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육군, 전시 군수 수송 협력…방산 물류 시범 사업 추진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육군과 전시 군수 물자 수송을 위한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선다. 동원령이 선포되면 군수 물자와 긴급 구호품 등의 국내외 수송을 지원하고, 평시에는 민간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방위산업 물류 시범사업과 기술 교류를 추진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1일 서울 본사에서 육군본부와 '전시 동원 체계 구축 및 방산 물류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와 하헌철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소장)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민간의 수송·물류 역량을 군수 지원 체계와 연결하는 것이다. 양측은 전시 또는 국가 비상 사태에 동원령이 선포될 경우 육군의 군수 물자·장비, 긴급 ·구호 물자·생필품 등을 신속하게 운송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지원 범위에는 국내외 수송과 물류 업무가 포함된다. 평시 협력은 방산 물류의 효율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둔다. 민간 전문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토대로 민·군 협력 모델을 구축해 사업 협력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스마트 물류 체계에 관한 기술을 교류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업무 협조도 이어간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자사의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와 첨단 물류 기술을 육군 군수 체계에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평상시 군 물류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가 비상사태에 필요한 수송·물류 지원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육군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가 안보 역량 강화라는 중대한 사명에 기여할 수 있어 뜻깊다"며 “당사의 선진 물류 인프라와 스마트 기술을 바탕으로 국방·방위 산업 물류 체계의 혁신을 이끄는 모범적인 민·군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제주항공 日 지방 노선 인기…히로시마·시즈오카 40%대↑·마쓰야마 11%↑

제주항공의 일본 지방 노선에서 탑승객이 공급 좌석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들어 히로시마와 시즈오카 노선 이용객이 각각 40% 이상 증가했고, 마쓰야마와 오이타 노선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좌석 확대와 함께 여객 수요가 늘면서 일본 중소도시 노선의 이용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제주항공이 제시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인천-히로시마 노선 탑승객은 18만4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9000여 명보다 42% 늘었다. 같은 기간 공급 좌석 증가율은 21%로, 탑승객 증가율이 이를 21%포인트(p) 웃돌았다. 인천-시즈오카 노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탑승객은 지난해 1-9월 12만6000여 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17만8000여 명으로 41% 증가했다. 공급 좌석은 12% 늘어나는 데 그쳐 여객 증가 폭과 29%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마쓰야마와 오이타 노선은 상대적으로 적은 공급 확대 속에서도 이용객이 늘었다. 인천-마쓰야마 노선 탑승객은 18만8000여 명으로 전년 동기 16만9000여 명보다 11% 증가했다. 공급 좌석 증가율은 5%였다. 인천-오이타 노선은 공급 좌석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탑승객이 4만7000여 명에서 5만3000여 명으로 12% 늘었다. 네 노선 모두 탑승객 증가율이 공급 좌석 증가율을 웃돌면서 좌석 활용도가 높아졌다. 일본 중소도시 노선 전체 이용 규모도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의 해당 노선 탑승객은 2024년 61만여 명에서 지난해 76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70만여 명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실적에 근접했다. 제주항공은 도쿄 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삿포로·오키나와 등 주요 목적지와 함께 일본 지방 도시로 취항지를 넓혀 왔다. 히로시마·시즈오카·마쓰야마·오이타 외에도 고베와 가고시마 등을 연결하며 여행지 선택의 폭을 확대했다. 회사는 여행 비용 부담과 새로운 목적지에 대한 관심이 일본 중소도시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고유가·고환율로 여행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으로 다녀올 수 있는 중단거리 노선의 선호가 높아지고, 새로운 여행지인 일본 중소 도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델타항공, 비즈니스석 서비스 30년 만에 전면 개편

