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법 때문에”…삼성생명·화재 삼성전자 지분 매각, 배당 확대될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지난해 2월 이후 또다시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시 양사가 들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율이 금융산업 구조개선법(금산법) 기준을 넘어서게 되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각각 8.51%·1.49% 수준이다. 금융사가 보유할 수 있는 비금융사 지분율 한도는 10%다. 양사는 동일인 계열의 금융기관들이 비금융사의 지분을 총 10% 넘게 들고 있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금산법 제24조의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가 오는 6월30일까지 보통주 7336만주와 우선주 1360만주 등 16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각하면 양사의 지분율은 총 10.13%(8.62%+1.51%)로 높아진다. 0.13%를 팔아야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의미다. 지난 13일 삼성전자 종가(18만3500원) 기준으로는 약 1조3334억원에 달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블록딜과 관련한 로드맵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비례매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초과 지분에 대해 양사가 보유한 지분율대로 매각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계획을 공개하면서 양사의 지분 매각 시점도 당겨질 전망이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사가 삼성전자의 소각에 앞서 매각할 것으로 봤다.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8.41%, 삼성화재는 1.47%로 낮아졌다가 소각 이후 8.51%·1.49%로 맞춰지는 형태다. 법 위반 소지를 없애기 위한 방식인 셈이다. 주주들로서는 배당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이벤트가 발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약 624만주, 삼성화재는 109만주 매각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양사의 매각익은 1조1459억원·2003억원 규모가 된다. 그는 양사가 삼성전자 지분을 재순환이 금지된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로 분류했기 때문에 매각해도 당기손익으로 인식되는 이익이 없으나, 관련 이익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밝혀온 만큼 이번에도 매각이익이 주주환원 재원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확보한 자금 중 얼마나 주주환원에 쓰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사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해당 내용이 언급됐으나, 구체적인 방식까지 말하지는 않았다는 이유다. 삼성생명은 배당 지급률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생긴 삼성전자 지분 매각 차익을 지난해 배당에 반영했지만, 현금배당 외 특별배당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주당 배당금의 단계적 상향'에 변동을 줄 수 있는 대규모 관계사 주식 처분이나 비경상 손익이 발생하면, 적정 기간 안분해 배당 재원에 포함시키는 등 전략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삼성생명이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내세웠고, 지난해 당기순이익(2조3028억원)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점은 배당 확대를 점치게 만드는 요소다. 지난해말 기준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이 198%를 기록하면서 당초 목표치를 18%p 가까이 웃돈 것도 언급된다. 적정 수준 이상의 킥스 비율이 유지되면 주당 배당금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 포함시킨 삼성화재도 배당을 늘릴 수 있다. 조번형 삼성화재 경영지원팀장은 “(삼성전자) 주식 매각이익이 손익에 인식되지 않지만, 이익잉여금에 바로 반영되는 구조로, 배당을 산정할 때 이익잉여금을 재원을 활용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반영됐다"며 “올해 추가로 매각이익이 발생하면 동일한 매커니즘을 통해 배당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발언했다. 지난해 양사의 주주환원율은 각각 41.3%·41.1%로 상승세를 그려왔으나, 목표에 도달하려면 추가적인 플랜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주주환원에 대한 실망감이 돌았지만, 방향성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자사주 소각을 유도하는 기조가 형성된 만큼 향후에도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저축은행, 대출 중개수수료 낮춘다…소비자 금리 내려갈까

금융당국이 연내 저축은행의 대출 중개 플랫폼 수수료를 시중은행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제도를 손보고 있다. 당국은 비용 절감을 통해 소비자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부작용 발생이나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도 나타내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네이버페이·토스·카카오페이 등 온라인 대출 중개 플랫폼의 수수료 체계를 합리화하는 방안을 상반기 중 추진할 방침이다. 당국은 이를 위해 전수 조사와 제도 개선에 나섰다. 제도 개선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중개수수료를 동일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개인대출 뿐 아니라 개인사업자 대출 중개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개인과 개인사업자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 원칙에 따라 플랫폼 수수료 체계를 일괄 정비하는 것이다. 