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출·세금 ‘모두 꽁꽁’…전세가 상승, 매매가 상승 ‘뇌관’ 될까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될수록 전세가격 상승폭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 이후로 전세가격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에도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선 국지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8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다주택자 규제 강화 정책에 따른 전세 시장 영향을 분석해 전세가격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다주택자 규제정책을 연달아 발표하고, 대출·거래·세제 등을 단계적으로 강화해왔다. 연구원은 이를 정책 방향을 일관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발표된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인 6·27 대책을 시작으로 다주택자 대상 대출 규제가 본격화 됐다. 금융 규제인 6·27 대책으로 다주택자가 주택을 추가 매입하는 경우 주택담보대출 LTV 0%가 적용되면서 대출이 제한됐다. 거래 규제인 10·15 대책은 실거주 목적이 아닌 경우 아파트 매입을 어렵게 만들었다.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개편 논의가 나오면서 세제 측면의 규제 역시 점차 강화되는 모습이다.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전세 매물 공급이 감소하면서 전세가격은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 조사를 기준으로 다주택자 규제 발표일인 2월 12일을 전후로 전세가격은 전국 0.09%, 수도권 0.12%, 서울 0.14% 수준의 주간 평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년 대비 올해 전세가격 상승폭은 크게 확대됐다. 누적으로 보면 1월 말 대비 4월 말까지 누적 상승률은 전국 1.12%, 수도권 1.59%, 서울 1.81%이다. 작년 동기간과 비교하면 전국은 1.09%p, 수도권은 1.37%p, 서울은 1.38%p 상승했다. 고하희 부연구위원은 “다주택자가 임대차 시장에서 전·월세 매물을 공급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 강화로 매물 공급이 위축될 경우 임대차 시장 내 수급불균형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 심리가 일부 위축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월에 124였다가 2월에 108로 크게 하락했다. 이후 3월에 96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발표된 2월 12일을 기점으로 주택 가격 전망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폐지 이후로는 매물 잠김 현상이 예상된다. 권대중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로는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주택시장은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당분간 소강상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5월 말부터 7월까지 주택시장은 비수기이기 때문에 현재 높은 가격으로 보합세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교외 지역은 여전히 강세일 것으로 전망했다. 권 교수는 “수요보다 공급이 워낙 부족하기 때문에 가을쯤 가면 외곽 만이 아니라 전 지역이 모두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8월 말 9월 이사철이 다가오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전세시장 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봤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해 2만6512건에서 올해 1만6240건으로 38.8% 감소했다.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서울 강북권 등 특정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전세 매물 부족으로 일부 매수 전환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나 매매가를 밀어올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설명한다.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서면 매매가격을 자극한다는 것이 통설인데,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4월 기준 50.09%로 낮다는 것이다. 다만 강북권과 경기도, 인천은 전세가격 비율이 높은 수준이다. 중랑구나 금천구는 이미 60%를 웃돌고 있으며 경기(66.7%)나 인천(68.5%) 등 수도권도 높은 수준이다. 박 위원은 “전체적으로는 아닐지라도 국지적으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다주택자 양도세 유예 종료 D-1…서울 집값 다시 ‘요동’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유예 종료 전 마지막 거래를 노린 '막차 매수' 수요가 몰리는 동시에, 시장에서는 “팔릴 만한 급매는 이미 대부분 소진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투기 수요 억제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토지거래허가 신청 편의를 위해 9일 토요일 서울 25개 구청 민원실을 열기로 했다. 8일 부동산업계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2022년 5월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는 오는 9일 종료된다. 이에 따라 10일부터는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 매각 시 중과세가 다시 적용된다. 현행 제도상 기본 양도세율은 6~45%다. 여기에 조정대상지역 기준으로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의 중과세율이 추가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최대 82.5% 수준까지 치솟는다. 시장에서는 유예 종료 전 마지막 거래를 서두르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최근 전세 문의보다 매수 문의가 더 빠르게 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실수요자들의 이른바 '막차 매수' 심리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금 사지 않으면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서울 외곽 지역까지 매수세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시장에 나올 만한 핵심 급매물은 이미 상당 부분 정리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다주택자 일부는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2018건으로, 2022년 12월 이후 약 3년4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도 입지가 좋거나 장기적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매물은 끝까지 매도를 망설이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양도세 부담 때문에 원하는 가격에 처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일부 집주인들은 최근 자녀 증여나 가족 간 이전 방식으로 방향을 돌리는 상담이 실제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지역별 양극화도 뚜렷하다.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만160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했다. 다만 강남권 거래는 약 50% 줄어든 반면 비강남권 거래는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흐름도 엇갈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1주차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전주 대비 0.01%포인트 오른 0.15%를 기록했다. 특히 송파구는 0.17%로 3주 연속 상승했고, 서초구 역시 상승폭을 확대했다. 