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내달 주총서 등기임원 될까 ‘권한과 책임 일치’ 과제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계열사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구조가 확립된 상황이다. 아직 등기이사 자리에 오르지 않아 경영권 및 책임 관련 행보가 오히려 소극적이다. 승계 관련 변수는 지배구조 큰 그림에서 금산분리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삼성생명법' 등 입법 여부에 따라 전체적인 판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앞날은 '안갯속'이다. 이재용 회장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해서다. 삼성은 그룹사 역량을 총동원해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 '소유와 경영' 관련 모범답안을 마련해주길 재계는 기대하고 있다. ◇ 지배구조 정점에 삼성물산…'핵심 계열사' 삼성전자 지분 확보가 포인트 삼성그룹은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점에 서 있는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등 계열사 지분도 광범위하게 보유 중이다. 중간에 있는 삼성생명도 삼성전자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하다. 결론적으로 삼성그룹에 지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삼성물산 지분을 가져야 한다. 작년 말 기준 삼성물산 최대주주는 이재용 회장(21%)이다.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6.86%),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15%) 등 총수 일가도 이 회사 주식을 들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1.18%), 삼성문화재단(0.67%), 삼성복지재단(0.05%) 등을 모두 더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6.38%다. 이재용 회장 일가가 과반을 보유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대신 KCC(10.01%), 국민연금공단(8.19%), 자사주(4.59%) 등을 제외하면 의미 있는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사실상 없다. '소수 지분 + 분산 주주'라는 전형적인 재벌 지배 방식을 따른 것이다. 이 중 자사주는 전량 소각이 예정돼 있다. 보통주 약 780만주다. 예정일은 다음달 13일이다. 이후에는 이재용 회장 등 특수관계인과 KCC,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 지분율이 조금씩 상승하게 된다. 범현대가 기업인 KCC는 삼성그룹의 '백기사'로 분류된다.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인데다 앞서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에버랜드 지분 처분이나 2015년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격 때 KCC는 삼성그룹의 우군 역할을 수행했다. 삼성물산을 '지배회사'로 둔 체제 자체에는 큰 위협이 없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당초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는 비상장사인 에버랜드가 있었다. 이재용 회장→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의 고리였다. 이후 에버랜드가 제일모직 사명을 가져왔고,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병하며 현재 모습이 됐다. 다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꼼수 합병'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은 양사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고 문제 삼았다. 제일모직 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주가조작, 삼성바이오로직스 몸값을 올리기 위한 회계 부정 등 각종 논란이 뒤따랐다. 10년간 이어온 법정 공방은 작년 7월 대법원이 이재용 회장의 모든 혐의에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일단락됐다. 형사 재판이 완전히 끝난 상황이라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법리스크'는 완전히 사라졌다. ◇ '삼성생명법' 예의주시…삼성물산, 자산 팔아 삼성전자 지분 추가 매입할 듯 사법리스크를 벗은 이재용 회장과 삼성전자에는 또다른 '입법 리스크'가 남아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지나치게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리스크로, 업계와 정치권에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총수 일가가 삼성물산에 지배력을 가진다면 다양한 계열사 지휘에 대한 고민은 사라진다. 일단 1000조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을 지닌 삼성전자를 보면 최대주주가 삼성생명(8.51%)이다. 삼성물산(5.05%), 삼성화재(1.49%) 영향력도 크고 이재용 회장(1.65%)이나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1.49%) 등도 주식을 가지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9.83%다. 중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삼성생명은 최대주주가 삼성물산(19.34%)이다. 이재용 회장(10.44%), 이부진 사장(5.76%), 삼성문화재단(4.68%), 삼성생명공익재단(2.18%)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3.56%에 이른다. 이밖에 형제사인 신세계·이마트가 8.07%, 국민연금공단이 6.87%를 보유 중이라 경영권 방어에 대한 고민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계열사들은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흘러가는 구조 안에 대부분 흡수된다. 시가총액 약 80조원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은 삼성물산(43.06%), 삼성전자(31.22%) 등이 74.31%를 가지고 있다. 30조원 수준 몸값을 지닌 삼성SDI의 경우 삼성전자(19.44%) 포함 특수관계인이 지분 20.31%를 들고 있다. 삼성화재는 삼성생명(15.43%) 등이 19.05%, 삼성증권은 삼성생명(29.39%)을 포함한 계열사가 29.62% 지분율을 확보 중이다. 삼성SDS는 삼성전자(22.58%), 삼성물산(17.08%) 같은 회사 영향력을 합산하면 48.93%에 이른다. 이재용 회장이 9.2%를 들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기 최대주주도 삼성전자(23.69%)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3.8%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전자(15.23%)외 7인이 지분 20.86%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E&A는 삼성SDI(11.69%), 삼성물산(6.97%), 이재용 회장(1.54%) 등 7인이 20.63%를 보유 중이다. 호텔신라 주식은 삼성생명(7.3%), 삼성전자(5.11%) 등이 17.34%를 가졌다. 제일기획은 삼성전자(25.24%) 등이 28.44%를 들고 있다. 주요 비상장사들도 지배력에 대한 고민은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지분율이 84.8%에 달한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물산이 지분 전량을 들고 있다. 삼성자산운용도 삼성생명이 주식 100%를 소유 중이다. 핵심은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회에서 현재 논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은 소위 '삼성생명법'으로 불린다. 보험사가 고객 돈으로 계열사 주식을 너무 많이 들고 있지 못하게 규제하는 게 골자지만, 사실상 타깃이 삼성생명이기 때문이다. 