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과기부 배경훈 vs 기후부 김성환…데이터센터 전력믹스 ‘충돌’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특별법안이 국회 상임위 법안소위를 통과했지만, 최종 입법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법안의 핵심은 데이터센터 유치 및 구축이 쉽도록 핵심요소인 전력, 용수, 부지 등에 대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제도를 폭넓게 허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력에서는 한전을 거치지 않고 발전소 전력을 직접 사용하는 전력직접거래(PPA)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력산업을 총괄하는 기후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기후부는 LNG발전까지 PPA를 허용할 경우 타 산업과 형평성에 안 맞고, 탄소중립에도 역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AI 3대 강국과 에너지전환 정책이 입법과정에서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어 국회에서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별법 과방위 소위 통과, 법사위서 기후부와 충돌 예상 10일 전력 및 IT업계에 따르면 여야 여러 의원이 발의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진흥 특별법안이 지난달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하고, 전체회의에서 심사 중이다. 업계는 상임위 여야 간에 큰 이견이 없는 만큼 전체회의까지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본회의 상정 전단계인 법제사법위원회 통과이다. 법사위에서 이 법안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별법안에서는 AIDC가 대용량 전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충분한 공급을 위해 전력직접거래(PPA)를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 PPA는 전력 수요자와 발전사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력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전력산업을 총괄하고 있는 기후부는 특별법안의 PPA 조항에 대해 수용한다면서도 재생에너지 전력에만 한정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방위원들은 간헐성 문제가 있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AIDC에 절대 충분한 전력 공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LNG 등 다른 전력원까지 PPA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방위원들은 이 부분에서 기후부와 충돌 가능성을 알면서도 일단 LNG 전력까지 PPA 대상에 포함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법사위에서 기후부와 조정한다는 입장이다. ◇배경훈 “전력이 가장 중요", 김성환 “데이터센터는 탈탄소 전력으로" 결국 이 사안은 과기부와 기후부 장관들 간의 기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은 지난 9일 “AIDC의 핵심은 전력 문제인 만큼 그 부분에 있어서 양보할 수는 없다"며 “AIDC의 전력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 그 부분은 원안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전환을 전력정책 핵심으로 두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해 10월 22일 광주 국가AI데이터센터를 방문한 후 페이스북에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적절한 믹스로 탈탄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 탈탄소 중심의 녹색 대전환(GX)과 AI 대전환(AI)을 양대 축으로 삼아 제조업 강국 재도약을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장관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를 보급하고, 2040년까지 석탄발전 60기를 폐쇄하는 등 화력발전은 점차 줄여나갈 계획을 내놔 앞으로 신규 LNG발전 등이 들어올 틈은 매우 적은 상황이다. 전력업계에서는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가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AI 강국 도약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제약없는 전력 공급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동해안 석탄발전소들이 가동률 20~30%대에서 놀고 있다. 데이터센터 업계에서는 정부가 PPA나 데이터센터 전력특례에 석탄발전을 포함시켜주면 즉각 이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을 수년 전부터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현황을 매일 주시하고 있다"며 “AI 인프라는 글로벌 속도전이라고 하는데 언제까지 발전원 이념 논쟁이 갇혀 있을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 AIDC의 경우 LNG 열병합발전으로 전력을 충당하는 시나리오로, 연간 전력소비가 213.2GWh, 고수요 시나리오에서는 718.2GWh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AIDC가 단순한 IT 설비가 아니라 지역 전력계통과 연료수급 구조까지 흔들 수 있는 대형 전력 수요처라는 뜻이다. ◇李정부 국정과제 'AI강국'과 '탄소중립' 충돌 산업계와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만큼은 이념보다 현실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AI 데이터센터는 제조공장과 달리 순간 정전이나 출력 변동에 훨씬 민감하고, 전력단가 차이가 곧 국가 AI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GPU 클러스터 기반의 고집적 AIDC는 24시간 상시 가동이 기본이어서, 태양광·풍력 중심 공급만으로는 전력품질과 경제성을 동시에 맞추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원전, LNG, ESS, 