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김성환 기후장관 “한전채 한도 축소 어려워…해풍 계약기간 늘면 발전단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6일 “지금은 중동 전쟁 같은 일 때문에 한국전력공사의 이익이 줄어 한전채의 발행 한도를 공사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2배로 줄이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를 받고 “중동 전쟁이 안 일어났으면 한전채 발행 한도를 5배에서 2배로 축소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한전채는 원래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라 자본금과 이익금을 합친 금액의 2배까지만 발행하도록 규정됐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며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자 한전법 개정을 통해 발행 한도를 5배로 확대했다. 경영 위기 해소 등을 위해 긴급한 경우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한도를 6배까지 늘릴 수 있다. 한전은 이 법안을 바탕으로 한전채 발행을 늘려왔고, 올해 발행 한도가 121조3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6월 말 기준 남아있는 추가 발행 여력은 49조8000억원이다. 개정 한전법은 현행대로라면 내년 말 일몰되기 때문에 발행 한도 5배를 유지하기 위해 한전법을 추가 개정하거나 한전채 발행 규모를 자본금과 이익금 합계의 2배 이내로 줄여야 한다. 그러나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전력 추가 수요에 대응하려면 한전이 전력망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고정가격계약 기간을 현행 20년에서 25년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도 김 장관은 내놨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김 장관이 지난달 해상풍력발전위원회에서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기간 연장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고 언급했다. 김 장관은 이 의원의 관련 질문을 받고 “계약 기간을 늘리면 기업들의 수익성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발생한다"며 “지금 킬로와트시(kWh)당 300원대로 아직 비싼 한국 해상풍력 발전단가를 200원대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라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립 중인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국회 보고 시점을 묻는 김정호 위원장(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원자력 발전 공론이 12월 초·중순쯤 마무리될 것"이라며 “국회에 보고하는 시점은 12월 말이나 내년 1월 초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김소희 의원, 中 CGN 계열사 발전사업 변경허가 감사원 감사 촉구

미국에서 국가안보를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오른 중국 국유기업 중국광핵그룹(CGN) 계열사의 국내 발전사업 변경허가 과정을 두고 감사원 감사 요구가 제기됐다. 허가 당시 CGN의 미국 제재 이력과 안보 위험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제재하고 중국 군사기업으로까지 지정한 기업의 계열사에 우리 정부가 발전사업 변경허가를 내줬다"며 “오늘 기후에너지환경부 종합감사에서 여야 합의로 감사원 감사요구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씨지앤대산전력은 CGN 계열사인 CGN신에너지가 지분 100%를 간접 보유한 국내법인이다. 미국 법무부는 2016년 CGN 등을 승인 없이 중국의 핵물질 개발을 지원하기로 공모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미 상무부는 2019년 CGN을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했고, 국방부도 2020년부터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포함했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도 변경허가 당시 CGN의 미국 제재 이력과 안보 위험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여부를 지적했다. 그는 “국감에서 지적할 때까지 전기위원회는 CGN의 미국 제재 이력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며 심사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직 산업부 고위공직자의 취업과 허가 경위도 감사 대상으로 제시했다.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을 지낸 이 모 씨는 2021년 6월 씨지앤대산전력 대표이사로 취업했고, 약 5개월 뒤 전기위원회는 이 회사의 LNG 복합발전사업 변경허가안을 의결했다. 김 의원은 취업 관련 규정 준수 여부와 허가 과정 관여 및 부당한 영향력 행사 여부, LNG 전환 판단 근거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전기위원회는 국감 이후 다음달 13일 회의를 열어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행 전기사업법에는 국가안보 위험만을 독립적인 사유로 허가취소나 사업정지 조치를 할 명시적 규정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험이 있을 경우 운영 중인 발전사업에도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며 “법 개정과 별개로 과거 변경허가 과정의 적정성은 반드시 감사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6 국감] “공무원이 보험영업사원이냐”…기후부 홍보성 행사 예산 논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환경의 날 홍보성 행사에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고 '1000만 기후시민' 