용산구는 0.07%를 기록하며 4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반면 강남구는 압구정·개포 재건축 단지 중심의 관망세 영향으로 -0.04%를 기록해 낙폭이 다소 커졌다. 실거래가도 다시 오르는 분위기다. 용산구 이촌동 이촌코오롱 전용 84㎡는 지난달 28억5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거래가를 크게 웃돌았다. 신계동 용산e편한세상 전용 84㎡ 역시 지난해 말 대비 4억원 이상 오른 2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강서구 역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우장산아이파크e편한세상 전용 84㎡는 최근 15억원대 거래가 이어지며 지난해 말보다 약 2억원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전세 공급 감소와 급매 소진이 최근 가격 반등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이후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전세 물량이 줄었고, 양도세 유예 종료 전 출회됐던 급매까지 상당수 소화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러나 시장 과열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경제·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과거의 과열 국면에서 벗어나 실거주 중심 시장으로 재편되는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구 부총리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등을 통해 투기성 매수를 차단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유예 종료일인 9일 토요일에도 서울 25개 구청과 경기 일부 지자체 민원실을 열어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접수받기로 했다. 이날까지 허가 신청만 완료하면 지역별로 오는 9월 또는 11월까지 잔금 및 등기 이전을 마쳐도 중과 유예 혜택을 인정받을 수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鄭“30분 통근도시” vs 吳“31만호 공급”…서울시장 선거, 교통·부동산 전면전

서울시장 선거전이 본격적인 정책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나란히 핵심 공약을 발표하며 서울 민심의 최대 현안인 '교통'과 '부동산'을 정조준했다. 8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정 후보는 강북과 강남을 촘촘히 연결하는 '30분 통근도시'를 앞세워 수도권 이동 혁신과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반면 오 후보는 재건축·재개발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해 2031년까지 31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출퇴근 시간 단축과 집값·전세난 해소라는 생활밀착형 이슈를 두고 양측이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정 후보는 전날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중단 없는 철도망, 차별 없는 지역 발전, 경계 없는 광역교통, 메가도시 서울'을 내걸고 교통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도시가 사람의 몸이라면 교통망은 혈관"이라며 “지금 서울의 교통은 막혀 있거나 끊겨 있거나 불균형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강남 3구 철도역사가 85개인 반면 강북 3구는 36개에 불과하다"며 강남권 중심 교통 구조가 서울의 균형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의 핵심 구상은 서울 전역을 바둑판처럼 연결하는 '격자(#)형 철도망'이다. 기존 방사형 철도망 체계에서 벗어나 강북과 강남, 동북권과 서남권을 직접 잇는 입체적 교통망을 구축해 서울 어디서든 30분 안에 이동 가능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강북구 4·19민주묘지에서 성수·청담을 거쳐 송파구 종합운동장까지 연결하는 '동부선'을 신설한다. 정 후보는 동부선이 단순한 신규 노선이 아니라 동북권 6만4000세대의 교통 수요를 감당하고, 서울 동부권의 단절된 남북축을 연결하는 핵심 철도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강북권의 도심 접근성을 높이고 강북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또 서부선과 동부선을 남북축으로, 강북횡단선과 GTX-D를 동서축으로 연결해 서울 전체를 격자형 철도망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장기간 표류 중인 서부선은 공사비 현실화와 상사중재 제도를 활용해 조기 착공을 유도하고, 강북횡단선은 정부 평가 기준에 지역균형발전 지표를 반영해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위례신사선·목동선·난곡선 등 지역 숙원 철도사업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광역교통 개선책도 함께 제시했다. 정 후보는 양재 '만남의광장'에 광역환승센터를 설치해 강남역으로 집중되는 광역버스 혼잡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석수역과 하남드림휴게소 등 수도권 외곽 거점에도 환승센터를 확대해 광역버스를 도심 진입 이전 단계에서 분산시키고, 지하철과 바로 연결되는 환승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간선도로망이 부족한 서북권에는 남북축 광역 도시고속도로망을 확충한다. 은평~종로를 연결하는 '은평새길' 사업과 연계해 서북권 교통 흐름을 개선하고, 광역교통량은 빠르게 통과시키되 지역도로는 시민 생활도로로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교통비 부담 완화 정책도 포함됐다. 정 후보는 기존 기후동행카드의 혜택은 유지하면서 이용 권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K-모두의 기후동행카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K-패스와의 통합을 통해 많이 이용할수록 혜택이 커지는 전국 단위 대중교통 환급 체계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정 후보는 “철도와 도로가 구석구석 연결되면 지역이 살아난다"며 “시민의 이동 부담을 줄이고 서울의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오 후보는 서울 집값과 전·월세 불안의 원인을 '공급 부족'으로 규정하며 대규모 주택 공급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오 후보는 7일 영등포구 대림1구역 재개발 현장과 광진구 자양동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 현장을 잇달아 찾아 현장 여론전에 나섰다. 오 후보는 “집이 있는 사람은 있는 사람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사람대로 모두 부동산 지옥에 빠졌다"며 현 정부의 규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최근 서울 전세시장 상황을 거론하며 “성동구의 6000가구 규모 대단지조차 평형별 전세 매물이 한두 개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실거주 의무와 대출 규제, 세금 강화로 전세 물량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만히 집만 갖고 있어도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팔려고 하면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서 시장 자체가 얼어붙고 있다"며 “결국 청년과 신혼부부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 주택 공약의 핵심은 재건축·재개발 과정의 행정 병목을 줄여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기존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이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사업 인가 절차 자체를 병행 처리하는 '쾌속통합 트랙'을 도입해 착공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재건축·재개발 초기 단계인 추진위원회 구성을 생략하고,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동시에 처리하도록 해 인허가 절차를 압축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정비사업은 추진위 구성,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순으로 진행되며 수년이 걸리는데, 이를 병행 처리 체계로 바꿔 사업 기간을 줄이겠다는 설명이다. 