계통전력,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조합할지에 대한 현실적 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탈탄소 전원이냐, 아니냐'의 이분법보다 '어떤 조합이 가장 안정적이고 값싼가'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전력은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특정 전원을 배제하는 접근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AIDC 특별법을 둘러싼 갈등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AI 산업 육성과 탄소중립이라는 두 국가 목표가 실제 정책 현장에서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할 해법이 필요하고, 동시에 탄소중립이라는 국제적 약속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데이터센터 전력특례 논쟁이 향후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에너지 믹스 논의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공공2부제·민간자율5부제 석유 소비 절감효과 최대 3.8%”

정부가 중동 전쟁발 에너지 위기에 대응해 시행하는 공공부문 차량 2부제와 민간 자율 5부제의 석유 소비 절감 효과가 최대 3.8%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0일 '차량 운행 제한 및 재택근무 시행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절감 효과'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공공부문 2부제와 민간 자율 5부제를 시행할 경우 휘발유·경유 소비는 2024년 일평균 소비량(59만3000배럴) 대비 약 3~3.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하루 최대 2만2534배럴의 석유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수준이다. 공공부문 2부제 적용 대상 차량 153만6000대를 기준으로 하루 약 1만2974배럴의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민간의 경우 자율 5부제 참여율을 16~30%로 가정하면 하루 약 4970~9318배럴의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누적 절감량은 5월 말까지 시행 시 약 17만4000~32만6000배럴, 6월 말까지 시행 시 약 27만8000~52만2000배럴로 추정됐다. 재택근무 확대 시 절감 효과는 더욱 커진다. 2부제 적용 대상이 아닌 통근 차량의 15~30%가 재택근무에 참여할 경우 공공부문 전체 절감 효과는 하루 1만4920~1만6866배럴로 추정됐다. 공공부문 2부제만 할 때 절감량 1만2974배럴보다 최대 4000배럴 가까이 더 절감량을 늘릴 수 있다. 연구원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차량 2부제와 재택근무를 우선 시행하고, 단계적으로 민간부문의 자발적 참여를 확대하는 수송부문 수요절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호르무즈 통행료 배럴당 1달러…에너지 수입액 年 1조3500억 추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세로 배럴당 1달러를 받는다면 우리나라의 중동산 에너지 수입액은 약 1조35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세로 배럴당 1달러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 제품 수출업체 연합의 하미드 호세이니 대변인은 FT와의 인터뷰에서 “해협을 통과하고자 하는 모든 유조선은 이란 정부에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며 “이후 이란이 화물 견적을 계산한 뒤 가상화폐로 지불할 통행료를 통보하면 선박들이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행료는 배럴당 1달러로 책정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현지시간으로 9일 전 최고지도자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40일째를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 및 통제 수준을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킬 것"이라며 “이란을 공격한 침략자들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피해에 대한 배상과 순교자들의 피의 대가도 반드시 청구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해 놓았다고 주장하며, 기뢰 지도까지 공개했다. 지도에 따르면 해협 중앙지역에 기뢰가 설치돼 있어 선박들이 이를 피하려면 이란 영토에 매우 근접해 다닐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이란의 통행세 징수에 대해 반대 입장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면서도 “이란과 공동사업을 벌일 수 있다. 양측 모두 큰 돈을 벌 것"이라고 밝혀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25년 호르무즈 해협 통과 기준 중동산 원유 수입량은 7억175만3000배럴, 석유제품 수입량은 1억4460만2000배럴로 총 8억4635만5000배럴이다. 배럴당 1달러씩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1조2515억8977만원이다. 중동에서는 석유뿐만 아니라 가스(LNG, LPG)도 수입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5년 호르무즈 해협 통과 기준 중동산 LNG 수입량은 722만톤으로 이를 배럴로 환산(톤당 8.5배럴)하면 약 6137만배럴이다. 또한 LPG 수입량은 66만톤으로 이를 배럴로 환산(톤당 11배럴)하면 약 726만배럴이다. 여기에 배럴당 1달러씩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1014억9004만원이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 가스 수입량에 배럴당 1달러씩 통행세가 적용된다면 대략 연간 1조3531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당으로는 약 37억원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에너지 총 수입액은 97조7407억원이다. 하루당으로는 약 2678억원이다. 통행세가 적용된다면 약 1.38%가 늘어나게 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태양광 1위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배경은?[이원희의 기후兵法]

