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신호등이 구급차 길 열고 AI가 정체 감지…강릉 전체가 ‘ITS 실험실’

“안목 커피거리 공영주차장에 혼잡 상황을 발생시켜 보겠습니다." 18일 강원 강릉시 도시정보센터 대형 상황판에 안목 커피거리 일대 폐쇄회로(CC)TV 영상과 주차장 혼잡도가 동시에 떠올랐다. 인공지능(AI)이 이상 상황을 감지하자 인근 CCTV와 주차장 점유율, 도로전광표지판 작동 상태가 한 화면에 자동 배치됐다. 관제요원이 수많은 화면을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AI가 사고와 정체, 주차 혼잡 등 상황에 맞는 정보를 먼저 골라주는 방식이다. 이어 회전교차로에 차량이 멈춰 선 상황을 가정하자 AI가 차량의 움직임을 추적해 이상 정차 여부를 판별했다. 긴급차량 출동 시연에서는 차량의 이동 경로를 따라 주변 CCTV 화면이 순차적으로 바뀌고 우선신호 작동 여부가 표시됐다. 남대천 수위가 높아지는 재난 상황을 입력하자 하천 주변 CCTV와 관련 정보가 곧바로 상황판에 나타났다. 교통과 방범, 재난, 자율주행 데이터를 한데 모은 이 센터는 다음 달 19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2026 강릉 ITS 세계총회'의 주요 기술시찰 장소다. 총회 기간 해외 교통 전문가들은 이곳에서 강릉 전역에 구축된 지능형교통체계(ITS)의 작동 과정을 직접 살펴보게 된다. 강릉시는 인구 약 20만명의 중소도시지만 연간 관광객이 3000만명을 넘는다. 주말과 여름철이면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고 지역 내 승용차 이용 비율도 높아 교통량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강릉시는 이러한 지역 특성을 반영해 도시 전체를 하나의 ITS 실증무대로 만들었다. 시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6단계에 걸쳐 총 975억원 규모의 ITS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에서는 자가통신망과 기본 교통정보 수집망을 구축했고 이후 도시정보센터, 실시간 신호정보, 스마트교차로와 스마트횡단보도, 주차정보시스템 등을 차례로 확충했다. 올해는 교통 빅데이터 플랫폼과 AI 상황실, 홍보체험관 고도화를 추진한다. 현재 강릉에는 온라인 신호제어기 359개, 스마트교차로 100개, 교통상황 감시용 CCTV 52개소, 교차로 감시카메라 49개소, 도로전광표지판 29개소, 스마트횡단보도 26개소 등이 구축돼 있다. 도시정보센터는 교통·방범·산불·재난·주정차 단속 등에 활용되는 CCTV 3229대를 통합 관리한다. 센터에는 관제사 16명을 포함해 모두 44명이 근무하며 24시간 운영된다. 대표 서비스는 실시간 교통신호 정보 제공이다. 운전자가 교차로에 도착하기 전 신호 상태와 남은 시간을 확인해 급정거나 무리한 통과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카카오내비에서만 제공했지만 현재 티맵과 현대차그룹 내비게이션, 네이버 지도까지 4개 플랫폼으로 확대됐다. AI 기반 스마트교차로는 시간대와 요일별 교통량, 민원 발생 현황을 분석해 적정 신호시간을 제안한다. 강릉시에 따르면 9개 신호연동 구간에 최적 신호를 적용한 결과 평균 교차로 지체시간은 20.9초에서 17.9초로 14.5% 줄고 평균 통행속도는 23.4㎞/h에서 24.8㎞/h로 6.2% 높아졌다. 특히 아산병원교차로에서는 통행속도가 시속 5.9㎞ 빨라지고 지체시간은 162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는 AI가 신호 운영안을 추천하면 사람이 검토해 반영하는 구조지만, 시는 장기적으로 도시 전체 교통 상황을 AI가 분석하고 신호까지 자동 조정하는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긴급차량 우선신호는 소방차와 구급차가 출동하면 진행 방향에 녹색신호를 부여하고, 차량이 교차로를 통과하면 일반 신호체계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강릉시 집계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긴급차량 우선신호는 총 7235건 사용됐다. 시스템 도입 이후 긴급차량의 평균 현장 도착시간은 13분에서 5분으로 60.5% 단축됐다. 지난해에만 1449건이 운영됐다. 스마트횡단보도에서는 AI가 노약자나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필요한 경우 보행신호를 연장한다. 적색신호의 남은 시간도 표시해 보행자가 기다려야 할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효과 분석 결과 정지선 미준수는 506건에서 448건으로 11.5%, 무단횡단은 802건에서 75건으로 90.6% 감소했다. 정해진 시간 안에 횡단을 마치지 못한 보행자도 136명에서 47명으로 65.4% 줄었다. 강릉시는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도 68.5㎞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관광형 자율주행차 6대와 벽지노선을 운행하는 자율주행 마실버스 1대가 도심과 관광지 등을 연결한다. 연간 이용자는 2024년 3432명에서 지난해 1만3011명으로 278% 증가했고 탑승객 만족도는 91%를 넘었다. 관광도시의 고질적인 주차난을 완화하기 위해 주요 주차장 18곳의 빈 주차면도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현재 관련 정보는 주차정보 홈페이지와 도로전광판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민간 내비게이션과 연계해 혼잡한 주차장 대신 주변 주차장으로 차량을 분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릉시는 이번 ITS 세계총회를 기술 전시를 넘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창구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중소 관광도시 전체에 적용한 실시간 신호제어와 교통약자 지원, 긴급차량 우선신호, 자율주행 서비스를 해외 도시에 선보여 '중소도시형 K-ITS'의 수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각 나라의 신호체계와 표준이 달라 개별 시스템을 그대로 수출하기에는 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우리 시스템이 해외에 정착하면 국내 기업의 수출 기반도 더 강해질 수 있는 만큼 공적개발원조(ODA)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현장] ‘교통올림픽’ 한 달 앞으로…강릉, K-ITS 세계시장 출격 준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빙상 선수들이 속도를 겨루던 강릉 올림픽파크가 8년 만에 세계 첨단교통기술의 경연장으로 변신한다.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스마트 교통 인프라를 선보이는 대형 전시장으로 바뀌고 그 옆에는 총공사비 926억원을 투입한 강릉컨벤션센터가 새로 들어섰다. 다음달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열리는 '2026 강릉 ITS 세계총회'를 한 달 앞두고 찾은 강릉 올림픽파크에서는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번 총회의 무대는 행사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스마트 교차로와 횡단보도, 실시간 교통신호 정보부터 자율주행차까지 강릉 도심 전체가 한국의 지능형교통체계(ITS)를 세계에 보여주는 거대한 실증무대가 된다. 국토교통부와 강릉시는 이를 통해 국내 ITS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 것을 넘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ITS 세계총회는 첨단교통기술을 활용해 교통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교통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ITS 분야 최대 규모의 전시·학술행사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 학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교통올림픽'으로도 불린다. 