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조 메가프로젝트의 그늘, ‘기후위기 대응’ 흔든다 [이원희의 기후兵法]

삼성과 SK가 18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산업단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메가프로젝트가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흔들고 있다. 수십 기가와트(GW) 규모의 국가 단위 전력 수요가 새롭게 발생하는 만큼 정부와 국회가 탄소중립법 개정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집중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그룹의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27.7GW 규모의 신규 전력설비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발전소 몇 곳을 더 짓는 수준이 아니라 국가급 전력수요가 새롭게 발생하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에는 18.4GW,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는 6.3GW가 필요하다.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도 기존 확보한 12GW 외에 추가로 3GW를 더 확보해야 한다. 우리나라 최대전력은 역대 최고 기준 약 97GW 수준이지만, 봄철에는 48GW 안팎까지 떨어진다. 메가프로젝트에서 필요한 27.7GW는 봄철 전체 전력수요의 약 56%에 달하는 규모다. 국가 전체 전력체계에 작은 나라 하나의 전체 전력 수요가 통째로 추가되는 셈이다. 문제는 이 막대한 전력을 무엇으로 공급할 것이냐다. 태양광과 풍력은 탄소중립 측면에서는 이상적인 발전원이지만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수십GW 규모의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자력발전 역시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신규 원전은 부지 선정부터 인허가, 건설까지 통상 10년 이상이 걸린다. 메가프로젝트의 전력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추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결국 단기간에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과 열병합발전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도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원전 확대와 LNG 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도 중요하지만 생산라인을 멈추지 않을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다. 결국 정부는 탄소중립과 산업경쟁력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반도체와 AI 산업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지만, 이를 위해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늘어난다면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에 대해 지난 달 29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는 원전 증설 및 수명 연장은 물론, 석탄 발전의 연장 가동, LNG 발전 증설로 메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는 논평을 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작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입법을 논의해야 할 국회는 사실상 멈췄다. 정치권은 상임위원회 구성조차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탄소중립 정책 추진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당초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논의하기 위해 5월 말 종료 예정이던 활동 기한을 오는 8월 말까지 연장했다. 헌재는 현행 법이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규정하지 않아 미래세대 환경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고, 국회에 법 개정을 요구했다. 여기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마저 정상적으로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11개 상임위원 강제 배정에 반발해 위원 사임서를 제출하면서 기후환노위가 사실상 반쪽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전력정책 등을 다루는 핵심 상임위가 정치적 대치 속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기후환노위가 정상화되지 못하면서 기후특위 역시 원활한 논의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둘러싼 여야의 입장 차는 뚜렷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온실가스를 초기에 빠르게 줄이는 '오목형 감축경로'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산업 경쟁력을 고려한 보다 유연한 감축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산업계 의견을 수렴해 먼저 움직였다. 지난 1일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등 7명의 기후특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6단체의 의견을 전달하며 기업 경쟁력을 고려한 감축경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초기 감축 부담을 과도하게 높이는 오목형 감축경로는 제조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청년 일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영환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AI 산업 투자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전력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같은 흐름은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① ‘소외의 땅’에서 ‘첨단산업의 심장’으로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1000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세계 산업 질서를 다시 쓰고 있다. 미국은 AI와 반도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초거대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반도체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AI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메모리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생산기지 확보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됐다.