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볍고, 자리 덜 차지하게…무선청소기 ‘무게와 공간과의 싸움’

가전기업들이 무선청소기 시장 선점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초여름 성수기를 맞아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공간 효율성을 높인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로봇청소기보다 가격 부담이 덜하다는 점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컴팩트타워' 2종을 지난 16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이를 통해 총 5종의 무선청소기 라인업을 운용하게 됐다. 청소 성능은 유지하면서 거치대 부피를 줄여 공간 활용도를 키운 게 신제품의 특징이다. 청소기 본체 충전과 자동 먼지 비움 기능을 수행하는 타워 부피가 기존 대비 약 40% 줄었다. LG전자는 컴팩트타워 물걸레 겸용 모델도 함께 선보였다. 물걸레 흡입구로 교체해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형태다. 물통 용량은 450mL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무선 스틱 청소기 '제트 핏'을 선보였다. 역대 가장 가벼운 모델을 출시해 이미 판매 중인 '비스포크 AI 제트 400W'와 차별화를 꾀했다. 삼성전자는 제트 핏 스틱 청소기의 손잡이와 브러시, 모터, 먼지통, 배터리 등 전체 구조를 효율적으로 재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무게를 1.96kg까지 줄였다. 브러시와 파이프를 분리한 핸디 형태로 사용 시에는 무게가 1.18kg까지 내려간다. 디지털 인버터 모터의 흡입력은 최대 180W다. 쿠쿠의 '파워클론' 라인업도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쿠쿠는 휴대성을 극대화한 '파워클론 미니', 흡입력을 향상시킨 '파워클론 포스', 물걸레와 자동 먼지 비움을 결합한 '파워클론 올 클린', 경량 설계의 '파워클론 하이퍼' 등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파워클론 제트슬림'을 선보이며 점유율 확대를 도모하고 나섰다. 이 제품은 체감 무게 700g의 초경량 설계에 200W 흡입력을 갖춰 장시간 사용해도 손목 피로가 덜하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판촉 행사에도 적극적이다. 쿠쿠는 온라인몰에서 '무선청소기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파워클론 제트슬림, 파워클론 올 클린, 파워클론 미니 등 주요 무선청소기 라인업을 대상으로 최대 52%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신일전자는 1.7kg 초경량 '스테이션 무선 청소기'를 지난 3월 출격시켰다. 바닥 청소는 물론 소파, 침구, 가구 틈새, 차량 내부 등 생활 공간 전반을 폭넓게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일체형 제품이다. 완제품 기준 1.7kg의 무게를 구현했다. 손목에 집중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게를 손 전체에 고르게 분산하는 바(Bar) 타입 디자인을 적용한 것도 눈에 띈다. 로봇청소기 업체들도 관련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로보락은 지난 15일 올인원 무선청소기 'H60 허브 플러스'를 한국에 출시했다. 기존 무선 진공 청소기 'H60 Hub 시리즈'의 새로운 라인업이다. 신제품은 청소기 본체와 843mm 높이의 도크를 통해 먼지 비움, 충전, 보관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본체를 도크에 거치하면 10초 만에 2L 대용량의 완전 밀폐형 더스트백에 먼지를 자동으로 모아준다. 청소기 헤드에는 140도 초광각 그린 라이트를 탑재해 가구 아래나 어두운 공간의 먼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드리미도 참전했다. 드리미는 최근 물걸레 청소기 'T16 폼워시'를 내놨다. 9.85cm 바디를 적용해 물걸레 청소기 제품 라인업 중 가장 슬림한 디자인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180도 눕힘 구조와 양측 밀착 설계를 더해 집안 구석과 사각지대까지 청소 범위를 한층 넓혔다. 업계는 전통적으로 5~6월을 청소기 판매 성수기로 본다. 환기가 잦아지면서 외부 꽃가루와 미세먼지의 실내 유입이 늘고, 봄·여름 털 교체기를 맞은 반려동물의 털 빠짐도 증가하는 시기기 때문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E칼럼] 트럼프의 화석연료 제재, 중국엔 ‘사랑의 매’

