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암환자의 대상포진, ‘양한방 협진’ 통합적 접근 필요하다](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1.41abd1d051f149b88e34fd491feaf2cc_T1.jpg)
올 여름의 심한 무더위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큰 일교차로 인해 그 저하가 더욱 심해지는 요즘 같은 시기는 과거 대상포진을 앓았던 암환자에게 재발이 일어나기 좋은 계절이다. 대상포진이 발생했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는가이다. 특히 암환자들은 일반인보다 합병증 위험이 높은 만큼, 정확한 진단 과정과 치료 원칙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상포진은 특징적인 피부 소견만으로 진단할 수 있다. 몸의 한쪽 편, 신경이 지나는 경로를 따라 띠 모양으로 붉은 발진과 물집이 나타나고, 발진이 나타나기 며칠 전부터 그 부위에 따끔거림이나 화끈거림, 저릿한 신경통성 통증이 먼저 찾아온다. 발진 부위에 감각 이상이나 심한 압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다만 발진 양상이 전형적이지 않거나 진단이 애매한 경우, 면역저하 상태에서 전신에 퍼지는 파종성 대상포진이 의심되는 경우, 혹은 대상포진성 뇌수막염이나 안면신경마비 같은 합병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확진을 위한 추가 검사가 이루어진다. 이때는 물집 액을 채취해 바이러스 PCR 검사를 시행하거나, 필요에 따라 혈액검사, 뇌척수액 검사, 영상검사 등을 함께 진행해 원인을 감별한다. 암환자는 발열성 호중구감소증이나 세균성 봉와직염 등 다른 감염 질환과 증상이 겹칠 수 있어, 이러한 감별진단의 과정이 특히 중요하게 다뤄진다. 대상포진 치료의 근간은 항바이러스제다. 발진이 시작된 후 가능한 한 빨리, 늦어도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합병증을 예방하고 회복 속도를 앞당기는 데 결정적이다. 암환자는 면역저하 상태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아 경구약보다 정맥주사를 통한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흔하고, 치료 기간도 일반인보다 길어질 수 있다. 구체적인 약제의 종류와 투여 방식, 용량은 환자의 면역 상태, 간과 신장의 기능, 병변의 범위에 따라 담당 의료진이 판단해 결정한다. 대상포진은 통증의 정도에 따라 진통제가 단계적으로 사용되며, 신경통을 완화하는 약물이 함께 처방되는 경우도 많다. 통증을 참고 견디기보다는 그 양상을 정확히 의료진에게 전달해 적절히 조절받는 것이, 이후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 피부에 생긴 물집은 억지로 터뜨리지 않고 청결하게 유지해야 하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국소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만약 2차 세균 감염이 의심된다면 항생제 치료가 추가로 이루어진다. 암환자의 대상포진 치료는 양방의 항바이러스제와 통증 관리가 근간을 이루지만, 최근에는 회복력을 높이고 통증과 후유증을 관리하기 위해 한방치료를 함께 병행하는 방식도 점차 관심을 받고 있다. 급성기 통증이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침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이러한 치료가 통증 완화에 보조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기도 한다. 발진이 가라앉은 이후 저하된 체력과 식욕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한의학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고, 신경통이 장기화될 때는 양방의 약물 치료와 한방 치료를 함께 병행해 관리하기도 한다. 다만 암환자가 한방치료를 고려할 때는 몇 가지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면역을 높인다고 알려진 일부 한약재는 항암제의 대사에 영향을 주거나 오히려 진행 중인 치료의 효과를 방해할 수 있어, 임의로 복용하기보다는 반드시 담당 의사와 한의사가 함께 확인한 처방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호중구감소증이나 혈소판 감소가 있는 시기에는 감염이나 출혈의 위험이 있어 약침이나 침치료 같은 침습적 시술을 피하거나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방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현재의 항암치료 상태와 혈액 수치, 복용 중인 약물을 반드시 알려 상호작용을 사전에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양방진료와 한방진료가 함께 이루어지는 협진 시스템을 갖춘 병원을 이용하는 것이, 치료 정보가 자연스럽게 공유되어 보다 안전한 관리로 이어질 수 있다. 파종성 대상포진이거나 안면부, 특히 눈 주위를 침범한 경우, 심한 면역저하 상태에 있거나 내부 장기 침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입원해 정맥주사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진행 중이던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일정을 일시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는데, 이는 담당 종양내과 전문의와 감염내과 또는 피부과 전문의가 함께 상의해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일정을 미루지 말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암환자는 안구 대상포진으로 인한 시력 저하, 대상포진 후 신경통, 폐렴이나 뇌수막염 같은 내부 장기 합병증, 세균 중복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등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런 만큼 치료가 시작된 이후에도 몸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를 받는 중에도 통증이나 발진 범위가 계속 넓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거나 눈 주위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38도 이상의 고열이 계속되거나, 극심한 두통과 함께 의식이 흐려지거나 목이 뻣뻣해지거나, 혹은 호흡곤란이나 심한 기침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글=문상현 슬찬한방병원 대표원장(한의사)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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