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실패, 보안 사고까지…어수선한 연말 유통가

업계 최대 성수기인 연말을 맞았지만 잇따라 대형 악재가 터지며 유통업계의 표정이 마냥 밝지 못하다.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주요 유통기업들의 매각 실패 소식과 함께, 이커머스 업체를 중심으로 보안 비상이 걸리면서 여러모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회생법원은 지난해 11월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한 인터파크커머스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10일 파산을 선고한 위메프에 이어 인터파크커머스까지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으면서, 큐텐그룹 3개 계열사도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난해 7월 티메프(티몬·위메프)발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뒤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3개사는 자금난 심화를 이유로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가까스로 새 주인을 맞이한 티몬과 달리, 나머지는 결국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다만, 오아시스마켓 품에 안긴 티몬마저도 카드사들의 PG(결제대행사) 참여 보류 등으로 당초 올 9월 예고했던 재개장 계획이 무산돼 고심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현재로선 티몬 재개장은 무기한 연기 중인 상황"이라며 “결제망과 관련해 PG사를 통해 카드사와 지속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도 지난 달 26일 마감된 본입찰에서 1차 매각이 불발되면서 벼랑 끝에 섰다. 오는 29일까지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이 연장돼 시간은 벌었지만 청산 위기 불안감은 여전하다. 고용 안정 등을 이유로 '통매각 형태의 인가 전 M&A'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으나, 인수 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분위기다. 청산 대신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 정치권과 시장에서도 '공적 개입'을 골자로 여러 시나리오를 던지고 있다. △정부 주도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유동성 확보 △연합자산관리회사(유암코) 등 공적 기관을 통한 채무 구조 조정 등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어떤 선택지든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자구책으로 인수 자금을 낮추거나, 일부 사업부만 분할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회수 금액 감소·인력 감축 등을 이유로 채권단과 노조 반발이 우려돼 실제 추진하기가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3일 홈플러스는 유동성 악화·납품 지연 등을 이유로 연말까지 폐점을 보류했던 15개 매장 중 5개 점포의 영업 중단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다만, 매각 대상인 일부 점포 직원들의 경우 타 점포로 100% 전환배치를 약속한 상황이다. 12월로 접어들며 이커머스 위주로 대규모 고객정보가 유출되거나, 계정 도용으로 추정되는 무단 결제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유통업계에 큰 파장을 주고 있다. 무려 3370만명의 고객계정 정보가 흘러나간 쿠팡은 사건 초기 늑장 대응·내부 관리 실패로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당초 밝혔던 유출 정보(이름·이메일·주소·전화번호·거주지 주소) 항목 외에도, 쿠팡은 심지어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새어나갔다고 털어놓으면서 더 큰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주요 정보가 빠져나간 탓에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2차 피해 우려에 대한 고객 불안도 갈수록 확산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피해 규모·항목, 안전조치 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경찰 수사·정부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쿠팡 측의 소극적인 자료 제공 행태와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불통 