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중공업, 100% 친환경 선박용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 기술 선점

[단독] 삼성중공업, 100% 친환경 선박용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 기술 선점

삼성중공업이 순수 전기 추진 선박의 짧은 항해 거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바다 한가운데서 완충된 배터리를 통째로 교체해 주는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 기술 선점에 나섰다. 아울러 바다 위에 띄우는 '부유식 데이터 센터' 등 차세대 해양 인프라 기술도 선보이며 다가오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전력·냉각 문제와 부지 부족 현상, 전기 선박의 항속거리 한계 등을 바다에서 해결하는 '종합 해양 공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격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본지 취재 결과, 삼성중공업은 최근 100% 친환경 자체 발전 시..

OTT 티빙, 고객정보 유출 규모 ‘미공개’…월 800만명 이용자 ‘불안’

월간 활성이용자수(MAU) 800만 명이 넘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최근 회원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해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티빙은 주민등록번호, 결제 관련 유효정보는 보유하지 않아 유출 대상이 아니라고 고객들을 안심시킨 뒤 비밀번호 변경을 권고했지만, 정작 정확한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티빙으로부터 유출사고 신고를 접수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중대 침해사고로 판단해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실무조사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이 역시 원인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티빙 이용자들의 피해 우려를 낳고 있다. ◇ 월 8백만 쓴다는데…정확한 피해 규모 '오리무중'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 3일 홈페이지에 '개인정보 유출 사실 통지' 글을 통해 “6월 2일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저장하는 DB(데이터베이스)에 비인가 접근이 이루어져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였다"고 알렸다. 이어 개인정보 유출 정황이 있는 이용자들에게 차례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 상황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몇 명의 회원 정보가 유출됐는지, 무료회원의 정보도 유출되었는지 등 정확한 피해 범위와 규모는 알리지 않았다. 앞서 티빙은 지난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개인정보 침해사고로 신고했다. 티빙 관계자는 “전날부터 이용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정보 유출 상황을 안내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피해 범위와 규모는 현재 조사 중에 있어 공식적인 조사 발표를 통해 알리겠다"고 밝혔다. 티빙에 따르면, 이번에 유출된 개인정보 관련 항목은 회원 아이디(ID)와 이름, 생년월일, 성별, 연계정보(CI), 중복가입확인정보(DI), 휴대폰 번호, 이메일, 환불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이다. 이중 휴대폰 번호의 끝 네자리는 암호화되어 있으며, 이메일의 경우 도메인을 제외한 ID 부분이 암호화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티빙은 정확한 유출 정보 항목은 이용자에게 개별로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티빙 측은 “주민등록번호, 결제 관련 유효 정보는 보유하고 있지 않아 유출 대상이 아니"라면서도 “동일한 계정 정보를 사용하는 티빙 및 기타 서비스의 비밀번호 변경을 권장한다"고 안내했다.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도 3일 사과문을 통해 “이용자 여러분께서 믿고 맡겨주신 정보를 지켜드리지 못했으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티빙에 있다"면서 “진행 상황과 후속 조치는 투명하게 알려 드리고, 피해 구제와 이용자 보호를 위해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플랫폼 특성 상 티빙과 연동돼 있는 서비스가 많다는 부분이다. 티빙에 로그인하려면 티빙 아이디를 입력하는 방식도 있지만, CJ ONE이나 네이버, 카카오, 애플(Apple), 페이스북, 엑스(구 트위터) 계정으로도 로그인이 가능하다. 티빙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는 한 이용자는 “CJ 통합 아이디를 쓰고 있는데 혹시 몰라 변경했고, 네이버와 연동도 돼 있는데 그것도 변경해야 할 판"이라며 “내 정보가 털렸는지 안 털렸는지 현재로선 알 길이 없지만 일단 귀찮아도 바꾸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결제 관련 정보 없다지만…거미줄처럼 연동돼 이용자 불편 현재 티빙의 유료 가입자 수는 5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유료 가입자 수 500만 명 확보를 목표로 내걸었고, 내년까지 15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유료회원이 아니더라도 티빙의 일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무료회원 수도 상당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802만 명이며, 3월 평균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161만명으로 추산됐다. 유료 이용자가 적지 않은데다 연동 서비스가 많고, 정확한 피해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티빙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피싱과 스미싱 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티빙으로부터 개인정보 유출 관련 안내 문자를 받았다는 한 유료 이용자는 “지난해부터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하도 많아 이제는 내 개인정보가 공공재가 된 것 같다"며 “잠잠해지면 유료 이용자들에게 한 일주일 무료이용권이나 쥐여줄 것 같다"고 푸념했다. 또다른 유료 이용자는 “기분 탓일 수 있지만 엊그제부터 보이스피싱같은 전화가 꽤 온 것 같다"며 “찝찝한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비밀번호는 변경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고를 접수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티빙의 정보유출 사고를 대규모 정보 유출, 추가 피해 발생 가능성이 있는 중대한 침해사고라고 판단해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리기로 했다. 개인정보위원회도 자료 제출 요구, 현장 조사 등을 통해 구체적인 유출 경위, 피해 규모, 안전조치 의무 및 유출 통지·신고 의무 등 '개인정보 보호법' 준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만일 티빙측의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기자의 눈] ‘전기차 세상’ 중국의 압도적 존재감

