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상생협력 ‘고삐’…협력사 자재대금 조기 지급

HD현대가 추석 명절에 앞서 협력사를 대상으로 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자재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며 상생협력 행보에 나선다. HD현대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에 총 3762억원 규모의 자재 대금을 조기 지급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각 계열사별로 당초 지급 예정일보다 최대 12일까지 앞당겨 지급할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계열사별 조기 지급 규모는 △HD현대중공업 1394억원 △HD현대삼호 865억원 △HD현대일렉트릭 711억원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부문 388억원 △HD현대마린엔진 266억원 △HD현대마린솔루션 138억원 수준이다. HD현대는 매년 설과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에 자재 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있다. 명절을 앞두고 귀향비와 상여금 지급 등으로 협력사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원활한 자금 운용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앞서 HD현대와 주요 계열사 5곳(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마린솔루션·HD현대일렉트릭·HD건설기계)은 지난 10일 1~3차 협력사와 '상생협력을 위한 공동 협약'을 체결하는 등 그룹 차원의 상생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현대는 해당 협약을 계기로 협력사 대금을 지급할 때 모두 현금 및 현금성 수단으로 결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한편, 금융·생산성·안전·기술 등 다방면 지원에도 나서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상생 협력 효과를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해나간다는 방침이다. HD현대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번 조기 지급이 안정적인 경영 환경 조성과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제주항공, 공항 램프 버스에 어린이 그림 새겨

어린이가 그린 그림이 제주국제공항에서 운행하는 제주항공 램프 버스 외부 디자인으로 적용된다. 제주항공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국립항공박물관에서 제10회 '하늘길 그림 그리기' 대회 시상식을 열었다고 17일 밝혔다. 올해 대회에는 총 1743점이 출품됐고 객실 승무원들의 심사를 거쳐 금상 1명, 은상 3명, 동상 5명, 입선 20명 등 총 29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금·은·동 수상작은 제주항공 4분기 에어카페 책자에도 수록된다. 제주항공 제10회 '하늘길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김예주양의 '구름 위에서의 꿈'으로, 오는 11월 30일까지 공항 이용객들에게 선보인다. 제주항공은 금상 수상자인 김 양에게 상장과 국제선 왕복 항공권 4매와 수상작을 활용한 필통·키링 등 굿즈를 제공했다. 은상 수상자에게는 국제선 왕복 항공권 2매와 굿즈를, 동상 수상자에게는 국내선 왕복 항공권 2매와 굿즈를 전달했다. 입선 수상자에게는 제주항공X산리오 캐릭터즈 모형 비행기를 제공했다. '하늘길 그림 그리기' 대회는 만 5세 이상 13세 이하 승객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진행한다. 올해는 '제주항공과 함께 그려보는 나의 가장 다정한 친구'를 주제로 지난 8월 1일부터 15일까지 열렸다. 제주항공은 대회 10주년을 맞아 SNS 이벤트도 진행한다. 금상 수상작이 적용된 램프 버스 외관을 촬영해 개인 SNS에 게시하고 제주항공 객실 승무원 계정 'jejuair_friendlycrew'를 태그하면 추첨을 통해 10명에게 1만 J포인트를 제공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고객이 직접 참여하고 체감할 수 있는 제주항공만의 기내 특화서비스를 통해 색다른 여행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여행에 즐거움이 더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요동치는 항공업계 지각변동…최후 승부처는 ‘볼륨’ 아닌 ‘재무 건전성’

