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 박준홍 교수 “반도체 공장, 물보다 중요한 건 인프라”

정부가 광주·전남권을 차세대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는 '호남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상을 추진하면서 산업용수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생산 과정에서는 웨이퍼 세척과 초순수 생산을 위해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용수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장 건설과 기업 투자, 지역경제 활성화 모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본질이 단순한 물 부족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진단한다. 산업용수와 전력, 송전망, 도로, 철도, 물류, 하천 관리, 재난 대응까지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음에도 이를 여전히 부처별로 나눠 계획하고 관리하는 구조가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한국환경한림원 기획사업위원장과 한국물환경학회 직전회장을 맡고 있는 박준홍 연세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와 반도체 산업 시대에는 전력뿐 아니라 물 확보 경쟁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며 “산업용수 문제를 기후에너지환경부만의 과제로 접근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먼저 반도체 산업의 특성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공장은 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산업 가운데 하나"라며 “웨이퍼 세척부터 초순수 생산까지 모든 공정이 물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 역시 냉각을 위해 막대한 물을 사용한다"며 “전력과 물 인프라를 어떻게 확보하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지혜로운 선택이 국가의 미래와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광주·전남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역시 황룡강과 영산강 수계를 활용한 산업용수 공급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계절별 유량 변화, 생활·농업용수 수요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단순히 취수시설을 설치하는 방식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그동안은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그다음에 물을 고민하고, 송전망을 고민하고, 도로를 고민하는 방식이었다"며 “앞으로는 국가 차원에서 물과 전력, 교통 인프라를 동시에 설계하지 않으면 글로벌 투자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큰 문제로 꼽은 것은 이른바 '칸막이 행정'이다. 현재 산업단지 정책과 개발, 도로와 철도, 수자원과 하천 관리, 재난 대응 등은 관계 부처와 지자체가 각각 담당하고 있으며 사업별 법률과 예산도 서로 다르다. 이 때문에 하나의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도 산업용수와 전력, 교통망, 환경, 안전 등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는 “시설물 개별법으로 관리되는 현재의 법·제도 체계에서는 도로는 도로대로, 제방은 제방대로, 재난 대응은 또 별도로 관리됐다"며 “하지만 실제 사고는 각각의 사각지대가 서로 연결되면서 발생한 복합재난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하천과 도로, 재난 대응 체계를 하나의 테이블에서 함께 검토했다면 위험을 더 일찍 발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구조는 AI와 반도체 시대에 더욱 큰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박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반도체 공장 하나를 짓기 위해서도 전력과 물, 교통, 물류, 정주환경, 데이터센터 등 모든 요소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며 “지금처럼 관련 계획이 각각 따로 추진되면 국가 프로젝트 전체가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최근 여야 의원 36명이 공동 발의한 국가인프라기본법은 단순한 노후시설 관리법이 아니라 AI·반도체 시대 국가 전략 인프라를 범정부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 평가받는다. 법안은 대통령 소속 국가인프라위원회를 설치하고 국가인프라 기본계획을 수립해 도로와 철도, 항만, 공항은 물론 전력·에너지·수자원·데이터·환경 인프라까지 국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별 부처가 각각 추진하던 인프라 계획을 하나의 국가 전략 아래 연계해 대규모 프로젝트의 병목을 줄이자는 취지다. 예를 들어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할 경우 공장 부지를 먼저 정한 뒤 용수나 전력을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용수 확보 가능성과 송전망 확충, 도로·철도 물류망, 환경·재난 리스크 등을 초기 단계부터 함께 검토하는 방식이다. 현재처럼 관련 업무가 여러 부처와 지자체에 분산된 체계로는 첨단산업 입지 경쟁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법안의 배경에 깔려 있다. 22대 국회 연구단체인 미래국토인프라혁신포럼에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포럼은 AI와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이 더 이상 개별 공장 건설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으며 전력과 수자원, 교통, 데이터, 환경이 결합된 '복합 인프라'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기반이라고 보고 있다. 