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쏘시오그룹, 3분기 호실적…에스티팜 영업익 140%↑

동아쏘시오그룹이 올해 3분기 전문의약품(ETC), 위탁개발생산(CDMO), 헬스케어 등 주요 사업부문의 두 자릿 수 매출 증대에 힘입어 견실한 성장을 이어갔다. 다만 동아에스티는 R&D 비용 집행의 기저효과로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동기 3569억원 대비 7.2% 증가한 382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25억원에서 333억원으로 47.4% 신장하며 외형과 내실의 동반 성장을 이끌었다. 이러한 오름세는 올 3분기 연결 자회사의 주요 사업 호조가 이어진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인 동아제약은 3분기 2001억원 매출로 전년동기 대비 11.5%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8.9% 증가한 285억원으로 집계됐다. 박카스와 일반의약품(OTC) 사업부문이 성장을 주도하며 3분기 동아제약 매출이 상승한 가운데, 판관비 집행의 효율화로 영업이익도 함께 증대됐다는 게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설명이다. 특히 박카스 매출은 이 기간 11.7% 오른 867억원, 일반의약품 매출은 28.4% 늘어 575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생활건강 사업부문은 480억원 매출로, 전년동기 대비 6.1% 감소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전문 자회사인 에스티젠바이오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3분기 에스티젠바이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7.7% 증가한 315억원으로 나타났고,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같은 기간 2배 늘었다. CMO 신규 수주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상업화 물량 증가로 매출이 성장한 데 이어, CMO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 상승도 함께 견인됐다. 물류 분야를 담당하는 자회사 용마로지스는 3분기 신규 화주 유치와 추석기간 수요가 증대된 결과로 전년동기 대비 7.2% 증가한 1096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거래처 정산이 이월된 영향으로 같은 기간 47.5% 늘며 6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설명했다. 동아쏘시오그룹 내 CDMO 전문 계열사인 에스티팜 실적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며 3분기 호실적을 맞이했다. 3분기 연결기준 에스티팜 실적은 819억원 매출과 147억원 영업이익으로 잠정 집계돼 전년동기 대비 각각 32.7%·141.6% 급증했다. 특히 에스티팜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올리고) 신약 CDMO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 3분기 올리고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92.9% 증가한 686억원을 달성했다. 올리고 매출은 각각 △만성B형간염 치료제 222억원 △희귀심혈관 치료제 256억원 △고지혈증 치료제 79억원 △동맥경화증 72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올리고 매출 구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혈액암과 고지혈증 치료제 프로젝트의 의존도가 감소했다"며 “사업부 내 매출 원천이 다양해지면서 품목별 출하 일정으로 인한 매출 변동성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룹 내 ETC 담당 계열사인 동아에스티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두 자릿수 영업이익 감소를 동시에 겪으며 성과가 엇갈렸다. 3분기 연결기준 동아에스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5.4% 줄어 168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3분기 R&D 비용을 같은 해 상반기 조기 집행한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게 동아에스티의 설명이다. 앞서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3분기 R&D 비용으로 203억원을 집행했었다. 올 3분기 R&D 비용은 전년대비 61억원 증가한 264억원이다. 반면 매출은 1984억원으로 같은 기간 10.5% 신장하며 역대 최대 분기매출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ETC 분야 매출이 전체적인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ETC 매출은 이 기간 20.6% 늘어 1453억원으로 집계됐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ETC 부문에서 그로트로핀(인성장호르몬제)·모티리톤(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이 성장했으며, 자큐보(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디페렐린(전립선암·성조숙증치료제) 등 신규 품목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HK이노엔, 3Q 매출 2608억원…1조 클럽 진입까지 ‘단 한걸음’

