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이익 2007억원...KB손해보험 “AI 손해율 관리 집중”

KB손해보험이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손익 감소와 전 보험부문 손해율 상승으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질쳤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손해율 관리와 유지율 제고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23일 KB손해보험에 따르면 이 회사는 1분기 당기순이익 20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수치다. 1분기 보험손익은 18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5% 감소했다. 장기보험손익이 2184억원으로 15.2% 감소했고, 일반보험손익과 자동차보험은 각각 107억원, 24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손해율도 모두 상승했다. 1분기 장기보험 손해율은 82%로 1년 전보다 2.0%포인트(p) 올랐다. 일반보험(86.5%), 자동차보험(85.9%) 손해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포인트, 3.1%포인트 상승했다. 투자손익은 1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감소했다. 투자수익(2846억원)과 보험금융비용(1565억원)이 각각 17.1%, 11.9% 줄었다. 1분기 계약서비스마진(CSM)은 9조47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6.2% 증가했다. 3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188%로 잠정 집계됐다. 1년 전보다 5.8%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KB손해보험 측은 “향후 차별화된 상품 개발과 전사적 마케팅 전략을 기반으로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며 “AI를 이용한 선제적 손해율 관리, 유지율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체질개선’ KB국민카드, 금융지주 카드 1위 정조준

KB국민카드가 지난해 체질개선을 발판 삼아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자산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플랫폼이 성장하는 등 펀더멘탈을 강화한 것도 강점이다. KB국민카드는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10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230억원) 높아졌다고 23일 밝혔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116.7%(579억원) 상승했다. 같은날 실적을 발표한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1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하락하면서 격차가 좁혀졌다. 총자산과 이용액 성장이 비이자이익 확대로 이어진 덕분이다. 신용카드 이용액은 34조8969억원에서 36조6270억원, 체크카드는 9조51억원에서 9조3684억원으로 늘어났다. 건전성 관리 효과로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660억원 줄어든 것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영업수익(1조3713억원)이 1.6% 감소하고 영업비용(8585억원)이 0.3% 불어났지만 순이익이 증가한 이유다. 연체율(1.21%)이 0.40%포인트(p) 낮아지는 등 건전성 지표도 좋아졌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00%로 0.32%p 개선됐다. KB국민카드는 △인공지능(AI) 중심 경영체계 전환 △선제적 리스크 관리 △자본효율성 관점의 성장 △우량자산 확대 △글로벌 신성장 동력 발굴로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비은행의 힘’ 터졌다...KB금융지주, 1분기 순익 1.9조 ‘사상 최대’

KB금융지주가 자본시장 관련 실적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비이자이익과 역대 최대 비은행 이익기여도를 달성했다. 이 회사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관련 상법 개정에 맞춰 발행주식총수의 약 3.8%에 달하는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방침이다. 23일 KB금융지주는 1분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1조892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1년 전보다 11.5% 증가한 수치다. KB국민은행의 이자이익 기반이 안정적으로 관리된 가운데 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 순수수료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 그룹의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그룹 순이익에서 비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3%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그룹 수수료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의 기여도는 72%까지 확대됐다. 1분기 순이자이익은 3조334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 늘었다. 핵심예금 확대를 통한 조달비용 감축 노력으로 순이자마진이 개선돼 이자이익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1분기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1.99%, 은행 NIM은 1.77%로, 전분기 대비 각각 0.04%포인트(p), 0.02%포인트(p) 상승했다. 1분기 순수수료이익은 1조3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했다. 증권, 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관련 계열사의 수수료이익이 큰 폭으로 확대됐고, 은행의 자산관리 수수료 이익도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94%로 전년 동기 대비 0.9%포인트 개선됐다. 3월 말 보통주자본(CET1)비율과 BIS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3.63%, 15.75%였다. 급격한 환율 상승과 연초 대규모 주주환원에 따른 하방 압력 요인에도 효율적인 자본 할당과 위험가중자산 관리에 힘입어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계열사별 실적을 보면 KB국민은행은 1분기 순이익 1조10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3% 늘었다. 작년 1분기 일회성 대규모 충당금 전입 등의 기저효과가 소멸되고,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관리된 가운데 자산관리 수수료이익이 확대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KB증권은 1분기 당기순이익 3478억원을 달성했다. 1년 전보다 93.3% 증가한 수치다. 