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촘촘히 연결될수록”...AI시대, 넓어진 금융권 해킹 [뚫려버린 금융망]

“은행이 촘촘히 연결될수록”...AI시대, 넓어진 금융권 해킹 [뚫려버린 금융망]

은행권을 겨냥한 해킹이 잇따르면서 금융회사의 보안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과거 해킹은 공격자가 직접 정보를 모으고 취약점을 찾아야 했지만,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공격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이 크게 줄어들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은행 업무가 외부 플랫폼과 협력사, 직원용 시스템 등으로 촘촘하게 연결되면서 공격자가 노릴 수 있는 접점도 넓어졌다. 금융권을 둘러싼 해킹공격 환경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신한은행에서 대출모집인 서비스를 통해 약..

“4만건 털린 곳, 89건 그친 곳”...피해 규모 가른 ‘보안 격차’ [뚫려버린 금융망]

금융권을 겨냥한 인공지능(AI) 활용 해킹 공격이 시중은행을 넘어 저축은행과 캐피탈,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까지 확산하고 있다. 같은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회사별 피해 규모가 크게 엇갈리면서 평소 보안 시스템을 어떻게 관리했는지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5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곳에 이어 온투업체 PFCT와 모우다도 해킹 사실을 알렸다. 이번 공격은 인터넷뱅킹 등 핵심 거래망보다는 상대적으로 관리가 덜 이뤄진 업무지원 시스템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 서비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에서 정보 유출이 발생했다. 피해 규모는 회사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신한은행에서는 2만5727건의 정보가 유출됐지만 KB국민은행은 119명, 하나은행은 89명 수준이었다. 저축은행에서도 예가람저축은행은 4만여건의 정보가 유출된 반면 웰컴저축은행은 약 2200건으로 집계됐다. 증권·보험·카드업권에서도 공격 시도가 있었지만 현재까지 정보 유출 피해 신고는 없는 상태다. 금융당국과 보안업계에서는 이처럼 피해 규모가 달라진 배경으로 금융회사별 보안 관리 수준의 차이를 꼽고 있다. 다중인증 적용 여부와 외부에 공개된 시스템에 대한 관리, 직원별 접근권한 설정 등이 실제 피해 확산 여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공격자의 인터넷주소(IP)도 사고 간 연관성을 판단할 수 있는 단서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일부 시중은행에서 동일 공격자의 IP가 발견됐지만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에서 확인된 IP는 서로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전반적인 공격 방식은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금융권을 상대로 한 유사 공격이 반복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출된 정보의 성격도 회사별로 차이가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정보는 이름과 연락처,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중심이다. 계좌 비밀번호나 카드 비밀번호처럼 즉시 금전거래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가 직접 유출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유출된 개인정보가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등 2차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금융당국이 실제 피해가 발생한 금융회사뿐 아니라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추가 점검에 나선 배경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외부에 공개된 IT 자산과 부가 시스템에 대한 점검도 강화하고 있다. 인증 절차가 빠진 정보조회 서비스는 전수조사를 거쳐 보완하거나 차단하고 직원용 업무지원 시스템은 모바일 단말기 접근통제를 강화하도록 했다. 취약한 웹서비스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개선도 주문했다. 전날 열린 전 금융권 긴급 점검 회의에서도 AI를 활용한 공격 자체보다 내부통제와 보안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빈틈이 침해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외부 노출 IT 자산 및 서비스와 인증·접근 통제, 침해 활동 탐지체계 등을 점검 대상으로 언급하며 “보안 체계 전반에 공백이 없도록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과 카드업권은 6일까지, 증권·보험·저축은행·전자금융업자 등은 8일까지 긴급 점검을 완료하도록 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해커는 본체를 안 노렸다”...은행권, 수백억 투자도 ‘무용지물’ [뚫려버린 금융망]

연간 수백억원씩 정보보호에 투자하고 각종 인증과 최고등급 평가를 받아온 대형 은행들이 정작 업무지원용 시스템을 파고든 해킹에 잇따라 속수무책 당했다. 은행의 핵심 전산망이 아니라 대출모집인 서비스나 직원용 업무지원 시스템 등 상대적으로 관리가 느슨했던 '사각지대'가 공격 통로가 됐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해킹 공격에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자동화 공격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보안 수준을 끌어올리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신한·KB국민·하나은행은 평소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신한은행은 금융위원회 주관 개인신용정보 관리·보호 실태 점검에서 6년 연속 S등급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ISMS·ISMS-P와 국제표준 정보보호 인증인 ISO27001 등 국내외 인증을 확보했고 전문 조직을 통한 상시 대응과 금융보안원 연계 훈련도 진행해왔다. 