한국 개최는 1998년 서울과 2010년 부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윤영 국토부 첨단도로교통과 팀장은 지난 17일 강릉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릉 ITS 세계총회는 우리의 ITS 기술과 역량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하나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 기업과 기술이 해외로 수출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총회는 'Beyond Mobility, Connected World(이동성을 넘어, 연결된 세계)'를 주제로 강릉 올림픽파크 일원에서 열린다. 조직위원회는 90개국, 연인원 6만명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대로 개최될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의 ITS 세계총회가 될 것이라는 게 조직위 설명이다. 17일 간담회에서 조직위가 공개한 집계에 따르면 당시까지 참가 등록자는 3180명으로 국내 2144명, 해외 1036명이다. 현재 참가 등록 국가는 70개국이며 조직위는 총회 개최 때까지 90개국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행사는 단순한 기술 전시에 그치지 않는다. 개·폐회식을 비롯해 장관회의와 학술회의, 전시, 기술시연·시찰, 정책토론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이 닷새 동안 이어진다. 학술 프로그램은 총 193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논문은 당초 목표인 300편을 웃도는 449편이 접수됐다. AI와 자율주행, 스마트 인프라 등 미래 교통체계의 발전 방향을 놓고 세계 각국 정부와 연구기관, 기업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댄다. 총회 기간 올림픽파크 전체도 거대한 ITS 행사장으로 바뀐다. 새로 건립된 강릉컨벤션센터에서는 개·폐회식과 공식회의, 학술세션이 열리고 평창올림픽 당시 경기장으로 쓰였던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하키센터 주차장에서는 ITS 기술 시연이 진행되며 올림픽파크 야외광장에서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대행사가 열린다. 강릉 총회가 앞선 서울·부산 총회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개최지가 인구 20만명대 중소 관광도시라는 점이다. 강릉은 상주 인구에 비해 관광객이 압도적으로 많다. 간담회에서 국토부는 강릉의 인구가 약 20만5000명인 반면 연간 방문객은 약 3500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여름 피서철이나 연휴에는 한정된 도로에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만큼, 중소 관광도시가 ITS를 활용해 급증하는 교통수요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증무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릉시는 이미 도시 전역에 ITS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359개 교차로가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으며 스마트 교차로와 스마트 횡단보도, 실시간 신호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차량이 강릉에 진입하면 카카오내비와 네이버지도, 티맵, 현대 블루링크 등을 통해 실시간 신호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관광 성수기처럼 교통량이 일시에 늘어날 경우 스마트 교차로 등을 활용해 신호체계를 조정함으로써 한정된 도로의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AI가 기존 ITS와 결합하면서 교통관리 방식도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CCTV와 센서가 교통량을 파악하면 관제센터에서 이를 확인해 신호주기를 조정하는 방식이었다. AI 기반 신호제어 시스템은 여기서 더 나아가 교통량을 측정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필요한 신호시간까지 판단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긴급차량의 이동을 돕는 기술도 있다. 구급차나 소방차가 접근할 경우 정해진 신호주기와 관계없이 우선신호를 부여해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동하도록 돕는다. 보행자 안전에도 ITS가 활용된다. 스마트 횡단보도는 어린이나 고령자 등이 정해진 시간 안에 길을 건너지 못하고 횡단보도에 남아 있을 경우 이를 감지해 보행신호 시간을 연장한다. 조직위는 총회 기간 해외 참가자들이 강릉 시내를 직접 둘러보며 이 같은 ITS 서비스를 체험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 팀장은 “기존 ITS가 도로상의 정보를 취합해 일반에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면 현재 ITS는 AI와 접목해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해 제어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조직위가 이번 총회에서 특히 공을 들이는 부분은 국내 ITS 기업의 해외 진출이다. 전시장에 마련된 434개 부스는 판매가 모두 완료됐다. 해외 37개 기관과 국내 72개 기관이 전시에 참여할 예정이다. 조직위는 단순히 국내 기술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정부·기관·기업과 국내 기업이 실제 사업을 논의할 수 있도록 별도의 비즈니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전시장 내 컨퍼런스 스테이지에서는 국내외 기업들이 기술과 사업모델을 소개하는 27차례의 발표 세션이 진행된다. 별도의 비즈니스 매칭 공간에서는 해외 기관·기업과 국내 기업을 사전에 연결해 총회 기간 약 405회의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눈으로 보는 기술 전시뿐 아니라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강릉 시내를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를 직접 타보는 프로그램과 자동 주차로봇 등의 시연이 진행된다. 하키센터 인근 주차장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는 10여개의 기술시연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조직위에 따르면 강릉에는 2021년 이후 국비 등을 포함해 약 1000억원이 투입돼 최신 ITS 시설이 구축됐다. 총회 참가자들은 도시정보센터를 방문하거나 직접 차량을 타고 강릉 도심을 이동하며 실제 운영 중인 기술을 살펴볼 수 있다. 한국은 앞선 ITS 세계총회를 해외 진출의 계기로 활용한 경험도 있다. 2010년 부산 총회 이후 국내 기업이 콜롬비아 보고타 버스정보시스템(BIS) 사업을 수주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이번 총회를 단순 국제행사가 아닌 'K-ITS 수출 플랫폼'으로 만들려는 이유다. 총회를 위해 새로 지은 강릉컨벤션센터도 모습을 드러냈다. 강릉시는 총공사비 약 926억원을 투입해 올림픽파크 내에 연면적 약 1만8000㎡,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건립했다. 2024년 11월 착공해 올해 7월 준공했다. 중심시설인 컨벤션홀은 약 2300㎡ 규모로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이동식 벽체를 활용해 행사 규모에 따라 공간을 분할할 수 있도록 했으며 중소 회의실 역시 필요에 따라 공간을 합치거나 나눠 사용할 수 있는 가변형 구조로 설계됐다. 