자본시장 활성화에 따른 주식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 등 WM 관련 수익이 확대됐고, 에쿼티 운용 수익 개선으로 세일즈앤트레이딩(S&T)부문의 실적도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은 1분기 순이익 2007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 감소했다. 시장 변동성 확대로 투자손익이 감소했고, 전 보험부문의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영업손익이 줄었다. KB국민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75억원이었다. 카드이용금액 성장에 따라 순수수료이익이 증가하고, 건전성 개선에 따른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감소하면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2% 증가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발행주식총수의 약 3.8%(1426만주)에 달하는 기보유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일 소각 건으로, 금액 기준 업계 역대 최대 규모다. 최근 자사주 소각 의무화 관련 상법이 개정되면서 의무소각에 대해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이 부여됐지만, KB금융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에 기여하겠다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법 개정 즉시 소각 결정을 단행했다. 이날 KB금융 이사회는 주당 1143원의 분기현금배당과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추가로 결의했다. 주당현금배당은 작년 1분기 912원 대비 25.3%(231원) 확대됐다. 1분기 현금배당총액은 40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3%(710억원) 증가했다. 나상록 KB금융지주 재무담당 상무는 “전통적 은행 산업에 있어서는 '위기'로 인식될 수 있는 '머니무브'의 물결을, 비이자·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며 그룹의 전체 펀더멘털이 한층 더 레벨업됐다"며 “수익구조의 다변화와 내실화는 주주와 기업가치제고를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의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순익 37% 급감…신한라이프, ‘체질 개선’으로 버틴다

신한라이프가 안정적 수익 창출을 지속하기 위한 토대를 강화하고 있다. 중동전쟁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려는 행보다. 신한라이프는 지난달말 기준 보험계약마진(CSM)이 약 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1700억원(2.2%)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1분기 신계약 CSM은 362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연납화보험료(APE)는 3564억원으로 소폭(0.4%) 감소했다. 이 중 보장성보험은 2978억원으로 10.6% 감소했으나, 저축성·연금(585억원)은 상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138.1% 급증했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보험손익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형성됐다. 다만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31억원으로 37.6% 하락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유가증권 이익 감소를 야기하면서 투자손익을 강타했다. 전년도 가정변경 영향 소멸은 보험손익에 140억원에 달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예실차 손실 확대도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예상한 보험금 보다 실제로 지급된 액수가 크다는 의미다. 잠정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은 200.6%로 지난해말 대비 5.4%포인트(p) 낮아졌으나, 업계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150%)와는 50%p에 달하는 격차가 있다. 중장기 관점의 자산부채관리(ALM) 전략을 견지한 결과다. 총자산은 58조원 규모로, 1조6000억원(2.7%) 줄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채권 평가손실이 불어난 탓이다. 계정별로 보면 일반계정자산은 50조1019억원으로 3.8% 축소됐고, 특별계정자산(7946억원)은 4.7% 증가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단기적 성과가 아닌 건전성과 미래수익성이 높은 회사를 만들어 고객과의 신뢰를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카뱅·케뱅, 1분기 실적은 웃지만…시장은 ‘성장성’ 본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수익 개선 흐름은 지속되고 있지만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며 시장은 향후 성장 방향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IR)에서 단순한 실적 증가를 넘어 향후 성장성을 입증할 만한 전략을 제시할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내달 6일, 케이뱅크는 오는 30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5%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가계대출 확대를 억제하고 비이자수익을 키우며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8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확대됐다. 여신이자수익이 감소했으나 비이자수익이 22.4% 늘어나 1조원을 돌파하며 순이익에 기여했다. 대출·투자 플랫폼, 광고 사업 등으로 수수료·플랫폼 수익이 늘었고, 자금운용 결과도 좋았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출 비교 플랫폼에 개인사업자 등 라인업을 추가하고, 투자 탭 신설 등 신규 서비스를 내놓는다. 외화통장, 외국인 대상 서비스 등 신규 시장에도 진입한다. 결제, 캐피탈 사업에 대한 인수·합병(M&A)도 추진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2024년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둔 후 지난해에는 실적이 감소했다. 한 해 순이익은 1126억원으로 전년(1281억원) 대비 12% 줄었다. 충당금 적립에 따라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이 161억원에 그쳤는데, 올해 1분기에는 기저 효과로 반등이 예상된다. 