델타항공이 비즈니스 클래스 '델타 원'의 식사와 휴식,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전면 재설계한다. 기내식 사전 주문 시간을 늘리고 수면을 원하는 승객에게 간편한 식사를 제공하는 등 승객이 취향과 일정에 맞춰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델타항공은 약 30년 만에 최대 규모로 기내 경험을 개편한다고 21일 밝혔다. 10억 달러 이상의 기단 투자와 함께 기내식·식기·편의용품·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 전반을 개선한다는 게 골자다. 올가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서 출발하는 대양 횡단 델타 원 노선에 우선 적용한 뒤 내년 초 글로벌 네트워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을 위해 임직원 200여 명이 14개월 동안 검증에 참여했다. 네 단계에 걸친 테스트와 36차례의 시험 비행을 통해 실제 기내에서의 서비스 운영과 이용 경험을 점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식사 선택권 확대다. 메인 메뉴 사전 주문 마감 시간을 기존 출발 24시간 전에서 18시간 전으로 늦춰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6시간 늘렸다. 글루텐을 제외한 식단과 단백질을 보강한 샐러드 등도 마련한다. 장거리 비행에서 수면 시간을 확보하려는 승객은 착륙 전 아침 식사 대신 커피와 크루아상을 선택할 수 있다. 메뉴 개발에는 미쉐린 스타 셰프 사이먼 헐스톤과 마스터 소믈리에 안드레아 로빈슨이 참여했다. 와규 버거와 홍콩식 농어 요리 등을 선보이고, 디저트에는 초콜릿 소스를 곁들인 아이스크림 선데와 유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소르베를 포함했다. 주류와 음료 구성도 바꾼다. 로빈슨과 델타항공 스카이마일스 회원들이 선정에 참여한 와인 13종을 이달부터 내년 9월까지 제공한다. 미국 나파 밸리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와이너리 11곳에서 고른 제품들이다. 블랑톤 싱글 배럴 버번 위스키를 기내 메뉴에 추가하고, 떼땅져 샴페인 제공 범위도 넓힌다. 도쿄 하네다공항 출발·도착 델타 원 항공편에는 닷사이 45 사케를 도입한다. 휴고 스프리츠와 팔로마는 알코올·무알코올 버전으로 각각 마련해 음료 선택의 폭을 확대한다. 식사 서비스에는 델타항공의 상징인 '위젯' 디자인을 적용한 새 식기를 사용한다. 식사에 앞서 따뜻한 타월과 견과류, 음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과정도 정비한다. 휴식용품은 다음 달 3일부터 순차적으로 새 구성을 선보인다. 미소니 브랜드 편의용품과 마비스 구강 관리 용품을 담은 델타 원 미소니 키트를 제공하고, 델타 원을 운영하는 국내선과 국제선에는 미소니 베개를 추가한다. 미국에서 출발하는 일부 국내선·국제선 델타 원 항공편에서는 봄바스와 협업한 양말 제공도 재개한다. 기내 디지털 환경도 개선한다. 차세대 좌석 등받이 화면과 디지털 기능을 도입해 콘텐츠를 탐색하고 이용하는 편의성을 높인다. 델타항공은 전체 기단의 95% 이상에 해당하는 약 1300대에 '델타 싱크' 초고속 와이파이를 도입해 연결성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공항 내 이동 서비스 역시 확대 대상이다. 'VIP 셀렉트'를 예약한 델타 원 고객에게 제공하는 포르쉐 차량 서비스는 2028년까지 주요 공항과 허브 15곳으로 넓힌다.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40대에서 70대로 늘릴 예정이다. 크리스틴 매니언 테일러 델타항공 브랜드 경험 부문 수석 부사장은 “초기 기획부터 테스트와 서비스 도입까지 임직원들이 참여해 고객의 요구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란잔 고스와미 마케팅·제품 책임자는 “여행 과정의 세부 요소까지 고객 만족을 높일 수 있도록 이번 개편을 설계했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축구장에 뜬 에어로케이…충북 청주 FC 홈경기서 ‘기내 체험’

청주 종합경기장이 에어로케이항공의 기내 체험 공간으로 변신한다. 현직 객실 승무원이 기내 방송 형식으로 선수들을 소개하고, 관중들은 항공사 취항지를 소재로 한 게임과 퀴즈에 참여하며 여행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오는 25일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충북청주FC와 용인FC의 '하나은행 K리그2 2026' 경기를 '에어로케이 브랜드데이'로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와 지역 연고 축구 구단이 손잡고 항공 여행과 축구 관람을 결합한 행사를 마련했다. 기내 체험은 경기장 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에어로케이는 입장객들에게 탑승권을 본뜬 기념품을 나눠주며 여행의 출발을 연출한다. 오후 2시부터 문을 여는 이벤트 부스에서는 유니폼 차림의 객실 승무원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부스의 주요 프로그램은 취항지를 배경으로 꾸민 보드게임 '에어로케이 부루마블'이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팔로우한 뒤 주사위를 던지면 도착한 칸에 따라 경품을 받는다. 참가자 전원에게 상품이 제공되며, 경품에는 추첨으로 24명에게 국제선 항공권을 증정하는 행사 응모권도 포함된다. 오후 4시부터 진행되는 공식 행사에서는 현직 객실 승무원이 마이크를 잡는다. 실제 기내 방송을 하듯 개식을 알리고 선수들을 소개하며 경기 분위기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경기 전 전광판에 상영하는 안전 수칙 영상에도 항공사의 특색을 담았다. 에어로케이 승무원이 기내 안내 방송 형식으로 관람 수칙을 설명하면 충북청주FC 선수들이 해당 상황을 연기한다. 관중들이 영상을 즐기면서 안전 수칙도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시축에는 에어로케이 취항지인 일본 에히메현 마쓰야마시의 공식 캐릭터가 나선다. 지역 축구 경기를 매개로 청주와 해외 취항지의 교류를 알리는 자리도 마련한 셈이다. 하프타임에는 가수 진소리의 축하 공연과 항공권을 건 전광판 퀴즈가 이어진다. 나고야·타이베이·나트랑 등 주요 취항지의 대표 명소를 소개하고 3지선다형 문제를 출제한다. 문제별 정답자에게는 청주와 해당 취항지를 오가는 왕복 항공권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경기장 N3구역의 600석은 '에어로케이 브랜드 존'으로 지정한다. 해당 구역 좌석 구매자 전원에게는 에어로케이 생수와 기념품을 증정한다. 에어로케이항공 관계자는 “축구 팬들이 경기장에서 짧은 여행을 떠나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지역 스포츠 구단과 협력해 고객과 만나는 기회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ACROSS’로 섬 잇는 하늘길 관제…인천 UAM 실증 성공

