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의 기후兵法] 에너지 권한 커진 지자체…지방선거, 기후위기 대응 시험대

기후위기 대응이 6월 지방선거의 중심 의제로 떠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법 개정 등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에너지 전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새로운 지자체장이 기후위기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가 기후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전망했다. 9일 녹색전환연구소·더가능연구소·로컬에너지랩으로 구성된 '기후정치바람'이 유권자 1만78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선거 기후위기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은 기후위기 대응 공약에 따라 누구를 뽑을지 결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53.5%는 '평소의 정치적 견해와 다르더라도 투표를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공약과 관계없이 지지하던 정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2.4%,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3.0%였다. 기후정치바람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최근 기후·에너지 관련 이슈가 지방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역별 전기요금제는 수도권 외 지역에 발전소가 집중돼 있는 만큼 전기요금을 낮춰달라는 요구와 맞물리며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이전 논의와 함께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후정치바람 여론조사에서도 전기요금 차등화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3.5%로 나타났다. 또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가 전력이 풍부한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본 응답자도 53%에 달했다. 지역에는 주민 기피시설인 발전소와 송전선로만 들어서고 수도권의 전력 공급지로만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송전비용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차등화하고, 지역에는 전기요금을 낮춰 기업 이전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기남 충남에너지전환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수도권 중심으로 주요 인프라로 보내고 비수도권은 환경오염산업들이 들어서고 있다고 충남에서는 이해하고 있다"며 “수도권에서 사용하는 자원을 끌어오르기 위해 지역과 어떤 협의도 없다. 에너지는 생산지에서 소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법 개정으로 전남·광주특별시 출범 논의가 진행되면서 지역 권한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주요 권한으로는 설비용량 20메가와트(MW) 이하 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발전사업 허가권을 지자체가 갖게 되는 점이 꼽힌다. 기존에는 지자체가 3MW 이하 설비에 대해서만 발전사업 허가권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통해 지방에서는 대규모 태양광 사업이나 육상풍력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경북·대구와 충남·대전 특별법에도 20MW 이하 설비에 대한 허가권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전남·광주와 달리 특별법 통과가 지연된 상태다. 전남·광주 특별시 출범에 그치더라도 해당 사례가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행정통합에 따라 지역별 탄소중립 정책을 다시 짜야 할 가능성이 높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희철 생태도시리빙랩 소장은 “전남·광주 통합은 기후 전환을 위한 좋은 사례가 될 수도 있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지역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소장은 “행정통합이 지금은 기후 의제와 무관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사실상 기후 의제와 매우 밀접한 사안"이라며 “시도마다 탄소중립기본계획이 서로 달라 통합이 이뤄질 경우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설치구역을 제한하는 지자체의 이격거리 조례도 법 개정으로 설정이 어려워졌다. 이격거리란 도로와 주거지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 떨어져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도록 한 지자체 조례다. 지자체는 발전사업 허가권 다음 단계인 개발행위 허가 권한을 가지고 있어 이격거리 조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개발행위 허가를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설치를 제한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12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문화재보호구역과 생태·경관보전지역을 제외하고는 이격거리를 일정 거리 이상으로 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주민이 발전사업에 일부 참여하는 주민참여형 설비에는 이격거리 적용도 제한된다. 그동안 지자체는 주민 반대를 근거로 이격거리 조례를 운영해왔지만 앞으로는 단순히 주민 반대를 이유로 사업을 막기보다 주민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에 놓이게 됐다. 이에 지역에서 에너지 전환을 단순히 강조하기보다 지역 복지 사업과 연계해 주민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기후 공약은 단독으로 고립돼 제시되기보다 복지 공약과 연계해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사례로 '햇빛소득마을'을 소개했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이 직접 태양광 발전을 하고 그 수익을 마을 복지 등에 활용하는 사업이다. 이처럼 에너지 전환은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이번 지방선거를 에너지 전환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는 이유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석유 최고가격제 검토, ‘SMP 상한제’ 재도입으로 이어지나

