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th, 에너지가 미래다] 제약사 스마트공장 확산…‘안전성·효율화’ 두 토끼 잡는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스마트공장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약사의 스마트공장 도입은 의약품 품질 및 안전성 강화를 위해 필요하지만 탄소감축과 에너지 효율화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지난달 충남 당진, 천안, 경기 이천 생산공장에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IT 시스템 도입을 완료했다. 2022년 당진공장을 시작으로 이천공장과 천안공장에 차례로 시스템을 도입해 온 동아제약은 모든 의약품 제조시설에 스마트 공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산 품질관리 체계를 표준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부적으로 △전자문서시스템(EDMS) △품질보증시스템(QMS) △시험정보시스템(LIMS) △전자제조기록시스템(EBR) △시험기록시스템(LES) 등 공장 운영에 필요한 IT시스템을 구축,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생산비용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의약품은 일반 공산품에 비해 높은 안전성 확보가 필요해 각 공정마다 수많은 검수작업이 이뤄진다. 더욱이 이는 그동안 주로 작업자가 직접 종이에 기입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전자문서시스템(EDMS), 전자제조기록시스템(EBR) 등 다양한 단계의 스마트공장 도입은 이러한 종이 검수 작업을 획기적으로 줄여 줌으로써 불량률 감소, 안전성 강화는 물론 인력과 비용의 효율화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종근당은 스마트공장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지능형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든 제조공정 데이터의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관련 인프라 구축을 완료한 종근당은 올해부터는 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활용을 고도화하고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지능형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해 제조설비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뿐만 아니라 설비 이상을 감지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7년 국내 제약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총 2100억원을 투입해 선진GMP(cGMP) 수준의 최첨단 자동화공장 '스마트팩토리'를 완공했다. 이 공장은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원료 입고부터 출하까지 모든 제조 과정을 자동화한 지능형 생산 시설이다. 충북 청주 오송공장과 경기 화성 향남공장 등 2곳에서 의약품을 생산하는 대웅제약의 스마트공장은 모든 생산공정을 자동화해 사람의 실수를 원천 차단하는 환경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 공정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관리해 '종이 없는 공장'을 구현했으며 생산공정 중 유일하게 '칭량(원료 무게 측정)'만 사람이 직접 수행하지만 이 역시 기계를 이용해 사람이 직접 다뤄야 하는 부분을 최소화시켰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안전하고 좋은 약을 만들기 위해 전사적, 종합적으로 '품질경영'을 실천하며 제조 및 품질 부문에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최첨단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한 오송공장과 혁신제제 기술개발 및 생산 유연성을 가진 향남공장을 기반으로 품질 경쟁력을 더욱 견고히 다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일동제약은 총 200억원을 투자해 자동화 시스템을 완성, 생산인력을 20% 줄이고도 생산량은 줄지 않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일동제약은 앞으로 품질은 물론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스마트공장 구축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제약분야에서 스마트공장 보급과 고도화 속도는 다른 제조업 분야보다 더딘 것으로 평가된다. 각 공정 단계마다 점검하는 'GMP'이라는 규제가 하나 더 추가될 뿐 아니라 오랜기간 생산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자신의 오랜 경험에 의존하는 '임의제조' 관행이 고착화돼 있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일부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제외하면 영세기업이 많은 국내 제약산업 특성상 장기간 투자와 회수기간이 필요한 스마트공장 도입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업체가 많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공장을 완전히 구축하려면 최소 100억원 이상 소요된다"며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이나 혁신신약 개발에 대한 보험가격 정책 등 정부의 장기적이고 과감한 재정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삼성바이오, CDMO·바이오시밀러 분할로 ‘밸류업’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주사 설립을 통해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분할한다. 이는 수주사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개발사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바이오시밀러 사업이라는 서로 이질적인 사업을 분리해 이해충돌 우려를 해소하고 미국 관세·약가인하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바이오에피스 분할계획서를 승인했다. 이 분할계획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별개로 지주사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를 신설하고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 100%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삼성에피스홀딩스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 골자다. 분할방식은 기존 주주구성 비율이 그대로 유지되는 인적분할 방식이며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과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을 0.6503913 대 0.3496087의 비율로 배분받는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초대 대표이사는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가 겸임하며 신설 분할법인은 오는 9월 임시주주총회 등을 거쳐 오는 10월 1일 창립될 예정이다. 