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에너지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군의 무차별 공격으로 봉쇄된 가운데, 이는 미국의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협 봉쇄로 동북아 국가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중국에 가장 큰 타격을 미치려고 하는 것이 미국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일종의 폭탄 파편을 맞은 것이다. 10일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중동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예측한 책이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경제안보 전문가인 안세현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지난해 9월 출판한 저서 '에너지 그레이트게임'에서 “미국은 자국에 대한 경제적 피해 없이 중국의 취약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기 위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안 교수는 이어 “예를 들어 미 의회가 이란 핵 협상을 거부하거나,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묵인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이에 대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보복할 경우, 페르시아만에서 대양으로 통하는 유일한 해상 통로가 막히게 된다"고 예측했다. 안 교수의 예측이 그대로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얼추 맞아 떨어졌다.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미국과 이란 간의 핵 협상이 진행됐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끝나고 말았다. 그러자 이란 시간으로 6월 21일 새벽 2시 미국은 '한밤의 망치 작전(Operation Midnight Hammer)'을 통해 폭격기로 이란의 여러 핵 시설을 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자찬했지만, 핵 시설을 완전히 파괴하진 못했다. 이란은 중동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식으로 반격할 뿐,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진 않았다. 그러자 지난달 28일 미국은 직접 이란 인근에 함대를 배치하고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전면 타격하기 시작했다. 첫 날 공습에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해 핵심 지도자들이 다수 사망했고, 주요 군사시설을 폭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에 무제한 반격을 선언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선박에까지 무차별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가스 물동량의 20~25%가 운송되는 핵심 요충지로, 세계 에너지시장의 대동맥이자 초크포인트로 불린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 물동량 중에서 원유 및 석유제품의 80%, 그리고 LNG의 90%가 아시아로 향한다. 안 교수는 “이 경우(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중국은 석유 수요를 충족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인플레이션 급등, 위안화 가치 폭락 등 경제 붕괴가 현실화 될 수 있다"며 “요컨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최대 피해자는 더 이상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은 2000년대 중반 전까지만 해도 석유 소비량이 자체 생산량보다 많아 중동의 석유 수입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중반부터 수평시추 및 수압파쇄 기술 개발로 셰일층에서 석유와 가스를 뽑아내기 시작하면서 생산량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세계 최대 석유, 가스 수출국이 됐다. 미국은 더 이상 중동 석유가 필요없게 된 것이다. 안 교수는 이 지점이 이란으로 하여금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게끔 만드는 시발점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특수부대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체포해 본국으로 압송했다. 베네수엘라는 중국에 값싼 원유를 공급하는 한 곳으로 지목된 나라다. 이란과 러시아가 또 다른 중국 공급국으로 지목되고 있다. 안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결국 미국의 모든 칼날은 중국을 때리기 위한 하나의 전초전이다. 결국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뭔가를 할 것이다. 전면전은 아니더라도 에너지 공급을 완전히 차단하고 가격을 올리는 방법을 쓸 수 있다. 중국 경제에 굉장히 큰 타격이 갈 것이다. 지금 이걸 진행하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와 동시에 물리적 방법도 쓸 수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덫을 놓을 것이다. 중국은 그 덫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미국의 대중국 전략이라고 해도 한국 역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한국은 중동으로부터 원유 수입의 70%, 가스 수입의 15%를 의존하고 있는데, 현재 수입이 차단돼 에너지 요금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안 교수는 한국이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로선 미국과의 에너지 동맹 및 협력을 강화해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것이 경제 안보 차원에서 가장 좋은 전략"이라며 “7광구도 한국, 미국, 일본이 협력으로 공동 개발에 나서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원유 수입량 중 미국산은 2024년 2151만톤에서 2025년 2232만톤으로 3.7% 늘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LNG 수입량 중 미국산은 2024년 564만톤에서 2025년 438만톤으로 22.2% 줄었지만 올해 1월 수입량은 60.6만톤으로 전년보다 55.2% 증가했다.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겸 에너지안보전략센터장을 맡고 있는 안 교수는 코넬대 국제관계학 학사, 조지타운대 대학원 외교학 석사, 런던정경대 대학원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통일부 통일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윤석열 정부) 등을 역임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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