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e+ 삶의 질] 홍삼 섭취로 혈당조절 가능…당뇨치료 ‘희소식’

KGC인삼공사 R&D본부 천연물효능연구소는 “당뇨 전 단계 성인이 홍삼을 섭취하면 특이반응 없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혈당을 조절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Medicine)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11일 밝혔다. 인삼공사에 따르면, 천연물효능연구소는 공복혈당 장애 또는 식후혈당 장애가 있는 당뇨 전 단계 40세 이상 성인 98명을 대상으로 홍삼섭취군과 대조군(위약군)으로 나누고, 12주 동안 매일 홍삼농축분말타블렛(1g)과 위약(1g)을 각각 1일 2회 섭취하도록 했다. 그 결과, 혈당 및 인슐린 저항성 관련 9개 지표가 개선된 점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 홍삼섭취군은 공복혈당, 식후혈당, 당화혈색소(3개월 평균혈당) 수치가 위약군 대비 9.07%, 11.28%, 1.68% 낮았다. 식후혈당은 식후 30분∼1시간에 수치가 가장 높아지는데, 홍삼섭취군은 30분부터 대조군 대비 혈당상승 감소 효과가 나타났으며, 식후혈당 0분에서 120분까지의 변화 면적을 산출한 '혈당 곡선하면적' 또한 대조군 대비 유의적으로 7.4% 감소했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HOMA-IR)이 높을 경우, 혈액 내 포도당이 세포로 유입되지 못하고 혈중에 남아 혈당이 높은 상태가 유지되는데, 홍삼섭취군은 대조군 대비 인슐린 저항성이 22.8% 낮았다. 식후 혈당 상승에 따른 인슐린 작용 능력을 평가하는 인슐린 분비능 지표(IGI)는 대조군 대비 45.6% 높게 나타났다. 체내 인슐린 수치를 반영하는 C-펩타이드도 대조군 대비 홍삼섭취군에서 12.1% 낮았다. 당뇨 전 단계에서 인슐린 저항성 증가에 따라 나타나는 인슐린 과다 분비가 개선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인삼공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홍삼을 섭취하면 공복혈당, 식후혈당, 3개월 평균혈당(당화혈색소), 인슐린 저항성, 인슐린 분비능 등 총 9개 지표를 모두 크게 개선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홍삼이 혈당 조절 및 식욕 억제 관여 호르몬으로 알려진 GLP-1까지 개선한다는 점도 연구소는 확인했다. 이승호 천연물효능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당뇨 전 단계에서 홍삼을 섭취하면 특이반응 없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이라면서 “향후 혁신적인 R&D 기술력으로 혈당 조절에 대한 홍삼의 효능, 기전 및 안전성 등의 연구를 꾸준하게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당뇨병학회가 펴낸 '당뇨병 팩트시트2024'에서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4.8%(7명 중 1명)으로 약 533만 명에 이르며, 지난해 추정치로 환산하면 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학계는 전망한다. 또한, 질병관리청 등 자료를 살펴보면 아직 당뇨병에 걸리지는 않았지만 정상범위를 넘어서 당뇨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위험군인 '당뇨병 전 단계' 규모도 약 1500만 명이며, 이 가운데 매년 8% 정도가 당뇨병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뇨병은 눈, 콩팥, 신경, 심장, 뇌, 말초혈관 등 전신에 걸쳐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며, 심근경색, 뇌졸중, 당뇨병성 신증, 암, 치매발병률을 높인다. 환자들은 보다 체계적이고 정확한 방법으로 자가 혈당을 측정해 건강한 생활패턴을 만들고, 적절한 당 섭취와 인슐린 주사 등의 처치가 필요하다. 당뇨병 진단 기준은 △식사와 관계없이 측정한 혈장(혈액에서 적혈구·백혈구·혈소판을 제외한 액체 성분) 혈당이 200㎎/㎗ 이상 △8시간 공복 혈장 혈당(공복 혈당)이 126㎎/㎗ 이상 △75g 경구당부하검사에서 2시간 후 혈장 혈당(식후 2시간 혈당)이 200㎎/㎗ 이상 △당화혈색소(3개월 동안의 평균혈당 지표) 수치가 6.5% 이상이면 당뇨병이다. 공복혈당 100∼125㎎/㎗, 식후 2시간 혈당 140∼199㎎/㎗, 그리고 당화혈색소 5.7∼6.4%면 당뇨병 경계치에 해당한다. 공복혈당 100㎎/㎗ 미만, 식후 2시간 이후 혈당 140㎎/㎗ 미만, 당화혈색소는 4.0∼5.6% 사이가 정상이다. 당뇨병 관리 및 치료의 3박자는 식사, 운동, 약물이다. 특히 식생활은 당뇨 전단계에서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과당, 포도당, 설탕, 액상과당 등 당류(단순당)의 지나친 섭취는 당뇨병뿐 아니라 비만·고지혈증·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을 초래한다. 또한, 충치와 잇몸병의 원인이 되며, 심혈관 질환과 일부 암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 당뇨병 환자들은 특히 탄수화물 중 당류, 당류 중에서도 첨가당 섭취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재기성공人터뷰 ⑤] “2천만원 마케팅 고도화 밑거름…매출 3배 뛰었죠”

만성질환인을 위한 건강식품전문기업 '직송'은 중소벤처기업부의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으로 수혜를 받아 3배 이상의 매출 신장을 이룬 우수 사례 기업이다. 특히, 직송은 '우리 농가와의 상생'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어, 그 성공이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김진곤 직송 대표는 지난 2015년 회사를 설립해 열심히 일구어왔지만, 기상이변에 따른 농산물 유통의 어려움과 시장의 과열경쟁 등은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그런 그에게 한줄기 희망으로 다가온 것은 중기부의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이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직송은 어떤 기업인가. ▲만성질환인을 타깃으로 한 건강식품 전문기업이다. 상품성은 좋지만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 농가와 직접 파트너십을 맺고, 국산 원물과 가공식품을 직송 브랜드로 제조 및 유통하고 있다. 우리가 취급하는 농산물은 친환경 유기농 무농약 제품으로, 대표 상품은 생강청, 혼합잡곡, 쌈채소 등이다. 대표상품인 생강청의 경우 국산 햇 생강에 유기농 설탕을 넣어 만든 제품이다. 방부제를 쓰지 않고 식품첨가제도 안 써 카페 사장님들도 많이 찾는다. 