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태양광 전용시장 신설… 햇빛소득마을은 1000kW까지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 체계를 전면 개편하면서 500킬로와트(kW) 미만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를 위한 별도 계약시장을 신설한다. 지역 주민 및 마을과 발전이익을 공유하는 '햇빛소득마을' 사업은 참여 기준을 1000kW 이하까지 확대해 소규모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9일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를 폐지하고 정부 주도의 계약시장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게정안 의결과 더불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500kW 미만 소규모 발전사업자만 참여할 수 있는 별도 입찰시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대규모 사업자와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소규모 사업자에게 따로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을 마련한 것이다. 500kW는 통상 3kW 설비가 4인 가구 1가구의 전력 사용량을 충당할 수 있다는 기준을 적용하면 약 17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정부는 햇빛소득마을도 이번 계약시장 개편의 핵심 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올해 햇빛소득마을 700개, 2030년까지 3000개 이상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민 참여형 햇빛소득마을은 소규모 시장 참여 기준을 일반 소규모 사업자(500kW 미만)보다 높은 1000kW 이하까지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햇빛소득마을 확산을 위해 향후 계약시장에서도 일반 사업자보다 비교적 높은 계약가격 상한가를 적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과 발전이익을 공유하는 사업 특성상 사업비가 상대적으로 높아 정책적 지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법사위에 의결된 개정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해 시행되면 현재 운영 중인 RPS는 내년부터 정부가 경쟁입찰을 통해 장기 고정가격 계약을 체결하는 계약시장 제도로 일원화된다. 정부는 전력수급계획과 같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에 맞춰 태양광·풍력 등의 입찰 물량을 제시하고, 한국전력 등 전기판매사업자가 낙찰된 설비와 장기 고정가격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수소, 전력망 과부하 문제 풀 유일한 대안”

전력망 과부하와 대규모 잉여 전력 문제를 해결할 '필수 전략자산'으로 수소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단순히 전기를 만드는 비용을 넘어, 막대한 송전망 건설 비용을 아끼고 지정학적 위기 시 국가 안보를 지키는 핵심 열쇠로 수소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환경경제학회와 한국공학한림원이 공동 주최한 '재생에너지 도약을 위한 수소 섹터커플링 정책포럼'이 3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이 포럼은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전력망 제약 문제를 극복할 구체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제 발표를 맡은 유종민 홍익대 교수는 향후 재생에너지 설비가 100GW 규모로 확대될 경우, 계통 제약으로 인해 봄철 대낮을 중심으로 연간 약 4800~5000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구조적 잉여 전력이 버려질 것으로 추산했다. 유 교수는 “배터리나 양수발전만으로는 계절적 불균형에 따른 대규모 잉여 전력을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송전망 건설 지연과 전력 시장 구조의 한계를 고려할 때, 남는 전력을 수소 등 타 에너지로 전환해 활용하는 P2G(Power-to-Gas)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 교수는 전기차에만 의존하는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수소차와의 균형 있는 보급을 제안했다. 순수 전기차가 급증하면 야간 및 도심 전력 수요가 몰려 전력망 공사 비용이 크게 늘어나지만, 수소차를 활용하면 이러한 전력 부족과 전력망 부담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충전으로 발생하는 최대 전력 수요의 30%를 수소차로 대체할 경우, 수도권 송전망 건설 회피 등으로 인한 사회적 편익이 약 3조3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버스·대형 트럭 등 상용차를 수소차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처럼 수소 생산 실적에 연동해 세금을 감면해 주는 '생산 세액 공제(PTC)'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 기업들의 생산 경쟁력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액화수소를 활용한 국가 전략 비축의 경제적 가치도 함께 제시됐다. 버려지는 잉여 전력이나 부생수소를 액화해 비축할 경우, 평시 유지비용(연간 약 300억원) 대비 지정학적 위기 발생 시 약 8조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대체하는 에너지 안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수전해 기술 발전과 중국의 초격차 공급망 등으로 그린수소 단가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며 “버려지는 전력의 기회비용을 0으로 가정하고 수전해를 통해 그린수소를 생산·활용한다면 발전 및 수송 시장에서 타 에너지 대비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수소 경제의 현실적 난제와 정책적 해법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장은 “국내 수소 사용량의 95%는 이미 정유·석유화학 공장 원료로 쓰이고 있다"며 “기존 그레이수소를 그린수소로 대체하거나 수소환원제철에 활용한다면 산업계 탄소중립에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인센티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장 경험을 전한 이용배 인천시 신재생에너지과장은 “수소버스를 선제 도입해보니 긴 운행거리와 짧은 충전시간 등 운수사의 만족도가 높았다"면서도 “다만 에너지 수급 차질 리스크를 피하려면 수소와 전기, 내연기관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다변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E칼럼] 상용차 친환경 의무화 필요성: 지금 팔리는 트럭이 2040년의 배출이다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논의에서 수송부문 이야기는 대체로 한 가지로 수렴한다. 