케이뱅크 또한 가계대출 규제 속에 새로운 수익 통로를 찾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고 운용·플랫폼 광고 수익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에는 인터넷은행 처음으로 중소기업 대출 진출도 앞두고 있다. 업비트와 제휴를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수익 개선에도 인터넷은행의 주가 흐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실행에 따라 은행권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지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주가는 부진한 모습이다. 22일 기준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4700원으로 연초(2만1900원) 대비 12.8% 상승했다. KRX은행 지수가 1615.67로 같은 기간 24.6%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절반 수준이다. 지난달 5일 상장한 케이뱅크 주가는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케이뱅크 주가는 6370원으로 공모가(8300원) 대비 23.3% 낮아진 상태다. 상장 후 차익 실현 매물과 오버행 부담이 커지면서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과거 인터넷은행이 누렸던 성장주 기대감이 사라지고, 규제 환경과 수익 구조가 기존 은행과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 커졌다. 단순한 실적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인터넷은행 업계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사업 기반을 제시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분위기에 카카오그룹이 주목을 받으며 카카오뱅크 주가가 동반 상승한 것은 새로운 사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여신 성장이 제한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실적의 숫자보다 향후 성장 전략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케이뱅크는 상장 후 처음 IR을 진행하는 만큼 현재의 주가 부진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사업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주주환원 정책 발표는 당장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두 자릿수가 되면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실시하겠다고 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ROE는 5.2% 수준에 그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여신 성장성 회복 여부,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방향 등이 향후 주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상장 후 개선된 재무여력을 기반으로 얼마나 빠르게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 침투하고, 디지털자산 정책 동향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홍콩 ELS 과징금, 왜 못 정하나...‘당국 시각차·판단 리스크’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과징금 제재 결론 도출이 두 달 넘게 표류 중이다. 금융당국이 과징금에 대해 추가 감경을 두고 고심 중인 가운데 정무적 판단 영역과 소송 패소 부담까지 작용하면서 결론이 미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1일과 15일 두 번의 정례회의에서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제재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달 내 남은 회의는 오는 29일 한 차례 뿐이기에 안건이 상정되더라도 이달 중 최종 결론이 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감이 실린다. 당초 금융감독원에서 산정한 과징금은 4조원 규모였지만 1차 제재심을 거치며 2조원으로 감경됐다. 이후 지난 2월 이를 1조4000억원 수준으로 낮춘 뒤 제재안을 금융위에 보낸 상태다. 금융위는 과징금의 추가 감경 폭을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사후적인 피해 회복 노력이 인정될 경우 과징금의 50% 이내에서 감액이 가능하다. 사전 예방 노력까지 충족하면 최대 75%까지 감면할 수 있다. 그러나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대표적인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고라는 상징성에 감경 폭이 클 경우 '솜방망이 제재'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고위험 상품을 원금 보장형처럼 오인하게 하고, 최악의 시나리오 설명 누락 및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 미제시 등을 근거로 들어 은행권에 무관용원칙을 적용하고 강도 높은 제재를 확정했다. 과징금을 대규모 수준으로 확정하기엔 이후 은행권이 과징금의 7배를 위험가중자산(RWA) 운영리스크에 반영하게 된다는 점에서 난감하다. RWA 증가는 자본건전성비율을 떨어뜨려 대출과 투자 여력을 줄이기에 최근 강력하게 추진 중인 생산적금융 확대에 차질을 줄 수 있다. 당국은 앞서 이를 인지하고 있다며 과징금이 생산적금융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제재를 두고 당국간 이견차 및 법리 리스크와 당국 신뢰도 영향 등 각종 정무적 사안이 얽혀 복잡성을 높이고 있다. 금감원의 제재 결정 당시에도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렸던데다 금융위 내부에서도 쟁점을 두고 여러 시각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금감원과의 시각차가 벌어지는 지점도 암초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제재심에서 제시한 제재 논리상 '20년치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왜곡했다는 점을 중과실로 판단했다. 그러나 올해 초 은행권이 ELS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선고받은 판결에 따르면 법원은 운용자산설명서에 20년이 아닌 10년간 기초자산 가격변동추이만 기재됐다거나, 20년간 수익률모의실험 결과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설명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투자자가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다면 자기 책임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자본시장법상 시각과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판매사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금감원의 시각이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이 해당 소송에서 승리하면서 금융위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금감원 원안대로 확정 시 행정소송에 나선 은행권의 승소로 이어질 경우 당국 신뢰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앞서 당국은 두나무가 제기한 징계 취소 소송과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관련 제재 불복 소송에서도 잇단 패소를 겪었다. 