현행 보험업법에는 '보험사는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까지만 가질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8.5%나 가질 수 있는 이유는 해당 계산을 '취득원가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1980년대 삼성전자 주식을 살 때 가격은 주당 1000원 가량이었다. 개정안은 이 기준을 '현재가'로 바꾸자는 것이다.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중 약 30조원 어치를 팔아야 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자체에 큰 변화의 파도를 몰고 올 수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정점이 있는 삼성물산이 결국 나서야 한다고 본다.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사들여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전자 고리 중간에 삼성생명의 영향력을 줄이는 시나리오다. 물량을 감안하면 이 주식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기서 대두되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다. 바이오 및 의약품위탁생산은 삼성그룹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밀어주고 있는 신사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를 10년 주기로 바라보면 18만원대였던 게 170만원대로 뛰었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74.31%에 달하는 상황이라 삼성물산이 보유 중인 보통주 1993만2350주(43.06%) 중 일부를 현금화해 삼성전자 지분 매입에 쓰는 방안이 주요 대안으로 거론된다. ◇ 상속세 부담에 형제간 갈등 가능성↓…세 증여 타이밍도 아직 삼성그룹 지배권을 소유 측면에서 보면 '이재용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삼성물산은 유통 주식 측면에서, 삼성전자는 몸집과 사회적 위상 등 관점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할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에서 흔히 변수로 떠오르는 '형제간 갈등'이 부각될 확률도 낮다. 삼성그룹 총수 일가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1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상속세 부담을 안았다.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올해 4월까지 잔금을 납부해야 한다. 홍라희 명예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은 이를 위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을 수차례 시장에 매각했다. 최근 공시만 봐도 홍라희 명예관장이 지난 5일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약 2조원)를 처분했다. 작년 10월에는 세 모녀가 함께 삼성전자 주식 1771만6000주(약 1조8400억원)를 팔았다. 이전에도 이들은 상속세 납부를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보유 주식을 꾸준히 팔아왔다. 이런 와중에도 이재용 회장은 보유 주식을 단 한 주도 처분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달 2일자로 홍라희 명예관장의 삼성물산 주식을 증여받는 등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이재용 회장이 낮은 비용으로 삼성전자 지배력을 확대하는 수단이라고 해석한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E&A △삼성화재 △삼성전자 우선주 등 주식을 다수 보유 중이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2021년 4월 약 15조6000억원에서 지난달 21일 약 30조2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코스피 5000 시대'가 열리며 주력사 주가가 뛴 여파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 가치가 약 14조5000억원, 삼성물산이 약 10조67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나 삼성생명법 입법 변수 등을 감안했을 때 이재용 회장이 이 두 회사 지분을 매각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자녀들 나이도 아직 어리다. 2000년생인 장남 이지호씨는 현재 해군 장교로 복무 중이다. 2004년생 이원주씨는 발레를 배워 무대에 서거나 미국 NGO 단체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는 모습 등이 포착되고 있다. 향후 이들 4세에게 지분 승계 작업이 진행될 경우 삼성물산이 '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지주사 체제를 채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복잡하게 엮여있는 지분을 간소화해 삼성물산에 집중할 여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사회적으로 논의되는 사안 중 눈여겨볼 포인트는 상속·증여세 개편이다. 우리나라 상속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은 이미 공감대를 이룬 사안이다. 다만 특유의 '재벌 문화' 아래에서 이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아직 정부·국회가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연구 보고서를 통해 “현행 상속세 제도가 유지될 경우 상속세수가 2024년 9조6000억원에서 2072년 35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연부연납 기간 연장, 상장주식 현물납부 허용, 주식평가 장기화 등 납부방식을 다양화하면 세수 감소를 최소화하면서도 기업 승계를 원활하게 해 사회적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3차 상법 개정'에 포함되는 자사주 소각은 파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물산 등 주력사가 이미 모범을 보이며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거나 시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자사주 마법' 카드도 스스로 버렸던 상황이다. 계열사간 지배구조가 허술한 구간도 많지 않다. 오히려 삼성물산 등에서 총수 일가 지분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 이사회 중심 '글로벌 표준' 지배구조 구축 중…준감위가 선봉 삼성그룹 지배를 경영권 측면에서 보면 아직 앞날이 불투명한 상태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작업은 중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하지만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은 처지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0년 5월 대국민 사과를 했다. 경영권 승계 의혹 등이 불거졌을 당시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해 국민께 실망과 심려를 끼쳤다"며 반성한 것이다. 이재용 회장은 당시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선언했다. 재계는 이재용 회장이 이같은 발언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그룹 총수 자격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재용 회장은 부회장 시절이던 2015년 6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공개 사과를 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관련 삼성서울병원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이전에는 1966년 이병철 창업회장이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이건희 선대회장이 2008년 차명계좌 의혹으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를 완성하며 투명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측된다. 