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군부인’ 초반 흥행…카카오엔터, ‘대박 IP’ 군불 지피기

‘21세기 대군부인’ 초반 흥행…카카오엔터, ‘대박 IP’ 군불 지피기

최근 MBC에서 방영한 새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초반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키자 기획과 제작에 참여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IP(지식재산권) 띄우기'에 나섰다. MBC와 함께 '21세기 대군부인' 공동 기획 및 제작을 맡았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뮤직, 스토리, 미디어 등 모든 사업부가 총동원돼 'IP 시너지 창출'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의 조사 결과 '21세기 대군부인'은 4월 2주 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1위에 올랐다. 지난 11일 방영된 2회 시청률도 두..

마세라티 그레칼레 트로페오, 질주 본능 깨우는 ‘퍼포먼스 SUV’ [시승기]

이탈리아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를 대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레칼레'는 출시 4년이 지난 지금도 브랜드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최상위 트림인 '그레칼레 트로페오'는 강렬한 퍼포먼스와 일상 활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고성능 SUV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대전까지 왕복 약 470㎞를 주행하며 그레칼레 트로페오의 진가를 직접 경험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차량은 단순한 SUV가 아니라 운전자의 질주 본능을 자극하는 '스포츠카의 감성'을 품은 모델이다. 외관은 한눈에 마세라티임을 알아볼 수 있다. 전면부에는 브랜드 상징인 삼지창 엠블럼과 이를 중심으로 한 대형 그릴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날렵하게 뻗은 헤드라이트는 스포츠카 특유의 공격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며 측면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은 SUV임에도 쿠페형 스포츠카의 실루엣을 연상시킨다. 후면 역시 간결하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실내는 고급감과 실용성을 동시에 잡았다. SUV에 걸맞은 넉넉한 공간에 더해 강렬한 레드 컬러 시트는 시각적인 만족감을 끌어올린다. 인테리어는 전통적인 감성과 최신 디지털 요소가 조화를 이룬다. 총 4개의 스크린이 적용됐는데 12.3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8.8인치 컴포트 패널은 직관적인 조작성을 제공하며 운전 중 시인성도 뛰어나다. 특히 디지털 시계는 단순한 시간 표시를 넘어 음성 명령 기능까지 수행하며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2열 탑승자 역시 별도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공조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공간 활용성도 인상적이다. 그레칼레 트로페오는 전장 4859㎜, 휠베이스 2901㎜의 차체를 바탕으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 레그룸은 여유롭고 트렁크 공간 역시 실용적으로 설계됐다. 평평한 적재 공간과 하단 수납공간, 버튼 하나로 접히는 2열 시트는 장거리 여행이나 레저 활동에서도 높은 활용도를 보여준다. 이 차량의 핵심은 단연 주행 성능이다. 시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 울려 퍼지는 배기음은 마치 맹수가 포효하는 듯한 강렬함을 전달한다. 정지 상태에서도 심장을 뛰게 만드는 사운드다. 그레칼레 트로페오에는 3.0리터 V6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마세라티의 '트윈 컴버션' 기술이 적용된 이 엔진은 슈퍼카 MC20에 쓰인 네튜노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F1에서 유래한 프리 챔버 연소 방식이 적용돼 출력과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성능의 진가가 드러난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폭발적인 출력이 뿜어져 나오며 속도는 거침없이 상승한다. 배기음은 속도에 맞춰 점점 더 거칠고 웅장하게 변하며 운전자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주행 모드에 따른 성격 변화도 뚜렷하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비교적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해 일상 주행에 적합하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엔진 반응이 한층 날카로워지고 서스펜션도 단단해지며 트랙 주행을 염두에 둔 극한의 퍼포먼스를 경험할 수 있다. SUV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승차감 역시 기대 이상이다. 노면이 고르지 못한 구간에서도 충격을 효과적으로 걸러내며 안정적인 주행을 유지한다. 고성능 SUV 특유의 단단함을 유지하면서도 장거리 주행에서 피로감을 최소화하는 균형 잡힌 세팅이 돋보인다.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모델임에도 연비 효율은 기대 이상이다. 실제 주행에서는 스포츠 모드 위주로 운전했음에도 약 9.3㎞/L의 연비를 기록해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은 모습이다. 그레칼레 트로페오의 가격은 1억6480만원으로 고성능 SUV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포지션을 형성하고 있다. 그레칼레 트로페오는 단순히 빠른 SUV가 아니다. 마세라티 특유의 감성과 퍼포먼스를 일상 속으로 끌어들인 모델이다. 강력한 성능과 실용성, 그리고 감성적인 디자인까지 모두 갖춘 이 차량은 '운전의 즐거움'을 다시 일깨워주는 존재다. 퍼포먼스와 실용성을 동시에 원하는 소비자라면, 그레칼레 트로페오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기초화학 합리화…4대 성장축 쌓을 것”

이영준 롯데케미칼 총괄대표가 투자자들에게 “첨단소재와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의 4대 성장 축을 탄탄히 쌓아 올려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17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이 총괄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NH금융타워에서 국내 주요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가진 'CEO 인베스터 미팅'에서 이 같은 미래 전략 방향성을 공개했다. 이 총괄대표는 기초화학 사업과 관련, 충남 대산과 전남 여수공장의 사업 재편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고부가·고성장 사업에 재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4대 성장 축을 내세우며 기능성 컴파운딩과 반도체 케미칼, 인공지능(AI) 회로박, 수소발전 등의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1세기 대군부인’ 초반 흥행…카카오엔터, ‘대박 IP’ 군불 지피기