자율배상에 대한 입장도 상이하다. 금감원은 이미 제재심 과정을 거치며 은행권의 사후 합의 등 보상 노력을 감안해 과징금을 경감해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위는 은행권에게 과도한 과징금을 매길 경우 이중 제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 속에서 기업과 소상공인 대출 여력이 감소할 수 있어 정책적 차원도 고려해야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난해 경영실적에서 ELS 과징금 명목으로 사전 통지 금액 중 일부만 충당금으로 쌓은 상태"라며 “통지 금액보다 크게 낮은 충당금을 쌓은 배경엔 과징금 경감이나 소송을 통한 승소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생산적 금융은 이제부터”...금융지주, 자본비율 숨통트였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은행권의 자본규제를 완화하면서 금융지주사의 생산적 금융과 주주환원 여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중동 사태로 환율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은행권이 자본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금융당국의 이번 규제완화가 은행권에도 기회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조치와 별개로 금융당국 주도로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공장, 신안우이 해상풍력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전례없는 투자 지원이 이뤄짐에 따라 낙수효과로 중소·중견기업의 경영 환경도 개선될지 주목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생산적 금융 기조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바이오, 디스플레이, 미래형 모빌리티를 넘어 아직 빛을 보지 못한 다른 업종을 계속해서 발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권 자본규제 합리화 과제 4건을 완료하고, 신규 과제로 운영리스크 손실인식 합리화, 구조적 외환포지션 승인대상 확대, 내부등급법상 신용평가모형 승인 등 3건을 선정했다. 우선 금융당국은 올해 3월부터 비상장 주식에 적용되는 위험가중치(RW)를 기존 400%에서 250%로 하향해 모험자본 공급에 대한 자본부담을 완화한다. 정부가 법률 또는 정책 발표를 통해 추진하고, 운영현황을 점검하는 사업은 RW 100%를 적용한다. 올해 1월부터는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을 신규 취급할 때 적용하는 내부등급법 RW 하한을 15%에서 20%로 상향하고, 은행권 해외점포 출자금을 구조적 외환포지션으로 승인해 시장리스크를 산출할 때 제외하도록 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장 주식 위험가중치 하향 내용 자체는 작년에 발표됐지만, 규제완화를 통한 자본비율 개선 폭과 적용시점은 이번에 확정됐다"며 “당장 올해 1분기 자본비율부터 규제완화가 적용돼 은행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최대 23.2bp(1bp=0.01%p)까지 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1분기 은행권 CET1비율이 원/달러 환율과 금리 상승 등으로 전분기 대비 악화될 것으로 우려됐는데, 이번 자본규제 완화가 숨통을 트였다는 해석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말부터 은행권으로부터 운영리스크 손실사건 배제 신청서를 접수받는다. 재발 가능성이 낮은 대규모 손실사건의 경우 운영리스크로 3년 이상 인식했다면,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전제로 운영리스크를 산출할 때 해당 사건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현재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 등을 대상으로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인 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 건은 규제완화 대상에서 제외된다. 과징금까지 포함해 손실사건을 3년 이상 인식해야 하므로 ELS 제재 건은 '운영리스크 손실인식 합리화'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구조적 외환포지션을 해외 장기 지분투자, 해외점포 이익잉여금까지 확대하고, 주담대 자본규제에 대한 추가적인 개선과제도 검토한다. 이번 금융당국의 규제완화로 은행권의 자본여력이 확충돼 최대 74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기업대출로 활용하거나, 이를 토대로 주주환원 여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환원 여력은 현 정부가 드라이브를 거는 자본시장 활성화와도 직결된다. 한편에서는 KB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사들이 1분기부터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연말까지 지속될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은행권 내부에서는 은행권 합산 기준 올해 연간 생산적 금융 공급액 가운데 30%가 1분기에 집행된 것으로 추산했다. 당국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신안우이 해상풍력, 울산 차세대 이차전지 등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가 될 산업을 중심으로 자금 공급을 늘리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앞으로는 차세대 바이오·백신, 디스플레이, 미래 모빌리티·방산 등에 총 10조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생산적 금융이 성공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산업파급효과가 크고, 산업 정책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업뿐만 아니라 수주 부진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도 신속하게 자금을 공급하는 게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생산적 금융 프로젝트 초기에는 신용도가 우량하고, 전망이 밝은 대기업이나 메가 프로젝트를 발굴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데, 여기에 적합한 차주가 연말에도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우리나라 기업들 전반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소·중견기업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금융 풍향계] 농협, 312억 투입 할인 행사…‘물가 안정’ 나선다

