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식 식사·의료 케어까지”…노원에 뜨는 하이엔드 임대주택 ‘파크로쉬 서울원’

IPARK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고있는 광운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에 하이엔드 주거인 '파크로쉬 서울원'이 들어온다. 민간임대 형태로 의료 연계 서비스와 호텔식 식사, 컨시어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원권 주거 지형도를 재편할지 이목이 쏠린다. 25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IPARK현산은 총사업비 4조원 규모 광운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서울원'을 추진 중이다. 서울원은 광운대역 초역세권 15만㎡ 개발사업으로 서울원 브랜드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개발된 브랜드다. 교통 입지도 좋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와 GTX-C·E 등 일대 교통 호재가 예상된다. 차량 기준 압구정 20분, GTX-C 개통 시 삼성역 10분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IPARK현산은 광운대 역세권에 아파트·레지던스·글로벌 5성급 호텔·프라임오피스·복합쇼핑몰 전반을 개발할 예정이다. 서울원은 전체 부지 약 4만7000평 규모로 주거용 8개 동·상업용 2개 동으로 계획됐다. 주거용 중 6개 동은 '서울원 아이파크'이고, 나머지 2개 동이 '파크로쉬 서울원'이다. 상업용 2개 동은 더큐브동과 아넥스동이다. 더큐브동에는 5성급 호텔인 메리어트 호텔과 아이파크몰이 들어간다. 이곳에 현재 용산에 위치해 있는 IPARK현산 본사가 이전할 예정이다. 아넥스동에는 강북권 최초로 IMAX CGV가 들어간다. 또 하이엔드 피트니스 센터인 초이스바이반트가 입점한다. 파크로쉬 서울원의 핵심은 주거와 상업, 문화, 의료 서비스를 단지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원에 들어가는 플래그십 스토어와 스트리트 몰은 분양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IPARK현산에서 직영으로 관리한다. 커뮤니티 시설은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구성돼있다. 지하 1층에는 1300평 규모 서울아산병원 건강검진센터가 들어온다. 서울아산병원과 노원을지대학교병원이 협업해 입주하게 되면 건강검진을 통해 개개인의 의료 프로필을 구축할 수 있다. 거주 기간 동안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개인별 맞춤 케어가 가능하다. 개인별 맞춤 케어는 간호사·영양사·심리상담사 등 상주하는 전문가들이 운동·식단·복약지도·수면·영양제 추천을 진행한다. 사실상 고령층 특화 서비스를 갖춘 주거시설이지만 중장년층이나 웰니스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자산가도 타겟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행법상 일반적인 노인복지주택 입주 대상은 만 60세 이상이다. 하지만 파크로쉬 서울원은 '장기 일반 민간임대주택' 방식을 택해 나이와 관계없이 청약과 거주가 가능하다. 파크로쉬 서울원은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총 76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70㎡(192가구), 73㎡(192가구), 80㎡(384가구)로 구성됐다. 41층부터 49층까지는 프리미엄 세대로 평수는 동일하나 스팀 로봇청소기, 에어드레서, 정수기 등이 추가로 제공되고 마감재 등에서 차이가 있다. 실내는 호텔식 구성이 돋보였다. 천장은 파크 하얏트 호텔 양식을 가져왔다. 현관부터 거실, 침실, 욕실까지 세대 내부 전 공간의 단차를 최소화했다. 전면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문 개폐 여부에 따라 공간을 분리할 수 있게 했다.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세탁건조기 일체형 가전 등이 무상 빌트인으로 제공된다. 천장에는 낙상 등 이상 상황을 감지하는 시스템이 들어간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건강 상태 확인, 보호자 알림, 시설 예약 등도 가능하다. 임대보증금은 전용면적 기준 70㎡ 10억1000만원, 73㎡ 10억6000만원, 80㎡ 11억9000만원부터 책정됐다. 공동관리비, 식대, 커뮤니티 이용료 등이 포함된 2인 기준 월 생활비는 일반 세대 약 400만원, 특화 세대 약 5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청약은 오는 29~30일 진행되며 당첨자 발표는 7월 3일, 계약은 7월 7~9일이다. 입주는 2028년 7월 경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2026 국토기술대전] “고층빌딩도 공장처럼” 조립 공법, 대단지 실증 본격화

공장에서 주요 구조체와 내부 설비를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탈현장건설(OSC·Off-Site Construction)이 고층 공동주택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저층 공공임대나 기숙사, 학교시설 중심으로 적용됐던 모듈러·PC 공법이 공공주택을 기반으로 고층화와 대단지화 실증에 들어가면서다.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 모듈공법 건축관에서는 철골 기반 모듈러 주택과 사전제작 콘크리트(PC) 기반 공동주택의 고층화 계획이 공개됐다. 공기 단축과 현장 인력난 해소, 품질 균일화 가능성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공사비와 접합부 성능, 대형 부재 운송·양중 안전성은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다. 모듈러 주택은 철골 구조체와 외벽, 창호, 전기배선, 배관, 욕실·주방 등 자재와 부품의 상당 부분을 공장에서 박스 형태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적층·결합하는 방식이다. 반면 모듈형 PC 공동주택은 기둥·보·바닥판 등 콘크리트 부재를 공장에서 제작하고, 외벽·창호·설비 일부까지 결합한 구조체를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이다. 두 공법 모두 현장 타설과 습식 공정 비중을 낮춘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장 제작과 현장 공사를 병행할 수 있어 공기 단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반복 작업을 표준화해 품질 편차와 현장 인력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관심이 높다. 대표 사례로는 세종시 6-3생활권 UR1·UR2 모듈러 통합공공임대주택이 꼽힌다. 이 단지는 지상 7층, 4개 동, 416가구 규모로 추진된 국내 최대 규모 모듈러 공공주택 사례다. LH 청약 정보상 UR1 200가구와 UR2 216가구로 구성됐으며, 입주예정월은 2025년 3월로 안내됐다. 의왕초평 A-4BL은 국내 최고층 모듈러 공동주택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하 1층~지상 22층, 3개 동, 381가구 규모의 통합공공임대주택으로, 지난해 말 착공해 2027년 7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철근콘크리트(RC) 공법과 비교해 약 114일, 약 4개월의 공기 단축이 가능할 것으로 LH는 보고 있다. 고층화 실증의 다음 무대는 하남교산이다. 모듈형 PC 공동주택 연구단은 하남교산 A-1BL에 지하 2층~지상 25층, 총 723가구 규모의 통합공공임대주택을 조성하고 이 가운데 400가구 이상에 PC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남교산 A-1BL은 3기 신도시에 조성되는 PC모듈러 공동주택 실증단지로, 창호·외벽체·전기배선·배관·욕실 등을 포함한 3차원 볼류메트릭 형태의 PC모듈러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 연구단 관계자는 “모듈형 PC는 개별 콘크리트 부재를 현장에서 하나씩 조립하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공장에서 선조립 비중을 높여 현장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있다"며 “설계·제작·운송·양중·시공이 하나의 공정으로 맞물려야 공기 단축과 품질 향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남교산 사업에는 GH와 연구단, 동부건설 컨소시엄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단은 한 개 층을 하루에서 이틀 안팎에 시공하는 구조 시스템과 공정 프로세스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설계·제작·시공 주체가 초기부터 협업하는 방식과 함께 발주·설계·제작·시공·유지관리 전 단계를 아우르는 매뉴얼, 인증체계, 전문인력 교육, 생애주기비용(LCC) 분석체계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OSC가 건설현장의 만능 해법은 아니다. 