모집에 공무원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 기후위기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은 상황에서 일회성 행사보다 탄소중립 실천 지원 등에 예산을 우선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기후부의 환경의 날 행사와 기후시민 사업의 실효성을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올해 제31회 환경의 날 기념식은 당초 2억원 규모로 발주됐으며 환경교육주간 예산을 포함해도 4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KBS 음악방송 협찬비 7억4620만원과 기후행동 출범식 비용 5500만원 등이 추가되면서 관련 사업비는 약 12억원으로 늘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은 이미 충분히 높다"며 “문화행사에 기존에 없던 예산 7억원 이상을 더해 쓰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장관 임기 내 '1000만 기후시민'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도마에 올랐다. 기후부는 각 실·국이 참여하는 10개 분과를 구성해 기후시민 가입 확대에 나섰지만 현재 등록자는 약 12만3000명으로 목표의 1.2% 수준이다. 김 의원은 “공무원들이 무슨 보험 영업사원인 줄 알았다"며 “좋은 정책으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 기후부의 역할이지 홍보와 성과 쌓기에 공무원들을 동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예산의 우선순위도 문제 삼았다. 탄소중립포인트제 녹색생활 실천 분야 가입자는 올해 6월 기준 약 226만명에 달하지만 관련 예산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조기 소진됐다. 김 의원은 환경의 날 관련 사업비 12억원이면 텀블러 이용 400만회분의 탄소중립포인트를 지급할 수 있다며 관련 예산 확대와 기후적응 사업에 재원을 우선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국민은 많지만 이를 본인의 행동으로 연결하는 것은 여전히 취약한 측면이 있다"며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첫해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내년에는 가급적 예산을 절감하되 기후시민들이 함께 행동하고 모범 사례를 공유할 수 있도록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6 국감] 김성환 장관 “석탄발전 최소출력 하향·ESS 충전비용 감액 검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석탄발전의 최소출력 기준을 낮추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 시 부과되는 전기요금을 감액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기존 대형 발전원에 유리하게 설계된 전력시장 운영·비용 체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 장관은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석탄발전 최소출력 기준 하향 필요성을 묻는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최소출력 기준을 하향 조정하는 문제는 적극 검토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현재 전력시장 운영 규칙이 원전과 석탄 등 대형 전원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재생에너지 가동중단(출력제어)를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석탄발전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고 전환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도 약 10% 늘었다. 지난 5월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역시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했다. 김 장관은 올해 석탄발전량이 늘어난 데 대해서는 중동 전쟁에 따른 가스 수급 및 가격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한시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만큼은 특수하게 가스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원전과 석탄발전을 추가로 가동하는 정책을 쓰는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조금 부족했을 수 있다"며 “중동 전쟁의 여파가 마무리되면 석탄의 최소출력 기준을 하향 조정하는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SS 충전 비용 체계도 손질할 방침이다. 박 의원은 현재 양수발전은 물을 끌어올리는 데 사용하는 전력에 별도의 전기요금을 부담하지 않는 반면 ESS는 전력을 저장하기 위한 충전 과정에서 전기요금을 부담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양수는 비용 부담을 하지 않는데 왜 ESS는 부담하느냐는 부분에 대해 정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ESS를 늘리면 송·배전망 추가 설치를 회피할 수 있는 비용이 있는 만큼 전액 감액할지, 일정액만 부과할지 등을 검토해 취지가 살아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규모 발전사업자의 공용접속 비용 부담 문제도 제도 개선 대상에 올랐다. 