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싱가포르 亞 트레이닝 센터, 아·태 지역 전용 ‘A220 시뮬레이터’ 도입

에어버스와 싱가포르항공의 합작법인인 에어버스 아시아 트레이닝 센터(AATC)가 싱가포르 캠퍼스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위한 A220 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FFS)를 새롭게 도입한다. 1일 에어버스는 따르면 이와 같은 도입 결정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항공훈련 서밋(APATS) 2026'에서 공식화다고 밝혔다. 내년 4분기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인 A220 시뮬레이터는 에어버스 공인 훈련 제공업체인 플라이트 트레이닝 얼라이언스(FTA)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구축된다. FTA가 시뮬레이터 기기 배치를 전담하고, AATC가 전반적인 운영과 훈련 프로그램 제공을 총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최신예 단일 통로 항공기 조종사·정비진 훈련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실비아 멜로니 AATC 총괄 책임자는 “역내 A220 훈련 역량 구축은 아·태 지역에서 에어버스의 성장 기반을 다지는 전략적 핵심 요소"라며 “조종사들이 자국과 가까운 곳에서 세계적 수준의 훈련을 소화함으로써 각 항공사가 신형 기단을 한층 안전하고 빠르게 실제 운항에 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어버스의 최신 글로벌 시장 전망에 따르면 향후 20년 간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항공망 연결성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100석에서 최대 160석 규모의 A220은 최대 6,700km의 항속거리를 갖췄으며, 이전 세대 대비 좌석당 운항 비용을 25%가량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전 세계 25개 이상 운항사에 총 532대가 인도됐고 누적 주문량은 1100대를 돌파했다. 이번 인프라 확충은 빠르게 성장하는 아태지역 항공사들이 상업성이 높은 신규 노선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척하도록 돕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셀레타 에어로스페이스 파크에 위치한 AATC는 연간 최대 1만 명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는 에어버스의 글로벌 최대 규모 운항 승무원 훈련 시설이다. 6대의 고정식 조종석 훈련 장비(FCTD)를 비롯, A350·A320·A330·A380·ATR 72-600 등 총 10개의 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베이를 가동 중이고 향후 A220 전용 베이까지 추가해 아·태 최고 수준의 항공 훈련 인프라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하늘 위에서 인터넷”…기내 와이파이 무료화 러시에 ‘해킹’ 우려도

과거 일부 프리미엄 승객이나 출장객의 전유물이자 '느리고 비싼' 부가 서비스에 불과했던 기내 인터넷(Wi-Fi) 서비스가 이 항공 여행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나 아마존 '카이퍼(Kuiper)' 등 지구 저궤도(LEO, Low Earth Orbit) 위성 통신망이 민간 항공 시장에 상용화되면서 전세계 항공사들이 기내 초고속 인터넷을 전면 무료화하며 승객 유치전에 나섰다. 국내 항공업계 역시 저궤도 위성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며 '하늘 위 디지털 혁신'에 시동을 걸고 있다. ◇ 정지 궤도(GEO) 한계 깬 LEO 위성 기존 기내 와이파이는 고도 약 3만 5786km에 위치한 정지 궤도(GEO, Geostationary Earth Orbit Satellite) 위성에 의존해 지연 시간(500~650ms)이 길고 사각지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러나 고도 500~2000km의 LEO 위성망은 물리적 거리를 극단적으로 단축해 지연 시간을 20~60ms 수준으로 낮췄고, 최고 1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해 지상의 광랜과 맞먹는 환경을 구현했다. 안테나 하드웨어의 진보도 보급을 앞당겼다. 최신 빔 포밍 기술이 적용된 '전자식 조향 위상 배열 안테나(ESA)'는 두께가 얇고 가벼워 공기 저항으로 인한 항공기 연료 소모 증가율을 0.2~0.3% 수준으로 낮췄다. 수백 대의 대규모 기단에 일괄 적용할 수 있는 경제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와 같은 인프라 진보를 바탕으로 유나이티드항공·카타르항공·하와이안항공·싱가포르항공 등 글로벌 선도 항공사들은 속속 LEO 위성망을 탑재하며 기내 와이파이를 '전면 무료화'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자사 마일리지 회원 가입을 무료 이용 조건으로 내걸어 거대한 승객 데이터를 확보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 중이다. ◇ 한진그룹 5개사·파라타항공 도입 채비 국내 항공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산하 5개 항공사가 순차적으로 전체 기단에 스타링크 기반 초고속 와이파이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다가올 '통합 메가 LCC' 출범을 앞두고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서비스를 갖추고, 5개사 공동 장착 계약을 통해 단위당 서비스 원가를 대폭 절감하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위닉스그룹 계열사 파라타항공(구 플라이강원) 역시 고품질 와이파이를 서비스 차별화 무기로 꺼내 들었다. 