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아이들, 2023년 정점 이후  2년 연속 감소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성조숙증 환자 수는 2023년 18만 672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17만 5249명, 2025년 16만 8043명으로 줄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첫째, 저출산으로 인한 소아·청소년 인구 자체의 감소다. 둘째, 진단·급여 기준의 강화이다. 셋째, 성조숙증 관심의 확산으로 생활습관 관리 등 예방적 움직임이 늘어난 점이다. 소아성장 전문가인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은 “문제는 진단 기준이 강화되면 그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아이들이 통계에서 사라진다는 점"이라며 “조기 사춘기 아이는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오히려 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진단 기준의 강화가 '진짜 성조숙증'에 대한 과잉 치료를 줄이는 효과와 동시에, 경계에 있는 아이들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결과를 함께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조숙증은 또래보다 사춘기가 약 2년 빠른 경우, 조기 사춘기는 약 1년 빠른 경우로 본다. 성조숙증으로 진단된 아이는 사춘기를 늦추는 치료로 키가 클 시간을 벌 수 있지만, 조기 사춘기 아이는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문제다. 그런데 전체 환자가 감소하는 국면에서도 남아의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남아 환자는 2021년 2만 7254명에서 2025년 3만 5480명으로 5년간 약 30% 늘었다. 같은 기간 여아는 오히려 약 5% 줄었다. 박 원장은 “남아는 고환이 커지는 초기 신호를 부모가 알아채기 어려워 발견이 늦는 경우가 많다"면서 “진료실에서도 최근 키가 안 큰다며 찾아오는 중학교 1∼2학년 남학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성조숙증 여부와 무관하게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다섯 가지를 제안했다. 하나, 성조숙증 예방을 위한 노력으로 소아 비만 예방과 관리,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환경호르몬 노출 줄이기 등이 중요하다. 둘, 사춘기 진행 여부를 6개월에 한 번씩 확인하기다. 셋, 성조숙증뿐 아니라 조기 사춘기도 적극적으로 관리하기다. 넷, 일찍 자기와 규칙적으로 운동하기를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 다섯, 무엇보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아이의 성장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필수이다. 박 원장은 “키는 '얼마나 크냐'가 아니라 '언제까지 클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성조숙증 통계가 줄었다고 안심하기보다, 진단 기준 밖에 있는 아이들까지 초등 저학년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모로코 삼부자, 1만㎞ 날아 서울아산병원서 ‘새 생명’

2026년 FIFA 북중미월드컵 8강의 축구 강국, 북아프리카의 진주로 꼽히는 모로코의 3부자가 간이식을 위해 1만㎞나 떨어진 한국의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한 사연이 30일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날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최근 말기간부전과 진행성 간암을 앓던 모로코 국적의 모하메드 엘 케타니 씨(64)에게 두 아들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2대1 생체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면서 “공여자인 두 아들과 수혜자인 모하메드 씨는 수술 후 순조롭게 회복해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말기간부전에 간암까지 앓던 모하메드 씨는 암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간내 문맥에도 종양이 침범한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목숨이었다. 프랑스 의료진은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뇌사자 간이식도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전했다. 남은 희망은 생체간이식뿐이다. 프랑스에서 심장외과 의사로 일하는 둘째 아들은 세계 간이식센터의 논문을 찾아 읽은 끝에 아버지를 설득해 서울아산병원으로 향했다. 모하메드 씨는 자신 때문에 간을 기증해야 하는 두 아들이 잘못될까 한국행을 거부했다. 그러자 두 아들은 “가족을 위해 헌신한 아버지를 위해서는 기꺼이 간을 내드릴 수 있고 서울아산병원에서는 간 기증자 사망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마침내 1만㎞를 날아 한국에 도착한 모로코 삼부자는 지난 5월 22일 동시에 수술대에 올랐다. 17시간의 대수술 끝에 둘째 아들 오마르 엘 케타니 씨(30)와 그의 형 하침 엘 케타니 씨(33)의 간 일부가 각각 모하메드 씨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서울아산병원은 1992년 간이식을 처음 시행한 이후 2025년 초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세계 최초로 간이식 9000례를 달성한 '간이식의 메카' 그 자체이다. 특히 생체간이식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연간 400례를 할 정도이다. 검사 결과 모하메드 씨는 이식을 진행하기에 장애 요소가 상당히 많았다. 진행성 간암은 이식하면 조기에 재발하고, 재발 이후에는 암이 급속히 진행할 가능성이 컸다. 또 체중이 135㎏에 육박할 만큼 체격이 매우 컸다. 이 정도 체격에는 대사 요구량을 충족할 만한 충분한 크기의 간을 제공해야 한다. 즉 기증자가 두 명이 필요한데, 모하메드 씨의 체격을 감당할 충분한 간 무게가 나올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2대1 생체간이식은 한 사람의 간 기증으로는 이식되는 간 용량이 충분하지 않거나, 남은 간 용적으로 기증자 생명에 조금이라도 위험이 따를 때 적용하는 수술법이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가 2000년 세계 최초로 고안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금까지 모하메드 씨와 같은 절체절명의 말기간질환 및 간암 환자들에게 664례의 2대1 생체간이식을 시행했다. 당연히 세계 신기록이다. 