경영도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쿠팡 측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고객정보 유출 2차 신고를 했던 지난달 29일, G마켓에서도 고객 60여명이 간편 결제 서비스인 '스마일페이'에 등록된 카드로 모바일 상품권이 무단 결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G마켓 측은 경찰·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의 협조를 통해 원인 규명에 나선 가운데, 해킹과 무관한 '전형적인 도용 범죄'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보안 사고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공포심이 커진 만큼, 사고 피해자를 대상으로 환불 등 보상안 마련·전사적인 보안 강화 등 선제적 대응에 공들이는 눈치다. 여기에 임직원을 상대로 대표이사 차원의 사고 관련 현황까지 공유하며 뒷수습에 분주한 모양새다. 장승환 G마켓 대표는 4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보낸 메시지를 통해 “당사 사이트에서 도용이 의심되는 고객 피해 사례가 발생했고, “사고 인지 직후 즉시 내부 긴급 점검을 실시한 결과 외부 침입 흔적은 전혀 없었다"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전사 차원에서 보안 의식을 더욱 강화하고, 보다 안전한 개인정보 관리 환경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르포] “영업합니다, 아직은”…‘폐점 전야’ 홈플러스 가양점 가보니

“마트가 문을 닫는다는데 뭐 별 수 있나요. 아쉽긴 해도 당장 먹고는 살아야하니까. 일단 마트 폐점일까지는 여기서 일하고 이사 가야죠." 4일 서울 가양동 홈플러스 가양점에서 만난 한 입점업체 사장은 홈플러스 폐점 이후 계획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연내 가양점을 포함한 5개 점포의 폐점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가양점은 오는 27일까지만 운영한다. 그는 “이사비 명목으로 입점업체 당 일괄 200만원씩이 지원됐다"며 “이 짐을 다 옮기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딱히 방법이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가 찾은 홈플러스 가양점은 그야말로 '폐점 전야'였다. 마트 곳곳에 붙여진 '고별전'이라는 홍보물은 폐점이 임박한 마트의 현실을 실감케 했다. 해당 홍보물 옆에 '마트는 정상 영업 중'이라는 설명문도 붙어 있었지만, 이미 입점업체 상당수는 이곳을 떠난 듯 했다.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일부 점포들도 가게 앞에 'OO까지 영업하고 XX로 이전합니다'라는 설명문을 붙이고, 단골들에게 이사 계획을 안내하는 모습이었다. 마트 폐점을 앞두고 막바지 두 달간 행사를 열기 위해 들어왔다는 한 업체 관계자는 “폐점 전 막판 수요를 기대하고 두 달 간 자리를 임대해 매장을 열었는데, 장사가 안 되도 너무 안 된다"며 “입점업체 상당수가 일찌감치 나가면서 각종 서비스 시설 운영도 멈춘 상태라 손님이 더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입점업체 상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앞서 홈플러스 측은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입점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한 번 개최했고 이후 이사비 및 보상금 등의 논의를 개별적으로 진행했다. 매장 평형과는 상관없이 점포 한 곳 당 이사비 200만원씩이 지급됐고, 그 밖의 보상금 등은 매장 계약 형태나 점포 운영 기간에 따라 상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입점업체 사장은 “매장을 연 지 5년 미만의 점포들은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시설 투자비 등을 돌려받는데, 10년 이상 된 점포들은 받을 수 있는 지원이 없다"며 “10년 이상 된 점포들은 대부분 계약이 종료돼 나간 상태고, 5~10년 업체는 계약을 한 달 단위로 갱신했다"고 전했다. 이어 “마트 문을 닫게 될 것 같다는 통보를 받은 지 꽤 됐기 때문에 크게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이유로 점포를 비워야한다는 게 착잡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업 중인 대부분의 입점업체는 인근 지역으로의 이사 일정을 잡은 상태로 파악됐으나, 일부 입점업체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한 입점업체 사장은 “이사를 하긴 해야 해서 부동산에 가서 알아보긴 했는데, 임대료가 너무 비싸서 막막한 상황"이라며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당장 생계가 걱정인데 정부가 이런 사람들을 위한 대책을 좀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지훈 한라대 경영학과 교수는 “홈플러스 사태는 경영진의 실책이 가장 큰 문제이고, 타협 없는 강성 노조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홈플러스 사태가 미칠 파장이 크다고 해서 정부가 무조건 지원을 해주는 것은 경영학적 관점에서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야놀자, 고객·기술·조직 리더십 체계 개편…“여행·여가 변화 선도”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글로벌 트래블 테크기업 야놀자가 그룹의 중장기 비전 실현을 위해 리더십 체계를 개편했다. 