이후 10월 중 분할등기신청, 삼성바이오로직스 변경상장, 삼성에피스홀딩스 재상장, 삼성바이오에피스 자회사 편입 등을 거쳐 분할을 완료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번 기업분할은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위탁개발생산을 수주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글로벌 제약사와 신약·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을 벌이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그동안 하나의 실체로 인식돼 마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객사의 경쟁사업도 운영하는 것처럼 오해를 사고 있다는 점이 추진 배경이 됐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급성장하고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약가인하 정책 등 의약품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이해충돌 우려가 더 커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번 기업분할을 통해 투자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CDMO 사업에 대한 '안전투자'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신약개발 사업에 대한 '모험투자'를 분리해 선택할 수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각 자신의 주력사업으로 온전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조성은 물론 항체의약품 외에 항체약물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사전충전형 주사기(PFS) 등 차세대 CDMO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가면역질환, 암, 안과질환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확대하는 동시에 신규 자회사 설립을 통해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개발, 벤처육성 등 신사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분할 이전 및 이후 지배구조 비교. 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기업분할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기업분할 온라인 설명회에서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이번 기업분할은 (그룹이 아닌)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에서 발의한 안건"이라며 “이해충돌 우려라는 근원적 리스크를 제거하고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이번 기업분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기업분할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지분 43.06%)이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홀딩스)를 수평적으로 모두 지배하는 만큼 기존보다 자회사 평가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삼성물산 주가는 오전 7시 46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계획 공시 직후 프리마켓(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서 전 거래일보다 7% 가량 오르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역시 이날 장 초반 8% 가량 상승했다. 다른 업계 일부는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이자 동시에 삼성그룹 핵심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아직 소송을 진행중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무리하게 지배구조를 개편하기보다는 바이오사업의 효율적 재편 또는 향후 그룹 주력사업 포트폴리오 정비 차원에서 이번 기업분할을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 개선’ 속도 빨라진다

올해 1분기 매출 확대와 영업적자 축소를 이룬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존 백신 사업에 더해 지난해 인수한 독일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를 기반으로 성장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21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제기한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13)' 특허침해금지 소송에서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승소판결을 받았다. 앞서 지난 2020년 화이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러시아에 공급한 PCV13 개별접합체 원액과 연구용 완제의약품이 화이자의 조성물 특허를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6년 개발한 국산 1호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스카이뉴모'가 화이자와의 특허 분쟁에서 패해 오는 2027년까지 국내 생산 및 판매가 금지돼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을 통해 '완제품'이 아닌 '개별접합체'에 대해서는 수출이 가능해진 만큼 동남아 및 중남미를 중심으로 개별접합체 원액 공급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한 화이자의 특허가 2027년에 만료되는 만큼 이후 국내에서 스카이뉴모 완제품 생산 및 판매도 시작해 폐렴구균 백신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자회사 IDT 바이오로지카는 지난 12~15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바이오프로세스 인터내셔널 유럽(BPI Europe)'에 참가해 CDMO 수주전을 펼쳤다. BPI는 바이오의약품의 개발·생산·분석 등 전 공정의 최신기술과 파트너십을 논의하는 세계권위의 바이오산업 컨퍼런스로, IDT는 바이러스백신, 유전자 및 면역치료제, 무균주사제 등 맞춤형 서비스 역량을 소개했다. IDT는 지난 3월에는 미국 뉴욕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135년 역사의 제약바이오 네트워킹 행사 'DCAT 위크 2025'에 참가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했으며, 지난달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백신회의(WVC 2025)'에 참가해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역량을 