대한항공이 자체 개발한 도심 항공 교통(UAM) 통합 관제 시스템 '어크로스(ACROSS)'를 인천 도서 지역 실증 비행에 투입하며 운용 범위를 넓혔다. 정부 실증 사업에서 확보한 운항 통제·교통 관리 기술을 섬을 연결하는 노선에 적용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관제 시스템 구축 사업에도 참여하면서 UAM 운용 소프트웨어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21일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공사·KT·현대자동차·현대건설과 구성한 'K-UAM 원팀'은 전날 영종도 거잠포에서 덕적도를 거쳐 왕산마리나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실증 비행을 마쳤다고 밝혔다. UAM 기체를 대신하는 대역기가 비행에 나섰고 대한항공은 ACROSS를 활용해 운항 통제와 교통 관리를 수행했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광역시가 주관한 이번 사업에는 항공우주산학융합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참여했다. 대한항공 측은 정부와 지자체, 민간 기업이 공공서비스 발굴부터 노선 설계와 현장 비행 검증까지 함께 수행한 국내 최초의 지자체 연계 UAM 실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비행에서 통합 운용을 뒷받침한 ACROSS는 'Air Control and Routing Orchestrated Skyway System'의 약자다. 우리말로는 '통합 항공 관제 및 경로 조정 시스템'을 뜻한다. 다수의 UAM 기체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개발해 왔다. 대한항공은 개발 초기부터 소프트웨어 브랜드 확보에도 나선 바 있다. 2024년에는 '플랜 컨트롤', '센티넬', '허브', '플래너', '밴티지', '루트 컨트롤' 등 ACROSS 관련 상표 8종을 출원했다. 당시 회사는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했다. 이후 실증을 통해 기능을 고도화하면서 실제 운항 환경에 적용할 기반을 다져 왔다. UAM 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상 변화와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병행했다. 지난해 공개된 대한항공의 특허 출원 기술에는 바람의 방향에 맞춰 버티포트의 접근·출발 경로를 조정하는 교통 관리 방법이 담겼다. 버티포트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체들이 서로 다른 고도로 선회하며 대기하도록 하는 착륙 관리 방법도 포함됐다. ACROSS의 운용 경험은 정부의 '한국형 도심 항공 교통 그랜드 챌린지(K-UAM GC)'를 거치며 축적됐다. 대한항공은 2024년 4월 전남 고흥에서 진행된 1단계 실증에서 원팀 참여 기업들과 UAM 기체·운용 시스템·5G 항공 통신망 사이의 통합 운용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10월 인천 청라-계양 구간에서 진행된 2단계 실증에서는 여러 운항사가 참여하는 환경에 필요한 관제권 이양과 비정상 상황 대응 절차 등을 검증했다. 개별 시스템의 연동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복수 사업자가 함께 운항할 때 필요한 통합 운용 경험을 쌓은 것이다. 이번 도서 지역 실증은 그동안 확보한 기술과 절차를 섬 연결 노선으로 확장한 사례다. 대한항공은 인천 도서 지역의 운항 환경에 ACROSS를 적용해 UAM의 활용 범위를 지역 교통과 공공 서비스로 넓힐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역기를 활용한 이번 비행의 핵심은 실제 노선 환경에서 운항 통제와 교통 관리 체계가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데 있다. 관제 시스템 공급도 추진되고 있다. ACROSS는 올해 인천시 도심 항공 교통 체계 구축 사업의 UAM 통합 관제 시스템으로 선정됐고 대한항공은 이를 위한 별도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12월 1단계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를 지자체의 UAM 운용 기반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사업화의 접점을 넓힌 셈이다. 대한항공은 원팀 참여 기업들과 국내 UAM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 개발과 운용 기반 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국토부 연구·개발(R&D) 과제를 통해 ACROSS의 시스템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운항 통제·교통 관리 기능을 고도화해 다양한 운항 환경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HMM서 친환경 컨테이너선 8척 수주

