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8월 해외 판매 갈렸다…기아 7.4%↑, 현대차 8.5%↓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8월 글로벌 시장에서 엇갈린 판매 흐름을 보였다. 현대차는 국내와 해외 모두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줄었지만, 기아는 해외 판매가 늘면서 글로벌 판매가 증가했다. 현대차는 8월 한달 간 전 세계 시장에서 28만8574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2% 감소한 수치다. 국내 판매는 3만4333대로 41.1% 줄었고 해외 판매는 25만4241대로 8.5% 감소했다. 현대차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신차 대기 수요를 8월 판매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설명했다. 최근 출시한 더 뉴 그랜저와 디 올 뉴 아반떼 등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국내에서는 그랜저가 5931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쏘나타는 3105대, 아반떼는 1462대를 기록했다. RV에서는 싼타페가 3596대, 팰리세이드가 1812대, 아이오닉 5가 1372대 팔렸다. 제네시스는 G80 1460대, GV70 1406대, GV80 1240대 등 총 4545대를 판매했다. 이날 기아도 8월 판매실적을 공개했다. 기아는 8월 국내 4만213대, 해외 22만5413대, 특수차량 1049대를 포함해 총 26만6675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보다 5.0% 증가했다. 국내 판매는 7.6%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가 7.4% 늘면서 전체 실적은 증가세를 보였다. 기아는 국내 판매 감소 배경으로 하기휴가에 따른 근무일수 감소를 꼽았다. 기아의 국내 판매에서는 쏘렌토가 6397대로 가장 많았다. 카니발 4186대, 스포티지 3874대, 셀토스 3307대가 뒤를 이었다. 승용에서는 레이가 3718대, K8이 1938대, K5가 1920대 판매됐다. 상용차는 봉고Ⅲ 2385대, PV5 1744대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양사의 흐름이 달랐다. 현대차 해외 판매는 25만4241대로 전년 동월 대비 8.5% 감소했지만 기아는 22만5413대로 7.4% 증가했다. 기아의 해외 판매를 차종별로 보면 스포티지가 4만2365대로 가장 많았고 셀토스 3만2391대, K4 1만7519대가 뒤를 이었다. 1~8월 누적 실적에서는 현대차가 257만536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고, 기아는 219만6123대로 4.4% 증가했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 디 올 뉴 아반떼 등 하반기 신차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유럽에서는 전기차 등 전동화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中 로보택시 200대 들어오는데…국내 업체 자율주행 ‘상용화’ 시험대

중국 자율주행 기업 포니AI가 양산형 로보택시 200대를 앞세워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국내 자율주행 업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도 대규모 실증과 무인 운행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이미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상용화한 업체가 양산형 차량을 들고 들어오면서 국내 자율주행 기술과 상용화 역량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니AI는 국내 자율주행 기업 퓨처링크와 전략적 협력을 맺고 7세대 로보택시 10대를 국내에 들여와 인증 절차를 진행한다. 이후 인증이 완료되면 190대를 추가해 총 200대 규모 로보택시 운영체계를 구축한다. 서울 강남 시범운행지구에서 시작해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도시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2028년 완전 무인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포니AI는 중국에서 이미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 실제 승객을 태운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며 상용화 경험을 축적했다. 이번 국내 진출 역시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소규모 실증보다는 실제 서비스 운영에 무게가 실린다. 차량 설계 단계에서도 기존 국내 실증차와 차이가 있다. 퓨처링크는 그동안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강남에서 실증을 진행해왔다. 반면 포니AI 7세대 로보택시는 자율주행을 전제로 설계한 양산형 모델로, 배이징자동차그룹(BAIC) 계열 차량을 기반으로 조향·제동·전원 계통을 이중화했다. 포니AI는 2027년 중반까지 자율주행 키트와 차량 원가를 23만 위안(4800만원)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가격 경쟁력도 내세웠다. 글로벌 업체들의 한국 진출도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 웨이모는 지난 7월 서울 서초구에 한국 법인을 세우고 국내 자율주행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중국 바이두는 국내 부품업체와 손잡고 K-City에 6세대 로보택시 'RT6'를 들여와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버도 국내 자율주행 시장에 진입한다. 우버는 지난달 24일 마감된 서울시 자율주행자동차 운송플랫폼 민간사업자 공모에 신청서를 냈다. 선정될 경우 서울에서 자율주행차 호출·예약·배차 등을 담당하는 플랫폼 운영에 나서게 된다. 