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너지에서 AI 인프라로”…SK에코플랜트, 4100억 매각으로 사업재편 속도

전통 건설사에서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체질을 바꿨던 SK에코플랜트가 이번엔 '인공지능(AI) 인프라' 전문 기업으로 또 한 번의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31일 해상풍력 전문 자회사 SK오션플랜트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4100억원 수준이다. 앞서 이사회 결의를 통해선 완전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에 대한 흡수합병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는 그룹차원의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연장선 상에 있다. 한국기업평가 분석에 따르면 SK그룹은 현재 인공지능(AI)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반도체, 데이터센터(DC), 지분투자 등 AI 인프라 밸류체인을 망라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 중이다. 환경·에너지 부문 매각과 반도체 계열사 편입 등을 통해 그룹 전반의 이익창출력을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수주를 바탕으로 한 수혜가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DC 사업에서 구축을 담당한다. SK텔레콤·브로드밴드·하이퍼는 DC 사업 총괄·기존 DC 운영·신규 DC 개발 역할을 분담한다. 실적측면에서는 이미 사업재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계열 하이테크 관련 공사물량 확대 및 반도체 자회사 실적 개선 등으로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액 10조504억원, 영업이익 1조4650억원을 기록하는 등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외형은 성장했지만 건설 본업의 실적 부진과 재무 부담은 여전히 과제다. 비주택 사업과 장기 미착공 사업에서의 대손 반영 확대, 홈플러스 해운대점 등 PF 우발채무 대위변제 여파로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3102억원의 세전손실을 냈다. 지난 6월 6000억원 규모의 IPO 조건부 전환우선주(CPS) 매입으로 한숨 돌렸으나, 6월 말 연결 기준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PF 우발채무가 잔존해 있다. 과중한 부채성 자본 규모도 부담이다. 2022년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4000억원은 2027년부터 스텝업(Step-up) 금리가 적용될 예정이며, 자회사 SK에어플러스가 발행한 1조3000억원 규모의 RCPS 부담도 안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이 단기간에 수익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국내외 주요 DC 사업자들이 진입 중인 GPUaaS 시장의 경우, 글로벌 선도기업들조차 대규모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금융비용 부담으로 손실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한기평 관계자는 “현재는 AI 산업이 성장 초기 단계에 있어 외형 성장과 시장 선점의 중요성만 논의되고 있지만, 수익성 확보가 장기간 지연될 경우 대규모 투자가 재무리스크 확대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세금폭탄’ 예고 후 한 달만에 ‘원점’…부동산 세제 개편 ‘혼란’만 키웠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축소하려던 방침을 발표 29일 만에 철회했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려던 계획도 백지화했다. 충분한 검토 없이 세제 개편안을 내놓은 뒤 대통령과 여당의 재검토 요구, 시장 반발이 이어지자 핵심 내용을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세제는 시행 이전이라도 발표하는 순간 주택 보유와 매매, 증여 등 국민의 자산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정부안이 한 달도 안 돼 뒤집히면서 시장에는 불확실성만 남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추진한 '실거주 중심 과세'의 큰 방향도 일부 후퇴하면서 정책 신뢰와 예측 가능성이 훼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법과 소득세법 등 11개 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3일까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확정안에 따르면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현행 공시가격 12억원이 유지된다. 지난달 3일 발표한 최초 개편안에는 이를 9억원으로 3억원 낮추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번에 전면 철회됐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기본공제도 정부 초안의 1인당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높아졌다. 부부 합산 공제액이 8억원에서 12억원으로 늘어나 단독명의 비거주 1주택자와 같은 수준을 적용받는다. 실거주 1주택자는 기존 정부안대로 기본공제가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된다. 실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각각 9억원씩 총 18억원을 공제받는다. 당초보다 격차는 줄었지만 실거주 여부에 따른 종부세 공제 차등은 유지되는 셈이다. 주택분과 토지분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현행 150%를 그대로 적용한다. 정부는 당초 전년도 보유세의 최대 200%까지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도록 상한을 높일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철회했다. 정부는 당초 '거주 중심 과세'를 앞세워 실거주 1주택자는 공제를 확대하고 비거주 1주택자는 세 부담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보유에 더 무거운 세금을 물려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조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발표 직후부터 직장 전근과 자녀 취학, 질병 치료, 부모 봉양, 해외 체류 등 불가피한 이유로 자기 집에 살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투기 수요로 간주한다는 반발이 나왔다. 임대차계약이 남아 입주하지 못하거나 생업 때문에 다른 지역에 전세로 거주하는 경우 등도 논란이 됐다. 정부는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예외로 인정하겠다며 연일 설명자료를 내놨지만 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어떤 사유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누가 어떤 서류로 실거주 여부를 입증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택 소유 형태와 거주 여부, 단독·공동명의에 따라 공제액이 달라지면서 세제가 지나치게 복잡해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부가 지난달 3일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뒤 12일까지 내놓은 해명자료는 29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 세제 관련 자료가 20건으로 약 69%를 차지했다. 한 차례의 세제 발표를 설명하기 위해 열흘 동안 하루 평균 3건에 가까운 해명자료를 쏟아낸 셈이다. 결국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 축소와 세 부담 상한 인상은 시행 문턱에도 가기 전에 원상복구됐다.