관전 포인트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의 행보다. 이 조직은 이재용 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당시 '총수도 무서워할 정도로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하라'는 재판부 권고에 따라 2020년 2월 출범했다. 최고경영진의 준법 의무 위반을 감시하고 노동조합이나 경영권 승계 관련 준법 감시 및 개선을 권고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준감위는 삼성그룹 전반을 앞으로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수 일가가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거느리는 수직적 지배구조 체제 아래에서 콘트롤타워 등을 어떤 형태로 세워 운영할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 삼성그룹을 전문 경영인과 이사회 중심 '글로벌 표준'대로 경영하는 해법을 어떤 형태로 제시할지 주목된다. 준감위 4기는 이찬희 위원장을 필두로 5일 공식 출범한다. 당장 급한 경영 관련 이슈는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에 선임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주요 사업장에서 '현장 경영'을 펼치고 임직원들에게 혁신을 주문하는 등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만 10년여간 '사법리스크' 족쇄를 차고 있다는 이유로 삼성전자 등 주력사 등기임원 자리에 오르지 않은 상태다. 경영권은 행사하되 책임은 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물론 보수 또한 받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 '이재용 체제'가 성숙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등이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재용 회장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다룰 것으로 재계는 예상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얼리어답터 리뷰] DJI ‘오즈모 모바일 8’과 함께라면…“나도 크리에이터”

유튜브·틱톡·릴스 등 동영상 플랫폼이 일상이 된 시대다. 스마트폰 하나면 누구나 촬영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아무나 찍는 영상'과 '끝까지 보게 되는 영상'의 격차는 더 커졌다. 흔들림 없는 화면, 자연스러운 움직임, 인물 중심의 앵글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본값이 됐다. 이 간극을 메워주는 장비가 바로 스마트폰 짐벌이다. 그 중에서도 DJI의 최신작 '오즈모 모바일 8(Osmo Mobile 8)'은 단순히 흔들림을 잡아주는 도구를 넘어 촬영을 기기에 맡기고 사용자는 화면과 구도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장비에 가깝다는 인상을 준다. ◇ 꺼내자마자 바로 촬영…'귀찮음'을 줄인 첫인상 박스를 열면 본체와 마그네틱 폰 클램프, 다기능 추적 모듈, 충전 케이블, 파우치로 구성돼 있다. 불필요한 구성품 없이 단출하다. 특히 다기능 추적 모듈이 기본 포함돼 있다는 점은 체험 범위를 넓혀준다. 내장 익스텐션 로드(확장봉)는 셀카봉처럼 길이 조절이 가능하고, 하단에는 삼각대가 기본 탑재돼 있다. 별도의 액세서리를 챙기지 않아도 셀프 촬영이나 고정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은 실사용에서 분명한 장점이다. 손에 쥐자마자 느껴진 것은 무게감보다 균형감이었다. 무게는 약 370g으로 장시간 촬영에도 손목 부담이 크지 않았다. 접으면 부피도 작아 휴대성도 좋다. 손잡이 각도는 이전 세대보다 완만해졌는데, 바닥에 가까운 앵글을 촬영할 때 손목이 덜 꺾인다는 점이 바로 체감됐다. 스마트폰 장착은 마그네틱 퀵 릴리즈 방식이다. 클램프를 스마트폰에 끼운 뒤 본체에 가져가면 '툭' 하고 붙는다. 돌리고 조이고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 사라지면서 촬영까지 걸리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 길에서 갑자기 장면을 찍어야 할 때 이 차이는 체감이 크다. 앱 연동도 번거롭지 않다. 'DJI Mimo' 앱을 설치한 뒤 'OM8'을 선택해 연결하면 바로 촬영 화면으로 진입한다. 카메라 설정, 짐벌 감도, 촬영 가이드, 스토리 모드, 타임랩스, 파노라마 등 주요 기능은 앱 내에서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 360도 무한 회전…사람·동물 모두 '놓치지 않는다' 오즈모 모바일 8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팬 축의 360도 무한 회전이다. 이전 모델에서는 일정 각도 이상 회전하면 물리적으로 멈추는 지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제약이 사라졌다. 실제로 야외에서 주변 풍경을 훑듯 촬영해보니 화면이 끊긴다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영상 녹화 모드에서 조이스틱을 특정 방식으로 두 번 조작하면 360도 수평 회전 기능이 활성화되는데, 친구들과 모이거나 캠핑·페스티벌 현장의 분위기를 담기에는 꽤 그럴듯한 연출이 나온다. '스마트폰으로 찍었다'는 인상이 확실히 옅어진다. 체험 중 가장 편했던 기능은 단연 피사체 추적이다. 오즈모 모바일 8은 '다기능 추적 모듈', 'DJI Mimo 트래킹 7.0', 'APPLE DOCKKIT' 등 세 가지 방식의 추적을 지원한다. 다기능 추적 모듈을 사용하면 스마트폰 네이티브 카메라나 라이브 스트리밍 앱에서도 인물과 반려동물(강아지·고양이)을 추적할 수 있다. 손바닥 제스처 또는 트리거 버튼을 눌러 피사체를 지정하면 추적이 활성화된다. 별도의 앱 실행이 필요 없다는 점은 촬영 흐름을 단순하게 만든다. DJI Mimo 트래킹 7.0은 체감 개선 폭이 크다. 여러 명이 화면에 들어와도 의도한 인물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따라가며, 움직임이 예측하기 어려운 반려동물도 잘 놓치지 않는다. 화면에서 인물을 터치하면 즉시 고정되고, 얼굴 인식 시 흰색 박스로 표시돼 전환도 빠르다. 삼각대를 펼쳐두고 기기를 사실상 '방치'한 상태에서도 화면이 알아서 따라온다는 점은 1인 촬영자에게 특히 강력한 장점이다. “내가 놓쳐도 기기가 알아서 한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APPLE DOCKKIT 공식 지원을 통해 NFC 연결만으로 네이티브 카메라의 인물 추적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단, 아이폰 12 이상 및 iOS 18.5 이상 버전에서만 지원된다. ◇ “성능보다 경험"…완성형에 가까운 스마트폰 짐벌 오즈모 모바일 구형 모델과 비교하면, 이번 제품은 단순한 스펙 향상보다 사용 경험 개선에 집중했다는 인상이 강하다. 내장 삼각대, 안정적인 트리거·조이스틱 조작감, 그리고 무엇보다 향상된 추적 성능까지 더해졌다. 배터리는 짐벌 단독 기준 최대 10시간 수준으로, 하루 촬영에도 부족함이 없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자주 촬영하는 사용자, 특히 브이로그·숏폼·라이브 콘텐츠를 염두에 둔 이들에게 오즈모 모바일 8은 촬영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도구로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전문가용 장비라기보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기 쉬워지는 방향으로 진화한 스마트폰 짐벌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화비전, ‘AI 승부수’ 통했다…영업익 1823억원, 전년비 52%↑ ‘역대 최대’

