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인물] 융합적 사고로 미래전략 ‘담금질’…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엑시트 없는’ 승부사

[이달의 인물] 융합적 사고로 미래전략 ‘담금질’…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엑시트 없는’ 승부사

고려아연은 지난해 8월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핵심광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첨단 무기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에 대해 중국 의존도를 극단적으로 낮추려는 미국 정부의 '탈 중국 기조'에 완벽하게 올라탄 맞춤형 행보다. 특히 올해 2월의 쾌거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내무부와 테네시주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등 연방 인허가 일정을 대폭 단축해 주는 'FAST-41' 제도 도입 업무협약(MOU)을 전격 체결하면서 고려아연의 '크루서블 프로젝트(Cru..

SKC, 1조원 유상증자 결정…“유리기판 제품개발·차입금 상환 자금”

SKC는 이사회를 열고 유리기판 등 차세대 소재사업의 실행력을 강화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약 1조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분율 40.64%로 SKC의 최대 주주인 SK 주식회사는 배정 물량의 120% 수준만큼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배정기준일은 4월 7일, 구주주 청약은 5월 1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다. 발행가액은 5월 중순 확정될 예정이다. 유상증자 자금의 60%가량인 5900억원은 유리기판 투자사 앱솔릭스의 제품 개발에 쓰인다. 최근 앱솔릭스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제품 개발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SKC는 설명했다. 아울러 앱솔릭스는 최근 인사를 통해 인텔·SK하이닉스 출신의 강지호 신임 대표를 임명하기도 했다. 앱솔릭스는 앞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고품질 제품인 임베딩(내장형) 방식과 상용화 속도가 빠른 논-임베딩(비내장형) 방식을 동시에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해 시장에 적시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다양한 이해관계자, 파트너사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기술 우위를 더욱 확고히 해 나갈 방침이다. 나머지 약 4100억원은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한 차입금 상환에 투입된다. 만기 도래 예정인 차입금을 우선 상환해 금융 비용을 절감하고 부채비율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SKC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지난해 말 기준 약 230%에서 140% 초반대로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SKC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반도체 소재 등 미래 사업의 확실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회사의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확보된 재원을 통해 앱솔릭스의 성장을 가속화하여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메모리 이어 MLCC도 가격 오를듯…삼성전기 ‘AI 훈풍’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이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전자부품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메모리에 이어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가격도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 MLCC 글로벌 2위 업체인 삼성전기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MLCC 1위 기업인 일본 무라타제작소(이하 무라타)의 나카지마 노리오 사장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MLCC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무라타가 실제 가격 조정에 나설 경우, 주요 고객사와의 재협상 움직임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LCC는 전자 회로에서 전류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폰·PC 등 모바일·정보기술(IT) 기기에 대량 탑재되는 대표적 부품이지만, 최근에는 AI 서버와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분야로 응용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AI 서버용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통상 스마트폰 한 대에 1000~1300개의 MLCC가 탑재되는 반면, AI 서버용 컴퓨팅보드(베이스보드)에는 장당 1만5000~2만5000개의 MLCC가 사용된다. 여기에 최신 AI 서버 플랫폼에는 20개 안팎의 보드가 장착되는 점을 고려하면 서버 1대당 수십만 개의 MLCC가 필요한 셈이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대용량 메모리가 집적되면서 전력 밀도가 크게 높아진 것도 수요 확대의 배경이다. 전압 변동을 안정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고용량·고적층 MLCC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다. AI 서버와 전장용 고사양 MLCC는 생산 난도가 높아 단기간 내 증설이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현재 삼성전기 MLCC 공장 가동률이 95%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빠르게 확대되기 어려운 '타이트 국면'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AI 서버 시장 성장 전망은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는 글로벌 AI 서버 시장이 지난해 1429억달러(약 205조원)에서 2030년 8378억달러(약 1200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고부가 MLCC 수요 역시 동반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환경은 가격 협상력이 점차 공급사로 이동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앞서 삼성전기도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1분기 MLCC 평균판매단가(ASP)는 AI 서버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MLCC 사업은 삼성전기 실적의 핵심 축이다.