혼합잡곡은 저당지수 수치가 55 이하의 국산 무농약 잡곡들을 엄선해 만든 제품으로, 당뇨 및 혈당관리에 좋은 대표 제품이다. 유기농 쌈채소는 제가 가장 추천하는 제품인데, 5~7가지 제철 채소를 혼합해 받을 수 있고 원하는 채소를 더 넣거나 뺄 수도 있도록 했다. -우리 농가와 상생한다는 비전이 인상적인데, 희망리턴패키지를 만나기 전 어떤 어려움을 겪었나. ▲현재 직송은 우리 농가 100곳 이상과 거래를 하고 있지만, 사실 농산물 유통은 정말 어려운 분야다. 풍수재해로 농작물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면 수확이 되지 않기도 하고, 대기업이 먼저 대량으로 매수해 버리는 상황도 비일비재하다. -희망리턴패키지를 통해 가장 크게 도움을 받은 부분은 무엇인가. ▲경영 멘토와 회계 멘토가 일대일로 붙어 주기적으로 와서 도와주셨다. 맞춤형으로 컨설팅을 받다보니 재무제표 관리 등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또한, 2000만원의 자금을 지원 받아 직송의 마케팅 강화에 힘을 보탤 수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 창업 지원은 업력 7년 이하의 초기 기업에 집중돼 있어서, 직송처럼 10년 차 이상 되는 기업은 정부 지원을 받을 길이 상당히 좁다. 희망리턴패키지는 업력 제한이 없어 지원이 가능했고, 결과적으로 정말 큰힘이 됐다. -희망리턴패키지 참여 이전과 이후 실적 변화는 어느 정도였나. ▲지난해 6~9월 스마트스토어 매출이 1억 3185만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3배 넘게 뛰었다. 지난해 7월에는 새로운 판로인 쿠팡 로켓배송을 시작해 매출이 많이 늘었다. 월 최고 매출액은 1억 3000만 원으로, 지난 9년 간 직송을 운영하면서 거둔 최대 매출액을 찍었다. 매출도 매출이지만, 가장 기분이 좋은 것은 재방문율이나 재구매율이 높다는 점이다. 또 희망리턴패키지 경영개선 우수 사례로 꼽히면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도 받게 돼 더 큰 보람을 느꼈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부지원 사업에 제안할 점이 있다면. ▲자금 지원도 좋지만, 무엇보다 사업 기간이 좀 더 길어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멘토링과 네트워킹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생각보다 소상공인은 정말 외롭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건강e+ 삶의 질] 독감, 입춘 강추위로 또 기승…‘봄철 대유행’ 오나

올 겨울 대유행하던 독감(인플루엔자)이 새해 들어 하강 곡선을 그리다 역대급 입춘 강추위 탓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여 독감환자 관리에 다시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초순부터 1월 하순까지 큰 포물선을 그리며 하강하던 독감 유행 추세가 △약 1주일 간의 설 연휴 △설 연휴 이후 열흘 넘게 이어지는 입춘 강추위에 독감 의심환자 비율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월 5주차(1.26∼2.1) 독감 의심환자 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30.4명이었다. 1월 1주차 정점(99.8명)을 찍은 후, 2주차 86.1명, 3주차 57.7명, 4주차 36.5명, 5주차 30.4명으로 4주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2월 1주차(2.2∼2.8)를 기점으로 다시 상승세를 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설 연휴에는 가족이나 친지·친구들과의 대인 접촉이 늘어나고, 극장이나 쇼핑센터 등에 다중인파가 모이기 때문에 으레 독감 곡선이 다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곤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한겨울보다 더 매서운 강추위가 2월 초순임에도 지속되고 있어 독감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추울수록 활동이 활발해지는 특성을 갖는다. 특히, 최근의 의심환자 숫자는 여전히 2024∼2025절기 독감 유행 기준(8.6명)의 3∼4배가 넘는다. 이같은 최근 독감 재유행 조짐이 우려를 낳는 이유는 대개 2월 독감이 고공행진을 할 경우 유행 기준 이하로 채 떨어지기 전에 전국 학교가 신학기와 맞물려 학령기 소아청소년에서 유행이 크게 번지면서 가족간 전파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경향성을 보인다는 점에서다. 다시 올라간 독감 의심환자 숫자가 독감 주의보 해제 수준으로 떨어지기까지 상당한 '우하향' 기간이 필요해 오는 4월 말이나 5월 초·중순까지 독감 환자가 속출하는 긴 유행이 몇 년 주기로 되풀이되고 있다. 이름하며 '쌍봉낙타' 유행이다. 다시 5주차 통계를 살펴보자. 연령별로는 7∼12세 환자가 1000당 50.0명으로 가장 많고, △13∼18세 39.9명 △1∼6세 36.8명 순으로, 소아·청소년 환자가 많다. 다행히 65세 이상 고령층 독감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13.5명이다. 7∼18세 초중고 학생들의 유사환자 비율이 유난히 높아 소아청소년들의 신학기 유행이 우려되고 있다. 그리고 이미 독감 예방주사를 지난해 가을에 맞은 사람들에서 예방 효과가 서서히 떨어지고, 독감 바이러스 유형이 2월 이후에 바뀌는 것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백신 접종률이 낮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 합병증이나 중증으로 진행될 확률은 높지 않지만 전염력은 오히려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호흡기 질환인 독감은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 등으로 초래된, 공기 중에 떠도는 비말(飛沫) 등을 통해 감염된다. 사람 간 호흡기 비말전파뿐 아니라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잡이나 물건을 만진 후에 입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눈의 점막을 통해 바이러스가 침투하기도 한다. 그래서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대중 장소에서의 '기침 예절' 또한 독감 예방을 위한 주요 수칙이다. 독감은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평균 2일 후에 발열(고열), 기침, 두통, 근육통, 콧물,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구토나 설사 등이 나타나기도 하는 데, 이는 소아에서 더 흔하다. 독감은 고열, 심한 두통, 온몸의 근육통·관절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심하면 폐렴 등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른다.