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혁, 李는 진짜 한다”…시장 믿음이 6·3 지선 흔드나

'부동산은 건드리면 손해'라는 정치권의 오랜 통설이 흔들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특혜 환수와 양도세 중과 재시행을 전면에 내걸고 연일 강경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다. 6·3 지방선거를 100여 일 앞두고 정부 여당이 부동산 개혁에 드라이브를 건 것이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통설에 대해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의 강경 기조가 실제 매물 증가 등 시장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9일 와의 통화에서 “전에 부동산 문제에 대한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에 부동산은 건드리기만 해도 손해라는 얘기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며 “지금은 대통령이 먼저 의제를 던지고 시장 반응도 따라오고 있다"며 “이번엔 대통령이 이야기하신 뒤 매물도 늘고 있고, 효과에 대한 기대도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평가는 과거 경험과의 대비 속에서 나온다. 실제로 부동산은 오랫동안 민주당 정권의 약점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5년간 28차례 대책을 쏟아냈지만 집값을 잡는 데 실패했고, '내로남불' 프레임에 갇힌 채 정권을 내줬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초기에는 부동산 이슈와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첫 부동산 대책으로 꼽히는 '6·27 대책' 발표 당일,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실 대책이 아니다"라며 “부동산 정책에 대해 대통령실이 별도의 입장을 낸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만 해도 부동산 정책을 부처 중심 현안으로 관리하겠다는 기조가 읽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를 선언한 뒤 “사회악은 다주택자가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며 설 연휴 내내 국민의힘과 공개 설전을 벌였다. 언론 보도에 대한 강한 문제 제기와 제1야당 대표를 향한 직격 발언도 감수했다. 이처럼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 정치권에서는 “부동산은 민주당에 불리하다"는 기존의 공식이 이번에는 그대로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논쟁은 단순히 '집값을 누가 올렸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특정 언론과 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는지 여부로 옮겨가면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SNS를 통해 “'다주택을 팔라'고 직설적으로 날을 세운 적도 없고, 매각을 강요한 적도 없으며 그럴 생각도 없다"며 “저는 정치를 하면서도 저를 지지하는 것이 유권자에게 유리한 객관적 상황을 만들고 이를 알리는 데 주력해왔지, 직설적으로 저를 찍어달라는 표현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집을 팔라고 강요했다가 말을 바꿨다'는 취지의 일부 보도를 공유한 뒤에는 “수십년간 여론조작과 토목·건설·부동산 투기로 나라를 위험한 구렁텅이 직전까지 밀어넣으며 그 정도 부와 권력을 차지했으면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예전엔 집값이 오르면 자동으로 정부 책임으로 귀결됐지만, 지금은 '다주택 특혜를 유지할 것이냐, 바로잡을 것이냐'의 문제로 바뀌었다"며 “야당이 오히려 방어적 입장에 놓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19일 “서울과 경기 등 무려 6채를 보유한 다주택자인 장 대표는 노모까지 끌어들여 자기방어에 나섰다"며 “국민의힘이 망국적 부동산 투기 세력의 대변인을 자처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부동산 전문가인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도 “'민주당이 집값을 올려놓은 정권'이라는 건 결과론적인 이야기"라며 “집값을 띄운 건 사실은 국민의힘 쪽이고, 과거도 지금도 민주당이 집값을 올리려고 노력하는 정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권자 구도 변화도 이번 국면을 다르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무주택자는 대출 조건과 전세·월세 부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1주택자는 갈아타기 기회와 자녀 교육 환경, 생활 인프라 변화에 관심이 크다. 반면 다주택자는 세 부담과 규제 강도, 매도 시점과 같은 '출구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처럼 이해관계가 뚜렷하게 갈리는 구조 속에서, 특히 집을 사지 못한 무주택 실수요자와 청년층의 박탈감이 누적돼 온 점이 변수로 꼽힌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에게 주어졌던 세제·금융 특혜를 거두는 정책이 오히려 더 넓은 유권자층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됐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언이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전 정부가 집값을 못 잡은 건 정책 역량 부족이 아니라 정치적 부담을 감수할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다주택자와 유주택자를 의식하다 보니 규제를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지금은 청년과 무주택자의 박탈감이 누적된 상황인 만큼, 정치적으로 집 가진 사람들을 의식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며 “다주택자 규제 강화가 더 넓은 유권자층의 공감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무주택자는 시장에 매물이 나와 가격이 일정 부분 조정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일 것이고, 다주택자는 재산권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정책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며 “지방선거 표심에서도 이런 인식 차이가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 역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다주택자 특혜를 바로잡는 방향은 선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강경 메시지가 실제 매물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은 결국 기대와 심리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과거 정부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데는 “이번에도 어차피 완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학습효과가 한몫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표에서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지난 18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207건으로, 일주일 전인 11일(6만1755건) 대비 3.9% 늘었다. 