국내 항공업계가 인수·합병(M&A)과 장거리 노선 확대로 몸집을 키우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재무 건전성이 시장 재편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기와 노선을 늘려 매출을 확대하더라도 고정비와 금융 비용이 함께 불어나 수익성이 악화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반면 제주항공은 신규 구매기 도입 물량을 줄이고 자산 매각을 추진하며 투자 부담 조정에 나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반기 보고서·감사 보고서를 종합 분석한 결과,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여객 매출 호조 속에서도 원가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외화내빈(外華內貧)'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자본총계가 434억원으로 회복됐지만 영업손실 207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472억원에는 이연 법인세 자산 변동 등에 따른 법인세 수익 1117억원이 반영됐다. 이 가운데 이스타항공을 보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는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AP홀딩스·타이어뱅크 측과 인수 협상을 진행하며 실사에 착수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중·단거리 중심의 이스타항공에 에어프레미아의 미주 노선망을 더할 수 있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1조2238억원이다. 에어프레미아도 매출 증가가 재무 구조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5936억원으로 전년보다 20.8%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407억원 흑자에서 319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연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71억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였고, 리스 부채는 1조505억원에 달했다. 현금·현금성자산은 788억원에서 200억원으로 감소했다. 회사는 작년 감사 보고서를 통해 올해 감자와 증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 계획을 제시했다. 두 회사는 비상장사인 만큼 재무 수치는 지난해 말 기준 올해 상반기 실적과 직접 비교하는 데에는 시점 차이가 있다. VIG파트너스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에어프레미아 인수에 관해 설명할 수 있는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기존 항공사와 신규 사업자의 장거리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트리니티항공'으로 간판을 바꾸고 단거리 운임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장거리 서비스를 강화하는 선택형 서비스 항공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생 파라타항공도 내년 4월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을 시작으로 북미 진출을 준비 중이다. 단거리 시장의 경쟁을 피해 운항 영역과 고객층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문제는 확장에 필요한 자금이다. 대형기 도입에는 구매 대금이나 리스료뿐 아니라 정비·보험·인력 비용이 뒤따른다. 신규 노선의 수요가 충분히 확보되기 전에도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인수 대금에 차입을 활용하면 이자가 발생하고, 인수 이후에도 시스템과 운항 체계 통합에 추가 지출이 필요하다. 트리니티항공의 올해 상반기 연결 실적은 외형 성장과 비용 부담을 함께 보여준다. 매출은 1조8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2% 증가했지만 매출 원가가 1조1316억원으로 매출을 넘어섰다. 영업손실은 1628억원, 순손실은 2281억원으로 각각 확대됐다. 환율과 유가 변동은 부담을 더한다. 달러로 지급하는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는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원화 환산 부담이 커진다. 유가 상승은 연료비를 직접 끌어올린다. 외화 부채의 환산 손실은 인식 시점에 같은 금액의 현금이 빠져나가는 항목은 아니지만 자본을 줄이고 재무 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시정 조치로 이관받은 인천-로마·파리·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4개 노선과 밴쿠버 등 중장거리 노선에 공격적으로 취항하면서 인건비·항공기 리스료·지상 조업비 등 초기 고정비 부담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6월 말 연결 리스 부채는 8239억원으로 지난해 말 6382억원보다 증가했다. 전체 부채도 1조8203억원에서 2조924억원으로 늘었다. 부채 비율은 같은 기간 3498.6%에서 2311.6%로 낮아졌지만 이는 부채 축소보다 자본 확충의 영향이 컸다. 상반기 유상증자와 신종 자본 증권 발행으로 각각 1526억원과 1100억원이 유입됐다. 영업 활동 현금 흐름은 26억원 순유입에 그쳤고 재무 활동으로 분류된 이자 지급과 리스 부채 상환에는 각각 383억원과 810억원이 사용됐다. 파라타항공은 상반기 762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매출 원가가 1340억 원에 달해 배보다 배꼽이 큰 수익 구조를 보였다. 항공유 매입(501억 원 지출)과 리스 비용 등 고정비 폭탄이 떨어지면서 모회사의 실적을 크게 끌어내렸다. 