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설계가 불필요한 논란과 시장 혼선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번 수정은 정부 자체의 입법예고 절차보다 대통령과 여당의 제동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제 개편안 발표 나흘 만인 지난달 7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과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안 등 일부 핵심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여당도 종부세 개편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과 세 부담 상한을 200%로 올리는 방침에 대해 추가 논의를 요구했다. 1주택자는 거주 여부에 따라 과세상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정부에 전달했다. 정부는 지난달 4일부터 20일까지 부처 협의와 입법예고를 진행하고 27일 차관회의를 거쳐 수정안을 확정했다. 형식적으로는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지만 결과적으로 당초 개편안의 핵심 내용을 여당 요구에 따라 되돌린 모양새가 됐다. 다만 민주당이 요구한 실거주·비거주 1주택자 간 공제 차등의 완전 폐지는 반영되지 않았다. 실거주자는 14억원, 비거주자는 12억원을 공제받아 2억원의 차이가 남는다. 앞으로 국회 심사 과정에서 이 차등을 유지할지를 놓고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수정하는 한 달 동안 시장이 이미 반응했다는 점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 축소와 세 부담 상한 인상이 예고되자 서울 고가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세 부담을 우려한 매물이 늘고 매수자는 거래를 미루는 관망세가 짙어졌다. 주택 소유자들은 실거주 전환과 매도, 증여 여부를 놓고 셈법에 들어갔고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단독명의보다 공제액이 낮아지는 문제까지 따져야 했다. 그러나 정부가 핵심 방안을 철회하면서 지난 한 달간 시장 참가자들이 감수한 불확실성과 의사결정 비용만 남게 됐다. 세법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국회 심사를 거쳐 바뀔 수 있는 정부안이다. 정부도 이번 수정이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완성도를 높이는 정상적인 입법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세제는 다른 정책보다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국민이 자신의 세 부담을 예상하고 주택 보유와 처분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의견수렴을 거쳐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는 것은 필요하지만, 핵심 제도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발표한 뒤 단기간에 뒤집는 일이 반복되면 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수정된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지만 논란은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실거주와 비거주를 구분하는 기준과 2억원의 공제 격차가 합리적인지, 국회 심사 과정에서 다시 수정될 가능성은 없는지 등이 남은 쟁점이다. 29일 만의 원상복구로 당장의 세 부담 논란은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며 꺼낸 세제가 오히려 시장의 계산법만 복잡하게 만들었다. 세금의 숫자는 되돌렸지만 한 번 흔들린 정책 신뢰까지 원상복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애초 예고됐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강화가 일정 부분 후퇴하면서 시장에는 예상보다 완화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실거주 1주택자는 공제액이 14억원으로 늘고 비거주 1주택자도 12억원을 유지하게 돼 1주택자 전반의 세 부담 강화 우려가 완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함 랩장은 “서울 고가 아파트를 전세 놓은 1주택자의 경우 보유세 증가에 따른 매도 또는 실거주 전환 압력이 있었지만, 이번 수정으로 세금발 매물 출회 가능성이 상당 부분 약해질 것"이라며 “대출 규제와 높은 가격으로 매수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강남권의 급매 증가와 가격 조정 압력도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세시장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세금 때문에 주택을 매도할 필요성이 줄면서 기존 임대주택의 전세 공급이 일부 유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서울 전세시장은 입주 물량과 전세대출 규제, 월세 전환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번 세제 수정만으로 전셋값이 안정되거나 매물이 증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삼성물산 ‘래미안’…5년 만에 “더 심플하게” 옷 바꿔입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2021년 이후 5년 만에 새롭게 단장했다. 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래미안의 신규 BI는 래미안을 상징하는 세 개의 수직선 형태를 그대로 유지해 고유한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공간감과 여백을 강조해 간결한 형태로 재구성했다. 특히 지난 20여년간 유지해 오던 기존 래미안 브랜드의 시그니처 색상인 그린과 그레이 계열의 컬러를 절제된 블랙과 화이트 색상으로 바꿨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화려함보다는 주거의 본질에 온전히 집중하겠다는 래미안의 철학을 직관적으로 시각화했다"고 설명했다. 워드마크는 영문과 한글, 한자 3종으로 개발됐고, 기존보다 굵은 서체에 정교하게 조정된 자간을 적용해 안정감을 높였다. 이를 통해 건축물 외벽과 문주 등 실제 주거 공간부터 온라인‧모바일 등 디지털 환경까지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BI는 지난 8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에 첫 적용되고, 이후 입주하는 래미안 신규 아파트 단지에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삼성물산은 이번 브랜드 리뉴얼을 단순 BI 변화가 아닌, 고객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넥스트 홈', 도심 속 자연을 통해 온전한 휴식을 제공하는 조경 브랜드 '네이처 갤러리', 일상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서비스 브랜드 '헤스티아' 등 래미안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상품마케팅본부장(부사장)은 “이번 리뉴얼은 래미안이 지난 26년간 쌓아온 헤리티지를 계승하면서 변화하는 주거 가치에 맞춰 향후 100년을 이끌어갈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기술을 통해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만드는 'Life Culture Brand'로 지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래미안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 철학과 변화된 BI를 다양한 컨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지자체·민간 ‘10년 추진’ 경기광주역세권2, 공공주택지구 지정에 ‘혼란’