공장 제작과 현장 조립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으면 운송·보관·양중 비용이 늘어나고, 오히려 공기와 원가가 악화할 수 있다. 고층 공동주택 적용 과정에서는 접합부의 구조 안전성과 내화·차음·수밀 성능, 현장 장비 동선, 대형 부재 운송 여건도 함께 검증해야 한다. 안전 문제도 양면적이다. 현장 고소작업과 반복 노동을 줄일 수 있지만, 대형 모듈과 중량 부재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는 강풍, 결속 불량, 크레인 작업 오류 등에 따른 낙하·전도 사고 위험이 새롭게 발생할 수 있다. 연구단 관계자는 “OSC는 현장 작업을 줄여 추락·반복작업 관련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중량 부재를 운송하고 양중하는 단계에서는 다른 형태의 위험이 생길 수 있다"며 “공법 확산을 위해서는 설계부터 제작·시공까지 이어지는 안전 기준과 책임체계를 함께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모듈러와 PC 공동주택의 승부처는 결국 '빨리 짓는 집'을 넘어 '같은 비용으로 더 안전하고 품질 좋게 짓는 집'을 실제 현장에서 증명하는 데 있다. 의왕초평의 22층 모듈러와 하남교산의 PC모듈러 실증은 공장 제작 기반 주택이 국내 고층 아파트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6000억 공공기여·유니콘허브…삼표 성수 개발 ‘잭팟’ 키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옛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가 최고 79층 규모의 초고층 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45년간 서울 도심에 레미콘을 공급했던 산업시설은 업무·주거·상업·숙박 기능이 결합된 미래형 복합개발지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이를 성수전략정비구역, 준공업지역 재편과 연계해 강북의 새로운 글로벌 미래업무지구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며, 삼표그룹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건설기초소재 기업에서 종합 디벨로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표그룹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옛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에 'SGL(삼표 글로벌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사업지는 서울숲과 한강을 동시에 접한 핵심 입지로, 개발이 완료되면 최고 79층, 높이 360m 규모의 업무·주거·상업·숙박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계획대로 완공될 경우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은 초고층 건축물이 된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은 1977년 가동을 시작해 약 45년간 서울 도심 개발에 필요한 레미콘을 공급해온 상징적인 생산기지였다. 도심 한복판 공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교통 혼잡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이전 요구가 커졌고, 서울시와 성동구, 삼표산업, 현대제철은 2017년 공장 철거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장은 2022년 철거됐다. 기자가 직접 찾은 성수동 삼표 부지는 펜스로 둘러싸여 있었고, 현장에서는 토양조사 등 본격적인 개발에 앞선 사전 작업이 한창이었다. 개발사업의 전환점은 서울시와 민간사업자 간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이었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의 용도를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하고 업무·숙박·주거·문화·판매시설 등이 결합된 복합개발을 허용했다. 사전협상 당시에는 지상 77층 규모가 제시됐지만, 이후 지구단위계획과 세부개발계획을 거치며 최고 79층, 높이 360m 규모로 계획이 구체화됐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민간 복합개발을 넘어 서울시가 추진하는 성수 미래도시 전략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23년 아일랜드 더블린의 수변 복합업무지구인 '그랜드 캐널독(Grand Canal Dock)'을 방문한 뒤 성수와 삼표 부지를 서울의 '글로벌 미래업무지구'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과거 가스시설 부지를 규제 완화와 민관 협력을 통해 글로벌 IT기업이 모이는 혁신지구로 탈바꿈시킨 사례를 성수에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도 성수를 청년첨단혁신축과 경제혁신축이 만나는 핵심 거점으로 제시했다. 성수 준공업지역과 IT산업개발진흥지구, 성수전략정비구역을 연계해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미래첨단산업이 집적된 신성장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삼표 부지는 이 같은 청사진의 중심축이다. 서울시는 건축혁신형 사전협상 제도를 처음 적용해 글로벌 미래복합단지(Global Future Complex)를 조성하고 AI 기반 스마트오피스와 국제 친환경 인증 건축물, 서울숲과 연결되는 입체 보행공간 등을 갖춘 미래형 업무허브를 조성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클라우드 네트워크와 AI 업무환경을 갖춘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하고, 저층부는 서울숲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열린 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개발계획에 따르면 업무시설은 전체의 35% 이상을 차지하고 주거시설은 40% 이하로 제한된다. 서울시는 단순한 주거단지가 아니라 미래산업과 창업, 문화가 결합된 업무복합 거점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공공기여를 통해 연면적 약 5만3000㎡ 규모의 '유니콘 창업허브'도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공공기여 규모는 약 6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서울시는 이를 서울숲 일대 교통 기반시설 확충과 성수대교 북단, 동부간선도로, 강변북로 연계 교통 개선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서울숲과 사업지를 연결하는 입체 보행데크와 열린 광장도 조성해 공원 접근성을 높이고, 서울숲 리뉴얼 사업과 연계해 문화·공연·휴식 기능도 함께 확충할 예정이다. 삼표그룹은 이번 사업을 그룹의 신성장 전략으로 보고 있다. 기존 시멘트와 레미콘, 골재 중심의 건설기초소재 사업에서 벗어나 토지 기획과 금융조달, 설계, 시공, 운영, 브랜드 전략을 아우르는 종합 디벨로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삼표산업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와 관련 행정 절차를 협의 중이며 본PF 전환이나 착공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본격적인 착공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를 예상하고 있지만 인허가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표는 성수 프로젝트와 함께 서울 은평구 증산동 일대의 'DMC 수색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지하 5층~지상 36층, 3개 동 규모의 주상복합 단지로 조성되며 준공 후에는 그룹 신사옥 'SP타워'가 들어선다. 