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단위 재생에너지로 경제성까지 확보…성과 지표 측정 가능해야”

마을 공동체나 농가 주민들이 재생에너지 발전에 참여해 수익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에너지'가 공급망 확장과 산업 성장 같은 경제적 측면에서 재생에너지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에너지공단과 21세기 재생에너지 정책 네트워크(REN21)는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커뮤니티 에너지, 영농형 태양광 그리고 재생에너지 기반 경제'를 주제로 '2026 커뮤니티 에너지 국제 컨퍼런스'를 공동 개최했다. 행사는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진행된다. 국내외 정책입안자와 국제기구, 지방정부, 연구기관, 산업계,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모여 재생에너지 설비의 양적 확대를 넘어 주민 참여 확대와 지역사회 이익 창출을 위한 국내외 사례를 공유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재생에너지 사업 모델과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라나 아디브(Rana Adib) REN21 사무총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국에서 많은 민간분야 주체들이 재생에너지 PPA를 하는 것처럼, 오늘날 재생에너지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기회는 크다"며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경제 시스템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도입을 어렵게 하는 구조적 장벽이 있고, 재생에너지의 큰 편익과 효과들이 경제 시스템에서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경제 시스템을 만들려면 성과지표가 있어야 한다"며 “커뮤니티, 업계와 소통해서 정책가들에게 가이던스를 주고 재생에너지 기반 경제를 만들어야 도입을 막는 구조적 장벽을 극복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훈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위원장은 “에너지 전환은 환경정책 뿐만이 아니라 일상을 책임지고 안보를 강화하며 국가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그 중심에는 바람과 햇빛처럼 한국이 가진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있다"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재생에너지 보급과 함께 전력망, 에너지지저장장치, 에너지 효율, 산업제도 거버넌스 등 에너지 시스템 전반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한국 정부도 햇빛소득마을과 영농형 태양광 같이 지역 주민이 발전에 직접 참여하고 편익을 공유하는 다양한 모델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여비인(Yeo Bee Yin) 전 말레이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재생에너지 선도 사례를 소개했고, 히데아키 이와사키(Hideaki Iwasaki) 아시아개발은행(ADB) 총괄국장은 재생에너지 기반 경제의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유럽연합(EU)과 국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 추진된 정책 사례를 비롯해 국제사회의 커뮤니티 에너지 사례와 경험을 공유했다. 아울러 커뮤니티 에너지와 재생에너지 기반 경제를 주제로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 모델과 지방정부 주도의 에너지 자립·분산에너지 활성화 방안 등을 국내외 사례와 함께 논의했다. 오는 2일에는 '영농형 태양광의 지속가능성과 농가소득 모델'을 주제로 논의한다. △영농형 태양광 표준모델 △농가소득 증진 방안 △일본 등 해외 주요국의 규제 개선·금융 지원 체계 등을 공유한다. 영농형 태양광의 제도적 안착을 위한 입법과 인허가 기준 개선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전문가 토론도 진행된다. 최재관 공단 이사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은 이제 단순히 재생에너지 설비의 양적 확대 단계를 넘어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주민 참여와 지역 이익 창출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선도적 에너지 전환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글로벌 협력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에는 해외 주요 연사와 관계자들이 경기도 여주시 구양리 햇빛소득마을을 방문했다. 구양리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직접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하고 발전수익을 마을 복지와 공동체 활성화에 활용하는 대표적인 주민참여형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나주, 인공태양으로 미래 에너지 판 짠다