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사업부는 전체 매출의 약 45%를 차지한다. ASP 상승이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는 구조인 만큼, 가격 인상 여부는 실적 개선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서버향 고사양 MLCC의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며 “무라타의 가격 인상 가능성 언급은 시장이 기대해온 가격 상승 흐름이 현실화되는 신호로, 삼성전기 실적 상향의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도 “AI발 수요 급증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가 그리고 있는 가파른 상승 궤적을 MLCC가 후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 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기도 AI 서버용 라인업 강화와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컴포넌트사업부의 수익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AI 관련 응용처인 서버·네트워크·파워 등 성장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고온·고용량 하이엔드 기종을 적기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고객사 다변화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카카오, 이사회 6인 체제 축소…‘AI 속도전·비과세 배당’ 승부수

카카오가 오는 3월 26일 열리는 제3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규모를 기존 8인에서 6인으로 대폭 축소한다.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해 인공지능(AI) 등 핵심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이사회 축소에 따른 경영진 견제 약화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사외이사 비율을 67%로 유지하는 한편, 자본준비금 감액을 통한 '비과세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대규모 주주환원책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26일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24일 주주총회 소집공고에서 카카오는 정관 제23조 변경을 통해 이사회 내 이사 수의 최대 한도를 기존 '11인 이하'에서 '7인 이하'로 하향 조정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에 따라 실제 이사회 구성도 종전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5인 등 총 8인 체제에서, 사내이사 2인(정신아·신종환)과 사외이사 4인(함춘승·김선욱·차경진·김영준) 등 총 6인 체제로 개편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는 급변하는 IT 및 AI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사업 부문을 폭넓게 검토하던 기존의 방대한 이사회 규모는 빠른 의사결정에 제약이 될 수 있다. 카카오는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Kanana)'의 1분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본업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비핵심 계열사를 꾸준히 감축하며 '선택과 집중'을 추진해왔다. 정관상 한도를 7인으로 명확히 제한함으로써, 향후 경영진이 이사회 규모를 임의 확대할 수 없도록 하는 사전적 통제 장치도 마련했다. 이사회 전체 인원은 줄었으나, 개편 후에도 사외이사는 총 6명 중 4명으로 전체의 67%를 차지한다. 이는 상법상 요구되는 기준을 크게 상회한다. 특히 신규 선임되는 이사진의 면면을 보면 카카오의 당면 과제에 철저히 맞춘 '스킬 매트릭스'를 구성했음을 알 수 있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인 차경진 한양대 경영정보시스템전공 교수는 빅데이터 및 AI 전문가로, 기술 혁신에 수반되는 효율성과 윤리적 책임 등 리스크를 감독한다. 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술경영 및 재무 경제 전문가로서 감사위원 직무를 수행하며 대규모 기술 투자의 타당성을 검토하게 된다. 이와 함께 강력한 환원책도 상정됐다. 카카오는 1000억 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주식발행초과금) 감액 승인의 건을 올렸다. 상법 제461조의2에 따라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 뒤 배당 재원으로 사용할 경우, 소득세법 시행령 등에 의거하여 해당 배당금은 일반 개인주주에게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되지 않는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세금 공제 없이 명목 배당금 100%를 수령할 수 있어 실질적인 세후 투자 수익률이 극대화된다. 카카오는 이 재원을 바탕으로 올해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75원으로 상향 결의했다. 또한 과거 카카오엠 합병 과정에서 취득한 보유 자기주식 142만723주를 자본금 감소 방식으로 임의·무상 소각하기로 했다. 이러한 주주환원은 정신아 대표 체제가 지난해 영업이익 732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성과를 바탕으로 추진된다. 선택과 집중을 위한 이사회 재편과 파격적인 주주 달래기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든 카카오의 이번 결정이 향후 기업가치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총리실 이관 무안참사 사조위, 독립성·전문성 확보가 핵심”

179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무안참사)의 원인을 조사하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국토교통부 산하에서 국무총리비서실·국무조정실 소속으로 이관됐다. 사조위의 이관을 계기로 소속 변경 수준을 넘어 인적 쇄신과 제도적 독립, 국가 항행체계의 전면적인 개편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12·29 여객기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대한민국 항공 안전 조직 선진화 국회 세미나·토론회'는 179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무안참사의 뼈아픈 교훈을 되짚고, 붕괴 직전에 놓인 대한민국 항공 안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하나로 모아진 자리였다. 세미나는 국회의원 11명이 공동 주최하고, 국토교통부 노동조합과 대한민국조종사노동조합연맹이 주관했다. 