삼표산업과 삼표시멘트, 에스피네이처 등 주요 계열사가 입주해 그룹의 핵심 업무 기능을 통합하게 된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삼표가 자체 개발한 저탄소 친환경 시멘트와 특수 콘크리트도 적용돼 향후 성수 프로젝트의 기술적 기반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수 일대는 이미 서울을 대표하는 신흥 업무지구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 준공업지역과 수제화 거리의 이미지를 벗고 무신사와 크래프톤, 현대글로비스, SM엔터테인먼트 등 대기업과 콘텐츠 기업이 잇따라 이전하면서 '크리에이티브 업무권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팩토리얼 성수와 디타워 서울포레스트, 서울숲 더스페이스 등 대형 오피스 공급도 이어지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부지는 서울숲과 한강을 동시에 품고 있는 데다 성수전략정비구역과 크래프톤 신사옥, 무신사 등 기업 이전 흐름까지 맞물린 성수의 핵심 입지"라며 “삼표산업이 '성수1' 상표권을 선제적으로 등록한 것도 이곳을 성수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성수가 '팝업스토어의 성지'를 넘어 서울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업무지구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360m 초고층 건축물인 만큼 인허가와 교통대책, 환경·경관 문제, 지역 수용성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건설경기 침체와 고금리, 오피스 시장 수급 변화 역시 사업의 변수로 꼽힌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최근 서울시 정비사업은 개발 속도를 지나치게 앞세우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개발로 인한 교통·환경 등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을 밀어붙일 경우 다양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JYP, 고덕 신사옥 건립 두고 SH와 갈등 평행선…“철수까지 생각”

JYP엔터테인먼트가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에 추진 중인 신사옥 건립과 관련해 최악의 경우 사업 철수까지 고려한다고 밝혔다. 매도인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신사옥 앞마당 공원용지를 용도변경한 후 매각을 시도하자 JYP는 소유권 이전 등기를 1년 미루며 대치에 나선 모양새다. 인허가 관청인 강동구청은 행정 절차에 문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25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JYP는 '토지 준공 및 확정측량 이후 개별 필지 분할 및 유형자산 소유권 이전을 위한 후속 마무리 일정 반영'을 이유로 신사옥 부지 등기 예정일을 미룬다고 19일 공시했다. 고덕강일지구 유통판매시설용지 2블록을 JYP 몫으로 쪼개어 등기부등본에 이름을 올리는 최종 단계를 1년 연기하겠다는 의미다. 최종 필지분할과 후속 행정절차는 SH 주관으로 JYP와 SH는 지속 협의·절차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 당초 행정절차 완료 예정일은 올해 상반기 내였다. SH는 절차 완료 예정 시점은 변동이 있을 수 있으나 내년 상반기 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행정절차 지연이 사옥 앞마당 부지의 용도변경 갈등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엔 “별개의 사안"이라고 했다. 인허가를 담당하는 강동구청도 행정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이미 준공이 났다"며 “구청 내부적으로는 협의를 마치고 필지 분할이 가능하다는 회신까지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 절차 때문에 등기가 늦어졌다고 보면 안된다"고 했다. 지자체 차원에서의 중재는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강동구청 측은 “SH와 전화로 소통하며 협조를 구하는 등 중재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JYP 측과는 따로 소통한 적 없다"고 했다. JYP는 SH에 이미 2024년에 약 755억원 규모 계약금과 잔금을 모두 지급했다. 그럼에도 JYP와 SH 간 협의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JYP 측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도 착공을 앞두고 공원용지를 자족지원시설용지로 변경한 배경을 두고 SH는 고덕강일지구 내 다른 녹지는 원형보존지 등으로 축소가 불가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개발사업 시행자는 학교용지법에 따라 학교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해당 용지는 관련 법에 따라 개발사업 면적의 녹지를 1% 축소해 고덕강일지구 내 학교시설 설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계획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용도 변경으로 이 자리에는 용적률 400%로 18~19층 규모 건물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한편 SH가 매각하려던 용지는 JYP의 강력한 반발 속 부작용 우려에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해당 부지는 분양금액 1039억6600만원으로 공고됐으나 최종 유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SH 측은 “향후 재입찰 등 계획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유현준 건축가가 설계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JYP 신사옥은 중정을 둘러싼 고리 형태 건물로 계획됐다. 공원부지를 바라보는 열린 공간으로 계획된 것인데 신사옥 20m 거리에 건물이 들어서면 열린 공간은 물론 연예인 등 건물 이용자들 사생활 보호가 어렵게 된다. JYP 측은 “최초 분양 당시 고지된 토지 환경과 사업적 가치를 신뢰하고 매입을 진행했다"며 “이후 발생한 주변 환경의 전례 없는 변경은 구성원 프라이버시 보호 및 사옥의 물리적 보안 나아가 당사 비즈니스 전반에 막대한 지장과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초 매입 당시의 토지 환경이 확보되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 철수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건설생태계] 자율주행이 바꾸는 도시...국토교통기술대전서 본 모빌리티 미래

2016년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 1호가 첫발을 뗀 뒤로 서울~평창 자율주행 시연, 세종 로보셔틀, 판교·강남 로보라이드 등 국토교통부는 실증사업을 이어왔다. 올해는 광주 도시 전체를 무대로 200대 자율주행차를 투입한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이 교통수단 이상의 변화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대중교통 체계·물류시스템 등의 변화가 결국 도시 전체의 모습을 바꿔놓을거라 본다. 도시의 미래를 바꿀 모빌리티의 발전이 어디까지 왔는지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에서 엿볼 수 있었다. 국토부가 주최하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국토교통기술대전이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회했다. 이번 행사는 국토부가 AI,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미래 혁신을 주도하는 부처로서 이미지를 전환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드론으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와 AI, 스마트건설, 우주항공 등 첨단기술 기반 분야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개회 행사에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국토부는 부동산도 맡고 철도 사고도 막고 건설사업도 하는 곳이긴 하지만,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첨단기술 발전, 미래 개척하는 부처라는 걸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교통의 시대에서 모빌리티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생긴 가장 큰 차이는 공급자 관점에서 이용자 관점으로의 전환이다. 