고립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트럼프 공화당 행정부가 온갖 비난을 들어가며 이란·베네수엘라에 군사개입하고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을 제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미군을 해외 분쟁에서 빼내겠다던 MAGA 정권이 굳이 호르무즈와 카리브해에 힘을 쏟는 모순을 설명하는 길은 단 하나다. 중국이 그동안 누려온 값싼 원유 공급선의 차단이 주 목적이었다는 것뿐이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2025년 중국은 이란 해상 수출 원유의 80% 이상을 사들였다. 하루 평균 약 138만 배럴, 해상 원유 수입의 13.4%에 달하는 물량이다. 베네수엘라산도 2025년 12월 기준 하루 60만 배럴을 넘어 중국 원유 수입의 약 4%를 차지했다. 이렇게 국제 제재를 받은 원유는 그 위험을 반영해 국제 시세보다 배럴당 수 달러에서 많게는 십수 달러까지 할인되어 거래되어 왔으니, 중국 입장에선 가만히 앉아서 누리던 보조금이나 다름없었다. 이 공급선이 막히면서 중국은 이제 같은 기름을 시장가격에 사야 하는 처지가 됐다. 미국 외교정책 문서에서도 '중국의 할인 원유시장 접근 제한'을 명시적 우선순위로 적시하고 있으니, 우발적 부수효과가 아니라 처음부터 의도된 압박인 셈이다. 미·중 충돌이 반영하고 있는 진실은 분명하다. 에너지 자립, 곧 에너지 주권이 산업패권의 축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거도 그랬고 사실 중국도 미국의 이란 공격이 결국 자신을 겨냥한 것임을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은 에너지 주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AGI 인공지능 로보틱스가 향후 제조업의 패권을 결정하는 상황이다. AGI가 만드는 스마트팩토리는 더 이상 인간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 자율공장으로, 주 생산요소는 단 하나 전력이다. 사업자 입장에선 값싼 전력, 국가 전체적으론 한계생산비용이 0인 발전원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의 재생에너지 설비는 석탄을 추월해 2025년 초 14.8억kW에 도달했다. 2025년 첫 3분기에만 약 310GW가 새로 깔렸다. 웬만한 나라의 전체 발전설비를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새로 지어버린 셈이다. 신장과 내몽골의 시간대 전기요금은 kWh당 0.243위안까지 떨어졌다. 청정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만도 2024년 중국 GDP의 10%를 차지했다. 인구에 비해 빈약한 부존자원이라는 한계가 오히려 이들로 하여금 세계 최초의 '전기국가(electrostate)'를 향해 박차를 가하게 만든 것이다. 수요 측면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을 밀어내고 히트펌프가 보일러를 대체하면서, 중국의 석유 수요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이 틀어쥐려는 수입연료 목줄 자체가 해마다 가늘어지고 있다는얘기다. 잡은 손에 힘을 줄수록 중국은 그 목줄이 필요 없는 몸으로 체질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기존 미국의 에너지 전략 자체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러시아나 이란 같은 우호국의 원유 도입을 차단한들, 중국 내 국산 에너지 확보 속도가 이 정도라면 미국의 차단벽은 장기적으로 보아 단기 효과 그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 그러니 미국의 제재는 한계생산비용이 0이고 에너지 안보까지 챙기는 미래형 에너지 공급체계를 중국이 선점하도록 등을 떠밀어주는, 말 그대로 '사랑의 매' 수준이 될 뿐이다. 이 충돌이 한국에 주는 함의는 결코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이제 제조업의 경쟁력은 과거와 같은 값싼 인건비가 아니다. 공정의 사람 손은 모두 로봇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로봇에 공급할 전기료 자체가 곧 국가 경쟁력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든 자동화 공장이든, 결국 전기를 먹고 크는 산업들이다. 임금이 경쟁력이던 시대에는 노동력이 풍부한 나라가 세계의 공장이 되었지만, 전기료가 경쟁력인 시대에는 싼 전기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가 세계의 공장이 된다. 중국과 수많은 제조업 부문에서 경합하는 한국이, 막대한 수입산 원료를 계속 사면서 과연 경쟁력을 지켜낼 수 있을까? bienns@ekn.kr