설 명절 연휴가 5일간 이어졌는데도 매물이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만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방침을 밝힌 지난달 23일(5만6219건)과 비교하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7988건(14.2%) 급증한 수치다. 지역별로도 상급지 중심의 매물 확대가 확인된다. 최근 일주일간 성북구가 11% 증가하며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한강벨트로 분류되는 성동구(8.8%), 마포구(5.9%), 용산구(5.3%), 광진구(4.5%)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역시 일주일 만에 7.8% 늘어나 4718건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구는 8739건, 서초구는 7451건으로 각각 2.2%, 4.2% 증가했다. 임 교수는 “'이재명은 진짜 한다'는 믿음이 전 정권과는 다르게 시장에서 작용하는 것 같다"며 “보유세 인상, 똘똘한 한 채 혜택 폐지 등 시그널이 누적되면서 '이거 진짜 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는 분이 꽤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한강벨트·동작 등 이른바 상급지에서 전세를 끼고 보유하던 물건들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 임 교수의 관측이다. 다만 그는 “전세를 끼고 있던 집이 매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전세 물량은 일시적으로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 14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21대 대선 당시 슬로건을 언급하며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약속을 부동산에서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준비해 둔 부동산 정책이 상당히 많다"며 “이른바 '부동산 불패' 신화는 우리 정부에서 끝내겠다는 것이 기본 기조"라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인천공항, 설 연휴 일 평균 23만명 이용…역대 성수기 최다 기록 달성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번 설 연휴 기간 역대 성수기 중 최다인 일평균 23만1000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한 가운데, 관계기관 특별합동대책 시행 등을 통해 평소와 다름없는 안정적인 대국민 공항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설 연휴 기간(2월 13~18일) 총 여객은 138만6057명, 일평균 여객은 23만1010명으로 일 평균 기준으로 역대 명절(설, 추석) 최다기록과 역대 성수기(설, 추석, 동·하계 성수기) 최다기록을 각각 경신했다. 일일 여객실적의 경우 13일 24만2188명을 기록해 기존 최다실적인 올해 1월 4일의 23만 9704명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다음날인 14일에는 이보다 증가한 24만7104명을 기록하면서 하루 전 경신한 역대 최고기록을 또 한번 경신했다. 2001년 3월 29일 인천공항 개항 이후 일일 여객이 24만명을 상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 연휴 기간 항공기 운항은 총 7419편, 일 평균 1237편을 기록했고 13일 운항편은 1284편을 기록해 인천공항 개항 이후 역대 최다 운항실적을 경신했다. 이번 설 연휴 기간 여객 및 항공기 운항실적 모두 역대최다 기록을 경신했음에도 인천공항은 아시아나항공 이전 효과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설 연휴 극성수기를 대비해 온 정부 등 공항 상주기관의 노력에 힘 입어 평소와 다름없는 안정적이고 정상적인 공항운영을 지속했다. 이학재 인천공항 사장은 “이번 설 연휴는 아시아나항공 이전 이후 처음 맞는 성수기로 출국장별 분담률이 50:50으로 균형을 이뤄 출국장 혼잡이 완화되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법무부, 세관, 검역소 등 정부기관의 지원, 공사를 포함한 자회사, 항공사, 조업사 등 9만4000여 공항 상주직원의 노력, 대중교통‧스마트 서비스 이용 등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에 힘입어 극 성수기에도 공항 터미널 및 주차장 이용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휴기간 공사는 관계기관 협조 하에 △출국장 조기 운영 △전담 안내인력 배치 △이지드랍 등 공항 외 수속 서비스 확대 △24시간 운영매장 확대 및 여객편의시설 신규 오픈 △24시간 제설 상황실 가동 △공항 내 임시 주차장 확보 등 공항운영 전 분야에 걸친 특별대책 시행을 통해 공항혼잡을 완화하고 여객편의를 제고했다. 이학재 사장은 “올 설 연휴 역대최다 여객에도 평소와 다름없는 안정적인 공항운영을 가능케 한 정부의 지원, 공항상주직원의 노고, 국민 여러분의 협조와 배려에 감사드린다"며 “설 연휴 공항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대국민 공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실수요 중심 이재명式 부동산 드라이브…2030 시선 왜 차갑나