기증자 중 둘째 아들 오마르 씨는 아버지와 혈액형이 맞지 않았지만, 서울아산병원은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도 세계 최다인 1100례 이상 시행해 왔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침내 5월 22일 오전 8시, 총 세 개의 수술실에 동시에 불이 켜졌고 삼부자는 나란히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실마다 10명에 달하는 의료진이 분주하게 수술에 돌입했다. 기증자 간절제는 간이식·간담도외과 송기원, 정동환 교수가 맡았다. 첫째 아들의 간 좌엽 기증자 수술은 최소절개기법으로 복부에 10㎝ 미만 작은 절개만 내어 진행됐다. 둘째 아들의 간 우엽 기증자 수술은 복강경을 이용해 흉터와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했다. 이어 이승규 석좌교수와 문덕복 교수가 모하메드 씨 간이식을 집도했다. 환자 간은 간경변증으로 크기가 줄고 복수가 많이 차 있었다. 간세포암이 간문맥을 침범한 걸로 의심돼 수술 중 종양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무접촉 기법을 적용해 간 전체를 절제했다. 이후 두 아들에게서 받은 간을 이식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식된 간이 안착하기에는 모하메드 씨의 횡격막 아래 공간이 생각보다 좁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부신을 포함한 오른쪽 신장을 배 앞쪽 아래로 살짝 이동시켜 공간을 확보한 결과 오른쪽 간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환자의 원활한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됐다. 수술은 새벽 2시를 넘겨 장장 17시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승규 석좌교수는 “전 세계의 말기간질환 및 간암 환자들이 서울아산병원에서 건강을 되찾고 고국에서 새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모든 간이식팀 의료진은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아버지를 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과 헌신을 한 둘째 아들 오마르 씨는 “서울아산병원에 머무는 동안 우리가족은 압도적으로 우수한 의료 기술과 병원 시스템, 특히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는 인간적인 태도에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프랑스에서 심장외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언젠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연수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제언] 한의학 세계화, 의료기기 활용과 연구 지원에 달렸다

최근 이주영 의원(개혁신당)이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한의학의 건강보험 적용과 과학적 근거, 의료적 가치를 부정하는 견해를 밝혀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현재 한의학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는 현실과 의료계가 서양의학의 한계를 한의학으로 극복하려는 세계적인 추세를 무시한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처사이다. 먼저 한의학의 국민건강보험 급여 적용 자체가 한의학의 치료 효과와 국민적 수요를 입증하는 결과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건강보험 급여는 단순히 특정 직역의 요구에 의해 인정되는 것이 아니며, 의학적 효능은 물론 안전성, 유효성, 비용효과성 등에 대한 다양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적용된다. 현재 침, 뜸, 부항, 한약제제 등 다수의 한의진료가 건강보험 급여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수천만 건의 한의진료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들이 실제 치료 현장에서 한의학을 선택하고 그 효용을 인정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아울러 이주영 의원은 마치 한의학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것처럼 언급하고, 더 나아가 한의학이 국제 표준(글로벌 스탠다드)에 적합한 의료임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 또한 한의학에 대한 부적절한 폄훼라 할 것이다. 한의계는 오래전부터 초음파, 엑스레이 등 현대 의료기기를 활용하여 더욱 정확한 진단과 치료 근거를 확보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일부 양의계의 직역 이기주의와 제도적 장벽에 의해 지속적으로 방해받아 왔다. 세계 표준을 요구한다면, 먼저 세계 표준 수준의 연구와 진단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순서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대한만국 의료계의 한 축으로 국민건강증진과 생명보호를 위해 기여를 하고 있는 한의학을 무차별적으로 까내릴 것이 아니라 한의학이 세계 표준을 증명해 낼 수 있도록 과학적 검증과 객관적 연구를 위한 현대 진단기기와 의료기기의 자유로운 활용이 기본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주영 의원은 한의학을 비난하면서도 정작 그 입증을 위한 핵심 수단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며 침묵하고 있다. 현재 세계 의료계의 흐름은 한의학과 각 국의 전통의학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은 메디케어(Medicare)에서도 만성 요통에 대한 침 치료를 공식 급여 대상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다수의 민간 건강보험에서도 침 치료를 보장하고 있다. 미국의 많은 주에서 이미 침 치료는 보편적인 의료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암 치료기관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는 암 환자의 통증, 항암 부작용, 불안 및 수면장애 관리에 침 치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MD 앤더슨 암센터 역시 통합의학센터를 통해 침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메이요 클리닉,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 세계적인 의료기관들도 침 치료를 통합의학 프로그램의 중요한 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전통의학의 장점을 현대의학과 결합하여 환자 중심의 치료 성과를 높이려는 세계적 흐름인 것이다. 