국가인프라기본법 역시 흩어져 있는 인프라 정책을 국가 차원의 하나의 전략 체계로 통합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박 교수는 “국가인프라기본법은 특정 건설산업을 위한 법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도로 하나 잘 놓으면 됐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물과 전력, 송전망, 철도, 항만이 동시에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프라는 더 이상 개별 시설이 아니라 국가 미래를 위한 전략 자산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교수는 “수도권은 이미 상당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광주와 전남처럼 새롭게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지역은 물과 전력, 교통망을 처음부터 통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며 “산업용수 하나만 해결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물 부족 위험은 앞으로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재이용수 확대와 수자원의 다원화, 상·하수도의 광역화와 분산화 연계, 치수와 이수를 통합한 하천 관리, 스마트 물관리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한민국은 이제 AI 대전환과 반도체 경쟁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며 “앞으로 국가 경쟁력은 공장 숫자가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경쟁력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 기업이 투자하지만 인프라는 국가가 준비해야 한다"며 “이제는 물과 전력, 교통, 물류, 환경, 안전을 각각 따로 계획하는 시대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통합 전략으로 설계해야 할 시대"라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위 17억이 기준 됐다”…길음·하월곡까지 번진 성북 집값 재평가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에서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처음으로 17억원을 넘어서면서 성북권 부동산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장위뉴타운의 고분양가가 기존 아파트와 분양권은 물론 빌라, 재개발 초기 구역까지 가격 기대감을 키우며 길음동과 하월곡동으로 상승 흐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장위10구역 재개발 단지인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17억6570만원으로 책정됐다. 장위동에서 전용 84㎡ 분양가가 17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은 1순위 청약에서 510가구 모집에 4873명이 접수해 평균 9.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장위뉴타운 분양가는 최근 수년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2년 분양한 '장위 자이 레디언트' 전용 84㎡ 분양가는 10억2350만원이었다. 이후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는 12억1100만원으로 올랐고, 이번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은 17억원대로 뛰며 3년 만에 7억원 이상 상승했다. 신규 분양가 상승은 기존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입주한 장위 자이 레디언트 전용 84㎡는 지난 5월 1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면적이 14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2억원 오른 수준이다. 내년 입주 예정인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분양권도 16억원대 실거래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매물은 18억원대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장위뉴타운은 신축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는 데다 동북선과 서울원 프로젝트, GTX-C 등 개발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신규 분양가가 높아질수록 기존 아파트 시세도 함께 재평가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상승세는 빌라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장위동 해드림빌라 전용 29.91㎡는 올해 2월 6억4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4월 6억6000만원, 5월 6억8000만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장위동 연립·다세대주택 전용 60~85㎡ 평균 거래가격도 지난해 4억8075만원에서 올해 6억3632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정비사업 초기 단계 구역에도 매수세가 유입되는 분위기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장위8·9·13·14·15구역 등 사업 초기 구역의 빌라 매수 문의가 이전보다 늘었다"며 “분담금을 포함하면 총투자금이 상당한 수준이지만 향후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공사비 상승과 추가분담금, 사업 지연 가능성 등 변수도 적지 않은 만큼 권리가액과 조합원 분양 자격, 예상 분담금을 충분히 검토한 뒤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위동에서 시작된 상승 흐름은 인근 길음뉴타운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길음동 '길음뉴타운9단지 래미안' 전용 84㎡는 지난달 14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1년 전 11억원대 후반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2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전세시장도 강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마지막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성북구 전셋값은 전주 대비 0.48% 상승하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 전세는 지난달 최고 11억원에 계약됐다. 올해 1월 최고 9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약 2억원 올랐다. 길음뉴타운6단지 래미안 전용 84㎡도 같은 기간 7억원에서 8억2000만원으로 1억2000만원 상승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에는 실거래가보다 1억원 안팎 높은 호가에도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도 '지금 사야 하느냐'는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성북권 개발 호재도 가격 상승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미아중심 재정비촉진지구 재정비촉진계획을 수정 가결하고 하월곡동 일대 약 31만㎡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특별계획가능구역에는 최고 허용용적률 720%를 적용하고 일부 지역은 건축 높이를 기존 25m에서 40m까지 완화해 개발 사업성을 높이기로 했다. 