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입이나 코 주변을 만지지 않도록 한다. 독감 환자는 외출을 삼가고 스스로 격리를 하되, 부득이 외출할 때는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써야 한다. 안 걸린 사람도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이 아닌 손수건, 휴지, 옷깃으로 입을 가려준다. 독감을 심하게 앓다 보면 이후 세균 합병증이 동반되어 폐렴, 패혈증 등 중증 감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65세 이상의 노인, 심혈관계질환·천식·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들이 폐렴 합병증에 걸리기 쉽다. 폐렴은 폐에 생기는 모든 염증을 말하는 것으로, 특히 바이러스·세균·곰팡이균 등 미생물이 호흡기에 들어와 폐에 급성염증을 일으킨 경우가 가장 흔하다. 전체 세균성 폐렴의 40% 이상이 폐렴구균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치료가 점점 어려워지는 폐렴은 '폐렴구균(폐렴사슬알균)' 백신 접종을 통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 표본감시 분석 결과를 보면 겨울철 인플루엔자와 폐렴의 발생률은 거의 동시에 증가한다. 특히 인플루엔자 발생률이 줄어드는 4월 중순에도 상당 기간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이유는 인플루엔자의 2차 합병증으로 인한 폐렴의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장염을 유발하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많아 '업친데 덥친격'이다. 노로바이러스 역시 추운 날씨에 유행, 겨울철 단골 감염병이다.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병원성 대장균 등 식중독이나 장염을 일으키는 여러 세균들은 기온이 떨어지면 증식을 거의 멈추는 반면 노로바이러스는 온도가 낮아지면 오히려 활발하고 생존기간이 길어지는 특징이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대변이나 구토물이 음식이나 물을 오염시켜 급속도로 번지며, 바이러스가 묻은 물건을 손으로 접촉해 입을 만지거나 할 때 구강을 통해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감염된 후 1∼2일 안에 구토, 설사 등의 증상과 더불어 복통, 오한, 발열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은 2~3일간 지속된 후 저절로 호전되지만 구토와 설사 후 수분이 충분히 보충되지 않으면 탈수증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를 막으려면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자주 씻고, 특히 화장실 사용 후·기저귀 교체 후·식품 섭취 또는 조리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는다. 먹는 샘물 이외의 물은 끓여 마신다. 장염이 아니어도 독감 자체만으로도 설사와 복통이 나타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반응으로 설사, 복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독감과 동시에 장염에 걸리거나 독감으로 인한 장염 증세가 나타난다면 큰 딜레마에 빠진다. 독감을 이기려면 잘 먹어야 하고, 장염은 함부로 먹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전문가들은 “장염 증세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굶기보다는 따뜻한 죽이나 미음 등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과 따뜻한 보리차나 이온음료를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의료진은 △심한 복통을 동반하면서 어지러워 몸을 지탱하기 어려운 경우 △체온이 섭씨 38도 이상으로 고열이 나면서 어지럽고 이러한 증세가 24∼48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변이나 토사물에 혈액이 보일 경우 △마비 증상이나 복시·호흡곤란·사지무력감 등의 증상이 보일 경우에는 즉각 전문의 진단을 받거나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연세사랑병원, 무릎관절염 ‘SVF 주사’ 통증 개선 확인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SVF) 주사 치료가 무릎관절염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SVF는 분화 능력이 뛰어난 중간엽 줄기세포뿐 아니라 면역세포, 섬유모세포, 미세 혈관 내피세포 등 다양한 세포와 여러 성장인자가 들어 있는 집합체다. 학계에 따르면 SVF는 무릎 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또 다른 재료인 자가 골수(엉덩이에서 채취)보다 중간엽 줄기세포 확보가 쉽다. 중간엽 줄기세포는 다분화 능력을 갖춘 기질 세포로 조골세포(뼈세포), 연골세포, 근육세포, 지방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통상 중간엽 줄기세포가 많을수록 성장인자를 많이 분비해 연골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VF 주사 치료를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연세사랑병원(병원장 고용곤)은 9일 “2024년 7월부터 11월까지 본원에서 무릎 관절염에 대하여 SVF 주사치료를 시행받은 환자 145명을 대상으로 통증 변화를 조사한 결과 VAS 스코어(주관적 통증 척도)가 시술 전 평균 6.5±1.2 에서 시술 후 평균 3.1±1.6로 줄어들어 증상이 매우 호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치료법은 환자 자신의 복부 또는 둔부에서 비침습적으로 채취한 자가 지방 조직을 분리·추출하여 농축된 줄기세포인 SVF를 무릎 관절강(뼈와 뼈 틈새) 속에 직접 주사하는 시술이다. 지방 300㎖당 1000만개에서 6억개의 지방유래 줄기세포를 분리할 수 있다. 고용곤 병원장은 “SVF 주사를 이용한 관절강내 주사 시술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의료진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지방조직 채취, 세포 분리 및 세척 등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외부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우수한 시설 및 체계적인 시스템 역시 필수"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SVF 주사는 기존 비수술 치료로는 호전이 없고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에는 이른 관절염 2~3기, 즉 중기 무릎 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적응증을 한정하고 있다. 