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소진되는 5월이 공포의 정점”…건설사, ‘중동발 셧다운’ 공포 확산

중동발 전쟁 리스크가 국내 건설현장의 '혈관'을 조이고 있다. 정부는 아직 “멈춘 현장은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비축 물량이 소진되는 4월 말~5월 초를 기점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셧다운'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중동전쟁 기업애로 지원센터'를 통해 자재 수급 불안, 공사비 상승, 공정 지연 등 건설업계 애로를 접수·지원할 방침이다. 대한건설협회 등 5개 유관 협회에 설치되는 이 센터는 공급망 이상 여부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자재 수급 차질이나 공사 중단 사례가 공식적으로 접수된 것은 없다"며 “지원센터를 통해 현장 상황을 파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 공사의 공기 연장은 계약 당사자 간 협의 사항이고, 공공 공사는 발주청 판단에 따른다"며 “정부가 일률적으로 지원 방향을 정한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자재 가격 급등과 관련한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정황 역시 “확인된 바 없다"고 부연했다. 현장의 위기의식은 정부와 온도차가 크다.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복수 대형 건설사들은 공식적으로는 이날까지는 '이상 없음'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건설업계는 현재 상황을 '초기 리스크 단계'로 보고 있다. 건설사 등을 회원사로 둔 주택협회와 대한건설협회는 모두 현재 상황을 '초기 우려 단계'로 보면서도, 구체적인 영향이나 공사비 상승 규모에 대해서는 확인된 자료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중동발 자재값 상승이 분양가나 공사비에 즉각 반영되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현 시점에서 분양가 상승이나 공기 지연이 업계 전반으로 가시화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지원센터 역시 업계 애로를 파악하기 위한 초기 단계"라며 “협회 차원에서도 회원사 피해나 수급 문제를 집계한 자료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특정 품목별 수급 불안 수준이나 공사비 상승 폭을 정량적으로 파악한 자료는 없다"며 “혼화제, 단열재, 페인트 등 석유화학 기반 자재를 중심으로 우려가 제기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자재 가격 상승 압력은 분명 존재하지만, 이를 전체 공사비 상승률로 환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건설 현장이 워낙 많고 실시간 집계 체계도 없어 몇 퍼센트 상승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건설업계에서는 이미 자재 가격 상승을 넘어 '공급 리스크'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일부 현장에서는 마감 공정 진입을 앞두고 자재 수급 상황을 점검하거나 일정 조정 가능성을 검토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도료업계에서는 일부 페인트와 실란트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가능성이 통보됐고, 주요 업체들도 최근 두 자릿수 수준의 가격 조정을 단행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이 건설 원가에 미치는 직접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도장재나 단열재 등 석유화학 기반 자재 비중이 높은 공정에서는 체감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4월 말~5월 초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이 시점을 지나면 가격 문제가 아니라 실제 물량 확보 경쟁으로 국면이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재고로 버티는 단계지만 이후에는 공사 지연을 넘어 일부 현장에서 공정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4월 말에서 5월 초를 하나의 임계 시점으로 보는 분위기"라며 “전쟁이 길어질 경우 그 이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지난달 26일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에 '공사비 원가 상승 및 공기 지연 우려'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 불확실성을 반영해 공사기간 연장 가능성이 담겼다. 특히 도급계약상 불가항력 조항을 근거로 공기 연장 및 추가 공사비 보전 협의 필요성을 명시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나프타 공급 차질이 현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전쟁 장기화 여부에 따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도장용 자재나 접착제 등 석유화학 기반 마감재를 중심으로 납기 지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현장에서는 자재 확보 상황을 점검하거나 일정 조정 여부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영향이 마감 단계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레미콘 생산에 투입되는 혼화제 역시 석유화학 계열 원료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품목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현재는 비축 물량으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원료 수급 부담이 점차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건설사들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부 사업장에 공문을 발송해 리스크를 사전 공유하는 한편, 원가율 조정과 자재 확보 전략 점검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재고로 버티는 상황이지만 5월 초가 사실상 데드라인"이라며 “이 시점을 넘기면 레미콘 생산 차질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혼화제 등 화학제품 계열 자재부터 영향이 시작돼 단열재, 플라스틱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건설 자재는 대부분 화학제품 기반이기 때문에 결국 전방위로 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의 본질을 '가격 상승'이 아닌 '공급 리스크'로 보고 있다. 가격은 협상 여지가 있지만, 공급이 끊기면 공사는 즉시 중단될 수밖에 있기 때문이다.수익성 압박도 확대되고 있다. 자재 가격 상승이 공사비나 분양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비용 부담은 즉각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 공사 중단이나 대규모 공기 지연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전쟁이 길어질 경우 영향이 본격화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버티는 국면이지만, 향후 공급 상황에 따라 현장별로 체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당시 글로벌 공급망 마비로 철근, 시멘트 등 핵심 자재 가격이 동시에 급등하는 '코스트 푸시(cost push)'가 발생했다. 철근 가격은 평소 톤당 60만~70만 원 수준에서 한때 140만 원대까지 치솟았고, 시멘트 역시 유연탄 가격 상승 영향으로 단기간에 30% 이상 급등했다. 자재를 구하지 못해 공사가 멈추는 사례가 속출했고,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장은 공정률 50% 수준에서 2022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여간 공사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은 조합과 시공사 간 분쟁으로 번졌고, 추가분담금이 가구당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까지 늘어나면서 조합원 반발과 소송이 잇따랐다. 