여기에 장위뉴타운 개발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길음뉴타운과 하월곡 일대 재정비 사업까지 속도를 내면서 성북권 전체가 하나의 신흥 주거벨트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부담 증가도 매매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30대 매수 비중은 40.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핵심 지역의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동북권으로 실수요가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상승세를 그대로 미래 가격으로 연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고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는 효과는 있지만 집값은 공급과 금리, 경기,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변수가 함께 작용해 결정된다"며 “최근 가격 상승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부족과 인플레이션은 집값 하락을 방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고분양가가 항상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며 “실수요자라면 추격 매수보다는 시장 상황과 자금 계획을 충분히 점검한 뒤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취임 첫 행보로 서리풀 지구 현장 방문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8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리풀 지구를 방문해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이날 이 사장은 지구별 추진 경과와 사업 일정 현안 사항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발표된 계획보다 주택착공 일정을 과감하게 1년 이상 앞당기도록 지시하였으며 서리풀 1지구와 2지구를 차례로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서리풀 지구는 서울권 주택공급 확대의 상징적 사업지로, 1지구(1만8000가구·2월 지정)와 2지구(2000가구·6월 지정)를 합쳐 최대 2만 세대 공급이 예정돼 있다. LH는 이달 1지구에 대한 지구 계획을 신청하고, 2028년 주택착공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승인 및 하반기 보상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리풀 지구 주민들의 반대·존치 민원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주민과의 소통을 위한 협의체를 운영하면서 보상·이주 등 현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또 LH는 역세권 등 우수입지에 청년들을 위한 공공임대 확대와 신혼부부·출산가구를 위한 중형 평형 신설 등 특화형 주택을 병행 공급함으로써 서울 서리풀 지구를 정부의 새로운 주거정책의 실행 모델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이성훈 LH 사장은 “취임 후 첫 현장으로 서리풀 지구를 찾아 사업 조기 추진 방안을 살펴본 것은 수요가 높은 지역에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는 것이 부동산시장 안정 달성의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라며 "무주택 서민과 청년, 신혼부부 등이 서울권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주택공급에 가능한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지난 6일 취임식 직후 이틀간 본부별 업무보고를 받은 데 이어, 이날 취임 첫 현장 행보로 서리풀 지구를 방문해 도심 내 주택공급 추진현황을 점검하는 등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주택공급 과감한 속도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이성훈 사장은 이날 서리풀 지구에 이어 서울 대방 신혼희망타운 건설현장을 찾아 폭우·폭염 대비 특별 안전점검을 시행했다. 이 사장은 올해 '폭염중대경보'가 신설된 만큼, 폭염 안전 5대 기본 수칙인 ▲물 ▲냉방장치 ▲휴식 ▲보냉장구 ▲119신고의 준수 여부를 확인했고, 폭염 단계별 작업중지 조치사항을 현장에서 철저히 지킬 것을 지시했다. 이성훈 사장은 “폭우 대비와 함께 기후변화로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온열질환 위험이 커진 만큼, 빈틈없는 현장 안전관리로 재해 없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정부가 띄운 광주 군공항 이전…자금조달이 ‘발목’ 잡을수도

정부가 호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광주 군공항을 확정하고 해당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기로 6일 결정했다. 군공항은 국토교통부에서 건설을 추진하는 재정사업과 다른 '기부대양여방식'으로 추진한다. 같은 구조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사업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도 자금조달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문제된다. 7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군공항 이전의 경우 '광주 군 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기부대양여방식으로 추진한다. 사업 시행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다.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은 새 군공항 건설과 종전 부지 개발 등을 포함해 8조6000억원 규모다. 일반적으로 민항 건설사업은 공항시설법에 따라 국토부가 사업시행자가 돼 국비로 추진하는 재정사업이지만 군항은 다르다. 기부대양여방식이란 지자체가 이전부지에 군공항을 먼저 건설하고, 국방부에 기부한 뒤, 지자체가가 국방부로부터 종전부지를 양여받아 이를 반도체 산단으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군공항 이전법이 제정된 이래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된 2016년 경에는 부동산 호황기였다. 