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비료·유통비·대출 지원…2200억 규모 농업인 지원 실시

농협중앙회는 2200억원 규모의 '힘내라! 우리 농업' 농업인 경영안정 지원 프로젝트를 실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8일 발표한 농협 대전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농가 경영비 부담 완화, 농산물 유통 비용·금융 부담 경감, 미래 성장 지원 골자로 4대 핵심 분야 중심으로 전방위적 지원이 이뤄진다. 먼저 농업인 생산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기질비료, 사료 등 영농자재의 가격 보조, 영농인력 무상 공급을 실시한다. 1134억원 규모의 지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기질비료는 영농철 농번기 수요를 감안해 1개월간 가격 인상을 유예한다. 인상분의 80%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지원해 총 495억원 규모의 구매 부담 경감 효과를 제공할 예정이다. 축산농가의 사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경쟁사 대비 23% 낮은 수준의 가격 인상률도 적용한다. 총 453억원의 생산비 절감 효과를 제공할 계획이다. 채소·과수 생산 안정을 위해 영양제와 살충제를 최대 50% 할인해 농가에 공급한다. 하반기 연 25만명의 영농인력을 농가에 지원한다. 범국민·범농협 농촌일손돕기와 법무부 협력 영농인력 지원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농축산물 유통 비용 절감을 위해 물류 지원 강화와 농산물 판로 다변화를 추진한다. 약 177억원의 지원 효과가 예상된다. 원예농산물 공동물류 출하 시 물류비 1000만원 이상 건을 대상으로 비용의 최대 18%를 지원한다. 자연재해, 홍수 출하 등에 따른 가격 하락 대응을 위해 공판장과 산지농협 간 업무협약(MOU)을 맺는다. 경락가격이 약정가격 이하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보전할 계획이다. 소 도축수수료를 민간 대비 7.6%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축산농가 경영 부담도 낮춘다. 농산물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해외 시장 대상 마케팅 활성화, 농협금융 연계 농산물 판매 이벤트, 연계상품 개발 등으로 농산물 판로를 다변화할 예정이다. 약 740억원 규모의 농업인 금융 부담도 완화도 지원한다. 농업인 조합원, 청년농업인, 귀농인을 대상으로 최대 2.5%포인트(p)의 이자를 지원하는 영농대출 저리지원 상품을 출시, 421억원 규모의 혜택을 제공한다. 특별우대금리 연 0.2%p 예금상품을 운영해 100억원, 농업인 대출금리를 최대 0.5% 인하해 176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농업인 중 성실이자 납부 고객에는 원금 상환 일부를 지원한다. 재난・재해 피해 농업인에게는 37억원 재원으로 긴급 무이자 금융지원을 실시한다. 농업인의 경영환경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미래 농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149억원 규모를 지원한다. 축산농가에 일시적인 경영 공백이 발생하면 사료 급여와 축사 관리 등을 지원하는 도우미 사업을 추진한다. 농가가 회피할 수 없는 재해 피해에 대해 농작물재해보험 할증에서 제외하는 등 농가 경영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기존 시설하우스와 노지에 130억원을 투자해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보급형 스마트팜 1680여 개소 이상을 보급한다. 농가의 중장기 농가 소득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농업금융 컨설팅도 함께 제공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업소득 3000만원 달성을 최우선 목표로 농업인의 실익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미래 농업 성장기반 구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금융권 풍향계] 산은, 국민성장펀드 정책성펀드 첫 해 운용사 선정 마무리 外

◇ 한국산업은행, 2026년 '국민성장펀드 정책성펀드' 자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13일 '국민성장펀드(간접투자분야) 정책성펀드' 2026년 2차 자펀드 위탁운용사 7개사를 최종 선정함으로써 2026년 출자사업을 모두 마무리하며 첨단전략산업 투자 기반을 완성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민성장펀드(간접투자분야) 정책성펀드'는 첨단전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및 벤처·혁신 생태계 지원을 위해 조성되는 정책펀드다. 1차 11개사 선정 후 이번 2차 사업에서 7개사를 선정, 총 18개 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했다. 2차 운용사 선정(1조6000억원, 7개사)은 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에 선정된 자펀드 운용사들은 연내 펀드 조성을 완료하고 신속하게 투자를 집행해 국내 첨단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코스닥 시장 활성화, 지역 혁신기업 성장 등을 견인할 예정이다. 특히 지역전용리그는 지방 첨단전략산업 생태계에 자금을 집중 투자하도록 설계해 수도권-지역 간 지역내총생산 격차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산업은행은 “정부‧민간과 지속적인 소통과 협업으로 '국민성장펀드 정책성펀드'의 첫 해 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했다"며 “정책금융이 마중물이 되어 민간자금을 첨단전략산업으로 유도하고 신속히 혁신기업 앞에 투자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 신한은행, 서울시·금감원과 소상공인 위한 '성공 두드림 세미나' 개최 신한은행은 13일 서울시청 본관 8층 다목적홀에서 서울시, 금융감독원과 함께 '서울시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성공 두드림 세미나'를 개최했다. '성공 두드림 세미나'는 신한은행이 2017년부터 운영해 온 대표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누적 5200여명이 참여했다. 