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내일 정식시행…산업계 ‘하청 쟁의’ 긴장

10일부터 '노란봉투법'을 불리는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법이 6개월의 유예기간을 끝내고 정식 시행된다. 노란봉투법은 하청(수탁)기업 노조의 원청(위탁)기업과 임단협 교섭권 허용, 정당한 노조활동으로 발생한 기업 손해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노동쟁의 대상에 구조조정·정리해고·배치전환 포함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는 법 시행에 따른 새로운 교섭 및 쟁의 양상을 가늠할 수 없는데다 시행 전 반년 유예기간에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 후폭풍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경영계는 불법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노동계에 호소하는 동시에 정부·노동위원회에 엄정한 판단 체계를 확립해 달라고 당부하며 노란봉투법 부작용 최소화에 힘쏟고 있다. 9일 재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의 핵심 쟁점은 사용자 범위를 재정의했다는 점이다. 노동자의 교섭 대상이 기존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에서 '실질·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바뀐다. 이에 따라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이미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주요 대기업 대부분이 수많은 협력사들과 대화 테이블에 앉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8월 국회의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하청 노동자의 단체행동을 통해 합법적 권리를 관철시킨 사례가 나왔다. 한국지엠은 세종물류센터 하청노동자들을 해고하려 했다가 홍역을 치렀다. 세중물류센터의 1차 벤더(협력업체)인 우진물류 직원들이 노란봉투법을 앞세워 사측에 고용을 승계하라고 압박했고, 결국 한국지엠은 지난달 6일 이를 수용하며 갈등이 일단락됐다. 현대제철도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일부가 지난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뭉쳐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단체행동을 벌인 끝에 최근에 파업권을 따냈다. 한화오션 역시 협력사 직원 상당수도 금속노조를 통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며 지난해 12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냈다. 한화오션이 비정규직 조합원의 실질적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노동중재기관이 확인시켜준 셈이다. 반면에 하청과 원청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면서 총파업 돌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사례도 있다. 네이버 산하 6개 자회사 노조는 지난해 노란봉투법 통과 직후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IT기업 NHN 노조는 고용안정을 촉구하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자회사 NHN에듀 등을 대상으로 '깜깜이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모회사가 전환 배치 등을 실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회원들은 지난 4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간접고용노동자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로 농협 자회사, 택배업 종사자, 공공기관 콜센터 근무자, 대형마트 판매 및 배송 담당자 등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노조들은 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10일 오전 원청에 대화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하청 업체의 요구를 회피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강경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를 미리 염두에 두고 7월15일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하청과 원청 간 노사 갈등이 아닌 노동조합간 '노노 갈등'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천공항공사와 한전KPS 등 정규직 노조들은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여 노동자간 이해관계 충돌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산업계는 노란봉투법이 노동쟁의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을 두고 벌써부터 갈등을 빚고 있는 삼성전자나 해외투자·로봇도입 등으로 기싸움을 벌이는 현대자동차 등은 노조의 투쟁 강도가 평소보다 더 높아지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경영계는 법 시행 이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엄정한 판단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사용자 범위와 교섭 의제를 두고 노사간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총은 “노동계는 원청 기업과 단체교섭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된 범위 외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거나 이를 관철하기 위한 불법행위는 자제해야 하며 교섭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시에 경총은 “정부와 노동위원회는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매뉴얼에서 벗어나는 노동계의 교섭요구나 쟁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엄정한 판단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 18개 계열사, 10일부터 올해 상반기 공채 접수