전기차 보급률이다. 승용차를 몇 대 더 팔 것인가. 충전기를 몇 기 더 놓을 것인가 등이다. 물론 틀린 논의는 아니지만 필자가 보기엔 이거론 너무 부족하다. 감축은 대수가 아니라 주행거리가 결정한다. 사업용 대형화물차 한 대가 일 년에 달리는 거리는 승용차의 대충 잡아도 다섯 배에서 열 배에 이른다. 즉 트럭 한 대를 바꾸는 일이 승용차 수십 대를 바꾸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그래서 더욱이 감축 단가, 즉 온실가스 1톤을 줄이는 데 드는 돈으로 따지면 상용차(商用車) 전환만큼 효율적인 수단이 도로부문에 없다. 그런데도 정책 자원은 승용차에 쏠려 있다. 승용 전기차는 들어가는 정책 비용에 비해 효과도 미미하다. 행정집행의 자원 배분이 거꾸로 되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시간도 우리 편이 아니다. 상용차의 교체주기는 십 년에서 십오 년이다. 올해 출고된 디젤 트럭은 2040년까지 도로에 남는다. 다시 말해 지금 팔리는 트럭이 2040년의 배출이다. 2035년 목표를 이야기하면서 그때 도로를 채울 차량의 판매를 오늘 방치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래서 의무화가 필요하다. 시장에 맡기면 되지 않느냐는 반문이 나올 법하지만 맡길 수가 없다. 수송부문은 배출권거래제 밖에 있다. 탄소에 값이 붙지 않는다. 유류세가 있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유류세는 세수 확보를 목적으로 설계된 세금이다. 탄소가격 신호로서는 왜곡되어 있고, 그나마도 화물차에는 유가보조금이 붙어 상당 부분 상쇄된다. 게다가 화물 수송은 화주와 운송사와 차주로 비용과 편익의 주체가 갈라져 있다. 차량 구입비는 차주가 내고, 배출의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다. 그동안의 처방은 보조금 일변도였다. 보조금은 나쁜 수단이 아니지만 예산의 제약을 받는다. 예산이 끊기면 전환도 멈춘다. 무엇보다 제조사에게 장기 신호를 주지 못한다. 몇 년 뒤에 무공해 트럭을 몇 대나 팔아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기업은 생산라인을 바꾸지 않는다. 수량을 정해 놓고 그 안에서 어떻게 달성할지를 시장에 맡기는 것, 그것이 의무화 제도다. 정부가 보조금이든 세금이든 인센티브를 가해봤자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주머니를 거쳐 소비자 전가로 끝날 뿐이지 정작 큰 변화는 없다. 유럽연합은 2024년 대형차 이산화탄소 기준을 개정해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45퍼센트, 2040년까지 90퍼센트를 줄이도록 했다. 도시버스는 2035년부터 신차 전량이 무배출이어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첨단청정트럭 규정은 2035년까지 대형 트럭 신차의 75퍼센트를 무공해차로 팔도록 했다. 최근 연방 차원의 제동으로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제도의 방향 자체는 이미 국제 표준에 가깝다. 상용차 의무화는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우리만 논의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뿐이다. 물론 남의 제도를 그대로 옮겨오면 곤란하다. 통상적인 처방은 제조사에게 판매 의무를 지우는 방식인데,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역내 시장이 커서 벤츠/볼보/다임러/스카니아/이베코도 도망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조건이 다르다. 국내 트랙터 시장의 68.7퍼센트가 수입 브랜드다. 그런데 현행 저공해자동차 보급목표제는 일정 “판매"규모 이상인 업체에만 적용된다. 이들은 각각 연 수백 대 규모라 어떤 기준선을 그어도 규제망 밖으로 빠진다. 이 상태로는 국내 제조사에만 의무를 가지게 되고 정작 수요는 규제 밖 수입 디젤로 옮겨간다. 배출은 그대로이고 국내 산업만 잃는다. 유럽에서 팔지 못하게 된 디젤 트럭의 배출구가 한국이 되고 있다. 기존 보급목표제처럼 공급자를 압박하는 방식은 성과 달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사실 열등하다. 수요층 타겟인 무공해차 전환 의무는 지금 극히 작은 비중을 차지하는 공공부문에만 걸려 있기에, 민간으로 넓히지 않는 한 이 제도는 흉내만 내는 수준이다. 시장은 언제나 수요가 공급을 끌어당길 때 가장 잘 작동했기에 정부가 공급을 밀어붙여 성공한 적은 별로 없다. 사 줄 사람이 정해지면 만들 사람은 알아서 나타나거늘, 항상 표를 의식해 순서를 거꾸로 놓았기에 우리는 늘 정부만 믿다 쪽박차는 사업자들을 수없이 보아 왔다. bienns@ekn.kr

한화솔루션, 美 태양광 시장 공략 결실…“무역조사 결백, 자신있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이 미국 시장 태양광 모듈 판가 상승과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 매각 성과, 현지 보조금 혜택 등에 힘입어 2분기 호실적을 냈다. 시장 호조 지속에 더해 태양광 전반에 걸친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갖춘 미국 현지 공장 가동과 EPC 수행 능력을 토대로 하반기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은 29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태양광 사업 중심의 신재생에너지부문(큐셀부문)의 올해 2분기 매출이 2조48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6%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6.5% 증가한 1664억원을 기록했다. 설계·조달·시공(EPC)과 개발자산 매각으로 창출한 매출은 1조6517억원으로 319% 늘었고, 영업이익도 82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수익성 개선 성과를 냈다. 