한화솔루션이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주주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한화솔루션 조달 자금 중 1조5000억원은 재무구조 개선에, 9000억원은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탠덤셀 개발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신기술을 개발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차원을 넘어 국내 탄소 감축과 에너지전환의 핵심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유상증자를 정당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이 국내 태양광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절대적인 만큼, 정부가 이번 사안을 적극적으로 문제 삼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는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한화솔루션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 안건을 가결했다. 한화는 “외부 기관의 평가 자료를 토대로 현재 한화솔루션의 내재가치를 산정한 결과, 유상증자 참여가 투자 수익성 측면에서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라며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완화할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국내 공장에서만 셀 6.3기가와트(GW), 모듈 2.8GW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최대 태양광 제조기업이다. 우리나라 태양광 보급량이 해마다 4~5GW인 점을 감안하면 셀은 전량을, 모듈도 절반 이상을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다른 국내 업체인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셀 0.5GW, 모듈 1.3GW를 생산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다만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태양광모듈 부문 평균 가동률은 20%에 그쳤다. 중국산 저가 공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은 이재명 정부의 태양광 보급 정책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2050년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햇빛소득마을, 공공기관 RE100(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보급 등 여러 정책을 통해 태양광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햇빛소득마을 사업은 마을 공동체가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운영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총 2500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 RE100을 통해 2030년까지 공공기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60%로 확대하고 이를 경영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은 100만 가구에 소형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햇빛소득마을과 공공기관 RE100에 중국산 태양광이 아닌 국산 태양광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베란다 태양광에도 국산 의무화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국산 제품 사용을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는 태양광 보급과 함께 발전단가를 현재 킬로와트시(kWh)당 150원 수준에서 2030년까지 100원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같은 정부 목표는 기존 태양광 기술로는 달성이 어렵다. 다만 새로운 기술이라면 가능하다. 바로 한화솔루션이 이번 유상증자로 생산라인 구축에 나선 탠덤셀 기술이다. 탠덤셀은 기존 실리콘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셀을 적층하는 방식으로 발전 효율을 끌어올리는 차세대 기술이다. 이론적 발전 효율은 44%로 기존 실리콘 셀(약 29%) 대비 1.5배나 높다. 한화솔루션 탠덤셀은 효율을 29.9%까지 끌어 올렸으며, 이를 높여가고 있다. 기존 태양광 셀을 탠덤셀로 교체할 경우, 이론적으로 동일한 부지에서 1.5배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현재 태양광 보급량이 31GW이므로, 이를 탠덤셀로 교체하면 최대 45GW 효과가 나온다.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 탠덤셀은 부지 확보 어려움을 덜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한화솔루션이 생산라인 구축에 들어간 탠덤셀은 단순한 기업의 신제품을 넘어 국가 에너지전환 정책의 성패와도 직결된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에 이번 유상증자를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탠덤셀 투자 계획을 전면에 내세우며 유상증자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셀은 태양광 제품의 핵심이다. 