HK이노엔이 올해 3분기 26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1조클럽'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HK이노엔은 올 3분기 매출액이 260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전년동기 2295억원 대비 13.7% 증가한 수치다. 지난 1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7713억원으로 집계돼 연매출 1조원 달성까지 2287억원을 남겨두며 1조클럽 진입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앞서 HK이노엔은 지난해 1~3분기 매출액 6614억원을 올린 가운데, 같은해 4분기 매출 2357억원으로 연간 매출액은 8971억원을 기록하며 9000억원 문턱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도 두 자릿수 증가율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259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동기 222억원을 16.4% 앞질렀다. 아울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08억원으로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러한 호실적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등 전문의약품(ETC)의 판매 호조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H&B 사업부문 부진에도 불구하고 ETC 사업부문의 고성장세가 전체적인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3분기 H&B 부문의 '컨디션' 제품군 매출은 10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1% 감소했다. 품질이슈로 지난 6~7월 회수조치됐던 음료제품군의 매출 회복도 지연돼 H&B 부문에서만 47억원의 영업손실도 발생했다. 그러나 전체 매출에서 9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ETC 부문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며 H&B의 부진을 극복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실제 3분기 ETC 매출은 245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1% 신장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53.6% 증가한 305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케이캡 처방액이 3분기 561억원으로 11.4% 증가하며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했다. 중국에서 발생한 케이캡 로열티의 경우 ETC부문의 수익성이 증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촉발된 전공의 대거 이탈 사태 여파로 주춤했던 수액 매출도 기초수액과 영양수액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0.4%·16.8% 동시 증가하며 HK이노엔의 매출 오름세를 뒷받침했다. 이외에도 스위스 로슈와 맺은 표적항암제 '아바스틴'의 국내 마케팅·영업 제휴도 호실적의 주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지난 8월 화이자 및 정부와 체결한 코로나19 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NIP)는 지난달부터 제품 출고를 진행, 이달 매출로 인식되면서 4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3분기 ETC 사업부문에서 고른 매출 성장이 있었지만, H&B 사업부문에서는 음료제품 회수 이후로 매출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다"며 “영업이익은 케이캡 판매와 로열티 증가, 수액 성장으로 이익이 증가한 반면, 음료제품 회수 이후 회복세와 보상 지연에 따른 H&B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콜마그룹, ‘윤상현 체제’ 굳혀…父 윤동한 회장 결단만 남았다

콜마그룹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콜마비앤에이치와 콜마홀딩스의 주주총회를 모두 거치면서 오빠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의 승리로 굳어졌다. 장남 윤 부회장이 가족간 극한 대립을 피하면서도 비교적 조기에 '윤상현 체제'를 성공적으로 굳힌 만큼, 그동안 딸 편에 서 있었던 부친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어떤 대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산학연클러스터지원센터에서 열린 콜마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윤동한 회장과 김치봉·김병묵 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등 총 3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이 안건은 출석 주주 과반 찬성과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찬성을 필요로 했으나, 윤 회장은 출석 주주 찬성 29.3%(585만6460주)를 얻는데 그쳐 사내이사 진입에 실패했다. 나머지 두 후보도 동일한 비율의 찬성을 얻는데 그쳤다. 앞서 장녀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는 부친과 함께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콜마홀딩스 사내이사로 진입하려 했으나, 지난 24일 이사후보를 전격 자진 사퇴했다. 특히 이번 안건 표결에서는 콜마홀딩스 최대주주(지분 31.75%)인 윤상현 부회장이 가족 관련 사안이라는 이유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했음에도 윤 부회장이 '압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날 윤 회장이 얻은 찬성표는 발행주식 총수(3429만6259주)의 17.1%(585만9460주)였다. 윤 회장과 윤 대표 등 윤 회장측 지분 16.2%를 제외하면 윤 회장의 이사회 진입을 찬성한 일반 주주는 전체의 1%도 되지 않는 셈이다.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투자자들도 윤 회장 등 신규 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부회장이 부친 및 여동생과의 대립을 자제하면서도 비교적 분쟁 초기에 승기를 굳혔을 뿐 아니라 일반 주주와 기관투자자의 신뢰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향후 윤 회장의 결단이 주목된다.