주택용 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718억원과 140억원으로 43.2%, 74.6% 축소됐다. 미국 내 시장 호조와 계약 물량 지속에도 기상 악화로 제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EPC향 판매가 일시 감소한 영향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모듈을 포함한 기타 사업은 매출 5588억원과 영업이익 1442억원을 내 각각 2.6%, 11.2% 줄었다. 다만 해당 사업이 큐셀부문이 창출한 영업이익의 약 86.6%를 차지해 수익성 지속에 기여했다. 미국 시장에서 주택용 태양광 제품의 평균 판가(ASP)가 전 분기 대비 5% 상승한 데다 관세 환급 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올해 하반기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위치한 태양광 생산공장이 지난달 완공해 가동을 시작한 만큼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카터스빌 공장은 잉곳부터 웨이퍼, 셀, 모듈까지 태양광 제품 생산 전반의 밸류체인을 갖췄다. 김태용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전략실장은 이날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현재 카터스빌 공장은 공정 안정화 작업이 진행 중으로, 상황에 따라 가동률을 높일 것"이라며 “3분기와 4분기에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AMPC 금액은 각각 2300억원과 3100억원 정도로, 현지 공장이 '풀 램프업' 되면 1000억원의 추가 AMPC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기가와트(GW) 규모로 구축하겠다는 목표에 대해서는 “당장 가동률을 높이기보다는 하반기 구체적 정책발표 내용을 보고 준비할 것"이라며 “'한국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여러 관련 입찰제도가 시행되면 한화큐셀이 한국에서도 시장 우위를 점할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한화솔루션 입장에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태양광 무역조사 결과가 변수다. 이에 대해 한화솔루션은 “아직 세부 적용 범위와 세율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제재 대상이 폴리실리콘에 한정된다면 수입 원재료 조달비용이 상승하겠지만, 장기 공급계약을 기반으로 비(非)중국산 폴리실리콘을 조달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원가를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재 범위가 (원재료를 넘어선) 파생상품까지 확대되면 미국 시장 수입가격이 상승할 것이므로 시장 전반의 조달비용과 프로젝트 수익성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다만 한화솔루션은 미국 현지 밸류체인을 확대해 상대적으로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유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태양광 기업들이 한국산 셀에 대해 중국의 우회 수출 물량이 아니냐며 미 상무부에 청원을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한화솔루션은 해당 수출품이 우회수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관계와 관련 입증자료를 보유하고 있다"며 “실제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셀 생산 체계, 공급망과 명백히 다른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상무부의 판정 기준을 고려하더라도 과거 (다른 기업의) 우회수출 판정 사례와 구분된다"며 “2023년 큐셀 말레이시아 공장에 대해 유사한 청원이 접수됐지만 당시 미 상무부가 수출 우회가 아니라고 판정했다"고 부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태양광·석화’ 턴어라운드 성공한 한화솔루션…2분기 영업익 200% ‘껑충’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모듈 판가 상승과 개발 프로젝트 매각 성과, 중동 불안에 따른 석화제품 재고 효과에 힘입어 2분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30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3% 늘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4조5827억원으로 47%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292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태양광 중심의 신재생에너지부문은 매출이 2조48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5% 증가한 1664억원을 기록했다. 태양광 모듈 판가가 상승하고 주택용 물량이 확대된 데다 미국 현지 태양광 설계∙조달∙시공(EPC) 개발 프로젝트 매각까지 더해 매출 증가 성과를 냈다. 다만 2분기 중 기상 악화 영향으로 현장 모듈 반입에 일시적 제약이 생기면서 패널 판매가 잠시 줄어 수익성 개선이 소폭에 그쳤다. 케미칼부문은 매출이 1조4650억원으로 18.2% 늘었고, 영업이익은 87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미국-이란 전쟁이 5달째 이어지며 단기 수급 변화와 공급 차질에 따른 래깅 효과가 2분기 실적에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원료 공급 차질에 대응해 대체 수입선을 적기에 확보하고 생산설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수익성을 높였다. 첨단소재부문은 매출이 3003억원으로 2.5%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이 288억원으로 193.9% 늘었다. 중동 불안에 따른 원료 가격 상승에도 북미 태양광 소재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지분법상 손익은 매출 3350억원과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하반기 태양광 모듈 출하 증가와 확보한 주택용 계약 물량에 더해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태양광 셀·모듈 생산 공장 가동에 따른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인식에 힘입어 실적 확대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케미칼 부문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수익구조 재편 성과에 집중해 실적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재빈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주택용 에너지 사업의 매출 증가가 예상되며, 카터스빌 공장의 태양광 전체 밸류체인 본격 가동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부문 실적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태양광 웃고, 풍력 울고”…이격거리 시행령에 희비 엇갈린 재생에너지