최근 MBC에서 방영한 새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초반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키자 기획과 제작에 참여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IP(지식재산권) 띄우기'에 나섰다. MBC와 함께 '21세기 대군부인' 공동 기획 및 제작을 맡았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뮤직, 스토리, 미디어 등 모든 사업부가 총동원돼 'IP 시너지 창출'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의 조사 결과 '21세기 대군부인'은 4월 2주 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1위에 올랐다. 지난 11일 방영된 2회 시청률도 두 자릿수를 넘어서면서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부상하고 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MBC 드라마 극본 공모에 당선된 작품이다.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재벌이지만 신분은 평민인 여자 주인공(아이유 분)과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왕족(변우석 분) 간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방영 초기부터 대박 조짐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일찌감치 드라마 기획과 제작뿐만 아니라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의 제작과 유통, 웹소설, 팬 커뮤니티 등으로 '21세기 대군부인' IP 확장에 공을 쏟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뮤직과 미디어, 스토리 사업부 등 회사의 역량이 전부 활용되는 작품"이라며 “특히 이번에는 '베리즈'라는 팬 플랫폼까지 합세를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출범 당시부터 'IP 밸류체인'을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IP 밸류체인은 한 번 만든 IP를 여러 단계로 이어가며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뜻한다. 원작 하나로 웹툰이나 웹소설을 만들고,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하며, 이를 음악과 게임, MD 등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지난 2023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경성크리처'의 경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투자·기획·IP 확장(웹툰·외전 등)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또 지난해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은 카카오페이지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해당 작품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의 연예기획사 소속 배우들도 대거 출연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21세기 대군부인' IP 밸류체인 전략에 가장 먼저 투입된 것은 팬 플랫폼 '베리즈(Berriz)'다. 베리즈는 K팝과 드라마, 예능, 영화, 스포츠까지 다양한 장르의 K-컬처를 중심으로 전 세계 팬들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 첫 방영일에 맞춰 팬 커뮤니티를 오픈했다. 베리즈 팬 커뮤니티에서는 작품 속 장면과 대사, 인물 관계에 대한 감상을 실시간으로 나눌 수 있다. 또 팬들의 주요 반응과 포인트를 한눈에 요약해 보여주는 'AI 댓글리포트'는 팬들 사이의 공감대를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관련 짤(이미지)과 팬아트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짤줍' 공간도 운영된다. 오는 5월 16일에는 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서 '21세기 대군부인 in 왕립학교'가 독점 공개된다. 웹소설 '21세기 대군부인 in 왕립학교'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왕립학교 재학 시절 에피소드를 다루며, 총 30화로 연재된다. 작품 집필은 원작자인 유지원 작가가 맡아 드라마와 통일성을 살리고 몰입감을 높일 예정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소설 공개 시점을 드라마의 종영 시점으로 설정해 IP의 생명력을 연장시킨다는 구상이다. 그밖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작품 OST의 제작과 유통도 맡았다. 특히 OST에는 우즈(WOODZ), 키키(KiiiKiii), hrtz.wav (하츠웨이브)와 라이즈(RIIZE) 등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 등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5년새 가입자 350만명 감소…통신3사, 신규보다 ‘유지’에 사활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성장'에서 '감소' 국면으로 전환됐다. 휴대폰 가입자 수가 줄어들면서 경쟁 전략도 '신규 확보'에서 '기존고객 유지'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휴대폰 가입자 수는 총 4620만 657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2월(4976만 4708명)과 비교해 5년 새 350만명 이상이 줄어든 규모다. 2020년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오던 통신 3사의 합산 가입자 수가 2021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뒤 해마다 줄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감소세 전환의 배경에는 구조적인 요인들이 어울려 복합작용하고 있다. 우선 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로 신규 이동통신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하다. 여기에 스마트폰 보급률이 이미 포화 수위에 도달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성인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99%에 이른다. 신규 가입자 유입보다 기존 이용자의 단말 교체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가입자 저변 확대의 여지는 갈수록 제한받는 구조로 귀결되고 있다. 알뜰폰(MVNO) 시장의 성장도 대기업 이통사에는 반사피해로 이어지는 요인이다. 2020년 12월 609만 3272명 수준이던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12월 1032만 4927명으로 423만 1655명 증가했다. 5년 새 알뜰폰 가입자가 69.4% 늘어난 셈이다. 저렴한 요금을 앞세운 알뜰폰 사업자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기존 통신 3사 가입자의 이탈 압박도 커지고 있다. 경쟁 구도 역시 기존 '통신3사 경쟁'에서 '통신3사 vs. 알뜰폰 경쟁'으로 옮아가는 양상이다. 정책 환경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요금 규제 기조가 이어지면서 통신사들이 공격적인 요금 전략을 펼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이통사의 신규수요 창출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러한 감소세가 단기 흐름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와 시장 포화, 알뜰폰 확산이 동시에 맞물린 만큼 중장기로도 '가입자 감소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한다. 이 같은 복합적 환경 속에서 통신 3사는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인공지능(AI)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 대상(B2C) 이동통신 사업이 주요 매출원이다. 