HD한국조선해양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으로부터 2조원 규모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8척 수주하며 고부가 선박 시장에서 저력을 재차 입증했다. HD현대그룹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HMM과 1만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1조9196억원 규모로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해당 선박은 길이 337미터(m)·너비 51m·높이 27.9m에 이르는 초대형 규모로, LNG와 기존 벙커유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탑재한다.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2척을, 영암 HD현대삼호에선 6척을 건조한 뒤 오는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선박은 HD현대의 독립형 LNG 연료탱크가 탑재된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해당 탱크는 친환경 독립형 탱크 제작기지인 HD현대에코비나에서 생산된다. HD현대그룹은 선박 건조에 이어 핵심 기자재까지 그룹 내에서 직접 공급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선박 밸류체인 강화를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전략이 HMM의 친환경 선대 확대 전략과 맞물리며 시너지를 창출할 가능성도 기대를 모은다. HD현대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HMM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 경험과 기술력을 토대로 글로벌 고부가 선박 시장 내 입지 강화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HD현대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를 중심으로 LNG 운반선과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컨테이너선 등에 발주 문의가 지속 이어지고 있다"며 “축적된 설계·건조 기술력과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고부가 친환경 선박 수주를 확대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오름세 멈춘 원유선 운임…정유업계 ‘원가 부담’ 한숨 덜까

천정부지로 치솟던 글로벌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해상운임이 상승세를 멈추면서 조정 국면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초강세를 기록 중인 VLCC 운임이 실질 정제마진을 짓누르는 가운데, 이 같은 흐름이 국내 정유업계의 원가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던 중동-중국 노선의 VLCC 해상운임은 지난 주 들어 하락 전환 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 역내 신규 화물수요가 감소하면서 선주 협상력이 약화된 영향이다. 실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 19일 발간한 주간 통합 시황 리포트에서 중동-중국 노선의 VLCC 운임지수(WS)는 지난주 1296.88포인트(P)를 기록해 전 주 대비 21.87P 하락했다. VLCC 한 척의 실질적인 하루 용선수익을 나타내는 일일환산용선수익(TCE)도 같은 기간 1.7% 내린 138만7683달러(18억4000만원)로 나타났다. 여전히 평균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초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역내 수요 둔화로 완화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주목된다. 앞서 동일 노선의 직전 주 WS와 TCE는 각각 1318.75P·141만2243달러(18억8000만원)를 보여 역사적 수준의 고점을 보였다. 해진공은 “공급 측면에서도 수요가 둔화된 영향으로 가용선복이 일정 수준 유지되면서 선주 협상력이 다소 약화됐다"며 “화주들도 운임 고점에서 선주들의 화물 확보경쟁 조짐이 시작면서 추가 하락을 기다리는 관망세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고운임에 따른 원가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 온 정유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 VLCC 등 원유선을 중심으로 초강세가 지속되며 운임이 역내 정유업계의 실질 정제마진을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달 아시아 정유업계의 명목 정제마진은 평균 40달러(배럴당) 수준을 보였다. 특히 원유 운송비는 평균 배럴당 33달러(82%)에 달해 아시아 정유업계의 실질 마진은 단순 계산상 배럴당 7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원유 도입가격에서 운송비 등 제반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3~7% 수준이지만, 역내 일부 업체에선 이 같은 비중이 최대 30%까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VLCC 운임이 완화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제품선 운임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실제 업계의 원가부담 해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LR2선 등 제품선은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중동 통항 차질에 따라 최근 확대되고 있는 원유 셔틀운송·선박간 환적(STS)에 투입되고 있다. 지난주 중동-일본 노선의 LR2 운임(WS)은 982.78P를 기록해 전주 대비 44.45P 올랐고, TCE 역시 같은 기간 5.2% 오른 28만4616달러(3억8000만원)를 보여 강세를 지속 중이다. 이 가운데 시장은 중동권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공식판매가격(OSP) 인하 기조를 유지하며 아시아 정유업계의 원가부담 완화에 일조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동서송유관 가동 차질 여파로 한동안 역내 원유수출에 제약이 있었던 사우디가 오만·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내준 시장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가격 할인을 지속하며 업계의 도입비 부담을 상쇄할 것이란 기대다. 