태양광과 풍력발전 업계가 정부의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시행령을 두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태양광은 당초 검토안보다 규제가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풍력은 최대 1500m 이격거리 기준이 오히려 전국적인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29일 풍력업계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21일 재입법예고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대해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마다 제각각 운영되던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기준에 상한선을 두는 것이 핵심이다. 이격거리는 태양광·풍력 발전설비와 주거지역이나 도로 등 일정 시설 사이에 거리를 두도록 하는 규제로, 주민 수용성과 경관 등을 이유로 각 지자체 조례를 통해 운영돼 왔다. 재입법예고안에 따르면 태양광은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 200m까지만 이격거리를 둘 수 있으며, 당초 검토됐던 도로 이격거리(100m)는 삭제됐다. 이에 따라 도로와는 별도의 이격거리를 두지 않고도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게 된다. 관광지와 자연취락지구 역시 일률적인 기준 대신 지자체장이 지역 여건을 고려해 적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도로 이격거리 규제가 제외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도로변은 계통 연계가 쉽고 부지 활용도가 높은 입지임에도 추가 규제가 도입될 경우 개발 가능 면적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반면 풍력업계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시행령은 육상풍력의 경우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 1500m, 도로로부터 최대 500m 범위 안에서 지자체가 조례를 정하도록 했다. 당초 기후부는 지난 5월 초안에서 설비 높이의 2배 이상(약 400m), 최대 1000m 범위 내에서 이격거리를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재입법예고안에서는 주거지역 기준 상한이 1500m로 500m 확대됐다. 도로에 대해서도 기존에는 설비 높이의 2배 이상을 적용하는 방향이었으나, 이번에는 최대 500m 기준이 신설됐다 업계는 이 같은 기준이 사실상 규제를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도 풍력발전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른 생활소음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주민과 협의를 거쳐 적정 이격거리를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실제 사업에서는 소음 영향 등을 고려해 500m 안팎에서 주민 협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률적인 1500m 기준은 기존 소음 규제와 중복되는 규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업계는 시행령이 오히려 이격거리 기준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완화된 지자체까지 1500m 기준을 도입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약 9%인 22곳만 2000m 이격거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91%는 이격거리 기준이 없거나 1500m 미만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령 시행 이후 민원 등을 이유로 지자체들이 최대치인 1500m 기준을 채택할 가능성이 커질 경우 기존 사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풍력업계는 이 같은 규제가 정부의 2030년 육상풍력 6기가와트(GW) 보급 목표 달성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23일 2030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육상·해상풍력 확대 전략을 발표한 유니슨 등 풍력 전문기업들도 정부의 풍력 보급 확대 정책을 전제로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입지 규제가 강화될 경우 신규 프로젝트 개발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일부 업체에서는 이격거리 시행령을 기존안인 최대 1000m로 돌려 놓기를 요청하고 있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는 이번 시행령과 관련한 입법 의견이 이날 기준 58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에는 이격거리 규제 완화 자체에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 이번 시행령에서 풍력 이격거리 기준이 당초보다 강화된 배경에는 주민과 농민들의 반대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부는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을 다음달 3일까지 받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메가프로젝트와 탄소중립 2.0, 지역발전의 새로운 모멘텀