결국 상승한 공사비는 분양가로 전이되면서 고분양가 논란과 청약 시장 위축으로 이어졌다. 건설사 관계자는 “전쟁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코로나19 당시에 겪었던 공사비 분쟁 재연이 우려된다"며 “현장별 원가율이 심각하게 훼손되면서 정비사업의 추가분담금 증가나 공공사업의 공사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때처럼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공사비 상승이나 공정 지연이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원자재 수급이 한쪽으로 쏠리면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상황은 당시와 유사한 '공급 충격' 구조를 보이면서도, 원인은 다르다. 코로나19가 글로벌 물류 마비에서 비롯된 전방위 자재 부족이었다면, 이번에는 유가 상승과 나프타 수급 불안 등 에너지 안보 문제가 출발점이다. 이에 따라 철근·시멘트보다 단열재, 창호, 방수재, 혼화제 등 석유화학 기반 자재가 먼저 흔들리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국내 건설업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 자재 대부분이 석유화학 기반이라 호르몬즈 해협 리스크에 속수무책인 구조라는 것이다. 한 건설사 현장 관계자는 “현재 구조는 중동 원료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단기 대응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수입선 다변화 전략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 현장] 비강남권 분양가도 20~30억...서울 진입 장벽은 ‘통곡의 벽’

서울의 주거사다리는 더 이상 '한 칸씩' 오르는 구조가 아니다. 비강남 지역 국민평형(전용 84㎡) 분양가가 20억~30억 원대에 진입하고, 비한강권 뉴타운마저 15억~17억 원대까지 올라서면서 중간 단계가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은 더 이상 단계적 상승의 문제가 아니라, 처음부터 진입 가능한 계층이 나뉘는 구조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동작구 흑석뉴타운에서 분양을 앞둔 '써밋 더힐'은 전용 84㎡ 기준 약 28억30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분양된 인근 '흑석리버파크자이'가 10억 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6년 만에 약 3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에는 비강남 신축이면 맞벌이 직장인도 접근 가능한 가격대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사실상 현금 여력이 있거나 기존 주택을 처분한 수요만 진입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며 “결국 시장이 갈아타기 수요와 현금 부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량진뉴타운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 노량진6구역 재개발 단지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은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약 25억8000만원, 전용 59㎡도 21억원 안팎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대형은 30억 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단지는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이 시공하며, 지하 4층~지상 27층, 14개동, 총 149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369가구이며 2028년 11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노량진6구역은 뉴타운 내에서도 사업 속도가 빠른 곳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양 결과가 향후 노량진 전체 재개발 단지의 가격 기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상승은 한강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초 분양가와 최근 실거래(2026년 1~3월 기준), 그리고 분양 예정 단지의 업계 거론 가격을 종합하면 서울 전역에서 신축 가격대가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성북구 장위뉴타운 10구역은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약 17억원 수준으로 거론되는데, 이는 내달 분양을 앞두고 형성된 예상가로 2024년 인근 단지 대비 2년 만에 약 5억원 상승한 수준이다. 동북권 이문·휘경 뉴타운은 '가성비 지역'에서 고가 신축 타운으로 빠르게 전환됐다. '이문 아이파크 자이' 전용 84㎡는 최근 16억2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며 분양가 대비 4억 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었다. 서북권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서대문구 연희1구역 '드파인 연희'는 올해 초 분양에서 전용 84㎡ 기준 약 15억5000만원에 공급돼 인근 기존 신축 시세를 넘어서는 '분양가 역전' 현상이 확인됐다. 서남권 강서구 방화동 '래미안 엘라비네' 역시 최근 분양에서 전용 84㎡ 최고가가 18억4000만원을 기록하며, 외곽 신축 분양가가 지역 내 기존 대장 아파트 실거래가를 추월하는 흐름까지 나타나고 있다. 가격 상승과 함께 거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거래량(이달 초 집계 기준)은 주요 비강남 지역에서 이미 전월치를 넘어섰다. 성동구는 196건으로 1월(176건)을 웃돌았고, 강동구 역시 213건으로 증가했다. 양천구도 134건으로 전월(114건)을 넘어서는 등 거래 회복세가 뚜렷하다. 가격도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기준 성동·광진(0.31%), 강동(0.29%), 마포·서대문(0.28%) 등 이른바 '준상급지'의 상승률은 강남권(0.36%)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여기에 노원·도봉·강북 등 외곽 지역도 상승 전환 조짐을 보이며, 집값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업계관계자는 “최근 시장은 상급지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이 중간 지대를 거쳐 외곽으로 번지는 '확산형 상승' 양상이 뚜렷하다"며 “동시에 고분양가 신축이 가격의 기준점을 끌어올리면서 기존 아파트 가격이 연쇄적으로 따라가는 '키 맞추기'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우선 강남권 규제 변화 이후 상급지 거래가 움직이면서 마포·성동·강동 등 준상급지로 수요가 확산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지며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일부 완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결정적인 것은 고분양가다. 흑석 28억원, 노량진 25억원 등 비강남 신축 단지 분양가가 시장 상단을 끌어올리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존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리는 '가격 재정렬'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는 신축 분양가가 시세를 끌고 가는 시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시장 진입자들은 '비강남 신축 28억 시대'라는 높은 장벽에 정부의 강력한 규제 예고까지 겹치면서 연달아 암초를 만난 형국이다. 수도권에 거주 중인 30대 후반의 직장인 A씨는 “2020년 집을 마련한 뒤 상환을 마치고 상급지로 갈아탈 계획이었지만, 가격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대출·거래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며 선택지가 줄었고, 단계적 이동 경로도 불확실해졌다"며 “주거 계획뿐 아니라 자산 전략까지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을 단순한 상승이 아닌 구조 변화로 본다. 