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승의 내집마련 돋보기]풍선 효과에 ‘신고가 속출’…마·용·성 집값 ‘정중동’

정부가 9·7 대책을 통해 공급 확대를 내세웠지만,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은 여전히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다만 6·27 대출 규제로 갭투자가 막히면서 거래가 실수요자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현장 분위기는 '줄 서서 집을 보는'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여력이 된다면 지금 매수하되, 매물은 계속 쌓이고 있으니 무리하게 쫓아갈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포·용산·성동구에서 아파트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초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시작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마용성'까지 번진 모습이다. 실제로 KB부동산원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성동구는 1월 97.922에서 8월 108.508로 올해 들어 10.811% 상승했다. 용산구도 1월 103.708에서 8월 112.796으로 8.762% 올랐고, 마포구는 98.401에서 8월 106.099로 7.822% 상승했다. 서울 평균 상승률이 3.785%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 통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전월 대비 용산구는 1.06%, 성동구는 0.96%, 마포구는 0.59% 각각 상승했다. 송파구(1.20%)보다는 낮지만, 서초구(0.61%)나 강남구(0.54%)보다는 높은 상승치다. 서울 내 다른 지역인 광진구(0.52%), 영등포구(0.54%)와 비교해도 오름폭이 크다. 이 때문에 마용성은 “집이 하나 나오면 주말에 줄 서서 본다", “현금이 있어도 매물이 없어 못 산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 현장을 확인해보니 '줄을 서서 집을 본다'는 표현은 다소 과장이지만,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신중히 내놓는 상황이라고 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았다. 마포구 A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워낙 없으니 중개사끼리도 공유하지 않고, 만약 돈을 싸들고 온다고 해도 당장 원하는 매물을 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은 맞다"면서도, “집이 나오면 바로 팔린다고 줄 서서 보는 건 과장"이라고 말했다. 이전 매물이 21억원에 팔리면 23억원에 내놓는 식으로 호가를 계속 올리며 여유 있게 지켜보는 분위기라 나가는 데도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그는 “매물이 없는 이유는 집값 오름 기대 뿐 아니라, 대출이 막혀 갭투자를 통한 갈아타기가 어려워 그냥 보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포 B 중개사도 “토허제 지정 가능성으로 매매가 몰릴 거라는 예측은 있지만, 실제 체감은 크지 않다. 돈이 있고 실거래할 의사가 있는 사람 위주로 거래가 이뤄져 한 번 오른 가격 아래로 거래되진 않지만, 시장은 여전히 조용하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사를 통해서도 고객이 있으니 그 자리에서 1000~2000만원 정도를 올려 거래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매물을 거두려는 집주인에게 호가를 더 올려가며 집을 구매할 정도로 과열된 상황은 아니라는 전언이다. 마포 C 공인중개사는 “6·27 이전에는 거래가 활발했지만 현재는 멈춘 상태로, 9.7 대책 이후에 마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잠실·삼성·대치동은 매물이 도는 편이지만 마포는 여전히 잠잠하다. 다만 대출이 막혀 돈 있는 사람만 유리해졌고, 매매가 오르면서 전세·월세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성동구 A 공인중개사도 “성수동은 줄 서서 살 정도는 아니지만, 대출 규제가 강해 현금 여력이 있는 사람만 사는 상황"이라며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으로 집주인들이 배짱을 부리고 있어 연말까지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성동구 B 공인중개사는 “집값은 10년 주기로 오른다는 얘기가 있는데, 2015년 이후 2025년이 딱 맞아떨어져 집값 상승을 향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며 “매매가 올랐지만, 전세는 씨가 말랐다. 대출규제 이후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해 전환하는 분위기로, 기존 세입자들도 연장을 택해 신규 전세 매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전하는 바와 같이 신고가 거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96㎡는 지난 4일 25억1000만 원에 거래돼 직전 대비 2억2000만원 올랐다. '서울숲더샵' 전용 92.24㎡는 1일 3억1000만원 오른 24억1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롯데캐슬파크' 전용 102㎡는 지난달 23일 1억2000만원 상승한 20억9000만 원에 거래됐다. 또, 용산구에서는 6일 '산호아파트' 전용 86.12㎡가 직전 대비 4억원 오른 24억원에 거래됐다. '대우월드마크용산' 전용 107.62㎡는 지난달 27일 2억5000만원 뛰어오른 20억원에 손바뀜했다. 마포구에서도 지난달 15일 '공덕자이' 전용 114㎡가 1억원 오른 25억5000만원에 판매됐다.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8㎡는 지난달 30일 3억8000만원 급등한 27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다만 신고가 소식이 잇따르는 와중에도 직전 거래보다 낮은 사례가 포착돼, 시장은 다소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예시로, 마포구 '현대아파트' 전용 84.47㎡는 지난달 29일 11억8000만원에 거래돼 가격이 1억2000만원 떨어졌다. 성동구에서 지난달 25일 판매된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73㎡도 직전 대비 6500만원 낮은 24억500만원에 팔렸다. 10일 손바뀜한 '서울숲더샵' 전용 92.08㎡도 8000만원 내린 1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세 아파트 모두 직전 거래가 6월에 이뤄진 만큼, 신고가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마용성의 인기 요인으로 젊은 세대의 '신축·한강변·직주근접' 선호를 꼽는다. 