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김성환 장관 “석탄발전 최소출력 하향·ESS 충전비용 감액 검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석탄발전의 최소출력 기준을 낮추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 시 부과되는 전기요금을 감액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기존 대형 발전원에 유리하게 설계된 전력시장 운영·비용 체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 장관은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석탄발전 최소출력 기준 하향 필요성을 묻는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최소출력 기준을 하향 조정하는 문제는 적극 검토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현재 전력시장 운영 규칙이 원전과 석탄 등 대형 전원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재생에너지 가동중단(출력제어)를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석탄발전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고 전환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도 약 10% 늘었다. 지난 5월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역시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했다. 김 장관은 올해 석탄발전량이 늘어난 데 대해서는 중동 전쟁에 따른 가스 수급 및 가격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한시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만큼은 특수하게 가스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원전과 석탄발전을 추가로 가동하는 정책을 쓰는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조금 부족했을 수 있다"며 “중동 전쟁의 여파가 마무리되면 석탄의 최소출력 기준을 하향 조정하는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SS 충전 비용 체계도 손질할 방침이다. 박 의원은 현재 양수발전은 물을 끌어올리는 데 사용하는 전력에 별도의 전기요금을 부담하지 않는 반면 ESS는 전력을 저장하기 위한 충전 과정에서 전기요금을 부담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양수는 비용 부담을 하지 않는데 왜 ESS는 부담하느냐는 부분에 대해 정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ESS를 늘리면 송·배전망 추가 설치를 회피할 수 있는 비용이 있는 만큼 전액 감액할지, 일정액만 부과할지 등을 검토해 취지가 살아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규모 발전사업자의 공용접속 비용 부담 문제도 제도 개선 대상에 올랐다. 박 의원은 2024년 11월부터 배전망에 접속하는 40메가와트(MW) 이하 발전원의 공용접속 설비 비용을 발전사가 부담하게 되면서 대형 전원과 소규모 태양광 간 비용 부담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전력망 개편 과정에서 공용접속 비용을 보다 균등하게 나눠 부담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에 따른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가 전력 소비를 오히려 늘릴 수 있다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중국 등 경쟁국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국가 균형발전 요소까지 고려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부분적으로 인하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경쟁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불필요한 전기 수요를 추가로 늘릴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김성우 시평] 에너지전환의 공급망 리스크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필자는 지금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파리에서 열리는 'Europe-Asia Clean Policy Workshop'에 참석 중이다. 이 행사는 올해 4년차로 유럽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몽테뉴연구소(Institut Montaigne) 주관하에 유럽이 한국과 일본을 초대해 에너지전환 관련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국가별 관련 정부, 기업, 전문가가 머리를 맞댄 현장의 핵심 화두는 단연 '에너지전환 기술의 공급망 리스크'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겪으며 화석연료 의존의 취약성을 뼈저리게 체감한 세계는 자국 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화석연료 공급망 리스크에서 벗어나려다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핵심 공급망의 특정국 의존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마주하고 있다. 이에 3자 모두 에너지전환의 기술 수요가 지속 성장하고 있는 시점에 어떤 수요측 수단(Demand-Side Measures)을 도입하고 함께 협력해 공급망 리스크를 줄여야 할지에 논의가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전환 기술의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매우 높다. 태양광의 경우, 중국산 모듈 비중은 2023년 29%에서 2024년 58%, 지난해 69%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불과 2년 만에 국내 시장의 주도권이 국산에서 중국산으로 넘어간 셈이다. 심지어 모듈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인 셀의 한국산 비중은 2021년 35%에서 지난해 4%까지 떨어졌다. 