사가 입을 피해액이 천문학적이기 때문이다. 갈등이 지속되면 삼성전자 사업장을 넘어 우리 산업계와 국가 경쟁력까지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을 필두로 정치권이 총출동해 노사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파업' 카드를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는 데는 쓰지 못하도록 이참에 제도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일등기업 삼성이지만 노사 대화 '경험 전무'…노조 폭주 빌미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이 전 국민 관심사로 급부상한 것은 노사가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는 경험을 거의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등 기업' 직원과 경영자들이 임금 및 단체협약에는 서툰 탓에 일을 키웠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 시절부터 '무노조 경영'을 원칙으로 삼았다. 국면이 바뀐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섰던 2020년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첫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은 창사 50여년만인 지난 2021년이다. 무노조 경영 철폐 선언 이후 삼성전자 내부의 노조 지형은 급격히 변해왔다. 한국노총 산하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급격히 세력을 불렸다가 위축됐다. 이들은 2년 전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주도한 조직이다. 최근 들어서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부상하며 과반 노조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초기업노조가 몸집을 키운 방법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억대 성과급'을 받게 됐다는 질투심으로 직원들이 모였다. 집행부의 리더십이나 도덕성을 검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조합원이 갑자기 불어났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한 직원은 “초기업노조 조합원들이 다른 가치는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성과급에만 집중하고 있다. (게시판 등에서) 도를 넘은 의견들도 자주 언급된다"고 귀띔했다. 8일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3135명이다. 대부분 디바이스솔루션(DS) 소속이다.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는 12만8881명이다. 이 중 DS 소속은 7만8064명이다. 성과급을 위해 뭉친 초기업노조는 말 그대로 '폭주'하고 있다. 먼저 사측과 협상 과정에서 정당성을 잃었다. 협상을 시작하며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은 성과급 상한 폐지였다. 회사가 주던 기존 제도가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만큼 이를 투명·제도화해 달라는 의견도 내놨다. 당시만 해도 성과급 지급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사측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노조는 영업이익의 15~2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말을 바꿨다. 역대급 실적에 맞게 특별 포상도 내놓으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00조~350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300조원 가까이 돈을 벌 것으로 관측된다. 단순 계산하면 DS 직원이 일인당 6억원 가까이 받아갈 수 있는 셈이다. 여론의 시선이 싸늘하게 식어간 것도 이 시점부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R&D)에 약 37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배당한 금액은 9조8000억원이다. 평택 캠퍼스 등 공장을 짓고 장비를 사들이는 시설 투자에는 약 52조7000억원을 사용했다. 노조의 요구는 그간 삼성전자 성장에 기여한 지역사회 헌신, 정부의 지원, 주주들의 투자 등을 모두 부정하는 수준으로 해석된다. 초기업노조는 여기서 한 술 더 떴다. 파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임직원간 갈등을 조장하는 선택을 내린 것이다. DS 직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소속이다. 가전·네트워크 등 일부 사업부의 경우 올해 이익이 급감하거나 영업적자를 낼 가능성도 있다. 초기업노조는 DX 직원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반도체끼리 투쟁' 형식의 판을 깔고 있다. 반도체 직원들은 일인당 수억원씩 받아야 하는 반면, DX 직원들에게는 공통 영업이익에서 자사주 1주(약 25만원)조차 나눠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결국 노·노(勞·勞) 갈등에도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 노조는 그간 초기업노조, 전삼노, 동행노조 등 3개 단체가 공동투쟁본부(공투본)를 구성해 사측과 협상을 벌였다. DS 직원 위주로 세워진 초기업노조가 과반 지위를 확보하면서 DX 구성원이 많은 다른 조직들과 불화를 겪고 있다. DX 임직원 2300여명이 가입한 동행노조는 지난 4일 공투본에서 빠지기로 했다. 이들은 “과거 초기업노조는 과반 조합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우리 노조의 의견을 고의로 무시·배제하거나 심지어 형법 제311조(모욕)에 해당하는 비하 등을 지속했다"고 강조하며 초기업노조 측에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2대 조직인 전삼노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전삼노는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타 노조에 대한 경솔한 언행으로 대외적 신뢰를 실추시켰던 전례에 이어 이제는 내부의 정당한 목소리마저 '교섭 배제'라는 압박으로 입막음하려는 태도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과반 노조로서 특정 부문을 외면하거나 배제하지 말고 DS와 DX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초기업노조 내부에서는 DX 직원들 대부분이 탈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각종 커뮤니티 등에 '탈퇴 인증' 글을 남기면서 내부 갈등에 대한 걱정도 커졌다. 집행부가 부당하게 사익을 편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온다. 파업 기간 스태프에게 활동비 최대 3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고 조합비 역시 기존 1만원에서 5만원으로 갑자기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초기업노조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는 중이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협박하거나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임직원 개인정보를 빼돌리려다 적발되는 등 '상식 밖' 행보가 지속되고 있다. 