종전부지 개발로 인해 얻는 수익이 충분해 당초 도입 땐 환영받았으나 부동산이 불황기에 접어들고 이전비용이 더 커지면서 자금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지난 6일 발표를 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지원 비율 등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변수가 없이 위에서 정책이 정해져야 지자체 선에서 후속으로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에서 모든 사업비를 다 조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지자체에 종전 부지 관련 일부 지원을 제공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자체가 직접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구조다. 현재로선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지방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호황기라면 지자체가 발행한 지방채가 시장에서 원활히 소화되겠지만, 지금같은 불황기에는 정부가 이를 인수해 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유사 사례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경우 대구시는 군공항 초기 건설비를 조달하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고, 이를 정부 공공자금관리기금이 인수해 주는 방식의 국비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재정경제부는 이를 반려했다. 만약 지방채 발행으로 자금을 상당 부분 조달할 경우 채무규모도 문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본예산 기준 광주시의 지방채 규모는 2조700억원이다. 2024년 결산 기준 광주시의 채무비율은 23.1%다. 서울 21.5%, 대구 19%, 부산 18.8% 등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25%를 넘어서면 지방재정법 시행령상 재정주의 단체로 지정될 수 있다. 재정 주의 단체로 지정되면 해당 지자체의 장은 의무적으로 건전화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 재정 주의 단체는 자체적인 재정 개선 및 모니터링을 요구하지만 직접적인 교부세 삭감 등의 재정적 페널티는 크지 않다. 그러나 상황이 더 악화돼 재정 위기 단체로 격상될 경우 지방채 발행이 엄격히 제한되며 보통교부세 감액 및 정부 공모 사업 참여 제한 등 불이익이 주어진다. 지난해 광주시의 재정자립도는 39.8%로 하락했다. 재정자립도는 전체 예산 중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지방세·세외수입)으로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올해 기준 전국 평균 지방재정자립도는 42.37%다. 관가 관계자는 “군공항 이전 문제는 결국 자금 조달이 해결돼야 사업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단독] 위원장 해임에도 ‘상가 제척’ 강행…올림픽선수촌 재건축 ‘맞탄원’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추진위원장 해임 이후에도 중심상가 제척 논란을 둘러싼 '탄원서 대 탄원서'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송파구가 추진위원회에 상가 관련 미확정 사안을 단정적으로 표현하지 말 것을 요청했음에도 추진위원회는 주민들에게 상가 통합 반대 탄원서를 배포했고, 상가 측은 시정·조정을 요구하는 맞탄원으로 대응했다. 7일 에너지경제신문취재를 종합하면,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2일 토지등소유자들에게 올림픽프라자 중심상가와 스포츠센터의 정비구역 통합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배포했다.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추진위는 탄원서에서 중심상가와 스포츠센터가 아파트와 별도 지번을 사용하는 독립 단지이며 설계 단계부터 별도 시설로 계획됐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또 상가를 정비구역에 포함할 경우 사업계획 변경과 추가 절차 등으로 재건축이 지연될 수 있다며 현재 입안된 정비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올림픽상가 재건축위원회는 송파구에 제출할 탄원서를 통해 “중심상가의 동일 주택단지 여부와 정비구역 포함 여부는 아직 행정적·법률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추진위원회가 이를 확정된 사실처럼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가 측은 또 추진위원회가 주민들에게 동일한 양식의 탄원서를 배포해 집단 제출을 독려하고 있다며 송파구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시정과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다. 특히 상가 측은 동일 주택단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현재 지번이 아니라 최초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범위와 사업승인 배치도, 준공 및 사용검사 자료, 부대·복리시설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갈등은 송파구가 추진위원회에 신중한 표현 사용을 요청한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는 지난 6월 24일 추진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상가 제외와 관련한 미확인 사실이나 미확정 사안을 단정적으로 표현할 경우 주민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며 홍보물 제작과 표현 사용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상가 측은 이번 탄원서에서 해당 공문을 언급하며 “송파구가 문제를 지적했던 표현이 형태만 바뀐 채 다시 주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추진위원회는 탄원서를 통해 중심상가와 스포츠센터는 아파트와 별개의 단지이며, 통합 재건축은 사업 지연과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상가 측은 최근 출범한 올림픽상가 재건축위원회를 중심으로 아파트와의 통합 재건축 의사도 밝혔다. 