과거에는 공급자가 어떤 수단을 제공하느냐에 따라서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했지만, 지금은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수단으로 목적지에 도달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날 대한교통학회에서 진행한 '미래교통기술이 이끄는 모빌리티 정책토론회'에서 민동환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이사는 모빌리티가 3단계로 진화를 거쳐왔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교통 인프라는 도로와 정류장이었다. 우버나 카카오택시로 대표되는 플랫폼 모빌리티로 넘어오면서는 앱과 결제가 핵심 인프라가 됐다. 데이터가 새로운 자산이 되는 가운데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새롭게 대두됐다. 수요와 공급의 단순 매칭을 넘어 운행·배차·재배치·관제·정비까지 통합 관리하는 단계로 넘어왔다. 차량 운영이 자동화된 것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에서는 관제센터가 인프라다. 이젠 운영체계(OS)가 새로운 권력이 됐다. 플랫폼과 함께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도입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이동 수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우버는 차량을 공급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파악하고 그 중 가장 적합한 이동 수단을 배정하는 관제 능력을 경쟁력으로 삼았다. 이날 행사에 모빌리티 분야는 13개 기관이 참여했다. 그중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은 수요대응형 셔틀 서비스 차량과 교통소외지역 이동지원 서비스 차량 등을 소개했다. 위 두 사업은 오는 9월부터 내년 12월까지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에서 시행 예정이다. 수요대응형 셔틀 서비스 차량은 정해진 노선·정류장 없이 '가치타요' 앱으로 호출하면 원하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이동을 제공한다. 최대 15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교통소외지역 이동 지원 서비스 차량은 장애인·노약자·교통소외지역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지원한다. 교통약자 일반형 카니발(3대), 휠체어형 카니발(2대), 교통소외지역 아이오닉5(5대)가 운영 예정이다. 서비스 차량은 '누리GO'앱으로 사전·실시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물류 부문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날 행사에서 융복합물류사업단은 '모듈형 말단배송 로봇 플랫폼'을 선보였다. 흔히 '라스트 마일(Last Mile)'로 불리는 말단배송은 택배가 최종 목적지인 집 앞까지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를 뜻한다. 사업단이 소개한 배송 로봇은 아파트 공동 현관이나 엘리베이터 등 건물 내외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주행 기술을 갖췄다. 스마트 택배함과 연계해 물건을 자동으로 싣고 내릴 수 있으며, 여러 대의 로봇을 관제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해 비상 상황에도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자율주행 로봇이 복잡한 아파트 복도를 스스로 지나 집 앞까지 물건을 배달하는 시대가 머지않은 셈이다. 대기업에 비해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중소·영세 운송업체를 위한 디지털 지원책도 마련된다. 사업단은 높은 비용 부담으로 그동안 수작업에 의존해야 했던 영세 업체들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공공 운송관리시스템(TMS)'을 개발해 무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최적의 배차 계획과 운행 경로를 AI가 자동으로 찾아 운송 효율을 높인다. 탄소 배출 관리까지도 가능해진다. 물류 생태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중소 운송 사업자의 자생력을 기르고 국가 물류 정보를 통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모빌리티의 변화에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이사는 “예전에는 하나의 운송수단이 하나의 목적으로만 사용됐지만 자율주행 시대에는 시간대별 운영방식이 다양해질 것"이라며 “아침에는 출퇴근 셔틀로 이용하다가, 오후에는 병원·은행 등 왕복 픽업을 한다거나 고령자를 자택에 호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한계가 문제 된다. 한국은 면허 체계가 특정 목적으로만 이용하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경계를 허물어도 제도가 융합되지 않으면 하나의 차량이 다양한 목적으로 활동할 수 없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는 상황은 운수업계 관점에선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운전·면허 중심 모델은 약화될 것이지만, 운전·안전관리 영역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리가 익숙한 운수사는 지역 원격관제 허브의 역할을 수행해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빅테크가 못하는 현장 민원, 교통약자 동행, 사고 수습 등 로컬 네트워크의 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기술 실증을 넘어 산업이 전환되는 시기에 연착륙을 위해서는 원격 운영자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관제 인력의 자격·권한·교육체계 등을 마련하는 것이 무인차 사고 책임소재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보험·책임 체계 정비도 필요하다. 운수업계 연착륙을 위한 교육도 요구된다. 대량 실업 방지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직무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빅테크·로컬 운수사·지자체의 민관협력 공공조달모델을 통해 새로운 지역 모빌리티 거버넌스를 설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데이터 수집 및 처리 기준을 마련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동시에 데이터 공유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는 작업도 요구된다. 개회 행사에서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겸 42dot 대표는 “국토부의 자율주행실증사업 덕분에 예외 상황(Edge case)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다"며 “인프라와 제도가 길을 열어주고 생태계와 인재들이 이를 함께 지원한다면 우리도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이슈&인사이트] 모아타운에 거는 기대와 우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 당시 경쟁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았던 오세훈 시장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차 지지율이 상승했다. 선거 후 출구조사에서는 5% 차이로 패배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밤새 진행된 개표 결과 역전해 최종적으로 당선되었다. 서울시에서 최초로 5선 시장이 된 오세훈 시장은 부동산 표심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는 것이 분석 결과 드러난 여러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런 지지층 중에는 오세훈 시장이 기존에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모아타운 대상지 주민들이 포함되어 있다. 