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임대시장 정책 부재가 키운 매매가…사각지대에 선 월세시민들

다음 달 9일로 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고 4월 17일부터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 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전면 중단되었다. 놀라운 사실은 정부의 규제로 서울 집값이 하락했을 거라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실제 계약된 아파트 매매 사례를 전수 분석한 결과, 시장의 가격상승이 오히려 강해졌다. 20일 서울시가 공개한 한국부동산원의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전월 대비 1.9% 상승했다. 이는 지난 1월의 상승 폭을 앞지른 것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정부 규제의 직격탄을 월세 시장이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사철이 한창이지만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27건으로 2년 전인 2024년 4월18일(3만750건) 대비 49.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면서 갭투자가 차단된 영향이 컸다. 전세 품귀 속에서 기존 전세 계약 갱신을 택하는 세입자가 늘었고 전세 매물은 귀해진 상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3만1458건 가운데 갱신 계약은 1만5719건으로 그 비중이 49.9%에 이르렀다. 1년 전 같은 기간(38.8%)과 견줘 11%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게다가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6억149만원으로 6억원선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전셋값이 오르자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지난달 52.1%로 11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다주택자가 매물을 많이 내놓으면 수요의 변동이 없다면 공급이 증가하기 때문에 매매가는 하락한다. 하지만 임차수요에서 매매수요로 전환된 이들이 매매시장으로 들어와 매매수요를 늘린다면 다시 매매가격은 원래 가격으로 돌아가고 수요가 좀더 급격하게 증가하면 매매가가 전보다 더 오른다. 정부의 규제와 전세 품귀로 인해 매매시장으로 넘어오는 임차수요는 중저가 매매시장에 좀 더 집중될 거라는 예상은 들어맞고 있다. 6억 정도 전세로 살던 사람이라면 그동안 저축을 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7-8억 짜리 집은 일부 대출을 통해 충분히 살 수 있을 거다. 마찬가지로 그보다 싼 3-4억의 전세를 살던 사람도 6억 이하의 집을 사려고 할 것이다. 임대 물건 부족으로 중,저가 시장의 매매시장의 수요가 늘어났다. 그 결과 서울시 전수 조사에서 이 중저가 시장이 살아나면서 2월에 가격이 전월 대비 1.9%가 오른 결과치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전세가 아니라 월세 물건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 물건은 1년 전 대비 24.9%, 2년 전 대비 16.9% 줄어든 1만5009건으로 집계됐다. 전세난 속에서 월셋집이라도 구하려는 임차인들이 늘어나면서 월세나 반전세 물건의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부동산원 시세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는 지난달 152만8천원으로, 월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민간 임대공급은 줄고, 공공임대나 사회주택도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중,저가의 전세를 살던 사람들은 매매시장으로 옮겨 갈 수 있겠지만 보증금이 없어 월세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또다시 깡통전세의 구렁텅이로 몰려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전세 보증금이 없어 월세를 선택해야만 하는 서민층의 주거 불안이 심해지는 상황이 현실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공공주택, 사회주택의 확충 등 정부의 임대시장 대책이 시급하다. bienns@ekn.kr

10년 버텨도 세금 5배?… 부동산 시장 뒤흔드는 ‘장특공’ 불씨

이재명 대통령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손질 발언을 계기로 부동산 세제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보유 기간만으로 과도한 세제 혜택을 주는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면서, 장특공 축소 가능성이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2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장특공 폐지 논란의 출발점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공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보유기간만으로도 높은 공제율을 인정하는 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장기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세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것은 조세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실거주 요건 없이 보유만 한 1세대 1주택자를 중심으로 제도 손질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장특공 적용 기준을 '보유'에서 '거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아울러 제도 개편 방식과 관련해 일정 기간 유예를 둔 단계적 축소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 우선 약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율을 현행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이후에는 해당 공제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구체적 개편 시나리오가 제시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시장에서는 세 부담 증가 가능성을 즉각 반영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대통령 발언은 형식적으로는 '비거주 1주택자'에 한정돼 있지만, 장특공 구조 자체가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합산해 공제율을 산정하는 방식이어서 실제 영향은 그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제도는 보유기간 최대 40%, 거주기간 최대 40%를 각각 인정해 합산 최대 80%까지 공제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보유기간에 대한 공제 비중이 축소되거나 제외될 경우, 실거주 기간이 충분하더라도 전체 공제율이 크게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예컨대 10년 이상 보유·거주한 1주택자의 경우 현재는 최대 공제율 80%가 적용되지만, 보유 공제가 축소될 경우 거주기간에 해당하는 40%만 인정되거나, 실제 거주기간이 짧다면 20% 내외 수준으로 공제율이 떨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보유·거주 조건에서도 과세표준이 크게 늘어나면서 양도세 부담이 수배 수준으로 증가하는 구조가 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정책 대상이 비거주자에 한정되더라도, 제도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장기 실거주 1주택자까지 세 부담 증가가 확산되는 '연쇄 효과'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세제 개편을 검토한 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한 반면, 국민의힘은 “실거주 1주택자까지 겨냥한 세금 인상"이라며 공세를 강화했다. 고가 주택 보유층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정치적 부담이 반영된 대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주택을 일정 기간 보유하거나 거주한 뒤 매도할 때 발생한 양도차익의 일부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현행 소득세법상 1세대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거주하면 공제율은 최대 80%까지 올라간다. 