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11차와 완전히 다를 것” 기후부, 12차 전기본 대수정 예고…SMR·원전->전력망·유연성 자원

이재명 정부의 첫 에너지계획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기조는 전력망 확충·수요관리·유연성 자원 확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발전설비 중심이었던 윤석열 정부의 11차 전기본과는 명확히 다른 정책 기조다. 신설 기후부는 11차 계획의 근본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12차 계획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암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9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1차 총괄위원회(비공개)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수립 작업에 착수했다. 기후부 내부와 에너지업계에서는 “이번 12차 계획은 윤석열 정부가 확정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구조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게 제기되어 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회의에 앞서 “새 정부 에너지정책의 핵심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탈탄소 전환이며,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그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첫 종합계획이 될 것"이라며 “11차 계획의 일부 전원 구성과 관성적 사고에 그대로 머무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 최대 수용 가능량을 분석하고 전력망을 적기에 보강하며, ESS·양수 등 유연성 전원을 신속·경제적으로 확충하는 구체적 장치들을 담을 계획"이라며 “특히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 건설계획은 국민 여론조사와 공개 토론 등을 거쳐 조기 확정한 뒤 12차 전기본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후부 내부에서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장이 원자력 전문가였다는 점을 중대한 문제로 여기고 이번 계획에서는 전력계통·수요·유연성 자원 확대에 중점을 두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차 전기본 총괄위원장은 장길수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로 국내 대표 전력계통 전문가로 꼽힌다. 11차 계획은 신규 원전 2기 반영, SMR 실증 1기 반영, 석탄 감축 속도 조절, 재생에너지 비중 하향 조정 등 원전·기저발전 중심의 구조였다. 그러나 당시 계획 수립 과정에서 전력망·수요관리·유연성 자원 설계가 취약했다는 평가가 산업계와 연구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후부는 이같은 점을 고려해 이번 12차 계획에서는 총괄위원장이 전력계통 전문가로 교체됐다. 이는 전력계획의 핵심을 '발전원 구성'이 아닌 전력망 안정성·유연성·송전 인프라 구조 개선으로 옮기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기후부 관계자는 “12차 계획에서는 ESS·V2G·전기보일러·히트펌프·VPP 등 유연성 자원을 기능별·지역별로 세분화해 반영해야 한다. 지금처럼 단순한 용량 중심 계획으로는 재생에너지 시대를 대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산업부 체계와 정책 철학이 완전히 다르다는 의미다. 12차 전기본 위원들은 11차 계획에서 SMR(소형모듈원전)을 사실상 확정된 미래 전원처럼 반영한 점도 문제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실증도 안 됐고 비용도 확정되지 않은 SMR을 전원 믹스에 넣은 건 무리였다"며 “상용화 일정도 비현실적이며, 이를 근거로 전력수급 계획을 산출하는 건 정책적으로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11차 계획은 2030년대 중반 SMR 상용화, 1기 실증 후 대량 보급을 전제로 수급 전망을 제시했으나, 국제 시장에서는 제도·설계·원가·연료 이슈가 해결되지 않아 실증조차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부와 전기본 위원회 사장에 밝은 한 관계자는 12차 계획의 성격에 대해 “지난 정부(윤석열 정부)뿐 아니라 그 이전 정부부터 에너지·과학 정책이 사실상 없었다. 11차 계획 역시 현실성·구조적 완결성이 부족했다"며 “그렇다고 기존 계획에 반영된 물량을 제외하지는 않기로 했다. 다만 이번 12차는 신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철학이 분명히 반영될 것이며, 11차와는 명확히 다른 계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분위기를 종합하면 12차 계획의 핵심 방향은 ① 발전량 중심 → 계통 안정성·유연성 중심 ② 원전 중심 → 계통·시장 구조 중심 ③ SMR 전제 → '기술 불확실성' 고려 방식으로 전환 ④ 재생에너지 연계 인프라를 수급계획의 상위 항목으로 격상 ⑤ 지역별 송전망 능력을 고려한 전원 배치 전략 도입으로 보인다. 이는 발전소 중심 수급계획에서 전력망·수요·유연성 중심 계획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볼 수 있다.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윤석열 정부의 산업통상자원부가 만든 11차 계획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구성과 방향을 띨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계획은 단순히 수요·공급을 맞추는 문서가 아니라 한국 전력계통을 재설계하는 작업에 가깝다. 특히 △SMR 반영 재검토 △원전 중심 구조의 완화 △유연성 자원 체계화 △지역별 송전망과 연계된 전원 배치 △전력시장 중심의 구조 개편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향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어떤 최종 로드맵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한국 전력산업과 민간 투자 방향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총괄위원회 관계자는 “원전의 경직성과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 역시 폭넓게 수렴하겠다"며 “AI·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전력소비가 폭증하는 만큼, 정확한 수요 전망과 전력망 보강, 수요 분산 정책을 통해 '안정적 공급'이라는 국가적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2차 전기본은 새 정부의 첫 에너지 로드맵으로서 탄소발전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망·시장제도 개편, 미래 수요 대응 전략을 종합적으로 제시할 것입니다. 이번 계획이 '미래 에너지 전환의 견고한 포석'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사고] ‘AI 시대 탈원전·탈가스 정책 개선방향 세미나’ 15일 개최