일부 언론사는 오세훈 시장이 상대 후보보다 적은 비율을 득표했던 자치구에서도 모아타운이 추진되고 있는 행정동은 상대적으로 더 높은 비율의 득표를 했다는 분석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널리 알려진 신(속)통(합)기획뿐만 아니라 모아타운도 오세훈 시장을 다시 지지해 사업의 추진력을 얻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모아타운은 주로 도심의 주거 환경이 노후화된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을 모아 하나의 마을처럼 정비하는 사업이다. 서울시가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서 공공지원을 하여 전체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신통기획보다는 덜 알려져 있지만, 모아타운은 소규모주택정비법에 따라 시행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에서는 기존의 낮은 사업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반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소규모 정비사업은 추진위원회 단계가 생략되어 있고, 조합 설립 이후 사업시행계획인가에 관리처분계획을 포함해 받으면서 행정 업무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된다. 이런 절차적 완화는 정비사업 추진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금융비용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수단으로 기능하므로 상대적으로 큰 인센티브로 인식된다. 이런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근본적 문제는 모아타운을 구성하는 모아주택이라는 소규모 정비사업들이 도시정비법에 따른 일반 재개발·재건축보다는 사업성이 낮다는 점에 있다. 물론 도심에서 대규모로 정비사업을 하려면 정비구역 지정 요건이나 동의율 충족에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일부 구역만 소규모로 사업을 시행하면 더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다. 다만, 이렇게 소규모로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정비기반시설을 개선할 여지가 줄어들고, 일반 분양 물량 증가로 사업성 확보가 곤란하다. 실제로 2025. 8. 기준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장 총 107곳 중 93%가 서울시 평균 공시지가보다 공시지가가 낮은 지역이다. 분양가는 일반적으로 지가에 비례하기 때문에 낮은 지가는 사업성에 제약 요인이다. 서울시는 이런 낮은 사업성을 해결하고자 소규모 정비사업의 경우 용적률을 완화하고, 보정계수를 도입해 임대주택 비율이나 기부채납 등 공공기여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에 모아타운 내 모아주택 간 건축협정이나 특별건축구역 지정으로 정비기반시설 통합 개발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아타운은 근본적으로 여러 소규모 정비사업의 집합체다. 모아타운 전체가 하나의 사업지가 아니다 보니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높아진 공사비로 분양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는 1군 건설사들은 참여를 꺼린다. 설령 중소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해도 공사비가 이미 높은 상황이라 미분양, 임대 수입 상실, 추가 분담금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여기에 최초 모아타운에 대해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던 정비업체나 조합 관계자가 실제 사업이 진행되면서 예상보다 많아진 추가 분담금을 조합원들에게 제시하는 순간 조합원들은 혼란에 빠진다.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 등 임원 급여에 대한 불만이 더해 지면 조합은 극심한 내분을 겪게 된다. 여기에 사업비나 이주비 대출을 받은 상황이라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금융비용에 조합원들의 시름은 깊어 가고, 정비사업은 출구를 찾지 못하게 된다. 모아타운이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지 않으려면, 최초 모아타운 지정 시부터 신중하게 대상지를 선정하고, 필요시 해제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오세훈 시장의 연임에는 모아타운 정책을 지지하는 주민들의 도움이 있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사업성 확보가 가능한 구역은 공공지원 강화로 신속한 추진을 돕고, 그렇지 않다면 주민 의견을 수렴해 매몰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것이 진정으로 지지해 준 주민들을 위한 길일 것이다. 양희철

“동탄 20억이면 차라리 분당”…셔세권 벨트의 종착지 판교·분당 가보니

“동탄 20억원이면 차라리 분당을 보죠." 최근 경기 남부 부동산 시장을 달구는 '셔세권(셔틀버스+세권)' 열풍의 종착지로 꼽히는 곳이 바로 분당과 판교다. 동탄과 수지, 광교를 거치며 이어진 집값 상승 흐름이 결국 분당·판교로 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실제 올해 경기 남부 집값 상승세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화성 동탄 아파트값은 9.57% 올라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용인 수지구는 9.03%, 성남 분당구는 7.4%, 수원 영통구는 5.72% 상승해 수도권 평균 상승률 2.8%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동탄은 6월 들어 2주 만에 4.24% 뛰었고, 동탄역 인근 대장 단지인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최근 22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반도체 업황 호조와 성과급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통근권을 중심으로 이른바 '반도체 머니'가 주택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동탄의 가파른 상승 이후 시선이 분당과 판교로 이동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동탄역 인근 일부 단지의 전용 84㎡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서면서 상대적으로 주거 인프라와 학군, 직주근접성을 갖춘 분당과 판교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판교 일대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판교와 분당, 수지, 광교, 동탄을 하나의 경기 동남권 성장축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졌다"며 “AI 산업 확산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대기업 일자리 증가가 맞물리면서 이 일대 주거 선호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교와 분당은 이미 생활 인프라와 업무지구가 완성된 지역"이라며 “주변 지역 가격이 오르면 일정 시차를 두고 가격이 따라붙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집값 상승세는 개별 단지에서도 확인된다. 부동산 플랫폼 집피드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 전용 52㎡는 지난 5월 15억원에 거래됐다. 서울 마포구 창전동 신촌태영데시앙 전용 85㎡가 올해 1월 13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분당 구축 소형 아파트 가격이 서울 주요 지역 중형 아파트 가격을 웃도는 사례가 나타난 셈이다. 실제 한솔마을5단지 전용 52㎡는 2016년 3억원대 중반 수준에서 최근 15억원까지 오르며 4배 이상 상승했다. 