다만 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12억원으로 설정돼 있어, 실제로는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구조라는 평가가 많다. 이 제도는 2008년 도입 당시 15년 이상 보유 시 최대 45% 공제에 그쳤지만, 이후 여러 차례 개편을 거치며 공제율이 확대돼 왔다. 그 결과 양도차익이 클수록 절세 효과가 커지는 구조가 형성됐고,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유리한 '역진적 혜택'이라는 비판과 함께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를 자극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실제 장특공이 고가 주택에 유리하게 작동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10년 보유 후 매도할 경우 1세대 1주택 비과세(12억원)와 장특공 최대 80%를 적용하면 실효세율이 한 자릿수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차익 규모가 클수록 세후 수익이 크게 유지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을 가장 큰 변수로 보고 있다. 세제 변화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도 시점을 판단하기 어려워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특공 축소 시 세 부담이 얼마나 커지는지는 구체적인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동일한 보유·거주 조건에서도 공제 구조가 바뀌는 순간 과세표준이 크게 늘어나며 세금이 급증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10년 전 10억원에 취득한 주택을 2년 거주 후 40억원에 매도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현행 제도에서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합산해 공제율 48%가 적용된다. 이 경우 과세 대상 양도차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양도세는 약 4억6000만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반면 보유기간 공제를 제외하고 거주기간만 반영할 경우 공제율은 16%로 급감한다. 과세표준이 크게 늘어나면서 양도세는 약 7억9000만원 수준까지 증가한다. 동일한 거래임에도 세 부담이 3억원 이상 늘어나며, 증가율로 보면 약 70% 가까이 확대되는 셈이다. 차익 규모가 더 큰 고가 주택일수록 증가 폭은 더 커진다. 장특공은 공제율이 높을수록 과세표준을 직접 줄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공제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과세 대상 금액이 직선적으로 늘어난다. 이로 인해 수십억 원대 양도차익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세 부담 증가가 수억 원 단위로 확대되는 구조다. 단순한 사례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10억원에 취득해 20억원에 매도한 1세대 1주택자가 10년 보유·거주한 경우, 현행 제도에서는 비과세 구간과 장특공을 적용하면 세 부담이 약 1400만원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공제율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될 경우 세금은 약 7700만원으로 증가한다. 공제율 변화만으로 세 부담이 5배 이상 뛰는 셈이다. 이처럼 장특공은 '공제율 몇 % 조정' 수준의 변화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과세표준 자체를 크게 바꾸는 구조이기 때문에 세 부담에 미치는 영향은 비선형적으로 확대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제도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고가 주택뿐 아니라 중간 가격대 1주택자까지 체감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세 부담 증가 폭은 더욱 확대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고가 주택 보유자일수록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 구조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장특공 축소는 단순한 세제 조정이 아니라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수요 자체를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세 부담 증가로 기존 주택 매각 자금이 줄어들면 주거 상향 이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15억원을 넘고 중위가격이 12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장특공 조정 대상에 포함되는 1주택자가 상당수에 이를 수 있다"며 “고가주택 중심으로 이사 수요가 감소하면서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특공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택수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 부장은 “부동산 시세차익에 대한 과세는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집중된 세제 혜택이 조세 형평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세대 1주택 비과세 기준이 이미 12억원까지 설정돼 있는 상황에서 추가 공제까지 적용되는 것은 과도하다"며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지역주택조합제도 개선안, 정상사업장은 ‘신속’, 부실사업장은 ‘출구전략’

국토교통부가 지역주택조합 사업 지연과 조합원 피해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 주택공급 속도와 물량 확대가 이번 정부 주택 공급 기조임에도, 지역주택조합 제도개선의 핵심 목표는 조합원의 피해 최소화다. 21일 국토부의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정상적인 지주택 사업장의 추진 속도를 높이고 조합원을 보호에 나설 방침이다. 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이거나 주거전용면적 85㎡ 이하 1채 소유자들이 조합을 결성해 사업 주체로서 토지를 매입하고 자가 주택을 마련하는 제도다. 지역주택조합 물량은 준공 기준으로 약 4.2%(1.9만가구)를 차지한다. 이 제도는 1987년에 정비됐다. 당시에는 나대지가 많았기 때문에 토지 확보가 쉬웠고, 지역주택조합제도는 저렴하고 빠르게 집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빈 땅이 거의 없어지자 사업 불확실성이 크게 늘었고 사업지연으로 구조적 한계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안적인 주택 공급 수단으로서 제도가 갖는 장점을 고려해 조합원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내놨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부실 조합 신규진입 차단을 골자로 하는 1차 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2차 개선 방안은 이미 추진 중인 사업장을 주 대상으로 한다. 전반적인 정보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한편, 정상 사업장은 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부실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출구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다. 주요 제도개선 방안은 사업 지연 최소화·조합 운영 투명성 제고·조합원 결정권 강화·부실조합 해산·관리 감독 기능 강화 목적이다. 지역주택조합은 땅 확보부터 시작해야 하는 만큼 사업 지연 문제가 크다. 정부는 토지확보기준을 개선하면서 모집신고 기준은 강화해 불확실성은 낮추고, 사업계획승인 단계의 토지소유권 기준은 완화해 속도를 높이는 투트랙 전략을 썼다. 기존에는 모집신고기준이 사용권원 50%만으로 가능했지만 이를 강화해 토지매매계약 80%를 확보해야 신고가 가능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조합설립인가기준 역시 사용권원 대신 토지매매계약으로 변경하여 토지매매계약 65%·토지소유권 15%로 기준이 강화됐다. 대신 사업계획승인은 기존 토지소유권 95%에서 80%로 완화해 사업 속도를 높였다. 