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합의’ 불발…노조 총파업 ‘초읽기’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합의’ 불발…노조 총파업 ‘초읽기’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관련 합의점을 결국 찾지 못했다. 정부 주재로 이틀간 사후조정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급 지급 등을 둘러싼 의견 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노조는 총파업 강행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파업이 일어나면 경제적 손실이 수십조원대에 달하는 만큼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새벽 3시까지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대..

NHN, AI GPU사업 수주 청신호…“5년간 매출 3천억 목표”

NHN이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업으로 최소 3000억원을 벌어들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술 부문을 필두로 실적 개선을 이루는 한편, 게임 사업은 일본 시장에 무게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12일 NHN은 올해 1분기 매출 6714억원, 영업이익 26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1.9% 늘었고,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5.0% 감소했다. 전분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 52.5% 감소했다. NHN은 주력사업인 게임과 결제, 기술 부문 모두 전년동기대비 성장했지만, 기타부문에서 이탈리아 커머스법인 정리 효과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AI 인프라 투자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에서 고전했다. 정우진 NHN 대표는 “1분기 주요 핵심사업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외형 확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AI GPU 사업 본격화를 위한 선제적 인프라 투자 비용이 일부 반영되며 1분기 전사 수익성에 일시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대규모 GPU 사업 수주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올해 기술 사업에서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NHN의 올해 기술 부문 성장률은 30%로 전망됐다. 안현식 NH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양평 리전의 경우 향후 5년간 약 3000억원 매출 목표를 계획하고 있다"며 “클라우드서비스제공(CSP) 사업자 매출 기준으로는 연간 약 30%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NHN의 기술 부문 사업을 이끄는 NHN클라우드는 지난 3월 말부터 서울 양평 리전에 구축한 수냉식 기반 GPU B200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또 광주 국가 AI데이터센터에 초고사양 GPU B300을 구축하고 '2026년 국가 AI데이터센터 고도화 사업' 공급사로 선정되는 등 연간 실적 개선을 위한 강력한 동력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AI 인프라 전문기업 '베슬AI'와의 GPU 공급 계약을 맺어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NHN의 또다른 주력 사업인 게임 부문은 일본 시장에 무게를 싣는다.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8% 늘어난 1278억원이다. 정 대표는 “기존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전략 변경을 준비 중"이라며 “현재 일본 내에서 인지도 높은 지식재산권(IP)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수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제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2.1% 늘어난 3546억원을 기록했다. 결제사업에서는 NHN KCP의 압도적인 가맹점 네트워크와 정산 노하우, 그리고 NHN페이코의 유저 데이터 및 간편결제 사업 운영 역량을 결합하며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차세대 결제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NHN KCP는 결제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독자 메인넷을 준비 중이며, 개념검증 단계를 거쳐 향후 실제 결제 네트워크와 연계할 수 있도록 인프라 고도화에 앞장설 예정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효성굿스프링스, 영구자석으로 전력 효율 높인 펌프 솔루션 첫 공개

효성굿스프링스는 13~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기계설비전시회(HVAC KOREA 2026)'에 참가해 '급수용 IE5 부스터 펌프'를 처음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IE5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인증한 초고효율 모터 등급이다. IE5 부스터 펌프는 전기로 자석을 만들어 회전하는 유도전동기 대신 영구자석 모터를 적용해 같은 조건에서 IE3급 제품 대비 에너지 효율을 3.2%(7.5킬로와트 기준) 높였다. 기존 전용 인버터 대신 범용 인버터를 채택해 유지관리 편의성을 높였다. 아울러 효성굿스프링스는 이번 전시에서 △데이터센터용 센서리스 인라인 펌프 △프리미엄 건식 오배수 패키지 △소방펌프 패키지를 전시할 예정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SKC, 유상증자 1조1671억 조달…신사업·재무개선 속도

SKC는 오는 6월 8일 신주 상장을 위한 유상증자의 발행가액을 주당 9만9500원으로 최종 확정하고 총 1조1671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향후 3년간 유리기판 사업에 5896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5775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주가 상승으로 실제 조달 규모가 늘어 기존 계획인 4100억원보다 더 차입금 상환에 이용하게 됐다. 이에 당초 약 230%에서 140%대 초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던 부채비율을 129%가량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SKC는 설명했다. SKC 관계자는 “확보 자금을 바탕으로 유리기판 상용화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안정·회복·도약을 위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미 인턴기자