한화비전이 인공 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앞세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성공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5일 한화비전 시큐리티 부문은 2025년 연간 매출액 1조3351억원, 영업이익 182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52%나 급증한 수치다. 지난 2022년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AI 카메라가 매출 절반 육박…기술력이 실적 견인 이번 호실적의 배경에는 산업 현장에 빠르게 확산 중인 AI 기술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한화비전의 전체 네트워크 카메라 매출 중 AI 카메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49%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포인트(p) 증가한 수치로, AI 기반 제품이 회사의 주력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한화비전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자체 개발한 시스템온칩(SoC) '와이즈넷9(Wisenet9)'을 기반으로 △P시리즈 AI 카메라 △X시리즈 AI 카메라 △AI 러기다이즈드 PTZ 카메라 등 첨단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최근에는 'AI 경영 시스템 국제 표준(ISO/IEC 42001)' 인증을 획득하며 기술 신뢰성도 확보했다. ◇중동·유럽 등 신시장서 '펄펄'…두바이 초고층 빌딩 수주 글로벌 영토 확장도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주력 시장인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중동(EMEA) 지역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특히 영상 보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동 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22% 늘었다.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건설 중인 140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 '부르즈 아지지'에도 한화비전의 첨단 보안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유럽 시장에서도 입지를 굳히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옴디아(OMDIA)에 따르면 한화비전은 2024년 기준 영국 보안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최근 유럽 지역의 공항·항만 등 국가 주요 시설에 AI 카메라가 잇따라 도입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클라우드·국내 솔루션으로 '쌍끌이' 한화비전은 올해도 AI 전환 가속화와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시장 조사 기관들은 데이터 센터·스마트 시티·교통 관제 수요 증가로 중국을 제외한 올해 글로벌 네트워크 카메라 시장에서 10%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한화비전은 클라우드 기반 영상 관제 솔루션(VSaaS) '온클라우드(OnCloud)'와 클라우드 기반 출입 통제 솔루션(ACaaS) '온카페(OnCAFE)' 등을 앞세워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국내 시장에서는 맞춤형 솔루션으로 승부한다. 지난해 출시해 호평받은 자영업자 전용 매장 관리 솔루션 '키퍼(keeper)'와 스마트 파킹 솔루션 등을 통해 내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거의 모든 산업 현장에서 AI와 클라우드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견고한 사이버 보안 체계와 독보적인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탑티어 영상 보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G에너지솔루션, 한화큐셀과 5GWh 규모 ESS 공급계약 체결

LG에너지솔루션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미국법인과 총 5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공급 제품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생산되는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다. 오는 2028년부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납품될 예정이며 한화큐셀의 미국 내 전력망 ESS 프로젝트에 공급된다. 양사의 이번 계약은 지난해 5월 발표한 총 4.8GWh 규모의 ESS 프로젝트 계약에 이어 두번째다. 첫 계약을 통해 검증된 양사의 제품 경쟁력 및 현지 생산 역량 등이 연속적 계약 체결의 바탕이 됐다. 양사는 미국 내 구축한 생산 거점을 바탕으로 배터리와 태양광 모듈을 연계한 에너지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미시간주에서, 한화큐셀의 태양광 모듈은 조지아주에서 각각 생산될 예정이다. 배터리부터 태양광 모듈까지 프로젝트 전반이 미국 현지 생산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요구하는 미국산 요건을 구조적으로 충족함으로써 관세 부담과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는 보조금 수혜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프로젝트의 사업 안정성과 중장기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또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내 일자리 지원과 청정 에너지 공급망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재홍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 법인장은 “프로젝트 전 과정에 대한 지원을 통해 한화큐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차별적 가치를 기반으로 장기적 파트너십을 이어가겠다"며 “양사가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들이 고객 사업의 장기적 성공과 미국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삼성전자, 국내 최대 건축박람회서 AI 홈 기반 ‘모듈러 홈 솔루션’ 선봬

삼성전자는 4일부터 7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건축박람회 '2026 코리아빌드위크'에 참가해 인공지능(AI) 홈 기반 '모듈러 홈 솔루션'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코리아빌드위크'는 국내·외 건축 기자재 및 기술을 소개하는 건설·건축·인테리어 전문 전시회로 900여개 업체가 참가한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목조 모듈러 주택사 '공간제작소'와 협업해 AI 홈 기반의 '모듈러 홈 솔루션'을 적용한 59.5㎡ 규모의 모듈러 주택을 선보였다. 공간제작소는 AI 기반 건축설계와 로봇 자동화 공정을 결합한 스마트팩토리에서 연간 1700세대의 모듈러 주택을 생산할 수 있다. '모듈러 홈 솔루션'이 적용된 모듈러 건축은 턴키방식으로 제공된다. 입주자는 QR 코드를 스캔해 간단하게 로그인만 하면 곧바로 삼성전자 AI 홈이 제공하는 스마트하고 안전한 일상을 바로 누릴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된 모듈러 주택은 현관, 세탁실, 주방, 거실, 드레스룸, 침실, 보안 등 총 7개 공간으로 구성됐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귀가부터 휴식과 수면, 안전 관리까지 일상 전반에 적용되는 최신 AI 홈 기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우선 방문객이 현관으로 들어서면 스마트 도어락과 AI 도어캠으로 누구인지 인식해 낯선 사람이 서성이면 자동 녹화를 시작한다. 택배가 도착하거나 사라지는 여부도 자동으로 인식해 알려준다. 또 외출 시에는 홈캠이 자동으로 녹화를 시작하고, 창문 열림을 감지해 외부 침입 시 알림을 발송한다. 세탁실에서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가 사용자의 귀가에 맞춰 세탁·건조 코스 운전을 완료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완료된 세탁코스가 드레스룸에 있는 '비스포크 에어드레서'와 자동으로 연동돼 옷감에 맞춰 섬세하게 의류 관리를 하는 시나리오도 체험할 수 있다. 