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ESG 공시 의무화…10조 이상 기업부터 적용

오는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성(ESG) 공시를 해야 한다. 당정이 중동전쟁발 에너지 위기 등 기후 리스크가 기업의 생존 과제로 떠오르면서 당초 초안보다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거래소 공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정공시로 강제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최종안)'을 발표했다. 최근 중동전쟁 등으로 에너지 가격 불안정성이 커지며 기후·에너지 리스크 관리가 기업의 생존 과제로 부상했고,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공시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최종안에 따르면 의무화는 2028년(2027회계연도) 연결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시작된다. 이는 지난 2월 발표된 초안(자산 30조 원 이상)보다 문턱을 대폭 낮춘 것이다. 이어 2029년에는 5조 원 이상으로 대상을 넓히며 제도 안착 상황을 고려해 2030년에는 2조 원 이상까지 추가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법 도입 첫해 공시 대상 기업은 종속회사를 포함해 291개사, 이듬해에는 3171개사에 이를 전망이다. 공시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거래소 자율공시 단계를 거치지 않고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즉시 법정공시로 도입된다. 다만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완충 장치도 마련했다. 도입 초기 3년간은 고의적인 그린워싱을 제외하고 손해배상이나 행정제재를 포괄적으로 면제한다. 이후에는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작성한 예측·추정 정보에 대해 책임을 면제하는 '면책제도'를 적용한다. 정보 신뢰성 검증을 위한 '제3자 인증'은 인프라 숙련도를 고려해 의무화 2년 후인 2030년부터 적용된다. 가치사슬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뜻하는 'Scope 3(스코프 3)' 공시는 산출 인프라 준비 기간을 감안해 기업별 의무화 시점보다 3년씩 유예하기로 했다. 당정은 기업의 실무 지원을 위해 파일럿 테스트로 모범사례를 배포하고, 2028년까지 '한국형 기후리스크 통합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Scope 3' 공시에 대비해 업종별 배출량 가이드라인과 탄소 배출 데이터를 구축하고, 협력사 관리를 위한 '산업공급망 ESG 플랫폼'도 마련한다. 아울러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과 대기업 협력사를 대상으로 맞춤형 ESG 컨설팅을 확대하며 정책금융을 통한 자금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시 정보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이행할 때 ESG 공시 정보를 적극 반영하도록 유도해 금융시장 전반의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당정은 이번 최종안을 바탕으로 이달 중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후속 입법 조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장마 그치자 ‘폭염’ 습격…전력당국, 비상체계 전격 가동

이번주 장맛비가 물러난 뒤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당국이 여름철 전력수급 비상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중동 정세 불안으로 상승한 천연가스 가격까지 겹치면서 전력도매가격(SMP)도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9일까지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고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는 지역도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오는 10일부터는 수도권 및 강원도를 제외하고 비가 그치기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습하고 더운 날씨가 시작된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냉방수요가 폭증할 수 있다. 이에 전력거래소는 이번 주 최대 전력수요를 82.8~88.1GW로 전망했다. 이는 지지난주 최대 수요인 76.6~78.5GW보다 최대 10GW 이상 증가한 수준으로, 원전 약 10기에 해당하는 발전량이 추가로 필요한 규모다. 이날 최대 전력수요가 87GW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당국은 이미 여름철 전력수급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9월 18일까지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 6일 본사 재난종합상황실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 전국 15개 지역본부가 동시에 참여하는 전력수급 비상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전력거래소도 같은 기간 매주 여름철 전력수급 점검회의를 열고 전력수요와 공급능력, 기상 상황, 발전기 운영 상태 등을 종합 점검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상청, 전력거래소 등으로 구성된 여름철 전력수급 전문가 태스크포스(TF)는 올여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질 경우 최대 전력수요가 98.8GW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기록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에 대비해 전력거래소는 공급능력을 지난해보다 2GW 늘어난 107GW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발전기 고장이나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 8.8GW 규모의 추가 예비자원을 준비했다. 전력수급과 별개로 전력시장에서 전력도매가격(SMP) 상승에도 관심이 쏠린다. SMP는 발전 연료비와 전력수요에 직접 영향을 받는데, 최근 중동 지역 긴장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냉방수요까지 급증하면 가격 상승 폭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일평균 SMP는 kWh당 134.3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월평균인 114.1원보다 약 20원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에는 가스가격이 상승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전력수요가 낮아 SMP 상승폭이 제한됐지만,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는 이달과 다음 달에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SMP는 상승하나 그만큼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한전 재무 상황에 압박을 주게 된다. 한전은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석탄화력 부지의 미래 – 주민이 결정해야