이에 따라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통신 3사는 크게 '락인(Lock in:소비자가 특정 서비스에 묶여 다른 대안을 선택하기 어려워지는 현상) 강화'와 '가격 경쟁력'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대응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먼저, 멤버십 혜택을 강화해 감성·경험 기반의 락인 효과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청년층을 겨냥한 혜택 구조 개편이나 장기 이용 고객 대상 차별화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단순 요금 경쟁을 넘어 브랜드 충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일례로 SK텔레콤은 최근 만 13~34세 '0(영, Young)' 고객 대상 혜택인 '0 day'를 '0 week'로 확대 개편했다. 기존 특정일에 한정됐던 혜택을 매월 첫째 주로 넓혀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KT와 LG유플러스는 경험형 멤버십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KT는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지난 15일 프라이빗 도슨트 투어를 진행했다. 초청 고객은 그라운드시소 이스트에서 열리는 전시 '룸 포 원더: 상상의 문을 열다'를 무료로 관람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말 장기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서울 잠실 코엑스아티움을 통대관해 뮤지컬 관람을 제공하는 등 프리미엄 체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동시에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앞세워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의 '에어', KT와 LG유플러스의 '요고', '너겟' 등이 대표적이다. 비대면 채널 기반의 합리적인 요금제를 지속적으로 출시·개편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 수요를 흡수하고, 알뜰폰과의 경쟁에도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기존 고객이 얼마나 우리 서비스에 머무느냐가 핵심 지표"라며 “요금제와 멤버십 혜택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대법 “포스코 하청 직고용해야”…사측 “판결 이행·안전 강화할 것”

포스코 하청 직원들이 생산 공정에 실질적으로 합류해 사측과 파견 관계가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포스코는 판결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사 직원 직고용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16일 포스코를 상대로 협력사 직원 총 223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2건에서 215명에 대해 원고 승소 판단을 내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나머지 원고 가운데 1명은 정년을 넘겨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소송을 각하했다.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맡은 포스코엠텍 직원 7명은 실질적인 사업 편입을 인정하지 않으며 항소심에 파기 환송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원료 하역과 압연 공정, 롤 가공, 제품 포장 등의 업무를 수행한 협력업체 소속 직원 구씨 등 223명은 2017년 포스코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다. 구씨 등 215명이 낸 소송의 원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과 포스코 간 '파견 관계'가 성립한다고 인정했다. 협력사 직원들이 포스코 생산 공정에 실질적으로 편입되고 포스코의 지휘와 명령 아래 일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파견법에 따르면 원청 기업은 2년 넘게 해당 사업장에서 일한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 이씨 등 8명이 낸 소송에서 원심은 협력사 직원들에 대한 포스코의 지휘·명령 여부를 인정하지 않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들이 포스코의 지휘·명령을 받았다고 인정하며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소를 파기환송하거나 각하한 8명을 뺀 나머지 원고 215명에 대한 파견관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승소 원고 중 8명은 2006년 파견법 개정 전 사용기간 2년을 초과해 근로자 지위에 있는 것으로 간주됐다. 나머지 207명은 현행 파견법에 따라 포스코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포스코는 대법원 판결 후속 조치와 함께 조업 지원 협력사 직원을 직고용한다는 계획을 통해 생산 현장의 근로자 안전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지난 8일 철강 생산공정에서 조업과 직접 연관된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조업지원 협력사 소속 현장직원 7000여명을 대상으로 직고용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 결과를 존중하며, 승소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관련 법적 절차에 따라 후속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업 지원 협력사 직원 직고용 계획으로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고 원하청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안전체계를 강화하겠다"며 “장기간 소송에 따른 갈등을 대승적 차원에서 종식해 상생의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고용 절차에 대해서는 “제철소 안전 확보와 기존 조업체계와의 원활한 통합을 고려해 입사를 희망하는 직원을 순차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라며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소통하며 원만하게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1년과 2016년 포스코 협력사 직원 59명이 유사한 취지로 각각 제기한 소송은 2022년 대법원에서 원고 승소로 확정됐다. 원고 총 463명이 참여한 나머지 소송 3건도 항소심 승소 판결 후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K-철강, 美·EU 관세장벽 너머 ‘수출 희망’ 본다

세계 철강 시장이 올해부터 수요 회복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에 국내 철강사들이 조심스레 수익성 개선 기대를 하고 있다. 최대 소비 국가인 중국과 인도, 미국부터 수요가 많아지면 저가 수입재로 인한 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되고 수익성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철강 관세율을 높이고 무관세 수입 할당량(쿼터)을 줄이는 국가별 무역 정책이 퍼지면서 모든 철강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마냥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글로벌 수요 증가라는 기회를 잡기 위한 해외 현지생산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내면서 올해 수출전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16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철강제품 수요가 17억2410만톤으로 지난해보다 0.