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안효건

hg3to8@ekn.kr

안효건기자 기사모음




21년 만에 나온 롱티보 콩쿠르 한국인 우승자…이혁 "시련, 음악으로 녹여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14 10:34
이혁, 프랑스 최고권위 롱티보콩쿠르 공동우승…임동혁 이후 21년만

▲피아니스트 이혁(22)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롱티보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결선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피아니스트 이혁.금호문화재단 제공/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피아니스트 이혁이 프랑스 최고 권위 음악 경연대회로 통하는 롱티보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결선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임동혁(2001년 우승) 이후 21년 만에 나온 한국인 우승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혁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롱티보 콩쿠르 최종 결선에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해 공동 1위에 올랐다. 다른 우승자는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제5번을 연주한 일본 피아니스트 마사야 카메이(20)였다.

또 다른 한국인 피아니스트 노희성(25)은 총 6명이 진출한 결선에서 최종 5위 성적표를 받았다.

피아노 부문이 열린 올해 대회에는 41개국에서 112명이 지원해 예선을 거쳐 32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롱티보 국제콩쿠르는 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마르그리트 롱과 바이올리니스트 자크 티보가 1943년 창설한 음악경연대회다.

이후 젊은 음악가들의 국제적 성장을 목표로 재정 지원, 경력 개발, 연주 투어, 홍보, 음반 녹음, 악기 대여 등 여러 방면에서 연주자들을 지원해오고 있다.

부문은 피아노·바이올린·성악 부문을 대상으로 3년 또는 2년 주기로 파리에서 열린다.

한국인으로는 임동혁 외에 안종도가 2012년 1위 없는 2위에 입상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는 2008년, 성악가인 베이스 심기환도 2011년 우승했다.

이혁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결선에 올라 주목받았다. 결선에서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같은 해 12월 프랑스 아니마토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실력을 재입증했다.

이혁은 이번 대회 공동우승 상금으로 3만 5000유로(약 4800만원)를 받는다.

부상으로는 수상자 음악회와 더불어 그슈타트 신년 축제, 리옹 쇼팽 협회, 치프라 재단 축제 등 20여 개 세계적인 음악 축제에 초대된다.

2000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혁은 세 살 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이후 홈스쿨링을 통해 음악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이후 선화 예술학교 부속 선화음악영재아카데미에서 정규 음악교육을 받고 2012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2014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를 사사했다. 현재는 프랑스 파리 에콜노르말 음악원의 마리안 리비츠키 교수 아래서 최고연주자과정을 밟고 있다.

이혁은 애초 2016년 들어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과 에콜 노르말 음악원을 병행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유럽 곳곳에서 공연이 잡혀있기 때문에 여행을 자주 다녀야 하는 와중에 전쟁으로 러시아를 오가는 비행편이 끊기다 보니 불가피하게 러시아에서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혁은 인터뷰를 통해 ""모스크바를 떠나야했을 때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며 "제가 겪은 나름의 시련을 음악으로 잘 녹여내려고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기쁘다"는 소회를 밝혔다.

또 "앞으로 더 발전하라는 상으로 받아들이고 계속 정진해 나가겠다"며 "오늘 콩쿠르에서 1등을 하든, 내일 콩쿠르에서 2등, 3등을 하든 달라지는 것은 없고 그저 음악적인 발전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hg3to8@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