김소희 국회의원(국민의힘)이 주최하고 에너지경제신문이 주관하는 'AI시대 탈원전 탈가스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세미나가 오는 12월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개최됩니다. 정부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를 줄이겠다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발표하면서 화력발전을 빠르게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AI 시대에 막대한 전력수요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AI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필요로 합니다. 간헐성을 가진 재생에너지가 AI 시대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세미나는 현실적 여건과 글로벌 AI시장 동향을 고려해 정부의 탈원전과 탈가스 정책이 AI 시대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수원은 재생에너지 보급의무에서 제외…이종배 의원 개정안 발의

한국수력원자력을 재생에너지 보급 의무에서 제외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원전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에너지인인데 화력발전처럼 재생에너지 보급 의무를 지는 건 과한 부담이라는 지적에서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충북 충주)은 한수원을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의무자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안'을 8일 발의했다. 현행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에게 발전량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RPS 의무비율은 14%로, 한수원은 발전량의 14%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 다만 한수원이 보유한 대수력발전은 의무 대상 및 의무량 산정에서 제외된다. 대수력발전은 재생에너지이지만 RPS에 반영할 경우 재생에너지 보급 촉진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이유로 제도 도입 당시 제외됐다. 즉 한수원은 보유한 원전 발전량에 대해 RPS 의무비율을 적용받아 그에 해당하는 물량을 태양광·풍력·소수력 등 다른 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한다. 그동안 국민의힘과 원전 업계에서는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전이 재생에너지 보급 의무를 부담하면서 원전 발전의 경제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해왔다. 지난 2022년 2월에는 당시 박진 국민의힘 의원 등 국회의원 40명이 원전을 신에너지로 분류하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원전을 신에너지로 분류해 RPS 의무에서 제외하겠다는 취지였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직접 운영하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만으로 RPS 비율을 채우지 못해 지난해 외부에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약 1조3200억원어치 구매했다. 이는 전기요금에 포함된 기후환경요금으로 충당되지만 한수원의 RPS 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행정비용과 REC 정산 차액 부담 등이 적지 않은 만큼 법안이 통과되면 한수원의 재생에너지 보급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RPS 폐지와 경매제도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경매제도 정부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대규모 발전사에 일정 수준의 재생에너지 확대 의무를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향후 입찰제 도입 이후에도 한수원에는 재생에너지 보급 의무가 부과되지 않도록 조정될 여지가 있다. 이에 이 의원은 한수원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자에서 제외함으로써 무탄소 기반의 원전 발전 특성을 반영하고 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합리성을 제고하겠다고 알렸다. 이 의원은 “한수원이 원전 출력을 위협하는 태양광 발전에 힘쓰고 상당한 REC 비용까지 지불하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원자력 또한 친환경 에너지원임을 인정하고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기후에 맞는 에너지 정책기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공기열히트펌프, 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 추진…경제성 확보는 관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건물 부문의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개별난방 방식인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해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보급 확대를 위해선 경제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 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8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로 분류하는 내용을 담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내년 1월 12일까지 의견을 받는다. 