최근에는 정비사업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자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동탄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들이 분당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직원뿐 아니라 판교테크노밸리 종사자, 전문직 수요까지 겹치면서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역 일대 분위기는 더욱 활기를 띠고 있었다.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IT기업과 스타트업 사무실이 밀집해 있고, 점심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직장인들로 거리가 붐볐다. 판교는 원래도 강남 대체 주거지로 평가받았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벨트의 핵심 배후 주거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백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판교는 강남 접근성과 직주근접성 때문에 원래 수요가 강했던 곳"이라며 “최근에는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까지 관심을 보이면서 수요층이 더 두터워졌다"고 설명했다. 판교 일대 부동산 업계에서는 동판교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판교는 판교테크노밸리와 가까운 직주근접 입지에 신분당선, 월판선, GTX-A 등 교통 호재가 겹쳐 고소득 실수요층의 선호가 꾸준하다"며 “AI 산업과 반도체 산업 확장으로 경기 남부 일자리 축이 커질수록 판교의 주거 가치는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입지의 아파트들은 결국 주변 상급지와 가격 차이를 좁히는 흐름을 보인다"며 “동판교 역시 단기 급등 부담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교통망 확충과 기업 집적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장 분위기가 무조건 뜨거운 것만은 아니다. 거래량 자체는 과열 국면이라기보다 관망세가 짙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미 가격이 상당 부분 오른 데다 대출 규제 영향도 남아 있어 실수요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내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매도자들도 서둘러 팔 이유가 없다"며 “매수자들도 추가 상승을 기대하면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어 거래는 생각보다 차분하다"고 말했다. 분당 재건축 기대감 역시 시장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자동과 수내동, 서현동 일대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장기적인 가치 상승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동탄이 삼성전자 배후 주거지라면 수지는 분당·판교의 대체지, 분당과 판교는 강남 접근성과 학군, 업무지구, 정비사업 기대감까지 갖춘 경기 남부 최상급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분당과 판교는 신규 공급이 제한적이다. 이미 개발이 완료된 도시인 만큼 재건축이나 정비사업 외에는 대규모 공급이 쉽지 않다. 반면 판교테크노밸리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확장으로 고소득 일자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인 구조가 형성되면서 집값 상승 기대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경기 남부 집값 급등세를 두고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과 분당·과천 등 규제지역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구리, 남양주, 용인 기흥, 화성 동탄 등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낮은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기흥과 동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벨트 수혜 기대가 맞물리면서 셔세권 수요가 가격을 밀어 올리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거래 증가와 함께 계약 해제 건수도 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단기 과열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동탄과 기흥 등 일부 지역은 규제지역 지정 요건에 근접한 만큼 향후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풍선효과에 따른 상승세는 대출·세금·청약 규제가 강화될 경우 지속성이 약해질 수 있다"며 “단기 시세차익보다는 실거주 가치와 장기적인 지역 경쟁력을 기준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만든 새로운 부동산 지도가 동탄과 수지, 광교를 지나 판교와 분당으로 향하고 있지만, 시장은 상승 기대와 규제 가능성 사이에서 다음 방향을 저울질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동탄에서 광교까지…반도체 머니가 바꾼 경기 남부 부동산 지도

“최근 일부 역세권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찾은 경기 화성시 동탄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시장 분위기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그는 “동탄역 롯데캐슬이 최고 22억원대에 거래된 뒤 30억원은 받아야 한다며 호가를 높이는 집주인들도 있다"며 “다만 이런 분위기가 동탄 전역으로 퍼진 것은 아니고 동탄역 접근성이 좋은 일부 단지에 수요가 몰리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호황이 경기 남부 주거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통근 셔틀버스가 지나는 이른바 '셔세권'을 따라 동탄과 수원 영통, 용인 수지, 광교 일대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성과급, 사내대출 등 반도체 업계발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흘러들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온도는 빠르게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화성 동탄 아파트값은 9.57% 올라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용인 수지는 9.03%, 성남 분당은 7.4%, 수원 영통은 5.72% 상승했다. 수도권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번 상승장의 중심에는 동탄이 있다. 동탄역 대장주로 꼽히는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최근 22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전용 65㎡ 역시 20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단지 고층 매물 호가는 이미 25억~26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현장에서는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반응도 나온다. 동탄역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동탄 집값은 정상적인 속도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동탄역 롯데캐슬은 30억원 직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우남퍼스트빌·한화꿈에그린도 20억원에 가까워졌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호수공원과 카림애비뉴 인근 단지도 15억원 선까지는 갈 수 있다는 기대가 퍼져 있다"며 “삼성전자 화성·평택캠퍼스와 협력업체 직원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동탄 전체가 같은 온도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중개업계에서는 동탄역과 가까운 초역세권, GTX-A·SRT 접근성이 뛰어난 단지, 학군과 상권을 갖춘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본다. 