나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나주시가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를 지역의 기존 에너지산업 기반과 연결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연구시설 유치에 그치지 않고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 전문인력을 한곳에 모아 핵융합 기술의 연구개발부터 산업화와 실증, 장기적으로는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지난달 30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에서 열린 '나주 글로벌 에너지포럼 2026' 인공태양 세션에서 '인공태양으로 바뀌는 나주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세션에는 영국 STEP Fusion 하워드 윌슨 과학기술총괄이사를 비롯해 황용석 서울대 교수, 오영국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 양형렬 K-문샷 프로젝트 핵융합 분야 PD 등 국내외 핵융합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술개발 동향과 상용화 과제,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 윤 시장이 핵융합 에너지에 주목한 배경에는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첨단산업이 지역과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산업시설뿐 아니라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 기반도 함께 갖춰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윤 시장은 미래산업 확대와 함께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안정적이면서도 무탄소인 미래 전원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 가운데 하나가 핵융합 에너지다. 세계 주요국이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기술개발과 실증 경쟁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연구성과를 실제 산업과 전력 생산으로 연결하기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윤 시장은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미래 첨단산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 기반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며 “미래산업 투자와 함께 안정적이고 무탄소인 미래 전원 확보 전략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가 가진 기존 에너지산업 기반도 핵융합 생태계 구축의 토대로 제시됐다. 빛가람혁신도시에는 한국전력을 비롯해 전력거래소, 한전KDN, 한전KPS 등 전력 관련 공공기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와 에너지 분야 연구·교육기관, 관련 기업들이 집적해 있다. 여기에 인공태양 연구시설과 핵융합 분야 연구 역량을 결합하면 단순히 연구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넘어 연구개발과 기업 유치, 전문인력 양성, 실증과 사업화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에너지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나주시의 구상이다. 발전 전략도 단계적으로 제시했다.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출발점으로 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이후 핵융합 소재·부품·장비와 첨단기술 기업이 모이는 산업클러스터로 확대하면서 연구성과의 실증과 사업화, 장기적인 핵융합 발전 상용화 기반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나주를 단순히 연구시설이 위치한 지역이 아니라 핵융합 기술과 기업, 인재가 모이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에너지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윤 시장은 지역의 노력만으로는 핵융합 산업화를 앞당기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도 요청했다.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연구기관과 기업을 체계적으로 집적하고 연구개발에서 실증·사업화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나주를 핵융합 연구개발특구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면서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핵융합 핵심기술 확보와 연구시설 구축, 전문인력 양성, 관련 기업 육성이 각각 별개의 사업으로 추진되기보다 하나의 국가 산업전략 안에서 연계돼야 한다는 취지다. 윤병태 시장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워가는 상황에서 미래산업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인지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며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핵융합 기술개발과 산업화를 앞당긴다면 나주는 미래산업을 뒷받침하는 에너지 거점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주에 대한 국가의 핵융합 투자는 하나의 지역사업을 지원하는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에너지 기술 경쟁력과 미래 첨단산업 기반을 함께 준비하는 전략적 투자"라며 “연구와 기업, 인재와 산업이 연결되는 핵융합 생태계를 착실하게 만들어 세계의 연구자와 기업이 찾고 청년들이 미래를 꿈꾸는 글로벌 핵융합 에너지 도시로 나주를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나주시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부지로 최종 선정돼 왕곡면 에너지국가산업단지 인접 지역에 핵융합 에너지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할 연구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사업 추진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며, 10월 중 조사가 마무리되면 2027년부터 연구시설 구축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김성환 기후장관 “내년 재생에너지 10GW 이상 늘어날 것…제도적 기반 충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내년부터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가 연간 10기가와트(GW) 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달성을 위해 그동안 추진해온 제도 개편이 실제 보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김 장관은 1일 세종 기후부 청사에서 열린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부터는 10GW 이상의 재생에너지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비행기가 뜨기는 어렵지만 뜨고 나면 멀리 갈 수 있다. 