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빅3가 업계 순위구도 재편을 위해 마케팅 출혈 경쟁을 이어가면서 수익성 부담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존 무(無)모델·장수 모델 전략 노선을 달리해 새 광고모델을 앞다퉈 기용하는 가운데, 자체 앱 활성화를 이유로 할인·증정 공세까지 퍼붓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새 브랜드 모델로 배우 변요한을 기용했다. BBQ가 신규 모델을 발탁한 것은 지난해 말 계약종료한 것으로 알려진 배우 김유정 이후 약 1년 만이다. 한동안 자제하던 스타마케팅 카드를 꺼내든 것은 내년 출시 30주년을 맞는 만큼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경쟁사인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도 지난달 대표 모델로 배우 변우석을 내세웠다. 2016년 발탁한 배우 이민호 이후 스타 마케팅을 지양해왔으나 9년 만에 전략을 선회한 것이다. 다이닝브랜드그룹의 bhc치킨 역시 올 상반기 10년 간 장수 모델로 활약하던 배우 전지현 대신 배우 황정민을 새로 발탁했다. 올림픽 탁구 스타로 떠오른 신유빈까지 추가 영입할 만큼 마케팅 강화에 진심이다. 업계는 이들 3사 간 순위 싸움이 치열한 만큼 광고비 등 프로모션 비용을 감안해서라도 수요 뺏기를 위한 마케팅 경쟁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판도를 살펴보면 지난해 연매출 기준 5356억원을 거둔 bhc치킨이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교촌치킨은 2022년 bhc치킨에 왕좌를 내준 데 이어 지난해 매출 4259억원으로 BBQ(4731억원)에 밀려 3위로 내려앉는 등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여타 프랜차이즈 업체와 마찬가지로 치킨 프랜차이즈도 모델료 등 광고비를 가맹점주들과 분담하는 만큼 가맹점의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bhc치킨의 경우 광고모델료에 한해 가맹본부에서 전액 부담하고 있다. 3사 모두 모델료 등 구체적인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통상 업계 인지도에 비례해 몸값을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투자 대비 홍보 효과가 덜하면 실패한 마케팅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연초 마케팅 예산을 책정해 그 안에서 해결한다"면서 “신제품 출시 등에 따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광고모델 발탁이 필요하다 판단되면 가맹점주 동의 아래 모델을 발탁하지 무작정 단행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수익성마저 안심할 수준이 아닌 만큼 프로모션 비용 누적으로 판관비가 증가될 경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지난해 bhc치킨과 BBQ 영업이익은 1203억원, 55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2%, 13.7% 줄었다. 같은 기간 교촌치킨은 전년 대비 738.5% 늘어난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지난해 3사 중 유일하게 제품 값 인상에 나선 영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 업체는 최근 배달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는 목적으로 대규모 할인·증정 프로모션까지 쏟아내고 있다. 실제 BBQ는 당초 지난 9월 한 달만 운영 예정이던 황금올리브치킨 반 마리 증정 행사 기간을 10월까지 연장했고, bhc치킨도 10월 한 달 간 뿌링클 7종을 4000원 저렴하게 판매하던 것을 이달 말까지 기간을 늘렸다. 교촌치킨 역시 지난달 신메뉴 자체 앱을 통해 '교촌옥수수' 첫 주문 시 4000포인트를 지급한 바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비싼 몸값의 광고모델을 마냥 반기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광고모델료, 할인 프로모션 등 일회성 비용이 커져 수익성이 낮아지면 다른 방법으로 영업이익을 메워야 하는데 본사가 감내하기 어려워지면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