한국이 글로벌 로보택시 업체들의 진출·검증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국내 자율주행 업계도 실도로 실증과 상용화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주행 데이터를 쌓는 데 그치지 않고 무인 셔틀과 화물운송 등 실제 서비스로 적용 범위를 넓히기도 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는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 '로이'를 국내외에서 실증하고 있다.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에 따르면, 7월 31일 기준 누적 자율주행 주행거리는 111만9969㎞, 운행 도시는 14곳이다. 도시 단위의 대규모 실증도 시작됐다. 전남광주에서는 지난 5월부터 국토교통부와 현대차·A2Z·라이드플럭스가 참여하는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광주 생활권 500.97㎢를 실증구역으로 활용해 자율주행 전용차량 200대를 투입하고 2027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 구현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가 6월부터 연말까지 SDV 기반 차량을 순차적으로 공급하고 A2Z와 라이드플럭스가 각각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실제 도로에서 검증하는 방식이다. 차량은 현대차 60대, A2Z 80대, 라이드플럭스 60대 가량으로 배분된다. 숫자만 놓고 보면 국내도 포니AI와 같은 200대 규모의 자율주행차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해당 사업의 200대는 정부와 완성차·자율주행 기업이 도시 전체를 실증 무대로 삼아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반면, 포니AI의 200대는 이미 중국에서 상용화 경험을 확보한 기업이 실제 서비스를 선보일 차량이다.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차량 공급을 넘어 자율주행 기술 자체의 내재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1일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연말까지 전남광주특별시에 자율주행 솔루션 '아트리아 AI'를 투입해 돌발 상황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후 적용 범위를 레벨4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모셔널을 통해 아이오닉5 로보택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모셔널은 앞선 3월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우버와 아이오닉5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국내 업체들이 상용화를 위해 쌓아온 실증 경험과 해외 업체들의 상용화 경험 사이에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율주행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강점은 자율주행 기술 자체만이 아니라 실제 도로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다시 차량과 시스템 개선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는 점"이라면서 “양산을 통한 원가 절감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기술 격차뿐 아니라 상용화 속도에서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르노, 9월 라인업 손질…콜레오스 가격↓, 필랑트 보증↑

르노코리아가 9월 들어 주요 차종의 가격과 상품 구성을 손보고 구매 혜택을 확대했다.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는 2027년형을 내놓으며 일부 트림의 가격을 낮췄고, 준대형 크로스오버 필랑트는 엔트리 트림의 고객 인도를 시작하면서 보증기간을 늘렸다. 그랑 콜레오스 2027년형은 1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아이코닉 트림의 상품 구성을 조정하면서 가격을 2026년형보다 45만원 낮췄다. 차음 윈드실드 글라스를 기본으로 넣었고, 프레임리스 룸미러도 새롭게 적용했다. 12.3인치 동승석 디스플레이와 풀 오토파킹 보조, 후방 긴급 제동 보조, 8스피커 패키지는 선택사양으로 돌렸다. 색상표에는 '새틴 녹턴 블루'를 새로 추가했다. 아이코닉과 에스프리 알핀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에스프리 알핀의 디자인도 손봤다. 가격을 낮춘 아이코닉 트림에는 주요 편의·안전 사양도 기본으로 들어간다. FULL LED 램프와 12.3인치 클러스터·센터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openR 파노라마 스크린, 360도 3D 어라운드 뷰, 파워 테일게이트 등이 기본 사양이다. 차로 중앙 유지 보조와 긴급 제동 보조, 회피 조향 보조, 사각지대 경보 등 첨단 주행 보조 기능도 적용된다. 한정판 모델인 에뚜알도 함께 출시했다. 에스프리 알핀 하이브리드를 바탕으로 외장과 실내를 흰색 계열로 구성한 모델이다. 클라우드 펄 외장과 전용 20인치 투톤 피크 알로이 휠, 전용 내장 사양을 적용했으며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 혜택 기준 4574만9000원이다. 필랑트는 테크노 트림의 고객 인도를 9월부터 시작한다. 250마력 하이브리드 E-Tech 파워트레인을 탑재했고 공인 복합연비는 15.1㎞/ℓ다. 테크노 트림에는 360도 3D 어라운드 뷰와 파워 테일게이트, 주파수 감응형 댐퍼,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3존 독립 풀 오토 에어컨 등이 기본 적용된다. 여기에 차량 내 음성·정보 서비스도 적용했다. LLM 기반 AI 음성 어시스턴트 '에이닷 오토'와 ChatGPT 기반 차량 매뉴얼 서비스 '팁스'를 제공한다.