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약품 관세 또 엄포?…잠정 연기에 업계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부터 적용을 예고했던 의약품 분야 100% 고율 관세의 부과 시기가 잠정 연기됐다. 미국 정부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을 지속하기 위해 관세 부과 계획을 일시 중지하면서다. 관세 대응에 나서기 위한 우리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유명 브랜드 의약품을 보유한 거대 제약사와의 추가 계약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의약품 관세 부과 계획을 일시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에 의약품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 않다면,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의약품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이에 글로벌 빅파마 중에선 대표적으로 화이자가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관세 대응에 나서 성과를 거뒀다. 실제 화이자는 지난달 30일 미국 내 700억달러(약 98조5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직접구매 플랫폼 'TrumpRx.gov' 참여를 통한 미국 내 약가 인하를 합의하며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의약품 관세를 3년간 유예받았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일라이릴리도 100% 관세 예고에 앞서 지난달 각각 300억달러(42조원)·50억달러(7조원) 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이처럼 빅파마들의 대미 투자계획 발표가 잇따르자, 트럼프 행정부가 각 기업들과의 구체적인 관세 협상에 나서면서 의약품 관세 부과 계획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의약품 관세 대응에 고심하던 우리 업계로서는 이번 관세 부과 연기로 한 숨 돌린 모양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약가인하를 포함한 화이자와의 계약을 관세 협상 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내 우리 기업의 제품가 인하 압박이 강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 1일부터 지속되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여파로 관련 행정 업무에 차질이 예상돼 관세 불확실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셧다운으로 미국 연방정부의 업무가 영향을 받게 되면서 관세 부과를 시행하는데 필요한 행정 인력과 업무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트럼프 행정부는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상을 통해 브랜드의약품 약가인하와 미국 내 의약품 제조시설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는데 집중하면서 관세 부과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부모님 드시는 의약품·건기식, 오남용 확인하려면?

최근 잘못된 인식과 허위·과대 광고 등으로 마약류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오남용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9일까지 총 7일간 이어지는 올 추석연휴 기간이 가정 내 오남용 사례를 점검하고 경각심을 높일 기회로 꼽힌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노인층의 수면제, 신경안정제, 마약성진통제 등 의료용 마약류 남용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층에선 ADHD 치료제(메틸페니데이트)를 '공부 잘하는 약'으로, 식욕억제제를 '다이어트 약'으로 오용할 우려가 제기된다. 마약류 의약품은 오남용 시 중독을 비롯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메틸페니데이트의 경우 두통, 불면증, 환각, 중독증상으로 인한 학습 부진 등이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으며, 식욕억제제는 정신이상, 역류성 심장판막 질환, 폐동맥 고혈압, 불안감, 불쾌감 등이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이에 식약처는 추석명절을 계기로 가족 간 관심과 대화를 통해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 내 건기식 오남용 사례 역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의약품과의 병용 섭취, 검증되지 않은 해외 제품 섭취 등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탓이다. 각 건기식 제품의 뒷면에는 해당 제품의 섭취량과 섭취 방법, 주의사항 등이 명시돼 있어 정확한 숙지를 통해 올바른 방식으로 복용해야 한다. 예컨데, 일부 건기식 제품의 원료인 은행잎추출물은 의약품인 항응고제와 병용 섭취할 경우 출혈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밀크씨슬의 경우에는 간이 약을 분해하는 속도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온라인 직구와 구매대행을 통해 해외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각 제품의 한글 표기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해당 방식으로 유입되는 제품 중 일부는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성분을 함유하거나,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판매용으로 정식 통관 검사를 거친 제품은 수입·제조업체명과 원재료명 등을 한글로 표기하고 있다. 한편, 본인 또는 부모님이 투약했거나 투약 중인 마약류 의약품 종류는 '의료용 마약류 안전도움e' 누리집(data.nims.or.kr/main.do)나 '마약류안전정보도우미' 어플리케이션(앱)에서 조회할 수 있다. 이 때, 조회하고자 하는 사람의 본인인증 후 최근 2년간의 투약 이력을 조회할 수 있으며, 본인 명의로 다른 사람이 마약류를 처방받는 등의 불법 상황도 확인이 가능하다. 부모님댁 등 가정에서 복용하고 남은 마약류 의약품은 반드시 폐기해야 하므로 약국, 종합병원 내 약국에 반납하는 것이 좋다. 올해 수거‧폐기 사업에 참여하는 약국 목록은 '식약처 누리집(www.mfds.go.kr) → 정책정보 → 마약 정책정보 → 자료실'에서 조회 가능하다. 아울러, 의약품·건강기능식품 섭취 시 주의사항은 '식약처 식품안전나라 누리집(https://www.foodsafetykorea.go.kr) → 식품·안전 → 건강기능식품 →건강기능식품 주의사항 → 의약품 병용섭취 주의사항'에서 열람할 수 있다. 해외 식·의약 제품의 위해정보는 '수입식품정보마루' 누리집(https://impfood.mfds.go.kr)에서 열람할 수 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추석 연휴기간 문여는 우리동네 병·의원, 약국은 어디?