이는 국내 태양광 발전소의 80% 이상이 100kW 미만의 소규모 설비로 영세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에 민감하고, 그나마 국내에서 생산되는 셀 제품들도 미국을 향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활용되는 배터리 역시 사정이 크게 나은 것은 아니다. 8월 한달간 국내에서 판매된 중국산 배터리 탑재 국산 전기차가 40%를 넘어 1년 사이에 16% 포인트 올랐다. 공급망 의존도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 배터리에 필수인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의 약 98%를 중국에 의존했고, 양극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의존도도 94%에 달해 상류 소재에 대한 통제가 있을 경우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망 안전화 요구로 폭발적 성장을 시작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에너지전환 기술의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경쟁만으로 승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최근 보조금과 세제, 공공시장 제도를 아우르는 다양한 비가격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재생에너지 공급의무 달성을 위한 경쟁입찰에서 탄소배출량 검증 모듈 사용 여부에 따라 차등 배점(630kg·CO₂/kW 이하 모듈에 20점 배점 등)을 부여하고, 기후부의 탄소중립설비 지원사업에도 저탄소 인증 가점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탄소배출량 655kg 이하 저탄소 모듈을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켰고, 내년부터는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 분야의 품목에 대해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단순 기술투자를 넘어 발전시설 설치와 품목 생산에 세제 혜택까지 연계한 것은 모든 에너지원을 통틀어 진일보한 시도다. 그러나 에너지전환 기술의 공급망 리스크는 글로벌 차원으로, 자국 중심의 분절된 정책만으로는 리스크 대응에 한계가 있다. 파리 워크숍에서 유럽과 한∙일 참가자들이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는 해법 중 하나가 환경성과 신뢰성을 담보하는 '상호인정'과 '신뢰 기반 파트너십'인 이유다. 지원정책, 공공구매, ESG규정 등 서로의 기준을 연계하고 상호 인정함으로써 공동으로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자는 취지다. 예컨대, 탄소국경세 부과나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기준이 되는 제품별 탄소배출량 검증을 상호 인정하는 것이다. 한 국가가 계산한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다른 국가에서도 인정해 주면,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우대 혜택을 부여하는 공급망 리스크 완화 정책의 효과도 커진다.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전기의 탄소배출량의 경우 중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은 유럽과 이미 건축기자재 등 일부 제품에 대해 환경성적표지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하고 있는데, 필자는 이 선례를 다양한 제품과 제도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의 태양광 및 ESS 시장규모는 한국의 10배가 넘는다. 에너지전환이 단순한 발전설비의 변경 및 확충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진화가 병행되어야 하는 만큼, 금번 워크숍이 에너지전환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기업의 수출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bienns@ekn.kr

[EE칼럼] 잠기는 섬, 솟아나는 섬

한쪽에서는 섬이 잠기고, 다른 쪽에서는 섬이 솟아난다. 남태평양 투발루와 카스피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새 섬은 땅이 융기한 게 아니라 호수의 물이 빠져 바닥이 드러나며 생겼다. 물이 넘쳐도, 모자라도 삶의 터전은 사라진다. 지구 역사에 늘 있었던 일이지만, 문제는 너무 빨리 진행되고, 원인이 인간이라는 점이다. 투발루의 평균 해발고도는 불과 2m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이곳 해수면은 2023년까지 30년 새 약 15㎝ 상승했다. 이 낮은 나라에서 몇㎝의 차이는 침수의 빈도와 피해 정도를 크게 바꾼다. 투발루는 석호에서 모래를 퍼 올려 바다를 메우고 방어시설을 세우고 있다. 일련의 매립 사업이 마무리되면 주섬에 약 0.21㎢의 땅이 추가된다. 국토가 약 26㎢인 나라가 고향을 지키려고 벌이는 사투다. 이들에게 기후위기는 금세기 말의 전망치보다 오늘 발을 디딜 땅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세계 최대 내륙 수역인 카스피해에서는 거꾸로 물이 줄었다. 카자흐스탄 관할 수역의 수위는 1996~2025년 약 2.45m 낮아졌다. 바다로 나가는 물길이 없는 이곳에서는 기온 상승에 따른 증발 증가에 댐과 취수로 인한 유입량 변화까지 겹친다. 수심이 대체로 3~6m인 북부 연안에서는 조금만 물이 줄어도 해안선이 멀리 후퇴한다. 항만과 어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습지가 줄어든다. 바닷물의 열팽창과 육상 얼음의 융해로 해수면이 오르는 대양과는 조건이 다르다. 같은 온난화가 지형과 물의 순환에 따라 정반대의 풍경을 만든다. 카스피물범의 사정은 땅이 늘어난다고 살 곳이 늘어나는 게 아님을 보여준다. 2021년 수천 마리가 모였던 섬은 이후 육지와 연결됐다. 섬을 둘러싸고 사람의 접근을 막아주던 물의 울타리가 사라진 것이다. 쉴 곳을 잃은 물범은 더 많은 어업과 선박, 석유·가스 사업에 노출된다. 새끼를 낳을 겨울 얼음마저 불안정해진다. 인간이 지도 위에서 새 땅을 발견하는 동안 물범은 제 집을 잃는다. 근본적인 해법은 온실가스 감축이다. 그러나 배출을 줄인다고 내일 당장 수면이 제자리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바다에 축적된 열과 빙상의 느린 반응 때문에 해수면 상승은 오래 이어진다. 