박상모 조종사노조연맹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는 김유진 12·29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를 비롯해 현장 조종사와 관제사·학계 전문가·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사조위의 총리실 이관 법안을 발의했던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까운 동료 후배가 부모님을 잃는 참담함을 겪었다"며 “조사 주체를 총리실로 변경해 '셀프 조사' 논란은 벗어났으나 충분한 전문성과 객관성을 갖추지 못하면 예전보다 퇴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안참사 국정조사특위 여당 간사였던 염태영 의원은 “참사 후 1년이 지나도록 국가 기능이 멈춰 서 있던 점에 대해 참담함과 송구스러움을 금할 길이 없다"며 “국가수사본부 산하 특별수사단이 원점에서 다시 수사를 진행 중이며, 유족이 동의할 수 있는 사조위가 구성되도록 국회가 끝까지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이광희 의원 역시 “특수본의 수사 경과를 면밀히 살피고, 로컬라이저 둔덕 설치와 조류 관리 부실 등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까지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조위원장을 지낸 채연석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부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제1부에서는 총리실로 이관되는 새 사조위의 조직 구성과 조사 원칙 수립에 대한 심도 있는 진단이 이뤄졌다. 첫 발제자로 나선 신동훈 조종사노조연맹 수석부위원장은 미국 NTSB·네덜란드 DSB·프랑스 BEA·호주 ATSB·영국 AAIB 등 해외 5대 사고 조사 기관의 거버넌스를 집중 분석했다. 신 수석부위원장은 “2011년 아시아나 991편 추락 당시 수심이 80~90m에 불과했음에도 블랙박스를 수거하지 않고 조사를 종결한 한국과 달리 프랑스 BEA는 에어프랑스 447편 사고 당시 수심 3900m 심해에서 2년 만에 블랙박스를 찾아내 에어버스의 설계 변경까지 이끌어냈다"며 조사 의지와 역량의 차이를 꼬집었다. 그는 대안으로 항공사·제조사·조종사 노조를 조사 초기에 합류시키는 미국 NTSB의 '파티 시스템(Party System)' 도입을 강력히 제안했다. 아울러 직접 관련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는 호주의 'DIP 제도', 독립 연구소와 협력하는 네덜란드의 프로젝트 기반 방식과 경찰 공조를 통해 사고 현장의 우선 통제권을 조사 기구가 확보하는 영국의 모델 등을 융합한 한국형 조사 기구를 제언했다. 장정희 조종사노조연맹 대외협력실장은 현행 사조위의 기형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도마 위에 올렸다. 장 실장의 분석에 따르면 현행 사조위의 108개 상세 업무 중 위원장 전결 사항은 '공청회 개최' 단 1개(0.9%)뿐이며, 국토부 파견 4급 공무원인 사무국장이 사고조사 및 분석을 포함한 77개(72%) 항목의 전결권을 쥐고 있었다. 장 실장은 “조사관 자격조차 없는 비전문가 파견직 사무국장이 조사를 쥐락펴락하고, 비상근 위원장은 권한이 제한되는 행정 편의주의적 구조가 불신의 시초"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고조사팀을 위원장 직할로 분리하고, 비상근인 위원장을 상근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한정된 인력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현직 항공 종사자에게 한시적으로 조사관 자격을 부여하는 '민간 사고 조사관 운영 제도'를 도입하고, 홈페이지에 옛 조직명인 '건설교통부'가 남아있을 정도로 방치된 매뉴얼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률적 관점에서 발제한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진실에 대한 권리' 측면에서 사조위의 지난 1년을 “총체적 부실이자 무능과 계획된 은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변호사는 “국토부가 유가족 협의회 법인화 과정에서 정관에 '진실에 대한 권리'를 넣으면 허가할 수 없다며 방해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새롭게 개편되는 직제안의 맹점을 찌르며, “법률상 위원회 전체가 국무총리 소속임에도 직제안에는 행정 조직인 '사무국'만 국무조정실 소속으로 두려 한다"며 “이는 국무조정실의 내부 감사나 통제가 위원들에게 미치지 못하게 만들어 책임성 담보가 불가능한 심각한 결함"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새 사조위가 첫 회의에서 국가 안보와 무관한 모든 조사 정보의 전면적인 유가족 공개를 즉각 의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2부에서는 현장의 시선에서 바라본 12·29 참사의 원인과 국가 항행 체계 전반의 적폐에 대한 폭로가 이어졌다. 사고 조사 자격자인 임정훈 제주항공 조종사 노조 위원장은 무안 참사의 직접적 원인이 된 '조류 관리'와 '로컬라이저 둔덕' 문제의 실체를 낱낱이 밝혔다. 임 위원장은 “항공교통관제절차상 조종사에게 조류의 고도와 크기 등을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하지만, 국내 주요 공항의 항공 정보 방송(ATIS)는 1년 내내 무의미한 '새 주의(Caution Bird Activity)' 멘트만 기계적으로 반복 송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사 당시 무안공항 반경 13km 부지의 조류 관리를 단 1명의 하청업체 직원이 전담했다는 사실과 겨울 철새 연구 용역을 여름에 발주하는 주먹구구식 행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참사의 피해를 키운 주범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에 대해서는 국제 규정을 들어 국토부를 직격했다. 임 위원장은 “국제민간항공기구 부속서(ICAO Annex) 14 규정상 '착륙대 종단 240m 이내 시설물은 반드시 '부러지기 쉬운 구조(Frangible)'여야 한다'고 돼있어 이는 권고 사항이 아닌 필수 의무에도 국토부가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규정 위반을 은폐해 왔다"고 질타했다. 국토부가 대안으로 내세운 항공기 이탈 방지 제동 장치(EMAS) 역시 동체 착륙에는 효과를 보장하지 못하는 보조 장치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미국 NTSB가 헬기 사고 후 한 달 반 만에 긴급 권고를 내린 것과 달리 사조위는 무안 참사 긴급 권고에 9개월이나 걸렸고 지난 10년간 국토부에는 단 2건의 권고만 내린 '눈치보기' 행태도 힐난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오은성 국토교통부 노조 항공특별위원장(제주공항 관제사)은 국가 항공조직 거버넌스의 본질적인 문제를 비전문성과 이해 충돌로 규정했다. 오 위원장에 따르면 국토부 항공정책실 내 고위직 18명 중 항공 직렬은 단 4명에 불과했고, 과반수의 근무 경험이 평균 1년 10개월에 그치는 5급 공채 출신 행정관료로 채워져 있었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로는 규제당국(RB)인 국토부가 항행서비스 제공자(ANSP·관제 기관 등)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발생하는 자기 모순이 거론됐다. 국토부가 스스로를 규제해야 하는 이해 충돌 탓에 관제사 피로 관리 규정은 재량권 범벅인 행정규칙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무안공항 관제사들은 참사가 일어난 달에 무려 월 328시간이라는 살인적인 노동을 강요받았고, 2024년 전국 관제 기관의 근로기준법 준수율은 30%에 불과했다는 고발도 터져나왔다. 오 위원장은 “지난 10년간 304명의 관제사를 채용했지만 열악한 환경 탓에 305명이 유출됐다"고 처참한 현장을 폭로했다. 