국내 금융권 최초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이버방위센터가 주관하는 사이버방어 훈련에도 참여하는 등 외부 위협에 대한 대응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KB국민은행도 고객정보 접근 과정에서 추가 인증을 적용하고 인가된 직원만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수집부터 파기까지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외부 수탁업체에 대해서도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KB금융지주 차원에서 그룹사이버보안센터를 출범시켜 공격자의 시각에서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과 상시 관제를 담당하는 블루팀을 함께 운영하기 시작했다. AI를 비롯한 신기술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보안 위협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였다. 하나은행 역시 통합 보안관제센터를 24시간·365일 운영하면서 업무에 필요한 경우에만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권한을 관리해왔다. 정보 이용 목적과 사유를 등록·관리하는 절차도 마련했다. 보안에 투입한 비용도 상당했다. 금융감독원이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정보보호 집행액은 하나은행 530억200만원, KB국민은행 392억9700만원, 신한은행 316억7500만원이었다. 세 은행이 한 해 정보보호에 집행한 금액만 1239억74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 공격자는 은행의 '본체'가 아닌 주변부를 노렸다. 신한은행에서는 대출모집인용 정보조회 서비스가 공격 대상이 됐다. 본인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틈을 타 외부 비인가자가 접근하면서 고객 2만5727건의 정보가 유출됐다. KB국민은행에서는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을 통해 고객정보 119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하나은행에서도 영업지원시스템(ODS)을 통한 외부 접근으로 89명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갔다. 핵심 거래 시스템이 직접 뚫린 것은 아니지만 주변 업무 시스템이 고객정보 유출의 통로가 된 셈이다. 은행들이 수년간 쌓아온 인증과 보안 체계가 무의미했다기보다 보안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설정했느냐가 문제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사고가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AI를 활용한 공격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기존 해킹은 공격자가 직접 취약점을 찾고 공격 경로를 설계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전문성이 필요했다. 반면 AI 에이전트는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자동으로 탐색하고 취약점을 찾아낸 뒤 공격 결과에 따라 다음 행동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공격자가 일일이 개입하지 않아도 대규모 시스템을 빠르게 훑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금융권 사고에서도 대출모집인·직원용 시스템처럼 인터넷과 연결돼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보안 관리가 어려운 시스템이 잇따라 공격받았다. 금융당국은 지난 4일 전 금융권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AI를 활용한 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금융회사들의 최고 수준 경각심을 주문했다. 특히 외부에 노출된 IT 자산과 서비스, 인증·접근통제, 침해활동 탐지체계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도록 했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대형 은행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이번 공격은 시중은행을 넘어 지방은행, 저축은행과 캐피탈,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으로 확산됐다. BNK부산은행에서도 해킹으로 외주 직원의 신상정보 11건이 유출됐다.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4만여건, 웰컴저축은행에서는 약 2200건의 정보 유출이 확인됐고 현대캐피탈과 함께 온투업체 PFCT와 모우다에서도 침해 사실이 알려졌다. 대형 은행조차 업무지원 시스템에서 보안 공백이 발생한 만큼 전문인력과 예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 금융회사에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금융회사 간 시스템과 업무가 연결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 금융사의 취약점이 공격자에게 노출되면 유사한 구조를 가진 다른 금융회사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개별 금융회사의 취약점 관리뿐 아니라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에 대한 공동 점검과 위협정보 공유, AI 기반 탐지·차단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I를 활용한 공격이 고도화될수록 기존 인증과 정기적인 보안 점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금융권의 보안 대응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은행이 촘촘히 연결될수록”...AI시대, 넓어진 금융권 해킹 [뚫려버린 금융망]