감축의 효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살아야 하므로 적응을 함께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 투발루의 해안 방어와 안전한 거주지 확보, 카스피해 유역의 물 사용 조정과 물범 피난처 보호가 모두 시급하다. 다만 방조제와 매립으로 커지는 위험을 감당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적응은 감축을 미루는 구실이 될 수 없고, 감축 약속도 당장의 생존을 대신할 수 없다. 이 생존에는 돈과 권력이 필요하다. 영화 〈설국열차〉에서 앞칸 승객들이 호사를 누리는 동안 꼬리칸 사람들은 추위와 굶주림을 견딘다. 같은 열차에 탔다고 같은 재난을 사는 것은 아니다. 기후위기를 일으킨 책임이 없는 물범, 배출에 기여한 몫이 작은 태평양 빈국이 먼저 삶의 자리를 빼앗기는 현실은 그 장면을 닮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을 지킬 자원과 결정권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탄소를 많이 배출한 사회가 감축의 속도를 흥정하는 사이, 협상력이 약한 이들은 살아남을 비용부터 치른다. 그러므로 적응을 각자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주문으로 남겨두면 안 된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며 부를 축적한 나라들이 감축을 서두르고 취약국의 적응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적응 지원금을 내고 화석연료 사업을 계속 늘린다면, 한 손으로 방조제를 쌓으며 다른 손으로 물을 밀어 넣는 셈이다. 기후협상에 대표를 보낼 수조차 없는 생물들의 서식지도 정책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방조제의 높이만큼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누가 보호받느냐다. 투발루와 물범에게 함께 버티자고 하면서 앞칸의 생활을 고집한다면, 지키려는 것은 지구인가, 특권인가. bienns@ekn.kr

첫 ‘재생에너지의 날’ 태양광 사업자들 정부 ‘규탄’ 시위

재생에너지의 날 첫 법정기념일 행사에 정작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섰다. 정부가 연내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제(LMP) 도입을 추진하면서 비수도권 발전사업자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에서는 가격 하락 자체보다 송전망 부족에 따른 책임을 발전사업자에게 전가하는 제도 설계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23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울 코엑스에서 '2026 재생에너지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재생에너지의 날의 법정기념일 지정을 맞아 정부가 주최하는 첫 기념식이다. 재생에너지의 날은 지난 2019년 10월 23일 서울에서 개막한 세계재생에너지총회를 계기로 그동안 민간 주도로 기념해왔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녹색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지난 20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매년 10월 23일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하지만 첫 법정기념일을 맞은 재생에너지 업계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와 전국태양광발전협회 등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이날 정부가 추진하는 LMP에 반대하며 제도 도입 유예와 재검토를 요구하며 김성환 기후부 장관 사퇴까지 요구하는 규탄 시위에 나섰다. LMP는 송전망 상황에 따라 지역별로 전력도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을 달리 적용하는 제도다. 송전망이 부족해 지방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충분히 보내지 못하면 전력이 남는 비수도권의 SMP가 수도권보다 낮아질 수 있다. 발전사업자들은 송전망 부족을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데도 이에 따른 손실은 발전사가 떠안게 된다고 주장한다.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는 “송전제약의 책임은 송전망 건설을 게을리한 역대 정부와 한전 등이 분담해야 할 몫"이라며 “결코 발전사업자가 분담할 몫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요금제의 방향에도 반발하고 있다. 전력 생산이 많은 지역의 산업용 소매요금은 낮추면서 수도권 요금 인상은 배제하고, 비수도권 발전사의 도매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제도를 추진할 경우 결국 부담이 발전사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역에서 발전소를 운영하는 LNG와 석탄 등 민간 발전업계도 LMP 도입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제도 설계의 불확실성을 문제 삼고 있다. 발전원은 서로 다르지만 송전망 부족이라는 발전사업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을 도매가격에 반영하는 방식에는 공통적으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전력거래소가 22일부터 이날까지 전남 나주에서 사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LMP 사업자 설명회에서도 규탄 시위가 이어졌다. 