그중 탠덤셀은 중국산 저가 공세에 맞설 '게임체인저'로 평가된다"며 “탠덤셀 없이는 정부 에너지전환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화솔루션 소액주주들은 이번 유상증자로 주가가 이틀 만에 21%나 급락하자 김동관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과연 경영의 책임을 다하였는가에 의문을 제기하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2023년 5792억원 영업흑자에서 2024년 3002억원 영업적자, 2025년 364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차입금은 2023년 3조7882억원에서 2024년 6조2991억원, 2025년 7조1253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지난 7일 한화솔루션 소액주주 결집률이 3%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임시 주주총회 소집과 사외이사 해임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주 반발이 거세지자 한화는 지난 8일 유상증자에 8400여억원을 투입해 120% 초과 청약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히며 소액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국가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전환이라는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유사한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전반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석유공급 위기가 몰고 올 에너지전환 정책의 방향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닫혀버린 호르무즈 해협으로 인해 세계 석유 공급망이 한달이 넘게 흔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석유제품 가격은 치솟고 있고 산업의 쌀인 석유 나프타의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즉,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 부족으로 에틸렌 생산 차질, 플라스틱·섬유·가전·자동차 등 연관 산업 전반의 제품 생산 중단 및 가격 폭등을 초래하여 다른 산업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 국내 정유공장에서 하루 280만 배럴의 원유를 소비하고 있고 연간 약 10억 배럴 소비하고 있으며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70% 이상을 중동 지역의 중질유를 수입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양은 전 세계 하루 원유 생산량의 15% 정도인 1500만 배럴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비산유국인 한국이 받는 충격은 구조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이런 공급망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대책에는 무엇이 있을까? 석유가스의 안정적 공급을 늘려야 할까?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하여 탈석유 시대를 앞당겨야 할까? 과연 정답은 있을까? 이에 대한 정답을 찾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의 에너지원 구성과 미래 에너지전환에 대한 합리적인 전망을 이해하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위주의 에너지전환은 언제쯤 이루어질 것인지? 에너지전환이 이루어지면 정말 화석연료는 필요가 없는 것인지? 즉, 에너지전환의 시기와 규모에 대한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전망에 기반한 미래 에너지원 수요공급 구성이 필요하다. 한국의 최종 소비 에너지원을 살펴보면 24년 말 기준으로 석유 47%, 전기 22%, 석탄 14%, 가스 12%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국내 전력 생산의 60%는 석탄과 천연가스로부터 생산되고 있다. 만약, 신재생에너지로부터 모든 전력을 생산하더라도 에너지 소비의 20%를 담당하는 것에 불과하다. 만약에 신재생에너지가 모든 에너지원을 대체하려면 100% 전기화 되어야 한다. 동시에 에너지사용의 전기화 비율을 높여야 하는 일이 여전히 남아있다. 2050년 한국의 탄소중립 계획에 따르면 전기화 목표는 45%로 설정되어 있고 현 수준의 2배로 늘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현재의 60%인 화석연료의 전력 생산량도 줄여야 하고 동시에 신재생으로부터의 전력생산은 획기적으로 늘려야 에너지 소비의 45%를 전기로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석유는 전력 생산에 미미한 수준을 담담하고 있다는 점도 신재생에너지가 석유공급 위기를 전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현재로서는 탈석탄도 버거운 형편인데 탈석유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른 문제는 석유가스가 언제까지 필요하게 될까 이다. 2050년엔 석유가스가 사용되지 않을까? 참으로 예상하기 어렵다. 각국이 제시한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전환에 기반하는 에너지원 구성 예측은 전망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희망에 가깝다. 너무나 많은 가정과 대규모 투자가 따라와야 하고 전 세계 합의해서 일사분란하게 추진해도 될까말까한 계획이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석유는 연료와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 탄소배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미국, 인도가 탄소배출 감축이 어렵다는 점, 에너지 생산설비의 수명이 길다는 점을 고려하면 에너지전환이 지금의 희망보다는 어렵고 훨씬 천천히 다가올 것이라 점은 분명해 보인다. 석유가스시대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 인정하기 싫지만 현실일 것이다. 이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한국의 에너지원 공급망 안정화는 어떻게 해야할까? 기존의 자원안보 특별법을 좀 더 실행력 있게 다듬어서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의 정상화를 통해 국내 수요를 관리하고 국내 비축과 해외 도입선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성공적이고 효율적인 해외자원개발 추진을 통해 10%인 자원개발률을 40% 수준으로 높여야 하고 또한 자원안보의 최선책인 국내 자원개발을 정권의 교체에 무관하게 중단없이 지속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보인다. ekn@ekn.kr

