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th, 에너지가 미래다] “제로에너지건축은 국가 에너지 전략 전환점”

“제로에너지건축물(ZEB)은 건축물의 경제성을 넘어 에너지 소비문화를 전환하는 국가적 전략이자, 에너지 소비 구조를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지난 18일 에너지경제신문과 만난 한승희 한국에너지공단 건물에너지실장은 최근 정부가 강화하고 있는 탄소 중립 건축 기술의 핵심인 '제로에너지건축물' 장려 정책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ZEB 인증은 건축물의 난방, 조명 등을 위해 사용하는 전기 등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다. 최고 등급인 ZEB Plus부터 5등급으로 나눠 등급을 매기는데, 이미 2023년부터 공공 건축물에는 의무화됐다. 올해 6월부터는 민간 건축물도 5등급, 에너지 자립률 26% 이상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한 실장은 ZEB 인증 정책이 건물 분야 에너지 소비 구조와 문화를 합리적으로 바꾸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자인적으로는 멋진 건물라고 하더라도 냉난방이 과도하게 가동되어야 하거나 단열 성능을 높이기 위해 많은 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면 기후 위기 대응이나 자원 절약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건물 부문의 에너지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 추가 인프라 마련이 필요해 공급 비용을 국민이 간접적으로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고효율 건축물 보급이 목적인 ZEB 인증 제도는 에너지 소비 기능을 고도화한 건물을 짓고 이를 시장에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국내에 지어진 한 도서관의 경우, 최초 설계 시에는 ZEB 5등급 수준(에너지 자립률 26%)이었으나, ZEB 에너지 최적화 컨설팅을 통해 외피 열 성능 및 조명 밀도 최적화, 고효율 전열교환기 적용, 태양광 설비 용량 최적 설계 등을 반영해 ZEB 1등급(에너지 자립률 117%)을 달성했다. 특히 7월부터 실시되는 민간 부문 인증 의무화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 실장은 “그간 공공부문은 에너지 절약 설계 기준을 강화하고 건축물 효율등급 및 제로에너지 인증 등을 통해 에너지 자립률을 확보하며 이를 민간에 전파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민간 확산은 경제성이 주요 판단 기준이 되기 때문에, 가격 결정 구조나 건축 비용을 고려해 성능 기준을 만족하는 자재·시공법에 대한 업계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실장은 ZEB 고도화를 위한 기술적 과제로 단열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창호와 일사차단장치가 연계된 제품 개발을 꼽았다. 각 자재 및 체계적 관리가 필요한 기밀 성능의 향상 역시 기술 발전이 필요한 분야다. 또, 저온의 열원을 활용할 수 있는 설비, 고효율 태양광 모듈, 건물 형태에 따른 다양한 시공법, 수소 기반 에너지 사용을 염두에 둔 연료전지의 보급 확산도 에너지 성능 향상을 위한 주요 과제이다. 또 오래된 설계 기준도 개선해야 한다. 한 실장은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의 단열기준이 과거 50㎜에서 현행 190㎜까지 늘어나는 등 기술이 발전해온 것과 달리 여전히 20~30년 전의 설계 기준을 준용하는 건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며 “이로 인해 설비 용량과 공사비에 과설계 요인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해부터 건축 관련 기술을 별도로 평가할 수 있도록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위원회를 꾸렸다. 올해부터는 평가 프로그램과 신기술을 검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보다 활발한 신기술 적용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 실장은 건설업계나 소비자들이 걱정하는 공사비 상승에 대해선 “큰 부담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인증이 의무화 대신 5등급 수준으로 설계 기준을 강화했다"며 “이전보다는 공사비 상승 요인이 있겠지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실장은 “ZEB 인증 취득 시 용적률 인센티브가 가장 큰 유인책으로 에너지 자립률 확보가 어려운 도심 고층 건물에 대해서는 예외 기준도 검토 중"이라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ZEB가 가능하도록 신재생에너지 대체 인정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대선 2025] 이재명 vs 김문수 ‘세종 이전·GTX 확대’ 나란히 주장… 현실화는 ‘글쎄’

오는 6월 3일 대선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공통적으로 세종시로의 이전 및 GTX 확대를 내세웠다. 경쟁 후보와 공약이 동일하다는 것은 그만큼 두 사안이 국토균형 발전 대책의 핵심이라는 증거지만 정작 '공약 현실화'엔 의문 부호가 붙는다. GTX는 여전히 추진 속도가 지지부진하고, 세종시 이전은 '대통령이 정말 서울을 떠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24일 정가 등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GTX 개발 계획과 관련해 “GTX-A·B·C노선을 지연되지 않게 추진하고 수도권 외곽과 강원까지 연장도 적극 지원해 GTX 소외지역을 줄여 나가겠다"며 “경기도가 제안한 GTX 플러스 노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인천과 경기, 강원은 경강선으로 연결하고 경기 북부 접경지까지 KTX와 SRT를 연장 운행해 수도권 주요 거점을 1시간대로 오갈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이 후보의 구상이다. 