삼성전자, 차세대 HBM 판매·장기공급계약 전략으로 호황기 대비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 판매 확대와 주요 빅테크를 겨냥한 장기공급계약(LTA) 전략을 중점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지난 18일 전영현 부문장(부회장) 주재로 진행된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5세대 HBM(HBM3E)을 넘어 6세대 HBM(HBM4)과 7세대 HBM(HBM4E)을 고객사별로 공급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6월과 12월에 열리는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전세계 시장에 있는 법인장까지 참석해 사업 부문과 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마케팅 전략을 점검하는 자리다. 이번 회의에서는 HBM 판매 확대와 주요 거래선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HBM3E 공급 시점과 D램 설계 개선, 시장 점유율 확대 방안 등을 주요 의제로 다뤘다. HBM 사업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D램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위기 극복에 초점을 뒀다. 하지만 올해는 메모리 시장 구도가 공급자 우위로 형성된 데다 AI 수요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기(수퍼 사이클)에 들어섰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가 D램 시장 1위 자리에 다시 오르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올해 초부터 추진해온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장기공급계약 전략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빅테크들이 메모리 시장의 공급 부족에 대응해 장기공급계약을 거듭 요청한 데 따라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설명회(콘퍼런스 콜)에서 “주요 고객사들의 요청에 따라 메모리 제품에 대한 장기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부 고객사와는 이미 계약을 체결했다"고 언급했다. 장기공급계약으로 사업 안정성과 수요 가시성을 높이고, 고객사의 중장기 수요를 기반으로 투자 규모와 생산능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설명도 내놨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 구글 등 주요 고객사에 HBM3E 뿐만 아니라 차세대 HBM까지 공급할 전략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HBM4E 샘플 제품도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 아울러 파운드리 사업부는 2나노(㎚, 10억분의 1m) 등 첨단 공정의 수율 개선과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 계획, 주요 고객사 수주 확대 방안을 주요 의제로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700'과 이미지 센서 사업 전략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앞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전략회의에서 인공지능 전환(AX)을 강조한 것처럼 DS부문도 관련 논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삼성전자의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기는 지난 19일 전략회의를 마쳤고, 삼성SDI는 다음 달 초 전략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단독] 한화비전 CCTV 기반 ‘무선충전 빔’, 스마트폰·전기차·로봇 ‘전원 끊김’ 없앤다

스마트폰 배터리 잔량이 1% 남았을 때 벽면 콘센트를 찾아 헤맬 필요 없는 세상이 열린다. 천장에 매달린 감시카메라가 방전 직전의 전자기기나 매장을 누비는 서빙 로봇을 찾아내 허공을 가로지르는 '전기 빔(Beam)'을 쏴 배터리를 충전시켜주기 때문이다.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등장하던 공간 무선충전기술이 정식 특허로 등록돼 상용화의 문을 활짝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본지 취재 결과, 글로벌 영상보안 솔루션 기업 한화비전은 '카메라 시스템에서의 무선전력 전송' 특허를 지난 1일 최종 등록했다. 방범 전용 장비로 쓰이던 CCTV(폐쇄회로TV) 인프라를 스마트 기기와 무인 모빌리티에 원격 에너지를 공급하는 거대한 '공간 무선전력 플랫폼'으로 진화시킨 일대 혁신이다. ◇ 와이파이처럼 쏟아지는 전기…CCTV 인프라의 재발견 현재 널리 쓰이는 무선 충전은 충전 패드 위에 기기를 정확히 맞닿게 하는 '자기유도' 방식이다. 반면에 이번에 한화비전 특허에 적용된 기술은 마이크로파(RF:라디오 주파수)를 공기 중으로 쏴 수m 밖 기기를 충전하는 '원거리 방사 방식'이다. 와이파이 공유기 반경에 들어가면 인터넷이 연결되듯 CCTV 반경 안에 진입하는 순간 기기가 알아서 전력을 수신한다.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기존 CCTV망의 물리적 이점을 100% 활용한 설계다. 허공으로 전파를 쏘는 원거리 충전의 최대 적은 장애물이다. 실내 CCTV는 사각지대 제거를 위해 벽면 최상단이나 천장 정중앙에 위치해 공간 내에서 탁 트인 가시선(Line of Sight)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고출력 전파를 밀어내기 위해 필요한 대용량 전원까지 24시간 유선으로 튼튼하게 연결돼 있다. 