은행권을 겨냥한 해킹이 잇따르면서 금융회사의 보안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과거 해킹은 공격자가 직접 정보를 모으고 취약점을 찾아야 했지만,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공격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이 크게 줄어들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은행 업무가 외부 플랫폼과 협력사, 직원용 시스템 등으로 촘촘하게 연결되면서 공격자가 노릴 수 있는 접점도 넓어졌다. 금융권을 둘러싼 해킹공격 환경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신한은행에서 대출모집인 서비스를 통해 약 2만5000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BNK부산은행에서도 외부 침해 사고가 잇따라 파악됐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도 유사한 공격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정보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별 사고 경로는 달랐다. KB국민은행에서는 직원용 모바일 업무 시스템을 거쳐 고객 119명의 정보가 외부로 노출됐고, 하나은행에서는 영업지원시스템을 통해 89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부산은행은 외부 웹서버 공격 과정에서 세션 검증이 충분하지 않았던 페이지를 통해 외주 개발인력 11명의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짧은 기간 여러 은행에서 비슷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 허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금융권 공통의 취약점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해킹공격에 AI가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생성형 AI가 질문에 답하고 자료를 정리하는 기능에서 나아가 일정한 목표를 받아 여러 작업을 이어서 처리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발전하면서 사이버 공격에 활용될 여지도 커지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일일이 명령을 입력하지 않아도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을 순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공격자가 목표를 제시하면 인터넷이나 공개 자료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공격 대상의 취약점을 찾아내며, 결과에 따라 다음 행동을 선택하는 식의 자동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공격자의 기술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과거에는 대규모 정보를 수집하거나 특정 조직에 맞춘 공격을 준비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전문성이 필요했지만 AI를 이용하면 이런 준비 작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보안업계에서도 AI가 사이버 공격의 여러 단계에 활용되면서 과거에는 전문 해커 조직에 국한됐던 공격 방식이 일반 공격자에게까지 확산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AI가 정보 수집부터 공격 대상 선정, 메시지 작성, 취약점 탐색 등에 폭넓게 사용될 경우 공격의 규모와 속도가 지금보다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디지털화가 이런 변화의 파급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은행의 보안 대상이 내부 서버나 금융 애플리케이션에만 머물지 않고 외부 결제 플랫폼, 협력업체 시스템, 직원용 업무 도구 등으로 넓어졌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시스템과 서비스가 연결될수록 공격자가 파고들 수 있는 접점도 많아진다. 최근 발생한 은행권 사고 역시 이런 연결 구조에서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개별 시스템의 보안 문제만으로 바라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실제 사고에서 AI의 활용 여부와 범위, 구체적인 공격 기법은 각 기관과 금융당국의 조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AI를 이용한 공격이 확대될수록 피해의 후속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이름과 전화번호 정도의 정보가 유출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득이나 대출한도, 상담 내용 같은 금융정보가 결합되면 공격자가 실제 은행 직원이나 금융회사 관계자인 것처럼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는 개인정보를 제시하며 신뢰를 만든 뒤 추가 정보를 빼내거나 금융거래를 유도하는 정교한 피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보안업계에서는 금융회사의 방어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오는 길목을 막는 전통적인 경계형 보안만으로는 AI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공격 지점을 찾는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침입 여부만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내부에서 발생하는 이상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접근 권한을 세분화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 침입이 발생하더라도 중요 정보와 핵심 시스템까지 이동하지 못하도록 내부 접근을 단계별로 제한하는 제로트러스트 방식의 보안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아무리 견고한 보안체계를 갖추고 있더라도 관리되지 않는 하나의 빈틈이 전체 보안체계의 취약점이 될 수 있다"며 “정부는 AI보안체계 전환을 위해 망분리 규제 긴급 완화 시행과 전면해제 검토 등 근본적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사들도 AI보안테스트에 적극 참여하고 AI보안체계 전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점포 줄고 업무 단축하고”…금융권 고객 서비스 어쩌나