공공배달앱 '땡겨요'를 기반으로 소상공인의 경영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다양한 비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며 실질적인 사업 경쟁력 제고를 지원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최항도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서울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경영 노하우와 다양한 지원 정보를 제공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미나는 외식·배달 시장의 변화와 소비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실무 중심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배달 전문 유튜버 '장코치'는 '더 똑똑하게 배달 장사하는 방법'을 주제로 배달 플랫폼 운영 전략과 매출 증대 노하우를 소개했다. '장사는 전략이다'의 저자 김유진 작가는 '불황을 극복하는 핵심 생존 전략'을 주제로 변화하는 경영환경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경영 전략을 공유했다. 행사장에서는 신한은행과 금융감독원, 서울신용보증재단이 공동으로 상담부스를 운영해 금융상품 상담, 소상공인 종합지원, 고용·산재보험 지원, 금융 애로 상담 등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비금융 상담 서비스도 함께 제공했다. ◇ KB국민은행, 개인사업자 대상 '부가가치세 신고 지원 서비스' 제공 KB국민은행은 부가가치세 신고 기간을 맞아 개인사업자의 신고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부가가치세 예상조회 및 셀프신고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세무 플랫폼 '이지샵'과의 제휴를 통해 마련했다. KB스타기업뱅킹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는 앱에서 부가가치세 예상 세액을 사전에 조회하고 신고에 필요한 자료를 자동으로 정리한 뒤, 홈택스 신고까지 연계해 보다 간편하게 신고를 진행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 출시로 KB국민은행은 기존 세금환급 서비스와 종합소득세 견적비교 서비스에 이어 부가가치세 신고까지 지원하며 개인사업자를 위한 세무 서비스를 한층 강화했다. KB국민은행은 서비스 출시를 기념해 오는 24일까지 '사장님 KB스타기업뱅킹에서 부가세 셀프신고하시고 CU쿠폰 받아가세요' 이벤트도 진행한다. KB스타(기업)뱅킹에서 이벤트 응모 후, 부가가치세 예상조회까지 완료한 고객에게는 CU모바일금액권 3000원권을, 셀프신고까지 완료한 고객에게는 CU모바일금액원 1만원권을 각각 제공한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40개월 이어진 호황에도...‘반도체 고점론’ 일축한 한은

AI 투자에 힘입어 반도체 호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판단이 한층 분명해졌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고점론'에 대해선 현재의 업황이 과거와 다른 구조적 요인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13일 한국은행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에 따르면 한은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당분간 확장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AI 확산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기술적 제약으로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한은은 현재 반도체 시장을 과거 사이클과 동일한 잣대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투자 규모와 속도가 이전 확장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이번 확장기는 AI 확산에 따른 산업 생태계의 근본적 변화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경쟁적 투자가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확장기와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공급 여건도 호황이 장기화하는 배경으로 꼽았다. 한은은 고성능 반도체는 양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데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처럼 고객 주문에 맞춰 생산하는 제품 비중이 커지면서 공급 확대 속도가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비해 공급 증가가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수급 구조가 반도체 업황을 지탱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업황의 지속 기간도 과거 평균을 웃돌고 있다. 한은은 이번 반도체 경기 확장 국면이 2023년 3월 이후 40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다섯 차례 확장기의 평균 지속 기간인 29개월을 넘어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망도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한은은 주요 해외 투자은행들의 분석을 인용하며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적어도 내년까지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이는 그동안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던 기존 평가보다 한 단계 연장된 전망으로 해석된다. 