석화업계, 재고효과로 ‘깜짝 실적’…고유가 장기화 여부에 ‘주목’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보유한 석유화학 기업들이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효과와 판가 상승으로 올해 1분기 개선된 영업실적을 냈다. NCC 없이 고분자 석화소재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온 석화사들은 시황 등에 따라 실적이 엇갈렸다. 석화사들은 앞으로 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할 수 있어 부정적인 재고 효과부터 시장 수급불안 완화 같은 변화 요인이 언제 나타날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12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65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롯데케미칼 기초화학사업부문도 영업이익이 45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실적 개선은 원료 가격 상승으로 재고 래깅(원료 도입부터 제품 생산 간 시차) 효과가 나타나고 재고 가치 평가손익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LG화학은 고강도 비용 절감과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등으로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2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후 전쟁 발발로 재고 래깅 효과가 나타나면서 1분기 전반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도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판매가격이 상승하고 스프레드(판매가에서 원료 도입 가격을 뺀 값)가 개선된 데다 재고 래깅 효과가 나타났다. 대한유화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대한유화는 원자재 래깅 효과에 발전 부문 자회사 한주가 종속회사로 편입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재고 효과는 국제 석유제품 시장에서 석화 산업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예고됐다. 중동 지역에서 원유와 석유제품을 실어 나르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영향이다. 특히 한국은 전체 나프타 수급의 절반가량을 중동에 의존해왔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싱가포르 석유제품 시장 기준 나프타 평균 가격은 각각 배럴당 59.26달러와 65.70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직후 개장일인 3월 2일 나프타 가격이 배럴당 80달러선에 가까워졌고,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3월 말 141.72달러를 고점으로 찍었다. 4~5월에는 100달러선과 140달러선 인근 사이에서 가격이 움직이고 있다. NCC를 보유하지 않은 석화사들은 최근 3년간 기초유분 공급 과잉 여파를 피했지만, 전쟁 발발 이후 원가 부담이 더 커지면서 시장 판매가격이 높은지 여부에 따라 실적이 엇갈렸다. 금호석유화학은 영업이익이 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7% 줄었고, SK케미칼 그린케미칼 사업부문도 31% 감소한 3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석화제품 판매 가격이 올라도 기초유분 같은 원재료의 가격 상승으로 스프레드 개선 폭이 제한됐다. 반면 코오롱인더스트리 산업소재부문과 화학부문은 영업이익이 각각 195억원과 439억원으로 82.2%, 12.3% 증가했다. DL케미칼은 562억원으로 8.5% 증가했다. 고유가가 초래한 재고 효과로 석화사들의 실적 개선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쟁이 당장 끝난다고 해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지역 정제설비 파괴 여파로 배럴당 100달러 전후의 고유가 기조가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다만, 석화사들은 고유가에 따른 재고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평가 손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래깅 효과도 부정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고 중동지역 정제설비가 손상을 입으면서 석유화학 공급 과잉이 잠시나마 해소됐지만, 중동 전쟁이 일단락되고 석유 시장이 안정되면 공급 과잉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비싸게 주도 도입한 나프타를 생산 공정에 투입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3월에는 전쟁 직전 배럴당 50~60달러 정도에서 구매한 나프타를 투입해 기초유분과 고분자 제품을 생산하고, 이 생산 제품을 전쟁 발발 여파로 높아진 가격에 판매하며 원가 대비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전쟁 이후 수급난에 빠진 나프타의 가격이 상승한 데다 국내외 석화사들과 수급 경쟁이 치열해지고 북미 등 물류 비용이 더 비싼 곳에서까지 나프타를 구해야 하는 처지에 빠졌다. 도입 비용이 다소 비싸더라도 수급 안정을 위해 사들이다보니 원료 비용이 증가하는 것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합의’ 불발…노조 총파업 ‘초읽기’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관련 합의점을 결국 찾지 못했다. 정부 주재로 이틀간 사후조정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급 지급 등을 둘러싼 의견 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노조는 총파업 강행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파업이 일어나면 경제적 손실이 수십조원대에 달하는 만큼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새벽 3시까지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대화를 나눴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11일 1차 회의 역시 오전 10시부터 11시간 30분가량 이어졌지만 결과물은 없었다. 사후조정은 조정이 종료된 뒤 노동쟁의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하에 다시 실시하는 절차다. 중노위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교섭을 진행한다. 노사는 성과급 재원 기준 및 명문화 등 핵심 쟁점을 두고 맞서고 있다. 사측은 특별 포상을 통해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고 있다. 대신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제도화는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을 없애는 동시에 영업이익 15%를 무조건 자신들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중노위는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중재 관련 시한을 두지 않고 조정 성립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노조는 협상 최종 결렬을 선언한 상태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이날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조정안을 요청했고 12시간 가까이 기다렸으나, 조정안은 오히려 퇴보했다"며 “사후조정은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오는 21일 총파업에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4만1000여명"이라며 “현재 사측 안건으로 봤을 때는 5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법하게 쟁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총파업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노조는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건에 대한 대응에 집중하며 파업 동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액은 수십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사측 손실이 20조~30조원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가 예고한 기간 동안에만 파업이 벌어지고 이후 설비를 복구하는 과정을 감안한 금액이다. 