특히 20~40대 실수요자들이 한강변 입지와 도심·강남 접근성을 이유로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지하철 2호선, 5호선, 6호선, 경의중앙선 등 편리한 교통망도 장점이다. 성동·마포는 신축 아파트 공급이 많다는 점도 차별화 요인이 됐다. 재건축·재개발 기대감도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마포 아현뉴타운·공덕 재개발, 성산시영 재건축, 성동 성수전략정비구역 등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연초 토허제 재지정된 강남3구와 용산은 17일 토허제가 약 1년 연장됐지만, 마포와 성동은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실거주 의무가 없는 것도 특장점이다. 다만 신고가가 속출하며 집값 흐름이 심상치 않은 탓에 마포와 성동은 토허제 추가 규제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마포구의 7월 거래량은 120건에서 8월 148건으로 23% 증가했고, 성동구도 7월 102건에서 8월 170건으로 늘어나 거래 회복세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9·7 주택공급대책에서 국토부 장관의 토허제 지정 권한 확대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서울시도 마포·성동 지역 매수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토허제가 지정되면 해당 지역이 '정부가 찍은 요충지'로 간주돼 집값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대출 규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 규제 시 아파트 매입이 어려워질 경우 지금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다만 현 시장 분위기를 과도하게 확대 해석해 무리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프롭테크리서치랩장은 “선호하는 지역에서 내가 원하는 유형과 가격대가 확보될 수 있는지를 보고 향후에 살 수 있다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결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9·7 대책에서 규제지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시사해, 원래 가능했던 대출도 추후에는 범위가 줄어드는 식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 현금 여유가 있는 사람은 상관없지만, 선택지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지금 움직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NH 농협 부동산 수석 위원은 “전체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올라가는 고가 아파트는 많지 않고, 대세를 움직일 만큼 의미 있는 거래량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며 “지금은 대다수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는 상태로, 일부 사례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면 시장에 왜곡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내 집 마련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단기적 가격 상승만 보고 무리하게 쫒아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단독]“땅주인과 협의 안 돼”…서울 4000가구 공급 ‘공염불’ 되나

정부가 서울 내 유휴부지에 4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짓겠다고 나섰지만 일부 토지주들과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계획을 확정·발표한 것이다. 토지주측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2027·2028년 착공 목표가 '공염불'이 될 우려가 나온다. 18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찾아간 도봉구 성균관대학교 소유 야구장은 철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출입문 너머로 야구장에서 스포츠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철문엔 성대 측에서 붙여놓은 '외부인 출입금지' 경고판이 눈에 들어왔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이곳 4만8055㎡ 규모의 야구장 부지에 18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착공은 2027년으로 계획됐다. 특히 현재 토지 소유주인 성균관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지 매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것이 정부 측 입장이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선 이 땅이 여전히 학교에서 체육 수업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휴부지로 단시일 내에 매입·개발이 가능하다는 정부의 설명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성대 관계자는 “도봉구 야구장은 현재 스포츠 교양수업 등 학생들의 수업과 체육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계속 사용 중"이라며 “(LH와) 야구장 부지 매각을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부지를 매각하는 것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매입 비용 등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성대 측과 부지 매입 협의를 진행 중인 LH는 “(성대와) 상당 부분 큰 틀에서 토지 매입을 위한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토지 매각을 두고 양자 간 입장이 엇갈리는 것과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인 만큼, 확정적으로 토지 매입이나 매각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은 어렵다"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정부가 당장 2027년 착공이 가능하다는 유휴부지가 실제로는 여전히 토지 소유자가 사적으로 사용을 하고 있는 실사용 부지인데다가, 토지 소유주가 토지 매각에 대한 큰 틀에서의 합의를 정부 측과 이룬 사실이 없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정부가 밝힌 '9.7 공급대책'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 2주째 커졌다