다만 AI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봤다. 한은은 AI 기술 확산 속도와 수익성, 적용 범위 등에 따라 업황 흐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적 시각은 꾸준히 제시돼 왔다. 이지호 당시 조사국장(현 부총재보)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반도체 사이클이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고, 이창용 전 총재도 올해 1월 AI 버블 논란과 관련해 “AI 산업에서 누가 승자가 되더라도 반도체는 써야 한다"며 “관련 산업이 적어도 1년 시계에서 전망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반도체 수출이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이어가는 점은 한은의 판단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월 171.4%, 5월 167.7% 증가했고, 월간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선 6월에는 증가폭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경제 여건과 함께 반도체 업황에 대한 추가 진단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늦은 만큼 더 키운다”...우리금융지주, ‘비은행 열세’ 뒤집기 시동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경쟁력 강화의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보험은 동양생명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지배력을 높이고, 증권은 대형 IB 딜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은행 중심 수익구조를 바꾸기 위한 체질 개선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동양생명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상향 조정하며 완전자회사 편입 작업에 속도를 냈다. 우리투자증권도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1조6000억원 규모 인수금융 딜의 공동 주선에 성공하는 등 비은행 부문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최근 동양생명 주식매수청구권 매수예정가격을 기존 8505원에서 9356원으로 약 10% 상향 조정했다. 당초 포괄적 주식교환 과정에서 일부 동양생명 소액주주들은 매수예정가격이 교환가액(8720원)보다 낮다며 반발했고 금융감독원도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 결정은 우리금융이 동양생명 완전자회사 편입을 예정대로 마무리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완전자회사 편입이 완료되면 동양생명은 상장폐지 절차를 거쳐 우리금융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고 이후 ABL생명과의 통합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하반기 중 동양생명의 완전자회사 편입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의 동양생명 지분율은 75.34%로 남은 24.66%를 취득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상장 폐지할 계획이다. ABL생명의 경우 인수 당시부터 100% 지분을 확보한 만큼 별도의 잔여 지분 매수 절차는 필요하지 않다. 동양생명의 완전자회사 편입이 마무리되면 양사의 통합 작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통합이 이뤄질 경우 자산 규모 기준 생명보험업계 5위권 보험사가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총자산은 각각 34조4600억원, 19조2052억원으로 합산 시 53조6652억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생명(328조8702억원), 교보생명(128조482억원), 한화생명(124조177억원), 신한라이프(57조7252억원)에 이어 생명보험업계 내 다섯 번째 규모다. 보험업 강화는 우리금융이 오랫동안 안고 있던 과제를 해결하는 의미도 크다. 우리금융은 KB·신한·하나금융과 달리 오랜 기간 자체 보험 계열사가 없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이번 완전자회사 전환까지 마무리되면 그룹의 보험 부문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보험에 이어 증권 부문도 자본 확충 이후 대규모 금융주선이 가능해지면서 IB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5월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기자본을 대폭 확충했다. 이를 통해 기업금융(IB)과 인수금융, 채권발행시장(DCM) 등 투자은행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최근 우리투자증권은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이 추진한 울산GPS와 SK멀티유틸리티 지분 인수 거래의 인수금융 주선을 완료했다. 총 1조6000억원 규모 거래에서 1조원 규모의 인수금융 가운데 6000억원을 주선하며 공동 주선사로 참여하는 등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딜을 성사시켰다. 증권 부문 강화는 우리금융의 비은행 전략에서 핵심 축이다. 은행 의존도가 높은 수익구조에서는 금리와 경기 변화에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만큼 안정적인 수수료 기반 수익원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금융지주들의 비은행 계열사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가 그룹 이익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하나금융 역시 하나증권과 하나생명을 중심으로 비은행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우리금융은 순이익 대부분을 은행이 담당하는 구조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우리금융의 최대 과제로 꼽아왔다. 