은행권 점포가 꾸준히 줄어드는 가운데 영업시간까지 단축될 전망이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대면 금융 확산과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대면 채널 축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영업점 이용 시간마저 줄어들 경우 고령층과 디지털 금융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금융 접근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노사는 내년 4월부터 영업 시작 시간을 오전 9시30분으로 늦추는 방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고객 서비스 논란도 확대될 전망이다. 점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면 금융서비스의 이용 가능 시간까지 줄어드는 만큼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에 따른 서비스 공백을 어떻게 보완할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지난달 28일 산별 중앙교섭을 잠정 타결했다. 지난 4월 교섭을 시작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합의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내년 4월부터 은행 점포 영업시간은 30분 단축된다. 현행 오전 9시인 개점 시간을 오전 9시30분으로 늦추고 폐점 시간은 기존 오후 4시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오전 9시 영업을 위해 직원들이 9시 이전 출근을 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한 조치다. 노사는 총액임금 인상률을 3.0%로 결정하는 한편 청년 신규 채용 등을 위한 재원을 사측이 부담하기로 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한 자율 출근제를 신설하고 금요일 고객 마감 제도인 라스트콜과 보상휴가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오프라인 점포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6개 은행의 점포 수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5505곳으로 3년 전보다 235곳 줄었다. 가까운 은행을 찾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용 가능한 시간까지 짧아지는 셈이다. 창구 업무를 일부 대신할 수 있는 ATM도 감소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16개 은행이 운영하는 ATM은 2020년 3만7537개에서 지난해 2만9810개로 약 5년간 20.6% 감소했다. 문제는 ATM이나 모바일뱅킹이 모든 창구 업무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이다. ATM은 현금 입출금 등 단순 업무에 한정되고 출금 한도도 제한돼 있다. 대출 상담이나 각종 금융상품 가입, 복잡한 거래 등은 여전히 직원과의 대면 상담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불편은 고령층이나 디지털 취약계층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근 전 은행을 이용해왔던 직장인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특히 오전 시간대에 창구 업무를 처리해온 고객들은 개점 시간이 늦어지면서 점심시간이나 퇴근 이후로 은행 방문을 미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실제 은행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간단한 업무는 출근 전에 처리했는데 영업시간이 늦어지면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자영업자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매장 영업을 시작하기 전 은행을 찾아 현금 입출금이나 창구 업무를 처리해온 경우 영업시간 조정에 따라 은행 방문 시간을 다시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금 거래가 많은 자영업자에게는 모바일이나 ATM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업무가 적지 않다. 영업시간이 짧아지면서 특정 시간대에 고객이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점심시간이나 오후 업무 마감 전후로 고객이 집중될 경우 창구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영업시간 전체가 줄어들더라도 특정 시간대의 업무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는 셈이다.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은행들이 비대면 채널 중심으로 업무 구조를 재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평가도 있다. 모바일뱅킹을 통한 계좌 개설과 이체, 대출 등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과거처럼 모든 금융업무를 영업점에서 처리할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까지 같은 속도로 비대면 금융으로 이동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과제로 꼽힌다. 단순히 점포 수와 영업시간을 줄이는 데 그칠 경우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고령층 등을 위한 상담 창구와 디지털 교육, 거점 점포 확대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영업시간 단축을 두고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퇴근할 때도 갈 수 없는데 출근할 때도 갈 수 없게 됐다", “은행에 가려면 연차를 쓰라는 것이냐"는 등의 반응이 나온다. 또 “점포도 줄이고 영업시간도 줄이면 직접 은행에 가야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 “모든 업무를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대면 창구까지 줄어드는 건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대출이나 금융상품 상담처럼 비대면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업무가 있는 만큼 영업시간 단축과 점포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데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가계대출 꺾였다지만…실상은 “대출문 막히고 이자 부담 무서워서”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6개월 만에 대출 증가세가 수그러들었지만 시장에선 꾸준히 이어진 정부의 대출 관리 기조와 은행권의 금리 조절책에 의해 일시적으로 눌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정책성대출 포함)은 780조8340억원으로 한 달 전인 8월 말(782조1192억원)대비 1조2852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3월 1364억원 소폭 감소세를 보인 뒤 9월 들어 6개월 만에 다시 축소됐다. 