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수요 전망치는 올해보다 2.2% 증가한 17억6200만톤으로 나왔다. 특히, 세계 최대 철강 수요국인 중국에서 수요 감소세가 둔화되고, 2~3위인 인도와 미국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올해 철강시장이 반등할 조짐에 국내 철강사들은 수출 증대와 가격 수준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2020년대 들어 중국 제조업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철강 재고가 남아돌면서 저가 물량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 유입됐다. 그러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철강재 가격 하방 압력을 키웠고,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산 대비 가격 경쟁력이 낮아 수출이 줄어드는 문제를 겪게 됐다. 수출 실적은 이미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올해 1~3월 해외로 수출한 철강제품 금액은 74억8989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9% 감소한 것에 비하면 둔화된 것이다. 수출 1~2위 국가인 미국과 중국에는 각각 10억6439억원과 7억9787억원을 수출해 6.2%, 18.2% 많은 실적을 냈다. 가격 면에서도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지난해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과 중국산 후판 제품을 대상으로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이 과도하게 낮은 가격으로 철강재를 판매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고율 관세를 적용해도 현지 내수 가격과 비슷하거나 낮은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관세를 비롯한 보호무역주의 확대 불확실성이 여전해 우리 철강사들은 마냥 기대감에 부풀어 있지 못하는 처지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부과 위법 판단 이후 불공정 무역 조사를 통한 관세 부과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50%의 철강재 보편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 채 관세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것이다. 게다가 EU에서도 수입 철강재의 저율 관세 할당량(TRQ)을 47% 감축하고, 할당량를 넘어선 수입 철강에 관세 50%를 매긴다는 집행위원회 안이 의회 승인을 받았다. EU 시장까지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 철강사들의 수익성에 부정적 요인이 커지게 된다. 올해 들어 심화하는 고환율 기조도 핵심 원료를 100% 수입하는 철강사들에게 큰 고민이다. 철강 생산의 핵심 원료인 철광석과 석탄은 제조 원가의 약 3분의2를 차지한다. 철광석은 대부분 호주에서 수입하고, 석탄은 호주와 북미 등지에서 들여온다. 최근에는 미-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오가고 있어 원가 부담이 가중됐다. 이에 철강사들은 증가하는 세계 철강 수요를 잡기 위해 해외 현지 일관제철소 건립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대제철이 차량용 강판 중심의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세울 예정이고, 여기에 포스코가 지분 20% 투자로 합류했다. 포스코는 인도 현지에서 JSW와 손잡고 일관제철소 건립을 준비하고 있고,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사의 지분 일부에도 투자할지 고심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범용부터 고부가 소재까지 철강사별 주력 제품이 다르기 때문에 세계 철강시장의 수요 회복세가 국내 시장에 바로 반영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 증대로 시장 가격 상승과 저가 수입재 감산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에 국내 철강사들이 너무 낮았던 판매 가격을 '안정화'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삼성전자 ‘노조 주도권 변화’…임단협 리스크 더 커졌다

삼성전자 노조에서 세력 변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특정 단체가 급격히 세를 불리며 주도권을 가져가는 모습이다. 노조가 교섭 명분은 잊은 채 '묻지마 투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조성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17일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연다. 자신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과반노조 및 근로자대표 지위를 인정받았다는 점을 알리는 자리다. 초기업노조는 과반노조 조직화 경과를 발표하고 향후 계획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노사 관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기자회견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 3개 노조 공동교섭서 개별협상 전환 '노노 갈등' 양상 삼성전자는 그간 '공동투쟁본부'와 임단협 의견을 조율해왔다. 초기업노조 외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동행노조 등 3개 노조가 모여 만든 곳이다. 다만 일부 단체가 교섭 중단 선언 이후에도 별도로 협상을 이어가는 등 '노노갈등' 조짐도 계속해서 보였다. 2년여 전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주도한 곳은 전삼노였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내부 갈등 등 여파로 조합원이 빠르게 이탈하며 무게추가 옮겨갔다. 이날 기준 조합원 수는 초기업노조가 7만5015명, 전삼노가 2만77명이다. 현재는 교섭이 중단된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오는 23일 평택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열 때까지는 (사측과) 대화를 나누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성과급 상한 폐지 등 핵심 쟁점을 두고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쟁본부 측은 연봉 50%로 정해진 성과급 상한을 아예 없애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영업이익의 15%를 자신들에게 나눠주라고 사측을 압박 중이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총파업이 벌어질 수도 있는 와중에 초기업노조가 '세력 과시'에 나섰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 조합원 과반 초기업노조 '반도체 최대수익' 성과급 요구…“밥그릇 챙기기" 비난 이들이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했다 해도 사측은 올해 임단협 협상을 공동투쟁본부와 하게 된다. 일찍부터 조합원 수 5만명을 넘기며 '사실상 과반 노조'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협상 상황에 변수가 생길 여지도 없다. 이 때문에 이번 기자회견이 '강경 투쟁'으로 가기 전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작업의 출발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임단협이 난항을 겪는 것은 노조가 명분 대신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사측이 이미 '업계 최고 수준' 보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계속해서 더 많은 성과급을 달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 교섭 명분이 실종되며 내부 갈등 양상도 나타난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대부분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소속이라는 게 논란의 시작점이다. 