지금은 그 단계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기후부에 따르면 지난해 재생에너지가 3.8GW 정도 늘어났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증가 규모가 올해의 세 배 가까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본 셈이다. 기후부는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설비 규모가 40GW에 조금 못 미치는 만큼 앞으로 남은 기간 약 60GW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김 장관도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과제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앞으로 남은 기간 60GW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쉽지 않은 숙제"라면서도 “그동안 여러 가지 제도적 개선 대책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태양광 이격거리 제한과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개편, 햇빛소득마을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 등을 언급했다. 기존 송전망을 새로 건설하지 않고도 재생에너지 접속 여력을 높이는 전력망 혁신 대책 역시 보급 확대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으로 꼽았다. 김 장관은 “제도적 기반을 충분히 깔았고 태양광은 상대적으로 빠르지만 사업에 최소 6개월에서 1~2년 이상 걸린다"며 “곳곳에서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호남에도 접속하지 못한 채 대기 중인 물량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출범 이후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을 목표로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통해 중장기 보급 로드맵을 마련했다. 전력망 부족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이 지연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전력망 수용 한도를 넘어 발전설비 접속을 우선 허용한 뒤 필요할 때 출력을 제어하는 유연접속제도를 확대하고, 허수·지연 사업의 접속권을 정비해 실제 사업 추진이 가능한 발전사업자의 접속 기회를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을 송전망 기준 171GW, 배전망 기준 110GW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전기차와 건물 등 일상 영역에서도 전기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차 중에 23%가 전기차로 전환했다"며 “대략 심리적으로 보면 새로운 상품을 구매하는 데 30% 정도가 넘어가면 상당히 심리적 대세가 된다고 한다. 그 단계까지 거의 왔다"고 말했다. 건물 분야에서는 가스 배관 없는 아파트 추진 의지를 밝혔다. 김 장관은 “아파트를 신축하는 조합의 임원이 '우리 아파트도 가스 배관 없는 아파트로 지어주면 안 되겠냐'라는 요청을 직접 해온다"며 “우리 집도 가스보일러 대신 히트펌프로 전기화할 수 없겠냐, 이런 요구도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어떻게든 가스 배관 없는 아파트를 지어서 건축물 분야에서의 탈탄소화를 보다 속도감 있게 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현장] 27층 높이서 도는 80m 블레이드…연 900GWh 전기 생산

[전남 영광군=정승현 기자] 9월 30일 전남 영광군 낙월면 안마도와 송이도 인근 해상. 유속이 빠른 수심 8~13m의 바다 위에 평균 풍속 7m/s의 바람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낙월해상풍력발전단지가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길이 82.5m의 바람개비(블레이드)가 높이 92.1m, 직경 3.86~6m의 철제 기둥에 매달려 서서히 움직이며 발전(發電)했다. 단지 내 발전기 1대 앞에는 이틀에 걸쳐 30일 새벽 터빈과 블레이드 설치 작업까지 마친 해상풍력터빈설치선(WTIV) 한산 1호가 대기 중이었다. 낙월해상풍력발전단지에는 독일 벤시스 사(社)가 만든 발전능력 5.7메가와트(MW)의 풍력 터빈과 CS윈드가 제작한 높이 92m짜리 3단 타워 등으로 구성된 풍력발전기가 64기 설치됐다. 총 발전용량은 364.8MW에 달하고, 연간 900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는 송이도 육상 변전소를 거쳐 육지로 보내진 뒤 서홍농 개폐소를 통해 전국 단위 전력망에 연결된다. 이 단지는 지난달 28일 공정률이 97.5%을 기록했고, 풍력발전기 3대의 터빈을 다 달고 해저케이블 설치 작업까지 마치면 준공에 이르게 된다. 육상 시설은 2024년 3월, 해상 시설은 지난해 4월 착공한 뒤 같은 해 12월 1호기가 상업발전을 개시했다. 풍력발전사업 시행자인 낙월블루하트는 올해 안에 준공해 전체 발전기의 상업 가동을 개시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현재는 45기가 시운전을 하고 있다. 