박 의원은 2024년 11월부터 배전망에 접속하는 40메가와트(MW) 이하 발전원의 공용접속 설비 비용을 발전사가 부담하게 되면서 대형 전원과 소규모 태양광 간 비용 부담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전력망 개편 과정에서 공용접속 비용을 보다 균등하게 나눠 부담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에 따른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가 전력 소비를 오히려 늘릴 수 있다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중국 등 경쟁국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국가 균형발전 요소까지 고려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부분적으로 인하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경쟁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불필요한 전기 수요를 추가로 늘릴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김성우 시평] 에너지전환의 공급망 리스크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필자는 지금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파리에서 열리는 'Europe-Asia Clean Policy Workshop'에 참석 중이다. 이 행사는 올해 4년차로 유럽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몽테뉴연구소(Institut Montaigne) 주관하에 유럽이 한국과 일본을 초대해 에너지전환 관련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국가별 관련 정부, 기업, 전문가가 머리를 맞댄 현장의 핵심 화두는 단연 '에너지전환 기술의 공급망 리스크'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겪으며 화석연료 의존의 취약성을 뼈저리게 체감한 세계는 자국 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화석연료 공급망 리스크에서 벗어나려다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핵심 공급망의 특정국 의존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마주하고 있다. 이에 3자 모두 에너지전환의 기술 수요가 지속 성장하고 있는 시점에 어떤 수요측 수단(Demand-Side Measures)을 도입하고 함께 협력해 공급망 리스크를 줄여야 할지에 논의가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전환 기술의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매우 높다. 태양광의 경우, 중국산 모듈 비중은 2023년 29%에서 2024년 58%, 지난해 69%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불과 2년 만에 국내 시장의 주도권이 국산에서 중국산으로 넘어간 셈이다. 심지어 모듈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인 셀의 한국산 비중은 2021년 35%에서 지난해 4%까지 떨어졌다. 이는 국내 태양광 발전소의 80% 이상이 100kW 미만의 소규모 설비로 영세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에 민감하고, 그나마 국내에서 생산되는 셀 제품들도 미국을 향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활용되는 배터리 역시 사정이 크게 나은 것은 아니다. 8월 한달간 국내에서 판매된 중국산 배터리 탑재 국산 전기차가 40%를 넘어 1년 사이에 16% 포인트 올랐다. 공급망 의존도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 배터리에 필수인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의 약 98%를 중국에 의존했고, 양극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의존도도 94%에 달해 상류 소재에 대한 통제가 있을 경우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망 안전화 요구로 폭발적 성장을 시작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에너지전환 기술의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경쟁만으로 승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최근 보조금과 세제, 공공시장 제도를 아우르는 다양한 비가격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재생에너지 공급의무 달성을 위한 경쟁입찰에서 탄소배출량 검증 모듈 사용 여부에 따라 차등 배점(630kg·CO₂/kW 이하 모듈에 20점 배점 등)을 부여하고, 기후부의 탄소중립설비 지원사업에도 저탄소 인증 가점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탄소배출량 655kg 이하 저탄소 모듈을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켰고, 내년부터는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 분야의 품목에 대해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단순 기술투자를 넘어 발전시설 설치와 품목 생산에 세제 혜택까지 연계한 것은 모든 에너지원을 통틀어 진일보한 시도다. 그러나 에너지전환 기술의 공급망 리스크는 글로벌 차원으로, 자국 중심의 분절된 정책만으로는 리스크 대응에 한계가 있다. 파리 워크숍에서 유럽과 한∙일 참가자들이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는 해법 중 하나가 환경성과 신뢰성을 담보하는 '상호인정'과 '신뢰 기반 파트너십'인 이유다. 지원정책, 공공구매, ESG규정 등 서로의 기준을 연계하고 상호 인정함으로써 공동으로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자는 취지다. 예컨대, 탄소국경세 부과나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기준이 되는 제품별 탄소배출량 검증을 상호 인정하는 것이다. 한 국가가 계산한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다른 국가에서도 인정해 주면,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우대 혜택을 부여하는 공급망 리스크 완화 정책의 효과도 커진다.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전기의 탄소배출량의 경우 중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은 유럽과 이미 건축기자재 등 일부 제품에 대해 환경성적표지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하고 있는데, 필자는 이 선례를 다양한 제품과 제도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의 태양광 및 ESS 시장규모는 한국의 10배가 넘는다. 에너지전환이 단순한 발전설비의 변경 및 확충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진화가 병행되어야 하는 만큼, 금번 워크숍이 에너지전환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기업의 수출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bienns@ekn.kr