농협이 가정의 달을 맞아 대규모 할인 행사를 실시한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 등 대내외 요인으로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만큼 물가 안정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농협은 이달 23일부터 내달 20일까지 28일간 전국 농협하나로마트와 자재판매장 등에서 '농심!효심!동심! 특별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농협은 지난 설 명절 450억원, 유류 지원 380억원에 이어 이번 행사에 312억원을 투입한다. 총 1142억원을 물가 안정과 민생 지원에 활용하는 셈이다. 행사 기간 동안 농협하나로마트와 NH싱싱몰에서 제철 과일과 한우, 계란, 생활필수품 등을 최대 50~60% 할인 판매한다. 자재 판매장에서도 자체브랜드(PB) 상품과 소형 농기계를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공급한다. 이번 할인전은 가정의 달과 영농 성수기를 맞아 민생 물가 부담을 줄이고 내수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됐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22일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았다. 현장의 애로 사항을 듣고 농축산물과 생필품 수급 상황 등을 점검했다. 강 회장은 “정부의 민생 안정 정책에 발맞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BNK부산은행이 과학관 체험 기회 확대에 나섰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전날 국립부산과학관에서 연간회원제인 '사이언스 패스' 법인 1호 가입 인증식을 진행했다. 사이언스 패스는 전국 6대 국립과학관을 이용할 수 있는 연간 회원 서비스다. 과학관 이용을 독려하고 과학문화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부산은행은 과학문화 확산 정책에 발맞추고, 지역사회에 공헌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에서 법인 1호로 가입했다. 특히 임직원 가족들 대상으로 연간 회원권 200매를 구입해 과학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부산은행 BC카드(체크카드 포함)로 연간회원권을 결제하면 1인당 2000원을 할인해준다. 김성주 부산은행장은 “지역 기관과 협력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이 스테이블코인 결제 생태계 선점에 나섰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21일 NHN KCP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술과 디지털 결제 인프라를 결합해 차세대 지급결제 모델을 공동으로 구축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미래 디지털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다. 두 회사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와 정산 구조를 설계하고 단계적으로 사업화하기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가맹점과 플랫폼 네트워크를 연계해 결제 생태계를 확장한다. 또 국내외 디지털 결제 인프라와 연계해 상호 확장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준비하며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스테이블코인과 AI 기술을 실제 결제 환경에 적용할 가능성을 점검하는 계기"라고 말했다. 토스뱅크가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서비스를 지원한다. 22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소득 수준과 거주 지역에 따라 1인당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지급된다. 1차 신청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우선 진행되며 오는 27일부터 내달 8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2차 신청은 소득 하위 70% 국민이 대상이다. 내달 18일부터 7월 3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신청 첫 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에 맞춘 요일제가 적용된다. 지원 대상자는 오는 27일부터 토스 앱에서 대상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지원금은 토스뱅크 체크카드로 신청하면 된다. 지원금은 다음날 카드에 충전되며, 카카오 알림톡이나 문자 등으로 충전 완료 여부가 안내된다. 지원금을 사용해도 토스뱅크 캐시백 혜택은 그대로 받을 수 있다. 지원금은 주소지 관할 지역 내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업종 등에서 8월 31일까지 사용 가능하다. 유흥·사행업종, 온라인 전자상거래, 환금성 업종 등 일부 업종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메시지나 링크는 스미싱일 수 있어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신한금융, 기후위기 대응...은행권도 ‘에너지절약’ 동참

신한금융그룹을 비롯해 각 금융사들이 기후위기 대응 실행을 강화해 에너지 절약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22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날 지구의 날을 기념해 그룹사 주요 건물을 일시 소등하는 'Turn Off DAY'를 실시한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그룹 주요 경영진은 도보,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한다. 다른 임직원들도 대중교통 이용을 확대하고 있다. 나아가 매주 금요일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그린 프라이데이', 퇴근 전 소등 및 전원 차단을 점검하는 '오늘도, 같이 OFF' 캠페인을 도입해 에너지 절감 활동을 일상 업무 방식으로 정착시키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중동 정세 장기화로 정부의 원유 자원 안보 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집중근무 시간 내 엘리베이터를 절반만 운행하는 등 에너지 위기 대응 비상운영체계도 상시 가동 중이다. 은행연합회와 국내 은행들도 중동 사태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한 상황에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자 다양한 방법들을 실천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은 교통 수요를 분산하고자 시차 출·퇴근제, 재택근무 제도를 확대 시행하고, 적정 실내 온도 유지, 복도 등 공용부의 부분 소등, 일몰 후 본점 간판 소등을 실시하고 있다. 불필요한 대면 출장과 행사를 줄이고, 화상회의를 늘려 비대면 중심의 업무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우리금융캐피탈은 4월 넷째주를 저탄소 생활 실천 주간으로 지정하고, 임직원 참여형 캠페인 '우리의 힘으로 실천하는 저탄소 생활 챌린지'를 실시한다. 