정부가 이란 사태로 국제 유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자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검토하면서 전력시장에서도 과거 에너지 위기 당시 시행됐던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가 다시 도입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9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한 에너지 가격 관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시장에서는 최고가격제 도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전력시장에서도 SMP 상한제가 다시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MP 상한제는 전력도매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연료 가격이 급등해 150원대 수준이던 SMP가 250원 이상으로 급증하자 정부는 전력시장 가격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이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SMP 상한제는 전기요금 상승 요인을 어느 정도 완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 통제로 전력시장 구조가 왜곡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SMP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발전사들이 연료비 상승을 전력 판매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일부 발전사들은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경영 압박을 겪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력시장에서는 연료비 연동제가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연료비 연동제란 LNG 가격 등 연료비의 변동에 따라 요금을 책정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전기요금의 기본 작동 원리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정부와 정치권이 물가 부담을 이유로 요금 인상을 제한하면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연료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국전력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약 47조8000억 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전력 구입 비용 급증이 한전 재무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한 전력 가격을 억지로 눌러 놓으면 소비가 줄지 않아 이는 결국 연료를 더 많이 수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져 외화낭비 및 한전의 적자를 부추기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가격 통제를 반복할 경우 전력시장 구조가 더욱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 놓고 실제로는 상한을 두거나 가격 통제를 하면 제도 취지가 사실상 무력화된다"며 “정책 신뢰성이 흔들리면 전력시장 투자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일수록 가격 신호가 시장에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제도 운영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중동 정세 악화로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전력시장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쟁도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깜깜이’ 전력망 정보…해상풍력 보급 걸림돌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해상풍력법)'이 오는 26일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마련한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국내 해상풍력 확대를 위해서는 발전 설비뿐 아니라 전력을 육상으로 전달하는 해저케이블과 송전망 구축 체계를 함께 정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환경연구원(KEI)이 최근 공개한 '해상풍력 확대를 위한 해저케이블 제도정비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해상풍력 사업은 해저케이블과 전력망 구축이 발전 계획과 충분히 연계되지 않아 향후 발전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상풍력 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육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해저케이블과 육상 송전선, 변전소 등 전력망 인프라가 동시에 구축돼야 하지만 실제 사업 과정에서는 이해관계자 갈등과 환경 문제 등으로 구축 속도가 발전 계획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송전망 협력 구조, 정부 주도 환경평가, 주민 참여 제도 등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해상풍력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계통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전망 사업자 '초기 참여' 부족…특별법에도 제한적 반영 KEI 이재혁 연구위원 등이 작성한 이 연구보고서는 국내 제도의 핵심 문제로 송전망 사업자의 참여 시점이 해외 주요국에 비해 늦다는 점을 꼽았다. 독일·영국·일본 등은 해상풍력 부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송전망 사업자가 참여해 계통 용량과 접속 지점 등을 함께 결정하지만, 한국은 전력계통 정보를 정부가 제공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해상풍력 발전단지 개발과 전력망 구축이 따로따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고, 실제 발전이 시작되더라도 송전 용량 부족이나 계통 접속 지연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에서는 입지 정보망 작성 단계부터 송전망 사업자가 참여해 접속 가능 지점과 계통 용량을 제공하고, 예비지구 단계에서는 변전소 위치와 공동 접속 설비 계획을 협의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실시계획 단계에서는 발전사업자와 송전망 사업자가 사업 일정과 계통 연계 시점을 조율하고 지연 시 위약금을 부과하는 책임 구조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법법과 시행령안에는 정부가 해상풍력 개발 구역을 지정하고 전력망 연계를 요구하는 절차가 포함되기는 했다. 1기가와트(GW)를 초과하는 대규모 발전지구는 송전사업자가 접속 설비를 우선 건설해 계통 연결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도록 했다. 해당 비용은 발전사업자로부터 회수하게 된다. 그러나 송전망 사업자가 입지 정보망 작성이나 예비지구 단계부터 제도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규정은 명확하게 반영되지 않아 발전사업과 송전망 구축을 동시에 계획하는 협력 구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주도 환경평가 제도는 일부 반영 환경성 검토 방식 역시 보고서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분야다. 독일·영국·일본은 정부가 해상풍력 개발 초기 단계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해 부지 선정과 사업 추진에 반영한다. 반면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기업이 환경성 검토 보고서를 제출하는 방식이 중심이어서 평가 결과의 공개성과 통합적 검토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예비지구 지정 이전 단계에서 정부가 해양 생태계와 어업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사전 환경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한 뒤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부지를 확정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1월 공개한 특별법 시행령안에는 정부가 해상풍력 발전지구 지정 과정에서 환경성과 입지 적합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도록 하는 절차가 포함되면서 일부 개선이 이뤄졌다. 