우리금융은 보험과 증권을 동시에 육성해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보험은 안정적인 보험료 수입과 자산운용을 통해 그룹 수익 기반을 넓히고 증권은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사업 확대를 통해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증권업 진출과 보험사 편입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사업 기반은 갖췄다고 본다"며 “다만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이 비은행 경쟁력 강화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각 계열사의 시장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새롭게 편입된 계열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그룹 내 시너지를 구체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은행에 편중된 그룹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를 높여 나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정부 대출규제도 벅찬데”...국민은행 주담대 ‘3억 제한’ 속내 [머니+]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3억원으로 낮추는 등 강도 높은 조치에 들어가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시장에 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례적인 조치를 시행한 배경에 이목이 모이는 가운데 시장에선 수익성 축소와 고객 이탈 가능성까지 감수해가면서도 국민은행이 규제 리스크와 자산 건전성 관리를 우선시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별도 통보시 까지 수도권 및 규제지역의 주택구입자금대출 최대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이는 국민은행 자체 제한사항으로, 변경 전 6억원 이내였던 최대한도가 3억원 이내로 축소되며 수도권 및 규제지역 외 지역의 최대한도도 3억원에 국한된다. 25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최대 2억원을 적용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중 가계대출 잔액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이 갑작스러운 조치를 내리자 대출 실행 예정인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 내 혼란이 거세졌다. 특히 연봉 1억원 가량인 부부가 월 상환액 300만원가량을 부담할 경우 6억원의 대출이 가능했던 이전과 달리 해당 구간 실수요자의 대출 한도가 크게 꺾이게 됐다. 소득 1억원 신혼부부의 경우 정책대출 대상에서 제외되는 바로 윗단계(사각지대)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디딤돌과 보금자리론의 신혼부부 소득 기준은 합산 8500만원이다. 시중은행 대출로 넘어가는 소득 구간부터 곧바로 대출이 꺾이면서 본인 자금에 대출 6억원을 더해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을 구매하려던 수많은 실수요자들의 발이 묶이게 된 셈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30대 남성 직장인 A씨는 “내년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에 대한 대출을 알아보던 중 갑작스러운 은행 규제가 내려오면서 자금 마련이 막막해졌다"며 “다른 은행들로 수요가 몰려 타 은행도 다같이 막힐까봐 초조하고, 이제는 정부 뿐만 아니라 은행 자체 대출규제까지 예측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국민은행의 이같은 결정엔 '대출 총량 목표치 관리'란 배경이 가장 먼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금융당국의 연간 목표치를 초과하면서 올해 총량 목표치 페널티 대상에 오른 상황이다. '가계대출 관리 실패' 은행에 2년 연속 오를 경우 안팎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선제적으로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국민은행도 시행 배경에 대해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 차원에서 가계여신 포트폴리오의 선제적 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가계대출 규모가 다시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주담대 잔액이 큰 국민은행의 경우 총량 관리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부동산 시장 변동성이 작용하는 가운데 대출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연체율 상승 위험을 고려한 처사로 해석된다. '규제에 협조적인 은행'이라는 신호를 시장과 당국에 의도적으로 나타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주담대 잔액 규모가 큰 국민은행이 자율적으로 대출 한도를 줄이면 타 시중은행에도 영향을 주면서 당국 정책 기조를 돕는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다만 영업 현장에서의 혼란과 직접적인 수익성 타격은 피하기 어려워졌다. 고객 유입의 핵심인 주담대 한도를 크게 꺾으면서 고가 아파트 수요층이 타 은행이나 제2금융권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만 장기간 강한 규제를 유지하면 경쟁 은행들의 틈새 영업도 커질 수 있다. 순이자이익(NIM)을 떠받치는 주담대 신규 취급이 줄면 단기적 이익 감소도 예상된다.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타 은행도 한도를 줄일 것이란 심리에 매수와 대출 수요를 더 자극하면 시장 전반에 풍선효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번 규제 대상에 '처음 주택을 구매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이면서 한도 축소가 청년 지지율을 신경쓰는 정부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대출 총량관리 차원에서 선제적 관리에 나선 것이지만 이번 조치가 5억~6억원 정도 대출을 계획한 다수 실수요자층에 타격을 입히면서, 정부가 애초에 규제 대상으로 삼으려 했던 다주택투자자 대출과 미묘하게 틀어지게 된 부분도 있다"고 짚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돈 움직일 때 기회 온다”...양종희, KB금융 3년 성장축 재정비