삼성은 국내 투자 확대 노력을 지속하면서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청년들에게 양질의 취업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3월 10일부터 올해 상반기 공채 절차를 진행한다. 9일 삼성에 따르면 공채에 나선 관계사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생명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삼성중공업 △삼성E&A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웰스토리 등 18곳이다. 공채 지원자들은 10일부터 17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에서 입사를 희망하는 회사에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채용절차는 △3월 직무적합성 평가 △4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5월 면접 △건강검진 순으로 진행된다. SW 직군 지원자는 GSAT 대신 실기 방식의 SW 역량 테스트를 치르며, 디자인 직군 지원자들도 GSAT를 치르지 않고 디자인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선발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SDI, ‘피지컬 AI용’ 전고체 배터리 최초 공개

삼성SDI가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에 적극 대응한다. 삼성SDI는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용으로 개발 중인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의 샘플을 최초로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삼성SDI는 'AI의 상상, 배터리가 현실로(AI thinks, Battery enables)'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로봇의 경우 특성상 배터리 탑재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크기가 작으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고 사용시간이 긴 배터리 사양이 요구된다. 또 로봇이 움직일 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력 피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출력 성능도 요구된다. 삼성SDI는 이런 피지컬 AI용으로 높은 안전성과 출력을 충족하는 전고체 배터리를 제시하는 동시에 경량화를 위해 파우치형도 개발 중이다. 그동안 전기차용으로 각형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온 삼성SDI는 폼팩터 다변화를 통해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각종 로봇, 항공시스템, 차세대 웨어러블 등 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AI 시대의 모든 가능성을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로 완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오랜 시간 축적해온 기술력을 기반으로 AI 시대에 걸맞는 고품질 배터리 솔루션을 제시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에서 삼성SDI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솔루션을 비롯해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무정전 전원장치(UPS) 및 배터리 백업 유닛(BBU) 등에 탑재되는 초고출력 배터리를 선보인다. 전시 부스의 메인 공간은 실제 IT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모습으로 꾸며진다. 중앙에는 데이터센터 안에 설치된 UPS 모형을 구현했는데, 삼성SDI의 UPS용 배터리 'U8A1'이 탑재돼 있다. U8A1은 고유의 각형 배터리 폼팩터에 리튬망간산화물(LMO) 소재를 적용해 고출력 성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한 제품이다. AI 데이터센터 전용 제품으로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함으로써 기존 제품 대비 공간 효율을 33% 높여 적은 수의 배터리로도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전력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UPS존 뒤편 BBU 존에서는 BBU용 고출력 배터리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데이터센터 내 서버 안에 설치되는 BBU는 정전이 발생했을 때 전력을 빠르게 공급해 데이터가 소실되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삼성SDI는 하이니켈 NCA 양극재와 SCN 음극재를 사용해 고출력을 구현한 고용량 원통형 배터리를 BBU용으로 공급한다. 최신 설계 기술로 하부에도 벤트(Vent)를 탑재해 안전성을 강화하고 발열을 낮춰 장수명을 구현했다. UPS·BBU존 왼편으로는 AI 시대에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ESS 통합 솔루션인 삼성배터리박스(SBB)의 풀 라인업이 전시된다. 관람객들은 20피트(ft) 컨테이너 안에 수 만개의 하이니켈 NCA 각형 배터리셀이 가득 차 있는 SBB 1.5의 내부를 볼 수 있으며, 차별화된 ESS 안전 기술인 모듈 내장형 직분사(Enhanced Direct Injection, EDI) 시스템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의 차별화된 성능과 안전성 기술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올해 '인터배터리 어워즈' 수상작인 '700Wh/L 고에너지 각형 배터리' 등을 전시힌다. 이 제품은 각형 배터리 기준 최고 수준인 700Wh/L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했다. 단일 충전으로 800km 주행이 가능하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기자의 눈] 웹젠의 ‘이상한 전액환불’ 기준