광해광업공단 광해본부장에 양인재 처장 임명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지난 2일 상임이사인 광해관리본부장으로 양인재 전 한국광해광업공단 기술연구원 분석평가처장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상임이사의 임기는 2026년 4월 2일부터 2년간이다. 양 본부장은 임기 동안 중점 사안으로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신기술과 AI 기반의 국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사후 복구 방식이나 실적만 쌓는 유명무실 사업에서 탈피하고, AI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선제적 예방 관리 체계'를 확립해 현장 중심의 무결점 안전 관리체계를 정착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광해사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폐광산 복원을 에너지와 순환 자원의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이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연계해 공단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 모델을 구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성과목표가 가시적이지 않은 사업, 단기 예산 허비 사업, 공단과 고객에게 부가가치 창출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퇴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데이터 기반의 투명하고 효율적인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가치를 창출하는 '밸류 엔지니어링(Value Engineering)'을 고도화해 예산 집행 효율성을 높이고, 모든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1등 청렴 기관'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양 본부장은 서울대 지질과학과 학사 및 석사를 수료하고, 현대엔지니어링(1995~2000년), 삼보기술단(2000~2022년), 대한콘설탄트(2002~2006년), 한국광해광업공단(2006~현재)의 이력을 갖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12차 전기본, LNG ‘30년 제한’ 검토…수소발전도 사실상 퇴출 수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발전이 사실상 전원믹스에서 밀려나는 '퇴출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9일 에너지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12차 전기본에서 신규 LNG발전에 대해 가동연한을 30년으로 제한하는 방안과 수소 혼소·전소 발전 역시 제외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력 수요는 증가하는데 주요 전원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력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12차 전기본 수요예측 작업은 상당 부분 마무리된 반면, 전원믹스는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방향성 논의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과거와 달리 논의 과정이 외부에 거의 공개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전기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수요는 11차 전기본 대비 약 5% 내외 증가하는 수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가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전력 다소비 산업 확대를 감안하면 절대적인 전력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구조다. 문제는 이러한 수요 증가를 뒷받침할 전원 구성의 방향이 기존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논의 흐름을 종합하면 12차 전기본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무탄소 전원 중심 구조로의 재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 목표, 여기에 최근 중동발 에너지 위기로 촉발된 '에너지 자립'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화석연료 기반 발전의 입지는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흐름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LNG발전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신규 LNG발전에 대해 가동연한을 약 30년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통상 발전소 설계수명이 30년 이상임을 고려할 때, 이는 투자 회수 기간을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효과를 낳는다. 사실상 신규 LNG발전 투자 유인을 크게 떨어뜨리는 신호로 해석되는 이유다. 수소발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당초 11차 전기본에서는 LNG 열병합과 함께 수소 혼소 및 전소 발전이 중장기 전원으로 포함되며 다양한 선택지가 열려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적 완성도와 경제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부각되면서, 전원믹스의 핵심 옵션에서 빠질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수소발전이 아직 상업적 주력 전원으로 자리 잡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인식이 정책 논의 과정에서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에 열려 있던 LNG 및 수소 기반 발전의 진입 경로는 대폭 축소되거나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11차 전기본에 포함됐던 열병합 2.2GW(잔여 1.3GW), 2033~2034년 유보물량 1.5GW, 2035~2036년 무탄소 경쟁입찰 1.5GW 등에서 LNG 열병합, 수소 혼소 조건부 발전, 수소 전소 등의 옵션이 빠질 경우 신규 사업 기회 자체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전력 수요는 늘어나는데 선택 가능한 전원은 줄어드는 역설적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LNG는 계통 안정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소는 중장기 탄소중립 전환의 가교 역할을 기대 받아온 만큼, 이들 전원의 급격한 축소는 전력 수급과 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12차 