무엇보다 기존 올림픽 시설과의 연결에 초점을 맞췄다. 컨벤션센터와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아이스아레나가 통합광장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컨벤션센터 옥상정원을 지나 약 200m를 이동하면 전시장으로 활용될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다. 국제행사 일정에 맞추기 위해 공사기간을 줄이는 것도 과제였다. 강릉시는 부지 정지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건축공사를 별도로 발주하고 설계와 시공 일부를 병행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을 적용해 전체 사업기간을 단축했다. 총회에 앞서 교통 관련 학술행사를 실제 개최하며 시설과 설비 운영, 돌발상황 대응체계도 점검하고 있다. 컨벤션센터의 역할은 총회와 함께 끝나지 않는다. 강릉시는 KTX 개통으로 개선된 접근성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확충된 숙박 인프라에 컨벤션시설까지 더해 향후 국내외 대형회의와 전시를 유치하는 MICE 산업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강릉시는 이번 총회 개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약 1980억원, 고용효과를 약 98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결국 강릉 총회의 성패는 닷새간 국제행사를 무사히 치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을 미래교통 산업과 MICE 인프라로 다시 활용하고, 강릉이라는 중소 관광도시에서 실제 운영되는 ITS 기술을 세계 각국에 보여준 뒤 국내 기업의 해외 사업으로 얼마나 연결하느냐가 다음 과제로 남는다. 한 달 뒤 세계 각국의 교통 전문가와 기업인이 강릉에 모이면 한때 빙상 선수들이 속도를 겨루던 올림픽파크에서는 이번에는 AI와 자율주행, 그리고 미래 교통기술의 속도 경쟁이 펼쳐진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LH 전세임대 20만호,  10월부터 HUG 반환보증 적용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다음 달부터 약 20만호에 달하는 전세임대주택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적용한다. 임대인이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HUG가 보증채무를 이행하는 체계를 도입하고, 계약 전 임대인과 주택의 위험요인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LH는 18일 HUG와 '전세임대주택 전세반환보증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10월 1일부터 전세임대주택에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가입 대상은 약 20만호 규모다. 전세임대주택은 입주자가 원하는 주택을 선택하면 LH가 해당 주택 소유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입주자에게 다시 임대하는 공공임대 사업이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임대차계약이 종료됐음에도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이 보증채무를 이행해 보증금을 보호하는 제도다. LH는 기존에도 전세임대 계약을 체결할 때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등 별도의 보증 관리체계를 운영해왔다. 이번 협약으로 HUG의 반환보증을 전세임대주택에 적용하고 양 기관이 보유한 관련 정보를 연계해 보증 가입부터 사후관리까지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전세임대주택을 계약하기 전 위험요인을 확인하는 절차도 강화된다. LH는 HUG의 '안심전세앱'을 활용해 오는 21일부터 임대인의 HUG 보증 가입 금지 여부와 계약하려는 주택의 권리관계 등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동안 여러 기관을 통해 각각 확인해야 했던 대항력 관련 임대차 정보도 안심전세앱에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세임대 입주자가 계약 단계부터 임대인과 주택의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보증사고 가능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보증사고를 낸 임대인에 대한 보증기관 간 정보 공유도 확대된다.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 등 3개 보증기관은 다음 달부터 임대인 보증금지 정보를 공동으로 공유한다. 이에 따라 3개 기관 가운데 한 곳에서라도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임대인은 다른 보증기관에서도 전세·임대보증 가입이 제한된다. 이성훈 LH 사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전세임대주택 보증금 보호 체계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입주민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며 “관계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제도를 지속 개선해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든든한 주거안전망을 구축해 가겠다"고 말했다. 최인호 HUG 사장은 “이번 업무협약은 주거취약계층의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고 공공 임대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HUG와 LH의 협력 모델"이라며 “양 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버팀목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세부 내용은 LH 전세임대포털에서 확인하거나 LH 전세임대 콜센터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자율주행 넘어 일상이 바뀐다”…교통학계, ‘피지컬 AI’ 미래 모색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국민의 이동 방식과 교통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바꿀지를 논의하기 위해 국내 교통 분야 전문가들이 강릉에 모였다. 다음 달 강릉에서 열리는 지능형교통체계(ITS) 세계총회를 앞두고 학계와 정부, 교통 공공기관들은 AI 기술을 실제 교통서비스와 현장에 접목하기 위한 제도 개선과 협력을 강조했다. 대한교통학회는 17일 강릉컨벤션센터에서 'AX와 Physical AI 시대의 교통모빌리티'를 주제로 제95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오는 19일까지 이어지며 약 800명 이상의 교통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발표 논문은 172편이며 자율주행 상용화 서비스와 모빌리티 솔루션 등을 다루는 총 49개 특별세션도 마련됐다. 이 가운데 19개 교통 관련 기관이 참여해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한다. 