게임사 웹젠이 최근 신작 '드래곤소드'의 과금액 전액 환불을 결정했다. 이번 전액 환불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긍정적이지 만은 않다. 불과 얼마 전, 명백한 소비자 기망 행위가 확인된 다른 게임들에서 웹젠이 보여준 소극적인 태도와는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웹젠은 '드래곤소드'의 환불 결정에 대해 소비자 권익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전액 환불을 개발사 '하운드13'을 헐값에 인수하기 위한 '압박 카드'가 아니냐고 의심한다. 전액 환불을 단행해 게임 매출을 '0원'으로 만들면, 퍼블리셔인 웹젠이 개발사에 지급해야 할 수익 정산금 또한 사라지기 때문이다. ​자금난을 겪는 개발사의 현금 흐름을 차단해 경영권을 헐값에 넘기도록 유도하려는 '고사 작전'의 일환이라는 의혹이다. ​반면, 웹젠의 귀책사유가 명확했던 사례에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뮤 아크엔젤'이 대표적이다. 당시 웹젠은 특정 횟수까지 아이템 획득이 아예 불가능한 일명 '바닥 시스템'을 설정하고도 이를 고지하지 않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다. ​그러나 환불에는 '천장'이 있었다. 웹젠은 환불 대상을 특정 기간, 특정 상품으로 한정했고, 패키지 상품의 경우 구성품 비율을 따져 환불액을 산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 이용자가 2000만원가량을 결제했음에도, 아이템 사용 가치 등을 공제당해 약 119만원(5% 수준)만 환불받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24년 10월 서비스를 종료한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도 마찬가지다. 웹젠은 서비스 종료가 내부적으로 확정된 시점에도 이용자 문의에 “검토 중인 사항이 없다"고 거짓 답변을 하며 아이템 판매를 지속해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소비자를 속여 판매한 기만행위가 있었음에도 당시 환불은 '사용하지 않은 유료 재화' 반환에 그쳤다. ​웹젠의 환불 정책은 이중적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기업이 경영 전략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질수 있지만 그 전략의 도구가 '소비자 환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드는 환불 기준 앞에서, 소비자는 웹젠의 '고객 보호'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재벌승계지도] LG그룹 ‘장자 우선 원칙’ 구광모 체제서 분기점 맞나

LG그룹 승계지도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그려볼 수 있다. 지배구조는 투명하다. 지주사 체제를 일찍부터 확립했고 총수 일가 지분율도 높은 편이다. 다음 세대로 증여·상속을 해도 소유권이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외에도 26명이 지주사 주식을 들고 있어 '가족 소유' 성격이 강하다. 경영권 측면에서는 50년 넘게 이어온 '장자 승계' 원칙이 기로에 선 상황이다. 4세인 구광모 회장 체제 이후 소송전이 벌어지는 등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LG그룹 지배구조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인 ㈜LG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LG 최대주주(이하 3일 기준)는 구광모 회장(16.27%)이다. 특수관계인을 모두 합치면 ㈜LG 지분율은 42.54%가 된다. 국민연금공단이 6.87%를 가지고 있어 이를 합산하면 과반에 육박한다. 영국에 본사를 둔 자산운용사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 엘엘피'(Silchester International Inv)가 ㈜LG 지분 7.17%를 들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잡는다. 주요 계열사들은 ㈜LG 영향력 아래에 있다. LG전자(35.27%), LG화학(34.95%), LG유플러스(38.25%), LG생활건강(34.74%), LG CNS(44.95%) 등이다. LG전자는 LG이노텍(40.79%), LG디스플레이(36.72%), 엘지마그나이파워트레인(51%) 등을 아래에 두고 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79.38%를 지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주식을 58.61% 보유 중이다. 이밖에 손자 또는 그 아래에 있는 회사들도 각 계열사들이 지분을 충분히 확보한 편이다. LG전자의 100% 자회사로는 하이프라자, 하이엠솔루텍, 하이케어솔루션, 하이텔레서비스, 에이스냉동공조 등이 있다. 씨에스리더, 아인텔레서비스, 씨에스원파트너, 위드유, 유플러스홈서비스 등은 LG유플러스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LG생활건강 아래로는 코카콜라음료(지분율 90%)와 해태에이치비(100%) 등이 있다. LG화학은 100% 자회사로 팜한농을 두고 있다. ㈜LG 지분을 확보하면 계열사 전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첫 번째 변수는 실체스터의 행보다. 이 회사는 주로 저평가된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알려졌다. 2023년 ㈜LG의 5% 이상 지분 보유 주주로 이름을 올린 뒤 지난해까지 꾸준히 주식을 사들였다. 아직까지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최대주주와 경영 보폭을 맞추고 있다. 5% 확보 이후 공시가 나왔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LG그룹에 '외국계 감시자'가 생겼다는 얘기가 나왔다. 주주가치 제고 기대에 지주사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기대와 달리 현재까지는 ㈜LG 이사회 측이 제안하는 주주 환원 정책에 우군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실체스터가 일반적인 행동주의 펀드와는 분명히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이달 ㈜LG 정기주주총회 역시 이변 없이 넘어갈 전망이다. ㈜LG는 이번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전자주총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상향 등 대대적인 정관 변경에 나선다. 더 큰 관전 포인트는 ㈜LG 지분 소유자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LG그룹 경영은 '구광모 체제'가 사실상 완성된 상태다.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탄탄한데다 다양한 방식으로 성과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을 화두로 던지며 비주력사업에서 손을 떼고 신성장동력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 왔다. 스마트폰·태양광 패널 등 사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전장, 이차전지,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역량을 쌓는데 집중했다. 