한 공인중개사는 “동탄이라고 다 같은 동탄이 아니다"라며 “역세권과 비역세권, 동탄1과 동탄2, 셔틀 접근성에 따라 체감 온도 차가 크다"고 말했다. 실제 현지에서는 동탄역 롯데캐슬을 최상단으로 보고 우남퍼스트빌·한화꿈에그린 등 시범단지, 카림애비뉴 인근, 목동, 호수공원 생활권, 메타역 일대 등으로 주거 선호도가 세분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탄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의 배후 주거지인 영통이 나온다. 영통역과 망포역 일대에는 삼성전자 임직원과 협력업체 종사자 수요가 꾸준하다. 동탄처럼 급등세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실수요가 시장을 떠받치는 구조다. 영통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영통은 투자 수요보다 실거주 수요 비중이 높다"며 “삼성전자나 협력사 직원들이 전세로 살다가 매매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망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과 가까운 영통·망포 일대는 직주근접 수요가 꾸준하다"며 “서울에서는 7억원대로 선택지가 제한되다 보니 같은 가격이면 상대적으로 쾌적한 경기 남부 역세권을 찾는 젊은 부부 문의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원도 무조건 오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화서역·수원역·영통역·망포역처럼 교통 호재나 일자리 접근성이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분당선을 따라 이동한 수지도 매수 열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수지는 동탄과 영통에서 한 단계 올라가는 '갈아타기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강남 접근성과 학군, 생활 인프라가 강점으로 꼽힌다. 상현역 인근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지 이편한세상 일대는 거래 가능한 매물이 많지 않은 상태"라며 “최근 전용 84㎡가 16억원대에 거래된 이후 집주인들이 호가를 다시 높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17억원 이하 매물은 찾기 어려워졌고, 일부 매물은 17억원대 중반까지 거론된다"고 설명했다. 성복역 일대도 비슷한 흐름이다. 성복역 롯데캐슬골드타운은 최근 전용 84㎡가 16억~17억원대에 거래됐고, 일부 매물 호가는 18억원 안팎까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성복역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선호 단지는 판상형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신고가 거래 이후 주변 단지 호가도 함께 오르는 분위기"라며 “동탄 집을 팔고 수지로 갈아타려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의 마지막은 광교였다. 광교는 최근 경기 남부 셔세권 가운데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동탄처럼 반도체 산업의 직접 수혜지이면서도 수지나 분당처럼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광교중앙역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입을 모아 “광교의 경쟁력은 서울 접근성보다 생활 인프라"라고 말했다. 광교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부에서는 광교가 서울 인프라를 누린다고 표현하지만 사실 서울 생활권이라기보다는 강남 접근성이 좋다는 의미에 가깝다"며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강남역까지 30~40분대 이동이 가능하고 경기 남부에서는 드물게 대형 상권과 호수공원, 행정타운, 학군을 모두 갖춘 도시"라고 설명했다. 실제 광교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원역이나 인계동보다 강남 방문이 더 익숙하다는 말도 나온다. 광교 주민 김모 씨는 “수원 시내를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나 신분당선을 타고 강남 가는 시간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며 “병원이나 쇼핑, 약속은 강남에서 해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광교중앙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서 동탄과 영통, 광교를 함께 보는 수요가 늘었다"며 “광교는 직주근접뿐 아니라 교육환경과 생활 인프라까지 고려하는 수요가 선택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을 대체한다기보다는 경기 남부 안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주거지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고 덧붙였다. 동탄역에서 시작한 취재는 영통과 수지, 광교로 이어졌다. 동탄은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낸 자금이 처음 모이는 곳이고, 영통은 직주근접 수요가 받쳐주는 배후 주거지다. 수지는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몰리는 지역이며, 광교는 교육·생활 인프라까지 갖춘 경기 남부의 대표 주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과 경기 남부 집값 사이의 연관성이 과거보다 뚜렷해지고 있다고 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에게 성과급과 보상금이 지급되는 시기에는 경기 남부 주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현금 여력이 커진다"며 “동탄·영통·수지·광교 등 반도체 사업장과 셔틀 노선 접근성이 좋은 지역은 실수요 기반이 탄탄해 가격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KIND·민간 자산운용사 손잡고 5000억 규모 ‘해외 녹색펀드’ 띄운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가 국내 자산운용사와 함께 해외 녹색사업 투자 확대에 나선다. KIND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Two IFC포럼에서 국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녹색펀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녹색인프라해외수출지원펀드는 탄소감축, 순환경제, 물산업 등 녹색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해외 녹색산업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2024년 신규 조성된 재간접구조의 정책펀드다. KIND는 펀드 관리기관으로 지정됐다. 투자대상은 폐배터리 재활용과 같은 순환경제, 매립가스 발전, 바이오가스 생산 등 탄소감축, 물 산업 등 녹색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사업이다. 정부 출자를 통해 모태펀드 3000억원을 조성하고, 공공·민간투자자로부터 약 2000억원 유치해 하위펀드(5000억원)를 조성한다. 현재 하위펀드는 2024년에 1580억원 규모 1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이 완료됐고, 2025년에는 2592억원 규모 2호 블라인드 펀드가 조성된 상태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고 해외 녹색사업에 투자하겠다는 목적과 규모만 정해 펀드를 먼저 만든다. 이번 설명회 대상이었던 프로젝트 펀드는 특정 사업을 정해놓고 모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프로젝트 펀드는 1년에 한 건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설명회는 녹색펀드와 국내 자산운용사가 공동으로 해외 녹색사업을 발굴하고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통한 공동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책 펀드와 공동으로 추자하면 해외 발주처에서 사업의 신용도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민간 자금을 끌어들이는데 유리해진다. 이 펀드는 국내 기업이 시공(EPC)이나 기자재 공급, 운영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는 해외 녹색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투자와 대출을 실행해 우리 기업의 해외 수주를 직접적으로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다. 설명회에선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에게 투자 대상이 되는 녹색사업 가이드라인을 설명했다. 구체적인 투자 대상은 자산운용사가 정한다. KIND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와 투자상담을 통해 유망 해외 녹색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녹색펀드의 투자지원을 바탕으로 우리기업의 해외 녹색사업 진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민간 자산운용사와의 협력을 강화하여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활성화하고 정책펀드의 투자 효과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영덕 원전·기장 SMR 후보지 선정…건설업계, 최대 18조원 ‘잭팟’ 기대