석탄화력발전은 우리나라 전력의 약 3분의 1을 생산하는 아직은 가장 비중이 높은 발전 방식이다. 하지만 발전 과정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로 기후위기를 부축일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유연탄의 수입과 용수 확보를 위해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들은 서해안에 집중해 있으며 편서풍대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내륙 분지인 충북 지역의 미세먼지가 수도권 다음으로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하여 전 세계가 석탄화력발전의 축소에 나서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노후 발전기부터 단계적으로 폐쇄하여 2040년까지는 완전히 퇴출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가장 피해가 큰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해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5km 이내 지역의 주민 복리 증진 및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발전소 부지 확보가 쉽지 않은 정부로서는 석탄화력발전을 폐쇄해도 이 부지를 발전소 부지로 유지하기를 원한다. 문제는 어떤 발전기를 설치한 것인가 혹은 어떤 전력산업 부지로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난 2일 인천의 영흥면민간협의체 등 79개 시민단체들은 인천시청 앞에서 '영흥화력의 원전 전환 반대'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현대건설과 한국남동발전이 맺은 '석탄화력발전소 연계 SMR 연구 및 사업화 공동 추진'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이 주민들을 불러모은 것이다. 양사는 업무협약에서 기존 발전소 부지와 설비를 유지한 채 핵심 장비를 교체하는 '리트로핏(Retrofit)' 방식의 타당성을 검토해 무탄소 전원 기반의 종합 에너지 플랜트 모델을 구체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즉 석탄 보일러를 소형모듈원자로(SMR)로 교체한다는 것이다. SMR은 발전용량 300MW 이하의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1400MW인 신한울1·2호기에 비해 소형이라는 말이지 엄연히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로이다. 핵분열 시 발생하는 열과 방사능 물질이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한다는 기본 과제는 여전하다. 현재 SMR 운영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와 중국 뿐이다. 러시아는 바지선에 35MW급 2기의 원자로를 설치하여 극동지역 페베트 항구에서 2020년부터 상업운전을 하고 있다. 중국은 산동성 스다오만의 원전 내에 2기의 가스냉각식 원자로로 210M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파일럿 수준의 원전으로 아직 보급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SMR이라는 용어가 일반화한 것은 1970대 후반이지만 아직도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이다. 원전은 그 동안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여 1400MW급까지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발전용량을 10분의 1로 줄인다고 하여 원전의 규모나 설치비용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원자로 크기만 해도 아직 절반 수준밖에 줄이지 못했다. 부수되는 안전 설비를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원천 기술을 가지지 못한 원전 후발국으로서 세계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는 원전산업계의 조바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특정 지역에 SMR을 설치하는 것은 단순히 기업 간의 협력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주민들에게는 안전한 삶과 생활 터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사전 모집 과정을 거쳐 지난달 17일 부산 기장군을 SMR 부지로 결정한 바 있다. 그 동안 한국남동발전은 석탄발전소 폐쇄 이후의 방향을 신재생에너지 전환과 주민상생으로 홍보해왔기에 주민들은 약속을 어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30년 전 주민을 희생시켜 석탄발전소를 세웠던 것처럼 이제 다시 핵발전소로 영흥주민을 희생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는 영흥면민간협의체장의 말은 향후 양사가 이 계획을 밀어부칠 경우 발생할 상황을 예상케 한다. 주민들의 오해를 막고 불필요한 대립과 갈등을 피하는 길은 투명한 행정과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절차에 달려 있다. 원전이건 SMR이건 주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은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bienns@ekn.kr

국산 초순수부터 친환경 열까지…수자원公·지역난방公 메가프로젝트 든든한 조력자