경기 광주시와 민간이 약 10년간 진행해 온 경기 광주역세권 2단계 도시개발사업지가 8·13 대책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하는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혼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되면 집단환지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기존 민간사업자와 토지주들이 맺은 계약 유지 여부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3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기존 광주시 도시개발사업은 다음 달 구역 지정을 앞두고 국토교통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LH가 시행하는 4500가구 규모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지정됐다. 경기 광주시는 삼동·초월·곤지암 등 다른 역세권 중심 개발사업에 대해 국토부, LH 등 관계기관에 사업 추진을 위한 다방면의 건의를 해왔다. 이 가운데 광주역세권2단계 지역만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발표됐으며, 이 과정에서 국토부와 지자체 간 충분한 논의를 거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8년부터 광주시는 광주역세권2단계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며 수용과 집단환지를 병행해 토지주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집단환지를 선택한 토지주 일부는 민간사업자와 토지계약을 맺었다. 기존 사업 방식에서 환지를 선택할 경우 개발 이후의 가치 상승 혜택을 토지주가 누리게 된다. 광주시가 수용할 경우 사업으로 인한 토지가치상승분은 광주시로 귀속된다. LH가 공공주택지구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토지 감정평가를 통한 강제수용이 기본 사업 방식이다. 사업추진 속도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민간사업자는 기존에 완료된 행정절차를 활용하면 정부의 주택공급 목표를 더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입안과 관계기관 협의·중앙토지수용위원회·경기도 도시계획 심의·각종 영향평가 등을 마친 상태이므로 기존안을 활용하면 다시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LH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시각도 있다. 보상 협의 시 감정평가사들이 평가를 하기 때문에 광주시가 하든 LH가 하든 협의 금액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신속하게 보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지를 정리하고 공동주택이나 상부 건축물들이 들어서는 것까지 고려하면 LH가 진행하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현금이 아닌 토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LH의 대토보상제도를 활용하면 민간에서 실시하는 환지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집단환지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민간 사업자와 계약을 맺은 토지주들의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집단환지 방식을 위해 토지주들과 계약을 진행한 민간사업자는 구역지구 내 사유지 약 8만평 중 83개 필지, 약 3만4000평을 매입했다. 아파트 사업을 위해 민간사업자와 일부 토지주는 매매계약을 체결해 10%에 대한 계약금을 주고 받았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는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이뤄진 것이고,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향후 계약은 유지되기 어렵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위해서는 각종 심의 등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지구 지정에 있어서 주민들의 반대가 있어도 철회한 선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LH는 “후보지 지정 권한은 국토부에 있고 LH는 사업성 등을 검토하는 역할"이라며 “지구지정형 사업은 아직 경계만 대략적으로 잡아둔 단계이므로, 주민공람 등 정식 절차에서 의견을 내어 논의해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강남·서초 내리는데 노도강은 신고가…서울 집값 ‘15억 키 맞추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가격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은 하락했지만 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외곽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가격이 15억원 이하일 때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반면 15억원을 넘으면 한도가 4억원으로 줄어든다. 대출을 활용하려는 실수요가 비강남권 중소형 아파트로 이동하면서 기존 10억∼12억원대 주요 단지들이 15억원 안팎으로 수렴하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31일 한국부동산원의 8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9% 올라 직전 주 0.2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그러나 강남구는 0.11%, 서초구는 0.05% 각각 하락하며 서울 전체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반면 강북 14개 구의 평균 상승률은 0.40%로 강남 11개 구 평균인 0.20%의 두 배에 달했다. 중랑구가 0.56% 올라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북·강북구가 각각 0.55%, 도봉·노원구가 각각 0.54% 상승했다. 서대문구도 0.53% 올랐다. 서남권에서도 강서구가 0.50%, 구로구가 0.49%, 관악구가 0.46% 상승했다. 강남·서초의 조정에도 동북·서북·서남권의 강세가 확산하면서 서울 전체 상승폭을 끌어올렸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YTN라디오 '생생경제'에서 “강남권은 가격을 낮춘 매물이 늘었지만 대출과 세제 불확실성으로 매수자들은 관망하고 있다"며 “반면 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등 비강남권은 주간 상승률이 0.5%를 넘어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진단했다. 한국부동산원은 강남구의 경우 대치·압구정동,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세제 개편과 대출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가주택 시장의 매수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되지 않은 급매 호가를 근거로 강남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매도자가 가격을 낮춰 제시한 매물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져 신고되기 전까지는 시장가격 하락으로 확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소장도 “강남권 현장에서는 기존 가격보다 1억∼2억원가량 낮춘 매물이 늘고 있지만 살 사람은 없는 상황"이라며 “대출이 어렵고 세제 개편안이 어떻게 결정될지 알 수 없어 매수자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는 노원·강북구를 중심으로 종전 가격을 넘어선 거래가 잇따라 확인됐다. 노원구 상계주공1단지 전용면적 41.3㎡는 7월 말 5억2000만원에 거래된 뒤 8월 8일 5억6000만원, 14일에는 5억8000만원에 계약됐다. 보름 사이 실거래가격이 6000만원 상승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84㎡는 8월 13일 9억23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1일 거래가격인 8억6500만원보다 5800만원 올랐다. 노원구 하계동 벽산 전용 84㎡도 10억1700만원에 손바뀜하며 종전 최고가격을 1억1900만원 넘어섰다. 비강남권에서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전용 59∼84㎡를 중심으로 가격 경신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비강남권 주요 단지에서는 기존 10억∼12억원대였던 주택가격이 15억원 안팎까지 오르는 거래가 나타났다. 성북구 길음뉴타운8단지래미안 전용 59㎡는 지난해 10억원을 밑돌았지만 지난 6월 14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말 12억3000만원에서 지난 7월 15억9000만원으로 7개월 만에 3억6000만원 올랐다. 강서구 우장산아이파크e편한세상 전용 59㎡는 8월 7일 14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전용 84㎡는 다음 날인 8일 16억3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선호 면적의 가격이 15억원을 넘어섰다.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서울대입구 전용 59㎡는 지난 5월 14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같은 단지 전용 84㎡는 6월 16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중랑구 면목동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도 15억3500만원에 거래돼 중랑구에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가격이 15억원을 넘어선 사례가 나왔다. 