오늘(3일)부터 오는 9일까지 총 7일간의 추석 연휴를 맞이하는 가운데 전국 413개 응급의료기관이 이 기간 내내 24시간 운영한다. 연휴기간 문을 여는 병·의원 수도 지난해 추석 연휴 때보다 일평균 868곳 늘어 응급실 진료부담을 줄이기 위해 휴일 진료에 적극 동참한다. 3일 정부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기간 동안 권역응급의료센터 44곳과 지역응급의료센터 137곳, 지역응급의료기관 232곳 등 전국 413곳 응급의료기관이 매일 24시간 문을 연다. 이와 함께 응급의료시설 113곳도 같은 기간 정상 운영된다. 연휴 기간 문을 여는 병·의원 수도 지난해 추석 연휴 때보다 868곳 많은 하루 평균 8799곳으로 확대됐다. 추석 당일인 6일에 문을 여는 전국 병의원 수는 총 2210곳으로, 지난해 추석 당일보다 23% 이상늘어난다. 응급의료기관 413곳을 비롯해 응급의료시설 113곳, 병원 348곳, 의원 1084곳, 보건소 등 공공보건기관 252곳을 합한 수치다. 약국의 경우 하루 평균 6964곳, 추석 당일에는 총 2700곳이 문을 연다. 서울시는 연휴기간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을 약 1만9000여곳 확보해 운영한다. 시내 응급의료기관 49곳 등 총 70곳의 응급실이 24시간 운영된다. 이 기간 서울시는 소아 응급환자를 위해 우리아이안심병원 8곳과 우리아이전문응급센터 3곳을 지정·운영한다. 응급실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경증 환자가 진료받을 수 있도록 질환별 전담병원 4곳도 매일 24시간 문을 열고, 서울형 긴급치료센터 2곳은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휴일없이 운영된다. 연휴기간 문 여는 응급실과 병·의원, 약국 등 정보는 △응급의료포털 E-Gen(www.e-gen.or.kr) △응급의료정보제공(E-Gen) 애플리케이션(앱) △응급똑똑 앱 △국민콜110(110) △보건복지콜센터(129) △구급상황관리센터(119) △시도콜센터(120)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25 추석연휴 종합정보'(https://www.seoul.go.kr/story/thanksgiving/) 누리집을 통해서도 연휴 기간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약국은 대한약사회가 운영하는 휴일지킴이약국(www.pharm114.or.kr)에서도 날짜 및 지역별로 현재 운영 중인 우리동네 약국을 검색할 수 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단독] 보툴리눔 톡신 ‘국가핵심기술’ 논란, 국감서 공론화한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이하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위 해제·유지 논란이 오는 13일부터 진행되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본격 공론화된다. 정부 부처인 산업통상부가 국가핵심기술 지위 결정 권한을 쥐고 있지만 정치권은 대체적으로 규제 완화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업계 내 의견 대립으로 수년간 공회전했던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 논의도 이번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탄력이 붙게 될 전망이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산자위 소속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톡신의 생산기술과 핵심 원료인 균주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지위 지정 당위성 등과 관련해 산업부를 대상으로 질의에 나선다. 미국 앨러간(현 애브비)의 '보톡스'로 대표되는 톡신은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균의 신경 독소를 활용해 국소 근육을 마비시키는 기전으로 피부 주름 감소와 근육 긴장 완화를 유도하는 의약품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위는 생산기술과 균주를 대상으로 각각 2010년·2016년에 지정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업계 일각은 지난 수년간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위 해제를 산업부 측에 요청해왔다. 국내외 시장에서 경제적 가치가 높은 기술의 해외 유출과, 이에 따른 국민경제 발전 저해를 사전 예방한다는 국가핵심기술 지정제도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현재 미국 젠뱅크에는 2200여개 보툴리눔 균주가 등록돼있고 전세계 13개국에서 톡신 생산기술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의) 톡신 생산기술이 전세계적으로 유일한 기술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핵심기술 제도가 톡신 기술 거래와 적응증 확대를 통해 우리 기업이 글로벌 환경으로 나아가는데 족쇄가 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부회장은 과거 이 같은 문제의식으로 제기했던 협회 차원의 국가핵심기술 지위 해제 요청과 관련해 “산업부 전문위원회의 심의·의결 단계에서 불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국가핵심기술 지위는 산업기술보호법 제7조에 따라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의 심의 결과로 지정·해제·변경된다. 