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 혜택 기준 4394만9000원이다. 보증 조건도 확대했다. 9월 이후 출고되는 2027년형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의 개인·개인사업자 고객은 기존 신차 보증을 최대 7년 또는 14만㎞까지 무상으로 연장받을 수 있다. 매년 한 차례 공식 서비스 네트워크를 방문해 무상점검과 유상 엔진오일 교환을 받는 조건이다.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과 고전압 배터리는 기존 보증 조건을 적용한다. 9월 구매 고객을 위한 혜택도 차종별로 마련했다. 필랑트는 생산월에 따라 최대 150만원의 유류비 지원 등을 받을 수 있고, 5년 이상 된 차량을 보유한 고객에게는 50만원의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그랑 콜레오스 역시 생산 시점 등에 따라 유류비 지원이나 보증 연장, 엔진오일 교환권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벤츠가 5000만원대?”…‘디 올-뉴 일렉트릭 CLA’ 국내 상륙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준중형 세단 CLA의 전기차 라인업을 국내에 투입한다. 5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표를 앞세운 기본형과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크게 늘린 상위 모델로 선택지를 나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1일 '디 올-뉴 일렉트릭 CLA'의 국내 사전계약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CLA 200 일렉트릭'과 'CLA 250+ 일렉트릭'을 각각 3개, 2개 트림으로 운영한다. 가격은 5290만원부터 6770만원이다. 고객 인도는 4분기부터 시작한다. 가격 차이는 성능과 주행거리에서 드러난다. CLA 200 일렉트릭은 최고출력 165kW(221마력), 1회 충전 시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 최대 542㎞를 달린다. CLA 250+ 일렉트릭은 200kW(268마력)를 내며 주행거리는 최대 792㎞다. 충전에는 800V 전기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CLA 200 일렉트릭은 최대 200kW, CLA 250+ 일렉트릭은 최대 320kW까지 급속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 잔량을 10%에서 80%까지 채우는 데 필요한 시간은 각각 약 20분, 22분이다. 신형 CLA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차세대 모듈형 아키텍처 MMA가 처음 적용됐다. 전기차뿐 아니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모델도 같은 아키텍처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차량의 소프트웨어 기반도 새로 구축했다. MB.OS가 인포테인먼트와 주행 보조, 차량 편의 기능 등을 통합 제어하고 OTA 업데이트를 지원한다. 국내 사양에는 티맵 오토와 라이브TV+, 지니뮤직, 밀리의서재 등 국내 서비스를 적용했다. 차체는 이전 CLA보다 휠베이스를 61㎜ 늘렸다. 앞좌석 레그룸은 11㎜, 헤드룸은 16㎜ 증가했고 뒷좌석 헤드룸도 28㎜ 늘었다. 전기차에는 101ℓ 크기의 프렁크를 마련했다. 외관에는 전면 패널 전체에 조명을 넣고 142개의 개별 애니메이션 LED 스타를 배치했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에도 삼각별 형상의 조명 요소를 적용했다. 주행 보조 기능은 트림에 따라 'MB.DRIVE 스탠다드'와 'MB.DRIVE 어시스트'로 나뉜다. MB.DRIVE 어시스트는 디스트로닉과 스티어링 어시스트를 결합한 SAE 레벨2 수준의 기능으로 고속도로 및 고속화도로에서 차선 변경을 지원한다. 전기차와 함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인 CLA 220도 9월 중 판매된다. CLA 220은 5990만원, CLA 220 AMG 라인 론치 에디션은 6290만원이다. 140kW(188마력) 엔진에 최대 22kW(30마력)의 전기모터를 결합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LG엔솔, 美 리튬 ‘10년치’ 찜했다…8만t 장기 확보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산 탄산리튬을 장기간 확보했다. 미국이 배터리 공급망에서 해외우려기관(FEOC)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배터리 생산시설뿐 아니라 핵심 원재료 조달 단계에서도 북미 공급망을 넓히는 모습이다. 1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리튬 개발업체 스맥오버 리튬과 탄산리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스맥오버 리튬은 스탠다드 리튬과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놀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계약 물량은 총 8만톤(t)이다. 스맥오버 리튬이 양산을 시작하는 2029년부터 10년간 공급받는다. 연간 약 8000t 규모로, 한 번 충전해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 약 18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을 통해 배터리 공급망의 특정 해외 의존도를 제한해왔다. 미국 국세청 규정상 2025년부터는 해외우려기관이 추출·가공·재활용한 핵심광물을 사용한 배터리가 관련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지는 구조다. 이번에 공급받는 리튬은 미국 아칸소주에서 생산된다. 스맥오버 리튬은 '남서부 아칸소 프로젝트'에 직접리튬추출(DLE) 기술을 적용해 탄산리튬을 생산할 예정이다. 탄산리튬은 LFP와 삼원계 배터리에 사용되는 핵심 원재료다. 