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대기업 경영평가 1위…6년 만에 정상 탈환

SK하이닉스, 대기업 경영평가 1위…6년 만에 정상 탈환

SK하이닉스가 올해 500대 기업 경영평가에서 종합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2019년 이후 6년 만의 1위 탈환이다. 1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비금융기업 268곳을 대상으로 경영평가를 실시한 결과, SK하이닉스는 800점 만점에 최고점인 622.9점을 받아 종합 1위에 올랐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한 500대 기업 경영평가는 CEO스코어가 매년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데이터를 평가해 발표하는 종합평가다. CEO스코어는 △고속성장 △투자 △글로..

삼성전자, 유럽 최대 공조기업 2조3700억원에 인수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를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키며 신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해 글로벌 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유로(약 2조37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만의 조 단위 인수합병(M&A)이다. 플랙트는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공조기기 업체다. 고객별 니즈에 맞춘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라인업과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톱 제약사, 헬스케어, 식음료, 플랜트 등 분야에서 60개 이상 대형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연 매출은 7억유로(약 1조1000억원) 수준이다. 그간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 △민감한 고서·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도서관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터미널 △항균·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설비를 공급해왔다. 이 회사는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업계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DCS Award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이력도 있다. 트레버 영 플랙트 최고경영자(CEO)는 “100년이 넘는 업력의 글로벌 톱 티어 공조 업체로서 글로벌 대형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플랙트가 이제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업 기반과 투자를 통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조사업은 가정과 다양한 상업, 산업 시설에 최적의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온습도를 제어하는 산업이다. 지구온난화, 친환경 에너지 규제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 규모는 작년 610억달러(약 86조3700억원)에서 2030년 990억달러(140조1800억원)로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눈여겨본 분야는 데이터센터 부문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확장현실(XR) 등 확산에 따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당 시장은 2030년까지 441억달러(62조4200억원) 규모로 커져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플랙트 인수 절차를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어 고성장하는 공조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하만 인수 후 최대 M&A···‘삼성 위기론’ 속 미래먹거리 빅딜

삼성전자가 글로벌 공조 사업의 성장성을 확인하고, 독일 플랙트그룹 인수를 위해 15억유로(약 2조3700억원)를 베팅했다. 이번 조단위 인수합병(M&A)은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만의 '빅딜'로 규모는 물론 차세대 먹거리 발굴을 위한 삼성전자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 냉난방공조 분야 등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빠른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LG전자를 비롯한 경쟁사들도 해당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어 경쟁사들을 제치고 삼성의 '1등 DNA'가 이번에도 부각될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반도체, 스마트폰 주력 분야 '위기론'이 불거진 가운데 성사된 M&A라는 점도 이목을 잡는 대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 규모는 작년 610억달러(약 86조3700억원)에서 2030년 990억달러(140조1800억원)로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시대 각광받는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까지 441억달러(62조4200억원)로 커져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가정용·상업 시설 위주로 공조 사업을 해왔다. 다만 '캐시카우'로 지목되는 데이터센터 냉난방공조 등은 진입장벽이 높아 진출하지 못했다. 글로벌 공급 경험, 최적의 설계와 설루션 제시 역량 등을 갖춰야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100년 업력 플랙트의 몸값을 '조 단위'로 부른 배경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향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고객사 확보를 위해 LG전자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LG전자는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한 뒤 'ES사업본부'를 별도로 설치했다. 지난해 10조원 가량이던 HVAC 매출을 2030년 2배 이상 키운다는 게 이 회사의 구상이다. LG전자는 특히 이를 위해 밸류체인을 판매 국가에서 구성하는 '현지화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작년에는 4000억원 가량을 미국 앨라배마주에 투자해 신규 HVAC 생산시설을 착공했다. 