과거에는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신축 분양 단지 청약이나 외곽 구축→비강남 신축→상급지로 이어지는 갈아타기 매매 거래를 통해 부동산 자산 상승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비강남 신축 단지 분양가 가격 급등으로 '주거 사다리 타기'의 중간 단계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비강남 전용 84㎡ 기준 15억 원이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했지만, 지금은 그 가격이 사실상 최소 진입선으로 바뀌었다"며 “중산층이 외곽에서 시작해 비강남 신축으로 올라갈 수 있었던 '두 번째 계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이동 경로 자체가 단절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업계 관계자도 “최근 시장은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화폐 가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그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부동산으로 집중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주식처럼 특정 테마에 의존한 자산은 변동성이 큰 반면, 부동산은 입지에 따라 수요가 유지되기 때문에 자금이 계속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모든 지역이 동시에 오르는 것은 아니며, 인구 감소가 진행되는 지역은 점진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결국 수요가 유지되는 핵심 입지로 자산이 집중되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최상급지로 수요가 몰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비강남권까지 번진 과열 양상에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고삐도 한층 죄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최근의 거래량 회복이 가계부채 증가로 직결된다고 보고, 이미 시행 중인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거나 대출 한도를 추가로 조이는 '핀셋 규제' 카드를 검토 중이다 금융권 대출 총량 관리 역시 강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최근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되자 당국은 금융권의 대출 취급 동향을 점검하며 증가세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자체적으로 대출 심사를 강화하거나 금리 조정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역별 시장 과열에 대응한 관리 가능성도 언급된다. 정부는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세가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금융·세제·거래 규제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이 과정에서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처분 조건부 대출 요건 등은 주요 정책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다만 구체적인 추가 규제 여부와 내용은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사안으로, 현재까지 확정된 조치는 없다. 특히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최근 정책대출 규모를 지난해보다 축소하는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도 중요하지만 가계부채 관리는 국가 경제의 명운이 걸린 문제"라며 갭투자로 유입되는 자금 차단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BS한양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2차’ 4월 공급

BS한양이 경기도 김포시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 B1블록에 조성되는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2차'를 오는 4월 분양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2차'는 경기도 김포시 사우동 167-1번지 일원(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 B1블록)에 지하 2층~지상 28층, 7개동, 총 639세대(▲84㎡ 509세대 ▲105㎡ 130세대)로 조성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일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될 전망이다. 풍무역세권은 최근 김포 내에서도 청약 성적이 우수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B2블록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1차를 포함해 지난해 공급한 3개 단지가 평균 약 1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조기 완판에 성공한 바 있다.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2차는 김포골드라인 풍무역과 사우역을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단지 인근에 사우초와 사우고가 위치해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 서울 접근성도 강점이다. 풍무역을 중심으로 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5호선 연장 시 마곡지구를 비롯해 여의도, 광화문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 59㎡, 84㎡ 타입이 공급된 1차와 달리, 2차는 전용 84㎡와 105㎡ 타입으로 공급돼 중대형 수요층을 겨냥했다. 특히 전용 105㎡는 일반 아파트(주상복합 제외)로서는 풍무역세권 내 마지막 대형 타입으로 분양된다. 단지는 전 세대 4베이 판상형 설계를 적용해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고, 실거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다자녀 가구를 대상으로 공간 확장이 가능한 옵션도 제공한다. BS한양 관계자는 “서울 공급 감소와 가격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풍무역세권은 비규제·분상제·서울 접근성이라는 조건을 동시에 갖춘 계획도시로서 주목받고 있다"며 “앞서 공급한 1차가 흥행에 성공한 만큼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2차 역시 분양 전부터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2차'의 견본주택은 경기도 김포시 사우동 571-8 일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전국 임대차 월세 비중 66.8%…서울도 ‘전세→월세’ 구조 전환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며 전세 중심 구조가 약화되고 있다. 전세 매물 감소와 계약 구조 변화가 맞물리면서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가 뚜렷해지는 흐름이다. 과거 주거 안정의 축으로 기능해온 전세 제도가 흔들리면서 시장 전반의 작동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주택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비중은 66.8%로 나타났다. 월세 거래량은 16만9305건으로 전월 대비 1.4%, 전년 동월 대비 42.5% 증가했다.