해상에 얇고 길면서 원형 회전운동까지 하는 대형 구조물을 설치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낙월해상풍력단지를 개발해온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작업자들이 풍력발전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뱃머리를 표준 규격에 따라 물결 모양으로 만든 해상풍력유지보수선(CTV)을 3대 보유할 정도로 날씨와 파고 같은 해상 여건의 변화는 전체 프로젝트 진행에 영향을 미쳐왔다. 특히 WTIV 같은 해상풍력 프로젝트용 특수 선박을 빌리는 문제부터 기상 악화로 작업을 아예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일쑤였다. 해상풍력 발전기는 크기 때문에 터빈을 기둥에 달 때 각도가 1도라도 틀어지면 달 수 없다. 특히 서해는 조류가 세기 때문에 WTIV를 정확한 각도로 바닥에 안착시키는 작업이 더 까다롭다. 그 영향으로 원래는 지난해 말 준공한다는 목표였지만, 올해 상반기, 올해 말로 준공 예상 시점이 밀렸다. 현장을 총괄하는 김욱진 낙월블루하트 전무는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할 때 작업이 가능한 기간은 3월~11월 중순으로 길지 않은 데다 한 달에 작업할 수 있는 날도 보통 11일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관리 난이도가 높다"며 “올해는 다행히 여름에 태풍이 오지 않아 평소보다 작업일수가 많았지만, 9월 중순이 되면서 조류가 세져 해저케이블 포설·매립 작업을 잠시 멈췄다"고 말했다. 이들 발전기들이 문제 없이 돌아가는지 살피는 통합관제센터는 풍력단지에서 배로 약 1시간 20분 거리만큼 떨어져 있는 영광군 홍농읍에 자리한다. 이곳은 중소 조선사인 MJ중공업을 인수하면서 부지도 같이 구매해 마련했다. 해당 부지에 송전탑 2대를 세워 송전망을 전국 단위 전력망으로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관제센터에는 전력계통 연결부터 발전기기 작동 여부까지 한눈에 나타낸 화면이 있었다. 낙월풍력단지와 전국 단위 전력망 사이에 연결된 송전망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송이도에 위치한 중간 변전소와 풍력발전기 간 연결된 11회선의 작동 현황, 터빈 상태와 출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성민수 낙월블루하트 이사는 “설비고장 등 돌발상황을 신속히 파악해 원격 복구 또는 현장 출동 같은 조치를 취하기 위한 지휘소로 운영하고 있다"며 “고장이 났는지 여부는 온도 같은 환경 변화로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낙월해상풍력은 2023년 말 에너지공단이 주관한 풍력발전 고정가격계약 입찰에 선정됐고, 이듬해인 2024년 2월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계약을 남부발전과 체결했다. 20년 동안 정해진 가격에 발전공기업에 전력을 공급하는 식으로 수익성을 확보한 것이다. 주요 발전사들은 관련법 개정으로 REC에 기반한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가 내년 초 폐지되면서 재생에너지 시장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경쟁에 기반한 재생에너지 계약 시장을 도입하고, 사업자별로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의무 할당해 목표 달성 여부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시장 경쟁 체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과 운영이 지속 가능하려면 수익성 확보와 경쟁력 있는 기자재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국내에서는 낙월해상풍력 같은 수백MW급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아직은 추진 단계에 머물러 있는 반면, 유럽에서는 독일 헤 드라이트 해상풍력 단지가 발전용량 960MW 규모로 준공되는 등 GW급 수준의 해상풍력 발전 단지 현실화가 가까워지고 있다. 소규모 실증 단지 뿐만 아니라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에도 뛰어들어 사업성을 확보할 기회가 생기면 민간 시행사부터 기자재 공급사들까지 참여 유인이 더 커질 것이라는 업계 목소리가 나온다. 정종영 명운산업개발 사장은 “단일 풍력발전 단지를 대규모로 건설·운영해야 CTV와 WTIV를 충분히 확보하고, 풍력발전 관련 공급망이 형성되거나 설계·조달·시공(EPC)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다"며 “풍력발전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해 발전단가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나가고, 민간 참여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낙월블루하트는 명운산업개발과 태국 비그림파워 사가 각각 51%,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해저 구조물 설치는 삼해이앤씨가, 해저케이블 설치는 호반산업이 수행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세계인의 눈으로 본 햇빛소득마을…“발전사업에 공동체 결합한 독특한 경제시스템”

“에너지 사업이 지역공동체의 삶과 결합해 독특한 경제시스템을 만들어낸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라나 아디브 REN21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경기 여주시 점동면 구양리 햇빛소득마을을 방문해 이같이 평가했다. 태양광 발전을 마을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주민 복지와 공동체 운영에 활용하는 구조가 인상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날 현장에는 10여명의 REN21 관계자가 참석했고, 이기범 한국에너지공단 기후행동본부 이사 등 에너지공단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REN21은 정부와 산업계, 시민사회, 학계 등이 참여해 전 세계 재생에너지 관련 정보와 정책 동향을 공유하는 글로벌 단체이며 프랑스 파리에 사무국을 두고 있다. 