실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이달 초 아시아향 11월 선적분 원유의 OSP를 오만·두바이유 평균가격보다 배럴당 5달러 낮게 책정했다. 전월보다 할인폭을 3달러 확대하면서 지난 2020년 6월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큰 할인폭을 적용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유 수출량을 지속 확대하고 있는 사우디는 현재 국면에서 고객의 운임 상승부담을 상쇄하고 시장점유율(M/S)을 확대하기 위해 아시아향(向) OSP를 지속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며 “높은 해상운임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의 OSP가 이 같은 부담을 상쇄해 아시아 정유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2026 국감] 민주 박상혁, ‘대한항공 추가 제재’ 요구…운임 인상 수치는 제시 안 해

올해 국정감사에서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에 따른 독과점 우려를 제기하며 추가 제재 검토를 요구하면서도 규제 종료 이후의 운임 인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의원실은 '고삐 풀린 항공권 가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공개한 통계는 여객 수와 시장 점유율 뿐이었다. 공정위가 과거 운임 인상 한도 위반을 적발해 제재한 사례는 있으나 이번 자료에는 구조적 조치 완료 이후의 가격 변화를 확인할 비교 수치가 담기지 않아 의원실이 국감을 부실하게 준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상혁 의원실이 지난 1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 시정 조치 대상 국제선 26개 가운데 구조적 조치가 완료된 노선은 11개다. 의원실은 이 중 8개 노선이 여전히 독과점 상태라며 공정거래위원회·국토교통부·한국산업은행의 적극적인 감독과 추가 제재 방안 검토를 촉구했다. 의원실이 제시한 대한항공 측 점유율은 인천-프놈펜 81%, 로스앤젤레스(LA) 79.3%, 자카르타 65.8%, 바르셀로나 62.2%, 로마 58.6%, 파리 52.1% 등이다. 의원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경쟁 항공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운임과 좌석 공급에 관한 규제가 풀리면 항공권 가격이 오르거나 항공편이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 어느 노선에서 얼마만큼의 운임 인상이나 공급 축소가 발생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규제 종료 전후 평균 운임과 인상률, 유사 노선이나 경쟁 항공사와의 비교 자료도 제시하지 않았다. 항공권은 예약 시점·좌석 등급 및 할인·환불 조건 등에 따라 판매 가격이 달라지지만 평균 운임을 통한 비교 기준은 존재한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의 행태적 시정조치로 좌석 등급별·분기별 평균 운임을 관리하고 2019년 운임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산식에 따라 인상 한도를 설정했다. 실제로 공정위는 과거 운임 인상 한도 위반에 대해 이행 강제금을 부과했다. 작년 7월 28일 의결문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인천-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로마와 광주-제주 등 4개 노선에서 2025년 1분기 평균 운임 인상 한도를 초과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121억450만 원의 이행 강제금을 부과한 바 있다. 해당 의결문은 아시아나항공이 작년 3월 28일 유럽 3개 노선의 구조적 조치를 이행하면서 행태적 조치 의무가 해제됐다고 명시했다. 당시 제재는 의무가 적용되던 기간의 위반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규제 종료 이후 운임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와는 구분된다. 박 의원실이 이번 국감에서 문제 삼은 일부 노선의 운임·공급 제한 종료는 공정위가 기업 결합 승인 당시 정한 절차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경쟁 항공사의 진입을 위해 운수권과 공항 이착륙 시간인 슬롯을 이전하는 구조적 조치를 부과했다. 구조적 조치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운임 인상과 공급 좌석 수 축소, 주요 서비스의 불리한 변경 등을 제한하는 행태적 조치를 병행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도 구조적 조치가 완료되는 시점에 해당 노선의 행태적 조치 준수 의무가 해제된다고 설명했다. 제한 종료 자체는 승인 조건에 포함된 절차이 과거 의무 적용 기간의 위반 책임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의원실의 이번 문제 제기는 구조적 조치를 완료한 뒤에도 높은 점유율이 남아 있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도자료에는 해당 완료 판단이 어떤 승인 조건에 어긋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붙임 표에서는 주요 노선의 합산 점유율 하락도 확인됐다. 인천-프놈펜은 2019년 100%에서 올해 상반기 81%로, LA는 100%에서 79%로 낮아졌다. 바르셀로나는 100%에서 62%, 로마는 80%에서 59%, 프랑크푸르트는 67%에서 42%로 내려갔다. 이는 표에 기재된 정수 단위 점유율 기준이다. 2019년 수치는 당시 각각 독립적으로 경쟁하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의 점유율을 합산한 값이다. 합산 점유율 변화만으로 두 회사 간 경쟁이 사라진 효과와 신규 사업자 진입 효과를 각각 분리할 수는 없다. 