주방에서는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4도어 키친핏 맥스' 냉장고를 비롯해 인덕션, 정수기, 오븐, 후드 등 다양한 주방 가전을 만나볼 수 있다. 주방 가전들은 서로 연동돼 스마트하고 편리하게 식재료를 관리 할 수 있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4도어 키친핏 맥스' 냉장고는 내부 식재료를 인식해 자동으로 푸드 리스트를 생성하는 'AI 푸드매니저'와 음성 명령으로 냉장고 문을 여는 '오토 오픈 도어'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거실에서는 스마트싱스의 '맵뷰' 기능으로 집안 가전과 조명, 블라인드 등을 한눈에 확인하고 제어 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가전을 간편하게 제어하는 '빠른 리모컨(Quick Remote)' 기능도 체험할 수 있다. 침실에서는 스마트싱스 앱으로 설정한 취침 루틴에 따라 조명과 냉난방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에 연동된 갤럭시 워치는 지난밤 수면 환경을 분석하고 쾌적한 수면을 위한 개선 방안도 제안한다. 이외에도 화재나 누수, 문 열림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집안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안심 솔루션들도 만나볼 수 있다. 공동주택 대비 냉난방비 부담이 큰 단독주택 거주자를 위해 에너지 솔루션도 제공한다. 스마트싱스와 연결해 AI 절약모드를 사용하면 기기 사용 패턴과 주변 환경에 맞춰 세탁기는 최대 60%, 에어컨은 최대 30%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삼성물산과 함께 글로벌 B2B 대상 '모듈러 홈 솔루션'을 처음 선보였고, 11월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협업 전시를 통해 국내 공동주택에도 '모듈러 홈 솔루션'을 확대했다. 양혜순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AI 가전과 스마트싱스를 적용한 모듈러 주택 전시를 통해, 실제 주거 환경에서 AI 홈이 제공하는 가치와 가능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며 “다양한 주거 형태에도 유연하게 적용 가능한 '모듈러 홈 솔루션'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주거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로봇청소기 ‘외국산 놀이터’…삼성·LG 존재감 사라질판

연간 1조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과 유럽 기업으로 넘어가고 있다. 로봇청소기 시장이 커가고 있지만 국내 대표 가전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는 사이 중국은 물론 영국 브랜드까지 국내 수요를 나눠먹기 위해 속속 진출하면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드론 기업 DJI에 이어 영국 다이슨까지 국내에 로봇청소기를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DJI는 지난달 20일 자사 첫 로봇청소기 시리즈 '로모(ROMO)'를 출시하고, 이를 한국 시장에 내놓는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로모는 플래그십 드론에 적용된 정밀 감지 기술과 매핑·내비게이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계한 제품"이라며 “고성능 센서와 스마트 알고리즘, 강력한 흡입력을 결합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다이슨도 지난달 한국 시장에 로봇청소기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그동안 스틱형 무선청소기 시장을 주도해온 다이슨은 로봇청소기 분야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다이슨의 로봇청소기는 외형부터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꾀했다. 물통을 투명하게 디자인해 청소 중 물이 급수되는 과정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다이슨 관계자는 “AI 기술로 다양한 얼룩과 액체 유형을 식별하고, 최대 15회까지 청소 과정을 반복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다이슨이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쌓아온 브랜드 신뢰도와 차별화된 사용 경험을 로봇청소기 분야로 확장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국내 시장 내 존재감을 빠르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경쟁은 이미 치열한 양상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약 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0년 15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6배 이상 몸집이 커졌다. 가사 노동을 줄여주는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로봇청소기가 식기세척기, 건조기 등과 함께 이른바 '3대 이모님'으로 불리는 이유다. 현재 중국 브랜드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로보락을 필두로 에코벡스·드리미 등 중국 브랜드가 관련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에 국내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은 3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중국 기업들이 사실상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영국 브랜드까지 가세해 시장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국내 기업의 대응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무게추가 해외기업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한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들은 기술력까지 빠르게 끌어올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올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로보락은 세계 최초로 2륜 다리를 적용한 로봇청소기 '사로스 로버'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단순히 문턱을 넘는 수준을 넘어 계단을 오르내리며 청소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드리미 역시 타원형 바퀴를 적용해 계단 주행이 가능한 '사이버X'를 선보였다. 아울러 중국 업체들은 40만원대부터 200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촘촘하게 배치하며 폭넓은 라인업을 구축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보 유출 우려의 중심에 있던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들이 보안 체계 강화에 나서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로보락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트러스트 센터'를 개설하고 제품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공개했다. 소비자들이 로보락 제품에 적용된 보안 기술과 운영 정책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드리미 역시 지난해 말 한국 사용자 데이터가 저장된 서버를 국내로 이전하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향후 수집되는 한국 사용자 데이터도 서울 내 데이터센터에서 저장·관리할 계획이다. 