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8일(토)
[에경 숏터뷰] 성수동 핫플 ‘N2’ 기획한 그녀 “증권사가 가지 않은 길 도전하고 싶었다”

“증권사가 이런 것도 해요?"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에 등장한 NH투자증권의 팝업스토어 'N2, 나이트(NIGHT)'를 방문한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팝업스토어 그 어디에도 NH투자증권이라는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팝업스토어 내에서 계좌 개설도, 상품 가입도 유도하지 않는다. 방문객들은 그저 공간을 즐기면 된다. 낮에는 야외 공간에 마련된 빈백과 해먹에서 쉬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저녁에는 실내에 마련된 공간에서 명상을 하고 인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N2, 나이트'를 통해 1차원적인 투자 개념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성장에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N2, 나이트'는 오픈 열흘 만에 1만4000여명이 다녀갔다. 다음달 5일까지 운영되는데 이미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예약이 완료되는 등 인기가 뜨겁다. 이렇게 참신한 기획을 진행한 사람이 궁금해서 찾아가봤다. 노유미 NH투자증권 ESG본부 차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노 차장은 “증권사는 보수적이고 딱딱하다는 인식을 깨고 싶었다"고 했다. -N2, NIGHT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지난해 11월부터 캠페인 작업에 착수했는데 기존에 증권사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보고 싶었다. 모든 브랜드 캠페인이 그렇듯 이번 캠페인도 NH투자증권이라는 브랜드를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데 사실 이게 가장 어렵다. 또 NH투자증권이라는 사명이 소리 내서 읽으면 8음절(엔에이치투자증권)로 긴 편이라 기억하기 쉽지 않다. 긍정적인 회사 이미지를 남기자는 목적으로 이번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 -'N2,'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하는 데 대한 내부 반응은.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에 사장님을 포함해 임원진과 모든 사업부 대표, 실무자, 신입사원까지 50명가량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업계에서 NH투자증권을 줄여서 '엔투'로 부르는 데에 착안해 동음인 'N2'를 활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데 대해 거의 99%가 동의해주셨다. 이를 시작으로 N2에 쉼표(,)를 붙여 캠페인 네임으로 정했다. 디자인화 작업을 마치면서 현재 'N2,'에 대한 상표권도 신청한 상태다. 초기 단계에는 'N2,'를 캠페인 네임으로 제한적으로 활용하되 이번 캠페인을 통해서 인지도 제고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사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팝업스토어 장소로 왜 성수동을 선택했나. ▲'투자, 문화가 되다'라는 슬로건과 이번 캠페인 콘셉트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2040세대에 소구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도 구매력 있는 타깃층이 많은 공간이어야 했는데 성수동이 이 두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또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별도의 공간에서 운영함으로써 고객들이 보다 깊이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브랜드에 대한 공감을 더 많이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획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없었나. ▲증권사 자체가 경제적인 집단이다. 팝업스토어의 콘셉트와 운영 방향성에 대해 내부 진통이 있긴 했다. 계좌 개설한 사람만 입장 가능하다거나 상품 가입을 유도해야 하는데 이런 게 하나도 없다는 거다. 하지만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바이럴이 발생할 거라고 생각하고 추진했다. 실제로 방문객들이 자발적으로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N2NIGHT라는 해시태그를 건 게시글이 500여개가 넘게 올라와 있다. 주입식 광고는 보는 사람이 인위적이라고 느끼는 순간 진심을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브랜딩 차원에서 이번 팝업스토어를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의 브랜딩 목표는. ▲올해 처음 론칭한 'N2,'라는 캠페인 네임을 알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고객들이 'NH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랑은 다른 회사구나'라고 인지할 수 있도록 브랜딩 작업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 이번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고객들이 나중에 투자를 하게 될 때 '아, NH투자증권에서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정도로도 충분히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에경 초대석]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 “고부가가치 항공 MRO, 글로벌 스탠다드 맞춘 고도화 필요”