플랙트가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삼성·LG전자의 신시장 선점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조 단위 글로벌 M&A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회사는 앞서 계열사 등을 총동원해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 AI(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메드텍(소니오), 오디오·전장(룬,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등 성장 산업 관련 기업을 연이어 품었다. 다만 계약 규모가 수천억원에 그쳐 '빅딜'에 대한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주주총회,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등을 통해 '대형 M&A를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수차례 밝혀왔다. 실탄은 현금성 자산을 100조원 안팎 보유했을 정도로 넉넉했다. 한때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인수설 등이 시장에서 돌기도 했지만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플랙트 인수가 삼성 M&A 시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2심 무죄 선고로 사법 리스크를 일정 수준 덜어내면서 크고 작은 계약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빅딜'을 통해 그동안 다양한 방면에서 보여준 '1등 DNA'를 신사업에서도 보여주는 게 절실하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 스마트폰 등 기술력·판매량이 경쟁사에 밀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메모리 반도체는 차세대 먹거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뺏겼다. 2030년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시스템반도체 역시 대만 TSMC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인수했던 하만의 경우 당시 영업이익이 6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1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T 유심 해킹] SK 정보보호혁신특위 출범…SK AX가 중심 키플레이어로

SK그룹이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전사 보안 체계 전면 검토에 나선다.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가입자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해킹 사고 수습을 위한 후속 조치다.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SK AX(옛 SK C&C)가 실무 키를 쥐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등 그룹 주요 사업의 중심축에 이름을 올려오던 SKT는 멤버사로 참여한다. 그룹은 14일 독립형 전문 기구인 정보보호혁신특위를 신설해 보안 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위원장, 윤풍영 SK AX(옛 SK C&C) 사장이 실무를 총괄하는 부위원장을 맡았다. SKT를 비롯해 △거버넌스 위원장 △SK주식회사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브로드밴드 △SK스퀘어 등 계열사가 참여한다. 수펙스추구협의회·SK주식회사 등의 사이버보안담당 임원 중심으로 정보보호혁신팀을 운영해 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주요 멤버사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법무·컴플라이언스 담당 조직과도 연계한다. SKT에서는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유영상 대표 등 SKT 관계자가 아닌 윤풍영 SK AX 대표가 특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점이 눈에 띄는데, 양사 간 협업 체계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AIX(AI 전환)사업부를 꾸려 에이닷 비즈 개발 등 AI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공동 추진해왔다. 특히 SK AX는 전날인 13일 사명 변경을 선언하고, 그룹 내 AI·데이터 등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희섭 PR센터장은 “SKT의 경우 사고 수습에 집중하자는 의미가 있고, AX 또한 보안 분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SKT의 여러 서비스를 개발할 때 관련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는 방향으로 작업에 참여해 왔는데, 보안 영역도 함께 담당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위는 SKT 정보보호 체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재정비하고, 외부 검증 등 보안 수준에 대한 점검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안 수준을 높이고, 재발방지책을 철저히 수립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SKT 내부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신뢰회복위원회와의 협업 체계 및 방향 등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조직은 외부 전문가와 이용자가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뢰회복위가 이용자들의 건의사항을 수렴한 후 관련 안건을 제시하면, 특위가 추가적인 보안 강화 및 고객보호 정책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협업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조직은 별개 조직으로 따로 움직이지만, 연계 영역이 있는 만큼 향후 추가 논의를 거칠 전망이다. 김 센터장은 “빠르면 다음주 초쯤 신뢰회복위의 구성·활동 계획 등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위를 통해선 보안 관련 여러 진단과 컨설팅 등을 내·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T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진행된 데일리 브리핑을 통해 해외 체류자를 포함한 모든 이용자의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0시 기준 총 169만명이 유심을 교체했으며, 교체 신청 뒤 대기 중인 고객은 707만명으로 집계됐다. 