수백억 원을 들여 무선 충전 송신기를 천장에 새로 공사할 필요 없이 기존 카메라 장비만 교체하면 스마트 빌딩 전체가 거대한 무선 충전소로 탈바꿈한다. ◇ '야기 안테나'부터 정조준 모터까지…전파 낭비 막는 '기구 공학' 허공에 전파를 무작정 흩뿌려 에너지를 낭비하던 과거 기술의 약점은 정교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으로 해결했다. 이와 관련, 표적을 향해 전파를 레이저처럼 꽂아 넣는 '스나이퍼 방식'을 도입했다는 게 한화비전의 설명이다. 한화비전은 렌즈를 덮는 둥근 돔(Dome) 커버 내측면이나 내부 지지대(베이스)에 전파를 직선으로 강하게 쏘는 '야기(Yagi) 안테나'와 '패치 안테나'를 매립했다. 본체 하우징(제1 바디)은 내부 부품을 보호하고 전파 간섭을 막는 금속 재질로 제작하되 안테나가 에너지를 뿜어내는 부위(제2 바디)는 전파가 100% 투과하는 플라스틱 재질로 분리 설계했다. 핵심 킬러 기술은 내부에 장착된 기계식 회전장치 '로테이터(rotator)'다. 비전 인공지능(AI)과 통신 모듈이 배터리가 부족한 이동로봇의 좌표를 파악하면 내부 모터가 돌아가며 안테나 방향을 목표물 쪽으로 돌려 정조준한다. 기기가 움직이면 그 궤적을 끝까지 쫓아가며 빔을 쏜다. 불필요한 인체 전자파 노출과 에너지 낭비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메커니즘이다. 현장 설치 편의성도 모듈형 구조로 챙겼다. 한화비전은 천장에 고정된 본체에 외부 커버를 끼워 돌리면 안쪽의 암수 전원 단자와 물리적 결합 단자가 동시에 맞물려 안테나에 즉각 전기가 공급되는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aly) 구조를 고안해 냈다. ◇“기둥 뒤에 숨었어? 좌표 넘겨"…사각지대 지우는 입체 협업망 한화비전의 카메라 시스템 기반 무선전력 전송 기술에서 '다중 카메라 협업 지능'은 개별 카메라의 시야 한계를 완벽히 극복한다. 충전을 받으며 이동하던 기기가 거대한 기둥 뒤로 꺾어 들어가 1번 CCTV의 화각에서 완전히 사라져도 충전은 끊기지 않는다. 다른 각도에 위치한 2번 CCTV가 기기를 식별해 통신망으로 1번 카메라에게 위치 좌표를 즉각 넘겨준다. “네 시야엔 가려졌지만 유효 반경 내 사각지대에 타겟이 있으니, 안테나 조준각을 서쪽 30도로 틀어라"고 지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식이다. 수십 대의 카메라가 서로 대화하며 보이지 않는 암흑지대까지 입체적인 충전 빔을 꺾어 쏘는 무결점 그물망을 형성한다. ◇버스 정류장부터 로봇 공장까지…전력케이블 사라질 미래 지형도 이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선행 연구한 '정보 및 전력 동시 전송(SWIPT)' 국책 과제의 성과물이다. 통신망에 전력과 데이터를 한 번에 실어 보내는 6G 딥테크가 뼈대를 이룬다. 그런 만큼 일상생활과 첨단산업 생태계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적용사례 ① 스마트 팩토리·무인물류센터 '무한 생태계' 첨단 창고를 누비는 무인 운반차(AGV)와 자율이동 로봇(AMR)은 더 이상 '밥을 먹으러' 전용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할 이유가 없어진다. 천장 아래를 돌아다니는 내내 실시간으로 전력을 받아 '24시간 논스톱 무한 가동' 체제를 이룩한다. 공장 곳곳에 부착된 수만 개의 사물인터넷(IoT) 센서 역시 영구적으로 배터리 교체 작업에서 해방된다. #적용사례② 차세대 메타버스(AR/VR) 기기의 초경량화 도약 현재 애플 비전 프로 등 AR/VR 장치의 가장 큰 약점은 크고 거추장스러운 외장 배터리 팩이다. 실내 허공에서 CCTV가 에너지를 즉각 쏴준다면 디바이스 자체의 배터리 부피를 대폭 덜어낼 수 있어 일반 뿔테 안경 수준의 극단적인 가벼움을 구현할 수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폼팩터의 판도를 바꿀 핵심 열쇠다. #적용사례③ 실내외 주차장의 전기차량 원격 충전 한화비전은 이 기술의 적용 대상을 전기 자동차까지 명확히 적시했다. 야외 주차장이나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천장 방범카메라가 바닥에 세워진 전기차에 무선으로 전력을 쏟아붓는 모빌리티 인프라로의 확장성까지 확실하게 염두에 둔 설계다. 무겁고 불편한 충전 케이블이 자취를 감추게 된다. #적용사례④ 버스 정류장·지하철역 등 스마트시티 융합 기술의 무대는 실내 건물로 국한되지 않는다. 한화비전은 △실외 주차장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에 임플란트 형식으로 설치하거나 기차 내부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미루어 짐작해보면 시민들이 출퇴근길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거나 지하철 승강장을 걷기만 해도 머리 위 카메라가 자동으로 전자기기 배터리를 충전해 주는 스마트시티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 넥써쓰 품으로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기업 넥써쓰(NEXUS) 품에 안긴다. 