최근 출시한 IBK저축은행과 토스의 개인사업자 대출 중개 서비스도 적용 대상이다. 당국은 포용금융 기조 아래 중개수수료 인하를 차주의 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지도록 유인하는 데도 목적이 있다. 저축은행의 낮아진 수수료가 금융사 이익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혜택으로 연결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높은 대출 중개 수수료는 서민 이자 부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중개 수수료는 저축은행이 플랫폼에 내는 비용이지만 최종적으로 대출 금리에 반영해 차주가 부담하게 되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취급 과정에서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일부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실제 비용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저축은행이 온라인 대출 중개 플랫폼(네이버페이, 토스.카카오 등)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지난해 말 기준 평균 0.82%~1.3% 수준이다. 반면 시중은행은 0.07~0.18% 수준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저축은행업계는 2금융권 대출 중개 수수료 상한선이 0.8~1.0%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국은 감독 장치를 별도로 마련하고 플랫폼 대출 취급 규모와 평균 금리 등을 감시하는 체계를 구축해 적용한다.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 될 경우 저축은행은 소비자 금리 인하를 어느정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대출 금리는 원가(조달금리)에 가산금리(마진·비용 등)를 더해 구성하는데, 여기서 비용(수수료)이 줄어들면 그만큼 금리를 낮출 여력이 생긴다는 계산이다. 기존 업계 평균 수수료율인 1.3%가 은행 수준 상한선인 0.8%로 내려간다면 수수료 인하분을 금리에 그대로 반영할 때 차이가 0.5%p 발생하게 된다. 단순 계산 시 실제 이자 절감액은 1000만원 대출(연 15% 금리, 신용대출)기준 연간 5만원, 대출액이 5000만원일 경우 연간 25만원의 이자를 아낄 수 있게 된다. 업계는 이용자의 상당수가 중·저신용자인 만큼 소비자 이자 상환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고금리 저축은행 대출을 쓰고 있다면 수수료 인하 정책이 완전히 안착되는 올해 3~4분기쯤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대환 대출을 검토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수수료 인하가 실제 소비자가 체감할 수준의 대출 금리인하 효과로 연동해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플랫폼 수수료는 대출 실행 시 발생하는 일회성 비용이지만 금리는 조달 원가와 신용위험 비용, 연체율 등 각종 요소를 반영해 산출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2금융권에선 신용위험 비용이 금리에 높게 반영된다는 특성이 있다.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수익성이 줄어든 중개 플랫폼이 저축은행 상품 노출을 줄이거나 마케팅을 축소하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 폭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플랫폼 업계에선 업권 간 대출구조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출 상품마다 금리 수준과 차주 신용등급 등이 다르기에 업권 간 동일 기준을 적용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는 저축은행 업권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실제 금리 인하 규모가 가능할지, 부작용이 생기지는 않을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은행 주담대 상단 7%도 넘나”...영끌·빚투족 경고등

가계대출 금리가 두 달 새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 약화로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대출금리도 따라 움직인 영향이다. 금리 부담이 커졌지만 증시 변동성 확대 속에 저가 매수와 공모주 투자 수요가 몰리며 신용대출은 오히려 늘어나는 흐름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달 1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6조5501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 말 대비 6847억원 증가한 규모다. 대출 종류별로는 흐름이 엇갈렸다. 주택담보대출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같은 기간 8302억원 감소했다. 반면 신용대출은 1조4327억원 늘며 전체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현재 증가세가 유지될 경우 신용대출은 2021년 7월 이후 약 4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마이너스통장 이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개인 마통 잔액은 이달 들어 39조4249억원에서 40조7362억원으로 1조3114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빚을 이용한 주식 투자 확대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지만 증가 속도는 오히려 커지는 모습이다. 마통 잔액 규모는 월말 기준으로 보면 2022년 12월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증가 속도 역시 월간 기준으로는 2020년 11월 이후 가장 가파른 흐름이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신용대출 증가분 가운데 상당 부분이 증권사 계좌로 이동한 자금으로 보고 있다. 증시 급락 국면에서는 하루 증권사 이체액이 1000억원을 넘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저가 매수 수요와 함께 신용거래 투자자의 마진콜 대응 자금, 공모주 투자 자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대출금리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대은행의 1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4.250~6.504% 수준으로 집계됐다. 1월 중순과 비교하면 상단은 약 0.21%포인트, 하단은 0.12%포인트 상승했다.