이로 인해 위닉스의 이익잉여금은 결손금(-102억 원)으로 전환됐고,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1461억 원에서 상반기 말 708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파라타항공은 하반기 5호기를 도입하고 중국 노선 취항 및 미주 환승 네트워크를 구축해 하이브리드 LCC 모델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항공사 역시 재무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한항공의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31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3% 감소했다. 이자 비용 4420억원 대비 이자 보상 배율은 약 0.70배였다. 같은 기간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5245억 원으로 견조한 여객 수요에 힘입어 외형을 유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 4086억 원, 당기순손실 6588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우회 항로 이용 증가 및 고유가로 인한 유류비 부담 가중이다. 아울러 대한항공과의 기업 결합 승인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알짜 사업인 화물본부를 에어제타(구 에어인천)에 매각하면서 해당 부문 매출이 과거 대비 크게 쪼그라들어 올해 상반기 1767억 원에 그친 점도 수익성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가운데 제주항공은 확장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보잉 737-8 확정 구매계약 40대 가운데 8대를 취소해 도입 물량을 32대로 줄였다. 향후 항공기 확보에 투입할 자금을 줄이는 조치로, 취소분의 기지급액 환급은 7월 완료됐다. 비핵심 자산의 현금화도 추진했다. 정보기술 자회사 에이케이아이에스 지분 처분은 상반기 중 완료했고 호텔 사업 관련 자산·권리 등을 540억원에 양도하는 거래와 항공기 3대 추가 매각을 결의했다. 다만 호텔과 추가 매각 항공기는 6월 말 기준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돼 해당 대금이 모두 상반기에 유입된 것은 아니다. 영업 지표는 개선됐다. 제주항공의 상반기 연결 영업손익은 전년 동기 744억원 적자에서 240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영업 활동 현금 흐름도 1256억원 순유출에서 1489억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구매 계약 축소와 자산 매각은 이와 같은 영업 현금 회복에 더해 향후 투자 부담을 낮추는 조치다. 그러나 재무 부담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제주항공의 6월 말 연결 부채비율은 1009.0%로 지난해 말 754.4%보다 상승했고, 리스 부채 또한 7266억원에서 8857억원으로 늘었다. 상반기 순손실은 325억원이었다. 투자와 상환 지출이 이어지면서 보유 현금도 지난해 말보다 감소했다. 항공사들의 대형화 전략이 성과를 내려면 늘어난 기단과 노선이 지속적인 이익과 현금으로 이어져야 한다. 증자와 자산 매각은 자금을 보완할 수 있지만 영업 현금 창출을 계속 대신할 수는 없다. 통합과 장거리 확대를 추진하는 항공사뿐 아니라 투자 속도를 낮춘 제주항공에도 이자·리스 원금·투자비를 감당할 수익성 확보가 공통 과제로 남아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진 노삼석·조현민, 동서울 허브 점검…추석 특수 물량 대응

일평균 약 1930만 박스 물량이 쏟아지는 추석 특수기를 앞두고 한진택배가 현장 점검에 나섰다. 17일 ㈜한진은 노삼석·조현민 사장이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소재 동서울 허브 터미널을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다고 밝혔다. 사장단은 동서울허브 통제실에서 특수기 작업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화물 출입고 및 수송 동선 전반을 살펴봤다. 이어 상·하차 작업장으로 이동해 분류 설비의 안전 가동 상태와 작업 현장 위험 요소를 점검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노삼석·조현민 사장은 현장 종사자들에게 안전 수칙 준수와 충분한 휴식을 당부했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추석 명절 택배 특별 관리'에 따른 조치다. 국토부는 추석 특수기 중 택배 물량이 평시 대비 약 4.9% 증가해 일평균 약 1930만 박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9월 7일부터 10월 2일까지 4주간을 '추석 명절 택배 특별 관리기간'으로 운영하고, 주요 택배사가 인력 5500명을 추가 투입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주요 택배사에 택배 물량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물량 분산과 집화 제한 조치에 협조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한진은 이번 추석 특수기 동안 전국 100여 개 주요 터미널과 가용 수송 차량을 최대로 가동할 계획이다. ㈜한진 관계자는 “분류 작업원 충원·임시 차량 추가 투입을 통해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과 차질 없는 배송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진 측은 구체적인 분류 작업원 충원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회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충원 인원은 내부 운영에 관한 사항이라 대략적 수치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서동민 인턴기자