9.7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2주 연속 오름폭을 키우며 지난주 0.09%에 이어 이번 주 0.12% 상승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9월 3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매매가격은 지난주 0.01%에서 소폭 확대돼 0.02% 상승했다. 서울(0.09%→0.12%)과 수도권(0.03%→0.04%)은 오름폭을 확대했다. 지방(-0.02%→-0.01%)도 하락세가 다소 둔화했다. 구체적으로, 서울 강북 지역은 성동구(0.27%→0.41%), 마포구(0.17%→0.28%), 광진구(0.20%→0.25%) 등이 뚜렷한 오름세를 보였다. 중구(0.16%→0.18%)도 상승했으나, 용산구(0.14%→0.12%)는 소폭 둔화했다. 반면, 강남 11개구는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았다. 다만 △양천구(0.10%→0.19%) △송파구(0.14%→0.19%) △서초구(0.14%→0.17%) △영등포구(0.11%→0.15%) 등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값은 6.27 대책 이후 오름폭이 축소되며 8월 넷째 주와 9월 첫째 주에 0.08%로 보합세를 보였다. 다만 9월 들어 둘째 주 0.09%, 셋째 주 0.12%로 상승세가 확대됐다. 부동산원은 “거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재건축 추진 단지와 대단지·역세권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고 계약 체결이 이어져 서울 전체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또, 인천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부평구(0.01%→-0.04%), 연수구(0.02%→-0.03%)가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미추홀구(0.00%→0.05%) 등은 상승 전환했다. 경기는 보합에서 0.01% 상승으로 전환했다. 이천시(-0.10%→-0.12%) 등이 하락했으나, 성남 분당구(0.28%→0.34%), 광명시(0.16%→0.28%)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5대 광역시는 -0.02%로 전주와 같은 하락폭을 보였다. 대구(-0.05%), 대전(-0.04%) 등은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세종(-0.05%→0.10%)은 상승 전환했다. 이밖에 8개 도 지역(-0.01%→0.00%)도 보합세를 보였다. 시도별로는 전북(0.05%→0.06%), 울산(0.03%→0.05%), 충북(0.05%→0.03%) 등이 상승했다. 부산(0.00%)은 보합을 유지했고, 전남(-0.07%→-0.04%) 등은 하락폭이 줄었다. 한편,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03%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서울(0.07%)과 수도권(0.04%), 지방(0.01%) 모두 이전과 같은 상승폭을 이어갔다. 5대 광역시(0.02%도 동일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세종(0.26%→0.14%)은 하락 전환했고, 8개 도(0.00%→0.01%)는 소폭 올랐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 흐름이 소폭 오르긴 했으나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거나 주변까지 확산될 정도는 아니라 6.27 대책이 효과를 상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9.7 대책은 장기적 공급 전략으로 구체적인 지역 등을 언급하지 않아 실수요자들이 이를 바탕으로 구매 계획을 세우진 않을 것 같지만, 아직은 추세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강남3구·용산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내년 말까지 연장

이달 만료 예정이었던 강남 3구와 용산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한이 내년 말까지 1년 3개월 연장됐다. 서울시는 17일 제15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강남·서초·송파·용산구의 아파트 용도 부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고 밝혔다. 재지정 기간은 올해 10월 1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1년 3개월이다. 서울시는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국토교통부, 자치구, 부동산·금융 전문가 등과 논의하고 부동산 시장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 보호를 위해 재지정이 불가피한 조치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시장의 투기 요소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주거 안정성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는 주거지역 6㎡, 상업지역 15㎡를 초과하는 토지 거래 시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없이 거래 계약을 체결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토지가격의 30% 이하 벌금에 처한다. 또한 주거용 토지는 허가받은 후 2년간 실거주용으로만 사용해야 하며, 이 기간 동안 매매 와 임대가 금지된다. 한편, 현재 토허제 지정 구역을 넘어 최근 집값 급등세를 보이는 마포·성동구의 신규 토허제 지정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9·7 주택공급대책'에서 국토부 장관의 토허제 지정 권한을 확대하는 제도 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연합뉴스

성대 운동장 등 도심 내 유휴부지 개발 2027년 착공