알리기도 했다. IDT는 다음달 16~19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최대 바이오산업 행사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USA)'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SK바이오사이언스 자회사로 편입된 IDT는 100여년 업력의 CDMO 기업으로, 특히 편입 직후인 지난해 4분기부터 영업흑자로 전환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IDT는 지속적인 설비효율화와 수주 확대를 통해 올해 연매출 4100억원을 넘기고 연간기준 흑자전환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에 힘입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546억원, 영업손실 151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확대와 영업손실 축소의 성과를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6.9배로 늘리고 영업손실은 46% 줄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1년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9290억원)을 올렸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엔데믹으로 지난해에 팬데믹 이전 수준인 2675억원까지 매출이 줄었지만 IDT 합병과 백신사업 호조를 통해 매출 회복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는 올해부터 남반구 수출물량의 확대가 이뤄지고 있으며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는 범미보건기구(PAHO) 선행입찰 추가 수주에 성공해 중남미 시장 공급기간을 2027년까지로 늘렸다. 이밖에 국내에서 개발된 유일한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는 국내 공급량을 지속 늘려가고 있고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도 추진 중이다. 나아가 사노피와 공동 개발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후보물질은 글로벌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중이며 영유아 및 소아용과 성인용 차세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개발도 올해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는 한편 IDT의 안정적 성장, 자체개발 백신의 신규시장 개척 등으로 실적을 빠르게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K-제약바이오 미래, 美관세·새정부에 달렸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의약품 관세부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정부와 업계와 대응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업계는 오는 6월 3일 조기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에게 직접 업계 의견을 전달할 기회가 부족했던 만큼 공개적인 정책·공약 제언을 통해 각 후보·정당들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함께 '2025년 변화하는 미국 의약품 시장, 위기와 기회' 제목의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하고 미국 트럼프 정부의 의약품 관세부과 및 약가인하 정책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최근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시행한 의약품 분야 국가안보조사를 완료, 이달 중 의약품 관세부과 발표가 예상된다.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처방약 가격을 인하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50여개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석한 이 세미나에서 산업부는 오는 6월 16~19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되는 세계최대 바이오 전시회 '바이오 USA'에 통합한국관을 운영하고 파트너링 지원센터 'K-바이오데스크'를 활용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지원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트라는 상담창구 '제약바이오 관세대응119'와 수출바우처 사업 등을 통해 업계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미국진출을 도울 계획이다. 앞서 20일 대통령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는 제2차 회의를 개최하고 규제개혁 등 국가 바이오역량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출범한 국가바이오위원회는 이번에 이주호 권한대행 주재로 열렸으며, 부위원장인 이상엽 카이스트(KAIST) 부총장을 비롯해 류성호 순천향대 의대 교수 등 민간위원이 참가해 토의를 가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부처별로 분산돼 있는 R&D 사업의 효율화를 위해 △AI신약개발 △방사성의약품 △첨단뇌과학 등 10대 중점분야를 중심으로 내년도 정부 R&D 예산 편성에 반영, 관계부처간 협업 고도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음달 출범하는 새정부를 향한 업계의 바람도 크다. 조기대선인 만큼 대선 후보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할 기회가 부족했던 만큼 공개 정책제언을 통해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19일 '협회 창립 80주년 특별기획 정책보고서'를 발간하고 '제21대 대선 제약바이오 정책 10대 공약'을 제안했다. 이 10대 정책제안에는 △성과기반 R&D 정책수립 △필수 백신 및 치료제 자국화 △국내개발 신약 보상체계 마련 △원료의약품 국산화 지원 △협력형 AI 신약개발 가속화 △예측가능한 약가로드맵 구축 등이 담겼다. 한국바이오협회 역시 21일 '차기정부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 10대 과제 제안'을 통해 △바이오산업종합육성법 제정 △바이오 수출통상지원센터 개설 △K-바이오 규제개혁 담당관 운영 △고급인재양성을 위한 바이오아카데미 추진 등을 제안했다. 이관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미래비전위원장은 “최근 3년간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매년 9000억~1조7000억원이 투자되고 있지만 이 중 신약개발에 투입되는 금액은 20% 이하"라며 “신약 R&D에 투자된 연구개발비를 약가산정에 반영해 주는 '연구개발비용 가산제도' 등을 검토해 신약개발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우리 정부가 바이오벤처 육성을 위해 조단위 규모의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목표 금액을 채우기 쉽지 않다"며 “200억~300억원 규모의 소규모 펀드를 여러 개 만들어 벤처·스타트업으로의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고, 바이오벤처에 대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규제도 완화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한독, ‘강황 원료’ 앞세워 건기식 본격 공략