김문수 후보도 수도권에서만 누리고 있는 GTX를 전국 5대 광역권으로 확장해 초광역권 메가시티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공약집을 통해 “임기 내 이미 추진 중인 GTX-A·B·C 노선을 모두 개통하고, D·E·F 노선을 착공하겠다"며 “수도권과 충청을 잇는 동탄~청주공항 광역급행철도 등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문제는 GTX를 전국으로 신속히 확대하겠다는 후보들의 주장과 달리 수도권에 국한돼 있는 현재의 GTX 노선 확장 공사도 예산 문제와 각종 이해 관계자들의 이익 충동 문제가 겹쳐 당초 계획보다 공정률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 있다. 그나마 가장 사업 진척 속도가 빠른 A노선도 원래 2023년 개통 일정에서 시기가 밀려 작년에서야 운정~동탄에 한해 일부 노선만 개통이 완료됐다. 작년 착공식까지 마친 B노선은 아예 해가 바뀐 현재도 실질적인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착공은 물론 개통까지 완료하겠다는 후보들의 공약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 이전은 더욱 '뜬구름 잡기 식 표 장사'로 비춰지고 있는 현실이다. 양 후보 모두 차기 정부의 대통령실을 행정 수도인 세종시에 설치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제시하고 있지 않다. 이 후보가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이전 하겠다고 말하는 와중에 정작 민주당 일각에서는 임기 시작 이후 3일이면 기존의 청와대를 다시 대통령실로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처럼 스피커가 한 방향으로 통일되지 않은 채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그림이 그려지면서 이 후보의 세종 이전에 대한 진정성도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이미 국민들에게 개방돼 사실상 공원화 된 청와대를 다시 대통령실로 쓰겠다는 의견에 '줬다 뺐느냐'는 국민적 여론 저항도 만만치 않다. 김문수 후보 역시 '대통령은 행정부와 같이 세종에 있어야 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이전하겠다고 공표했지만 구체적인 이전 타임 라인이나 부지 및 예산 확보 등의 계획은 내놓지 않아 말 뿐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이 지난 선거에서부터 수없이 공약으로 올라왔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후보들의 세종 이전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 친환경 건설 정책의 핵심 ‘탄소중립’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위기가 심화되면서 친환경 건축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오는 8월부터 민간 분야 제로에너지건물(ZEB) 인증 의무제도가 도입되는 등 탄소 중립 건축 기술은 건설업계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다. 25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대부분의 글로벌 주요 도시에서 건물 부문은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건물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간접적 탄소 배출이 전체 건물 부문 탄소 배출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도시 간 협의체인 C40가 회원 도시들에게 2020년까지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하도록 권고하는 이유다. 건물 부문의 높은 탄소 배출 비중은 에너지 소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탈탄소화 및 에너지 효율 개선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물 부문은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4.7%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7.2%는 직접 배출이 차지하고 있다. 17.5%는 전기 사용에 의한 간접 배출로 분류된다. 특히 냉난방에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도시 지역일 수록 건물 부문의 비중이 높다. 서울에선 건물 부문이 전체 탄소 배출량의 71%나 차지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국내 건물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만 해도 건물 부문은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9.6%를 차지했고, 총 13억5800만t CO₂e를 배출했다. 그런데 5년 후인 2020년엔 건물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24.7%로 증가했다. 이 중에서 7.2%는 직접 배출됐고, 17.5%는 전기 사용에 의한 간접 배출로 분류됐다. 이는 연평균 약 2%씩 온실가스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과 2022년엔 배출 비중이 감소하기도 했지만 2023년부터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건물 신축 시 제로에너지건축물로 짓도록 독려하고 있다. 제로에너지 건물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을 말한다. 특히 정부는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에 따라 올해부터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제도를 대대적으로 혁신한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제를 도입했다.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제로에너지건축 장려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현장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 있다. 