[EE칼럼] 잠기는 섬, 솟아나는 섬

한쪽에서는 섬이 잠기고, 다른 쪽에서는 섬이 솟아난다. 남태평양 투발루와 카스피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새 섬은 땅이 융기한 게 아니라 호수의 물이 빠져 바닥이 드러나며 생겼다. 물이 넘쳐도, 모자라도 삶의 터전은 사라진다. 지구 역사에 늘 있었던 일이지만, 문제는 너무 빨리 진행되고, 원인이 인간이라는 점이다. 투발루의 평균 해발고도는 불과 2m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이곳 해수면은 2023년까지 30년 새 약 15㎝ 상승했다. 이 낮은 나라에서 몇㎝의 차이는 침수의 빈도와 피해 정도를 크게 바꾼다. 투발루는 석호에서 모래를 퍼 올려 바다를 메우고 방어시설을 세우고 있다. 일련의 매립 사업이 마무리되면 주섬에 약 0.21㎢의 땅이 추가된다. 국토가 약 26㎢인 나라가 고향을 지키려고 벌이는 사투다. 이들에게 기후위기는 금세기 말의 전망치보다 오늘 발을 디딜 땅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세계 최대 내륙 수역인 카스피해에서는 거꾸로 물이 줄었다. 카자흐스탄 관할 수역의 수위는 1996~2025년 약 2.45m 낮아졌다. 바다로 나가는 물길이 없는 이곳에서는 기온 상승에 따른 증발 증가에 댐과 취수로 인한 유입량 변화까지 겹친다. 수심이 대체로 3~6m인 북부 연안에서는 조금만 물이 줄어도 해안선이 멀리 후퇴한다. 항만과 어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습지가 줄어든다. 바닷물의 열팽창과 육상 얼음의 융해로 해수면이 오르는 대양과는 조건이 다르다. 같은 온난화가 지형과 물의 순환에 따라 정반대의 풍경을 만든다. 카스피물범의 사정은 땅이 늘어난다고 살 곳이 늘어나는 게 아님을 보여준다. 2021년 수천 마리가 모였던 섬은 이후 육지와 연결됐다. 섬을 둘러싸고 사람의 접근을 막아주던 물의 울타리가 사라진 것이다. 쉴 곳을 잃은 물범은 더 많은 어업과 선박, 석유·가스 사업에 노출된다. 새끼를 낳을 겨울 얼음마저 불안정해진다. 인간이 지도 위에서 새 땅을 발견하는 동안 물범은 제 집을 잃는다. 근본적인 해법은 온실가스 감축이다. 그러나 배출을 줄인다고 내일 당장 수면이 제자리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바다에 축적된 열과 빙상의 느린 반응 때문에 해수면 상승은 오래 이어진다. 감축의 효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살아야 하므로 적응을 함께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 투발루의 해안 방어와 안전한 거주지 확보, 카스피해 유역의 물 사용 조정과 물범 피난처 보호가 모두 시급하다. 다만 방조제와 매립으로 커지는 위험을 감당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적응은 감축을 미루는 구실이 될 수 없고, 감축 약속도 당장의 생존을 대신할 수 없다. 이 생존에는 돈과 권력이 필요하다. 영화 〈설국열차〉에서 앞칸 승객들이 호사를 누리는 동안 꼬리칸 사람들은 추위와 굶주림을 견딘다. 같은 열차에 탔다고 같은 재난을 사는 것은 아니다. 기후위기를 일으킨 책임이 없는 물범, 배출에 기여한 몫이 작은 태평양 빈국이 먼저 삶의 자리를 빼앗기는 현실은 그 장면을 닮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을 지킬 자원과 결정권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탄소를 많이 배출한 사회가 감축의 속도를 흥정하는 사이, 협상력이 약한 이들은 살아남을 비용부터 치른다. 그러므로 적응을 각자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주문으로 남겨두면 안 된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며 부를 축적한 나라들이 감축을 서두르고 취약국의 적응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적응 지원금을 내고 화석연료 사업을 계속 늘린다면, 한 손으로 방조제를 쌓으며 다른 손으로 물을 밀어 넣는 셈이다. 기후협상에 대표를 보낼 수조차 없는 생물들의 서식지도 정책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방조제의 높이만큼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누가 보호받느냐다. 투발루와 물범에게 함께 버티자고 하면서 앞칸의 생활을 고집한다면, 지키려는 것은 지구인가, 특권인가. bienns@ekn.kr

첫 ‘재생에너지의 날’ 태양광 사업자들 정부 ‘규탄’ 시위

재생에너지의 날 첫 법정기념일 행사에 정작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섰다. 정부가 연내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제(LMP) 도입을 추진하면서 비수도권 발전사업자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에서는 가격 하락 자체보다 송전망 부족에 따른 책임을 발전사업자에게 전가하는 제도 설계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23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울 코엑스에서 '2026 재생에너지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재생에너지의 날의 법정기념일 지정을 맞아 정부가 주최하는 첫 기념식이다. 재생에너지의 날은 지난 2019년 10월 23일 서울에서 개막한 세계재생에너지총회를 계기로 그동안 민간 주도로 기념해왔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녹색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지난 20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매년 10월 23일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하지만 첫 법정기념일을 맞은 재생에너지 업계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와 전국태양광발전협회 등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이날 정부가 추진하는 LMP에 반대하며 제도 도입 유예와 재검토를 요구하며 김성환 기후부 장관 사퇴까지 요구하는 규탄 시위에 나섰다. LMP는 송전망 상황에 따라 지역별로 전력도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을 달리 적용하는 제도다. 