고 병원장은 “ 임상연구를 통해 SVF의 우수한 결과를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자기 관절을 보존하며 인공관절 수술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제 무릎관절염 환자도 관절 진행 등급에 따른 다양한 맞춤 치료 선택지가 생겼다고"고 분석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서울성모병원, 다발골수종 재발예측 검사법 유용성 입증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2019년부터 '세포분석 항체 패널'을 활용한 미세잔존암 평가법을 개발, 혈액암 중 하나인 다발골수종 환자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미세잔존암 검사는 최소 1만개 이상의 세포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다채널 유세포분석검사 또는 차세대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가능한데, 다발골수종 치료반응 평가에도 활발히 적용 중이다. 고전적인 다발골수종 평가법은 약 1000개의 세포 중 다발골수종 암세포 관련 정보가 있다는 것을 평가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100만개의 세포 중 단 1개의 암세포까지 측정할 수 있도록 발전했다. 9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 민창기(공동교신저자)·박성수(공동제1저자), 진단검사의학과 김명신(공동교신저자), 인천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안아리(공동제1저자) 교수 연구팀은 다발골수종의 재발 위험을 1시간 내 정밀하게 진단하는 유전자 검사법의 유용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유럽혈액학회 공식저널 Haematologica)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항암과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를 받은 다발골수종 환자 중 조혈모세포이식 치료 후 3∼5개월에 국제골수종학회에서 제시한 '매우 좋은 치료 반응 기준'에 해당하는 총 166명의 환자를 선별하였다. 환자의 골수 샘플을 새로 개발한 미세잔존암 평가법으로 검사한 결과, 음성 상태를 1년이상 유지한 환자 114명은 재발 위험이 크게 감소하고 생존율도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다발골수종은 과증식한 형질세포가 주로 뼈를 침범해 골절, 빈혈, 신부전, 고칼슘혈증 등 심각한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초기 치료 후 대부분 호전되고, 많은 신약이 개발됨에 따라 생존율이 괄목하게 향상된 질환이지만 재발이 잦은 것이 문제다.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미세잔존암 측정 기술을 현장에 정착했으며 기존 기술과 대비하여 신속성과 높은 민감도를 갖출 수 있었다. 민창기 교수는 “이번에 새로 개발한 미세잔존암 평가에서 음성의 환자는 재발 위험이 낮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음성 환자는 조절된 치료로, 양성 확인 환자는 이차 조혈모세포이식이나 강화된 항암유지요법 등 환자 개인별 맞춤형 치료로 다발골수종 치료 성과를 획기적으로 향상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신 교수는 “미세잔존암 검사는 단순히 질병 경과를 평가하는 것을 넘어,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개인최적 맞춤치료'에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혈액암 치료 후 아주 미량이라도 남아있는 미세잔존암을 정밀하게 찾는데 주력하여 환자 생존율을 향상 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방광암, 소변 DNA검사로 조기 진단”

소변을 이용한 DNA 검사가 방광암 진단에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정인갑 교수팀은 9일 “국내 10개 의료기관의 혈뇨 환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개발된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를 시행한 결과, 고위험 방광암 진단 민감도가 89.2%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존 검사법인 소변 NMP22 검사와 요세포 검사보다 38~50% 더 높은 수준으로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DNA 메틸레이션 검사는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인 메틸화 변화 패턴을 분석해 암세포를 찾는 방법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에서 발간하는 암 분야 국제학술지 '자마 온콜로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방광암은 60~70대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암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국내 방광암 환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방광암을 의심하는 가장 흔한 증상은 혈뇨이며, 정확한 방광암 진단을 위해서는 침습적인 방광 내시경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상당수의 혈뇨 환자들은 방광암이 아님에도 불필요한 방광 내시경 검사를 받게 되며, 성인 남성의 경우에는 방광 내시경 검사 중 심한 통증이 수반돼 불편이 컸다. 연구팀은 2022년 3월부터 2024년 5월까지 국내 10개 의료기관에서 미세 또는 육안 혈뇨 증상을 보여 방광 내시경 검사가 예정된 1099명을 대상으로 자연배뇨 소변 20㎖를 이용해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 소변 NMP22 검사, 요세포 검사를 시행한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1099명의 혈뇨 환자 중 219명이 방광암으로 진단됐고, 이 중 176명은 재발 및 전이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 방광암 환자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 고위험 방광암 진단에서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의 민감도는 89.2%로 나타났다. 