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다. 기존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만으로는 급증하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분석 속에 정부는 새로운 국가 성장축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력과 용수, 산업용지 부족이라는 수도권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 AI 시대를 뒷받침할 제2의 반도체 거점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선택지는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오랫동안 산업화의 중심에서 비켜서 있었던 호남, 그리고 40년 만에 하나가 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다. 정부가 최근 국민보고회를 통해 발표한 서남권 첨단산업 구상에는 삼성전자와 SK그룹,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함께 반도체 생산기지, AI 데이터센터, 첨단 패키징 산업을 연계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이 담겼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 대한민국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 국민보고회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두고 “한이 슬픈 역사가 새로운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호남이 AI 시대에는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용수, 넓은 산업용지를 갖춘 전략적 거점으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지금처럼 수도권 1극 체제로 계속 가면 나라가 망한다"며 “국토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정부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지역 지원 논리가 아니었다. 그는 기업들이 서남권을 선택한 배경을 “경제 원리"라고 설명했다. △ AI 시대가 만든 새로운 산업지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반도체 산업은 용인과 평택, 화성, 이천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벨트가 최적의 입지로 평가됐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급속한 확산은 산업의 공식을 바꿔 놓았다. 초거대 AI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야 하고, 이를 처리할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도 함께 구축돼야 한다. 이 대통령은 “기존에는 용인과 평택의 생산시설로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AI 산업 발전으로 수요가 갑자기 폭증했다"며 “일부 산업의 생산 차질이 우려될 정도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들 역시 더 이상 기존 생산시설만으로는 세계 시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서남권을 새로운 산업 거점으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의 물리적 한계다.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과 초순수 용수, 넓은 산업용지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 그러나 수도권은 이미 송·배전망과 용수 공급 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기존 전력망으로는 추가 전력을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용수 역시 생활용수 공급만으로도 한계에 도달해 추가 증설이 사실상 어려운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도 새로운 생산거점을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지역으로 호남을 지목했다. 그 배경에는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과 상대적으로 넓은 산업용지, 추가 확보가 가능한 용수 등 산업 기반이 있다. 이 대통령은 “한이 슬픈 역사가 새로운 기회가 됐다"며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배제됐던 호남이 이제는 용수와 전력, 용지라는 핵심 인프라를 모두 갖춘 유일한 대안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전남 서남해안의 해상풍력과 태양광은 글로벌 기업들이 요구하는 RE100 달성에 유리한 여건을 제공한다. 평탄한 지형은 대규모 공장 건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업용지는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개발이 더디다는 이유로 약점으로 여겨졌던 조건들이 AI 시대에는 오히려 경쟁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 통합특별시가 만든 결정적 변수, 새로운 산업축은 이제 시작이다 이번 산업 전략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변화는 광주와 전남의 행정 통합이다. 이 대통령은 광주·전남 통합 결정이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행정구역 통합은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며 “이번 통합이 투자 결정을 이끌어낸 주요 동인이 됐다"고 밝혔다. 기업 입장에서는 복잡한 행정 절차를 줄이고, 하나의 권역에서 산업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 역시 통합특별시를 중심으로 산업단지 조성, 기반시설 구축, 정주 여건 개선을 패키지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서남권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역 개발사업이 아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면서도 대한민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 전략의 성격이 강하다. 정부는 기업 투자와 함께 전력망과 용수 공급, 교통 인프라, 교육과 의료, 문화시설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해 새로운 산업도시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이는 '공장을 하나 더 짓는 사업'이 아니라 산업과 도시, 인재가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광주·전남은 오랫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AI와 반도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금, 그 소외의 시간이 오히려 새로운 경쟁력으로 바뀌고 있다.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용수, 넓은 산업용지, 그리고 통합특별시라는 행정 기반은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조건을 만들었다. 정부와 기업이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EE칼럼] 아직도 RE100인가?