지난달 30일 전남·광주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 “직접 관할해서 집행·기획·총책임 및 최종 책임을 확실히 지겠다“며 “얼마나 빠르게 실행될 수 있는지 직접 체크해서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메가프로젝트를 국정 핵심 과제로 추진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공공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메가프로젝트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27.7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전력 공급과 호남권 65만톤 이상의 용수 확보 등 국가 기반시설 구축이 필수적이다. 전력망과 가스관, 발전설비, 용수 공급망 등 핵심 인프라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의 지원 없이는 사업의 속도와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에 본지는 메가프로젝트의 조력자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발전5사,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의 역할과 과제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로 호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안정적인 전력과 산업용수, 열에너지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공정은 초미세 공정 특성상 막대한 양의 초순수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냉난방이 필수적인 산업이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는 산업용수와 초순수 공급 체계 구축을,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열병합발전과 폐열 재활용, 친환경 열에너지 기술을 통해 반도체 산단의 핵심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동복댐과 주암댐·장흥댐, 보성강댐, 나주댐 등을 활용해 하루 총 65만톤의 산업용수를 안정적으로 추가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생산에는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용수 확보는 산단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용수 부족 우려를 일축했다. 윤 사장은 “서남권에서 확보 가능한 댐 물량만 하루 40만~50만톤 수준이며 이는 수자원공사가 단독으로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라며 “수계 전환과 타 기관이 관리하는 댐, 농업용·발전용 댐 등을 활용하면 하루 30만톤 이상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자원공사는 지방자치단체와 산업단지에 광역상수도를 공급하는 국내 최대 물관리 공기업이다. 전남·전북 26개 시·군과 3개 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해 전국 산업단지와 기업에 연간 약 5억8000만톤의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158만톤 규모다. 광주에는 하루 50만톤, 전남 22개 시·군에는 하루 129만톤의 용수를 공급하며 지역 산업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자원공사의 역할은 단순한 용수 공급에 그치지 않는다. 공정 핵심 소재인 초순수 공급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반도체 핵심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2023년 SK하이닉스와 초순수 국산화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청주 M15X 공장의 초순수 시설 운영사업에 참여했다. 정부의 초순수 국산화 연구개발(R&D) 성과를 상용화한 첫 사례다. 앞으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사업을 확대해 원수와 정수, 초순수, 재이용수를 아우르는 통합 물공급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에너지 분야에서도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현재 수력과 수상태양광 등을 포함해 약 1500메가와트(MW)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수력발전을 활용한 직접전력거래(PPA)가 확대되면 RE100 달성이 요구되는 반도체 기업들에 친환경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물의 일정한 온도를 활용하는 수열에너지는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단지 냉난방에 활용되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친환경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친환경 열 공급을 통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국에서 약 2900MW 규모의 열병합발전 설비를 운영 중인 지역난방공사는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고효율 시스템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 특히 전력 소비가 큰 반도체 산업에서는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재활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도 관련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용인 기흥캠퍼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잉여열을 회수해 지역난방 에너지로 활용하는 저탄소 에너지 순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회수한 열은 히트펌프를 거쳐 인근 지역에 공급될 예정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경기 화성 동탄에서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열로 바꾸는 'P2H(Power to Heat)' 기술을 적용해 20MW급 전극보일러를 운영하고 있으며, 99.61%의 에너지 전환 효율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핀란드 기업들과 협력해 열전용 소형모듈원전(SMR), 고효율 히트펌프, 열저장 기술 등 차세대 친환경 열에너지 기술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공장 부지만 확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초순수와 산업용수, 재생에너지, 친환경 열공급까지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반시설 구축이 필수적이다. 수자원공사와 지역난방공사가 각각 물과 열이라는 핵심 인프라를 담당하면서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세종시에 둥지 트는 ‘석유통합관제센터’…석유관리원 ‘지방 이전’ 신호탄?