오 후보는 “속도가 곧 공급"이라며 “정비사업의 시간을 줄이는 것이 시민 주거 불안을 줄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이를 기반으로 2031년까지 총 31만호 착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3년 내 착공 가능한 85개 구역, 약 8만5000호 규모 사업지를 '핵심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한다. 또 AI 기반 '신통AI기획'을 도입해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11개 위원회와 27개 교차 검증 절차를 자동화하고, 반복 보완·반려를 줄여 인허가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토지 현황과 적용 가능한 개발 방식을 안내하는 통합 상담 플랫폼 '신통120'도 구축한다. 현장에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주민 목소리도 이어졌다. 광진구 자양4동 재개발 추진위 측은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으로 사업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규제가 아닌 지원 중심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양1동 모아타운 추진위 측도 “재건축·재개발은 투기가 아니라 생존 문제"라며 “정비사업이 중단되면 노후 주거지 주민들의 삶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오 후보는 민간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SH공사가 직접 참여하는 '공공신속통합' 모델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성이 낮거나 주민 갈등으로 정체된 구역에 공공이 개입해 추진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오 후보 측은 이를 통해 구축·빌라 거주자가 신규 아파트로 이동하고, 기존 주택 시장에도 매물이 다시 공급되는 '주택 공급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강북 개발 공약도 포함됐다. 오 후보는 통일로·동일로·도봉로 등 폭 35m 이상 주요 간선도로변을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강북·서남권 11개 자치구는 공공기여 비율을 완화하고, 환승역 반경 500m 이내 지역에는 최대 용적률 1300%까지 허용하는 도심복합개발 특례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뎠던 강북권의 사업성을 높여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사실상 '교통 혁신'과 '주택 공급'의 대결 구도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정 후보가 수도권 이동 효율과 강북 균형발전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오 후보는 공급 확대와 정비사업 속도를 무기로 부동산 민심 공략에 나섰다. 결국 승부는 두 후보의 공약이 얼마나 현실성 있게 실행될 수 있는지,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달릴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5·9 유예 종료 앞두고 전월세 ‘실종’…아파텔도 ‘대기번호 5명’

오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 가뭄이 심화되고 있다. 시장에선 '팔 사람들은 다 팔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올해 8년 만기가 도래하는 주택 임대 사업자들까지 실거주 전환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어 임대 공급 부족은 계속될 전망이다. 아파트에서 밀려난 임차수요는 오피스텔(아파텔)로도 전이되는 모양새다. 7일 에너지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올라온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3달 전 5만9706건에서 이날 7만133건으로 1만427건(17.4%)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세 물건은 2만1377건에서 1만5626건으로 27.0%, 월세는 1만9708건에서 1만4631건으로 25.8% 급감했다. 이 같은 전월세 매물 감소는 지난 2월 12일 정부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재연장 없이 예정대로 폐지한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 가속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남은 유예 기간 안에 매물을 내놓거나 실거주로 전환하는 다주택자가 늘면서 전월세 공급이 줄어든 것이다. 현장 중개업소에선 '팔 사람들은 다 팔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 성동구 도선동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나올만한 매물은 모두 나왔다"며 “이제는 세금 내면서 버티겠다는 사람들만 남았다"고 말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폐지 발표 이후 처분할 생각이 있는 다주택 보유자들은 3, 4개월 전부터 미리 매물을 올려두고 가격 줄다리기를 해왔다는 설명이다. 뒤늦게 마음을 바꿔 임차인을 내보내고 실입주하려는 사례도 있었다. 공인중개사는 “드물기는 하지만 임차인 계약 갱신 예정이었으나 집주인이 마음을 바꿔 실거주 이후 팔 생각으로 한 달 전에 임차인께 나가달라고 한 경우도 있었다"며 “3개월 전에 말했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쳐 위로금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월세 매물 부족은 가격 오름세로 이어졌다. 행당동 인근 공인중개사는 “전세 매물도 없고 월세 매물은 더 없다"며 “25평에 전세만 10억씩 부르는데 과해도 사람들이 줄을 서니 조금씩 높게 부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의 250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의 전세 물건은 두 달 동안 1건에 불과했다. 한국부동산원 4월 넷째주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0.2%로 소폭 상승했다. 성동구(0.25%)는 하왕십리·응봉동 대단지 위주로, 송파구(0.51%)는 잠실·가락동 대단지 위주로, 서초구(0.19%)는 서초·반포동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차 문의는 증가함에 따라 역세권·대단지 등 선호 단지 위주로 상승 계약이 체결돼 서울 전체가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8.9로 2021년 6월 넷째주(110.6)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월세 공급 위축은 하반기에 더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7년 8·2 대책 이후에 주택 임대 사업자로 등록한 사람들의 8년 의무 임대 기간이 올해 만료되기 때문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에선 등록 임대주택 제도를 장려하며 임대 사업자에게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약속했다. 이후 집값 폭등으로 아파트 등록 임대는 아예 금지됐지만 이미 등록한 사업자 혜택은 유지됐다. 주택 임대 사업자 등록이 말소됐거나 말소를 앞둔 사람들은 실입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올해 12월 주택 임대 사업자 말소를 앞두고 있다는 A씨는 “세입자가 갱신권 쓸 것 같아서 입주하려 한다"며 “실입주 안하면 상황이 복잡해질 것 같아 팔기 위해 입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에 주택 임대 사업자가 말소된 B씨는 “말소 두 달 전에 재계약해서 그 후 2년 뒤 실입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전월세 가뭄에 오피스텔(아파텔)까지 월세 상승세가 이어졌다. 용산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작년 말에 월세 200만원으로 연장한 아파텔이 지금은 260만원을 넘어섰고, 월세 160만원에 계약한 물건도 200만원으로 올랐다"며 “요즘은 월세 손님이 5명씩 대기 중이라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값 흐름도 기존과 동일하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여지가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서울 외곽을 포함한 주요 지역에서 매입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는 매입이 유리할 것이고 적어도 집값이 쉽게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오세훈 “집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지옥” 서울시장 선거 부동산 전면전