또한 2024년에는 세계침술연합회(ICMART) 세계학술대회가 제주도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었으며, 세계 각국의 의사와 의료 전문가들이 참석해 침 치료와 통합의학의 임상적 가치, 연구 성과, 미래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 이는 한의학과 침 치료가 특정 국가의 전통요법을 넘어 국제 의료계가 함께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의학 분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일부 양의계의 직역 논리에 의해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과 연구 확대가 제한되고 있으며, 이는 한의학의 과학화와 국제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는 이미 서양의학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통합의학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만이 정부의 무관심과 직역 이기주의에에 갇혀 국제 표준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양의사 출신인 이주영 의원은 제대로 배우고 연구한 적도 없는 한의학에 대해 단편적이고 왜곡된 인식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 국민의 건강과 의료 발전을 위한 정책 경쟁이 아니라 특정 직역의 주장만을 대변하는 행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한의계는 과학적 검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연구와 객관적 평가, 그리고 현대 의료기기를 활용한 진단·치료 환경 구축을 통해 한의학의 효과를 더욱 명확히 입증하고자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의학의 세계 표준화를 이야기한다면, 그 첫걸음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활용을 보장하고 연구 환경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주영 의원의 발언처럼 진정으로 한의학의 세계 표준 입증을 원한다면, 이제는 한의학을 폄훼하고 발목을 잡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 22대 하반기 국회에서는 이주영 의원이 한의학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 확대와 한의약 연구 활성화에 적극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그것이야말로 한의학의 과학화와 국제화를 촉진하고, 국민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길이며, 이주영 의원 본인이 주장한 '세계 표준'을 실현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 방법일 것이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피부 주입형 ECM 조직이식재, 안전한가?

기증받은 인체조직에서 추출한 세포외기질(ECM)을 피부에 주입하는 'ECM 스킨부스터' 시술의 안전성 검증과 규제 공백 문제가 국민건강상의 이슈로 떠올랐다. 치료 목적의 조직이식재가 아닌,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는데도 이에 대한 별도의 안전성 검증 체계 없이 산업 규모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료바이오 기술 발전에 처지는 현행 법·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회장 민태원)는 지난 28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피부 주입형 ECM 조직이식재 규제 공백을 논하다-안전성 검증 필요성 심포지엄'을 열었다. 의료계와 법조계, 소비자단체, 언론, 보건당국 등이 참여해 피부주입형 ECM 조직이식재의 임상 안전성과 법적 쟁점, 제도개선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우선, ECM 조직이식재가 임상시험과 품목 허가 등 안전성 검증체계 없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 기존 의료기기와 달리 인체조직으로 관리되면서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현영 교수(가정의학과)는 “대부분의 ECM 조직이식재가 해외 기증자의 피부 진피조직을 냉동 건조 분쇄한 뒤 생리식염수와 혼합해 피부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치료 목적의 조직이식과 달리 미용 목적의 피부 주입에 대해서는 충분한 임상적 안전성 검증과 관리체계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현재 의료현장에서 스킨부스터라는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는 피부 주입형 주사제 가운데 상당수는 임상시험과 식약처 허가를 거쳐 의료기기로 관리되고 있는 반면, ECM 조직이식재는 인체조직으로 유통되면서 동일한 수준의 안전성 검증을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국내외 규제수준을 비교하면서 “유럽은 미용 목적의 사체 유래조직 사용을 금지하고 중국은 의료기기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국내 역시 임상적 근거와 안전성 검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는 ECM 조직이식재에 대한 위법 가능성을 짚었다. ECM 조직이식재가 인체조직으로 분류돼 유통되면서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에 요구되는 허가와 안전성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실제 사용목적과 투여 방식에 따라 ECM 조직이식재는 약사법상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법상 허가대상 의료기기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으며 의료인의 사용이나 비의료인의 시술과정에서도 의료법과 법령상 책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개선과제로 △미용목적 사용 제한 △주사형 가공제품의 허가체계 편입 △환자 대상 설명의무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좌장을 맡은 분당서울대병원 양성일 교수(전 보건복지부 차관)는 “ECM 조직이식재는 국내 바이오 미용의료기술의 혁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면서도 “국민 건강과 안전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돼야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종희 교수(대한피부과학회 미래혁신이사)는 “인체유래 무세포 동종진피(hADM)는 재건수술 분야에서 오랜 기간 사용돼 왔지만, 축적된 안전성·유효성 근거를 주사형 제제에 그대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 주입형 인체유래 ECM 제품의 적절한 임상 활용을 위해 과학적·규제적 평가 기준과 적절한 광고·설명 원칙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배하석 교수는 “근골격계 재생치료에 중요한 치료재료로 활용되는 동물유래나 합성 콜라겐은 의료기기로 분류돼 엄격한 임상 검증을 거치는 반면, 인체유래 콜라겐은 상대적으로 임상적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절차가 미흡하다"고 했다. 