기술 탈취, 짝퉁의 천국, 과장된 선전, 값싼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나라. 오랫동안 중국을 설명할 때 따라붙던 수식어들이다. 필자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뉴스와 통계를 통해 중국 전기차 산업의 성장세를 접하면서도 막연하게 이런 표현들이 과장된 측면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취재를 위해 상하이와 항저우, 닝보를 방문하고 나서 그런 생각을 접어야했다. 오히려 그동안 중국을 바라보던 시선이 얼마나 과거에 머물러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상하이 공항을 빠져나와 도로를 바라본 순간부터 기자의 예상은 빗나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전기차의 압도적인 존재감이었다. 내연기관 차량도 적지 않았지만 체감상 한국과는 정반대의 풍경에 가까웠다. 더 놀라웠던 것은 중국산 자동차 브랜드들의 존재감이었다. 비야디(BYD), 지리(Geely), 지커, 샤오펑(Xpeng), 샤오미(Xiaomi), 니오(Nio), 리오토(Li Auto) 등 다양한 전기차들이 도로를 누비고 있었다. 벤츠나 해외 브랜드가 주인공이 아니라 중국 브랜드가 시장의 중심에 서 있는 모습이었다. 해외 브랜드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물론 국내 브랜드인 제네시스 GV60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국 시장은 자국 브랜드만의 무대가 아니라 전 세계 전기차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거대한 격전장에 가까웠다. 전기차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편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결정적인 순간은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경험했을 때였다. 시승차량은 목적지를 입력하자 대부분의 주행을 스스로 수행했다. 차선 변경과 합류, 신호 인식은 물론 복잡한 도심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사실상 필자가 처음 경험한 완성도 높은 자율주행이었다. 국내에서도 최근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대부분의 주요 전기차 브랜드들이 이미 이와 유사한 수준의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을 경쟁적으로 탑재하고 있었다. 특정기업의 기술이 아니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더더욱 인상적이었다. 한마디로 중국 전기차 산업을 단순히 '저렴한 전기차를 많이 만드는 수준' 정도로 바라봤던 기존 인식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중국은 이미 전동화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도 빠르게 앞질러 가고 있었다. 또다른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바로 중국 도심의 대기질(공기)이었다. 중국이라고 하면 많은 한국인들은 중국 대도시의 매우 혼탁한 미세먼지와 숨을 못 쉴 정도의 대기오염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필자 역시 출국 전에는 마스크를 챙겨야 하나 고민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중국의 하늘과 공기는 예상보다 훨씬 파랗고 깨끗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가 대기 환경 개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과거의 이미지와 현재의 현실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함을 실감했다. 물론 중국 자동차 산업의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치열한 가격 경쟁과 정부 지원 의존도, 과잉 생산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전기차 분야만큼은 더 이상 '추격자'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았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기술력과 생산 규모, 배터리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중국 전기차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의 편견만으로 현재의 중국을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직접 마주한 중국의 도로는 이미 전기차 세상이었고 변화의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더 우려되는 것은 우리가 여전히 과거의 중국을 바라보며 안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더 이상 값싼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기지에 머물지 않는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자율주행 기술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번 출장은 중국 전기차의 경쟁력을 확인한 시간이자 필자의 시선을 바로잡는 계기가 됐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내용은 '중국의 성장'이 아니라 중국의 현실을 외면한 채 과거의 인식에 머물러 있는 태도다. 변화된 현실을 정확히 직시할 때 비로소 '지피지기(知彼知己)' 대응전략이 가능하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젠슨 황 내일 방한…삼겹살 회동·AI동맹 확대 ‘테라급 행보’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7개월 만에 한국에 다시 온다. 지난해 10월 방한 때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서울 시내 치킨집 '깐부 회동'으로 화제를 모았던 젠슨 황이 이번 방한에서도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삼겹살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국내외 비즈니스 핫이슈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메모리 반도체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에 LG전자·현대자동차·네이버도 방문해 피지컬 AI·AI데이터센터 인프라 등 협력 확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젠슨 황은 대만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등 주요 일정을 마친 뒤 5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관련 일정으로 방한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재계는 젠슨 황의 이번 방한이 국내 재계 총수들과 단순한 친목 차원을 넘어 AI 반도체와 로보틱스, 자율주행, 피지컬 AI 등 미래 산업 전반에 걸친 협력 방안이 논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젠슨 황이 방한 첫날인 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 전문점에서 만찬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으로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역시 참석 여부를 검토하며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이 성사될 경우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AI 산업 생태계 핵심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례적인 자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만남에서는 AI 산업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차세대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젠슨 황은 최근 대만에서 열린 행사에서 “한국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방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방한 기간에 젠슨 황이 국내 주요 기업들과 연쇄 회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삼겹살 회동 외에도 구광모 LG그룹 회장과의 만남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엔비디아와 LG는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반도체, 로봇 등 미래 사업 분야에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최근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과 전력 시스템, 로봇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어 엔비디아와의 협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삼성전자 사업장 방문 가능성도 관심사다. 