특히 이번 행사는 오는 10월 19~23일 ITS 세계총회가 열리는 강릉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대한교통학회는 강릉 ITS 세계총회 조직위원회와 협력해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했다. 17일 오후 열린 개회식에는 김중남 강릉시장과 김용석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 김태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유정훈 한국도로공사 사장, 정진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정용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등 정부·지자체와 주요 교통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동민 대한교통학회 회장 직무대행은 개회사에서 자율주행 기술 자체를 넘어 기술이 실제 국민 생활과 산업에 미칠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직무대행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대한 고민과 연구는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기술을 통해 새로운 교통서비스가 제공되고, 그 서비스로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달라지며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자율주행 시대의 새로운 교통서비스와 일상생활의 변화, 새로운 교통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논의한다"며 “학회가 시대의 교통 관련 이슈를 선도하고 전문가들의 경험과 연구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학회는 교통 분야 전문가의 강연과 젊은 연구자들의 토론을 결합한 '코어 세션'도 새롭게 마련했다. 단순한 논문 발표를 넘어 학계와 현장의 경험을 연결하고 연구자들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김중남 강릉시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한 달 뒤 열리는 ITS 세계총회의 사실상 사전 점검 무대로 평가했다. 김 시장은 “강릉컨벤션센터가 만들어진 이후 첫 번째 행사"라며 “세계 최대 규모의 교통 분야 국제행사를 앞두고 이번 학술발표회가 실질적인 최종 리허설이자 강릉이 준비된 모습을 선보이는 첫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만 해도 AI는 일부 첨단산업에 활용되는 미래 기술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누구나 AI를 활용하는 시대"라며 “중소도시 최초로 강릉에서 ITS 세계총회가 개최되는 만큼 대도시 중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ITS 모델을 세계에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교통 공공기관장들도 AI가 철도와 도로, 광역교통 등 기존 교통체계를 바꾸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석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은 “대도시권이 확대되면서 지역 간 경계를 넘나드는 교통망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AX 대전환과 피지컬 AI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번 학술대회가 교통·모빌리티가 AI 시대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아이디어부터 실용적인 제언까지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승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코레일의 AI 전환 계획을 소개했다. 김 사장은 “교통 분야는 자율주행 차량이 이미 도입되고 있을 만큼 AI 산업의 최전선에 있다"며 “코레일도 외부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경영진 특별교육을 실시하는 등 전사적인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는 차량과 선로 유지보수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고객 안내 분야에도 AI 기반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며 “AI는 일하는 방식은 물론 철도 안전과 고객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교통학회장을 지낸 유정훈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학계의 연구 성과를 실제 도로 현장에 적용하는 연결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고속도로는 단순히 자동차가 달리는 공간을 넘어 사람과 물류, 데이터와 에너지를 연결하고 첨단 모빌리티를 구현하는 국가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혁신은 국민이 체감하는 교통서비스로 이어질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회의 연구와 아이디어가 현장에서 실증되고 현장에서 찾은 문제와 경험이 다시 새로운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고속도로를 자율주행과 스마트 물류, AI 기반 교통관리 등 미래 기술을 직접 시험하고 구현하는 혁신의 무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통 분야의 AI 전환을 위해 기술 개발뿐 아니라 규제와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찬 한국교통연구원장은 주차로봇과 자율주행차, 드론, 도심항공교통(UAM) 등을 사례로 들며 새로운 기술의 현장 적용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 교통 전문가들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교통학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사고 없이 달리는 자율주행 기술 자체뿐 아니라 자율주행으로 등장할 새로운 이동서비스와 이에 따른 일상생활의 변화, 새로운 교통산업 생태계까지 논의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학술대회는 19일까지 강릉컨벤션센터에서 이어진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은퇴자마을, 노인용 임대아파트로만 보면 안된다③

지난 3월 제정된 '은퇴자마을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퇴자마을법)이 내년 시행을 앞두고 후속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주거시설뿐 아니라 의료·문화·체육·공원녹지 등을 함께 조성하는 대규모 복합단지인 은퇴자마을을 단순히 노인용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반 조성에 공공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되 민간의 자본과 운영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위규범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17일 에너지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은퇴자마을은 은퇴자에게 주거시설과 노후의 안정적인 생활을 제공하기 위해 각종 생활편의시설을 집단적으로 설치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단지다. 은퇴자주택은 임대 또는 분양 형태로 공급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임대·분양 비율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법은 은퇴자마을 사업자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한국토지주택공사(LH)·주택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공사·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기관과 공공이 총지분의 50%를 초과해 출자·설립한 법인 등을 규정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의 '선시티(Sun City)'는 법안의 모델이 되는 사례다. 