건설산업 전체가 불황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친환경 건물을 짓기 어려운 딜레마가 존재한다. ZEB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고효율 단열재, 태양광 패널, 지열 시스템 등 고비용의 친환경 자재와 기술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건축 초기 비용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이는 특히 중소 건설사나 개인 건축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ZEB 인증을 받기 위한 공사비 증가율은 비주거 건축물의 경우 30~40% 이상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표준건축물을 짓는 것과 비교해 공사비가 4~8% 증가한다. 특히 가장 높은 ZEB 등급 수준을 충족하려면 공사비가 26~35% 불어나는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안 그래도 최근 몇년새 건설업계는 공사비 급등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수요자 입장에서도 소득이 주는 데 분양가는 올라 새집 마련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평균 시공 원가율이 90%를 돌파했다. 2020년부터 입주자 사전점검이 의무화 됐고, 2022년 부터는 100가구 이상 아파트 내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및 완공 후 바닥 충격 차단 성능 검사(층간소음 기준 강화) 의무화 요건까지 성립되면서 추가 공사비용 자체가 늘어났다. 여기에 ZEB 인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친환경 건물을 지으려면 좀 더 비싼 자재를 사용하고 시공비도 더 들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분양가 상승을 불러와 주택 구매자들에게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온다. 국토교통부는 친환경 건축 시공 시 전용 84㎡(34평) 기준 가구 당 공사비가 약 130만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건설사는 이보다 비용 증가 수준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건설업계에서는 친환경 건축 시공 시 전용 84㎡ 기준 가구 당 최소 293만원 이상 공사비가 늘어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친환경 건축물은 준공 후 운영 및 유지관리 비용이 비싸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ZEB 인증제도가 적용된 건축물은 에너지 절약 설비의 유지보수와 운영을 위한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태양광 패널, 지열 시스템 등 추가 설비에 있어서도 유지관리 비용이 발생하고 전문 인력도 필요하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관리사무소에 해당 설비 유지관리 기술을 갖춘 인력을 고용해야 하며, 인건비 부담에 따른 입주민들의 관리비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일각에선 이이로 인해 제로에너지 ZEB 인증제도가 그린리모델링 사업 실패의 전철을 따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기존에 지어진 건물의 경우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친환경 건축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그린리모델링을 권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30년까지 누적 160만 건의 그린리모델링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 연간 실적은 1~2만 건 수준으로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 없이 민간 자발적 참여에 의존하고 있고, 기존 보일러 교체 사업 등도 실적으로 포함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그린리모델링 사업 시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회수 기간이 길어 경제성이 낮다는 지적이 많다. 그린리모델링 참여 시 세대당 약 1350만 원의 공사비가 들고 투자비 회수에 20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는 건축주와 기업의 참여를 저해 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지원 예산이 줄어들면서 그린리모델링 사업 확대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예산은 대폭 줄었고, 민간 이자 지원 사업은 종료됐다. 여기에 그린리모델링 후에 실제 에너지사용량이 줄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었는지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 분석마저 미미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친환경 건축 기술 중 하나인 태양광에 대해서도 빛공해와 전자파가 심하다는 잘못된 선입견이 존재한다. 태양광 패널이나 건물 외벽에서 반사된 태양광이 인근 주민들에게 눈부심 등 생활 방해를 초래할 경우, 법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은 태양 반사광이 사회 통념상 참을 수 있는 한도(수인한도)를 넘는 경우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판결을 통해 인접 건물 외벽의 태양 반사광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판결이 이뤄진 바 있다. 여기에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강화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설비 운영 문제점도 거론된다. 인증 획득만을 위한 과잉 설비 설치 문제와 실제 운영 시 설비 활용도 저하된다는 지적이다. 신재생에너지 설비(태양광 및 지열) 등의 유지관리 부실 문제 및 중고시간(유휴시간) 증가로 인한 경제성 저하, 전문 운영인력 부족, 에너지 생산-저장-사용 간 불균형, 장기적 성능 저하에 대한 대응책 미흡하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친환경 건축의 대해 여전히 낮은 인식도 개선되야 한다. 