재생에너지 업계는 LMP가 장기적으로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협회는 “민간자본인 기업과 상인은 20여년간의 상업적 합리성을 나름대로 계산해 재생에너지 시장에 진입한다"며 “정부가 오히려 잘못된 가격신호를 보내게 되면 모두 이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력망 확충과 전력시장 구조 개선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둔 채 힘없는 영세 태양광발전사업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제도 개편을 유예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석탄발전 폐지, 정의로운 전환 범위·재원 명확히 규정해야”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며 관련 노동자들이 충분한 기간을 두고 새 일자리에 적응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지원 대상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 노동자와 지역 사회의 전환을 지원할 재원을 법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발전소 현장 여건을 고려한 현실적인 정원 조정과 인건비 확보, 협력사·자회사 비정규직까지 포함한 직무 전환 교육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석탄발전 폐지 대응 노동분야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경희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이행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석탄발전 특별법이 기존 법제와 연계가 잘 돼있지만, 향후 계획안과 논의 구조(거버넌스) 등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와 지역 등 '정의로운 전환' 대상을 면밀히 따질 것을 주문했다. 특별법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의 정의로운 전환에 대해 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기존 법제들을 연계하고, 구체적인 석탄발전 폐지 지역과 근로자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을 담고 있다. 탄소중립기본법과 고용정책기본법, 산업전환고용안정법, 지역산업위기대응법 등 기존 법제가 에너지 분야의 정의로운 전환과 고용위기 지역 지정, 근로자 지원 등을 실행할 근거를 담고 있다. 그러나 특별법이 있어야 기존 제도들을 연계해 협력사 등 공급망 보호와 다양한 유형의 근로자를 위한 단계별 지원, 대체산업 육성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역할을 위한 향후 과제로 정의로운 전환의 지원 대상을 명확히 규정하고 예산을 적기에 확보할 법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이 위원은 제언했다. 이 위원은 “노동 전환과 인적 지원의 범위를 따질 때 단순히 근로자성 판단에 머무르지 않고 인정 대상을 폭넓게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범위를 따질 구체적 기준을 담은 하위 법령을 마련해야 한다"며 “노동자를 포함한 민주적 참여를 법적으로 규정했지만, 법적 근거를 토대로 구성된 기존 참여 기구들과 연계할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지역 내 일자리 전환 가능한 실질적 사례를 개발하고, 석탄발전소 폐지 관련 5개 기금이 특별법에 규정됐다 해도 재원 규모 예측과 사전 배분에 대한 법적 규정도 담을 필요가 있다"며 “노동자 전환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확보하려면 대체 산업 개발을 포함한 에너지 전환이 선순환할 수 있는 설계가 우선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일천 고용노동부 산업전환일자리지원단 과장은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계기로 준비 중인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구 제도 고시를 소개했다. 정의로운 전환 특구 지정과 지원은 탄소중립기본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번에 석탄화력 발전소 폐지가 본격화하면서 충남 태안과 보령, 경남 고성과 하동 등 석탄발전 폐지 시기가 비교적 빠르고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부담을 지역과 노동자 뿐만 아니라 국가 및 사회가 함께 부담한다는 취지다. 어 과장은 정의로운 전환 특구의 목표가 △전환에 따른 충격 완화 △영향 예측 및 선제적 대책 마련 △전환 부담의 사회적 분담 △지역 산업 전환과 고용전환 등 중장기적 종합 지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산업 전환과 고용 전환, 지역 경제 회복을 종합적으로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서 정의로운 자원 특별지구는 단순히 지역 지원 산업이 아니라 산업과 고용, 지역 경제 전환을 다 함께 지원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 체계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노동계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맞춰 노동 인력을 감축하는 대신 충분한 직무 교육 기간을 보장하고, 정규직·비정규직 등 노동 형태부터 지원 업무까지 다양한 유형을 고려한 직무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규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은 “폐지 발전기 수에 비례해 정원 감축 규모를 정하는 대신 공용 설비 운영과 직무별 교대근무 현황, 필수 안전 인력 등까지 실제 업무와 설비 운영에 근거해 현실적인 정원 조정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전환 교육과 재배치에 필요한 인력을 인정하더라도 이에 맞는 인건비를 함께 확보하는 방식의 인력 전환 지원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따른 대체·전환 투자와 좌초자산 손실 상황에서는 발전공기업들의 재생에너지 투자 기반이 부족하다"며 “발전공기업 통합 과정에서 자체 자산 처리를 통한 재무 여건 보전과 대체 자원 확보 및 신규 사업 투자까지 하나의 산업 전환 패키지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화 코엔서비스 노조위원장(공공노련)은 “협력사·자회사를 포함해 발전소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에게 직무 전환 교육 훈련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직무별 노동자 수와 직무전환 유형별 효과적인 훈련 내용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원전 공론 전문위 구성…환경·원전 전문가 참여