이들은 사측의 시설 투자금액이나 다른 사업부 영업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영업이익 15%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럴 경우 디바이스경험(DX) 내 이익 규모가 크지 않은 일부 사업부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부별로 투자와 이익 규모가 다른데 삼성전자는 가전·휴대폰을 팔아 번 돈도 반도체 시설투자에 사용하고 있다"며 “함께 노력해 투자를 늘린 덕분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늘어난 셈이다. 이를 이용해 주주도 아닌 해당 부문 직원들이 '돈잔치'를 벌이겠다는 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짚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이 회사 직원 수는 총 12만8881명이다. DS 소속이 7만8064명으로 더 많다. ◇ 성과급 15% 관철 시 '1인당 5억 이상'…파업 강행 시 '피해액 최소 10조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일 각자 번 돈을 사업부 내에서만 공유한다고 가정하면 DS 직원들은 1인당 5억7600만원 정도씩 받아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성과급 지급액이 20~30배 넘게 차이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사측은 교섭 과정에서 이같은 부작용과 업종별 특수성 등을 노조에 수차례 설명했다고 전해진다. 일부 강경파 노조원들이 삼성전자 내부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최근 누군가가 다른 임직원들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노조 가입 여부가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사측은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지난달 한 유튜브 방송에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며 “추후 노사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들을 우선적인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삼노는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쟁의행위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열려다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노조는 '경영진 배만 불리는 철저한 양극화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정작 이 회장은 보수를 전혀 받지 않는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공동투쟁본부는 이달 23일 평택캠퍼스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과 대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후 접점을 찾지 못하면 다음달 21일부터 총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가 입는 피해 규모는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송호성 기아 사장, 장애인 고용촉진 공로 고용부장관상

송호성 기아 사장이 장애인 고용 확대와 차별 없는 근무 환경 조성에 기여한 공로로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16일 기아는 '2026 장애인 고용촉진대회'에서 송 사장이 장애인에게 실질적인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근무 여건을 마련한 점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임금, 업무, 복지 등 전반에 걸쳐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차별 없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오고 있는 기아는 채용 단계에서 장애인 지원자에게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을 벗어나 2024년 장애인 특별채용 전형을 신설해 지원자들이 동등한 기준에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지난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이음'을 설립해 지속가능한 장애인 고용 기반도 강화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인터뷰] “미래 항공우주 인재 키우고, 탄소규제 해법 제시하겠다”

우주항공청 개청과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도래, 그리고 미래 항공 모빌리티(UAM)와 탄소 중립이 급부상하며 항공우주 산업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기술의 경이로운 진보만큼이나 이를 빈틈없이 뒷받침하고 산업의 토대를 다질 정교한 '정책과 법률'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대두되는 시점이다. 이같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소재 에너지경제신문 본사에서 대한민국 항공우주정책 연구 산실인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정책대학원 이재완 원장과 인터뷰를 갖고 학계와 산업계가 추진해 나갈 항공우주정책의 과제와 비전을 경청했다. 고려대학교와 미국 버지니아대학교에서 법학 석·박사를 취득한 이 원장은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부와 각국 주한대사 및 영사,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회 대표 및 산하 위원회 의장, 대한민국 대사 등을 두루 역임한 항공법 전문가이다. 한국항공대학교 초빙교수를 거쳐 올해 3월 4일 항공우주정책대학원장을 맡았다. 인터뷰에서 이 원장은 항공우주산업의 중요성, 항공우주정책대학원의 역할부터 국내 지속가능 항공유(SAF) 의무화·국제항공 탄소상쇄제도(CORSIA) 도입에 따른 규제당국과 기업 간 현실적 딜레마까지 전반적인 산업 및 정책 현안에 대해 입체적이면서 심도 깊은 통찰력으로 해법을 제시했다. 다음은 이재완 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산업 지형이 급변하는 이 시기에 항공우주정책대학원이 담당해야 할 핵심 임무는 무엇인가. ▲항공우주정책대학원은 출범한 지 2년 된 조직으로, 기존 법학과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정책적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됐다. 우리의 임무는 모빌리티 공학과 정비 분야 등 기술적 강점이 좋은 법과 정책 환경 속에서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현업에 종사하는 실무자들이 정책적인 마인드를 갖추고 업무에 임할 때 항공 분야 전체가 더욱 빛날 수 있다. 따라서 현실에 기반한 감각을 갖추고 실무자가 직접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전수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전통 법학이나 공학 중심 대학원과 비교할 때, 융합적 커리큘럼의 강점과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 ▲철저히 현실 국제 사회의 논의에 기반한다는 점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대사로 2년 7개월간 근무하며 느낀 것은 그곳이 글로벌 항공 규범이 형성되는 핵심 무대라는 사실이다. 대학원에서는 일반적인 공법뿐만 아니라 국제 연합(UN)이나 탄소 배출 등 현재 ICAO가 중점적으로 다루는 살아있는 이슈들이 어떤 방향으로 결론 나고 있는지 집중적으로 강의한다. 