요즘 슬금슬금 RE100(Renewable Energy 100)이 다시 나온다. 재생에너지를 옹호하거나 확대하자는 주장에는 전가의 보도처럼 RE100이 나온다. 그런데 그게 이미 한물간 캠페인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RE100은 2014년 런던에 본부를 둔 환경단체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이 시작한 캠페인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하자는 것이다. 여러 기업이 이에 동참하였다. 애플(Apple), 구글(Google), 페이스북을 포함한 많은 기업이 참여했다. 시작 단계에서는 의무가 없기 떄문에 참여 선언 그 자체는 매우 쉬웠기 때문이다. RE100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 RE100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원자력발전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를 막자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자는 의도였던 것이다. 1킬로와트시(kWh)의 전기를 생산하려면 석탄발전은 이산화탄소 약1000g(그램)을 배출한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700g, 원자력은 10g, 재생에너지는 50g이다. 이에 필요한 비용은 원자력은 55원, 재생에너지는 270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둘째, RE100은 실제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REC(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만 구매해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것으로 인정해 준다. 즉 RE100만을 위해서라면 재생에너지가 많은 특정 지역으로 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어디에 있더라도 REC만 구매하면 RE100을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셋째, 구글의 태도가 바뀐지 오래다. 구글은 이미 2018년 이산화탄소배출이 없는 전력원을 사용하자는 'CF100(Carbon Free)' 계획을 내놓았다. 구글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하루 24시간, 주 7일 무탄소 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구글은 '원전도 무탄소 에너지원'이라고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넷째, 정작 RE100의 진원지인 기후그룹의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 기후그룹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RE100도 여전히 살아있지만, 24/7 CFE(Carbon-free Energy) 이니셔티브도 인정하고 있으며 심지어 24/7 카본프리 에너지 콤팩트(24/7 Carbon-free Energy Compact)의 공동 출범 주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즉 기후그룹이 RE100만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여기저기서 'RE100을 해야 한다'. 또 'RE100을 하지 않으면 우리 무역하는데 장벽이 된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거짓이던지 뭘 모르는 얘기다. 원자력발전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도 인정된다.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로 바뀐 상황에서도 조선은 여전히 명나라를 모셨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정작 RE100 캠페인을 시작했던 기후그룹은 원자력발전을 인정하는데 지구 반바퀴 떨어진 우리나라에서는 원래의 RE100을 그대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RE100은 소개될 당시부터 옹색한 주장이었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억제하자면서도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배제한 것이 그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입맛에는 딱맞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부의 위상도 잊은 채로 기후그룹이라는 작은 환경단체의 주장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차관이 따라했다. 그 당시에도 UN에서는 원자력발전도 무탄소에너지로 인정하는 CFE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우리 정부는 UN을 버리고 NGO를 택했다. 그것 말고는 과학과 합리를 막아낼 방패가 없었던 것이다. 2년 전에는 삼성전자에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의 ASML(사)가 RE100을 하기로 했다는 오보가 나오면서 우리도 RE100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이는 가짜뉴스였다. ASML의 정책보고서와 연례보고서 그리고 직접 담당자와 연락해봐도 그런 주장은 나온 바가 없었다. 삼성전자를 몹시 위해주는 척하며 RE100을 주장하던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AI 데이터 센터나 반도체 공장은 모두 원전 5기 내지 10기분의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한다. 또 고정밀의 민감한 시설이기 때문에 생산이 들쭉날쭉한 간헐적 전기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전기요금이 낮아야 한다. 그게 정부보조금이나 다른 국민이 더 감당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이제 RE100 주장은 그만할 때가 됐다. bienns@ekn.kr

반도체 물 공급 호언장담한 정부… 정작 ‘농업용수’ 데이터는 깜깜이[환경포커스]