거래 흐름을 종합하면 전용 59㎡ 등 중소형은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15억원 바로 아래까지 오르고, 입지와 상품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전용 84㎡는 15억∼16억원대로 넘어서는 양상이다. 비강남권의 가격 상승에는 주택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대출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는 15억원 이하 주택이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이 2억원이다. 주택가격이 15억원을 조금만 넘더라도 대출 가능 금액이 2억원 줄어든다.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무주택자와 30대 실수요자로서는 대출한도가 상대적으로 큰 15억원 이하 주택에 매수 여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비강남권에서는 집주인이 대출 경계선인 15억원을 기준으로 호가를 높이고, 실수요자가 남아 있는 매물을 매입하면서 실거래가격도 뒤따라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억원 이하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지역 내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16억원대로 확산하는 점도 주목된다.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데도 전용 84㎡의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것은 전세난과 매물 부족, 신축 희소성 등이 대출 규제 효과를 일부 상쇄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사비와 토지비 상승으로 비강남권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높아진 점도 주변 구축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높아진 신축 분양가가 지역 내 새로운 가격 기준이 되면서 인근 구축 단지 소유자도 신축과의 가격 차이를 근거로 호가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격이 통제되는 반면 비강남권은 공사비와 토지비 상승분이 분양가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반영된다"며 “일부 사업장에서는 비강남권의 3.3㎡당 분양가가 강남권을 웃도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시장 불안도 비강남권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8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22% 올라 전주 0.19%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대문구가 0.45%로 가장 많이 올랐고 도봉·노원구가 각각 0.37%, 성북구가 0.36% 상승했다. 매매가격이 급등한 지역에서 전셋값도 동시에 오르는 모습이다. 전세 매물이 부족하고 임차 비용까지 오르면 무주택자는 전세를 갱신하는 대신 대출을 이용해 주택을 매입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의 매수 전환이 대출 가능한 비강남권 주택가격을 밀어 올리는 셈이다. 김 소장은 현재의 매수세가 2021년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1년에는 집값 상승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포모'와 조급함이 매수를 자극했다면 지금은 전월세 매물을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가 주거 안정을 위해 집을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 상승에 올라타기 위한 투자 전략이라기보다 자신의 자금에 맞춰 안정적으로 거주할 집을 찾는 생존을 위한 주거 전략에 가깝다"며 “강남보다 서민과 실수요자가 거주하는 서울 외곽지역의 가파른 상승세를 더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중저가주택의 강세가 이어질지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 수정과 국회 논의, 전세시장 흐름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남권의 조정이 실제 하락 거래로 확산하지 않고 전셋값과 비강남권 신축 분양가가 계속 오르면 15억원을 향한 가격 키 맞추기가 더 넓은 지역으로 번질 수 있다. 반대로 주택가격이 15억원을 넘는 순간 주담대 한도가 2억원 줄어드는 만큼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고가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규제가 비강남권 중저가주택 가격을 밀어 올려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키우는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이재명 “집값 폭락 대비”…오세훈 “현실 인식 어안이 벙벙”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가격과 공급정책, 부동산 경매시장에 대한 진단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대통령이 조기 대량 공급과 투기 수요 억제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밝히자 오 시장은 정부의 공급계획은 실행 일정조차 불투명하다며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부동산 현실 인식, 어안이 벙벙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전날 이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한 부동산 관련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정부는 금융·세제 개혁은 물론 주택 공급 물량 확대와 신속한 공급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서울·수도권의 주택 조기 대량 공급은 반드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타파할 것"이라며 투기를 부추기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조세제도도 조세 정의 차원에서 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수도권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국토부의 공급 담당 인력을 늘리고 소규모 가용택지도 최대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구청장에게 부여하는 등 조기 인허가와 착공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대출 관리와 주택공급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가 엇박자라는 지적에는 수요와 용도에 따라 금융을 달리 적용하는 '핀셋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투기 수요에 대한 대출은 억제하되 주택공급 사업과 청년 등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자금은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금리 상승 가능성과 주택담보대출 연체, 경매 물건 증가에도 주목했다. 