이재명 대통령이 무주택 실수요자를 정책 타깃으로 삼고 강도 높은 부동산 여론전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20·30대 실수요자들의 시선은 상대적으로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40·50대는 집값 하락과 매수 기회 확대를 '내 집 마련에 유리한 환경'으로 인식하는 반면, 20·30대는 외곽 지역 매매 가격이 오른 데다 전·월세 부담이 커지며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청년층이 체감할 수 있는 보다 촘촘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주택 시장의 직접 수요층인 청년층과 중·장년층간 인식 격차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날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11~1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집값 안정과 주거 부담 완화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52%로 절반을 넘었다.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44%였다. 다만 연령대별로는 평가가 엇갈렸다. 40대 이상에서는 긍정 응답이 62%로 가장 높았던 반면, 18~29세에서는 부정 응답이 60%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30대도 부정 평가가 54%로 바로 뒤를 이었다. 이는 청년층이 체감하는 주거 시장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20·30대의 실거주 비중이 높은 서울 외곽 지역과 수도권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송파구(20.92%), 성동구(19.12%), 성남시 분당구(19.10%), 마포구(14.26%), 서초구(14.11%) 등 핵심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올랐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키 맞추기' 장세가 본격화되면서 외곽 지역의 상승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2월 둘째 주 기준 △관악구(0.40%) △성북구(0.39%) △구로구(0.36%) △동대문구(0.29%) △노원구(0.28%) 등 실수요 비중이 높은 지역의 주간 상승률이 기존 핵심지보다 높게 상승했다. 이는 1월 둘째 주 △성북구(0.21%) △동대문구(0.16%) △노원구(0.11%) △관악구(0.30%) △구로구(0.21%)와 비교해도 한 달 만에 오름폭이 더욱 확대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거래 흐름이 중저가 및 외곽 지역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가격 상승을 자극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이 공식화된 지난달 23일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2337건 가운데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84.6%(1978건)에 달했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 외곽 지역 거래 비중 확대로도 확인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4652건 가운데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 거래 비중은 16.2%(753건)로 집계됐다. 여기에 금천·관악·구로구(금관구) 거래량 548건을 더하면, 서울 외곽 지역 거래 비중은 28.0%(1301건)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전·월세 시장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전·월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청년층의 주거 부담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 매물 감소폭이 가장 큰 성북구는 지난해 1959건에서 올해 255건으로 무려 87% 줄었다. 관악구(1186→339건, -71.5%), 동대문구(2449→855건, -65.1%), 노원구(2058→721건, -65.0%) 등도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 강남구(9921→1만499건, +5.8%), 서초구(5115→6199건, +21.1%), 송파구(3900→6818건, +74.8%) 등 고가 지역은 오히려 매물이 늘어나며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결혼을 앞둔 서울 거주 30대 후반 A씨는 “월세 부담이 커 전세를 알아보고 있지만, 매물이 거의 없어 발품만 팔고 있다"며 “수도권 외곽으로 범위를 넓혔지만 공인중개사를 돌아다녀도 마땅한 전세 매물을 찾기 쉽지 않다. 문의를 해도 이미 계약이 진행 중이거나, 반전세를 권유받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기조 자체에는 일부 공감하면서도, 청년층을 겨냥한 보다 촘촘하고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전문가는 “40·50대는 과거 주택 가격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매수 기회를 놓친 경우가 많아, 가격 조정 정책이 나오면 내 집 마련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인식할 수 있다"며 “반면 청년층은 임차 비중이 높은 세대인 만큼, 매매가격 하락의 반대급부로 전·월세 가격 상승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정책 효과에서 소외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청년 공급을 많이 하려고 하겠지만, 주택 공급은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1·29 부동산 대책과 연계해 청년 대상 공급 규모와 방식, 시기 등을 제시한다면 효과가 있겠지만, 만약 실효성이 떨어진다면 20·30대 지지 기반은 더욱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李·張 SNS 설전...‘선량한 다주택자 vs 투기성 다주택자’ 구분 가능한가

설 연휴 내내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다주택자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장 대표는 지방에 있는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몰지 말라고 비판했고, 이 대통령은 선량한 다주택자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현 정책이 정당한 다주택자에게까지 부담을 주는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는 집값 급등 지역이 아니면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17일 장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구 소멸 위기 속에서도 고향 집과 노모 거처를 지키는 지방 서민들은 투기꾼이 아니라 지역 경제 받치는 애국자들"이라며 “청년들을 벼락 거지로 만든 것은 다주택자가 아니라 대통령의 무능"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법과 제도를 벗어나지 않는 다주택보유 자체를 사회악이라 비난할 수는 없다"며 “다주택 보유가 집값폭등과 주거불안 야기 등으로 주택 시장에 부담을 준다면 입법·행정 과정에서 규제, 세금, 금융 제도 등을 통해 다주택을 회피하게 해야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주택 부족에 따른 사회문제와 무관한 부모님 사시는 시골집, 자가용 별장, 소멸 위험 지역의 세컨하우스같은 건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며 “바람직하지 못한 투자·투기용 다주택과 정당한 다주택을 묶어 편짜기 하는 것은 선량한 다주택자들을 이용하는 나쁜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다주택자에 대한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시선이 엇갈리면서 투기성 다주택자와 선량한 다주택자를 구분할 수 있는지에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는 둘을 구분해 정책이 이뤄지는건 아니지만, 현 정책이 애초에 투기적 목적의 다주택자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원철 연세대 책임교수는 “선량한 다주택자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같이 집값이 많이 안오르는 강북지역에서 임대사업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고, 투기성 다주택자는 강남같이 집값이 폭등하는 지역에 각종 대출을 받아 여러 채를 사는 사람들"이라며 “임대 사업자로 등록한 사람 중 집값 상승 평균보다 5배 이상 오른 지역에 다주택을 구매한 사람들은 투기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전세가율은 60% 정도여야 정상인데 강남은 전세가율이 40%"라며 “집값 상승 속도가 타 지역보다 훨씬 빠르니 투기 목적"이라고 평가했다. 