젠슨 황이 평택 반도체 캠퍼스로 직접 내려가서 차세대 HBM 공급과 AI 반도체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SK하이닉스 이천 반도체 사업장 방문 가능성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HBM 공급사로 자리매김하며 AI 반도체 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젠슨 황이 이천 M16 공장을 방문할 경우 양사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상징적 행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젠슨 황이 네이버와 현대차그룹을 방문할 가능성에도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제2사옥 '1784' 방문을 놓고 네이버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이 성사될 경우 이해진 의장과 최수연 대표 등을 만나 AI 서비스와 클라우드, 소버린 AI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방문 일정은 현대차그룹은 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슈퍼널,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엔비디아와의 협력 범위가 더욱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서 나온 것이다. 젠슨 황의 국내 게임업계와의 만남도 추진되고 있다. 평소 한국 게임산업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젠슨 황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는 “한국은 e스포츠를 만들었고 PC 게이밍을 세계적인 현상으로 만들었다"며 “PC 게이밍과 PC방, e스포츠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엔비디아도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밖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회동이나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 등 주요 경영진과 만남 추진도 흘러나오고 있다. 또, 업스테이지·노타 등 국내 스타트업 및 로보틱스 관계자와의 비공개 간담회, 서울대 AI연구원 방문 등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젠슨 황의 방한은 단순한 기업 방문을 넘어 한국 AI 생태계 전반과 협력 접점을 확대하려는 행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반도체부터 로봇, 모빌리티, 게임,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젠슨 황은 방한기간 비공식 행보로 오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6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 경기의 시구자로 나서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시타자로 나와 함께 행사를 빛낼 것으로 알려졌다. 또,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다는 사실도 tvN 제작진으로부터 공식확인됐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수입차 2대 중 1대는 전기차…테슬라 4개월째 선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며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4개월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만9860대로 전년 동기(2만8189대) 대비 5.9% 증가했다. 연료별로는 전기차가 1만4520대로 전체 판매의 48.6%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이어 하이브리드가 1만2071대(40.4%), 가솔린 3092대(10.4%), 디젤 177대(0.6%) 순으로 집계됐다. 브랜드별 등록 대수에서는 테슬라가 1만866대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BMW가 6555대, 메르세데스-벤츠가 3553대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아우디(1509대), 렉서스(1291대), 볼보(1058대), BYD(1032대), 포르쉐(820대), 토요타(804대), 미니(604대)가 판매 상위 10개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테슬라 모델Y 프리미엄으로 지난달에만 7195대가 판매됐다. 이어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L)가 1513대로 2위, BMW 520이 1390대로 3위를 기록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이사회 역할 강화 절실…사회연대 분배 방법도 고민해야” [재계 성과급 전쟁]

전문가들은 재계에서 벌어지는 '성과급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각 계층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측인 경영계는 구성원들과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노측인 노동조합은 협력업체와 상생 방안을 함께 제시하는 등 '품위'를 지키는 식이다. 근본적으로는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고 새로운 분배 방법에 대한 정의를 함께 모색하는 등 구조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1일 공개한 '토요타 노사관계의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기업과 노조가 혁신과 상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총은 우선 △기업 이익 분배 요구 등 분배적 교섭 △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인한 산업현장 혼란 증가 △파업 만능주의, 과격투쟁 만연을 최근 우리나라 노사 관계의 문제점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올해 일본 토요타 노사협의회의 노조위원장과 부위원장 주요 발언을 소개하며 시사점을 제시했다. 경총은 “토요타 노조는 무조건적인 분배를 요구하기에 앞서 회사가 직면한 품질 저하와 생산 차질의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했다"며 “스스로 생산성 향상이나 원가 절감을 위해 일하는 방식의 비효율을 개선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경영진의 결단만을 수동적으로 기다리거나 외부 환경 탓을 하지 않고 노조가 주도적으로 행동선언을 채택하고 실천에 옮기겠다고 했다. 이는 노조가 혁신의 주체가 돼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실천력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경총은 토요타 노사가 서로 대립하는 '춘투(春闘)'가 아닌 함께 과제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춘공(春共)'으로 나아가겠다고 함께 결의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최근 노동계에서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의 N% 지급과 같은 과도한 이익 분배를 요구하며 투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 1위 기업조차 전례 없는 위기감 속에서 노조가 먼저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결의해 전사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노사관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경영 영속성 측면에서 노조의 역할을 강조했다. 반면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최근 논평에서 “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 성과 공유 자체를 금기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인공지능(AI)과 플랫폼 경제 확산 상황에서 기업 성과를 어떻게 사회적 공유할 것인가는 세계적 과제"라며 해외의 성과급 공유 추세를 내세웠다. 다만, 한국노총도 “지금 필요한 건 기업이 창출한 성과를 누구와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노사 간 대화"라고 밝혀 어느 쪽의 일방적인 성과 공유 찬반이 아닌 주체간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문제는 전례 없는 '성과급 투쟁' 국면에서 노사가 대화를 지속하라고 압박만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앞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삼성전자 사례의 경우에도 양측이 극한 대립을 이어가다 결국 정부 중재로 가까스로 갈등을 봉합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사안의 본질을 꿰뚫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 특유의 '나눔' 정서가 여전히 남아 있는데 우리 경제는 지난 80여년 사이 폐허에서 빌딩숲으로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해외 사례를 무작정 답습하면 안된다는 경계심이 조성된다. 