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공공주택 확대에 LH 역할 더 커질까…‘업무 분산’ 목소리도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4기 신도시 조성까지 제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역할은 향후 더욱 막중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LH는 이미 과도한 사업량과 부채 부담을 안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업무 분할로 효율성을 높일 필요를 제기하는 분위기나, 재정적 문제로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이다. 13일 LH에 따르면, 현재 수행 중인 사업은 주택 건설과 임대주택 공급, 신도시 개발,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산업단지 조성 및 승인 등 방대한 범위에 걸쳐 있다. 문제는 공기업은 특성상 공공정책 수행이 늘어날수록 부채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더욱이 LH는 한정된 인력과 재정 여건 속에서 다양한 국책사업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만큼, 일각에서는 부채 경감과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일정 업무를 지자체나 민간에 이관, LH는 핵심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LH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매입임대주택은 한 채당 1억원 이상의 자체 자금이 투입되는 구조다. 유지·운영 과정에서도 연간 약 2조2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율도 실제 사업비의 60% 수준에 불과해 LH의 부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3기 신도시, 14개 국가산단, 서리풀지구, 고양대곡역세권 등 신규 택지 조성 사업과 신축 매입임대 5만 가구 확보 계획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LH의 부채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이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LH의 총부채는 160조100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7조2000억원 증가했다. 2021년 138조9000억원, 2022년 146조6000억원, 2023년 152조9000억원 등으로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셈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비금융 공기업 107곳 가운데 2023년 말 기준 LH의 부채 총계가 136조9975억원으로 가장 많았을 정도이다. 특히 지난해는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부채가 97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조1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도시기금 차입 3조8000억원과 3기 신도시 조성 등 사업비 충당을 위한 사채 발행 잔액 5조3000억원 등이 원인이 됐다. 이 같은 상황이나, 전문가들은 부채 경감과 업무 효율화라는 이점에도 예산 문제로 실제 이관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재정 문제로 지방자치단체나 도시공사가 이러한 사업을 떠안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정부 지원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리서치랩장은 “지방자치제 하에서 거대 공공기관의 역할을 분산시켜 효율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는 좋다고 본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지자체나 도시공사가 해당 업무를 수용할 수 있느냐가 문제로, 결국 이 사업이 구조적으로 적자를 많이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LH가 운영하는 임대주택의 경우 장기임대는 30년, 장기전세주택은 20년 등으로 수익 회수가 매우 장기화된다"며 “부분임대와 같은 형태도 초기에는 재정상 적자로 잡히기 때문에, 지방도시공사나 지자체가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LH도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와 협의해 올해부터 매입임대 유형별 지원 단가를 1000~2000만 원 인상하고, 지원 비율도 2026년 86%, 2027년 90%, 2028~2029년 95%까지 단계적으로 현실화한다는 계획이다. 내년까지 매입임대주택의 절반인 5만 가구를 '분양전환형 매입임대'로 공급해 일정 기간 임대한 뒤, 임차인에게 우선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 회수도 꾀하고 있다. 이밖에 LH는 정부가 2027년까지 LH의 부채비율을 208%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이를 2028년까지 233%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매입임대 정상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착공 물량 증가 등 업무 수행을 위해 정부에 약 450명의 인력 증원도 요청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이번 여름엔 수재 피해 없어야”…안전에 힘 주는 국토 기업·기관들

