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정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보안 담당 부서를 분리해 두 자회사인 인천국제공항보안·한국공항보안과 함께 가칭 항공보안공단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직 개편과 함께 안정적인 운영 재원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본 기획은 기자가 올해 8월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공항 보안 수수료 도입에 관한 법제 연구: 항공사의 비용 분담 책임과 재원의 목적 구속성 확보를 중심으로'를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국내 공항의 재무 구조와 비용 분담, 해외 공항·항만 제도를 분석하고 재원 조달과 입법 과제를 5회에 걸쳐 짚는다. 가칭 항공보안공단은 양 공항공사의 보안 담당 부서와 보안 자회사를 통합하는 정부 기능개혁안에서 출발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의 보안 업무를 분리하고, 인천국제공항보안·한국공항보안의 기능을 함께 모아 전문기관으로 재편하는 구상이다. 조직을 통합하는 방향에 맞춰 필요한 원가와 재원의 귀속, 예산 집행 책임을 설계하는 작업이 뒤따른다. 이번 연구는 '항공보안법'에 별도의 보안 수수료 근거를 두고 징수 대상을 여객과 항공사로 명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징수액을 보안 목적 외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독립 계정으로 관리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러한 입법 제안을 통해 보안 재원의 안정성과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구상이다. ◇ 징수 권한·부담 대상·사용처를 법률에 명시 논문이 제시한 개정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보안 전문성 향상과 장비 구축·운영, 인력 처우 개선 등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징수 근거를 마련하고, 여객과 항공 운송 사업자를 부담 대상으로 규정하며, 수입의 다른 용도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국민과 기업에 금전적 부담을 지우는 만큼 법률에서 핵심 사항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위 규정에는 비용 항목과 배분 방식, 징수·환불 절차 등을 구체화할 수 있다. 공항 운영자 내부 규정만으로 부담을 넓히기보다 법적 권한과 통제 장치를 함께 마련하자는 접근이다. 논문은 새로운 금전적 부담의 정당성을 설명하기 위해 여객·항공사와 보안 서비스의 관계를 검토했다. 보안망을 이용하는 집단의 특성과 비용 분담 책임, 징수 재원이 해당 집단의 안전과 자산 보호에 돌아가는 구조를 근거로 제시했다. 사용 목적의 제한은 이 논증을 뒷받침하는 핵심 장치다. 일반적인 국가 안보 기능과 공항 이용에 직접 관련된 보안 서비스의 경계도 법제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모든 비용을 여객과 항공사에 넘기면 국가가 수행할 기능의 재정 책임이 흐려질 수 있다. 국가 예산과 이용자 부담을 함께 고려해 수수료로 회수할 범위를 먼저 확정할 필요가 있다. ◇ 비용·여객 자료로 산출한 단위 원가…요율 설계의 출발점 논문은 선행 연구의 2019년 비용과 여객 자료를 바탕으로 보안 단위 원가를 다시 계산했다. 인천공항은 용역비 약 2117억 원과 장비 감가상각비 389억 원을 합한 2506억 원을 기준으로, 국제선 출발·환승 여객 약 3529만 명당 약 7101원을 산출했다. 한국공항공사 운영 공항은 약 1213억 원을 대상 여객 약 2659만 명으로 나눠 약 4561원을 제시했다. 이어 논문이 적용한 누적 물가 상승률 20.56%를 반영해 각각 약 8561원과 5499원의 환산값을 제시했다. 연구는 이 환산 단위 원가를 요율 설계의 기초 자료로 제시했다. 실제 추가 부과액은 기존 요금에서 충당하는 비용과 국가·항공사·여객의 분담을 반영해 정하는 구조다. 논문은 인천공항과 지방 공항의 원가 차이를 운영 조건과 연결해 설명했다. 공항 운영 시간과 시설 규모, 환승 검색을 위한 별도 인력·장비 등이 비용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이를 근거로 공항별 실제 원가를 반영한 차등 요율을 제안했다. 산출한 원가를 배분하는 단계에서는 여객과 항공사가 얻는 편익을 반영하도록 했다. 전체 비용을 승객에게 일괄 부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통 보안망을 이용하는 주체들이 각자의 몫을 나누는 모델이다. 