의원실은 현재 점유율이 높다는 점을 부각했지만 주요 노선의 점유율 하락 원인과 시정조치의 기여 정도를 구분한 분석은 제시하지 않았다. 트리니티항공의 철수 가능성을 거론한 프랑크푸르트 노선에서는 외항사가 전체 여객의 약 40%를 운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실은 트리니티항공이 인천-프랑크푸르트 동계 운항을 중단했고 노선 자체를 포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운수권을 반납하면 대한항공 계열이 이를 재확보해 다시 독과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같은 자료의 붙임 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당 노선 여객은 대한항공 4만903명, 아시아나항공 5만 6502명, 트리니티항공 4만266명, 외항사 9만2200명이다. 전체 여객 22만9871명 가운데 외항사 비중은 약 40.1%다. 트리니티항공 외에도 상당한 운송 실적을 가진 경쟁 사업자가 존재하는 것이다. 보도자료에는 이들 외항사의 증편 여력과 운임, 운항 시간대에 관한 자료가 없어 트리니티항공의 철수 이후 경쟁 강도와 가격 변화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공정위 역시 최초 기업 결합 심사에서 외항사의 존재뿐 아니라 점유율과 공급 능력, 신규 진입 가능성 등을 함께 검토했다. 외항사가 운항하는 일부 노선에 대해서도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반납 운수권을 재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재배분 기준이나 국내외 시정조치 조항이 제시되지 않았다. 재취득 가능 여부와 그에 따른 경쟁 영향을 검증할 제도적 근거가 이번 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운수권과 슬롯도 구별되는 권리다. 공정위는 2024년 변경 처분 설명에서 운수권을 특정 국가에 취항하기 위해 필요한 권리로, 슬롯은 공항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로 설명했다. 대체 항공사의 요청에 따른 이전 의무와 일부 노선의 예외적인 반납 절차를 별도로 다뤘다. 의원실은 구조적 조치가 완료되지 않은 나머지 15개 노선에 대해서는 운수권이나 슬롯을 넘겨받아 신규 취항하려는 항공사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장거리 노선의 항공기 확보·운항 비용과 불확실한 수익성을 진입 부진의 배경으로 들었다. 시정 조치에 따른 대체 항공사의 진입 여부는 기존 외항사 등을 포함한 전체 경쟁 구도와 다른 항목이다. 구조적 조치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노선에 경쟁 항공사가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의원실은 노선별 진입 부진의 원인을 구분할 세부 자료와 항공사별 손익 자료도 공개하지 않았다. 신규 사업자의 미진입이 수요 부족·기재 확보 문제·초기 비용 부담·이전받을 슬롯의 조건 가운데 어떤 요인에 따른 것인지 이번 자료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항공사마다 △환승 수요 △기업 고객 △화물 수입 △기재 △정비 △판매망 등이 달라 같은 노선에서도 수입과 비용 구조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신규 항공사가 진입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기존 대한항공·아시아나의 해당 노선 적자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의원실이 인용한 익명의 항공업계 임원은 대한항공의 경쟁 우위 요인으로 기존 노선망과 운항편 수, 환승 수요,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를 제시했다. 해당 발언에는 대한항공이 경쟁사의 진입을 방해하거나 부당하게 운임을 인상했다는 구체적인 사례는 담기지 않았다. 높은 시장 점유율과 위법 행위 판단도 구별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정한 요건 아래 단일 사업자 점유율 50% 이상 등을 시장 지배적 사업자 추정 기준으로 정한다. 점유율이 100%에 미치지 않아도 시장지배력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추정 기준에 해당한다는 사실만으로 지위 남용이나 부당한 가격 인상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박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추가적인 제재 방안을 검토해야 하고, 공정위·산업은행·국토부 모두의 적극적인 감독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항공안전기술원 통폐합 下] 이해 충돌 가능성 우려...“독립성·미래 산업 영향 따져야”

항공안전기술원과 한국교통안전공단의 통합 논의에서 안전성 인증과 사고 조사 기능의 독립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초경량 비행 장치의 안전성을 검증한 기관이 사고 이후 기존 인증의 적정성까지 조사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이해 충돌 방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가 항공 안전 평가 대응과 미래 항공 산업의 상용화를 뒷받침할 인증 역량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안전기술원 통폐합과 관련해 인증 업무와 사고 조사 실무를 같은 기관에 배치할 경우 독립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조직을 합친 뒤에도 기존 업무를 유지한다는 설명을 넘어 기술적 판단과 조사 권한, 책임 범위를 명확히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초경량 비행 장치 사고와 관련해 현장 조사와 자료 수집, 시험·분석, 사고 조사 보고서 작성 등의 위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항공안전기술원의 안전성 인증 업무가 합쳐지면 사고 이전의 안전성 검증과 사고 이후의 원인 조사 실무가 같은 기관에 놓일 수 있다. 문제는 사고 원인이 기체 설계나 과거 인증 과정의 적정성과 연결되는 경우다. 