여름철 장마철이 본격적으로 다가오면서 정부와 공공기관은 물론 공기업들도 재난 대응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장마철 안전사고 예방을 주문하면서, 침수·지반침하·교통사고 등 다양한 수재 위험 요소에 대한 선제 점검 중요성이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2일 장마 등 수재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우기 대비 특별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다. 점검 대상은 침수 피해에 특히 취약한 매입임대주택 반지하 가구로, 최근 급변하는 기후 여건을 고려해 기습 폭우와 집중호우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LH는 현재 전국 1810가구의 반지하 세대를 대상으로 '주거상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하에 거주 중인 임차인을 지상층 주택으로 이주하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로, 지금까지 1038가구가 이전을 완료했다. 특히, LH는 입주민을 직접 찾아가는 상담을 통해 이주 절차, 임대료 및 이전비 지원 등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며 지상층 이주를 유도하고 있다. 국토안전관리원도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지반침하 사고를 예방하고자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관리원은 오는 30일까지 전국의 대형 굴착공사장 61곳을 대상으로 지반탐사 형식의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광주 12곳, 서울 11곳, 경기 8곳, 전남 6곳, 강원 5곳 등이다. 이와 함께 관리원은 올해부터 지자체가 선정한 고위험 지역의 지반탐사 주기를 기존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했다. 노후 하수관 주변 등 지반침하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대한 탐사 거리도 지난해 1041.7km에서 올해 1780km로 대폭 늘렸다. 5월 개정된 지하안전법에 따라 지반침하 위험지역에 직권조사 권한이 부여된 만큼, 민원 빈발 지역과 교차·인접 고위험 구역, 전문가 평가에 따른 우려 지역 등을 중심으로 선제 점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관리원은 지난 12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서울시 관내 교량시설물 점검을 맡은 민간 진단업체 및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위험성 평가 교육'을 실시해 구조물 안전 관리 체계 전반의 내실을 다지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TS)도 여름철 폭염 및 집중호우에 대비한 교통 분야 점검에 돌입했다. 공단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경기도, 인천시 및 기초지자체와 함께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10일간 진행되는 관계기관 합동 광역버스 안전점검에 참여한다. 점검 대상은 총 25개 노선, 296대 차량이다. 운영 실태부터 차량 정비 이력까지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할 예정으로, 여름철 재난 대응 강화를 위해 냉방 작동 여부, 타이어 마모 상태, CNG 차량의 가스 충전 상태 등을 정밀 점검한다. 이밖에 TS는 지난 11일 부산항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에서 국토교통부·지자체·화물공제조합 등과 함께 위험물질 운송차량에 대한 합동 안전점검도 진행했다. 이번 점검은 항만 내외에서 운행되는 차량 운전자 등을 대상으로 안전 수칙 이행 여부를 점검한 것으로, 향후 12일 울산신항, 23~24일 광양항에서도 점검이 이어질 예정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국토교통비서관에 이성훈…李 도지사 시절 ‘건설국장’ 인연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 경제성장수석 소속 국토교통비서관으로 이성훈 국토교통부 국장이 내정됐다. 1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 신임 비서관은 1996년 기술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직했다. 이후 국토부에서 △도로운영과장 △부동산정책개발과장 △물류정책과장 △정책기획관 등을 거쳤다. 2023년에는 대통령직속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사무처에 파견돼 친환경기후조정국장을 역임, 최근까지 사무처 기후정책국장으로 재직했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는 동안 경기도에 파견돼 건설국장으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이 비서관은 새 정부의 △국토 △주거 △교통 △물류정책 등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부처간 소통을 담당할 예정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GH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경기도민 94%가 공급 확대 원해”

경기=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12일 공공분양의 새로운 모델인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적금 주택)'에 대한 경기도민의 수요와 정책적 필요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GH가 무주택 경기도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3.9%가 공급 확대에 찬성하고 92.0%는 정책 필요성에 공감했다. 특히 91.4%는 실질적인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되고 89.9%는 주거 안정성 확보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청약 의향(87.8%), 지인 추천 의향(92.0%), 관심도(83.3%) 등 주요 항목에서도 높은 수치가 나타나 정책 실효성과 수요 기반 모두 확인됐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적금 붓듯이 수분양자가 저렴한 분양가로 최초 지분 일부(10~25%)만 취득해 거주하면서 20~30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분할 취득하는 방식으로, GH가 전국 최초로 추진하고 있다. 응답자들은 지분적립형 주택의 가장 큰 장점으로 '초기 자금 부담이 적고 자금을 나누어 마련한다는 점에서 내 집 마련이 용이하다'는 점을 꼽아, 자산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에게 부합하는 정책으로 밝혀졌다. 