개발 초기 단계에서 환경성과 해양 이용 현황을 함께 검토하는 체계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보고서의 제안이 부분적으로 반영된 셈이다. 기후부나 해양수산부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을 '해상풍력발전 예비지구'로 지정한다.다만 평가 결과의 공개 범위나 환경정보의 통합 관리 체계는 아직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민 참여 확대 규정 도입…협의체 운영은 과제 해상풍력 개발 과정에서 주민 참여와 지역사회 협의체를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연구에서 제기됐다. 해외에서는 정부·전문가·지역 대표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해저케이블 경로와 접속 지점, 송전선로 등을 논의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독일과 영국은 전문가 중심 위원회가 대안을 마련한 뒤 공론화 절차를 통해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구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정부와 기업, 지역 대표가 참여하는 공공·민간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 제도에서는 어민이나 송전선로 인근 주민 대표의 참여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연구에서는 어업단체와 지역 주민을 포함한 공공·민간 협의체를 단계별로 운영해 해저케이블 상륙 지점과 송전선로 계획을 논의하고, 설치 이후에도 환경 변화와 어업 영향 등을 공동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별법 시행령안에는 해상풍력 개발 과정에서 지역 의견을 수렴하고 협의 절차를 운영하도록 하는 규정이 포함돼 주민 참여 제도는 일정 부분 강화됐다. 다만 해저케이블 경로 선정이나 송전선로 계획까지 포함한 구체적인 지역 협의체 운영 구조는 아직 제도적으로 명확하지 않아 향후 보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해상풍력·수소 연계 등 장기 전략 필요 연구에서는 해상풍력 확대와 함께 전력망과 에너지 산업을 연계하는 장기 전략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유럽에서는 해상풍력으로 생산된 전력을 수소로 전환해 저장·운송하는 '파워투엑스(Power-to-X)' 방식이 확대되고 있도, 해저케이블과 수소 인프라를 함께 고려한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에서도 해저케이블뿐 아니라 수소 생산시설과 연계한 에너지 운송 체계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해상풍력과 전력망, 산업단지를 연계하는 에너지 공간계획과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 등 중장기 전략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해상풍력이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특별법 시행을 계기로 발전 설비 확대뿐 아니라 송전망 협력 구조, 환경평가 체계, 주민 참여 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정비하는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에너지요금 다시 급등 불가피

미국-이란 전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환율까지 치솟고 있어 기름값,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국내 에너지 요금도 줄줄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글로벌 석유시장에 따르면 한국시간 9일 오전 8시 20분 기준으로 대표 유종인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보다 15.2% 오른 배럴당 106.9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도 전날보다 16.7% 오른 106달러, 중동 머반유는 전날보다 9.2% 오른 103.2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넘기는 2022년 8월 이후 3년 7개월만이다. 열흘째가 된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이란 군부와 지도자들은 차기 최고지도자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했다. 그는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전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새 지도자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하지만 미국은 새 최고지도자 선출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차기 지도차 선출에 자신이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길어지고 있다. 세계 원유와 가스 물동량의 20~25%가 드나드는 해협은 이란군의 잇따른 공격으로 모든 선박의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이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은 우회로로 제한적 수출을 하고 있으며, 우회로가 없는 쿠웨이트, 카타르, 이라크 등은 수출을 하지 못해 생산을 중단하거나 급격히 줄이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기름값도 크게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96.2원, 경유 판매가격은 1918.6원, LPG 가격은 리터당 1012원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기름값 담합 압박으로 오름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최근 유가 오름세가 반영되면 2000원 돌파도 시간문제로 예상된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도매가격(SMP)도 급격히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SMP는 가장 비싼 발전단가에 의해 결정되는데, 대부분 천연가스발전에 의해 정해진다. 천연가스 가격은 국제유가, 환율, 현물가격의 영향을 받는데 최근 세 요인 모두 크게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곧 SMP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가중평균 SMP는 kWh당 112.06원으로 아직 오름세가 반영되진 않았다. SMP는 전기요금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지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때 SMP가 급등했지만 물가 안정 차원에서 전기요금에는 거의 반영하지 않아 한전이 천문학적인 적자와 부채를 떠안은바 있다. 