또한 “방위각 항행 시설을 성토 대신 콘크리트 구조물로 세운 이유가 경제성 검토 결과라는 국토부의 답변이 현재 체계의 민낯"이라며 “안전을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하는 징수 체계를 버리고, 독립적인 항공청 신설이나 관제와 시설 조직을 일원화한 통합 공공 기관을 출범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주창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학계 전문가들의 거센 비판과 정부 당국의 쇄신 약속이 교차했다. 김웅이 한서대 항공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기간에도 항공 교통량이 20% 증가했지만 안전 조직은 제자리걸음인데 2016년 연구 당시에도 제기됐던 전문성과 독립성 결여, 조직 분리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또 “한국처럼 규제와 서비스 제공이 혼재된 거버넌스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도 했다. 이영혁 한국항공대 명예교수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관제사들이 8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초과 근무를 합쳐도 연봉 5000만 원 남짓에 시달리는 것은 항공 안전의 치명적 위협"이라며 “미국이나 유럽처럼 관제 조직을 국토부 행정 조직에서 분리해 '항공교통청'이나 준정부기관인 '한국항공교통공단'으로 독립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제안했다. 사조위 전 위원이었던 변순철 항공철도조사협회 부회장은 사조위의 철저한 독립성과 객관성 유지가 외부 간섭을 차단하는 핵심임을 재차 당부했다. 쏟아지는 지적과 질타에 정부 관계자들은 쇄신을 약속했다. 유경수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은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웠던 사고 수습 과정에 대해 국토부를 대표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전문가들의 질타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답했다. 유 정책관은 “2001년 항공 안전 위험국 강등 이후 항공안전본부를 신설하며 개혁을 시도했으나 2009년 해당 조직이 해체된 것이 뼈아픈 역사적 퇴보이자 리스크 누적의 원인이었다"고 시인했다. 그는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의 잦은 순환보임 제도가 전문성을 가로막는 고질적 원인임을 깊이 자성하고 있다"며 “ICAO 36개 이사국 중 33개국이 이미 독립 조직으로 전환한 만큼 올해 예정된 연구 용역을 통해 관제-규제 분리를 포함한 거버넌스 개편 및 독립 조직 신설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조위를 품게 된 국무조정실의 김명신 교통정책과장도 무거운 책임감을 표했다. 김 과장은 “전문성과 소통(외연 확장)이라는 키워드를 깊이 새기겠다"며, 황 변호사가 제기한 직제 논란에 대해 “법률상 위원회 자체는 국무총리 소속이 맞으며, 비상임 위원 체제하에서 행정 지원을 위해 사무국을 국조실에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토론자들이 “내부 감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며, 위원장 상근화 등 근본적 법 개정이 수반돼야 한다"고 재차 압박하자 김 과장은 “위원장 상근화 등은 별도의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그 취지에 충분히 공감하며 내부적으로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무안참사 전면 재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조직 이관만을 이유로 단언하기는 조심스러우며, 새롭게 출범할 위원회 위원들이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장에 참석한 조종사노조연맹 관계자는 “국토부가 조종사 의견을 수렴할 때 실질적 노동조합인 연맹(KPUA)를 배제하고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와만 소통하는 경향이 있다"며 소통 창구의 다각화를 요구했고, 유 정책관은 “앞으로는 다양한 채널을 열고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화답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달의 인물] 융합적 사고로 미래전략 ‘담금질’…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엑시트 없는’ 승부사

고려아연은 지난해 8월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핵심광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첨단 무기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에 대해 중국 의존도를 극단적으로 낮추려는 미국 정부의 '탈 중국 기조'에 완벽하게 올라탄 맞춤형 행보다. 특히 올해 2월의 쾌거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내무부와 테네시주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등 연방 인허가 일정을 대폭 단축해 주는 'FAST-41' 제도 도입 업무협약(MOU)을 전격 체결하면서 고려아연의 '크루서블 프로젝트(Crucible Project)'가 첫 수혜 대상으로 급부상했다는 점이다. 이 프로젝트는 설비 투자에만 약 66억 달러, 운영 자금 등을 합쳐 무려 74억 달러(한화 약 11조 원)가 투입되는 초대형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 구축 사업이다. 반도체용 초고순도 황산을 비롯해 AI 산업에 필수적인 13종의 핵심 광물을 미국 본토 내에서 직접 생산해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워싱턴 D.C.의 유력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대담에서 “핵심 광물 이슈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이라고 역설했고, 그 결과 테네시주 지역구의 마샤 블랙번 공화당 상원의원 등 미 조야의 열렬한 호응과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위상 강화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최 회장이 쥔 가장 강력한 지정학적 레버리지다. 11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본과 십수 년의 긴 안목을 요구하는 인프라 투자는 현지 정부와의 끈끈한 신뢰와 뚝심 있는 리더십 없이는 추진 자체가 불가능하다. 최 회장 측은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 체제에서는 결코 이러한 지정학적 혜택과 거대한 미래 기업 가치를 온전히 이어나갈 수 없다는 점을 자본 시장에 강력히 호소하며 경영권 방어의 명분을 단단히 다지고 있다. 이러한 굵직한 글로벌 성과를 가능케 한 배경에는 최 회장만의 독특한 학문적, 실무적 이력이 자리 잡고 있다. 고려아연을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으로 성장시킨 선대 경영진의 뒤를 이어 2022년 말 회장직에 오른 그는 전통적인 공학과 기술 기반의 제조업 경영자들과는 결이 다른 학문적 배경을 지녔다. 1975년 고 최기호 창업주의 장남인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과 유중근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차남으로 태어난 그는 미국 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인문학적 소양을 요구하는 애머스트대학교에서 수학과 영문학을 복수 전공했다. 