정부가 9·7 부동산 대책에서 발표했던 서울 도심 내 유휴부지 개발을 통한 4000가구 주택 공급 대책이 본격화된다. 2027~2028년 이내에 착공하는 등 최대한 빨리 주택단지로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1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9·7 대책에는 성대 야구장 부지(1800가구)를 비롯해 송파구 위례업무용지(1000가구), 서초구 한국교육개발원(700가구), 강서구청 가양동 별관·강서구의회·강서구보건소 이전 부지(558가구)에 생활 사회기반시설(SOC)과 주택을 복합 개발해 2030년까지 40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이들 부지를 활용한 주택공급 계획이 관할 자치구나 주민 반대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곳은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관계기관 등과 의견 조율을 통해 상당 부분 협의를 진행한 곳"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성대 운동장과 위례업무용지는 2027년 착공, 한국교육개발원과 강서구 공공청사 부지는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토지 매입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자체·주민 의견을 수렴·반영해 이견을 적극 해소하는 등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지별 특성·위치 등을 고려해 임대주택뿐 아니라 분양주택도 포함해 공급할 계획이다. 분양·임대주택 규모는 지자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택지에서 직접 시행을 맡고 건설사에 시공을 맡기는 '도급형 민간참여사업'과 관련한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우선 국토부는 낮은 공사비 책정으로 주택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 “준공일까지 물가 변동 등 원가 상승 요인을 반영해 공사비 조정이 가능하도록 2023년 제도를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업계 의견을 들어가며 적정 수준의 공사비가 책정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형 건설사가 브랜드 가치 하락과 낮은 마진 등을 우려해 사업 참여를 꺼릴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선 “최근 2년간 도급형 민간참여사업에 선정된 17개 건설사 중 64.7%(11개사)가 시공능력평가 30위권 이내이고 94.1%(16개사)가 100위권 이내"라며 “앞으로도 건설사 참여도를 높일 다양한 유인책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도심 복합사업으로 2030년까지 5만 가구를 착공한다는 목표에 대해서는 “선도지구 8곳은 지구 지정 이후 사업계획 승인까지 2∼3년 걸려 민간 정비사업 대비 3∼4년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사업성 개선을 위해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 현물보상 확대 등으로 불합리한 규제 해소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9·7 대책에 포함된 용적률 상향 등 추가 인센티브, 통합심의 확대 등 절차 개선, 일몰 폐지, 공공역량 확충 등을 통해 사업 추진 동력을 더 확보해 임기 내 수도권 5만 가구 착공이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국토부는 내다봤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임진영의 아파토피아] ‘규모의 경제’ 실현한 올파포…“희소성·인프라에 매물 실종”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을 재건축 한 '올림픽파크포레온(올파포)'은 현재 아파트 위주의 대한민국 주거 문화를 상징하는 단지다. 무려 1만2000여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세대수가 많은 '초대형 단지'로 지방의 웬만한 소도시보다 많은 사람들이 좁은 땅에 오밀 조밀하게 지어진 고층 아파트에 마치 '개미집'처럼 모여 살고 있다. 특히 분양 때만해도 미달이 속출해 '폭망'하는 분위기였지만 막상 입주 무렵에는 두 배가 넘게 가격이 올라 '대단지·새 아파트 불패의 신화'를 몸소 입증했다. 과연 올파포는 어떤 곳이며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왜 거기를 선택했을까? 이 문제를 답을 풀어 보기 위해 지난 15일 올파포를 직접 찾았다. 교통편은 좋았다. 서울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과 단지 서북단이 바로 맞닿아 있고, 9호선 둔촌오륜역은 단지 동남단 지역과 맞붙어 있는 더블 초역세권 단지였다. 다만 1만2000세대에 달하는 대단지인 까닭에 지하철역과 거리가 먼 동의 경우 역까지 도보로 15~20분이 걸리는 역도 있어 세대별로 역세권 입지에 대한 체감도가 커 보였다. 둔촌동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단지 내 메인 상가인 '포레온 스테이션 5'이 보인다. 입주한 지 9개월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1층 메인 상가엔 부동산 공인 중개소 몇 곳이 입점한 것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공실로 남아 있었다. 다만 실제 느끼는 불편함은 크지 않다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우선 단지 내 상가 지하 1층에 GS 더 프레시 마트가 들어서 있는 등 상가 인프라는 갖춰져 있다. 또 지상 1층에 스타벅스가 9월말 개점을 목표로 한참 공사 중이었다. 스타벅스가 들어오는 상가는 '스세권'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동인구가 몰리고 있거나 예상되는 지역인 만큼 앞으로 탄탄한 상권이 갖춰질 것으로 보였다. 둔촌주공아파트는 1979년 143개동, 5930세대 규모로 완공돼 1980년부터 입주를 시작했고, 2009년 12월 재건축 조합이 출범했다. 2010년 조합이 현대건설을 주관사로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4개 대형 건설사가 공동 시공하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했다. 2019년 1월 관리처분변경인가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인 85개동, 1만2032세대로 재건축 규모가 확정됐다. 그해 12월 철거 완료 후 2020년부터 본격적인 재건축 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2021년 새로 교체된 조합은 기존 조합이 시공단과 체결했던 공사비 증액 계약을 불인정했다. 결국 2022년 4월 현대건설 컨소는 무료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공사를 중단했다. 7개월간 서울시와 강동구청의 중재를 통해 결국 조합장이 사퇴하고 조합이 새로 꾸려지면서 그해 11월 공사가 재개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준공과 함께 입주가 이뤄졌다. 