파라타항공은 글로벌 전문 기업 파나소닉 아비오닉스와 장기 계약을 맺고 A330-200 광동체 여객기에 LEO 시스템을 탑재한다. 단거리 위주의 초저가 LCC 모델을 탈피해 장거리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로 도약하기 위해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 탑승객에게는 와이파이를 전면 무료로 제공하고, 일반석은 유·무료 결합 모델을 검토 중이다. ◇ 중국 영공 지날 땐 '먹통'…지정학적 블랙 아웃 최고급 통신 시스템을 장착하더라도 완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맹점이 존재한다. 가장 큰 난관은 특정 국가 영공 통과 시 발생하는 지정학적 '통신 단절(블랙 아웃)' 문제다.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기내에서 정상적으로 제공하려면 해당 영공을 관할하는 국가의 무선 주파수 승인이 필수적이다. 현재 스타링크 등 주요 위성 네트워크는 국가 안보와 통신 주권 보호 등을 이유로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의 영공에서 전파 발신이 강제 차단(Geo-blocking)돼 있다. 한국을 출발해 동남아·중동·유럽으로 향하는 대다수 국제선 항공편이 거대한 중국 영공을 필연적으로 장시간 통과해야만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제약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해당국 내에선 스타링크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때문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한진그룹사 여객기가 중국 영공을 통과할 때에는 승객들이 스타링크 통신망을 통한 인터넷 이용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파라타항공 역시 본질적으로 한진그룹 5개사와 동일한 방식의 기술을 적용한 기내 인터넷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같은 이유로 탑승객들의 접속이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개별 항공사의 기술적 결함이나 서비스 의지 부족이 아닌 전 지구적 인프라 규제에 따른 불가피한 구조적 한계다. 실제로 선도적으로 초고속 기내 와이파이를 상용화한 싱가포르항공이나 영국항공 등 유수의 글로벌 외항사 탑승객들 역시 비행 중 중국 등 특정 영공에 진입할 때마다 갑작스레 인터넷이 1~3시간가량 끊기는 현상을 공통적으로 겪으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비스 주요 정책과 개시 일정과 관련해 현재 결정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글로벌 규제와 다각적인 서비스 모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세부 방침을 확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항공사들이 서비스 단절 구간에 대한 승객들의 오해와 불만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예약 단계나 탑승 직후 기내 모니터를 통해 '노선별 와이파이 커버리지 맵'과 '예상 단절 시간'을 투명하게 안내하는 UI/UX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 해커 '사냥터' 된 기내 통신망…보안·플랫폼 융합 인프라 필수 폭발적인 사용량 증가와 더불어 제기될 사이버 보안 취약성 극복 문제 역시 존재한다. 현재 대부분의 기내 와이파이는 비밀번호 입력이 없는 개방형 네트워크로 운영된다. 수백 명의 승객이 밀폐된 공간에서 공유하는 기내 망은 해커들에게 다른 사람의 데이터를 훔쳐보는 '중간자 공격(MitM, Man-in-the-Middle)'이나 가짜 와이파이를 띄우는 '악의적 쌍둥이(Evil Twin)' 공격을 시도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다. 보안을 위해 개인 가상 사설망(VPN)을 켜면 항공사의 로그인 창과 충돌해 접속이 원천 차단되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번거로운 로그인 없이 스마트폰 유심(SIM)이나 인증서를 통해 자동 접속·암호화가 이뤄지는 엔터프라이즈급 인증망 '패스포인트(Passpoint·Hotspot 2.0)'와 무선 보안망(WPA3-Enterprise)의 즉각적인 도입이 필수적이다. 또한 넓어진 인터넷 대역폭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 재설계도 요구된다. 전 승객이 동영상을 시청할 때 발생하는 과부하를 막기 위해 기내 서버에 '에지 캐싱(Edge Caching)' 기술을 접목하고 유나이티드항공처럼 좌석 모니터로 라이브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기내 엔터테인먼트(IFE) 시스템을 연동해야 한다. 더불어 악천후 시 통신 품질(SLA) 보장을 위해 기존 정지 궤도(VSAT, Very Small Aperture Terminal) 망을 백업으로 자동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네트워크(Dual-WAN) 설계도 병행돼야 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대홍수’ 네팔에 구호물자 긴급 지원