영업이익 감소액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라인은 한 번 멈추면 재가동 후 수율을 정상화하는 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수주가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가동 중단 시 라인에 깔려 있던 수만 장의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의 '공급 안전성'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신뢰 하락도 걱정이다. 이는 경쟁사에 점유율을 뺏기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에 가장 심각한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한쪽에서는 '긴급조정권' 발동 얘기가 흘러나온다. 쟁의 행위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해할 우려가 있을 때 파업 금지 등을 고용노동부 장관이 명령할 수 있는 제도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다. 노사가 21일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고용부 장관이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된다. 중노위 조정 및 중재 절차가 다시 진행된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과거 네 차례 있었다.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7월과 12월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이다. 여론은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을 '제 밥그릇 지키기'로 인식하는 모습이다. 조합원들이 회사 손실에 따른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업황 호황기에 지나치게 많은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는 논리에서다. 학계에서는 노조의 성과급 명문화 주장이 경제학 관점에서 '절대 수용 불가'한 요구안이라는 일침이 나온다. 이는 본인 자본을 투입하지 않았음에도 '준 주주' 지위를 요구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주들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행동 실천본부' 관계자들은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한강진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의 파업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밖에 크고 작은 주주 단체 또는 개인이 노조원 결의대회 현장에서 맞불집회를 열거나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의 파업 관련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 및 보상 요구로 적절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무선(10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LG전자, 미래먹거리 핸들 ‘차량 전장’으로 돌린다

'가전 명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업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양사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TV·냉장고·세탁기 등 생활가전이었지만, 이제는 차량용 전자·전기장비를 뜻하는 '전장(電裝)'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가전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자, 양사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자동차 산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업계 투톱의 위상은 예년 같지 않다. 삼성전자의 TV·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VD·DA사업부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3000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LG전자 역시 올해 1분기 생활가전 사업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했다. 가전 시장 자체가 성장 둔화 국면에 접어든 데다 경쟁 환경도 갈수록 치열해진 영향이 크다. 실제 하이얼, 하이센스, TCL, 마이디어 등 중국 기업들은 TV와 생활가전 시장에서 공격적인 저가 전략과 현지 유통망 확대를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중국에서 생활가전과 TV 판매 사업을 철수한 것도 이 같은 시장 환경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에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차량 1대당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센서, 오디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탑재 비중이 확대되면서 전자업계의 역할 역시 커지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향후 자동차가 스마트폰 못지않은 정보기술(IT)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전장 시장 성장성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시장 규모는 지난 2024년 약 4000억달러(약 595조원)에서 오는 2028년 7000억달러(약 1040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양사의 전장 사업은 최근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644억원, 영업이익 21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유럽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솔루션 공급이 확대된 덕분이다. 증권가에서는 VS사업본부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8000억원을 돌파하며 차세대 캐시카우(핵심 수익원)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1년 9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사업부가 불과 5년 만에 1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전장을 그룹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원 LG'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단일 부품 공급을 넘어 배터리,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센서 등을 묶은 통합 솔루션 형태로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 구조 자체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전장 계열사들은 최고경영진이 직접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찾아가 전장 포트폴리오를 통합 제안하며 협력 접점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LG가 전장 사업을 단순 부품 사업이 아닌 미래차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전장 사업은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만은 지난해 매출 15조7833억원, 영업이익 1조531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9.7%로 10%에 육박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직후인 2017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2배, 영업이익은 26배 이상 늘었다. 