배 교수는 “임상 현장의 불안을 해소하고 안전한 활용을 위해서는 의료기기에 준하는 임상평가와 안전성 검증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대학교 약학과 이지윤 교수는 “ECM 기반 조직이식재를 '스킨부스터' 형태로 피부에 주입할 경우 생체 내 안전성을 가장 신중히 살펴야 한다"면서 “제조과정에서 남은 성분이 면역자극성과 세포독성을 일으켜 지연형 과민반응, 자가면역반응, 육아종성 결절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입형 ECM 인체조직 이식재가 장기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생체친화성과 안전성을 갖춘 기술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이원재 교수(대한성형외과학회 이사장)는 “주입형 ECM 인체조직 이식재는 기존 인체조직들과 동일한 세포외기질(ECM) 기반의 조직재건 기술로, 화상·외상·암 재건 등 다양한 임상 분야에서 수십 년간 사용되며 장기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GCN녹색소비자연대 유미화 상임대표는 “이번 논의는 특정 제품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등장할 첨단바이오 기술을 어떤 원칙으로 관리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라며 “새로운 기술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안전성 검증과 투명한 정보 공개, 소비자의 알 권리가 보장돼야 국민의 신뢰 속에서 혁신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약사공론 임태균 기자는 “규제의 초점은 조직 유래가 아니라 피부에 주입되는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제조 가공과정, 이상사례 관리체계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양성일 교수는 토론회를 마무리하면서 “현재 ECM 조직이식재는 화학물질 잔류 안전기준과 조직이식재·의료기기 간 법적 분류체계가 미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이 산업 발전과 국민 안전을 함께 고려한 합리적이고 조화로운 규제체계를 마련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여성 치과의사 권익 향상·국민 구강건강 증진에 힘쓸 것”

“대한여성치과의사회는 55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여성 치과의사의 권익 향상과 국민 구강건강 증진을 위한 역할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정책 연구와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는 동시에 회원 확대와 지부 활성화에 힘써 조직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현재 국내 치과의사 면허증의 발급 수는 전체 4만명에 육박하고 그 중 여성치과의사는 약 1만 3000명이다. 실제 활동하는 여성치과의사는 1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치과계에서 여성치과의사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그 역할이 커지고 위상 또한 높아지고 있다. 김수진 대한여성치과의사회(대여치) 회장(뉴욕bns치과 원장)은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대여치는 고령화시대 국민구강건강 증진을 대비하기 위해 틀니 보험도입 관련 연구, 장애인 구강건강 문제, 장기요양시설 입소 노인의 구강건강관리, 지역사회 돌봄을 위한 치과의사의 역할 증대 등에 회무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방문치과진료 시범사업' 도입 기여한 치과계 리더 김수진 회장은 지난 4월 제26대 대여치 회장에 선출됐다. 그는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으로서 협회 보험이사와 서울시치과의사회 홍보이사 등을 역임하며 탄탄한 회무경험뿐 아니라 대내외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치과계의 리더이다. 2023년 고령사회치과의료포럼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초고령사회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방문건강관리와 방문치과진료 시범사업 도입에 기여했다. 1971년 창립된 대여치는 1984년 사단법인에 이어 사회공헌사업을 통한 공익성을 인정받아 2024년 공익법인이 됐다. 김 회장은 “여성치과의사가 증가하는 것과 함께 대여치가 여성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한 결과, 치과계 내에서 다양한 분야(개원의, 봉직의, 대학교수 등)에서 활동하는 여성 리더를 배출해 왔다"면서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여성리더연합, 여성의료주요단체 등과 연대 활동을 통해 치과계 외부에서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여치는 김 회장 임기 중에 정회원의 수를 늘리는 일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또한 대여치의 활동과 정체성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성화하고 신문 등 언론매체와의 연계를 통해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임시 분과위원회로 '미래조직발전위원회'를 신설하여 대여치가 미래에도 존재할 수 있도록 조직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인공지능(AI)이 대세가 되는 새로운 세대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만들려고 합니다. 조직을 다양화하고 그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틀을 정비하며 여성치과의사의 리더십 향상을 위한 여성인재아카데미를 진행할 것입니다." 김 회장이 이끄는 대여치는 중심 가치인 W-Sharing (Wisdom, Worth, Warmth Sharing)을 계승하여 여러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학술대회 및 지부별 학술세미나, '멘토멘티' 만남의 날, 미래여성인재상 수여, 학생홍보기자단 운영, 여성리더간담회,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의 정책연구 활동 참여, 여성과총 단체지원사업, 의료소외계층의 구강건강 증진 등이다. 김 회장의 좌우명은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자'이다. 평소 가벼운 달리기를 통해 건강을 지킨다. 그는 “치아 및 구강건강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치아를 잘 닦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정기적으로 연간 1회 구강검진과 치석제거를 하라"고 권했다. 건강보험정책으로는 질병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이 필요하며 방문치과진료의 도입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여름철, 특히 고혈당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