위원회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올림픽선수기자촌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서울올림픽의 상징성을 지닌 공간"이라며 “단독 개발이 아닌 원설계자인 우규승 건축가의 설계 철학을 반영한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핵심 쟁점은 중심상가가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와 동일한 주택단지 또는 동일 사업계획의 구성시설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추진위원회는 별도 지번과 독립적인 관리 형태 등을 근거로 정비구역 제외가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상가 측은 최초 사업계획 승인과 준공 당시의 법적 지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상가 측은 또 송파구가 2023년 방이동 89번지 일대를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 행위허가 제한구역으로 지정한 점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맞탄원 갈등은 아파트 추진위 내부의 집행부 공백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열린 제7차 추진위원회에서 유상근 전 추진위원장 해임 및 직무정지 안건이 가결됐다. 회의에는 재적인원 111명 중 88명이 출석했으며, 표결 결과 찬성 85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해임안이 통과됐다. 상가 측은 전임 집행부가 추진해 온 상가 제척 방침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에너지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배포된 탄원서는 추진위 차원의 공식 입장이라기보다 위원장 해임 이후 새 집행부가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상가 측이 주장하는 통합 재건축에 대해서는 “정비구역 범위와 통합 여부는 결국 관할 행정청이 판단할 사안"이라며 “추진위가 현 단계에서 협의 가능성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상가 측이 '최초 사업계획승인 당시 부대·복리시설이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위해 조성된 사업인 만큼 당시 자료에 상가가 부대·복리시설로 명시돼 있는지는 논란이 있는 부분"이라며 “명시적으로 확인되는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송파구가 중심상가를 동일 주택단지 또는 동일 사업계획의 구성시설로 판단할지, 별개의 단지로 판단할지에 따라 올림픽선수기자촌 재건축뿐 아니라 향후 대규모 단지 재건축에서 상가 제척 여부를 둘러싼 기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이성훈 LH 신임 사장 취임 “국민이 체감하는 신속한 주택공급 역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6일 경남 진주혁신도시 충무공동 LH 본사 사옥 대강당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성훈(52) 제7대 신임 사장 취임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성훈 신임 사장은 1973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충북고를 거쳐 고려대 토목환경공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기술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했고 국토교통부 부동산개발정책과장, 물류정책과장, 지역정책과장, 기술정책과장, 정책기획관 등을 지냈다. 최근엔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현 정부의 주요 부동산 정책을 총괄 조율해 왔다. 임기는 2029년 7월까지다. 이 사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집은 더 이상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공공재여야 하고, 국민이 부담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국민이 기다리는 좋은 집을 빠르게 공급하고, 청년·신혼부부의 주거사다리를 마련하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전략산업 기반과 균형발전의 토대를 세우는 것이 LH가 완수해야 할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LH의 5대 중점 추진과제로 이 사장은 △주택공급 속도 제고 △공공주택 입지·품질 혁신 △지역균형성장 지원 △AI 대전환과 ESG 경영 △안전 최우선 경영을 제시했다. 우선 이 사장은 “지금은 국민이 집을 기다리는 시간을 단 하루라도 줄이는 것이 LH의 중요한 책무"라며 인허가, 보상, 조성공사 등 사업 전 과정을 과감하게 혁신하여 주택공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H는 도심복합사업, 공공정비사업, 유휴부지 개발, 신축·기축 매입임대주택 확대 등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도심 주택공급 성과를 조속히 창출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 사장은 주택 공급 속도 제고와 동시에 품질 혁신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이 '국민이 먼저 찾는 집'이자 '서민·중산층의 당당한 주거 선택지'가 되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LH는 역세권 등 우수한 입지에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배치하고 중형평형을 확대하는 한편, 청년·신혼부부·고령자 등 맞춤형 주거서비스로 입주자의 삶의 품격을 높일 계획이다. 이 사장은 지역균형성장을 위한 LH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 사장은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가 지역에서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기업들과 협력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단지를 빠른 속도로 조성하고, 최고의 주거·교육·문화 여건을 갖춘 배후도시도 함께 형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 사장은 “성과보다 안전, 속도보다 생명이라는 원칙 아래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전국의 건설현장과 임대주택의 안전을 빈틈없이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사장은 “주택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동시에 LH의 공공성과 경영 효율성을 함께 높여 국민이 신뢰하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임직원들에게는 “국민의 신뢰 없이는 LH의 미래도 없다"며 “우리가 공급하는 주택과 도시, 일하는 방식까지 과거와는 다른 수준의 변화를 만들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롯데건설, 1兆 규모 성수4지구 품었다…대우건설 꺾고 ‘성수 르엘 S70’ 조성