올파포는 1만2000세대 대단지로 크게 4개 단지로 나눠져 있다. 시공에 참여한 4개 건설사가 각 1개 단지씩 시공했다. 1단지는 대우건설, 2단지는 현대산업개발, 3단지는 현대건설, 4단지는 롯데건설이 지었다. 이처럼 개별 건설사가 시공했지만 청녹색과 적갈색의 동일한 컨셉으로 4개 단지가 모두 통일돼 있어 1개 건설사가 1만 세대를 지은 것 같은 안정감이 느껴졌다. 단지 서북단 모서리에 위치한 5호선 둔촌동역에 인접한 단지는 1단지고, 동남단 끝에 붙어있는 9호선 둔촌오륜역과 붙은 단지는 4단지이지만, 실질적으로 주택시장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단지는 3단지라고 한다. 지리적으로 강남과 잠실 및 올림픽공원 쪽과 가장 가까이 인접해 있다. 시세도 4개 단지 중에 가장 높다. 단지 내 상가에 위치한 G 부동산 공인중개소장은 “아직 국토부에 실거래 신고 등록 전 계약이지만, 지난 주말인 12일에 302동에서 34평이 32.5억에 신고가 거래됐다"며 “올림픽공원과 가장 가까이 위치한 3단지 안에서도 302동이 대로변 라인이라 호가 역시 가장 높았는데 이번에 거의 평당 1억 계약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올파포는 2022년 말~2023년 초 전용 59㎡(24평) 일반분양가가 평균 약 10억원, 84㎡(34평)이 약 13억원 수준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결국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3.7대 1에 그쳐 부진한 보습을 보였고, 2023년 3월까지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끝에 겨우 일반분양 물량을 소화했다. 이 때와 비교하면 현재 시세가 2.5배가 뛴 셈인데 단지를 둘러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우선 올파포엔 1만2000세대, 입주민만 3만명이 거주하는 하나의 미니신도시가 형성돼 있다. 단지 내로 마을 버스가 다니고, 강동구 최대 규모 공공도서관인 강동중앙도서관이 지난달 31일 올파포 단지 내에 개관한 것만 봐도 올파포가 지닌 '규모의 경제'의 파워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케 한다. 아직 입주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최신축 단지인만큼 커뮤니티 시설도 다양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신축 대단지에서도 갖추기 힘든 수영장 시설을 8개 레인이라는 대규모 수준으로 갖춘 점이 눈에 띄었다. 여기에 어린이 전용 수영장도 3개 레인을 별로도 구성해 총 11개 레인 규모의 대형 수영장 시설이 2단지 내 스포츠 콤플렉스 시설에 마련돼 있다. 3단지 내엔 301동 최고층인 35층에 스카이 라운지 시설을 갖추고, 303동 35층엔 스카이 힐링센터, 302동과 304동 35층엔 8실 규모의 스카이 게스트룸이 꾸려져 있다. 이들 스카이 시설은 입주민 출입로와 별도의 전용 통로로 출입하는데 입주민만 접근이 허용돼 있다. 단지 내 곳곳엔 폭포시설과 분수대, 석가산 수변공간 등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고 있고, 곳곳에 수많은 놀이터들과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다. 3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초거대단지인만큼 어린 아이들도 많이 살고 있는 것이 올파포의 특징이다. 이에 따라 둔촌초등학교와 위례초등학교 두 곳을 단지 내에 품은 더블 초품아 단지로 맹모들의 수요를 충족하고 있었다. 이렇게 미니 신도시 규모의 동일 단지 내에서 모든 생활 여건이 충족 가능해 실거주 만족도가 높아 시장에 매물도 거의 없다는 게 인근 부동산업체들의 전언이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려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내 H 공인중개사 소장은 “전체 세대 수가 1만2000세대나 되는데 현재 입주 가능한 매물이 34평 1개, 24평은 1개에 불과한데, 그나마도 24평은 세를 끼고 있어 2027년 입주 가능 매물"이라며 “아직 입주한 지 1년 미만이라 등기가 나오지 않아 조합원 물량만 거래 가능한 이유도 있지만 단지 내에서 모든 생활을 즐길 수 있다보니, 매도 매물이 워낙 안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S 공인중개사 소장도 “작년말 올해 초 입주 이후 매물이 워낙 없다보니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는 순간 그 호가에 맞춰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매물이 나와 거래가 이뤄지면 바로 다음 매물이 가격을 올려서 나오고, 이게 이어지면서 계속 가격이 올라 최근 2년새 가격이 거의 두 배 이상 뛰었다"고 귀띔했다. 또 지난 7월말 특정동 내부 공용 시설인 복도 벽면에 균열이 생겼지만 현재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었다. 실제로 15일 기자가 균열이 발생한 319동 내부를 입주민과 함께 입장해 34층 내부를 취재한 결과 크랙 부분을 메꾼 것으로 확인했다. G 공인중개사 소장은 “문제가 된 동은 기계 주입 방식을 통해 틈을 완전히 메웠고, 시공사인 현대건설이나 올파포 입대위 등 이해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주체하는 정밀구조안전진단을 마친 상태"라며 “이달 말 경에 최종 보고서가 제출되면 크랙 이슈는 정상적으로 완전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파포는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한 6.27 대책과 대규모 주택공급에 주안점을 둔 9.7 대책 등 이재명 정부 들어 추진된 지난 부동산 정책에서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말이 나온다. H 공인중개사 소장은 “6.27 대책 이후엔 조금 매물이 나와 거래가 이뤄졌는데 물건이 나오는 순간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오히려 시세가 오르는 현상이 벌어졌다"며 “최근 9.7 대책이 나온 이후엔 오히려 몇 개 있던 매물을 집주인이 다시 거둬들이는 바람에 더 시세가 올랐다"고 말했다. S 공인중개사 소장은 “지금 유일하게 1개 나와있는 24평 물건인 201동 매물은 원래 9.7 대책 발표 전에 25억 하던 것이 갑자기 집주인이 최근 대책 발표 후에 27억으로 호가를 올렸다"며 “401동에 1개 나온 유일한 34평 매물도 31억 짜리였는데 지난 주말에 32.5억에 302동이 거래되면서 호가가 오를 것 같다"고 전했다. G 공인중개사 소장은 “9.7 대책에서 수도권에 135만호를 공급한다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본다"며 “1기 신도시인 분당 전체 물량이 10만 가구 밖에 안 되는데 현 정부가 무슨 수로 135만채를 짓는다는 것인지 알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나마 공급대책이라고 나온 것이 대부분 서울에 없고 서울 밖에 경기권 물량이다 보니 서울에서 이렇게 큰 대단지인 올파포의 희소성만 더 띄운 겪"이라며 “이번 대책은 오히려 올파포 같은 서울 최신축 대단지 아파트의 이름값만 올려준 셈"이라고 혹평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도로·철도·항만 등 K-건설에 글로벌 ‘러브콜’ 쇄도”