이후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해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며 고도의 법적 사고방식까지 체화했다. 이러한 인문학·순수과학(수학), 그리고 법학을 아우르는 융합적 사고 방식은 그가 훗날 전통적인 굴뚝 산업인 제련업을 넘어 신재생 에너지와 글로벌 전략 광물 공급망 구축이라는 거시적이고도 입체적인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자양분이 됐다. 수학을 통한 정교한 재무적 분석력은 현재 사모펀드와의 복잡한 지분 및 자본 경쟁에서 수 싸움을 벌이는 토대가, 영문학과 인문학을 통한 조직 내러티브 구축 능력은 위기 속에서 임직원들을 결속시키는 무기가 됐다. 여기에 법학을 바탕으로 한 치밀한 리스크 관리 역량이 결합해 다국적 합작 투자와 글로벌 M&A를 진두지휘하는 바탕이 된 것이다. 최 회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던 최창걸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을 이어받아 최고 경영자에 오르기 전 밑바닥부터 현장 중심 실무를 거쳤다. 그는 2007년 입사 후 그룹의 심장부인 울산 온산 제련소 현장을 거쳐 고산병의 험지로 알려진 페루 파차파키 은 광산과 호주 썬메탈(SMC) 제련소 등에서 약 10년 가까운 시간을 현장 노동자들과 호흡하며 보냈다. 에어컨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 척박한 오지 광산과 제련소 현장에서 쇳물을 뒤집어쓰며 체득한 경험은 엑셀 시트상의 숫자만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제조업의 본질, 즉 '사람과 안전'이라는 철학을 그의 뼛속 깊이 각인시켰다. 특히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호주 SMC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의 경험은 현재 고려아연이 생존과 도약을 위해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미래 신사업의 직접적인 시험대이자 발원지가 됐다. 당시 그는 에너지를 막대하게 소비하는 전통적인 제련소 사업 모델에 안주하지 않고 SMC 제련소 내에 125MW급의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를 전격 건설하며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가능성을 현장에서 타진했다. 글로벌 탄소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 선제적으로 단행된 이 결정은 훗날 에너지 전문 자회사인 아크에너지를 통한 뉴사우스웨일스주 보우먼스크릭 풍력발전소 개발, 호주 뉴퀸즐랜드주 남반구 최대 풍력발전소(맥킨타이어) 지분 인수, 더 나아가 그린 수소와 암모니아 밸류체인 사업으로 확장되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신재생 에너지·그린 수소 사업과 2차 전지 핵심 소재 사업, 자원 순환 사업 등 세 축으로 이뤄진다. 사진=고려아연 제공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글로벌 친환경 시대의 가혹한 생존 요구에 맞게 구체화한 전략이다. 이는 △신재생 에너지·그린 수소 사업 △2차 전지 핵심 소재 사업 △자원 순환 사업 등 세 축으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최 회장은 회장 취임 직후부터 이 세 가지 신사업 전략을 거침없는 속도감으로 밀어붙였다. 신재생 에너지는 호주를 거점으로 인프라를 구축 중이며, 2차 전지 소재 사업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탈중국 기조가 거세지는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건설하고 켐코(KEMCO) 등 합작 회사를 설립해 황산니켈·전구체·동박 밸류체인을 완성해가고 있다. 자원 순환 사업은 세계 최대 전자 폐기물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리사이클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전자폐기물 리사이클 기업인 이그니오 홀딩스를 전격 인수했다. 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굴뚝 제련 기업이었던 고려아연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친환경 핵심 소재 리딩 기업으로 완벽하게 탈바꿈시키는 거대한 실험인 셈이다. 이러한 숨 가쁜 하드웨어적 사업 재편을 관통하는 최 회장의 또 다른 경영 철학은 철저한 '사람 중심'의 소프트 파워다. 거대한 변화 앞에서 피로감과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임직원들을 향해 그는 평소 '회사의 자산은 결국 사람'이라는 원칙을 거듭 강조해 왔다. 신년사 등을 통해 고려아연의 도전을 '넓고 끝없는 바다를 향한 항해'로 비유하며 “각자만의 다른 이유와 계기로 모였지만 우리가 같은 꿈을 공유하고 한 방향을 바라보는 조직"이라는 서사를 부여했다. 특히 그는 “앞만 보면서 쉴 틈 없이 달려왔고 때로는 절망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우리 임직원들에게 의지하며 이겨내고 극복했다. 저는 여러분을 의지하고, 여러분은 저를 의지해 헤쳐 나가자"며 자신의 나약함마저 솔직하게 드러냈다. 최고 경영자로서의 권위주의를 내려놓고 직원들에게 의지하겠다는 그의 '취약성의 리더십'은 현재 적대적 M&A라는 절체절명의 거버넌스 위기 속에서 내부 임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지역 사회의 강력한 결속력을 이끌어내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방패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최윤범 회장의 담대한 경영 스타일과 내면의 철학은 최전선에서 사모펀드 연합과 사활을 건 전면전을 치르며 남긴 언어와 현장 행보를 통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단호하게 밝힌 “우리에겐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가 없다, 그래서 힘든 길을 간다"는 발언은 자본 시장에 던지는 매우 묵직하고도 도발적인 메시지다. 이는 한정된 펀드 만기 내에 투자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고 배당을 극대화하여 단기 수익률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본질과 반세기 넘게 국가 기간 산업을 이끌어온 산업 자본 고려아연의 근본적인 정체성 차이를 극명하게 찌르는 상징적인 어록이다. 수십 년을 내다보고 수조 원 단위의 막대한 자본을 선제적으로 투입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제련업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특성상 언제든 높은 가격을 부르는 곳에 지분을 넘기고 떠날 수 있는 재무적 투자자들과 달리 현 최고 경영진과 노동자들은 회사의 운명과 끝까지 함께해야 한다는 뼈저린 책임감이 녹아 있는 것이다.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현장에서의 메시지 역시 궤를 같이한다. 