기존에는 95%의 소유권을 가져와야했지만 개선안은 80% 소유권만 확보하면 나머지 20%는 매도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관계자 추산으로 대략 사업기간이 1~2년 가량 단축될 것으로 본다. 조합 운영의 전문성·투명성 제고를 위해 정보 제공도 대폭 개선된다. 기존에는 인출사용목적이 업무대행비와 같이 포괄적으로 공개됐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구역에 대한 토지매입비인지 등 목적을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개선했다. 현행은 자금인출·사용내역 공개시 증빙서류가 필요 없었으나 매매계약서 사본이나 세금계산서를 포함하도록 변경했다. '대행업 등록제'를 도입해 부실업체의 시장진입도 차단한다. 현재는 등록제를 운영하지 않아 공인중개사나 주택건설사업자, 정비 전문 업체 등이 업무를 대행할 수 있었다. 제도 개선 이후 자본금이나 전문 인력에 있어 엄격한 기준을 갖춘 업체만 조합 업무 대행이 가능하게 바뀐다. 건설사가 설계변경을 요구하거나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며 조합의 비전문성을 악용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표준도급계약서를 도입한다. 또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경우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 검증을 의무화한다. 조합원의 결정권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선도 이어졌다.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정비사업과 달리 조합원 거주지가 퍼져있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제한적으로만 사용돼왔던 온라인 총회와 전자의결을 활성화해 총회 의사결정과정을 지원한다. 총회에 참석하지 않는 조합원들을 대신해 업무대행사 직원들을 대리인으로 참석시켜 의사결정을 왜곡한 사례가 있는 만큼, 대리인 인정범위도 배우자, 직계존·비속으로 엄격히 제한한다. 부실조합은 적기에 해산될 수 있게 한다. 장기간 정체중인 조합은 중도해산에 대한 재의결 근거를 마련한다. 사실상 조합이 운영되지 않는 경우나 토지 권원을 임의 상실한 조합은 지자체가 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권을 강화할 방침이다. 사업이 완료된 조합은 신속하게 해산을 유도한다. 조합이 해산되지 않을 경우 조합을 유지하며 조합장 앞으로 매달 수천만원의 급여와 운영비가 지출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 완료시 1년 이내 해산 총회 개최를 의무화 하고 정당한 사유없이 미해산시 지자체가 직권으로 해산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다. 지자체의 관리·감독기능을 강화해 실태점검과 컨설팅 기능도 강화한다. 현재 서울시는 조합원 모집 중이거나 설립 인가 이후 단계에 있는 전체 지역주택조합을 연 2회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시는 위반 사항 적발이 누적되면 고발·수사의뢰를 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행정조치를 시행해왔다. 국토부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해 지자체가 주택조합에 대한 현장조사, 자료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법 개정안은 6월 발의하고, 하반기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해 내년 초부터 개선안이 적용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차 개선안에 포함됐던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선행되는 경우에만 모집 신고를 수리하도록 하는 내용 등은 현재 발의돼 개정이 진행 중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건설업계 중동 상황 대응…착공부터 분양까지 ‘금융패키지’ 지원

정부가 중동 상황으로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의 유동성 확보 지원을 위해 건설 전 과정 금융 패키지를 시행한다. 1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건설사를 대상으로 특별융자 시행, 보증수수료 할인 등 금융지원 패키지를 시행한다. 특별융자는 건설공제조합과 전문건설공제조합에서 각각 3000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건설사 신용 등급에 따라 연 2% 후반에서 3% 초반의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하게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협력업체 보호를 위한 지원도 있다. 하도급대금 지급보증과 건설기계 대여대금 지급보증 수수료를 10% 할인해 보증 가입 문턱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원자재 수급난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 연장보증이 필요하다. 계약보증과 공사이행보증 수수료를 30% 할인하는 방안도 지원사항에 포함됐다. 계약보증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손해를 금전으로 배상할 것을 담보하는 제도다. 공사이행보증은 수급인이 공사를 완료하지 못할 시 보증기관이 공사 완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건설공제조합은 조합원 당 최대 1억원 한도로 지원한다. 5월 중으로 융자를 실시할 계획이며, 지원 대상은 신용등급 BB이하의 영세 조합원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기존에 PF위기 대응을 위해 운영한 건설안정 특별 융자를 지속 운영키로 했다. 현재 즉시 융자신청이 가능하며 5월부터 올해 말까지 보증수수료 할인도 추진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보증수수료 감면으로 지원한다. 보증료 할인은 5월 중으로 시행돼 1년간 진행된다. 신규 발급 보증을 비롯해 이미 보증 승인된 사업장의 남은 사업비에 대한 분할 발급 보증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주택사업자에 대해 주택분양보증과 정비사업자금 대출보증 수수료를 30% 할인한다. 이는 주택공급 위축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주택분양보증은 사업장의 분양 계약자를 보호하고, 사업 주체의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목적이다. 정비사업자금은 재개발·재건축 사업비를 조달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특히 주택 공급이 멈추지 않도록 주택건설을 위해 돈을 빌릴 때부터 분양할 때까지 전 과정 지원도 포함된다. PF 대출 보증과 분양 보증을 함께 발급받을 경우 분양보증분 수수료를 30% 추가 인하해 최대 60%의 보증료를 감면한다. 한편 지난 8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건설·금융업권 합동 간담회에서는 건설업계의 석유·나프타·플라스틱에 대한 공급 안정화와 공사비용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논의가 있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정상 사업장의 일시적 유동성 애로 개선을 위해 HUG의 PF보증 지원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해당 내용이 이번 금융지원으로 구체화 된 것으로 풀이된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141만 가구 공급…정보 접근부터 ‘답답’