2026년 서울시장 선거가 본격적인 부동산 전쟁 국면으로 들어섰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동산 지옥'으로 규정하며 대규모 공급 확대와 규제 정상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오 후보는 6일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 출정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시민 모두가 고통받는 부동산 지옥의 악순환을 반드시 끊어내겠다"며 2031년까지 공공주택 13만호를 공급하는 내용의 '주거이동 안전망 확충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동시에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주거 정책 끝장토론을 하자"며 정면 승부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핵심은 명확했다. 현 정부의 대출·세금·토지거래 규제가 시장 기능을 훼손했고, 결국 전세난과 월세 폭등, 공급 위축이라는 복합 위기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이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폭정"이라고 규정하며 공급 확대와 재건축·재개발 정상화만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집이 있는 시민도 어렵고 집이 없는 시민도 어렵다"며 “전세는 씨가 말랐고 월세는 폭등하고 있다. 현금이 없으면 집을 살 수 없는 사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DSR·LTV 강화라는 이중 철벽 대출 규제가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꿈을 짓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다주택자 규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오 후보는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다주택자를 죄악시한 결과 전세 시장이 무너졌다"며 “세입자가 집주인 앞에서 면접을 보는 기막힌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움직임까지 나오면서 평생 한 채 집 마련한 시민들이 하루아침에 투기꾼 취급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공약의 핵심은 '13만호 공급'이다. 오 후보는 공공임대주택 12만3000호, 공공분양주택 6500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공분양에는 새로운 모델인 '바로내집'을 도입한다. 토지는 공공이 보유해 분양가를 낮추고, 분양가의 20%만 선납한 뒤 장기간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다. 청년과 신혼부부가 초기 현금이 부족해도 자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장기전세주택도 현재 3만7000호 수준에서 2031년까지 10만6000호로 확대한다. 오 후보는 “전세사기 걱정 없는 공공주택 선택지를 대폭 늘리겠다"며 “서울 어디서 살든 집 걱정 없이 아이 키우고 일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주택기금 주권 회복' 구상이었다. 오 후보는 “서울 시민이 납입한 주택도시기금이 약 25조원인데 실제 서울에 투입되는 금액은 10조원 수준"이라며 “잠자고 있는 15조원의 일부라도 서울 시민 주거 안정에 쓰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5조원 규모 주택기금을 조성 중이며, 향후 10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정원오 후보의 '착착개발' 공약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정 후보는 구청 권한 확대와 절차 단축을 통해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 후보는 “내용을 들여다보면 매우 공허하다"며 “절차를 모르거나 알면서도 시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오 후보는 재건축·재개발 절차를 조목조목 설명하며 반박에 나섰다. 그는 “실시계획 인가는 큰 틀의 밑그림이고 관리처분 인가는 세대 수와 분담금을 정하는 세부 설계"라며 “밑그림도 안 나온 상태에서 세부 설계를 어떻게 동시에 진행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주와 철거, 신축에는 물리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있다"며 “어디에서 시간을 줄이겠다는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자신의 대표 정책인 '신속통합기획'도 방어했다. 그는 “신통기획은 법을 바꿔 시간을 줄인 것이 아니라 각 절차를 겹치게 운영해 최대한 속도를 낸 것"이라며 “구역 지정과 조합 설립에 걸리던 시간을 서울시 공무원들이 직접 지원하면서 5년에서 2년6개월 수준으로 단축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민주당의 빌라 공급 기조를 겨냥한 공세도 이어졌다. 윤희숙 공동선대위원장은 “서울 시민 다수는 신축 아파트를 원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빌라 공급을 대안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갈라치기 정치로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세사기 피해가 빌라 시장 붕괴로 이어졌는데 이에 대한 반성과 사과도 없이 다시 빌라 공급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수민 공동선대위원장도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보유세·양도세 강화, 장특공 폐지 움직임까지 겹치며 서울은 '여덟 개의 부동산 지옥'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원오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을 따라가기만 할 것이 아니라 서울시장 후보로서 시민 재산을 지키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공동선대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미 실패했다"며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공급 수단인 정비사업은 막아놓고 공급 확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버팀목·디딤돌 대출까지 줄이면서 집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모두 죄인이 되는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자토론을 둘러싼 신경전도 격화되고 있다. 정 후보 측이 “원래 다자토론 방식이었다"며 양자토론 요구에 선을 긋자 오 후보는 “모든 주제를 다 하지 않아도 좋다"며 “주택 정책만이라도 생방송 맞장토론, 끝장토론을 하자"고 재차 압박했다. 특히 정 후보가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는 시장이 시민에게 이익"이라고 말한 데 대해 “대통령의 푸들이 되어서는 잘못된 길을 막을 수 없다"고 받아쳤다. 이번 기자회견은 단순한 공약 발표를 넘어 서울시장 선거를 사실상 '이재명 정부 부동산 심판론' 구도로 끌고 가겠다는 선언에 가까웠다. 오 후보는 '규제 완화·공급 확대·재건축 정상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실무형 행정가 이미지를 강조했고, 민주당은 공공성·규제·생활형 공급을 앞세우며 맞서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한편, 기자회견 직후 오 후보는 곧바로 성동구 행당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로 이동했다.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 첫 현장 일정이었다. 캠프가 선택한 장소는 6000여 세대 규모 대단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확인된 것은 “거래 절벽"보다 더 심각한 '매물 절벽'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는 “3400세대 규모 단지인데 25평 전세 매물이 딱 1개뿐"이라며 “30평대와 40평대도 한두 개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대단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25평 전세는 아예 없고 30평대도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오 후보는 “지난 연말부터 이미 이런 현상이 통계로 잡히기 시작했다"며 “여기가 서울 전세난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결혼과 출산을 앞둔 시민들의 불안도 쏟아졌다. 