부동산 투자자들을 향해 향후 금리 흐름과 경매 낙찰률을 살펴봐야 한다며 집값 상승을 전제로 한 투자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조기 대량 공급과 투기 수요 억제, 고금리에 의한 대출 연체와 경매 폭증 등으로 주택가격이 폭락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며 일정 기준 이하의 주택을 공공주택 보유 목적으로 대량 매입하는 시스템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로 집값을 안정시키되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 공공이 주택을 사들여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 공공주택 재고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의 '집값 폭락 대비' 발언을 두고 “주택가격 폭락을 예견하는 것부터 황당하다"며 정부가 제시한 근거가 시장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급 목표만 요란할 뿐 구체적인 일정과 실행계획조차 보이지 않는 정부의 공급 발표를 조기 대량 공급이라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큰 착각"이라며 “대통령 임기 내 착공조차 불투명한 계획으로는 집값을 안정시킬 수도, 국민에게 공급의 확신을 줄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지난 13일 신규 공공택지 10만가구 이상을 포함해 수도권에 23만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후보지 지정과 보상, 인허가, 착공까지 넘어야 할 절차가 많다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강남권 일부 급매물의 가격 조정을 정부가 투기 수요 억제의 성과로 판단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세금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변경을 앞두고 일부 초고가 주택이 일시적으로 호가를 낮춘 것일 뿐, 서울 외곽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집값 폭락은커녕 정부가 실제로 주택을 공급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부터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며 정부가 시장에 공급의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과 오 시장은 주택 경매 지표를 놓고도 다른 해석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주택담보대출 연체와 경매 물건 증가를 집값 상승세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했다. 반면 오 시장은 경매 물건이 늘어난다고 집값이 자동으로 하락하는 것은 아니라며 낙찰률뿐 아니라 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가격을 나타내는 낙찰가율을 함께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올해 7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101.0%로 4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경매에 나온 물건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매 물건 증가는 집값 하락의 전조가 아니라 서울 주택의 대기 수요와 공급 부족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주장이다. 경매에 나온 주택의 소유자를 모두 투기 수요로 간주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내수 부진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나 하나뿐인 집을 담보로 사업자금을 마련했다가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인 실수요자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경매 물건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집값 폭락의 신호인 양 반길 것이 아니라 집을 경매에 내놓을 수밖에 없는 국민의 고통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오세훈 힘 빼기’ 충돌 후 국토장관 교체…서울 주택공급 협상 ‘홍지선’ 손으로

정부와 서울시의 주택공급 갈등이 정치적 공방으로 번진 상황에서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가 결정됐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두 차례 회동에도 용산공원 활용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탄천물재생센터와 훼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 등 협상 과제는 홍지선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게 넘어갈 전망이다. 31일 국토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김 장관과 오 시장이 추진하던 세 번째 주택공급 회동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일과 26일 만나 서울지역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했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홍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 절차가 끝날 때까지 김 장관이 직무를 수행하는 만큼 추가 회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김 장관과 오 시장이 일부 사안에 합의하더라도 이를 구체적인 공급사업으로 설계하고 집행하는 역할은 홍 후보자가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홍 후보자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출근길에서 “신속한 주택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서울시와의 협의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서울시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발표한 공급계획을 신속하게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국토부와 서울시 협상의 최대 쟁점은 용산공원이다. 국토부는 공원 내 기존 건축물이 있거나 훼손된 일부 부지 등을 활용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용산공원 본체를 주거용지로 활용하면 미래세대의 녹지자산과 국가공원의 정체성이 훼손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미군기지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 교통대책 마련 등에 장기간이 필요해 신속한 공급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대안으로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와 주변 부지를 연계하는 복합개발안을 제시했다. 약 39만3000㎡ 규모의 물재생센터를 이전한 뒤 동부도로사업소와 세텍(SETEC) 일대를 함께 개발하면 최대 1만3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지난 27일 관련 자료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탄천물재생센터 역시 시설 이전을 위한 대체부지와 비용, 사업 기간을 확정해야 한다. 국토부는 공급 규모뿐 아니라 시설 이전과 기반시설 조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실제 주택 공급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양측의 정책 이견은 공개적인 정치 공방으로 번졌다. 오 시장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동산 정책의 목적이 오세훈 힘 빼기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탄천물재생센터 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던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로 돌아섰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탄천물재생센터도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미 이전을 위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뜻을 모으면 용산공원보다 실현 가능성과 속도, 입지 조건에서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용산공원은 가능하고 이미 이전 검토가 진행 중인 탄천물재생센터는 실효성이 없어 안 된다는 논리가 앞뒤가 맞느냐"며 “차라리 '오세훈이 내놓은 대안이라 안 된다'고 하는 편이 더 납득이 가겠다"고 반발했다. 서울시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철회를 전제로 보전가치가 낮은 훼손 그린벨트의 활용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협상 대상은 더욱 늘어났다. 용산공원과 탄천물재생센터, 훼손 그린벨트 가운데 어떤 부지를 실제 공급계획에 반영할지와 공급 물량·주택 유형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후속 협상의 핵심이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도 풀어야 할 쟁점이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통해 2031년까지 31만가구를 착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재개발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면 순증 물량도 기존 8만7000가구에서 약 13만가구로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서울시 주장대로라면 별도의 신규 부지를 확보하지 않고도 4만3000가구를 추가 공급할 수 있다. 