원자력발전 비중 등을 논의할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의 숙의를 지원할 전문위원회 구성이 확정됐다. 환경 측 전문위원에는 에너지전환포럼에서 현재 활동 중인 전문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원전 측에는 대표적인 원자력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향후 자료집 작성과 숙의 과정에서 양측 간 치열한 논의가 예상된다. 22일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을 위한 원전 공론화위원회'에 따르면 공론화위는 전날 서울 여의도 전력기반센터에서 제3차 회의를 열고 전문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했다. 전문위는 환경·원전·중립 전문가 각각 3명씩 총 9명으로 구성됐다. 당초 공론화위는 환경단체에 환경 측 전문위원 추천을 요청했지만 환경단체가 이를 거절하면서 공론화위가 해당 위원들을 직권으로 선정했다. 환경 측 전문위원으로는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가 선정됐다. 이들 3명은 모두 에너지전환포럼에도 속해있다. 윤 교수는 에너지전환포럼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 이사는 에너지전환포럼 이사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원전 측 전문위원에는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정범진 경희대 교수, 최성열 서울대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중립 전문가로는 김종익 한국공학대 조교수, 박찬국 한국외대 조교수, 김철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선정됐다. 전문위는 오는 27일 첫 회의를 열고 시민참여단에 제공할 숙의 자료집과 설문지 작성 방향 등을 논의한다. 다만 설문지와 자료집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은 공론화위가 갖는다. 공론화위는 전문위 구성과 함께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한 설문 방식을 논의했다. 공론화위는 현재 수립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이번 공론의 전제로 삼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숙의 설문지는 '질문에 방향을 담지 않는다'와 '찬반 투표로 보이는 형식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두 가지 원칙을 토대로 작성하기로 했다. '질문에 방향을 담지 않는다'는 것은 원전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을 전제로 질문하지 않고, 각 쟁점에 대해 어느 수준까지 갖춰져야 하는지를 묻는 방식이다. 또 단순한 찬반 투표 형식을 피하기 위해 원전 등 전원별 발전량 비중의 하한과 상한을 제시하도록 하는 등 '범위'를 묻는 방식으로 시민참여단의 의견을 확인할 예정이다. 시민참여단의 숙의 토론은 오는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은재호 공론화위원장은 “공론화 시 균형은 시민에게 전달되는 정보와 토론의 공정성으로 지켜진다"며 “환경단체가 공론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는 어느 한쪽으로도 기울지 않게 숙의 자료집을 만들고 토론을 진행할 것"이라며 “공론화의 문은 마지막까지 열어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기후위기 시대의 ESG - 그 방향을 묻다

폭염과 집중호우의 여름이 물러나고 청명한 하늘이 반가운 가을이다. 그러나 기후위기 대응은 재난이 닥쳤을 때의 다짐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평온한 지금이야말로 선택한 대응 수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냉정하게 점검할 때이며, 그 점검이 국가 경쟁력을 가른다. 재난의 긴장에서 벗어난 이 계절에 ESG의 진행 상황과 방향을 다시 정비하자고 꺼내는 이유다. 환경(E)·사회(S)·지배구조(G)를 뜻하는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의 틀이다. 기후위기가 생산과 공급망, 자산과 수익을 위협하며 무게중심은 E로 옮겨갔지만, 사회와 지배구조를 소홀히 하라는 뜻은 아니다. 기후위기라는 큰 우산 아래 세 영역을 함께 살피되, 오늘은 그 우산이 실제로 우산 구실을 하고 있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먼저 실효성이다. 적지 않은 인력과 비용을 들이는 ESG가 실제 배출과 재난 위험을 줄이고 있는가. 보고서가 두꺼워지고 등급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성과를 입증할 수는 없다. 감축량과 피해 감소, 경영 개선으로 답해야 한다. 성과의 잣대가 그 자리에 서는 순간, ESG는 비용 항목에서 경쟁력 항목으로 옮겨 간다. 실효성을 가르는 잣대는 도입 과정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의 상황에 기반한 금융중심 기준을 받아들이면서, 제조업·수출 중심인 우리 산업구조와 전력 공급 여건, 중소기업의 역량을 고려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국제적 호환성이 필요함을 인정하더라도 우리 실정을 반영하지 않은 획일적 요구는 자료 수집과 검증 비용을 늘려 정작 현장 개선에 쓸 자원을 잠식할 수 있다. 이 비용은 특히 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에 더 무겁게 얹힌다. ESG에 대응하지 못하면 금융거래는 물론 수출입 등 기업활동 전반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까 걱정이 앞섰고, 어려운 경영 속에서도 ESG 조직을 만들고 유지해 왔는데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기업이 많다. 정부와 수많은 관련 기관·단체는 필요성 강조에서 나아가, 업종과 규모별로 당장 해야 할 일과 뒤로 미뤄도 되는 일을 쉽고 친절하게,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기업에 불안을 안긴 채 해법은 스스로 찾으라고 해서는 안 된다. 국제표준 ISO의 경험은 이 대목에서 참고할 만하다. 품질·환경경영 표준은 업무의 체계화와 운영 개선에 기여해 왔다. 다만 인증 유지와 심사 통과가 목적이 되면 비용은 반복되지만 개선 효과는 약해질 수 있다. ISO의 효용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형식과 실질이 어긋나는 지점을 살펴야 한다. ESG도 기존 관리 체계와 연계해 확보한 자료를 활용하고 중복 업무를 줄여야 같은 함정을 피할 수 있다. 제도의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이 관점은 통상 현장에서 더 절실하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와 배출권거래제 대응의 핵심은 정확한 배출 자료와 실제 감축이며, 기후재난에 대비한 입지·설비·공급망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EGS 보고서는 이런 결정을 도울 때 가치가 있다. 