“금융그룹의 존재 이유이자 가장 큰 경쟁력은 고객에게 종합적인 금융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경남 사천 KB 인재니움 연수원에서 그룹 경영진 약 27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을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급변하는 금융시장 및 경쟁 환경 속에서 그룹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구체화하고, 계열사간 협업을 바탕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했다. 올해 워크숍에서는 다음 3년(2027~2029년)을 목표로 현재 수립 중인 그룹 중장기 경영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참석한 경영진들은 자본시장 성장과 머니무브, AI 기술 확산과 디지털 금융 생태계 변화, 생산적 금융 등 금융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전망하고 KB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핵심 과제들을 함께 점검했다. 그룹 중장기 경영전략의 5대 핵심 어젠다는 △WM(자산관리) 및 연금 사업 모델의 재설계 △차별적인 중소법인 비즈니스 경쟁력 확보 △그룹 CIB 및 자본시장 협업 체계 강화 △보험 비즈니스 및 투자운용 역량 선진화 △그룹 AI 전환 가속화 로드맵 수립이 제시됐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다양한 개별 토론 세션을 통해 계열사별 실행과제를 구체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양종희 회장은 “AI 대전환 그리고 머니무브 시대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모든 계열사가 고객을 중심으로 함께 움직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머니무브는 위기가 아니라 WM(자산관리)과 자산운용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생산적 금융은 KB의 CIB와 중소기업 비즈니스 역할을 확대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시스템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과 프로세스를 다시 살펴보고, AI를 기반으로 전면적인 재설계에 나서자"고 말했다. 이어 “통상의 관성을 넘어선 가장 다른 생각으로 구조적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문가 특강에는 'AI, 모든 산업을 재설계하다'라는 주제로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이 'AI를 통한 향후 금융, 의료 등 다양한 산업의 변화'를 예상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보험업 입성’ 눈앞 OK금융...최윤 회장, 통합·정상화 과제 안았다

예별손해보험(예별손보)이 들어갈 새 보금자리가 확정되고 있다. 7번째 매각 작업에서 OK금융그룹을 만난 덕분이다. 예금보험공사(예보)는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면서 예별손보의 경영정상화를 도울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은 예별손보 공개매각을 위한 재공고 입찰에서 흥국화재·한국투자금융지주·JC플라워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획득했다. 경쟁자들이 1조5000억원 수준의 지원금이 필요하다고 한 반면, OK금융은 1조1500억원 안팎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보는 △법령상 인수 요건 사전심사 △자금지원요청액 평가 △계약이행 능력평가를 토대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고, OK금융에게 배타적 협상기간을 부여한다. 이후 매각협상 및 주식매매계약서 체결 등이 후속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예별손보는 MG손해보험의 보험계약을 유지·관리하는 가교보험사다. 올 1분기말 기준 자산과 부채는 각각 3조5494억·4조368억원(자본총계 -487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금융당국의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을 130%로 끌어올리고 안정적인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1조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까닭이다. 시장에서는 자산·부채 일부만 받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 보다 인수합병(M&A) 형태로 매각이 진행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추진했던 2024년 노조의 반발에 직면한 것도 P&A 방식이 원인이었다. 