최근 환경단체들이 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향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개발 폭주를 멈춰라."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산업개발이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소비하고 환경과 사회적 숙의보다 경제성장을 앞세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귀 기울일 부분도 있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대규모 산업정책일수록 충분한 정보 공개와 사회적 숙의가 필요하다. 정부가 기업들과 먼저 투자 방향을 정하고 국가 전략으로 발표한 뒤 지역사회와 국민이 논의에 참여하는 방식은 절차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국가가 방향을 정하고 기업이 투자하며 지역은 뒤따르는 과거 개발국가 방식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통용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환경단체가 무조건 개발을 하지 말자는 주장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도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려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공급체계를 갖추고 에너지 수요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문제는 그 조건이 현실의 산업과 에너지 시스템이 요구하는 속도와 규모를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AI와 반도체는 세계 각국이 국가의 미래를 걸고 경쟁하는 산업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방향에는 동의하더라도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필요한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산업의 시간표까지 맞출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대규모 첨단산업의 전력수요를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로 어떻게 안정적으로 충당할 것인지는 유럽에서도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에너지 시스템을 미래산업 추진의 선행조건으로 요구한다면 자칫 탄소중립이 산업전환을 이끄는 동력이 아니라 산업의 진입장벽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환경운동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사회적 의제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탄소중립은 어느새 감축과 규제, 재생에너지 중심의 환경 의제로 인식돼 왔다. 유럽에서 형성된 에너지전환 모델을 우리가 따라가야 할 모범답안처럼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제조업 비중이 높고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경제의 중요한 축인 대한민국은 산업경쟁력과 에너지 안보, 탄소감축을 함께 고려한 우리 여건에 맞는 전환의 로드맵을 설계해야 한다. 탄소중립은 완성된 정답을 따라가는 일이 아니라 기술과 시장의 변화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메가프로젝트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전혀 없던 사업을 새로 만든 것이라기보다 지역과 기업이 추진해 왔지만 전력·용수·인허가 등의 문제로 지지부진했던 사업에 국가가 실행력을 불어넣었다. AI와 반도체라는 미래산업을 지역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유치하는 것만으로 균형발전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균형발전은 지방에 권한과 책임을 나누고, 지역이 자신의 자원과 강점을 바탕으로 스스로 먹고살 길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 시점에서 탄소중립 정책도 '탄소중립 2.0'으로 한 단계 진화해야 한다. 탄소중립 1.0이 감축목표와 규제에 무게중심을 두고 무엇을 줄일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탄소중립 2.0은 탄소를 줄이면서 무엇을 새롭게 만들고 어떤 산업을 성장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 두 축은 미래산업과 지방분권이다. 탄소중립의 실제 실행 공간은 결국 지역이다. 에너지와 건물, 교통, 폐기물과 산업의 전환도 지역에서 일어난다. 기초지방정부까지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하는 만큼 이제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감축목표를 이행하는 역할을 넘어 탄소중립을 자신의 경제발전 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이 지역에 들어온다면 지방정부도 사업의 '지분'을 가져야 한다. 단순한 소유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의 설계와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지역의 토지와 전력, 용수와 기반시설을 사용하는 만큼 성장의 이익을 지역과 공유하도록 협상할 권리다. 지역기업 참여, 지역인재 고용, 에너지산업 육성, 폐열 활용과 같은 조건도 지역이 함께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산업을 지역에 가져다주는 것과 지역이 미래산업을 자신의 발전전략으로 선택하는 것은 다르다. 중앙정부는 큰 방향과 실행력을 제공하되 지역이 스스로 선택하고 계획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 지방정부 역시 기업 유치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미래산업과 탄소중립을 연결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탄소중립은 환경단체의 전유물도 아니며, 기후환경 정책에 국한되어 다루어져서도 안 된다. 산업정책이고 에너지정책이며 지역발전 전략이다. 이제 얼마나 강하게 규제할 것인가를 넘어,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어떤 산업과 시장을 만들고 그 성장의 과실을 지역이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를 물어야 한다. 지역이 성장하면서도 지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설계하는 것, 그것이 탄소중립 2.0이다. bienns@ekn.kr