이같은 결정은 LG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소유 관련 지도는 쉽게 그리기 힘든 상황이다. LG그룹은 55년여간 맏아들이 그룹 지배권을 물려받고, 경영에 참여했던 나머지 형제들은 독립한다는 기조를 지켜왔다. 구인회 창업회장이 떠나자 동생인 구철회 회장은 LIG그룹을 차려 나왔다. 구태회·구평회·구두회 세 형제는 힘을 모아 LS그룹을 만들었다. 구인회 회장(1969년 별세)의 장남인 구자경 회장(2019년 별세)은 1995년부터 LG그룹 2세대를 이끌었다. 구자경 회장의 동생들은 아워홈(구자학), LF(구자승), LB인베스트먼트(구자두) 등을 맡았다. 2018년 취임한 3대 구본무 회장의 형제들도 경영을 돕다 세대교체가 일어나면 약속대로 LG그룹 경영에서 물러났다. LX그룹(구본준), 희성그룹(구본능) 등이다. 현재는 구광모 회장 체제다. 구광모 회장은 구자경 회장의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장남인 구본무 회장의 외아들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양자로 입적했다. '장자 승계' 원칙을 지키기 위해 가족들이 합의를 이룬 결과다. 총수 일가들은 혈통보다 상징성을 지키기 위해 법적 절차까지 밟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그룹이 보수적인 원칙을 지키는 것은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형제간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의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4대에 걸쳐 상속을 이어온 탓에 지주사 지분을 지닌 가족 수도 크게 늘었다. 구광모 회장과 엮여 있는 ㈜LG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2.54%다. △LG연암학원(2.17%) △LG연암문화재단(1.14%) △LG상록재단(0.49%) △LG복지재단(0.23%)을 제외하면 모두 개인이다. 구본무 회장의 막내동생이자 LT그룹을 가지고 독립한 구본식 회장이 아직 ㈜LG 지분 4.57%를 가지고 있다. 구광모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지분율도 3.11%에 달한다. 구본무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4.29%)를 포함해 △구본무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2.97%) △구본무 회장의 차녀인 구연수씨(0.73%) △구형모 LX엠디아이 사장(1.64%) △구본준 LX그룹 회장(1.06%) 등도 의미 있는 수준의 ㈜LG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밖에 구광모 회장의 고모인 구미정씨(0.69%)를 포함한 18명의 친척 및 방계 구성원들이 ㈜LG 지분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게 '세 모녀의 난'으로 불리는 가족간 상속분쟁이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인 구연경 대표, 구연수씨는 지난 2023년 2월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해야 한다'며 소송에 나섰다. 고인이 남긴 재산은 ㈜LG 주식 11.28%를 골자로 한 2조원가량이다. 구광모 회장은 해당 지분 11.28% 중 8.76%를 물려받았다. 구연경 대표는 2.01%, 구연수씨는 0.51%를 각각 상속받았다. 세 모녀는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지 4년이 지나 '가족간 합의가 없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구광모 회장이 주식을 모두 상속받는다는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앞선 합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구광모 회장 손을 들어줬다. 세 모녀가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낸 상속회복 청구 소송을 지난달 원고 패소로 판결한 것이다. 법원은 원고 측이 재산분할과 관련해 주장한 핵심 쟁점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분할 협의서는 유효하게 작성됐고, 선대 회장이 남긴 유지에 따라 협의서 작성 과정에서 기망 행위는 없었다고 봤다. 앞으로 진행될 항소심 결과보다 소송전 자체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이목을 끈다. LG그룹이 50년 넘게 지켜온 '장자 승계' 원칙에 커다란 균열이 생긴 사례라는 이유에서다. 일단 세 모녀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더라도 '구광모 체제'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세 모녀가 승소해 법정 상속비율로 지분을 재분배해도 합산 지분은 15%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광모 회장은 구본능 회장 힘까지 모아 14%가량 지분 확보가 가능해 보인다. 특수관계인에 그룹 내 공인재단들이 있는데다 다른 가족들도 '원칙을 깬' 세 모녀 쪽보다는 구광모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5세 경영체제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구광모 회장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친척들이 지분을 조금씩 쪼개 '가족경영'을 펼치는 와중에 16.27%는 충분한 지분율이 아니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LG그룹과 비교해 훨씬 복잡하고 불완전한 지배구조를 갖춘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은 특정인에게 경영권과 지분을 모두 몰아주며 '소유와 경영'의 균형점을 찾고 있다. LG그룹의 평화로운 세대 교체를 가능하게 했던 '장자 승계' 원칙이 계속 지켜질지 여부에 재계 시선이 쏠리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LG그룹의 '가족 소유' 전통은 이어져도 '1인 경영' 체제가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가족경영이 한국적 특수성 안에서는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글로벌 스탠다드 관점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일단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환경에서 주주들이 '장남에게만 경영권을 물려주겠다'는 LG가 전통을 계속 받아들일 수 있을 지가 쟁점이다. LG가 '인화(人和)'를 강조하며 가족 간 합의로 일을 처리해온 전통에도 금이 갔다. 가족 사이에서 '유언장이 없었다'는 식의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이는 LG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힘을 보태주는 요소다. ESG 경영이 중요해진 시대에 '불투명한 거버넌스(G)'는 기업 가치를 깎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퀀텀점프'를 이끌 수 있을지다. 