반면, 조직 및 보험계약을 통으로 넘기는 방식은 고용 불안을 비롯한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예별손보의 임직원은 258명 규모로 추가적인 구조조정의 여지도 크지 않다는 평가다. OK금융은 122만명에 달하는 예별손보 가입자들의 자산을 지키면서 경영정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예금보험공사도 보험계약자 보호 및 예별손보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예보가 예별손보 매각을 추진할 수 있는 시기는 이번이 마지막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다시 매각이 물거품 되면 연말까지 손보 빅5(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로 계약이전을 진행하는 시나리오였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이번 매각협상의 성공을 응원하고 있다. 장기보험을 비롯한 보종의 손해율 상승 등 예별손보의 계약을 끌어안는 것에 상응하는 '당근'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OK금융은 저축은행·캐피탈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보험을 더해 종합금융사로 자리잡는다는 비전이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리더십 하에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대부업에서 철수한 것도 금융사 인수를 가속화하기 위함이었다. 예별손보 정상화 자금 보다 적은 수준의 지원금을 요구할 펀더멘탈도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6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014년 출범 이래 처음으로 업계 1위를 달성했다. 올 1분기 순이익은 820억원으로 증시 호황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619.3% 급증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의 절반을 채운 셈이다. OK캐피탈의 경우 충당금 부담 감소·투자 성과 등을 앞세워 지난해 순이익(839억원)이 전년 대비 5000억원 넘게 증가하며 흑자전환했다. OK금융이 해결해야 할 미션은 적지 않다. 우선 설계사를 대규모로 확충하는 것이 관건이다. 건강보험을 필두로 보험업계의 주력 상품군에서는 여전히 대면 영업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손보 빅5가 1만명 이상의 전속설계사를 유지 중인 이유다. 예별손보의 전속설계사는 111명으로 집계됐다.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경쟁력 있는 신상품을 앞세워 현금흐름도 개선해야 한다. 문제는 보종(보험 종류)을 불문하고 경쟁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높은 시책 제시 등 지나치게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 MG손보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 변경도 신상품 개발을 저해하는 요소"라면서도 “OK금융의 의지가 강하고, 총자산도 20조원에 달하는 만큼 인수 자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새 판 짜는 토스뱅크…주담대·펀드로 성장 동력 키운다

토스뱅크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기존 신용대출 중심 사업에는 성장 제약이 있는 데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공격적으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내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고 펀드 판매를 시작하는 등 사업 부문을 확대한다. 법인 시장 진출도 가능해지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2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87억원) 대비 58.3% 증가한 규모다.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가계대출 중심 성장이 이어지며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분기 이자이익은 20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다만 이는 이자수익 증가보다는 이자비용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 크다. 이자수익은 3288억원으로 3.8% 줄었고, 이자비용은 1190억원으로 13.3% 감소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성장에 어려움을 겪으며 기업대출인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올해 오히려 감소했다. 토스뱅크의 1분기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조373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518억원) 대비 5.4% 줄었다.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13조3995억원에서 14조1315억원으로 5.5% 늘어나며 여신 성장을 주도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성장이 주춤한 것은 건전성 관리 때문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경기 상황에 민감해 건전성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토스뱅크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말 3.33%까지 높아졌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연체율(1.38%)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증부 대출 중심으로 재편하고 잔액도 감소하며 올해 1분기 연체율은 2.11%로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2%가 넘는 높은 수준인 데다 카카오뱅크 1.4%, 케이뱅크 0.55%를 크게 상회한다. 가계대출은 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대출 중심으로 운영돼 포트폴리오가 제한적이다. 최근에는 은행권이 신용대출 급증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 대책을 시행했고, 토스뱅크도 이에 동참하며 신용대출 성장 여력이 줄었다. 