당뇨병은 혈액 내 포도당이 흡수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질환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체질이 당뇨병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비만, 고령, 고열량·고지방 식단, 운동 부족, 감염증, 특정 약물(스테로이드제제, 면역억제제) 등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국내 당뇨병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30대 이상에서의 당뇨병 유병률은 약 15% 정도이며 65세 이상에서는 3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다. 당뇨병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뇌졸중, 심근경색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관리와 합병증 치료가 중요하다. 여름철은 무더위와 높은 습도로 인해 당뇨병 환자가 특히 주의해야 하는 계절이다. 장시간 더위에 노출되면 땀 배출이 늘어나 체내 수분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음료를 섭취하면 혈당이 단기간에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탈수 상태는 신장 기능 저하를 유발하고 혈당 조절이 더욱 불안정질 위험성을 높인다. 여름철에는 과일이나 아이스크림·가당탄산음료의 섭취가 증가하는데 특히 조심해야한다. 수박·참외·복숭아·자두 등 여름 과일은 당도가 매우 높다. 게다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섭취하는 아이스크림이나 팥빙수는 단순당이 많아 혈당을 급격하게 상승시킨다. 콜라나 사이다, 환원주스 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외에도 당뇨병 환자는 말초신경 손상으로 발의 상처나 물집을 잘 느끼지 못하고 상처 회복도 느린 편이다. 무덥고 습한 여름철 환경은 발 상처를 쉽게 악화시킬 수 있으며, 물가나 해변에서 맨발로 활동하면 감염 위험이 높아지므로 금물이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여름철에는 당분이 높은 음식을 섭취할 가능성이 높다. 당뇨 전 단계나 혈당 경계치 대상자가 과한 당분을 섭취하면 혈당이 보다 쉽게 상승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자주 생기면 장기적으로 당뇨 발병을 높일 수 있으므로 당뇨 환자가 아니라도 과식이나 단 음식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무더위와 높은 습도로 인해 혈당 변동이 쉽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기본적인 당뇨 관리 원칙을 지키면서 여름 특성도 고려해해야 한다. 무엇보다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식사는 골고루, 알맞은 양을 섭취하고 달거나 기름지거나 짠 음식은 가능한 줄이는 게 좋다. 당도가 높은 과일이나 아이스크림, 팥빙수 등 단순당 음식을 먹을 때는 섭취량을 조절하고, 식사 전·후 혈당 변화를 체크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 주 3회 이상'이 좋으며 유산소 운동은 적당히 숨이 차고 땀이 날 정도가 무난하다. 근력 운동이나 스트레칭도 필수적으로 병행하는 것이 좋다. 개인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춰 강도를 조절하고 운동 전후로 수분과 간단한 간식을 섭취한다면 급격한 혈당 변화를 예방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하지만 무더운 여름에는 야외 운동 시 탈수와 혈당 변화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야외에서 운동한다면 충분한 수분섭취를 해주는 것이 필수이다. 뜨거운 한낮에는 실외 운동을 삼가고 실내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당 조절이 어렵다면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약물은 규칙적으로 복용하며, 식사요법과 운동요법도 병행해야 한다. 평소에 저혈당, 메스꺼움, 숨참 등 특이적인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글=문준호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40℃ 육박 폭염에 요동치는 심장…심·뇌혈관 질환 ‘빨간불’

장마가 물러가니 겁나는 불볕더위가 찾아왔다. 한반도의 기상 지도가 빨갛게 변했다. 전국이 섭씨(℃) 35도를 오르내리고 심한 지역은 40도에 육박하는 역대급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극단의 기후이다. 기상청은 지난 26~28일 전국 상당수 지역에 폭염 중대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폭염주의보의 한 단계 위인 폭염경보의 상위 단계로, 한낮 최고 체감온도 38℃ 이상, 낮 최고기온이 39℃ 이상인 날이 하루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현재 한반도 상공에는 뜨거운 고기압이 뒤덮은데다, 대기 하층에서는 다량의 열대수증기가 유입되고 있다. 특히 대기 하층으로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상층에는 티베트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이중 열돔' 현상이 만들어졌다. 뜨겁고 습한 열기가 빠지지 못하고 축적돼 이번 주 더위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불볕더위는 최소 2주에서 길면 3주 이상 지속될 전망이다. 