전세가율 40%인 경우 10억짜리 집을 개인 돈 6억을 들여 4억짜리 전세를 놓는 셈인데, 임대수익으로 보면 비효율적인 투자라는 것이다. 전세가율이 낮은 지역에 집을 사는 건 임대수익이 목적이 아니라 나중에 집값이 몇 억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최 교수는 현재 규제가 서민형 임대 사업자에게 큰 타격이 없는 이유는 총 주택 합산 금액이 높지 않아 세금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세금 때문에 고민인 곳은 강남 3구와 한강벨트 이야기"라며 “서울 외곽지역과 지방은 집값이 별로 안 올랐기 때문에 차익에 대해 부과되는 양도세 부담도 적어 임대 사업자 사업 유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에 이어 보유세 카드가 추가되더라도 집값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교수는 “강남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대형 기업들과 학군 때문"이라며 “이와 같은 근본적인 수요를 누르지 않고서는 집값이 안정세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서울 집값 상승 속 상급지 ‘숨 고르기’…전월세 오름폭 둔화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강도 높은 부동산 투기 차단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1월 서울 핵심지의 매매 상승폭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중급지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이어지며 서울 전체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확대됐다. 전·월세 역시 상승 흐름은 유지됐지만, 전반적인 오름폭은 다소 축소됐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0.80%에서 0.91%로 확대됐다. 수도권도 0.46%에서 0.51%로 상승폭이 커진 반면, 지방은 0.07%에서 0.06%로 소폭 둔화됐다. 서울에서는 송파구(1.72%→1.56%), 서초구(1.71%→1.20%), 용산구(1.45%→1.33%) 등 상급지 주요 단지의 상승폭이 일제히 축소됐다. 이는 최근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하고, 보유세 강화 방침을 시사하는 등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 기조를 연이어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장에서는 호가를 3~4억원 낮춘 급매물이 일부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동작구(1.38%→1.45%) △강동구(1.30%→1.35%) △성동구(1.27%→1.37%) △마포구(0.93%→1.11%) △중구(0.89%→1.18%) 등 선호 주거지역의 상승세는 오히려 강화돼 서울 전체 상승 흐름을 견인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0.32%→0.36%)가 상승폭을 키운 반면, 인천(0.10%→0.07%)은 오름폭이 둔화되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지방에서는 울산(0.55%→0.46%), 전북(0.21%→0.20%)의 상승폭이 축소됐고, 세종(0.15%→0.17%)은 확대됐다. 제주(-0.11%→-0.12%)는 하락폭이 소폭 확대됐다. 전세가격 상승률은 전국 0.28%에서 0.27%로 소폭 둔화됐다. 서울은 0.53%에서 0.46%, 수도권은 0.42%에서 0.37%로 각각 오름폭이 줄었다. 지방만 0.15%에서 0.17%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전세시장은 △서초구(1.71%→1.20%) △송파구(0.67%→0.41%) △강동구(0.93%→0.61%) △양천구(0.75%→0.56%) △영등포구(0.64%→0.49%) 등 주요 지역 전반에서 상승폭이 둔화됐다. 경기는 0.38%에서 0.35%로, 인천은 0.26%에서 0.21%로 각각 상승폭이 축소됐다. 지방에서는 세종(1.34%→0.97%)은 둔화됐지만 울산(0.53%→0.56%)과 부산(0.28%→0.32%)은 확대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제주(-0.12%→-0.11%)는 하락폭이 다소 축소됐다. 월세가격도 상승세는 유지됐지만 오름폭은 감소하는 추세다. 서울은 0.52%에서 0.45%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양천구(0.86%→0.62%) △서초구(0.82%→0.80%) △영등포구(0.80%→0.72%) △송파구(0.77%→0.41%) △강동구(0.65%→0.61%) 등 주요 지역 전반에서 월세 오름폭이 줄어든 영향이다. 수도권 역시 0.39%에서 0.36%로 둔화됐다. 지방은 0.16%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국 월세가격 상승률은 0.27%에서 0.26%로 소폭 낮아졌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공공한옥 청약 299대 1…서울시, 규제 풀고 한옥 대중화

최근 분양된 공공한옥이 7가구 모집에 2093명이 몰려 299대 1의 역대급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높은 수요에 힘입어 서울시는 한옥 미리내집을 발굴해 공급하는 한편 공공한옥을 중심으로 다양한 컨텐츠를 선보일 방침이다. 시는 공공한옥을 한국의 주거문화를 체험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해 다양한 행사와 전시를 진행하겠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서울 35곳에 있는 공공한옥은 멸실 위기의 한옥 보전을 위해 시가 한옥을 매입해 공방이나 역사가옥, 문화시설, 주거 용도의 미리내집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미리내집은 무주택 신혼부부, 한부모가정 등을 대상으로 시중 시세의 60~70% 수준으로 임대하고, 신혼 출산 가구에게 미리내집 이주기회를 제공하는 주택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공급되는 공공한옥은 보문동을 포함한 종로 6곳과 성북 1곳에 공급된다. 