특히 북미 전력 수요 증가와 함께 ESS 시장이 커지면서 LFP 배터리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원재료를 장기간 확보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에서 8개 생산시설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산 리튬 조달망을 추가하면서 원재료 확보부터 배터리 생산까지 이어지는 현지 공급 체계를 갖추게 됐다. 리튬 공급처도 여러 지역으로 넓혀왔다. 칠레 SQM과는 수산화·탄산리튬 10만t 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고, 호주 라이온타운으로부터는 175만t 규모 리튬 정광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강열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전무는 “스맥오버 리튬과의 이번 파트너십은 북미 전략 시장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핵심 광물을 확보해 공급망 안정성을 고도화한 의미있는 성과"라며 “미국 현지 생산과 원재료 조달을 통해 한층 경쟁력 있고 지속가능한 제품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3차 ESS 입찰 코앞으로 …삼성·SK·LG, 승부처는 ‘가격 밖’에

오는 9월 제3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앞두고 국내 배터리 3사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앞선 입찰에서 우위를 다투던 삼성SDI와 SK온이 다시 맞붙고, LG에너지솔루션까지 가세하며 3차 입찰 경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해 1차 입찰에서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75% 이상을 확보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지만, 2차에서는 SK온이 절반 이상의 물량을 가져가며 판도가 뒤집혔다. 올해 예정된 유일한 중앙계약시장 입찰인데다 2차부터 가격평가와 비가격평가 비중이 50대50으로 조정된 만큼 업체별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안전성·국내 산업 기여도 등 비가격 경쟁력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SS 중앙계약시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 불안정과 출력제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대규모 ESS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확보하는 제도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9년까지 총 2.22기가와트(GW) 규모의 ESS를 구축하는 목표를 제시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전국 단위 중앙계약시장이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는 지난해 1·2차 입찰을 통해 총 1.1GW가 넘는 ESS 사업을 선정했다. 1차 입찰에서는 삼성SDI가 사실상 시장을 선점했다. 산업부와 전력거래소는 2025년 7월 육지 500MW와 제주 40MW 등 당초 540MW 규모로 추진한 1차 입찰에서 총 563MW 규모의 8개 사업을 최종 확정했다. 공고 물량의 105%까지 선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 따라 최종 물량은 당초보다 늘었다. 배터리 업체별로는 삼성SDI가 약 427MW를 확보해 전체의 75.8%를 차지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136MW를 확보했다. SK온은 수주하지 못했다. 1차 입찰만 놓고 보면 삼성SDI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셈이다. 다만 2차 입찰에서는 SK온이 최대 수주 업체로 올라섰다. 지난해 11월 공고된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은 육지와 제주에서 각각 별도 입찰이 진행됐고, 최종적으로 7개 사업, 565MW가 선정됐다. 이 가운데 SK온은 읍동·운남·남창 등 3개 사업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284MW를 확보했다. 전체의 50.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삼성SDI는 202MW(35.7%), LG에너지솔루션은 79MW(14%)를 각각 확보했다. 1차에서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던 SK온이 2차에서 최대 물량을 확보하면서 업체별 수주 구도도 달라졌다. 삼성SDI는 1차의 75.8%에서 2차 35.7%로 비중이 낮아졌지만, 두 차례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차 24.2%에 이어 2차에서도 14%에 그쳤다. 입찰 평가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1차에서는 가격평가와 비가격평가가 각각 60%와 40%였지만 2차부터는 50% 대 50%로 조정됐다. 비가격 평가에서는 화재·설비 안전성과 산업·경제 기여도 등의 배점이 확대됐다. 