롯데건설이 총 공사비 1조3492억원 규모의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성수4지구)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대우건설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서울 한강변 핵심 정비사업을 따냈고,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도 2조8541억원으로 늘렸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4지구 재개발조합은 전날 오후 서울 강남구 예림당아트홀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롯데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전체 조합원 753명 가운데 620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무효표 2표를 제외한 유효표 중 롯데건설이 449표(72.4%)를 얻어 169표(27.2%)에 그친 대우건설을 제쳤다. 성수4지구 재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2가1동 일대에 지하 6층~지상 최고 64층, 공동주택 10개동, 총 1447가구(일부 자료 기준 1439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약 1조3492억원 규모다. 이번 수주전은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2022년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 이후 약 4년 만에 다시 맞붙은 '리턴매치'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한강변 초고층 개발이 가능한 희소성과 서울숲, 성수역, 한강 조망 등을 갖춘 핵심 입지인 만큼 양사는 설계와 사업조건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롯데건설은 사업성과 상품성을 동시에 강조한 제안으로 조합원의 선택을 받았다. 공사비는 3.3㎡당 1058만원으로 대우건설(1097만원)보다 낮게 제시했고, 별도 마감재와 빌트인 등 특별혜택도 2934억원 규모로 제안해 대우건설(2321억원)을 웃돌았다. 단지명으로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 '성수 르엘 S70'을 제안했다. 전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동을 배치하고, 일반 아파트보다 높은 3m 천장고를 적용해 개방감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주차 공간도 세대당 약 3대 수준으로 확보하고 주차 폭을 3m까지 넓혔다. 단지 중앙에는 축구장 2배 규모인 약 1만6800㎡의 중앙광장을 조성하며, 세대당 약 20.43㎡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과 77개 프로그램을 갖춘 복합문화시설도 도입할 예정이다. 외관 디자인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립한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가 참여한다. 맨해튼 스카이라인을 모티브로 한 수직 디자인과 한강을 형상화한 입면, 사계절 경관조명 등을 적용해 성수동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초고층 기술력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롯데건설은 롯데월드타워와 청량리 롯데캐슬 SKY L-65 등 초고층 시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사업에서도 롯데월드타워 구조설계에 참여한 글로벌 구조설계 전문기업 레라(LERA)와 협업해 내진 특등급 수준의 구조 설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성수4지구 시공사 선정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2월 진행된 첫 입찰은 홍보 방식과 절차상 문제로 무산됐고, 재입찰 과정에서도 양사가 서로의 제안이 입찰지침을 위반했다며 공방을 벌였다. 이후 성동구청 검토를 거쳐 일부 제안 내용을 수정하면서 최종 경쟁이 성사됐다. 고용주 롯데건설 개발사업본부장은 “롯데건설의 진심을 믿고 선택해주신 조합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제안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한강 조망과 초고층 설계를 극대화해 성수동을 넘어 서울을 대표하는 하이퍼엔드 랜드마크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건설은 올해 가락극동아파트 재건축(4840억원), 금호21구역 재개발(6242억원), 창원 용호3구역 재건축(3967억원)에 이어 성수4지구까지 수주하면서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2조8541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동탄·기흥·구리 규제 이후…인접지 풍선효과 있나

정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한 이후 인접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가상승을 이끄는 매수세가 부동산 투기수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탄·기흥·구리 인접지에서 포착되는 풍선효과의 원인은 실수요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투기수요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책임교수는 “신규 규제지역 인접지역에서 풍선효과 조짐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실수요자라기 보다는 투기수요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교통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실거주 가능성이 낮고,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저가 아파트를 겨냥한 갭투자 행태라는 분석이다. 최 교수는 “이들 지역은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4~5억 선으로 가격이 싼 편"이라며 “수도권이더라도 인구소멸지역 같은 경우는 1가구 2주택 규제에 해당하지 않는 점 등을 노려, 싼 매물을 사뒀다가 가격이 오르면 차익을 보고 팔려는 갭투자 수요가 유입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교통 및 정주 여건과 별개로 규제 발표 직후부터 호가 상승이 목격됐다. 경기도 화성시 병점구에 위치한 '병점역아이파크캐슬'은 전용 84㎡ 기준으로 규제 발표 전 호가가 7억5000만원이었으나 규제 발표 후 8억원이 됐다. 수원시 권선구 '수원하늘채더퍼스트' 전용 84㎡는 호가가 지난달 30일 7억8000만원에서 8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구리 인접지인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 위치한 '다산리버펠리체2단지' 전용 84㎡도 집주인이 호가를 3000만원 올려 7억5000만원에 매물을 내놓은 상태다. 