설계자, 발주처, 건축주의 태도와 인식은 여전히 고비용 친환경 건축물 시공 및 유지에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ZEB 인증제도가 건축물에 도입되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장기적으로는 운영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일단 초기 투자 비용은 높지만, 장기적으로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생긴다. 일부 ZEB 인증제도 건축물은 지속적인 성능 모니터링과 건물 피드백을 통해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났다. 결국 친환경 건축물이 보편화 되기 위해선 현실에서의 비용 절감 문제 해소가 가장 시급하다. 이를 위해선 각종 신기술 도입을 통해 비용을 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통해 전기·가스 요금이 대폭 줄어든다는 사실을 건물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효율을 높여야 한다. 에너지 자립률이 상승하면 자체적인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등 친환경 건축물 유지 보수에 나서는 건축주가 늘어날 수 있다. 정책적 대안으로는 현재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실시되고 있는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의 전국 확대 실시가 검토될 수 있다. 정부 부처와 지자체간 공동 기후 위기 대응도 필요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ZEB 인증제도가 건축물에 도입되면 단기적으는 일단 초기 투자 비용은 높지만, 장기적으로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생긴다. 일부 ZEB 인증제도 건축물은 지속적인 성능 모니터링과 건물 피드백을 통해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건축에 대한 무조건적인 규제가 아닌 인센티브로 대표되는 당근제도 도입도 중요하다. 친환경 건물에 있어서 탄소세 등을 적용해 세금 혜택을 제공하고, 지역 건물 및 인프라 노후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건축물에 대해선 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이에 대해 금융 지원에 나서는 등의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범정부 차원에서 친환경 건축물 인식에 대한 일반 시민의 참여와 인식제고 노력 또한 중요하다. 친환경 건물의 전기세 등 비용 문제 있어서 고비용이 아닌 오히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명확한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안전도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홍보가 요구된다. 분양가 상승에 대해서 우려하는 단기적인 인식이 아닌 장기적인 차원에서 건설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친환경 건축물에 있다는 점을 심어줘야 한다. 무엇보다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적 미래는 건설업계만의 과제가 아닌 전 인류의 과제라는 사회적 인식을 강화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국토부 향한 신산업 성토…“차기 정부는 규제 완화 집중해야”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토교통부가 신산업을 중심으로 규제 완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규제 완화를 핵심 기조로 내세우긴 했지만, 창업 생태계나 데이터 기반 산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분야에 필요한 규제 혁신은 없었기 때문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을 비롯한 신산업 기업들은 국토부의 규제 완화 속도가 타 부처 대비 느린 편이라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국민의힘이 규제 완화를 강조해왔으나, 정작 국토부는 부동산 및 주택 정책, 재건축·재개발 등 기존 산업·정책에만 힘을 쏟았을 뿐 ICT를 활용한 각종 신산업 육성에는 소홀했다는 것이다. 특히 '타다' 사태처럼 강한 규제로 인해 사업 지속이 어려워 '스타트업의 무덤'으로 불려온 모빌리티 산업은, 인프라 투자와 제도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정훈 대한교통학회장은 “한국국토정보공사 같은 정부기관이 지리정보 데이터를 국가 자산으로 축적해 중소기업에 70~80% 수준의 가격으로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율주행 기술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도 개인정보 보호에 막혀 필요한 데이터를 축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모빌리티 산업은 특성상 이동 경로 분석이 핵심이기 때문에 거리뷰, 지도 정보 등 교통·통신 데이터 수집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개인정보 문제로 인해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 모두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유 회장은 “익명성과 암호화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은 이미 충분하다"며 “해외에서는 가능한 방식임에도 국내에서는 보안 우려가 모든 활용을 가로막고 있어 데이터 규제 개선이 모빌리티 산업의 숙원이 됐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에 기술을 결합한 프롭테크 업계 역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인중개사법 관련 규제가 중개사의 권리를 침해할 정도로 강화되며, 현실과 동떨어진 과도한 규제가 신산업 확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오히려 최근 몇 년 사이 규제가 완화되기는커녕 새로운 규제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표시광고 및 허위매물 관련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해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면적이나 층수 같은 단순 입력 오류에도 과태료가 300만 원 부과되고, 세 차례 반복되면 업무 정지까지 이어지는 건 과도한 처사"라고 말했다. 