전력거래소는 1차 입찰 결과를 분석한 결과 가격점수가 높을수록 총점과 낙찰 확률이 높은 반면 비가격 점수와 낙찰 확률 간 뚜렷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2차부터 가격과 비가격 평가의 비중을 동일하게 조정했다. 3차 입찰에서도 2차부터 적용된 평가 체계가 유지될 전망이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7월 사업자 간담회에서 가격평가와 비가격평가 비중을 50대50으로 유지하고, 가격평가는 최저가 방식을 적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일부 세부 평가 기준은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가격뿐 아니라 계통 연계와 안전성, 산업·경제 기여도 등을 함께 평가하는 큰 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력거래소는 3차 입찰을 늦어도 9월까지 공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입찰 물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앞선 1·2차와 비슷한 500MW대 물량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 확대 등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고려해 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터리 3사도 3차 입찰과 국내 ESS 시장 확대에 대응해 생산 기반을 넓히고 있다. SK온은 충남 서산 2공장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가운데 약 3GWh 규모를 ESS용으로 전환해 2027년 초 양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현재 서산공장의 ESS용 LFP 생산능력을 향후 최대 6GWh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말 생산라인 구축을 시작해 2027년부터 초기 1GWh 규모로 생산을 시작하고,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생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도 울산사업장에 ESS용 LFP와 나트륨 배터리 등의 양산 기반을 구축하는 중장기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 국내 소재업체 엘앤에프와 ESS용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공급망 확보에도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3차 입찰이 배터리 업체들의 국내 ESS 사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2차 입찰에서 수주 1위가 삼성SDI에서 SK온으로 바뀐 만큼, 3차에서는 업체별 가격 경쟁력과 함께 국내 생산 기반, 안전성, 공급망 등 비가격 경쟁력이 어떻게 평가될지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1·2차 입찰에서 수주 결과가 크게 달라진 것은 업체별 가격 경쟁력과 사업 전략이 달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3차에서는 가격뿐 아니라 국내 생산 기반과 안전성, 공급망 대응 역량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되는 만큼, 각 업체가 어떤 조건으로 사업을 제안하느냐가 수주 규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SK온, 美 ESS ‘큰손’ 잡았다…LFP 9GWh 공급계약

SK온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올해 첫 대형 공급계약을 추가하며 현지 사업 확대에 나선다.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구축한 미국 생산기지에 ESS용 LFP 배터리 물량을 배정하면서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사업 포트폴리오도 넓히는 모습이다. SK온은 미국 ESS 기업 네오볼타 파워와 9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네오볼타 파워는 미국 조지아주 팬더그래스에 생산시설을 둔 ESS 제조기업으로, 미국 에너지 기술기업 네오볼타의 자회사다. 계약 기간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이며,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한 LFP(리튬인산철) 파우치 셀을 공급한다. 이번 계약은 SK온이 미국 ESS 시장에서 확보한 장기 공급 물량 가운데 하나다. SK온은 기존 전기차용 하이니켈 배터리 중심이었던 제품 구성을 LFP까지 확대하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ESS를 새로운 수요처로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추가 협력도 예정돼 있다. SK온은 연내 별도 계약을 통해 네오볼타 파워에 9GWh 규모의 LFP 셀을 추가로 제공하고, 네오볼타 파워가 이를 활용해 생산한 배터리 팩을 다시 공급받는 방식을 추진한다. 기존 셀 공급계약과 별도 협력까지 더하면 양사의 협력 규모는 총 18GWh로 확대될 전망이다. SK온은 이로써 미국 현지 생산기지를 ESS 공급망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SK온은 현재 미국에서 SK배터리아메리카와 SK온 테네시, 현대차그룹과의 합작공장 HSBMA 등을 통해 약 10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ESS 사업 확대도 이미 시작됐다. SK온은 지난 2월 국내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전체 565MW 가운데 284MW를 확보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재생에너지 개발사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의 ESS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최대진 SK온 ESS사업실장은 “이번 계약은 SK온의 미국 ESS 시장 내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지 생산 역량과 고객 수요에 맞춘 배터리 솔루션을 기반으로 신규 고객과 사업 기회를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차 어때] 새 심장 달고, 낭만은 그대로…오프로더 본능 ‘전기 지바겐’ 벤츠 G580