공공한옥 정책은 2001년 북촌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돼 보전 중심으로 이뤄졌다. 시는 2023년 서울한옥 4.0 재창조 추진계획에 따라 규제를 완화해 외관은 한옥이지만 실내는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 현대식 한옥까지 지원을 확대해왔다. 시는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20여 곳의 공공한옥에 지난해 총 54만 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방문객 60만 명을 목표로 다양한 컨텐츠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 상반기에는 '공공한옥 밤마실'이 개최되고, 하반기에는 '서울한옥위크'가 열릴 예정이다. 저녁 8시까지 개방하는 '공공한옥 밤마실'에는 발레·국악 공연, 대청마루 요가 교실, 유리공예 전시, 호롱불 다회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북촌문화센터·배렴가옥·북촌라운지·홍건익가옥 등 공공한옥 9개소에 1만5000명이 방문했다. 밤마실 행사는 올해 3년차를 맞았고, 오는 5월 넷째 주 열릴 예정이다. 작년 9월 말 열린 '서울한옥위크'에서는 한옥정원 전시, 한옥 오픈하우스·도슨트 투어, 한옥마당 명상·다도, 국악 크로스오버 공연 등 총 66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열흘간 열린 행사에 총 7만4000명이 방문했고, 이 중 1만8000명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아울러 시는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공공한옥 글로벌 라운지'도 2023년 10월부터 북촌과 서촌에 운영 중이다. 관광객에게 한옥마을 안내를 지원하고 가구, 디자인, 식음료 등 한옥 주거문화를 상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시는 지난 14일과 15일에도 설 연휴를 맞아 북촌문화센터와 홍건익가옥에서 솟대 전시, 버선 키링·종이 액막이 만들기 등 프로그램과 떡국 떡 나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한편, 시는 한옥 주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서울 곳곳에 한옥마을 조성도 추진 중이다. 2023년 9월 신규 한옥마을 대상지 자치구 공모를 진행했고 강동구 암사동 등 5개소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李대통령 “다주택 부추긴 정치인이 사회악”

이재명 대통령이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가 이익 아닌 부담이 되게 해야 할 정치인들이 특혜를 방치할 뿐 아니라 다주택 투기를 부추기거나 심지어 자신들이 다주택에 따른 초과 이익을 노리는 이해충돌까지 감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위와 같이 글을 올리면서 “이 경우 굳이 사회악을 지목해 비난해야 한다면, 그 비난은 나쁜 제도를 활용한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나쁜 제도를 만들어 시행한 정치인들이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17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 대통령을 향해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한다"고 비난했다는 내용을 다룬 언론 기사를 첨부했다. 이 대통령은 해당 기사에 대해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란 제목을 붙이며 “상대의 주장을 왜곡·조작해 공격하는 것은 비신사적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지적하면서 장 대표의 비판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각각의 책임으로 주어진 자유를 누리며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의 방식으로 돈을 버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법과 제도를 벗어나지 않는 다주택 보유 자체를 사회악이라 비난할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법과 제도를 설계하고 시행할 권한을 가진 정치가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를 부담이 되도록 만들거나 금지하지 않고, 오히려 이익이 되도록 특혜를 줘 투기를 조장했다면 이야말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과 제도를 관할하는 정치는 입법·행정 과정에서 규제·세금·금융 제도 등을 통해 이익이 아니라 손해가 되게 만들어 다주택을 회피하게 해야 한다"며 “방법은 얼마든지 있고, 국민은 정치인들에게 그럴 권한을 맡겼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는 “국민주권정부는 세제·규제·금융 등 국민이 맡긴 권한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다주택 보유에 주어진 특혜를 철저히 회수하고, 다주택에 상응하는 책임과 부담을 엄정하게 부과하고 관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왜곡된 주장이 많아 사족을 하나 붙이겠다며 “다주택이 다 문제는 아니다. 부모님 사시는 시골집, 자가용 별장, 소멸 위험 지역의 세컨드 하우스 등 주택 부족에 따른 사회문제와 무관한 것은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 정부도 이런 집 팔라고 할 생각 추호도 없다"고 했다. 아울러 “바람직하지 못한 투자·투기용 다주택과 정당한 다주택을 묶어 편 짜기 하는 것은 선량한 다주택자들을 이용하는 나쁜 행위"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장 대표가 노모의 시골집을 언급하며 “대통령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운다"고 말한 데 대한 재반박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이 대통령은 SNS에 장 대표가 주택 6채를 보유했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를 첨부하며 다주택자 규제에 대해 물었고, 이에 장 대표는 해당 집에 살고 있는 95세 노모의 걱정이 크다고 반박한 바 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임대사업자 대출 13.9조 손본다…만기연장 시 RTI 재심사 검토 유력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놓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 관행을 손보기로 했다. 14조원에 달하는 임대사업자 대출이 핵심 타깃으로, 만기 연장 시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을 재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18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9일 은행권과 상호금융권 등 전 금융권 기업여신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임대사업자 대출의 상환 방식과 만기 