공항 로밍센터에서의 유심 교체 작업은 오는 15일까지 진행한 후, 관련 인력을 전국 2600여개 티(T)월드 매장에 재배치해 교체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취약계층 대상 방문 교체 서비스는 다음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임봉호 이동통신(MNO) 사업부장은 “현재는 유심 교체를 예약한 매장으로 오도록 안내하고 있는데, 일정 수준 교체가 진전돼 재고 부족 현상이 해소되면 전국 어느 매장에 가더라도 교체할 수 있도록 변경할 것"이라며 “취약계층 교체 서비스의 경우 연락처와 같은 데이터를 옮기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고려해 가급적 유심재설정을 진행하고, 유심칩이 오래돼 재설정이 어려울 경우 교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전자 ‘빅딜’ 유럽 최대 공조기업 2조3700억원에 인수한다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를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키며 신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해 글로벌 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유로(약 2조37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만의 조 단위 M&A다. 플랙트는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공조기기 업체다. 고객별 니즈에 맞춘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라인업과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 △민감한 고서·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도서관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터미널 △항균·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설비를 공급해왔다. 특히 대형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절감을 통해 저탄소·친환경 목표 달성이 중요한데 플랙트가 관련 기술 역량을 오랜 기간 쌓아왔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업계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DCS Award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이력도 있다. 플랙트는 데이터센터 외에도 글로벌 톱 제약사, 헬스케어, 식음료, 플랜트 등 60개 이상 대형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트레버 영 플랙트 최고경영자(CEO)는 “100년이 넘는 업력의 글로벌 톱 티어 공조 업체로서 글로벌 대형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플랙트가 이제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업 기반과 투자를 통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조사업은 가정과 다양한 상업, 산업 시설에 최적의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온습도를 제어하는 산업이다. 지구온난화, 친환경 에너지 규제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 규모는 작년 610억달러(약 86조3700억원)에서 2030년 990억달러(140조1800억원)로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까지 441억달러(62조4200억원) 규모로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확장현실(XR) 등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플랙트 인수를 결정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회사가 이미 보유한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솔루션을 결합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방법 등을 구상 중이다. 삼성전자는 가정과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시장 중심 개별공조 제품으로 공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공조업체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삼성전자의 기존 판매채널에 레녹스의 판매채널을 더해 북미 공조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플랙트 인수 절차를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조 단위 글로벌 M&A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회사는 앞서 계열사 등을 총동원해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 AI(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메드텍(소니오), 오디오·전장(룬,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등 성장 산업 관련 기업을 연이어 품어왔다. 다만 계약 규모가 수천억원에 그쳐 '빅딜'에 대한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주주총회,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등을 통해 '대형 M&A를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수차례 밝혀왔다. 실탄은 현금성 자산을 100조원 안팎 보유했을 정도로 넉넉했다. 한때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인수설 등이 시장에서 돌기도 했지만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경기도, 통신데이터와 카드사용 데이터 분석해 시각화 서비스 제공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민들의 일상과 소비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일반에 공개돼 행사 기획자, 소상공인, 예비 창업자 등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전망이다. 도는 14일 경기도 공공데이터플랫폼 경기데이터드림에 이런 내용을 담은 통신·카드·교통 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정보 서비스 2종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서비스는 △경기도 생활이동 소비분석 상황판 △경기도 실시간 방문소비 현황지도 두 가지로 도가 확보한 통신데이터(KT)와 카드데이터(KB국민, BC, 하나, 롯데, 삼성)를 분석해 시각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생활이동 소비분석 상황판'은 도민의 이동 경로와 소비 데이터를 결합해 지역별 유동인구, 인구 이동, 소비 특성을 일 단위로 분석·제공하는 서비스로 한 달 누적 데이터를 통해 이동량과 소비가 집중되는 지역을 안정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행사 기획자, 소상공인, 예비 창업자 등이 상권 분석이나 마케팅 전략 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실시간 방문소비 현황지도'는 경기도 주요 지역의 5분 단위 인구 밀집도와 1시간 단위 소비 데이터를 지도 기반으로 시각화해 제공하며 현재 어느 지역에 인구가 집중돼 있는지, 어떤 업종에서 소비가 활발한지를 확인할 수 있어 나들이·이동 경로 조정이나 행사 밀집도 관리, 상권 분석 등에 유용하다. 