대출 잔액은 앞서 △4월 1조5670억원 △5월 3조5269억원 △6월 4조1378억원 △7월 4조183억원 △8월 3조401억원이 늘어나는 등 꾸준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지표상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에선 차주의 자발적 선택에 의한 감소세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돈을 빌릴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위축되면서 영향을 받은 것이란 반응이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집단대출을 제외한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 등에서의 대출폭이 하락을 견인했다. 개인신용대출은 전월보다 1조3415억원 줄어든 108조2303억원으로, 8월(-1815억원)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개인사업자대출은 8월 2398억원 증가했다가 9월엔 1740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전세자금대출 잔액도 119조2980억원을 나타내면서 전월보다 6903억원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2024년 3월(-1조7877억원)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주담대 잔액은 621조3983억원으로 8월 말(621조2730억원)보다 1252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8월 증가액이 3조331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증가 폭이 급격히 둔화된 것이다. 반면 개인집단대출은 149조7521억원으로 8월 말보다 4551억원 늘었다. 다만 6개월 연속 증가세인 가운데 증가 폭은 8월(+1조544억원)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앞서 금융당국이 주거 관련 대출을 앞둔 실수요자의 불안 해소를 위해 집단대출을 가계대출 총량에서 별도로 관리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은행권의 집단대출 취급이 확대된 바 있다. 그러나 청년층과 무주택 실수요자 등 정책 지원 대상을 중심으로 제한적 대출이 이뤄졌고,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 일반 차주의 가계대출은 여전히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전체 대출이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앞서 8월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늘렸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사실상 곧바로 총량 한도에 도달한 상태다. 아울러 8·9월 기준금리 인상 및 시장금리 인상 환경과 은행권의 대출 수요 억제를 위한 대출 금리 유지 기조도 가계부채가 늘어나지 못하도록 억누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가 상승해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지난 8월 신규로 취급한 가계대출 중 53.6%는 금리가 4.5% 이상이었다. 1년 전(10.9%)의 다섯 배로, 5% 이상 대출도 20%에 달한다.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각각 0.18%p, 0.36%p 상승하면서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4.76%로 전월 대비 0.12%p 올랐다.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하단은 지난 9월 초 4.74%에서 이달 2일 기준 4.91%로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는 이미 6%를 넘어섰다. 기준금리 변화와 별개로 은행 내부 정책에 의해 대출금리가 밀어 올려지는 구조 또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우대금리를 줄이고 가산금리를 높여 온 영향이란 것이다. 은행 예금 조달비용을 반영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7월과 8월 3.18%로 동일해 조달 비용이 유지됐지만 주담대 금리는 8월 4.66%로 0.18%p 올랐다.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의 경우 지난 한 달 동안 1년물과 5년물이 각각 0.37%p 0.14%p씩 오른 상태로, 대출금리에 반영된다면 대출 금리를 더 올릴 여지 또한 남아있다. 결국 차주들이 자발적으로 빚을 줄이기 시작했다기보다 정부의 대출 문턱 높이기와 은행권의 금리 조절책 등에 빌리고 싶어도 빌릴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집단대출을 제외하면 사실상 은행 자체 대출 여력이 넉넉치 않고, 지표만으로 실제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였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은행이 전반적으로 연말까지 신규 대출을 크게 늘리지 않고 일반 차주 대상 대출 취급을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우리은행, 최고 연 9% ‘우리금융 다함께 적금2’ 출시