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3.580%에서 3.860%로 0.28%포인트 오른 영향이다. 시장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진 모습이다. 일부 은행 내부 시계열을 보면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2023년 10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금리 역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1등급 차주 기준 1년 만기 신용대출 금리는 연 3.930~5.340% 수준으로, 약 두 달 전보다 하단이 0.18%포인트 높아졌다.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약 0.20%포인트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규 코픽스 기준 연 3.850~5.740% 수준이다. 코픽스는 최근 하락했지만 은행들이 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가산금리를 조정하면서 실제 적용 금리는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에서는 금리가 상승 국면에 들어설 경우 일반적으로 차입을 줄이는 흐름이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증시 변동성과 맞물리며 신용대출이 오히려 늘어나는 이례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은행권, 18일 홍콩 ELS 과징금 ‘결판’...금융위만 믿는다

은행권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과징금과 제재 수위가 이달 18일 결론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에서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과징금 규모가 1조원 미만으로 조정되길 기대하고 있다. 만일 과징금 규모가 은행권에서 예상한 수준보다 높게 확정된다면 법적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18일 정례회의를 열고,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을 대상으로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과 기관 제재 수위를 확정한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11월 은행 5곳에 합산 과징금 약 2조원을 사전 통보했다.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이후 첫 조 단위 과징금이자,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이다. 이어 금감원은 지난달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은행 5곳의 합산 과징금을 약 1조4000억원대로 감경하고, 기관 제재 수위도 기존 '영업정지'에서 '기관 경고'로 한 단계 낮췄다. 은행의 적극적인 사후 수습 노력과 재발 방지 조치 등을 고려해 제재 범위, 수준을 조정한 것이다. 다만 은행권이 ELS 불완전판매를 인정하고, 전체 피해자 90% 이상을 대상으로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율배상을 완료한 점을 감안할 때, 과징금 규모는 여전히 과도하다는 분위기다. 이에 은행권은 금융당국에 과징금 규모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선제적인 자율배상 노력을 참고해달라고 적극 소명했다. 은행권은 금융위가 최종 과징금 규모를 약 1조원 미만으로 낮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LS 과징금의 쟁점은 '설명의무 위반 여부'인데, 이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존재하고 기타 사실관계와 법리상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홍콩H지수 ELS 손실위험 분석 기간을 기존 20년에서 10년으로 임의로 변경해 손실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축소 기재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올해 1월 서울중앙지법은 홍콩ELS 상품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가 판매 은행을 대상으로 제기한 1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지수 변동 내역은 투자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고, 과거 20년간의 지수 변동 내역을 고지받았다고 해서 장래의 지수 변동을 예측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금감원이 홍콩H지수 불완전판매 사태에 대해 금융권의 책임을 강조했지만, 재판부는 투자자의 책임을 무겁게 판단한 것이다. 만일 과징금 규모가 추가로 조정되지 않는다면, 은행권은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하는 한편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 신한, 하나은행은 작년 4분기 실적에서 금감원이 사전 통보한 과징금 가운데 30~50% 수준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번 사안이 특정 금융사의 지배구조 또는 내부통제 미흡이 아닌 규제 해석 차이, 감독 기조 변화 과정에서 발생한 이슈라는 점도 은행권의 추후 법적 대응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최종 과징금 규모가 확정되면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이미 은행권이 금융당국이 자율배상 노력 등 할 수 있는 소명은 다한 만큼 과징금 규모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AI 에이전트’로 운용비 70% 절감...금융권 생산성↑