공기열 히트펌프는 대기 중에 존재하는 미활용열(공기열)을 흡수해 전기를 이용해 냉·난방 및 온수를 공급하는 설비다. 현재 수열과 지열은 재생에너지 열원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공기열은 재생에너지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 공기열 히트펌프는 화석연료 기반 전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재생에너지로 보기에는 모호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수열과 지열은 보급에 물리적 한계가 있는 만큼 건물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해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의원 시절인 지난 3월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 설비로 인정하고 보급을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기후부는 개정 이유로 “공기열에너지는 대기 중의 미활용열을 활용해 냉·난방 및 온수 생산에 사용하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히트펌프 기술을 통해 외부 공기열을 흡수·활용함으로써 기존 가스보일러나 전기히터보다 열공급에 있어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연합(EU),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이미 히트펌프를 통한 공기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 열원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건물 부문의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기존 보일러 중심의 난방열 공급을 히트펌프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인 만큼 국내에서도 공기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해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을 지원할 법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로는 경제성이 꼽힌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24일 개최한 '2025년도 연구성과 발표회'에 따르면, 공기열 히트펌프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탄소배출권 가격을 톤당 약 5만원으로 높이고 히트펌프 설치비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동시에 전기요금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건이 충족될 경우 공기열 히트펌프의 균등화열생산비용(LCOH)은 기가칼로리(Gcal)당 13만1859원으로 가스보일러(12만4443원)와의 비용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앞서 지난 6월 에경연은 세계에너지시장인사이트에 실린 '세계 히트펌프 시장 및 주요국 정책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히트펌프의 가치를 국내 여건에 맞춰 제대로 평가하고 그 가치에 부합한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며 “보조금, 세제 지원제도 등을 포함한 히트펌프 보급 로드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가스 소식] 가스기술공사, 귀뚜라미그룹, 경동도시가스

대전에 위치한 가스기술공사가 지역의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지원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시장상을 받았다. 한국가스기술공사(사장직무대행 진수남)는 지난 11월 29일 커먼즈 필드 대전에서 열린 '2025년도 대전광역시 사회혁신센터 성과보고회'에서 ESG총괄팀 송미경 대리가 사회혁신센터 사업추진 유공자로 선정되며 시장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송 대리는 2023년부터 대전광역시 사회혁신센터의 지역문제 해결 플랫폼 사업에 적극 참여했다. 특히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에 후원금 500만원을 기탁하고,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원했다. 또한, 원도심 소극장 활성화 사업과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해 지역민들의 문화적 소외를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 이외에도 쪽방 주민들을 위한 혹한기 물품 후원, 자전거 이용 활성화, 대전 명소 환경 정화 활동에도 참여하며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이러한 노력은 사회혁신센터의 사업이 대전시의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선도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송 대리는 “이번 수상은 협력해온 많은 분들의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활동을 계속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가스기술공사는 지속적인 노력과 기여를 통해 대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활동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귀뚜라미그룹(회장 최진민)은 충남 부여군 관내 모범학생을 대상으로 '귀뚜라미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부여군 여성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귀뚜라미 장학금 수여식'에는 귀뚜라미그룹 최진민 회장과 부여군 박정현 군수를 비롯한 관계자 그리고 부여군 장학생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장학금 총 5000만원은 부여군 관내 모범 추천 장학생 66명의 학업 장려를 위해 지원된다. 