아디브 사무총장은 “개인이 각각 태양광 지분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집단적으로 소유한다는 점이 꽤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공동체가 발전사업을 직접 소유하는 방식과 시민들이 지분을 구매하는 방식 등 다양한 모델이 존재한다"면서도 “이곳에서는 주민이 함께 살아가고 서로를 돌보는 측면이 다른 프로젝트와 비교해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날 현장에는 아디브 사무총장을 비롯해 일본·호주·스페인 등에서 온 REN21 관계자들이 구양리 태양광발전소를 둘러봤다. 이들의 질문은 발전사업 자체 뿐만 아니라 누가 사업을 소유하고 수익을 어떻게 나누는가에 집중됐다. 특히 주민 개개인이 발전사업에 지분을 투자하는지, 발전 수익은 어디에 사용하는지 등을 거듭 물었다. 전력 판매 방식과 발전소 운영·관리 주체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전주영 구양리 이장은 발전사업의 주체가 개인이 아닌 마을이며 발전 수익 역시 주민 공동체를 위해 사용된다는 점을 거듭 설명했다. 구양리 태양광발전소는 지난 2022년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햇빛두레발전소 사업에 선정되면서 조성됐다. 1~6호기를 합친 설비용량은 약 1메가와트(MW), 총사업비는 16억7000만원 규모다. 사업비의 90%를 융자로 조달했으며 향후 20년간 월평균 약 1000만원, 연간 약 1억2000만원의 순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수익은 마을사무실 운영과 사무장 채용을 비롯해 마을식당·마을버스·탁구장·그라운드골프장 운영, 주민 여행과 단체 외식, 명절·문화행사, 상품권 지급 등 주민 복지에 사용된다. 아디브 사무총장은 햇빛소득마을에서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있음을 주목했다. 그는 “일부 국가에서는 시민이나 공동체가 제도적 틀을 활용해 사업을 주도하지만 이곳은 정부와의 파트너십이 없었다면 사업이 추진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규제 체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구양리 사례를 REN21의 해외 네트워크에도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협동조합 등을 구성해 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전력 판매 수익을 공동수익으로 활용하는 사업으로, 이재명 정부의 주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당초 올해 500곳 이상을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목표를 700곳 이상으로 확대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금융·계통·인허가 등 사업 과정의 걸림돌을 개선해 전국 확산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재생에너지 ‘공기업·대형사 중심’ 재편에 반발…“RPS 폐지 원점서 재검토해야”

정부가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를 폐지하고 발전공기업과 대규모 발전사업자 중심의 '보급의무-목표관리제' 도입을 추진하자 소규모 시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규모 공공·민간 사업자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보급 체계가 재편될 경우 협동조합 등 소규모 분산형 발전사업자의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다. 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와 전국 각지의 발전협동조합들은 전날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에너지환경부에 RPS 개편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호텔에서는 한국에너지공단이 개최한 RPS 제도 폐지 및 '경쟁입찰 계약시장' 개편을 위한 대국민 공청회가 열렸다. 기후부는 재생에너지법 개정에 따른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기존 RPS를 설비용량 단위의 보급의무-목표관리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협동조합들이 반발하는 핵심은 새로운 제도가 발전공기업과 대규모 발전사업자 중심으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연합회에 따르면 정부가 공개한 RPS 개편 세부방안에는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의 2030년 태양광 보급 목표 87기가와트(GW)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전5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9개 발전공기업에 38.2GW를 배분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간 대규모 발전사와 공공기관에도 최소 12.8GW를 할당하고 직접 건설하거나 지분 투자한 실적을 공급의무 이행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연합회는 이 같은 방식이 시행되면 신규 태양광 시장 상당 부분을 발전공기업과 대형 민간 발전사가 차지하면서 시민참여형 소규모 발전사업자의 사업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시민주도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은 부지 발굴과 인허가, 계통연계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시민 자본과 전문인력을 형성하며 재생에너지 확대에 참여해 왔다"며 “2030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민참여를 배제할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예고된 RPS 개편에 따른 보급 방향과 세부방안을 폐기하고 에너지민주주의와 분산에너지 활성화 원칙에 따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발전공기업 통합에 긴장하는 유럽 풍력업계…“인센티브 명확히 해야”

