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인구 절반의 비수도권 고객은 서럽다](http://www.ekn.kr/mnt/thum/202502/news-p.v1.20250212.95d9bd4db37449a4bdb085362aabf265_T1.jpg)
'서울 공화국'으로 대변하는 우리나라의 지역 불균형 부작용은 먹고 마시는 행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비(非)수도권의 공급 양극화로 소비 기회의 차이를 낳기 때문이다. 주요 외식 브랜드별 점포 수만 비교해도 수도권과 지방권의 격차는 극명하다. 커피업계로 한정해 보더라도 점포의 수도권 의존도가 높다. 커피전문점 1위인 스타벅스 코리아는 올 들어 한국 진출 26년 만에 매장 수 2000개를 넘어섰고, 전체 점포 중 6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있다. 지역별 접근성이 큰 탓에 한때 선물받은 기프티콘 처리가 곤란하다는 한 비수도권 '스벅 마니아'의 하소연이 온라인에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다른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맥도날드는 서울에만 9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세종시에는 아예 점포가 없다. 오죽하면 세종시에선 '빅맥을 먹으려면 대전까지 가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돈다고 한다. 기호식품인 담배는 선택지가 더 좁다. 통상 담배업계는 서울권의 시범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판매 확대 여부를 결정짓는다. 즉, 서울 지역의 판매 성과가 기대이하라면 지방권은 차치하고 경기·인천 지역마저 출시 가능성이 낮아지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3년 만에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재진출을 선언한 JTI코리아는 야심작 '플룸 X 어드밴스드'를 선보였다. 그러나 의욕과 달리 출시 3개월에도 기기·스틱 오프라인 판매처가 여전히 '서울권에 갇혀 있다. 물론 구조적 해결 없이 수도권 점포 과밀화 문제를 기업에만 따져 묻는 건 근시안적 접근 방식일 것이다. 식품·외식 등 소비재 업종 특성상 매출이 인구 비례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린 수요 시장의 구조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지방점포를 정리 1순위로 올리는 기업의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수익성 높은 수도권만 편애하는 점포입지 전략은 '과밀 포화'에 따른 개별 점포의 수익률 저하, 비수도권의 해당 브랜드 비토 현상, 자산투자 제한 등 여러 부정적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지방에서 누릴 수 없는 팝업 행사를 향유하기 위해 수도권으로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 투자를 감수하는 비수도권 수요층이 많다. 식품·외식기업들이 지역 소비 불균형에 좀더 관심을 갖고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