기존 검사법인 NMP22 검사는 51.5%, 요세포 검사는 39.7%의 민감도를 보여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가 훨씬 높은 확률로 환자를 정확히 선별해내는 것으로 입증됐다. 또한,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의 특이도는 87.8%였으며, NMP22 검사는 91.6%, 요세포검사는 99.5%로 측정됐다. 특이도는 실제로 질병이 없을 때 질병이 없다고 진단할 확률을 의미한다. 정인갑 교수는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는 기존의 소변 바이오마커 검사법보다 정확도가 훨씬 높아 향후 상용화 되면 방광암 조기 진단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방광암 치료 후 재발 모니터링을 받는 환자들에게 고통스러운 방광 내시경 검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클릭! 3분 건강] 유착·파열 어깨질환, 스트레칭이 필수

명절이 지나면 어깨와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한의원을 비롯한 의료기관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어깨질환은 평소 어깨를 과다하게 사용하거나 나이가 들면서, 또는 자세가 좋지 않은 등 여러 이유로 생기는데 어깨에 부담이 증가하면 더 나빠진다. 어깨질환은 건염, 회전근개증후군, 석회성건염, 충돌증후군, 회전근개 파열(부분, 전층, 완전)과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등이 있다. 회전근개 파열의 증상은 평소 어깨 통증이 심하지 않다가 특정 각도 이상에서 통증이 심하거나 팔을 내릴 때 툭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 오십견의 증상은 뒤로 뻗어 물건을 집을수 없거나 동작제한 및 야간통이 심한 특징을 보인다. 파열은 남이 도와주거나 본인이 다른 팔로 아픈 팔을 잡고 올리면 더 올라가고 운동 범위가 증가하지만, 오십견은 남이 도와서 팔을 올리거나 해도 운동 범위가 늘지 않는다. 즉, 오십견은 수동운동이 불가능하다. 파열과 오십견의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대구 송호철한의원의 송호철 원장은 “어깨치료의 한 방법으로, 아픈 쪽의 반대쪽에 침을 놓고서 아픈 어깨를 운동(내회전 외회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면서 “이는 침을 놓고 운동하여 효과를 증대시키는 방법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치료방법에 앞서 아픈 어깨에 특수한 침으로 유착되거나 굳거나 섬유화된 부분을 풀어주는 도침 치료와 염증을 제거 및 효과를 증가시키는 약침치료를 시행한다. 어깨질환은 일상생활에서 운동으로도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대원칙은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근력운동을 해야 하고, 이 때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십견의 경우는 스트레칭을 해야 하는데 좀 아플 정도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깨 질환에서는 철봉운동을 하지 말거나 주의해서 가볍게 해야 한다. 송호철 원장은 “회전근개 파열시 어깨 위로 팔을 올려서 하는 근력운동은 파열된 힘줄을 더 파열시킬수 있다"면서 “철봉에 붙잡고 매달려 있는 수준, 스트레칭 개념 정도로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박효순의 메디피셜] ‘면역력 황제’ 홍삼의 건강밥상 레시피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에 미세먼지까지 준동하면서 호흡기질환에 비상이 걸렸다. 독감으로 기관지와 폐가 민감해진 상태에서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기관지나 폐의 염증세포가 증가하고 염증매개물질이 분비돼 기침이 심하게 나게 된다.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 탓에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기존 질병이 악화되기 쉽고 질병에도 잘 걸리는 등 건강관리가 어렵다. 감기나 독감, 폐렴 등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심신의 활력이 크게 떨어진다. 인체 면역기능이 갈피를 못잡고 흔들리는 요즘 같은 시기에 홍삼을 활용한 건강관리법이 주목받고 있다. 홍삼은 면역세포 활성화를 통해 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 질환에 효과가 있으며,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국내외 연구 결과로 밝혀졌다. 인삼을 푹 찌고 말리는 증포(蒸曝) 과정을 거치면 색이 붉게 변하는데, 그래서 홍삼(紅蔘)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증포를 통해 인삼 자체의 쓴맛이 상당히 빠지기 때문에 아이들도 먹기 쉬워진다. 홍삼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력 증진 △혈행 개선 △피로 개선 △항산화 △기억력 개선 △갱년기 여성 건강 △혈당 조절 등 일곱 가지 기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밖에 다양한 건강증진 효능이 국내외 연구결과로 입증됐다. 미국 조지아주립대 의대 강상무 교수팀의 동물실험 연구에 따르면, 실험용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뒤 관찰해 보니, 홍삼을 먹지 않은 쥐의 생존율은 20%에 그쳤지만 홍삼을 먹은 쥐의 생존율은 80%에 달했다. 성균관대학 약대 이동권 교수팀 또한 실험용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홍삼이 대식세포에 의한 세균 제거 속도를 높이고, 염증을 감소시켜 폐렴구균 백신의 효능을 강화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덕철 교수팀은 실험용 쥐에 미세먼지를 노출시켜 기관지와 폐세포에 알레르기와 염증을 일으킨 뒤 홍삼 분말, 항염증 약물 등을 6주간 경구 투여한 후 혈액을 포함한 기관지폐포세척액·폐조직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홍삼을 투여한 그룹에서 기관지와 폐포에 염증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가장 낮았다. 폐 조직검사에서도 홍삼 투여 그룹에서 염증 정도가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 그외에도 경북대 생명공학부 류재웅·김명옥 교수 연구팀의 동물실험에서도 홍삼의 진세노사이드 Rh2 성분이 대장암세포의 생체 내 증식과 이동, 침투를 막고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사상(四象)체질 의학자나 영양학자들에 의한 '홍삼을 활용한 건강 밥상' 레시피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밥을 지을 때 홍삼 추출액 또는 홍삼가루(홍삼분)를 이용하면 은은한 홍삼향이 나는 영양밥이 된다. 