새 심장이 뛴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마자 낮게 으르렁대는 사운드가 온몸에 전율을 일으킨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때마다 묵직한 차체가 앞으로 치고 나간다. 탱크 한 대를 옮겨놓은 듯한 거대한 덩치에 3톤이 넘는 무게, 고집스러울 만큼 반듯하게 각진 얼굴까지. 움직임 하나하나에 이 육중한 몸집의 존재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전기차가 됐다고 낭만까지 깔끔하게 지워진 것은 아니다. 내연기관 시절부터 이어진 투박하고 거친 감각은 여전히 살아 있다. 여기에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힘과 정숙성이 더해졌다. 익숙한 모습에 새로운 심장을 달았지만, 운전대를 잡았을 때 느껴지는 묘한 설렘과 긴장감만큼은 그대로다. 메르세데스-벤츠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와 함께 사흘간 174㎞를 달렸다. 운전석 문을 여는 순간부터 '철컥' 소리가 기다렸다는 듯 반긴다. 두꺼운 문을 닫고 운전석에 앉으면 영락없이 익숙한 G클래스의 실내다. 각진 대시보드와 큼직한 물리 버튼은 이전 G클래스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간다. 하지만 시선을 앞으로 옮기면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터치스크린 방식의 센터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현행 G클래스에 처음 적용된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그 아래에는 여전히 물리 버튼과 오프로드 콕핏 버튼이 자리한다. 오랜 시간 지켜온 오프로더 고유의 감각 사이로 최신 기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G클래스는 오프로더의 대명사다. 태생부터 일상적인 주행감을 기대하고 타는 차는 아니다. 일반도로를 달리면서도 순간순간 오프로드의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오히려 매력이다. 노면에 차체를 바짝 붙이고 달리는 일반적인 SUV와는 확실히 다르다. 차체와 땅 사이에 한 겹의 공간이 있는 것처럼 움직임에 여유가 있다. 고속도로에 올라타기 전 도심에서 감속과 가속을 반복하자, 차체가 그에 맞춰 한박자씩 앞뒤로 움직이는 피칭이 느껴졌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지날 때도 충격을 딱딱하게 받아내기보단 한번씩 부드럽게 출렁이며 넘어갔다. 속도는 시원하게 붙는다. 발끝으로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3톤이 넘는 무거운 차체가 즉각 반응하며 앞으로 확 밀려 나간다. 계기판의 파워미터 숫자가 크게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거침없이 속도가 올라간다. 직접 시간을 재보니 시속 80㎞에서 120㎞까지 걸리는 시간은 3초 남짓.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G580의 이른바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4.7초다. 최고출력은 587마력, 최대토크는 118.7kgf·m에 달한다. 제동감 역시 강렬하다. 한 차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자 묵직한 차체가 즉각적으로 속도를 줄였다. 몸이 앞으로 한번 쏠릴 정도의 강한 제동감에 자연스레 스티어링 휠 뒤 패들로 손이 움직였다. 주행 중에도 패들로 회생제동 강도를 수시로 조절할 수 있어 편하다. '회생제동 안 함'으로 강도를 바꾸자 감속할 때 느껴지는 이질감이 줄고, 전기차 특유의 확 끌어당기는 듯한 감각도 사라졌다. 내연기관차에 가까운 주행감이 되니 한결 편안했다. 여기에 사운드가 재미를 더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낮고 굵은 소리가 차 안을 울린다. 처음 시동을 걸었을 때 들었던 '으르렁' 소리도 이때 다시 살아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G-ROAR'라고 이름 붙인 사운드 시스템이다. 실제 엔진이 내는 소리가 아니라 스피커를 통해 G클래스의 내연기관 사운드를 재현했다. G580에는 18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버메스터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들어간다. 머리 바로 위 천장에도 스피커가 배치됐다. 주행 중 음악을 틀었을 때 오프로더치고 사운드 시스템이 꽤나 입체적이라고 느꼈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 ROAR, 포효한다는 이름에 걸맞게 주행 모드에 따라 소리의 크기와 성격도 달라진다. 실제로 컴포트 모드로 달릴 때보다 스포츠 모드에서 한층 더 거칠고 큰 소리가 났다. 전기 모터로 동력원을 바꾸며 엔진은 사라졌지만, 소리까지 포기하지는 않았다. 전기차의 정숙성과 내연기관의 감성을 한 차 안에 겹쳐놓은 셈이다. 의외였던 건 코너에서의 안정감이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80㎞ 안팎으로 속도를 유지한 채 코너 구간에 들어서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거나 바깥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크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만큼만 차가 차분하게 따라왔다. 전고 1990㎜에 달하는 높은 차체인데도 무게중심이 낮게 잡혀 있다는 느낌이 분명했다. 이번 G580은 기존 G클래스의 사다리형 프레임 구조를 유지하면서 앞쪽에는 독립식 서스펜션, 뒤쪽에는 디온 액슬을 적용했다. 여기에 적응형 댐퍼가 주행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한다. 코너를 깊게 돌아갈수록 시트의 어깨 지지부도 제 역할을 했다. 직진할 때는 어깨를 감싸는 부분이 다소 좁고 딱딱하다고 느꼈는데, 몸이 한쪽으로 쏠릴만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상체를 단단하게 붙잡아줬다. 명색이 오프로더인데 오프로드 기능을 안 써볼 수는 없었다. 거친 산길 대신 일상에서 마주칠 법한 경사로와 좁은 진입로에서 기능을 시험했다. 자갈 모드로 바꾸고 로우 레인지 버튼을 누르자 차체가 약간 덜컥거리고,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와 함께 오프로더 출격 준비가 끝났다. 오프로드 콕핏 버튼을 누르니 메인 디스플레이에 차체 각도와 경사도 등을 보여주는 화면이 나타났다. 