지금까지는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5세 체제를 감안한다면 보다 눈에 띄는 도약이 필요해 보인다. 구광모 회장 입장에서는 자신이 과거와 같은 구본무 회장을 뛰어넘는 LG그룹의 전성기를 열고, 자녀는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소유 측면에서는 상속·증여세 재원 마련에 대한 그림을 아직 그리기 힘든 단계다. 구광모 회장은 약 70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5년간 6회에 걸쳐 모두 납부했다. 지금부터는 ㈜LG 등 배당 확대나 보수가 주요 수입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LG에서만 47억1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구광모 회장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탓에 ㈜LG 외 주요 계열사 주식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다. 대신 LG CNS는 미래 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97만2600주(지분율 1%)를 아직 들고 있다. LG CNS의 시가총액은 3일 종가 기준 약 7조2000억원이다. LX그룹 독립이 LG 승계 역사의 마지막 '전통적 이별'일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경영에 참여 중인 동생들이 없는데다 이제 떼어낼 수 있는 '적당한' 사업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LX그룹 분할 당시에도 판토스 등 알짜자산 배분을 두고 가족간 미묘한 신경전이 있었다는 소문도 있다. 결론적으로 LG그룹의 승계지도는 앞으로 경영권보다 소유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과거 LG의 계열 분리가 현장에 있던 삼촌들에게 사업체를 떼어주는 방식이었다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4세 이후 친척들간 갈등은 지분 분할 과정에서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LG그룹이 고수해온 '장자 승계' 원칙은 재산권 행사라는 개인의 정당한 권리 주장과 충돌하며 시험대에 올라선 모습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 갤북6 vs. 애플 M5 맥북…새 노트북 라이벌, 비교해 보니

지난달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성능을 강화한 '갤럭시 북6' 시리즈를 먼저 선보인데 이어 애플이 지난 3일(현지시각) 자체개발한 차세대 칩셋 M5를 탑재한 신형 노트북 '맥북 프로'와 '맥북 에어' 시리즈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올해 글로벌 노트북 시장 패권을 놓고 한판승부에 돌입하면서 누가 승자의 축배를 들어올릴 지 관심이 모아진다. 에너지경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형 노트북 주요 모델 3종을 선정해 △CPU·GPU 성능 △디스플레이 △확장성 △가격 등 요인을 비교 분석했다. 두 회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노트북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북6 울트라'와 '맥북 프로 16'은 각 진영의 기술력이 집약된 워크스테이션이다. 삼성전자는 인텔 코어 울트라 7(356H) 프로세서를 기본으로, 상위 모델에는 울트라 9 프로세서까지 탑재될 예정이다. 그래픽 역시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60과 5070 랩톱 GPU로 이원화해 고성능 작업 수요에 대응했다. 이에 맞서는 애플은 M5 Pro 칩셋 외에도 최상위 M5 Max 칩셋 옵션을 제공하며, 18코어 CPU와 최대 40코어 GPU를 통해 전력 효율과 미디어 엔진 성능을 극대화했다. 비교군인 갤럭시 북6 울트라(RTX 5070)와 맥북 프로 16(M5 Pro) 모델을 살펴보면,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메모리(RAM)와 무게다. 맥북 프로 16은 48GB의 통합 메모리를 탑재해 32GB LPDDR5X 메모리를 탑재한 삼성 모델보다 용량 면에서 우위를 점한다. 그러나 휴대성은 삼성이 앞선다. 갤럭시 북6 울트라는 고성능 외장 그래픽을 탑재하고도 무게가 1.89㎏으로, 2.14㎏인 맥북 프로 16보다 약 250g 더 가볍다. 디스플레이는 갤럭시 북6 울트라가 16인치 WQXGA+(2880×1800) 다이내믹 아몰레드 2X 패널을, 맥북 프로 16은 리퀴드 레티나 XDR(3456×2234)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두 모델 모두 120㎐ 주사율을 지원한다. 단자의 경우 맥북 프로는 최신 썬더볼트5 포트 3개(M5 Pro/Max 기준)를 탑재해 대역폭을 넓혔으나, 삼성은 HDMI 2.1과 USB-A 포트를 본체에 내장했다. 가격은 갤럭시 북6 울트라가 493만원, 맥북 프로 16이 489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형성했다. 생산성을 중시하는 일반 사용자용 대화면 모델 대결에서는 스펙 차이가 뚜렷하다. 갤럭시 북6 프로 16은 인텔 코어 울트라 X7 프로세서(358H)를, 맥북 에어 15는 M5(10코어 CPU·10코어 GPU) 칩셋 제품을 비교했다. 무게는 각각 1.59㎏(삼성)과 1.55㎏(애플)으로 대동소이하다. 디스플레이 사양에서는 격차가 벌어진다. 삼성은 프로 라인업에도 울트라와 동일한 120㎐ 아몰레드 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반면, 맥북 에어 15는 60㎐ 주사율의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가격은 갤럭시 북6 프로 16이 351만원으로, 299만원인 맥북 에어 15보다 약 52만원 더 많다. 이는 디스플레이 패널 단가 등의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휴대성을 극대화한 소형 모델에서는 가격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인텔 코어 울트라 5 338H가 탑재된 갤럭시 북6 프로 14는 271만원, M5(10코어 CPU·8코어 GPU)가 탑재된 북 에어 13은 179만원으로 약 1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램 용량(16GB)과 저장장치(512GB), 무게(약 1.2㎏대)는 유사하지만, 삼성은 이 체급에서도 120㎐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 다양한 포트 구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반면에 애플은 60㎐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썬더볼트 포트 2개로 구성을 간소화했다. 