쫀득한 찹쌀을 같이 넣어주면 홍삼과 찰떡궁합이 된다. 홍삼은 닭고기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홍삼의 사포닌 성분이 고단백·고열량 식품인 고기류의 불포화지방산을 분해시켜 소화를 돕고 느끼한 맛을 개선해준다. 속이 찬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먹으면 속이 불편해질 수 있는데, 홍삼 성분이 돼지고기의 찬 성질을 누그러뜨린다. 어린이들 입맛을 고려한 홍삼 레시피도 눈여겨 볼만하다. 간식이나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한 바나나와 원기 회복에 좋은 홍삼이 궁합을 이룬 '홍삼 바나나 셰이크'는 믹서에 홍삼 농축액과 물·우유·바나나·분말 홍삼차를 적당히 넣어 곱게 갈아 먹으면 돼 간편하다. 외부의 병원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어도 이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면역력'이다. 추운 날씨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예방접종과 함께 위생관리,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 면역력을 강화하는 식습관으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에경 초대석] “초등생까지 확산…‘청소년 도박 근절’ 원년 만들겠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청소년의 불법도박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데이터는 물론 및 실제 단속결과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청소년 불법도박을 근절하기 위해 가정과 학교,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불법도박 자금통로로 악용되고 있는 금융권까지 모두 나서야 할 때입니다."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 심오택 위원장은 지난 4일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사감위 위원장실에서 가진 대면 인터뷰에서 올 한 해 '청소년 도박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임을 강조했다.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청소년 불법도박 확산이 드러나고 있고 온라인 환경의 생활화로 이러한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구호를 외치는 차원을 넘어 실제 액션(행동)에 들어가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지난 2007년 '바다이야기 사태'를 계기로 출범했다. 사감위는 당시 주택가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많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불법도박장(불법게임장) 근절을 위해 출범한 만큼 주로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단속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국내 7대 합법 사행산업인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소싸움 등의 건전화를 위해 강원랜드·한국마사회·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공급자'에 초점을 맞춘 통합관리감독에 주안점을 뒀다. 이러한 사행산업 통합관리 활동은 출범 이래 지난 17년간 적지않은 성과를 거둬왔다. 매출 총량제를 도입해 카지노, 경마, 로또, 토토 등 각 사행산업 규모가 과도하게 커지는 것을 막는 동시에 1인당 구매한도 설정, 전자카드제 도입, 각 운영기관의 건전화 노력 평가 등 합법 사행산업은 상당부분 체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전체 국민(일반인)의 도박문제 유병률도 지난 2022년 5.5%에서 지난해 5.1%로 0.4%P 하락했다. 특히 지난 2023년 불거진 '홀덤펍 사태'는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로 비화될뻔 했으나 사감위는 문화체육관광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경찰청, 한국마사회 등과 함께 강력 대응에 나서 불법도박 확산을 잠재우는데 성공했다. 심 위원장은 “사감위는 홀덤펍 불법도박 확산을 계기로 '카지노업 유사행위 금지 가이드라인'을 마련, 홀덤펍의 건전한 영업을 유도하고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불법도박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와 신고 활성화에 주력해 불법도박 적발건수가 2023년 4만8648건에서 지난해 5만1348건으로 5.6% 증가하고 같은 기간 신고포상금 지급액도 증가하는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최근 사감위의 '제5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불법도박 규모는 102조7000억원으로 추정돼 2008년 조사 시작 이래 처음 불법도박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영향도 있지만 사행산업을 포함한 모든 경제활동의 주 무대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불법도박이 성행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불법도박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원인은 사회, 경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어느 한 가지로 특정하기 어렵지만, 불법도박 이용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온라인 도박에 쉽게 접근 가능해진 것이 불법도박 증가의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심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성인보다 온라인 사용에 친숙한 청소년의 불법도박 중독의 심각성을 크게 우려했다. “지난해 경찰청 특별단속 결과, 불법도박 검거인원 중 47.3%가 청소년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합법 게임과 불법 도박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합법 게임 사이트에 교묘한 광고로 청소년을 유인하고 있어 판단력이 미숙한 청소년들은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지요." 