이에 국회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산업부를 대상으로 지난 3년간 전문위원회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를 반대하는 위원의 발언 내용 등 자료를 서면으로 요청했으나, 산업부는 산업기술보호법상 정보 비공개·비밀유지 의무를 근거로 각 위원별 발언을 공개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 당시 산업부가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 따르면, 톡신 기술과 균주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에 앞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의견을 청취했다는 내부 공문은 존재하지만, 구체적인 업계 의견이 담긴 자료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가핵심기술 지정 단계에서 충분한 업계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강승규 의원은 “균주 등 톡신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에 대한 업계의 오랜 찬반 갈등은 각 기업이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탓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산업부의 규제 과정 설명과 완화에 대한 미온적 태도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 외에도 정치권 내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위 당위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이번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지위 해제 논의도 한 층 더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산자위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당 문제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다룰지는 아직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톡신이 국가핵심기술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업계간 이견은 수렴하고 있으며 어떤 판단이 국민 경제에 이익이 되는지를 핵심 관점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 재팬 2025’ 첫 단독 부스 참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는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 바이오·제약 전시회 '바이오 재팬 2025'에 참가한다고 30일 밝혔다. 바이오 재팬은 일본 바이오협회 주최로 1986년 시작된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시회로, 바이오의약품과 재생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건강기능식품 등 바이오 산업 전반을 아우르며 규모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올해 바이오 재팬 행사는 총 1139개 기업, 1만8000명 이상의 인원이 행사장을 찾아 활발한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할 전망이다. 지난 2023년부터 3년 연속으로 참가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최초로 단독 부스를 마련해 보다 적극적인 수주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이번 행사를 통해 글로벌 톱 20 제약사 내 점유율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톱 40위권 제약사 대상 신규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명했다. 이번 부스에서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 역량 △송도 5공장(18만ℓ) 등 세계 최대 생산능력(78.4만ℓ) △위탁개발(CDO) 플랫폼 등 회사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집중 소개할 계획이다. 또한 행사 첫날인 8일에는 제임스 최 영업지원담당 부사장과 케빈 샤프 세일즈&오퍼레이션담당 부사장이 함께 발표 세션 연사로 나서,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위한 전략적 아웃소싱 및 다양한 바이오의약품 모달리티를 위한 통합적인 개발·생산 서비스'를 주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경쟁력을 설명한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에 이어 올해 초 일본 도쿄에도 영업사무소를 마련하며 아시아 지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바이오·제약 종합 컨벤션인 '인터펙스 위크 도쿄 2025'에도 참가해 글로벌 고객 및 잠재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등 톱 40위권 수주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보툴리눔톡신 ‘국가핵심기술’ 지정 논란…국감 이슈 되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이하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됐다. 톡신 기술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제도가 되려 국내 바이오벤처의 글로벌 톡신 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나아가 K-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다른 일각에서는 국가안보의 관점에서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토론회를 기점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업계의 이른바 '톡신 논쟁'이 격화할 양상을 보이고 있다. 