[현장] 두산에너빌 창원공장…원전·터빈 ‘효자’ 입증, SMR은 “타이밍 재는 중”

기온이 38℃(도)를 웃도는 폭염이 내리쬐던 지난 27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전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더운 열기 속에도 용접 불꽃이 쉴 새 없이 튀고 있었다. 두산에너빌리티 공장은 전체 면적 430만㎡(약 130만평)로, 서울 여의도의 약 1.5배 규모다. 거대한 생산시설 곳곳에서는 원전과 가스터빈 기자재가 동시에 제작되고 있었지만, 풍력 생산라인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되지 않은 소형모듈원전(SMR) 부지는 넓은 빈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기자가 이날 보수기후환경네트워크 소속 국민의힘 의원 5명과 개혁신당 의원 2명과 함께 둘러본 창원공장은 두산에너빌리티의 현재 사업 무게중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원전과 가스터빈은 공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고, 풍력은 시장 침체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었다. SMR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받고 있지만 아직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에는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모습이었다. 원전 공장에는 길이 400m, 폭 35m 규모의 대형 베이에 최대 1000톤급 크레인이 설치돼 원전 핵심 기자재를 옮기고 있었다. 현재 이곳에서는 신한울 3·4호기에 공급될 원자로와 증기발생기가 제작 중이다. 공장 내부에는 높이 15m에 이르는 원자로 제작 공정이 한창이었다. 원자로 압력용기는 두께가 약 30㎝에 달하며 두 개의 대형 단조품을 용접하는 데만 약 두 달이 걸린다. 용접 과정에서는 소재를 약 140도까지 예열한 뒤 작업을 진행하며, 모든 제작 과정은 품질보증 절차에 따라 처음부터 끝까지 검증을 거친다. 현장 관계자는 “실내에서 1000톤 규모의 원전 핵심기기를 자유롭게 취급할 수 있는 공장은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며 “이 같은 대형 생산설비가 두산에너빌리티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원전 공장을 나와 이동한 가스터빈 공장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형 가스터빈 두 기가 나란히 조립되고 있었고 작업자들은 출하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분주했다. 현재 제작 중인 제품은 북미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에 공급되는 초대형 가스터빈으로 오는 9월 말 출하를 앞두고 있다. 제품 무게는 약 320톤이며 여기에 들어가는 부품만 약 4만개에 달한다. 부품 대부분은 국내 협력사 230여 곳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국산화율도 소재 일부를 제외하면 약 95% 수준이다. 현장 관계자는 “가스터빈 생산이 늘어날수록 국내 협력업체들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라며 “현재 생산라인은 연간 최대 12기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풍력 공장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넓은 조립동에는 10MW급 해상풍력 터빈 2기 정도만 제작이 진행되고 있었고 나머지 공간은 비교적 한산했다. 원전이나 가스터빈 공장과 비교하면 작업 인원과 장비 움직임도 눈에 띄게 적었다. 현재 생산 중인 10MW급 설비는 총 6단계 공정을 거쳐 블레이드, 발전기 등을 결합하면 무게만 600톤이 넘는다. 향후 20MW급 터빈이 상용화되면 중량이 1000톤 이상으로 늘어나 전용 공장과 설치선박 등 추가 인프라가 필요하다. 다만 현재는 수주 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현장 관계자는 “풍력은 생산뿐 아니라 원격제어와 발전 데이터 분석, AI 기반 예지정비까지 포함한 종합 기술 산업"이라면서도 “시장 상황상 현재 생산 물량은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장 한쪽에는 아직 아무것도 들어서지 않은 넓은 부지도 있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부지에 총 8068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의 SMR 전용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최대 20기의 SMR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아직 글로벌 SMR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은 만큼 공장 건설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상업용 SMR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공장 투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의 실적도 이날 공장의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8조9859억원, 영업이익 547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32.4% 증가했다. 에너빌리티 부문 상반기 수주액은 7조1225억원, 수주잔고는 26조3509억원으로 늘었다. 수주 대부분은 원전과 가스터빈에서 나왔다. 미국 기업 대상 가스터빈 공급 계약과 중동 복합화력 프로젝트, 국내 장기서비스 계약 등이 잇따랐고, 이날에는 중국 산둥성 라이양 원전 5·6호기에 공급할 초대형 단조품 계약도 추가로 체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국내는 좁고 중국산 팽배… K-태양광, 미국서 ‘돌파구’ 찾았다