5개 발전공기업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유럽 해상풍력 기업들이 정부에 통합 발전사에 대한 지원 방안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석탄발전 폐쇄 이후 통합 발전사가 해상풍력을 대체 사업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인센티브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민간 사업자와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지원 기준을 사전에 명확히 해달라는 취지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30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2026 ECCK 백서' 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에너지·환경 분야 정책 건의사항을 발표했다. ECCK는 특히 현재 추진 중인 발전공기업 통합과 향후 재생에너지 정책의 개편 방향을 주목했다. 현재 정부는 한국남동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 등 발전 5사를 하나의 법인으로 합쳐 내년 10월 출범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현재 발전 5사의 사업에서 석탄발전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향후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가 단계적으로 폐쇄되면 이를 대체할 신규 발전사업을 확보해야 한다. 대규모 발전사업 경험을 활용할 수 있고 기가와트(GW) 급 개발이 가능한 해상풍력이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ECCK는 이 과정에서 통합 발전공기업에 어떤 인센티브가 부여될지 불확실하다고 봤다. 공기업이 탈석탄과 고용 전환 등을 위해 해상풍력 사업을 확대하고 정부가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할 경우 기존 국내외 민간 개발사와의 경쟁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CCK는 향후 통합 발전공기업에 적용할 인센티브의 구체적인 틀을 조기에 제시해 민간 사업자가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계획입지 해상풍력 입찰 평가 과정에서 향후 통합될 발전공기업에 적용할 인센티브가 있다면 그 내용과 평가 기준을 사전에 명확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민간 사업자들은 발전공기업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함께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내년부터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가 폐지되고 정부 주도의 경쟁입찰 중심 계약시장으로 전환되는 데 대해서도 보완책을 요구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내년 1월부터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자를 경쟁입찰로 선정하고, 낙찰된 사업자가 한국전력과 장기 고정가격으로 계약하는 체계를 시행할 예정이다. ECCK는 기존 개발사업자들이 현행 RPS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체계를 전제로 사업성을 검토하고 투자를 결정해온 만큼 갑작스러운 제도 변화가 사업의 경제성과 금융 조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해상풍력은 인허가부터 계통 확보, 금융 조달, 공급망 계약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과도기적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RPS 폐지 이후에도 기존 사업자에 대해서는 최소 1년 동안 현행 REC 가중치 체계를 전제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제도 전환 초기에는 REC 고정가격계약 구매자를 한국전력으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전력망 연결과 관련해서는 해상풍력 사업자의 접속 시점을 보다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ECCK는 계통 접속 관리 과정에서 지연 사업자를 판단하는 기준과 소명 절차, 재배분 순서 등이 명확하지 않아 사업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계통 연결이 늦어지면 금융조달과 착공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접속 시점을 명확히 하고, 지연에 따른 보상과 계약기간을 보장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현승 ECCK 에너지 및 환경 위원회 위원장은 “해상풍력은 인허가, 계통 연계, 금융 조달, 공급망 계약 등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인 만큼, 제도 전환 과정에서도 투자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이 유지될 수 있는 안정적인 사업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목적과 수단의 도치