이재명 정부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이슈] 이 대통령 “이란 사태 계기 화석연료 줄여야”…발전업계 희비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정세를 계기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내 발전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규로 액화천연가스(LNG)발전 확대와 수소 혼소 발전 등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정책 방향 변화 가능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5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이란 사태를 언급하며 “이번 기회에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좀 더 신속하고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화석연료 발전 확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6일 국회에서는 박지혜, 김정호, 서왕진 등 여권 의원들이 주도해 '신규 LNG 발전소 건설,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책 기류 변화 조짐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곳은 LNG 발전과 수소 혼소 발전을 준비해 온 발전·에너지 기업들이다. 현재 민간과 발전공기업, 산업단지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은 신규 LNG복합발전과 수소 혼소 발전 프로젝트를 다수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신규 LNG 건설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도입이 논의됐던 LNG 발전 용량시장과 청정수소발전입찰시장(CHPS) 물량도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에선 6월 지방선거 이후에 당초 계획보다 적은 규모로 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NG 발전과 수소 혼소 발전을 전제로 투자 계획을 세운 기업들이 많다"며 “정책 방향이 급격히 바뀌면 사업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6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는 LNG 발전 확대 정책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됐다. 미셸 김 IEEFA 에너지금융 분석가는 발표에서 한국의 전력 정책이 석탄을 LNG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가스 의존도가 높아지는 '풍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시아 지역 LNG 수요가 장기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LNG 인프라 과잉 투자와 좌초자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지언 기후넥서스 대표도 “탄소중립 목표를 고려할 경우 석탄을 LNG로 단순 대체하는 방식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LNG 발전 설비가 늘어나는 반면 발전 비중은 감소하는 구조가 나타날 경우 이용률 하락과 전기요금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반면 토론자로 참석한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정수소발전입찰시장(CHPS) 제도의 취지 자체는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CHPS는 기존 화력발전의 좌초자산을 완화하면서 단계적으로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며 “제도 취지 자체는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제도가 신규 LNG 발전 건설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 연구위원은 “수소 혼소가 기존 설비 전환을 지원하는 정책 수단이 아니라 신규 LNG 발전 허가의 근거로 사용될 경우 제도 취지가 흔들릴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먼저 LNG를 짓고 나중에 수소를 섞겠다'는 구조가 장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고착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CHPS 제도를 폐지하기보다 수소 전소 기반 기술 실증과 무탄소 유연성 자원 확보를 위한 플랫폼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저혼소 상업 조달을 확대하는 방식보다 수소 전소 기술 실증과 운영 검증을 중심으로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합리적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러한 정치권 논의와 대통령 발언이 향후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신규 LNG 발전 설비 규모와 CHPS 물량이 줄어들 경우 발전·집단에너지 업계의 투자 계획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전환 정책 방향이 바뀌는 것은 이해하지만 산업계 투자 계획과 전력 수급 안정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정책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국제유가 100달러 코앞…직격탄 맞은 韓 경제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 봉쇄 기간이 열흘가까이 되면서 국제유가가 100달러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중동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에너지 수급 차질은 물론 전쟁이 장기화 될 시 물가 상승 등으로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8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쿠웨이트, 카타르 등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산유국들이 잇따라 원유, 가스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두 나라는 이란군이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에 공격을 가하자 수출이 중단된 생산물량을 임시로 저장고에 저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같은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세계 1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생산 중단 단계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는 홍해, 이라크는 요르단, UAE는 오만 등 해협과 상관없는 인근 지역으로 연결되는 송유관을 운영하고 있어 기존보다 공급량은 줄겠지만 생산 중단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및 가스 물동량의 20~25%가 드나드는 세계 에너지시장의 요충지이다. 해협 봉쇄 기간이 열흘가까이 되면서 에너지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국제유가(브렌트유)는 전쟁 전 배럴당 70달러 초반에서 7일 기준 93달러까지 올랐다. 이 추세라면 며칠 안에 100달러 돌파도 예상된다. 동북아 LNG 현물가격도 전쟁 전 MMBtu당 10달러대에서 전쟁 후에는 15달러 후반대로 올랐다. 카타르 에너지장관인 사드 알 카비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계속 금지될 경우 유가가 2~3주 안에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과 중동산 수급 차질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석유화학 업종이다. 