HD현대가 대홍수 피해를 입은 네팔에서 구호를 위한 긴급 지원에 나선다. HD현대는 대홍수 피해를 겪고 있는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지역의 구호를 위해 중형 굴착기 20대와 담요, 식기, 위생용품, 방수포 등 구호물품을 지원한다고 1일 밝혔다. HD현대 관계자는 “큰 피해를 입으신 네팔 국민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번 지원이 피해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HD현대는 지난 2023년 튀르키예 지진을 비롯해 에콰도르 지진, 필리핀 태풍, 브라질 홍수 등 대규모 자연재해 피해지역에 장비 및 인력지원, 성금 전달 등 꾸준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 2척 수주…4445억원 규모

삼성중공업이 컨테이너운반선 2척을 수주하며 상선 부문 연간 가이던스 조기 달성 이후로도 일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아프리카 지역 선사로부터 컨테이너운반선 2척을 4445억원 규모로 수주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 10조6500억원의 4.2%에 달하는 규모로, 선박은 오는 2028년 12월까지 선주에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상선 부문에서 올해 누적 36척을 수주하며 일감을 다량 확보해둔 상태다. 올해 누적 수주 실적(상선)은 총 61억달러(8조4100억원)로, 목표치인 57억달러(7조8600억원)을 조기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4척(LNG-FSRU 1척) △에탄운반선 2척 △가스운반선 4척 △컨테이너운반선 4척 △원유운반선 12척 등을 수주했다. 해양 부문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2척까지 포함한 올해 총 누적 수주 실적은 총 105억달러(14조4800억원)로, 이날까지 연간 수주목표 139억달러(19조1700억원)를 76% 달성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은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 영향으로 8000~1만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을 중심으로 발주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상선 부문의 연간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한 만큼,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달아오르는 자동차운반선 시장…중국發 수요에 ‘귀한 몸’

중국발(發) 자동차 수출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글로벌 자동차운반선(PCTC) 시장에서 선주 우위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 대규모 신조선 인도에도 타이트한 선복 수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선사 SFL코퍼레이션은 지난 26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최근 7000CEU(1CEU=자동차 1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PCTC 4척을 신조 발주했다고 밝혔다. 발주 규모는 총 3억6300만달러(5000억원)로, 단순 환산시 척당 9075만달러(1250억원) 수준이다. 신조 선박 4척은 오는 2029년께 SFL코퍼레이션에 인도될 예정이다. 특히 해당 발주 물량 가운데 2척은 아시아 주요 완성차 업체와 최대 10년(5년+5년)에 달하는 장기 계약이 체결됐다. 옵션을 제외한 최초 5년치 계약만으로 계약금액은 1억5000만달러(2100억원)에 달한다. 나머지 2척도 용선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화주들의 PCTC 선복 수요는 최근 중국의 전기차(EV) 등 완성차 수출 물량이 급증하면서 지속 확대되는 모양새다. 당초 글로벌 PCTC 선복은 지난 2023년께 집중 발주된 선박들이 지난해부터 본격 인도되면서 공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점쳐졌었다. 그러나 올 들어 중국산 자동차 수출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PCTC 수급 무게추가 수요 측으로 움직인 가운데, 중동전쟁 여파에 따라 선사들의 수에즈운하 통항 기피로 인한 선박 회전율 감소 효과까지 겹치며 수급 불균형이 더욱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 13일 중국 내 자동차 업체 간 경쟁과 과잉생산 등으로 해외 시장에 물량을 쏟아내면서 PCTC 선복이 수년 뒤까지 예약된 데다, 일반 컨테이너선을 통해 자동차를 수출할 정도로 선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 1~7월 중국의 완성차 수출량은 614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66.8%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출량(710만대)의 86.5%에 달한다. 업계에선 올해 중국 완성차 수출량이 최대 1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선복 부족은 용선료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6500CEU급 PCTC의 1년 용선료는 지난해 말 하루 4만2500달러 수준에서 지난 6월 7만달러로 약 65% 상승했다. 