넥써쓰는 원스토어를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웹3 게임 스토어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써쓰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원스토어 주식 2024만7990주를 약 626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SK스퀘어(45.78%)와 네이버(24.06%), 스틸넘버원제일차(17.02%), 크래프톤(2.17%) 등이 보유한 지분을 넘겨받은 넥써쓰는 원스토어 지분 89.03%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된다. 넥써쓰의 전신은 코스닥 상장 모바일 게임사 액션스퀘어다.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현 넥써쓰 대표)는 지난 2024년 액션스퀘어 지분을 인수한 후, 액션스퀘어는 넥써쓰로 사명을 바꾸고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으로 재출범 했다. 장현국 넥써쓰 대표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원스토어의 스토어 역량과 넥써쓰의 블록체인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웹3 게임 스토어로 진출할 것"이라며 “원스토어가 웹3 게임 스토어로 자리매김한다면 변화하는 미래에 '넘버 원' 스토어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단순 앱 유통을 넘어 '게임 허브'로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단순히 수수료 경쟁만으로는 원스토어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게이머에게는 단순히 다운로드를 받는 것을 넘어 통합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게임 개발사에게는 게임 배포 역할을 넘어 게임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써쓰는 기존 메인넷과 네이티브 토큰의 명칭을 바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할 예정이다. 바뀌는 메인넷 명칭은 '원체인', 네이티브 토큰 명칭은 '원(ONE)'으로 변경된다. 장 대표는 “이번 인수합병(M&A)은 블록체인 게이밍 플랫폼 구축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며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를 맞아, 글로벌 1위 게임 플랫폼이라는 비전을 이룰 때까지 치열하게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인텔,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 수석부사장으로 영입

인텔은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파운드리 부문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했다고 18일(현지시각) 밝혔다. 이 수석부사장은 향후 모든 첨단 패키징, 시스템 통합, 백엔드 기술 개발 및 백엔드 제조를 총괄하게 된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자리다. 인텔은 이번 경영진 인사를 통해 파운드리 부문에 첨단 패키징을 전담하는 독립적이고 집중적인 사업부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AI)과 고성능컴퓨팅(HPC) 시스템의 성능 향상을 위해 여러 칩을 하나로 통합하는 첨단 패키징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수석 부사장은 지난달 말까지 SK온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전에는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SK하이닉스 사장 재임 중 인텔의 낸드 사업부(현 솔리다임) 인수를 주도한 데 이어 퇴임 후 미국에서 솔리다임 의장직을 맡기도 했다. 이 수석 부사장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현대전자를 거쳐 10년 넘게 인텔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이 수석부사장은 “AI와 고성능 컴퓨팅 전반에서 시스템 수준 통합에 대한 수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인텔은 첨단 패키징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독보적인 입지를 갖추고 있다"며 “핵심적인 분야에서 인텔의 기술 리더십과 제조 역량을 고도화하고 고객지원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반도체에 짓눌린 모바일…삼성전자, 새 폴더블폰 가격 ‘고심’