중개업 특성상 한 건의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수십 건의 매물 광고를 게시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사람이 하는 일에 실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규제가 프롭테크 산업은 물론, 일선 공인중개사들에게도 큰 부담이 돼 개선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국토부는 지난해 운영한 '제3기 국토교통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총 16건의 규제 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등 규제 혁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민간 주도의 혁신을 목표로 한 이 위원회는 개발사업, 재건축·재개발, 태양광 발전, 건설업 등록 절차 간소화 등에서 다양한 규제를 발굴했다. 또, 지난 3월에는 스마트도시 기술과 서비스 분야의 규제 해소를 위해 규제샌드박스 공모를 추진했다. 스마트도시 규제샌드박스는 2020년 제도 시행 이후 현재까지 총 56건의 실증특례를 승인해 총 224억 원의 투자유치 및 460억원의 매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사업을 활성화하기에 여전히 실질적인 체감도는 낮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도 최근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며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김문수 후보 역시 규제 완화를 비롯해 전 정권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새로 들어설 정부에서는 규제 완화 안건을 보다 적극적으로 다뤄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인천시, 사월마을 도시개발 마스터플랜 수립...‘친환경 주거도시’로 전환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기자 인천시는18알 오랜 기간 해결되지 못했던 사월마을 일원과 인근 순환골재적치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시개발사업 통합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해당 지역을 친환경 주거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일명 '쇳가루 마을'이라고 불리는 사월마을은 수도권매립지 인근에 위치한 인천 서북부 지역으로 주거지와 개별 입지 공장이 혼재되어 있고 순환골재적치장이 인접해 있는 등 중금속과 비산먼지로 인한 주거환경 악화가 심각한 지역으로 이러한 이유로 2019년 11월 환경부로부터 '주거환경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으며, 검단지역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돼 왔다. 시는 사월마을 일원과 순환골재적치장 등 약 200만㎡에 대한 도시개발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2023년 8월부터 '에코메타시티 도시개발사업 타당성조사 및 기본구상 수립 용역'을 시행하고 체계적인 개발방향과 개발주체, 사업 타당성 분석, 효율적인 토지이용계획, 순환골재적치장 신속 처리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했다. 이번 개발계획은 사업대상지 규모와 순환골재적치장 처리 시기 등을 고려해 중봉대로를 기준으로 동측 생활권(사월마을 일원)과 서측 생활권(순환골재적치장 구간)으로 분리하되 녹지축 연계와 생활권 중심지 연결계획 등을 통해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것이 특징이다. 사업 추진 방식은 민간개발, 공공개발, 민‧공 공동개발(SPC)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향후 개발여건에 따라 유연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또한 개발 구역 내에는 화물자동차 통행제한구역을 지정하고 드림로를 통과하는 쓰레기 수송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한편, 주변 고속도로를 활용한 우회 운행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이 지역은 현재 시에서 공사 중인 원당대로~드림로 연결도로가 올해 중 개통 예정이며 중봉터널 간선도로망 신설(민간투자사업)과 인천 도시철도 순환 3호선의 제2차 인천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등 주변 개발 여건이 개선되어 개발사업 추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번 용역은 2회에 걸쳐 분야별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하여 전문성을 더하고, 2023년 12월에 현지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공론화 과정을 거쳐 용역을 추진했다. 황효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은 “사월마을 일원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개별 입지 공장과 순환골재적치장을 정비하면 사월마을의 주거환경은 물론 인근 한들구역, 검단3구역, 왕길1구역 등 주요 개발사업과 주변 검단지역의 주거환경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이번 도시개발사업이 인천시의 오랜 숙원사업인 만큼, 시와 서구를 비롯한 관계 부서 모두가 협력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향후 관계기관 및 서구 생활환경개선협의체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도시개발사업의 실행력을 높이고 친환경 주거도시 실현에 앞장설 계획이며 앞으로 도시개발사업은 구역 지정, 개발계획 수립, 사업시행자 지정, 실시계획 인가 등 관련 행정절차를 순차적으로 거쳐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sih31@ekn.kr