톡신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를 둘러싼 업계의 찬반 대립은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K-바이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핵심기술 보호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 토론회는 기존 톡신 생산기술의 국가핵심기술 규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톡신 생산기술은 지난 2010년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바 있다. 이어 2016년에는 톡신의 핵심 원료인 균주도 국가핵심기술로 추가 지정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승현 건국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국내 토종 18개 기업이 모두 동일한 'Hall A 타입' 균주를 사용해 톡신 개발에 나서고 있는만큼, 톡신 기술과 균주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제도의 근본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가장 처음 '보톡스'로 톡신 제품을 선보인 미국 앨러간(현 애브비) 뿐만 아니라 모든 회사들이 같은 균주를 사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톡신이 국가핵심기술이라면) 다른 모든 제약회사들이 이 균주를 사용할 수 없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균주 기술 난이도를 언급하며 “톡신 균주가 어째서 국가의 핵심기술인지 미생물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도 의문을 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톡신의 핵심 원료인 보툴리누스균은 탄저균과 함께 포자를 형성하는 대표적인 균이다. 아포 형태로 토양 등에 분포된 보툴리누스균은 타 균 대비 균주 분리가 쉬운 만큼 기술 난이도도 낮다는 게 이 교수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국가핵심기술 지정이라는 제도는 좋은 취지로 시작됐다"면서도 “톡신에 대한 핵심기술 지정은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오히려 혁신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상수 한국시민교육연합 상임대표 역시 “규제의 카르텔이 상당 부분 얽혀있다는 개인적인 판단에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하며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규제가 국가의 핵심 기술이 아닌 일부 선발 기업의 권익을 보호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국내 주요 톡신 기업 18곳을 대상으로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 찬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총 14개 기업(82.4%)이 지정 해제를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1개 기업(제테마)이 무응답한 가운데, 톡신시장 선발 기업인 메디톡스와 뉴메코(메디톡스 계열사), 휴젤 등 3개 기업은 지정 해제를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그는 “국가핵심기술 지정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본 업체는 시장 선두주자들"이라며 “이 업체들은 이미 정부의 품목 허가나 해외 수출 승인 문제가 대부분 해소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0년 처음 규제가 만들어지고 6년 뒤인 2016년에 균주가 규제 대상에 포함된 것은 후발 주자들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선발기업인 메디톡스와 휴젤의 톡신 제품은 각각 2006년(메디톡신)과 2009년(보툴렉스)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획득한 반면, 국가핵심기술 지정은 1호 제품인 메디톡신 출시로부터 4년 경과한 2010년에 이뤄졌다. 또한 이 대표는 “국가핵심기술은 관련 업계의 의견을 충분하고 폭넓게 수렴하는 가운데 지정되어야 한다"며 “산자부가 2010년 지정과 특히 2016년 균주를 핵심기술에 포함하는 과정에서 행정예고와 공청회, 간담회조차 우리 업계를 대상으로 사실상 진행하지 않았고, 국회의원실에서 관련 정보 공개 요청을 했음에도 명확한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업계에 중첩 규제로 작용하는 핵심기술 지정은 투명성은 물론 지정 과정에서의 정직성도 대단히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선두기업인 메디톡스와 휴젤 측은 이번 토론회의 편향성과 국가안보 측면 등을 지적하며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해제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토론회에 방청객으로 참여한 메디톡스 측 대리인 박정수 변호사는 “토론에서 반대 논리도 함께 반영하고 찬반 의견이 오가며 그 과정에서 정답 또는 정답에 가까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오늘 토론은 다소 한 쪽으로 기울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국가핵심기술을 지정할 당시 면밀한 심사를 통해 지정이 됐고 아무런 문제 없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는데 갑자기 지정을 해제해달라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 기술이 국내 모 기업에 침탈돼 수사와 소송을 진행중인데, 메디톡스 기술과 균주를 침탈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해제하자는 주장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상업화할 