하만 인수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반도체와 스마트폰에 이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전장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만은 단순 카오디오 업체를 넘어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분야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이미지센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기술이 하만의 전장 역량과 결합할 경우 향후 SDV 시대 핵심 공급자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만은 최근 미국 기업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한 데 이어 독일 전장 기업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 투자에도 참여하며 미래차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와 자율주행 기술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삼성 역시 전장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TV와 냉장고가 전자업계의 핵심 사업이었다면 이제는 자동차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업계 전반이 단순 가전 회사를 넘어 AI·소프트웨어·모빌리티 중심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시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스마트폰이 IT 산업 생태계를 재편했듯 미래차 역시 전자업계 주도권을 다시 바꿀 핵심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볼보-폴스타-지커 ‘中 지리車 삼각편대’ 한국공략 발진

중국 지리(Geely, 吉利) 자동차그룹이 이미 국내에 진출해 있는 볼보와 폴스타에 이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까지 더한 '한국공략 삼각편대'를 구축하고 수입차 영역 넓히기에 나서고 있다. 지리그룹은 볼보-폴스타-지커로 연결되는 완성차 삼각편대를 토대로 프리미엄 내연기관부터 전동화, 순수 전기차 브랜드까지 '전방위 포트폴리오'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포석이다. 12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지리그룹은 연내 국내 진출을 공식화한 지커를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내세우면서 동시에 이미 국내 시장에서 전통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한 볼보, 전동화 퍼포먼스 브랜드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폴스타와 연계해 시장 공략 역할분담을 수행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지리그룹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별 역할을 세분화해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는 흐름과 일치한다. 지리는 현재 스웨덴에 본사를 둔 볼보의 지분 약 78%를 보유한 사실상 경영주이며, 영국 등록법인이지만 본사와 R&D센터를 스웨덴에 두고 있는 폴스타의 지분 약 24%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폴스타 2대 주주인 볼보(약 16~18%)의 대주주라는 점에서 폴스타 창업회장과 비슷한 지분율을 분점하고 있다. 지리그룹은 한국시장에서 볼보와 폴스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입지를 확보한 상태다. 볼보는 'XC60'과 'XC90', 'S90' 등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 등 전동화 라인업 확대와 함께 안전성과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수입차 시장 내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실제로 볼보는 지난해 1만4903대를 판매하며 국내 수입차 시장 5위에 올라섰다. 전동화 모델 확대와 안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높은 안전성 등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간 결과로 평가받는다. 폴스타 역시 전동화 시장 확대 흐름 속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폴스타2'를 시작으로 전기 퍼포먼스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고 최근에는 '폴스타4'를 출시하며 라인업 확대에도 나섰다. 아울러 올해 '폴스타3'와 '폴스타5' 출시도 예고하며 기존 폴스타4 중심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라인업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판매 4000대 달성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폴스타는 판매량 2957대를 기록했다. 볼보와 폴스타로 확보한 일정 수준의 점유율과 인지도에 더해 순수 중국 전기차 지커까지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지리그룹의 전략도 더욱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커는 지리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중국 내에서는 이미 고급 전기차 시장의 핵심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지커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한국 첫 모델 '7X'를 낙점해 놓고 브랜드 알리기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브랜드 전시장과 체험공간 구축을 진행하면서 소비자와 접점 확대를 통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7X는 중대형 SUV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모델로 긴 주행거리와 첨단 사양을 자랑한다. 현재 국내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며, 인증이 마무리되는 대로 출시 시점이 확정될 전망이다. 가격은 5000만원대부터 시작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업계에서는 지커가 기존 중국 전기차 브랜드와는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 가격 경쟁력보다는 프리미엄 디자인과 첨단 기술, 고급 상품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리그룹이 하나의 생산 라인에서 다양한 브랜드 차량을 함께 생산하는 '혼류 생산' 방식을 운영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국 지커 공장에서는 지커 모델뿐 아니라 폴스타 차량까지 동시 생산하고 있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시장 수요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리그룹은 볼보-폴스타-지커의 삼각편대 역할 수행을 통해 국내 소비자층을 세분화하고 있다. 