단, 데이터 처리 시간으로 인해 실시간 인구는 15분, 소비 데이터는 35분 지연된 정보를 제공한다. 모든 서비스는 경기도 공공데이터 포털 '경기데이터드림'에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모바일·태블릿 등 다양한 환경에 최적화된 반응형 웹으로 제공된다. 현재는 올 1~3월까지 월별 생활패턴 상황판이 공개돼 있다. 4월 분석결과는 6월경 공개될 예정으로 분석이 완료되는 대로 계속해서 추가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김기병 경기도 AI국장은 “데이터를 통해 도민의 일상과 안전, 지역 경제를 지원할 때 데이터의 부가가치는 더 높아진다"며 “경기데이터드림을 통해 실생활에 유용한 데이터 서비스를 지속 확대하고, AI 확산을 위한 데이터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이상일 “GPTs 도입, 창조와 혁신 요소 갖춘 행정 모범사례 제시할 것”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용인특례시는 14일 업무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행정 실무에 생성형 인공지능 플랫폼 'Chat-GPT'를 활용한다고 밝혔다. 시는 업무 특성에 맞춘 생성형 'GPTs('Chat-GTP 사용자가 특정 목적에 맞게 제작한 인공지능 챗봇')' 3종을 자체 제작해 실무 현장에 적용했다. 시에 따르면 인공지능 플랫폼 도입으로 시는 행정업무 담당자 본연의 업무 범위를 벗어나거나 단순 반복된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업무 집중도를 높여 개인의 역량과 창의성을 극대화한 디지털 행정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가 구축한 'GPTs'는 △용인시 자치법규 전문가 △용인시 AI 기자 △출장보고용 등 3가지다. '용인시 자치법규 전문가'는 시가 제정한 조례와 규칙을 정밀하게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정확한 조문 정보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해 행정 업무 과정에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담당자는 'GPTs' 기능을 통해 법령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상황에 맞춰 인공지능 플랫폼이 제시하는 정보를 업무에 참고할 수 있다. '용인시 AI 기자'는 시가 작성하는 보도자료 형식에 맞춘 원고 초안을 자동 생성하고 정책부서와 홍보부서가 간편하게 수정해 배포할 수 있는 기술적 기능을 활용해 실무자가 담당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출장보고용'은 출장 일정, 장소, 주요 내용을 입력하면 '개요-내용-참석자' 순으로 출장보고서 자동 작성 기능을 갖춰, 업무 담당자는 출장보고서 작성에 투입하는 시간을 대폭 축소할 수 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특정 업무에 맞춘 'GPTs' 플랫폼은 행정 실무자의 불필요한 단순 업무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행정업무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담당자의 역량과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업무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일 시장은 그러면서 “시대 변화와 흐름에 맞춰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행정체계 전환은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창조와 혁신 요소를 갖춘 용인특례시의 자체 'GPTs' 플랫폼이 완성도를 높여 대한민국 행정서비스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현장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보완점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행정 업무에 'GPTs' 활용 범위를 넓혀 '내부 감사자료 검색용 GPTs'도 구축해 감사업무에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인공지능 기반의 행정체계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스템 개선에 필요한 의견을 수렴하고, 'GPTs' 활용 교육도 병행할 예정이다. sih31@ekn.kr

롯데글로벌로지스 IPO 실패에, 풋옵션 ‘3800억 청구서’로 돌아와

최근 롯데그룹의 물류 자회사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공개(IPO) 시도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그 파장이 그룹 전체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과거 재무적 투자자(FI)와 맺었던 계약 조건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면서 약 38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지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당초 2025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했다. 공모 예정 금액은 희망 공모가 밴드(주당 1만1500~1만3500원) 상단 기준 약 2017억원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신규 자금 조달을 통해 물류센터 자동화, 해외법인 확장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싸늘했다. IPO 구조 자체가 신주 발행을 통한 회사 성장 지원보다는, 2017년부터 롯데글로벌로지스에 투자해 온 FI인 H프라이빗에쿼티(H PE)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공모 구조는 신주모집과 구주매출이 각각 50%로 균등했지만, 구주매출 물량 대부분이 H PE의 보유 지분이었고, 매각 대금 역시 H PE의 몫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특히 H PE가 보유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과 시장이 평가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가치 간의 현격한 괴리가 문제였다. H PE의 풋옵션 행사가격은 주당 약 5만720원으로, 이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제시한 IPO 희망 공모가 밴드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IPO 추진 자체가 무산을 전제로 한 '형식적 절차' 아니었냐는 의문까지 들던 상황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가치 평가 방식 또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롯데 측은 롯데글로벌로지스에 EV/EBITDA(기업가치/상각전영업이익) 방식을 사용해 CJ대한통운과 한진을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캡티브(계열사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2024년 말 기준 34% 이상으로 상당히 높지만 CJ대한통운과 한진의 캡티브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했다. 