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韓 기업의 美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설 ‘근거 없는 추측’”…VOA 보도

미국 원자력 기업 웨스팅하우스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분 투자 가능성에 대해 미 백악관이 “근거 없는 추측"이라며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대상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나온 백악관의 입장이어서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1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백악관 당국자는 10일 관련 질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오랫동안 이어진 통상과 경제 현안을 다루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상대국들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미국)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어떠한 합의 가능성에 관한 보도도 근거 없는 추측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당국자는 미국 정부가 한국에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를 제안했는지에 관한 질문에 구체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VOA는 전했다. VOA는 미국 연방정부 산하 독립 기구인 USAGM에서 운영하는 국제방송으로,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다. 앞서 여러 매체에서 한국 정부가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경제는 지난 8월 24일 보도에서 “미국 정부가 한미 양국이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법인 등을 통해 웨스팅하우스(WEC)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자고 제안했으며, 한국 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투자재원으로 활용해 한전을 인수 주체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당시 산업통상부는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르므로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부인하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정부의 입장은 다소 바뀌었다. 지난 8일 보도된 한겨레의 “정부는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 간 포괄적 협력체계를 담은 프레임워크 서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 프레임워크에는 한국측이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는 보도에 대해 산업통상부는 “한미 양국은 원전 투자 협력 관련해 다양한 협의를 진행중이나,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인 만큼 확정되지 않은 사항에 대한 보도는 신중을 기해달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가 거론돼온 이유는 웨스팅하우스가 한전·한수원이 보유한 원전 노형(APR1400·APR1000) 기술이 자신의 지적재산권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이 지적재산권이 한국 내에서 사용되는 것은 괜찮지만, 이를 수출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자 지적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2022년 10월 웨스팅하우스는 한전·한수원의 APR1400 등이 자사의 원천 기술을 침해했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2025년 1월 웨스팅하우스와 한전·한수원이 분쟁에 합의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듯 했으나, 추후 밝혀진 합의 내용이 웨스팅하우스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맺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한수원은 미국의 동의 없이 해당 기술을 제3국에 수출할 수 없고, 미 정부의 수출 통제 승인도 웨스팅하우스만이 받을 수 있으며, 원전 수주 프로젝트당 6억5000만 달러 웨스팅하우스 일감 보장 등이 담겼다. 합의 유효기간은 50년으로 정해졌다. 다만 웨스팅하우스는 지적재산권만 갖고 있을 뿐 시공능력이 떨어져 수주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상태다. 반면 한국은 낮은 단가, 적기 건설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시공능력을 갖고 있어 양측이 힘을 합치면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미 트럼프 행정부는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현재의 4배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 등의 자본과 기술 협력을 통해 미국 내 대형 원전 최대 8기를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한미 양국은 원전 공동사업 협력을 해 나간다는 방향을 잡은 상태다. 그러나 VOA의 보도에서 백악관 당국자가 한국 정부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보도에 대해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임에 따라 향후 어떤 협상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대미 투자 프로젝트 1호에 관해 미국 정부와 막바지 협상을 하기 위해 10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협상 내용에 관한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해드릴 수 없다“며 "최종 결과가 나오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미 양국은 대미 투자 프로젝트 1호에 관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이르면 17일 국회에 대미투자 1호 관련 내용을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예멘 반군, 바브엘만데브해협 거점 장악…두바이유 120달러 돌파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거점을 