석유화학의 원료인 나프타의 가장 많은 수입처가 바로 중동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5년 중동산 나프타 수입량은 약 1400만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52%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국내 최대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운영하는 여천NCC는 최근 주요 고객사에 공급 차질 가능성을 알리는 서한을 보냈다. 여천NCC의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은 약 229만톤이다. 중동으로부터 70%의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업계는 대체 원유 도입에 나섰다. 국내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약 208일분의 비축유가 있지만, 지난해 하루 소비량인 255만배럴을 적용하면 비축일수는 70여일로 크게 줄어든다. 즉 실질적 소비패턴으로는 세 달을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유업계는 미국 등 미주산 원유 도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가전·스마트폰 업계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가전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장기 봉쇄 시 해상 운임 상승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회 항로 이용 시 해상 운임이 최대 50~80% 오르고 운송 기간도 3~5일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은 항공 물류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항공 운임 상승이나 항로 제한 시 물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건설업계 역시 중동 지역 플랜트·인프라 프로젝트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충격이 산업계를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 수준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두바이유 배럴당 약 62달러를 전제로 한 수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연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르며 한국 경제 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국제유가가 연평균 80달러 수준만 유지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4%포인트 높아질 것"이라며 “100달러일 경우 1.1%포인트, 150달러면 2.9%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유가 급등은 가계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켜 내수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석유공사, 비축유 방출점검 ‘이상무’…“200만배럴 추가확보”

국가 석유 비축업무를 맡고 한국석유공사가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방출 준비를 완료했다. 8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취임한 손주석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바로 다음 날 울산 석유비축기지를 방문해 비축유 방출 준비를 점검했다. 손 사장은 “공사는 석유수급 위기 발생시 국민 경제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비축유 방출 등 여러 방안을 통해 수급 안정화에 기여해야 한다"며 “반복된 시뮬레이션을 통해 매뉴얼에 명시된 프로세스대로 비축유 방출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공사는 2월말 현재 울산, 거제, 여수 등 전국 9개 비축기지에 1억4600만 배럴 규모의 비축시설을 확보하고 있고, 여기에 총 1억 배럴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우리나라가 약 120일 가량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또한 때마침 이날 울산 비축기지에는 200만 배럴의 쿠웨이트 국영석유사 KPC(Kuwait Petroleum Corporation)의 국제공동비축 물량이 도착해 원유 입고를 진행했다. 200만배럴은 우리나라가 거의 하루를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국제공동비축이란 석유공사의 비축시설을 국영 석유사 등에 임대해 평상시에는 임대수익을 올리고 비상시에는 해당 원유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제도이다. 손주석 사장은 전주고와 경희대 정치외교를 전공했으며, △16대 노무현 후보 선대위 행정지원실장 △한국환경공단 관리이사(2003~2006년) △환경공단 이사장(2006~2008년) △석유관리원 이사장(2018~2021년)을 지냈다. 손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중동 상황 급변의 엄중한 시기에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석유공사 사장으로 취임하게 돼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면서, 에너지 안보라는 본연의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재무 건전성 회복과 석유개발 사업의 질적 고도화 △재무건전성 회복 △석유비축사업의 운영 효율성 최적화 △신성장 동력의 육성 △안전경영 △AI혁신 및 조직문화 혁신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심해가스전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광개토 프로젝트와 그 일환인 동해심해가스전 탐사는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객관적 타당성 검증과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거쳐 최적의 방향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E칼럼] 작금의 중동사태와 IEA의 원유비축 요구량이 90일분인 이유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잘 알고 있는 아일랜드 소설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다. 멀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던 4년 전에, 그리고 가깝게는 작년 6월에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했을 때, 지금과 같은 사태가 있을 것은 예견된 것이었다. 전쟁 전문가들 말대로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고 언제, 어떻게 벌어질 것인지의 문제였다. 당장에 우리 군의 참전 문제나 국민의 직접적인 피해가 있지는 않으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피해는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그러면 그동안 잘 준비하고 있었나? 먼저,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을 보자. 2025년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약 69%로 숫자로는 낮은 숫자는 아니지만 일본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90%를 넘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0여 년간 미국산 셰일가스/석유 및 카자흐스탄 원유 등의 수입을 늘려 온 반면 일본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린 탓에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의 장기화로 다시 중동에서 수입량을 늘려야 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도 마찬가지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2021년에는 60% 아래로 까지 떨어졌었으나 지난 4년 동안 70% 수준으로 다시 올라온 것이다. 