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현장에서는 전세 매물 부족 체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 강동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를 찾는 수요는 꾸준하지만 매물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실제 계약은 반전세나 월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세를 구할 수는 있지만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임차인들이 월세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세 시장 역시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매물 분석 결과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1년 전보다 14.5% 감소했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78.3%), 강북구(-58.2%), 동대문구(-54.3%), 노원구(-52.1%) 등에서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일수록 매물 감소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실수요자의 체감 부담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관악구 원룸촌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전용 10평 기준 신축은 월세가 100만원을 넘는 경우가 많고, 구축이라도 최소 70만~80만원 수준은 형성돼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은 코로나19 시기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신축 물건은 시장에 나오면 바로 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수요가 빠르게 붙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매물 부족 현상이 확인된다. 수천 세대 규모 단지에서도 전세와 월세 물건이 각각 한 자릿수 수준에 그치는 사례가 이어지며, 임차 수요 대비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매물 부족 현상이 확인된다. 27일 기준 부동산 플랫폼 집계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3830세대)는 전세 3건, 월세 1건 수준에 그쳤다. 동대문구 '래미안위브'(2652세대)와 도봉구 '북한산아이파크'(2061세대) 역시 전세와 월세 물건이 각각 한 자릿수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수천 세대 단지에서도 임대 물건이 손에 꼽힐 정도로 줄어든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 이 같은 공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과 고용노동부 자료를 국회 이종욱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1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근로자 월평균 임금(420만5000원)의 36.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소득의 3분의 1 이상이 주거비로 지출되는 구조다. 주거비 부담이 가계 소비 여력 전반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 송파구의 한 다세대 원룸 임대사업자는 “대출 규제 등 정책 영향이 임대차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장기적으로 왜곡을 낳을 수 있다"며 “결국 그 부담은 임대사업자와 세입자가 함께 지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세 감소의 배경으로 제도 변화와 시장 환경을 동시에 지목한다. 전세사기 등으로 인한 보증금 회수 불안이 커지면서 전세에 대한 신뢰가 약화됐고, 매매가격 상승에 따라 전세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일부 집주인이 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전환하는 흐름이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증가와 실거주 의무 강화 등으로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 자체가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임대차 시장 내부 구조 변화에 대한 해석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거비를 일정 수준 부담하더라도 자산을 금융시장에 투자하려는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전체 시장으로 확산된 구조적 변화인지, 아니면 제한적인 현상에 그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전세보증금 약 3억 원을 회수해 미국 주식, 특히 S&P500 지수에 투자하고 월세로 전환하겠다는 사례가 공유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주거 안정성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자산의 수익률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소식을 알린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집은 마지막 보루'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고 주거비를 줄이고 전세를 유지하는 것이 대표적인 자산 방어 전략이었다"며 “그러나 글로벌 자산 시장에 익숙한 젊은 층에게 전세보증금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정체 자산'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최근 시장에서는 지역별 가격 흐름이 과거보다 분절되는 양상도 감지된다. 특정 지역의 가격 움직임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는 전통적인 패턴이 약화되면서, 지역별로 수급과 가격이 다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 역시 단기적인 현상인지 구조적 전환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서울 주택시장의 변화에 대해 “그동안 시장을 설명하던 '공간적 전이(Spatial Diffusion)'가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과거에는 강남 등 특정 지역에서 형성된 가격 상승 흐름이 인접 지역으로 확산되는 패턴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지역별로 서로 다른 방향을 보이는 '탈동조화' 현상이 뚜렷하다"며 “시장 전체가 하나의 물결로 움직이기보다 각 지역이 개별적으로 반응하는 '분절 시장'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이 가격 흐름을 선도하던 '안테나 역할'도 예전보다 약해졌다"며 “강남권과 용산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은 약세를 보이는 반면, 노원·구로·성북 등 비강남 중저가 지역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는 등 서울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는 수요 구조의 변화를 지목했다. 박 위원은 “현재 주택시장은 고가 주택을 보유한 고령층과, 중저가 주택을 매수하려는 MZ세대라는 두 축으로 나뉘고 있다"며 “고령층은 보유세 부담과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자산을 줄이거나 주거를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는 반면, 젊은 세대는 가격 메리트가 있는 비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르포] 기대는 재건축, 현실은 화재 공포…장미·주공5의 ‘민낯’