[대선 2025]‘부동산’ 실종… 차기 정부 정책 ‘오리무중’

오는 6월 3일 치러질 대선에서 부동산 공약이 실종됐다. 차기 대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대선 공약에서 의도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지우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역시 명확한 부동산 정책을 내놓지 않아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물음표가 더해지고 있다. 17일 정가 등에 따르면 민주당 중앙선대위 정책본부는 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이재명 후보의 10대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10대 공약은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 △내란 극복과 케이(K)-민주주의 위상 회복으로 민주주의 강국 △가계·소상공인의 활력 증진 △외교안보 강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나라 △세종 행정수도 추진 △노동 존중 사회 △ 아동·청년·어르신 등 모두가 잘사는 나라 △저출생·고령화 위기 극복하고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돌보는 국가 △ 기후위기 적극 대응 등이다. 부동산 관련 공약은 10대 공약에 들어있지 않다. 국민의힘 후보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결정되기 전인 4월에 이재명 후보가 부동산 관련 공약을 발표하긴 했지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한 이달 12일 10대 정책공약 발표에서 정작 부동산 공약이 아예 빠지면서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사실상 부동산 정책 공약 제시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이재명 후보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내용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정책 아젠다를 밝혀왔지만 최근 이 후보의 선거 운동 캠페인에선 부동산 관련 내용이 언급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혼선으로 집값 폭등과 함께 정권을 내줬다는 경험 탓인지, 당 치원에서 의도적으로 부동산 공약을 전면에서 지우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부동산 공약에 소극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굳이 양 후보 정책 공약 중 부동산 관련 내용을 꼽는다면 김문수 후보는 청년주택 공급, 이준석 후보는 소형 주택 공급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집값 양극화 현상 해소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부동산 문제 해결에 있어선 두 후보 모두 '모르쇠'로 함구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의 성공과 실패 여부에 따라 민심이 크게 흔들리는 현상을 목도한 대선 후보들이 '부동산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 하에서 부동산 정책의 목표 및 방향 설정에도 의문부호가 실린다. 유력 대선 주자들이 부동산 정책을 도외시하면서 인수위 없이 곧바로 국정에 뛰어들어야 할 다음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국토부,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경찰 전격 압수수색에 당혹’

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특혜 의혹으로 16일 경찰에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이날 국토부 고위 간부는 에너지경제신문에 “16일 오전 9시부터 10여명 규모의 경찰 수사관이 압수수색을 들어와 우리 부처 도로국 도로정책과 사무실을 대상으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문서를 중점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토부 고위 간부는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한 건을 계기로 이번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외 다수의 시민단체 들은 2023년 7월 직권남용 혐의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고발인들은 원 전 장관이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발표 때부터 유지돼 오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양서면 종점 노선을 윤석열 전 대통령 처가에 특혜를 줄 목적으로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소재한 강상면 종점 노선으로 변경하도록 직무권한을 남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고발인 및 참고인 조사 등을 마무리했고, 법원에서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수사를 강제수사로 전환한 결과 이날 국토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갑작스러운 압수수색에 국토부 내부는 당혹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우선 기관장인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서울 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해외건설 2조 달러 조기 달성을 위한 대토론회에 참석 중으로, 세종 압수수색 현장을 비운 상태다. 압수수색 대상 부처 사무실 최고 관리자인 국토부 도로국장과 언론 대응을 맡은 최고위 간부 등도 도로 현장 점검을 나가 있거나 박상우 장관의 서울 일정을 함께 소화하는 등 세종 사무실을 비운 상태에서 기습적인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사전에 국토부가 전혀 이같은 사태를 예상하거나 대비하지 못한 것이다. 세종청사 압수수색 현장 최고 책임자인 국토부 도로정책과장은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압수수색 집행 당사자인 경찰에 문의하라"는 해명만 되풀이하고, 사태 덮기에만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번 압수수색 결과에 따라 특혜 의혹이 어느 정도 실체가 드러날 경우 관련된 국토부 관계자들이 수사 기관의 조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국토부는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국토부 도로정책과장은 “국토부 직원의 특혜 의혹 관련 추가 조사 여부는 수사기관이 전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며 “국토부 개별 직원 조사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드론 얼라이언스 출범…건설업계 ‘지능형 전환’ 지원 촉구