금융권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연간 생산성을 3조원 이상 증대시키고, 운용비용을 기존 대비 7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에이전트 경제가 확산되면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시스템 리스크와 신뢰 위기를 초래할 수 있어 부정적인 영향도 유의해야 한다. 김남훈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14일 '에이전트 이코노미의 도래와 금융의 변화' 보고서에서 글로벌 컨설팅사의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AI 에이전트의 도입은 금융산업의 생산성 함수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에이전트 간 거래(A2A) 시장이 부상한 것은 가장 혁신적인 변화로 꼽힌다. 기존 금융시스템은 신원 중심이기에 자율 에이전트가 계좌를 개설하거나 결제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코인베이스의 x402 프로토콜(에이전트 간 자율 결제용 차세대 웹 결제 표준)이나 구글의 AP2와 같은 기술은 HTTP 요청에 스테이블코인(USDC 등) 결제를 내재화했다. 해당 결제로 에이전트가 지갑이나 복잡한 인증 없이 자율적으로 거래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수십억 개의 AI 에이전트가 국경 없이 24시간 거래하면, 수수료도 낮추고 프로그래밍도 가능하다. 그러나 에이전틱 AI가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도 적지 않다. 우선 에이전틱 AI가 확산되면 디지털 뱅크런이 가속화될 수 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과 유럽 시스템리스크위원회(ESRB)는 다수의 AI 에이전트가 유사한 알고리즘이나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할 경우, 시장 충격 시 동시에 자산을 매도하거나 예금을 인출하는 '군집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과거 알고리즘 매매가 촉발했던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보다 훨씬 빠르고 광범위한 시장 붕괴를 유발할 수 있고, 인간의 개입 속도를 넘어서는 통제 불가능한 금융 위기로 번질 수 있다.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분이다. 만일 자율 에이전트가 독자적인 판단으로 불법적인 거래를 수행하거나 시장을 조작했을 때 그 책임을 개발사, 금융기관, 사용자 중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지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해결하는 게 쉽지 않다. 김남훈 연구위원은 “금융권은 이제 AI를 비용 절감의 도구가 아닌 전략적인 기회이자 동시에 리스크 요인으로 보고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자사의 핵심 서비스 시스템을 'AI-First' 아키텍처로 과감히 전환하고, AI 에이전트의 자율성을 지향하면서 '인간 중심의 통제'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금융과 같이 신뢰가 생명인 산업에서는 중요 의사결정 단계에 인간의 감독이 필수적"이라며 “AI기본법 등 강화되는 규제 환경에 발맞춰, AI시스템에 대한 영향 평가를 정례화하고 설명 가능한 AI(xAI)기술 등을 통해 에이전트의 판단 근거를 투명하게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새 수장 뽑은 롯데카드, DX 앞세워 재도약 나선다

롯데카드가 지난해 고객 정보 유출의 아픔을 뒤로 하고 다시금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정상호 전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한 것을 계기로 삼는 모양새다. 고객 기반을 늘리고 '디지로카' 전략 등 디지털 전환도 박차를 가한다. 1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월 롯데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회원수는 약 833만7000명(사용가능·본인 기준)으로 지난해 9월 보다 13만6000명 증가하는 등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체 회원수와 개인 신용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위(9.2%) 수준을 유지했다. 신뢰도 하락 등에 따른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과징금 규모는 당초 예상을 크게 하회하면서 재무적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개인정보보호법상 한도(전체 매출의 3%)를 고려해 8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었으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최근 롯데카드에 과징금 96억2000만원과 과태료 480만원을 부과했다.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른 영업정지 가능성이 남아있는 점은 문제다. 한국신용평가는 신규 회원모집·카드발급과 신규 카드 대출을 비롯한 업무가 중단되면 영업기반이 축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 대표는 조좌진 전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지 3개월 후 선임된 '구원투수'로, 이같은 환경 속에서 반등에 나서야 한다. 롯데카드는 정 대표가 성장 방향을 제시하고 수익성 회복을 주도할 것으로 평가했다. 롯데카드에 몸 담은 경험을 토대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견인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디지로카'앱을 필두로 초개인화 기반의 '큐레이팅 디지털 컴퍼니' 도약도 지속한다.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형 금융·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추천하는 비즈니스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고객의 관심사를 실시간 감지해 관련 콘텐츠를 보여주는 '발견탭'과 개방형 쇼핑몰 '띵샵' 등의 서비스 운영에 롯데그룹 계열사의 유통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도 강점이다. 카드 결제 데이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로카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2022년 370만명에서 지난해말 473만명으로 27.9% 늘어난 것도 고객의 선호도와 취향 분석을 토대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디지로카앱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혜택과 상품을 소개하는 큐레이팅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고객소비의 의사결정 앞 단에서 고객들이 보다 빠르고 쉽게 가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카드사, 이자 더 많이 깎아준다…금리인하 수용률 확대 배경은