결국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부진했고,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공모가 확정조차 시도하지 못한 채 상장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IPO가 사실상 무산되자 H PE는 즉각적으로 풋옵션을 행사했다. 2017년 H PE는 롯데글로벌로지스에 투자한 뒤 이미 두 차례 풋옵션 기한을 연장하며 약 8년간 투자 회수를 기다려온 상황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풋옵션의 행사 가격이 올랐다. 상장 무산으로 계약 조건에 따라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H PE가 보유한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21.87%(747만 2161주)를 약 38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롯데지주가 약 3074억 원(604만4952주), 호텔롯데가 약 720억원(약 140만주)을 각각 부담하는 구조다. 결국 시장에서 평가받은 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지분을 되사는 것으로,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의 지출이다. 특히 막대한 자금 유출이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롯데지주는 2024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약 157조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1조188억원의 당기순손실(지배주주 귀속)을 기록했으며, 부채비율은 146.3%에 달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사태를 한국 자본시장에서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FI 풋옵션 리스크'의 대표적인 사례로 보는 분위기다.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FI 투자를 유치하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을 담보로 과도한 풋옵션 조건을 약속하고, 결국 IPO 실패 등으로 FI가 풋옵션을 행사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기업 또는 대주주에게 전가되는 패턴이라는 얘기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FI(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BRV캐피탈매니지먼트)와 맺은 계약 조건 미달 및 IPO 불발 가능성으로 약 1조원 규모의 풋옵션 행사 위기에 직면한 바 있으며, 교보생명 역시 FI(어피너티 컨소시엄)와 풋옵션 가격 산정을 둘러싼 오랜 분쟁을 겪고 있다. 이러한 계약 구조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처럼 FI의 풋옵션 행사가격이 시장에서 평가받는 IPO 희망가와 큰 괴리를 보일 때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글로벌 PE 시장의 엑시트 환경과 비교하면 한국 시장의 특수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PE들은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때 상장 후 수년에 걸쳐 지분을 점진적으로 매각하며 시장 변동성 위험을 감수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 특유의 FI 계약 관행이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다른 양상이라는 얘기다. 결국 롯데그룹은 롯데글로벌로지스 IPO 실패와 H PE의 풋옵션 행사로 인해 단기적으로 막대한 재무적 손실과 함께 시장의 신뢰도 하락이라는 평판 리스크까지 떠안게 되었다. 롯데그룹이 이번 사태를 통해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대한 지배력 강화(롯데지주 지분율 약 63.7%로 상승) 효과를 거두엇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를 위해 치른 대가는 너무도 크다는 평가가 더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 및 그룹 시너지 창출 방안 마련 등이 시급하다"며 “특히 유동성 위기설까지 불거지는 상황에서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아시아나항공, 에어서울·에어부산 재무 개선 나서…2800억원 투입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출자와 영구 전환 사채(CB) 매입에 나섰다. 13일 아시아나항공은 이사회를 열고 오는 14일 100% 자회사 에어서울이 진행하는 18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의 보통주 3600만주를 추가 보유하게 된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서울에 출자한 금액은 총 2400억원으로 늘어났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업법을 근거로 2019년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던 에어서울에 대해 재무 구조 개선 명령을 내린 바 있고, 이는 코로나19 시기임을 고려해 3년 가량 늦춰졌다. 국토부는 항공사의 자본 잠식률이 50% 이상인 상태가 1년 넘게 지속되거나 완전 자본 잠식이 된 경우 재무 구조 개선 명령을 할 수 있고, 항공사가 이에 불응 시 사업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에어서울은 자본 총계가 -1397억7676만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였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에어서울은 코로나19 이후 최근 2년 간 영업이익률이 10~20% 수준으로 국내 항공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실적을 시현하는 등 투자 가치가 있는 회사"라며 “이 같은 면에도 불구하고 항공 관리 당국의 재무 구조 개선 명령 이행 차원에서 자본 확충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회사로서 에어서울의 자본 잠식 해소를 비롯한 재무 구조 개선과 안정적인 사업 영위를 위해 유상 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1975억원이던 에어서울 자본금을 246억8750만원으로 87.5% 줄이기로 했다. 