한국 태양광 기업들이 판매량 급증에 힘입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그런데 주 판매시장이 한국이 아닌 미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태양광 보급량은 일년 사이 13%가량 늘었지만 규모 자체가 작고 중국산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비중국산을 우대하고 있어 한국산이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 있고 AI 데이터센터 붐에 의한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절대 보급 규모 자체가 크다는 차이가 있다. 이에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 중점을 두고 사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2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50억원과 36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23.4%, 139.1%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20%선을 넘어서면서 수익성 향상도 두드러졌다. 매출 가운데 미국 비중이 크게 늘었다. 태양광 모듈 부문의 국내 매출은 7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소폭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매출은 658억원으로 3배 넘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미국 매출의 비중이 40%로 15%포인트 높아졌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태양광 세제 혜택이 축소되기 전 지난달까지 기존 혜택을 받기 위해 구매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상원의회는 태양광과 풍력을 대상에 적용하는 IRA 세액공제를 이달부터 기존의 60%로 축소하고, 2028년까지 점진적으로 일몰하기로 했다. OCI홀딩스는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조23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803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OCI홀딩스는 태양광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과 태양광 발전 설비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주 타깃인 미국 시장을 겨냥해 현지에 셀과 모듈 공장이 있고,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각각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공장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태양광 사업 지주사인 OCI엔터프라이즈는 500메가와트(MW) 규모의 라사예(La Salle) 프로젝트 매각 성과로 2분기 매출이 1340억원으로 204.5% 증가했고, 영업이익이 60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제조사인 OCI테라수스는 매출이 179.5% 늘어난 1090억원을, 영업손실은 30억원으로 95.9% 축소했다. 오는 29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한화솔루션도 미국 태양광 시장을 겨냥해 사업을 수행해온 만큼 1분기처럼 실적 개선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8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0.2%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예상치는 45.3% 늘어난 2조5286억원이다. 지난 1분기에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비중이 54.4%(2조1109억원)로 지난해 말보다도 확대된 데다 영업이익이 622억원을 내며 지난해 4분기 나타난 대규모 적자를 극복했다. 국내 태양광 모듈∙소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힘입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지 발전량 증가 추세가 있다. 태양광으로 생산하는 전력량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신규 설비 구축 수요도 늘어나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내 태양광 발전량은 4만6790 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보다 20.8% 증가했다. 올해 1~5월 누적 발전량은 17만6747GWh로 19.5% 늘었다. 중앙집중식 대형 전력망 구조에서 분산형 전원 구조로 이동하는 기조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대규모 전력 소비 시설을 뒷받침할 자체 발전원 중 하나로 태양광이 꼽히기도 한다. 전력 인프라 구축 수요가 늘어나면서 빅테크 등 주요 전력 수요자들이 자체 발전원을 빠르게 확보하려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메타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 4곳은 지난해 기준 세계 기업이 구매한 재생에너지의 약 49%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로서는 넓은 부지와 풍부한 일조량을 확보할 수 있다면 태양광이 신속한 설치운용이 가능한 발전 수단으로 꼽힌다. 소형모듈원전(SMR)은 빨라야 2030년에나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대형 원전은 계획 단계부터 가동까지 10년 넘게 걸린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는 원전에 비해 빠르게 건설할 수 있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가스터빈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현상이 발생하면서 최소한 5년 지연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非)중국 태양광 발전 공급망 구축 움직임도 한국 태양광 기업들에 기회가 되고 있다. IRA에 근거한 태양광 세제혜택이 축소되고 있지만, 태양광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중요해졌다는 인식에 따라 해외우려기관(FEOC) 규제 범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대개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의 기업들이 FEOC로 분류된다. FEOC로 분류된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보조금 같은 지원 대상에서 사실상 빠진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 