경북 영덕군과 부산 기장군이 각각 신규 대형 원전과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약 15년 만에 신규 원전 입지가 선정되면서 장기간 침체됐던 국내 원전 발주 시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영덕 대형 원전 2기와 기장 SMR 1기를 합친 관련 사업 규모가 최대 18조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지난 17일 총 2.8GW 규모의 대형 원전 2기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을, 0.7GW 규모의 국내 첫 SMR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을 각각 선정했다. 신규 원전 후보지가 선정된 것은 2011년 강원 삼척과 경북 영덕이 후보지로 지정된 이후 약 15년 만이다. 정부와 한수원은 SMR은 2035년, 신규 대형 원전 2기는 2037~2038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 전략환경영향평가, 실시계획 승인,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허가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착공과 발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후보지 선정을 국내 원전 시장 재개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건설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사업 규모다. 영덕에 건설이 추진되는 대형 원전 2기는 기존 APR1400급 노형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설이 재개된 신한울 3·4호기 사업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영덕 신규 원전 역시 1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첫 SMR 후보지로 선정된 기장군 역시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부산 기장군은 SMR 건설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약 5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덕 대형 원전과 기장 SMR 사업을 단순 합산할 경우 최대 18조원 안팎의 신규 원전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원전은 일반 건축사업과 달리 사업 기간이 10년 이상에 이르고 공사비 규모도 수조원대에 달한다. 토목·건축뿐 아니라 기계·전기·배관·계측제어 등 다양한 공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플랜트 사업으로 꼽힌다. 최근 주택 경기 둔화와 공사비 상승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장기 수주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특히 영덕과 기장은 모두 과거 원전 건설 계획이 추진됐던 지역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영덕은 과거 천지원전 예정구역으로 검토됐던 곳이며, 기장은 신고리 7·8호기 예정부지였던 만큼 기존 조사 자료와 인프라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원전 시공 경험과 해외 사업 실적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이 향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원전 건설 분야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신한울 3·4호기 주설비공사를 수행하는 컨소시엄의 주간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 홀텍과 SMR 사업 협력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사업에도 참여하며 해외 원전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사업과 글로벌 SMR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LS증권은 삼성물산 목표주가를 기존 55만원에서 63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원전·SMR 수주 성과를 건설부문 가치 재평가의 핵심 요인으로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체코와 폴란드 원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DL이앤씨 역시 차세대 원전과 SMR 분야 기술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첫 SMR 사업이 향후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실증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원전은 단순 시공 사업이 아니라 설계와 기자재, 운영, 정비까지 연계되는 종합 산업"이라며 “국내 사업 경험을 확보한 기업이 향후 해외 원전 수주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가 더 주목하는 것은 영덕과 기장 사업 자체보다 정부의 원전 확대 기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전기차 산업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기저전원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 과정에서는 2040년 최대 전력수요가 138.2G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2038년 전망치인 129.3GW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원전업계와 학계에서는 향후 추가 원전 건설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 등은 최근 정책 제언을 통해 2050년까지 대형 원전 20기와 SMR 12기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영덕·기장 후보지 선정을 개별 프로젝트를 넘어 새로운 원전 투자 사이클의 출발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원전 발주가 본격화될 경우 설계·시공뿐 아니라 기자재와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계까지 수혜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발주와 시공사 선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환경영향평가와 인허가, 주민 수용성 확보, 원안위 건설허가 등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특히 기장군은 이미 고리원전이 위치한 지역인 만큼 안전성 논란과 환경단체 반발도 변수로 꼽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후보지 선정은 단순한 입지 결정을 넘어 국내 원전 시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실제 수주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큰 이벤트"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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