최근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자 일각에서는 물 부족 문제를 들어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하루 100만 톤 이상의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기후부에서 반도체 관련 공장에 필요한 하루 65만톤의 물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면서 물 부족에 대한 우려는 잦아들었다. 하지만 정작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내놓는 수자원 통계와 물 수급 전망이 불과 몇 년 사이 크게 달라지면서 국가 물관리의 기초 데이터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치 변화의 배경으로 농업용수 등 실제 물 사용량조차 정확히 계측하지 못하는 국가 수자원 통계 체계를 지목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하천연구본부의 김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강수량에 따른 전체 수자원 총량은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지만, 실제 얼마나 물을 사용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불과 몇 년 사이 '2700톤'에서 '36만8000톤 부족'으로 정부의 물 수요-공급 전망은 시기마다 큰 폭으로 달라졌다. 지난 2016년에 수립된 국토교통부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1~2020)의 3차 수정계획에서는 과거 최대 가뭄 상황을 적용하더라도 영산강·섬진강 권역의 생활·공업용수 부족량은 연간 약 100만 톤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365일로 나누면 하루 2700톤 수준이다. 특히 영산강 권역은 물 부족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 12월 한국수자원학회가 영산강·섬진강 유역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연구보고서에서는 같은 권역의 물 부족량이 과거 최대가뭄 기준으로 하루 1만2822톤, 연간으로는 400만톤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제시됐다. 6년 사이에 부족량이 4배로 늘어난 것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불과 4개월 뒤인 2023년 4월 환경부와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영산강과 섬진강의 장래 물 부족량이 과거 최대 가뭄 기준으로 하루 36만8000톤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하루 61만톤 규모의 신규 용수 확보 대책을 발표했다. 같은 영산강·섬진강 권역을 대상으로 과거 최대 가뭄을 기준으로 산정했음에도 물 부족 규모는 불과 4개월 만에 30배 가까이 늘어났다. 정부는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하루 100만 톤 공급 가능" 2026년 6월 정부는 다시 새로운 숫자를 내놓았다. 영산강, 섬진강 유역의 수자원이 하루 100만톤 이상의 여유가 있어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부는 동복댐·주암댐·장흥댐 등의 공급 여유분 20만톤, 동복댐의 댐 증고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25만톤, 농업용수와 발전용수 전환 31만톤, 하수처리수 재이용 30만톤 등을 합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하루 100만톤을 웃도는 공급 여력이 산출된다. 이번에 제시한 공급 여력이 2023년 당시에도 활용 가능한 물량이었는지, 아니면 이후 새롭게 확보된(혹은 파악된) 물량인지 정부의 설명이 필요하다. 2023년 당시 환경부는 과거 최대 가뭄을 지나서 향후 기후변화까지 고려했을 때 수자원이 하루 57만톤이 부족해진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61만톤을 추가 개발하는 대책을 세웠다. 이번에 발표한 자료로는 공급 여유분 20만톤과 농업용수와 발전용수 전환 31만톤만 더해도 51만톤을 곧바로 확보할 수 있는 양이다. 동복댐 증고와 하수 재이용 등은 신규 사업인 만큼 제외하더라도 그렇다. 일각에서는 물 절약이나 수요 관리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2023년에 61만톤 규모의 추가 개발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얼마나 공급 가능한지" 정부도 답하지 못했다 실제 2023년 당시 가뭄 대책의 타당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한계는 확인됐다. 당시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영산강·섬진강 권역의 총 공급 가능 용수량, 실제 공급량, 여유량 등을 문의했지만 어느 기관도 명확한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서로 담당 기관을 지목하며 답변을 미루는 경우도 있었다. 가뭄 대책을 최종 심의한 국가물관리위원회 역시 환경부가 제출한 수치를 중심으로 심의·의결했으며, 세부 산정 과정에 대한 공개 검증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국 국가 물관리 정책의 출발점이 되는 기본 데이터에 대해서조차 정부 내부에서 충분한 검증과 공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농업용수부터 제대로 모른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근본 원인을 농업용수 통계의 부실에서 찾는다. 김원 박사는 “전체 물 사용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농업용수는 계량 체계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한다. 현재 상당수 농업용수는 양수장 가동시간이나 전력 사용량 등을 이용해 사용량을 추정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어 실제 사용량과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허가된 취수량 대비 실제 사용량이 30~40% 수준에 그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3년 4월 국회에서 열린 '영산강·섬진강 유역 중·장기 가뭄대책 정책 토론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030년 기준으로 영산강·섬진강 유역 농업용수 수요는 연간 19억4000만톤이고, 공급량은 17억8100만톤이어서 1억5900만톤이 부족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물이 부족한 것인지, 남는 것인지조차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자원 수급 전망이 작성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필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통계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공급 여부는 앞으로도 추가적인 취수원 확보와 재이용 확대 등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 수자원 통계의 신뢰성이다. 