한낮에는 100~200m만 걸어가도 땀이 줄줄 흐르고 뜨거운 열기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밤에는 열대야(기온이 25도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상태)가 불면의 지친 몸을 휘감는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노약자·임신부는 물론이려니와 평소 건강을 자신하던 사람들도 '은인자중', '과유불급'의 자세로 폭염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 질병관리청 분석 결과, 체감온도의 상승에 따라 사망 위험이 증가하여 폭염중대경보 단계인 38℃에 이르면 전체(사고·비사고 포함) 사망위험은 1.16배 증가하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도 1.14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27일 오후 3시부로 폭염 재난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폭염 재난에 대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햇볕이 뜨거운 낮 시간대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취하고, 폭염중대경보가 발표된 지역에서는 야외활동을 즉시 멈추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는 등 폭염 국민행동요령을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 한낮 뙤약볕 활동은 금물…갈증 없어도 수분 보충 충분하게 더우면 땀이 나는 것은 인체 체온조절의 자연스런 방어 기전이다. 오히려 몸이 뜨거운데 땀이 안 나오는 것이 큰 문제이다. 그런데 계속 땀을 흘리면 탈수증이 초래될 수 있고, 이는 고혈압·저혈압·고혈당·고지혈증·콩팥병·동맥경화 같은 주요 만성질환에 큰 악영향을 초래한다. 잘못하면 심장부정맥(빈맥·심방세동 등)이나 급성 심부전·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심장 이벤트' 참사를 겪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여름철 심장 이벤트는 혈액 및 혈압과 연관이 크다. 기온이 오르면 혈관 확장으로 혈압이 떨어질 수 있는데, 혈액의 수분이 땀으로 빠져나가 점도가 높아지고 혈액량까지 줄면 혈압이 더 떨어지고, 이를 보상하려는 반응으로 심박수가 매우 빨라진다. 고지혈증의 주요 원인으로 혈관 벽에 이미 '콜레스테롤 플라크'(죽상경화반)가 쌓여 있는 동맥경화 환자들은 탈수와 함께 혈액의 점도 증가가 겹치고 심장 박동이 불안정하면 '혈전'(피떡)이 잘 떨어져나가 심장의 좁아진 혈관이나 뇌의 모세혈관이 급격히 막힐 위험이 커진다. 결국 심근경색과 뇌졸중으로 응급실로 실려가고, 다행히 목숨을 건진다 해도 큰 후유증으로 인해 고난의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불상사를 당하게 된다. 폭염이 초래하는 이러한 응급상황 예방을 위해서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 먼저 물을 마시고, 길을 갈 때도 '이러다 쓰러지겠다' 싶으면, 은행이나 편의점, 카페 같은 시원한 장소에 슬쩍 들어가 몸의 열기를 낮춘 후 다시 길을 나서는 것이 좋다. 자동차 매연과 열기가 휩싸이는 버스정류소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타려는 버스를 마냥 기다리지 말고, 같은 방향의 버스를 얼마간 타고 가다가 내려서 환승하는 방법도 폭염에 대처하는 임기응변이다. 심장은 한 번 멎으면 심폐소생술이 이뤄지지 않는 한 '끝장'이다. 따라서 휴식 중에도 맥박이 계속 빠르거나 불규칙하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갑자기 어지럽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거나 하면 근처 병원의 응급실로 가는 것이 상책이다. ◇ 과로·과음·수면부족, 체온조절 기능 약화로 온열질환 위험 한여름 폭염기에는 온열질환 발생 또한 절정을 이룬다. 온열질환이란 △열사병 △일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 강한 햇빛과 고온 그리고 높은 습도에 인체가 적응하지 못해 쓰러지거나 호흡곤란, 탈진, 심장 발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중증화 특성 분석 결과, 연령대가 높거나 신체적·정신적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 온열질환 중증화(입원 또는 사망) 위험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전반적으로는 남성에서 중증화 위험이 컸으나, 고령층(65세 이상)에서는 남녀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또한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등 1인 생활자, 외국인)에서 온열질환 중증화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사병, 일사병 등의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온이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요인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뙤약볕이나 밀폐된 곳에서의 작업이나 운동은 매우 위험하다. 온열질환 증상이 생기거나 환자가 발생하면 신속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탈수가 일어나지 않게 물을 충분히 마시고, 바람을 쏘이는 등 기본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의학적으로는 매일 체중(㎏)×30(㎖) 정도, 성인이라면 체중에 따라 하루에 대략 1.5~2.5ℓ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 세계보건기구(WHO)나 전문가들의 권고이다. 소량의 물을 수시로 음용하는 것이 수분 부족을 막는 기본 수칙이다. 수분 섭취 수단으로 청량음료(가당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는 것은 아주 나쁘다. 대부분 설탕, 액상과당 같은 당분(당류)이 듬뿍 들어 있어 비만·당뇨·심혈관계질환 등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갈증이나 탈수 증세가 느껴질 때는 맹물보다 소금을 약간 탄 물이나 스포츠 이온음료가 좋다. 배(복부)가 출렁일 정도로 많은 양의 물이나 음료를 급히 마시면 심장이나 신장(콩팥)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과로, 과음, 수면부족 등은 뇌 기능을 떨어뜨려 체온 조절 및 방어기능을 약하게 만든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제이엠스마트, 난임 극복 돕는 ‘생체시계 분석 및 관리’ 특허 등록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서비스 전문기업 제이엠스마트(대표 문일룡)는 28일 “난임 극복을 위해 디지털치료 기술을 접목한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한 난임부부 임신성공율 향상을 위한 생체시계 분석 및 관리 방법'에 대한 특허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에 등록된 특허는 웨어러블 장치와 연동된 서버를 통해 난임 부부의 생체시계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시스템 전반을 포괄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제이엠스마트는 앞서 수면장애 개선 밴드인 슬립닥(Sleepdoc)과 광노화 케어 밴드 스킨루프(Skinloop) 그리고 반려동물 건강관리 웨어러블 퍼피닥(PuppyDoc) 등 다양한 웨어러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선보였다. 