정부가 총 120억원을 투입해 석유 수입부터 판매까지 전 유통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의심 사안은 AI로 적발할 수 있는 최첨단 관제센터를 구축한다. 이 사업을 맡고 있는 석유관리원은 센터를 세종시에 구축하기로 해 향후 지방이전까지 고려한 계산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정부에 따르면 한국석유관리원은 올해 말까지 세종시에 석유시장의 전체 유통망을 총괄하는 석유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한다. 관리원은 이에 대한 입찰을 지난 6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실시한다. 사업예산은 총 119억6000만원이다. 석유통합관제센터는 이번 중동 사태를 계기로 긴급하게 제안됐다. 지난 2월 말 중동 전쟁이 발발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는데, 며칠 시차 없이 곧바로 국내 기름값도 크게 오른 것이 문제시 됐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은 보통휘발유의 경우 2월28일 리터당 1692.9원에서 3월7일 1889.4원으로 일주일 만에 11.6% 올랐고, 경유의 경우 같은 기간 1597.9원에서 1910.6원으로 19.6% 올랐다. 정유사 도매가격도 보통휘발유의 경우 2월 4째주 리터당 1616.2원에서 3월 1째주 1766.1원으로 9.3% 올랐고, 경유의 경우 같은 기간 1545.6원에서 1809.9원으로 17% 올랐다.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으나 아직 그 원유가 국내에 도달하지도 않았는데, 국내 기름값이 크게 치솟자 청와대와 국회가 크게 반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3월 6일 SNS를 통해 “(기름값) 담합 가격조작은 대국민 중대범죄이다.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곧 알게 될 것"이라며 “불법을 자행하며 국민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덕기업들에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평범한 사실을 깨우치게 하겠다. 합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경제 영역에서도 비정상의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후 검찰은 정유사를 상대로 기름값 담합 수사에 착수했고, 국회에서는 전쟁 추경으로 석유통합관제센터 구축 사업비로 165억원을 편성했다. 석유통합관제센터 사업은 석유관리원이 맡는다. 기존 석유 유통시장 관리는 가격보고의 경우 석유공사가, 품질관리 및 불법석유 단속은 석유관리원이 맡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석유관리원이 가격보고는 물론 국내 도입 유조선의 위치추적부터 정유사 생산 및 출하, 주유소 최종 판매 등 전 단계의 수급 물량과 가격 정보를 통합 관리한다. 특히 이 과정을 AI가 모니터링하면서 담합이나 불법석유 유통 등 이상징후를 포착하고 단속까지 하는 업무를 맡는다. 사실상 석유산업의 모든 관리를 석유관리원이 맡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는 석유 유통관리에서는 제외되고 석유개발, 비축, 알뜰주유소 운영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관리원은 석유통합관제센터를 세종시 대평동에 구축할 예정이다. 높이 3미터가량의 상황판 스크린이 들어가는 관제상황실과 서버실 등 총 200평 규모가 필요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석유관리원이 지방이전을 염두에 두고 미리 세종시에 센터를 구축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이어 2차 이전을 추진 중이다. 현재 수도권에는 총 162개의 공공기관 본사가 있다. 석유관리원도 본사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해 있어 2차 지방이전 대상이 유력하다. 대상지로는 석유화학산업이 가장 잘 발달해 있는 울산이나, 불법석유 유통이 가장 심각한 대구경북 지역, 자체 연구소가 있는 청주 오창이 거론된다. 석유통합관리센터가 세종시에 선제적으로 구축되면 이를 계기로 세종시로 이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환경소식] “시민이 직접 고른 기후 숙제”…기후대응위, 3대 기후 의제 발표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가 지난 4일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기후시민회의 전체회의를 열고 올해 기후시민회의에서 논의할 3대 의제를 발표했다. 최종 선정된 의제는 △기업이 온실가스를 감축하도록 촉진하는 방안 △일회용품 줄이기 등 자원순환을 강화하는 방안 △기후시민 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 및 참여 활성화 방안 등 세 가지이다. 200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기후시민회의는 대국민 제안 등 총 690건의 의제를 바탕으로 직접 의제를 결정했으며, 향후 숙의참여단은 분과별 학습과 의견 청취를 거쳐 정책권고문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창훈 기후대응위원장은 “이번 의제 선정은 공론화 의제를 시민 주도로 결정한 국내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추후 숙의참여단이 더 밀도 있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환경보전원은 6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회관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국가청렴권익교육원과 공동으로 임직원 260여 명이 참여한 '기관협업 청렴·권익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사례 중심의 특강과 청탁금지법, 이해충돌방지법 등을 주제로 한 상황극 공연을 통해 임직원들이 관련 법령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했습니다. 