연장 절차를 점검한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전 금융권 점검회의를 연 데 이어, 연휴 직후 다시 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논의 초점도 다주택자 전반에서 임대사업자 대출로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다주택자들의 기존 대출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라고 물으며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이들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연장 혜택을 주는 것이 공정하겠느냐"고 지적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에도 세제·금융·규제 등에서 부담과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연이어 던지며 다주택자 대상 금융 특혜 관행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융권에서는 대통령이 언급한 '연장 혜택'이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는 임대사업자 대출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임대사업자에 대한 특혜가 매집을 부추기고 매물 잠금을 강화해 정책 실패로 이어진 만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의 부동산 임대업 대출 잔액은 157조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상가·오피스 등 상업용을 제외한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은 13조9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다주택자가 개인 명의로 받은 주담대는 통상 30∼40년 만기의 분할상환 구조다. 만기 시 원리금 상환이 종료돼 연장 이슈가 크지 않다. 반면 임대사업자 대출은 최초 3∼5년 만기로 실행된 뒤, 1년 단위로 연장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개인 신규 주담대는 지난해 '6·27 대책'으로 금지됐고, 임대사업자 신규 대출도 '9·7 대책'에 따라 중단됐다. 그러나 기존 임대사업자 대출은 만기 연장 관행에 따라 심사가 비교적 느슨하게 이뤄져 왔다. 그런 만큼 금융당국은 기존 임대사업자 대출을 대상으로 만기 시 재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만기 연장 심사를 대폭 엄격히 하거나, 금융회사가 임대사업자 대출 자체를 억제할 수 있는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만기 연장 심사 과정에서 RTI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RTI는 임대사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다. 현재 규제지역은 RTI 1.5배, 비규제지역은 1.25배 이상을 충족해야 신규 대출이 가능하다. 규제지역에서 연간 이자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임대소득이 최소 1500만원을 넘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은행권은 임대사업자 최초 대출 시 담보가치와 임대소득, RTI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것과 달리, 1년 단위 만기 연장 시에는 형식적인 점검만 거쳐 RTI 요건을 사실상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규제 강화가 일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기 연장이 제한될 경우 차주가 대출 상환을 위해 주택을 매각할 수밖에 없어서다. 다만 대출 상환 압박이 임대료 인상으로 전가되거나, 부실 발생 시 은행이 우선 변제권을 갖는 구조상 세입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 보완책을 통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장 충격과 세입자 보호 문제를 함께 고려해 제도 개선 방향을 신중히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임진영의 아파토피아] 2·12 대책, 매물 끌어낼 ‘신의 한 수’ 될까

정부가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 시행을 앞두고 다주택자에게 '퇴로의 길'을 열어줬다. 5월 9일을 넘어 일시적으로 그 이후 4개월에서 6개월까지 양도세 부과 유예 기간을 더 늘려준 것이다. 또 매수 즉시 입주 의무가 부과돼 사실상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전면 차단됐던 현행 제도 역시 2028년 2월까지 앞으로 2년간 실거주 의무 입주 기한을 늘려줬다. 다주택자들이 세입자가 임차하고 있는 주택을 시장에 내놓고 싶어도 매입과 함께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는 토지거래허가제로 인해 전세 계약을 맺고 임차인을 내보낼 수 없어 사실상 거래가 끊겨있던 전세 낀 매물들이 정상적으로 매매 거래가 가능해진 것이다. 사실상의 갭투 매매가 가능해지면서 거래 활성화도 전망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선 매물이 늘어나는 등 정부의 '출구전략'에 다주택자가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정부의 이번 2·12 대책은 다주택자들에게 사실상 '당근책'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됐다. 당초 정부는 5월 9일까지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기한을 줬다. 그러나 앞으로 채 3개월여가 남지 않은 짧은 시간 안에 아파트를 파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한 다주택자들은 고액의 세금 부과를 감수하고서라도 차라리 '버티기'에 나설 수 있다. 이에 기존의 양도세 중과 만기 기한인 5월 9일이 아닌 이에 더해 9월 9일에서 11월 9일까지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기한을 늘려줬다. 지역별로 양도세 기한 조치 기간이 다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미 작년 10월 15일 이전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있던 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소재 주택은 일단은 오는 5월 9일 이전에 매매계약을 완료하고 계약일로부터 4개월 내에 양도하면 양도소득세를 중과하지 않도록 조정했다. 매수자 역시 9월까지 입주 기한이 늘어나면서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한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나머지 서울 21개구는 작년 10월 16일에 조정대상지역으로 새롭게 묶였다. 이에 따라 이들 서울 21개구는 이번 조치에 따라 오는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일로부터 6개월 내에 양도하면 양도소득세가 중과되지 않는다. 