우리나라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제도를 재조명해 손보는 식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이사회의 기능 강화다. 최근 상법 개정 등을 통해 '거수기 이사회' 관행을 없애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현재 성과급은 상법상 어디에도 쟁의 대상이라고 명확히 표기돼 있지 않다. 만일 삼성전자에서 파업이 벌어졌다면 이는 불법파업이라고 봐야한다"며 “주주는 잔여이익 청구권자고 근로자는 임금채권자다. 법에도 임금을 최우선적으로 지급하라고 명시돼 있다. 기업의 계속성을 생각하고 재투자할지 배당할지를 결정하는 게 이사회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최 명예교수는 “기업 경영에서는 이사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주주, 근로자, 소비자, 공급처, 협력업체 이 모든 이들의 이해 관계를 조율하고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이사회에서 해야한다"며 “주요 기업 이사회 힘이 없고 제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성과급 전쟁 같은)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사 관계를 연구해온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주요 대기업들이 이익을 두고 다투는 상황이 많이 전개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눈여겨봐야 되는 사안은 이들은 전체 노동자들의 극히 일부분이라는 점"이라며 “초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기업 자체가 많지 않다. 노동 시장의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수 있는 문제"라고 짚었다. 이 명예교수는 “기업 이익이 늘면 세금이 같이 들어오니 초과세수를 활용해 '사회연대 분배'를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노사도 자율적으로 상생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노조의 가치가 연대와 단결이다. 자기 몫만 불리려 하지 말고 노동 약자에 대한 기금 등을 조성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성과급 논란은 단순히 '돈을 얼마 더 주느냐' 문제를 넘어 기업 내 세대 갈등, 경영 투명성, 공정성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맞물린 매우 중요한 거시·미시적 경영 이슈"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단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가장 핵심이다. 영업이익이나 경제적부가가치(EVA) 등 기준이 되는 지표를 명확히 제도화하고 이를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사전 합의된 룰이라는 신뢰가 쌓여야 불필요한 감정 소모와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과급 산정 기준을 수립하거나 변경할 때 노사 공동 위원회나 사내 평의회 같은 제도적 소통 채널을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 '과정적 공정성'이 확보되면 경영 상황이 악화돼 성과급이 줄어들더라도 직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당해연도 실적뿐만 아니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기여도, 혁신적인 프로젝트 성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다면적 평가 체계를 도입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시대 핵심 경쟁력은 우수 인재 확보에 있다. 성과급을 단순히 비용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구성원 동기부여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K-핵잠 시대 (하)] 핵연료 저농축·비확산 투명관리로 ‘국제사회 빗장’ 푼다

독자적인 첨단 기술력을 확보하고 천문학적인 자본을 투입한다 할지라도 대한민국 핵추진 잠수함 획득을 가로막는 진정한 '최종 보스'는 따로 있다. 바로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국제 외교 무대와 전 세계를 촘촘히 옭아매고 있는 '핵 비확산(Non-proliferation) 체제'다. 핵무기가 아닌 순수한 추진 동력으로만 원자력을 사용하려 해도 민감한 핵물질인 우라늄이 군사 장비에 탑재되는 순간 국제사회는 필연적으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자칫 국가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제재를 부를 수도 있는 사안이다. 국방부가 지난 5월 26일 '대한민국 핵추진 잠수함 개발 기본 계획'을 전격 발표하며, 군사적 당위성 못지않게 “국제 사회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높은 수준의 핵비확산 의무 이행"을 거듭 천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미·영식 고농축(HEU) 포기한 국방부…저농축(LEU) 프랑스식 '솔로몬의 지혜' 잠수함의 심장인 원자로를 설계할 때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연료로 쓰일 우라늄의 '농축도'다. 이 결정이 잠수함의 운명과 작전 교리를 통째로 좌우하기 때문이다. 강기식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초빙 교수와 우승민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부교수가 공동 집필한 논문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도입의 기술 동향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핵잠수함을 운용하는 국가들의 우라늄 운용 방식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세계 최강의 원잠 전력을 자랑하는 미국과 영국은 전통적으로 농축도 90% 이상의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HEU)'을 쓴다. 90%대 HEU를 사용하면 원자로 노심 크기를 극단적으로 줄이면서도 잠수함의 수명인 20~30년 내내 '핵연료 교체'를 할 필요가 없어 작전 효율이 극대화된다는 압도적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번 발표에서 개발 제1원칙으로 “원자로의 핵연료는 저농축 우라늄(LEU)을 사용하며 핵연료 교체를 최소화하도록 장주기 운전이 가능하게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작전 효율이 높은 미국식 HEU 모델을 과감히 포기한 것이다. 강 교수팀은 논문에서 “우리가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제한될 뿐만 아니라 언제든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어 자칫 '핵무장'이라는 국제적인 오해를 사 치명적인 외교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팀은 가장 현실적이고 훌륭한 롤 모델로 '프랑스식 저농축 해법'을 제시했다. 미국과 달리 독자 모델을 개척한 프랑스는 상용 원전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약 7~7.5% 수준의 저농축우라늄을 잠수함 연료로 사용한다. 이 경우 HEU 대비 원자로 부피가 커지고 대략 10년마다 핵연료를 교체해야 하는 단점이 발생한다. 그러나 프랑스는 이 단점을 역발상의 기회로 삼았다. 연구팀은 “어차피 프랑스 원자력 안전 규정상 군용 원자로도 10년마다 정기 유지·보수와 안전 검사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프랑스는 이 시기에 맞춰 비좁은 잠수함 선체 일부를 절단해 내부 주요 전투 체계와 센서를 최신형으로 개조하면서 원자로 구획을 열어 핵연료 교체 작업을 병행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고 설명했다. 군사 기술이 급변하는 현대전에서 무교체로 30년을 버티는 것보다 10년마다 최신 전투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며 핵연료도 교체하는 '프랑스식 실용주의'가 우리의 저농축 원칙과 정확히 부합한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저농축 기반의 장주기 운전'을 선언한 것은 국제적 수용성과 작전 지속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려는 고도의 전략적 타협안인 셈이다. ◇ “핵무기 개발 아니다"…NPT·IAEA의 사찰·통제 '바늘구멍 뚫기' 아무리 저농축 우라늄을 선택했다고 해도 국제 외교의 모든 빗장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핵 확산 금지 조약(NPT)에 가입한 비핵 국가로서 모든 평화적 핵 활동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엄격한 사찰과 통제를 받아야 한다. 