장악하면서 국제 석유와 가스 가격이 폭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가스 공급이 제한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일일 500만 배럴가량을 수출하던 길목마저 막힐 위기에 처하자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1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0일 기준 중동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0.52달러 오른 121.49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가 12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7일 이후 157일 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일 대비 6.43달러 오른 102.48달러, 유럽 브렌트유는 6.42달러 오른 107.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예멘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주요 요충지인 모카 지역을 장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세를 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정부군과의 며칠간에 걸친 격렬한 전투 끝에 타이즈주의 전략 도시 모카를 점령했으며, 남동쪽의 또 다른 항구도시 두바브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 반군이 이 지역까지 장악할 경우 세계 무역의 핵심 해상 통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더욱 강화하게 된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와 연결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유럽과 중동을 잇는 핵심 수송로다. 이 지역 통항이 차단될 경우 유럽은 에너지 수급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 대신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수송하던 일일 500만 배럴의 원유 수출길마저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국제 가스 가격도 크게 뛰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유럽 가스 가격(TTF)은 MWh당 82.045유로를 기록해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MMBtu당 27.91달러에 해당한다. 동북아 LNG 현물 가격 역시 MMBtu당 24.815달러를 기록하며 202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편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드론으로 러시아 북극권 야말-네네츠 자치구의 푸롭스키 지구와 노비우렌고이에 위치한 가스 처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에서 약 3000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러시아의 비공식 '가스 수도'로 불리는 노비우렌고이의 가스 자원량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 추산(2020년 기준) 26조5000억㎥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수요를 6년 이상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율은 67.64% 수준으로, 2024년 같은 기간(93.2%) 대비 크게 낮아진 상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이언주 “새 틀에서 파격적 전기본 수립해야”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AI 대전환 시대의 전력수요는 과거와 차원이 다른 만큼, 전력수급기본계획도 과거의 관점에서 벗어나 훨씬 파격적이고 새로운 틀로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황정아 의원과 국민의힘 최형두·김위상 의원과 공동으로 10 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은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 제 12차 전기본의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토론회는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과 사단법인 원자력정책연대가 공동 주관했다. 이 의원은 “과거 중화학공업과 정보기술(IT) 산업 대전환에 이어, 지금 대한민국이 반드시 이뤄내야 할 제 3차 산업 대전환은 'AI 산업 대전환'"이라며 “반도체 클러스터도 지엽적이거나 지역적인 관점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AI·반도체 산업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서남권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모두 막대한 규모의 전력을 적기에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안정적이고 저렴한 기저전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자력 발전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서남권에서 전남 영광 원전의 역할과 계속운전 문제가 중요한 현안이 될 것"이라며 “AI 산업 대전환이라는 중차대한 시기에 청정 에너지원인 원전을 어떻게 활용하고 국민과 소통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박주헌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는 전력 수요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짤 때 기존의 수요예측 중심 계획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는 전력수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종호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책임연구원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수요와 공급 여건을 분석하고 , 산업 경쟁력과 전력계통 안정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전력공급 방안을 제시했다 . 이어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와 박기철 PMG 회장, 강창호 한수원 노조위원장, 강경택 기후에너지환경부 과장, 김준한 전력거래소 처장이 토론자로 나서 전원 구성과 전력계통 안정성, 원전 및 송전망 확충 방안 등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토론에서는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발전원 구성과 전력망 확충 방향, 원전의 역할, 지역 수용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제 12 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AI· 반도체 산업의 급격한 전력수요 증가를 충실히 반영하고, 발전설비와 송전망 구축을 적기에 추진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AI시대 세미나] “에너지기업 AX, 규제 편입 가능성…거버넌스 체계·고도화해야”