한국항공대-우즈벡 정부, ‘항공 인재 양성’ 판 확대

한국항공대학교가 한-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의 훈풍을 타고 현지 항공 인력 양성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대학 간 교류에 머물던 협력이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국가급 사업'으로 격상됐다. 한국항공대는 전날 일홈 마흐카모프 우즈베키스탄 교통부 장관과 '항공 인력 양성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지난 14일 이재명 대통령과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전방위적 협력을 약속한 정상회담 직후 성사된 첫 실질적 교육 협력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항공대 관계자는 “마흐카모프 장관은 지난 12일 한국항공대를 찾아 협력 방안을 논의한 지 사흘 만에 다시 방문해 직접 협약서에 서명할 정도로 강한 추진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교통부가 직접 당사자로 나서면서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적·제도적 지원이 확보된 것은 물론 협력의 무대도 대폭 넓어졌다. 양측은 기존 타슈켄트 국립교통대학교(TSTU)를 중심으로 논의하던 조종·관제·정비·물류 분야 학과 신설 협의를 우즈베키스탄 내 다른 주요 국립 대학들로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측은 협약 체결과 동시에 양국 전문가가 참여하는 '실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즉시 가동하고 세부 실행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구체적으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에 맞춘 교육과정 공동 개발 △학사(2+2) 및 석사(1+1) 공동·복수학위 과정 운영 △교원·학생 교류 △비행 시뮬레이터 등 실습 인프라 기술 자문 등이 핵심 과제로 추진된다. 양국의 협력은 지난 3년여간 꾸준히 이어져 왔다. 2023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실 항공협력단의 방문을 시작으로 한국항공대는 2025학년도 2학기부터 TSTU와 항공 운항 전공 '1+2+1 복수 학위(TSTU 1년-한국항공대 2년-TSTU 1년)' 과정을 운영 중이다. 현재 한국항공대에 재학 중인 전체 외국인 유학생 467명 가운데 우즈베키스탄 학생이 146명(32%)을 차지할 만큼 양측의 인적 교류는 활발하다는 전언이다. 한국항공대 관계자는 “1986년 국내 첫 공식 인가 비행 교육 기관으로 출발해 40년간 쌓아온 조종사 양성 경험을 현지에 적극 전수할 것"이라며 “제주·정석·울진 비행 교육원과 미국 샌포드 비행 훈련원 등 탄탄한 국내외 훈련 인프라를 바탕으로 우즈베키스탄의 급증하는 항공 인력 수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서동민 인턴기자

“도망치면 감점, 200초 내 격추”…한국항공대 총장배 ‘AI 파일럿 탑건 챌린지’, 가상 창공서 격돌

사람 대신 인공 지능(AI)이 F-16 전투기 조종간을 잡고 가상의 창공에서 숨 막히는 공중전을 벌인다. 미국 등 군사 강국들이 비밀리에 연구하던 'AI 파일럿' 기술을 국내 민간 대학생들의 집단 지성으로 풀어내는 혁신적인 무대가 열린다. 한국항공대학교는 오는 17일 교내 대강당에서 '제1회 한국항공대학교 총장배 2026 AI 파일럿 탑건 챌린지' 본선을 개최하고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미래 공중전의 판도를 바꿀 무인 전투기 AI 기술을 민간의 창의성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기획됐다. 전국 80여 개 대학에서 290개 팀(873명)이 출사표를 던질 만큼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8월 치열한 예선을 거쳐 살아남은 최정예 16개 팀만이 이날 본선 무대에 올라 1대 1 도그 파이트(근접 공중전) 방식으로 최강의 'AI 탑건'을 가린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AI의 '실전 지능'을 평가하기 위해 도입된 정교한 교전 규칙이다. 각 팀의 AI는 동일한 가상 F-16 환경에서 200초 동안 맞붙는다. 시간을 끌며 도망만 치는 '버티기형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일방적 회피에는 페널티를 적용한다. 또한 명중으로 인정되는 사격 범위(포위선)는 초반 100초 좁은 각도(2도)에서 시작해 후반부 50초에는 넓은 각도(6도)로 3단계에 걸쳐 확장된다. 초반의 탐색전부터 에너지 관리, 후반 결전까지 국면별로 전술을 유연하게 바꾸는 AI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이처럼 고도화된 AI 공중전 대회가 민간에 전면 개방된 것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이다. 