토스뱅크는 지난달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기존 최대 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하는 등 신용대출 관리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는 연내 주담대 상품을 출시해 가계대출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다. 주담대는 대출 규모가 크고 건전성 관리에도 유리해 은행의 핵심 여신 상품으로 꼽힌다. 정부가 은행권의 주담대 확대를 억제하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상품 자체 출시를 미루기에는 은행 입장에서 부담이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과 신용대출 확대에 동시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주담대가 출시되면 보다 안정적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펀드 판매도 준비 중이다. 토스뱅크는 비이자이익이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52억원에서 올해 1분기 -70억원으로 적자 폭이 줄었으나 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수수료이익도 같은 기간 -154억원에서 -126억원으로 개선됐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다. 토스뱅크는 지난 5월 금융투자업 본인가를 취득하면서 직접적인 펀드 판매가 가능해졌다. 그동안 자산관리(WM) 서비스로 운영하던 투자상품 연계 서비스 목돈굴리기를 토대로 새로운 투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직접 펀드를 판매하면 수수료이익이 늘어나 비이자이익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 판매를 시작으로 향후 신탁 라이선스까지 취득하면 고객 자산을 직접 관리하는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로 사업 확대가 가능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이달 인터넷은행의 대면 업무를 확대하며 중소기업 대출 시장 진출 여건도 개선됐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토스뱅크 비즈니스' 등 상표권을 등록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다만 중소기업 시장은 시스템과 영업 환경 등이 복잡해 실제 상품을 출시하기에는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주담대 출시를 통해 균형 잡힌 여신 구조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펀드 서비스에는 투자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품을 구성할 것"이라고 했다. 또 “그동안 법인 시장 진출이 어려웠던 애로사항이 유연하게 해소돼 긍정적"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편의성이 크게 제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롤러코스터’ 증시에 자금도 이리저리…이번엔 예금으로 쏠려

코스피지수가 9000선을 넘나들다가 7000선으로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융권 내 자금 흐름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줄곧 감소했던 은행 예금 잔액은 최근 크게 늘기 시작했고, 코스피지수가 크게 폭락하는 날에는 카드론이 이례적인 급증을 보이기도 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2.52%(184.03p) 오른 7475.9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9일 종가기준 9000선을 넘어서며 크게 뛰어올랐던 코스피가 불과 15거래일만에 75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초 본격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다가 지난 5월부터는 매달 앞자리 수를 갈아치웠다. 상승률만 보면 연초(1월 2일)부터 고점(6월 19일, 9385.59)까지 117.78% 상승했다. 현재는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고점 대비 20.34%까지 하락한 상태다. 코스피지수가 이같은 변동성을 보이는 동안 연초부터 감소세를 나타내던 은행 정기예금은 다시 늘어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일주일 만에 12조원 이상 은행 예금으로 들어오는 등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7일 962조70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950조7523억원) 대비 일주일 새 11조9486억원 늘어났다.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이 960조원을 넘긴 건 작년 11월(971조9897억원) 후 약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은행 예금은 작년 말과 올 초 증시 상승세가 시작됨에 따라 한동안 강한 머니무브가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말 971조9897억원이던 5대 은행 정기예금은 불과 한 달 만에 939조2863억원으로 32조원 이상 감소했다. 올해 1월에는 2조4000억원가량이 줄었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건 두 달 전부터다. 정기예금은 5월 944조7161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7조원 가량 늘었고, 6월에도 6조원 가량이 정기예금으로 들어왔다. 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의 단기 고점 도달과 증시 변동성 확대 등을 이유로 차익을 실현한 뒤 자금을 예금으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 증가로 이익이 늘어난 기업들이 여유 자금 예탁을 늘린데다 은행권이 수신 금리를 올린 점도 예금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광주은행의 '굿스타트예금'(연 3.83%),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연 3.75%) 등 연 3%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도 늘어났다. 