정부 발표가 몇 년 사이 크게 달라지고, 그 산정 근거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산업계는 물론 국민도 정부의 물관리 정책을 신뢰하기 어렵다. 수자원 정책은 댐 건설 여부나 산업 입지 결정, 기후변화 적응 전략까지 좌우하는 국가 기반 정책이다. 그 출발점은 정확한 계측과 투명한 데이터여야 한다. 댐을 더 지을지, 재이용수를 늘릴지, 산업단지를 조성할지는 모두 그 다음 문제다. 국가 물 정책의 출발점은 새로운 시설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논란이 던지는 진짜 질문은 “호남에 물이 충분한가"가 아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물이 얼마나 있고, 얼마나 사용되고 있으며, 얼마나 더 공급할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못한다면, 댐 건설을 포함한 어떤 수자원 정책도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월성 4호기서 중수 208㎏ 누설…“외부 방사능 누출 없어”

경북 경주 월성원전 4호기에서 중수가 누설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지난 1일 오후 2시 26분경 월성 4호기 냉각재 중수화·탈중수화 계통에서 중수가 누설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중수화·탈중수화 계통은 원자로 감속재로 쓰는 중수의 농도 저하를 막고, 여기에 쓰이는 이온교환수지에 포함된 중수를 회수하는 부위다. 중수는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산소 분자의 결합을 통해 만든 인공적인 물이다. 한수원은 중수 누설이 확인된 후 중수 이송을 중단해 추가 누설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누설된 중수는 원자로 내부 집수조에 수집된 상태로 외부로는 누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1일 오후 9시 기준 누설량은 약 208㎏으로 집계됐다. 월성 4호기는 지난해 7월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 원자로가 정지된 상태다. 원안위는 원전 외부 방사능 관련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월성원전지역사무소에서 현장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현장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가스공사 차기 사장 이르면 16일 결정…홍의락 前의원 유력

가스공사 차기 사장이 이르면 16일에 임시주총을 통해 선임된다. 유력 인사로는 가스공사 본사가 위치한 대구광역시에서 부시장을 지내고 민주당 소속인 홍의락 전 의원이 꼽힌다. 2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가스공사 차기 사장 후보자를 정하기 위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열렸다. 현재 5배수가 올라간 상황이며, 이 가운데 내부 출신은 3명, 외부 출신은 2명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홍의락 전 의원이 꼽힌다. 홍 전 의원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정치인이다. 경북 봉화 출신으로,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왔으며, 민주당에서 19대와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19대는 비례대표로 뽑혔고, 20대는 무소속으로 대구 북구을에서 뽑혔다. 이러한 이력 덕분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홍 전 의원을 경제부시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남부권경제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도전을 준비했으나, 김부겸 전 총리에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운위가 홍 전 의원을 추천하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가 승인해 이를 가스공사에 전달하고, 공사는 이르면 오늘(2일) 이사회에서 이를 승인한 뒤 16일 임시주총을 열어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주총 선임이 끝나면 다시 산업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절차를 밟는다. 다만 가스공사 노조는 사장 선임 절차가 깜깜이 심사라며 강력 반대하고 있어 이번 사장 선임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차기 사장 공모는 두 번째이다. 앞서 지난 1월에 첫 번째 공모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에 몸 담았던 이인기 전 의원이 유력 인사로 거론됐으나, 법적 결함이 발견돼 공모 자체가 취소된 바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가스공사지부 측은 “지난 번 공모에서 사장 선임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제 본질은 부적격 인사가 처음부터 걸러지지 않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는 부적절한 절차에 있다"며 “현재 절차는 인사를 내정해 놓고 문제점이 없을 거라 단정한 상태에서 진행하는 요식행위이다. 깜깜이 밀실 심사를 중단하고 투명한 절차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장 선임 조건 및 절차에 대한 요구사항으로 △전문성과 도덕성이 검증되지 않은 정치권 보은성 낙하산 인사 임명 중단 △부실 절차 방지 위한 검증과정 투명 공개 및 이해관계자 참여 보장 등을 주장했다. 가스공사는 2024년, 2025년에 각각 3조원,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견실해 보이지만, 속사정은 정반대다. 국제 가격 인상폭 대비 국내 요금을 올리지 않아 향후 요금에서 받기로 한 미수금이 14조원이 넘고 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공공요금을 계속 동결하고 있어 14조원은 사실상 손실로 판단되고 있다. 노조가 단순한 보은성 인사가 아닌 실력과 진정성을 가진 인사를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SMR과 가스터빈 결합하면 ‘초고효율’…출력조정도 가능