제이엠스마트가 상용화를 위해 개발 중인 난임 디지털 치료기술은 24시간 생체시계 관리 솔루션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특히 기존 웨어러블 기기와의 가장 큰 차별점은 정밀한 '빛 노출 모니터링'과 '시간대별 맞춤 활동 처방'에 있다. 첫째, 웨어러블에 내장된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일상 활동량뿐만 아니라 주간의 '일광 노출'과 야간의 '빛 공해 노출'을 세밀하게 추적한다. 이를 통해 멜라토닌과 비타민D 등 가임력과 관련된 호르몬이 정상적인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둘째, 일률적인 운동 목표 제시에서 벗어나, 하루를 주간, 저녁, 야간 시간대별로 세분화하여 권장 운동량을 다르게 추천한다. 낮에는 활력을 높이고 밤에는 수면을 잘 취할 수 있도록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도하여 정상적인 일주기 리듬을 유지하게 한다.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체 변화를 모니터링하여 최적의 가임기를 안내하며, 남녀의 전반적인 가임력을 증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가임력 증진을 위해 정상적인 일주기 리듬을 유지하도록 스마트밴드와 전용 앱을 통한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한다. 생식 호르몬 변동과 상관관계가 있는 생리학적 매개변수를 사용자가 입력한 주기와 통합 분석하여 최적의 가임기를 알려준다. 나아가 의료진이 난임 부부의 생체시계 컨디션에 따라 검사 및 시술 일정을 효과적으로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 소통 플랫폼 역할도 수행한다. 이러한 가임력 증진 관리는 건강한 정자와 난자 생성은 물론, 안정적인 배아 배양과 이식 성공률 향상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일룡 대표는 “디지털 치료 기술은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난임 과정에서 동반되는 정서적, 심리적 어려움까지 완화하는 삶의 질 향상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중앙대광명병원, 방사선 없는 ‘심실성 부정맥 전극도자 절제술’ 300례 달성

중앙대학교광명병원(병원장 정용훈)은 28일 “부정맥센터 임홍의 교수가 국내 최초로 '방사선 제로(0) 심실성 부정맥 전극도자 절제술' 300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임 교수가 지난 2019년 국내 최초로 방사선(엑스레이) 투시영상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심실성 부정맥 전극도자 절제술을 성공한 이후 약 6년 만에 이룬 성과다. 돌연사 위험이 매우 높은 빠른 기질성 심실빈맥 환자가 약 20%를 차지해 고위험 환자에서도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병원은 설명했다. 심실성 부정맥은 심장의 아랫부분에 있는 두 개의 방인 심실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해 심장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심계항진, 어지럼증, 흉통, 호흡곤란, 실신 등이다. 일부 환자는 별다른 전조 증상 없이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급성 심장사가 발생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심실조기수축(VPC), 심실빈맥(VT), 심실세동(VF) 등이다. 이 중에서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은 혈액을 정상적으로 전신에 내보내지 못해 심정지와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부정맥으로 꼽힌다. 심실성 부정맥 전극도자 절제술은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하는 부위를 찾아 고주파 에너지로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대부분 의료기관에서는 방사선(엑스레이) 투시영상을 이용하기 때문에 장시간 시술 시에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상당량의 방사선이 노출될 수 있다. 반면 방사선 제로(0) 전극도자 절제술은 심장 내 초음파(ICE)와 3차원 고해상도 맵핑 시스템만으로 카테터 위치 및 심장 상태를 실시간 확인해 방사선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시술을 시행하는 방식이다. 임 교수는 20년 이상 축적한 부정맥 시술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3차원 고해상도 맵핑으로 심실의 전기적 이상 부위를 정밀하게 분석한 뒤 최적의 절제 경로를 계획하며, 심장 내 초음파(ICE)를 이용해 시술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모든 시술을 전신마취가 아닌 수면진정 상태에서 시행해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방사선과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아 반복적인 방사선 피폭과 조영제에 따른 신장 손상 위험을 최소로 줄인다. 임 교수는 개인 통산 6000례 이상의 부정맥 시술과 약 2300례의 방사선 제로(0) 부정맥 시술을 시행한 권위자이다. 한편, 중앙대광명병원 부정맥센터는 2025년 4월 국내 최초로 국제 '방사선 제로(0) 부정맥 시술 교육센터'로 지정됐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초고령사회, 뇌건강 지키는 국가 전략 필요”

매년 7월 22일 세계신경과학연맹이 제정한 세계 뇌의 날(World Brain Day)이다. 뇌건강과 신경계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건강 기념일로, 2026년 주제는 '모두가 누리는 뇌건강'으로 정했다. 이는 모든 사람이 거주 지역이나 사회·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적절한 신경의료와 치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공동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한신경과학회(이사장 서대원,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지난 22일 '2026년 세계 뇌의 날'(World Brain Day)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개최, 초고령사회에서 국민의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료·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학회는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뇌전증, 군발두통, 재택의료 등 초고령사회가 직면한 주요 신경계 질환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국가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치료법의 등장에도 제도와 