안정성과 브랜드 신뢰도를 중시하는 소비자는 볼보로, 전동화 감성과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폴스타로, 최신 기술과 프리미엄 전기차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는 지커로 유입시키겠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국내 수입차시장 내 중국 브랜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지리그룹의 진출에 양면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야디(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국내 진출을 확대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중국차 인식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 중심 이미지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품질과 첨단 기술 경쟁력까지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리그룹은 단순히 중국 브랜드라는 틀에 머물기보다 글로벌 브랜드 운영 전략을 통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볼보와 폴스타를 통해 이미 구축한 브랜드 신뢰도를 기반으로 지커까지 안착할 경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특히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내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향후 지커의 국내 안착 여부가 지리그룹 한국 전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리그룹은 볼보와 폴스타, 지커 간 서비스망과 부품 공급망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각 편대' 구축을 통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새롭게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다른 브랜드들과 비교해 인프라 구축 비용과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교수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여전히 중국차에 대한 부담감이 남아있는 만큼 지리그룹이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볼보·폴스타·지커를 각각 독립 브랜드처럼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품질 이슈나 소비자 불만이 발생할 경우 그룹 전체 이미지로 번질 수 있어 브랜드별로 분리된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삼성전자 노사 협상 여전히 평행선…‘긴급조정권’ 발동 전망도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에 재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이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해 총파업 진행 가능성이 높아지면 정부가 나서 예외적 조정 절차를 개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긴급조정권은 쟁의 행위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해할 우려가 있을 때 파업 금지 등을 고용노동부 장관이 명령할 수 있는 제도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다. 12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사후조정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5시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후조정은 조정이 종료된 뒤 노동쟁의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 아래 다시 실시하는 절차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전날부터 교섭이 펼쳐졌다. 전날 1차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1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이날 2차 회의도 심야까지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노조는 사회적 비난 여론 등에 개의치 않고 자신들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조합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그것만 바라보고 활동 중"이라고 언급했다. 전날에는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 및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말하고 있다"며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이 없으면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더욱 강경한 발언을 했다. 사측 대표 교섭위원인 김형로 삼성전자 부사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은 채 회의장에 들어섰다. 양측은 성과급 재원 기준 및 명문화 등 핵심 쟁점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측은 특별 포상을 통해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고 있다. 대신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제도화는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으 없애고 영업이익 15%를 무조건 자신들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날 노사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사후조정 절차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중노위가 양측에 절충 가능한 조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에서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지가 사실상 합의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정한 총파업 개시 일자는 오는 21일이다. 노사가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하고 고용부 장관이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된다. 중노위 조정 및 중재 절차가 다시 진행된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과거 네 차례 있었다.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7월과 12월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이다. 관건은 고용부가 삼성전자의 파업을 '국가 경제를 해할' 수준의 심각한 사안이라고 판단할지 여부다. 증권가에서는 총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0조~30조원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가 예고한 기간 동안에만 파업이 벌어지고 이후 설비를 복구하는 시간을 계산한 금액이다. 이럴 경우 영업이익 감소액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라인은 한 번 멈추면 재가동 후 수율을 정상화하는 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수주가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가동 중단 시 라인에 깔려 있던 수만 장의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 회사 입장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의 '공급 안전성'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신뢰 하락이다. 이는 경쟁사에 점유율을 뺏기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에 가장 심각한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의 파업 관련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 및 보상 요구로 적절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무선(10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대한항공 노사, 통합 아시아나와 조종사 서열 정리 ‘공전’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KAPU)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조종사 서열(Seniority) 통합' 문제를 두고 본격적인 내부 의견 수렴에 나선 가운데 노사 간 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은 데에 대해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12일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엑스 컨벤션 센터 401호에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간담회를 열고 사측이 제시한 서열 통합안의 문제점과 노조 차원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현장에 120여명이 모였고, 이 중 90% 가량은 부기장이었다. 