국내 에너지·원자력 산업 생태계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AI 기본법을 준수해야 하는 게 업계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AI 기본법상 '고영향 AI' 영역에 포함돼 규제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각 기업별 AI 거버넌스를 보다 체계·고도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강지원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는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 태평양이 공동 개최한 'AI 시대의 에너지법·정책과 ESG' 세미나에서 “실제 제어나 운영 단계에서 AI 도입이 확산되면서 고영향 AI에 해당될 가능성이 점차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본법은 사람의 생명·신체 안전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영역에서 활용되는 AI를 고영향 AI로 규정한다. 에너지업계와 직접 연관된 '에너지의 공급'과 '핵물질 및 원자력시설의 안전한 관리·운영'도 여기에 포함된다. 강 변호사는 “업체 내부적으로 생각하는 고영향 AI 범위와 법상 인정되는 범위 사이에 간극이 있을 수 있다"며 “정부에서도 이 부분을 넓게 보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각 기업별로 사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력 분야에서는 △기능 중요도 △시스템 신뢰성 △데이터 정확성·처리능력 △자율성·의사결정능력 △잠재적 위험성 등을 기준으로 고영향 여부를 판단한다. 이 가운데 기능 중요도와 잠재적 위험성은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다른 요소와 관계없이 고영향 AI로 판단될 수 있는 핵심 기준이다. 강 변호사는 “특정 AI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거나 넓은 지역에서 전력공급이 중단될 수 있는 정도의 위험성이 있다면 고영향에 해당할 수 있다"며 “사람의 검토나 확인 없이 AI가 판단이나 기능 실행을 자동적으로 할 경우에도 고영향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원자력 분야의 규제 범위 역시 폭넓다. 원자력시설 설비별 안전등급 1·2·3등급의 안전기능을 AI가 수행할 경우 별도의 조건을 따지지 않고 고영향 AI로 판단된다. 비안전등급 설비도 수행 기능에 따라 고영향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게 강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원자력은 전력보다 고영향 판단 기준이 훨씬 넓다"며 “안전등급 1·2·3에 해당할 경우 다른 것을 고려할 필요 없이 고영향이고, 비안전등급으로 분류되더라도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높은 기능을 수행할 경우 고영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에너지 업계의 AI 전환 시도가 곧 규제 영향권 편입 가능성을 키우면서, 각 기업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AI 도입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전사적 AI 거버넌스를 체계·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 변호사는 제언했다. 그는 우선 기업 내부에서 활용 중인 AI 시스템을 전수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봤다. 같은 기업에서도 각 시스템별로 AI 기본법상 사업자 지위와 고영향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변호사는 “한 회사에서 50개 정도의 AI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각 시스템별로 AI 여부와 사업자 지위, 고영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어떤 근거로 고영향 여부를 판단했는지도 내부적으로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 범위를 고영향 AI에 국한하기보다 자체 위험도에 따라 고·중·저 등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위험 수준에 따라 내부 승인과 관리 강도를 차등화하고 관련 기준과 내규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AI 위험관리 조직의 독립성 확보도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강 변호사는 “AX 조직은 AI 도입을 최대한 확대·활성화하는 임무를 갖지만 위험관리 전담조직은 반대편에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위험관리 조직을 AX 조직 아래에 둘 경우 이해상충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각 부서에 흩어진 AI 활용과 위험관리를 총괄할 컨트롤타워 구축도 제언했다. 강 변호사는 “AI를 도입하고 활용하려면 전사적으로 여러 부서가 관리에 개입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준법 감시를 넘어 운영 효율성과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컴플라이언스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AI시대 세미나] “메가프로젝트, 전력규제 대전환 요구…권역·사업별 세분화해야”