우리 대학원에서는 모듈화된 정책에 대한 체계적 이해와 타국과의 비교 분석을 통해 한국이 어느 위치에 서 있고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지 실질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대학원 차원에서 우수한 국제 항공우주 기관과의 협력과 네트워크 구축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정책 기능은 대학원의 수업만으로 온전히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학 내 설치된 '항공우주법 연구소'와 연계해 시너지를 내려 한다. 궁극적으로는 캐나다 맥길(McGill) 대학교·네덜란드 라이덴(Leiden) 대학교 등 유수한 해외 항공우주 연구소들과 MOU 등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당장 이들과 동일한 선상에 서기는 어렵겠지만 현재 한국의 국력과 ICAO 내 위상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공동 세미나와 인력 파견·교류를 통해 국제 항공 우주 규범을 선제적으로 만들어내고 ICAO 정책 수립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자 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 한국항공대의 관련 역량은 어느 정도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하는가. ▲국내에서는 의심의 여지 없이 본교 학부·대학원이 최고 수준이다. 아시아 전역으로 시야를 넓히면 싱가포르의 경우 항공 산업을 국가 최우선 정책으로 삼아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어 상당히 앞서 있고, 일본엔 항공 우주 정책에 특화된 전문대학원이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항공 운송 대국으로 성장했고, 많은 개발도상국이 한국식 경제 발전과 항공 산업 성장 모델을 배우고 싶어 한다. 정부 차원의 순수 연구 단체 지원과 조직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약점은 존재하지만 그간 쌓아온 국력과 국제적 위상을 고려하면 역내 항공 정책을 연구하고 리딩하는 데에 매우 우수한 역량과 여건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방산·우주 기업과의 네트워크 구축 및 인재 공급 방안은 무엇인가. ▲기존 항공 분야의 경우 이미 국토부와 여러 항공사 간의 네트워크가 단단하게 구축돼 있다. 정책대학원은 공학 중심이 아닌 정책 중심이므로 이에 특화된 새로운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우주 정책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 영입을 추진 중이다. 원생들이 현장감을 잃지 않도록 우주 경제·정책 일반 등에 관한 실질적인 과목을 제공하며, 우주 산업이 방산 분야와도 직결되는 만큼 학계·정부·기업 3자 간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공동 연구와 세미나를 기획할 예정이다. -룰 세팅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글로벌 협상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적 노력은. ▲진정한 국제적 감각과 협상력은 국제 규범의 토대인 ICAO 부속서(Annex)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에서 출발한다. 항공 정책의 펀더멘털은 결국 이 부속서에서 나온다. 부속서의 방대한 양 때문에 국내에서는 이를 제대로 강독하는 경우가 드물었으나, 지난 학기부터 사고 조사(Annex 13), 환경 보호(Annex 16), 항공 규칙(Annex 2) 등을 직접 원생들과 함께 분석하며 교육하고 있다. 외교관 시절 사고 조사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체득한 사실은 ICAO 이사국 활동을 열심히 하기 위해서는 대사 혼자만의 역량으로는 부족하며 방대한 이슈를 지식적으로 뒷받침해 줄 두터운 서포팅 인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정책 지식으로 무장한 이들 인재가 정부를 서포트할 때 비로소 한국이 국제 사회의 중요한 이슈를 선점하고 주도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핵심 목표인 ICAO 이사국 파트 2(2그룹) 진입과 관련한 대학원의 커리큘럼은. ▲ICAO 이사회 회의는 연간 약 18주에 달하며, 그 의제는 개인이 모두 추적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하고 다양하다. 테크니컬한 규칙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 △항공 분쟁 △재정 △UN 텍스트 전반을 아우르는 일종의 정치적·행정적 영역까지 포괄한다. 항공 지식만으로는 탄소 배출 같은 거시적 이슈를 이해하고 방어할 수 없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항공 강국으로 자리 잡으려면 이러한 다방면의 이슈를 지식적으로 서포팅해 줄 연구 기관이 필요하다. 대학원 강의와 연구소의 기능 연계를 통해 핵심 이슈들을 심층 연구하고 학생들의 역량을 배양시켜 국가의 정책적 입장을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본 대학원이 현재 예의주시하며 파고드는 항공 우주 정책 및 법률적 쟁점은 무엇인가. ▲크게 법적 '펀더멘털 재정립'과 당면한 '현실 과제' 두 가지로 압축된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현행 항공안전법상 우주선을 항공기로 분류하는 체계의 정합성 문제와 권고적 효력으로만 치부되는 ICAO 부속서의 실질적인 국내법적 지위·효력 문제를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현실적으로 가장 뜨거운 쟁점은 차세대 모빌리티인 UAM과 탄소 배출(지속 가능성) 문제다. 이 두 사안은 항공업계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안이다. 특히 UAM은 기술적 '브레이크스루'를 약속하지만 감항성·항공 종사자 자격 증명 체계 마련 등 숱한 안전성 이슈가 미해결 상태이므로 이에 대한 선제적 연구와 정부 정책 제안을 중점적으로 검토 중이다. -재학 중 산업 현장의 실무 데이터를 다루거나, 정부 정책 연구 용역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는가. ▲본 대학원은 직장인이 다수인 특수대학원의 성격을 띠고 있어 풀타임 대학원처럼 정규 수업 내에서 거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따른다. 이러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대학 내 '항공우주법연구소'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연구소가 UAM 안전성 등 현안과 관련해 스타트업 등 산업계와 공동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관심 있는 석·박사 원생들이 연구소의 일원으로 직접 참여하는 구조를 구상 중이다. -본 대학원에 비전공자가 진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고유한 경쟁력은 무엇인가. ▲항공은 닫혀 있는 하나의 사일로(Silo)가 아니라 철저히 융합된 거대한 종합 학문이다. ICAO의 회의 테이블만 보더라도 외교관·관제사·공학자 등 수많은 이력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항공 분야에서 가장 치명적인 사고 원인으로 꼽히는 '휴먼 에러'는 기계 공학적 결함이 아니라 조종사 등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 소양과 철학적 이해를 요구한다. 또한 2014년 우크라이나 상공 말레이시아 항공기(MH17) 피격 사건을 ICAO에서 다룰 때 단순한 항공 기술 지식이 아닌 외교 동향 파악과 국제법 지식이 사태 해결의 결정적 열쇠로 작용했다. 