성동구에서 20년 가까이 살았다는 한 예비 신혼부부는 “결혼 준비보다 부동산 앱을 더 많이 보고 있다"며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로 가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은 “잠실 전세가가 3년 만에 50% 올라 30평대로 옮기려 해도 집을 보지 않고 계약금을 걸어야 하나 고민할 정도"라고 말했다. 윤희숙 공동선대위원장은 “집을 안 보고 계약금을 거는 건 정상적인 시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35년째 성수동에 거주 중이라는 배달노동자의 사연도 이어졌다. 그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현재는 월세 30만원짜리 고시원에서 지내고 있다"며 “삶의 터전이 성동구인데 현실적으로 버티기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전세와 월세 물량 자체가 줄어든다는 건 집을 내놓으면 바로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는 의미"라며 “결국 세입자 부담이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계에서는 최근 시장 왜곡의 원인으로 강한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지목했다. 현장 공인중개사는 “작년 10월 이후 물량이 급격히 줄었고 토허제 이후 갭투자 전세 물량이 사실상 막혔다"며 “매물이 잠기면서 시장 전체 공급 부족이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시장의 흐름을 중간에서 인위적으로 막으면 결국 왜곡이 생긴다"며 “선거용 미봉책이 아니라 시장 원리를 존중하는 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현장 일정을 마친 뒤 “집을 사도 고민, 팔아도 고민, 전세를 구해도 고민, 월세를 구해도 고민인 상황"이라며 “정책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예측 가능성인데 지금 시장은 1년 만에 모든 기준이 뒤집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시민들이 다시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공급과 시장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고려아연 판정승” 고법, 영풍-MBK 경영협력계약 문서제출명령 ‘정당’

서울고등법원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제기한 영풍-MBK 경영협력계약 문서제출명령 결정 불복에 대한 항고를 기각했다. 고법이 사실상 고려아연 측 손을 들어준 것으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놓고 영풍-MBK 연합의 입지가 크게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영풍, 장형진 고문 3자 간 체결한 경영협력계약과 후속 계약서 일체를 제출하라는 재판부의 문서제출명령에 불복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제기한 즉시항고를 최근 기각했다. 영풍-MBK 경영협력계약 문건은 케이젯정밀(KZ정밀)이 장 고문과 영풍 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9300억 원대 주주대표소송에서 피고들의 배임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중대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또 MBK에 영풍이 소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으면서 영풍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의혹 규명도 이번 판결로 한층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KZ정밀 관계자는 “서울고법 제25-2민사부가 지난 4월 28일 장형진 영풍 고문이 서울중앙지법의 경영협력계약 문서제출명령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즉시항고를 기각했다"며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가 KZ정밀이 장 고문을 상대로 신청한 문서제출명령을 인용한데 이어, 이번 항고심 재판부 결정으로 1심 결정의 정당성이 재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을 통해 “영풍과 그 특수관계인이 경영협력계약에 따라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대해 각종 의무를 부담함에 따라 영풍에 손해가 생기는지 여부 및 손해의 구체적인 정도와 범위 등은 본안소송에서 충실한 증거조사에 기초한 면밀한 심리를 통해 판단될 문제"라며 “이를 위해서라도 계약서를 증거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본 1심 법원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공개매수신고서 등을 통해 공시된 내용은 계약서의 주요사항을 요약한 것으로, 영풍과 피고 장형진이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부여한 콜옵션의 구체적인 행사조건과 행사 방법 등이 그것만으로 모두 밝혀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계약서 중 아직 공시되지 않은 부분의 내용에 따라 영풍의 손해액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정의했다. 이어 고법은 “계약서의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는 차별적인 행위가 될 소지가 있다"며 경영협력계약 문서 제출 요청이 주주로서 정당한 감시권한 행사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 같은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따라 장형진 고문은 2024년 9월 12일 영풍, 장 고문, 한국기업투자홀딩스 간에 체결한 '경영협력에 관한 기본계약'과 후속 계약서 일체를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해당 계약은 영풍과 MBK 측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면서 체결됐다. 공시 분석 결과 경영협력계약에는 영풍과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을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동의 아래 행사하며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추천한 이사가 영풍이 추천한 이사보다 1인 더 많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 올라와 있다. 특히 계약에 의거하면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영풍 측 주식에 대해 콜옵션, 우선매수권, 공동매각(드래그얼롱)요구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KZ정밀 관계자는 “1심에 이어 항고심 재판부도 영풍-MBK 경영협력계약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정했다"며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이 어떠한 조건과 방식으로 MBK 측에 이전될 수 있도록 설계됐는지, 이러한 과정에서 법인 영풍과 일반 주주의 이익이 훼손됐는지 여부를 주주대표소송에서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올해 부동산 전망, 전문가 “상승” vs 중개사 “하락”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에 대해 부동산 시장 전문가와 공인중개사의 전망이 엇갈렸다. 5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6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 전망과 관련해 3월31일~4월3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시장 전문가(130명)의 56%는 상승을, KB 협력 공인중개사(506명)의 54%는 하락을 전망했다. 앞서 1월14일~2월6일 1차 조사에서 시장 전문가(142명)의 81%, 공인중개사(512명)의 76%가 모두 상승으로 의견이 기울었던 것과 달리 2차에서는 하락을 전망하는 공인중개사의 응답 비율이 확대됐다.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에 대해서는 상승할 것이라는 동일한 전망을 내놓았지만 수치는 떨어졌다. 각각 1,2차에서 시장 전문가는 93%에서 72%, 공인중개사는 84%에서 66%로 줄었다. 예상 가격 변동폭은 시장전문가 0~1%, 공인중개사 0~-1%로 크지 않았다. 매매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시장 전문가와 공인중개사가 동일하게 주택 공급 부족과 공사비 증가를 꼽았다. 