이는 꾸준히 제기돼 온 중국산 로봇청소기의 데이터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시장 대응에 늦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둘 다 지난해 IFA와 올해 CES에서 차세대 로봇청소기를 공개했지만 실제 출시 일정은 계속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2024년 초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선보인 이후 약 2년 가까이 차기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해외 브랜드의 국내 시장 공세가 거세진 만큼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조율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시장 재편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지나치게 신중한 접근이 오히려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로봇청소기는 단순한 생활가전을 넘어 스마트홈 및 AI 서비스와의 연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용자 데이터와 가전 생태계를 연결하는 접점이라는 점에서, 시장 주도권 변화가 향후 AI 가전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신제품 출시가 늦어지는 사이 시장 주도권을 해외 업체에 내주는 흐름이 고착화되고 있다"며 “차기작을 통해 반전을 만들지 못할 경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장기간 해외 기업 중심 구조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이슈&인사이트] AI로 인한 사회적 충격과 정부의 역할

무연고로 사망하는 분들에 대한 장례를 지원해 온 한 단체에서 지원했던 무연고 사망자에 대해 정리한 자료를 보면 놀랍게도 2020년대에 들어서도 가족 등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어 무연고로 사망한 분 중 상당 비율이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로 인해 발생한 실업이나 사업 실패로 인한 가족 해체의 당사자들이었다. 대한민국을 부도 직전으로 몰아넣었던 외환위기의 상처는 무려 20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치유되지 못한 채 여전히 우리 사회의 주변부에 머물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은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놀라울 정도다. 처음에는 의구심을 가졌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전하는 인공지능이 내놓은 결과물의 수준이 높아져 분야에 따라서는 인간의 업무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는 정도다. 인공지능 이용자는 업무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는 이점을 누리게 되고, 사회적 편익도 증가하여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는 인공지능의 수혜를 누리게 된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과거 컴퓨터나 인터넷처럼 사회 모든 분야에 보편적으로 도입되어 필수재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 활용도가 개인이나 기업,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니 사실상 이용이 강제되기도 할 것이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업무 효율화 내지는 혁신은 그 결과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작년부터 인공지능 업계의 화두는 목적 달성을 위해 자율적 의사결정을 하는 인공지능 에이전트와 물리적 실체를 전제로 공간 속에서 행동을 수행하는 피지컬 AI였다. 기본 개념이나 성격만 보더라도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사무직을, 피지컬 AI는 생산직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구제금융을 제공하면서도 그 조건으로 구조조정을 압박해 대한민국에 큰 고통을 안겼던 IMF의 총재조차 비록 인공지능이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어 세계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지만, 수년 이내에 세계 전체 일자리의 40%, 선진국의 경우 60%에 달하는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특히 청년층에 인공지능 도입으로 인한 충격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보면 IMF의 경고가 현실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되었던 전문직인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업계에서도 인공지능 활용으로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면서 실무 수습도 하지 못하는가 하면, 세계적으로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로봇 제조회사를 자회사로 둔 현대자동차그룹이 향후 공장에 로봇을 배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실업을 우려하는 노조의 반발도 거세다. 사회·경제적 변화가 일어나면 이에 따라 수요가 감소하는 직업군과 이와 반대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거나 증가하는 직업군이 생기게 된다. 사회 전체를 통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실업과 새로운 직업의 출현이 동시에 발생하겠지만, 그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는 개인은 불안한 미래로 고통받게 된다. 인공지능은 새로운 문명의 도래라 할 정도로 큰 변화의 물결인데, 이러한 물결에 휩쓸린 개인이 사회·경제적 변혁 앞에서 효과적인 대책을 세우긴 어렵다. 정부는 최근 사회 전 분야에 인공지능 도입을 장려하고, 공공부문에서는 소버린 AI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공지능으로 인한 부작용이라 할 수 있는 실업 문제도 응당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는 예측도, 대책 수립도 없는 상황에서 맞았지만, 인공지능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변화와 이로 인한 실업 발생은 그 규모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할지라도 발생은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다. 다만, 전 세계와 경쟁하는 개인이나 기업에 인공지능 도입을 늦추거나 거부해 경쟁력 약화를 수용하라고 할 수는 없다. 개인과 기업은 자신의 길을 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과 고통을 완화하는 것이 바로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다. 대책으로는 인공지능 활용 교육 강화, 신규 직무교육 지원부터 디지털세, 로봇세와 연계한 기본소득까지 그 폭과 깊이가 다양할 수 있다. 프로이센의 부국강병을 이끌어 독일 통일을 이룬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1880년대 의료보험, 산재보험, 연금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의 틀을 마련한 후 벌써 15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이제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혁명적 변화를 맞게 된 인류는 변화된 사회·경제 질서에 맞도록 기존 사회안전망과 세제까지 포괄한 광범위한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중대한 위기가 목전에 닥치기 전에 정부는 미리 전문가들과 사회 각 계층이 참여하는 논의의 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bienns@ekn.co.kr