국토교통부가 드론 산업 얼라이언스를 출범하며 민간과 협력해 국산 드론 기술을 키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높은 해외 점유율 대체를 넘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건설업을 비롯한 현장 중심의 드론 기술 개발과 지능형 드론 전환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토부는 14일 서울 마곡 코엑스에서 '드론 산업 얼라이언스(Drone Industry Alliance, DIA)'의 출범을 알리는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산·학·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농업·소방·건설·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산 드론 기술을 활용·확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율비행, 객체 인식 드론 조종 및 코딩 교육을 실시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도 함께 추진된다. 업계에서 요구하는 상용화 촉진, 규제 개선, 인프라 구축, 핵심기술 자립, 국제협력 등 과제도 정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드론은 인력난이 심각한 건설현장에서 단순한 모니터링 도구를 넘어, 인력 문제 해소와 공정 효율화 해법으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특히 토목 측량과 3D 매핑을 통해 시공 전후 지형을 빠르고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 결합해 디지털 트윈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크다는 이점이 있다. 고층 건물, 교량, 터널 등 고위험 지역의 점검은 물론, 사고 예방과 근로자 안전 확보에도 효과적이다. 실제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은 드론을 활용해 측량과 3D 모델링, 토공량 분석 등을 수행하며 공사 기간을 약 52% 단축했다. DL이앤씨는 드론으로 촬영한 현장 이미지를 AI로 분석해 시공 품질을 관리하는 스마트 시스템을 운영한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건설시장과 비교하면 국내 활용도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해외에서는 자율비행, AI 기반 분석, BIM 연계 등으로 드론 기술이 디지털 트윈 구축에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현장에서는 주로 시공 모니터링이나 품질 검사 등 일부 용도에 국한됐다. 더욱이 드론 산업은 이미 중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은 상황으로, 국내 업체들은 소규모 중심의 영세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드론 산업 전반에 대한 단순한 지원보다 현장 중심의 맞춤형 기술과 ICT 융합 등 고도화된 드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희석 한국건설기술인협회 건축기술인회장은 “이미 중국이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우리나라는 단순히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관점이 아니라, 건설 현장 R&D를 통해 어떻게 기술을 발전시킬지 고민해야 한다"며 “BIM 등 건설 ICT 기술과 드론을 결합해 지능형 드론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기술개발 역량을 키우는 걸 도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제도적 개선도 하루 빨리 개선해야하는 시급한 과제이다. 특히 건설 현장에서는 드론 비행을 위한 복잡한 승인 절차와 기체 신고 의무 등 행정적 장벽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머신러닝을 활용한 자율비행이나 고정밀 3D 지도 생성 등 고도화된 기술을 효과적으로 적용하려면, 건설현장 전문 교육을 이수한 인력 확보도 병행해야 한다. 이 회장은 “일본은 몇 개 기업이 연합해 로봇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지만 한국은 각자도생 구조로 기술 확산과 비용 절감이 모두 어려운 상황으로, 건설사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표준화된 기술을 함께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국토부도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을 중심으로 4차 산업 ICT 기술을 하나로 묶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구글에 지도 꼭 줘야 돼?”…국내 경쟁자 육성이 급선무