한독이 건강기능식품 및 식품 자회사 '한독헬스케어'를 공식 출범시켰다고 19일 밝혔다. 한독헬스케어는 한독의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와 한독이 지난 2016년 인수한 일본 기능성원료기업 테라밸류즈를 통합한 신설법인으로 한독의 100% 자회사로 운영된다. 한독 밸류업 전략에 따라 출범한 한독헬스케어는 원료부터 제품개발과 판매까지 수직계열화함으로써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한독헬스케어 초대 대표이사에는 한독 기획조정실 김동한 전무와 테라밸류즈 권소현 대표가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김동한 대표는 건강기능식품 및 식품사업을, 권소현 대표는 글로벌 원료사업과 연구개발 업무 등을 나눠 담당한다. 두 대표는 전문성과 경험을 결합해 서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한독헬스케어는 체내 흡수율을 높인 프리미엄 커큐민(강황에서 추출한 식물성 영양소 성분) 원료 '테라큐민'을 중심으로 웰니스문화의 확산과 천연성분 선호도 증가 트렌드를 반영해 국내외 건기식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테라큐민은 테라밸류즈가 개발한 프리미엄 기능성 원료로 일반 커큐민보다 체내흡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테라큐민의 커큐민이 미국 소비자가 선정한 건강식품 1위로 꼽히며 최근 3년간 연평균 5%의 안정적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건강 관리와 천연 성분에 관심이 높아지며 커큐민 기반 제품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한독헬스케어는 건기식 브랜드 '네이처셋'과 숙취해소제 '레디큐' 등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김동한 한독헬스케어 대표는 “테라큐민이라는 차별화된 원료와 한독의 엄격한 품질기준 및 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커큐민 시장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종근당 보툴리눔톡신 1호, 세계 첫 ‘할랄 인증’

종근당의 첫 자체개발 보툴리눔톡신 '티엠버스주'가 보툴리눔톡신 제제로는 세계 최초로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 계열사 종근당바이오는 최근 인도네시아 할랄제품보증청(BPJPH)으로부터 '티엠버스주'에 대해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할랄 인증은 원료와 제조과정 전반이 이슬람 율법에 부합하는지를 검증하는 제도로 인도네시아 할랄제품보증청은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 아랍에미리트 표준청(ESMA) 등과 함께 국제 공신력을 가진 할랄인증기관이다. 종근당이 지난 6년간 자체개발해 온 티엠버스주는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 공식 등록 균주를 사용해 균주 출처가 명확할 뿐 아니라 전체 제조공정에 걸쳐 동물유래 성분을 배제해 감염위험 등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 보툴리눔톡신 제품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사람혈청알부민(HSA) 대신 비동물성 부형제를 도입해 혈액유래 병원체의 감염 우려를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종근당바이오는 지난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도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충북 오송에 톡신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빠른 상업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4위 인구대국인 인도네시아는 소득수준 향상으로 미용성형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파머징 마켓'(신흥 제약시장) 중 하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비수술적 미용시술·치료 시장규모는 2022년 2억3400만달러(약 3300억원)에서 2028년 4억5000만달러(약 6300억원)로 6년새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바이오는 이번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을 계기로 20억명 규모의 전세계 무슬림 시장에 진출하는 동시에 세계 3대 톡신시장(미국·유럽·중국) 중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 톡신시장 진출도 추진할 방침이이서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업계는 종근당이 휴젤, 대웅제약, 메디톡스 등에 비해 보툴리눔톡신 해외진출 후발주자이지만 균주 출처가 명확하고 비동물성 톡신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K-톡신 수출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종근당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할랄 인증으로 이슬람 문화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균주 출처가 분명하고 안정성을 확보한 티엠버스주로 20억명에 달하는 전세계 무슬림 시장에서 보툴리눔톡신제제 시장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차바이오텍 1분기 매출 31% 쑥…2년연속 1조 자신감

지난해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차바이오텍이 올해 1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30% 넘게 성장하며 2년 연속 매출 1조원 돌파에 청신호를 켰다. 15일 차바이오텍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04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 성장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경제 불확실성에도 미국과 호주 등 해외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싱가포르메디칼그룹(SMG) 연결 편입 등의 영향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손실은 125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지만 차바이오텍과 CMG제약, 차백신연구소 등의 R&D 비용 증가에도 매출 증가와 미국 자회사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적자 축소로 전년동기 수준을 유지했다. 별도기준 매출액은 148억원으로 유전체 분석, 면역세포 및 줄기세포 보관, 헬스케어 IT 사업 등의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했다.