귀뚜라미그룹은 40년째 진행하고 있는 귀뚜라미 장학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누적 5만5000여명의 장학생에게 359억원의 장학금을 후원하며 미래 인재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최진민 회장은 “귀뚜라미 장학생으로 선발된 지역의 꿈나무들이 학업에 더욱 매진해 부여군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인재로 성장하기 바란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후원을 통해 미래 인재 육성을 지원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귀뚜라미그룹은 귀뚜라미문화재단과 귀뚜라미복지재단을 통해 장학금 지원 사업 이외도 학술연구 지원 사업, 교육기관 발전 기금, 사회복지시설 지원 사업, 주거환경 개선 사업, 귀뚜라미보일러 점검 사업 등 다양한 목적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재단 설립 후 40년간 567억원 규모를 사회에 환원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이행하고 있다. 경동도시가스(대표 나윤호)는 지난 5일 '도시가스 업계 봉사의 날'을 맞아 울산북구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윤미)을 방문해 1200만원 상당의 가스기기와 쌀 224kg을 전달하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김인석 기획관리부문장은 “에너지 기업으로서 지역의 겨울을 안전하게 만드는 일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우리의 역할"이라며, “이번 후원이 꼭 필요한 곳에 잘 전달되어 더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북구종합사회복지관 김윤미 관장은 “이미 지역 시설 곳곳에 따뜻함을 전해주신 덕분에 많은 분들이 훨씬 안정된 마음으로 겨울을 맞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도시가스 업계 봉사의 날은 한국도시가스협회와 전국 도시가스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에너지 효율 개선, 가스기기 지원, 가스안전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복지기관과 취약계층에 실질적인 에너지 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가스공사, 전사 청렴윤리경영 고도화 박차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가 지속 가능한 반부패·청렴 활동 성과 창출을 위해 제도 개선 및 국민 체감 정책, 의식 내재화 등 다양한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가스공사는 각고의 경영 효율화를 통한 흑자 전환과 함께 지난해 공공기관 종합 청렴도 평가에서 '청렴 노력도' 2등급 및 '기관장 관심과 노력도' 만점으로 종합 청렴도가 한 등급 상승하는 등 괄목할 만한 혁신 성과를 내며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B등급(양호)을 받은 바 있다. 가스공사는 2024년 전사적인 워크숍ㆍ핵심그룹인터뷰(FGI) 확대 등을 통해 부패 취약 분야를 사각지대 없이 전면 재점검했고, 업무과정 전반에서의 윤리경영 개선 및 예방체계 등을 구축했다. 또한 청렴윤리경영을 위한 내외부 제언에 대해 신속해결 제도(Quick-Win 제도) 신설‧ 운영, 전직원이 참여하는 Dos & Don'ts 캠페인을 통해 현장 소통과 참여 기반의 조직문화 혁신을 강화했다. 또한 가스공사는 준법윤리경영준칙체계인 KOGAS-CP를 제정하고, 자회사와 윤리상생협약을 체결하여 CP 도입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모자회사 청렴수준의 동질성을 확보해 윤리경영 생태계를 강화하고자 노력했다. 아울러 신고자 보호 및 신고채널 확대‧개선 등 신고제도 고도화로 청렴 인프라를 확충했다. 올해 가스공사는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최연혜 사장이 직접 주재하는 청렴윤리경영위원회에서 △갑질행위 근절 △소극행정 타파 △중대비위 척결 등 3대 역점 추진 분야를 선정하고 반부패·청렴 문화 고도화를 위한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펼쳤다. 먼저, 현장 중심 소통을 통한 갑질행위 근절 기반 마련을 위해 △전국 사업소와 설비 유지보수 자회사가 참여하는 '열린협의체' 구성 △자회사 재무건전성 제고 및 근무환경 개선 △노무비 선지급 등 계약 이행 투명성·공정성 개선 활동을 추진했다. 또한 올 7월 '취약계층 도시가스 요금 경감 대신신청 제도'를 전격 도입·운영함으로써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국민 체감형 적극행정을 선도하고 있다. 아울러, 중대비위 무관용 원칙에 따라 △마약·성비위 등 악성 범죄 관련 복무·인권 지침 지속 정비 △중징계 비위 행위자에 대한 금전·인사 불이익 강화 △4대 폭력 예방 및 청렴 교육을 통한 임직원 의식 개선 등을 통해 복무 기강을 확립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이러한 제도 개선과 함께 최연혜 사장이 직접 주도하는 안전·청렴 실천 결의대회(3월), 청렴 신문고 타고식(6월), 청렴 골든벨(7월) 등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전사적인 청렴 문화 확산 정책의 실효성을 한층 높였다. 최연혜 사장은 “가스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든 임직원이 지속 가능한 반부패·청렴 문화 창달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목표인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청렴성과 도덕성을 갖춰 국민께 신뢰받는 에너지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하자"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수도권매립지공사 노조, 인천시 이관 결사 반대…‘국가 책임’ 강조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노동조합이 공사의 인천시 이관을 결사 반대하고 나섰다. 수도권매립지 관리는 국가가 맡아야 할 업무임을 강조하며 인천시가 이를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내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따른 대책으로 수도권매립지 부지에 광역소각장을 건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노조는 8일 정부세종청사 기후에너지환경부 앞에서 공사의 인천시 이관을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내년부터 수도권매립지에 생활폐기물 매립이 금지되면서 인천시와 정치권 일부에서는 공사를 인천시로 이관하자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할권 이관이라는 2015년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는 당초 2016년 종료 예정이었던 수도권매립지 사용 기간을 연장하는 대신 공사를 인천시로 이관하기로 2015년에 합의했다. 