유럽조차 기업 부담을 고려해 공시·실사 제도를 간소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겨야 한다. 규제 대응은 한 번의 보고가 아니라 데이터가 쌓일수록 유리해지는 관리 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그렇다면 방향은 명확하다. 현실성·실효성·합리성이라는 세 기준으로 선택과 집중을 이루는 것이다. 공시 일정에 맞춘 최소한의 준비로 비용을 통제하되, 체력이 약해 부담이 큰 중소기업일수록 신중하게, 대신 S·G의 좋은 경영과 관리 체계를 우선 갖추어야 한다. 정부는 업종과 규모에 맞게 요구를 차등화하고 공통 데이터와 검증을 지원하며, 기업은 검증된 사례를 도입하는 영리한 추종으로 비용을 줄이되 경쟁우위를 만들 분야는 선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신중함이 준비의 중단이어서는 안 된다. 한숨 살필 시간을 갖는 관망은 방치가 아니라, 준비된 대응의 다른 이름이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대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손실을 무릅쓴 맹목적 투자가 아니라, 공시 일정과 정부의 지원안에 맞춰 최소한의 대비를 단단히 갖추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게 준비하면 다른 나라들이 기후 규제 속에 머뭇거릴 때 생기는 공백을 우리의 실리적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 청명한 가을날의 상쾌함 뒤에 숨은 기후위기의 엄중함을 인지하되, ESG를 향한 무조건적인 조급함은 내려놓자. 냉정한 현실 진단과 속도 조절이야말로 기후위기 시대에 기업과 사회를 동시에 살리는 가장 합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다. ESG의 성적표는 보고서의 두께가 아니라 줄어든 탄소와 피해, 높아진 안전과 경쟁력으로 매겨질 것이다.

영광군, 에너지로 미래 성장동력 키운다

영광=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탄소중립과 첨단산업의 성장으로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가 국가와 지역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영광군이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군민과 나누는 에너지 기본소득부터 청정수소 생산, 미래 모빌리티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육성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영광군의 전략은 에너지 생산에 머물지 않는다. 원자력과 태양광, 해상풍력으로 확보한 에너지 기반을 주민 소득과 기업 투자, 양질의 일자리로 연결하고,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산업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에너지 이익, 군민 소득으로 돌려준다 영광군은 햇빛과 바람을 활용해 얻은 발전 이익을 군민과 공유하는 '에너지 기본소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자원을 지역 공동의 자산으로 활용하고, 그 수익이 주민 복지와 소득 증대로 이어지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군은 2024년 12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군민 참여와 개발이익 공유를 위한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2025년 5월 기본소득 기본 조례를 공포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신재생에너지 공유화 기금의 설치와 운용에 관한 조례를 마련해 발전 이익을 적립하고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갖췄다. 마을 단위 태양광 발전사업도 이익공유 모델의 기반이 되고 있다. 현재 4개 마을에서 총 195㎾ 규모의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약 256MWh의 전력을 생산한다. 마을별 연간 순수익 약 300만 원은 공동기금으로 적립해 공동급식과 경로잔치 등 주민 복지에 사용하고 있다. 군민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업도 병행한다. 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2,011가구에 태양광·태양열 설비를 보급했으며, 올해도 252가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이 기본소득 확대 열쇠 에너지 기본소득을 확대하기 위한 주요 재원으로는 해상풍력이 꼽힌다. 영광에서는 해상풍력 약 3.1GW와 태양광 약 0.7GW 규모의 발전사업이 허가를 받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낙월해상풍력은 설비용량 364.8㎿ 규모로, 2025년 12월 첫 발전기의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6년 3월 시행된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역시 민관협의회를 통한 이익공유 내용을 담고 있어 지역 차원의 공유 정책과 연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영광군은 발전사업자가 지역사회 환원을 위해 자발적으로 기탁하는 기부금을 활용해 전 군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목표는 2027년부터 군민 1인당 연간 20만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해상풍력 발전이 본격화하면 공유 재원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안정적인 지급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재원 확보와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군은 정부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진행하고, 지방교부세법 등 관련 제도의 개선도 국회와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청정수소 생산기지로 산업 기반 확장 영광군은 전력 생산 기반을 청정수소 산업으로 연결해 새로운 기업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대마전기자동차산업단지 일원에 1GW급 수전해 수소생산단지를 조성하고, 연간 14만 톤 규모의 수소 생산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수소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연구센터, 대학을 연계해 연구개발부터 생산, 인력 양성, 기업 정착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수소특화단지 지정 절차는 소관 부처 업무 이관 등의 영향으로 잠정 연기된 상태다. 