비전공자 특유의 이질적인 학문적 시각과 입체적 경험은 항공의 복합성을 풀어내고 폭넓게 융합하는 데 오히려 더 날카로운 무기가 된다. -과정을 마친 졸업생들이 향후 어느 분야로 진출해 어떤 청사진을 그리기를 기대하는가. ▲졸업생 다수는 국토부 등 정부 조직이나 방산업체, 그리고 주요 항공사와 같은 산업계 핵심 진영으로 진출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항공 안전 규제를 논하고 제도를 다듬는 이유는 항공 운송·우주 산업 자체를 성장시키기 위한 지지대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이들이 대학원에서 다진 정책적 기본기를 토대로 항공 경영과 공학을 유기적으로 조화시켜 대한민국 항공 우주 산업이 팽창하고 나아가 국가 경제 발전을 획기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탁월한 정책적 토대를 설계하길 바란다. -학술지 발간이나 해외 학술대회 참여 등 원생들을 위한 인프라와 실질적 지원 체계가 마련돼 있는가. ▲아직 출범 초기라 체계를 갖춰나가는 중이지만 올 하반기에 국내에서 매우 명망 높은 항공우주정책법학회와 연계해 대규모 조인트 세미나를 개최할 확고한 계획이 있다. 이를 통해 원생들에게 실질적인 학술 발표 기회를 부여할 것이다. 인프라가 본 궤도에 오르면 라이덴이나 맥길 대학 등 해외 유수 연구소와 공동으로 국제 세미나를 열고, 한두 달가량 원생들이 현지 연구실에서 강의를 듣고 연구 시스템을 피부로 느끼는 교류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이다. -해외 대학원 교환 학생·이수 학점 상호 인정 제도도 고려해 볼 수 있는가. ▲맥길이나 라이덴 대학의 항공 관련 학위 과정은 기본적으로 정규 로스쿨 산하에 있어 전면적인 학점 교환에는 기술적 검토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규 파견이 아닌 단기간 방문해 특정 과목을 이수하고 이를 양 기관의 MOU 하에 우리 대학 학점으로 인정해 주는 형태의 협력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며 도입이 타당하다. -항공우주 산업의 정책 전문가를 고민하는 예비 지원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제언이 있다면. ▲항공우주산업은 인류의 명백한 '미래' 그 자체다. 이 거대한 미래의 도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자신의 역량으로 직접 제도를 설계해 나가는 위대한 꿈을 꾸고 싶은 분들은 주저 없이 본 대학원으로 와달라. 항공 기술의 발전사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그것이 실생활에 얼마나 혁명적인 도움을 주는지 깨우치며, 산업에 실제적인 기여를 남기는 역군으로 성장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전임 교원 등 교수진 확충 계획이 있는가. ▲현재 전임 교원 2명에 조만간 합류할 분까지 초빙 교원이 3명이 되며, 이외에도 다수의 외래 강사진이 포진해 있다. 대학 본부와의 장기적 조율이 전제돼야 하지만 원생 규모가 확장되고 대학원 기능이 고도화됨에 따라 학생 밀착 관리를 위한 전임 교원 충원은 당연한 수순이자 필수 요소다. 특히 폭발적으로 팽창하는 우주 경제 및 산업 분야에 깊은 통찰을 지닌 특화된 전담 교원을 충원하는 것이 학교의 장기적 발전을 이끄는 거대한 동력이 될 것이다. -EU나 미국 등 주요국의 정책과 비교해 한국의 제도가 시급하게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탄소 배출 저감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주요국이 주도하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이며, 2050년 탄소 중립 달성 결의안은 항공 역사상 유례없는 중대 사안이다. 당면한 첫 번째 미싱 링크는 SAF 생산을 뒷받침할 원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청정 항공유를 공급할 생태계 구축이 미비하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심각한 문제는 2035년까지 무조건 병행해야 하는 국제항공탄소상쇄제도(CORSIA)와 지속가능항공유(SAF) 정책 간의 유기적인 결합, 즉 '정합성'이 결여돼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의 탄소 배출 기본 계획에는 SAF 도입과 항공기 운항 효율성 증진에만 매몰돼 정작 재무 타격이 큰 CORSIA 관련 대응책이 전무한 실정이어서 두 제도를 통합적으로 아우르는 종합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공급망이 성숙하지 않은 가운데 합리적인 의무 부과·기준 설정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2030년까지 SAF 등 대체재를 활용해 탄소 배출 5% 감축'이라는 국제 사회의 원칙은 항공 이사국이자 선도국을 지향하는 한국이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목표다. 그러나 중동발 위기로 원유 수급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해 있고,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항공 연료 체계를 뜯어고치는 것은 천문학적 비용과 산업 경쟁력의 명운이 걸린 구조적 대변혁이다. 섣부른 독자적 의무 기준 강행보다는 규제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들의 적응 동향과 속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그 보조에 발맞춰 유연하게 제도의 수위를 조절하는 전략적 접근이 가장 현실적이다. -탄소 저감 비용의 소비자 전가에 대한 반발을 잠재우고 충격을 완화할 방안은 무엇인가. ▲섣부른 티켓 가격 설정 논의에 앞서 가장 절실한 것은 대국민 홍보 작업이다. 소비자가 탑승하는 항공기에서 뿜어내는 탄소가 대기 중에 오랜 기간 머물며 기후 위기에 얼마나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지, 이를 줄이기 위한 비용 지불이 왜 전 지구적으로 불가피한 희생인지 납득시키지 못하면 강력한 조세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제도 도입의 충격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정부가 초기 단계에 직간접적인 보조를 하거나 기금을 조성하는 등 정부 차원의 재정 분담 논의가 반드시 병행돼야만 한다. -SAF 의무 미이행과 관련, 고의적인 기피와 공급 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미이행을 구분해 과징금 등의 제재 수용성을 높일 수 있겠는가. ▲제도의 원활한 이행은 상당히 험난할 것이다. 아직 SAF 원료 수급망과 분배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은 불확실한 초기 단계에서 기업이 맞닥뜨린 불가피성과 고의성을 가려내 책임을 묻고 제재를 가하는 건 탁상공론이다. SAF 사용은 ICAO 차원의 권고 사항에 불과하다. 이를 국내법으로 무리하게 강행 규정화해 처벌 위주로 밀어붙이면 산업계의 수용성은 곤두박질칠 것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내딛는 기업들에게 당장 족쇄를 채우기보다는 최소 1~3년 정도는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적응 유예 기간을 부여하고, 과도기 중 제도의 맹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해외 선진국의 적용 관행을 참고해 제재의 강도를 다듬어 나가는 입법적 유연함이 요구된다. -항공사 재무 부담 경감 차원에서 실효성있는 예산 지원 체계나 유인책은 어떻게 설계돼야 하는가. ▲정책 당국으로서도 해법을 찾기 힘든 난제일 것이다. 규제에 순응하는 기업에게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직접적인 현금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은 WTO 규정 등 국제 통상 규범에 정면으로 위배될 소지가 농후해 채택하기 극도로 어렵다. 국토부가 대안으로 검토하는 '배출권 인증 전문 기구 설립 지원' 등 간접 지원책 역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눈앞에 닥친 수십억 원의 과징금이라는 거대한 채찍을 기꺼이 감내할 만한 강력한 카운터 밸런싱 수단이 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배출량 관리의 신뢰성 담보와 관련, 완전 독립 형태의 별도 전담 기구 신설을 검토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12개나 되는 국내 항공사들이 제출하는 수십만 건의 운항 연료 데이터와 상쇄 처리 내역을 취합해 빈틈없이 검증하고 ICAO에 허위 없이 보고하는 것은 그 자체로 막대한 업무량을 동반하는 전문적인 집행 과업이다. 