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 윤 회장과 윤 대표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윤 회장이 윤 부회장에게 증여했던 콜마홀딩스 주식에 대한 반환청구소송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 회장이 이 소송을 계속 끌고 가면 콜마그룹 경영체제는 장기간 불확실성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룹의 가장 어른인 윤 회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삼성바이오로직스, 또 ‘사상 최대’ 실적…3개 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3분기 매출액 1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풀가동'된 인천 송도 4공장과 잇따른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 수주 효과로 호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영업이익도 3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6602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동기 1조1871억원 대비 39.9% 증가한 수치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이었던 올 1분기 1조2983억원 기록도 넘어섰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분기 1조2564억원 매출을 올리며 분기 기준 최고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1조2983억원을 달성하며 최대 매출을 갱신했었다. 지난 2분기에는 1조2899억원에 그쳤지만 올 3분기 기존 최고 매출을 27.9% 상회해 다시금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갱신하면서 '분기 매출 1조5000억원' 허들도 가뿐히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3개 분기 연속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견조한 성장세를 증명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7288원으로, 전년동기 3386억원 대비 115.3% 증가했다. 당초 증권가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5765억원으로 관측됐으나, 이를 1523억원 초과하며 7000억원 벽도 돌파했다. 특히, 지난 1분기 4756억원 영업이익으로 컨센서스를 36.4% 상회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와 3분기에도 컨센서스를 각각 9.5%·26.4% 넘어서며 3개 분기 내내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이 같은 3분기 호실적은 약 2년간의 램프업(가동률 상승)을 끝마친 인천 송도 4공장과 유럽 CMO 계약 2건을 주축으로 실현됐다. 업계에 따르면, 24만리터(ℓ) 규모에 달하는 송도 4공장은 최근 램프업을 마치고 100% 가동률 태세에 진입하며 올 3분기부터 본격적인 매출 기여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미 1~3 공장이 풀가동 모드에 돌입한 상태에서 4공장 램프업 완료로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캐파(생산 역량) 확대와 글로벌 수요가 맞물려 3분기 CDMO 수주 계약도 잇따라 체결됐다. 지난달 미국 소재 제약사와 체결한 1조8000억원대 초대형 위탁생산(CMO) 계약이 대표적이다. 해당 계약은 지난 1월 유럽 제약사와 맺은 2조원 규모 계약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성과다. 이외에도 3분기 총 8건의 위탁개발(CDO) 신규 계약을 확보하는 등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공시기준 누적 수주액 5조2435억원을 올리며 10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주액(5조4025억원)을 턱밑까지 맹추격하고 있다. 이러한 3분기 호실적에 연간 실적 기대감도 한 층 증폭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인적분할로 일부 CDMO 수주사가 제기해 왔던 이해 상충 우려가 불식되면서다. 18만ℓ에 달하는 5공장이 신규 수주에 따른 기술이전과 함께 램프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에 3개 공장을 추가 건설해 캐파를 132만4000ℓ까지 확대할 방침인만큼 연중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는 연결기준 및 별도기준 모두 2분기 실적발표 시 상향 조정한 연매출 성장 가이던스(25~30%)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유통 인사이드]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 오너일가 극적 화해 가능할까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아직 지주사 임시주주총회, 주식반환청구소송 등 굵직한 변수가 남아있지만 우위를 점하고 있는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분쟁 상대방인 부친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 및 여동생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와 극한 대립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오너 가족간 극적 화해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오빠 윤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여동생 윤 대표는 29일 예정된 콜마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진출하려 했다가 최근 이사 후보직을 전격 자진사퇴했다. 이날 콜마홀딩스 임시주총에는 윤 대표와 부친 윤 회장 등 10명의 윤 대표측 인사를 대거 사내·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돼 있었다. 지난달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을 통해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진출한데 대한 '맞불 작전'으로, 윤 대표측이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상정한 안건이다. 그러나 윤 대표가 이사후보 6명과 함께 자진사퇴함으로써 이날 안건은 윤 회장 등 3명의 이사후보 선임 안건만 남게 됐다. 일각에서는 윤 대표의 이사후보 자진사퇴를 두고 콜마홀딩스 지분구도상 어차피 승산이 없어 '전략적 후퇴'를 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고, 다른 일각에서는 윤 회장의 이사선임 안건은 그대로 둔 채 윤 대표만 사퇴해 부친과 사전 조율이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윤상현 부회장, 부친·여동생 '파상 공세'에 '대응 자제' 이 과정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장남 윤 부회장의 대응이다. 