수 있는 균주는 상당히 제한돼있고 취득하기도 어렵다"며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해제하면 중국 등 해외 기업이 국내 기업에 대해 M&A 방식을 통해 균주와 기술을 앗아가고 기업은 버리는, 쌍용자동차의 사례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진용 휴젤 보안고문도 질의응답에서 지난해 북한 해커의 휴젤 해킹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 해커의 해킹 시도에도 불구하고 보안시스템으로 국가핵심기술인 톡신 기술까지는 빼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단순히 규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기업의 기술 유출을 막는 제도로 활용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를 둘러싼 업계의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정치권은 대체적으로 지정 해제 찬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톡신이 국가핵심기술에 부합하는가에 대해 그동안 업계 안팎에서 많은 논쟁이 있었다"며 “경제는 파괴와 창조의 산물인만큼, 기업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질서를 만들고 무역을 확대하는 데 있어 어떤 규제에 맞닥뜨려 있는지 살펴봐야 할 때"라고 밝혔다. 강 의원과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만 한 가지, 아무리 연구를 해봐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건 도대체 왜 톡신이 국가핵심기술이어야 하냐는 것"이라며 “요즘 톡신을 안맞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이미 글로벌 시장에 톡신 제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톡신 국가핵심기술 지정 과정과 해제 타당성 등이 산자부 국정감사에서 다뤄질지 주목된다. 업계 대립이 토론회를 기점으로 공개적으로 표출된 데 더해, 국회는 물론 정부도 찬반 의견의 비교 검토를 통한 제도 개선을 약속하면서다. 최광준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융합산업과장은 “톡신과 관련해 국가핵심기술 해제 요청이 들어와 법령과 절차에 따른 해제 또는 지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생명공학 분야 산업기술보호 전문위원회에서 국가 안보와 국민 경제적 파급 효과, 기술 환경의 변화 등 법상의 검토 기준에 따라 지정 해제 필요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종근당, ‘위고비’ 공동 판매 돌입…비만약 시장 ‘요동’

종근당이 오는 10월 1일부터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국내 공동판매를 시작한다. 29일 종근당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과 체결한 위고비 국내 공동판매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10월 1일부터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위고비의 영업 및 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하게 된다.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는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주사제형 비만치료제로,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량과 심혈관계 위험 감소를 돕는다.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됐으며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올해 2분기 국내 전문의약품(ETC)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임상 중 STEP 1과 STEP 5에서 평균 17%의 체중감량 효과 보였으며, 피험자 3명 중 1명에서 20% 이상의 체중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STEP 6, 7, 11 임상에서도 일관된 체중감량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특히 위고비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심혈관계(MACE) 위험 감소 적응증을 보유한 비만치료제다. 체중감량 효과는 물론 체중 감량과 독립적으로 주요 심혈관계 발생 위험을 조기에 감소시키는 결과도 입증했다. 탄탄한 병·의원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는 종근당의 가세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 8월 국내에 출시된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와의 경쟁 결과가 주목된다. 