마치 조종석 화면을 보는 듯했다. 표시된 경사도는 13도. 평소 도심에서 흔히 만나는 언덕보다는 제법 가파른 경사다. '오프로드 크롤'을 작동시키자 차가 일정한 속도로 경사로를 오르기 시작했다. 저속에서 사용하는 기능이지만, 가장 빠른 속도인 D+를 선택하니 답답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에서는 완전히 발을 떼고 스티어링 휠만 간간이 조작했다. 힘 좋은 차답게 뒤로 밀리거나 주춤하는 느낌은 없었다. 벤츠는 G580의 네 바퀴에 각각 전기모터를 하나씩 배치한 '쿼드 모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각 모터가 바퀴의 구동력을 독립적으로 제어해 노면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힘을 정밀하게 전달한다. 모터 구동음도 들리지 않았다. 거친 오프로더의 존재감을 잊게 할 만큼 실내는 그저 고요했다. 좁은 주차장 진입로에서는 'G-STEERING' 을 써봤다. 거의 90도에 가깝게 꺾이는 데다 평소 준대형 SUV가 들어가면 양옆으로 한 뼘 정도만 남을 만큼 좁은 공간이다. 전장 4865㎜, 전폭 1985㎜에 달하는 차체를 꺾어 넣어야 하는 만큼 여유가 많지 않았다. 이때 G-STEERING을 작동시키고 핸들을 크게 꺾자 차가 예상보다 깊숙이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회전 안쪽 바퀴의 회전 속도를 제어해 회전반경을 줄이는 원리다. 몇 번은 방향을 고쳐 들어가야 할 것 같던 코너에서 생각보다도 훨씬 작은 궤적을 그리며 매끄럽게 돌아나갔다. 커다란 덩치가 무색하게 방향 전환이 제법 가뿐했다. 시승 기간 내내 도심을 오가면서는 정체구간이 잦았고, 고속도로에서는 감속과 가속 성능을 시험했다. 주행 모드도 수시로 바꾸고 종종 오프로드 기능을 테스트했으니 전비를 따로 의식하지 않은 운행이었다. 그럼에도 사흘간 174㎞를 달린 뒤 확인한 전비는 3.2㎞/kWh. 공인 복합전비 3.0㎞/kWh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92㎞로 동급 전기 SUV와 비교하면 긴 편은 아니지만, 3톤이 넘는 무게와 587마력의 출력을 생각하면 전비 자체는 의외로 준수했다. 가격은 2026년식 일반 모델 2억1470만원, 시승 차량 '에디션 원' 2억4260만원이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질주는 빠르게, 전기차는 신중하게…‘전기 슈퍼카’ 전성기 오나

자동차 산업 전반에 전기차 전환이 확대되면서 슈퍼카 업계에서도 전동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주요 슈퍼카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안정화하는 한편 순수전기차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고성능 스포츠카에 요구되는 주행 성능과 전동화 기술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만큼 브랜드별 전환 전략과 속도는 서로 다르다. 페라리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페라리 전시장에서 첫 순수전기 스포츠카 '루체'를 국내에 공개했다. 122킬로와트시(kWh) 배터리와 4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했으며 합산 최고출력은 1050마력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2.5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310㎞다. 페라리 최초의 4도어·5인승 모델이기도 하다. 통상 슈퍼카의 전동화는 일반 승용차보다 까다롭다. 고성능과 효율뿐 아니라 차량의 주행 특성까지 함께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을 늘려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상품성을 높일 수 있지만, 스포츠카에서는 배터리 무게가 차량의 운동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배터리 용량이 커질수록 차량 중량이 증가하고 이는 가속뿐 아니라 제동과 코너링 성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고출력 주행에 필요한 열관리도 주요 과제다. 전기모터와 배터리는 높은 출력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열이 발생하며, 배터리 온도가 지나치게 상승하면 출력이 제한될 수 있다. 특히 스포츠카는 반복적인 가감속과 고부하 주행에서도 성능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배터리와 구동계의 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차량 설계 단계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내연기관 스포츠카는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의 배치에 맞춰 차체를 설계하지만 순수전기차는 대형 배터리 팩이 차체 하부에 배치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배터리의 무게와 위치를 고려해 차체 강성과 무게중심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 기존 스포츠카의 주행 특성을 유지하면서 전기차의 구조적 장점을 구현해야 하는 것이다. 엔진음과 배기음 같은 감각적 요소도 순수전기 스포츠카가 넘어야 할 과제다. 전기모터는 내연기관에서 발생하는 엔진음과 배기음 같은 고유의 소리 특성이 없다. 이에 따라 전기 스포츠카에서는 가상 사운드를 통해 가속과 주행 상황에 따른 음향을 별도로 구현하기도 한다. 성능 수치만으로는 대체하기 어려운 슈퍼카 특유의 주행 경험을 전기차에서도 구현해야 하는 셈이다. 이 같은 기술적 과제 때문에 슈퍼카 업체들은 순수전기차에 앞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해왔다. 페라리는 2022년 첫 순수전기차를 2025년에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공개는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은 지난 24일에서야 이뤄졌다. 