병점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동탄에 규제가 들어갈거라는 전망은 이미 3개월 전부터 돌던 이야기"라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매수문의는 꾸준히 있다가 어제 오늘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규제 발표 직전까지의 시장 지표도 이러한 움직임을 뒷받침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5주(6월 29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원 권선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 올랐다. 화성 병점구는 0.16%, 안양 만안구는 0.25%, 남양주시는 0.16% 상승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는 동탄구·기흥구·구리시의 규제지역 추가 지정 발표 전날까지의 시장 상황이 반영됐다. 반면 이번에 규제지역으로 묶인 곳들은 발표 전후로 혼조세를 보였다. 최근까지 가파르게 올랐던 동탄의 경우 6월 3주 2.22%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4주 차 1.65%, 5주 차 1.46%로 2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다. 이와 달리 용인 기흥구는 0.39% 올라 전주(0.21%)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구리시는 0.30% 상승해 전주(0.33%) 대비 상승세가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했다. 한편 이번에 규제지역으로 묶인 곳들은 입지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다. 화성 동탄과 용인 기흥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배후 수요가 작용하는 지역인 반면, 구리시는 서울 접근성이 핵심인 지역이다. 최 교수는 “구리시의 경우 정부의 지정이 좀 늦었다"며 “서울에 붙어있어 사실상 서울로 봤어야 하는 만큼, 지난해 10·15 대책 때 경기도 12개 지역을 지정할 당시 함께 포함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압구정 재건축 첫 관문 열렸다…‘압구정 2구역’ 통합심의 통과

서울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압구정아파트 재건축이 본격적인 사업 단계에 진입했다. 압구정 2·3·4·5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2구역이 사업시행계획을 위한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압구정 재건축이 첫 관문을 넘었다. 서울시는 지난 2일 열린 제13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2 재건축사업'을 조건부 의결했다고 3일 밝혔다. 압구정2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 434번지 일원 약 19만2910㎡ 부지에 최고 66층, 2381가구 규모의 한강변 주거단지로 조성된다. 지난해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데 이어 이번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심의는 압구정 2·3·4·5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통합심의를 통과한 사례다. 통합심의는 건축·교통·환경·교육 등 각종 심의를 한 번에 처리하는 절차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위한 핵심 관문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압구정2구역을 한강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획일적인 아파트 배치 대신 한강변 경관을 살린 입체적 스카이라인을 구현하도록 계획했다. 사업지 북측 한강과 잠원한강공원의 개방감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통경축을 확보하고, 단지 내부에는 공공보행통로를 설치해 시민 누구나 입체보행교를 통해 한강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압구정로변에는 개방형 커뮤니티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해 열린 생활가로를 조성하고, 경로당과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등 공공개방시설도 마련된다. 기부채납을 통해 공공청사와 근린공원, 입체보행교 등 공공시설도 함께 확충될 예정이다. 이번 통합심의 통과로 압구정 재건축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압구정 재건축은 2·3·4·5구역으로 나눠 추진되고 있고, 그동안 정비계획 수립과 설계 등을 거쳐 왔다. 이번 2구역 심의를 시작으로 나머지 구역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절차를 잇달아 마무리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고, 은마아파트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완료한 데 이어 압구정2구역까지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강남권 대형 정비사업이 연이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통합심의위원회에서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6차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조건부 의결됐다. 신반포16차는 기존 396가구에서 최고 34층, 468가구 규모의 개방형 한강변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올해 10월 사업시행인가 변경을 마무리하고 내년 6월 착공,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동구 명일동 삼익맨숀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수정가결 및 조건부 의결됐다. 기존 768가구는 최고 39층, 990가구(공공주택 104가구 포함) 규모로 재건축되며, 약 7100㎡ 규모의 근린공원과 110면 규모 공영주차장도 함께 조성된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압구정 2·3·4·5구역 가운데 2구역이 처음으로 조건부 의결되면서 압구정 재건축이 본격화되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시민 누구나 한강을 향유할 수 있는 수변 주거공간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학생 통학로, 환경평가 대상 아냐”…내달 입주 앞둔 반포3주구 도로 논란 ‘재점화’