일회용품 사용 절감, 텀블러 사용, 종이 사용량 축소 등 일상 실천 활동 위주로 임직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사내 채널에서 우수 사례를 공유한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금리 전망 ‘동결 기조’ 속 분기점...변수는 커진 ‘비용 압력’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취임 이후 첫 통화정책 방향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수입물가 급등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기준금리 인상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시장의 기본 시나리오는 여전히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 물가와 성장 간 상충이 뚜렷해진 가운데, 물가안정이라는 한은의 핵심 책무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금리 경로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현송 총재는 취임식에서 향후 4년간의 정책 과제로 물가·금융안정을 최우선에 올렸다. 수입물가가 9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고물가 압력이 심화되는 상황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 물가 흐름은 가파르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원화 기준 전월 대비 16.1% 오르며 28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18.4% 상승했다. 원재료·중간재·자본재·소비재 전반에 걸친 동반 상승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비용발 인플레이션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산물과 기초소재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투자은행(IB) 등 국내외 기관들이 이미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시점은 3월 수출입물가지수 발표 이전이다. 최근 급격한 가격 변동이 추가로 반영될 경우, 물가 전망치의 추가 상향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 총재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물가와 성장 간 상충 시 물가안정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히며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급 충격이 근원물가로 전이될 경우 통화정책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금리 인상론의 근거는 단연 고물가다. 김현지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두 차례(총 50bp) 인상을 전망했다. 원화 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에너지 공급망 정상화에 필요한 기간, 글로벌 에너지 시장구조 재편 등이 인플레이션 하한선을 높인다는 논리다. 메리츠증권 역시 기대인플레이션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근거로 최대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외 여건도 인상론에 힘을 싣는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지난달 원유 생산량을 전월 대비 28% 줄였다. 이라크는 260만 배럴(61%) 감산에 나섰다. 수출 차질로 재고가 쌓이면서 저장 여력이 한계에 부딪힌 영향이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지난달 원유 생산량을 전월 대비 28% 끌어내렸다. 이라크의 경우 260만배럴(61%) 감산했다. 수출길이 막힌 원유를 저장할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생긴 일이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충격의 여진이 이어질 경우, 한은이 우려하는 '2차 파급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에너지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7.0% 감소한 것은 도입 물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원유 수입이 정상화되면 고유가가 수입 단가에 반영되면서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상 횟수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현대차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등은 연내 1회 인상을 예상했다. 저성장 우려가 여전하지만, 반도체 수출 회복과 추경 효과 등이 동결 명분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결을 전망하는 증권사들의 시각은 상대적으로 폭이 넓다.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현 수준(연 2.50%)에서 유지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이후 경로를 두고는 '동결 장기화'와 '내년 인상'으로 의견이 갈린다. 우선 시차를 두고 인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상상인증권과 iM증권은 올해는 동결을 유지하되 내년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하며,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요국 통화정책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꼽힌다. 글로벌 통화정책이 매파적으로 기울 경우 동결 기조를 고수하면 원화 약세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논리다. 교보증권·SK증권·유진투자증권·하나증권은 올해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연내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물가 자극 요인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시각이다. 반면 키움증권과 LS증권 등은 저성장 흐름과 업종 간 양극화 심화를 감안할 때, 한은이 매파적으로 선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동결 가능성에 가장 무게를 둔 그룹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단기에 크게 불거진 기준금리 인상 기대에 대해 너무 급격한 통화정책 경로 전망에 대한 변화라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며 “적어도 지금 금리 전환의 근거로 사용되고 있는 중동 사태 및 유가 급등은 논거 자체가 지니는 영향력이 약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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