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증학회, 서울아산병원에서 ‘통증분과 인증의 현판식’ 개최

대한통증학회(회장 신진우,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1일 서울아산병원 통증클리닉에서 '통증분과 인증의 현판식'을 가졌다. 이번 현판식은 대한통증학회가 1996년부터 운영해온 통증 분야 인증 제도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고, 최근 명칭 개정을 통해 새롭게 출발하는 '통증분과 인증의' 제도를 대내외에 공표하는 자리라고 학회는 밝혔다. 통증 인증의 제도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이 통증의학을 보다 심도 있게 연구하고, 전문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했다. 초기 3년간은 무시험 자격심사 방식으로 운영되었으나, 이후 서류전형·필기시험·면접시험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강화되었다. 현재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통증분과 인증의는 약 960명이며, 인증 취득 후에도 학회 평점 이수와 함께 5년마다 재교육 및 갱신 기준을 충족해야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신 회장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제도가 아님에도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자격을 박탈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증분과 인증의는 기본적으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통증치료 역량과 경험을 갖춘 의사에게 수여되는 인증 자격이다. 구체적인 자격 요건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자격 보유 △대한통증학회 정회원(일정 기간 이상) △통증치료 경력 및 중재적 시술 경험 △카데바(사체) 중재적 시술 워크숍 이수 △학술활동: 1편 이상의 논문 게제, 연수강좌 이수, 포스터 발표 등 △일정 기간 이상 통증클리닉 근무 △신청 및 심사 절차 통과 (서류전형·필기시험·면접시험) △5년 주기 재교육 및 자격 갱신 이수 등이다. 통증분과 인증의 제도는 단순한 자격 부여를 넘어 환자의 진료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공익적 기능을 수행한다. 현재 국내 의료 현장에서는 마취통증의학과뿐 아니라 정형외과·신경외과·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통증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비전문의도 '통증'이라는 표현을 간판이나 진료과목에 사용할 수 있어 환자가 전문 인력을 식별하기 어려운 구조다. 통증분과 인증의는 통증치료 전문성을 공식 인증하고, 환자의 신뢰를 확보하며, 진료·교육·연구 활동에서의 차별화된 역량을 상징하는 지표로 기능한다. 이는 병원 내 전문 인력 인증 지표로도 활용 가능하다. 신 회장은 “현재로서는 학회 인증제를 통해 전문성을 검증하고 이를 환자에게 알리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환자가 인증 의료진을 알고 찾아가는 구조가 형성되면 전문 인력도 자연스럽게 확대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통증분과 인증의 현황 및 명단은 통증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상세한 설명은 학회 공식 유튜브 채널 '안 아픈 세상 통증학회 TV'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세브란스병원 “생후 14일 신생아, 간과 소장 연결 ‘로봇 카사이 수술’ 성공”

세브란스병원은 1일 “생후 14일 된 담도폐쇄증 신생아를 대상으로 로봇 카사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환자는 생후 14일, 체중이 3.14㎏에 불과했는데, 이는 세계 최연소, 최저체중이라고 병원은 설명했다. 지방 소화를 돕는 담즙이 소장으로 흐르지 못하고 간 안에 고이는 담도폐쇄증은 신생아 1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난치 질환이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인경 교수는 지난달 4일 담도폐쇄증을 앓고 태어난 생후 14일 여아에게 총 5시간 8분에 걸쳐 로봇 카사이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은 출혈이 거의 없어 수혈도 필요하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었으며 환자는 지난 30일 퇴원했다. 환아의 엄마는 임신 중 산전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간 하부에 낭성 병변이 있다는 소견을 들었다. 액체가 차 있는 주머니인 낭성 병변이 있다면 담즙이 지나는 길인 담도에 이상이 있을 수 있어 정밀 검사가 요구된다. 즉시 세브란스병원 고위험 산모 태아 통합치료센터 권자영 교수(산부인과)의 진료를 받았다. 신생아과 은호선 교수와 소아외과 의료진도 출산 전부터 진료를 함께 이어가며 A양이 출생 후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치료 계획을 세웠다. 출생 직후 환아는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져 정밀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생후 2일째 되던 날 복부초음파를 통해 간 하부에 낭성 병변이 있다는 것이 다시 확인됐고, 추가 검사를 통해 담도폐쇄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의료진은 조기에 수술을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담도폐쇄증은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담즙이 고이면서 간 손상으로 이어져 간경화, 간부전이 생기기 쉽다. 이때는 막힌 담도를 제거하고 간 입구(간문부)와 소장을 직접 연결하면서 담즙을 흐르게 하는 카사이 수술이 표준 치료다. 세브란스병원은 소아외과, 신생아과,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수술간호팀, 로봇내시경수술센터 등 관련된 모든 의료진이 모여 수술을 시행했다. 인경 교수는 “3㎏대 신생아에게 로봇 카사이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수술 공간과 기구 조작 측면에서 매우 까다로운 도전이지만, 로봇수술의 정밀성과 세브란스병원의 다학제 협력이 더해져 안정적으로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우울증 심할수록 지방간 발병 “빨간불”