초경량 비행 장치 사고를 조사하면서 운용자의 과실뿐 아니라 최초 인증 단계에서 구조적 위험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확인해야 할 수 있다. 이때 조사 결과가 동일 기관의 기존 기술적 판단과 맞물리면 스스로 수행한 검증의 적정성을 다시 조사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 제기하는 우려는 실제 조사 결과의 왜곡 여부에 앞서 잠재적인 이해 충돌을 방지할 제도가 갖춰져 있느냐는 데 있다. 사고 조사 과정에서 기존 인증 판단의 문제점까지 독립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인증과 조사 기능이 동일한 법인에 속한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위법이나 국제 기준 위반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점도 함께 제시된다. 별도의 조사 권한과 조직 분리, 이해 관계자의 제척·회피, 외부 전문가 검증 등을 통해 독립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통합 논의에서는 기관의 형식적인 결합 여부뿐 아니라 실제 조사 권한의 범위와 보고 체계, 최종 판단 절차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존 인증의 적정성이 쟁점이 되는 사고에서 독립적인 검토를 누가 맡고, 그 결과를 어떤 절차로 반영할 것인지까지 제시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제 평가 대응 과정에서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통합에 신중한 검토를 요하는 측은 오는 12월 ICAO의 국가 항공 안전 평가를 앞둔 시점에서 조직 개편 논의가 담당 인력과 자료 관리, 평가 준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평가 대응 과정에서 조직과 권한이 달라지면 국가 항공 안전 감독 체계의 책임 소재와 업무 절차를 설명해야 하는 부담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관 개편이 평가 준비와 기술 지원 업무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고, 조직 전환기에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것으로 직결된다. ICAO가 항공안전기술원이라는 별도 기관의 존립 자체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직 형태가 바뀌더라도 국가가 항공 인증과 안전 감독에 필요한 전문 조직과 기술 인력, 절차를 확보하고 실제로 운영하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 제기의 요지다. 항공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도 인증 역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항공 기술은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설계의 안전성과 기술 기준 적합성을 입증하고 필요한 인증을 취득해야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해외 진출 과정에서는 미국 연방항공청(FAA), 유럽항공안전청(EASA) 등 외국 항공 당국의 인증 요건과 승인·검증 절차에도 대응해야 한다. 국내 인증 역량은 이러한 해외 검증을 준비하고 외국 항공 당국과 기술적으로 협력하는 기반이라는 설명이다. 인증 관련 시험·분석과 기술 지원이 약화되면 기업의 제품 개발 이후 사업화 과정에서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수소 항공기와 전기 항공기, 드론, 도심 항공 교통(UAM), 인공 지능(AI) 기반 항공 시스템 등 새로운 분야에서는 인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기존 항공기와 다른 추진 방식과 운용 개념을 적용하는 만큼 새로운 위험을 식별하고 안전성을 입증할 기준과 시험 방법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래 항공 산업 육성과 인증 체계 강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술 개발과 실증을 지원하면서 상용화에 필요한 인증 전문 역량이 약화되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곧 통합이 연구·개발(R&D)과 인증 기준 마련, 해외 인증 대응에 미칠 영향을 산업 정책 차원에서도 검토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통폐합 논의의 절차적 타당성도 검토 과제로 꼽힌다. 항공안전기술원은 법률에 설립 근거와 역할이 규정된 기관인 만큼 관련 법률 정비와 국회 심의 과정에서 통합 필요성과 안전 역량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논의에서는 기존 설립 목적이 여전히 유효한지, 새로운 조직 체계가 그 목적을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장 전문가와 노동조합, 항공 학계, 산업계가 참여하는 의견 수렴을 통해 실제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다. 정부가 공개해야 할 자료로는 국제 기준 이행과 항공 안전 평가 대응에 미치는 영향 분석, 인증 업무의 법적 권한과 책임 이관 방안, 사고 조사와의 이해 충돌 방지 대책 등이 거론된다. 전문 인력과 예산을 유지하는 방안에 더해 조직 전환 과정에서 인증·조사 업무의 공백을 막을 계획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합 외의 대안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기존 전문 기관을 유지하면서 항공 인증 인력을 확충하고 미래 항공 기술의 인증 기준 연구, 국제 인증 협력, ICAO 평가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이다. 보다 넓은 범위에서 항공 안전 전담 조직의 기능과 체계를 재설계하자는 제안도 제시된다. 