우리은행이 최고 연 9.0%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금융 다함께 적금2'를 출시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그룹의 금융축제인 '2026 우리금융 다함께 페스타' 개막에 맞춰 해당 상품을 선보였다고 5일 밝혔다. '우리금융 다함께 적금2'는 지난해 출시한 '우리금융 다함께 적금'의 후속 상품이다. 기존 상품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거래 실적을 중심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했다면 이번 상품은 '거래 우대'와 '신규 우대'를 추가해 금리 혜택 대상을 확대했다. 기본금리는 연 3.5%이며 우대금리는 최대 5.5%포인트다.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최고 연 9.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계열사 이용 실적에 따른 '계열사 우대'는 최대 연 2.0%포인트다. 우리카드와 동양생명·ABL생명, 우리투자증권 이용 실적에 따라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우리WON모바일과 삼성월렛 머니, 투더문 이용 고객에게는 '거래 우대'로 최대 연 0.5%포인트가 추가된다.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규 우대'는 최대 연 3.0%포인트다. 상품은 12개월 만기의 비대면 전용 자유적립식 적금으로 우리WON뱅킹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월 최대 납입금액은 30만원이다. 우리은행은 기존 계열사 이용 고객뿐 아니라 신규 고객도 거래 방식에 따라 추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신한은행, 자본재공제조합과 기업 생산자금 지원

신한은행이 자본재 기업의 수주 이후 생산자금 확보를 지원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금융지원에도 나선다. 신한은행은 자본재공제조합과 '자본재 산업 상생발전을 위한 플랫폼 기반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수주 이후 제품 제작과 생산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자본재 기업에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양 기관은 자본재공제조합의 '매출채권신용공제'와 신한은행 지급결제플랫폼을 연계해 조합원 기업의 제조·생산자금을 지원한다. 조합원 기업은 제품을 수주한 뒤 납품대금을 받기 전까지 필요한 자금을 대출로 확보할 수 있다. 이후 납품대금이 입금되면 사전에 정해진 조건에 따라 대출금이 자동 상환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은 대상 기업에 우대금리도 제공해 금융비용 부담을 낮출 예정이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금융지원도 추진한다. 신한은행은 자본재공제조합이 발급한 지급보증서를 담보로 해외 수출에 필요한 보증서를 신속하게 발급해 조합원 기업의 원활한 수출 거래를 지원할 계획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KB국민카드, 체크카드 시장서 강세…다양한 고객기반 갖춰

KB국민카드가 국내·외 개인 체크카드 시장 내 지위를 다지고 있다. 젊은층·여행객·야구팬·대중교통 이용자 등 금융상품 이용 수요가 있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인업을 갖췄고, KB금융그룹 계열사의 시너지도 더해지면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8월 KB국민카드의 이용액은 약 20조87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해외 이용액 산정 방식 변화가 악영향을 끼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성장률은 더욱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점유율은 19.5%로 나타났다. 이는 NH농협카드 다음으로 높고, 다른 금융지주계 카드사를 3.7~9.8%포인트(p) 상회하는 수치다. 트렌드에 부합하는 상품들을 연이어 출시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 'KB Youth Club 체크카드'의 경우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의 3분기 체크카드 인기차트에서 1위에 올랐고, 최근 월간·주간차트에서도 최상단에 자리잡고 있다. 이는 만 18~29세 고객이 발급받을 수 있는 카드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여가·교통·편의점 등의 업종 또는 쇼핑 멤버십·통신요금·배달·패션/라이프를 비롯한 업종에서 최대 50% 할인이 가능하다. '트래블러스 체크카드(토심이)'는 해외결제 10% 할인 및 이용수수료 면제 뿐 아니라 일본 돈키호테 페이백과 클룩 홍콩·마카오 상품 할인 등 전용 프로모션 혜택을 담았다. 철도·고속버스 할인을 비롯한 국내 여행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일상생활 영역에서 KB Pay로 결제하면 2% 추가 할인되는 '노리2 체크카드(KB Pay)'와 대중교통·커피·약국·통신요금 등의 영역에서 포인트가 쌓이는 'K-패스체크카드'도 관심을 받고 있다. 토심이와 티니핑 캐릭터가 그려진 카드 플레이트도 볼 수 있다. 체크카드 발급 연령이 낮아지면서 어린 고객이 금융시장에 편입됐고, 동심을 간직한 '어른이'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는 앞으로도 고객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회원수는 742만2000명으로, 통계가 집계되는 카드사 중 두 번째로 많다. KB국민은행의 리테일 영업력과 1400만명이 넘는 KB스타뱅킹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카드사의 기초체력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고물가 속에서 지출을 통제하려는 니즈가 체크카드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KB국민카드의 경우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된 나라사랑카드 2기 사업자로 참여했던 것도 회원수 확보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우리은행 런던트레이딩센터, 현지 기업과 첫 파생상품 거래