8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국 태양광 시장은 미국과 대조적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보급량은 지난해 7월 29GW에서 올해 7월 33GW로 약 13.8% 증가했지만, 절대 보급 규모 자체가 적고, 중국산 비중이 셀은 95%, 모듈도 60%가량 차지하고 있어 국내 제조기업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태양광 대기업들은 미국 시장을 겨냥한 공급 전략을 짜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태양광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카터스빌 공장은 폴리실리콘을 원기둥 모양의 결정으로 만든 잉곳부터 웨이퍼(얇은 판), 셀(전지), 모듈(태양광 패널)까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체계를 갖췄다. OCI그룹도 비중국 태양광 공급망을 염두에 두고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서 각각 운영 중인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공장을 추가 증설하기로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E칼럼] 한국이 AIDC 걸음마도 못떼는 사이, 중국은 저멀리 달아나고 있다

지금 세계는 격렬하게 AI 세상을 향해 재편되고 있다. 우리는 반도체 주식의 레버리지 논쟁을 하는 사이에 이미 미국과 중국은 국가의 생존을 건 AI 주권 경쟁 중이다.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지역균형 발전, 수도권 규제, 지역 반발, 발전원 차별, 전력계통 부담, 주민 수용성 논쟁, 복잡한 규제로 인하여 AI 데이터센터(AIDC) 한 동 짓는 데 수년을 소모하고 있다. 그 사이 중국은 이미 저멀리 날아올라 도망가고 있다. 지난 7월 문샷AI(Moonshot AI)가 공개한 Kimi K3는 그 상징적 신호탄이다. 파라미터 2조 8,000억 개의 초거대 오픈소스 모델로, 아레나AI의 웹 개발 평가에서는 앤스로픽의 Claude Fable 5와 OpenAI의 GPT-5.6 Sol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Artificial Analysis 종합지능지수에서도 세계 4위, 발스AI 종합평가 2위를 기록했다. 미국산 AI를 이용한 증류에 대한 논쟁이 있지만, 미국이 최신 AI 반도체 수출을 전면 통제하는 상황에서 저성능 중국산 칩만으로 세계 최고 수준 모델을 만들어낸 것이다. 미·중 성능 격차가 사실상 좁혀지고 뒤집힐 수도 있다는 충격적 사건이다. 중국은 왜 날아오르는가? 첫째, 국가 주도의 인프라 폭격이다. 중국은 2026년 6월 블룸버그가 확인한 대로 향후 데이터센터 구축에만 약 2,950억 달러(2조 위안) 규모의 국가계획을 편성했다. '동수서산(東數西算)' 전략을 통해 서부 사막에 초대형 컴퓨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동부 산업지대와 광통신망으로 통합한다. 우리가 '어디에 지을지'를 놓고 다투는 동안, 그들은 '얼마나 더 지을지'를 논한다. 둘째, R&D에 대한 국가의 무한 베팅이다. 중국 과기부는 AI 기초연구·모델 아키텍처·반도체 자립화에 이르는 全 밸류체인에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탄약'을 국가가 대주는 것이다. 한국의 R&D 예산은 반대 방향으로 삭감된 뒤 뒤늦게 복원 논의 중이다. 셋째, AI 인재에 대한 파격 대우다. 문샷AI, 딥시크, 지푸(智譜)의 핵심 엔지니어 다수는 20~30대다. 정부는 이들에게 세제 감면·주거·연구비를 패키지로 제공한다. 반면 한국은 AI 박사급 인재의 순유출국(純流出國)이다. 대학은 인건비 상한에 묶이고, 기업은 스톡옵션 규제에 발목이 잡힌다. 유능한 인재들을 지방으로 이전하라고 내몰고 있다. 넷째, 프라이버시를 넘어선 데이터 확보다. AI가 학습할 데이터를 국가가 무제한으로 공급한다. 자유민주주의 관점에서 무섭지만 AI는 그 양분을 충분히 먹고 자라고 있다. 우리도 산업경쟁력 관점에서는 데이터 활용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중국은 14억 인구의 의료·교통·산업·소비 데이터를 사실상 국가자산으로 활용한다. 우리는 개인정보보호법·의료법·마이데이터 규제가 서로 충돌하며 AI 학습용 데이터의 물길 자체가 막혀 있다. 데이터가 없는 AI는 연료 없는 엔진이다. 다섯째, 기업 주도의 규제 완화다. 중국은 기업이 먼저 뛰고 정부가 뒤에서 규제를 정리한다. 미국 역시 '허가받고 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다가 조정하는' 사후규제형이다. 한국은 정부 주도로 사전 인허가·환경영향평가·계통영향평가·지자체 동의를 순차적으로 통과해야 한다. AIDC 특별법은 절름발이에 불과하다. 여전히 대부분의 절차가 AI를 위한 철저한 '완화'가 아닌 뒷다리 잡기 수준에 머문다. 속도가 곧 경쟁력인 시대에 이는 치명적이다. 여섯째, 전기요금이 사실상 공짜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는 국산 AI 칩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에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대 50%까지 할인해 준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역시 “중국은 전기료가 사실상 무료"라며 미국의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반면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2년간 인상을 거듭했고, 데이터센터 전용요금에 대한 논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데이터센터에는 오히려 PPA 등이 허용되지도 않으면서 공공 그리드망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발전소를 짓지 않는 나라가 산업혁명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듯, AIDC를 짓지 않는 나라는 지능혁명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왜 우리 동네에 짓느냐"는 지역 정치와, “재생에너지 100%가 아니면 안 된다"는 이념적 잣대로 스스로의 발목을 묶고 있다. 과거 경부고속도로가 반대에도 불구하고 놓였기에 오늘의 한국 제조업이 있었다. AIDC와 그 기반이 되는 인프라와 저렴한 전기요금 체계는 오늘의 고속도로다. 실속없는 이념이 아니라 미래 경제성장과 경제주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조홍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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