선시티는 1978년부터 19년에 걸쳐 건설된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이다. CCRC는 미국에서 시작된 은퇴자 커뮤니티로 건강할 때부터 간병이 필요해지는 시기까지 거주지를 옮기지 않고 같은 장소에서 살아갈 수 있는 모델이다. 선시티의 경우 민간 개발사가 대규모 편의시설이 풍부한 골프 코스 커뮤니티로 건설하고 발전시켰다. 주택 입주자는 단독주택 또는 연립형, 콘도미니엄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입주는 분양방식으로 은행으로부터 장기 융자도 가능하다. 주택 가격은 약 1억7000만원부터 13억6000만원 선이다. 생활비는 2인기준 관리비 포함 월평균 150~200만원 수준이다. 주거단지의 기능은 주거공간·의료·식사·오락·운동·커뮤니티 시설로 구성된다. 건강이 나빠져 전적인 돌봄이 필요해지면 단지 내에 요양원으로 거주 형태를 바꿀 수도 있다. 중심부에 종합병원이 위치해 단지 내 입주자에게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노인요양시설과 치매센터 등 관련 의료시설 10개소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규모도 크다. 1960년대 조성된 선시티에는 4만명에 육박하는 은퇴자들이 거주한다. 은퇴자마을의 경우, 법안 발의를 주도한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체적인 규모는 법령에 명시되지 않았으나, 최소 1만가구, 2만명 이상이 모여 사는 규모로 조성되어야 실질적인 도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막대한 사업비다. 주거시설뿐 아니라 의료·교통·문화·체육·복지시설까지 함께 조성하려면 일반적인 임대주택 사업보다 훨씬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실제 강원 춘천시가 추진하는 은퇴자마을은 약 50만㎡ 규모로, 주거와 의료·문화·교육·체육·복지 기능을 결합한 도심 근교형 복합단지를 구상하고 있다. 시는 기본계획 및 타당성 검토용역을 통해 입지 선정·주거 유형·생활 인프라 기능 등을 구체화하고 있다. 시는 국비 지원이 필요한 규모의 사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법안 심사 과정에서 국토부는 은퇴자마을을 우선 공공 주도로 추진해 안정화한 뒤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단계적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은 사업자를 공공 위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과거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에서 나타났던 부작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로 볼 수 있다. 1998년 도입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은 2015년 사실상 폐지됐다. 당시 정부는 민간 자본을 통해 고령자 주거시설 공급을 활성화 시키려 했지만 노인복지주택은 복지시설이 아니라 사실상 부동산 분양 상품으로 변질됐다. 60세 이하를 대상으로 불법 전매·양도를 비롯해 의료·식사·돌봄·커뮤니티 운영 등 장기 서비스가 핵심인 시설임에도 상당수 사업장이 분양 후 방치 수순을 밟았다. 시행령이 구체화되는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사업자를 공공으로 한정하면서도 민간의 참여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다. 과거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이 실패한 것은 '민간 참여' 자체의 문제였던 것은 아니다. 입주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운영구조와 책임주체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공이 주거단지 개발과 운영을 모두 떠안는 방식도 지속 가능한 구조라고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공공이 기반 조성을 맡고 민간이 운영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주거 커뮤니티 위탁 운영사 관계자는 “공공이 기반시설 조성을 맡고, 민간 자본은 커뮤니티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여는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직접 매입임대를 하기에 자금사정이 넉넉치 않은 회사들에게 이런 사업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은퇴자마을 성패는 공공이 조성한 기반 위에 민간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사업자 자격만 좁게 규정하고 운영 참여 통로를 열어두지 않는다면, 법 제정 취지와 달리 '공공이 다 떠안는'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신청 28만호 몰렸는데 착공은 1.4만호…LH 신축매입임대 곳곳 ‘병목’

정부가 도심 주택 공급을 위해 신축매입임대 물량을 확대하고 있지만 사업 신청부터 심의, 매입약정, 착공에 이르는 과정 곳곳에서 상당한 물량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28만호가 넘는 사업 신청이 접수됐지만 연간 착공 실적은 1만4000여호에 그쳤고, 이미 매입약정을 체결한 뒤 토지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해 약정이 해지된 물량도 최근 2년간 1만호를 넘어섰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H 신축매입임대 사업 신청 물량은 28만8317호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심의를 통과한 물량은 9만634호였고 실제 매입약정을 체결한 물량은 4만8771호였다. 같은 해 착공 실적은 1만4195호, 준공 등에 따라 LH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물량은 6969호였다. 다만 신청과 착공 실적을 직접적인 전환율로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신축매입임대는 사업 신청 이후 심의와 약정 등을 거쳐 착공하는 구조여서 지난해 착공 실적에는 이전 연도에 신청하거나 약정을 체결한 사업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청 규모에 비해 실제 주택 공급으로 연결되는 착공 물량은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신청 물량 28만8317호와 같은 해 착공 실적 1만4195호를 단순 비교하면 4.9% 수준이다. 올해도 7월 말까지 6만643호가 신청됐지만 심의 통과 물량은 1만9041호, 약정 체결은 7452호였다. 같은 기간 착공은 9643호, 매매계약은 3891호를 기록했다. 첫 번째 병목은 사업 심의 단계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심의에서 탈락한 물량은 15만5886호에 달했다. 주요 탈락 사유를 보면 입지여건 미흡이 6만854호로 가장 많았고 설계품질 미흡이 5만3018호로 뒤를 이었다. 두 사유를 합치면 11만3872호로 전체 심의 탈락 물량의 약 73.0%에 달한다. 이밖에 임대수요 부족 2만3834호, 매입가격 과다 2653호, 가격 및 토지 형태 등의 기타 사유가 1만5527호였다. 2024년에도 심의 탈락 물량 6만4419호 가운데 입지여건 미흡이 3만3458호, 설계품질 미흡이 1만6169호를 차지했다. 신청이 대규모로 들어오더라도 실제 임대 수요가 있는 입지를 확보하고 LH의 설계·가격 기준 등을 충족하는 사업을 추려내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탈락하고 있는 것이다. 심의를 넘어 매입약정까지 체결한 사업도 모두 착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2024년과 지난해 LH가 체결한 신축매입임대 약정은 각각 3만8531호와 4만8771호로 총 8만7302호였다. 