한국교통연구원과 같은 기존 기관의 본질은 정책 '연구'다. 따라서 조직의 외형이 방대하지 않더라도 환경·탄소 배출 규제 메커니즘을 꿰뚫고 있는 실무자와 전문 회계 감사 인력, 통합 웹 시스템 관리자가 유기적으로 포진된 별도의 상설 전문 검증 조직을 구축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마땅하다. -기후 외교와 항공 정책 분야의 리더십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법은 무엇인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협력 모델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환경 분야의 기여와 더불어 한국이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한 UAM 운항 표준화 이슈나 뼈아픈 과거 대형 항공 사고들을 통해 축적한 세계구급의 사고 조사 기법 등 핵심 고유 의제들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 이러한 이슈들을 타국에 앞서 ICAO 무대에 끊임없이 제안하고 공론화시켜 글로벌 항공 규범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자처할 때 진정한 파트 2 리더십의 입지가 확고해질 것이다. -한국이 벤치마킹할 만한 모범 사례를 보유한 해외 국가는 어디라고 판단하는가. ▲특정 단일 국가의 체계를 정답으로 꼽기는 무척 조심스럽다. EU가 이 분야의 선구자로서 대단히 촘촘하고 강제력 높은 법령 체계를 선제적으로 완비해 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 미국의 행보는 다르다. 포괄적이고 거창한 별도의 탄소 전담 법령 신설에 매달리기보다는 SAF 혼합 비율이라는 뚜렷한 목표 수치를 설정해 산업의 체질을 실용적으로 견인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EU식 강공법 수용이 우리 실정에 부합할지는 면밀히 따져봐야 하므로 각기 다른 장단점을 지닌 주요국들의 법체계와 접근법을 다각도로 해체해 분석한 뒤 최적의 요소를 취합하는 입법적 묘미가 필요하다. -제도의 안착을 위해 가장 시급히 조치해야 할 치명적인 법적 공백은 어떤 조항인가. ▲한국의 법률 체계는 뼈대가 철저히 CORSIA 중심으로만 제정돼 있으며, 정작 가장 중요한 대체 수단인 SAF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는 하위 행정 규칙인 '훈령' 수준으로 격하시켜 누락해 버렸다. ICAO는 부속서 16을 제정할 때 SAF를 별개의 독립된 제도가 아니라 CORSIA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탄소 상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하위 수단의 하나로 규정하고 유기적으로 묶어뒀다. 조속한 개정 입법을 통해 SAF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끌어올리고, 두 제도를 분리된 별개의 덩어리가 아닌 일원화된 단일 탄소 관리 시스템으로 조화롭게 통제하는 뼈대 수술이 가장 시급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스마일게이트 실적 회복, ‘로스트아크’ 부활에 달렸다

지식재산권(IP) 명가(名家)로 위상을 확고히 하려던 스마일게이트의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크로스파이어'를 잇는 IP인 '로스트아크'의 기세가 흔들리면서다. 스마일게이트는 올해 '로스트아크'의 모바일 버전을 출시하며 '로스트아크'의 부활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0.1% 줄어든 3598억원을 기록했다. 연매출 역시 전년대비 5.6% 줄어든 1조4365억원을 기록하면서 역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6.2% 감소한 3023억원이다. 국내 게임 기업 중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넥슨과 크래프톤에 이은 3위이며, 매출 기준으로는 넥슨,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에 이은 5위다. 스마일게이트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낸 원인은 '크로스파이어'를 제외한 게임 IP의 성적이 부진했던 영향이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서비스 17년 차인 '크로스파이어'는 안정적인 성과를 유지했으나, 다른 IP들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다소 떨어졌다"며 “다수의 신규 IP 개발 등 투자 비용이 늘어나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하락폭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스마일게이트의 실적을 떠받치는 양대 IP는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다. 2024년 기준 스마일게이트 전체 매출에서 '크로스파이어'를 담당하는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7.2%, '로스트아크'를 담당하는 스마일게이트알피지의 매출 비중은 31.3%였다. 합병 전 공시된 지난해 2025년 1~2월 실적 기준으로 크로스파이어(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와 로스트아크(스마일게이트알피지)의 매출 비중 차이는 약 3.7배였다. '로스트아크'는 지난 2018년 국내 출시 이후 2019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6관왕을 차지했으며 글로벌에서는 동시접속자수 132만 명을 기록, 스팀 최다동시접속자수 역대 2위에 오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로스트아크'를 서비스하는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지난 2020년 연매출 833억원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연매출은 4898억원까지 상승했다. '로아'의 인기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22년 스마일게이트알피지의 연매출은 7370억원으로, '크로스파이어'를 담당하는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매출(6457억원)을 앞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2023년부터 로스트아크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스마일게이트알피지의 매출도 꺾이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로스트아크 매출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유저 이탈과 게임 내 경제 붕괴, 장기 운영 피로도 등을 꼽는다. 로스트아크는 이용자 체류시간과 이탈 유저의 복귀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로스트아크 모바일' 출시가 '로스트아크' IP 부활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스트아크 모바일은 스마일게이트가 지난 2018년부터 개발 중인 모바일 MMORPG로 올해 정식 출시가 목표다. PC버전과 연계한 로스트아크 IP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스마일게이트 매출 회복의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11월 로스트아크 모바일의 주요 전투 콘텐츠와 성장 시스템에 대해 비공개테스트(CBT)를 진행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국내외 시장 환경과 정세 등 다양한 외부 변수로 단기 실적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올해 하반기 이클립스를 시작으로 로스트아크 모바일, 미래시 등 주요 기대작들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 기반은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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