신진수 원장은 “청렴과 권익의 가치는 일상 속에서 실천해야 할 기본 원칙"이라며 “전 직원의 청렴 실천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공공기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환경보전원은 청렴·윤리경영 실천 의지와 비위행위 무관용 원칙을 강조한 데 이어, 지난 5월 '국민과 함께하는 청렴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청렴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과 손해보험협회는 7일 서울 손해보험협회 대회의실에서 '기상기후데이터 기반 기후보험 종합 포털 시스템 구축' 과제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최근 기후변화로 심화되는 기후 리스크에 대한 보험업계의 대응·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기상 정보와 보험 정보를 연계하고자 추진됐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구축되는 포털 시스템은 기후보험 상품의 보상조건 자동 판정 및 신속보상 지원, 보험특화형 기상통계 분석 등의 핵심 기능을 구현해 상품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황명균 기상산업기술원장은 “기상기후정보는 보험산업의 리스크 관리에 필수적"이라며 “이번 협약으로 보험산업의 혁신 서비스 창출과 기후위험 대응 역량 강화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후센터(APCC)는 세계기후연구프로그램(WCRP)의 핵심 기후 예측 데이터베이스인 '기후시스템 과거 예측 실험 프로젝트(CHFP)'의 이관 작업을 마치고 지난 1일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이관은 기존 아르헨티나 운영기관에서 기후 정보 시스템 능력을 인정받은 아태기후센터로 국제 학계의 합의를 통해 이뤄졌다. CHFP는 일본, 영국, 미국 등 선진 9개 기관의 과거 기후 예측 자료를 집대성한 데이터 은행으로 센터는 이번 이관을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기후 예측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 '아태지역 기후 데이터 허브'로 도약하게 됐다. 김형진 원장직무대행은 “핵심 기후 예측 자료를 지속해서 확충하고 시스템을 고도화해 전 지구적 기후변화 대응 연구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④ 속도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첫 시험대 오른다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대규모 1000조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부지로 광주 군공항이 선정됐다. 약 250만평 규모의 부지로 이미 평탄화가 되어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민간 토지를 사들일 필요가 없는 국유지라는 점도 선정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됐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6일 “오늘 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기업들은 호남권 입지 후보지 중 광주 군공항이 가장 적합한 부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바꾸는 일은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이처럼 발빠른 정부의 지원외에 기업의 투자와 통합특별시의 행정, 지역사회의 준비가 하나로 맞물릴 때 비로소 새로운 산업축은 현실이 된다. △ 정부가 풀어야 할 첫 번째 숙제와 통합특별시의 첫 시험대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기반시설 구축이다.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과 산업용수, 도로와 철도, 폐수처리시설, 송·배전망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정부는 대통령 주재 반도체 특별위원회와 범정부 지원체계를 통해 인허가를 단축하고 전력과 용수 공급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역시 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줄이고 정주 여건을 함께 구축하는 '속도전'을 예고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출범과 동시에 가장 큰 시험대를 맞고 있다.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행정체계로 통합된 이후 처음 추진하는 국가 전략사업이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정의 일관성과 신속성이다. 과거처럼 여러 기관을 오가며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투자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합특별시가 원스톱 행정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면 대한민국 최초의 광역 통합형 산업지원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 기업이 원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행정', 지역도 준비해야 글로벌 기업은 투자할 때 세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첫째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 둘째는 충분한 산업용수, 셋째는 예측 가능한 행정이다. 기업은 정책보다 행정을 믿는다. 인허가가 늦어지거나 기반시설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투자 일정 전체가 늦어질 수 있다. 산업계에서는 “행정 속도가 곧 기업 경쟁력"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사회 역시 산업 변화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전문인력 양성. 협력기업 육성. 주거환경 개선. 교통망 확충. 교육과 의료 인프라 확대. 