한편 지난달부터 주가 변동장세가 나타남에 따라 2금융권 내 카드론은 빈번하게 폭증했다. 6월과 7월 유가증권시장에서 발동된 서킷브레이커(프로그램 매수·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는 총 4회로, 6월 3회(8일, 23일, 26일), 7월 1회(7일)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전일 종가 대비 지수가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때 모든 주식 매매를 20분간 중단시켜 증시에 나타날 수 있는 발작을 잠시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910p 하락한 지난달 23일 한 카드사의 카드론 신청건수는 전달 같은 날 대비 7배가량 늘어났다. 지난달 8일에도 전달 같은 날 대비 60% 급증했다. 금융권은 현재도 코스피지수 변화가 이어지고 있어 전 금융권 내 자금 흐름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주가가 다시 증가세를 타기 시작하면 은행 예금에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로 대기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될 것"이라며 “자금이 예금에서 CMA로 이동했다가 주식 시장으로 몰리고, 차익실현 자금이 다시 예금으로 이어지는 순환 속도가 이전보다 매우 빨라졌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주식 뜨면 예금 식는다…“은행, 만기 자금 재예치 관건”

코스피 지수가 한 달 동안 1%포인트(p) 상승하면 은행 정기예금은 향후 3개월 동안 약 9300억원 덜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은 예금 만기와 재예치 비율, 고객의 금리 민감도 등을 세밀하게 관리하는 수신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11일 토스인사이트가 발간한 '불확실성의 시대, 은행산업 전망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코스피 등락률과 주요 예금 증가율은 대체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주식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활황 국면에 진입했다. 코스피 등락률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지난해 12월 67.3%, 올해 1월 92%, 2월 116.2% 각각 확대됐다. 반면 예금은행의 주요 예금(요구불예금+정기예금) 증가율은 같은 기간 3.9%, 2.3%, 2.8%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과거 시계열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코스피 수익률 상승이 예금의 즉각적인 자금 이탈을 유발한다기 보다 예금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주요 예금 잔액 1448조원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코스피가 한 달간 1%p 상승할 경우 8200억원의 예금이 덜 유입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4개월 기준 감소 규모는 1조26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정기예금의 유입 감소 효과가 뚜렷했다. 정기예금의 경우 지난 2월 잔액 1099조원 기준 1개월 간 6000억원, 3개월 간 9300억원의 자금 유입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수시입출금 예금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일 때 예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기보다 만기가 된 정기예금을 다시 맡기지 않거나 새로 들어오는 돈이 줄면서 자금 이동이 천천히 나타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은행이 전체 예금 규모를 관리하는 데만 매달리지 말고, 예금 만기와 다시 맡기는 비율, 고객마다 다른 금리 반응까지 두루 살피는 세심한 자금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모든 돈을 똑같은 조건으로 붙잡는 것이 아니라 빠져나갈 가능성이 큰 자금과 오래 남은 자금을 구분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만기 고객에게 동일한 우대금리를 제공하면 이탈 가능성이 낮은 고객에도 높은 조달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리 민감 고객, 투자상품 이동 가능성이 높은 고객은 별도 식별화 이탈 위험 등에 따라 가격 인센티브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국내은행과 달리 모바일 기반 고객의 자금 이동 속도가 빨라 요구불예금과 파킹통장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수신 전략은 고금리 경쟁보다 고객 행동 데이터에 기반한 선별적 유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노유철·유재원 연구원은 “은행은 자금조달 측면에서 정기예금 만기 구조와 재예치율이 과거보다 중요한 관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며 “총예금 잔액만을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만기 도래액, 재예치율, 고객군별 금리민감도, 수신금리 인상분의 순이자마진(NIM) 영향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권 경영성과는 성장 속도보다 위험을 선별하고 이를 적정한 가격과 손실흡수능력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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