글로벌 건설 성장세가 지난해에 비해 둔화된 가운데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는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민관협력(PPP) 프로젝트도 확대되는 추세로, 해외 각국에서 철도·항만·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건설업체들의 참여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하는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 2025가 16일 서울 웨스틴 파르나스에서 개막했다. GICC는 전 세계 90개국의 장·차관과 발주처 CEO 등 해외 인프라 핵심 인사들을 초청해 프로젝트 상담 및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행사다. 올해는 30개국에서 장·차관·CEO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개막식에서 에드워드 프란시스 알렉산더 제임스 글로벌데이터 부사장은 “지난해 글로벌 건설 생산 증가율은 약 3%로 비교적 견조했으나,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는 2.3% 수준으로 전년 대비 둔화될 것"이라고 글로벌 건설 동향을 소개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유럽·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요인이 공급망에 타격을 주고 투자자 심리를 위축시킨 점이 지목됐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일부 시장 비용이 50% 이상 증가한 것과 고금리에 따른 주택 수요 위축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그는 “에너지·유틸리티 분야는 연 5% 이상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항만·도로 등 주요 인프라도 견고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와 투자자들이 디지털 안보, 에너지 전환, 공급망 강화 등 장기적 자산과 미래 대비에 집중하는 것이 현재 건설 시장의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주택 시장은 구조적 변화로 인해 4년 연속 위축세를 보이며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인프라와 에너지·유틸리티 분야에는 정부 투자가 지속되며 건설 시장이 단순한 위축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PPP 프로젝트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 진단이다. PPP는 기존 EPC(설계·조달·시공)와 달리 민간이 정부와 협력해 공공 건설 사업에 직접 투자하고, 준공 후 일정 기간 운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를 뜻한다. 특히 구축이 필요한 인프라 대비 재정의 제약이 큰 개발도상국에서 사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이날 참석한 해외 각국의 인프라 관련 장·차관들도 도로·철도·항만 분야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의 PPP 프로젝트 참여 확대를 독려했다. 세사르 카를로스 산도발 포조 페루 교통통신부 장관은 “3·4호선 도로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과 물류 발전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페루 철도개발계획 등에서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도로망 건설 및 재건 프로젝트, 찬카이 항만과 육지 통로 개설 등 사업을 함께 소개하며 일부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이미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귀띔했다. 고빈드라나트 건네스 모리셔스 인프라부 장관도 “북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도로 인프라 프로젝트 진행 예정으로 정부청사도 새로 건립할 계획이다"라며 투자와 사업 참여를 요청했다. 아짐 이브로힘 타지키스탄 교통부 장관 역시 “국경 연결 철도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중국에서 이란까지 이어지는 철도망의 일부로 수도 지하철 연결도 구상하고 있다"고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김복환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은 “글로벌 인프라 투자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재정 부족으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재정 격차가 커질수록 PPP 모델의 중요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맥락에서 KIND는 인프라와 세계 도시 사업을 확대하고, 특히 금융 역량을 높이며 스마트시티 기술로 맞춤형 솔루션을 공유하겠다"며 “SMR이나 자율주행 인프라 등 신산업 투자도 병행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은 “올해 GICC를 통해 해외 인프라 시장에서 주요 국가들과 긴밀한 협력을 강화하고, 우수한 역량을 가진 우리 기업을 널리 알려 해외 발주처의 새로운 사업 정보를 확보하겠다"며 “올해 500억 달러 수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서울·수도권 오름폭 줄었어도…송파·용산은 1% 넘게 뛰었다