삼성·LG, ISE 2026 출격…유럽 B2B 디스플레이 ‘정면승부’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6'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2월 3일부터 6일(현지시간)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ISE 2026에 참가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솔루션을 대거 공개하며 유럽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공략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피라 바르셀로나(Fira Barcelona)' 전시장에 1728㎡ 규모의 대형 전시관을 마련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표 제품은 별도의 3D 안경 없이도 입체감을 구현하는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스페이셜 사이니지(Spatial Signage)'다. 삼성전자는 전시관 입구에 스페이셜 사이니지 3종과 초저전력 '컬러 이페이퍼(Color E-Paper)' 4종을 설치해 미래형 상업 공간의 활용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특히 85형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삼성전자의 독자 기술인 '3D 플레이트(3D Plate)'를 적용해 52㎜의 슬림한 두께로도 깊이감 있는 3D 공간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4K UHD 해상도와 9:16 화면비를 적용했으며, 기존 홀로그램 박스형 3D 디스플레이 대비 가볍고 VESA 표준을 지원해 설치 편의성도 높였다. 퀀텀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4K 업스케일링, 16비트 컬러 매핑, 다이내믹 HDR 등을 적용해 상업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130형 '마이크로 RGB 사이니지'와 108형 '더 월 올인원' 신제품도 공개했다. 마이크로 RGB 사이니지는 초미세 RGB LED를 활용해 정밀한 색 표현이 가능하며, '더 월 올인원'은 일체형 구조로 설치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인 것이 강점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기기와 솔루션을 하나로 연결해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기반 제품·솔루션으로 미래형 상업 공간의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디스플레이 너머의 솔루션(Solutions Beyond Displays)'을 주제로 1184㎡ 규모의 전시관을 운영하며 공간 맞춤형 B2B 솔루션 역량을 강조했다. 전시관은 호텔, 관제실, 미팅룸, 학습공간, 드라이브스루 등 실제 상업 환경을 구현해 각 공간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와 소프트웨어를 제시했다. LG전자는 호텔 공간에서는 토털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관제실에서는 통합 보안 시스템 'LG 쉴드(LG Shield)'를 소개했다. 학습공간에서는 AI 기능을 탑재한 전자칠판 활용 사례를, 드라이브스루 존에서는 외부 충격에 강한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였다. 특히 LG전자는 LG생활건강 '더후', 파리바게뜨, 삼양식품, 오로라월드, 복순도가, 한국관광공사 등 다양한 K-브랜드와 협업해 전시 공간을 실제 매장처럼 구현했다. 이를 통해 상업용 디스플레이가 브랜드 경험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전시에서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운영·관리 통합 플랫폼 'LG 비즈니스클라우드'를 기반으로 'LG 커넥티드케어', 'LG 슈퍼사인', 'LG 사운드캐스트' 등 소프트웨어 솔루션도 체험할 수 있다. 커넥티드케어는 다수 매장의 사이니지를 원격으로 통합 관리하고 에너지 사용량까지 분석해 대형 매장 운영에 최적화된 솔루션이다. LG전자는 초고화질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 매그니트(MAGNIT)' 신제품과 초저전력 'E-페이퍼'도 공개했다. LG 매그니트는 전면 블랙 코팅과 'LTD(Line to Dot)' 기술을 적용해 화질과 운영 안정성을 높였으며, E-페이퍼는 전력 공급 없이도 화면을 유지할 수 있는 초저전력·초경량 설계가 강점이다.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 사장은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해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 갤럭시 S26 ‘가격인상 전략’ 걸림돌은

삼성전자가 이달 하순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 공개를 앞두고 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 전략짜기에 고심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그에 따른 복합적인 부담 요인을 큰 저항없이 해소해 나가는 방안을 찾는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언팩 2026'을 열고 갤럭시 S26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공식 출시는 3월 11일 전후로 점쳐진다. 갤럭시 S26 출시를 앞두고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가격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물가 상승 압력에도 갤럭시 S시리즈 기본모델 가격을 수년째 동결하며 점유율 방어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품 가격 인상이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제조사 입장에서도 출고가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평균 45~50% 급등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55~60%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스마트폰 제조 원가 부담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상반기까지 스마트폰 부품 원가(BOM)가 전년 대비 최대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원가 압박은 주요 제조사의 가격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는 갤럭시 S26 울트라 등 최상위 모델의 경우 시작 가격이 180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전작인 갤럭시 S25 울트라의 출고가는 169만8400원이었다. 실제로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사장)은 올해 초 열린 'CES 2026'에서 “메모리 등 핵심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영향은 어떤 형태로든 있을 것"이라며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문제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가격 인상이 소비자 부담을 키워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올해 스마트폰 가격 인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반영해 올해 스마트폰 출하 전망치를 기존 대비 3%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경쟁 환경도 삼성에 우호적이지 않다. 최대 경쟁사인 애플이 동일한 부품가격 상승 압박 속에서도 차기작 '아이폰 18 시리즈'의 가격을 동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정보기술(IT) 매체 맥루머스는 최근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18의 가격을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궈밍치는 “애플은 가격 인상을 최대한 피하려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 뒤 서비스 부문에서 이를 만회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의 서비스 부문은 아이폰·맥·애플워치 등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디지털 콘텐츠,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의미한다. 애플은 자체 운영체제(OS)와 폐쇄적인 생태계를 통해 서비스 매출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는 평가다. 