전기본이 사실상 '전원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장을 역임했던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탄소중립 방향은 분명하지만, 특정 전원을 사실상 배제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 전력 공급 안정성과 비용 문제를 동시에 키울 수 있다"며 “원전과 재생에너지 중심 구조로 가더라도 LNG 등 유연전원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12차 전기본은 단순한 중장기 계획을 넘어, 한국 에너지정책의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결정짓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아래, 현실적인 전력 수요 대응과 에너지 안보를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따라 향후 전원믹스의 윤곽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수열에너지 도입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7년이면 본전 뽑아

서울시가 국내 지하 공간 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인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냉·난방에 수열에너지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지하 건물 전체에 수열에너지를 도입함으로써 6억원 이상의 연간 운영비 절감과 1500톤 가량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 그간 서울엔 롯데월드타워와 코엑스 무역센터 등 민간 건물에 수열에너지 도입 사례가 있었지만 공공 인프라로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가 수열에너지를 도입하는 첫 사례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는 삼성역에서 봉은사역까지 지하 5층, 시설면적 17만㎡의 규모로 들어선다. 국내 지하 공간 개발로는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광역복합환승센터로서 통합역사(GTX, 위례신사선), 버스환승정류장, 공공 및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냉·난방 시설로 수열에너지를 도입할 때 장점은 기존 상수도관을 열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별도로 송전선로를 깔 필요가 없고 도심에서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원리는 대기와 물의 온도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건물 안의 열을 한강 물을 통해 바깥으로 내보내 열을 식힌다.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한강물을 실내로 들어오게 해 열을 건물 안으로 이동시킨다. 물이 대기보다 온도차가 적어 에너지 효율이 높다. 수열에너지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전기요금 등 운영비는 매년 6.2억원이다. 관로공사에 25억원, 건물 내 설치되는 수열 기계설비 공사에 20억원이 소요돼 수열에너지 관련 설비 설치비용은 45억원이다. 7년이 넘어가면 초기 투자 비용 회수가 가능한 것이다. 시가 수열에너지 사업 시행을 맡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설계·공사지원·공급을 맡았다. 수열에너지 설비는 한강 물인 원수를 공급하는 인프라와 그 물을 사용하는 건물 내 시설로 나눠진다. 지하에 광역상수도 원수관이 지나가면 이 관으로부터 복합환승센터 건물 쪽으로 물을 끌어올 수 있도록 연결 배관을 설치하는 일은 수자원공사가 맡는다. 연결 지점부터 복합환승센터 내 열교환기·펌프·내부 배관 등 내부 설비 관리는 시의 몫이다. 민간 수열에너지 도입 사례인 롯데타워와 코엑스와 복합환승센터의 공통적인 조건은 관로가 가까이 지나고 있다는 점이다. 관로가 건물 가까이 지나고 있어 경제성이 보장돼 수열에너지 사용이 용이하다. 수자원공사는 복합환승센터에 2030년부터 2049년까지 20년간 1800RT(냉동톤, Ton of Refrigeration) 규모의 수열에너지를 공급해 건물 전체 냉·난방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는 에어컨 약 1800대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냉방 규모에 해당한다. RT는 0℃의 물 1톤을 24시간 동안 0℃의 얼음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의미한다. 1RT는 약 3.5kW에 해당한다. 환산하면 6438kW 규모다. 롯데타워는 3000RT(약 10500kW), 코엑스는 7000RT(약 24500kW) 규모로 도입됐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원수가 열만 교환하고 다시 수자원공사의 관로로 회귀될 수 있도록 물을 활용하는 계약을 20년간 맺는다"며 “계약이 만료되면 협의 뒤 다시 갱신한다"고 설명했다. 수열에너지 도입으로 기존 냉·난방 방식 대비 에너지 소비가 약 35% 절감된다. 그 결과 온실가스는 1498톤 감축 효과가 발생한다. 지난 6일 서울시가 수자원공사와 실시협약을 체결한 것은 2020년 광역상수도 원수 활용에 관한 MOU체결 이후 후속 조치다. 6년 만에 협약이 진전된 것은 복합환승센터 사업 진행 중 중간 설계과정에서 KTX가 빠져 재설계가 필요했고, 근로기준법도 개정돼 공기가 늘어 GTX-A 삼성역 개통이 지연된 전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복합환승센터는 2028년 4월 완공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수열에너지 시설은 완공 일정에 맞춰 공사 예정"이라며 “원수관로를 빼내는 작업을 올해 작업하고 열교환기·히트펌프 등 기계 장비 설치에 2~3년 소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복합환승센터 총사업비는 1조795억원 규모다. 재원은 광역급행철도사업·위례신사선·GBC 공공기여금·주변 교통개선사업 부담금을 활용한다. 서울시가 물사용료로 매년 수자원공사에 내는 비용은 5500만원이다. 이 안에는 유지·보수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한편 수자원공사는 2030년까지 누적 28.4만RT 규모로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건설 역시 그 공급 목표의 일환이다. 이는 발전설비 용량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GW 수준으로 원전 1기와 맞먹는 규모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매출 1.5조’ 돌파 경동나비엔, 비결은 ‘R&D 진심’

