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소비자물가조사에서 외식 물가지수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한 달도 빠짐없이 올랐다. 서울에서 김치찌개백반 1인분 값은 평균 8654원까지 올랐다. 그렇다고 직접 만들어 먹는 쪽이 편한 것도 아니다. 파와 달걀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이고, 1인가구가 전체의 37%인 824만 가구나 되지만 국물요리를 한 그릇만 끓이기에는 많은 재료를 소량씩 준비하기가 여전히 번거롭다. 대상 청정원이 지난해 7월 내놓은 호밍스 '초간편' 시리즈는 이 지점을 겨냥한 제품이다. 손질한 재료와 농축 소스를 성인 손바닥 크기 내외의 포장에 담아 냄비나 팬에 물과 함께 넣고 끓이면 3분 남짓만에 완성된다. 국물요리 시리즈는 지난 5일 누적 판매량 100만봉을 넘겼고, 지난달 20일에는 볶음요리 5종이 더해졌다. 기자가 직접 1인용 국물요리와 볶음요리 총 10종을 조리해봤다. ◇ 재료를 따로 얼린 구성…즉석 조리해 채소 식감 살아있어 포장을 뜯으면 손질한 재료가 구획별로 나뉘어 한 덩어리로 얼려져 있고, 양념은 농축소스로 함께 얼려져 있다. 완성된 요리를 통째로 얼린 형태가 아니다. 대상측은 원재료와 국물을 농축소스 형태로 한 팩에 구성했다고 설명한다. 얼어 있는 내용물이 포장지에 비교적 적게 달라붙어 꺼내기 수월했다. 다만 국물요리는 양념이 포장에 조금 붙는 경우가 있었다. 조리를 마친 뒤에도 채소의 아삭한 식감이 남아 있었다. 특히 양파는 숨이 죽지 않고 아삭했고, 대파도 마찬가지였다. 대상측은 재료별 익는 시간이 다른 점을 고려해 사전 가공하는 전처리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 달큰한 간장부터 칼칼한 불맛까지… 입맛 돋우는 신상 볶음 5종 볶음요리는 지난달 20일 나온 신제품이다. 순살간장찜닭과 뚝배기불고기, 정통잡채는 간장 베이스이고, 김치두루치기와 불맛오징어볶음은 매운맛이다. 순살간장찜닭은 짜지 않은 찜닭이다. 짠맛이 절제된 대신 단맛이 조금 있고 다진마늘과 참기름, 후추가 받쳐 집에서 만든 찜닭에 가까웠다. 닭고기는 퍽퍽하지 않았고 양도 적지 않다. 홍고추가 들어갔지만 맵다고 할 정도는 아니고 간장 맛이 중심에 있다. 브라질산 닭다리살에 당근과 양파, 대파, 홍고추, 당면이 들어간다. 대상은 촉촉한 닭다리살에 진간장 소스와 홍고추로 매콤함을 더했다고 설명한다. 뚝배기불고기는 잘 만든 달달한 국물 있는 서울식 불고기다. 잡내 없이 깔끔했고 짜지 않으면서 약간의 단맛에 마늘과 후추향이 얹혔다. 당면과 국물기가 있어 밥에 얹어 먹기 좋다. 조금 더 간이 강한 쪽을 선호한다면 제품을 조금 더 졸이거나 소금이나 맛소금을 더하면 된다. 호주산 소고기에 당면과 양파, 대파, 팽이버섯, 당근이 들어간다. 대상은 소고기를 녹차로 숙성했다고 설명한다. 김치두루치기는 김치에서 나오는 감칠맛이 돋보이는 잘 볶은 두루치기다. 김치가 시지 않고 감칠맛을 더하는 쪽이라 신 김치를 꺼려도 무리가 없다. 김치는 아삭함도 남아 있었다. 완성된 요리를 얼린 것이 아니라 냉동 김치를 팬에서 바로 볶아내는 방식이라, 볶음김치처럼 물러지지 않고 씹는 맛이 살아 있다. 발효에서 오는 감칠맛이 돼지고기 기름과 붙으면서 양념 맛을 끌어올린다. 돼지고기에서 잡내가 나지 않았고 볶음 상태도 뭉그러지지 않았다. 시리즈 10종 중 칼칼한 편에 속해 밥반찬으로 적당하다. 국산 돼지고기에 김치와 무, 양파, 대파, 마늘, 생강이 들어간다. 대상은 숙성한 돼지고기에 들기름과 종가 김치를 넣었다고 설명한다. 불맛오징어볶음은 기사식당에서 먹어봤을 법한 즉석 오징어볶음이다. 고추다대기의 매콤함에 불맛이 얹혀 오뚜기 진라면 순한맛보다 조금 더 매운 정도다. 짠맛은 덜한 대신 단맛이 약간 있고 마늘과 후추가 들어가 음식점 양념에 가까웠다. 오징어는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고 양배추와 대파는 아삭함이 남았다. 밥에 비벼 먹거나 소면을 곁들이기 좋다. 대상은 쫄깃한 오징어를 발효 숙성 고추장 양념으로 볶아냈다고 설명한다. 