이는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지역은 작년 10월에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돼 양도세 중과대상이 된 점을 정부가 감안한 것이다. 따라서 강남3구와 용산구보다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추가 여유기간을 2개월 더 부여했다. 이에 따라 서울 21개구 아파트를 매수한 매수자도 거래 후 입주 기한이 6개월로 늘어났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료를 앞두고 정부가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임차 계약이 돼 있는 매물들이었다. 다주택자가 가지고 있는 매물 대부분이 사실상 전월세를 통해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는 매물임을 감안하면, 결국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려면 전세 낀 아파트가 거래가 가능해져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주택 매매 거래 즉시 실입주 의무를 부과해 사실상 전세를 낀 매물의 매매거래인 '갭투자'를 원천차단했다. 다주택자 입장에선 세입자의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까진 아파트를 팔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사실상 정부는 다주택자가 임대를 놓고 있는 주택의 매도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토지거래허가제도의 핵심 내용인 실거주 의무를 제한적으로 완화했다. 이번 조정을 통해 다주택자가 전세를 놓고 있는 주택의 경우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가 개정안 발표일인 2월 12일로부터 2년 전세 계약 만료 기간인 2028년 2월 11일까지 유예됐다. 즉, 전세 낀 매물을 매입하는 갭투 거래를 사실상 허용한 셈이다. 문제는 그간 서울 아파트 폭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전세를 낀 1주택자의 '똘똘한 한 채' 갭투자 거래였다는 점이다. 이들 '똘1채'는 1주택자가 대부분 상급지 갈아타기 용도로 아파트를 사고 팔기 때문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갭투자 거래 허용 매물을 다주택자가 소유한 주택으로만 제한했다. 또 갭투자 거래를 허용하는 매수자는 무주택자로만 한정하는 이중 장치를 걸었다. 과거 서울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린 갭투자 거래의 대부분 패턴은 매매 계약 주택에 매수자가 정작 실거주를 하지 않고, 다른 주택에 전세를 살면서 비싸게 사들인 주택의 소유권을 유지한 경우가 많았다. 서울 아파트 시세 상승의 사다리가 이 같은 소유자 비거주 갭투자 거래라는 것에 정부가 주목하고 이에 대한 규제 정치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1주택자들이 전세 낀 상급지 아파트를 물건을 사들이먼서 집값이 올라갔는데,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이 같은 1주택자의 갭투지 상급지 갈아타기는 불가능해졌다. 다주택자로 하여금 임차 중인 아파트를 시장에 매물을 내놓고, 매수자들도 전세 낀 매물을 사들일 수 있는 갭투자 거래를 허용하면서도, 가격 상승의 리스크가 큰 1주택자의 매수를 금지하고, 갭투 가능한 매수자를 무주택자로 한정한 것이 2·12 대책인 것이다. 주택 매물 증가를 위해 '갭투자' 거래를 허용한 고육지책이면서도, 가격 상승의 트리거가 되는 갭투 매매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읽히는 부분이다. 지난 12일 정부가 조건부 제한으로 갭투자 거래를 허용하자 서울 아파트 시장은 곧바로 반응하고 있다. 아파트 매물 정보 플랫폼인 '아실'을 통해 대책 발표 전날인 11일 대비 대책 발표 바로 다음 날인 13일 기준 주택 시장에 나온 아파트 매물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매매 물량은 3일 만에 1990채 늘면서 3.2% 증가(6만1755건→6만3745건)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량 증가는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더욱 대비되는 양상이다. 전국에서 대책 발표 전후로 매물이 증가한 지역은 오직 서울이 유일했다. 같은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과 경기 지역의 이번 대책 효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같은 시기 경기 지역 아파트 매물은 오히려 60채 줄면서 물량이 대책 발표 전후로 0.1% 감소(16만8477건→16만8417건)했다. 그 밖에 지방도 대책 발표 전후로 서울과는 정반대로 시장에 나온 아파트 매물이 감소하고 있다. 아파트 매물 감소폭이 큰 곳은 전북(-2.1%)이었고 광주(-1.9%), 전남(-1.8%), 충남(-1.4%), 대전(-1.4%), 대구(-1.3%), 강원(-1.2%) 등등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광역시와 지방 시도는 2·12 대책 발표 전후로 아파트 매물이 물량이 되레 줄었다. 이는 이번 정부의 2·12 대책이 고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다주택자가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는 전세 낀 아파트가 특히 많이 포진해 있는 서울에 맞춤형 '핀셋' 효과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번 대책을 통해 실제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매물 증가로 인해 집값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가격 안정 효과는 고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남이나 한강벨트보다는 외곽 지역에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세낀 매물이라 팔고 싶어도 못 팔던 다주택자에게 '퇴로'을 열어주는 이번 보완 대책은 시장에 매물이 나오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특히 5월 9일 양도세 중과 및 7월 보유세 개편 등 다주택자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양도세 중과 전 주택을 매도해 수익을 시현하기 위한 매물과 고령자가 보유했던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매물이 늘게 되면 매수자 입장에서 거래 협상력이 강화돼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이나 한강변은 당초 매입가가 워낙 비싸 이번 대책을 통해 일시적으로 갭투자 거래가 허용되도 기존에 시행 중인 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 구입 부담이 커 매수세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 랩장은 “오히려 오는 봄 이사철 전세매물 부족 및 전세가 상승 우려 등을 고려하면 서울 외곽인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과 금·관·구(금천, 