과거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유사한 '알파 도그 파이트' 대회를 개최한 바 있지만 군사 보안을 이유로 소수 방산기업에만 참가를 제한했었다. 대회를 기획한 방위사업청 소속 임상민 한국항공대 겸임 교수는 “AI 파일럿 기술은 민간의 창의적 시행착오와 검증을 거쳐야 단기간에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이번 대회의 200초 공중전은 미래 우리 영공을 지킬 피지컬 AI 파일럿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DARPA는 가상 대회 우승 알고리즘을 유인 전투기 X-62A에 탑재해 실전 기동 시험으로 발전시킨 바 있다. 한국항공대는 이번 대회를 향후 △2대2 편대 전술 △시계외 교전(BVR) △전자전(EW) 환경까지 반영해 군과 연구 기관을 위한 '국방 소프트웨어 테스트베드'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본선 우승(대상) 팀에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 원(총 상금 2500만 원 규모)이 수여된다. 당일 현장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시스템·대한항공 등 주요 방산·항공 기업들의 채용 상담 부스도 함께 운영돼 융합형 AI 인재 발굴의 장이 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윤정 인턴기자

제주항공 “515억 선납 40년 계약”…첫 ‘단독 사옥’ 시대 연다

제주항공이 500억 원 규모의 과감한 시설 투자를 단행하며 창사 이래 첫 독자 사옥 시대를 연다. 급변하는 항공 산업 환경 속에서 임대료 인상 등 불확실성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전략적 승부수다. 16일 제주항공 장기 사옥 임차를 목적으로 한 대규모 신규 시설 투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투자 금액은 515억5000만 원으로 자기 자본 대비 18.74% 규모다. 임대인인 에이케이홀딩스㈜가 대상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을 전제로 40년 6개월(2026년 10월~2067년 4월)치의 임대료 총액을 일시 선납하는 장기 임대차 계약이다. 계약 초기 6개월간은 무상 사용 혜택도 확보했다. 2005년 창립 이후 줄곧 한국공항공사 시설을 빌려 썼던 제주항공은 이번 투자를 통해 서울 강서구에 연면적 1만5793㎡(약 4777평,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의 거대한 단독 컨트롤 타워를 품게 됐다. 경영 및 지원 부서 임직원 500여 명이 입주해 부서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업무 환경을 누릴 예정이다. 반면 현장 최일선에 있는 정비본부와 승무원 라운지 등 핵심 부서는 항공기 안전과 업무 연속성을 위해 기존 김포공항 사업장에 남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어버스 “향후 20년 아·태지역 1.9만 대 도입”

향후 20년 간 전 세계 신규 여객기 수요의 절반 가까이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흡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가파른 경제 성장으로 중산층이 늘어남에 따라 중소 도시로 향하는 직항 노선 중심의 항공망 재편이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시장 전망(GMF 2026–2045)'을 발표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향후 20년간 총 1만9120대의 신규 여객기를 도입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신규 항공기 수요(4만2060대)의 45%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3분의 1은 노후 기종 교체 물량이며, 나머지 3분의 2는 시장 팽창에 따른 순수 추가 수요다. 에어버스는 아·태 지역 여객 수송량이 연평균 5.1% 성장해 글로벌 평균(3.9%)을 크게 웃돌고, 20년 뒤에는 두 배 이상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045년까지 역내 중산층 인구가 30억 명으로 급증하고 도시화가 가속화하면서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항공 노선망의 구조적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대형 허브 공항을 거쳐 목적지로 가는 전통적인 환승 위주의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 방식에서 벗어나 중소 도시를 직접 연결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to-Point·직항)' 노선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00~244석 규모의 중소형 단일 통로기(협동체) 수요가 1만 5700대에 달해 전체 도입 예정 물량의 82%를 차지할 전망이다. 에어버스는 항속거리가 길어진 고효율 소형기 도입이 확대되면서 아태지역 내 직항이 없던 800개 이상 도시 간 직접 연결이 새롭게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륙 간 장거리 노선 등에 투입되는 통로가 2개인 대형 '광동체' 신규 수요는 3420대로 예측됐다. 