항공업계는 기관 통합이 국가 항공 안전 역량과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 객관적인 검증을 거친 뒤 추진 여부와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인증과 사고 조사의 독립성, 국제 평가 대응의 연속성, 미래 항공 기술의 상용화 지원 능력을 함께 살피고 국회 심의와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해 조직 개편의 타당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뜻으로, 관계 당국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수주 호황인데 조선소에선 고공농성…HD현대중·한화오션 임단협 평행선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노사 갈등이 고공농성과 부분파업으로 번지고 있다. 실적 회복에 따른 성과배분 요구에 HD현대미포 합병 후 근로조건 통합, 협력업체 노동조합의 원청 직접교섭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두 회사 모두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전날부터 오는 23일까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루 7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애초 19∼20일에는 간부 중심으로 4시간, 21∼23일에는 전 조합원이 7시간씩 파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교섭에서도 회사가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닷새 모두 전 조합원 7시간 파업으로 수위를 높였다. 김동하 현대중공업지부장은 18일부터 울산조선소 안 약 25m 높이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에 통합된 옛 HD현대미포 노동자를 대표해 온 김태암 전 위원장도 단체협약과 근로조건의 하향 조정에 반대하며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이후 재교섭을 진행했으나 임금과 격려금 등 보상 수준뿐 아니라 HD현대미포와의 합병에 따른 단체협약 통합 방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합병 과정에서 기존 근로조건이 후퇴해서는 안 된다며 양사 제도 가운데 유리한 조건을 적용하는 '상향 평준화'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서로 다른 임금·직급·복지 체계를 한꺼번에 통합해야 하는 만큼 단계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에서도 원청 정규직 노조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원청 노조의 임단협과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직접교섭 요구가 동시에 교착된 점이 HD현대중공업과 다른 대목이다. 한화오션은 원청 노조에 기본급 13만8689원 인상, 일시금 750만원, 연간 100만원 상당 복지포인트, 일부 경조사 지원 확대 등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내놨다. 성과급 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도 제안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직접교섭 문제도 남아 있다. 협력업체 웰리브 노동자들은 고용·근로조건 승계와 성과급 차별 해소 등을 포함한 요구안을 회사 측에 전달했다. 노사는 지난 교섭에서 요구 내용을 설명하고 회사가 이를 검토하기로 했으며, 다음 교섭은 22일 오후 4시 열릴 예정이다. 앞서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노동자 6명은 지난달 30일 거제사업장 내 크레인과 공장 지붕 등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 가운데 2명은 첫 직접교섭에 참석하기 위해 농성을 풀었지만 나머지 노동자들은 현장을 지키고 있다. 노조는 한화오션이 실질적으로 근로조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원청이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회사의 갈등은 조선업황 회복기에 성과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라는 공통 질문에서 출발한다. 장기간 불황과 인력 유출을 겪은 뒤 수주잔고가 늘고 실적이 회복되자 노동계는 임금 정상화와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선박을 수주한 시점과 실제 매출·이익이 반영되는 시점에 차이가 있고, 원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부담도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만 쟁점의 성격은 다르다. HD현대중공업에서는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추가 보상과 합병에 따른 근로조건 통합이 핵심이다. 한화오션에서는 원청 임단협과 함께 협력업체 노동자의 교섭 상대방을 누구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다. 향후 분수령은 HD현대중공업이 파업 기간 중 추가 제시안을 내놓을지와 한화오션이 22일 원·하청 교섭에서 수정안을 제시할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부분파업과 농성이 선박 건조·인도 일정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조선업은 선행 공정이 늦어지면 후속 공정도 영향을 받는 구조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일정과 납기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회사가 성과배분과 근로조건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 조선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노사 갈등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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