군은 사업 추진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삼성물산 등 21개 기업과 투자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원전 전력구매계약(PPA) 관련 제도 개선 건의와 영광~여수·광양 수소배관망 타당성 조사, 대학 연계 인재 양성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청정수소 산업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생산시설뿐 아니라 기업 참여와 유통망, 전문인력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영광군은 관련 기업과 기관의 협력을 통해 생산부터 활용까지 연결되는 기반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미래 모빌리티·반도체 소부장 육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영광군이 기존 산업 기반을 활용해 육성하려는 분야다. 광주의 완성차·전장부품 산업과 영광의 시험·인증 인프라를 연결하는 '미래모빌리티 메가 클러스터' 구상을 추진하며, 글로벌 혁신특구 사업 등을 활용해 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는다.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와 스마트 e-모빌리티 경진대회를 통해 청년 인재와 기업 간 교류를 확대하고, 국제대회 전환과 관련 학술행사 유치 등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인력 양성 거점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소부장 산업 역시 새로운 성장 분야로 육성한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첨단산업의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영광군은 한빛원자력발전소와 태양광·해상풍력 등 에너지 자원을 기업 유치의 기반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대마전기자동차산업단지 등 기존 산업시설과 연계해 반도체 소부장 기업의 집적화를 모색하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및 관계기관과 협력해 특화단지 조성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 투자와 전문인력 수요를 확대하고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RE100 산업단지로 친환경 기업 유치 기업의 탄소중립 이행과 재생에너지 사용이 중요한 경영 과제로 부상하면서 RE100 산업단지 조성도 영광군의 주요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캠페인이다. 군은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지역의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친환경 첨단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산업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RE100 산업단지 후보지 선정과 기본구상 용역을 통해 산업입지 여건과 기업 입주 수요, 재생에너지 공급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정부 정책과 연계해 단계별 추진 방향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소부장과 미래 모빌리티 등 전력 사용량이 많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중요한 기업을 유치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관계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영광군의 에너지 산업 전략은 발전 이익을 군민과 나누는 동시에 에너지 생산 기반을 첨단산업 육성에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에너지 기본소득과 청정수소, 미래 모빌리티, 반도체 소부장, RE100 산업단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주민 소득과 기업 투자, 고용 창출이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려면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제도 개선, 기업 투자 유치, 기반시설 구축이 뒷받침돼야 한다. 영광군은 정부와 국회,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에너지 자원이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별 추진 기반을 단계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기후경영 포럼] “탄소감축 효과 따질 데이터 모은 AI 에이전트 개발…GX·AX 둘 다 가능”

녹색전환(GX)을 견인할 산업과 금융이 실제 탄소 배출량 감축에 기여하려면 블록체인 도입 뿐만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제공하는 AI 에이전트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류광남 뉴톤 대표는 21일 에너지경제신문과 국가녹색기술연구소가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FKI)타워에서 공동 개최한 '대한민국 녹색전환(GX) 기후경영 포럼 2026' 행사에서 '디지털 탄소 자산 생성을 위한 분석 및 검증 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류 대표는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을 역임하고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및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 설계에 참여한 기후·에너지 정책 및 탄소시장 AI 기술 전문가다. 