그는 “안전한 길에 투자를 해서 안전한 소득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누구나 다 그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가 없는 기업은 미래 생존하기가 어렵다"고 역설했다. 주주 배당과 같은 단기적인 당의정에 매몰되어 본업의 미래 경쟁력을 갉아먹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강인한 의지다. 이러한 거시적 비전은 철저하게 현장 밀착형 행보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작년 설 연휴 직후 치열했던 임시 주주 총회가 마무리되자마자 최 회장이 가장 먼저 발걸음을 향한 곳은 여의도 금융가나 대형 로펌 회의실이 아닌 고려아연의 심장부 울산 온산제련소였다.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현장을 찾은 그는 단기 수익성 방어를 위한 무리한 '생산 목표 달성'을 지시하는 대신 “가장 안전하고 가장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제품을 생산해 달라"고 주문했다. 안전 사고와 환경 이슈가 곧 기업 존립을 붕괴시킬 수 있는 제련업의 리스크를 환기시킴과 동시에 노조의 굳건한 신뢰를 재확인한 것이다. 그 결과 문병국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고려아연 노동조합 위원장은 투기 자본의 적대적 M&A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사측의 든든한 우군으로 나섰다. 나아가 김두겸 울산시장과 지역 상공회의소 등은 '고려아연 1인 1주 갖기 운동'을 펼치며 향토기업 지키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다. 호주 타운즈빌의 제니 힐 전 시장 등 현지 정재계 인사들 역시 언론을 통해 “제련업 운영 경험이 전무한 자본의 인수를 우려한다"며 과거 척박한 환경에서 신재생 인프라를 구축하며 지역 고용을 창출해 낸 최 회장 체제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주주의 지분율이라는 표면적인 숫자 이상으로 근로자·지역사회·글로벌 파트너라는 강력한 '오프라인 참호'를 구축해 낸 방어전의 진수가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밖으로는 미국 정치 권력의 지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기업 안으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진흙탕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양측은 보유한 모든 법적 논리를 동원해 상대방에게 기업 범죄의 최고봉인 업무상 배임의 치명상을 입히기 위한 십자포화식 고발전을 벌이고 있다. 최 회장 측이 영풍과 MBK 핵심 인사들을 밀실 공모에 의한 배임 혐의로 선제 고소하자 MBK 연합은 최 회장과 이사회 전원을 2조 원대 자사주 고가 매입에 따른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 측은 경영권 방어의 쐐기골로 2조5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기습 발표했다가 시장의 거센 반발과 금융감독원의 자본시장법 위반 조사에 직면하며 뼈아픈 실책을 겪었다. 한편 MBK 측 역시 핵심 경영진이 과거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벌어진 1조 원대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 갈림길에 서면서 사모펀드의 가장 중요한 무기인 도덕성과 투명성에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을 노출한 상태다. 두 수장이 서로를 감옥으로 보내려는 아슬아슬한 '단두대 매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극한 대립 속에서 다가오는 3월 24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리는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는 단기적인 명운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다. 이번 주총의 뇌관은 단연 기관 투자자와 소액 주주들의 표심을 겨냥한 '배당 재원(미처분 이익 잉여금)' 수 싸움이다. 영풍·MBK 연합이 3925억 원의 임의 적립금을 배당 재원으로 전환하자는 주주 제안을 던지자 고려아연 사측은 상대의 제안을 뛰어넘는 9177억 원 전환이라는 메가톤급 안건으로 맞불을 놨다. 주주 환원 이행의 실질적 능력과 진정성을 증명하겠다는 고도의 역공 전략이다. 나아가 양측 모두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확대' 안건을 상정하며 소수 주주의 대변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최윤범 회장을 둘러싼 작금의 지형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현재 양측의 실질적인 우호 지분 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MBK의 영풍 측 지분 주식 매도 청구권(콜옵션) 행사는 이 분쟁이 끝없는 장기전으로 접어들 것임을 예고한다. 이처럼 무한한 자본력의 파상공세 속에서 최 회장은 방어 전쟁에만 함몰되지 않고 자신의 시선을 외부로 돌려 국가적 혜택을 끌어내고 기업의 존재 가치를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전 세계 광물·투자 업계는 최 회장의 다음 승부수를 지켜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최윤범 회장 주요 약력 △1975년생 △고려아연 창업주 최창걸 명예회장의 차남 △美2 애머스트대학(수학과),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 졸업 △미국서 변호사 활동 △2007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이사로 입사 △고려아연 상무·전무·부사장 거쳐 2019년 3월 대표이사 사장 승진 △2022년 12월 대표이사 회장 취임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사장,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장 3연임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정기 총회를 개최하고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사장을 제17대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틸 셰어 회장은 제15대, 제16대에 이어 3연속 선임돼 향후 2년 간 협회를 이끌게 됐다. 틸 셰어 회장은 유럽 및 홍콩,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자동차 분야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쌓았으며 일본수입자동차협회(JAIA) 회장직을 역임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021년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사장으로 부임 후 2022년부터 한국수입자동차협회를 이끌고 있다. KAIDA는 틸 셰어 회장 재임 기간 중 친환경차 및 미래 자동차 중심의 시장 재편으로 인한 급속한 기술적 발전 및 제반 규제의 도입에 대해 한국 정부 및 국내외 자동차 업계 유관 기관과의 소통 및 협력에 집중했다. 정책 세미나의 정례화 및 기술적 발전에 따른 복잡한 법규에 대한 영문 번역 사업 등을 강화하고 정부 기관과 업무협약(MOU)도 체결했으며, 자동차 업계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정보 제공자 역할을 강화했다. 또 지난해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30만대 달성이라는 이정표를 세웠고 전기차 비중 연간 29.7% 및 하이브리드 56.7% 를 달성하며 한국 정부의 저·무공해차 보급 확대 정책에 부응했다. 틸 셰어 회장은 “대외 협력 및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KAIDA 성장 및 역할 증대를 통해 선임된 이사진과 함께 향후 한국 자동차 산업 발전 및 혁신과 다양성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베일 벗은 ‘갤럭시 S26’…삼성 ‘AI폰 3년차’ 격차 벌리기