정통잡채는 집에서 만들기 번거로운 잡채를 바로 해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느타리와 표고, 목이 세 가지 버섯에서 나오는 향이 가장 두드러졌다. 달지도 짜지도 않아 잡채치고는 간이 절제된 편이다. 다만 당면에서 나온 전분 때문에 농도가 다소 생겨 물기 있는 잡채를 선호한다면 물을 조금 더 잡는 편이 낫다. 당면에 소고기와 세 가지 버섯, 당근, 부추가 들어간다. 대상은 당면과 소고기에 다섯 가지 채소를 함께 볶고 참기름으로 마무리했다고 설명한다. ◇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 꽉 찬 건더기, 제대로 만든 국물 5선 국물요리는 지난해 7월 8종으로 출발해 최근 12종으로 늘었다. 이번에 조리한 5종 가운데 모듬순댓국과 곱창전골, 냉이된장찌개, 오징어무국은 신제품이고 묵은지김치찌개는 기존 라인업이다. 모듬순댓국은 잘 만든 전통순대가 들어간 순댓국 프랜차이즈에서 먹어봤을 법한 순댓국이다. 육수는 잡내 없이 깔끔했고 부속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았다. 순대 자체에 간이 강하게 배어 있어 조금 더 끓이면 국물에 간이 풀리면서 균형이 잡힌다. 당면순대가 아니라 돼지 창자에 돼지고기와 당면, 선지를 채운 순대에 염통과 오소리감투가 더해졌고 대파와 들깨가루가 들어간다. 대상은 돼지 부속 부위에 돈골 육수를 썼다고 설명한다. 묵은지김치찌개는 고깃집에서 나오는 김치찌개에 가깝다. 생각보다 칼칼해 10종 가운데 매운맛이 가장 강한 편으로, 진라면 순한맛보다 조금 더 매웠다. 김치 양념이 잘 배어 있고 신맛을 단맛으로 눌러 시다는 인상이 남지 않는다. 돼지고기에서 잡내가 나지 않았고 다진마늘 향이 진하게 올라왔다. 여기에 후추향까지 잡힌다. 짠맛은 덜한 편이라 밥과 먹기에 부담이 없다. 냉이된장찌개는 달고 냄새가 적은 된장찌개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냉이향이 가장 두드러진다. 된장 특유의 냄새가 적으면서도 집된장 느낌이 약간 남아 있다. 국물 베이스의 감칠맛이 받쳐주고 아주 약간의 칼칼함이 있다. 대파는 아삭함이 살아 있다. 대상은 국내산 냉이와 버섯, 감자에 한우 육수와 청정원 순창 콩된장을 썼다고 밝혔다. 곱창전골은 깊은 국물맛이 돋보이는 깻잎·들깨향 가득한 전골이다. 곱창은 쫄깃하고 잡내가 없었다. 곱창에서 곱은 제거했다. 국물은 들깨가루와 깻잎 향이 지배적이고 고춧가루가 약간 들어가 농심 안성탕면보다 덜 매운 정도다. 사골 육수가 진해 국물만으로도 무게가 있다. 대파는 끓이고 나서도 아삭함이 남았다. 국내산 돼지곱창에 대파와 깻잎이 들어가고 사골 육수를 썼다. 오징어무국은 진한 오징어 향에 감칠맛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비린내 없이 오징어향만 남았고 오징어에는 약간 짭짤한 간이 배어 있다. 국물은 달지 않고 간이 세지 않은 대신 감칠맛이 중심을 잡는다. 진라면 순한맛보다 약간 더 칼칼하면서도 텁텁하지 않았다. 무는 부드럽게 익어 국물이 잘 배어들었다. 해물 육수에 오징어와 무를 넣고 대파와 홍고추로 마무리했다. 대상은 오징어를 끓는 물에 한 번 데쳐 비린 맛을 잡았다고 설명한다. ◇ 감칠맛으로 균형 잡은 10종…볶음은 밥반찬, 국물은 밥 말아 한 끼 가능 10종을 모두 조리해보니 간이 세지 않다는 점이 공통적이었다. 짠맛보다 감칠맛과 단맛으로 균형을 잡는 쪽이라 밥 없이 그대로 먹어도 부담이 적은 제품이 많았다. 고기류에서 잡내가 나지 않은 것도 10종에 걸쳐 일관됐다. 다만 한 봉이 한 끼가 되는 제품과 곁들여 먹는 제품은 나뉜다. 국물요리는 오징어무국을 빼면 대체로 밥 한 공기와 함께 한 끼가 되고, 볶음요리는 정통잡채가 440㎉로 단품으로도 충분한 반면 210g인 뚝배기불고기는 밥과 먹는 편이 낫다. 오징어무국은 85㎉로 반찬을 곁들이는 국에 가깝다. 재료를 사서 손질하고 남은 양을 처리하는 과정을 건너뛰고 싶은 1인 가구라면 선택지가 될 만하다. 외식으로 사먹는 것과 직접 끓이는 것 사이에 자리를 잡은 셈이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