지난해 카드사들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처음으로 70%를 돌파하는 등 카드사들의 이자 감면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선제적인 시스템 도입을 통해 시중은행보다 적극적인 이자 감면을 실시한 결과 수용률이 90%에 달해 업권 내에서 매우 높은 수용률을 보이고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차주의 신용 상태가 개선되거나 소득이 증가했을 때 금융사에 대출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1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금리인하요구권 총 신청 건수 대비 수용 건수 비율)이 72%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동기(65.6%)보다 6.4%p 상승한 수치다. 카드사들의 수용률이 7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대비 총 신청건수가 1만건 이상 늘어났음에도 수용 건수가 3만건 가까이 늘면서 전체 수용률을 끌어올렸다. 수용률 상승으로 고객의 실제 이자 절감 규모도 늘었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금리 인하를 통해 감면한 이자 금액은 62억5755만원으로 전년(53억9478만원)대비 16% 증가했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의 수용률이 90%로 가장 높았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8월 카드론에 금리 자동 인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수용률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는 고객이 금리 인하 조건을 확인한 뒤 직접 신청해야 했지만, 시스템 도입을 통해 카드사가 결제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자동으로 판단하고 처리하게 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수용률은 72.6%를 기록했지만 시스템 도입 이후 17.4% 증가했다. 롯데카드도 81.3%로 전년 동기 대비 5.5%p 상승해 높은 수용률을 기록했다. 이어 △우리카드(80%) △KB국민카드(76.3%) 등이 뒤를 이었다. 나머지는 △현대카드(67.8%) △삼성카드(56.4%) △비씨카드(52.6%) △하나카드(44.1%)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하나카드와 현대카드의 경우 전년 대비 수용률이 하락했다. 업권 전반에서 수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정부의 포용금융 확대 정책 기조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부터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차주의 신용점수나 소득 변화가 발생했을 때나 정기적인 확인을 통해 금리 인하를 자동으로 신청해주는 '마이데이터 기반 금리인하요구 서비스'를 도입했다. 카드사들 또한 이전보다 요구권을 수용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객 유지 및 확보에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제도 활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까지 차주가 직접 금리인하 조건을 확인하고 신청하는 과정이 번거로웠고 수용률도 높지 않아 제도 효용성이 높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당국의 제도 활성화를 비롯해 카드사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조정하는 방식까지 도입해 보다 넓게 이용되고 있고 소비자 호응도 크다"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여전사 풍향계] 하나카드, 나라사랑카드 3월 프로모션 실시 外

◇하나카드, 나라사랑카드 3월 프로모션 실시 하나카드가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는 군 장병을 위해 '하나 나라사랑카드'의 혜택을 강화한 3월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13일 하나카드에 따르면 이번 프로모션은 편의점·PX·테마파크 혜택에 집중, '군 생활의 든든한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 CU 편의점에서 하나 나라사랑카드 1만원 이상 결제시 1만원을 캐시백하는 이벤트는 이달 말까지 연장된다. 군 장병과 사회복무요원은 연말까지 서울랜드 파크 이용권 70% 할인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동반 1인도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달 중 하나 나라사랑카드를 신규 발급 받고 다음달 말까지 전국 PX에서 건당 3만원 이상 이용하면 5월말까지 최대 1만원 캐시백이 제공된다. 하나 나라사랑카드 발급 후 하나페이를 설치한 고객 중 병역판정검사자에게는 '배달의민족 5천원 모바일 상품권, 훈련병·현역병·사회복무요원에게는 '이디야 아메리카노(라지)' 한 잔을 하나페이 내 쿠폰함을 통해 증정한다. 하나 나라사랑카드는 군 복무 중 발생 가능한 사고에 대비해 무료 상해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휴대전화 파손 보험 무상 가입을 비롯한 맞춤형 서비스도 운영한다. 편의점·커피·대중교통 등 일상 영역 할인 뿐 아니라 '트래블로그 스위치' 서비스 가입시 외화 결제 이용 수수료 면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현대카드, 봄 맞이 브런치·인디 록 프로그램 마련 현대카드가 봄을 맞아 미식·음악·전시 등 회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경험을 제안한다.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는 세계 각국의 브런치를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델리 쿡북 메뉴 : 브런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국 런던 재래시장 버러 마켓의 레스토랑 '로스트'의 요리책에서 영감을 받은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에그 필링과 크러스트 위에 소시지·베이컨·햄을 비롯한 재료가 더해진 '올데이 키쉬', '에그 샵: 더 쿡북'에 수록된 튀니지 정통 방식의 샥슈카 레시피를 재해석한 '샥슈카 & 브레드' 등을 선보인다. 