전반적으로 갤럭시 북6 시리즈는 경쟁 모델 대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주력 판매군인 프로 라인업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이러한 가격 저항을 '대체 불가능한 범용성'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우선 엔비디아 GPU와 윈도우 OS의 조합이 갖는 강점이다. AI 개발 및 딥러닝 분야에서 표준으로 통하는 'CUDA' 프로세싱과 각종 공학 프로그램 구동에 있어 갤럭시 북6 울트라는 맥북이 제공하지 못하는 호환성을 제공한다. 또한, 스팀(Steam) 점유율이 보여주듯 고사양 패키지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다는 점도 2030 세대에게는 중요한 구매 포인트다. 한국시장 특유의 업무 환경도 삼성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공공기관 행정망, 금융권 보안 프로그램, 사내 레거시 ERP 시스템 등 윈도우 환경이 필수적인 국내 비즈니스 현장에서 별도의 가상머신 결제나 설정 없이 즉시 투입 가능하다는 점은 기업 및 직장인 수요를 견인할 핵심 요소다. 여기에 애플 맥북에는 없는 '터치스크린'의 편의성과 갤럭시 스마트폰·태블릿과의 연동성도 차별화 포인트다. 하드웨어의 완성도와 한국형 사용성을 앞세운 삼성의 전략이 애플의 M5 효율성과 가격 공세에 맞서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영화관에 온듯 생생한 입체음향…LG전자 ‘사운드 스위트’, 105조원 홈오디오시장 승부수

TV 화면 속 우주복을 입은 사람이 뛰어가자 우주를 연상시키는 배경음악이 정면에서 흐른다. 동시에 발걸음 소리는 뒤쪽에서 울리며 공간감 있는 사운드를 만든다. 영화 속 주인공이 화면 뒤편을 향해 총을 쏘자 총성이 등 뒤에서 터지듯 들린다. 웅장한 배경음악은 공간 전체를 감싸고, 건물 파편이 무너지는 장면에서는 소리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듯 퍼진다. 5일 서울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정체를 드러낸 LG전자의 프리미엄 홈오디오 시스템 '사운드 스위트'는 제품 설명회 참석자에게 마치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하이퀄리티 음향을 누리는 체험을 제공했다. 김진규 LG전자 오디오 상품기획팀장은 “프리미엄 TV 시장이 확대되면서 기존 사운드바만으로는 공간 음향 경험을 충분히 구현하기 어려웠다"며 “새로운 프리미엄 오디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LG 사운드 스위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체험한 LG 사운드 스위트는 복잡한 홈시어터 설치 없이도 가정에서 영화관 수준의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LG 사운드 스위트는 국내 최초로 돌비 래버러토리스의 첨단 음향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Dolby Atmos FlexConnect)' 기능을 지원한다. 스피커를 자유롭게 배치해도 시스템이 스피커 위치를 자동으로 인식해 공간에 맞춘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홈시어터처럼 좌우 대칭 배치나 복잡한 유선 연결이 필요 없다. 아심 마서 돌비 아태지역 마케팅총괄(부사장)은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를 지원하는 LG 사운드 스위트와 최신 TV 라인업을 통해 복잡한 설치 과정 없이 공간에 최적화된 프리미엄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G 사운드 스위트는 사운드바와 서라운드 스피커, 서브우퍼 등을 모두 갖춰 고객 취향에 따라 50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상반기 중 최대 56개 조합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적 차별화의 핵심은 초광대역(UWB) 기술을 활용한 '사운드 팔로우(Sound Follow)' 기능이다. UWB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들고 사용자가 자리를 옮기면 시스템이 스마트폰 위치를 파악해 그곳을 실시간 최적의 감상 위치로 만든다. 이와 함께 LG 사운드 스위트 전 라인업에는 공간 형태에 맞춰 사운드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룸 캘리브레이션 프로(Room Calibration Pro)' 기능도 적용됐다. 설치된 공간의 크기와 구조 등을 분석해 음향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방식이다. 오디오의 두뇌 역할에는 LG전자의 '3세대 알파11 인공지능(AI)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AI가 목소리와 음악, 배경음을 각각의 객체로 분리해 리마스터링함으로써 원음 왜곡 없이 선명한 사운드를 구현한다. 저채널 오디오를 멀티채널로 확장하는 'AI 업믹스' 기능도 지원한다. 여기에 100년 전통의 덴마크 '피어리스(Peerless)' 드라이버를 적용해 음향 성능을 강화했다. 업계는 'LG 사운드 스위트' 출시를 계기로 LG전자가 오디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TV 사업에서 축적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홈 오디오로 확장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오디오 시장은 집에서 사용하는 '홈 오디오', 야외에서 사용하는 '포터블 오디오', 이어버즈 등 '웨어러블', 차량용 '카 오디오' 등 네 가지로 나뉜다. LG전자는 이 가운데 카 오디오를 제외한 세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세계적인 뮤지션 윌아이엠(will.i.am)과 협업해 무선 오디오 브랜드 'LG 엑스붐(LG xboom)'을 공개한 바 있다.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홈 오디오 제품인 'LG 사운드 스위트'를 선보이며 오디오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프리미엄 TV 보급이 늘면서 이에 걸맞은 고급 음향기기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홈 오디오 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도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홈 오디오 시장은 지난해 390억4000만달러(약 57조원)에서 2031년 716억9000만달러(약 10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석 LG전자 오디오사업담당 전무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손쉽게 나만의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는 LG 사운드 스위트를 통해 글로벌 오디오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Made in 구미’ 갤럭시, 글로벌 시장 향해 이륙 준비