한편 희망 지분율과 취득 주기, 임차료 납부방식 등에 대해서는 연령, 혼인·자녀 유무,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선호가 다양하게 나타나, 향후 공급 시 수요자 맞춤형 설계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이번 조사는 GH가 지분적립형 주택에 대한 공급계획 수립과 제도개선 방향을 검토하기 위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진행됐으며 지난 4월 경기도 내 무주택 가구의 가구주 및 배우자 800명을 대상으로 연령별·권역별 비례할당 방식으로 실시됐다. GH는 현재 광교 A17블록에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240호를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공급 예정이다. 이종선 GH 사장 직무대행은 “이번 조사를 통해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에 대한 도민의 높은 관심과 정책적 당위성이 입증됐다"면서 “향후 공급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제도적 기반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GH, 지분적립형·모듈러 공공주택 민간참여 사업자 공모...미래형 주거 ‘본격화’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11일 광교 A17블록과 하남 교산 A1블록을 대상으로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공모를 오는 12일 실시한다고 밝혔다. GH에 따르면 이번 공모는 두 사업지를 패키지로 구성해 추진되며 광교 A17블록은 전국 최초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 도입되고 하남교산 A1블록은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법을 적용한 스마트 건설 실증단지로 조성된다. 특히 지분적립형 주택은 적금 붓듯이 수분양자가 저렴한 분양가로 최초 지분 일부(10~25%)만 취득해 거주하면서 20~30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분할 취득하는 새로운 공공분양 모델로 목돈이 부족한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자에게 초기 분양가 부담을 낮추고 자산 형성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공주택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공모하는 광교 A17블록은 총 600호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240호와 일반분양주택 360호로 구성되며 내년 상반기 공급 예정이다. 이와함께 하남 교산 A1블록은 국토교통부의 '고성능·고층화·표준화 PC 공동주택 기술 실증단지'로 선정된 사업지구로 총 723호 규모의 통합공공임대주택으로 조성되며 이 중 20층·400호 이상을 고층 PC모듈러 구조를 적용해 건설될 전망이다. PC공법(Precast Concrete)은 구조체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기간 단축, 품질 균일화, 탄소배출 저감 등의 효과가 있어 스마트 건설을 선도할 미래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단지에는 유닛 3~4개가 조합된 중대형 평면도 포함된다. 공급 시점은 2027년 하반기 예정이다. 이번 공모에서는 주택 품질 고도화를 위해 커뮤니티 단지 디자인의 고품격화, 층간소음 저감 기술, AI 기반 전기차 화재 대응 시스템 등 미래 주거수요에 대응하는 특화 요소들도 설계에 반영할 방침이다. 공모는 오는 19일 참가의향서를, 내달 9일 사업신청 확약서를 각각 받으며 오는 8월 21일 사업신청서 접수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종선 GH사장 직무대행은 “이번 공모는 GH의 주거정책 혁신을 상징하는 전환점으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 확대와 공공주택 기술의 선진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모델이 될 것"이라며 “민간의 창의성과 기술력을 결합해 새로운 공공주택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sih31@ekn.kr

개발사업 인허가 지연 해소 ‘청신호’…재초환 폐지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인허가 규제 완화를 공약한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10일 제1차 민관 테스크포스(TF)를 열어 건설경기 부양 및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신속 인허가 지원센터를 올해 내 설치하기로 했다. 빠른 인허가는 국내 건설업계의 대표적 숙원이다. 예컨대 국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를 감안했을 때 인허가 기간을 단 한 달만 앞당겨도 3000억원 이상의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개발 초기 단계에서 불확실성을 해소하면 투자 심리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이를 위해 구성되는 신속 인허가 지원센터는 국토부를 중심으로 주요 개발법령을 다루는 관계 기관들이 참여한다. 구체적인 유권 해석을 제공, 인허가 담당자의 부담을 완화할 예정이다. 필요시 지자체와 사업자 간의 이견을 직접 조율하고, 불투명한 행정 관행 등 이른바 '그림자 규제'를 점검해 제도도 보완한다. 이를 통해 광역지자체에서 통합심의를 마친 사안이 기초지자체에서 반려되거나, 건축법상 허용되는 복수 건물 건축도 '사례 없음'이라는 이유로 지연되는 등 비합리적 관행을 줄인다. 