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400만원 손실로,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 확대 등 R&D 비용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사업 부문의 매출 증대로 손익분기점 수준을 유지했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3월 글로벌 역량강화를 위해 최석윤 전 골드만삭스 한국대표를 부회장으로 영입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또한 내부 조직과 계열사 관리, 미국 병원 경영효율화, 일본 및 아시아 헬스케어 시장 확대를 위해 박번 사장, 김창욱 대표, 한기원 사장을 기용했다. 차바이오텍은 신임 경영진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경영구조 개선을 추진함과 동시에 다음달 유상증자를 순조롭게 마무리해 남수연 R&D 총괄사장을 필두로 신규 신약 후보물질의 확보와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스탠다드 확립 가속화를 통해 본격적인 R&D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약가인하는 바라던 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미국 트럼프 정부의 의약품 관세부과 예고에 대해 충분한 재고물량을 비축한 만큼 적어도 내년 말까지는 관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내 약가인하 움직임에 대해서도 “오히려 바라던 바"라고 말해 위기가 아닌 기회임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15일 언론·투자자·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온라인 간담회를 갖고 최근 트럼프 정부의 약가인하 행정명령, 의약품 관세도입 등 정책변화에 대한 대응방안과 향후계획을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현지시간)과 지난 12일 미국 환자의 처방의약품 가격을 낮추기 위한 행정명령에 잇따라 서명했고, 이번주 또는 다음주 중에 의약품 품목별 관세부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서 회장은 우선 약가인하 정책과 관련,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은 '의약품 중간유통구조' 개편을 통한 처방약 가격인하와 이를 통한 환자부담 경감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미국은 독특한 의약품 중간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중간유통사인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가 의약품 가격을 책정하고 병원연합그룹(GPO), 약국 등 복잡한 수직 유통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유럽은 오리지널보다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 그 비용절감 혜택이 의사와 환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곧바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이 높아지지만, 미국은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도 그 비용절감분이 PBM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의사들은 굳이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하는 대신 익숙한 오리지널을 처방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 환자들은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도 여전히 높은 비용을 부담하고, 셀트리온 등 바이오시밀러 업체는 낮은 가격으로 출시해도 점유율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유럽에서는 중간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각국 정부와 직접 협상해 바이오시밀러를 공급하고 있다"며 “셀트리온 전체 매출에서 유럽 비중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셀트리온은 정부와의 직접협상에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 회장은 “미국도 중간유통구조가 개편돼 미국 정부와 직접 약가를 협상할 수 있게 된다면 미국에서 '신약'으로 출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유럽제품명 램시마SC)는 다소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아직 주력사업은 '바이오시밀러'이기 때문에 기회면 기회였지 위기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서 회장은 다른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도 '신약' 미국 수출은 크지 않은 만큼 이번 약가인하 정책으로 받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약품 관세부과와 관련해서는 이미 15~21개월치 재고물량을 확보했기 때문에 적어도 내년 말까지는 관세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한국에서는 주로 원료의약품까지만 만들고 완제품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제조한다"며 “미국내 생산으로 전환가능한 위탁생산(CMO) 업체들과 장기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내년 말 이후에도 원료의약품 일부 비용증가요인을 제외하면 관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서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내 생산확대 정책에 따른 미국 현지 생산기지 건설 여부와 지난해 발표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계획을 올해 말까지 결정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올해 2~4분기로 갈수록 매출 증가세가 가팔라질 전망인 만큼 당초의 올해 매출 5조원 목표를 유지할 것이며, 6월부터는 매 분기마다 매출 전망치도 발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서정진 회장은 “미국 PBM 등 중간유통구조가 복잡하고 업무진행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미쳐 파악하지 못해 짐펜트라 미국 매출 증가 속도가 당초 약속보다 늦어지고 있는데 대해 투자자들께 죄송하다"면서도 “미국의 약가인하 정책과 그 일환으로 추진 중인 바이오시밀러 확대 정책은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R&D), 제조생산, 직접판매 능력을 모두 갖춘 셀트리온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美 약가인하 현실화…셀트리온만 ‘느긋’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 관세부과' 예고에 이어 '약가인하 행정명령'에 서명해 제약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다만 일부 업계는 실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셀트리온은 오히려 바이오시밀러 수출 확대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미국 환자에게 가장 선호되는 국가의 처방약 가격 책정 제공'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미국 국민이 처방약에 지불하는 가격을 다른 선진국 중 가장 낮은 가격과 일치시키는 '최혜국 약가 정책'을 골자로 한다. 