“오밤 중에 아들 내외와 손주들이 몸만 겨우 피한 채 헐레벌떡 피신 나왔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 23일 밤 화재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현장을 27일 직접 찾았다. 이날 단지 내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자녀 가족이 화재가 발생한 동에 거주하고 있다면서 당시 상황을 위와 같이 전했다. 실제로 단지 안은 아직 화재의 흔적이 선명했다. 밤 사이 불길은 잡혔지만, 화재가 발생한 12층과 피해를 입은 13층에는 그을음과 잿더미 냄새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단지 게시판에는 '화재 세대 피해 보상 안내' 게시물이 부착돼 있었다. 관리사무소 측은 피해 규모와 소방 안전 점검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개인정보와 관련된 내용이라 답변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화재로 주민 70여 명이 대피했고, 소방은 사고 당일 오후 9시 8분 신고 접수 후 1시간여 만인 오후 10시 17분께 완진했다.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방안전 체감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주민은 “스프링클러는 없고 경보기만 설치돼 있다"며 “평소 소방훈련이나 경보기 작동 시험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경비원은 “오래된 아파트라 스프링클러는 없지만 매달 정기 소방점검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대피한 입주민도 “경보는 정상적으로 울렸고, 주민들은 복도에서 울린 경보를 듣고 비상계단으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장미아파트는 현장에서 본 것만으로도 화재 취약 요소가 적지 않았다. 외벽 쪽 비상구 계단 출입부에는 생활 물품이 쌓여 있었고, 이는 유사시 주민 대피 동선을 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어 보였다. 복도마다 소화기와 소화전이 설치돼 있었지만, 설비 존재만으로 초기 대응 여건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여기에 단지 내 주차장은 이중주차 차량까지 겹쳐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정도로 폭이 좁은 구간이 눈에 띄었다. 대형 소방차의 신속한 진입과 회차를 고려하면, 실제 화재 발생 시 진입로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장에서 제기된다. 이번 화재는 그나마 도로변과 가까운 동에서 발생해 소방차 접근이 가능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안쪽 동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 훨씬 큰 혼선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체적으로 공통됐다. 송파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지역에 대해서는 소방차 전용구역을 설치하고, 불법 주정차 여부를 사전에 단속·점검하고 있다"며 “다만 장미아파트처럼 이중주차가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단지는 매일같이 현장에 나가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사시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해 강제 처분이 가능하며, 필요할 경우 차량을 밀고 진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며 “최근에는 이러한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차량 손상에 따른 민원이나 보상 문제 등 현실적인 부담이 있어 적극적인 집행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문제는 이런 불안이 장미아파트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장미아파트와 더불어 재건축 수혜 단지로 각광받는 잠실주공5단지에서도 또 다른 형태의 노후가 확인됐다. 두 단지는 사실상 잠실 내 마지막 재건축 노른자위로 평가받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풍경은 사업 기대감보다 노후 설비가 드리운 안전 불안에 더 가까웠다. 이곳은 1978년 준공돼 소방법상 전 세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일부 주민은 “장미아파트와 달리 주공5단지는 전 세대에 각각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복도마다 소화전이 갖춰져 있고, 관리사무소 측은 “수시 점검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 세대에 화재경보기도 나눠줬다"고 해명했다. 겉으로 보면 장미아파트보다 안전장치가 보강된 듯 보였다. 하지만 공용부를 들여다보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복도 벽면에 붙은 소화전함은 겉면부터 녹이 슬어 있었다. 문을 열자 내부에는 호스와 밸브가 있었지만 설비 주변엔 먼지와 거미줄이 엉겨 있었다. 상부 경보장치 부근에는 정리되지 않은 배선이 노출돼 있었고 용도가 분명치 않은 ON/OFF 버튼까지 달려 있었다. 본지가 확인한 설비 상태는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신뢰를 주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설비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실제로 작동하여 생명을 구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이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방화문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쪽 벽면에는 '방화문 항상 닫힘 유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다른 구간에서는 문이 열린 채 벽돌처럼 보이는 고정물에 받쳐져 있었다. 평소 통행 편의를 위해 열어둔 것일 수 있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방화문은 단순한 출입문이 아니라 연기와 유독가스 확산을 막는 핵심 차단막이 된다. 주민들의 불안도 제각각이었다. 한 입주민은 “화재경보기 설치 방법을 몰라 그대로 두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입주민은 “리모델링한 세대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송파소방서 측은 “아파트 내부 소화기, 소화전, 경보설비 등은 관리사무소와 입주민이 관리 주체"라고 밝혔다. 이어 “소방서에서도 점검과 지도는 하고 있지만, 수백·수천 개에 달하는 시설을 일일이 직접 점검·관리하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며 “결국 관리사무소와 관계인의 자발적인 이행이 없으면 유지·관리가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상계단 적치물이나 방화문 개방 등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점검 시 시정기한을 부여하고 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며, 기한 내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질문은 현장 불안에만 그치지 않는다. 숫자로 봐도 현실은 무겁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서울 아파트 179만808세대 중 27.1%(48만4511세대)가 준공 30년을 넘겼다. 특히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의 최근 5년간 분석에 따르면, 주택화재 사망자(116명)의 압도적 다수가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주택에서 발생했다. 스프링클러의 유무가 곧 '생존의 경계선'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노후 아파트 스프링클러는 법적으로 어떻게 돼 있을까. 현행 제도는 기존 노후 아파트 전체에 스프링클러를 소급 의무화하고 있지 않다. 현재 소방시설 설치 기준은 6층 이상 특정소방대상물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두도록 강화돼 있지만, 기준은 원칙적으로 신축·증축·개축·재축·이전·용도변경 또는 대수선의 허가·신고 시점 이후부터 적용된다. 다시 말해 예전 기준으로 지어진 아파트는 지금 기준을 자동으로 다시 맞출 의무가 없다. 