지난달 27일 공포된 부동산개발사업 관리법에 따라 구축될 PF 통합관리시스템도 지역별 인허가 소요 기간 정보를 공개해 행정 효율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제도 개선은 국토교통부가 연초에 발표한 2025년도 업무계획이자 5대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여기에 더해,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전국 250만 호 주택 공급',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유휴부지 개발 등의 주택정책 방향이란 힘이 실리며 관련 사업 추진에 추가적인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와 차별화된 노선을 강조하며, 다주택자를 겨냥한 징벌적 과세와 같은 실패한 부동산 정책은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다만 부동산업계는 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수도권, 특히 서울 등 수요 집중 지역에서의 재건축·재정비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85% 이상이 정비사업에서 비롯된 물량이었다. 그러나 비교적 개발이 용이한 공공택지지구와는 달리, 도시정비사업은 기존 조합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절차도 복잡하다. 더욱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기부채납, 임대주택 의무공급 등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해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19만773가구로, 올해(27만4360가구) 대비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은 올해 4만6710가구에서 내년 2만4462가구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처럼 공급이 축소된 데다 신규 물량 공급도 녹록하지 않을 경우 핵심 지역 재건축 단지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 실제로 서울 핵심 지역은 신고가를 연신 갱신 중으로, 업계는 가격 안정화를 위한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정부가 1~2개월 내 대규모 대책을 발표한 전례를 고려하면, 이재명 정부 역시 조만간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 확대를 위해 재초환 폐지 등 관련 안건을 논의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인터뷰] 유정훈 대한교통학회장 “국토교통부도 주택·교통 분리한 신규 부처로 개편해야”

“국토교통부는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부처이나 주택 정책의 중요성으로 인해 교통 분야가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처럼 교통과 주택 부처를 분리해야 부동산이 '갑'으로 군림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교통 정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어 기능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정훈 대한교통학회장(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은 에너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논의되는 기획재정부·기후에너지부 등의 부서 개편·신설안뿐 아닌, 국토부의 기능 개편도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회장에 따르면, 기능 통합으로 인해 국민이 겪는 대표적인 문제가 신도시 교통 불편이다. 현재 국토부는 주택 공급 시 신도시 택지를 먼저 발표한 뒤 도시를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 공급에 중점을 두다 보니 교통 시스템 마련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려, 김포 등 2기 신도시마저도 아직까지 교통으로 인한 불편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개발이 완료된 지역은 교통 인프라 조성 비용이 과도하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는 '선(先)교통 후(後)주택'까지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양자가 동시에 추진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유 회장은 지적했다. 주택과 교통을 분리하면 상호 견제가 가능해진다는 이점도 있다. 실제로 국토와 교통을 통합 운영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뿐으로, 대부분의 국가는 두 기능을 분리하고 있다고 유 회장은 지적했다. 또, 유 회장은 이재명 정부의 주요 안건인 지역균형발전과 관련해 “지방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철도 전략을 국가 정책 차원에서 공론화하고 방향을 전환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부산·울산·경남, 대전·세종 세 권역에 도시 기능을 집중하고 대구와 광주는 현재 수준의 도시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조언이다. 이는 국토·도시계획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제안해온 전략이나 지역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우리 지역도 철도 들어와야 한다'는 식의 비효율적 확산이 반복돼 왔다고 유 회장은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도시 간 통행을 담당할 GTX는 수도권에서 먼저 철도망을 완성한 뒤, 장기적으로 부·울·경과 대전·세종 등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유 회장은 보고 있다. 대구와 광주는 도시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무조건적인 확산보다는 수요를 면밀히 검토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GTX는 반복적인 통근·통학 수요를 전제로 한 도시형 교통수단인 만큼, 최소 30분 간격으로 열차가 운행돼야 실효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강원도 GTX 연장 논의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언급한 바 있지만, 수요 문제로 실질적인 운행 간격을 맞추기 어렵다"며 “GTX보다는 KTX나 SRT 등 기존 고속철도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즉, 대부분의 지방 광역도시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교통 수단은 SRT나 KTX 같은 고속철도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거점 간 초고속 철도망 중심으로 교통 체계를 재편하고, 저속 일반철도는 과감히 구조조정해 불필요한 노선은 정리해야 한다고 유 회장은 평가했다. 