지역 중소기업들도 반도체 장비와 소재, 물류, 유지보수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대학 역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AI 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시장이 바뀌는 대표적인 속도 산업이다. 생성형 AI와 자율주행, 로봇, 바이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성능 반도체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가 시장 점유율과 직결된다고 분석한다. 정부가 산업단지 조성과 전력망 구축에 '속도전'을 선언하고 실행에 나선것도 이러한 산업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시대에는 기술 경쟁뿐 아니라 행정의 속도 역시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 지역 경제계와 노동계 “기업이 성공해야 지역도 성장, 좋은 일자리" 광주와 전남 경제계는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한 기업 유치가 아니라 산업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수도권에 집중됐던 첨단산업이 광주·전남으로 확장되는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송배전망과 산업용수, 교통망 등 기반시설을 적기에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기업들도 반도체 장비와 소재, 물류, 유지보수 등 연관 산업 참여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금융권도 첨단산업 투자 확대에 맞춰 기업금융과 정책금융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등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도 첨단산업 유치 자체에는 긍정적인 기대를 보이면서도, 투자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고용과 지속 가능한 일자리라고 강조한다. 지역 인재 채용과 기술인력 양성, 협력업체와의 상생이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지역경제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청년들이 더 이상 고향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진정한 성공 기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896조 프로젝트는 정부는 기반시설을 책임지고, 통합특별시는 신속한 행정을 제공하며, 기업은 과감한 투자로 응답해야 한다. 대학은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기업은 새로운 산업 생태계에 참여해야 한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프로젝트는 속도를 잃을 수밖에 없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에너지소식] 한난, 공동주택 탈탄소화 협력…한수원, 새만금 수상태양광 기술세미나 개최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는 지난 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동주택 열에너지 탈탄소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공동주택 부문의 열에너지 탈탄소화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히트펌프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한난과 LH는 △지역난방-신재생 열원 연계 열공급모델 개발·실증 △공동주택 히트펌프 설치 기술개발(R&D)·공유·기술기준 개선 추진 △신규 택지개발저탄소 집단에너지 공급모델 발굴 △법령·제도 개선사항 공동 대응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하동근 한난 사장은 “지역난방과 히트펌프를 연계한 공동주택 열공급 실증사업은 정부의 녹색 전환 의지에 부응하기 위한 단계적 이행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의 본격적인 공사 진입에 맞춰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고 사업 참여사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공사에서 기술교류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최근 새만금 지역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수소에너지 등 첨단산업 투자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인프라의 일환으로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한수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해양 공사부터 전력 계통, 지반·지하구조물, 생태·환경 영향까지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 현안을 논의했다. 이 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향후 산·학·연 기술교류회를 운영할 방향도 공유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새만금 수상태양광 실증단지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강원대학교는 부유식 방파제의 개념과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수리모형 실험 및 수치해석 결과를 소개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정부, 지자체,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을 2029년까지 적기에 준공하고,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충북 음성발전본부에서 음성 복합발전소 1호기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음성 복합 1호기는 충북 음성군 음성읍 평곡리 일원에 건설된 561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소다. 