서울 및 수도권 매매가격지수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전달 대비 상승폭은 다소 줄었다. 전세가격지수 역시 오름폭이 축소됐지만, 월세 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다만 송파구와 용산구 등 '노른자위' 단지는 매매 기준 1%가 넘는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15일 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 전국 매매가격지수는 0.06%로 전월(0.12%) 대비 상승폭이 꺾였다. 서울(0.75%→0.45%)과 수도권(0.33%→0.17%) 모두 오름폭이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지방(-0.08%→-0.05%)은 하락폭이 다소 줄었다. 구체적으로, 서울 강북 지역에서는 용산구(1.06%)가 도원·이태원동 주요 단지 위주로, 성동구(0.96%)는 금호·성수동 위주로, 마포구(0.59%)도 염리·대흥동 대단지 위주로 오름세를 보였다. 광진구(0.52%)는 구의·자양동 학군지 위주로, 중구(0.33%)도 신당·황학동 위주로 상승했다. 강남 지역은 송파구(1.20%)가 신천·잠실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서초구(0.61%)도 반포·잠원동 주요 단지 위주로, 동작구(0.56%)는 흑석·대방동 위주로 올랐다. 영등포구(0.54%)가 당산·도림동 중소형 단지 위주로, 강남구(0.54%)는 개포·일원동 위주로 상승했다. 아울러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0.05% 상승하며 성남 분당구, 과천시, 안양 동안구 위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인천(-0.08%)은 서·연수·계양구 위주로 하락했다. 이어 5대 광역시(-0.15%→-0.08%)는 하락폭이 다소 줄었다.세종(0.04%→0.15%)은 상승세였다. 8개 도(-0.03%→-0.04%)는 하락폭이 소폭 커졌다. 대구(-0.19%)가 달서구 중대형 단지와 북구 구축 위주로, 제주(-0.14%)는 미분양 적체로 서귀포시 위주로 하락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수도권 소재 신축·재건축 예정 단지 등 선호 단지는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졌으나, 그 외 단지는 관망세를 보였다"며 “외곽·노후 단지는 수요 감소로 한산했지만, 재건축 추진 단지와 역세권·신축 단지 등은 매수 문의가 집중되며 혼조세 속 전국은 전월 대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세가격지수는 전국 0.04%로 상승했다. 서울(0.24%→0.21%)과 수도권(0.11%→0.08%)은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전월 대비 상승폭은 줄었다. 지방(-0.03%→0.00%)은 보합 전환됐다. 5대 광역시(-0.01%→0.04%), 8개 도(-0.04%→-0.04%), 세종(0.17%→0.31%)는 모두 상승세였다. 전국 주택종합 월세가격은 0.10% 상승했다. 서울(0.23%→0.24%)은 소폭 올랐고, 수도권(0.15%)은 변동이 없었다. 지방(0.03%→0.06%)은 상승했다. 5대 광역시(0.03%→0.05%), 8개 도(0.03%→0.07%), 세종(0.02%→0.14%)도 소폭 오름세를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전·월세는 지역·단지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인다"면서도 “신축, 역세권, 학군지 등 정주여건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다가오는 인구 절벽…“계속 올라 vs 한계 직면” 엇갈리는 집값 전망

저출산·초고령화 사회를 맞아 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택 수요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축소론자들은 수요가 감소될 것으로 본다. 또 장기적으로 투기성 수요가 억제될 경우 향후 공급량도 따라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건설업계 등 지속론자들은 1~2인 가구의 급증과 외국인 투자 유입 등을 고려하면 실수요가 오히려 확대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8명에서 2023년 0.72명으로 약 20년간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지난해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부동산 축소론자들은 이같은 인구 구조 변화가 은퇴계층의 소득 감소와 주택 매입의 핵심 연령층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총가구 수 감소에 그치지 않고 주택시장 구조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난해 통계청은 총가구 수가 2041년 2437만2000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2052년에는 2327만7000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특히 2030년부터는 경제활동인구가 본격적인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저출생 추세가 이어질 경우 15~64세 인구는 162만 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87만 명 이상 증가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33년이면 장년·고령층 비중이 전체 인구의 절반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요인은 국내총생산(GDP) 하락 우려를 높이는 동시에, 1~2인 가구의 임대주택 선호로 매입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축소론자들의 진단이다. 고령 가구의 자산 처분은 공급 과잉을 촉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로 인해 현재 인구 유입이 활발한 서울과 수도권 시장조차 장기적으로 수요 감소와 공급 축소를 겪게 될 거라는 얘기다. 대표적 '축소론자'인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수요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져야 한다. 주택 공급난은 수요 증가로 인한 절대적인 공급량 부족 때문이 아니라, 다주택자 등 투자 수요가 몰려 나타난 결과"라며 “인구가 급격히 늘던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향후 공급량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면 새집에 대한 실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확대론자'들도 여전히 많다. 주택 수요는 인구가 아닌 가구 단위로 봐야 하는데, 1·2인 가구가 계속 늘어나므로 수요도 계속 증가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2022년 34.1%에서 2052년 41.3%로 높아질 전망이다. 30년 뒤에는 전국 모든 시·도에서 1인 가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주택 수요도 따라서 늘어난다는 것이다. 