다만 수요가 적은 지역에는 교통 편의를 위해 BRT 등 대체 교통수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유 회장은 제언했다. 아울러 “현 정부는 헌법 개정을 통해 이동권과 교통권을 명시해야 한다"며 “헌법에 반영되면 관련법이 제정돼 지방의 교통권도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유 회장은 GTX와 같은 대규모 철도망 구축을 위해 재정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철도 건설은 전적으로 국가 재정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고속철도가 교통의 주축이 되면 이 방식은 지속 가능하기 어려워 항공 LCC처럼 민간이 건설과 운영에 참여해 자본을 유치하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유 회장은 “현재로선 운영이 어려운 단거리 고속철도 노선도 민간 투자와 효율성을 결합하면 충분히 신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공공과 민간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새 정부, ‘집 값 안정·경기 부양’ 두마리 토끼 잡아야

4일 출범한 새 정부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내수 진작 등 경제 살리기를 위해 부동산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한편, 주택 공급 및 가격 안정화를 통해 한국 경제의 오래된 고질병인 부동산 자산 집중 현상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3일 주택 시장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집 값이 상승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전날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포레스트' 전용 84㎡(34평)가 32억원에 매매 계약됐다. 5월 1일 이 단지 동일 평형이 30억6500만원이 거래됐는데 한 달 만에 1억3500만원이 올랐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6단지' 전용 65㎡(27평)도 5월 27일 21억5000만원에 팔려 직전 거래가격인 4월 28일 20억8000만원에서 7000만원 상승했다. 수도권 집값도 주요 핵심지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 전용 117㎡(44평)은 5월 26일 37억8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4월 8일 36억5000만원애 손바뀜 된지 한달 반만에 1억3000만원 뛰었다. 이처럼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최근의 기준 금리 인하에 따른 자산 가격 상승 가능성, 공급 부족 우려, 윤석열 정부의 규제 완화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대로 지방 부동산 시장은 아직 한겨울이다.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래가 실종됐고, 신규 공급은 계속돼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신축도 팔리지 않는 시장 분위기에서 기축 단지를 찾는 발걸음은 끊긴 상태다. 집값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차기 정부가 서울 집값 안정화와 지방 주택 시장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 국민 주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이를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구체적인 예산 확보 방안 등은 내놓지 않은 채 추상적인 공약만 제시하고 있다. 당장 한은이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가계 대출 증가 가능성도 높아졌다. 대출이 늘어나면 집값 상승 가능성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경기 불황 장기화로 금융 당국이 통화 정책을 완화했고, 차기 정부 역시 결국 불경기 해소를 위해 돈을 풀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시장에 유동성이 늘어나면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몰려 있는 우리나라 가계 특성 상 늘어난 통화량이 더욱 서울 요지의 일부 주택에만 집중되면서 집값 양극화 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이같은 주택 가격 불안정 요인을 잠재우는 한편, 윤석열 정부 들어 시작된 1기 신도시 재개발 등을 어떻게 이어갈 지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가 지나치게 완화됐다거나, 사실상 백지화시켰던 공시지가 현실화 방안, 대폭 완화된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 등이 새 정부에서 어떻게 변화될 지도 주목된다. 또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서 대규모 인프라 구축 등 새로운 프로젝트에 나설 지도 주목된다. 다만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등 지역 균형 발전은 활성화될 전망이다. 지난 대선에서 주요 후보들이 모두 국회, 대통령실 완전 또는 일부 이전 등에 입을 모았기 때문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지방 미분양 1위 대구, 부동산·균형발전 공약은 ‘뒷전’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맞물려 대구의 악성 미분양이 지방 최다 수준을 기록하며 지역 부동산 시장 위축이 장기화되고 있다. 