군사 무기에 핵을 싣는 것 자체가 조약의 정신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어떠한 형태의 핵무기도 보유·개발하지 않는다 △미국과 긴밀한 소통하에 우라늄 확보 전반의 비확산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다 △IAEA와 공동으로 잠수함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안전 조치 체계'를 구축한다 등 세 가지 확고한 약속을 천명했다. 강기식·우승민 교수팀은 논문을 통해 IAEA의 깐깐한 감시 체계 안에서 군사용 핵잠수함을 합법적으로 운용할 합법적 돌파구로 'IAEA 전면 안전 조치 협정(CSA, INFCIRC/153) 제14조'를 지목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핵잠수함은 폭발 목적의 무기가 아니므로 관행상 '비폭발적 군사적 이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제14조는 '핵물질이 금지되지 않은 추진 동력 등 군사 활동에 쓰일 경우 핵무기 전용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한 검증 조건을 IAEA와 합의한다는 전제하에 일시적으로 통상적 안전 조치(사찰) 적용을 제외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실제로 오커스(AUKUS) 동맹을 맺고 핵잠수함을 도입하려는 비핵국가 호주가 바로 이 조항을 근거로 IAEA와 치열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연구진은 “이는 안전 조치 체제에서 완전히 도망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군사 활동 기간 동안 핵물질이 철저히 추진 목적으로만 쓰이고 폐기 시 다시 안전 조치로 복귀함을 보증하는 촘촘한 특별 검증 약정을 맺는 것"이라며 우리 역시 호주의 선례를 벤치마킹해 당당하고 투명한 협상을 주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한미 원자력 협정의 오해와 흔들림 없는 '핵잠 생태계'의 완성 외교의 또 다른 중대한 축은 동맹국 미국과의 관계다. 방위산업협회 정책위원인 김홍유 경희대 교수는 칼럼 '보이지 않는 억제력, 한국형 원자력 잠수함의 전략적 의미'에서 “복잡한 외교·법적 절차를 '기술 주권 확보'와 '국제 신뢰 구축'이라는 양면의 균형 전략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일각에서는 가장 큰 걸림돌로 '한미 원자력 협정'을 꼽으며 이를 개정해야만 핵잠수함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전혀 달랐다. 강기식·우승민 교수팀은 “현행 한미 원자력 협정 제13조는 철저히 '평화적 목적(원자력발전소 등)'을 전제로 맺어진 조약이므로, 핵물질의 어떠한 군사적 목적 이용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군사적 목적인 핵잠수함 추진을 이 평화 목적의 원자력 협정 테두리 안에서 무리하게 풀려 하거나 조약 개정을 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대신 연구팀은 “별개의 군사 협정을 통해 도입할 수 있는 체계"라며 한미 원자력 협정 밖에서 한미 국방 당국 간의 새로운 '군사·안보 협정'을 타결해 연료를 수입하는 투 트랙(Two-track) 우회 방식이 올바른 해법이라고 제시했다. 국방부가 기본계획에 “미국과 긴밀한 소통하에 투명하고 확고하게 이행하겠다"고 콕 집어 명시한 것 역시 이 별도의 외교적 안보 담판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잠수함만 건조할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핵잠 생태계(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방부는 “방사성 폐기물을 법령에 따라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강 교수팀은 미국의 세계 최강 핵잠 함대를 일군 리코버 제독의 조직관리 체계를 거론하며 강력한 인프라를 주문했다. 연구팀은 “프랑스식 10년 주기 핵연료 교체 모델을 한국에 적용하려면, 방사능 노출을 완벽히 차단한 채 압력 선체를 자르고 거대한 장비와 연료를 교체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 전용 유지·보수 조선소'가 국내에 반드시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설계자나 군 운영자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민간 규제 기관이 군용 원자로의 전 수명 주기 안전을 엄격히 감시할 수 있는 체계가 법제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전에 대한 투명한 관리가 전제돼야 국내의 사회적 갈등을 막고 진정한 생태계를 완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생산 차질 감수”…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국 9개 공장·R&D 센터 ‘올 스탑·안전 점검’ 초강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눈앞의 생산 차질을 감수하더라도 현장의 '완벽한 안전'을 확보하겠다며 전국 사업장의 가동을 멈춰 세우는 초강수를 뒀다. K-방산 호황기 속에서 납기 준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임에도 '안전 없이는 생산도 없다'는 경영진의 확고한 쇄신 의지가 반영된 파격적 행보다. 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부터 5일까지 이틀 간 필수 공정을 제외한 국내 9개 전 사업장의 생산 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대대적인 특별 안전 점검과 임직원 안전 교육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셧다운(가동 중단) 대상에는 K-9 자주포·장갑차·항공 엔진 등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인 경남 창원 1·2·3 사업장과 추진제·장약을 다루는 대전·충북 보은·전남 여수 사업장, 그리고 대전·판교·아산 등에 위치한 R&D 캠퍼스가 모두 포함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사 차원에서 동시에 공장을 멈춰 세운 것은 2023년 방산 통합 법인(에어로·한화디펜스·㈜한화 방산 부문) 출범 이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례적인 전면 조업 중단은 과거 발생했던 대전 사업장 사고와 같은 치명적인 인명 피해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혁신을 위해 단기적인 생산 지연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작업장 환경을 완벽히 통제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결단이다. 이틀간 전 사업장은 각 사업장장·안전 관리 책임자의 진두지휘 아래 강도 높은 '현미경 점검'을 받는다. 화재·폭발 위험 요소와 구조물·기계 장치의 불안전 상태를 샅샅이 살피는 것은 물론, 최근 3년 동안의 위험성 평가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철저히 검증한다. 특히 폭발 위험이 상존하는 화약류 취급 사업장(대전·보은·여수)에 대해서는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이와 관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실별 보호구 착용 실태 △접지 및 온·습도 제어 상태 △치공구 관리 △노후 안전 장비 △폐화약 관리 현황 등 전반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비상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훈련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들 고위험 사업장의 '안전 사고 제로(0)화'를 위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추진제 생산 등 화약 관련 공정에 대해 '무인 자동화'를 전면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본격적인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기존에는 고위험 공정에 한해 선별적으로 무인화를 진행했으나 앞으로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고 평가되는 공정까지 자동화 영역을 넓혀 인명 피해 가능성 자체를 원천 배제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장 근무자들의 안전 의식 무장도 대폭 강화한다. 양일간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급박한 위험 상황 발생 시 근로자가 즉각 작업을 거부할 수 있는 '작업 중지권' 행사에 대한 특별 교육을 실시해 현장 조직 단위의 비상 대응 계획을 재정립할 계획이다. '안전 최우선' 쇄신의 신호탄은 그룹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화·한화솔루션·한화토탈에너지스·한화임팩트·YNCC 등 한화그룹 주요 석유화학 계열사들은 이달 10일까지 환경·안전 집중 점검에 돌입한다. 각 계열사는 대표이사가 직접 책임지고 주관하는 자체 점검단을 꾸려 국내외 전 사업장의 생산 공정과 현장 작업 안전 관리 실태를 전면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석유화학 계열사은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대대적인 정밀 점검 대상에 포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삼성중공업, 100% 친환경 선박용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 기술 선점