송전망이 부족해 지방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충분히 보내지 못하면 전력이 남는 비수도권의 SMP가 수도권보다 낮아질 수 있다. 발전사업자들은 송전망 부족을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데도 이에 따른 손실은 발전사가 떠안게 된다고 주장한다.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는 “송전제약의 책임은 송전망 건설을 게을리한 역대 정부와 한전 등이 분담해야 할 몫"이라며 “결코 발전사업자가 분담할 몫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요금제의 방향에도 반발하고 있다. 전력 생산이 많은 지역의 산업용 소매요금은 낮추면서 수도권 요금 인상은 배제하고, 비수도권 발전사의 도매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제도를 추진할 경우 결국 부담이 발전사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역에서 발전소를 운영하는 LNG와 석탄 등 민간 발전업계도 LMP 도입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제도 설계의 불확실성을 문제 삼고 있다. 발전원은 서로 다르지만 송전망 부족이라는 발전사업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을 도매가격에 반영하는 방식에는 공통적으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전력거래소가 22일부터 이날까지 전남 나주에서 사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LMP 사업자 설명회에서도 규탄 시위가 이어졌다. 재생에너지 업계는 LMP가 장기적으로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협회는 “민간자본인 기업과 상인은 20여년간의 상업적 합리성을 나름대로 계산해 재생에너지 시장에 진입한다"며 “정부가 오히려 잘못된 가격신호를 보내게 되면 모두 이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력망 확충과 전력시장 구조 개선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둔 채 힘없는 영세 태양광발전사업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제도 개편을 유예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획] “제주도는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환 최전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국정감사 기간 중 제주도를 찾았다. 제주가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보급이 가장 빠르게 이뤄진 지역 중 하나인 만큼 에너지전환 성과를 살펴보고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력계통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현장의 과제를 직접 점검하기 위해서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도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1283.1MW로 전체 발전설비의 55.9%를 차지한다. 실제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25.6%에 달한다. 전기차는 5만718대로 도내 실제 운행차량의 12.2%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는 국가 탄소중립 목표인 2050년보다 15년 빠른 '2035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선도 지역이다. 풍력과 태양광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설비가 빠르게 확대됐고, ESS와 가상발전소(VPP), 그린수소, 전기차의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하는 'V2G' 등 에너지 신산업과 실증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보급이 빠르게 진행된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다른 지역보다 먼저 나타나고 있다. 풍력과 태양광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만큼 발전설비 확대만으로 실제 전력 공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남는 전력을 저장할 ESS와 전력을 안정적으로 수송할 계통, 분산된 발전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시스템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처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제주를 국회 기후위가 직접 찾았다. 기후위는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국정감사 현장시찰의 일환으로 제주지역 주요 기후·에너지 시설을 둘러봤다. 김정호 기후위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과 기후에너지환경부, 제주도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방문단은 제주 북촌 배터리저장장치(BESS) 발전소를 비롯해 두산윈드파워센터, 브이피피랩 VPP 관제센터, 한림해상풍력발전단지, 고산지구대기감시소 등 기후·에너지 관련 시설 8곳을 찾았다. 북촌 BESS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에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수요가 증가할 때 공급하는 전력저장장치의 역할과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해당 발전소는 140메가와트시(MWh) 규모의 배터리를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ESS로 지난 1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VPP 관제센터에서는 태양광과 풍력, ESS 등 곳곳에 분산된 에너지 자원을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 관리하는 운영 체계를 살펴봤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변동성이 큰 제주에서 발전량 예측과 전력시장 입찰, 분산자원 통합 관리 등을 통해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제주도는 이번 현장시찰을 계기로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지역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제도적 과제도 국회에 전달했다. 