삼성물산이 재건축하는 '래미안 트리니원(반포3주구)'이 다음 달 완공을 앞둔 가운데, 단지 인근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교통영향평가가 연기된 이후 기존 양방향 도로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는 주민 측 주장이 나오면서 학생 통학환경과 교육환경평가, 50년 넘게 이어진 플라타너스길 보존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3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논란은 지난 5월 8일 예정됐던 반포3주구 재건축 관련 교통영향평가 변경심의가 연기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민들은 조합 요청으로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연기된 이후 기존 일방통행안 대신 양방향 도로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합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고, 관련 서명운동도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초구는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연기된 사실은 인정했다. 구는 “반포3주구 조합이 변경심의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심의위원회 개최 전 입주예정자 민원이 발생해 조합이 심의 연기를 요청하면서 심의가 개최되지 않았다"며 “향후 조합이 다시 심의 상정을 요청하면 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서초구는 “양방향 도로 개설을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합의 공식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 본지는 반포3주구 조합에 양방향 도로안 검토 여부와 교통영향평가 연기 사유, 주민들이 제기한 서명운동의 공식성 등에 대해 입장을 요청했지만 조합 측은 “아무런 답변을 드릴 수 없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번 논란의 또 다른 쟁점은 교육환경평가 적용 범위다. 주민들은 세화고·세화여고·세화여중 학생들이 실제 이용하는 통학로임에도 해당 구간이 반포3주구 재건축 정비구역 밖이라는 이유로 교육환경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학생 안전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초구는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 구간은 반포3주구 재건축 정비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는 “반포3주구는 개발기본계획에 따라 확정된 사업구역이며 세화고 뒷길 도로 개설 구간은 정비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해당 구간은 교육환경평가 대상 규모가 아니며 도로 개설 시 인접 학교와 협의를 거쳐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도 같은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자체는 교육환경평가를 실시했지만 평가 대상은 정비구역까지"라며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 구간은 정비구역 밖으로 교육환경평가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환경평가 대상은 법령으로 정해져 있어 교육청이 임의로 평가 범위를 확대하거나 강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도로 계획과 관련해 구청으로부터 공식 협의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관련 요청은 없었다"며 “다만 올해 1월 통학로 안전 관련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됐을 당시에는 서초구 도로과에 학생 안전 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지난달 열린 간담회에서 반포3주구 측 참석자가 세화고의 도로 개설 관련 협의 문서가 존재하며 해당 문서는 비공개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화고가 과거 작성한 공문에는 학교 우회도로 설치가 학생 통학환경 개선과 학교 주변 교통 혼잡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학교는 협의 내용 공개가 이해관계와 원활한 사업 추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비공개를 요청했다. 본지는 현재 세화고 측에 당시 협의 경위와 현재 학교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질의했으며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은 현재 반포종합운동장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를 위해 조성된 임시도로를 활용하는 대안노선을 검토하면 학생 통학환경과 플라타너스길을 보존하면서도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서초구는 “심산기념관 방향 대안노선을 관련 기준에 따라 검토했지만 추진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주민들이 제기한 피천득길 산책로 확장사업과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피천득길 산책로 확장사업은 산책로 폭 협소에 따른 주민 요청으로 시행한 별도 사업이며 세화고 뒷길 도로 개설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도로 개설을 검토하는 배경으로 신반포로 일대 교통 문제를 들었다. 구는 “반포1·2·4주구와 반포3주구, 래미안원베일리, 래미안원펜타스 등 대규모 재건축으로 신반포로 일대 교통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세화고 건축물로 인해 기존 도로 확장이 어려워 반포종합운동장과 세화고 사이 우회도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적으로는 신반포로 교통정체를 분산하는 동시에 인접 주민의 차량 통행과 보행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도로가 개설될 경우 학생 안전과 보행환경을 고려한 교통안전시설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번 사례와 관련해 “학교는 사회 인프라 가운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설"이라며 “교육환경과 관련한 사업을 추진할 때는 교육청과 학교는 물론 학부모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많이 걷는 것은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도로가 조성된다면 차도와 인도를 명확히 구분하고 신호체계, 가로등 등 기본적인 안전시설을 충분히 갖춰 학생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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