대규모 신조선 인도에 따른 선복 확대에도 선주들의 가격 협상력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PCTC 선사들의 선대 확대 경쟁도 한층 가열되는 모양새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지난 2분기 말 기준 98척 수준인 PCTC 선대를 오는 2030년까지 128척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같은 기간 연간 완성차 해상운송 물량도 기존 340만대 수준에서 50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당장 올 연말까지 선대 규모를 110척 수준으로 늘린다는 목표 아래 선대 확대에 나선 가운데, 지난 4월 세계 최대 규모인 1만800CEU급 LNG 이중연료 PCTC '글로비스 리더'를 본격 투입하는 등 계열·비계열 운송 물량 확대에 대응한 선복 확충에 나서고 있다. 해외 주요 선사들도 선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PCTC 선사인 발레니우스 빌헬름센은 지난 2023년부터 차세대 선박 신조 프로그램인 '셰이퍼 클래스'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 중국 난징 조선소에서 해당 프로그램 1호 선박인 9300CEU급 PCTC를 인도받은 데 이어 연내 신조선 2척을 추가로 인도받을 예정이다. 호그 오토라이너스도 지난 26일 차세대 신조 프로그램 '오로라 클래스'의 일환으로 9100CEU급 LNG 이중연료 PCTC 6척을 추가 발주했다. 오는 2029~2031년 인도되는 물량으로, 이번 발주를 포함한 오로라 클래스 발주 물량은 총 18척으로 확대됐다. 추가 옵션과 건조 슬롯까지 행사할 경우 최대 26척까지 늘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자동차 물동량이 워낙 빠르게 늘면서 글로벌 PCTC 시장의 선복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선주 우위의 시장이 이어지면서 운임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특히 단기 계약을 중심으로 스팟 운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나마운하와 수에즈운하 등 주요 운하의 통항 여건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유류비나 운항비 등 비용이 높아질 경우 일정한 시차는 있더라도 결국 운임에 반영되는 구조"라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선박 넘어 항만까지” 글로벌 터미널 확보전…K-해운 생존 전략은?

“터미널을 적게 보유한 선사들은 주요 항구에서 경쟁력을 잃고 생존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컨테이너 터미널 확보방안 토론회'에서 김형기 HMM 투자전략팀장은 “주요 거점 터미널을 장악한 선사들이 터미널 지분이 없는 선사의 입항을 거부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입항을 지연시키거나, 얼라이언스 간 협력 과정에서 터미널을 주요 협상 요건으로 활용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글로벌 해운업계의 컨테이너 터미널 확보 경쟁이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물류망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주요 항만의 터미널이 글로벌 대형 선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국적 선사의 안정적인 선석과 해외 물류거점 확보 필요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날 김 팀장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선사 혹은 선사의 자회사가 지분을 보유한 터미널의 비중은 2015년 10%에서 지난해 50%로 10년 새 5배 확대됐다. 반면 글로벌 터미널운영사(GTO)와 기타 사업자가 보유한 비중은 같은 기간 70%에서 44%로 낮아졌다. 구체적으로,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 MSC가 약 63개의 글로벌 터미널의 지분을 보유한 가운데 △머스크(60개) △CMA CGM(45개) △코스코(35개) △하팍로이드(23개) 등 주요 선사들도 터미널 지분을 대거 확보한 상태다. 이들 대형 선사는 별도의 항만운영 자회사를 두고 선박에서 터미널까지 공급망 수직계열화에 나섰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에 HMM 역시 지난달 발표한 29조1000억원 규모 '2030 중장기 전략' 투자액 가운데 4조4000억원을 투입해 터미널 확보 등 관련 투자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투자 대상을 핵심거점(Core), 확장거점(Expansion), 미래성장거점(Potential),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거점(Alternative) 등으로 분류하고 미국과 남미, 인도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자영터미널 또는 운영사 지분 확보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개별 선사가 글로벌 터미널 확보 경쟁을 벌이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정책금융과 정부 지원을 결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날 토론회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이날 '선(先) 시장 진입, 후(後) 운영권 확보' 방식의 단계적 전략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 우량 터미널의 소수 지분을 먼저 확보해 시장에 진입한 뒤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적 GTO를 육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국적선사와 해진공, 정책금융기관, 항만공사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컨테이너 터미널 블라인드펀드' 조성 방안도 제시됐다. 