그러나 올해 7월 말 기준 이 가운데 1만1755호의 약정이 해지됐다. 전체 약정 물량의 약 13.5%에 해당한다. 가장 큰 해지 사유는 토지 미확보였다. 2024년 약정 물량 중 3030호, 지난해 약정 물량 중 2533호 등 모두 5563호가 토지를 확보하지 못해 약정이 해지됐다. 전체 해지 물량의 47.3%다. 사업자가 스스로 사업을 포기한 물량도 3552호로 30.2%를 차지했다. 토지 미확보와 사업자 포기를 합치면 9115호로 전체 해지 물량의 77.5%에 달한다. 인허가 지연에 따른 해지는 681호, 착공 지연은 84호였다. 나머지는 약정 이후 매입 제외 사유가 발견되거나 소송이 발생하는 등의 사유였다. 신축매입임대는 민간사업자가 주택을 건설하면 LH가 사전에 매입약정을 맺은 뒤 준공된 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공공이 직접 택지를 조성하고 주택을 짓는 방식보다 도심에서 비교적 빠르게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정부가 단기간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신청 물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실제 공급 확대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입지와 설계 등의 문제로 심의에서 탈락하는 사업이 많은 데다 심의를 거쳐 약정을 맺은 이후에도 토지 확보 실패와 사업 포기 등으로 공급 계획에서 이탈하는 물량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부 의원은 “사업 신청은 28만호 넘게 몰리는데 실제 착공은 연간 1만호대이고, 어렵게 약정해 놓고도 토지 미확보와 사업 포기로 물량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LH가 신축매입임대를 신속한 공급수단으로 강조하는 만큼 목표 물량을 늘리는 데 앞서 신청된 사업을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연결하는 공급 병목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홍지선 국토장관 후보자 “서울 주택공급 부담 경기로 넘어가”… 용산공원은 “공감대 우선”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한 부담이 경기도로 넘어가고 있다며 서울시의 적극적인 공급 확대를 주문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이견을 보여온 용산공원 주택 공급에 대해서는 핵심 녹지 공간을 보존하되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일부 부수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 전역 등에 적용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연장 여부는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했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해서는 서울시의 시공 관리 미흡을 주원인으로 지목하며 손실에 대한 구상권 청구 방침을 밝혔다. 16일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홍 후보자는 “정책이 현장에서 이뤄지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협조가 중요하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서울의 주택 공급 문제를 거론하며 “서울시의 직장은 많이 늘어나지만 주택 공급을 못 해서 그 부담을 경기도가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주택 정책은 직주근접"이라며 “서울시에서도 도시계획 차원에서 같이 고민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홍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주택 공급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공공과 민간의 역량을 총동원해 국민이 원하는 곳에 시장이 충분하다고 느낄 때까지 주택 공급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서울시가 이견을 보여온 용산공원 활용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공원 조성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부지의 주택 공급 가능성을 열어뒀다. 홍 후보자는 “용산 미군기지 반환 부지는 공원화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그 기본적 개념 위에 부수적으로 외곽 지역에 미래 세대와 청년들에게 주택을 공급할 여지가 있는지는 국민들과 현실을 파악해 공감대가 있으면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공급 부지나 물량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홍 후보자는 “아직 구체적인 대상 사이트나 물량을 확보하고 계획한 것이 아니다"며 “추진하려고 해도 사전에 서울시와 충분히 협의하고 국회에서 입법적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어린이정원은 이미 공원으로 조성돼 있는데 그 부분을 건드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위 여야 의원과 전문가들이 용산 미군 반환 부지의 미개방 지역을 함께 방문해 공급 가능성을 살펴보자고 제안하자 홍 후보자는 “그렇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서울시가 대체 공급지로 제안해온 탄천물재생센터 등과 용산공원 활용 문제를 함께 협의해 달라는 주문에도 “알겠다"고 답했다. 홍 후보자는 앞서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도 용산공원을 청년 등 미래세대에 주거 공간을 공급할 잠재력이 큰 부지로 평가하면서도 핵심 공간은 보존하고 부수 공간을 중심으로 공급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서울·경기 주요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대해서는 연장이나 해제 어느 한쪽에 무게를 싣기보다 시장 상황을 먼저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후보자는 연장 여부를 묻는 질문에 “시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며 “토지거래허가제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역할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서도 규제했다가 비규제로 풀거나 토지거래허가 제한을 풀면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도 있다"며 “모든 정책에는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때문에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평가보다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자는 “주택 정책은 단기간에 정책을 폈다고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며 “공급정책의 효과가 나오기까지 일정 정도 시차가 있고 중장기적으로 꾸준하게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를 두고는 서울시의 책임을 보다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홍 후보자는 철근 누락에 따른 개통 지연으로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서울시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냐는 질의에 “청구할 예정"이라며 “올해 말까지 분기별, 기관별로 나눠 손실에 대해서는 서울시에 구상권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일단 서울시에서 시공 관리를 철저하게 못 한 것이 주원인"이라며 “시공사와 감리사도 책임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GTX-A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공사에서는 시공 과정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돼 보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역 개통 지연으로 정부가 민간사업자에게 추가적인 운영 손실 보전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비용 부담 주체를 둘러싼 국토부와 서울시 간 책임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홍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서울 아파트 매입 과정에 대한 논란에도 해명했다. 