삼성전자가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신형 폴더블폰 8시리즈의 가격 책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가격의 급등으로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A37 5G'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면서 출고가를 전작 대비 10만원 가까이 올렸다. 갤럭시A36 5G는 49만9400원에 나왔지만 신모델은 59만8400원으로 가격이 19.8% 상승했다. 보급형 모델 수요를 늘리기 위해 상품성을 향상시키면서도 출고가를 동결했던 과거 행보와 대조된다. 삼성전자가 A시리즈 가격을 인상한 것은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크게 뛴 탓으로 분석된다.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붐이 불고 빅테크들이 관련 설비투자를 폭발적으로 늘리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최근 1년여 사이 4배가량 급등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D램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60% 정도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 부담에 이미 일부 모델 출고가를 조정한 상태다. 지난 4월 '갤럭시 Z 플립7'과 '갤럭시 Z 폴드7' 512GB 모델 출고가를 각각 9만4600원씩 올렸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출시된 제품이다. '갤럭시 Z8·8 시리즈' 출격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원가 압박에 결국 이례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갤럭시Z 폴드8, 갤럭시Z 플립8 시리즈의 출고가가 얼마에 책정될 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선 가격 조정으로 512GB 고용량 모델 가격은 각각 173만8000원, 263만2300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폰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상당한 금액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올해 2월 출시된 갤럭시 S26 256GB 제품 출고가는 125만4000원이다. 삼성전자는 소비자 부담이 갑자기 커질 경우 폴더블폰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를 걱정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1%로 1위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28%), 화웨이(23%), 모토로라(8%), 아너(3%)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점유율이 40%에 달했다. 올해 9월 처음 시장에 출격하는 애플이 삼성전자 고객층을 상당 수준 흡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파이 자체도 줄어드는 형국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3.9% 줄어든 10억 9000만대 가량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디바이스경험(DX) 사업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실적은 크게 개선됐지만 다양한 부품을 조립해 판매하는 세트 분야는 반대로 원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6~17일 진행된 DX부문 글로벌 전략협의회에서도 반도체 가격 급등 여파를 극복할 방안으로 모바일에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확대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믿는 구석'은 브랜드 파워다. 경쟁 상대인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하긴 하지만 삼성전자가 수년간 기술력과 인지도를 쌓아왔다는 점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메모리 반도체 대란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해 아이폰 출고가 상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계는 주요국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소비자 만족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미국 소비자만족지수협회(ACSI)가 지난달 발표한 '2026년 통신·스마트폰·스마트워치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을 누르고 모바일폰 종합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해당 조사 플래그십과 폴더블 스마트폰 부문에서 각각 애플과 구글을 제치고 1위를 꿰찼다. 삼성전자는 오는 7월 2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Z 폴드8와 갤럭시Z 플립8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갤럭시 A37 5G’ 출시…모바일 전용 AI 탑재