전력 수급 계획을 국가 단위 뿐만 아니라 권역이나 상업별로 수립하는 방향으로 전력 법제를 개편하고, 장기 전력구매계약 허용 범위를 원자력 발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모든 전원으로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박진표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는 1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 태평양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인공지능(AI) 시대 에너지법·정책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세미나에서 '메가프로젝트와 전력법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변호사는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실행되려면 △권역별 실제 공급 가능 전력용량 확보 △송전망 준공 시점과 산업단지 가동 시점의 정합 여부 △계통보강 비용과 공급지연 책임 귀속까지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박 변호사는 “메가 프로젝트의 권역별 투자 내용과 전력 인프라 수요는 사업의 후행 인프라가 아니라 실행조건으로 제시되고 있다"며 “전국의 발전설비 총량이 아니라 각 권역에서 필요한 시점에 전력을 실제 공급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전력공급 계획의 법적 체계가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국가기간전력망계획 등 국가 단위로만 수립될 뿐 권역 단위나 사업 단위, 전력 거래 당사자 단위에서는 빠져 있어 메가프로젝트가 추진되는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고 박 변호사는 지적했다. 권역 단위로 전력 공급이 가능한 규모를 판단하거나 개별 사업에 대용량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입지와 수요, 전원, 계통, 비용 등을 규정하는 '프로젝트 통합전력공급계획'은 법정 체계에 토대를 두지 않는다. 아울러 사업 당사자 측면에서는 전력구매계약과 접속계약은 있지만 공급확약과 용량예약에 대한 표준 법제가 없다. 전력 거래 측면에서도 전원과 공간, 사업 유형별로 개별 특례를 통해 직접거래 창구가 열리는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계통 운영 측면에서는 격자형으로 다원화된 계약을 전국 단위로 운영되는 하나의 공통 계통이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박 변호사는 “같은 규모의 수요라도 준비할 서류와 협의 상대가 달라지고, 어느 특례에도 해당하지 않는 사업은 일반 공급절차로 돌아간다"며 “특례를 하나 더 추가하는 방식으로는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전력수급방식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메가프로젝트처럼 필요한 때 대규모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장기 전력구매계약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법정 제도부터 전력수요 현실에 맞게 정비해야 한다고 박 변호사는 주장했다. 원전과 LNG, 재생에너지 등 장기계약 발전원이 무엇이든 메가프로젝트에 적용하면 △공급 대비 수요 확대 지연 △발전·계통 준공 지연 △송전용량 확보 지연 △제도 변경 △투자비 회주 지연 등의 위험 부담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사업자가 장기계약 물량에 대한 발전계획을 제출하는 '자체계획' 제도로 경제급전상의 불이익을 없애고, 계통 제약에 따른 조정만 정산으로 처리하는 것이 해법"이라며 “시장이 없는 가치는 계약만으로 사고팔 수 없으므로, 제도를 먼저 만들고 계약이 그 위에 얹히도록 순서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계약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법제 정비 방향도 제시했다. 먼저 국가 단위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유지하면서 권역별 전력수급·계통 계획과 사업별 통합전력공급계획을 신설할 것을 주문했다. 산단 입지 선정 단계부터 전력 공급 가능성을 검토한 뒤 사업 선정과 확정 계통 검토, 공급확약 마무리 순으로 절차를 밟도록 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발전사업자와 대형 전력 수요자 간 장기계약이 늘어나지만 전력 계통이 하나이기 때문에 정산 기준과 제도 변경에 따른 계약 이행, 전력 부족·잉여분과 예비력 등을 중앙시장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등도 법에 담아야 할 내용으로 꼽았다. 전력계통 운영자와 한국전력, 정부, 수요 기업 간 계통운영 책임을 세밀히 분담해 공급확약과 용량예약, 망보강 이행의무 같이 전력 공급에 대한 보증 체계도 필요하다. 박 변호사는 “메가프로젝트는 개별 특례가 아니라 전력산업 규율의 틀 자체를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전기를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언제까지 얼만큼 책임지는지를 법으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AI시대 세미나] 구글 딥마인드로 36시간 뒤 풍력발전량 예측…“성과 보상시장 만들어야”

전력산업이 인공지능(AI)으로 계통 예측성·효율 향상 같은 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부가 가치 창출 성과가 검증·보상되는 방향으로 전력시장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범조 KEI컨설팅 전무는 1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 태평양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AI 시대 에너지법·정책과 ESG' 세미나에서 'AI 기반 전력산업 비즈니스 모델 전환과 기업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전무는 AI 데이터센터가 전력계통 측면에서 부하를 키우는 요인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예측과 정밀제어, 실시간 대응 가능한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AI 기반으로 예측과 제어를 실행해 거래 대상을 확장하고 발전·수요 예측을 정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발전부문의 운영 최적화와 예측 고도화 △송배전 관리체계 고도화 △개별 소비 최적화와 충방전 관리 △에너지 분야 유연성 시장 가치 강화와 가격 신호 체계 세분화 등을 제시했다. 이를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자산가치와 유연성 가치, 고객가치 측면에서 효용성을 극대화하고, 하나의 가치를 중심으로 다른 두 가치를 필요에 따라 연결할 수 있다. 