최 위원장이 총파업을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동남아시아로 장기 휴가를 떠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며 조합원들이 술렁였다고 전해진다. 노조 영향력이 큰 한 제조업 기업 관계자는 “노조가 '협상 카드'로 무리한 요구를 내놓고 협상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어도 대화 과정에서 의견을 맞추는 법"이라며 “(삼성전자 노사는) 서로를 인정하고 협상에서 '선'을 지키는 법을 아직 모르는 듯하다"고 일침했다. ◇ 삼성전자 '비상' 정치권도 노사 협상 중재 총력전 노조는 사측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손실 금액이 '측정 불가'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증권가에서는 예상 손실액이 단기적으로 20조~30조원가량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조가 예고한 기간 파업이 벌어지고 이후 설비를 복구하는 시간을 계산한 금액이다.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금액도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파업이 장기화하거나 설비를 고의로 고장 내는 등 예외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손실액이 50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실적 악화를 넘어 기업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라인은 한 번 멈추면 재가동 후 수율을 정상화하는 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수주가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가동 중단 시 라인에 깔려 있던 수만 장의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 비용도 상당하다.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의 '공급 안전성'에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도 핵심 포인트다. 당장은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쟁사에 점유율을 뺏기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 '책임 있는 대화'를 강조하며 노조에 손을 내밀고 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은 지난 7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금협상으로)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회사는 임직원 여러분과 미래 경쟁력, 사업 운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안을 제시하고 노동조합과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했다"며 “아직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엄중한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미래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경영진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임직원 여러분께서도 우리의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도 지난 5일 사내 게시판에 메시지를 올렸다. 신 의장은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막대한 파업 손실과 고객 이탈로 회사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주주, 투자자, 임직원, 지역사회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수백억달러의 수출과 수십조원의 세수가 감소하고 환율 상승 유발로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드는 등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금은 회사가 직면한 무한경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합심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정치권도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며 삼성전자 노조를 에둘러 비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과 경쟁력이 노사만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결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수많은 인프라, 수많은 협력 기업, 400만명이 넘는 소액 주주와 국민연금 등이 연결돼 있다"며 “현재 발생한 이익을 회사 내부 구성원들끼리만 나눠도 되는 이슈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 7일 “오늘 삼성전자가 있기까지 수많은 협력업체의 노력, 정부의 지원,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특히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막대한 전력 확보를 위한 지역 주민들의 협조가 있었다"며 “노사 간 교섭 테이블이 마련된다면 정부는 실질적인 교섭이 촉진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노사 일단 협상 테이블로…핵심쟁점 '성과급' 절충안 나올까 삼성전자 노사는 일단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는 방침이다. 김도형 고용노동부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이 8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과 면담하는 등 노동 당국이 중재 노력에 나선 결과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삼성전자 노사를 상대로 사후조정 절차 참여를 타진했다. 사후조정은 조정이 종료된 뒤 노동쟁의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하에 다시 실시하는 협상이다. 중노위가 중재자 역할을 맡게 된다. 지난 2024년 7월 삼성전자 노조 첫 파업 때도 중노위가 사후조정에 들어갔었다. 초기업노조는 한 차례 결렬된 노사조정의 후속 절차로서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관련 대화는 오는 11일과 12일 집중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노사 간 견해 차이는 좁히기 쉽지 않아 보인다. 사측은 지난 3월 열린 집중 교섭에서 DS 직원들에게 업계 1위 달성 시 경쟁사 이상의 보상을 해주겠다고 제시했다.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쓰겠다고 약속했다. '성과급 상한 유지'라는 주장도 한발 물러나 특별 포상을 통해 직원들에게 상한선 이상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구적인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등을 주장하고 있다. 변수는 여론이다.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전 국민이 쳐다보고 있는 만큼 노사 모두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돼 있다. 