'항공기 개발·생산·운영 등 각종 활동의 총칭' '항공(航空)'에 대한 사전적 정의다. 이를 투영하듯 항공 산업은 통상 여객·화물기를 다루는 항공사와 공항으로 구성돼 있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항공업계의 지속 가능성 확보라는 중차대한 역할을 담당하는 유지·정비·분해 후 조립(MRO, Maintenance·Repair·Overhaul) 산업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날이 갈수록 커지는 항공 MRO 산업에 대한 고견을 듣고자 에너지경제신문은 최근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MRO 산업의 개요에 대해 설명해달라 ▲자동차 한 대를 사서 운용하다 보면 끊임없이 정비가 필요하듯 항공기도 마찬가지로 유지·정비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도 안전이 우선인 항공기는 이를 유지하는데에 구매 가격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운송업과 공항을 중심으로 항공 산업이 발달하다 보니 MRO 산업이 소외된 감이 없잖아 있는데, 이 시장은 완제기의 수명에 따라 시장 규모가 곱절 이상이 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는 MRO 산업 육성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인천·청주·대구·사천 등의 치열하게 유치 경쟁을 하느라 본격적인 출발이 늦어졌다. -글로벌 항공기 MRO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며, 대한민국의 비중은 얼마나 되는가 ▲전 세계적으로 MRO 산업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연 평균 4%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민항기 MRO 시장 규모는 140조원 가량 될 것으로 본다. 또한 10년 뒤인 2034년 추산으로는 한화 약 167조원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시장은 2조5000억원 가량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인데, 1조3000억원 상당의 물량이 해외로 나가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자체 정비 능력을 갖춘 항공사는 대한항공 뿐이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MRO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성공시키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 있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스라엘의 항공기 개조 전문 회사 'IAI'와 손잡았고, 대한항공이 영종도에 부천 엔진 정비 공장까지 통합할 새로운 신 정비공장을 착공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글로벌 화물 항공사 '아틀라스'가 자사의 보유 항공기에 대한 MRO 거점 중 하나로 인천공항을 선택했다는 것으로 이미 성공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접근성이 매우 좋아 향후 국제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다. 앞으로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문제다. 유력한 경쟁 상대인 싱가포르는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들로부터 노임 단가가 낮은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2030년까지 2만명에 달하는 MRO 인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이고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항공업은 필수 공익 사업장으로 지정돼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 취업이 제한돼 있어 정부 차원의 규제 해소와 부가 가치가 특히 높은 엔진과 전기·전자 구성품의 분해와 창정비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 -현대 과학 기술의 총아인 항공기 개조에는 전문 기술이 필요할 텐데, 현재 글로벌 인력 시장 규모와 국내 양성 현황은 어떠한가 ▲보잉은 '조종사·정비사 전망 2023'을 통해 향후 20년간 민항기 수가 현재 대비 약 두 배 정도 늘어남에 따라 전 세계 69만 명에 달하는 MRO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글로벌 항공 시장의 40%를 점해 MRO 역시 세계 최대 수요처로 자리잡을 것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인력 시장 불균형 심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가 인증한 전문 항공 정비 교육 기관은 190개이고, 지난해 6929명이 항공 정비사 자격증을 땄지만 20%는 여전히 공석이다. -국내 MRO 인력 양성 체계상 문제점은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의 개선이 필요한가 ▲국토부 항공 포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 정비사는 총 533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전보다 8.4%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778명이 항공 정비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현업으로 유입되지는 않았다. 