일반분양 물량 증가로 조합의 사업성이 개선되고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낮아지면 사업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새로운 땅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고 미래세대의 녹지를 훼손하지 않아도 된다"며 정비사업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서울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용적률 완화안에 대한 정부와 서울시의 설명은 엇갈렸다. 지난 26일 2차 회동 직후 서울시가 국토부의 전향적인 검토 방침을 공개하자 국토부는 곧바로 “검토 방향과 내용 등이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의 구역 지정 권한을 서울시에서 자치구로 넘기는 방안을 놓고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오 시장은 주요 인허가 권한이 이미 상당 부분 자치구에 있는 상황에서 구역 지정 권한까지 이양하면 공급 속도를 높이기보다 난개발을 부추기고 서울의 도시계획 체계를 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를 패싱하고 서울시장의 권한을 약화시키겠다는 정치적 목적 외에는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며 정부에 공급 부지와 대출·세제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홍 후보자는 용산공원 공급이나 용적률 1.2배 완화, 정비사업 권한 이양에 관한 구체적인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았다. 다만 서울시와 충분히 사전 협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치적 공방으로 번진 갈등을 다시 정책 협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서울시와의 협상과 별도로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발표도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신규 공공택지 10만가구 이상을 포함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23만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입지가 공개된 2만7000가구를 제외한 7만3000가구는 이르면 9월 말, 늦어도 10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후보지역 지방자치단체들과 상당 부분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자가 청문 절차를 거쳐 취임하면 신규택지 발표와 주민 반발 관리, 광역교통대책 수립을 함께 챙겨야 한다. 정부가 공급 성과를 인허가가 아닌 착공 기준으로 관리하기로 한 만큼 후보지 발표 이후 보상과 지구계획, 인허가 절차를 얼마나 단축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3기 신도시 등 기존 공공택지 8만9000가구의 착공을 1∼2년 앞당기는 작업도 남아 있다. 정부는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토지 보상과 관계기관 협의, 기반시설 설치 등 사업 단계마다 지연 가능성이 남아 있다. 남양주 왕숙을 비롯한 3기 신도시의 주택 착공과 철도·도로 등 광역교통망 구축 시차를 줄이는 것도 홍 후보자가 풀어야 할 과제다.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비용 부담으로 위축된 민간 공급을 회복하고 지방 미분양을 관리하는 일도 기다리고 있다. 수도권 공급 목표를 공공 부문만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만큼 정비사업의 사업성과 인허가 체계를 개선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결국 홍 후보자의 첫 시험대는 새 공급대책을 추가하는 것보다 전임 장관이 마무리하지 못한 협상을 인계받고 이미 발표한 공급계획을 실제 착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는 평가다. 서울시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용산·탄천·그린벨트·정비사업 가운데 실행 가능한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홍 후보자의 정책 실행력을 가늠할 첫 잣대가 될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현장] “땅만 팔아선 한계”…JDC, 제주첨단단지에 AI 데이터센터 추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를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바이오·전기차 기업이 모이는 제주 신산업의 거점으로 확대한다. 토지를 조성해 분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발굴부터 투자, 기술 실증, 입주와 성장까지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SK·KT 등 민간 기업과 협의를 진행하고 제주특별자치도와 공공형 데이터센터 조성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찾은 제주시 영평동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제주대학교와 제주국제대학교,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등이 인접한 산학연 클러스터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차량으로 약 30∼40분 거리다. 약 33만평 규모의 1단지에는 카카오와 이스트소프트, 제주반도체, 한국BMI, SK시그넷 등 정보기술(IT)·생명공학(BT)·전기·환경기술(ET) 분야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JDC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단지 내 입주기업은 193개, 고용 인원은 약 3700명이다. 입주기업들의 연간 매출액은 약 8조원으로 집계됐다. 제주반도체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 기업이 제주 수출과 단지 매출을 견인하고 있으며, IT 기업이 전체 입주기업의 약 35%, BT 기업이 약 30%를 차지한다. JDC는 첨단과학기술단지의 성과가 단순한 기업 유치가 아니라 개발과 운영을 한 기관이 계속 맡는 구조에서 나왔다고 평가한다. 통상 국가산업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뒤 한국산업단지공단으로 관리 업무를 넘기지만,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JDC가 부지 선정과 조성, 분양, 기업 유치, 창업 보육과 기술 실증까지 직접 담당한다. JDC 관계자는 “산업단지를 조성한 뒤 관리기관에 넘기는 것이 아니라 사업 목적과 유치하려는 기업의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운영까지 맡는 사실상 유일한 구조"라며 “기업이 원하는 지원을 신속하게 결정하고 국비 실증사업이나 연구기관, 투자펀드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JDC는 제주혁신성장센터의 창업지원 브랜드인 'Route330'을 통해 매년 약 60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AI·빅데이터와 드론, 스마트팜,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 기업을 선발해 사무공간과 사업화 자금, 기술 실증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친환경스마트자동차연구센터 등과도 연계해 자율주행과 전기차 충전, 에너지 분야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AI 경량화 기술기업 노타는 이러한 창업 보육과 실증 지원을 거쳐 단지에 정착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JDC가 출자한 스타트업 펀드 가운데 한 곳에서는 투자기업의 기업공개(IPO)에 따라 약 34%의 수익도 발생했다. 