국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친환경 고효율 천연가스(LNG) 발전소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첫 사례다. 2014년 지역주민들의 발전소 유치 청원을 계기로 사업이 본격화했고, 2022년 11월 본공사에 착수해 약 43개월 간의 공사를 거쳐 지난 5월 성공적으로 준공됐다. 발전기에는 독일 지멘스 사(社)의 최신 가스터빈을 적용해 국내 최고 수준인 57.75%의 복합발전 효율을 확보했다. 동절기에는 기존 대비 5~10% 이상 출력 향상이 가능하며, 질소산화물 배출농도를 크게 줄였다. 음성복합발전소 2호기는 내년 9월 착공해 2030년 준공까지 마칠 계획이다.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기념사에서 “음성복합 1호기는 우리나라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국내 1호 석탄-천연가스 전환 사업의 의미를 살려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탄소배출 저감을 동시에 실현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안전한 친환경 발전소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전KPS는 전남 나주시 본사에서 지속가능한 선진 조직문화 조성과 고위직 청렴 리더십 강화를 위해 임원과 고위직을 대상으로 '상임감사 청렴코칭'을 실시했다고 7일 밝혔다. 청렴코칭은 올해 상임감사 주도로 △청렴소통 △의전문화 간소화 △근무환경 개선을 핵심 가치로 하는 '청심환(淸SIM環) 캠페인' 일환이다. 참석자들은 최근 감사사례를 통해 조직문화의 위험신호를 살펴보고,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와 공정한 조직운영 방안을 공유했다. 이성규 한전KPS 상임감사는 참석자들에게 “감사사례는 과거를 지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같은 실수를 막기 위한 소중한 교훈"이라며 “조직문화의 대전환을 통해 후배들에게 자랑스러운 조직문화를 유산을 남길 수 있도록 고위직부터 솔선수범해달라"고 말했다. 한전KDN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2026년 인공지능 특화 시범도시'와 '거점형 스마트도시 조성사업'에 연이어 참여했다고 7일 밝혔다. 한전KDN은 업스테이지와 노타, 오케스트로, 디토닉, KAIST 등 국내 최고 수준의 AI 기술 기업·학계와 함께 천안·아산 인공지능 특화 시범도시 사업에 참한다. 도시 지능센터 기반의 도시 에너지와 가정 에너지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해 도시 에너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운영을 지원할 예정이다. 수원 거점형 스마트도시 사업에서는 재생에너지 기반 전기차 충전 기반시설과 운영체계 구축을 담당한다. 한전KDN은 앞으로도 에너지 정보통신 전문기업으로서 강점을 바탕으로 스마트도시와 분산에너지, 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 에너지 데이터 활용 분야를 연계한 새로운 도시 서비스를 지속 발굴할 방침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원전 대책 없는 메가프로젝트는 주객전도…AI 시대 기후에너지 정책 현실화해야”

지난 6일 정부가 '3대 메가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하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광주 군공항 부지에 조성하기로 결정하면서 안정적인 원전 대책 없이 재생에너지에만 의존하는 첨단 산업 단지 조성은 선후가 바뀐 주객전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용태·김소희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1차 미래정책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AI 시대 올바른 기후·에너지 정책'을 주제로 AI 혁명과 경제 안보, 탄소 중립이라는 글로벌 과제 속에서 우리나라 기후·에너지 정책의 나아갈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경제사회연구원 기후에너지센터장)는 “기후·에너지 정책은 이념이나 특정 전원에 편중되지 않고, 재생에너지·원전·수소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시스템과 경쟁 기반의 시장 제도로 재설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세미나에 참석해 “AI 시대에 맞는 기후·에너지 안보와 산업경쟁력을 결합한 탄소중립 설계가 시급하다"며 “보수 정치가 과학과 실용주의에 기반해 이 문제를 가장 책임감 있게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AI 혁명, 경제 안보, 탄소 중립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충족하는 에너지 정책을 설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2050년 탄소중립 달성 역시 막대한 무탄소 에너지 대체량과 재생에너지의 높은 시스템 비용과 간헐성 문제로 인해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 감축 목표를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재설정하고, 안정적 기저전원인 원전을 적극 활용하면서 재생에너지를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해 “재생에너지 위주의 정책에 맞춰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주객전도식 접근을 지양하고 전력 설비와 원전 중심의 현실적인 공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손양훈 전 인천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는 지식산업이라기보다 막대한 자원과 전력을 소모하는 중공업에 가깝다"며 “미국이 전력 부족으로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한 것처럼 한국도 곧 심각한 전력 병목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 교수는 “기존의 탄소 중립이나 태양광 중심의 녹색대전환(GX) 정책에서 벗어나 전력 