미국산 원유 가격이 유럽이나 중동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하기에 우리나라의 미국산 원유 도입 증가는 중동 의존도도 줄이고 동시에 도입 가격도 낮출 수 있었던 좋은 정책이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국가들이 앞다투어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리자, 그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원유 비축분은 얼마나 있을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선진 각국 (또는 수입국) 에 90일분의 원유를 비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우리나라의 원유 비축량은“정부 비축량 7천648만 배럴과 민간 업계 비축량 7천383만 배럴을 합치면 즉시 사용 가능한 물량이 약 1억 5천700만 배럴 수준"이라고 발표하였다. 정부 비축량과 민간 비축량이 대략 각각 85일분, 80일분, 합하면 165일분이다. 정부와 민간을 합친 전체 원유 비축량이 거의 6개월분에 다다르고 있으니 단기적인 전쟁으로 인한 충격은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다. 정부는 추가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양을 합치면 약 208일분의 원유가 사용 가능하다고 발표하였다. 일본은 어떨까? 일본은 정부 규정으로 국가 원유 비축량이 145일 수준이며, 석유회사들은 9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원유를 비축하여야 한다. 언제나 235일분의 비축이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 이후 밝힌 일본의 비축량은 254일분이다. 대만은 120일분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2023년 3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정부 비축량은 IEA 기준으로 106일분이었다. 일본은 129일분, 독일은 116일분을 비축하고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우리나라의 정부 비축분 원유량이 무려 20일분가량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중동 의존도 및 원유 비축량은 분명 세계 최고의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안전한 수준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의 추세는 더욱더 안전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 그리고 여러 학술 분석에 따르면, 1980년대 2차 석유 위기를 불러온 이란-이라크 전쟁과 같은 중동 산유국 간에 벌어지는 장기적인 전쟁이 아니라면, 전쟁으로 인한 국제 석유 시장 가격의 급등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개월 정도일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1990년 걸프전쟁,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경우 모두 전쟁 발발 2~3개월 안에 국제원유 가격이 기존의 수준으로 회복하였다. 이는 세계에 원유를 수출하는 국가가 중동 국가들 이외에도 많기 때문이다.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그리고 조금 더 비싸겠지만, 순차적으로 다른 국가로 수입원을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다른 양이 아닌 90일분의 원유를 비축할 것을 권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 충분한 것 같지만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우리의 상황이 되지 않으려면 잘 나갈 때 더욱 더 잘 준비하여야 한다. 우물쭈물하다가는 큰코 다친다. 우리 국민이. bienns@ekn.kr

[기후 신호등] 세계 곳곳 전쟁-군사행동, 기후 위기 부추기는 그림자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테헤란 등에 공습을 감행하면서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의 파장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이번 전쟁은 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보다 더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20세기 이후 벌어진 수많은 전쟁과 군사행동은 심각한 환경오염을 낳았고, 동시에 기후위기의 주범인 온실가스도 다량 배출했다. 군사 활동과 무력 충돌은 기후변화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국가 안보와 작전 효율성이라는 명분 아래 그 실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산업·에너지·교통 부문을 중심으로 한 탄소 감축 노력은 점차 제도화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오염원 중 하나인 군사 부문은 여전히 국제적 감시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 위기 악화 우려 만 4년을 넘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는 2010년대 이후 기후 행동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고, 환경 전략을 유럽연합(EU) 기준에 맞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지난해 4월 공개된 유럽 ​​위원회의 공동 연구 센터(JRC) 보고서는 2022년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군사 활동은 환경 변화를 감시하고 대응하는 국가의 능력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전쟁 탓에 산업 생산 감소와 에너지 시설 파괴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2022년 배출량은 2021년 대비 23~26% 감소했다. 하지만 군사 작전과 관련된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이 발생했다. 전쟁 발발 이후 최초 18개월 동안 군사 작전으로 7700만톤의 CO2가 배출됐다. 지난해 2월 비영리단체인 '전쟁으로 인한 온실가스 산정 이니셔티브'가 유럽기후재단과 국제기후이니셔티브 등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2월 이후 3년 동안 전쟁과 건물 복구, 경관 화재, 에너지 기반시설 피해, 난민과 민간 항공 이동으로 인한 온실가스(CO2) 배출량이 모두 2억3000만톤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탱크·전투기 등이 사용하는 화석연료와 포탄 사용 등 전쟁 행위 자체에서 나오는 '전쟁'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36%(8200만톤)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건물 복구 등 '재건' 배출량은 6200만톤으로 27%를, 산불 배출량은 4800만톤으로 21%를 차지했다. ◇파괴력에 가려진 에너지 효율, 군사 장비의 구조적 기후 파괴성 현대 군사 전략과 무기 체계의 핵심 기준은 에너지 효율이나 탄소 감축이 아니라, 압도적인 파괴력과 즉각적인 작전 수행 능력에 있다. 전투기와 폭격기·전차·군함은 극단적으로 많은 화석연료를 소비하고, 평시 훈련과 대규모 군사 기지 운영만으로도 막대한 배출이 발생한다. 