돈과 행복 가운데 어느 게 우선일까? 물론 행복이다. 그런데 돈이 우선되어서 건강이나 행복을 해치기도 한다. 회사에 다니다 보면 가정보다 조직이 우선이 되는 순간이 생긴다. 한두 번 조직에 양보하다가 어느 날 가정이 귀찮게 여겨질 수도 있다. 수단이 목적의 자리를 차지해 버린 것이다. 학생 때는 목전의 시험을 치르고 성적만 받으면 배운 것은 잊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법과 규정은 사회적 안전과 정의를 지키기 위한 수단인데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서 정작 위급한 상황에서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를 사회학에서는 '목적과 수단의 도치(Goal Displacement)'라고 부른다. 우리 역시 이미 도치된 수단을 진짜 목적인 양 추구하고 있다. 흔히 듣는 얘기들이 있다. '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 보급이 꼴찌다.'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RE100이 시급하다.' 'NDC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확대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더 줄여야 한다.' '기업의 RE100 가속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제도를 더 확대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은 값비싸고 전력 생산도 들쭉날쭉하며 예비발전소와 전력저장치(ESS)까지 함께 있어야만 운용이 가능한 문제가 많은 발전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면 그 이유는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일 것이다. 즉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이 목적이고 재생에너지는 이를 위한 수단이다. 발전원별로 전력 1킬로와트시(kWh)를 생산하는데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석탄발전이 약900g(그램), 천연가스는 약500g, 태양광발전은 40g, 풍력발전은 20g, 원자력발전은 12g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저감이 목적이라면 당연히 원자력발전을 확대해야 한다. 착시효과도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예비발전기를 따로 두거나 전력저장장치를 달아야 한다. 전력생산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설비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들 설비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 기여분을 함께 생각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빠진 것이다. 위의 '익숙한 얘기'는 원자력발전에 의한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고 모두 수단이 목적의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재생에너지 보급이 목적이 아니다. 물론 세계 여러 나라 가운데 원자력을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수요가 있고 기술력이 있는 나라는 30여개 국에 불과하다. 그 외의 국가와 원전을 보유하고 있지만 탈원전으로 가고 있는 일부 국가의 경우에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같이 더 효과적인 방법인 원자력발전을 배제하는 것은 아둔하거나 나쁜 의도가 있는 것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일정 규모(500MW) 이상의 대규모 발전사업자에게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를 두고 있다. 발전사업자가 일정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을 하던지 그렇지 못하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를 구매하여 의무량을 채우도록 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이하 한수원)는 원자력발전과 수력발전을 담당한다. 당연히 이산화탄소 배출이 재생에너지발전보다 적다. 그렇다면 한수원은 RPS제도에 따라 REC구매를 해야 하는가? 그렇게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정부가 목적과 수단이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원자력발전을 탄소 배출이 없는 지속 가능한 청정에너지원이자 핵심 기저 전력으로 인정하며, 이산화탄소 배출저감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세액공제(Tax Credit)와 연방 대출 보증, 연구개발비 지원 등 전방위적인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UN을 중심으로 REC 대신 원전과 수소를 포함하는 CF100(Carbon Free 100%) 및 CFE(무탄소에너지) 인증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국가적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RE100을 주창한 영국의 The Climate Group이라는 NGO도 이제 CFE를 받아들인다.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자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해도 인정해주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저감이 목적이지 재생에너지 보급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조용하다. 목적과 수단이 계속 도치되어 있기를 바라는 힘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정신이 제대로 박혔다면 도리어 원자력발전에 보조금을 주어야 한다. bienns@ekn.kr