현재 일라이릴리는 단독판매 방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업계는 외국계 제약사가 단독으로 국내 의료기관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공동판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추석 연휴 이후에 공동판매 파트너사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점치고 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비만치료 분야에서 획기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위고비의 파트너사가 되어 기대가 크다"며 “비만 동반질환인 고혈압, 고지혈증 및 당뇨 시장을 선도하며 축적한 종근당의 노하우와 다국적사 및 국내사와의 성공적인 공동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캐스퍼 로세유 포울센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 대표는 “위고비는 노보노디스크가 비만이 지닌 복합적인 역학적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25년 이상 연구에 매진한 결과 개발된 혁신적 치료제"라며 “국내 만성질환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가진 종근당과의 협력을 통해 위고비의 임상적 혜택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국내 의료진을 적극 지원하여 비만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개선하는 데 더욱 기여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동국제약과 함께하는 동행캠페인’ 내달 개최…“여성 갱년기 극복”

동국제약이 오는 10월 22일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아침고요수목원'에서 2025 하반기 '동국제약과 함께하는 동행캠페인'을 진행한다. 29일 동국제약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에는 20~50대 여성 40명이 참가해 수목원을 탐방하며 갱년기와 정맥순환장애 등 중년 여성 건강 관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가드닝(원예) 클래스, 건강 퀴즈 등 체험형 프로그램과 함께, 동반자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사진 촬영도 진행된다. 20~50대 여성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모녀, 자매, 친구 등 4인 이하로 짝을 이뤄 10월 12일까지 동국제약 블로그에 게시된 동행캠페인 참가자 모집 게시물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동행캠페인'은 지난 2013년부터 10년 이상 이어져 온 동국제약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중년 여성들이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과 야외활동을 통해 갱년기 증상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다리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돕고자 마련됐다. 동국제약은 그동안 춘천 남이섬, 제이드가든, 포천 국립수목원 등 봄·가을 나들이 장소로 적합한 다양한 명소에서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여성갱년기 뿐만 아니라 정맥순환장애와 같은 질환의 관리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중년여성 건강 프로그램인 동행캠페인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참가자들이 올바른 건강 지식을 얻고, 아침고요수목원에서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친구, 가족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동국제약 “잘 키운 화장품, 신약 안 부럽네”

동국제약이 '마데카' 브랜드를 활용한 제품군 확장을 기반으로 광폭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9일 동국제약에 따르면 최근 상처치료제 마데카솔의 주성분인 센텔라아시아티카(병풀추출물)와 식물 유래 성분을 함유한 헤어 전용 클렌징 패드 '마데카 정수리를 닦자' 제품을 출시했다. 패드 형태로 출시된 이 제품은 정수리 냄새와 유분기를 제거하고 모발 볼륨을 개선하는 등 두피 케어 기능이 중점이다. 앞서 동국제약은 지난달에도 탄력크림 '엑스퍼트 마데카 크림 액티브 리뉴 PDRN'를 출시해 병풀추출물을 활용한 헬스케어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동국제약이 마데카 브랜드 제품군을 잇따라 확장하며 헬스케어 매출 확대에 주력하는 배경에는 '마데카 크림'으로 대표되는 천연물 기반의 제품 개발·생산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동국제약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 론칭과 함께 지난 2015년 국내 화장품 시장에 내놓은 마데카 크림은 단일제품으로 지난해 말까지 약 6800만개 누적 판매량을 달성하며 블록버스터로 입지를 굳혔다. 같은기간 센텔리안24의 브랜드 제품군의 전체 누적매출은 1조원을 돌파해 동국제약의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올 상반기 기준 센텔리안24를 포함한 동국제약의 화장품 및 기타의약품 매출은 1378억원으로 집계돼 전체 매출 4422억원 중 약 31.2%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기존 자사 대표 의약품인 인사돌 등 정제(19.0%)와 마데카솔 등 연고제(3.6%)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마데카 크림을 비롯한 센텔리안24가 출범 10년만에 동국제약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다. 센텔리안24 제품군의 성장과 함께 동국제약의 전체 실적도 크게 향상됐다. 센텔리안24 론칭 이전인 2014년 연결기준 2260억원이었던 동국제약 매출은 론칭 1년차인 2015년 2599억원을 거쳐 지난해 8122억원까지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266억원에서 804억원으로 200% 이상 늘며 동국제약은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통해 외형과 내실을 고루 다진 모양새다. 아울러, 동국제약은 이 같은 헬스케어 사업 기반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 1조원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올해 매출액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9156억원으로 추정된다. 동국제약이 올 1분기에 2237억원, 2분기에는 2335억원으로 컨센서스를 각각 4%·3.9%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한 만큼, 올해 또는 내년 1조원 클럽 진입 시점도 주목된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마데카 크림은 동국제약의 노하우와 기술력, 차별화된 병풀추출물 기반의 성분 차별화를 통해 지난 10년간 브랜드 성장을 이끌어온 주역"이라며 “앞으로도 더욱 업그레이드된 효능과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혁신 신약 관건은 R&D 투자…빅파마 비해 갈길 멀어