이재명 정부가 연초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9·7 공급대책(135만 가구)과 1·29 공급대책(6만 가구)를 잇달아 내놓으며 오는 2030년까지 총 141만 가구 이상의 주택공급(착공) 방안이 마련됐다. 다만 수요자들은 정부의 주택 공급을 체감하기 어렵다. 주택을 짓고 공급하는 데 시차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수요자에게 '착공' 소식이 구체적인 공고의 형태로 확인되려면 얼마나 시간이 더 소요되는지, 어디서 공고를 확인하면 되는지가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9·7 공급대책과 1·29 공급대책을 통해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도, 그 방식도 다양하다. 정책이 촘촘하게 짜여질수록 더 구체적인 정책수요자들을 보호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정보의 장벽도 높아진다. 17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경기토지주택공사(GH)·인천도시공사(iH)와 함께 연내 6.2만 가구 규모의 주택 착공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수요자 입장에선 '착공'소식 이후 구체적으로 임대·분양 공고가 뜨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 알기 어렵다. 인천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공급 소식은 들었지만 지으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아서 큰 기대는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주택 공급 발표가 수요자들에게 유의미하게 체감되기까지는 간극이 존재한다. 주택 공급 정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우선 주택 공급을 위한 후보지 발표가 있고 나면 지구를 지정해 사업지 경계를 확정한다. 토지이용계획을 세워 부지를 조성할 설계도를 그리고, 환경영향평가를 거친다. 토지이용계획을 세울 때 임대단지·분양단지의 비중을 정한다. 도로 정비도 이때 밑그림이 그려진다. 토지이용계획이 승인되고 나면 부지를 조성한다. 토지보상도 이 단계에서 이뤄진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블록 별로 공사가 시작된 것을 '착공'으로 발표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착공 이후 분양 단지는 6개월 이내에 분양 공고가, 임대 단지는 1년 후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 착공에 들어간 단지를 기준으로 하면 분양 물량은 이르면 연내, 임대 물량은 내년 하반기부터 공고가 순차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공공주택지구의 공공주택 건설 비율은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정해진다.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주택 호수의 35% 이상, 공공분양주택은 전체 주택 호수의 30% 이상이다. 그럼에도 그 중 어떤 단지를 언제 착공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임대·분양 물량을 예측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번 정부의 공급대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LH·SH·GH·iH가 모두 공급주체로 참여한다. 공급 주체는 지역별로 나뉜다. LH는 국토교통부의 지휘를 받아 전국 단위 공공주택을 담당하고, SH·GH·iH는 지방자치단체의 지휘를 받아 각각 서울·경기·인천 물량을 맡는다. 같은 수도권 도심 공급이라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담당 기관이 달라진다. 공급 방식도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신규 택지를 개발해 대규모 공공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유휴부지를 전환해 도심 내 소규모로 공급하는 방식·민간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방식이다. 신규 택지 개발을 통한 대규모 공공 공급은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공영개발 택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번 착공 물량에 인천계양(2811가구)·남양주왕숙1·2(9136가구)·고양창릉(3706가구) 등 3기 신도시에서 총 1.82만 가구가 포함됐다. 유휴부지를 전환해 도심 내 소규모로 공급하는 방식은 도심 내 방치된 국·공유지나 노후화된 공공청사를 복합 개발하는 것이다. 민간 정비사업의 경우 재개발·재건축을 말하고, 민간이 지은 신축주택을 공공이 매입해 공급하는 '신축매입임대' 방식도 포함된다. 전방위적인 공급 드라이브가 걸리는 상황에서 여러 공급주체와 제도들이 중첩된다. 이는 다양한 정책수요자들을 촘촘하게 보장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동시에 복잡한 제도 자체가 장벽이 될 수도 있다. 임대제도만 해도 △영구임대 △국민임대 △50년임대 △매입임대 △10년임대 △6년임대 △5년임대 △장기전세 △전세임대 △행복주택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통합공공임대 등이 있다. 특히 공공임대 제도들은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것이다. 통합공공임대주택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아 사회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지원한다. 매입임대주택은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해 정부의 재정보조를 받아 기존주택을 매입하여 저렴하게 공급한다. 전세임대주택은 도심내 최저소득계층이 현 생활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주택에 대해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임대주택이다. 장기전세주택은 20년 범위에서 전세계약의 방식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가 임대할 목적으로 건설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주택세대구성원으로서 일정 소득 및 자산 기준을 충족해야 입주자격을 갖는다. 5·10·50년 공공임대주택은 임대의무기간 동안 임대 후 분양전환하는 주택을 말한다. 행복주택과 공공임대(10년), 국민임대, 영구임대는 유사해보이나 공급 목적에 따라 공급 대상에서 각각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제도들이 촘촘하게 구비돼있지만 정책 대상자들이 복잡한 제도들을 공부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임대제도 중 매입임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제도"라며 “현실적으로 그 사람들이 복잡한 제도를 공부할 시간이 어디있겠냐"고 지적했다. 다양한 상황에 놓인 주택 수요자들에게 핀셋으로 지원을 해주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도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는 정보들을 통합하고 정책 정보들을 쉽게 제공하려는 시도들을 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국토교통부의 '마이홈'이다. 마이홈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LH, SH 등 다양한 공급주체들에서 올라온 공공임대·공공분양 공고들을 한눈에 보여준다. 자가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주택 유형이 무엇인지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이처럼 주택공급 정보를 통합해서 보여주는 마이홈 사이트가 LH의 주택공급 홈페이지인 '청약홈' 사이트에 비해 방문자 수가 저조하다는 것이다. 트래픽 분석 사이트인 'Similarweb'을 통해 최근 3개월 간 방문자 수 누적 그래프를 살펴보면 LH(주황색)가 817만8000건으로 가장 높고, SH(하늘색)가 424만9000건으로 뒤를 이었다. 마이홈(보라색)은 204만3000건으로 3위를 기록했다. GH와 iH는 각각 57만6754건, 16만2203건으로 뒤를 이었다. LH의 월간 방문건수는 272만6000건이고, 이어 SH의 월간 방문건수는 141만6000건이다. 마이홈의 월간 방문건수는 68만1046건이다. 월별 고유 방문자 수 역시 LH, SH, 마이홈 순으로 112만5000건, 50만8573건, 43만5099건이다.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사령탑인 국토부의 정보창구가 국민들에게 가장 인지도가 낮은 셈이다. 물론 LH가 워낙 오래전부터 공공주택 공급의 주체를 맡아왔던 상황에서 LH 청약홈의 대국민 인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배경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가 대대적인 주택공급 정책의 드라이브를 건 상황에서 주택공급 서비스 내용을 주무부처인 국토부로 일원화하고, 국민들에게 좀 더 통일된 주택공급 정보를 국토부가 제공할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책임교수는 “자신에게 맞는 제도는 알아서 찾는 수밖엔 없다"면서 “임대나 분양을 언제 얼만큼 모집한다는 공고가 홈페이지에 통합돼 올라오지만 홍보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코레일·SR 통합 구체화…사업양수도 방식 통합 최초 공공기관 되나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 간 통합과 관련해 합병이 아닌 사업양수도 방식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양수도 방식이 확정된다면 코레일·SR은 이 방식으로 통합하는 최초 공공기관 사례가 된다. 16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양사 통합이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기울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통합에 속도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합병 방식으로 통합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코레일은 한국철도공사법에 근거해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SR은 상법에 근거해 설립된 비상장 회사로 코레일이 대다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형태다. 