그러나 공사 노조의 반발로 이관은 무산됐고 최근 이관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노조가 다시 반발에 나선 것이다. 노조는 “초대형 매립지 운영 경험이 전무한 인천시가 이를 독자 운영할 경우 기술적 단절과 운영 미숙은 필연적이며, 그로 인한 환경 대재앙은 고스란히 시민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인천시가 매립지 운영에 따른 막대한 사후관리 비용과 적자 위험을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일한 대안인 광역 소각장 건설을 국가 주도로 즉각 이행하라. 직매립 금지의 성공을 위한 필수 전제조건은 소각장 건설"이라며 “정부는 주민 반대와 재정 부족으로 난항을 겪는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수도권매립지 매립 예정부지 등을 활용한 광역 소각장 건설 계획을 국가 주도로 수립하고, 과감한 재정 지원과 행정력을 투입해 실질적인 쓰레기 처리 기반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는 수도권매립지공사가 광역소각장을 운영하며 매립 중심 사업 구조에서 소각 중심으로 전환해 향후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실제 수도권매립지공사는 매립사업 종료에 대비해 '수도권자원순환공사'로의 명칭 변경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매립가스 발전 등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을 추진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규 사업을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인천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 부지에 광역 소각장이 들어설 경우 매립 종료 이후에도 소각시설이 남게 되면서 일부 인천 시민들의 반발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수도권매립지공사는 제4매립지 부지를 활용해 공원 또는 소각장 조성 방안을 놓고 주민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한전홀딩스, 개혁을 가장한 시대역행

최근 전력산업의 논의 지형에 가칭 한국통합발전공사 혹은 '한전홀딩스'라는 이름이 다시 등장했다. 일부 관계자들이 ㈜한국전력(이하 한전)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한전과 발전 자회사의 역할을 재배열하자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발전 자회사들 사이의 역할 중복, 100% 모회사로서 한전이 행사해온 수직적 지배구조, 중복된 연구개발(R&D) 투자가 비효율의 원인으로 지적되며, 이를 지주회사라는 새로운 틀 아래서 단번에 정리해야 한다는 논리가 뒷받침되고 있다. 얼핏 보면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구조개편처럼 들린다. 조직을 다시 배열해 기능을 명확히 하고, 한전은 전력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며, 발전 자회사들은 지주회사 산하에서 보다 자율적인 체계로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도 덧붙는다.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한전의 수직적 독점 체제를 해체하고, 발전·송전·소매 기능을 분리해 경쟁과 중립성을 도입하려는 미완의 개혁의 첫걸음이었다. 발전부문을 6개 자회사로 나누고, 계통 운영을 한전으로부터 떼어내 전력거래소를 설립한 조치는 장기적으로 송전망 운영의 독립성과 소매시장 경쟁 도입까지 바라본 분권·경쟁 지향의 로드맵이었다. 그러나 최근 제기되는 한전홀딩스 구상은 이러한 개혁의 방향성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발전·송전·판매·신재생을 다시 지주회사라는 단일한 우산 아래 묶으려는 시도는, 기능을 분리해 전력시장을 시장답게 만들고자 했던 과거 개혁의 취지를 되돌리는 조치다. 그럼에도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그럴듯한 표현을 앞세우니, 전력시장이나 지주회사 제도 중 하나라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쉽게 호도되고 만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이탈리아, 라틴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재벌의 역사적 궤적을 살펴보면, 순환출자와 복잡하게 얽힌 지배고리는 오랫동안 비판의 대상이었다. 이러한 불투명한 지배 구조를 끊어내기 위해 도입된 장치가 바로 지주회사 제도다. 소유와 지배의 흐름을 드러내고, 얽힌 고리를 정리해 책임의 방향을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가 그 출발점이었다. 지주회사 체제는 얼핏 보면 구조개편의 강한 신호처럼 보인다. 조직을 다시 묶고 역할을 재조정하며 새로운 지도를 그린다는 상징적 제스처는 언제나 '개혁'이라는 단어와 결합해 대중의 눈길을 끌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빛은 얕고 표면적이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지주회사라는 장치는 구조개편의 본질적 문제를 피해가며, 기존 질서에 다시 성벽을 세우는 일종의 복고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개별 대기업이나 금융지주회사에서는 지주회사 체제가 나름의 설득력을 갖는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업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고, 지배구조를 정비하며, 자본을 효율적으로 재배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성패가 끊임없이 갈리는 그들에게 지주회사는 일종의 생존 전략이다. 위험을 분산하고 성장동력을 재조정하기 위한 조직적 도구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그 명분은 분명하다. 그러나 한전은 다르다. 공익성을 본질로 삼는 국가 단위의 독점 기업에 지주회사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전력산업의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외형적 논리만 빌려오는 셈이다. 