우울 증상이 지방간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국내 연구진의 논문이 나왔다. 증상이 심할수록 대사기능이상지방간(MASLD)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다.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원장 신현철)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김은수 교수, 소화기내과 손원 교수 연구팀은 2003~2022년 사이에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17만 981명을 대상으로 우울 증상과 대사기능이상지방간 발병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간 초음파 검사상 지방간이 없고 대사 질환이나 정신과 약물 복용 이력이 없는 대상자를 우울 증상 선별검사 (CES-D) 점수에 따라 정상 그룹(8점 미만), 경증 우울증 그룹(8점~15점), 우울증 그룹(16점 이상)으로 분류하고 평균 5.4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남녀 모두 우울 증상이 심해질수록 지방간 발병 위험이 비례하게 동반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여성에서 더욱 뚜렷하게 관찰됐다. 지방간 발병 위험이 정상 그룹과 비교해 남성은 경증 우울증 그룹은 3%, 우울증 그룹은 6% 높았다. 여성의 경우 경증 우울증 그룹은 5%, 우울증 그룹은 18%나 높게 나타났다.특히 45세 미만 여성에서는 우울 증상에 따른 지방간 발병 위험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는데, 경증 우울 증상만 있어도 지방간 발병위험이 정상군보다 5% 높았으며, 우울증 그룹의 경우 20%까지 급증했다. 대사기능이상지방간은 만성 간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 기능 장애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심혈관질환이나 간암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문제다. 손원 교수는 “폐경 전의 젊은 여성들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 대사 건강이 취약해질 수 있음을 대규모 데이터로 증명한 첫 연구"라고 의의를 밝혔다. 김은수 교수는 “우울증은 단순히 정신적 고통에 그치지 않고 호르몬 분비 체계와 면역 시스템을 교란해 신체 건강 전반을 위협하는 독립적 위험인자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자들은 간 건강 및 대사 기능장애에 대한 선제적 스크리닝 및 적극적인 조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 호에 게재됐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은평성모병원, 초소형 인공심장펌프 ‘임펠라’ 시술 성공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병원장 배시현)는 1일 “심장혈관병원이 지난 6월 17일 중증 심장질환 치료 분야 신의료기술인 초소형 인공심장펌프 '임펠라(Impella CP)' 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임펠라는 심장이 충분한 혈액을 전신에 공급하지 못하는 심인성 쇼크 환자의 심장 기능을 보조하는 기계적 순환 보조장치다. 대퇴동맥을 통해 좌심실에 얇은 관 형태의 기기를 삽입해 심장 근육을 대신해 대동맥으로 직접 혈액을 내보낸다. 분당 최대 약 4.3ℓ의 혈액을 전신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환자의 심장 기능이 회복되어 안정을 찾으면 다시 제거한다. 이번 시술은 극심한 호흡곤란과 흉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은 84세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됐다. 당시 급성심근경색 소견으로 스텐트를 삽입해야 했으나 정상 대비 심장 기능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환자에게 무리하게 시술할 경우 심인성 쇼크로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혈압까지 떨어지는 위독한 상황으로 진행되자 의료진은 임펠라 삽입을 결정했다. 임펠라가 심장을 보조해 기능하는 동안 의료진은 환자의 심장 부담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고난도 관상동맥중재시술(PCI)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심인성 쇼크 치료를 위해 쓰이는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치료)나 대동맥 내 펌프(IABP) 등의 장비는 심장 보조 효과가 제한적이고 합병증의 부담이 큰 것이 단점이다. 반면 임펠라는 심장의 역할을 직접 대신하는 최첨단 순환 보조장치로 좌심실 내 감압을 직접적으로 유도해 심장이 휴식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심근의 산소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심장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은평성모병원은 국내 네 번째로 임펠라 시술에 성공, 에크모 치료와 함께 중증 심장 응급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최적의 순환 보조 치료와 전문 치료를 연계할 수 있게 됐다. 