이 구조 때문에 은마나 장미 같은 구축 단지는 법적으로 스프링클러 공백이 생긴다. 1992년 소방법상 스프링클러 관련 조항이 의무화되기 전 착공된 아파트 상당수는 여전히 화재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다만 “설치 의무가 없다"는 것이 “아무 의무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3조에 따르면 아파트 등 특정소방대상물 관계인은 자체점검 결과 중대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지체 없이 수리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며, 점검 결과와 이행계획도 관할 소방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시행규칙은 그 보고 시한을 점검 종료 후 15일 이내로 정하고 있다. 즉 기존 단지라도 경보설비, 소화전, 방화문, 피난로 관리 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장미아파트와 주공5단지가 보여준 풍경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갈린다. 장미는 애초에 스프링클러가 없는 구조적 공백이고, 주공5는 설비는 있으나 유지·관리의 신뢰가 충분한지 의문이 제기되는 사례다.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7월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기존 공동주택에도 법 시행 후 2년 이내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문제는 현실성이다. 기존 아파트에 스프링클러를 소급 설치하려면 수조, 펌프, 배관, 세대 내 공사 공간 등이 모두 걸림돌이 된다. 기존 수도배관을 활용하는 간이 스프링클러 같은 대안도 거론되지만 비용과 공간 제약이 만만치 않다. 결국 국회 안에서도 '일괄 의무화'와 '현실적 보강' 사이에서 논의가 멈춰 있는 상태다. 정부도 아직 기존 노후 아파트에 대한 전면 소급 의무화 방침을 내놓지는 않았다. 대신 지난해 부산 아파트 화재 이후 '스프링클러가 없는 아파트 전수 점검과 보강'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무조정실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스프링클러 미설치 아파트 2만5212개 단지를 대상으로 지자체, 전기·가스안전공사와 함께 긴급 화재안전점검을 진행했고, 2025년 8월 29일 기준 93.1%인 2만3460개 단지 점검을 마쳤다. 보강책도 병행되고 있다. 정부는 취약세대에 대해 3년간 약 150만 세대에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보급하고, 화재 발생 시 취약가구에 전화를 돌리는 '화재대피 안심콜' 도입, 세대 내 감지기 등 소방시설 설치에 장기수선충당금 사용 허용 등을 추진 중이다. 즉 스프링클러 소급 의무화 대신 감지·경보·대피 체계를 먼저 강화하는 방향이다. 전기적 화재 대책도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노후 공동주택 스프링클러 미설치 세대에 대해 지난해 말까지 특별 전기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올해부터는 전기안전공사의 세대 내 전기설비 점검 대상을 기존 '25년 이상·1000kW 미만'에서 '스프링클러 미설치 공동주택 전체'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점검 항목 역시 누전·절연·접지뿐 아니라 콘센트·멀티탭 과부하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넓어졌다. 그러나 이런 보강책만으로 세대 내 초기 화재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느냐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본지 질의에 “현재 안전 대책을 마련 중이며, 정리되는 대로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재건축을 기다리는 서울의 오래된 단지들은 그렇게 서로 다른 표정으로 같은 시간을 버티고 있다. 시장은 이들 아파트를 볼 때 입지, 사업성, 대지지분, 용적률을 먼저 따진다. 하지만 현장에서 먼저 보이는 것은 그런 숫자가 아니다. 녹슨 소화전 문, 거미줄 낀 설비, 열린 방화문, 빽빽한 주차장, 그리고 “불 나면 괜찮겠느냐"는 주민들의 짧은 한마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HUG 전세보증 사고 68% 급감했지만…지역별 ‘보증금 지급 속도’ 격차 있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재무 건전성은 강화됐지만 보증금 지급 속도는 지역마다 격차를 보이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건수는 2025년 6677건으로 2024년 2만941건 대비 68.1% 감소했다. HUG는 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대신 보증금을 돌려주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에 신고된 사고 건수가 크게 감소한 주된 이유는 부채비율 개선을 위한 제도 변화 때문이다. 2022년 대규모 전세사기 이후 2023년 5월 HUG는 기존에 전세가율 100%까지 보증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을 90%로 강화했다. 이전에는 집값과 전셋값이 똑같아도 보증이 가능했지만 제도 개선 이후에는 집값의 최소 10%는 집주인의 자기 자본이거나 여유 자산이어야만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사고 확률이 높은 무자본 갭투자 물건들을 가입 대상에서 제외했다. 집주인 돈이 최소 10%가 들어간 상대적으로 안전한 물건들만 보증보험 대상이 됐기 때문에 사고건수 자체가 줄어들었다. HUG가 전세가율 강화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개선했지만 지역별로 보증금 지급 속도가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5년 전국 사고건수 대비 변제건수 비율(변제율)은 전체 사고 건수인 6677건 중 5345건이 변제돼 80.1%을 기록했다. 전국 보다 낮은 변제율을 보인 지역은 제주(68.8%), 충북(72.6%), 광주(73.7%), 울산(73.8%), 대전(76.5%), 경남(77.6%), 경기(78.0%), 서울(79.3%) 등 8개 지역이다. 특히 가장 변제율이 낮은 곳은 제주로 변제율은 평균보다 11.3%p 낮다. 수도권 평균 변제율은 79.7%다. 수도권과 비교하면 충북(72.6%), 광주(73.7%), 울산(73.8%)은 수도권 평균보다 최대 7%p 낮은 변제율을 보인다. 김종양 의원실은 사고 건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음에도 변제 소요일이 줄지 않은 것은 HUG의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2021년 소요일은 40.7일 이었으나 4년 사이 2.5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이에 HUG 관계자는 “임차인이 서류 제출을 완료하고 이사 일정이 정해지는대로 해당 일자에 맞춰 적기에 보증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완서류 제출이 지연되거나 서류제출이 완료돼 보증금 지급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임차인의 이사 일정때문에 지급 소요기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의원실의 설명은 사고 등록 후 실제 보증금을 지급한 기간에 대한 것으로 장기간 소요되는 임차인의 이사 준비 기간을 포함하고 있다"며 “이는 임차인의 보완 서류 제출 기간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양 의원은 “HUG 의 변제 처리 역량이 지역 간 불균형 없이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방 임차인은 HUG 지사 접근성이 낮고 서류 준비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변제 과정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며 “지방 거점별 전담 처리 인력을 확충하고 변제율이 낮은 지역에 대한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 계약 중…계약금 500만원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이 선착순 동·호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특히 총 계약금 5%에 1차 계약금 500만원으로 설정해 수요자들의 초기 자금 부담을 대폭 줄인 곳이 특징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대현동 생활권을 중심으로 한 야음동 일대는 향후 약 2000세대 이상의 고층 브랜드 단지가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남구는 현재 분양권 물량이 줄어들며 신축 공급 공백이 발생한 상태이고, 향후에는 정비사업 위주의 제한적 공급만 예정돼 있어 희소성이 부각된다. 