온라인으로도 실시간 중계해 간담회에는 조합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는 전언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부기장급 조합원들이 대거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고 질의응답을 통해 서열 통합 기준에 대한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청취했다. 당초 노조는 홈페이지를 통해 △쟁의대책위원회 구성의 건 △시니어리티(서열) 공청회 설명 △투쟁에 대한 향후 계획 설명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APU) 고소·고발 설명 등을 안건으로 한 4차 임시 대의원회를 대의원과 상무집행위원들을 대상으로 서울 강서구 공항동 소재 대한항공 본사 5층 대강당에서 개최할 계획이었다. 오후에는 공청회를 열어 사측과 의견을 교환하고자 했다. 그러나 사측이 참여를 일방적으로 거부해 무산됐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노조의 의견에 대해선 형식적인 답변만을 내놓는 설명회를 강행하려 한다"며 사측의 통합안이 대한항공 조종사들에게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아울러 “오늘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노조의 안건을 지속 검토할 것"이라며 “이달 중 노조의 입장과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발표하는 방안을 전달할 수 있도록 공식 기자 간담회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즉각적인 파업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는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인 단계로 당장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며, 금일 논의할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대한항공 사측은 승진과 결부돼 있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과의 서열 문제를 두고 양사 입사일이 기준이라고 공지한 바 있다. 한편 대한항공 사측은 “서열 관련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자 했지만 행사의 형식을 둘러싼 상호간 입장 차이가 커 자리가 이뤄지지 않게 됐다"고 표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20년만에 자동차업계 ‘금탑산업훈장’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자동차 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미래차 전환과 대규모 투자 성과를 인정받아 20년 만에 자동차 산업계 최고 훈격인 금탑산업훈장 영예를 안은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 서울에서 '제23회 자동차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자동차 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36명에게 정부 포상을 수여했다. 올해 행사는 자동차 수출 50주년을 맞아 '수출로 이끈 50년, 100년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장 부회장이 받은 금탑산업훈장은 지난 2007년 이후 약 20년 만에 수여된 것이어서 각별한 의미를 더해줬다. 장 부회장은 대규모 국내 투자와 미래차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해 전동화·로보틱스·AI 기반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의 125조2000억원 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이끌며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과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장 부회장은 “자동차 산업이 앞으로 해야 할 플랫폼 산업으로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20년 만의 자동차산업 금탑 수상인 만큼 역할과 책임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미래 핵심사업의 연결성을 강조한 장 부회장은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AI가 어떻게 서로 연계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플랫폼의 확장성과 속도, 규모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공개된 로봇 기술과 새만금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미래 사업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와 피지컬 AI 기술 경쟁력 강화는 물론 새만금 로봇·AI·수소 에너지 혁신 거점 구축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중국 전기차 공세에 대한 대응 전략도 언급했다. 장 부회장은 “중국산 차량의 원가 경쟁력은 상당히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안전과 품질뿐 아니라 고객 서비스와 전체적인 고객 경험까지 개선하지 않으면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가 갖춰야 할 근본적인 품질과 안전, 원가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도 공고히 해야 한다"며 “결국 근본 경쟁력을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탑산업훈장은 KG모빌리티(KGM) 황기영 대표이사가 수훈했다. 황 대표는 글로벌 판매망 확대와 신시장 개척을 통해 KGM의 수출 성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KGM은 2023년 5만2754대, 2024년 6만2378대, 2025년 7만286대를 수출하며 3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수출 실적은 2022년 대비 55% 증가한 수준이다. 황 대표는 수출 확대와 함께 생산성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강화해 지난해 매출 4조2433억원, 영업이익 536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3년 연속 흑자를 이끌었다. 황 대표는 “지난 3년간 수익 기반의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임직원들의 헌신 덕분"이라며 “지속가능한 책임경영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은탑산업훈장은 금속 판재를 정밀하게 절단·가공하는 파인블랭킹 기술 개발로 정밀부품 국산화에 기여한 함상식 엠알인프라오토 대표이사가 수상했다. 산업포장은 이종하 현대모비스 상무, 김현철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 장길재 한국지엠 상무, 민승재 한양대 교수가 받았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정부도 국내 자동차 생산 400만대 이상을 유지하고 미래차 시장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자동차 생태계 전환 협의체를 구성하고 미래차 전환 종합 지원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