반년간 이어온 콜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4월 윤 부회장이 여동생 윤 대표의 경영능력에 문제를 제기하며 콜마비앤에이치 경영진을 교체하려는데 윤 대표가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부친 윤 회장은 딸 편에 서서 장남 윤 부회장을 상대로 지난 2019년 증여했던 콜마홀딩스 주식을 돌려달라는 주식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윤 회장과 윤 대표 부녀는 2019년 주식 증여 당시 화장품(한국콜마)과 의약품(HK이노엔)은 아들 윤 부회장이, 건강기능식품(콜마비앤에이치)은 딸 윤 대표가 각각 맡기로 했던 합의를 윤 부회장이 깼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윤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콜마홀딩스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지만, 주력사인 한국콜마(대표이사 최현규)와 HK이노엔(대표이사 곽달원)에서는 모두 대표직을 맡지 않은 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6개월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보여준 윤 부회장의 대응도 윤 대표측과 대조적이다. 윤 대표측은 윤 부회장이 요구한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 소집을 막기 위해 가처분신청 등 법적대응을 비롯해 윤 부회장측 인사인 이승화 이사 후보에 대한 자질 공격, 콜마비앤에이치 주주에게 화장품 선물 제공 등 파상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윤 부회장은 윤 대표측의 콜마홀딩스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등 언론대응이나 법적대응을 극히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윤 부회장은 지난달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에서 승리하고도 최근 이사회에서 윤상현·윤여원·이승화 3인 각자대표체제를 구축, 윤 대표의 대표직을 유지시켰다. 비록 윤 부회장 자신도 콜마비앤에이치 각자대표로 합류했고 윤 대표의 역할을 대외 사회공헌활동으로 국한시켜 사실상 여동생을 경영권에서 배제했지만, 자신은 내년 3월까지만 각자대표직을 수행할 것이라 약속함으로써 이승화 신임 각자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할 뜻임을 내비쳤다. 이는 한국콜마, HK이노엔과 같이 콜마비앤에이치 역시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윤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 욕심에 여동생을 내치려 했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아직 완고한 부친…아들 '유화' 태도에 대응 주목 일각에서는 윤 부회장이 어차피 그룹 내에서 지분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여유로운' 대응을 보일 수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윤 부회장이 가족간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행사장에서 윤 부회장은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윤 회장에 대해 “아버지와 아들간 대화를 나눴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부친 윤 회장이 아들의 '절제된' 모습에 어떻게 화답할지 앞으로의 대응이 주목된다. 지난 23일 열린 주식반환 청구소송 첫 변론기일 법정에서 윤 회장측 대리인은 기존 윤 회장의 입장과 같이 윤 부회장이 주식 증여의 전제 조건인 '승계 계획 실행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윤 회장은 다음달 자신이 가지고 있던 콜마비앤에이치 주식 전부(69만2418주)를 딸 윤 대표에게 증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분구조(콜마홀딩스 약 44%, 윤여원 대표 약 8%)에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여전히 윤 회장이 딸 편에 서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주게 된다. 문제는 윤 회장이 제기한 주식반환 청구소송이 장기화될 경우다. 이 소송은 중간에 화해 또는 소 취하가 없다면 1~2년 혹은 그 이상 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소송 최종 결과에 따라 경영구도가 재편될 수 있어 콜마그룹은 장기간 경영 불확실성에 놓이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앞서 지난해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한미약품그룹의 경우, 오너 가족간 화해로 갈등이 봉합되고 전문경영인 체제가 자리잡았지만, 꼬박 1년간 그룹 내 직원들의 내홍과 대외적 이미지 실추를 겪었다. 업계는 윤 회장이 여전히 딸 편에 서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창업주로서 가족 화합과 그룹 안정에 중심 인물인 만큼 극적 화해를 위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삼성바이오로직스, 3Q 매출 1조6602억·영업익 7288억 ‘사상 최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3분기 매출액 1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풀가동'된 인천 송도 4공장과 잇따른 위탁생산(CMO) 계약 수주 효과로 호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영업이익도 3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3분기 연결기준 1조6602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동기 1조1871억원 대비 39.9% 증가한 수치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이었던 올 1분기 1조2983억원 기록도 넘어섰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분기 1조2564억원 매출을 올리며 분기 기준 최고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1조2983억원을 달성하며 최대 매출을 갱신했었다. 