가령 비스트라(Vistra)는 노후한 마틴 레이크 발전소에서 AI를 활용해 열효율을 2% 향상시키고 환경과 피로도에 따른 발전소 생산 용량을 정밀 예측해 발전소라는 자산 가치를 제고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기상 예보와 과거 터빈 가동 데이터를 학습해 풍력 발전소의 36시간 뒤 발전량을 예측하고, 시간대별 공급약정을 하루 전에 권고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김 전무는 “전통적인 발전설비의 예측 정확성을 높이는 것은 새로운 전력시장 환경에서 AI를 활용해 얻을 수 있는 더욱 중요한 가치"라며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을 예측 가능한 영역으로 전환해 재생에너지 발전의 가치를 제고하고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력시장의 변화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사업자나 고객이 활동하는 시장이 전력 공급 유연성과 신뢰성을 측정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김 전무는 강조했다. 전력 사업자가 AI를 적용해 자산이나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상품을 선보인다 해도 시장에서 이러한 가치를 뒷받침하는 거래 제도와 가격 결정 구조, ESG 성과 체계 등이 없다면 실제 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소규모부터 대규모, 가상사업자(VPP)에 이르기까지 다수 사업자가 참여해 실시간으로 전력 공급에 대한 검증과 정산을 최종 책임질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전력 수요 충격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AI 데이터센터 건설사업이 중단되는 부작용을 해결하는 법과 제도도 절실하다고 김 전무는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건설 가능한 기간이나 지역, 요건 등을 정해 사업자에 요구하는 역할을 정부가 맡아야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김 전무는 “고객 확보와 AI 기반 발전량 예측 시스템 구축 같은 건 사업자들이 할 일이지만, 시장에서 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 체계는 정부가 받쳐줘야 한다"며 “시장 체계라는 무형(無形)의 인프라와 함께 AI에 쓸 데이터를 많이 이동시킬 유형(有形)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AI 활용으로 전력계통 안정화와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법제와 ESG 공시 제도의 필요성도 설파했다. ESG 체계를 매개로 AI 도입에 따른 성과를 입증해 사업 모델 확장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AI가 기여한 탄소 감축 규모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외부 비용이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틀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방안이 필요하다. 전력 거래와 관련한 데이터 확보와 제어, 정산 과정에 대한 계약 기반도 요구된다. 김 전무는 “국내에서도 곧 시행될 ESG 공시 제도에 AI의 ESG 가치 창출 기여 내용을 포함하기 위한 구체적인 요구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AI가 만든 유연성·신뢰성·탄소성과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시장을 만들고, 시장 참여-거래 신뢰의 순서로 시장 제도를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AI시대 세미나] “전기가 국가 경쟁력 좌우…원전 추가, LNG는 브릿지로 활용해야”

“에너지 정책은 신속한 에너지 전환보다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 공급이라는 실용주의로 과감히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도 우리 경제와 산업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다." 김정관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고문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 태평양이 공동 개최한 'AI 시대의 에너지법·정책과 ESG'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고문은 인공지능(AI) 확산과 산업 전기화로 전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AI시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과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은 단순히 에너지원이 석탄과 석유에서 전기로 바뀌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사회 활동 전체가 전기를 토대로 이뤄지는 '전기문명' 시대"라며 “전력망이 마비되면 단순한 정전을 넘어 국방·치안·금융·통신 등 사회 시스템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확대에 더해 전기차와 히트펌프 등 기존 석유·가스 수요를 전기로 대체하는 움직임까지 빨라지면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늘어나는 전력을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공급하면서 탄소중립까지 달성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AI·반도체 산업 육성 목표가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재생에너지는 기상 여건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변동성이 있는 만큼 대규모 첨단산업에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이를 보완할 전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을 추가 건설하고 소형모듈원전(SMR) 도입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역시 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는 '브릿지 전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력 수급 상황에 따라 석탄발전을 안보 전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발전설비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전력망 확충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김 고문은 “최근에는 전력망이 발전소의 공급 능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며 송전 부문을 한국전력에서 분리한 독립 송전회사 설립과 민간의 송전망 건설 참여 확대를 제안했다. 마이크로그리드와 가상발전소(VPP) 등 분산에너지를 활성화해 장거리 송전망 건설 수요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도 했다. 