국내 상위 제약기업들이 신약개발을 목표로 연구개발(R&D) 인력과 투자 규모를 지속 확장하고 있다. 이는 R&D 투자→신약개발→매출증대→재투자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글로벌 빅파마에 비하면 여전히 격차가 커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매출 상위 10대 국내 제약사(유한양행·GC녹십자·종근당·대웅제약·한미약품·HK이노엔·보령·동국제약·JW중외제약·동아에스티)는 총 3200여명의 R&D 전문 인력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 전체 직원 규모(약 1만7000명)의 18.8%에 해당하는 수치다. 10대 제약사 가운데 연구인력 고용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한미약품으로, 총 671명의 R&D 전문인력을 확보하며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668명에서 올해 상반기 3명이 늘었다. 특히 한미약품의 R&D 인력 비중은 전체 임직원 2400명의 28.0%로, 인력 수는 물론 전체 직원 대비 비중도 10대 제약사 중 가장 높았다. 종근당은 R&D 직원 수 543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명 줄었지만 전체 직원 대비 비중은 23.1%로 업계 평균치(18.8%)를 4.3%포인트(p) 상회했으며, 상위 10대 제약사 중 한미약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3위 유한양행의 고용 규모는 449명으로, 전년 대비 19명을 추가 고용하며 증가율이 가장 컸다. 고용 비중은 21.1%로 고용 규모와 비중 모두 3위에 올랐다. 이어 GC녹십자가 428명(17.8%), 동아에스티는 322명(19.0%)로 집계돼 각각 고용규모 4·5위로 나타났다. R&D 전문인력 규모와 신약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 한미약품은 현재 25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 비중 18%를 담당하는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젯'과 고혈압 복합신약 '아모잘탄' 등 기존 주력제품을 이을 미래 캐시카우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HM17321'·'HM15725' 등 차세대 비만치료제 제품군이 대표 사례다. 종근당은 현재 19개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하는 가운데, 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 항암제 'CKD-703' 임상에 속도를 내는 등 자체개발 신약을 통해 도입품목 위주의 기존 체질을 전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한양행도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를 필두로 30여개에 달하는 신약 파이프라인 R&D에 적극 나서며 '렉라자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중 유일하게 올해 상반기 반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전통 제약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종근당은 매출 8358억원으로 3위, 한미약품은 7522억원으로 5위를 달리고 있다. 한미약품, 종근당, 유한양행은 R&D 투자비용 증가 측면에서도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상반기 신약개발 등 R&D 비용을 전년동기 989억원보다 7.4% 늘려 상반기 매출의 14.1%에 해당하는 1062억원을 투입했다. 종근당은 같은 기간 23.3% 증가한 831억원, 유한양행은 10.8% 늘린 1073억원으로 각각 상반기 매출(8358억원·1조706억원)의 10% 가량을 R&D에 투자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10대 제약사의 총 R&D 투자 금액은 6803억원으로, 전년동기 6745억원 대비 0.9% 증가하는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이들 3사의 공격적인 투자가 돋보인다. 다만 이 같은 R&D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사들의 R&D 투자 규모는 글로벌 빅파마와 비교하면 여전히 큰 격차로 벌어져 있다.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 등 요구가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배경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매출 25%에 해당하는 136억달러(약 19조원)를 R&D 투자에 썼다. 반기 기준로 단순 환산(9조5000억원)해도 국내 10대 제약사의 총 투자 비용(6803억원)보다 13배 이상 큰 규모다. 미국 머크(MSD)는 같은 기간 179억달러(28%)를, 스위스 로슈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매출의 20~22%에 해당하는 금액을 R&D에 투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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