지난 2분기에는 1조2899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올 3분기 기존 최고매출을 27.9% 추월해 다시금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면서 '분기 매출 1조5000억원' 허들도 가뿐히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3개 분기 연속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견조한 성장세를 증명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7288억원으로, 전년동기 3386억원 대비 115.3% 증가했다. 당초 증권가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5765억원으로 관측됐으나, 이를 26.4% 상회하며 7000억원 벽도 돌파했다. 특히, 지난 1분기 4756억원 영업이익으로 컨센서스를 36.4% 상회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에도 컨센서스 대비 9.5% 큰 4756억원을 기록하며 3개 분기 내내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 가족 초청행사 개최…“노사화합 활성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5일 인천 송도 사옥에서 임직원 및 가족 총 2600여 명이 참여한 '2025 가족초청행사'를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행사는 임직원 가족들이 회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회사의 비전과 조직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지난 2022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사내 실험실과 사무공간 투어를 비롯해 퀴즈∙미니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아울러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사내 정원을 배경으로 한 버스킹 공연과 가족과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됐다. 행사에 참여한 김연수 전문은 “가족에게 제 일터를 직접 보여줄 수 있어 뿌듯했고 회사가 가족과의 소통과 공감을 소중히 여긴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임직원의 소속감과 업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주관 '건강친화 우수기업', 올해 5월과 7월 각각 고용노동부 주관 '남녀고용평등 분야 우수기업' 및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노사 간 활발한 소통과 화합의 조직 문화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날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회사의 성장은 임직원의 노력과 가족 분들의 성원이 함께한 결과로 이번 행사를 통해 특별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임직원 및 가족 분들이 더욱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현장] ‘80돌’ 제약바이오협회 “도약 골든타임…AI 신약개발 선도”

“인공지능(AI) 신약연구원을 중심으로 산업계의 AI 기반 신약개발 역량 강화를 지원하면서,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24일 서울 서초구 협회 본관에서 열린 80주년 기념식에서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제약바이오 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이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의 문을 열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26일 창립 80주년을 맞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1945년 조선약품공업협회로 출범해 80년간 명맥을 이어왔다. 광복 직후 우리 사회의 혼란 속에서 국민 건강을 지키고자 첫 걸음을 내딛었던 협회가, 혁신과 신뢰, 상생의 가치를 바탕으로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데 앞장서겠다는 게 노 회장의 포부다. 이날 윤웅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도 “지금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그리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판단한다"며 “협회는 생태계의 중심에서 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연구개발(R&D) 투자가 새로운 혁신과 국부 창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또, 업계의 중장기 성장을 견인할 산업발전 전략과 수행 과제를 담은 '제약바이오 비전 2030'을 선포하면서 기념식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 200여명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선포를 맡은 이관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미래비전위원장은 “제약바이오 비전 2030의 중심에는 혁신·협력·신뢰 등 세 가지 핵심가치가 있다"며 “2030년 우리가 만들어갈 제약바이오 산업의 모습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출 15% R&D 투자 △1조원 매출 의약품 5개 이상 창출 △해외매출 비중 50% 초과 달성 △글로벌 50대 제약바이오기업 5개 이상 육성 △필수의약품 공급률 100% 달성 △원료의약품 및 필수예방백신 자급률 50% 확보 등 목표를 제시했다. 