일대에 브랜드 주거벨트가 형성되는 것은 물론, 도시철도 트램2호선 개통 예정이라는 교통 호재까지 더해지며, 개통 이후 남구 내 이동성과 도심 접근성 개선에 따른 주거 가치 상승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입지적 측면에서는 도심 속 희소한 자연환경인 선암호수공원을 바로 누릴 수 있는 입지여건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호수공원 자체가 하나의 프리미엄으로 작용하며, 주거 쾌적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또한 야음초 등 도보 통학이 가능한 안정적인 학세권을 갖추고 있어 자녀를 둔 실수요층의 선호도가 높고, 학군과 생활환경을 동시에 중시하는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직주근접 여건 역시 뚜렷하다. SK와 에스오일 등이 위치한 온산 석유화학단지를 비롯해 울산대교를 통해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현대자동차 등 주요 산업단지로의 출퇴근 접근성이 우수해 직장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한다. 여기에 인근 기존 아파트 시세와 비교했을 때 상품성은 물론, 입지적 우위까지 부각된다. 아울러 최근 전세 물량 부족에 따른 전세난 우려와 함께 향후 신규 공급 아파트 분양가 상승(표준공사비 인상 가능성)에 따른 가격 상승 여지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탁월한 입지여건 뿐만 아니라 상품적 가치도 뛰어나다. 4베이 판상형 구조를 적용해 공동주택 아파트에 준하는 평면을 구현했고, 전용률 역시 일반 아파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현대건설의 층간소음 저감 기술인'H 사일런트 홈 시스템Ⅰ'을 적용한 점과 스카이라운지 및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도입한 점도 차별화된 요소다.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은 울산 남구 야음동 일원에 지하 6층~지상 최고 44층, 2개 단지 총 753가구 규모(아파트 631가구, 오피스텔 122실)로 조성된다. 견본주택은 울산광역시 남구 달동 일원에 위치해 있다. 입주는2028년 2월 예정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범어역 파크드림 디아르, 모델하우스 첫날 ‘썰렁’

“개장 첫날 500명 방문…체감 열기는 기대 이하" “고분양가 부담에 관망세 확산…주말 반등 여부 주목"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 일대에 들어서는 '범어역 파크드림 디아르'가 27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본격 분양에 돌입했지만, 개장 첫날 분위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정오께 문을 연 견본주택에는 통상 분양 초기에서 볼 수 있는 긴 대기줄 대신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 연출됐다. 개장 이후 약 2시간 동안 방문객은 500여 명 수준으로 집계됐으나, 현장에서는 체감 열기가 크지 않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모델하우스 내부는 여유로운 동선 속에 관람이 이뤄졌고, 일부 상담석도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방문객 연령층은 40~60대가 주를 이뤘으며, 일부는 어린 자녀와 함께 현장을 찾았다. 상담을 기다리던 40대 여성은 “평소 분양 현장보다 사람이 적은 것 아니냐"고 묻자, 분양 상담원은 별다른 설명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분양 관계자는 “점심시간대가 가장 붐빈다"고 설명했지만, 오후 1시가 가까워질 때까지도 방문객은 크게 늘지 않았다. 외지 방문객의 반응도 냉담했다. 구미 에서 왔다는 한 방문객은 “남편 직장 문제로 이주를 고려해 찾았지만,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다"며 “프리미엄이나 시세차익을 감안해도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장 관계자는 “오전 한때 200여 명이 몰리며 반짝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후 방문객이 급격히 줄었다"며 “주말에는 수요가 더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는 최근 금리 부담과 분양가 상승이 맞물리며 실수요자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분양 역시 가격 경쟁력 여부가 흥행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르포] 양도세+보유세 직격… “연금 200에 세금 80” 1주택자 ‘비틀’

“이미 버스는 떠났습니다. 지금은 막판에 한두 건 나오는 수준이에요." 지난 27일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업소.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물 폭탄'이 쏟아진다는 외부 인식과 달리, 현장의 공기는 오히려 정반대였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는 2월 말부터 3월 초중반 사이에 대부분 정리됐다"며 “지난주까지 팔릴 만한 물건은 다 나갔고, 지금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1억 이상 다시 올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일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현지 중개사는 “4월 초가 사실상 마지막 바겐세일"이라며 “4월 중순을 넘기면 절차상 매도가 어려워져 '안 팔리면 그냥 가져간다'는 분위기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팔 사람은 다 팔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현장은 가격이 아니라 '현금흐름'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이다. 호가 5억 하락이라는 말이 파다하지만, 현장은 '급매 소진' 이후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송파·강동권 매물은 2월 말 정점을 찍은 뒤 3월 셋째 주(16일~20일) 기준 약 12% 감소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라는 '탈출구'를 활용할 수 있는 물량은 사실상 3월 15일 이전에 정리됐다는 의미다. 송파 헬리오시티 전용 84㎡가 27억 원대에 거래됐다는 사례 역시 전체 9510세대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나머지 다수 집주인은 여전히 29억~30억 원 선의 호가를 유지하며 정책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하락 역시 체감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단지에서 전용 84㎡ 기준 최고가 대비 4억~6억 원 낮은 거래가 등장했지만, 이는 제한적인 초급매 사례다. 헬리오시티 소망부동산 박영호 대표 공인중개사는 “언론에서는 5억씩 떨어졌다고 하지만 실제 거래는 한두 건뿐"이라며 “대부분 매도자는 여전히 28억~30억 선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사는 “온라인에 올라온 저가 매물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하락폭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시세 대비 수억 원 낮은 특급 매물을 내걸고 영업 중인 한 업소에 들어가 실시간 거래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돌아온 답변은 “이미 나갔다"는 판에 박힌 말뿐이었다. 기자가 신분을 밝히고 구체적인 거래 시점 등을 묻자 중개인은 즉각 취재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대화를 끊었다. 현장 곳곳에서 제기되는 '미끼성 허수 매물' 의구심이 취재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 대목이다. 이처럼 단기 급락 이후 시장은 빠르게 관망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더 크게 언급되는 변수는 가격이 아니라 '세금'이다. 양도세 국면이 종료되면서 시장의 중심축은 보유세로 이동했다. 