공급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근본적인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며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원전·석탄·LNG 등 적시에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펌 파워(Firm Power)' 설비를 과감하게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패널토론에서 전력 공급의 비용 폭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문정빈 고려대 교수는 현재의 AI 인프라 비용 추산이 크게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문 교수는 “전 세계적인 수요 폭증으로 가스터빈, 변압기, 원전 기자재 등의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폭등할 것"이라며 문 교수는 “정부는 현실적인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전력 인프라 재정 계획을 훨씬 보수적으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E칼럼] 대도약, 그리고 맨 나중에 불려온 지역 사람들

지난달 정부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발표한 '대도약' 계획을 나는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반도체에 800조 원, AI 데이터센터에 550조 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지금의 3배로 늘리고, 전국에 새 송전선로를 깐다고 했다. 숫자가 워낙 커서 오히려 실감이 나지 않았다. 다만 그 내용 어딘가에, 앞으로 몇 년 동안 내가 만나게 될 얼굴들이 숨어 있다는 것만은 분명히 느껴졌다. 늘 그렇듯, 맨 나중에야 불려 나올 지역 사람들이었다. 지난 13년 동안 나는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들어선다는 지역을 수백 곳을 다녔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다. 지역이 등을 돌리는 이유는 기술이 무서워서도, 보상금이 적어서도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언제나 순서였다. 사업자가 어디에 얼마만큼 지을지 다 정해놓고, 인허가까지 받아둔 다음, 맨 마지막에야 형식적으로 주민을 부른다. 그렇게 불려 나온 사람은 이미 정해진 일을 통보받는 사람이 된다. 자기 마을 일인데 맨 나중에 알게 된 사람들. 그 서운함이 반대가 되고, 반대가 싸움이 된다. 내가 조사한 사업의 열에 아홉이 그렇게 멈추거나 엎어졌다. 지난 3월 용인의 송전선로에 반대하며 광화문에 모인 5천 명도 다르지 않았다. 이득은 도시가 챙기고, 견디는 일은 늘 지방의 몫이었다. 고치는 법은 뜻밖에 간단하다. 순서를 뒤집으면 된다. 주민을 맨 뒤가 아니라 맨 앞에 세우는 것이다. 어디에 얼마나 지을지 그 첫 단추를 함께 끼우면, 설명회는 통보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된다. 전기와 물을 어디서 끌어올지, 감춰둔 정보를 먼저 알려주면 된다. 그리고 주민을 돈 받고 물러설 사람이 아니라, 그 발전소의 투자자 중 하나로 초대하면 된다. 반대할 이유가 참여할 이유로 바뀌는 데는, 그 자리 하나면 충분했다. 먼저 함께하고, 그 다음에 짓는다. 현장을 오래 돌다 저절로 몸에 밴 순서다. 신기하게도 지구 반대편에 나와 똑같은 결론에 이른 사람이 있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로 유명한 환경운동의 대가 '에린 브로코비치'다. 그는 요즘 미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상대로 싸우는데, 그 방식이 내가 걸어온 길과 놀랍도록 닮았다. 그는 높은 사람을 찾아가 제도를 바꿔달라 조르지 않는다. 대신 지역사회부터 찾아간다. 지방정부에 가서 환경영향평가 서류를 내놓으라 하고, 필요한 전기와 물을 대체 어디서 가져올 거냐고, 안 그래도 모자란 우리 동네 것을 빼다 쓸 셈이냐고 따져 묻는다. 그렇게 공식 정보를 어렵게 손에 쥔 뒤에야 주민들을 불러 모아 함께 의견을 낸다. 사업 계획이 다 끝난 뒤 얼마를 보상할지 흥정하는 게 아니라, 사업 계획이 시작될 때 주민들을 그 자리에 앉히는 것이다. 그가 흘리듯 남긴 말이 오래 마음에 걸린다. 예전 힝클리 사건 때는 3억 달러 남짓으로 합의가 되었지만, 이제는 수십억 달러는 있어야 이야기가 된다고 했다. 순서를 어기고 미뤄둔 값은 시간이 갈수록 불어난다는 뜻이다. 지금 미국이 그 계산서를 받아 들고 있다. 이번 정부 계획도 꼭 그 갈림길 위에 서 있다. 서남권 반도체 단지는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그 발전소와 전선은 결국 누군가의 마당 앞에 선다. 18GW까지 확대된다는 데이터센터는 어마어마한 전기와 냉각수를 필요로한다. 브로코비치가 지금 미국에서 던지는 그 질문이, 머지않아 우리 앞에 그대로 놓일 것이다. 물과 전기를 어디서 끌어올 것인가. 정부도 이대로면 첫 삽 뜨기까지 십 년이 넘게 걸린다고 인정했다. 그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은, 주민을 건너뛰고 서두르는 순간 오히려 갈등의 불씨가 된다. 순서를 바꾸면 정말 달라진다는 것은 우리 현장이 먼저 보여주었다. 강원도 태백에서는 주민을 먼저 모셨더니 2년 넘게 걸리던 인허가가 넉 달로 줄었다. 내 집 앞은 안 된다던 목소리가, 제발 우리 마을에 지어달라는 목소리로 바뀌는 순간을 나는 두 눈으로 보았다. 정부의 계획서에는 전기와 물과 땅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빼곡히 적혀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감당할 지역 사람들이 어느 대목에서 참여하는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 자리를 비워둔 채로 밀고 나가면, 몇 해 뒤 우리는 한국의 브로코비치가 지역 관공서 문을 두드리며 사업 중지를 요구하는 장면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지역 사람이 먼저 그 땅에 뿌리를 내려야, 그 위에 줄기가 서고 비로소 전기가 흐른다. 대도약이 끝내 도약으로 남느냐, 아니면 또 한 번의 갈등으로 주저앉느냐는, 결국 누구를 맨 앞에 세우느냐에 달려 있다. ek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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