그는 “공직 생활을 30년 하면서 20년 정도를 무주택 전세로 살다가 전세계약 만료로 매입을 결정했다"며 “전세로 옮겨도 어차피 대출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매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시절 추진했던 '기본주택'에 대해서는 GTX 사례를 들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후보자는 “결과적으로 입법하지 못했지만 장기적으로 옳은 정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GTX가 처음 제안됐을 당시에는 정부와 정치권 등의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이후 수도권의 핵심 교통망으로 자리 잡은 과정을 언급하며 장기 주택정책 역시 단기간의 성과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2026 고효율친환경건축대상 시상식] 친환경 건축 선도기업 성과 축하

에너지경제신문이 주관하고 국토교통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고효율·친환경 주거 및 건축기자재 대상' 시상식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7층 체칠리아홀에서 열렸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이번 시상식에서는 LX하우시스가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받았다. 포스코이앤씨, 한화 건설부문, 삼성물산, GS건설 등 4개사엔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이 수여됐다. 특별상인 에너지경제신문 사장상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롯데건설에 돌아갔다. 국토교통부 장관상의 영예를 안은 LX하우시스의 '뷰프레임'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의 고단열 창호로, 단열효과를 높이기 위해 창짝과 창틀 내부를 여러 개의 공간 챔버를 나눈 다중 챔버 설계를 확보해 고단열 성능을 확보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을 기업들을 살펴보면 포스코이앤씨는 공동주택 세대 단위 냉난방 자동 제어 시스템인 '에코 세이버(Eco Saver)'를 더샵 송도그란테르에 적용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한화 건설부문은 노후화와 유입농도 증가로 성능이 저하된 부산 수영하수처리장의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국내 최초로 김천시에 태양광 발전과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준공했다. GS건설은 유리섬유보강근(GFRP)과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를 활용한 전단면 PC(Precast Concrete) 바닥판 기술을 실증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사장상을 받은 기업들을 살펴보면 현대건설은 와이케이스틸(YK Steel) 당진공장에 CCU 기술 적용 및 상용화로 하루 150톤 규모의 CO₂포집 플랜트를 구축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대우건설은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에 대해 환경성적표시(EPD) 인증 및 저탄소 제품 인증을 획득했고, 롯데건설은 건물 일체형 태양광 시스템 BIPV 모듈을 개발해 서울시 서초동 청년주택에 적용한 성과가 돋보였다. 기업들에 상을 수여한 정우진 에너지경제신문 부사장은 “에너지경제신문은 친환경과 고효율 에너지 활용에 전문화 된 인사이트를 가진 언론사"라며 “오늘 수상의 영광을 누린 기업들은 대한민국 친환경 건축을 주도하는 선도기업으로 본지와 국토교통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그 공로를 높이 평가해 이 상을 드린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105층서 49층 3개동으로 바뀐 GBC…공사기간 5년6개월 연장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가 건축허가를 앞두고 공사기간을 현실화했다. 당초 105층 랜드마크 타워에서 49층 3개동으로 설계가 변경되면서 공사 계약기간도 기존보다 5년 6개월 연장된다. 16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현대차 GBC 신축공사 제16차 건축위원회 심의 통과 이후 후속 조치로 계약 종료일을 기존 2026년 12월에서 2032년 6월로 5년 6개월 연장한다고 14일 공시했다. 공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설계가 변경되면서 일정이 일부 지연돼 공사기간이 현실화 된 사항으로 설명했다. 당초 GBC는 현대차그룹 통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105층짜리 랜드마크 타워로 계획됐다. 2014년 현대차그룹은 10조5500억원에 삼성동 옛 한전부지를 매입하고 2016년 기준 약 2조원대로 추산되던 건축비를 들여 사업을 진행했다. 시간이 지나며 건축비가 5조원 이상으로 증가하자 지난해부터 층수는 낮추고 동은 3개 동으로 늘리는 방안으로 수정됐다. 지난 1월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49층 변경안과 공공기여 방식에 대해 합의했다. 1월부터 6월 말까지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절차를 진행했다. 도시관리계획 변경은 지난 6월 30일 고시됐다. 7월 건축 심의 절차를 진행해 9월 초 건축위원회 심의에 통과한 것이다. 인허가 절차는 사전협상·지구단위계획 수립·건축심의·건축허가로 순서로 진행된다. 건축허가를 받기 전에 건축법에 따라 건축위원회 심의를 받게 된다. 이후 설계도서를 그리는 등 요건을 충족해서 건축허가 신청을 하면 시가 관련법을 검토해 최종 허가를 낸다. 현재 각종 영향평가 등이 진행 중이며 건축허가 신청은 내년 1월로 예상된다. 공정률은 8%이고 현장에서는 터파기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GBC 공사는 설계 변경 이전에 받은 허가를 근거로 진행 중이다. 지하·상부 구조물은 나중에 변경된 최종 건축허가를 기준으로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공사에 당장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업은 공정률에 따라 매출이 인식된다. 현대차는 건축허가 등 제반 인허가 절차가 완료되면 본격적인 공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허가가 난 뒤 공정에 속도가 붙으면 매출 반영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단독] “은마상가 옥상에 철탑 설치하겠다”…비대위 임차인 발언 녹취 나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종합상가 임차인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하는 한 세입자가 상가 옥상에 철탑을 설치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녹음파일이 확인됐다. 