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왜이래] 유행보다 가성비…‘창고형 오프프라이스 점포’ 인기 급부상](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25.448cb1cdb1a84362991b7614c77174b2_T1.jpg)
지난 23일 경기 고양 스타필드 1층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이곳 매장 캐주얼 코너에서 기자가 만난 60대 여성 A씨는 “남편 간절기 옷을 미리 사러 왔다"며 쑥색 C.P.컴퍼니 바람막이를 만지작거렸다. 가격표를 들여다보던 A씨는 “할인율이 나쁘진 않다"고 덧붙였다. 당시 A씨가 살펴보던 옷 가격은 39만2000원으로 정상가 49만원 대비 20% 저렴한 수준이었다. 2017년 첫 출범한 신세계 팩토리스토어는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창고형 오프 프라이스 점포(Off-Price retail, OPR)다. 브랜드 이월 상품 등을 정가 대비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방문한 고양점은 스포츠·골프·아웃도어 조닝이 전면에 배치돼 있었고, 해당 카테고리 할인율만 최대 80%에 달했다. 이월 상품의 장점은 합리적인 가격대지만 뒤따르는 불편함도 없지 않다. 매장 내 설치된 안내문 내용에 따르면, 팩토리스토어 상품은 1~3년차 재고 상품으로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을 수 없다. 미세 스크래치·오염 등의 사유로 교환·환불이 불가능하니 구매 단계에서 고객 스스로 꼼꼼한 상품 검수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혔다. 그럼에도 고객들이 이 같은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를 찾는 이유로는 한 곳에서 저렴한 상품을 다양하게 구경할 수 있는 점이 꼽힌다, 즉, 보물찾기형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 팩토리스토어에는 총 130여개의 폭넓은 브랜드 재고 상품이 총집합해 있다. 이날 현장에서 가장 손님들로 붐볐던 코너는 럭셔리 컬렉션·해외 컨템포러리 존이었다. 20% 할인가가 적용된 메종키츠네·아페쎄 티셔츠 등 신명품 제품부터 200만원 초반대 몽클레르 패딩 등 하이엔드 브랜드 제품까지 다양했다. 의류뿐 아니라 여행용 캐리어·밀폐용기·양말·신발·소형가전 등 생활밀착형 제품이라면 대부분 취급하고 있었다. 고객 호응은 실적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연매출은 2024년 1000억원을 넘겼다. 올 상반기(1~6월)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22.7% 오르며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1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지난달 강남점을 시작으로 기존 점포 리뉴얼을 본격화한 데 더해 연내 점포 수도 23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라오스 등 일부 해외 지역에서는 시범 매장까지 운영하며 글로벌 사업 진출까지 넘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7월 한달간 강남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90% 늘면서 리뉴얼 효과가 크게 드러났다"며 “현재 신세계 팩토리스토어는 직매입·특정매입·위탁 형태를 병행 중인데, 향후 이익률이 높은 직매입 상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고물가 속 최신 유행 상품의 가치를 포기하더라도 파격적인 할인율을 지닌 창고형 오프프라이스 점포로 소비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통상 오프프라이스 스토어는 30~80% 수준의 할인율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약 30~50%의 할인율을 갖춘 대표 가성비 쇼핑 채널인 아울렛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불황형 유통 모델로서 오프프라이스의 존재감이 부상하면서 대기업 간 경쟁 열기도 갈수록 뜨거워지는 눈치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각각 '탑스', '오프웍스' 등 오프프라이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13년 국내 대형 유통사 중 처음으로 오프프라이스 사업을 시작한 이랜드리테일의 경우, 관련 사업으로 NC픽스 육성에 공들이고 있다. 매장 내 재고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하는 '슈퍼 프라이스존'을 통해 업계 평균 할인율을 웃도는 최대 90%의 할인 상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타 오프프라이스 점포와 중복되는 일부 브랜드 상품은 최대 30% 더 저렴하게 판매하며, 수급 상황에 따라 신상품까지 유연하게 입고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현재 이랜드리테일은 총 10개의 NC픽스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 7월에는 강서점을 리뉴얼 개장했다. 해당 점포는 리뉴얼 이전인 올 6월 매출도 전년 동월 대비 132% 오를 만큼 성장세가 두드러졌던 매장이다. 매장 규모를 기존 200평에서 320평까지 키우고, 취급 브랜드 수·상품수를 각각 약 240개→약 400개, 6000여개→1만여개로 볼륨화한 리뉴얼의 핵심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랜드리테일과 신세계백화점이 같은 달 오프프라이스 핵심 점포의 새 단장 소식을 알린 점에서 경쟁의식이 읽히는 대목이라고 업계는 평가한다. 다만, 신세계백화점과 달리 이랜드리테일은 신규 출점보다 기존 점포 경쟁력 강화에 사업 방향성을 두고 있다. 