앞서 협회가 창립 80주년을 맞아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21일 발표한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성과 및 발전방향 연구'에 따르면, 국내 22개 예방접종 백신 중 11개 가량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또한, 연구 책임자인 정지은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고부가가치 창출과 고용 확대에 기여하는 제약바이오산업이 국민 건강 증진과 공공 재정 절감에도 기여하는 가치가 큰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신·희귀난치병치료제·원료의약품 등 수익성은 낮지만 공공성이 높은 분야에 대해 기술 성과 확보와 공동 개발을 지원해 기업들의 혁신과 생산을 유인할 수 있도록 적절한 보상체계나 우대제도 마련을 고려해야 한다" 덧붙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와 연구진의 제언을 토대로 협회가 구체적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전략 목표를 수립한 가운데, 이관순 위원장은 “제약바이오 비전 2030은 산학연과 정부가 함께 만드는 공동의 약속"이라며 “산업계는 도전과 투자로 혁신을 이끌고, 학계와 연구기관은 연구와 인재 양성으로 뒷받침하며, 정부는 일관된 정책과제로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선 정부의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의지와 지원 방안도 엿보엿다.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은 영상축사에서 “정부는 '의료 AI 기반 제약바이오헬스 강국 실현'을 국정 과제로 채택해 미래 성장동력인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며 “R&D부터 사업화, 글로벌 진출까지 전주기 지원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K-바이오 백신 펀드 1조원 조성, 혁신신약 개발 노력에 대한 약가 우대,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 규제 개선 등 정책을 통해 초격차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대독 축사를 통해 “허가심사 혁신을 통해 동시 병렬 심사로 전환하고 개발 전주기에 규제 서비스를 제공해 신약의 신속한 출시도 지원할 예정"이라며 “K-제약바이오가 글로벌 선두 주자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협회와 함께 현장과 소통하며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2025 국감] 강승규 의원 “보툴리눔 톡신 국가핵심기술 지정, 카르텔 의혹”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국가핵심기술 해제 심의 과정과 지정 배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수년간 답보 상태에 놓여있던 톡신 국가핵심기술 해제·유지 논쟁이 이번 국감을 기점으로 새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4일 열린 산자위 종합감사에서 “톡신 업계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톡신 및 균주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하루 빨리 해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산업통상부는 '검토하고 있다', '업계 간 소송 중이다'는 입장으로 외면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카르텔이 형성돼 있다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이 주장하는 의혹은 산업부 산하 전문위원회의 일부 위원들이 특정 이해관계와 결탁해 톡신 균주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데 이어, 업계의 지정 해제 요구를 반복 무산시키고 있다는 의혹이다. 톡신 균주는 지난 2016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다. 강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 생명공학 분야 전문위원장과 B 전문위원 등 2인은 톡신 균주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당시부터 올해까지 각각 위윈장·위원 직책을 유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전문위원회는 2년마다 갱신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인사들이 약 10년간 5회 유임해 지금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계속해서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핵심기술은 산업기술보호법 제7조에 따라 전문위원회의 심의로 지정·해제·변경된다. 이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업계 일각은 톡신과 균주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해제하기 위해 지난 수 년간 산업부에 이를 요청해왔으나 지속 불발된 상태다. 또한 강 의원은 톡신 제제 국가핵심기술 지정 당시 전문위원회의 심의 의견인 '국가안보 우려'도 문제 삼았다. 그는 “독성 물질이 해외로 유출되면 무기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위원회의 지정 사유는 국가핵심기술 제도 이전에 대외무역법에 의해 통제가 가능하다"며 “그런데도 이러한 이유로 미생물인 톡신 균주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 의원은 최근 5년간 국가핵심기술의 해외유출 현황을 들어 “중국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분야는 유출 건수가 많은 반면, 생명공학 분야는 단 한건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특히 톡신 제제 국가핵심기술 지정 이래 15년간 단 한건의 유출 사례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강 의원 지적에 대해 김정관 산업부장관이 공감대를 표출하면서, 톡신 제제와 균주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김 장관은 강 의원의 산업부 전문위원회 감사와 개선방안 마련 요구에 대해 “그렇게 하겠다. 