감자는 액면가 5000원인 보통주 8주를 1주로 병합하는 방식으로 오는 28일 진행된다. 사유는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 구조 개선을 이뤄내기 위함이다. 또 같은 날 관계사 에어부산이 발행하는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사모 영구 CB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해당 채권은 오는 14일자로 발행되고 표면 이율은 연 5.53%이다. 발행 2년 후부터는 표면 이율에 3.0%와 조정 금리, 3년 이후 매년 직전 이율에 연 0.5%씩 추가 가산되는 구조다. 이 채권의 만기는 2055년 5월 14일로 설정됐다. 그러나 발행자인 에어부산의 선택에 따라 30년간 횟수 제한 없이 반복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또한 발행 후 12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고 최초 전환가액은 2161원이다. 중도 상환도 가능하며, 발행 후 1년 경과 시점부터 100억원 단위로 상환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에어부산의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재무 구조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신규 영구 CB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향후 지속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진칼 지분 18.46%까지 늘린 호반그룹, 경영권 분쟁 서막?

호반그룹이 한진그룹 지주 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이번 역시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호반그룹이 항공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꾸준히 지분을 매입 중이라며 향후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때문에 한진칼 지분 상당량을 보유 중인 한국산업은행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호반과 호반호텔앤리조트는 각각 한진칼 지분 3만4000주(0.05%)와 64만1974주(0.96%)를 추가 매입했다. 이로써 호반그룹 계열사들의 한진칼 지분율은 기존 17.44%에서 18.46%로 1.02%p 상승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장내 매수를 통해 주식을 취득했고,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라고 밝혀 경영 참여 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2022년 3월 호반건설은 사모펀드 KCGI의 특수 목적 법인(SPC)인 그레이스홀딩스의 한진칼 지분 보통주 약 940만주(13.97%)를 564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어 계열사 호반은 2회,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와 올해 총 82차례에 걸쳐 한진칼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현재 공시에 나타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 관계인들의 한진칼 지분은 19.96%로, 양측 간 격차는 1.5%p로 좁혀졌다. 호반건설은 2015년 4월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이자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이었던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도 나선 이력이 있다. 채권단의 기대치인 1조원 대비 훨씬 낮은 인수가인 6007억원을 써내 무산됐지만 기업 가치는 오히려 올라 이득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 시점에도 마찬가지로 호반그룹은 대형 항공사를 계열사를 둔 기업에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호반그룹이 항공업에 진출하려는 의도가 더욱 명확해졌고, 결과적으로 단순 투자로만 볼 수 없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올해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호반그룹 측은 이사 보수 한도 증액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주요 경영 사안에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날 14시 27분 기준 한진칼 주가는 11만5600원으로 전일 종가 8만9200원 대비 29.93% 오른 상태다. 시장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서막이 오를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한편 조원태 회장과 델타항공 등 우호 지분은 모두 45.61%이고 이 중 한국산업은행의 보유분은 10.58%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이유로 호반그룹이 지분을 늘려도 당분간 경영권이 흔들릴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책 자금을 집행하는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인수·합병(M&A) 지원차 5000억원 규모의 한진칼 유상증자와 3000억원 수준의 교환 사채(EB) 인수에 참여해 총 8000억원을 투입함으로써 4대 주주로 남아있다. 아직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간 통합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당장은 가능성이 낮지만 먼 미래에 산은이 한진칼 지분 매각에 나서면 판세는 달라질 수 있다. 산은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3조6000억원 상당의 정책 자금 전액을 회수했다. 또 대한항공이 전세계 각국 경쟁 당국의 승인을 거쳐 아시아나항공 주식 63.80%를 인수함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이뤄냈다. 또 산은은 한진칼 유증에 참여할 당시 신주 발행가액은 7만800원이었는데 63.70%나 올라 시세 차익까지 거둘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연유로 산은이 당장 한진칼 지분을 매각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든든한 방패막이 역할을 해줬던 산은이 한진칼 지분을 털고 나갈 경우 우호 지분이 34.76%로 줄어 상대적으로 불안해지게 된다. 