첫 시술을 진행한 서석민 순환기내과장은 “임펠라의 도입으로 심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 심인성 쇼크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존의 희망과 치료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고난도 중증 심장질환 환자들이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혁신적인 치료법을 적극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시현 병원장은 “이번 임펠라 첫 시술 시행은 대학병원 중에서도 선제적으로 신의료기술을 도입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중증 심장 응급환자 치료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수도권 서북부 응급의료의 핵심 거점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아이들 잘 키우는 방법, 잠에 달려있다

진료실에서 부모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아이가 잘 안 크는데 무엇을 해줘야 할까요?"이다. 답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꼭 강조하게 되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잠을 잘 자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잠을 하루를 마무리하며 쉬는 시간 정도로 생각한다. 잠이 쏟아지는데 자는 시간이 아까워 안 자고 버틸 때도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학업 경쟁이 본격 심해지면 공부나 학원 시간을 위해 잠을 줄이기도 한다. 하지만 잠자는 동안 인간의 몸과 뇌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리모델링이 이루어지므로 잘 자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에서는 면역세포들이 활발하게 활성화되고, 바이러스나 세균과 싸우는데 필요한 사이토카인이라는 면역 조절 물질이 분비된다. 감염 초기 방어에 중요한 T세포와 NK세포 기능도 자는 동안 잘 유지된다. 반면 잠이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 때 면역기능이 떨어져 감기 같은 바이러스 감염병에 자주 걸리게 된다. 아이들의 성장에 필수인 성장호르몬의 70~80%는 잠을 자는 동안 만들어진다. 특히 잠든 직후 깊은 비렘(Non-REM) 수면 단계에서 가장 많이 분비되는데,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깊은 수면 단계 자체가 줄어들어 성장호르몬 분비가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키가 잘 크려면 잠은 충분히 잘 자야 한다. 학습을 위해서도 잠은 중요하다. 활동하는 동안 뇌세포는 활발히 일을 하며 다양한 대사 산물을 만들어낸다. 이런 노폐물은 깊은 잠을 자는 동안 제거된다. 그런데 잠이 부족하면 뇌 속 노폐물이 축적되고, 장기적으로는 뇌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낮 동안 배운 정보들은 잠을 자는 동안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정리되고 저장된다. 시험 전날 밤을 새워 공부하는 것보다 충분히 자고 시험을 보는 편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잠을 아이들은 얼마나 자야 할까? 연령에 따라 필요한 수면 시간은 다르다. 생후 12개월까지의 영아는 하루 12~16시간 정도의 수면이 필요하다. 1~5세 유아기는 낮잠이 점차 줄어드는 시기지만 여전히 하루 10~14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 유아기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주의력 저하나 과잉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등학생 시기 하루 9~11시간의 잠이 권장된다. 청소년기는 생체 리듬 자체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방향으로 변하는 시기로 하루 8~10시간 정도의 수면이 필요하며, 아무리 학업이 바쁘더라도 최소 7시간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양질의 수면을 위해서는 연령에 맞는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영유아기에는 일정한 수면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목욕하고, 조명을 어둡게 한 뒤 책을 읽어주거나 조용히 안정을 취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아이의 뇌는 자연스럽게 잠들 준비를 시작한다. 초등학생 이후에는 규칙적인 기상 시간과 햇볕 노출이 중요하다. 주말마다 늦잠을 자는 습관은 생체 시계를 교란시켜 월요병과 수면리듬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평일과 주말의 기상 시간 차이는 1~2시간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낮 동안 충분히 햇볕을 쬐어야 밤에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해진다. 중·고등학생 시기에는 스마트폰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뇌를 각성 상태로 만든다. 최소한 잠들기 1시간 전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멈추는 것이 좋다. 오후 늦게 카페인이 든 에너지 음료를 섭취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글=백정현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우리아이들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월드컵 시청하다 흥분하면 심장 부정맥 ‘자책골’…돌연사 이를 수도