야놀자는 이번 리더 선임을 통해 컨슈머 플랫폼(Consumer Platform·놀유니버스)·엔터프라이즈 솔루션(Enterprise Solutions·야놀자클라우드)·코퍼레이션(Corporation·야놀자홀딩스) 3개 축을 중심으로 리더십 체계를 새로 구축한다. 각 사업부문 리더로는 이철웅 컨슈머 플랫폼 부문 대표, 이준영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부문 대표, 최찬석 코퍼레이션 부문 대표를 선임했다. 이철웅 컨슈머 플랫폼 부문 대표는 야놀자플랫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거쳐 현재 놀유니버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맡고 있고, 이준영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부문 대표는 야놀자그룹 기술총괄(CTO)과 야놀자클라우드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최찬석 야놀자코퍼레이션 대표는 야놀자클라우드 최고재무관리자(CFO)를 역임하고 야놀자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다. 이번 인사는 모바일 시대를 넘어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전환(AX) 시대로 진입하는 시점에 맞춰 고객 가치 중심의 사고와 기술 혁신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야놀자는 변화를 통해 그동안 이어온 책임경영 체계 아래 각 사업부문 리더십을 공고히 해 고객 경험 개선·기술 혁신·구성원 기반의 조직문화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그룹의 핵심 가치 실현을 위한 기반 마련에 집중한다. 야놀자는 “이번 리더십 체계 개편은 야놀자가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준비 과정"이라며 “고객, 기술, 조직의 세 영역에서 혁신을 가속화해 AI 시대의 여행 및 여가 산업 변화를 능동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장승환 G마켓 대표 “무단 결제 사고, 도용 범죄 추정…해킹과 무관”

장승환 G마켓 대표가 최근 발생한 무단 도용 의심 사고와 관련해 “이번 건은 해킹과는 무관한 사고"라고 밝혔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장 대표는 4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통해 “지난 달 29일 당사 사이트에서 도용이 의심되는 고객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며 “사고 인지 직후 즉시 내부 긴급 점검을 실시한 결과 외부 침입 흔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 대표는 “이번 사고는 외부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로그인한 뒤 결제한 수법"이라며 “여러 사이트에서 동일한 계정을 사용하는 관행을 악용한 전형적인 도용 범죄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G마켓은 지난 달 29일 고객 60여명이 간편 결제 서비스 '스마일페이'에 등록된 카드로 모바일 상품권이 무단 결제되는 사고를 당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개인별 피해액은 3만~20만원 수준이다. G마켓은 사고 인지 직후인 지난달 29일 오후 8시경 연관 IP를 즉시 차단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경에는 결제 관련 보안 정책을 상향 조치했으며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달 3일에는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환불 등 선제적인 보상을 결정하고, 경찰 등 관련 기관에 신고를 권유했다. 장 대표는 “이번 사건이 최근 발생한 타사 해킹 의심 사고 시점과 맞물린 점을 고려해,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관계 기관인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전사 차원에서 보안 의식을 더욱 강화하고, 보다 안전한 개인정보 관리 환경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김병헌의 체인지] 성장통인가 위기인가···롯데 대전환의 시작