외국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확대론의 근거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8만90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5.2%를 차지한다. 앞으로도 청년 인력 감소로 인해 외국인들의 숫자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 외국인 투자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 30평대 아파트의 평균 거래금액은 약 30억원에 육박한다. 수도권이나 지방과 비교했을 때는 가격이 높은 편이나 런던이나 뉴욕의 고급 주택보다는 저렴하다. 서울의 주택값이 계속 오른다는 '불패 신화'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으론 주택 수요는 다소 감소하겠지만 강남, 마용성 등 서울 핵심지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절충론도 있다. 대신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만큼 소형, 임대 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이므로 작은 집을 많이 짓는 등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제3차 장기(2023~2032) 주거종합계획 수립연구'에 따르면 60㎡ 이하 주택 수요는 2023년 37.3%에서 2032년 40.2%로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85㎡ 초과 주택은 같은 기간 19.2%에서 17.7%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중형 주택(60~85㎡) 수요 역시 43.5%에서 42.1%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청약시장에서도 소형 주택의 인기가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최근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민간 아파트 분양에서 전용 59㎡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9.2대 1로, 84㎡의 5.5대 1보다 세 배 이상 높았다. 주택산업연구원은 “고령화 심화와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거지원 프로그램 확충, 빈집 정비, 분양 중심에서 보유·운영 중심으로의 전환 등 주택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9·7 대책에도 강남·마용성 다시 신고가…“공급 부족에 매수세 꿈틀”

정부가 9·7 대규모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서울 핵심지 집값은 여전히 강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27 대출 규제로 주춤했던 매수세가 최근 다시 회복됐다. 이에 최근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과 금융 규제의 한계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적절한 대응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네이버 부동산 실거래가를 분석해 보니 9·7 대책 발표 후 불과 일주일 사이 강남과 마용성 일대에서 역대 최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마포구 아현동 '더클래시' 전용 59.5㎡(20층)는 9·7 대책 이후인 지난 10일 1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6층)이 지난 5월 26일 18억9500만원에 팔린 것보다 8500만원 높다. 성동구 '래미안 하이리버' 전용 84.98㎡(2층)도 지난 10일 17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6월 25일 13층 동일 면적이 16억원에 거래된 뒤 불과 석 달 만에 1억4000만원 올랐다. 강남에서도 신고가가 이어졌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쌍용2차' 전용 84.42㎡(16층)는 지난 11일 15억4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6월 26일 19층 동일 면적이 13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서울 지역 매수세도 꿈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7 규제가 적용된 지난주(9월 8일 기준)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100.2로 7월 3주차(100.1) 이후 7주 만에 다시 기준선 100을 넘어섰다. 이 지수는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을 때 100을 웃돈다. 6월 말 6·27 대출 규제 직후 104.2에서 하락해 7월 4주차 99.3까지 떨어졌던 지수가 한 달여만에 복귀됐다. 전문가들은 매수심리 반등의 가장 큰 배경으로 무엇보다 공급 부족을 꼽았다. 김지연 부동산R114 리서치팀 책임연구원은 “거래가 줄었는데도 수급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방증"이라며 “서울의 당장 체감 가능한 신규 공급은 4000가구에 불과하다. 향후 입주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인식이 매수 심리를 되살렸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규제 이후 잠재 수요가 쌓이면서 거래량과 심리가 괴리된 상황"이라며 “공급대책은 발표 직후 바로 공급으로 이어질 수 없어 단기 시장 진정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금융 규제의 한계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은 “6·27 대출 규제는 단기적으로 구매력을 막지만 매수심리까지 꺾지는 못한다"며 “오히려 '규제가 더 강화되기 전에 사야 한다'는 조급함을 부추길 수 있다"고 했다. 김 책임연구원도 “금리나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 규제가 강화돼도 장기적으로 서울 집값 상승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핵심지 수요 쏠림은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돈 있는 사람들은 강남·마용성을 반드시 사야 한다는 인식이 이미 굳어 있다"며 “8학군이 유지되는 한 강남 집값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내년에 만약 종부세 인상으로 강남 매물이 나오면 오히려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한층 더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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