하락 요인은 대출 규제로 인한 자금 조달 어려움에 가장 많이 응답했다.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 최대 이슈로 시장 전문가의 27%, 공인중개사의 33%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주목했다. 이외에도 시장 전문가는 공시가격 현실화와 비거주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또는 폐지, 공인중개사는 보유세율 인상을 변수로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KB 경영연구소는 “올해는 부동산 시장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해"라며 “정부 정책이 어느 해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5년 나타난 서울과 수도권, 그 외 지역과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지는 '초양극화' 현상이 정부의 대책 등으로 올해 들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공급 물량 감소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지만 정부 정책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해 주택가격 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소는 올해 주택시장 7대 이슈를 선정했다. △주택시장 양극화 완화 가능성 △서울 아파트 매매 수요의 변화 방향 △빠르게 진행되는 월세화와 임대차시장의 구조적 변화 △주택 공급시장의 위축과 향후 공급 여건 △노후 아파트 정비시장의 확대와 사업 여건 △변곡점을 지나는 비수도권 주택시장 △주택가격 상승기의 부동산 정책 등이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다시 시동거는 비주택 리모델링…청년에서 시니어로 진화할 수 있나

도심 한복판 빈 호텔이 월세 20만원 대 청년 주거로 탈바꿈했다. 181명 모집에 3000명이 몰렸다. 공사비 급등을 이유로 멈췄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 임대 사업이 4년 만에 재개된다. 이번엔 청년 대상만이 아닌 신혼부부·신생아 가구를 위한 중형 평형도 확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찾은 2021년 공급된 '에스키스 가산'은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복합 주거 공간이다. 에스키스 가산은 코리빙 스페이스로서 주거의 기능 뿐만아니라 미디어·AI 분야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창작 캠프의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 이 사업이 청년을 넘어서 시니어리빙·세대 통합형 주거 대안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 에너지경제신문이 현장을 찾아 가능성을 짚어봤다.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문재인 정부에서 2020년 '2·4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정책이었다. 2025년까지 4만1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했지만 2022년 공사비 급등을 이유로 사업이 멈췄다. 코로나 19 당시에는 경기 회복을 위해 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 기조가 이어졌기 때문에 호텔 수요 급감에 대응하는 정책이 가능했다. 2022년 이후로 풀렸던 돈을 거두어들이는 과정에서 금리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상승하자 민간 사업자의 접수가 끊겼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엔 매입 약정 방식으로만 진행 했기 때문에 민간 사업자의 접수가 들어오지 않으면서 사실상 2022년 부터 사업이 중단됐다"며 “이번엔 이 점을 보완해 매입 약정 방식만이 아니라 LH 직접 시행방식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LH 직접 시행 방식은 LH가 건물주에게서 직접 매입해 리모델링 하는 방식이다. 공사비 상승 관련하여 사업성 문제가 재발하진 않을지와 관련해 LH 관계자는 “사전에 계획을 세울 때 용도 변경에 수반되는 공사비가 적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즉 과도한 공사비가 투입되는 용도 변경 물건에 대해서는 매입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도심 내 오피스·관광호텔·생활숙박시설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약정부터 준공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 가량 소요된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가본 에스키스 가산은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교통 접근성도 좋고, 역 근처로 상가가 밀집해 편의시설 이용이 용이했다. 과거 구로공단이 있었던 이곳은 현재 14만명의 상주인구가 있는 산업단지가 됐다. 상주인구의 절반 이상이 20·30대다. IT·게임·화장품·의료·디자인 업종을 중심으로 1만여 개의 스타트업이 자리잡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임대 조건이었다. 보증금 800~1290만원에 월세는 21~34만원, 관리비는 10만원 선이다. 비슷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민간 코리빙 스페이스의 50% 수준이었다. 저렴한 임대 조건이 무색하게 주거 공간은 넉넉하고 깨끗했다. 개인용 주방이 마련돼있고 인덕션 아래에 드럼세탁기가 매립된 풀옵션 구조다. 냉난방은 중앙제어형이다. 에스키스 가산은 관광호텔을 오피스텔 준주거로 용도변경한 '특화형' 매입임대주택이다. 특화형은 주택의 위치와 수요자의 특성에 맞게 사업자가 공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구상한다. 이전에 사업 신청 자격이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법인으로 한정된 이유다. 에스키스 가산은 맞춤형 주택을 위해 IT와 AI라는 키워드에 부합하는 AI 취·창업 청년주택으로 개발됐다. 입주자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장점은 커뮤니티였다. 한 입주민은 “비슷한 분야의 종사자들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를 쌓을 기회가 많아졌다"고 했다. 단순한 주거 기능을 넘어서서 교육·일자리·창업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KBS 영상원과 한국인공지능협회와 함께 교육프로그램과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가산디지털단지 내 경영자협의회와 협력해 스타트업 기업들과 취업연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있다. 창업 입주민에 대해서는 IT 컨설팅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투자유치를 위해 투자자들과 함께 IR 행사를 주관하는 기회도 주어진다. 저렴한 임대료에 취·창업 프로그램까지 연계하다 보니 경쟁률은 높은 편이다. 에스키스 가산의 경우 181명 모집에 3000명이 지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LH가 공급하는 청년형 주택의 경우 경쟁률이 100:1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올해 재개되는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가장 큰 변화는 공급 대상의 확장이다. 기존에는 청년 1인 가구 중심이었지만 신혼부부·신생아 가구를 위한 중형 평형도 도입된다. 비주택 리모델링 중 특화형 모델이 제공하는 코리빙 하우스가 중형 평형으로 확장될 경우 가족이나 시니어 대상으로 새로운 커뮤니티가 조성될 수 있다. 실제로 민간에서는 이 같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업 확장이 이미 진행 중이다. 공유주거 브랜드 '맹그로브'는 기존 청년 중심 코리빙 모델에서 나아가 가족 단위와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 주거의 경우 외곽이 아닌 의료·상업·교통 인프라가 집중된 도심 생활권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생활 편의시설과 커뮤니티 접근성이 중요해진다는 판단이다. 이에 노인복지주택·오피스텔·소형주택·다세대주택 등을 리모델링 해 60·70대를 대상으로 한 시니어 주택 시장이 커지고 있다. 맹그로브는 2023년 자금 조달 이후 시니어 주거 모델 개발에 착수했으며, 2029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점에서 도심 내 공실 상가 등을 리모델링 하는 공공의 사업이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모델로 진화할 여지가 높다. 