특히 주주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 경제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목소리에 양측 모두 집중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정부 차원에서 '밸류업'을 통해 주주권 강화 운동을 벌이는 만큼 이번 성과급 논란에서도 '주인'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홍 광운대 명예교수는 지난 6일 '이해관계자 경영학회' 춘계 정기세미나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 관련 “주주의 잔여청구권 이론에 의하면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정률로 배분받는 것은 일종의 선배당을 받는 것"이라며 “이는 노조의 '준 주주화'를 의미하며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들도 단체를 만들어 현수막 시위를 열거나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일부 조직들은 노조원들이 단체행동을 벌이면 근처에서 '맞불 집회'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의 파업 관련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 및 보상 요구로 적절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무선(10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노사 관계 균형 자체를 다시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노조의 쟁의권은 강한데 기업의 대응 수단은 지나치게 제한돼 있다는 논리에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등 친노동 입법은 활발한데 사업장 불법 점거를 제한하는 등 회사 측 방어수단은 거의 없다"며 “파업이 벌어져도 대체인력 투입이나 외부 인원 활용 등이 어려운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짚었다. 학계 한 관계자는 “노조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조합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감사 제도를 도입하는 등 거대 노조 선진화 작업을 거쳐야 한국 특유의 노사 갈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생각보다 빨리 온다”…카카오, 전국민 대상 AI 확산 예고

“카카오는 시장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소수가 아닌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에이전틱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스케일업 할 수 있는 기술적 준비를 완료하고 있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7일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톡의 5000만 이용자 모두가 개인화된 에이전트를 보유하는 것을 중장기 AI 비전으로 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 AI 담은 카카오 플랫폼 사업 '순항' 이날 발표된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한 1조9421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 늘어난 211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카카오의 핵심 사업인 플랫폼 부문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6% 늘어난 1조182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카카오의 핵심은 톡비즈를 대표로 하는 플랫폼 부문 성장으로, 2024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연결 매출 성장률이 두자릿수를 기록했다"며 “본업 중심의 이익 성장이 연결 수익성에 명확하게 반영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지배구조 단순화를 위한 계열사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본업 경쟁력 강화에 쓰겠다는 방침도 명확히 했다. 카카오헬스케어와 카카오게임즈 매각 이후 남아있는 카카오 계열사 수는 87개다. 신종환 CFO는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은 포트폴리오 재편은 카카오가 핵심사업에 리소스를 더 투여할 수 있는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카카오는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보다는 새롭게 열리는 성장 기회에 주목하면서 에이전틱 AI 플랫폼의 스케일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회사는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층과 그렇지 않은 층을 나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챗GPT 포 카카오(ChatGPT for Kakao)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층을 공략하는 서비스라면, 카나나 인 카카오톡(Kanana in Kakaotalk)은 이보다 더 대중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다. 챗GPT 포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정식 출시됐고,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지난 3월 iOS 디바이스에서 사전테스트(CBT)를 마무리하고,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에서도 서비스 출시를 완료했다. ◇ 카카오 AI 사업 '잰걸음'…“3분기부터 확장 본격화" 정 대표는 카카오 AI 서비스의 화제성이나 이용자 확대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다소 더디다는 지적에 대해 “이는 단기적 트래픽 확보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용자의 리텐션과 경험의 완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도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메신저 환경에 자연스럽게 AI가 녹아드는 사용자 경험을 확보하는 데 우선 집중하고 있고, 활동성 지표와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서비스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한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서비스의 효용을 충분히 검증한 후 카카오톡의 트래픽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용자 확산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3분기부터 카카오톡 내 AI 서비스의 활동성 개선 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메신저의 강점을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필요한 정보와 절차를 제안하는 것을 넘어 예약과 결제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대표는 “카카오톡은 단순 메신저를 넘어 콘텐츠의 탐색과 발견, 관계와 관심사가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의 구조적 성장을 발판 삼아 카카오톡은 에이전틱 AI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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