펀드를 단순한 자금지원 수단이 아닌 우량 터미널 매각이나 신규 개발 기회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시 투자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박종연 해진공 인프라금융부장은 “선제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소수 지분이라도 먼저 확보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한다"며 “선지분 투자를 통해 투자 경험을 축적하고,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에 진입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터미널 확보 전략과 정책적 목표를 단순 지분율만으로 설정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득선 BNCT 대표는 패널토론에서 “터미널을 취득하는 것과 터미널을 전략 거점으로 유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단순히 터미널을 사는 순간이 아니라 그 자산을 장기간 유지하고 국적선사가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터미널 확보의 목표를 단순한 지분율이 아니라 안정적인 터미널서비스협약(TSA), 선석과 처리능력,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경영 참여권 등 세 가지로 정의해야 한다"고 했다. 정우영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도 “블라인드펀드라고 해서 일률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터미널을 선별해야 한다"며 “선사 중심형과 국가 재정 중심형, 재무적투자자(FI) 참여형 등 터미널의 성격에 따라 투자 방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해외 터미널을 국가 공급망 차원의 전략자산으로 바라보면서도, 최근 글로벌 선사와 각국 정부까지 가세한 투자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한울 해양수산부 항만물류기획과장은 “한진해운 파산 당시만 해도 해외 터미널을 우리나라 선사가 이용하는 곳 정도로 봤던 것이 사실"이라며 “코로나 이후 공급망 관련 각종 이슈가 생기면서 해외 터미널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와 수출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해수부뿐만 아니라 정부 전체가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과장은 “최근 항만 투자의 경쟁이 다소 과열되고 있고 각 국가와 기업들이 너무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한 항만에 투자한다고 했을 때 개별 기업 차원 보다는 국가대 국가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딜을 좀 일찍 찾고 해당 국가와 좀 더 오랜 기간 협력하면서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등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항공보안학회, 파키스탄 항공청 연수생 대상 특별 교육

한국항공보안학회(KAFAS)는 지난 19일 파키스탄 항공청(CAA) 연수생을 대상으로 '최신 테러·드론 위협 동향과 공항 방호체계'를 주제로 특별 교육과 전문가 강연을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불법·위협 드론과 새로운 형태의 테러 위협으로부터 공항 등 국가 중요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한국이 축적한 대드론 방호 기술과 폭발물 테러 현장 대응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명진 한국항공보안학회 대테러대드론전략연구위원장(강원대 교수)은 '최신 테러 드론 위협 트렌드 및 공항 방호 시스템'을 주제로 국제 사회의 드론 공격과 공항 운영 장애 사례를 분석했다. 발표 자료 연구와 작성에는 전경훈 대테러대드론전략연구위원회 위원(국가안보학 박사)이 참여했다. 전 위원은 최신 드론 테러 위협 사례와 대드론 기술·전술, 공항 핵심시설 방호 방안 등에 관한 분석을 지원했다. 김 위원장은 드론이 현대전과 테러에서 저비용·고효율의 비대칭 위협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드론 위협이 △군집 드론 공격 △폭발물·화학·생물학·방사능·핵(CBRN) 물질 탑재 △통신·사이버 교란 △공항과 국가 핵심 기반 시설의 기능 마비 등 복합적인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존 단일 장비 중심의 탐지 방식만으로는 복잡한 공항 환경에서 형태와 크기가 다른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레이더와 광학·적외선(EO/IR), 무선 주파수(RF) 센서 등 다중센서를 통합한 조기 탐지 체계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실시간 식별·추적 기술을 토대로 재밍과 스푸핑 등 전자전 방식의 소프트 킬과 물리적 요격·포획 방식의 하드 킬을 결합한 다층 방어 체계도 제안했다. 