정부가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을 두고 결정을 유보한 가운데,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지도 데이터 인프라 투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구글의 진입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지도 데이터의 상업화를 서둘로 국내에서 구글과 경쟁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에 대해 오는 8월 11일까지 심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구글은 5000: 1 축적의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자사 해외 서버로 이전할 수 있도록 요청한 바 있다. 지도 반출은 안보 시설에 대한 우려와 구글의 국내 데이터센터 마련 거부 등으로 여러 번 중단됐으나, 이번에 재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구글의 데이터 반출 요구로 인해 국내 데이터 및 모빌리티 업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지도 데이터는 단순한 위치 정보가 아니라, 자율주행차 경로 설정과 환경 인식, 드론 항로 설계, AI 학습 등의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는 만일 구글이 고정밀 지도를 입수하면 네이버, 카카오, 티맵을 비롯해 국내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모빌리티 서비스들은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구글은 자회사 '와이모(Waymo)'를 통해 자율주행차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만큼, 국내 자율주행 기업들의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지리정보원의 고정 정보는 외국 기업에 제공하지 않는 게 원칙으로, 만일 구글에 제공할 경우 다른 해외기관의 요청 시에도 명분이 없으니까 정보를 전달해야 해 중소기업을 비롯한 국내 자율주행 업체의 경쟁력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정훈 대한교통학회장도 “구글 지도 서비스가 들어오면 사실상 경쟁이 안 된다"며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데이터가 국가 핵심 자산인 만큼, 한국국토정보공사 등 정부 기관이 직접 나서 투자해 고품질 지리정보를 확보하고, 중소기업에게 저렴하게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도 데이터 확보를 위한 환경도 열악하다는 점이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는 주변 환경 데이터 수집이 필수적이지만,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인해 이를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어서다. 유 회장은 “자율주행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주변 환경을 스캔해 데이터를 축적해야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인해 거리뷰 등 지도 데이터 수집과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교통 분야에서 활용되는 통신 기반 데이터는 암호화된 형태로 제공돼 익명성이 보장되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산업적 활용이 제한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 데이터가 자유롭게 활용되고 있으나, 국내는 산업 규제가 강력해 모빌리티 산업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제도가 개선되는 게 업계의 숙원이라 불릴 정도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국가중점데이터 개방사업 등을 통해 연안여객선 교통정보, 교통카드 이용내역 등의 공공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도로 및 주변 시설에 대한 3차원 고정밀 데이터 지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민간 산업계의 정보 수요를 충족하기에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율주행 관련 한 기업 관계자는 “현재 고속도로나 일부 시범지구에 한해서만 국가 데이터가 제공되는 상황으로, 전체적으로 정보가 부족하다"며 “인프라는 한 번 구축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갱신돼야 하나 갱신 속도도 굉장히 느린 만큼 국토부에서 인력과 비용을 다수 투입해 바짝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iH, GH·SH와 함께 수도권 공사 도시정비협의회 협약 체결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도시공사(iH)는 8일 경기주택도시공사(GH),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함께 SH사옥에서 지난 7일 '수도권 공사 도시정비협의회' 협약을 새롭게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 3개 공사는 2015년, 수도권 시·도의 도시재생 및 정비, 지속가능한 발전방안 모색을 위해 협력 협약을 체결한 후 수차례의 실무회의, 공동연구 및 현장답사, 도시재생 공동포럼 개최 등을 통해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이어왔다. 그간 이러한 노력으로 수도권의 연대를 강화하고 정부정책 및 제도개선에 전략적 공동 협력 체계를 구축했으며 도시재생 분야의 상호협력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 등 시너지를 창출해왔다. 기존 “수도권 공사 도시재생협의회"로 운영되던 협의회는 최근 도시재생사업 방식의 다양화와 도시개발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명칭을 “수도권 공사 도시정비협의회"로 변경하고 협력범위 역시 수도권 도시 전반의 균형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으로 기존 도시재생사업 뿐만 아니라 노후계획도시 정비, 도심·역세권 고밀복합개발,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 정비 및 개발 사업들이 새롭게 협력 대상에 포함됐다. 류윤기 iH 사장은 “이번 협약은 협의회 기능을 한층 강화하고 변화하는 정책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과 공동대응을 통해 수도권 도시 발전을 선도하고 지역 현안해결 및 시민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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