삼성전자가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를 공개하며 인공지능(AI) 스마트폰 3년차 리더십 굳히기에 나섰다. AI 기능 고도화에 방점을 찍으며, 정체 국면에 접어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갤럭시 언팩 2026' 행사를 열고 '갤럭시 S26 울트라'와 '갤럭시 S26+(플러스)', '갤럭시 S26' 등 세 모델을 공개했다. 이번 갤럭시 S26은 삼성전자가 선보이는 '3세대 AI폰'이다. 전작에서 선보인 생성형 AI 기반 기능을 한층 정교화하는 동시에, 새롭게 '나우 넛지' 기능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메신저를 통해 친구가 최근 여행 사진을 요청하는 경우, 갤럭시 AI는 둥근 모서리 형태의 '넛지' 팝업 아이콘을 통해 관련 사진을 즉시 제안하고 곧바로 공유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사용자가 여러 앱을 오가며 파일을 찾을 필요 없이, 맥락을 이해한 AI가 선제적으로 행동하는 구조다. 신제품은 또 사용자 선호도에 따라 다양한 AI 모델을 접목할 수 있는 통합 AI 플랫폼을 구현했다. 자체 모델 '빅스비'는 물론, 구글의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AI 등을 기본 AI 에이전트로 설정할 수 있다. 특정 모델에 종속되기보다 복수의 AI를 유연하게 연결하는 전략이다. 기존 AI 기능도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나우 브리프'는 일정 맥락을 분석해 잊고 있던 일정까지 리마인드해준다. 울트라와 플러스 모델에는 AI 기반 이미지 처리 기능 '프로스케일러'가 적용돼 윤곽 표현을 더욱 선명하게 구현한다. '셀카' 촬영 시에는 AI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가 머리카락·눈썹 등 세부 묘사와 피부 색조를 자연스럽게 보정한다. 사진 편집 기능 역시 진화했다. 기존의 AI 편집이 원치 않는 피사체를 제거하는 수준이었다면,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는 필요한 요소를 삽입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생성 편집까지 가능해졌다. '드로잉 어시스트'는 메시지용 스티커와 문서 템플릿 등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로 확장됐다. '서클 투 서치'는 한 번에 여러 사물을 인식할 수 있도록 고도화됐고, 인식한 상품을 구매 가능한 사이트로 연결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단순 검색을 넘어 생성·편집·검색·구매까지 하나의 AI 흐름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AI 고도화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시장 환경 변화가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교체 주기 장기화와 수요 둔화로 성장 정체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카메라·디스플레이·칩셋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하드웨어 차별화 여지는 줄어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제 스마트폰 경쟁은 스펙이 아니라 AI 경험 경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삼성은 AI폰 시장을 선점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24년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한 '갤럭시 S24 시리즈'로 AI폰 시대를 연 데 이어, 지난해에는 스마트폰 전반을 통제하는 AI 플랫폼으로 확장했다. 이번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는 사용자의 명시적 지시 없이 맥락을 이해하고 선제적으로 작동하는 '모바일 에이전틱 AI' 단계로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AI가 개별 기능 수행을 넘어 여러 앱과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로 진화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신제품 브리핑 행사에서 “삼성은 2024년 세계 최초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였고, 이후 갤럭시 S25를 통해 AI 플랫폼을 통합 구축하는 등 AI 대중화를 위해 힘써왔다"며 “갤럭시 S26은 한층 진화된 AI 기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보다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번 갤럭시 S26 공개로 AI폰 경쟁은 '2라운드'에 접어들 전망이다. 주요 제조사들이 강화된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오픈AI와 협력해 음성비서 '시리(Siri)'에 챗GPT를 접목한 데 이어 구글 제미나이까지 탑재하며 AI 생태계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중국 제조사들 역시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접목한 기능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AI 고도화 속도와 생태계 연계 역량, 나아가 이를 서비스·구독 모델로 연결할 수 있는 수익화 전략이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AI폰 3년차에 접어든 삼성전자가 갤럭시 S26을 통해 '선두' 이미지를 넘어 '격차 확대'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엔씨 ‘리니지 클래식’ 출시 20일 만 매출 400억원 돌파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2월 7일 오픈한 '리니지 클래식'이 출시 약 20일 만에 누적 매출 400억원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26일 엔씨는 '리니지 클래식'의 주요 성과를 공개했다. 리니지 클래식은 엔씨가 1998년부터 서비스 중인 '리니지'의 2000년대 초기 버전을 구현한 PC 게임이다. 지난 7일 오픈 이후 누적 매출은 400억원을 돌파하며, 일평균 21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최대 동시접속자는 32만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리니지 클래식'은 PC방 점유율 순위에서도 최상단에 올랐다. 지난 25일 기준 점유율 9.63%로, 국내 서비스 중인 PC 게임 중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서 가장 높은 순위다. 유튜브에서 '리니지 클래식' 영상의 누적 조회수 또한 1억4700만회를 넘어섰으며, 이는 MMORPG 장르에서 주로 활용되는 프로모션 마케팅 없이 달성한 수치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기아,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선정