여기에 군수 산업는 철강·알루미늄·시멘트·고무·화학물질 등 경제 전반에서 가장 에너지 집약적인 원자재들을 사용한다. 군비 확장은 국가 전체의 배출 강도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린다. 2024년 공개된 이탈리아 보코니대학 연구진의 실증 연구에 따르면 군사비 지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에서 1%포인트 상승할 때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0.9~2% 증가하고, 국가 온실가스 배출 강도 역시 1% 증가한다. 특히 생산 구조가 탄소 집약적인 국가일수록 군사화의 환경적 비용은 더욱 증폭된다. 군대가 사용하는 연료와 장비는 민간 부문의 기술 혁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군사 부문은 구조적으로 탄소 감축이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 있다. ◇통계의 사각지대, '군사 배출량 격차'의 형성 군사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은 그 양이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국제 기후 협상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보고체계의 구멍(reporting loophole)' 때문이다. 현재 유엔기후변화협약 체제에서 각국은 매년 온실가스 배출 목록을 제출하지만, 군사 연료 사용과 해외 작전에서 발생한 배출량은 보고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 1997년 교토의정서와 2015년 파리협정 협상 당시 미국 등 주요국의 요구로 군사 부문의 배출량 보고를 의무가 아닌 자발적 항목으로 분류한 탓이다. 이로 인해 많은 국가가 군사 배출을 누락하거나 민간 부문 수치에 통합해 발표해 실제 오염 규모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독일 환경단체 저먼워치(Germanwatch) 등이 공동으로 운영·발표하는 '기후변화 성과지수(CCPI)'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모든 군대를 하나의 국가로 가정할 경우 해당 '국가'는 세계 4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국이 될 것이라고 추정한다. ◇전쟁의 직접적·간접적 환경 비용 무력 충돌은 단순한 전투 행위 이상의 환경적 비용을 수반한다. 전쟁 중 발생하는 연료 소비뿐 아니라, 폭격과 교전으로 인한 대규모 화재, 석유·가스 시설 파괴, 파손된 도시와 기반 시설의 재건 과정이 모두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여기에 분쟁 지역을 우회하는 민간 항공 노선 증가, 의료·구호 활동 확대, 군수품 공급망 유지까지 포함하면 전쟁의 탄소 발자국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Sciences)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2년 동안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로 환산했을 때 약 2억3000만 톤으로 추정된다. 이는 네덜란드나 스페인의 연간 배출량을 웃도는 수준이다. CCPI 자료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폭격 역시 약 15개월 만에 크로아티아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 약 3200만 톤의 배출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수치에는 향후 재건 과정에서 발생할 시멘트와 철강 생산 배출량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기후 위기와 무력 충돌의 악순환, 그리고 난민 문제 기후 변화와 무력 충돌은 일방향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강화하는 악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스위스 취리히공대 등 국제연구팀이 2024년 8월 '혁신과 녹색 발전 (Innovation and Green Development)'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뭄·홍수·폭염과 같은 기후 재난은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경제적 충격과 사회적 불안을 증폭시킨다. 기존의 정치·종족 갈등을 군사적 폭력으로 전환시키는 촉매로 작용한다. 자원 부족으로 인한 '환경적 희소성'은 국가 내부의 분쟁을 넘어 주변국 개입을 불러오고, 분쟁을 국제화된 내전으로 확대시키는 경로가 된다. 이러한 충돌은 대규모 인구 이동을 초래해 수많은 기후 난민을 발생시킨다. 전쟁으로 인한 강제 이주는 이동 과정과 임시 거주지 건설에서 추가적인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난민이 겪는 사회경제적 고통은 다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된다.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들이 분쟁의 환경적 비용까지 떠안는 구조는 기후 정의의 심각한 불균형을 드러낸다. ◇ 녹색 전환을 가로막는 군수 산업의 '구축 효과' 군비 확장은 단지 배출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기후 위기 대응에 필요한 자원과 혁신 역량을 잠식한다. 이탈리아 보코니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군사비 지출이 급증한 이후, 기후 변화 완화와 관련된 녹색 특허 활동은 10~2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정된 연구개발 자금과 인력이 군사 기술로 쏠리면서 환경 기술 혁신이 억제되는 전형적인 '구축 효과(crowding-out effect)'다. 구축(驅逐)은 밀어내기를 의미한다. 또한 군비 증강은 전력(電力)·유틸리티 부문 투자를 위축시키는데, 이 부문 투자의 절반 이상이 재생 에너지에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군사적 긴장은 에너지 전환 속도를 직접적으로 늦추는 요인이 된다. 여기에 철강·화학·석유 산업 등 에너지 집약적 군수 산업의 정치적 영향력이 증가하면 탄소 가격제나 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에 대한 저항은 더 커지게 된다. ◇“나토 국방비 증가로 온실가스 연간 최대 2억 톤 증가" 지난해 5월 영국에 기반한 '분쟁과 환경 관측소'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을 제외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31개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을 2%포인트 올릴 경우 연간 8700만∼1억9400만 톤의 온실가스가 추가로 배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보코니대학교 연구팀에서 사용한 계산법을 이용해 이같이 추산했다. 나토 회원국이 2023년 배출한 온실가스가 모두 48억6100만 톤이란 점을 고려하면 국방비 지출을 2%포인트 올릴 때 배출량이 최대 2억 톤 늘어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군비 증강이 기후 위기를 가속할 뿐 아니라 평균 기온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2024년11월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사회적 탄소 비용(배출량 1톤당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경제 비용)을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 톤당 1347달러로 추산했는데,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나토의 군비 증강에 따른 부수적 경제비용은 최대 2600억 달러(약 383조 원)에 달할 수 있다. ◇군사비 증가, 기후 목표 달성에 '숨은 장애물' 중국 중산대학교 등 연구진은 지난해 6월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세계 군사비 증가가 기후 목표 달성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995~2023년 전 세계 군사비 지출(MILEX)과 이산화탄소 배출 강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군사비가 글로벌 GDP 대비 1%포인트 증가할 때 CO₂ 배출 강도는 GDP 1달러당 약 0.04kg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기술 발전으로 전 세계 배출 강도는 전반적으로 감소해 왔지만, 군사비 지출 변화는 배출 강도 변화의 약 27%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9·11 이후 미국의 대테러 전쟁과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분쟁이 군사비 비중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됐다. 