50대 직장인 A씨는 30일 새벽, 잠이 부족하고 피곤한 상태에서 월드컵 경기를 보다가 극적인 골(득점) 장면에서 갑자기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가슴이 벌렁거리는 증세를 겪었다. A씨는 약 3년 전에 심장 박동이 '기외수축 부정맥'이라는 진단을 받고 관련 약물을 복용하며 흥분, 과로, 알코올, 카페인 등에 대해 특히 주의하라는 의사의 권고를 준수하고 있다. 기외수축이란 심장 박동이 규칙적으로 불규칙한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심장박동이 계속해서 몇 번 뛰다가 1번은 매우 약하게 뛰어 감지가 잘 안되는 상태가 되풀이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32강전(16강 진출전)이 본격 진행되면서 잠을 제대로 못자고 경기를 보다가 흥분하는 경우 부정맥이 발생하거나 악화할 수 있으며, 불행하게도 돌연사에 이르기까지 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부정맥 분야의 권위자인 오용석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교수(순환기내과)의 도움말로 부정맥의 위험성과 문제점에 대해 짚어본다. ◇ 돌연사 원인 80~90%가 부정맥에 의해 발생 평소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 아니면 잠깐 어지러우면서 눈앞이 흐려지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흔히 이런 증상을 “피곤해서 그렇겠지"하고 넘기기 일쑤다. 하지만 이것이 부정맥의 신호일 수 있으며, 무심코 지나쳤다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는 경우까지 생긴다. 부정맥이란 심장이 너무 빨리, 너무 느리게, 또는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를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돌연사 원인의 80~90%가 부정맥에 의해 발생할 정도로 그 위협은 실질적이다. 다만 모든 부정맥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기외수축 같은 양성 부정맥은 별다른 치료 없이도 지낼 수 있지만, 심실세동이나 심방세동처럼 방치하면 뇌졸중이나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 유전성 부정맥이다. 브루가다 증후군, 선천성 QT 연장 증후군, 카테콜아민 유발 다형성 심실빈맥 같은 질환은 심장에 구조적 이상이 없어도 유전자 변이만으로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다.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는 젊은 사람이 축구 같은 격렬한 운동 중이나 수면 중에 갑자기 쓰러지는 사례 중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한다. 오 교수는 “직계 가족 중 40세 이전에 이유 없이 급사하거나 원인 불명의 실신을 반복한 사람이 있다면, 본인도 반드시 심장 전문의를 찾아 유전성 부정맥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시 유전자 검사까지 받아볼 것"을 권고했다. ◇ 심전도 검사는 기본…24시간 이상 '홀터검사' 필요 부정맥이 의심된다면 병원에서 심전도, 혈액검사, 심장초음파 세 가지 기본 검사부터 받는다. 심전도는 심장의 전기 신호를 피부 전극으로 기록하는 핵심 검사로, 불과 몇 분이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혈액검사에서는 빈혈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처럼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을 함께 살핀다. 그런데 부정맥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특성이 있어 병원에 오면 멀쩡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때 활용하는 것이 생활심전도, 이른바 '홀터검사'이다. 24시간에서 길게는 7일까지 소형 기기를 부착하고 일상생활을 하며 연속적인 심전도를 기록해 부정맥의 빈도와 종류를 파악한다. 증상이 아주 드물게 나타난다면 피부 아래에 삽입하는 소형 기록기로 수년간 모니터링을 할 수도 있다. 운동할 때만 증상이 생긴다면 운동부하검사, 진단이 어렵다면 전기생리학 검사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예기치 않은 심장 돌연사(심장마비, 심실세동) 치료의 가장 중요한 점은 '빠른 발견'이다. 뇌기능을 보호할 수 있는 골든 타임(15분 이내)에, 심폐소생이 시행되어, 이 시간내에 심장 제세동이 이루어 져야 환자는 뇌손상 없이 다시 일상 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심장마비 위험군이나 이상 증상이 있는 사람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으로 인공지능(AI)를 이용한 심전도 원격 모니터 감시가 개발됐다. 가슴에 작은 심전도 측정기를 부착하거나,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액세서리(시계·반지·팔찌·발찌·안경테 등)를 착용하고 휴대폰의 앱을 실행하면 측정된 심전도 신호가 클라우드를 통해 모니터 센터로 전달된다. 이 심전도를 감시하여 심장 마비가 발생하면 즉시 119에 연락하여 문제를 알리고, 가족들에게 알려 심폐소생술을 지시하며, 최종적으로는 의사의 판단으로 응급조치가 결정된다면 환자를 골든 타임 내에 회복시킬 수 있는 핫라인이 되는 것이다. 