전기요금 체계에 대해서는 원가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단계적인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전력 판매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정부가 일정 범위의 요금 상·하한을 설정한 뒤 시장 경쟁을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 고문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은 계속 추진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에너지 여건이 취약하고 반도체·철강·조선 등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와 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추진해야 지속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로 모든 사회가 움직이는 전기문명 시대에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 수급에 최우선 순위를 두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AI 시대 국가 경쟁력, 전력망과 법·제도 정비에 달렸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기업들이 늘어나는 전력 수요와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에너지 관련 법제도 정비, AI 규제 대응, 기후리스크 관리까지 산업 전반의 여러 대응 방안이 제시됐다.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AI 시대의 에너지법·정책과 ESG'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AI 확산에 따른 전력산업 변화와 재생에너지 확대, 대규모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법·제도 개선, AI 규제 대응과 기업의 기후리스크 관리 방안 등이 논의됐다. 김정관 태평양 고문은 기조연설에서 “전기 문명 시대에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공급하는 능력이 향후에 국가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경쟁력을 높일 방안과 금융 조달 방안이 소개됐다. 김범조 KEI컨설팅 전무는 주제발표를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시대를 맞아 전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AI를 활용해 전력계통에 필요한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무는 “재생에너지와 AI 시대 전력산업의 경쟁력은 계통에 필요한 가치를 AI를 통해 창출하고 이러한 성과를 수익화하는 것에 달려 있다"며 “기업은 전력계통 성과를 만들고 정부는 그 성과가 거래·검증·보상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판수 태평양 변호사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금융 조달 방안과 현황을 공유했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금융 구조의 중요성을 짚었다. 박진표 태평양 변호사는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가 발생하는 메가프로젝트 확대에 맞춰 전력 법제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메가프로젝트가 전력 법제에 요구하는 것은 전기를 더 만드는 일이 아니라 누가, 어디까지, 언제까지 책임지는지를 법으로 정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지원 태평양 변호사는 AI법 제정에 따라 기업들의 규제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기업 내 AI 도입과 활용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마련하고 AI 위험관리 규정 등 내부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AI의 개발·도입부터 활용까지 전 수명주기에 걸쳐 관리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이 기후위기 시대에 기후리스크를 적극 경영에 반영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강찬수 에너지경제신문 기후환경전문기자는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역시 단순한 정보 공개를 넘어 실제 경영 판단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기후리스크를 공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와 사업전략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와 관련 인프라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업의 대응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전력시장과 법·제도, 금융 체계를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中 저가 공세 대응, 2030년 87GW 목표”…기후부, 태양광 산업경쟁력委 출범

2030년까지 태양광 설비를 87기가와트(GW) 규모로 보급하고 국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태양광 업계, 학계, 시민단체와 논의할 창구를 마련했다. 공급망을 강화할 기술력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인센티브까지 논의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태양광 산업경쟁력 강화 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가동을 시작했다. 위원회는 국내 태양광 공급망을 재건하고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 산업계, 학계, 연구계,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민관 협치(거버넌스) 기구다. 기후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도록 각 주체를 지원하고, 기업 간 협력을 도모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분과별로는 총괄기획분과가 태양광 산업 경쟁력 제고방안 마련과 분과간 이견 조율을 담당한다. 공급망 재건분과는 업계 상생방안과 밸류체인 강화, 투자·세제 지원 등의 제도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초격차 기술분과는 차세대 태양전지·인버터 기술 로드맵을 수립하고 대형 실증사업을 기획한다. 