한전이 직면한 문제는 재벌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와는 전혀 다른 층위에 있다. 지금 필요한 개혁은 지배구조를 하나로 묶는 일이 아니라, 운영의 독립성, 시장 참여의 다양성, 계통과 가격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이 세 가지가 전력체계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이며, 지주회사 모델은 그 어떤 부분도 해결하지 못한다. 지주회사는 흔히 '컨트롤타워'로 불린다. 거대한 기업집단을 하나의 유기체로 묶어 세밀하게 조정하는 브레인 같은 존재다. 이 체제 아래에서 인사권, 특히 CEO와 임원 선임권은 지주 본사에 집중되고, 중장기 전략도 각 회사의 판단을 넘어 결국 하나의 중심으로 모인다. 자회사들은 성과평가와 자본 배분, 투자 승인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비로소 움직일 수 있으며, 리스크 관리와 준법감시 역시 지주사가 설정한 틀 속에서만 가능하다. 기업집단 전체를 하나의 유기적 몸체로 바라보는 사고에서 나온 체계로, 목표는 언제나 부분의 성과가 아니라 전체의 최적화에 맞춰져 있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금융지주— 모두 지주회사는 지배와 감독을 맡고, 자회사는 은행과 보험, 증권을 각자 전문적으로 운영한다. 하지만 예산과 인사, 전략이라는 조직의 심장부가 모두 지주 본사에 소재한다. CEO 및 임원 인선, 중장기 경영전략, 리스크 관리 모두 통합된 지주의 계획대로 운영된다. 이런 구조에서 자회사 간에 '경쟁'이라는 개념은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 그들은 시장에서 겨루는 독립된 기업이 아니라, 그룹 전략이라는 큰 지붕 아래서 역할을 분점받은 단위에 가깝다. 지주사가 본래 추구하는 가치 역시 혁신보다 건전성 확보에 더 무게가 실린다. 위험을 분산하고 비용을 통제하며 중복투자를 제거하는 데 주력하다 보면, 자연스레 공격적 혁신이나 시장을 흔드는 모험은 위축된다. 그 결과 지주회사는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명분 아래 권력의 중심을 더 단단히 고정하는 장치가 되곤 한다. 분권의 외양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더욱 정교한 중앙집권의 기술에 가깝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 역시 전력산업의 근본적 개편을 요구받았다. 그 흐름 속에서 도쿄전력은 2016년, 개혁의 깃발을 들고 지주회사 체제인 Tepco Holdings로 전환했다. 경영 효율화와 사업 부문별 책임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막상 내부의 작동 원리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본 국민들이 원래 의도했던 건 독점화된 제국을 공고화하는게 아니라, 시장을 시장답게 만들자는 것인데 말이다. 전력산업이 마주한 진짜 개혁은 송전망의 중립성, 계통 운영의 독립, 소매시장 개방, 분권적 에너지 시스템 구축 같은 구조적 변화에 있다. 그러나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이러한 본질적 질문을 비껴간 채, 변화하는 듯한 제스처만 취하는 데 그친다. 이름을 바꾸고 조직도를 고쳐 그럴듯한 외형을 갖추지만, 실상은 두꺼운 메이크업으로 문제를 가리는 방식에 가깝다. 그 결과는 명백하다. 개혁을 가장한 포장의 두께만큼, 현상유지는 오히려 더 단단히 고착될 것이다. 유종민

한국에 ‘SMR 실증국가’ 주문한 IEA…탄녹위 권한도 확대 요구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한국에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실증할 국가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7일 IEA가 지난달 발간한 한국 에너지 정책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IEA는 한국에 10가지 정책 과제를 권고했다. SMR과 관련해서는 “한국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원자력 발전 국가"라며 “기존에 축적된 기술력과 제조 역량을 활용해 SMR 건설·실증을 위한 국가 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IEA는 SMR 산단에서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을 활용해 만든 '핑크수소' 실증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SMR 산단은 실제 활용될 SMR 운영 모델을 실증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원자력 기반 수소 생산과 활용을 결합한 세계 최초의 통합 산업 실증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SMR은 설비용량 300메가와트(MW) 이하의 원자력 발전 설비를 말한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5년까지 SMR 1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IEA는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와의 협업을 통해 탄소중립기본법 이행을 주도해야 한다고도 권고했다. 이를 위해 “탄녹위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아우르는 정책 정합성을 확보하고 공통 지침을 마련하는 협력적 논의의 장으로서의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며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원전, 양수발전 등 에너지원도 포괄적으로 고려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탄녹위는 내년 1월부터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권한도 강화된다.