삼성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A37 5G'를 19일 국내에 판매한다. 갤럭시 A37 5G는 170.1㎜(6.7형)의 FHD+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에 최대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후면에 5000만 화소 광각, 800만 화소 초광각, 500만 화소 접사 등 3개의 카메라를 탑재한 것도 특징이며,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도 지원된다. 5000mAh 배터리를 탑재해 초고속 충전 2.0 연결 시 30분만에 최대 60%까지 배터리를 채울 수 있다. 직전 모델 대비 한 단계 강화된 IP68 등급의 방수·방진 성능도 갖췄다. 색상은 △어썸 라벤더 △어썸 화이트 △어썸 차콜 3가지로 구성됐다. 가격은 59만 8400원이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에 갤럭시 A시리즈 전용 모바일 AI인 '어썸 인텔리전스(Awesome Intelligence)'를 탑재해 다양한 AI 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촬영한 사진을 간편하게 편집하는 'AI 지우개' 기능이 대표적이다. 갤럭시 A37 5G는 오는 7월 5일까지 펼쳐지는 '국민과 함께, 삼성전자 감사 페스티벌' 행사 대상 제품에 해당된다. 구매자는 결제 금액의 20%를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30일까지 구매 및 개통한 고객을 대상으로 '윌라 2개월 구독권'도 제공할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김한성의 AI시대] AI 시대, 누가 판단을 설계하는가

김한성 투비유니콘 최고철학책임자(CPO) 2026년 6월, 인공지능(AI) 산업은 하나의 상징적 장면을 목격했다. Anthropic은 6월 9일 Claude Fable 5와 Claude Mythos 5를 발표했다. Fable 5는 일반 고객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화한 Mythos급 모델로 소개되었고, Mythos 5는 더 제한된 접근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며칠 뒤 상황은 급변했다. Anthropic은 6월 12일 두 모델의 접근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AWS도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지시 준수를 위해 Anthropic의 요청에 따라 Amazon Bedrock에서 Fable 5와 Mythos 5 접근을 모든 사용자에게 철회한다고 공지했다. 겉으로 보면 새 AI 모델이 출시됐다가 중단된 사건이다. 그러나 더 깊게 보면 AI 산업의 질서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호다. AI는 더 이상 단순한 소프트웨어나 편리한 생산성 도구에 머물지 않는다. 국가안보, 기업 경쟁력, 교육, 개인의 사고방식까지 연결하는 지적 인프라가 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AI를 주로 성능으로 평가했다. 어느 모델이 글을 더 잘 쓰는가, 코딩을 더 잘하는가, 복잡한 문제를 더 정확히 풀어내는가가 관심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Fable 5 사건은 질문의 방향을 바꾸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떤 AI가 가장 똑똑한가"만이 아니다. “그 AI에 누가 접근할 수 있는가", “누가 그 접근을 멈출 수 있는가", “접근이 끊겼을 때 우리는 계속 일하고 배울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었다. AI 접근권은 새로운 권력이다. 그러나 이 말은 단지 좋은 모델을 가진 나라나 기업이 유리하다는 뜻만은 아니다. AI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 AI의 답을 해석하고 검증할 수 있는 능력,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대체할 수 있는 선택권이 권력이 된다는 뜻이다. 아무리 뛰어난 모델도 접근할 수 없다면 생산성이 아니다. 반대로 최고 성능은 아니더라도 안정적으로 쓸 수 있고, 조직의 데이터와 업무 흐름에 맞게 통제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현실적인 경쟁력이다. 따라서 우리는 AI를 '소유하는 지능'이 아니라 '접근하는 지능'으로 이해해야 한다. AI는 책상 위 계산기처럼 완전히 내 손안에 있는 도구가 아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반도체, 규제, 국제정치, 기업 정책 위에서 작동하는 인프라다. 우리가 AI를 쓴다는 것은 프로그램 하나를 실행하는 일이 아니라 거대한 기술 생태계에 접속하는 일이다. 