구미시가 삼성 갤럭시 S26의 앰버서더(홍보대사)입니다!… 김장호 시장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방문, 기업 애로 청취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시가 지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의 현장 소통을 통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의 핵심 거점인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이 신제품 '갤럭시 S26'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있어 지역 산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5일 구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4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을 방문해 기업 현장 간담회를 열고 모바일 사업부 생산 현장을 둘러보며 기업관계자들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생산에 매진하고 있는 모바일 사업부의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기업 활동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1980년 구미에 공장을 설립한 이후 '애니콜'에서 '갤럭시'로 이어지는 글로벌 모바일 성공 신화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현재도 갤럭시 스마트폰의 개발·제조·품질 관리까지 담당하는 글로벌 모바일 핵심 거점으로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갤럭시 사진 공모전', 임직원 기부 프로그램인 '나눔키오스크', 명절 희망나눔 봉사활동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갤럭시 생산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구미시에 매우 의미 있는 곳"이라며 “많은 구미 시민들이 '삼성이 잘되어야 구미가 잘 된다'는 마음으로 삼성의 도전을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구미사업장에서 애니콜 신화를 만들어냈던 것처럼 앞으로도 갤럭시 신화를 이어가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모바일충전기 1위 앤커, AI녹음기·로봇청소기 앞세워 한국 공략 본격화

글로벌 전자기기 브랜드 '앤커'가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한 신제품을 쏟아내며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그동안 '글로벌 모바일 충전기기 시장 1위' 인지도를 앞세워 관련 제품을 주로 판매해왔는데 앞으로는 AI 녹음기, 로봇청소기 등으로 영역을 대폭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앤커의 한국 법인 앤커 이노베이션코리아는 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양한 분야 신제품을 공개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진행한 공식 미디어 행사다. 앤커는 이날 블루투스 이어폰 등을 만드는 '사운드코어'와 로봇청소기·홈카메라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유피' 브랜드 신작을 선보였다. '앤커 사운드코어 AI 녹음기'는 AI를 기반으로 텍스트 변환 및 요약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무게를 10g까지 줄여 휴대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최대 5m 거리까지 음성을 수집할 수 있고, 32시간 연속 녹음이 가능하다고 업체 측은 소개했다. 변환 기능은 GPT-5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앤커 유피 C28 옴니 올인원 로봇청소기'도 나왔다. 기존 모델 대비 흡입력을 1.8배 강화하고 실시간으로 롤러를 자동 세척하는 기능을 넣었다고 앤커는 설명했다. 자동 먼지 비움, 온풍 건조, 자동 급배수 등 편의 사양도 추가했다. 충전기 신제품도 출시했다. '앤커 프라임 2만100mAh 220W 보조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최대 220W 출력을 갖췄고, USB-C 포트 2개와 USB-A포트 1개를 탑재했다. '앤커 프라임 2만6250mAh 300W 보조배터리'는 스마트폰을 약 5회 완충할 수 있는 용량을 지녔다. 앤커는 지난 2011년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스티븐 양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했다. 이후 본사를 중국 선전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초기에는 아마존 채널을 통해 노트북 배터리와 스마트폰 충전기를 팔아 이름을 알렸다. 현재 전세계 146개국에 진출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작년 1~3분기 기준 매출액은 4조원가량을 기록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앤커는 전세계 모바일 충전기기 시장에서 5년 연속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엔도 아유무 앤커코리아 회장 겸 앤커 재팬 최고경영자(CEO)는 “앤커는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성장해왔으며 한국의 잠재력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앤커 측은 국내 고객과 소통을 강화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다케우치 히로아키 앤커코리아 부회장은 “고객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실내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서울에 공식 서비스센터를 만들어 운영 중인데, 여기에서 수집되는 목소리는 본사로 전달해 제품 개발에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히로아키 부회장은 “오프라인 매장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이달 26일까지 스타필드 위례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며 “전문지식을 갖춘 직원이 