경동나비엔이 처음으로 매출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설경기가 부진함에도 지속 성장하는 저력을 보였다. 비결은 연구개발(R&D)로 꼽힌다. 새로운 기술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한 결과,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어 버렸다. 9일 금융감독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1조5022억원, 영업이익 1434억원, 당기순이익 8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8.7%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27.3% 감소했다. 경동나비엔 매출은 2021년 1조1030억원에서 매해 지속적으로 증가해 4년만에 1조5000억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2024년 5월 SK매직의 주방부문(인수액 425억원)과 지난해 12월 스마트홈 업체인 코맥스(인수액 320억원)를 인수한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 힘은 경동나비엔 자체의 경쟁력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동나비엔은 가장 큰 매출 시장인 난방 분야를 기반으로 공기청정, 주방, 스마트홈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단순한 시장 진출이 아니라, 시장에서 최고의 제품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지향한다. 이는 R&D 비용에 그대로 드러난다. 경동나비엔의 R&D 비용은 2023년 357억원에서 2024년 409억원, 2025년 424억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당기순이익의 무려 절반을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R&D 분야도 가스보일러, 가스온수기, 퍼니스(고열로), 전기매트, 온수매트, 숙면매트, 숙면카본, 청정환기, 수처리, 전기쿡탑, 히트펌프, 환기청정기, 스마트홈 등 다양하다. 이렇게 확보한 기술은 세계 곳곳에 권리 등록돼 있다. 경동나비엔의 특허권 출원은 국내 1813건, 해외 1059건이며, 등록은 국내 665건, 해외 445건이다. 실용신안권 출원은 국내 209건, 해외 53건이며, 등록은 국내 5건, 해외 91건이다. 의장권도 출원 국내 435건, 해외 140건이며, 등록은 국내 111건, 해외 87건이다. 상표권 출원은 국내 487건, 해외 396건이며, 등록은 국내 200건, 해외 309건이다. 경동나비엔은 난방 기기 전문에서 생활환경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매직 주방부문에 이어 스마트홈 업체인 코맥스를 전격 인수했다. 또한 지난해 5월에는 구독서비스 전문 자회사인 경동C&S를 신규 설립했다. 이를 통해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 기반으로 보일러, 환기, 주방기기, 스마트홈 등 제품 간 연계 기반의 생활환경 솔루션을 사업모델로 발전시킴으로써 독보적 시장지위와 안정적 수익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호르무즈 열려도 ‘고유가 뉴노멀’…에너지정책 대변화 예고

중동 전쟁이 4월을 넘지 않는다 해도 국제유가는 2분기에 평균 배럴당 110달러 이상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중단 사태가 회복하려면 최소 몇주에서 연말까지 소요되고,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행세 징수를 주장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도 전쟁 전 수준의 유가는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유가 체제를 전제로 에너지 정책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유지하고, 발전 믹스에서는 LNG를 줄이면서 원자력과 석탄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화석연료 조기 퇴출을 위해 재생에너지, 전기차 중심의 에너지전환에 강하게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LNG 발전 비중이 줄게 되면 재생에너지까지 영향을 받게 되고, 고유가는 재생에너지 생산단가를 높이기 때문에 에너지전환 정책에서 에너지안보와 비용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동 원유 생산 중단량 일 910만배럴, 회복 몇주에서 연말까지 소요 8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을 비롯한 국내외 관련 기관들에 따르면 이번 전쟁이 4월에 종료되더라도 브렌트유 가격은 2분기 평균 배럴당 115달러, 4분기에도 9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에도 초반기에는 80달러를 넘었다가 후반기로 갈수록 60달러 중반대로 수렴돼 연평균으로는 70달러 중반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동 지역에서는 일일 약 91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 차질이 발생한 상태다. 이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9% 수준이다. 생산 및 수출 정상화에는 나라 사정에 따라 최소 몇 주에서 길게는 연말까지 소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천연가스 시장 역시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카타르 국영기업인 카타르에너지는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의 약 17%가량이 이란군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어 완전 정상화까지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카타르는 미국, 호주에 이어 세계 3위 LNG 수출국이다. 