삼성중공업이 순수 전기 추진 선박의 짧은 항해 거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바다 한가운데서 완충된 배터리를 통째로 교체해 주는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 기술 선점에 나섰다. 아울러 바다 위에 띄우는 '부유식 데이터 센터' 등 차세대 해양 인프라 기술도 선보이며 다가오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전력·냉각 문제와 부지 부족 현상, 전기 선박의 항속거리 한계 등을 바다에서 해결하는 '종합 해양 공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격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본지 취재 결과, 삼성중공업은 최근 100% 친환경 자체 발전 시스템을 갖추고 선박용 배터리를 교환해 주는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와 '부유식 데이터센터'를 지식재산처에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해양도시 구축용 모듈 △중고 상선 개조기술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수소 생산 설비 등 차세대 해상구조물 특허를 대거 낸 것으로 확인됐다. ◇“디젤 발전기 아웃"…바닷물 온도 차이로 무한 전력 생산 '배터리 스와핑'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 특허는 미래 해상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이다. 최근 해운업계의 탄소 중립 기조에 발맞춰 배터리와 모터로만 추진력을 얻는 친환경 순수 전기 선박 도입이 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의 한계 탓에 장거리 운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기존 해상에 떠 있는 '벙커링 스테이션'이나 '부유식 LNG 충전소' 역시 결국 화석 연료를 주입해 주거나 내부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해야 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솔루션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이 딜레마를 '해수 온도차 발전(OTEC, Ocean Thermal Energy Conversion)' 시스템으로 원천 해결했다. 이는 24℃ 이상인 표층의 따뜻한 해수와 깊은 바다 속 4℃ 이하 차가운 심층수의 온도차를 이용해 구조물 자체에서 화석 연료 한 방울 없이 전력을 생산하는 친환경 발전 기술이다.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구조물 내부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표층수와 차가운 심해수가 각각 유동하는 공간을 분리해 마련했다. 표층수의 열기로 증발기 내 순환 유체를 기화시켜 발전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고, 이후 구조물 하부로 길게 뻗은 파이프를 통해 끌어올린 차가운 심해수로 가스를 다시 냉각기에서 액화시키는 사이클을 통해 무한한 해양 에너지만으로 전력을 만들어낸다. 삼성중공업은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차가운 물을 끌어올리는 심해수 유입 파이프를 배출 파이프보다 전방에 배치하고 바닷속 더 깊은 곳까지 연장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바다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친환경 전력은 구조물 내 선원들의 거주구 하단에 위치한 대규모 '에너지 저장 체계(ESS, Energy Storage System)'에 1차로 보관된다. 이후 거주구 전방에 상부가 개폐되는 형태로 마련된 거대한 '배터리 공간'에 수용된 수많은 선박용 배터리들을 상시 충전하는 데 사용된다. 항해 중이던 전기 선박의 배터리 잔량이 부족해져 이 부유식 충전소에 도킹하게 되면 거주구와 배터리 공간 사이에 회전 가능하게 설치된 '배터리 이동 설비'가 나선다. 방전된 선박의 배터리를 빼내고 충전소에서 미리 100% 완충해 둔 배터리로 통째로 교체(스와핑)해 주는 방식이다. 수 시간이 걸리는 충전을 멈춰서 기다릴 필요 없이 신속하게 배터리 팩만 교체해 선박이 곧바로 장거리 항해를 이어갈 수 있게 한 바다 위의 '전기 선박 오아시스'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열 식히고 공간 확보…매머드급 데이터 센터와 융합 시너지 이러한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의 무탄소 전력 생산·대규모 배터리 제어 기술은 전력 소모가 극심한 '부유식 데이터 센터(FDC, Floating Data Center)' 인프라와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해상 데이터 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보조하는 동시에 데이터 센터를 오가며 물류와 인력을 수송하는 친환경 전기 선박들의 '해상 충전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AI 산업 발달로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하면서 육상 데이터 센터는 막대한 전력 소모·냉각수 확보·부지 부족·주민 민원 등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삼성중공업이 고안한 부유식 데이터 센터는 길이 160m·폭 58m 규모의 이중저 선체 상부에 6층 높이의 대규모 서버룸을 구축한 형태다. 총 전력 용량은 100MW(메가와트)로 설계돼 대규모 IT 부하를 감당할 수 있다. 핵심은 데이터 센터 전력 소모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냉각'을 해상 환경에 최적화했다는 점이다. 선체 하부 기계실에 다수의 냉각기를 배치해 무한한 바닷물로 서버의 열을 식힌다. 또한 층고를 낮추고 선박의 복원성을 높이기 위해 공기 통로가 필요 없는 '침지 냉각' 기술 적용도 명시했다. 침지 냉각이란 서버를 특수 냉각액에 담그는 방식을 말한다. 전력 공급의 신뢰성도 극대화했다. 선체 상부 중앙 공간에 무정전 전원 장치(UPS, Uninterruptible Power Supply)·변압기와 함께 거대한 배터리를 촘촘히 배치 전력 단절도 원천 차단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특허 명세서를 통해 “육상에 67MW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지을 경우 토지비를 제외하고도 약 8200억 원의 공사비가 소요되지만 부유식 데이터 센터는 조선소의 모듈화 건조 방식을 활용해 획기적인 총 공사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레고 조립형 해양 도시부터 노후선 재활용, 쓰나미 방재까지 총망라 삼성중공업의 시선은 데이터 센터와 에너지를 넘어 무한한 '해양 공간' 인프라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에 함께 공개된 수십 건의 특허에는 기존 조선·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혁신 기술들이 대거 포함됐다. 토지 고갈과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해양 도시 구축용 단위 부유식 구조물' 특허가 대표적이다. 다각형 모양의 거대한 부유체 모듈의 옆면에 수형(Male)과 암형(Female) 결합부를 만들어 마치 레고 블록이나 퍼즐을 맞추듯 바다 위에서 고정핀을 꽂아 해양 도시의 근간이 될 인공섬의 면적을 무한정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기술이다. 건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플랜트 개조·친환경 기술들도 눈길을 끈다. 