다만 그동안 라페라리와 SF90 스트라달레, 296 GTB 등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며 전동화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순수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해 전동화 기술을 먼저 확대해온 셈이다. 페라리는 지난해 전략발표 당시 2030년까지 내연기관 40%, 하이브리드 40%, 순수전기차 20%의 제품 구성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람보르기니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전동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순수전기차로 동력원을 전환하기보다 기존 내연기관에 전기모터를 결합하는 것이다. 레부엘토와 우루스 SE, 테메라리 등에 이러한 전동화 시스템이 적용된다. 특히 레부엘토는 자연흡기 V12 엔진과 3개의 전기모터를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1015마력이다. 지난 14일 공개된 레부엘토 SV 역시 자연흡기 V12 엔진을 유지하면서 전기모터를 결합해 1065마력을 구축했다. 포르쉐는 순수전기 스포츠카를 일찍 선보인 사례다. 2019년 타이칸을 출시했지만 최근 생산 계획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독일 경제지 비르트샤프트보헤는 지난 13일 포르쉐가 타이칸 생산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종료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포르쉐는 지난 25일 이를 공식 부인했다. 타이칸 전체 라인업을 폐지할 계획은 없으며 단기적으로 모델을 단종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생산 복잡성을 낮추기 위해 타이칸의 파생 모델을 줄이는 방침을 설명했다. 전기 스포츠카 생산을 중단하기보다 시장 상황에 맞춰 라인업을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슈퍼카 시장에서 전동화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전기차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스포츠카의 상품성을 전동화 이후에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크기 때문"이라며 “배터리 중량과 열관리, 고부하 주행 성능은 물론 엔진음과 주행 감각 등 기존 내연기관 스포츠카가 제공해온 경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브리드는 기존 내연기관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전기모터를 통해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슈퍼카 업체들이 선택하기 용이한 방식"이라며 “순수전기차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전동화 자체는 계속되겠지만, 브랜드마다 시장 상황과 제품 특성에 따라 전환 속도와 동력원 구성은 당분간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BMW·마세라티, 국제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출격

자동차 브랜드들이 국제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을 무대로 각자의 방식으로 고객과 만난다. BMW는 이강소 작가와 협업한 전시를 마련하고, 마세라티는 '한남 나잇'에서 '그레칼레 루미나 블루'를 국내 최초 공개한다. 27일 BMW코리아는 다음 달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 2026'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2022년 프리즈 서울 첫 개최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온 파트너십이다. 올해는 한국 실험미술을 대표하는 이강소 작가와 함께 회화·영상·드로잉을 활용한 전시를 마련한다. BMW 엑설런스 라운지에서는 이강소 작가의 작품과 BMW 차량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BMW M 전용 초고성능 SAV 'BMW XM 레이블'이 들어선다. 차량 역시 전시 구성의 일부로 활용해 작품과 모빌리티를 한 공간에서 보여준다. 행사 기간 고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BMW는 프리즈 서울 VIP를 대상으로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장에서는 시승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9월 3일에는 서울 종로구 두가헌에서 열리는 '프리즈 뮤직 서울 2026'에도 공식 파트너로 참여한다. 마세라티코리아는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 기간 진행되는 야간 문화 프로그램 '한남 나잇'에 참여한다. 다음 달 1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리는 행사에서는 용산문화재단이 마련한 전시 'PARALLAX: Where We Meet'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 자리에서는 '그레칼레 루미나 블루'가 국내 최초 공개된다. 국내 판매 물량은 3대다. 그레칼레 루미나 블루는 어두운 밤의 분위기를 담은 '나이트 인터랙션' 컬러를 적용한 스페셜 에디션이다. 깊이 있는 메탈릭 색상이 차체의 입체적인 라인을 강조한다. 외관에는 21인치 크리오 휠과 옐로 브레이크 캘리퍼를 적용했다. C필러에는 옐로 트라이던트 디자인을 더했다. 실내에는 고급 가죽과 오픈 포어 우드 소재를 사용했다. 마세라티코리아는 그레칼레 루미나 블루를 시작으로 세 가지 스페셜 에디션 모델 '그레칼레 쓰리 익스프레션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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