기아는 'GPTW(Great Place To Work) 경영 혁신 컨퍼런스'에서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GPTW는 매년 170개국 3만여개 기업의 조직문화를 진단, 평가하는 미국의 세계적인 평가기관이다. GPTW 인증은 총 3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인 '일하기 좋은 기업'은 평가 대상 법인이 구성원 설문조사에서 60% 이상의 긍정 응답률을 달성하면 부여된다. 2단계인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은 구성원 설문조사와 조직문화 공적서 평가 결과를 종합해 각 국가 내 상위 100개 기업이 선정된다. 3단계인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은 본사를 포함해 5개 국가에서 2단계 인증을 취득한 글로벌 기업 중 상위 25개 기업에게 부여된다. 기아는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79%의 긍정 응답률을 기록해 1단계 인증을 획득했으며 조직문화 공적서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아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선정됐다. 온라인 설문조사에는 국내 임직원 중 전 직군에 걸쳐 5000여명이 참여했으며 총 60문항을 통해 △윤리경영 △회사에 대한 자부심 △리더에 대한 신뢰도 △몰입도 △참여 문화 등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조직문화 공적서에서는 기아의 '고객 중심,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 지향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아는 구성원 간 소통 강화를 위해 글로벌 구성원이 참여하는 경영층 온라인 타운홀 미팅 'CEO 라이브'와 본부별로 매월 실시하는 기아 밸류 미팅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사업장과 직군 경계를 넘는 조직문화 프로그램도 주목을 받았다. 2024년 기아는 창립 80주년을 맞아 국내 전 직군 임직원이 함께하는 '기아, 같이 뛰어' 마라톤 행사를 개최했고 작년에는 첫 출근날 본부·실장급 리더가 구성원을 응원하는 '해피 뉴 기아' 프로그램도 전사적으로 시행했다. 기아 관계자는 “국내·외 법인이 함께 '고객 중심, 사람 중심'이라는 지향점 아래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예정이다"라며 “이번 인증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박생근 KG에코솔루션 대표 “바이오선박유 주력, 매출 7천억원 달성”

박생근 KG에코솔루션 대표가 바이오선박유로 사업 영역을 넓혀 2030년 매출을 지난해의 약 7배 수준인 7000억원으로 올리겠다고 목표를 내세웠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기존 바이오중유 사업과 달리, 바이오선박유는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려는 국내·외 정유·해운업계를 겨냥하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20년 넘게 LG화학에서 근무한 뒤 지난해 9월 KG에코솔루션에 합류했다. 1999년 설립된 KG에코솔루션은 지난해까지 바이오중유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바이오선박유는 동·식물성 유지로 만든 친환경 선박유로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선박유와 비교해 약 60% 이상 탄소배출 절감 효과를 낸다. 이에 올해 초부터 유럽연합(EU)이 역내 항구에 닻을 내리는 선박에 대해 탄소 배출권 구매를 의무화하면서 바이오선박유가 탄소 감축을 위한 해운업계의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박 대표는 “바이오중유는 다른 유형의 재생유와 달리 기존 설비들과 호환이 잘되기 때문에 발전소와 선박 설비 개조를 위한 별도 투자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KG에코솔루션은 바이오선박유로 바이오중유의 내수 중심 구조에서 나아가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한 수출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전략적 변곡점으로 보고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울산에 연산 3600톤 규모의 바이오선박유 생산 설비를 건립에 착수했고 다음달 준공할 예정이다. 울산 공장은 섭씨 200도(℃)가 넘는 고온 환경에서 미정제 원료의 산소를 떼어내는 탈산 공정을 도입해 고순도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정제된 바이오디젤을 고가에 구매한 뒤 기존 정유제품에 혼합하는 기존 정유사들과 달리, KG에코솔루션은 직접 바이오 원료를 정제해 저가 원료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박 대표는 바이오선박유의 성장성이 세계 해운 탈탄소 규제와 아울러 가격 경쟁력에 있다고 방점을 찍었다. 그는 “KG에코솔루션은 바이오 디젤을 쓰는 최종 소비자인 선사에 바이오선박유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며 “바이오디젤 대비 톤당 200~300달러가량 저렴해 선사 입장에서도 선사들도 바이오선박유 수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 성장 목표로는 2030년까지 매출 7000억원 달성을 내세웠다. 바이오와 화학 소재 등 친환경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바이오선박유 원료 조달부터 생산, 판매까지 수직계열화 구조를 확립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해는 바이오선박유 공급을 계기로 매출 목표를 지난해 대비 약 2배 수준인 1875억원으로 잡았다. 다음 달 울산공장 가동을 시작하고, 국내외 해외 주요 정유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어나간다는 구상이다. 2028년에는 바이오선박유 생산시설 증설과 점유율 확대, 지속가능항공유(SAF) 연구개발로 매출을 3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KG에코솔루션은 2025년까지만 해도 내수 중심 구조로 운영됐지만 올해부터 바이오선박유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선박유의 주요 수요자인 선박 회사들에 연료를 공급하는 정유사들이 국내와 해외 메이저 정유사들"이라며 “2028년 정도면 내수보다 수출이 더 많아지는 역전의 해가 될 것이고, 2030년이 되면 해외 시장 비중이 국내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부임 이후 이 같은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달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생산조직 내에 작게 있던 R&D 기능을 떼어내 별도 부문으로 조직을 신설하고, 사업 개발과 역량 강화, 판로 확장을 담당할 세일즈 앤 디벨롭먼트(S&D) 사업부를 새로 만들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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