관련 사안에 대해 살펴보는 과정에서 깜짝 놀랐다"며 “어떻게 일부 전문위원이 다섯 차례나 유임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전문위원회를 개선하는 등 관련 내용을 면밀히 살펴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2025 국감] ‘성분명 처방’ 두고 의약정 갈등…제약업계 ‘노심초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약품 성분명 처방'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되면서 의·약·정 갈등이 격화하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윤석열 정부 때 '의료대란' 악몽이 채 가시지 않은 제약업계로서는 제3자 입장에서 의견 표명에 신중을 가하면서도, 제도화 추진으로 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복지위 국감에선 성분명 처방 제도 도입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확산하며 의사계와 약사계, 정치권 등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여당을 중심으로는 의약품의 공급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성분명 처방을 제도화해야한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됐다. 복지위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일부 의약품의 수급불안정 문제를 지적하며 “수급불안정 의약품에 한해서 성분명을 사용하면 공급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데 A 의약품의 수급이 불안정한 경우, A와 성분명이 동일한 B 의약품을 대체 처방하면 의약품의 수급불안정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같은 날 서영석 민주당 의원도 국감에서 성분명 처방 제도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여권 내 정책 공감대를 드러냈다. 정부는 이해관계 충돌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제한적인 제도화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관련 질의에 “의약품 처방방식의 변경은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사안"이라며 직접적인 의사표현을 삼가면서도 “규제기관장으로서 보건복지부에 관련 요청이 있는 경우 협조하겠다"고 제도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은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서면 질의에서 “수급이 불안정한 필수의약품에 한해 성분명 처방 도입을 검토하고, 대체조제 활성화 지원을 위해 사후통보 전산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앞서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도 지난 17일 남인순 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성분명 처방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단독 표결 법제화 역량을 갖춘 여권과 정부가 성분명 처방 제도화에 제한적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관련 법안까지 발의돼 복지위의 심사를 앞두면서 이해당사자인 의사계의 반발도 격화하는 모양새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수급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성분명 처방을 강제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민주당 의원 10명의 동의(장종태 의원 대표발의)로 지난달 발의된 상태다. 해당 법안은 의사가 수급불안정 의약품을 처방하는 경우 처방전에 의약품의 명칭 대신 성분명을 기재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의약품 처방권자인 의사계는 강하게 반발하며 정부·약사계와의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20일 “성분명 처방은 수급불안정 의약품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야 할 정부가 의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는 성분명 처방 강제화를 섣불리 법제화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규탄했다. 또한 의협 대의원회는 오는 25일 긴급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성분명 처방 강제화 법안 등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안건으로 상정할 방침이다. 안건이 최종 의결돼 의협 비대위가 공식 출범할 경우, 정부여당에 대한 강도높은 투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러한 여파로, 전임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에서 비롯된 의료대란으로 지난해 곤혹을 치렀던 제약업계는 “이해 당사자가 아닌 만큼 직접적인 의견 표명은 조심스럽다"면서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선 의료대란 당시 전공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상급병원에 항생제와 수액 등 전문의약품을 납품하던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에 악영향이 발생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업계 일각에선 성분명 처방 제도가 실현될 경우 제약사의 마케팅 전략의 대대적인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한다. 익명의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흔히 제품 디테일 활동이라고 하는 제약사의 마케팅은 처방권자인 의사를 중심으로 펼쳐져 왔다"며 “성분명 처방이 시행되면 약사가 처방권을 갖게 되니 마케팅 대상 자체가 달라지는 거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제네릭이 오리지널과의 생물학적 동등성이 입증된 의약품이라고는 하지만 완전히 100% 동일하지는 않지 않겠느냐"며 “이에 기반한 의사계 반발을 뚫고 성분명 처방 제도가 시행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의사계가 '의약분업 전면 재검토'라는 초강수까지 두고 있는 가운데 “(제도화가 강행되면) 제약사 입장은 더 난처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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