삼성중공업은 환경 규제로 노후화된 LNG 운반선 등을 폐선하는 대신 'U'자나 'ㄷ'자 형태의 거대한 외부 선체로 감싸 별도의 육상 도크 없이 저비용으로 FLNG나 FPSO로 개조하는 '운반선 개조용 부유식 생산 설비' 제작 역량을 갖췄다. 또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개질해 청정 연료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층에 주입하는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 생산 설비' 기술도 갖춘 상태다. 이밖에 LNG 재기화 과정에서 버려지는 차가운 냉열과 수소 연료 전지의 폐열을 융합해 전력을 추가로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FSRU 발전 시스템'과 해상 풍력 하부 구조물을 콘크리트 모듈과 스틸 프레임으로 분할 제작해 조립하는 기술 등 친환경 해양 플랜트 기술도 확보했다. 극한의 해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디테일한 안전 기술도 돋보인다. 쓰나미 발생 시 계류선의 장력 이상을 감지해 선체 하부와 측면에 초대형 에어백을 터뜨려 충돌 파손을 막는 '에어백 구비 부유식 설비', 가스 소각탑(플레어 타워)의 엄청난 열기와 방사선으로부터 크레인 조종사를 보호하기 위해 특수 차단막이 롤 스크린처럼 내려오는 '크레인 보호 유닛' 등이 고안됐다. ◇LNG 밸류 체인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부유식' 엿보는 삼성중공업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이 같은 행보를 '조선업의 공간 혁명'으로 평가하고 있다. 육상의 전력 소모와 부지 부족 문제를 바다에서 해결하려 고안한 해상 데이터 센터부터 전기 선박의 주행거리 한계를 돌파할 해상 충전 인프라까지 전사적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부유식 생태계' 확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NG 밸류 체인' 장악력에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부유식 시장을 엿보고 나섰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액화 천연 가스 생산 설비(FLNG) 분야에서 전 세계 발주 물량 11척 중 7척을 수주하며 약 64%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 4조33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FLNG 1기를 단독 수주하는 등 막대한 현금 흐름과 극한 환경의 해양 엔지니어링 역량을 탄탄하게 축적해 왔다. 경영진은 이 굳건한 지배력을 디딤돌 삼아 첨단 IT 인프라와 무탄소 에너지 분야 등 이종 산업과 융합하며 미래 먹거리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기업들과 다국적 융합 얼라이언스(동맹)를 맺고 부유식 시장 전방위 확장에 돌입했다. 미국 AI 서버 전문 기업 '수퍼마이크로' 및 로이드선급(LR)과 손잡은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를 필두로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 '에퀴노르'와 협력해 15MW급 부유식 해상풍력(FOW) 독자 모델을 개발했다. 특히 에퀴노르의 750MW급 울산 '반딧불이 프로젝트' 하부 구조물 50기 제작을 맡아 터빈 통합 공정 기술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 개발해 미국 선급(ABS) 인증을 받은 부유식 소형 모듈 원전(FSMR, Floating SMR), 말레이시아 MISC와 손잡고 해저 지층에 이산화탄소를 영구 격리하는 부유식 탄소 포집 저장 설비(FCSU, Floating CO2 Storage Unit) 등 넷제로(Net-Zero) 밸류 체인을 채워나가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국내제조 완성차 98% 수출…한국지엠에 약일까 독일까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 대부분을 해외 시장에 공급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 판매를 확대하는 사업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내수 시장 존재감은 갈수록 약해지는 반면 수출 의존도는 높아지면서 한국지엠이 사실상 글로벌 생산·수출거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올해 들어서도 수출 중심의 사업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높은 수요를 유지하면서 생산 물량 대부분이 해외로 향하고 있다. 실제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 비중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2024년 한국지엠의 글로벌 판매량은 총 49만9559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해외 판매는 47만4735대에 달한 반면 내수 판매는 2만4824대에 그쳤다.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35.9%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지엠은 글로벌 시장에서 총 46만2310대를 판매했으며 이 중 내수는 1만5094대, 수출은 44만7216대로 전체 판매의 약 97%가 해외 시장에서 이뤄졌다. 특히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39.2% 감소하며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올해도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약 23만7000대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내수 판매는 4200여 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판매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실상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해외 시장에 공급하는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이 사업의 중심이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이 과거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 현재는 글로벌 생산·수출거점 성격이 강한 회사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지엠이 생산·수출거점으로 전락한 배경에는 신차 부재가 꼽힌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종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2종뿐이다. 이들 모델 역시 각각 2023년과 2020년 출시돼 시장에서는 사실상 노후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신차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새로운 차종 투입을 통해 사업 구조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 의사결정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독자적인 신차 개발이나 국내 시장 맞춤형 제품 전략 수립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GM은 최근 한국 사업장의 제품 경쟁력 강화와 공장 설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총 6억달러(약 88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번 투자 계획에는 신차 생산이나 미래차 개발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투자금은 생산 설비 고도화와 안전 인프라 확충, 작업 환경 개선, 운영 효율성 향상 등에 집중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노조를 중심으로 미래차 투자와 신차 배정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최근 미국 본사를 방문해 미래차 투자 확대와 신차 배정을 공식 요청했다. 안규백 한국지엠 노조지부장 등 노조 관계자들은 미국 본사와 주요 생산시설을 방문해 부평·창원공장의 노후 설비 문제와 미래차 전환 필요성을 전달했다. 