전기안전공사, AI로 재난·ESS 화재 위험 잡는다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상특보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위험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디지털 재난·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전기안전공사는 AI 기반 재난상황관리 시스템 '케스코-사이렌(KESCO-SIREN)'을 구축해 이달부터 상황·비상근무 등에 단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케스코-사이렌은 기상특보·재난사고·대기질 등 여러 기관에 흩어진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연계해 전국 재난 상황을 한 화면에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상황근무자가 기관별 정보를 일일이 검색해야 했지만 시스템 도입으로 재난정보 확인부터 현장 대응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특히 기상특보가 발효된 지역과 공사 관할 사업소를 자동으로 연결하고 전기실·ESS·무정전전원장치(UPS) 등 전기 관련 사고를 별도로 식별한다. 해당 사업소가 관할 지역의 사고를 즉시 파악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사는 앞으로 공간정보를 시·군·구 단위까지 확대하고 사고 정보 분류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전기안전공사는 현재 AI를 활용한 ESS 화재 예방 나서는 중이다. 공사는 디지털 안전관리 플랫폼 'E-On'을 통해 전국 ESS 2444개소를 실시간 관리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전체 ESS의 95.8%로, 관리 용량은 약 11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E-On은 ESS 한 곳당 1분마다 75개 운영정보를 수집해 이상 징후를 분석한다. 화재 위험 등이 감지되면 사업자에게 이를 알려 선제적으로 조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남화영 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재난 상황에서는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현장 대응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기 관련 재난에 적극 대응해 국민 불편과 피해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에너지산업협회 “재생에너지 100GW 위해 태양광 규제 완화해야”

중소 에너지 기업들이 정부의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100기가와트(GW)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태양광 발전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산림의 보전 가치가 낮은 산지의 태양광 입지 규제를 완화하고, 태양광 모듈과 인버터 간 용량 규제도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기후에너지산업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을 위한 태양광 입지·설비 이용효율 제고에 관한 제도 개선 건의'를 이번 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기후에너지산업협회는 중소 에너지 IT 기업들을 위주로 구성돼있으며 지난 2022년에 한국에너지중소혁신기업협회로 설립됐다. 이후 지난 1월 기후에너지산업협회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정부에 의견을 내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100GW를 조기 보급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탈탄소 산업 전환을 추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협회는 단순히 보급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목표 달성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실제 태양광 사업이 가능한 입지를 넓히고 이미 확보된 계통연계 용량과 전력망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협회는 우선 산림의 보전 가치와 재해 위험이 낮은 산지에 대해서는 태양광 설치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산지 태양광을 설치할 때 경사도와 면적 등의 기준이 적용된다. 하지만 실제 산림으로서 보전 가치가 낮거나 평탄한 지역, 농경지와 인접해 산림의 연속성이 낮은 곳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돼 태양광 사업 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협회는 경사도 5도 미만 등 재해 위험과 산림 보전 가치가 낮은 지역에 대해서는 입지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태양광 발전시설의 산지 사용 기간도 풍력발전과 같은 최대 30년까지 확대하고, 실제 산지 훼손 정도가 적은 사업에는 복구비와 대체산림자원조성비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건의했다. 태양광 설비의 용량을 산정하는 방식도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는 태양광 모듈의 직류(DC) 용량을 인버터 교류(AC) 용량의 105%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전력망으로 보내지는 최대 전력은 인버터의 AC 용량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DC 용량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협회는 발전사업 허가와 계통연계 기준을 현재의 DC 용량 중심에서 실제 전력망에 공급되는 AC 출력용량 중심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사업자가 주어진 계통 접속 용량 안에서 발전소 여건에 맞춰 태양광 모듈을 추가 설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별도의 전력망 확충 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도 인버터 이용률과 연간 발전량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 같은 제도 개선을 통해 태양광 사업이 가능한 부지를 확대하고 기존 전력망의 이용 효율을 높여 정부의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동시에 산림 환경 보전과 전력계통 안정성,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도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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