서프라이즈였다. 12월 초 롯데그룹이 내놓은 인사 발표를 보고 재계는 잠시 술렁였다. 4명의 부회장단 전원 용퇴, CEO 20명 교체 등 한 번도 본 적 없던 '파격'이었다. 수십 년간 안정과 관료적 체계를 상징했던 롯데가, 스스로의 피부를 벗겨내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방향은 옳고 정확하다. 롯데그룹은 오랜 기간 '보수적이고 신중한 조직'으로 인식돼 왔다. 1960~1990년대 고도성장기에는 이 꼼꼼함이 강점이었다. 껌 몇 개에서 출발해 재계 5위 기업으로 올라선 신격호 창업주의 DNA는, 늘 빈틈을 허락하지 않는 관리형 경영이었다. 그 철저함 덕분에 롯데는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비교적 흔들림이 적었다. 서울의 스카이라인에 123층 롯데월드타워를 세운 것도, 신중하지만 확실한 추진력의 산물이었다. 세계의 속도는 더 빨랐다. AI·양자·신에너지 산업이 역사를 다시 쓰는 시대,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늦어진 롯데는 미래로 가는 시계가 잠시 멈춰 있었을 따름이다. 이번 인사는 그 시간을 되돌리는 '빅뱅'이었다. 특히 화학군에서 13명 중 10명을 교체하고, 9년 지속된 HQ(헤드쿼터) 체제를 폐지한 것은 단순한 인사 조정이 아니다. '구조'를 통째로 바꾸는 개편이다. 지주사 공동대표 체제가 도입되고, 60대 임원의 절반이 물러나며 조직의 평균 연령도 크게 낮아졌다. 기업이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변화의 최대치에 가깝다. 지금은 경기 순환적 불황이 아니라 산업 패러다임 자체가 재편되는 국면이다. 미·중 패권 경쟁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전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물론이고 중국 제조업의 절대적 추격도 무섭다. 엔비디아·TPU 전쟁으로 더욱 두드러지는 AI 기술의 빅뱅 등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KFI) 분석에 따르면 한국 10대 주력산업 모두가 향후 5년 내 중국에 경쟁력에서 밀릴 위험이 있다고 한다. 롯데의 화학 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행, 산업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종의 수익성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 중심의 수요 위축으로 지난 5년간 구조적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 대규모 투자 부담이 겹치며 화학군 EBITDA도 흔들렸다. 유통도 쉽지 않다. 이커머스·플랫폼기업과의 경쟁은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 오프라인 기반의 고정비 구조는 과감한 혁신 없이는 미래가 없다. 롯데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의 전면 등판이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전략컨트롤을 총괄하며 롯데바이오로직스 공동대표까지 맡게 된 그는, 사실상 그룹 신성장동력의 선두에 섰다. 여기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롯데가 필요로 하는 리더는 '창업주의 DNA를 계승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혀 다른 세계에서 전혀 다른 산업 구조를 읽고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기업 생태계의 대표 주자가 되려면 AI, 바이오, 메타버스, 수소·전지 같은 미래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롯데는 이 4대 신성장 동력에 이미 1조~2조원대 투자를 진행 중이다. 송도 CDMO 바이오플랜트, BMS 시러큐스 공장 인수, 칼리버스 메타버스 플랫폼, 전기차·수소 인프라, 배터리 소재 사업 확장 등의 투자는 장기 미래를 향한 투자다. 성장통(成長痛)이다. 아프지만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몇 달간 롯데를 둘러싼 루머와 과장된 위기설이 떠돌았다. 그룹의 비상경영 체제, 유동성, 계열사 구조조정 등 여러 추측이 있었다. 대부분은 '불확실성 시대'가 만든 그림자였다. 기업이 큰 변화를 앞두고 있을 때 시장은 과민 반응한다. 삼성의 반도체 대전환기, 현대차의 전기차 전환기에도 비슷한 루머가 돌았다. 모두 미래로 가는 '통증의 구간'이었다. 지금 롯데도 마찬가지다. 2025년 겨울의 롯데는 흔들리는 듯 보이지만, 실은 다시 질주하기 위해 무릎을 굽히는 단계다. 전례 없는 인적 쇄신, 조직구조 대개편, 젊은 리더십의 전면 배치 등 이 모든 변화는 기존의 롯데가 아니라 '미래 롯데'를 위한 준비로 여겨진다.롯데가 지금 겪는 흔들림을 위기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 성장통이며, 더 큰 미래를 위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다시 비상을 꿈꾸는 롯데의 다음 페이지를 기대한다.