자격 요건이 운항·기체 정비 수준에 머물고 있고, 군 미필자가 대부분이다. 현재 국토부가 지정한 전문 교육 기관은 37개다. 이는 전국 13개 4년제 대학교와 7개 2·3년제 전문대학, 직업 전문학원을 합한 숫자다. 이 중 직업 전문학원의 지난해 절반이 파업했고 대부분의 대학은 신입생 정원을 못 채우고 있다. 산업계 수요는 느는데 교육생이 감소하는 건 단지 학령 인구가 줄어서가 아니다. 국내 항공사들은 이들에 대한 채용에 적극적이지 않은데, 국내의 항공 정비사 자격증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항공기의 기술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비 지식과 실습은 업계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보잉이나 에어버스 등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들의 기술 발전에 부합하도록 MRO 교육 훈련의 내용과 방법, 면허 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에서는 항공 정비사 자격증 응시 자격 요건으로 2410시간의 이론·실습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는 FAA가 제시하는 1900시간보다도 많은 것인데, 4년제 대학에서 항공기계공학을 전공한 사람도 지금 제도에선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지나치게 낙후된 교육 시스템과 교과목을 바꿔야 한다. 현재 정비 실습을 하고 있는 교육 기관들의 장비와 공구가 빈약하다. 전시용 목적을 벗어나 현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부응하려면 아날로그 계기판을 갖춘 군용기나 소형기 아닌 디지털 계기판이 달린 상업용 민간 항공기로 과감히 교체해야 한다. 교과목 역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콘텐츠로 전환해야 한다. 항공사와 MRO 기업이 필요로 하는 현장 중심 훈련이 이뤄지려면 교육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경력 정비 인력을 교육에 참여토록 하고, 기본 역량을 갖춘 교육생들을 뽑아야 한다. 항공 산업은 FAA와 유럽 항공안전청(EASA)의 규정에 입각한 글로벌 스탠더드가 적용되는 만큼 면허 제도도 이에 맞게 개선돼야 항공사들이 이 제도와 자격증 소지자의 역량을 믿고 채용한다. 그러나 지금 수험생들은 여전히 기출 문제 '족보'만 찾아 외우고 있고, 정비사들은 '최대 이륙 중량 5700kg 이하 소형 항공기'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돼있다. MRO의 고도화에 따라 △기체 엔진 △전자 △전기 △계기 등으로 업무가 세분화 돼야 한다. 자격증을 취득하고선 일정 기간까지의 경력을 인정함으로써 검사 자격을 고급자와 초급자로 구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내 항공 MRO 산업 육성을 위해선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또 MRO 업무는 글로벌 표준인 영어로 소통하기 때문에 언어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조종사·관제사·무선 통신사에게 항공 영어 구술 능력 시험(EPTA)가 필수이듯, 정비사들에게도 이와 유사한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한국항공대학교는 대한항공을 필두로 국내 유수의 항공사들과 협약을 체결해 전문 정비 인력을 육성해 내고 있다. 구체적인 교육 과정·내용·미래 계획이 궁금하다. ▲맞다. 우리는 대부분 국내 항공사들과 각각 정비 인력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시설 사용계약을 맺은 대한항공의 MRO 능력은 국제적인 수준이다. 전 세계 항공업계의 표준인 FAA는 자국에서만 항공 정비사 교육 훈련을 받아야 면장 응시를 할 수 있다고 한 규정을 재작년에 완화했다. 해외에서도 FAA의 인증을 받은 기관에서 교육 훈련을 받으면 자국의 정비 면장을 취득할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다. 한국항공대학교 총장으로서 취임 직후부터 MRO 교육에 관심을 기울였다. 미국 항공 정비사 인증기관인 US에비에이션(USAA)와는 독점 계약을 체결했고, 아시아에서 최초로 FAA 정비 면장 취득이 가능해질 것이다. 작년 말부터는 대한항공과 인력 양성에 협력하기로 합의했고, 지금은 맞춤식으로 프로그램을 재구성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신 엔진 정비 공장이 필요로 할 MRO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에 노력을 기할 것이다. 공과대학 학부에는 MRO 전공 트랙을 설치하고 내년부터 신입생을 모집 예정이다. 동시에 부설 항공기술교육원의 교과 과정도 FAA 인증기준에 맞춰 전면 개편 중이다. 한국항공대의 목표는 아시아 대표하는 MRO 전문 인력 양성의 허브로의 도약인데, 이게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항공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약력]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경영학 석·박사) 미국 메사추세츠주립대학교 객원교수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장/대학원장 항공경영학회 초대 회장 동중앙아시아학회장 항공서비스교육연구회장 한국항공대학교 총장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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