공항 방호체계가 드론 탐지와 무력화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관제탑과 통신 시설, 전력시설 등 공항 핵심시설에는 임무 중요도와 위협 수준에 따라 방호 수준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화 방호벽과 이격 거리·충격파 완충 구역 등 물리적 방호 수단을 병행하는 '제2 방어선' 구축도 필요하다고 했다. 불법 드론 위협이 발생하면 탐지·식별, 상황 판단 및 관계기관 대응팀 소집, 승객 보호와 안전 구역 대피, 전자전 장비와 필요한 경우 물리적 수단을 이용한 위협 무력화 등 단계별 대응체계를 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항 운영 기관과 경찰·군·소방 등 관계기관이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평상시부터 구축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러한 협업체계가 공항 피해를 줄이고 운영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서문수철 대테러대드론전략연구위원회 위원(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과)은 '테러 사례 및 PBI(Post Blast Investigation)의 역할'을 주제로 국내 사례를 중심으로 폭발물 및 테러 현장의 과학수사 절차와 기관 간 협업체계를 설명했다. 현직 과학수사요원이자 PBI 현장 전문가인 서문 위원은 국내에서 발생한 북한 오물풍선 관련 현장 감식 사례와 사제 폭발물 사건 등을 소개했다.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됐을 때 위험성을 확인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순서도 설명했다. 서문 위원은 의심 물체가 발견됐다고 곧바로 과학수사 감식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군과 관계기관이 먼저 현장을 통제하고 화학·생물학·방사능 등 CBRN 위험성을 확인한 뒤 폭발물 처리반(EOD)이 엑스레이 촬영 등을 통해 내부 구조와 폭발 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안전 확보 후 현장감식' 원칙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성이 확인되면 과학수사(CSI)와 PBI 요원이 현장에 투입돼 지문과 DNA 등 법과학적 증거를 확보한다. 점화 장치와 전자 부품, 폭발물 구성 요소에 대한 분석도 진행한다. 현장에서 수거한 증거물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정밀 감정을 통해 성분과 특성을 분석한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폭발 장치의 제작 방식과 작동 구조 등 사건 전반을 재구성한다. 서문 위원은 실제 현장에서 군 EOD와 화생방 대응부대, 경찰 CSI·PBI 등 여러 전문기관이 순차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각 기관이 확보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것이 현장 안전 확보와 증거 보존, 사건 조기 해결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교육에 참여한 파키스탄 항공청 관계자들은 현대 테러·항공 보안 환경의 변화와 드론을 이용한 비대칭 위협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고 학회는 전했다. 한국의 다층적 대드론 방호체계와 현장에서 운용되는 PBI·과학 수사 절차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교육 직후 진행된 항공 보안 관련 토의에서는 드론 탐지 기술의 국산화, 민·관·군 합동훈련 확대, 공항 핵심시설의 다층 방호체계 구축, 최신 안티드론 시스템 도입을 위한 정책 지원, 폭발물 테러 발생 시 현장감식과 증거 보존 절차 등이 논의됐다. 이번 연수를 총괄한 박창우 청주대 교수는 “이번 연수 교육은 한국이 축적해 온 공항보안 기술과 노하우, 체계적인 대테러 대응 및 PBI 절차를 파키스탄과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소대섭 한국항공보안학회장(한서대 교수)은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공조해 드론과 테러 등 새로운 항공보안 위협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협력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상 위성’ 천리안 5호, 국산 수신기 탑재로 경쟁력 높인다

2031년 발사 예정인 3번째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 5호'에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된 위성 핵심 부품이 실려 우주 검증 이력(Space-Heritage)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우주 시장 진출의 최대 진입 장벽으로 꼽히던 실제 비행 이력을 공인받으며, 국산 우주 부품의 해외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기상청과 우주항공청은 우리나라의 세 번째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 5호에 국내 기술로 제작한 '정지궤도 위성용 위성항법 수신기'를 장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천리안 5호는 2031년 발사를 목표로 추진 중인 우리나라의 제3세대 정지궤도 기상·우주기상 위성이다. 