다만 수많은 심전도 데이터를 모니터하고, 심장마비를 발견하는 방대한 작업은 AI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심전도 감시 사업은 이미 기술적으로는 거의 완성단계이나, 시행을 위해서는 개인정보보호 등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일반 사업자가 혼자 부담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큰 만큼, 이를 국가사업으로 지정하여 지역 단위별 심전도 모니터링 센터 운영 및 119 연계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항부정맥 약물·전극도자절제술 등 적극 치료해야 심장의 두근거림이 갑자기 시작됐다가 뚝 끊기는 느낌이 반복되거나,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눈앞이 캄캄해지는 증상, 혹은 이유 없이 갑자기 실신했다가 깨어나는 경험을 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는 심방세동이나 심실빈맥처럼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한 부정맥의 전형적인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만약 주변에서 누군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면 즉시 119에 연락하고, 전문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심폐소생술(CPR)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정맥 치료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약물치료로 심장의 전기 신호를 조절하는 항부정맥제나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을 예방하는 항응고제를 처방한다. 다음으로 시술 치료인 '전극도자 절제술'은 혈관을 통해 심장 안에 가느다란 관을 넣어 부정맥을 일으키는 이상 전기 경로를 고주파 에너지로 차단하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기기 삽입치료로, 서맥에는 인공심박조율기를, 유전성 부정맥을 포함해 돌연사 위험이 큰 경우에는 삽입형 제세동기(ICD)를 이식한다. ICD는 위험한 심장 리듬이 감지되는 순간 자동으로 전기 충격을 줘 정상 리듬을 되찾게 해주는, 말 그대로 '몸 속의 구급대원'이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 과음, 수면무호흡증은 모두 부정맥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들이다. 나이가 들수록 심방세동 유병률은 급격히 증가하지만, 유전성 부정맥은 나이와 무관하게 청년층에서도 언제든 발생한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로 심전도를 측정하다 이상을 발견하고 내원하는 환자도 늘고 있지만, 기기 알림이 곧 진단은 아니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확인이 필요하다. 부정맥은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라고 느낄 때가 이미 진찰받을 타이밍이다. 오 교수는 “검사 한 번이 생명을 살릴 수 있으므로 심장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국립암센터, 암 예방 식생활 ‘콕’ 짚어준다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와 대한암예방학회(회장 나혜경)가 암 예방을 위한 식생활 정보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제시한 '국립암센터가 콕 짚어주는 암 예방 식생활'을 공동 발간했다. 이 책은 국내외 최신 연구논문과 권고지침 등 약 290건의 근거자료를 검토했으며, 최근의 생활 습관을 반영해 20~40대 젊은층 성인의 조기발병암 예방을 위한 식생활 관리, 배달 음식과 가정간편식, 제로음료, 영양보충제 등을 폭넓게 다뤘다. 식생활은 국민이 일상에서 가장 자주 마주하는 건강 행동이며 음식의 종류와 섭취량, 조리 방법은 장기적으로 암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암과 식생활을 둘러싼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계속 확산되고 있어 문제다.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 김병미·최윤주 박사와 대한암예방학회 소속 김성은 교수(숙명여대), 김유리 교수(이화여대), 이정은 교수(서울대) 등 암 예방과 식생활·영양 분야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 집필했다. 또한 소화기내과, 임상영양, 가정의학, 예방의학, 보건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내용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1부에서는 식이 요인과 암의 관련성, 음식에서 유래하는 발암 물질, 균형 잡힌 식단의 중요성 등 기본 개념을 설명한다. 이어 주요 식품군별 암 예방의 근거 및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 식단, 지중해식 식단 등 최근 관심이 높은 식습관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점검한다. 2부에서는 젊은 성인의 식생활 관리와 조기 발병 암 예방을 다룬다. 배달음식, 간편식, 자극적인 식품, 아침 결식과 야식 등 불규칙한 식생활, 비건식단, 유기농 식품, 제로음료와 인공감미료, 보충제 섭취 시 주의사항 등 2040세대가 실제 생활에서 자주 마주하는 식생활 주제를 포함했다. 또한 육류와 채소의 조리법, 기름 사용, 조리 과정에서 생성될 수 있는 물질, 전자레인지와 에어프라이어 등 조리 기구 사용 시 주의사항, 건강기능식품과 시판 균형영양식 섭취 시 고려할 점 등을 폭넓게 정리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건강한 삶을 위한 암 예방은 특별한 결심보다 매일 식탁 위의 작은 선택과 실천에서 시작된다"면서 “근거 없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이 책이 국민 여러분의 일상 속 식습관을 점검하고 건강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 든든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립암센터가 콕 짚어주는 암 예방 식생활'은 전국 주요 서점과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청년의 아이디어가 한의약 창업으로