현재 JDC가 직접 시드머니로 투입한 금액은 약 28억원이며, 올해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은 15억원을 추가하면 운용 규모는 50억원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JDC는 정부 부처별 모태펀드와 민간 자금을 결합해 투자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송석언 JDC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을 개발해 토지를 분양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개발한 부지에서 JDC가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1단지가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바로 옆 약 26만평 부지에는 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35%를 넘어섰으며 JDC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부터 사전분양을 추진할 계획이다. 2단지에는 AI와 첨단 모빌리티, 청정에너지, 제주 천연자원을 활용한 화장품·식품 기업 등을 집중적으로 유치할 예정이다. 특히 JDC는 2단지를 중심으로 AI 기업과 데이터센터가 모이는 별도 클러스터를 구상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가 참여하는 '제주권 AX 대전환' 기획용역을 진행하는 한편 민간 기업과도 데이터센터 유치 가능성을 협의 중이다. 송 이사장은 “기업 유치가 카카오 한 곳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SK와 KT 등도 전국 각 지역의 여건에 맞는 데이터센터를 검토하고 있어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 데이터센터와 별도로 행정·공공데이터를 처리할 공공 성격의 데이터센터도 제주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냉각용수를 소비하는 데 비해 직접 고용 효과가 크지 않아 주민 수용성과 기반시설 확보가 관건이다. JDC는 앞서 40㎿급 전력 확보를 전제로 한 사업안을 검토했지만 정부 사업 반영 과정에서 제주가 사실상 소외됐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제주도와 함께 사업안을 보완해 관련 정부 공모와 국책사업에 다시 도전할 방침이다. JDC는 산업단지 내 주거 인프라도 기업 유치의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단지에는 민간아파트와 10년 임대 후 분양전환주택, 행복주택·청년주택 등 약 1600가구가 조성돼 있다. 산업단지 근로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입주할 수 있고, 제주도가 행복주택 입주자의 보증금 일부를 무이자로 지원해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낮추고 있다. 송 이사장은 이날 취임 이후 제시한 'NEW JDC' 경영방침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 6월 말 새로운 도약과 성장, 새로운 가치 실현을 골자로 한 경영방침을 선포했다"며 “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 준공과 기업 유치를 통해 제주 산업의 성장 동력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기 중 가장 시급한 과제로 장기간 중단된 예래휴양형주거단지와 제주헬스케어타운의 정상화를 꼽았다. 송 이사장은 “JDC가 앓고 있는 질병에 비유한다면 예래단지와 헬스케어타운 두 사업"이라며 “이 두 사업을 해결하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임기 동안 정상화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말했다. 관광·서비스업 의존도가 높은 제주는 청년 인구 유출과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JDC가 조성 중인 2단지가 단순한 토지 분양을 넘어 AI·반도체·모빌리티 기업이 성장하고 제주 청년이 정착하는 산업 생태계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새로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현장] 유학수요 잡은 영어교육도시, ‘신화’ 빠진 공원은 이제 채운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영어교육도시. 지난 27일 찾은 브랭섬홀아시아(BHA) 교정에는 방학을 마치고 새 학기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분주했다. 외딴 제주 서남부에 조성된 이곳에는 현재 BHA를 비롯해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Jeju),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Jeju),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KIS Jeju) 등 국제학교 4곳이 운영되고 있다. 재학생은 4000여명에 달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이날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영어교육도시와 신화역사공원 현장 설명회를 열고 주요 사업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영어교육도시가 해외 유학 수요를 국내로 돌려세운 대표적인 성과라면, 신화역사공원은 대규모 외국자본 유치 이후에도 채우지 못한 제주 고유의 문화 콘텐츠를 보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JDC는 영어교육도시 조성으로 지금까지 약 1조5000억원의 유학수지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했다. 해외 유학과 달리 부모와 자녀가 국내에서 함께 생활할 수 있어 이른바 '기러기 가족' 문제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JDC 관계자는 “사업 초기 학부모 인터뷰에서는 해외 유학보다 연간 약 2000만원을 절감한다는 답변이 나왔다"며 “최근처럼 환율이 높은 상황에서 주거비와 생활비까지 고려하면 해외 유학의 절반 정도 비용이 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4개 국제학교의 2025∼2026학년도 정원 충원율은 71.9%다. JDC는 추가 학교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영국계와 미국계 등을 포함해 약 7개 해외 학교가 제주 진출에 관심을 보이며 접촉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영국 명문 사립학교인 채드윅 계열 과학학교 유치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영어교육도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초기와 비교해 학교 유치 여건도 달라졌다. 사업 초기에는 해외 학교를 직접 찾아가 제주 진출을 설득해야 했지만, 이제는 학교 측이 먼저 사업 참여를 제안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게 JDC의 설명이다. 다만 국제학교를 무작정 늘릴 수만은 없다. 국내 학령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데다 비인가 국제학교 시장과의 경쟁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가 학교의 개교 시기와 규모를 잘못 판단하면 기존 학교의 충원율과 도시 전체의 자립 기반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JDC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가 심각하고 비인가 학교 학생도 2만4000∼2만8000명으로 추정된다"며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학교를 언제 개교할지는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대학 유치 역시 지금까지 6개국 60여개 학교와 접촉했지만 막대한 건축비와 운영비, 재정 부담 탓에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날 두 번째 현장인 신화역사공원에서는 영어교육도시와는 사뭇 다른 고민이 드러났다. 신화역사공원은 서귀포시 안덕면 일원 약 120만평에 호텔과 리조트, 테마파크, 워터파크, 마이스(MICE) 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복합관광단지다. 전체 사업비는 약 4조393억원으로, 이 가운데 2조원 이상이 외국자본을 통해 유치됐다. 2017년 제주신화월드 1단계가 문을 열면서 호텔과 리조트 등 외형은 갖췄지만 '신화역사공원'이라는 이름과 달리 제주 신화와 역사를 보여줄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외자 유치와 사업 정상화를 우선하다 보니 카지노와 숙박·상업시설 중심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JDC도 이러한 한계를 인정했다. JDC 관계자는 “당시에는 대규모 외자 유치를 통해 사업을 우선 본궤도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었다"며 “늦었지만 JDC가 직접 자본을 투입해 제주 신화와 역사에 충실한 콘텐츠를 구현하고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려 한다"고 설명했다. JDC는 신화역사공원 내 약 9만평 규모의 J지구를 직접 개발할 계획이다. 