구체적으로 △추자 해상풍력 사업의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반영 및 국가 전력계통 연계 △배전망 ESS 망 이용료 면제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제에 따른 제주지역 부담 완화 △전기차 전환 촉진을 위한 재정지원 확대 등을 건의했다. 특히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단지가 조성되더라도 생산한 전력을 수요처까지 보내지 못하면 사업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전력망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자 해상풍력에서 생산한 청정에너지를 국가 전력계통과 연결해 호남지역 반도체 클러스터에 공급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제주는 국가 목표보다 15년 앞선 2035년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현장에서 마주하는 새로운 과제들도 있다"며 “제주가 앞서 걸어온 에너지 전환의 길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제도에 담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정호 국회 기후위 위원장은 제주를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환의 최전선으로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국가 목표보다 15년 앞선 2035 탄소중립을 추진 중인 제주는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환의 최전선"이라며 “이미 발전설비의 절반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채운 제주가 현장에서 겪고 있는 성과와 진통은 곧 대한민국 전체가 마주할 미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기술을 뒷받침할 전력계통 연계와 제도 개선 현안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제주에서 확인한 기술적 성과와 제도적 과제들을 남은 국정감사와 입법·예산 과정에 충실히 반영해 국민이 체감하는 에너지 정책으로 구현되도록 끝까지 살피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석탄발전 폐지, 정의로운 전환 범위·재원 명확히 규정해야”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며 관련 노동자들이 충분한 기간을 두고 새 일자리에 적응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지원 대상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 노동자와 지역 사회의 전환을 지원할 재원을 법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발전소 현장 여건을 고려한 현실적인 정원 조정과 인건비 확보, 협력사·자회사 비정규직까지 포함한 직무 전환 교육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석탄발전 폐지 대응 노동분야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경희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이행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석탄발전 특별법이 기존 법제와 연계가 잘 돼있지만, 향후 계획안과 논의 구조(거버넌스) 등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와 지역 등 '정의로운 전환' 대상을 면밀히 따질 것을 주문했다. 특별법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의 정의로운 전환에 대해 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기존 법제들을 연계하고, 구체적인 석탄발전 폐지 지역과 근로자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을 담고 있다. 탄소중립기본법과 고용정책기본법, 산업전환고용안정법, 지역산업위기대응법 등 기존 법제가 에너지 분야의 정의로운 전환과 고용위기 지역 지정, 근로자 지원 등을 실행할 근거를 담고 있다. 그러나 특별법이 있어야 기존 제도들을 연계해 협력사 등 공급망 보호와 다양한 유형의 근로자를 위한 단계별 지원, 대체산업 육성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역할을 위한 향후 과제로 정의로운 전환의 지원 대상을 명확히 규정하고 예산을 적기에 확보할 법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이 위원은 제언했다. 이 위원은 “노동 전환과 인적 지원의 범위를 따질 때 단순히 근로자성 판단에 머무르지 않고 인정 대상을 폭넓게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범위를 따질 구체적 기준을 담은 하위 법령을 마련해야 한다"며 “노동자를 포함한 민주적 참여를 법적으로 규정했지만, 법적 근거를 토대로 구성된 기존 참여 기구들과 연계할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지역 내 일자리 전환 가능한 실질적 사례를 개발하고, 석탄발전소 폐지 관련 5개 기금이 특별법에 규정됐다 해도 재원 규모 예측과 사전 배분에 대한 법적 규정도 담을 필요가 있다"며 “노동자 전환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확보하려면 대체 산업 개발을 포함한 에너지 전환이 선순환할 수 있는 설계가 우선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일천 고용노동부 산업전환일자리지원단 과장은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계기로 준비 중인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구 제도 고시를 소개했다. 