따라서, 사감위의 역할을 기존 '공급자 통합관리' 관점에서 '이용자 관리' 관점으로 대 전환할 계획이라고 심 위원장은 천명했다. 기존에는 현금 베팅 등 이용자를 특정하기 어려워 부득이 강원랜드·마사회 등 운영기관에 초점을 맞춰 총량규제, 베팅한도 규제, 게임기기 또는 경주 수 규제 등 공급 측면에서 규제정책을 펼쳐왔고 실제로 소기의 성과도 거둬왔다면 이제는 온라인 발매, 실명제 등 구매자 관리를 위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만큼 올해부터는 이용자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을 드러낸 것이다. 이같은 정책 전환의 중심에는 성인보다 온라인 활용력은 능숙하지만 판단력·절제력은 미숙한 '청소년의 도박중독 차단'에 있음을 재차 확인했다. 심오택 위원장은 우선 올해부터 체계적인 청소년 도박실태 조사결과를 공개하고 예방교육, 홍보캠페인 등에 더욱 힘을 실을 계획이다. “그동안 청소년 도박실태 조사를 2년 단위로 시행해 왔는데 올해부터 매년 시행할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부터 청소년 도박실태 통계가 통계청의 국가승인통계로 지정된 만큼 보다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통계를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가승인통계로 지정된 첫 조사결과는 이달 말 도출돼 발표될 예정입니다." 심 위원장은 올해를 '불법사행산업 근절 및 청소년 도박문제 해결 원년'으로 선포하고 청소년 도박중독 예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계획이다. 우선 홍보 캠페인 활동을 강화해 사회적 관심을 높일 계획이다. 오는 5월 가정의달을 맞아 5월 12~18일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주간' 행사를 처음 전국 단위로 확대해 개최하고 사감위가 출범한 달인 9월에는 '도박문제 인식주간' 행사를 개최해 교육계, 수사기관, 금융기관, 사행사업운영기관, 시민단체 등 사회 전반의 주체들의 협력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교육당국과 함께 예방교육도 확대한다. 도박중독 예방교육 대상 청소년을 지난해 203만명에서 올해 더욱 확대해 전체 초중고교 학생 513만2000명 중 50% 이상이 매년 예방교육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각 지역 교육청과 지자체가 청소년 도박문제의 예방, 홍보, 교육, 치유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표준 조례안도 만들어 배포하고, 이달 말 공개될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청소년 도박문제 대응 매뉴얼'도 최신화할 계획이다. 특히 심 위원장은 학교보건법 개정으로 도박중독 예방을 포함하는 보건교육이 의무화됐음에도 아직 도박중독 예방교육 자체가 100%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학교장이 보건교육을 계획할 때 학교보건법상 6가지 예방교육(음주, 흡연, 마약, 성교육, 전자기기 과의존, 도박중독) 중 1개 이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도박중독 교육이 후순위로 밀리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청소년 도박문제는 중고등학생보다 초등학생의 위험군 비율이 더 높은 만큼 도박중독 교육이 우선순위로 선정돼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오택 위원장은 “도박을 처음 경험하는 연령대가 지난 2018년 12.6세에서 2022년 11.3세로 낮아지는 등 도박 청소년 연령대가 하향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도박 청소년은 친구들과 피라미드 형태로 조직화하고 있고 도박자금 마련, 도박 빚으로 인한 2차 범죄 등 청소년 도박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지난해 총 2조1739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도박 청소년을 적발해 범죄자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조기에 개입해 청소년이 처음부터 도박에 발을 딛지 않도록 예방교육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심 위원장은 “불법사행산업은 우리 일상에 뿌리깊이 박혀있고 청소년은 각종 게임을 빙자한 도박 유혹에 빠져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 도박문제는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절도, 폭력, 마약배달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2차 범죄 가능성은 건전한 사회의 근간을 위협하는 만큼 불법도박 근절과 청소년 도박문제 해결에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나서기 위해 사감위가 올해를 불법사행산업 근절 및 청소년 도박문제 해결 원년으로 삼아 적극적인 감시와 단속, 신고와 홍보, 예방교육과 상담·치유 서비스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아울러 사감위는 올 한해 불법사행산업 신고·감시 건수를 지난해보다 5% 이상 증가한 5만2000건을 달성하는 동시에, 전체 합법사행산업 실명 구매율을 50% 이상으로 높여 이용자 관리 여건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사감위는 청소년 도박을 포함한 불법도박 근절을 위해서는 은행 등 금융권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온라인을 주된 기반으로 하는 불법도박은 금융계좌를 통한 금전거래가 필수라 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심 위원장은 “불법도박 사이트는 적발해서 폐쇄해도 다시 새롭게 개설되는 문제가 있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돈줄'을 차단해야 실질적인 단속 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불법도박에 이용되는 계좌를 신속하게 동결시키고 차단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기존에 불법도박 사이트를 적발한 후 계좌 차단까지 복잡한 절차가 필요해 시간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불법도박에 사용된 계좌를 서면(온라인)으로 심사해 신속하게 계좌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심사 중이다. 