실제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18.67% 상승했다. 반면 보유세는 최대 40~50%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6년 세수 추계 보고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 대상 1주택자는 31만7000가구에서 48만7000가구로 1년 새 53.5% 급증하며 과세 대상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가격보다 세금이 훨씬 빠르게 상승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특히 충격은 고령층과 1주택 실수요자에게 집중되는 양상이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은퇴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 소득은 약 250만~300만 원 수준이다. 반면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를 월 단위로 환산하면 약 70만~100만 원에 달해 소득의 30~40%를 세금으로 지출하는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연금 200만 원을 받아 80만 원을 세금으로 내는 상황"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현금흐름'이다. 복수 공인중개사의 정보를 종합하면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신축 대단지에서 별도 소득이 없는 60대 이상 고령층 비중은 약 20~25%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들에게 올해 보유세는 단순한 세금이 아니라 생존 문제에 가깝다. 실제로 헬리오시티 보유자의 보유세는 650만 원에서 약 980만 원으로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 환산 시 약 81만 원 수준으로, 소득의 상당 부분이 주거비로 전환되는 구조다. 올림픽파크포레온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70~80대 고령 조합원이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는데, 이분들은 소득이 없어 보유세가 그대로 생활비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결국 버티지 못하고 집을 내놓는 비자발적 매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헬리오시티도 마찬가지다. 그는 “강남에 집 한 채 있다고 모두 부자가 아니다"라며 “보유세가 월 100만 원 수준으로 늘어나면 사실상 생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젊은 세대 역시 예외는 아니다. DSR 40% 규제 속에 '영끌'로 주택을 매입한 2030 세대는 원리금 상환에 더해 월 50만~60만 원 수준의 보유세 부담이 추가될 경우 실질 가용 소득이 마이너스 구간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한 중개사는 “월급 받는 직장인도 세금이 늘어나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식비"라며 “세금이 주거 안정성을 넘어서 삶의 질 자체를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은 엇갈리지만 흐름은 분명하다. 5월 9일 이후에는 매물 감소에 따른 '공급 절벽' 가능성이 제기된다. 강동구 한 중개사는 “다주택자가 빠지고 나면 남는 것은 1주택자뿐인데, 이들이 급하게 매도할 이유는 없다"며 “일정 기간 거래 공백 이후 가격 회복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시장은 매수와 매도가 팽팽히 맞서는 '심리 교착' 상태다. 매수자는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매도자는 반등을 기대하며 버티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거래 절벽, 중기적으로는 가격 반등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복합 국면이다. 복수 공인중개사는 “지금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강해 호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매도자들은 조금만 버티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격을 쉽게 내리지 않고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결국 이번 시장 변화는 가격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공시가격 상승(약 18%)과 과표 확대가 맞물리며세금이 40~50% 급증하는 구조가 형성됐고, 그 부담은 다주택자가 아닌 1주택 고령층과 실수요자에게 전이되고 있다. “결국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집 한 채 가진 서민"이라며 “세금이 시장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압박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다주택자의 투기를 잡겠다던 조세의 칼날이, 평생 집 한 채를 지켜온 은퇴 세대의 밥상머리와 청년 세대의 미래를 먼저 베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 역시 시장의 중심 변수가 세금으로 이동했다고 진단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양도세 국면은 사실상 마무리됐고, 지금은 보유세 부담이 시장을 움직이는 시기"라며 “특히 소득이 없는 고령층일수록 세금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고령층은 일정한 소득이 없기 때문에 보유세가 곧 생활비 부담으로 직결된다"며 “이들은 주택 규모를 줄이거나 일부를 처분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시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 반포’ 입주·분양 ‘급물살’…관처 변경 가결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서초구 신반포21차를 재건축하는 '오티에르 반포'가 관리처분계획 변경을 가결하면서 이달로 예정된 일반분양과 오는 7월 입주가 순항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포스코이앤씨 등에 따르면 신반포21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18일 총회를 열고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을 약 93%의 찬성률로 의결했다. 특히 이번 가결로 입주에 있어 주요 장애물로 거론되던 공사비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돼 향후 일정도 안정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우선 이번 가결을 통해 후분양을 진행하면서 조합원 부담을 낮췄다. 후분양 방식은 준공 시점의 시장 여건을 반영해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 단지가 위치한 반포 지역의 높은 지가 상승률에 따라 분양가를 책정하면서 수익성을 높인 것이다. 이번 후분양을 통해 일반분양 수입은 약 497억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조합원 분담금도 기존 예상 대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오티에르 반포 조합원 평균 1인당 분담금이 6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던 상황에서 이번 후분양을 통해 40평형 조합원이 신축 40평형을 선택할 경우 분담급이 약 1억8000만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또 '오티에르 반포'는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인 '오티에르'가 반포 일대에서 처음 적용되는 단지다. 아파트 내엔 3800㎡ 규모의 커뮤니티와 스카이카페, 프라이빗 시네마 등 차별화된 주거 공간이 조성된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후분양 전략을 통해 조합원 체감 이익을 높인 대표 사례"라며 “반포 지역을 중심으로 오티에르 브랜드 경쟁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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