제주 신화를 따라 걸으며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야외공원과 조형물, 미디어아트 등을 조성하고, 이후 민간자본을 유치해 복합문화시설과 공연장·전시장·작가 레지던시·공방 등을 갖춘 아트콤플렉스를 단계적으로 개발한다. 숙박시설을 추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문화·휴식 공간 중심의 공원으로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전체 민간투자 규모는 약 1700억원으로 예상됐다. JDC는 올해 안에 관련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다만 제주 관광시장 침체와 신화월드 카지노의 부진, 공항에서 사업지까지의 접근성은 풀어야 할 숙제다. JDC는 제주도와 협의해 공항 직행버스 등 대중교통을 확충하고 외국인 단체관광객 유치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화역사공원 내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의 적자 문제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JDC는 외자 유치가 장기간 지연되자 사업 좌초를 막기 위한 선도시설로 1150억원을 들여 박물관을 건립했다. 당초 연간 관람객 100만명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 방문객은 30만∼40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JDC 관계자는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을 “아픈 손가락이자 애물단지"라고 표현하며 “매년 상당한 적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도 매각을 원하지 않고, 추가 재원을 계속 투입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관람객과 콘텐츠 수준을 유지하면서 적자 규모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J지구는 항공우주박물관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업성과 운영 방식을 충분히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어교육도시가 해외로 향하던 학생과 돈을 제주에 붙잡아 둔 사업이라면, 신화역사공원은 뒤늦게나마 제주만의 이야기를 채워 넣는 단계에 들어섰다. 국제학교 추가 유치와 관광 콘텐츠 확충이 실제 수요와 자립 가능한 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JDC 사업의 다음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LH, 9월 1일 주택매입 설명회…수도권 규제지역 ‘원가법’ 병행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정부의 8·13 주택 공급대책에 따라 개선된 매입임대 제도를 알리고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설명회를 연다. 수도권 규제지역의 신축매입 가격을 산정할 때 원가법을 병행하고, 토지비 지원과 접수 요건 완화 등을 통해 도심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LH는 오는 9월 1일 오후 2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LH 경기남부지역본부 오리사옥에서 '2026년 하반기 주택매입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건설사와 시행사, 금융사 등 주택매입사업에 관심 있는 민간사업자를 대상으로 열린다.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포함된 매입임대 제도 개선 내용을 설명하고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설명회에서는 신축매입약정 제도 개선 사항을 비롯해 설계 검토 기준과 제안 평면, 신축매입 금융지원, 기존주택 매입 제도 개선 내용 등이 소개된다. 핵심은 신축매입 가격 산정 방식의 개선이다. LH는 신축주택 매입가격을 산정할 때 거래사례비교법을 원칙으로 적용하되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는 원가법을 병행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도 주변 주택의 거래 사례를 기준으로 가격을 평가하는 거래사례비교법만 적용했다. 앞으로는 실제 토지비와 건축비 등을 고려하는 원가법을 함께 활용해 공사비 상승분을 최대 15%까지 매입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최근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으로 신축매입약정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착공이 지연된다는 민간사업자들의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LH는 설명회에서 원가법 병행 적용에 따른 매입가격 추가 인정 범위와 기존 감정평가 방식과의 차이, 적용 대상 규제지역, 유의사항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기존주택 매입가격 산정 방식도 바뀐다. 종전에는 토지 감정평가액과 건물 재조달원가 전액을 더해 가격을 산정했으나 앞으로는 거래사례비교법에 따른 감정평가 방식으로 일원화된다. 설계도면 없이 약식 사업계획서만으로 사업을 신청할 수 있는 '신축매입 접수 간소화 및 입지 사전심의제도'도 소개한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설계도면을 작성해야 했던 부담을 줄여 민간이 토지의 입지 적합성을 먼저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신축매입약정 신청 문턱도 낮아진다. LH는 사업 신청 단계에서 요구했던 토지소유권 또는 감정평가 동의 확보 기준을 기존 100%에서 75% 수준으로 완화한다. 국공유지는 매각 가능한 토지임을 확인하는 서류만 제출해도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 서류심사 통과 기준은 100점 만점에 70점에서 65점으로 낮춘다. 대학 인근 주택에는 5점의 가점을 부여하고, 청년형 주택에는 10점을 추가해 청년층을 위한 매입임대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동주택 전체를 일괄 매입하던 원칙도 완화해 일부 주택만 매입약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 건설사업자가 2027년 취득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취득세 감면율을 기존 15%에서 70%로 높이고, 2028년에는 50%를 적용한다. 사업 대상 토지를 양도하는 토지주의 양도소득세 감면율도 10%에서 15%로 확대한다. 민간사업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추는 금융지원책도 안내한다. LH는 사업 착수에 필요한 토지확보지원금을 수도권 기준 토지비의 최대 70%에서 80%로 확대해 무이자로 지급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도심주택 특약보증을 이용하면 토지비의 30% 수준까지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공사대금도 기존 골조 완료와 준공, 품질점검 등 세 차례에 걸쳐 지급하던 방식에서 착공 이후 3개월 단위로 공정률에 따라 나눠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설명회는 9월 1일 오후 2시부터 4시10분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구 LH 오리사옥 1층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당일 현장을 방문하면 참석할 수 있다. 행사장 로비와 복도에는 LH 본사와 수도권 4개 지역본부, HUG, 협약은행인 우리은행·농협은행 등이 참여하는 6개 맞춤형 상담부스도 설치된다. 참석자들은 설명회 종료 후 오후 5시까지 사업 신청과 금융지원 등에 관한 일대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지난 4월 열린 상반기 주택매입 사업설명회에는 민간사업자와 금융권 관계자 등 20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이성훈 LH 사장은 “정부의 8·13 대책 효과를 조기에 가시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사항을 널리 알려 민간의 사업 참여를 늘리고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며 “도심 내 양질의 주택을 더 많이, 더 빠르게 공급해 무주택 서민의 주거 부담을 덜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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