이 역시 전 세계 광동체 수요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아난드 스탠리 에어버스 아태 지역 총괄 사장은 “항공사들은 기존 대형 공항 중심 모델을 넘어 네트워크를 다변화하고 중소 도시를 글로벌 경제와 직접 연결하고 있다"며 “최신 항공기 도입에 따른 노선망 재편이 역내 장기적인 경제 번영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8월 말 기준 아·태 지역 119개 항공사가 5000대의 에어버스 상용기를 운용 중이고, 역내 시장 점유율은 58%로 집계됐다. 현재 에어버스가 해당 지역에서 확보한 100석 이상 여객기 수주 잔량은 3500대로 제조사 전체 수주 잔고의 61%를 점유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보잉기 103대+GE 엔진 계약”…대한항공, ‘60조 對美 빅딜’ 마침표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에서 세계 항공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대한항공의 60조 원 규모 초대형 투자 청사진이 현실로 이뤄졌다. 16일 대한항공은 미국 보잉의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와 GE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CFM인터내셔널(CFM)의 엔진 구매 등을 포함한 448억 달러(60조 원) 규모의 최종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대규모 대미(對美) 구매 계획을 발표한 지 1년여 만이다. 이번 '세기의 빅딜'은 기체 도입과 핵심 부품인 엔진 역량 확충이라는 두 축으로 진행된다. 우선 대한항공은 362억 달러를 투입해 보잉의 최신형 고효율 항공기 103대를 기단에 새롭게 합류시킨다. 기종별로는 여객기인 △777-9 20대 △787-10 25대 △737-10 50대와 함께 글로벌 화물 경쟁력을 이끌 777-8F 화물기 8대가 포함됐다. 항공기의 '심장' 격인 엔진 인프라에도 86억 달러가 투입된다. GE에어로스페이스와 CFM으로부터 총 21대의 예비 엔진을 확보하는 동시에, GE에어로스페이스와 향후 15년간 항공기 28대에 대한 장기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까지 맺어 운항 안정성을 담보했다. ◇ 조 회장 “경제·기술 동맹 이정표" 역대급 규모를 자랑하는 계약인 만큼 이를 축하하는 자리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대한항공과 보잉의 공동 주최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필두로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겸 최고 경영자(CEO)·가엘 메외스트(Gaël Méheust) CFM 사장 겸 CEO 등 3사의 최고위 경영진이 총출동해 수십 년간 쌓아온 끈끈한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조원태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워싱턴에서 맺은 약속이 최종 계약으로 결실을 맺게 돼 매우 뜻깊다"며 “보잉이 대한항공의 '날개'라면, GE에어로스페이스는 우리 기단의 '심장'과 같은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이번 계약은 한·미 양국의 굳건한 경제·기술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신뢰의 이정표"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안전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양국의 교류와 경제 발전을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했다. ◇ '원팀'으로 뭉친 정부·금융 기관 대한항공의 이 같은 공격적 투자에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 통합에 따른 중장기적 성장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팬데믹 이후 글로벌 항공기 공급 지연 사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차세대 고효율 신기재 도입을 통해 기단을 현대화해 운영 효율성과 수송력을 대폭 제고하고 고객 서비스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연료 효율을 극대화하고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등 미래 항공 산업의 친환경 트렌드 변화에도 적극 발맞출 예정이다. 특히 이번 빅딜은 한·미 양국 정부와 국책 금융기관의 전폭적인 '원팀' 지원이 빚어낸 시너지로 평가받는다. 한국 정부는 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 개선과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 금융 기관 역시 대규모 투자를 원활하게 추진하며 힘을 보탰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철강·조선 파업 동시 확대…포스코 ‘120시간’·HD현대중 ‘하루 7시간’