논문은 구체적인 요율을 정할 때 구분 회계와 외부 전문 기관의 원가 검증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비용과 자산을 보안 업무에 맞춰 식별하고 검증 결과를 공개해, 산정 과정에 대한 신뢰와 제도의 수용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 구분 회계는 계산, 목적 구속성은 사용 제한 논문이 강조한 구분 회계와 목적 구속성은 서로 다른 기능을 한다. 구분 회계는 보안에 투입된 비용과 자산, 수입을 다른 사업에서 식별하는 방식이다. 목적 구속성은 그렇게 확보한 돈을 정해진 보안 목적에 사용하도록 제한하는 원칙이다. 비용을 잘 계산하는 것과 돈을 목적에 맞게 쓰는 것을 각각 보장해야 한다. 보안 전용 장비와 여러 업무가 함께 사용하는 시설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전용 자산의 비용은 직접 연결하고 공통 자산은 사용 정도와 업무량 등 합리적인 기준으로 나눠야 한다. 공항공사와 자회사 거래를 연결해 볼 때 같은 인건비나 용역비를 두 번 반영하지 않도록 검증해야 한다. 목적 외 사용을 막으려면 '보안 활동'의 범위를 구체화해야 한다. 일반 터미널 개선 사업에 보안 요소가 일부 포함됐다는 이유로 전체 사업비를 보안 계정에서 지출하는 식의 확대 해석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허용 비용과 배분 기준을 사전에 제시하고 실제 집행을 확인해야 한다. 여유 자금과 부족분의 처리도 설계 과제다. 징수액이 계획보다 많으면 향후 장비 교체를 위해 적립할지, 다음 요율에 반영할지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수입이 줄어 필수 운영비를 충당하지 못하면 국가 지원과 준비 재원 등 대응 수단이 필요하다. 별도 계정을 만든 뒤에도 수요 변동에 대한 대비는 남는다. ◇ 모회사 담당 부서·두 자회사 통합…자산·예산 책임도 정립 정부 기능개혁안 별첨에는 한국공항보안의 정원을 2575명, 인천국제공항보안은 3960명으로 기재했다. 두 자회사 정원의 합계는 6535명으로, 통합 대상 조직의 규모를 보여준다. 이는 두 자회사의 정원 합계이며 신설 공단의 확정 정원을 뜻하지 않는다. 항공보안공단을 설립할 경우 업무와 자산의 경계를 먼저 정해야 한다. 공단이 인력 운영만 담당하는지, 장비를 직접 보유하는지, 공항공사에 시설 투자를 위탁하는지에 따라 필요한 예산과 비용 구조가 달라진다. 업무와 자산의 배분에 맞춰 재원과 집행 책임을 연결하는 작업이다. 수수료를 공항 운영자가 걷어 공단에 이전할지, 국가가 징수해 예산으로 배정할지도 선택해야 한다. 캐나다처럼 징수 기관과 보안 수행 기관이 분리된 구조에서는 예산 배분 절차가 중요하다. 독립 수입을 갖는 구조에서는 요율 결정과 목적 외 사용을 통제할 감독 체계가 핵심이 된다. 전환 비용도 평상시 운영 원가와 분리해야 한다. 전산과 계약의 변경, 자산 이전, 기존 인력의 고용 관계 정리 등 조직 개편에 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한시적 전환 비용을 매년 반복되는 수수료 원가에 계속 포함하지 않도록 기간과 회수 방식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 요금 인상과 서비스 개선, 함께 검증해야 논문은 수수료 도입과 함께 서비스 수준 협약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공항 운영자와 항공사·이용자 측이 서비스 목표를 정하고 이행 여부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검색 대기 시간과 장비 가동 안정성, 교육 이수와 숙련도 등을 관리 지표로 검토할 수 있다. 논문은 성수기 검색 대기 시간과 장비 가동률 등을 서비스 목표의 예시로 제시했다. 비용을 부담하는 이용자에게 개선 효과를 보여주고, 운영자에게도 서비스 이행 책임을 부여하자는 취지다. 실제 목표는 검색 정확성과 규정 준수 등 보안 수준을 함께 고려해 정할 수 있다. 공개 범위도 구분해야 한다. 징수액과 지출, 투자 실적은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되 검색의 취약점을 드러낼 수 있는 세부 정보는 보호해야 한다. 민감한 성과 자료는 감독 기관의 검증으로 관리하고, 공개 가능한 지표로 제도의 효과를 설명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단계적 도입의 첫 순서는 최신 원가 조사와 기존 요금의 중복 점검이다. 이어 국가·공항 운영자·항공사·여객의 분담 원칙을 정하고, 법률과 하위 규정에 징수·집행·검증 체계를 담을 수 있다. 실제 운영 결과를 평가해 요율과 배분을 조정하는 절차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 공항 보안 재원 개편의 성패는 수수료 신설 자체보다 그 돈을 설명하고 관리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필요한 비용을 확인하고, 부담의 근거를 공개하며, 징수액이 보안 수준 향상으로 이어졌는지 검증해야 한다. 조직과 재원, 책임을 함께 설계할 때 항공보안공단 논의도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