주거공간에 커뮤니티 기능이 결합될 경우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은 공간 안에서 공존하는 구조도 가능해진다. 청년층은 일자리와 네트워크를, 신혼부부는 육아지원을, 고령층은 돌봄과 사회적 교류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수요가 한 공간 안에 설계될 경우 세대 간 역할 분담과 상호 보완 구조도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한 미래 주거 트렌드를 예상하고 세대믹스를 결합한 주거형태를 개발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고령화와 저출생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대 간 근거리 거주를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녀와 왕래가 용이한 세대 융합 주택을 공급하거나 부모와 가까운 곳에 주택을 구매할 경우 근거리 주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싱가포르의 실버타운 '캄풍 애드미럴티'는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해 인근에 자녀 세대가 살기 용이하게 하고, 단지 내에 보육시설을 공동 배치해 육아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의료시설·푸드코트·슈퍼마켓을 단지 내에 조성해 고령층을 위한 편의성을 높였다. 일본 역시 부모·자녀 세대가 인접 지역에 거주할 경우 임대료를 할인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도쿄 히노시에 위치한 '유이마루'와 같은 사례에서는 고령자와 직장인·대학생들이 같은 단지 내에 거주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고령자 아파트 2개 동과 젊은 세대 아파트 3개 동으로 구성해 세대 간 융합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세대 아파트 중 1개 동은 30대 직장인 부부, 나머지 2개 동은 20대 학생들이 셰어하우스로 살고 있다. 1970년대 스웨덴·덴마크를 중심으로 북유럽에서 시작된 공동체 주택(Collective House)은 '에이지 믹스'의 구체적 형태다. 공동체 주택은 다양한 세대가 한 건물 안에서 각자 프라이버시를 지키며 공동생활을 하는 주거방식이다. 일본에는 1980년대 후반 이 개념이 처음 소개됐다. 일본 도쿄 닛포리에는 일본 최초의 공동체 주택 '칸칸모리'가 있다. 입주자들은 독립된 거주 공간이 있으면서도 공동주방·세탁실·정원·텃밭 등을 공유한다. 가장 큰 특징은 주 2·3회 함께 식사하는 커몬밀(common meal)자리다. 의무는 아니지만 월 1회 당번이 돌아오며 식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세대와 소통하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다. 이는 육아·청년주거·심리적 고립을 해결하는 모델이다. 노인이 아이를 돌보고 대학생은 노인을 돌본다. 다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모델 구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다. 서울시도 2021년 세대 공존형 주택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은평구 혁신파크 부지에 세대 공존형 실버주택을 짓겠다고 했지만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서 민간 주도로 변경되며 사실상 무산됐다. 일본과 싱가포르 정책사례를 바탕으로 '3대 거주형 주택'도 논의됐지만 감감무소식이다. 당초 계획은 노원구 하계5단지 영구임대 아파트를 '3대 거주형 주택'으로 시범 조성할 예정이었다. 3대 거주형 주택이란 부모와 자녀가 한 집에서 세대 분리를 통해 공간을 분리해 생활하는 거주형태다. 아파트에서도 공간이 분리된 형태의 다양한 주택 평면이 개발됨에 따라 각자 독립적인 공간이 유지되는 3세대 동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012년 세대 구분형 아파트가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된 이후 세대 구분형 평면을 적용한 아파트가 건축됐고, LH에서도 2016년 세대 공존형 주택을 처음 공급하기 시작했지만 활성화 되지는 않고 있는 모양새다. 한 주택 업계 관계자는 “코리빙 형태가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함께 살 것인가에 대한 운영 설계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靑 “부동산 시장, 어느 정도 정상화…공급 반드시 예고대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4일 부동산 시장에 대해 “지금은 아주 어렵게 어느 정도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폐지되는 9일 이후 주택가격 전망과 관련해서는 “(가격 상승이) 완만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 흐름에 대해 “강남 3구나 용산 등 프리미엄 아파트가 많이 위치한 곳의 매물이 크게 증가했고, 해당 지역의 가격은 하락으로 전환됐다"며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이런 '프리미엄 시장'에서 먼저 하락세가 나타난 건 역사에서 볼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외곽 지역의 주택 가격이 오른 데 대해서는 “15억원 이하의 주택 가격이 오르는 부분은 부동산 시장이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며 “향후 강남 3구나 용산이 원래의 트렌드로 돌아가는 정도의 완만한 상승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도 투기 이익에 대한 기대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으며 지금은 부동산 시장이 아주 어렵게 어느 정도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정부가 약속한 6만호 공급에 대해서는 “발표한 스케줄에 따라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예고한 대로 반드시 착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최근 논란이 된 장특공제 폐지에 대해 “정부 입장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장특공제는 부동산을 오래 보유한 사람에게 양도소득세를 일정 수준 공제해 주는 제도다. 10년 이상 보유·거주한 1주택을 팔면 보유기간 공제율 40%와 거주기간 공제율 40%를 함께 적용받아 양도차익의 80%가 비과세된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장특공제 전면 폐지 내용을 담은 법안을 대표 발의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 실장은 “제도는 당연히 유지된다"며 “거주와 보유가 똑같이 (공제율) 40%를 적용하는 게 실거주 위주로 주택시장을 재편하는 데 맞냐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단독] 서울시 ‘통합개발’, 협의 깨지면 ‘개발 배제’…주민 ‘눈물’

서울시가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을 전면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공동개발 권고'가 협의 실패 시 일부 토지를 배제하는 근거로 작동하는 모순이 드러나고 있다. 통합개발을 전제로 설계된 제도가 실제로는 '선별적 개발'을 허용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입구역 인근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이 같은 제도적 괴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해당 사업은 당초 동소문동 6가 일대 4개 소유권(총 679평)을 포함한 통합 개발 구상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일부 토지를 제외한 채 3개 소유권 중심으로 사업계획이 제출된 상태다. 