관악, 구로) 및 경기도 토지거래허가제 구역 일부는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 매물 위주로 실수요 매수 유입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투기와의 전면전 나선 李 대통령, 외로운 싸움 中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투기 억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정치권이 사실상 '부동산 전쟁'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투기 목적 주택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시장 안정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야권은 이를 '시장 협박' 'SNS 정치'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민감한 부동산 이슈를 꺼내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만큼, 이 대통령이 연일 직접 반박에 나서며 고립된 전선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최근 부동산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정책 효과를 따지는 수준을 넘어 정치 공방으로 확산하는 흐름이다. 발언의 취지보다 일부 표현이 부각되면서 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보다 정쟁만 전면에 부각됐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책의 방향이나 효과를 놓고 토론하기보다 발언의 일부만 떼어내 정치 공방으로 키우는 모습"이라며 “이럴수록 시장 안정이라는 본래 목적보다 정쟁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의는 정책 경쟁이 아닌 정치적 대치로 출발했다. 국민의힘은 주택 공급과 투기 억제 기조를 놓고 정책의 설계와 실효성을 따지기보다,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를 끌어와 “시장협박", “호통 경제학" 같은 표현을 앞세워 정책 접근 방식 자체를 문제 삼았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야권 논평을 직접 인용하며 “망국적 부동산 투기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이라고 맞받았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시장 정상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공세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문재인 시즌2'라고 규정하며 “시장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공세를 폈다. 서울 아파트값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폐지를 비롯해 보유세 인상,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이 추진될 경우 '문재인 정부 시즌2' 논란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 급등을 막지 못했고, 결국 부동산 민심 이반을 겪은 바 있다. 두 번째 공세는 '대통령 개인'으로 겨냥점을 옮겼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는 비거주인데 왜 안 파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를 거론하며 “실거주하지 않으면 집을 팔아 집값 안정에 일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해당 글에서 “이재명표 부동산 정책을 진짜 신뢰한다면 즉시 분당 아파트를 팔고 퇴임 때 사면 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순식간에 “비거주 주택은 매각 대상"으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문제 삼는 지점은 실거주 목적 1주택 보유와 달리, 투자·투기 목적의 다주택 장기 보유에까지 동일하거나 유사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묻는 것이다. 지난달 주말인 25일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관련 게시물을 하루에만 4개를 잇달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2026년 5월 9일 종료는 2025년 2월에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며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했다. 즉 “팔아라"가 아니라 “왜 혜택을 주나"라는 질문에 가깝다. 실제 현행 제도는 1세대 1주택 실거주자에게 장기보유특별공제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한편, 일정 요건을 충족한 등록 임대사업자에게도 양도세 중과 배제, 장기보유특별공제율 확대,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각종 세제 특례를 적용해왔다. 문제는 이 같은 특례가 '임대 공급 확대'라는 정책 취지와 달리, 일부 다주택자의 갭투자·장기 보유 전략과 결합하면서 매물 잠김과 시장 왜곡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가 이어지자 민주당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 힘을 싣는 발언과 논평을 쏟아내며 엄호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친명(친이재명) 대 친청(친정청래) 갈등이 이어지던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불법 투기 세력은 패가망신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고,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부동산 투기 공화국이라는 오명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논평했다. 다만 당내 분위기가 처음부터 우호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이슈를 전면에 올렸을 때 민주당 내부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의 '부동산 트라우마'와 지방선거 부담을 이유로 “지금 이슈를 키우는 게 맞느냐"는 우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밤낮없이 직접 설득과 반박에 나서는 모습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입법 지원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회가 너무 느려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언급하며 입법 속도를 압박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회와 여당이 정책 추진에 충분히 힘을 보태지 못한다면 대통령만 앞장서 외로운 싸움을 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