G마켓, “무단 결제 사고 피해고객에 선제적 보상”

G마켓이 최근 발생한 도용 의심 사고 관련, 피해 고객 전원에게 피해금액에 대한 전액 환불 보상을 결정했다. 3일 G마켓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지마켓은 수사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원인 규명 등 철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보상 대상은 피해 고객 전원이다. G마켓은 무단 결제 정황이 확인된 고객 전원에게 보상 방법을 안내하고, 수사기관 신고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앞서 G마켓은 지난 달 29일 고객 60여명이 간편 결제 서비스 '스마일페이'에 등록된 카드로 모바일 상품권이 무단 결제되는 사고를 당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1인 당 피해액은 3만~20만원 수준이다. G마켓은 이번 사고를 외부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로그인한 뒤 결제한 수법으로, 여러 사이트에서 동일한 계정을 사용하는 관행을 악용한 전형적인 '도용범죄'로 추정 중이다. G마켓은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선제적인 보안 강화 대응책도 마련했다. 먼저 최근 한 달 이내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은 고객 전원을 대상으로 비밀번호 변경 권고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로그인 화면 내 개별 안내 메시지와 고객센터 공지를 통해 비밀번호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도록 안내하고, 안전한 비밀번호 생성 방식도 함께 제공한다. 추가 인증 절차도 확대한다. 로그인 시 아이디, 패스워드 외에 2단계 인증을 설정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팝업을 노출한다. 환금성 상품권 등 민감도가 높은 일부 상품군에는 강화된 본인확인 절차가 도입된다. G마켓 관계자는 “고객의 안전한 쇼핑 환경 보장을 최우선으로 삼고, 도용·피싱 등 2차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안 강화에 더욱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지역 밀착형’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 “패밀리 특화 콘텐츠 가득”

신세계그룹의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새로운 브랜드 '스타필드 빌리지' 1호점이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상륙했다. 힐스테이트 더 운정 단지 내 위치해 인근 주민의 접근성이 뛰어나며, 경의중앙선 운정역과 구름다리로 연결돼 도보 10분 이내에 방문 가능하다. 경기 서북부의 랜드마크를 예고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의 등장으로 주변은 단박에 활기가 넘쳤다. 5일 그랜드 오픈을 이틀 앞둔 프리오픈 기간인 3일 취재진에 공개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은 이름 그대로 따스한 감성을 품은 작은 마을로 자리 잡았다. '더 나은 일상의 습관'이라는 콘셉트로 중앙부의 센트럴과 주변 저층부까지 총 면적 5만2231㎡(약 1만5800평) 규모로 완성됐다. ◇ 지역 인프라 확충에 주민 환영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은 차려입지 않아도 부담 없이 편안하게 방문해 하루 종일 머무를 수 있도록 쇼핑, 미식, 여가, 힐링, 교류 모든 것을 한 공간에서 누릴 수 있도록 꾸몄다. 올리브영, 무신사 스탠다드, 유니클로, 모던하우스, 무인양품 등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와 식음료 부문 정희, 무탄, 아티장베이커스, 탉강정, 스타벅스 등 1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이날 고객들은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의 매력을 미리 경험하기 위해 영업 시작 시간인 오전 11시 전부터 출입구에서 줄을 길게 섰다. 다양한 연령대의 부부, 엄마와 딸, 유모차에 자녀를 태우고 온 엄마, 반려견과 동행한 가족 등 고객들은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칼바람에도 기대에 가득 찬 표정으로 입장해 공간을 즐겼다. 주거 지역 위치 특성상 주민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에서 일상이 공유될 수 있도록 입점 브랜드 선정과 콘텐츠 구성 등을 세심하게 신경 썼다. 주민 간 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커뮤니티 기능도 강화했다. 40대 여성 고객은 “그동안 대형 쇼핑몰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서울이나 김포, 일산까지 이동해야 해 교통편이 번거로웠는데 집 근처에 생겨서 편리하다"며 “쇼핑 외에도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하게 마련돼 육아 가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60대 부부는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을 통해 부족했던 인프라가 충족돼 지역 주민으로서 만족감이 크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 3545세대 육아 가정에 특화…반려가족 위한 세심함도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의 가장 큰 특징은 가족 단위 고객 중에서도 육아 가정의 하루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드는 패밀리 특화 콘텐츠로 가득 차 있다. 