대상지는 A교회(109번지 등 8필지, 469평), 107번지(124평), 106번지(26평), 105번지(60평)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106번지가 협의 과정에서 제외됐다. 106번지 소유주 측은 해당 필지가 단순 소규모 토지가 아닌 기능적으로 핵심 축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해당 부지는 8차선 대로변에 위치하고 상업지역을 접한 입지로, 특히 105번지와 106번지는 도시계획상 공동개발이 권고된 구역"이라며 “두 필지를 연계한 통합 개발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개발공동구역 지정은 개별 토지소유자의 요청이 아닌 도시계획 논리에 따라 형성된 것인데, 일부 필지를 제외한 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정책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106번지는 면적은 26평에 불과하지만 일반상업지역 비중이 80%에 달해 105번지와 함께 상업 기능을 형성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해당 필지가 배제될 경우 대상지의 정형성과 배치 완결성이 떨어지고, 역세권 활성화사업의 핵심인 용적률 인센티브 확보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며 “소규모 필지라도 기능적으로 배제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같은 방식이 고착될 경우 향후 독자 개발 가능성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며 재산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했다. 해당 필지의 개발 제약은 구조적인 문제로도 이어진다. 성북구청 도시계획과 확인 결과, 106번지는 건축한계선 적용으로 단독 재건축이 사실상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부지는 도로변 건축한계선(약 3m 후퇴) 규제로 인해 전체 대지면적의 절반가량이 건축 불가능 영역으로 제한되며, 실제 활용 가능한 면적은 약 13평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조건은 소규모 필지의 독자 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건축 가능 면적이 제한될 경우 건물 규모와 용적률 활용에 제약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 자문단 역시 해당 필지의 구조적 한계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106번지 측은 “애초에 단독 개발이 어려운 구조로 설계된 필지를 공동개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사실상 토지 활용 자체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도시계획상 공동개발을 전제로 한 구역에서 특정 필지만 배제하는 방식은 제도 취지와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은 제도 구조다.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통합 개발을 통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공공기여를 확보하는 구조지만, 공동개발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권고' 사항에 그친다. 이 때문에 협의가 결렬될 경우 일부 필지를 제외한 채 사업이 추진되는 '선별적 개발'이 가능해진다. 통합개발을 유도하면서도 합의 실패 시 분리 개발을 허용하는 이중 구조가 작동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민간 협의 결과가 사실상 행정 판단의 근거로 전환되는 점도 논란이다. 106번지 측은 A교회 측 PM이 작성한 '협의 경위서'가 당초 단순 참고자료로 설명됐음에도 실제로는 성북구청과 서울시에 제출돼 '사업 참여 의사가 없다'는 근거로 활용됐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문서 작성 당시 활용 목적과 행정 제출 여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의미 없는 문서'라는 설명이 반복됐지만 실제로는 행정 판단 자료로 사용됐다"며 “민간 문서가 실제 의사와 다른 전제를 바탕으로 행정 판단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북구청은 본지에 역세권 활성화사업과 관련한 토지소유자 참여 여부 판단은 사업시행자가 제출한 동의서와 협의자료 등 객관적 서류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는 별도로 개별 토지소유자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기보다는 관련 법령과 「서울특별시 역세권 활성화사업 운영기준」에 따라 제출된 자료가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검토해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특정 토지의 사업 참여 여부 역시 사업시행 측이 제출한 동의서 및 협의 경위 자료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행정기관이 민간 간 협의 과정에 개입하거나 이를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현재 사업은 계획 수립 단계로, 토지소유자 간 협의 결과에 따라 대상지 포함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며 “민간 사유지의 경우 당사자 동의가 전제되어야 하는 만큼 행정이 개별 참여 여부를 직접 결정하거나 개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에 “해당 지역은 역세권 활성화사업 이전에 이미 지구단위계획으로 공동개발 '권장' 형태가 설정돼 있던 곳"이라며 “공동개발을 강제할 경우 사유재산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현재 제도상 권고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개발이 권장에 그치는 구조인 만큼 개별 필지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부 토지가 제외된 채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며 “행정이 이를 강제로 조정하거나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로서는 토지소유자 간 협의가 우선이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협의가 병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제도적으로 특정 필지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장치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구·시 입장을 종합할 경우, 결국 행정 판단이 사업시행자가 제출한 서류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특정 주체가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해당 자료 중심으로 판단이 이뤄질 수밖에 없어 공정성 훼손 우려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또한 구청 역시 실질적 검증보다는 서류 접수·검토에 머무르는 역할로 한정될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특정 사업을 넘어 정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3월 25일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을 전면 허용하는 정책을 발표하며 강북권 개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선택적 개발과 속도 중심 추진, 이익 편중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합개발을 유도하는 정책과 달리 실행 단계에서는 '합의 실패 시 분리 개발'이 가능하고, 이에 대한 조정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인허가 속도전이 결합될 경우 협의 절차가 형식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교회 측은 106번지 소유주 측에 보낸 공식 회신을 통해 “2025년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해당 건물에서 운영 중인 전광판 사업의 수익 규모와 개발 시 영업권 보상 수준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 공동개발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협의 과정에서 토지소유자 측이 공동개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했고, 이에 따라 협의 경위서를 작성해 행정기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동개발은 권고사항일 뿐 강제 대상이 아니며, 현재도 협의는 가능하지만 사업 인허가 절차는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A교회 및 PM 측은 본지의 별도 취재 질의에 대해서는 마감 시점까지 공식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례는 역세권 활성화사업이 '통합개발 유도 정책'인지, 아니면 '협의 실패 시 선별 개발을 허용하는 제도'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공공성을 전제로 설계된 정책이 민간 협상에 종속될 경우, 제도 취지는 구조적으로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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