관람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제안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미-이란 전쟁] 스마트폰·TV 석권 중동시장 ‘불안’…속타는 K-가전·전자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양측간 확전 의지로 이어지면서 중동지역 위기감이 시시각각 고조되자 국내 가전·전자업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미-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 에너지 수송의 '동맥'으로 불리는 호르무즈해협은 물론 중동 일대 영공까지 막혀 주요 수출품의 해상·항공 운송 차질, 중동 소비시장의 수요 위축 등 '이중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4일 가전·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란 정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선언에 따른 파급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이스라엘의 공습에 대응해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고 통과 선박에 공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호르무즈 봉쇄는 곧바로 국제 원유 수송의 길목을 차단하는 것으로 곧바로 원유 수급 차질 및 유가 급등을 의미한다. 동시에 유가 상승→선박 연료비 및 항공유 가격 상승→ 해상·항공 운임 인상의 공식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다른 우회항로를 이용할 경우 해상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50~80% 크게 오르고, 육로 운송 및 통관 절차 증가로 운송 기간도 3~5일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직격탄이 예상되는 피해 품목은 해상 컨테이너 운송 비중이 높은 가전으로 꼽힌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가전은 대부분 선박을 통해 수출된다. 우회항로가 장기화될 경우 물류 지연과 비용 증가가 불가피해 가전 수출기업에 수익 악화 부담을 높인다. 국내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물류비 상승 가능성을 주시하며 관련 회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장기 봉쇄에 대비해 대체 물류경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항공운송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물량의 상당수는 항공운송을 통해 이동하는데다 중동이 유럽·아프리카·미주로 향하는 주요 항공화물노선의 물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두바이 국제공항과 하마드 국제공항은 대표적인 화물환적 허브로, 이들 공항을 통해 화물이 통합·재분배된 뒤 유럽, 아프리카, 미국 동부 등으로 이송된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등 중앙아시아 경유 노선이나 동아시아·북미 우회 노선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운송비 상승과 재고 운영 부담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폐쇄 발표는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운송비 증가로 직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이미 부담이 가중된 스마트폰 공급망에 추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해 이윤 구조와 가격 전략, 재고 계획 전반에 점진적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쟁에 따른 중동현지 소비 위축도 걱정거리다. 중동은 단순판매시장을 넘어 국내 가전·전자 기업들의 전략적 거점으로 평가된다. 프리미엄 TV와 대형 냉장고, 고가 스마트폰 수요가 집중된 시장이기 때문이다. 삼성·LG전자는 중동에서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매출 구조를 구축해 왔으며, 생활가전과 TV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특히, 중동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시장점유율 1위로 군림하고 있는 핵심 수출지역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튀르키예를 제외한 중동 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출하량 기준 점유율 36%를 차지했다. 전작인 '갤럭시 S25' 시리즈의 최상위 올트라 모델의 경우, 중동 판매량이 전년 대비 7% 증가하며 현지 프리미엄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이런 삼성전자를 애타게 하는 점은 최근 신모델 '갤럭시 S26' 시리즈를 야심차게 공개하고 글로벌 사전예약에 돌입한 '초기판매 국면'에 미-이란 전쟁 발발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는 것이다. 기대를 모으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중동 일대 소비 심리 위축으로 고가 모델 중심의 초기 판매 모멘텀을 약화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중동을 포함한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요 매출 기반이기도 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두 회사의 전체 매출에서 해당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9%로 적지 않다. 따라서, 미-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비용 상승과 수요 둔화의 '복합 위기'가 삼성·LG전자 실적에 실질적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기업들은 전쟁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며 대응책을 마련하는 단계이지만, 확전이 현실화될 경우 프리미엄시장을 기반으로 한 수익 구조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이란 전쟁이 단기 변수에 그치길 기대하고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수출시장의 소비 심리 위축은 불가피하다. 물류비 상승과 수요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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