취향 공유 플랫폼 '클래스콕', 자기계발 라운지 '타임체임버'는 1인 좌석부터 소모임룸까지 다양한 크기의 룸을 구성해 육아 부부의 휴식은 물론 자기계발을 돕는다. 토탈 웰니스 뷰티 살롱 '오캄 웰니스 스튜디오'는 전문 테라피스트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육아 일상 속 힐링을 선사한다. 아이들도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재미와 안전을 모두 담았다. 오감형 놀이·키즈클래스 '째깍다감'과 키즈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시설 '챔피언더블랙벨트', 도심 속 아쿠아리움 카페 '어푸어푸'를 비롯해 '스타필드'만의 오리지널 키즈 라이브러리 '별마당 키즈'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독서와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원형 구조의 열린 공간으로 조성했다. 내년 초에는 국내 최초로 크레욜라 본사 IP를 활용한 아트 체험형 키즈 엔터테인먼트 '크레욜라 익스피리언스'가 오픈한다. 공간의 또 다른 주인공인 아이들을 위해 인테리어 설계 시 날카롭지 않은 둥근 디자인을 주로 활용했다. 분위기도 아늑하고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아이보리, 베이지 계열의 컬러와 조명을 사용했다. 직원들의 응대 방식에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히 교육을 진행했다. 새로운 가족 형태인 반려가족을 위해서는 펫 유치원·호텔·펫 동반 카페 등을 갖춘 반려동물 데이케어 서비스 '웰니스 펫 빌리지'와 24시간 내과·외과 진료가 가능한 종합 메디컬 플랫폼 '웰니스 동물 메디컬센터'도 선보인다. 반려동물과 입장이 가능한 매장에 안내 스티커를 부착하고, 매장 곳곳에 배변 봉투를 비치하기도 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스타필드 빌리지'는 '스타필드', '스타필드시티', '스타필드마켓', '스타필드에비뉴' 등에 비해 도시 주거 지역 중심이어서 선호도가 높다"며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은 쇼핑을 넘어 일상을 즐기는 공간의 정체성에 맞춰 전국으로 확대해 2030년까지 30곳 이상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검찰, ‘홈플러스 사태’ 김광일 대표 소환 조사

'홈플러스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를 소환해 조사했다. 3일 뉴스1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직무대리 부장검사 김봉진)는 전날 김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홈플러스 경영진과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기업회생 신청을 준비했음에도 이를 감추고 단기 채권을 발행해 회사 손실을 투자자들에게 떠넘기려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강등 사흘 전 820억 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고 지난 3월 4일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 4월에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검찰은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와 종로구 MBK파트너스 사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 부회장·조주연 홈플러스 대표 등 경영진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했다. 아울러 김 부회장과 조 대표에 출국 금지를 내리고, 미국 시민권자인 김 회장에게도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출국정지 조치를 취했다. 한편, 검찰은 앞서 5월 12일 홈플러스 신용등급을 강등시킨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에도 인력을 보내 자료를 확보했다. 같은 달 13∼14일에는 정원휘 홈플러스 준법경영본부장과 김 모 기업평가본부장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기자의 눈] 쿠팡, ‘최선의 노력’이 무엇인지 증명하라