합병을 위해선 코레일이 SR 법인 자체를 흡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사법상 자본금의 규모·설립 목적·조직구조 등을 수정해야 하므로 법 개정이 필요한 것이다.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통합을 진행한다는 것은 SR이 보유한 고속열차 운영권·차량·인력 등 핵심 자산을 코레일이 사오는 방식을 의미한다. 사업양수도 방식은 법 개정 없이 가능하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통합이 진행될 경우 코레일이 SR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계법인의 SR 자산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코레일과 SR 합병을 지난해 6월 치뤄진 21대 대선공약으로 내세웠고, 이에 따라 정부는 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2027년 통합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해 말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통합을 서두를 것을 지시한 뒤로 올해 9월까지 통합 시한을 당겼다. SR 노조는 통합 기간을 약속과 다르게 앞당긴 것이 불만이라는 입장이다. 당초 계획은 2027년 말까지 운영 통합을 추진하며 실제 통합 시 이점과 경쟁 체제 장점에 대한 데이터를 쌓고 비교하는 것이었지만 현재로선 계획 이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양사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도 숙제다. 정왕국 SR 대표이사는 지난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통합 후 충돌 가능성에 대해 초창기에는 혼선이 일부 나타날 수 있지만 갈등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를 밝힌 바 있다. 코레일의 예산·인력 규모가 SR에 비해 월등히 크다는 이유에서다. 코레일 예산은 10조원이고 인력은 약 3만2000명에 달한다. 반면 SR 예산 규모는 8000억원, 인력은 약 700명 규모다. SR이 코레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운영 과정에서 잡음도 나왔다. 예·발매 시스템의 경우 SR은 코레일 시스템을 써야 했다. 시스템 수정 권한을 코레일이 가지고 있어 SR은 독자적인 영업 정책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임금 체계 문제도 존재한다. 양사 월급에 있어 기본급은 코레일이 높고 실수령액은 성과급 체제인 SR이 조금 더 높다. 월급 체계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상향 평준화 될 수 있게 조율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X와 SRT가 나뉘어 운영함으로써 인력·정비 등에서 중복 비용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중복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은 철도공사 입장이라 SR 입장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중복비용은 인건비에 해당되는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과정에서 정부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약속했기에 인건비 절감에서 오는 비용 효과는 크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운영기관 통합시 하루에 1만6000석 추가 공급 가능하기 때문에 대기시간을 단축하고 회전율을 높여 비용 효율화가 가능하다고 봤다. SRT는 1편성당 410석 규모고 KTX는 1편성당 955석이다. 교차 운행 시 왕복 1000석 가량 공급 확대가 가능한 것이다. 시범 교차운행에 이어 시범 중련운행 방식도 다음 달 15일부터 도입해 좌석 공급은 차질없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중련운행 방식은 두 대의 열차를 하나로 연결해 운행하는 방식이다. 철도 업계에서는 재무 자문 결과를 토대로 사업양수도 구조와 통합 방식이 구체화 될 경우 실질적인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 가격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재무 부담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단독] “가장 위험한 집부터 탈락”…반지하 매입 막은 ‘옥외계단’ 기준

국토교통부 정책에 따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 중인 반지하 주택 공공매입 사업이 경직된 안전 기준과 행정 절차로 인해 정작 도움이 절실한 취약 주택을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옥외계단 설치' 판단 구조가 이중 장벽으로 작용하면서, 수해 피해를 입은 노후 주택일수록 사업에서 밀려나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5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다세대 주택을 운영하는 한 건물주는 S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에 반지하 매입 신청을 준비하다 포기했다. 각종 증빙 서류를 갖췄지만 '옥외계단이 없으면 신청이 어렵다'는 기준에 막혔다. 실제로 본지가 입수한 '2026년도 SH 기존주택(반지하) 매입 공고'에는 매입 심의 가결 이후에도 “공용부를 통해 옥상에 진입할 수 없는 경우 별도 진입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해당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최종적으로 매입이 불가능하다. 유사한 기준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기존 공고에서도 확인된다. LH는 2025년도 매입 기준에서 “옥상 출입이 불가능한 주택(사다리를 통한 출입이나 특정 세대를 통과해야 하는 구조 포함)"을 매입 제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SH는 '별도 진입로 설치'를 요구하고, LH는 '옥상 접근 불가 구조'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두 기관 모두 사실상 외부 대피 동선 확보를 충족하지 못하면 매입이 어려운 구조를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건물주와 함께 신청을 준비한 중개업자는 “침수 위험이 크고 노후한 주택일수록 구조상 외부 계단을 설치하기 어렵다"며 “이 기준대로라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주택이 처음부터 배제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리하기 쉬운 집만 선별 매입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현장에서 크다"고 말했다. 실제 피해를 입고도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도 확인됐다.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 주택 소유주 A씨는 과거 지하 3개 세대가 모두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후 세입자들이 떠나면서 해당 주택은 5년 가까이 공실 상태로 방치돼 있다. 그러나 매입 신청 결과는 탈락이었다. 옥외계단 미설치가 주요 사유였다. A씨는 “수해 당시 지원금까지 받았지만 설치도 어려운 외부 계단을 이유로 매입을 거부당하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SH와 LH는 반지하 매입 시 '외부 대피가 가능한 독립된 옥외계단'을 핵심 요건으로 적용하고 있다. 