비대위가 그동안 옥상 망루 설치와 폭발물 반입 의혹을 전면 부인해 온 가운데 실제 임차인의 '철탑 설치' 발언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다만 녹음에는 철탑의 구체적인 형태나 설치 방법, 가스통·폭발물 반입 등에 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개인의 발언이 비대위 차원의 공식 결정이나 실제 실행계획으로 이어졌는지도 확인되지 않아 '철탑 발언'과 '폭발물 농성 계획'은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 16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은마종합상가 임차인 A씨는 “세계인이 보는 은마이기 때문에 옥상에 철탑만큼은 세울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조합 측은 A씨가 은마종합상가 임차인 비대위에 참여하는 세입자라고 설명했다. 본지는 취재원 보호를 위해 녹음파일과 화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조합 관계자는 “일부 세입자가 옥상에 철탑을 설치하겠다고 직접 말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안전사고와 불법 점거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며 “관련 발언과 자료를 계속 수집하고 있으며 향후 법적 대응이 필요할 경우 증거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본지가 확보한 음성은 전체 대화 가운데 해당 발언만 발췌된 자료다. 발언 전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여기서 말한 '철탑'이 농성용 망루를 의미하는지, 실제 설치를 위한 준비가 있었는지는 녹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조합은 가스통 등 위험물 반입을 언급한 별도의 녹음자료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해당 자료는 아직 본지에 제공하지 않았다. 앞서 일부 언론이 보도한 장기수선충당금 약 6억원의 폭발물 구매 사용 의혹을 뒷받침할 구매 내역이나 비대위 회의록, 경찰 신고 자료 등도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비대위 측은 철탑과 폭발물 반입이 비대위 차원에서 논의되거나 의결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대위 회의에서 폭력적인 투쟁이나 위험물 반입을 논의한 사실이 없다"며 “임차인들을 과격하거나 위험한 집단으로 매도해 관리권 전환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상인들이 요구하는 것은 수십 년 동안 장사해 온 삶의 터전에 대한 이주·생계대책"이라며 “관계기관 진정과 집회 등 합법적인 방법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비대위 측은 녹음파일 속 '철탑 설치' 발언의 구체적인 맥락과 해당 발언자가 실제 설치 계획을 세웠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비대위의 공식 결정이 아닌 개별 임차인의 발언이라는 점과 실행 준비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앞서 비대위 측 관계자는 지난 14일 본지와 만나 “망루나 폭발물을 설치한다는 이야기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상가에서 40년가량 영업한 다른 상인들도 “그런 계획의 실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철탑·위험물 반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은마종합상가 구분소유자들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SETEC 컨벤션센터에서 관리단집회를 열었다. 조합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서는 △관리규약 제정 △관리인 선출 △관리위원 선출 △관리단집회 비용 예산 추인 및 집행 방법 승인 등 4개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안건별 찬반 수와 참석 인원, 의결권 행사 현황은 공식 의사록을 통해 추가 확인해야 한다. 이번 집회는 서울중앙지법이 선임한 강동우 임시관리인이 소집했다.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은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되며 이날 집회에서는 상가 관리업무를 맡을 정식 관리인과 관리위원을 선출하고 관리규약을 마련했다. 조합 관계자는 “안건 가결 이후 옥상 출입문 열쇠를 인계받고 위험한 물건이 반입되지 않도록 출입 통제를 시작했다"며 “집회가 열리기 전 일주일 동안에도 조합원들이 밤을 새우며 옥상과 주요 시설을 지켰다"고 말했다. 기존 상가 관리사무소 직원과 경비원에 대한 고용승계도 추진된다. 조합 관계자는 “기존 상가 번영회가 고용했던 관리사무소 직원과 경비원들을 그대로 고용승계하려 한다"며 “직원과 경비원들도 관리업무 전환에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도시정비사업 전문 변호사는 “도시정비법 제65조는 재개발사업의 수용·사용에 토지보상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어 일정 요건을 갖춘 상가 임차인은 영업손실 등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반면 대법원은 민간 주택재건축사업의 임차인에게 이러한 손실보상 규정을 적용하거나 유추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에 따르면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된 때부터 이전고시일까지 소유자와 임차권자 등은 종전 건축물을 원칙적으로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다"며 “사업시행자의 동의를 받거나 토지보상법상 지급돼야 할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지만, 이 단서가 민간 재건축 임차인에게 별도의 보상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만으로 임대차계약이 자동 소멸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지만, 사용·수익권이 제한되기 때문에 조합이 명도소송을 제기하면 임차인이 점포를 계속 점유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도시정비법 제70조는 정비사업으로 임대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 경우 임차인이 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재개발 상가 임차인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법에 따라 영업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지만, 민간 재건축 임차인에게는 같은 보상 규정이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되면 임대차계약 자체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점포를 계속 사용할 권리가 제한돼, 명도소송이 진행되면 결국 점포를 비워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은마아파트는 지난 7월 2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기존 최고 14층, 4424가구를 지하 6층∼지상 49층, 29개동, 5850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조합은 내년 관리처분계획인가와 이주·해체 절차를 거쳐 2028년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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