강서점 성과를 바탕으로 분당점·송파점·강남점·천호점 등 타 점포까지 리뉴얼 모델을 확대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올 상반기 NC픽스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가량 올랐다"며 “특히, 지난 달 15일 리뉴얼 개장한 강서점 매출은 같은 달 31일까지 전년 동기보다 4배 오르는 성장세를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리뉴얼 직후 젊은 고객층 유입도 급증했다"며 “20대~30대 고객 수는 전월 대비 약 220% 늘었고, 현재는 40~50대 고객층의 호응이 높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등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창고형 오프프라이스 브랜드의 등장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5월 1호점을 개장한 지 1년여 만에 40여개까지 오프라인 점포 수를 확장한 대명화학그룹 계열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의 '오프뷰티'다. 이 브랜드는 과잉재고·유통기한 임박 재고 등을 직매입해 정가 대비 최대 90% 할인이라는 초저가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특히, 1호점인 광장시장점을 필두로 명동·성수 등 주요 상권 위주로 대형 거점을 확보하며 외국인 사이에서 가성비 채널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4시께 방문한 서울 성수동 오프뷰티 메가팩토리점에서는 스킨케어존 위주로 외국인 6명이 삼삼오오 모여 제품 구경에 한창이었다. 한 관광객은 '코엘프 로즈패탈 새틴 레그 마스크(2매)'를 손에 든 채 매대에 부착된 가격표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해당 제품 가격은 8000원짜리로 정상가 대비 19% 할인된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개장한 이곳에서는 인디 브랜드뿐 아니라 AHC·설화수 등 유명 글로벌 브랜드 상품등 총 1000여개의 품목을 특가로 선보이고 있었다. 개별 단품뿐 아니라 선물용 기획세트도 눈에 띄었다. 'AHC 에이지리스 스킨케어 세트'는 정상가 8만원에서 35% 저렴한 5만2000원에, '설화수 윤조 에센스 6세대 기획 세트'는 14만에서 19% 할인된 11만4000원이었다. 단순 뷰티만 판매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너 뷰티부터 우산·가방 등 생활용품·잡화까지 폭넓게 취급하고 있었다. 매장 한 켠에는 외국인 고객 편의성을 노린 듯 환전기까지 비치돼 있었고, 바로 옆에는 편리한 계산이 가능하도록 셀프 키오스크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현재 회사의 매장 출점 모델은 직영·가맹점을 병행하는 구조다. 안정적인 직영 점포 운영 성과를 기반으로 공격적으로 가맹 사업을 확대한 사례다. 이 가운데 직영점인 성수 메가팩토리점은 대표 관광 상권에 위치한 만큼, 전체 방문객의 60~70% 비중이 외국인 고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비슷한 명동스퀘어점도 외국인 고객 비중만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객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오프뷰티 운영사인 큐인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974억원을 기록한 연매출을 올해 1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여기에 올해 몽골 내 첫 점포 개점까지 타진하며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 시장에서도 오프뷰티는 연내 점포 수를 80여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특히, 가두점 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 내 '숍인숍' 형태로 침투해 있는 것도 오프뷰티의 빠른 출점 공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심지어 기자가 방문했던 고양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매장 내에서도 오프뷰티 점포를 찾아볼 수 있었다. 대형 점포 대비 규모는 훨씬 작았지만 높은 할인율로 지나가는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립스틱 제품을 살펴보던 한 중장년 여성 고객은 “너무 싼데 이거 짜가(가품) 아니냐"고 중얼거렸다. 이 같은 소비자 우려를 의식한 듯 해당 매장 벽면에는 “모든 제품은 정품입니다(All Products are Genuine)"이라며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그 아래에는 "가품일 시 10배 보상“이라는 강력한 보상 관련 문구 내용까지 적혀 있었다. 업계는 창고형 오프프라이스 매장 간 경쟁이 가속화될수록 보다 얼마나 고객에게 색다른 소비 경험을 줄 수 있는 지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한다. 단순 체감 할인 혜택을 넘어 고객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함께, 고객 체류를 늘릴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 싸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오프뷰티는 올 6월부터 배달 앱인 쿠팡이츠 '장보기·쇼핑' 카테고리에 입점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비대면 방식으로 고객 접점을 넓힌 것이다. 일부 점포에서는 다양한 큐레이션 매대와 이색 행사까지 전개하며 고객 흥미를 돋우고 있다. 성수 메가팩토리 매장 1층에서는 닥터스 초이스, 뉴 어라이벌(신제품), 비밀 꿀템 등 전용 매대는 물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텐제로'와 협업하는 팝업 존까지 설치돼 있었다. 타임 세일 존에서는 헤어 스타일링·케어 브랜드인 '모두봄'의 브러시픽서를 86% 할인가인 3000원에 특가 판매하고 있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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