정의로운 전환 특구 지정과 지원은 탄소중립기본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번에 석탄화력 발전소 폐지가 본격화하면서 충남 태안과 보령, 경남 고성과 하동 등 석탄발전 폐지 시기가 비교적 빠르고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부담을 지역과 노동자 뿐만 아니라 국가 및 사회가 함께 부담한다는 취지다. 어 과장은 정의로운 전환 특구의 목표가 △전환에 따른 충격 완화 △영향 예측 및 선제적 대책 마련 △전환 부담의 사회적 분담 △지역 산업 전환과 고용전환 등 중장기적 종합 지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산업 전환과 고용 전환, 지역 경제 회복을 종합적으로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서 정의로운 자원 특별지구는 단순히 지역 지원 산업이 아니라 산업과 고용, 지역 경제 전환을 다 함께 지원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 체계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노동계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맞춰 노동 인력을 감축하는 대신 충분한 직무 교육 기간을 보장하고, 정규직·비정규직 등 노동 형태부터 지원 업무까지 다양한 유형을 고려한 직무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규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은 “폐지 발전기 수에 비례해 정원 감축 규모를 정하는 대신 공용 설비 운영과 직무별 교대근무 현황, 필수 안전 인력 등까지 실제 업무와 설비 운영에 근거해 현실적인 정원 조정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전환 교육과 재배치에 필요한 인력을 인정하더라도 이에 맞는 인건비를 함께 확보하는 방식의 인력 전환 지원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따른 대체·전환 투자와 좌초자산 손실 상황에서는 발전공기업들의 재생에너지 투자 기반이 부족하다"며 “발전공기업 통합 과정에서 자체 자산 처리를 통한 재무 여건 보전과 대체 자원 확보 및 신규 사업 투자까지 하나의 산업 전환 패키지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화 코엔서비스 노조위원장(공공노련)은 “협력사·자회사를 포함해 발전소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에게 직무 전환 교육 훈련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직무별 노동자 수와 직무전환 유형별 효과적인 훈련 내용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원전 공론 전문위 구성…환경·원전 전문가 참여

원자력발전 비중 등을 논의할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의 숙의를 지원할 전문위원회 구성이 확정됐다. 환경 측 전문위원에는 에너지전환포럼에서 현재 활동 중인 전문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원전 측에는 대표적인 원자력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향후 자료집 작성과 숙의 과정에서 양측 간 치열한 논의가 예상된다. 22일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을 위한 원전 공론화위원회'에 따르면 공론화위는 전날 서울 여의도 전력기반센터에서 제3차 회의를 열고 전문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했다. 전문위는 환경·원전·중립 전문가 각각 3명씩 총 9명으로 구성됐다. 당초 공론화위는 환경단체에 환경 측 전문위원 추천을 요청했지만 환경단체가 이를 거절하면서 공론화위가 해당 위원들을 직권으로 선정했다. 환경 측 전문위원으로는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가 선정됐다. 이들 3명은 모두 에너지전환포럼에도 속해있다. 윤 교수는 에너지전환포럼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 이사는 에너지전환포럼 이사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원전 측 전문위원에는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정범진 경희대 교수, 최성열 서울대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중립 전문가로는 김종익 한국공학대 조교수, 박찬국 한국외대 조교수, 김철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선정됐다. 전문위는 오는 27일 첫 회의를 열고 시민참여단에 제공할 숙의 자료집과 설문지 작성 방향 등을 논의한다. 다만 설문지와 자료집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은 공론화위가 갖는다. 공론화위는 전문위 구성과 함께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한 설문 방식을 논의했다. 공론화위는 현재 수립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이번 공론의 전제로 삼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숙의 설문지는 '질문에 방향을 담지 않는다'와 '찬반 투표로 보이는 형식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두 가지 원칙을 토대로 작성하기로 했다. '질문에 방향을 담지 않는다'는 것은 원전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을 전제로 질문하지 않고, 각 쟁점에 대해 어느 수준까지 갖춰져야 하는지를 묻는 방식이다. 또 단순한 찬반 투표 형식을 피하기 위해 원전 등 전원별 발전량 비중의 하한과 상한을 제시하도록 하는 등 '범위'를 묻는 방식으로 시민참여단의 의견을 확인할 예정이다. 시민참여단의 숙의 토론은 오는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은재호 공론화위원장은 “공론화 시 균형은 시민에게 전달되는 정보와 토론의 공정성으로 지켜진다"며 “환경단체가 공론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는 어느 한쪽으로도 기울지 않게 숙의 자료집을 만들고 토론을 진행할 것"이라며 “공론화의 문은 마지막까지 열어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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