의료체계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어 국가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신경계 질환이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국가적 보건의료 과제로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치료기술의 발전과 함께 국민 누구나 적절한 시기에 표준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와 정책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대원 이사장은 “초고령사회에서 뇌질환은 더 이상 일부 환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함께 해결해야 할 핵심 보건의료 과제"라며 “치료기술의 발전만큼이나 치료 접근성과 필수의료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이사장은 “신경과학회는 앞으로도 정부, 의료계, 환자단체와 협력하여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을 제안하고 국민의 뇌건강 증진과 필수 신경의료 체계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서 한양대병원 김희진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는 증상 조절 중심에서 질병 진행을 늦추는 질병조절치료(Disease-modifying Therapy)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다만 새로운 치료는 일부 초기 환자에게 적용되는 만큼 조기 진단과 적절한 환자 선별, 안전성 관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물 치료뿐 아니라 인지중재, 보호자 지원,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을 포함한 통합적 치료를 통해 환자의 독립적인 일상을 가능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현대 치매 치료의 핵심 목표라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김태정 교수는 “2050년 국내 뇌졸중 환자는 현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뇌졸중은 치료가 단 몇 분만 늦어져도 장애와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대표적인 신경학적 응급질환"이라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지역 간 치료 인프라와 전문인력의 불균형으로 골든타임 치료가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권역응급의료센터 신경계 전문인력 확충과 지역 간 신속한 전원체계 구축 등 국가 차원의 뇌졸중 치료 안전망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안산병원 권도영 교수(고려대안산병원)는 “해외에서는 이미 표준치료로 활용되는 다양한 파킨슨병 치료제가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못해 환자의 치료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은 환자마다 약효 지속시간과 약물 흡수 양상이 달라 다양한 제형과 투여경로가 필요하지만, 국내에서는 약가와 급여 절차 등의 문제로 검증된 치료제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권 교수는 필수 치료옵션의 신속한 허가와 급여평가 개선, 새로운 제형의 임상적 가치 인정 등을 통해 환자 중심의 치료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희대병원 황경진 교수는 “뇌전증지속상태 치료에 필수적인 응급 항발작 주사제의 생산과 공급이 잇따라 중단되고 있는 현실은 국가 필수의료체계의 심각한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련성 뇌전증지속상태는 분 단위 치료가 생명을 좌우하는 신경학적 응급질환이지만, 디아제팜주와 페니토인주에 이어 포스페니토인주까지 공급 중단이 예정되면서 응급실과 중환자실의 표준 치료체계가 흔들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응급 항발작제를 국가필수의약품으로 별도 지정하고, 약가 현실화, 중앙 비축 시스템 구축, 권역별 재고 관리 및 공급 중단 사전예고 제도 등을 마련해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조수진 교수(대한신경과학회 회장, 전 대한두통학회 회장)는 “국제 진료지침에서 1차 치료로 권고하는 재택 고유량 산소치료가 국내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많은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국내에서도 관련 의료기기가 허가된 만큼 이제는 건강보험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며, 군발두통을 재택 산소치료 급여 대상 질환에 포함하고 신경과 전문의에게 처방 권한을 부여하는 등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신내의원 이상범 원장은 “초고령사회에서는 병원 중심 치료만으로는 중증 신경계질환 환자의 삶을 충분히 지원하기 어렵다"면서 “퇴원 후 1∼3개월 동안의 전환기 재택의료가 기능 유지와 재입원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를 위해 병원과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공유진료 모델을 구축하고, 방문진료, 다학제 협력, 퇴원관리, 치료성과를 함께 반영하는 다층적 하이브리드 수가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신경과학회는 이번 세계 뇌의 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초고령사회에서 뇌질환은 더 이상 일부 환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함께 해결해야 할 핵심 보건의료 과제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학회는 특히 다음과 같은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치매 등 신경계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 접근성 향상, 뇌졸중 등 신경계 응급질환 치료 안전망 구축, 파킨슨병 치료제의 신속한 도입과 환자 치료 선택권 확대, 뇌전증 필수 응급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체계 구축, 군발두통 재택 고유량 산소치료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지역사회 기반 재택의료 및 통합 돌봄 확대 등이다. 신경과학회는 “앞으로도 정부와 의료계, 환자단체와 협력하여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국민 누구나 적절한 시기에 표준 신경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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