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고호연)이 청년들의 한의약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2026 대학(원)생 한의약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 공모 대상은 한의약 분야에 관심 있는 전국 대학생과 대학원생으로, 개인 또는 팀(2인 이내)으로 참가할 수 있다. 공모 주제는'한의약 기술을 활용한 창업 아이디어'이며 시제품이 없어도 지원 가능하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사업모델 고도화와 발표·피칭 역량 강화를 위한 특강을 제공한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16개 팀에는 발표대회에 참가할 기회가 주어진다. 발표대회에서는 한의약 창업 분야 전문가와 투자자들이 사업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후 최종 심사를 거쳐 총 8개 수상팀을 선정한다. 수상팀에는 총 500만원(대상 300만원)의 상금과 함께 1대 1 창업 멘토링, 사업화 전략 컨설팅, 창업 교육 등 후속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접수 기간은 6월 30일부터 7월 30일 오후 6시까지다. 자세한 공모 내용은 한국한의약진흥원 홈페이지 공지사항 또는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한의약진흥원 박태순 산업성장지원센터장은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한의약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번 공모전이 우수 아이디어의 사업화는 물론 미래 한의약 산업을 이끌 청년 창업가를 발굴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궤양성 대장염, 면역조절제 중단시 재발 위험 20% 증가

염증성 장질환은 평생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염증 유발 물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주사 치료제인 항-TNF(항종양괴사인자) 제제와 면역조절제를 함께 사용하는 병용요법이 표준치료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면역조절제 장기 복용 시 림프종 등 악성종양과 감염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며, 특히 동아시아인에서는 유전적 특성으로 인해 백혈구 감소증 등 골수억제 부작용 발생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예병덕 교수와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서정국 교수팀은 항-TNF 치료를 받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면역조절제인 티오퓨린 투약을 중단할 경우,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질병 악화 위험이 20%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염증성 장질환 중 크론병은 항-TNF치료 중 면역조절제를 중단해도 영향이 없었지만 궤양성 대장염은 면역조절제를 중단하면 재발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면역조절제를 복용하던 염증성 장질환 환자 중 2008년부터 2019년 사이 항-TNF 치료를 처음 시작한 환자 6235명을 면역조절제 투약 중단 환자군과 투약 지속 환자군으로 나누고 새로운 스테로이드 사용, 염증성 장질환 관련 입원, 장 수술 등 질병 악화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는 면역조절제 복용 중단 환자군이 복용 지속 환자군에 비해 질병 악화 위험이 20% 높았으며, 증상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될 위험도 18% 증가했다. 반면 크론병 환자에서는 면역조절제 중단과 질병 악화 위험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공동 제1저자인 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는 면역조절제 중단 이후 새롭게 스테로이드를 사용해야 하는 등의 부정적 위험이 의미 있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교신저자인 예 교수는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라도 면역조절제를 중단할 경우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에서 서로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며, 향후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을 결정할 때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소화기학회 공식학술지인 '임상 위장병학 및 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피인용지수 16.2)에 게재됐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대한외상프로그램매니저 협의체 출범

대한외상프로그램매니저 협의체가 결성돼 초대 회장에 가천대 길병원 인천권역외상센터 김효선 외상프로그램매니저가 선출됐다. 국내 중증외상 환자 치료의 질적 향상과 외상 전문인력의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는 외상프로그램매니저 협의체는 최근 전국 권역외상센터 및 대한외상학회, 중앙응급의료센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 및 '국내 외상 질관리 시스템의 현주소와 발전 방향' 학술 세미나를 열었다. 외상프로그램매니저와 외상코디네이터는 외상센터 내에서 외상환자의 치료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질 관리, 데이터 분석, 외상 전문 인력 교육 및 행정 전반을 총괄하는 핵심보직이다. 김 회장은 2001년 가천대 길병원 입사 후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간호사로 근무했으며 2009년 이후 중증외상특성화센터 외상코디네이터로 재직하며 2014년 인천권역외상센터가 국내 최초로 개소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번 협의체 출범은 국내 외상 시스템의 내실을 다지고 전국 권역외상센터뿐만 아니라 중증외상수련센터, 국군외상센터 등 21개 기관 간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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