재난 발생 시 특정 세대를 거치지 않고 옥상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SH는 “특정 세대를 통과하는 구조는 사생활 침해와 긴급 상황 대응 지연 우려가 있다"며 “세입자 주거권 보호를 위해 독립된 출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기준은 최근 강화됐다. SH는 “옥외계단 설치는 2026년 공고부터 필수 요건으로 적용됐으며, 이전에는 필수 조건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LH 역시 “옥상 출입이 불가능하거나 특정 세대를 통과해야 하는 구조는 재난 시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매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유사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SH는 공고상 명시된 기준 외에도 “입주자의 주거권과 편의를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매입심의위원회에서 부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현장에서는 사실상 추가적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지하 침수 가구 매입사업은 국토교통부 정책에 따라 LH와 SH가 수행하는 공공임대 공급 방식이다. 재해에 취약한 반지하 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 지하 주거를 축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 침수 피해 여부는 매입 우선순위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침수피해사실확인서' 등 공적 서류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동시에 매입 이후 공공이 임대·관리하는 주택이라는 점에서, 재난 상황에서도 입주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적 요건이 요구된다. 다만 구체적인 매입 기준의 설정과 적용은 SH·LH 등 사업자의 내부 지침에 따라 운영되는 구조다. 이 같은 기준 체계 속에서 현장에서는 제도와 현실 간 괴리가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집행 속도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2024년 2년간 최저주거기준 미달·재해우려 지하층 가구 가운데 공공·민간임대 주택으로 이주한 가구는 5606가구로, 전체 반지하 가구(약 24만5000가구)의 2.3%에 그쳤다. 이 중 SH와 LH가 매입해 공급하는 '매입임대'로 이주한 가구는 729가구로, 전체의 0.3% 수준에 불과했다. 침수 피해가 집중됐던 관악구의 경우 2023년 매입임대 이주 사례가 전무했고, 2024년에도 3건에 그쳐 정책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수치는 주거상향 정책 전반을 포함한 것으로, 매입임대는 이 중 일부에 해당한다. 옥외계단 기준 외에도 매입을 가로막는 장벽이 적지 않다. LH는 준공 20년 이내 주택을 우선 검토해 실제 침수에 취약한 노후 반지하가 심의에서 탈락하는 '역선별' 문제가 발생한다. SH는 다가구 구조 특성상 반지하만 분리 매입이 어려워 건물 전체를 사야 하는 부담이 크고, 집주인 동의가 없으면 사업이 무산된다. 감정평가액이 낮으면 매각도 이뤄지지 않는다. 여기에 낮은 국고보조금까지 겹치며 매입 확대에 제약이 따른다. 복수의 공인중개사들은 “SH와 LH가 매입하는 반지하 침수주택은 언덕에 위치하거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입주 편의와 거리가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매입 기준 전반에 대한 현장의 불만이 상당히 누적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매입임대 물량 부족과 까다로운 기준이 맞물리면서, 정작 취약계층이 양질의 주거로 이동하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상철 한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반지하 매입사업은 기준이 과도하게 엄격해 정작 취약계층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이 재정 부담과 책임을 고려해 안전성과 관리 효율성을 우선시하면서 기준이 보수적으로 설계되고, 이로 인해 정책 취지와 현장 사이 괴리가 발생한다"며 “실제 필요한 대상에게 지원이 닿도록 기준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비용 부담도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공업체 등에 따르면 노후 주택에 옥외계단을 신설하려면 최소 400만원에서, 구조 보강이나 장비 진입이 어려운 경우 최대 2000만원 이상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신림동과 같은 노후 주택 밀집 지역은 골목이 좁고 대지 여유가 부족해 계단 설치 자체가 쉽지 않다. 건폐율과 이격거리 제한 등으로 추가 구조물을 설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설치 자체는 가능하더라도 인허가 과정에서 제약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 실제로 가능한 주택은 제한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중개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집을 팔기 위해 수백만~수천만원을 먼저 들여야 하는 구조"라며 “결국 자금 여력이 있는 집주인만 참여 가능한 '선별 구조'인데다가 돈이 있고 수해 피해를 입었어도 구조상 설치를 못하면 끝나는 게임"이라고 지적한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한발 물러선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준 적용과 완화 여부는 사업자가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매입 구조가 '조건 충족형 선별 방식'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한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반지하 침수 주택 매입 정책에 대해 “현재 방식은 정책 설계 자체가 잘못돼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관악구·동작구처럼 상습 침수로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던 지역은 개별 주택 단위가 아니라 '면 단위'로 접근해야 할 문제인데, 지금처럼 일부 주택만 선별 매입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며 “정작 가장 시급하게 매입해야 할 지역과 주택이 우선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매입 기준이 실제 위험도나 피해 규모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정책 집행도 일관된 기준 없이 이뤄지면서 엇박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SH나 LH만의 책임이 아니라 정책을 설계한 국토부와 서울시까지 포함한 구조적 한계"라고 짚었다. 또 “상습 침수 지역에 대해서는 매입 외에도 공공주택지구 지정이나 도시정비 등 복합적인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며 “현재처럼 개별 가구 중심 접근으로는 반복되는 재난 위험을 줄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SH 측은 추가 입장 자료를 통해 “공사에서 매도 신청인에게 '옥외계단 미설치'를 사유로 탈락했다고 공식 통보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통계 인용 내용은 주택매입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주거상향 및 매입임대 공급 실적에 관한 것"이라며 “사업 성격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가구 주택의 경우 반지하만 분리해 매입하는 지분 매입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며, 이는 SH뿐 아니라 LH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매입 기준과 관련해서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매입을 거부하지는 않는다"며 “침수 이력, 기매입 주택과의 연접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실제로 고지대에 위치한 건물도 매입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전 공고까지 서울시가 요청한 상습 침수 지역 6개 구역을 우선 매입한 결과, 관악구의 매입 비율은 이미 다른 지역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김병헌의 체인지] 이재명 대통령, 규제의 덫을 깨고 구조를 겨냥하다