국내 철강·조선업계를 대표하는 포스코와 HD현대중공업의 노사 갈등이 동시에 격화하고 있다. 포스코 노동조합은 16일부터 120시간에 걸친 2차 부분파업에 들어갔고,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이날부터 전 조합원 파업 시간을 하루 7시간으로 늘린다. 두 회사 모두 실제 생산 차질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파업 기간과 참여 범위가 확대되면서 장기화 여부에 산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철강은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에 소재를 공급하고 조선은 수주 물량을 일정대로 건조·인도해야 하는 만큼 갈등이 길어질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포스코 노조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오는 21일 오전 7시까지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과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 등을 대상으로 120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지난 9∼11일 진행된 1차 파업은 포항제철소 2전기강판공장 일부 라인과 광양제철소 산세공장이 대상이었다. 포항 20명과 광양 100명 등 약 120명이 참여했지만 회사가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생산과 출하에는 별다른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다. 2차 파업은 기간이 48시간에서 120시간으로 늘어나고 참여 인원도 1차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대상 공정도 전기강판 후공정과 산세공장에서 철강 생산의 중간 소재를 만드는 열연공장으로 옮겨갔다. 특히 광양 4열연공장은 자동차강판과 고강도 강재 등을 생산한다. 포항 2열연공장 역시 냉연·스테인리스·전기강판 등 후속 공정에 소재를 공급하는 핵심 설비다. 파업이 장기화하거나 대상 공장이 추가되면 후속 공정의 생산계획과 제품 출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파업 첫날이 열연공장의 정기수리 일정과 겹치고 포스코가 대체인력 투입과 사전 생산으로 대응하고 있어 즉각적인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다. 파업에 들어간 조합원이 설비를 직접 멈추는 방식도 아니다. 실제 영향은 정기수리가 끝난 뒤 설비가 정상적으로 재가동되는지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노사는 파업 직전인 15일 오후 12일 만에 임금교섭을 재개했지만 약 2시간 만에 협상을 중지했다. 양측 모두 기존 요구안에서 진전된 안을 내놓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2% 인상과 목표 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을 제시한 상태다. 회사는 파업을 미루고 오는 18일까지 집중 교섭을 진행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실질적인 수정안이 없다며 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노조가 이번 협상을 최종 결렬이 아닌 '중지'로 규정하면서 파업 기간에도 교섭이 재개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HD현대중공업의 파업 수위도 높아진다. 노조는 지난 14∼15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16일부터 18일까지 파업 시간을 하루 7시간으로 확대한다. 조합원은 8100명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20여 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기본급 인상과 성과배분 기준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회사는 3차 제시안에서 기본급 11만원 인상과 격려금 200%에 1000만원 추가 지급, 상품권 50만원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확대,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성과배분 기준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제시안에 실적과 연동한 새로운 성과배분 원칙이 빠졌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HD현대중공업은 앞선 부분파업에도 선박 건조와 인도 일정에 중대한 차질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 조합원 파업이 하루 7시간으로 늘어나면서 작업 공정별 지연이 누적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철강과 조선 노사 갈등의 공통 쟁점은 임금 인상 폭뿐 아니라 경영성과를 근로자에게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가에 있다. 포스코는 철강 경기 침체와 수익성 악화를 강조하고 있고, HD현대중공업은 수주 호황을 실적과 보상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노조의 요구와 맞서고 있다. 향후 분기점은 포스코의 정기수리 종료 후 열연공장 재가동 여부와 HD현대중공업의 선박 건조 공정 차질이다. 이와 함께 양사가 파업 기간에 수정안을 제시해 교섭을 재개할지가 갈등 장기화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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