천리안 1호와 2A호의 뒤를 이어 대기 및 우주 환경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위성항법 수신기는 GPS, 갈릴레오 등 위성항법시스템(GNSS) 신호를 수신해 위성의 위치·속도·시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산출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번에 탑재되는 수신기는 우주항공청의 '스페이스파이오니어사업' 지원을 통해 ㈜두시텍 등 산·학·연이 4년간의 연구개발과 지상시험을 거쳐 지난 2024년 개발을 완료했다. 우주 부품 시장은 극한의 환경을 견뎌야 하는 특성상 우주에서 실제로 작동한 이력이 없으면 상용화와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에 개발된 국산 수신기는 지구 반대편의 미약한 신호를 포착해 정지궤도상 위치 측정 오차를 20m 수준까지 대폭 줄이는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으나, 실전 운용 이력이 없는 점이 한계로 꼽혀왔다. 양 기관은 약 40건에 달하는 기술 규격 및 신뢰도 검토를 거쳐 천리안위성 5호 탑재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국산 수신기는 2031년 실제 궤도에 올라 우주 검증 이력을 공식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게 된다. 연구실에서 개발된 부품 기술이 국가 대형 체계사업과 직결되며 연구개발(R&D)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한 셈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국가 연구개발사업으로 확보한 우주기술이 개발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국가 우주 임무에 적용된 의미 있는 성과"라며 “국내 기업의 우수한 우주기술이 국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체계 적용과 지상시험, 우주 검증을 종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천리안위성 1호의 해외기술 도입에서 시작해 점차 국내 기술 비중을 확대해왔다"며 “천리안위성 5호는 국산 부품 인증과 함께 국내 정지궤도 위성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조종사·관제사협회, 韓-대만 ‘신규 직항로’ 뚫었다

정부 간 공식 외교 채널이 없는 대만 공역에 우리나라 민간 조종사들과 관제사들이 주도해 뚫은 새로운 하늘길이 열린다. 이를 통해 항공업계는 연간 수십억 원 이상의 운항 비용을 절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 협회장 이충섭)는 협회가 한국항공교통관제사협회(협회장 김근수)와 함께 제안한 대만 공역 내 신규 직항로(Direct Route) 구축안이 대만 항공 정보 간행물(AIP)에 정식 등재돼 오는 10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신규 항로 개설로 야간 시간대 동남아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겪던 대만 공역 내 우회 비행의 불편이 해소된다. 기존 항로 대비 비행 거리는 17해리(NM) 짧아지고 1편당 비행 시간은 2~4분, 운항 비용은 300~600달러 줄어든다. 연간 전체 항공사 기준으로 환산하면 수십억 원대의 비용 절감과 5300톤 규모의 탄소 배출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비수교 지역이라는 외교적 제약을 민간 단체인 조종사협회와 관제사협회가 실무 협력으로 돌파한 국내 첫 사례다. 앞서 조종사협회는 지난 2월 관제사협회와 공동으로 한·대만 항공 교통 관계자가 참석한 워크숍(NAATMC)을 열고 대만 측에 직항로를 공식 제안했다. 이충섭 협회장은 IFALPA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회장을 수행하면서 넓혀 온 국제 항공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만을 비롯한 국제 항공 교통 관계자들과 실질적인 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이를 이번 항로 개선 논의와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했다. 특히 관제사협회가 다져온 국제 네트워크와 항공 관제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이 이번 성과를 이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전언이다. 이후 두 달여 간의 데이터 분석과 실무 협의를 이끌며 대만 항공 당국의 실제 항로 개편을 성사시켰다. 조종사협회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조종사협회 단독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 관제사협회를 비롯한 모든 참여 기관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며 “정치·외교적 제약을 넘어 민간 조종사와 관제사들이 항공 안전과 운항 효율성이라는 공통의 목표로 뭉쳐 이뤄낸 뜻깊은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동북아 항공 교통 현안을 해결하는 민간 국제 협력 플랫폼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美 법인 ‘호라이즌 USA’ 앞세워 에너지 세일즈 나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액화 천연 가스(LNG) 유통 사업을 진두지휘할 현지 법인을 미국에 전격 설립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인 방위산업과 조선업에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이라는 막강한 카드를 결합해 글로벌 무대에서 전례 없는 '통합 안보 패키지'를 수출하겠다는 고도의 전략적 셈법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LNG 조달부터 트레이딩·물류 최적화를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할 '한화호라이즌 USA(Hanwha Horizon USA)'를 미국에 설립했다고 밝혔다. 