이는 글로벌 LNG 공급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LNG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전력시장과 산업 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해 일종의 통행세를 받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은 해협이 자기네 영해라며 배럴당 1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 VLCC급은 원유 200만배럴을 실을 수 있는데, 배럴당 1달러 통행세를 내게되면 200만달러(약 28억원)를 내야 한다. LNG 선박에도 같은 수준의 통행세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가 및 가스 가격은 단기적인 급등에 이어 중장기적으로도 높은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분간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LNG 발전 줄이고, 원전·석탄으로 대체 전쟁이 끝나더라도 2분기까지는 높은 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가 안정을 위해 3월 13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석유 최고가격제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아시아의 석유가격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제품가격을 국내 시장에 반영하면 휘발유는 약 2000원, 경유는 약 3000원 수준이다. 차량 운행이 늘어나는 계절로 접어들고 있어 타이트한 연료 수급으로 인해 가격은 좀처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NG 가격도 높게 형성됨에 따라 발전 믹스에서 LNG 비중이 줄고, 원자력과 석탄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동북아 LNG 현물가격은 MMBtu당 19.8달러로 전쟁 전의 10달러보다 98%나 오른 상태다. 북반구 여름철 냉방전력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가격은 더 오르고, 이상고온까지 겹치게 되면 가격 폭등도 올 수 있다. 당장 재생에너지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정부로선 원전과 석탄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화석연료 줄이고,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전환 가속 이재명 정부는 이번 중동 사태를 계기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입장이다. 우선적으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정책의 속도를 더욱 높이고, 주민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햇빛소득마을 정책사업도 기존 목표인 올해 500개, 2030년까지 2500개 구축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나라 행정리가 3만8000개인데 왜 2500개만 하는 것이냐"며 늘릴 것을 주문했다. 또한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방 우대, 경찰차·택시·렌터카·법인차 등 전기차 전환, 충전시설 보급 속도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환 장관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2030년 신차의 40%를 전기 및 수소차로 전환하는 등 모든 동력원의 전기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중동 사태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전력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 환경에서는 연료비 영향을 받지 않는 원전과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은 석탄이 전력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정부 역시 LNG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체하기 위해 원전 이용률을 높이고, 2040년 석탄발전 60기 폐쇄를 유지하면서 폐쇄 집중도를 후반부로 늦출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LNG 발전 비중이 줄게 되면 재생에너지 보급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태양광은 햇볕에 따라 하루 3~4시간만 가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몰 시간대에는 이를 보완해 줄 발전원이 필요하다. 하루에도 2~3차례 발전기 가동을 번복할 수 있는 에너지원은 현재로선 LNG가 유일하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완 수단으로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를 제시하고 있지만, 비용과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다. 에너지산업 컨설팅업체인 C2S컨설팅의 최승신 대표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하는 과정에서 핵심 원자재 공급망이나 설비 구축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오히려 전력 수급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태양광과 풍력 역시 해외 의존도가 높은 부품과 소재에 기반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원전, 재생에너지, 화석연료를 포함한 균형 있는 에너지 믹스를 유지하는 것이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보다 현실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저유가 전제로 설계된 에너지전환 유지 어려워…현실 기반 전환 요구"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에너지 정책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과거에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정책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에너지안보와 비용 문제가 보다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이전과 같은 저유가 환경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에너지 정책도 이러한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홍종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저유가 시대를 전제로 설계된 에너지 전환 정책은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되기 어렵다"며 “이제는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그리고 비용이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현실 기반 정책'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