지난 9일 이재명 대통령이 1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한 규제 관련 발언은 단순한 정책 비판을 넘어, 한국 경제정책의 뿌리 깊은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특히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며 만든 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내쫓는다"는 지적은 직설적이면서도 본질을 꿰뚫는다. 규제의 취지는 선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렀다는 애기였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정책 실패의 대표적 전형이다.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제도를 작동시키는 구조에 있다는 생각이다. 비정규직 보호법의 '2년 제한'은 애초 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였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1년 11개월짜리 계약이 반복되는 기형적 관행을 낳았다. 고용 안정은 커녕 불안정만 키운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기간제 근로자는 480만 명을 넘어섰고, 제도 도입 당시보다 오히려 크게 늘었다. 보호를 위한 규제가 시장의 회피 전략을 자극한 대표적 사례다. 정책이 현실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역설은 노동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부동산 정책 역시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투기 억제를 위해 강화된 각종 규제는 시장을 잠재우기보다 풍선효과를 낳았다. 특정 지역을 묶으면 자본은 다른 곳으로 이동했고, 대출을 막으면 현금 부자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됐다. 한국은행과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규제가 집중된 시기에도 주택 가격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규제가 시장을 통제하기보다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기업 정책에서도 구조의 문제는 반복된다. 한때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됐던 중과세 제도는 과도한 부담으로 투자 위축을 초래했고, 결국 외환위기 이후 대부분 폐지됐다. 그러나 규제가 사라지자 이번에는 반대로 자본이 생산이 아닌 토지에 묶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2024년 기준 기업 보유 비업무용 토지가 여의도 면적의 수백 배에 달한다는 통계는, 규제의 유무가 아니라 설계와 운용 구조가 핵심임을 보여준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주목되는 이유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때문이다. 그는 규제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이념이 아니라 진영논리를 넘어선 실용"을 강조한다. 과거 여러 국가 지도자들이 위기 국면에서 선택했던 접근과 닮아 있다. 예컨대 독일의 노동개혁인 '하르츠 개혁'은 2000년대 초 실업률이 10%를 넘나들던 상황에서 도입돼, 구직활동 의무 강화와 유연 고용을 결합하면서도 직업훈련과 복지 지원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바꿨다. 그 결과 독일 연방노동청 통계에서 실업률은 이후 5% 안팎으로 안정됐다. 영국 역시 대처 정부 시절 국영기업 민영화와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경쟁을 촉진하되, 금융·서비스 산업으로의 구조 전환을 동시에 이끌었다.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산업과 고용 구조를 함께 재설계한 것이다. 정책의 성패는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작동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이해관계에 묶인 입법, 현장을 반영하지 못하는 행정, 그리고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자문 구조가 반복된다면 어떤 정책도 실패를 피하기 어렵다. 이 지점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과거에도 의미 있는 담론을 제시했지만,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는 약했다. 이제는 단순 자문을 넘어, 정책 설계와 실행을 잇는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방향 전환의 신호탄일 수 있다. 규제를 없애거나 강화하는 이분법을 넘어, 시장과 제도의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설계하겠다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속도다. 구조를 바꾸는 개혁은 늦어질수록 저항이 커지고 효과는 반감된다. 정책 실패는 더 이상 제도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 이미 수많은 사례가 보여주듯, 문제는 구조에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작동하는 해법이다. 국민경제자문회의가 그 나침반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대통령의 실용주의가 실제 변화로 이어질지, 그 시험대가 시작됐다. 결국 남은 것은 실행이다. 선언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정책이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로 이어질 때 비로소 신뢰는 회복된다. 지금은 방향보다 실행의 시간이다.

재개발 표류하던 관악 난곡…LH 소규모 정비 첫 공공단독시행

소규모주택정비사업지인 서울 관악구 난곡 A2구역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의해 개발된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지에서 LH가 공공 단독시행에 나서는 첫 사례다. 특히 조합을 설립하지 않고 LH가 사업 전 과정을 직접 맡아 추진하는만큼 신속한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LH는 관악 난곡 구역을 첫 모델로 삼고 공공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12일 도시정비사업 업계에 따르면 LH는 관악 난곡 지역에 가로주택정비사업 공공시행자로서 750가구 규모 주택을 공급한다. 관악 난곡 A2 구역은 관악구 신림동 687-2번지 일원에 위치해 있고, 면적은 2만9306㎡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에 해당한다. 난곡구역은 30% 이상 주민 동의서를 얻어 모아타운 대상지 심사를 받았다. 서울시는 종로구 구기동·관악구 난곡동·동작구 노량진동·서대문구 홍제동을 모아타운 대상지로 선정한 바 있다. 시는 지역 사업 여건을 고려해 조합 설립 추진 절차를 지원한다. 용역비·세대수·공공커뮤니티 규모 등을 정하는 도시 관리계획을 수립한 뒤 조합을 설립할지 공공 시행 방식으로 갈지를 선택한다. 난곡구역 주민들은 조합을 설립하는 대신 LH가 공공시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관리계획 수립과정에서 난곡구역은 LH 지원 대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처음엔 공공 참여형으로 컨설팅 등의 지원을 받았지만, LH와 지역 주민들 간 합의로 LH가 직접 공공시행자로 나서기로 했다. LH가 공공시행자로 나서는 것은 조합을 설립하지 않는 대신 LH에 신탁을 맡기는 것과 같다. LH에 공공책임시행을 맡기게 되면 난곡구역 주민들은 LH에 수수료를 낸다. 주민들의 의견은 주민대표위원회를 통해 받는다. 난곡구역에 진행되는 공공 단독시행방식은 LH가 기존에 진행하던 '공공개발'과는 차이가 있다. 공공개발은 LH가 토지수용부터 계획과 아파트 공급까지 전 과정을 맡아 진행하는 것이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 공공 단독시행방식은 땅 소유권은 주민들에게 있고 사업권만 LH에 넘기는 것이다. LH는 주택공급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의 기조에 따라 가시적인 주택공급 실적을 내기를 원한다. 또 단순히 임대주택 관리자나 토지 판매자가 아니라 공공의 신뢰를 바탕으로 디벨로퍼로서 시장에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민간 정비사업의 발주처가 돼 시공사 선정권을 갖겠다는 것이다. LH가 난곡에 공공시행사를 제안한 이유는 주민들 성향이 반대나 갈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LH의 역할에 대해 주민의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공공개발을 하려면 통상 4년 가량 소요되는데 난곡구역의 경우 이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해당사업지에 위치한 한 부동산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난곡은 서울 시내 중에서도 외곽지역이라 분양가를 높이 쓸 수 없어 사업성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주민 입장에서는 시행사의 자금문제나 조합 내 내부갈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기를 원치 않았다. 