탄소중립 정책 본격화로 원자력이 청정 무탄소 전원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구조적 한계를 가스터빈으로 극복하는 '원전 복합발전'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가압경수로(PWR) 기반 SMR의 고질적인 효율 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의 아킬레스건인 변동성을 보완할 핵심 카드로 주목받는다. 1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가압경수로 기반 SMR은 증기 조건이 약 290~320℃, 4~7 MPa 수준에 갇혀 있어 증기터빈 말단부의 습분 발생과 그에 따른 사이클 효율 저하를 피하기 어려운 한계를 지녀왔다.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로 급격한 출력 조정을 요구하는 '출력 추종(Load following)' 압박이 커졌으나, 원자로 출력을 강제로 조절하는 방식은 핵연료 건전성 측면에서 제약이 컸다. 원전 업계가 내놓은 돌파구는 원자력 발전 계통에 가스터빈(브레이턴 사이클)과 배열회수보일러(HRSG)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가스터빈 가동 시 배출되는 500~650℃ 수준의 배기가스 열을 HRSG로 회수해 SMR 증기 계통에 공급하는 구조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추가적인 핵연료 소비 없이도 주증기 온도를 61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 33.4% 수준이던 PWR 기반 SMR의 발전 효율은 최소 45%에서 최적화 시 최대 50%까지 수직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스터빈 출력을 미세 조정하는 방식으로 원자로에 무리를 주지 않고도 전력망 부하를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궁극의 무탄소 모델로는 고온가스로(HTGR) 기반 SMR이 거론된다. 미국의 GT-MHR, 일본의 GTHTR300, 중국의 HTR-PM 등은 입자형 TRISO 핵연료를 통해 950℃ 수준의 초고온 헬륨을 생산한다.이 초고온 가스가 화석연료 가스터빈의 연소기 역할을 대체해 직접 브레이턴 사이클을 구동하면,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도 50% 내외의 고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발전 후 남은 고온의 열은 수소 생산이나 공정 열 공급 등 다목적 복합 이용(Co-generation)이 가능해 산업계 탄소중립의 마스터키로 꼽힌다.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i-SMR 모델 역시 가스터빈 연계 시 발전소 효율과 제어 성능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헬륨(He)이나 이산화탄소(CO₂) 등 비화석 작동유체를 기반으로 하는 상업용 가스터빈 모델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 대응과 AI 산업 생태계 변화로 폭발적인 전력 수요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주증기 온도가 제한된 증기터빈의 성능 증대와 가스터빈의 융합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한국형 SMR이 글로벌 무탄소 에너지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제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기후환노위 위원장에 김정호 의원…국민의힘 반발에 ‘반쪽 출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에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경남 김해을·3선)이 선출됐다. 다만 국민의힘이 상임위원 강제 배정에 반발하며 위원 사임서를 제출하면서 후반기 기후환노위는 사실상 반쪽 출범하게 됐다. 국회는 지난 30일 본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상임위원회 10곳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했다. 기후환노위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고용노동부 등을 소관하는 상임위원회로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산업안전, 노동시장 제도개선 등 주요 정책을 심사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정호 위원장을 비롯해 곽상언, 김주영, 김태선, 박정, 박지혜, 박해철, 안호영, 이건태, 이소영, 이용우, 이학영 의원이 참여한다. 비교섭단체에서는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과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활동한다. 국민의힘은 김소희·김위상·김형동·박형수·이성권·이종배·조지연·주진우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현재 기후환노위에 이름을 올린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민의힘이 후반기 상임위원으로 새롭게 확정한 명단이 아니라, 국회의장이 전반기 상임위원 명단을 그대로 배정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조정식 국회의장이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기후환노위 등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을 일방적으로 강제 선임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법사위 상임위원장에 서영교 의원을 임명한 걸 두고 크게 반발하면서 그 여파가 기후환노위까지 퍼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강제 선임된 의원들에 대한 '위원 사임의 건' 공문을 국회 의사과에 제출하면서 상임위 구성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기후환노위의 국민의힘 몫 위원들은 전반기 명단이 그대로 유지된 상태인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기후환노위 여당 간사로 이소영 의원을 지명했다. 이 의원은 탄소중립기본법 제정과 기후위기대응기금 신설 등에 참여한 기후·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 의원은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이 구호에 그치선 안 된다.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며 “AI 시대에 맞는 고용 안전망 구축과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너지재단 7대 이사장으로 이태동 연세대 교수 취임