한진칼의 시가 총액은 7조7377억원으로, 산은 보유분의 가치는 8187억원으로 평가된다. 호반건설이 이를 모두 인수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으나 작년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711억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상황에 조 회장을 위시한 한진그룹 경영진은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산은 지분을 직접 사들이거나 이를 떠안을 우군을 찾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 입장에서 다행인 건 2019년 4월 작고한 선친 조양호 선대 회장의 상속 재산세 납부가 작년에 끝나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이 가능해졌을 것이라는 점이다. 조 회장 일가는 2700억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2019년 10월 국세청에 신고했고, 상속 재산 규모에 따라 조 회장은 2020년 10월부터 5년 간 매년 112억원 가량의 세금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그룹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조 회장 측 대비 절대적으로 적어 경영권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주가를 띄워 차익을 실현하고자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술 스타트업 투자 10년…네이버 D2SF, 글로벌로 반경 확대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D2SF)가 스타트업과의 상생을 통해 글로벌로 활동 무대를 넓힌다. 2015년 설립 이후 10년 동안의 투자 성과와 노하우를 토대로 국내 기술 스타트업 지원 범위를 확대해 시장 영향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D2SF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0년간의 누적 투자 성과와 글로벌 확장 전략을 공유했다. 네이버 D2SF는 기술 스타트업 투자·협력을 통해 더 큰 성장을 만들겠다는 비전 아래 출범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다. 10년 동안 총 115팀의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이들의 기업가치는 현재 5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D2SF가 투자한 기업의 생존율은 96%, 시드 단계에서 프리A까지 도달하는 기간은 18개월로 추산된다. 이는 D2SF의 투자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일반 CVC가 재무·전략적 투자를 병행하는 것과 달리 D2SF는 스타트업과의 기술적 시너지에 주력하는 전략적 투자에 비중을 높게 뒀고, 초기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특히 재무적 이익보다도 네이버가 추진 중인 사업과의 시너지를 중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장기적 안목으로 미래 먹거리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네이버는 밝혔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일반 CVC가 법인 투자 자회사 형태로 돼 있는 것과 달리 D2SF는 네이버의 인하우스 조직 형태로 설립돼 재정 압박에서 자유로웠다"며 “단기적 수익보단 장기적으로 네이버와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를 살폈고,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꼽히는 초기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적으로 협력 접점이 없어도 우수한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기업에 주목했다고 양 센터장은 말했다. 실제 10년 동안의 스타트업 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이 54%로 절반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머시브(Immersive·16%), 헬스(9%), 로보틱스·모빌리티(6%) 등이 이었다. 투자 이후에도 입주공간, 클라우드 인프라 등 다양한 밸류업 및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해 왔다. 이를 적극 활용한 스타트업과 그렇지 않은 스타트업의 성장률 격차는 약 9배로 집계됐다. 네이버 D2SF로부터 두 차례 투자를 유치한 양수영 테크타카 대표는 “네이버 사업부뿐 아니라 포트폴리오사와도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도록 연결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며 “이들이 고객이 돼 피드백을 주는 등 초기 성장과 중장기적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81%가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D2SF는 앞으로 '그로스 프로젝트(Growth Project)'를 통해 국내 기술 스타트업이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앞서 D2SF는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D2SF US 사무소를 설립, 현지 투자사·창업가 네트워킹 등을 진행한 바 있다. 현지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를 진행함과 동시에 글로벌 비즈니스·기술 전략 시너지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고금리 영향 등으로 국내 스타트업·중소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상황이 어려워진 상황 속에 해당 프로젝트를 가동함으로써 막대한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 센터장은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진출해 성장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이들은 더 큰 시장과 자본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글로벌 고객이나 파트너 확보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용도 이어가고,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네이버가 가진 글로벌 진출 경험을 녹여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며 “지난 10년의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교두보가 되고자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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