그러나 계속 악화되는 경기와 달리 대선 유세 현장에서는 대구 지역경제 위기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밀려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의 냉각은 건설업계뿐 아니라 지역 경제 전반에 파장을 미치는 지역 경제 위기의 징후 중 하나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대구의 악성 미분양 주택은 4월 기준 3776가구에 달했다. 일반 미분양 주택도 4월 기준 9065호로, 부산(4709호)의 두 배에 근접하며 지방 내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건설경기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악성 미분양 주택 규모에서 대구는 공급 물량이 많은 수도권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4월 기준 전국 악성 미분양 물량은 총 2만6422가구로, 2013년 8월 이후 11년 9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이 가운데 대구는 3776가구로 단일 지역 기준 가장 미분양이 많았다. 인근인 경북(3308가구)과 경남(3176가구)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번 대선 과정에서 대구의 부동산 문제는 중요 과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발표한 정책공약집에서 대구를 '인공지능(AI) 수도'로 육성하고 미래모빌리티 산업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도시철도 5호선 건설, 염색산단 이전, 취수원 다변화 등 지역 공약도 내세웠다. 결국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조차 대구에서는 고전하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지난달 21일까지 청약 접수를 진행한 '벤처밸리 푸르지오'는 총 540세대를 공급했으나 접수 건수가 고작 18건에 그쳤다. 1순위 청약에서 가장 많이 접수된 유형도 4건에 불과했다. 지난 3월 DL이앤씨가 분양한 'e편한세상 동대구역 센텀스퀘어'의 상황도 비슷했다. 이 단지는 300세대를 공급했지만 접수는 253건에 머물렀다. 최대 경쟁률은 8.0을 기록했으나 일부 유형에서는 2순위 청약까지 마감하지 못하고 모집 부족 사태를 겪었다. 더욱이 아파트 가격도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기준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4% 하락하며 79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경북 지역 역시 같은 기간 0.16% 하락했다. 대구 미분양 심화는 지방 경제 침체와 더불어, 지난 2023년 3만6000세대가 입주하는 등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공급량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더욱이 대구·경북 지역에는 내년까지 약 3만 8400여 가구의 입주 물량이 예정돼 단기간 내 미분양 해소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따라서 선거 이후에는 전국 단위의 지역 발전 전략은 물론 대구 등 미분양이 심각한 지방 지역을 위한 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지방 미분양 매입 등 단기 처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역별 수요와 시장 상황을 반영한 맞춤형 대책과 근본적인 수급 조절을 위해 정권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장기적 관점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전세사기피해자 3만 건 넘었다…한 달 새 860건 늘어

전세사기 피해자 수가 전월보다 860건 증가하며 누적 3만 건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개최한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총 860건을 전세사기 피해자등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가운데 759건은 재신청을 포함한 신규 신청이다. 101건은 기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사례로, 전세사기피해자법 제3조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지 추가 확인해 피해자로 인정했다. 요건을 충족한 피해자들은 주거, 금융, 법적 절차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위원회는 지금까지 총 3만400건의 전세사기 피해자등을 확정했다. 긴급 경·공매 유예 협조 요청 결정은 누적 997건으로, 지금까지 총 3만2362건의 피해자를 지원했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21일 기준으로 피해자들로부터 접수된 피해주택 매입 사전협의 요청은 총 1만1733건에 달한다. 이중 4156건은 현장조사 등 매입 심의를 완료해 피해자에게 매입 가능 여부를 통보한 상태다. 현재까지 협의·경매 등을 통해 매입이 완료된 피해주택은 총 669호다. 특히, 이번에는 개정된 전세사기피해자법에 따라 위반건축물로 분류되는 28호를 최초 매입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법안 개정 전에는 공공주택사업자가 건축법 등을 위반한 건축물을 매입할 수 없었으나 개정 이후에는 지자체 건축위원회의 사전심의를 거쳐 사용승인 또는 용도변경이 가능해져서다. 이에 따라 공공주택사업자가 경·공매 등을 통해 매입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지난달 종료 예정이던 전세사기 특별법의 유효 기간은 오는 2027년 5월 31일까지 연장됐다. 단, 특별법 적용 대상은 5월 31일까지 최초로 전세 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에 한정된다. 6월 1일 이후 체결된 임대차 계약은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전세사기 피해자 관련 단체들은 해당 법안을 상시법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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