신설 법인의 수장으로는 해양·에너지 분야에서 30년 넘게 굵직한 경력을 쌓아온 제임스 사가르 한화해운(한화쉬핑) 최고 경영자(CEO)가 낙점돼 겸직 체제로 조직을 이끈다. 한화호라이즌 USA의 출범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 초 첫발을 뗀 '글로벌 LNG 유통 사업'의 화룡점정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 2월, 미국의 대형 LNG 생산 기업 '벤처 글로벌'과 2030년부터 20년간 2024년 국내 연 소비량의 약 4.4% 규모에 해당하는 연 150만 톤의 북미산 LNG 장기 구매 계약을 맺으며 에너지 유통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곳간과 물류망도 차곡차곡 다져왔다. 2024년 미국 LNG 기업 넥스트디케이드에 약 1800억 원을 선제 투자했고 2025년에는 한국남부발전 등과 '팀 코리아'를 꾸려 글로벌 공급망 확대를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글로벌 신용 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부터 신용 등급 'A-'를 획득하며 대규모 자금이 오가는 트레이딩 사업에 필수적인 재무 경쟁력까지 입증했다. 이번 미국 현지 거점 확보로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독자적 LNG 밸류 체인'도 톱니바퀴를 맞췄다. 한화호라이즌 USA가 자금력으로 가스를 조달하면 한화오션이 건조한 최첨단 운반선과 해상 부유식 액화 천연 가스 생산 설비(FLNG)를 통해 한화해운이 해상을 가르고, 종국에는 한화에너지가 발전소를 돌리는 수직 계열화가 구축된 것이다. 당장 한화호라이즌 USA는 오는 2029년 상업 운전을 시작하는 한화에너지 여수 LNG 발전소에 연료를 쏟아붓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국내외 발전사와 아시아 시장 등으로 트레이딩 영토를 공격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 '복합 기업 디스카운트' 우려?…핵심은 '에너지 안보'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1위 방산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질적인 에너지 유통 사업에까지 손을 뻗는 것을 두고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미 그룹 내에 한화솔루션이나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자원을 다루는 굵직한 계열사들이 확고히 자리 잡은 상황에서 사업 영역이 난립하는 '복합 기업(Conglomerate)'으로 변모해 기업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주력 사업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작금의 급변하는 글로벌 패권 경쟁 속 현대 국가의 생존 전략은 에너지를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최상위 안보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이은 LNG 밸류 체인 장악 행보 역시 무기체계 확충과 에너지 공급망 확보를 동일선상에 놓는 '국가 안보 강화' 차원의 포석으로 읽어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궁극적인 노림수는 치열한 글로벌 방산 수출 시장에서 타국 경쟁사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치트키'를 거머쥐는 데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사의 무기체계를 해외에 수출할 때 대상국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친환경 에너지(LNG) 공급망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제안하게 돼 전례 없는 '연계 세일즈'가 가능해진 것이다. 고객국 입장에서는 무기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자국의 에너지 수급 불안까지 단번에 해결해 주는 한화의 제안에 매력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방위산업에 가스 유통을 얹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은 수입국의 국방력과 에너지 자립을 동시에 챙겨주는 '통합 안보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체급을 올리겠다는 청사진이다. 때문에 무기와 에너지를 양손에 거머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종 결합 실험이 글로벌 안보 지형에서 어떤 폭발력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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