류 대표는 탄소 크레딧에 블록체인 기술과 토큰을 적용하면 변조를 막을 수 있지만 사실과 다른 데이터를 입력하는 경우 실제 감축량을 증거에 따라 파악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탄소 감축 방법론과 지침, 해설서, 별첨자료 등 갖가지 자료들이 여러 곳에 분산돼 있고, 탄소감축 효과를 판정하는데 필요한 데이터가 부족하다. 정부 기관이나 국제기구가 기후테크 기업들을 선정할 때 감축 효과에 대한 판단이 객관적 근거 대신 주관적 의견을 토대로 이뤄지고, 탄소 시장 확장에 따른 평가 체계 변화가 바로 반영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뉴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이스트(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연구진과 공동으로 '온톨로지 기반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 AI 구조를 구축했다. 글로벌 5대 자발적 탄소시장 레지스트리의 사업계획서와 모니터링 보고서, 검증 보고서, 국제감축 지침,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등 17만건 이상의 기후·탄소 전문 문서와 250만 개 이상의 표 데이터를 하나의 지식 구조로 연결한다. 내용이 갱신되면 최대 24시간 이내에 반영되는 구조다. 류 대표는 “뉴톤의 온톨리지 기반 지식그래프 AI 구조는 범용 AI보다 6~7배정도 좋은 성능을 내고 있다"고 평가하며 “토큰을 범용 엔진의 약 25분의 1 수준으로 덜 쓰므로 저탄소 AI 엔진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석 기술로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 연구소가 탄소 감축 효과를 평가하는 작업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류 대표는 자신했다. 류 대표는 “스타트업이 만든 탄소 감축 등급 체계에 대한 신뢰도나 인지도가 모두 인정하는 수준으로 가기에는 오래 걸릴 것"이라며 “뉴톤은 기후 관련 사업 선정·모니터링·운영·평가 기관들 이 AX로 업무 자동화를 하도록 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과제에 대해서는 “데이터 구축부터 AI 에이전트 평가에 대한 검증까지 나아가려면 기후 테크 비즈니스들이 많이 확장돼야 한다"며 “실제로 현장에 적용되고 탄소 감축 효과를 확인할 수 있고 하는 때가 온다면 AI 에이전트의 효과에 대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기후경영 포럼] “라이셀의 분산형 CCUS 기술로 중소기업·도심 건물 탄소 감축 가능”

독성이 없고 자원이 풍부한 아미노산염을 이용한 탄소 포집 기술로 중소 사업장과 도심지 건축물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시도가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승섭 라이셀 본부장은 21일 에너지경제신문과 국가녹색기술연구소가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FKI)타워에서 공동 개최한 '대한민국 녹색전환(GX) 기후경영 포럼 2026' 행사에서 '사업장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탄소 포집 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탄소 포집·이용·저장(CCUS)이 기술적 한계와 도심 설치의 어려움에 부딪혀 있다고 김 본부장은 진단했다.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드라이아이스 형태로 포집하기 위해 고압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불안정성 문제가 발생하고, 국내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시설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기존 포집 기술은 유독성 화학물질 모노에탄올아민(MEA)을 쓰고 섭씨 120도가 넘는 고온 환경 속에서 가열해 도심지나 건축물에 도입할 수 없다. 이에 김 본부장은 대형 플랜트가 아닌 분산형 탄소 포집·이용(CCU)이 도심지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노원구를 기준으로 보면 연간 수백만톤의 탄소가 배출되고, 도심 전체를 놓고 보면 하루에 수만~수십만 톤의 배출량을 기록한다. 그러나 거대한 부지와 대규모 저장 인프라가 필요한 기존 플랜트 방식으로는 도심 속 탄소를 포집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는 서울 강동소방서에서 진행한 탄소 배출 감축 시범사업을 예로 들어 CCUS를 포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동소방서에 창호나 단열재 교체 등 제로에너지빌딩 기술로는 탄소 배출량을 약 20%밖에 줄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CCU 설비 도입 없이는 건축물 탄소중립 달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철강·시멘트 등의 대형 기업들은 기존 대형 CCUS 플랜트 시설 도입이 가능하지만, 중소기업들은 대형 플랜트가 적합하지 않으므로 이들을 위한 중소형 CCUS 장치를 보급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라이셀이 개발한 도심형 분산 CCU 솔루션 '솔리드-C'는 도심 건물 환경에 맞춘 일체형 극소형 모듈이다. 기체 이송 없이 배출원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해 고체로 만든다. 기존 방식과 달리 무독성·친환경 특성이 있는 아미노산염을 포집 용액으로 사용해 도심 유독물 안전 규제를 통과했다. 노원구청에서 실증한 결과 보일러 배출량 57톤 중 70~90%를 포집했다. 라이셀 CCU는 바다의 광물화 원리를 도심 배출원에 직접 적용했다. 해수 이온 추출 공법을 통해 99% 고순도 탄산칼슘(PCC)을 생성하고 이산화탄소를 영구 고정한다. 라이셀의 기술을 쓰면 톤당 포집 단가가 10만원보다 낮은 9만4550원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노원구청에서 실증한 결과 연간 40톤CO2을 저감해 74.9%의 저감률을 달성했고, LCA 검증을 거쳐 연간 실질 순 감축량이 40.3톤이라는 결과도 받았다. 김 본부장은 “어떻게 하면 비용을 줄일까에 초점을 두고 연구 개발을 했다"며 “MEA에 기반한 기존 가열 방식은 비용이 100만원 넘게 들어가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바닷물이라는 거의 무한한 자원을 이용하면 포집 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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