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단말기 판매 의존도가 높다. 독자 OS(운영체계) 없이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기반한 구조상, 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에서 발생하는 수익 역시 구글이 상당 부분을 가져가는 구조다. 애플이 가격 동결과 원가 흡수 전략을 택할 경우, 삼성은 가격 정책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구도에 놓일 수밖에 없다. 내부 지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삼성전자 MX 사업부는 지난해 연간 기준 두 자릿수 영업이익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4분기 들어 수익성 지표인 평균판매단가(ASP)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4분기 ASP는 244달러로 전 분기(295달러) 대비 51달러(17.3%) 급락했다. 플래그십인 갤럭시 S 시리즈와 폴더블폰 판매가 둔화된 반면, 수익성이 낮은 중저가 '갤럭시 A 시리즈' 비중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플래그십 라인업을 통한 수익성 회복이 절실한 상황에서, 갤럭시 S26 출시를 앞두고 가격·수요·경쟁 환경이 동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삼성으로선 적지 않은 압박이다. 가격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이를 상쇄할 수 있는 확실한 경쟁력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삼성은 인공지능(AI) 기능 강화를 통해 가격 인상의 명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조성혁 삼성전자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갤럭시 S26의 경우 에이전틱 AI 경험을 통해 극대화된 제품 경쟁력을 적극 소구하고, AI 스마트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에이전틱 AI가 소비자 일상에서 체감 가능한 차별화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변수다. 애플마저 음성비서 시리에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AI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따라서 삼성이 그동안 강조해 온 'AI폰 퍼스트 무버'로서의 차별성이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초혁신기업] 신세계그룹, 수익·효율 극대화로 ‘유통 탑(Top) 본성 회복’

신세계그룹이 '유통 명가(名家)'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고속 페달을 밟고 있다. 정용진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과감한 수익성 개선 작업을 펼치며 '탑(Top)의 본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정 회장은 탑의 본성을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를 내고 한 발 앞서, 한 박자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단순한 외형 성장을 넘어 유통 본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의 판도를 다시 주도하겠다는 '초혁신' 전략이다. 신세계의 유통사업군 이마트는 정 회장 취임 이후 '본질로의 회귀' 전략에 주력해 왔다. 과거 무리한 점포 확장 대신 기존 점포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리뉴얼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객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매장을 재구성하고, 신선식품 등 오프라인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을 극대화해 온라인 플랫폼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상품 소싱과 물류 시스템의 통합 작업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마트와 에브리데이의 합병 등 계열사 간 기능을 통합해 구매력을 높이고, 여기서 확보한 원가 경쟁력을 고객에게 '상시 저가' 혜택으로 돌려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 중이다. 이는 불황 속에서도 고객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불러 모으는 강력한 유인책이 되고 있다. 이같은 본업·효율성 중심 경영은 지난해 이마트의 수익성 확대를 가져왔다. 이마트의 지난해 1~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약 1000억원 감소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1~3분기(약 1242억원)와 비교해 2.7배 많은 3324억원을 기록했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도 '국내 최고'를 넘어 '글로벌 랜드마크'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 강남점이 국내 최초로 단일 점포 매출 3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광주와 부산 등 주요 거점 점포의 대규모 리뉴얼을 통해 지역 내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신세계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예술, 미식, 체험이 결합된 '문화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감각적인 팝업 스토어 운영과 럭셔리 브랜드의 차별화된 라인업 배치는 타 유통사와는 궤를 달리하는 신세계만의 독보적인 강점이다. 이는 구매력이 높은 고정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부문인 SSG닷컴과 지마켓은 내실 경영을 기반으로 한 '질적 성장'으로 노선을 명확히 했다. 무분별한 외형 확장보다는 그룹의 오프라인 인프라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거점을 물류 전초기지로 활용하는 '라스트마일' 혁신을 통해 배송 효율을 극대화하고,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통한 멤버십 통합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신세계는 또 스타필드 같은 복합쇼핑몰 사업을 통해 '시간 점유' 경쟁에서도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쇼핑과 레저, 엔터테인먼트를 한곳에서 해결하는 스타필드의 성공 모델을 전방위적으로 확산시켜 고객의 하루 전체를 신세계의 생태계 안에 묶어두는 전략이다. 재계에서는 최근 신세계의 행보를 '실행의 시간'으로 평가한다. 정용진 회장은 실적이 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에는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유통 환경에서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의 향후 과제는 고물가·고금리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신세계는 재무 건전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마케팅 등 디지털 기술을 현장에 적극 도입해 경영 효율을 높일 방침이다. 정용진 회장은 올해 신년사애서 “최근 2∼3년간 그룹의 혁신적 결단들은 다시 한번 성장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였다"며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2026년 우리는 높게 날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이 가장 사랑하는 기업으로 크게 성장하려면 1등 기업의 품격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며 임직원들이 '탑의 본성'을 회복할 것을 주문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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