오는 21일 열리는 '웨이브투어스 Curated 01 캔트비블루'에서는 밴드 '캔트비블루'가 록을 기반으로 재즈·발라드·리듬앤블루스(R&B) 등의 장르를 넘나드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28일 'DJ Soulscape Curated 29 eldon' 공연에서는 싱어송라이터 '엘던'의 섬세한 보컬과 밀도 있는 음색을 들을 수 있다. 29일 '현대카드 Curated 104 김승주'에서는 뮤지션 김승주가 록 기반의 사운드와 스토리텔링으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선보인다. 이들 공연 모두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다. 뮤직 라이브러리에서는 글로벌 음악 매거진 '롤링 스톤 컬렉션'을 통해 최근 주목받는 라틴 팝 아티스트들을 소개한다. 비영어권 뮤지션 최초로 '그래미 올해의 앨범'을 수상하고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슈퍼볼 하프타임 쇼 무대에 오른 '배드 버니' 등 라틴 팝 확산에 기여한 아티스트들을 만나볼 수 있다. 29일 이후 임시 휴관에 들어가는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는 미국 시사 사진 매거진 '라이프'를 통해 산업 디자인을 조명하는 전시 'Design Pictured, Desire Constructed'가 진행된다. ◇KB차차차 “렉서스 ES, 日 중고차 판매량 1위" KB캐피탈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에서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판매된 일본 브랜드 중고차 중 렉서스 ES가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혼다 어코드, 토요타 캠리·프리우스, 렉서스 NX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렉서스 ES는 일본 브랜드 프리미엄 세단으로 정숙한 주행 성능과 안정적인 승차감이 호평을 받았다. 50대의 조회수가 가장 많았던(28.2%) 것도 이같은 강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혼다 어코드는 실용성과 안정적인 주행 성능의 균형을 갖춘 중형 세단으로, 30대 비중이 22.5%로 비교적 높았다. 토요타 캠리는 높은 연비 효율과 안정적 승차감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중형 세단으로, KB차차차 연령별 조회수 기준으로는 3040의 선호도가 컸다. 토요타 프리우스는 준중형 해치백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연비를 중시하는 2030이 많이 찾았다. 렉서스 NX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로 30대가 많은 관심을 보였다. KB차차차는 KB금융그룹의 플랫폼 스타뱅킹 자동차 테마를 통해 △시세 조회 △차량 관리 △내차 팔기 등의 서비스를 연계 제공,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KB차차차에서 다양한 중고차 매물을 비교하고, 차량 판매부터 구매까지 한 번에 고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차량의 주요 정보와 특징을 한 줄로 확인할 수 있는 KB스타픽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차량을 비교·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생·손보사, 올해도 건강보험에 집중…“CSM 늘리자”

보험사들이 '본업'에 해당하는 보험업 실적 반등을 위해 건강보험 경쟁력 강화를 지속한다. 건강보험 역시 손해율 악화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나,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로 꼽히는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한 '특효약'인 까닭이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기존 위·간·폐암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의료기술에 대해 보장하는 AIA생명의 '무배당 특정 신의료치료(급여) 특약(갱신형)'을 포함해 올해 들어 생명보험사들이 부여 받은 배타적사용권 7건 중 6건이 건강보험이었다. 2024~2025년과 마찬가지로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신상품 개발이 이뤄지는 모양새로, 레켐비 보장 특약 등을 앞세운 교보생명(3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화생명의 '카티라이프수술보장' 특약과 DB생명의 '장기요양 플러스보장' 특약도 독창성을 인정 받아 배타적사용권을 받았다. 보험료 수입에서도 건강보험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건강보험 등이 포함된 사망담보 외 개인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는 2024년 1~11월 약 4239억원에서 지난해 1~11월 7241억원으로 70% 이상 증가했다. 특히 푸본현대생명은 20억원에서 2011억원, ABL생명은 33억원에서 572억원으로 솟구쳤다. 종신보험이 포진하고 있는 사망담보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가 소폭 감소(8328억원→8271억원)하면서 격차도 4088억원에서 1030억원으로 좁혀졌다. 2회 이후를 더한 사망담보 외 보장성보험 보험료는 총 14조8926억원에서 16조4763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건강보험은 종신보험 보다 장부상 기록되는 이익이 더 크다. 종신보험은 가입자 사망시 '억소리'나는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부채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건강보험은 질병이 발생해야 보험금이 지급된다. 기대값 등이 반영되는 보험료가 낮은 것도 이같은 특성에 기인한다. 삼성생명은 건강보험 신상품에 힘입어 지난해말 CSM 잔액이 13조원대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들어 건강보험 등 장기손해보험 상품군에서만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획득했다. 최근 몇 년간 일반·장기보험 상품군도 부여 받은 것과 다른 형국이다. 기업별로 보면 흥국화재가 '표적치매약물허가치료 중 MRI 검사지원비(3회한)'로 포문을 열었고, 한화손해보험은 임신지원금 등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4.0'에 탑재되는 특약 5종을 선보였다.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1~3분기 장기손해보험 보험료는 53조49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8000억원 가까이(5.5%) 늘어났다. 자동차보험이 축소되고 일반보험도 큰 변화가 없었지만, 89조원대 중반이었던 전체 보험료가 94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불어난 원동력이다. 