특히 안 지부장은 본사 경영진과 면담에서 “한국지엠에서 발생한 이익이 신차와 미래차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메리 바라 GM 회장에게 보낸 서한에서는 한국지엠이 단순 조립기지가 아닌 연구개발과 생산을 함께 수행하는 핵심 거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사업장에 대한 중장기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신차 투입과 미래차 투자 확대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도 한국지엠은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생산 차량 판매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수입차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강화하며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지엠은 최근 미국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픽업트럭 브랜드 GMC와 프리미엄 브랜드 뷰익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며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GMC 3개 차종과 뷰익 1개 차종 등 총 4종의 신규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 시장에서는 쉐보레와 캐딜락에 이어 GMC, 뷰익까지 운영하게 된다. 한국은 북미를 제외하고 쉐보레·캐딜락·GMC·뷰익 4개 브랜드가 동시에 진출한 첫 해외 시장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국지엠은 GMC 브랜드를 통해 대형 SUV 아카디아와 픽업트럭 캐니언, 전기 SUV 허머 EV 등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 가격은 아카디아 8990만원, 캐니언 7685만원, 허머 EV 2억4657만원에 달한다. 대부분 고가 차량으로 수입차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모델들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고가 수입차 중심 전략이 국내 시장 정서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중저가 대중차 신차 투입은 제한적인 반면 상대적으로 수요층이 좁은 고가 수입차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시장이 사실상 북미 시장에서 판매가 둔화된 차량의 신규 판로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된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허머 EV는 2024년 4분기 5091대가 판매됐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2555대로 줄어들며 49.8% 감소했다. GMC 아카디아 역시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1만3365대로 전년 동기(1만7041대) 대비 21.6% 감소했으며 GMC 캐니언도 같은 기간 1만1259대에서 8599대로 23.6% 줄었다.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가 꺾인 차종들이 한국에서는 프리미엄 신차로 소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지엠은 국내 판매보다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구조"라며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은 해외로 보내고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를 판매하는 형태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차 투입과 전동화 전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내수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한국지엠의 국내 시장 존재감은 더욱 약해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제품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제조사는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신차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경쟁력"이라며 “한국지엠은 최근 6~7년 동안 시장을 이끌 만한 신차 투입이 사실상 없었던 만큼 현재의 내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미국 본사를 설득해 국내 소비자 수요가 높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 및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르노코리아처럼 국내 시장에 맞춘 독자적인 제품 전략과 신차 개발 역량을 확보해야 내수 점유율은 물론 수출 기반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처럼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은 수출하고 내수 시장에서는 수입차 판매에 의존하는 구조만으로는 장기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신차를 얼마나 적기에 투입하느냐가 한국지엠의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기자의 눈] 카카오 성과급 갈등이 삼성전자와 다른 점

노사 간 성과급 갈등에 이번에는 카카오가 중심에 섰다.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서비스가 워낙 전국민의 일상에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보니 카카오 노조의 파업을 '딴세상 이야기' 정도로만 치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 됐다. 카카오 노조는 오는 10일 창립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일단은 4시간짜리 부분 파업으로 카카오의 대국민 서비스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향후 파업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카카오 사측의 입장은 명확하다. 노조가 요구하는 보상의 규모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반면에 노조는 단순 '돈 문제'가 아니라 '투명한 성과 보상 구조'라고 주장한다. 임원들만 돈을 챙기고 직원들은 제대로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카카오의 임원 보수는 실적과 연동된 구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카카오 주요 임원 보수는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구성되며, 성과급은 영업이익 등 재무지표 개선에 따라 증가하는 구조다. 그러나 일반직원들은 실적 상승분이 성과급에 연동되지 않는다. 카카오의 임원도, 직원도 아닌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같은 카카오의 성과 배분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노조의 주장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갈 수 있다. 카카오의 주주환원 정책 역시 비판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도 주당 현금배당은 75원, 현금배당수익률은 0.1%에 그쳤다.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정신아 대표의 보수는 2024년 6억1300만원에서 지난해 13억6100만원으로 크게 늘어나 약 122%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장기업 특성상 주주환원보다는 투자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성장의 과실'을 임원들만 취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카카오 노조는 임원들의 잇단 퇴사에도 “수년간 반복적인 임원 영입 실패"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노조가 제시한 영입 실패 리스트에는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양주일 전 AXZ 대표,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홍민택 전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 등의 사례가 올라 있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임원 인사까지 개입하냐는 지적도 있지만 임원들이 단기적 과실만 챙겨 서둘러 떠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빌미를 사측이 제공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카카오는 임원을 제외한 직원에게, 주주에게 과연 '공정한 보상'의 믿음을 줄 수 있을까. 카카오의 실질적 지배주주인 김범수 의장이 고민하고 답을 줘야할 때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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