이 사실을 모르면 AI 활용은 편리함을 넘어 의존성의 위험으로 바뀐다. AI를 이용하는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AI는 대신 생각해주는 존재가 아니다. AI는 인간의 질문과 해석을 증폭하는 장치다. AI의 답은 결론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그 답이 어떤 전제에서 나왔는지, 내 상황에 맞는지, 사실과 어긋나지는 않는지 살피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AI를 잘 쓴다는 것은 더 빨리 맡기는 것이 아니라, 더 잘 묻고 더 정확히 검증하며 더 책임 있게 판단하는 것이다. AI 주권은 흔히 국가 차원의 이야기로 들린다. 국산 모델,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라우드 같은 거대한 의제들이 먼저 떠오른다. 물론 그것들은 중요하다. 그러나 AI 주권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 작은 단위에서도 AI 주권은 존재한다. 기업의 AI 주권은 핵심 업무가 특정 외부 모델 하나에 잠기지 않는 것이다. 보고서 작성, 고객 응대, 개발, 보안 분석, 지식 관리 전체를 한 모델에 묶어두면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델의 접근이 차단되거나 가격, 정책, 보안 조건이 바뀌면 그 효율은 곧바로 취약점이 된다. 앞으로 기업의 AI 전략은 단일 모델 최적화가 아니라 회복탄력성의 설계가 되어야 한다. 학교의 AI 주권은 학생들이 AI 답변을 베끼는 데 머물지 않고 사고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AI를 쓰게 하는 것이다. AI가 정답을 대신 써주는 도구가 되면 학습은 약해진다. 그러나 AI가 더 좋은 질문을 만들고, 다른 관점을 비교하고, 자신의 생각을 검증하는 도구가 된다면 학습은 깊어진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AI 사용 금지가 아니라 AI를 통해 사고의 주도권을 회복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이다. 개인의 AI 주권은 AI의 추천과 답변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목적에 맞게 AI를 다루는 것이다. AI가 제안한 문장, 선택지,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사용자는 편리함을 얻는 대신 해석권을 잃을 수 있다. 개인은 AI를 활용하되 질문의 방향, 판단의 기준, 책임의 위치를 스스로 붙들어야 한다. AI가 나를 대신해 생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더 넓게 보고 더 깊이 생각하도록 AI를 써야 한다. 따라서 AI 주권은 국가의 인프라 문제이면서 동시에 개인과 조직의 해석 능력 문제다. 국가가 데이터와 컴퓨팅, 모델 생태계를 준비해야 하듯이, 기업은 대체 가능한 업무 구조를 갖춰야 하고, 학교는 사고력을 키우는 AI 교육을 설계해야 하며, 개인은 AI의 답을 해석하고 책임지는 힘을 길러야 한다. AI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AI에 모든 것을 맡겨서도 안 된다. 필요한 태도는 적극적으로 쓰되 종속되지 않는 것이다. AI의 속도를 빌리되 판단의 책임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AI의 능력을 활용하되 접근권과 해석권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AI 접근권이 새로운 권력이라면, AI를 잘 쓰는 능력은 더 좋은 모델을 고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AI를 이해하고, 검증하고, 바꿔 쓸 수 있으며, 그 결과에 책임지는 능력이야말로 AI 시대의 진짜 역량이다. 결국 AI 시대의 지혜는 가장 강력한 모델을 쓰는 데 있지 않다. 그 권력을 인간의 판단과 책임 안으로 다시 가져오는 데 있다. bienns@ekn.kr

삼성전자, 경기 화성시에 ‘삼성 AI 모듈러 홈’ 쇼룸 열어

삼성전자는 경기도 화성시에 '삼성 인공지능(AI) 모듈러 홈' 쇼룸을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 기업인 공간제작소와 협력해 '삼성 인공지능(AI) 모듈러 홈'을 최근 출시했다. 모듈러 주택은 공사기간이 비교적 짧고 균일한 건축 품질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다. 건축 시 발생하는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 쇼룸은 공간제작소의 모듈러 목조주택에 삼성전자의 AI 가전과 스마트싱스 기반의 AI 홈 솔루션을 적용해 실제 주거 공간처럼 꾸며졌다. 330㎡, 66㎡ 등 총 2개소로 구성됐다. 실제 구매 시에는 고객이 라이프스타일이나 부지 규모에 맞춰 33㎡, 99㎡, 132㎡ 등 다양한 주택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는 입주 시 가전을 구입하고 홈 IoT 네트워크를 등록하는 과정 없이 입주하는 즉시 AI 가전과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4층 이상의 중층 건물까지 AI 모듈러 홈의 적용 모델을 확장할 예정이다. 나아가 주택 종류 및 건축물 형태와 무관하게 최적화된 AI 홈 솔루션을 구현해나갈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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