아울러 사감위는 금융감독원, 금융결제원, 전국은행연합회 등에도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 위원장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들이 적극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은행계좌가 불법도박 자금통로로 악용되고 있는 것을 방치하면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뿐 아니라 미래 고객인 청소년의 건전한 금융관념 수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은행권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고무적인 점은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청소년 도박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 이를 위한 사업에 착수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나금융그룹은 청소년 도박 예방과 치유를 위해 올해부터 3년간 총 1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심 위원장은 하나금융그룹 사회공헌사업을 매우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하며,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러한 모범사례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심오택 위원장은 불법도박 예방과 단속이 중요하지만 이와 동시에 합법 사행산업을 불법도박만큼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불법도박 이용자를 합법 사행산업으로 흡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등 전시, 공연, 국제회의, 문화행사가 활발한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도박만 하러 가는 곳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카오, 싱가포르 등도 대규모 호텔, 다양한 공연, 엔터테인먼크, 카지노가 결합된 복합문화 관광도시로 인식돼 많은 관광객이 다양한 여가문화를 즐기고 있습니다." 심 위원장은 그동안 사행산업이 불법도박 억제, 세수입 증대, 고용창출, 여가공간 제공 등 순기능보다 도박중독자 발생 등 역기능이 일반 국민에게 더 많이 알려져 사행산업을 건전한 레저산업으로 승화시키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사감위는 지난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5개년 계획을 담은 '제4차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을 통해 사행산업이 건전한 여가활동 및 올바른 레저산업으로 발전하도록 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한국마사회 경마공원 등 경주류 영업장의 공원화,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의 복합리조트 조성 등 인프라 조성을 비롯해 영업장 내 결혼식장 대관, 경정장 보트 체험, 말·소 등을 활용한 테마 카페 조성 등 복합문화시설 조성 계획이 담겨 있다. 특히 영업일에만 개방하는 등 형식적인 복합문화시설 수준을 탈피해 실질적으로 일반 국민이 상시 활용할 수 있는 레저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문화강좌센터, 피트니스센터, 공동육아방 등 지역주민 수요에 맞춘 시설 및 서비스 제공 활성화를 추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심 위원장은 “국민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행산업의 순기능을 레저기능 강화를 통해 직접 체감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사행산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높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카지노, 경마공원 등이 있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감위는 그동안 금지돼 왔던 사행산업 광고의 자율심의 제도 개선, 경주류 교차투표제 개선, 온라인 구매상한제도 운영 개선, 도박중독 치유·재활 서비스 내실화, 실명구매 관리체계 개선, 매출 총량제 개선 등 사행산업 건전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심오택 위원장은 “청소년 도박 문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만큼 부모님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고 청소년 역시 자신의 미래를 위해 건강한 습관을 기르고 건전한 일에 몰입하길 바란다"며 “불법도박 근절을 위해 우리 사회 모두가 같이 해결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 Who's 심오택 [학력] △한국외국어대 △서울대 행정대학원·캐나다 토론토대 MBA 석사 △연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박사 [역임] △국무조정실 정책상황실장, 국정운영실장 △국무총리실 사회통합정책실장, 비서실장(차관급) [재임]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장 △주택도시보증공사 비상임이사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기립보조 장치’ 특허 획득

헬스케어로봇 기업 바디프랜드가 최근 사용자가 제품에 앉거나 일어서기 쉽게 각도를 조절해 보조해 주는 장치와 기술로 특허권을 획득했다. 6일 바디프랜드에 따르면, 이번에 특허 등록한 기술은 '사용자의 기립을 보조하는 방법 및 이를 수행하는 마사지 장치 특허(특허 제 10-2718619호)'로 향후 다양한 헬스케어로봇군에 적용될 예정인 선행기술이다. 해당 특허기술은 사용자가 보다 쉽게 마사지체어에 앉거나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작동하는 기술이다. 즉, 사용자가 일어설 때는 등받이 각도가 세워져 적은 힘으로도 쉽게 일어날 수 있으며 앉을 때도 쉽게 앉을 수 있는 각도로 등받이가 조절된다. 등받이뿐만 아니라 등받이와 맞물려있는 좌석 부위(엉덩이가 닿는 부분)와 내부에 장착된 마사지 모듈까지, 전 구조가 최적의 각도로 움직이며 사용자의 엉덩이를 밀어주거나 받쳐줌으로써 평소 제품 사용에 어려움을 겪던 노약자나 장애인도 쉽게 기립하고 착석할 수 있다고 바디프랜드는 설명했다. 바디프랜드는 마사지의 건강 증진 효과를 검증하는 동시에 새로운 헬스케어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한 결과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국내외 특허 및 실용신안, 디자인 등 총 1959건을 출원해 959건을 등록시켰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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