미래 시나리오 분석에서는 군사비 비율이 높아질수록 기후 목표 달성이 늦어질 가능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제시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 군사비 비중이 크게 증가할 경우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C 또는 2°C 이하로 제한하는 목표 달성이 최대 수십 년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후 정의를 위한 평화와 군축의 선택 군사비 지출이 늘어날수록 기후 변화 완화 정책에 할당될 자원이 감소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영국은 지난해 해외 원조 예산을 깎아 국방비를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벨기에·프랑스·네덜란드도 유사한 조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군사 부문에 대한 근본적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공격적 군사 전략에서 벗어나 방어 중심의 군축이 이루어질 때만, 군사 부문의 탄소 발자국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 군비 축소로 확보된 재원을 재생 에너지 인프라와 기후 적응에 투자함으로써 얻는 '녹색 평화 배당금(Green Peace Dividend)'은 기후 위기 시대의 새로운 안보 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국제 사회는 군사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표준화된 보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아울러 기후 위기로 인한 분쟁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취약국의 회복력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 위기 대응과 평화 구축은 더 이상 분리된 의제가 아니다. 전쟁의 부재를 넘어, 군사적 충돌을 예방하고 군축을 통해 녹색 전환의 여지를 넓히는 것, 그것이 기후 위기 시대에 인류가 선택해야 할 가장 현실적인 생존 전략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전력정책 책임자의 현실진단 “LNG 없이 전력 시스템 가능? 아직은 어렵다”

이란사태로 인한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부 전력정책을 총괄하는 책임자가 “현재 기술 수준에서 LNG 없이 전력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문양택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기후위기 시대, 대규모 LNG 신규 건설 이대로 괜찮나' 토론회에서 이례적으로 약 30분에 걸친 발언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력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설명하며 균형과 현실성 있는 정책 수립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LNG 발전 신규 건설을 제한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 속에 열렸지만, 문 과장은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현실적인 전력 시스템 운영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과장은 먼저 최근 전력부문 온실가스 배출 감소의 배경을 설명하며 “한국의 전력부문 온실가스 배출은 실제로 감소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석탄 발전을 LNG로 전환한 효과가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재 전력 시스템에서 LNG가 수행하는 역할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 과장은 “태양광과 풍력만으로 현재 LNG가 수행하는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져올 전력 변동성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태양광 설비가 100GW 수준까지 늘어날 경우 봄철 맑은 날 낮과 밤의 전력 공급량 차이가 약 70GW에 달할 수 있다"며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서는 수요 조정, 에너지저장장치(ESS), LNG 발전 등 다양한 수단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과장은 LNG 발전의 경제성 문제도 언급했다. 재생에너지와 ESS 조합이 장기적으로 확대될 수는 있지만 현재 기술과 비용 구조를 고려하면 LNG의 경쟁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아직까지는 LNG 발전이 태양광과 ESS 조합보다 경제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며 “온실가스 비용이 상당히 높아지지 않는 한 이 구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LNG 발전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일부 비판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문 과장은 “10차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규 LNG 발전 허가는 사실상 한 건도 없었다"며 “정부는 신규 LNG 건설을 사실상 막아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12차 전기본 또한 전력 믹스가 특정 전원 중심으로 단순화되기보다는 다양한 전원을 조합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문 과장은 “탄소중립 시대에 특정 전원 하나만으로 전력 시스템을 운영하기는 어렵다"며 “태양광·풍력과 ESS, LNG에 탄소포집(CCS)을 결합한 방식, 소형모듈원전(SMR) 등 다양한 전원을 조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기적으로 LNG 없이 전력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쉽지 않다"며 “지금 LNG를 당장 없애자는 결정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력 시스템 안정성과 비용 문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정책 당국의 고민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전력 업계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LNG 축소라는 두 정책 목표 사이에서 정부가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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