쿠팡에서 또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올 5월 SK텔레콤 사태를 넘어 피해 규모만 약 3400만건에 이르는 초유의 보안 참사 소리마저 듣는다. 유출 사고 후 SKT의 대응 과정에서 여론의 비판이 쏟아졌듯 쿠팡도 허술하고 안일한 대처로 도마에 올랐다. 올 6월부터 5개월 동안 고객정보 탈취 시도가 이어졌지만 쿠팡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몇 개월간 일언반구 없던 쿠팡은 결국 박대준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 한 장을 띄웠으나 '정보 유출' 대신 '무단 접근'이라는 단어로 본질을 흐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름·이메일·전화번호·거주지 주소·일부 주문 정보 등 생활과 직결된 항목이 새어나갔지만 “결제·신용카드·로그인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민감 정보는 아니라는 식의 해명만 남겼다. 사과문 말미에 적힌 말마따나 쿠팡은 “앞으로도 고객 정보의 안전과 보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다짐한 말이 무색하게 어떤 구제책도 알린 것이 없다. 카드 삭제·탈퇴 등 후속 조치도 결국 고객의 몫이다. 유출 원인과 범행 동기, 보상안마저 구체화된 것이 없다. 그나마 '누가'·'어떻게'까지는 희미한 윤곽이 그려졌다. 업계 추측컨대 외국 국적의 전직 개발자가 퇴사 후 인증키를 활용해 범행을 벌였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불확실한 추정이 사실이든 아니든 당초 “쿠팡의 내부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가"라는 본질적 질문만 남는다. 147일간 3370만명의 고객 데이터가 빠져 나간 사이 쿠팡은 무엇을 했는가. 이미 2020년 이후 세 번의 정보유출 사고를 겪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기회는 차고 넘쳤다. 대관·로비에 공들이고 보안 투자에 소홀했다는 정황 등이 드러나며 더 큰 공분도 사고 있다. 쿠팡은 올해만 정부·국회 출신의 퇴직 공직자 18명을 채용했다. 업계 추정대로라면 쿠팡은 많게는 100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대관 인력을 갖춘 것으로 짐작된다. 반면 정보보호 투자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쿠팡의 올해 IT예산은 약 1조9171억원으로 이 가운데 890억원을 정보보호 목적으로 투자했다.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IT 전체 예산의 4.6% 수준이다. 쿠팡의 정보보호 예산 비중은 2022년 7.1%, 2023년 6.9%, 지난해 5.6%로 감소세다. 지금 쿠팡이 필요한 것은 환골탈태다. 보안 투자와 내부 관리 강화는 당연하다. IT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동시에 소비재를 취급하는 유통업체인 점도 간과하면 안 된다. 매출과 직결되는 소비자 신뢰를 저버린 기업을 대신할 라이벌은 많다. 창업주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침묵하는 사이, 최전선에 선 박대준 대표가 약속한 “최선의 노력"이 무엇인지 답해야 할 때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이마트, ‘4950원 전략’ 화장품 이어 일상용품까지 확대

이마트가 내년부터 기존 화장품 카테고리를 넘어 헤어케어, 세제·제지 등 일상용품 전반으로 '4950원'의 가성비 전략 상품 라인업을 확대 적용한다. 3일 이마트에 따르면, 화장품을 이을 첫 타자는 샴푸, 린스 등 헤어케어 제품과 생리대 등 여성용품으로 내년 1월 총 10여종을 공개한다. 대표 품목으로는 이마트 단독으로 선보이는 '닥터그루트 탈모+두피 토탈케어 라인 샴푸, 컨디셔너 세트'와 '그래비티 엑스트라 스트롱 샴푸'다. 유한킴벌리 좋은느낌의 최상위 라인업인 '에어리 입는 오버나이트(대형, 4입)'도 이마트 전용상품으로 개발해 판매한다. 이마트는 올 4950원 라인업 첫 브랜드로 올 4월 LG생활건강과 협업한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를 출시했다. 1탄 '탄력 광채' 라인을 시작으로, 2탄 '수분 진정'에 이어 9월 말 3탄 '영양 장벽' 라인까지 연달아 선보였다. 특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1탄의 상품 8종은 올 7월 말 몽골 내 5개의 이마트 매장과 라오스 소재 3개의 노브랜드 전문점으로 수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이마트는 올 4월부터 '허브에이드', '원씽', '다나한' 등 피부 고민별로 브랜드를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매월 1개나 2개의 단독 브랜드를 선보였다. 현재 총 10여개 브랜드, 누계 판매 수량은 16만5000개에 이른다. 지난달에는 '매일의 피부관리, 4950원 뷰티샵'이라는 전용 인테리어 집기도 개발해 이마트 용산점에 도입했고, 추후 은평점·왕십리점 등에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이날 출시하는 올해의 마지막 브랜드는 '남성용 기능성 라인'에 초점을 맞췄다. 토니모리와 함께 선보이는 '더마티션' 브랜드로 총 9종의 신제품을 내놓는다. 이마트 이석규 일상용품 담당은 “4950원은 단순히 가격정보를 넘어 이마트 일상용품만의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며 “새해에는 헤어케어 제품을 시작으로 다양한 일상용품에 4950원의 가치를 넣은 우수한 상품을 제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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