세부적으로 보건복지부로 하여금 △미국 환자가 제약사로부터 직접 최혜국 가격으로 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마련 △30일 내에 제약사에 최혜국 가격 목표를 전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보험사에 해당하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의 중간유통구조를 개선, 미국 환자들이 PBM 등 중개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제약사로부터 최혜국 가격으로 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이번 약가인하 행정명령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사 제품을 할인해 해외시장에 판매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높은 약가를 통해 그 할인액을 충당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백악관의 설명자료에 따르면 미국 국민이 유명 의약품에 지불하는 가격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지불하는 가격의 3배 이상이며, 미국 국민은 세계인구의 5% 미만임에도 전 세계 의약품 수익의 약 75%를 부담하고 있다. 바이오협회는 고가의 처방약 제조사들이 기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의 약가협상 외에 이번 최혜국 약가정책으로 매출 하락 상황에 몰렸으며, 미국 정부 및 미국 제약사들은 한국 등 OECD 국가를 대상으로 혁신의약품에 대한 약가인상 요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첫 번째 임기 중에도 최혜국 약가 정책을 추진했으나 법원에 의해 막힌 전례가 있으며 이번에도 약가인하를 강제할 경우 제약사의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인 만큼 실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셀트리온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의약품 유통구조 개선 움직임이 오히려 기회요인이라는 입장이다. 우선, PBM 등 중간유통구조 개선으로 셀트리온은 중간유통사가 아닌 미국 정부와 직접 약가를 협상할 수 있어 미국 정부와 셀트리온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미국 PBM의 리베이트 제도로 실제 미국에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공급가격은 유럽에 비해 높지 않으면서도 미국 환자의 병원 처방 가격은 오리지널 수준으로 높아 환자 혜택도 미비했던 만큼 중간 유통구조가 개선되면 바이오시밀러 실제 처방 가격이 낮아지고 환자가 얻는 혜택도 늘어 유럽처럼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미국이 환자 약가부담 경감을 위해 수입 의약품을 확대하면 셀트리온은 기존에 출시하지 않았던 제품도 추가로 출시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미국 내 직판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행정명령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셀트리온과 같이 미국 현지에서 바이오시밀러를 직판 중인 기업에게는 또다른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휴젤 ‘톡신 신흥시장’ 중동 진출 잰걸음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기업 휴젤이 아랍에미리트(UAE)에 보툴리눔톡신 '보툴렉스'를 공식 출시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세계 3대 톡신시장인 미국·중국·유럽에 모두 진출한 휴젤은 신흥시장으로 주목받는 중동 진출을 본격화함으로써 글로벌 톡신기업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휴젤은 지난 9일(현지시간) UAE 두바이에서 '보툴렉스 UAE 출시 행사'를 가졌다고 13일 밝혔다. 이 행사는 지승욱 휴젤 부사장과 안드레 다우드 메디카그룹 CEO를 비롯해 피부과 전문의 등 180여명이 참석했으며 두바이 연안의 대형 요트 '데저트 로즈'에서 개최돼 럭셔리한 이미지를 더했다. 휴젤은 보툴렉스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점을 강조하면서 현지 파트너사인 메디카그룹의 유통망을 활용해 경쟁력 있는 가격을 앞세워 중동 전역에서 브랜드 위상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휴젤의 주력 제품인 보툴렉스는 지난 2023년 중동에서 처음으로 쿠웨이트에 진출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 2위 톡신시장인 UAE 진출은 높은 경제성장률 및 인구증가율과 미용의료시장 성장으로 '파머징 마켓(신흥 제약시장)'이라 불리는 중동 진출을 본격 알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중동·북아프리카지역(MENA)의 톡신시장은 2022년 10조원에서 2030년 15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UAE를 포함한 중동 톡신시장은 보툴리눔톡신 원조인 애브비 '보톡스'와 프랑스 제약사 입센 '디스포트'가 주도하고 있다. 우리 기업 중에서는 대웅제약 보툴리눔톡신 '나보타'가 올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했으며 메디톡스는 국내기업 최초로 UAE에 보툴리눔톡신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휴젤은 지난 2023년 UAE에서 승인받아 판매 중인 히알루론산(HA) 필러 '리볼렉스'(국내제품명 더채움)'와 연계해 보툴렉스의 점유율을 빠르게 높인다는 전략이다. 휴젤은 국내기업 중 유일하게 세계 3대 톡신시장인 미국, 유럽, 중국에 모두 진출해 있으며 일본,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수출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휴젤은 지난 3월 미국에 보툴렉스(미국제품명 레티보)를 정식 출시한데 이어 이번 UAE 출시를 통해 기존 주력시장은 물론 신흥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휴젤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주요 중동국가에서도 보툴렉스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휴젤은 현재 60여개국인 보툴렉스 진출국가 수를 2028년까지 80개국 이상으로 늘리고, 향후 3년 내에 미국 미용목적 보툴리눔톡신 시장점유율은 10%, 유럽·중국 시장점유율은 20~25%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휴젤 관계자는 “중동시장은 메디컬 에스테틱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핵심지역인 만큼 차별화된 제품력과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시장 입지를 확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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