결국 주택공급 성과를 내야 하는 LH의 입장과 신속한 입주를 원하는 주민 간 이해관계가 맞아 LH가 공공시행자로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난곡구역은 지형·사업성 문제로 2011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지 3년 만에 지정 해제된 바 있다. 당초 인근 신림 7구역에서 난곡구역을 포함해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단독주택이 적고 공동주택이 많은 탓에 사업성을 이유로 재개발구역에선 배제된 것이다. 이후 난곡구역만 따로 대규모 재개발이 아닌 소규모(1만㎡ 미만)주택정비사업으로 변경해 사업을 진행했다. 국토부는 조합 방식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비사업에 전문성을 더해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고자 LH 등 공공참여 시 사업면적을 확대(1만㎡→최대 4만㎡)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했다. 제도개선안엔 기금융자를 저리(조합 2.2%, 공공참여 1.9%)로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난곡구역은 모아타운 관리계획을 통해 종상향이 적용된 사업지로 약 264% 용적률을 확보했다. 일반 사업지 공공기여(임대주택 등)는 약 50%지만 서울시는 지가가 낮거나 과밀해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의 정비사업을 돕기 위해 사업성 보정계수 제도를 도입했다. 보정계수를 곱해 허용 용적률을 높여주는 것이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으면 그 늘어난 분량의 약 50%를 공공기여로 내놓아야 하지만 난곡의 경우 LH 공공기관 지원 대상지 선정 등으로 공공기여분이 20%로 감소했기 때문에 사업성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주민들은 LH 지원을 통해 사업성을 제고하고, LH는 제도 개선을 통해 공공 디벨로퍼로서 첫삽을 들었다. 난곡구역을 시작으로 향후 소규모주거정비사업의 공공시행 방식이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4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 15개월 만에 최저치…당분간 먹구름 이어질 듯

대출 규제 강화·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부담 등으로 수분양자들의 입주가 당분간 지연될 전망이다. 11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비 4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25.1포인트(p) 하락했고, 3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0.6%로 소폭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주택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산출한다.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좋음' 응답비중과 '나쁨' 응답비중의 차이에 100을 더해 산정한다. 좋고 나쁨의 판단이 같은 경우에는 지수가 100이 된다. 4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69.3으로 25.1p(3월 94.4→4월 69.3)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20.8p(97.5→76.7), 광역시 26.8p(100.0→73.2), 도 지역 25.4p(89.1→63.7) 모두 20p 이상 크게 하락했다. 전국 입주전망지수가 70 미만으로 하락한 것은 작년 1월 전망 이후 15개월 만이다. 작년 1월엔 탄핵정국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돼 입주전망이 급격히 하락한 바 있다. 연구원은 이번 입주전망의 급격한 하락을 정책·대외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 수분양자들의 자금조달 상황은 좋지 않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부담과 신축 아파트 중도금·잔금 대출 규제 강화, 거래 위축이 지속됐다. 다음 달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도 입주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과 경기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서울은 6.5p(100.0→93.5) 감소해 소폭 하락했지만, 인천 32.5p(92.5→60.0)·경기 23.4p(100.0→76.6)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타 지역과 달리 서울은 15억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이 나타나 신축 아파트 입주 전망이 소폭 하락에 그친 것으로 풀이된다. 모든 광역시에서도 하락세가 관찰됐다. 울산·대전·부산·세종은 30p 이상 하락했고, 광주·대구는 10p 대 하락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울산 36.6p(105.8→69.2)·대전 33.4p(100.0→66.6)·부산 30.0p(105.0→75.0)·세종 37.3p(114.2→76.9)로 하락했다. 광주 11.9p(83.3→71.4)·대구 11.6p(91.6→80.0)로 소폭 하락했다. 도 지역 역시 충북 40.9p(90.9→50.0), 충남 29.7p(93.3→63.6), 제주29.4p(89.4→60.0), 경남27.1p(93.7→66.6), 전남 26.2p(83.3→57.1), 강원 23.3p(83.3→60.0), 경북 20.6p(93.3→72.7), 전북 5.7p(85.7→80.0) 순으로 모든 지역에서 입주전망이 크게 악화됐다. 연구원은 비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하락이 나타난 이유를 다주택자 규제의 여파로 설명했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지방 주택 처분 압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돼 지방시장 위축 전망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1일 정부가 '2026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연장이 제한될 경우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보증 등 정책대출도 축소돼 주택시장이 전국적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전망지수는 공급, 가격, 금융조달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2020년·2021년에는 높은 유동성과 함께 공급량도 늘고, 가격도 빠르게 늘었다. 당시 지수가 100에 도달하며 정착하나 싶었지만 가격이 정체됐다. 가격이 정체된 상황에서 공급이 많다 보니 2022년까지는 지수가 40 밑으로 떨어지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2023년 이후 공급이 급감해서 지수가 오름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이후 금융조달·세제강화 등으로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평균 70선에서 지수가 정체돼있다. 2월 대비 3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0.6%로 전월 대비 1.4%p 소폭 하락했다. 수도권에서는 매물감소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해 서울이 5.8%p(85.2%→91.0%) 상승했다. 반면 인천·경기권은 3.7%p(81.0%→77.3%) 하락했다. 비수도권에서는 강원권 10.0%p(30.0%→40.0%), 대구·부산·경상권 1.5%p(56.6%→58.1%) 상승했다. 대전·충청권 5.9%p(63.4%→57.5%), 광주·전라권 4.5%p(57.6%→53.1%), 제주권 1.6%p(67.2%→65.6%)로 하락세를 보였다. 미입주 사유는 잔금대출 미확보(32.1%), 기존주택 매각지연(32.1%), 세입자 미확보(17.0%), 분양권 매도 지연(3.8%) 순으로 나타났다. 노희순 연구위원은 “과거와 달리 아파트 가격이 너무 높아진 상황"이라며 “금융비용·거래비용 등이 높아지는 상황이므로 당분간은 입주전망지수가 좋지 않을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은행권의 대출을 규제하는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수분양자는 제2금융권 등을 통해 자금조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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