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중앙행정기관장이나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보완 계획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IEA는 “한국이 태양광과 해상·육상풍력을 넘어 수소, 대규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및 수소차 등 신기술과 에너지 자원의 잠재력을 적극 검토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에너지 설비에 대한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국가 전략 수립 △탄소배출권거래제 기능 강화 및 전기요금 반영 △전력·가스·수소 시장을 감독할 독립 규제기관 설립 △ESS 중앙계약시장 확대 등을 주요 권고 사항으로 제시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원희의 기후兵法] 불만 폭발 직전인 태양광업계…“李 지지했는데 이제는 배신감 느껴”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들의 기후에너지환경부를 향한 불만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정책 방향을 둘러싼 혼선, 사업성 압박, 정부·사업자 간 소통 부재가 겹치면서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에너지 전환 정책의 정합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윤석열 정부 시절 각종 규제와 압박 속에서도 새 정부에서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며 이재명 정부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약 3만여명의 태양광 사업자들은 최근 들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소속 협단체에 토로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햇빛연금을 중심으로 소규모 분산형 태양광 확대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만큼 이들 사업자의 불만을 잠재우는 것이 정책 성공을 위한 과제로 꼽힌다. 6일 태양광 업계에서는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말한 '임기 내 태양광 단가(kWh당) 80원' 발언을 두고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현재 태양광 발전 단가는 고정가격계약 기준 약 150원 수준인데 이를 절반 가까이 낮추려는 정부 기조가 사업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업자들은 특히 최근 겨울철 전력수요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전력도매가격(SMP)이 kWh당 100원대 미만에 머무는 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통상 겨울철에는 수요 증가로 SMP가 100원대를 넘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 기준치인데 최근 가격이 낮게 유지되는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전력거래소가 2022년 9월 도입한 '실계통기반 하루전시장'의 영향으로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발전기가 '머스트런 발전기'로 적용되면서 전력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시장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난방 수요가 증가하면 열병합발전기가 전력 공급을 상당 부분 충당하며 그 결과 SMP는 오히려 낮게 유지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실제 지난달 26일 13~14시에는 SMP가 0원까지 떨어지는 일이 평일 기준 처음으로 발생했다. 태양광 사업자들은 이러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이 다수라며 제도 결정 과정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도 참여할 수 없었다고 토로한다. 이들은 이러한 구조적 배제 속에서 전력시장의 거버넌스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업자들은 SMP 외에도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판매를 통해 발전수익을 얻는다. REC는 현물시장 기준 1REC당 7만원(1kWh당 약 70원)대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를 입찰시장 중심으로 전환하려 하면서 REC 현물시장 폐지가 예고된 상태다. RPS 폐지는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사업자들은 RPS 폐지 이후 기존 사업자를 보호하고 신규 사업자도 최소한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 전국태양광발전협회·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등은 꾸준히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3월 전력거래소를 상대로 이사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을 광주지방법원에 제기했고 다음 달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관련 규정을 신고하기도 했다. 이번 불만 확산에는 정치적 맥락도 존재한다. 윤석열 정부 시절 정치적 공세와 각종 규제 강화로 어려움을 겪던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 3만1398명은 제21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를 공개 지지한 바 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업계와의 소통 채널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채 일방적인 정책 변화만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새 정부에서도 사업자들의 집단행동이나 집단소송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곽영주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회장은 “태양광 단가 80원은 업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며 “원전 발전단가 70원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원전은 고준위 폐기물의 영구처분 비용을 반영하면 단가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가를 낮춰야 한다는 큰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업계가 부담하는 각종 부담금을 면제하거나 제도 개선을 추진할 의지가 없다면 이는 선언에 불과하다"며 “결과적으로 업계를 압박하는 효과만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SMP를 낮추는 정책과 RPS 폐지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문제"라며 “사업자와 충분히 협의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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