삼성화재의 장기손해보험 보험료가 9조원을 넘어섰고, KB손해보험과 한화손보도 각각 7·4조원대로 진입하는 등 전반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해말 기준 10조원 이상의 CSM 잔액을 보유한 보험사 4곳 중 삼성생명을 제외한 3곳(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이 손보사인 것도 건강보험의 선전에 기인한다. 현대해상도 9조원에 달한다. 건강보험은 최근 생·손보사 모두 판매하고 있으나, 전통적으로 손보사들이 강세를 보여온 영역이다. 다음달 5세대 실손의료보험 상품이 출시되는 것도 생·손보사들이 건강보험 라인업 강화에 나선 이유다. 5세대 실손은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나온 솔루션으로, 보험사도 손해율이 100%를 웃도는 1~4세대 실손의 문제가 보완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다만 비중증 비급여 본인 부담률이 50%로 4세대 보다 20%포인트(p) 높아진다. 하나손해보험이 질병·상해 치료 전 과정을 하나로 보장하는 '통합 치료비' 담보 신설을 비롯해 '하나더퍼스트 5N5 건강보험' 등을 개정한 것도 보장 축소·공백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행보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초고령사회 진입 및 기대수명 증가를 비롯한 요소가 건강보험 수요 발굴로 이어지고 있다"며 “건강보험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면 개발 인력의 성과 확대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제4인뱅 두 번째 도전 문 열리나…관건은 결국 ‘자본력’

제4인터넷전문은행의 두 번째 인가 문이 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후보 컨소시엄들이 모두 탈락하며 제4인뱅 기대감이 크게 꺾였으나 포용금융 확대 기조 속에 필요성이 다시 언급되고 있다. 다만 컨소시엄의 자본력과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 등 핵심 요건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제4인뱅의 인가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최근 발언이 계기가 됐다. 지난달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금융위원회는 “제4인뱅 신규 인가 절차 재추진 여부 등은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날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제4인뱅의 필요성, 여건 성숙도 등을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신장식 의원 측은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제4인뱅 필요성 등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치권과 당국 중심으로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며 업계도 관련 움직임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제4인뱅은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던 금융 정책이다. 은행권의 과점 구도를 완화하겠다는 취지로 2023년 처음 발표했다. 이후 핀테크 업체와 은행, 보험사 등이 관심을 보이며 컨소시엄이 구성됐다. 하지만 지난해 정권이 바뀌면서 추진 동력이 약해졌고, 같은 해 9월 금융위는 자본력 미흡 등을 이유로 예비인가를 신청한 소호은행, 소소뱅크, 포도뱅크, AMZ뱅크 등 4개 후보군을 모두 탈락시켰다. 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정부가 포용금융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진 기대감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금융 취약층을 위한 중금리 대출 전문 인터넷은행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인뱅 설립을 새로 추진하려면 컨소시엄 구성 초기 단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약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 제4인뱅 컨소시엄을 활용하면 정부 입장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4인뱅의 재개 움직임에 지난번 인가에 도전을 했던 컨소시엄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이 난 것은 없어 섣부르게 움직이기에는 이르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조만간 열리는 신 의원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정치권 등의 분위기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이달 취임한 고영철 신협중앙회 회장은 선거 당시 인터넷은행 CU뱅크(가칭)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금융위가 지난달 발표한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에서 자산 5조원 이상의 5개 저축은행을 지방·인터넷은행 전환 후보로 지정하며 저축은행의 인뱅 인가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금융위가 예비심사 과정에서 지적한 자본력과 사업계획 실현가능성의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당시 금융위는 대주주 자본력이 미흡하고, 주요 주주가 초기자본금·출자와 관련 투자확약서(LOC)가 아닌 조건부 투자의향서(LOI)만 제출해 충분한 자본 조달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소상공인, 포용금융 중심의 사업 구상이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부합한다고 해도 결국 자본력이 핵심 변수란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출범 후에도 지속적인 증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본력을 뒷받침할 주주의 확약이 필요하다"며 “앞서 자본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만큼 해당 요건을 만족할 수 있는 컨소시엄이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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