취약계층의 에너지 복지를 지원하는 에너지재단 신임 이사장에 기후대응 전문가인 이태동 교수가 선임됐다. 한국에너지재단은 제7대 이사장에 이태동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공식 취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이사장은 기후변화·탄소중립·에너지 전환 분야의 연구와 정책 활동을 지속해 온 전문가이다. 연세대학교에서 기후적응 리빙랩 연구사업 단장, 전환적기후연구교육단장, 미래융합연구원 부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정전환분과 전문위원, 국가기후환경회의 국제협력 전문위원, 한국환경공단 탄소중립위원회 위원 등도 맡는 등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사회 전환을 위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특히 취약계층이 그린에너지 생산 활동에 직접 참여해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생성형 에너지 복지(Generative Energy Welfare)' 개념을 제시하는 등, 기존의 시혜적 복지를 넘어선 에너지복지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해 주목받았다. 이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 속에서 국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에너지복지를 실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한국에너지재단이 에너지 취약계층의 기후적응과 탄소중립 사회 구현을 선도하는 중심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에너지재단은 지난 2006년 GS칼텍스, SK, S-OIL, 한국전력공사, 한국도시가스협회, 한국수력원자력 등 민관 에너지 기업 및 기관이 공동 출연해 설립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에너지복지 확충과 보편적 에너지 공급에 기여해 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전기차 공공 충전요금 개편안 확정…완속 낮추고 초급속 올린다

전기차 공공 충전요금 인하가 최종 확정됐다. 행정예고된 내용과 큰 틀은 같지만 일부 구간의 요금이 소폭 조정됐으며 다음 달 1일부터 새 요금체계가 적용된다. 공공 충전요금은 국내 전기차 충전요금의 기준 역할을 하는 만큼 민간 충전사업자의 요금 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일 전기차 공공충전요금 체계 개편안을 확정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으로 공공 충전요금 체계는 기존 2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됐다. 완속 구간과 초급속 구간을 별도로 구분했다. 요금은 전기요금과 운영비, 유지보수비, 법정검사비 등 실제 충전기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반영해 산정했다. 새 요금체계에 따르면 전체 충전기의 약 89.3%를 차지하는 30kW 미만 완속 충전기는 기존 공공 충전요금 체계(100kW 미만 324.4원)보다 약 29.4원 낮아져 이용자의 충전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30~50kW와 50~100kW 구간 역시 기존보다 각각 17.2원, 1.2원 낮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반면 급속 충전기는 설치·운영 비용과 유지관리 비용, 초급속 충전 및 전력 분배 기술 투자 등을 반영해 요금이 인상됐다. 200kW 이상 초급속 충전기는 기존 347.2원에서 393.1원으로 약 45.9원(13.2%) 인상된다. 최종 확정안은 지난 4월 발표된 행정예고안보다 모든 구간의 요금이 소폭 상향됐다. 완속 충전기 가운데 30kW 미만은 당초 kWh당 294.3원에서 295.0원으로 0.7원 올랐다. 30kW 이상 50kW 미만은 306.0원에서 307.2원으로, 50kW 이상 100kW 미만은 324.4원에서 325.6원으로 각각 1.2원씩 인상됐다. 급속 충전기 역시 100kW 이상 200kW 미만은 행정예고 당시 347.2원에서 최종 348.4원으로, 200kW 이상 초급속 충전기는 391.9원에서 393.1원으로 각각 1.2원 상향 조정됐다. 개편된 요금은 기후부가 설치·운영하는 공공 충전기와 정부 협약을 체결한 민간 충전기에서 기후부 회원카드로 결제하는 로밍 서비스에 적용된다. 민간 사업자의 자체 요금에는 의무적으로 적용되지 않지만, 공공 충전요금이 시장 기준 역할을 하는 만큼 민간 충전사업자들의 요금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후부는 앞으로 계시별(계절·시간) 전기요금과 전기차 충전요금을 연계하는 체계도 추진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충전요금을 낮춰 이용자의 부담을 줄이고 전력계통 운영 효율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정선화 기후부 녹색전환정책관은 “이번 요금 체계 개편은 충전기 운영 비용을 현행화하는 동시에 시장에 충전 요금의 기준을 제시하는 의미가 있다"라며 “향후 도입될 계시별 연동 요금제를 통해 재생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하고 전기차 소비자의 요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요금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편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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