시장연계·보급분과는 국산 제품 우선 사용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 마련에 나선다. 기후부는 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30년 재생에너지를 100기가와트(GW) 보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태양광 몫이 87GW인 만큼 태양광 보급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는 국내 태양광 산업생태계 복원 방안도 담겨 있다. 이를 통해 태양광 보급 성과가 국내 셀·모듈·인버터 등 산업생태계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급과 산업의 선순환 체계'를 확립해 나간다는 것이 기후부 구상이다. 태양광 국산화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장 기업들의 어려움을 수렴하고, 국내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이루는 기업들끼리 연계·상생하는 모범 사례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탠덤 셀과 인버터 등 기술 초격차를 위한 차세대 기술로 세계 시장 진출을 앞당기기 위해 대규모 실증 단지 구축과 산·학·연 협력방안 같은 지원책을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은 “태양광 산업은 기존 실리콘 중심에서 차세대 태양광으로 변화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있다"라며, “위원회 논의를 통해 산·학·연 협력을 바탕으로 탄탄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수출산업화 등을 통해 세계 시장을 우리 기업들이 주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양광 업계는 이번 논의를 계기로 태양광 제품에 대한 탄소 감축 인증제도가 개선될지 주목하고 있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가 장기 고정가격 입찰제로 대체될 예정이다. 태양광 탄소인증제는 원료인 폴리실리콘부터 최종 제품인 셀·모듈까지 제조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 총량이 작을수록 높은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배출량이 적어 등급이 높은 제품·설비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높은 등급의 태양광 모듈을 쓰는 발전사업자에게 고정가격계약 입찰에서 우대하는 식으로 국내산 태양광 제품에 혜택을 부여해왔다. 그러나 입찰 모집 용량 중 일부만 낙찰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인센티브 효과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내산 태양광 패널 보급을 촉진하려면 기술 경쟁력이 우수한 제품이 시장에서 더 많은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시장에서는 중국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 우위를 갖춰 국내산 보급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결국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 설계가 선행돼야 국내 태양광 공급망 강화와 보급 확대가 가능한 상황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R&D부터 해외진출까지 원스톱…5개 기관 통합 ‘한국물산업진흥원’ 설립

흩어져 있던 국내 물산업 지원 기능이 하나로 통합된다. 기후위기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물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총괄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물산업 육성 기능을 일원화할 '(가칭)한국물산업진흥원'을 설립하고 유관기관의 기능을 통합·재편한다고 10일 밝혔다. 통합 대상은 한국물기술인증원,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국가물기자재성능인증센터, 한국상하수도협회, 한국물산업협의회 등 총 5곳이다. 이번 개편은 기후위기로 물 재해가 늘어난 데다, AI 대전환에 따른 반도체 산업 성장으로 공업용수 수요가 급증한 배경에서 추진됐다. 세계 물산업 시장 조사기관(GWI)에 따르면 글로벌 물 시장은 2024년 약 9833억 달러 규모에서 2028년까지 연평균 3.5%씩 성장할 전망이다. 정부는 2018년 물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세우는 등 육성에 힘써왔으나, 지원 기능이 여러 기관에 쪼개져 있어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그동안 현장에서는 실험(국가물산업클러스터), 인증(한국물기술인증원), 우수제품 지정(한국상하수도협회), 해외 판로 개척(클러스터·물산업협의회) 등 단계별 주관 기관이 달라 기업들이 절차적·시간적 비효율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산업계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지원 기능의 통합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새로 출범할 진흥원은 물산업 전 주기를 아우르는 구심점 역할을 맡는다. 유망 기업 발굴부터 연구개발(R&D), 실증, 인·검증, 사업화, 해외 진출까지 전 과정을 일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정부 지원의 실효성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기후부는 이르면 이달 중 통합 대상 기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꾸려 조직 구성과 세부 업무 범위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각 기관의 고용 승계와 보수, 복리후생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기관·노조 및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내 '물관리기술 및 물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에 착수해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금한승 기후부 제1차관은 “기후위기와 AI 시대에 물산업은 국민 안전을 지키는 동시에 첨단산업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분야"라며 “흩어져 있던 지원 기능을 하나로 모아 국내 물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든든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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