우리은행 런던트레이딩센터가 현지 기업과 첫 파생상품 거래를 체결했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런던에서 기업과 체결한 파생상품 거래를 자체 거래장부를 통해 직접 헤지한 첫 사례다. 우리은행은 5일 런던트레이딩센터가 런던지점과 협업해 현지 기업에 7000만파운드 규모의 대출을 제공하면서 같은 규모의 이자율 스왑 거래를 동시에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자율 스왑은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 부담을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거래다. 기업 입장에서는 금리 변동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금리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거래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자체 거래장부인 '북(Book)'을 활용해 런던 금융시장에서 직접 헤지했다. 국내 시중은행이 런던 현지 기업과 체결한 파생상품을 현지에서 자체 북 운용으로 헤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런던트레이딩센터 설립 준비 단계부터 현지 거래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본점에서 운영하던 통합트레이딩시스템을 글로벌 운영모델(Global Operation Model)로 고도화해 런던 현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다수의 글로벌 은행을 거래상대방으로 확보해 유동성이 풍부한 런던 금융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호가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우리은행은 본점 중심의 파생상품 거래 원격 지원에서 벗어나 현지 시장의 유동성을 직접 활용하는 운용 체계를 구축했다. 현지 트레이더가 시장 상황에 맞춰 직접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런던 금융시장의 호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거래 기반을 확대하고 트레이더의 시장 대응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를 시작으로 파생상품 서비스를 확대하고 거래 대상도 다변화할 방침이다. 이성민 우리은행 런던트레이딩센터장은 “런던트레이딩센터는 현지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기업의 금융 수요와 연결하는 거점"이라며 “현지 호가 경쟁력과 트레이더의 시장 대응역량을 높여 다양한 거래 상대방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제공하는 파생상품의 범위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美 금리 5%에 갇힌 코스피…‘7000 안착’ 열쇠는 삼성전자 실적[주간증시]

미국 장기금리가 5%를 넘어서면서 코스피가 7000선 문턱에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내고 9월 반도체 수출이 급증하면서 지수 하단을 떠받치고 있다. 이에 오는 8일 발표되는 삼성전자 3분기 잠정 실적이 7000선 안착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코스피는 0.46% 오른 7003.74에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8월 중순 이후 6500~7000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수를 누르는 건 금리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3%, 30년물은 5.6%를 각각 웃돌았다. 30년물은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주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8조240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3조782억원을 순매수했다. 김예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P500의 12개월 선행 이익수익률(5.22%)이 10년물 금리와 비슷해지며 일드갭이 0%포인트 부근까지 축소됐다"고 짚었다. '일드갭(Yield Gap)'은 주식과 국채의 기대수익률 차이를 뜻한다. 주식 투자자가 기업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 위험을 감수하고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률과 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사서 받는 금리가 거의 같아졌다는 의미다. 지수 하단을 지지한 건 펀더멘털이었다. 마이크론의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542억3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510억7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총이익률(GPM)도 87%를 기록했다.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 역시 600억~630억달러로 시장 기대를 넘어섰다. 마이크론은 2027년 생산량의 75% 이상이 이미 배정됐다고 밝혔다. 국내 수출도 힘을 보탰다. 9월 수출은 1209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83.5% 늘었다. 이 가운데 반도체는 262.8% 급증한 603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0월 실적 시즌에는 고금리 자체보다 이를 견딜 수 있는 이익의 유무가 업종별 성과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를 핵심(Core) 업종으로 제시했다. 시선은 8일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으로 향한다. NH투자증권 집계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월 초 113조1000억원에서 최근 109조5000억원으로 낮아졌다. 단기 원화 강세가 반영된 결과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견조한 수출, 마이크론 호실적은 삼성전자 실적에 긍정적 변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낮아진 눈높이를 충족하거나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익 전망 상향 조정이 재개되면 반도체 주도력이 회복되면서 코스피 7000선 돌파·안착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중론도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범위를 6500~7500으로 제시했다. 하락 요인으로는 삼성전자 실적 쇼크와 미국 금리 인상 확률 확대를 꼽았다. 그는 “박스권 상단 돌파를 위해서는 매크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기가 될 수 있는 변수로는 미·이란 협상 진전에 따른 유가 급락과 부진한 미국 경제지표를 지목했다. 이익 추정치 흐름도 주춤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집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급락 여파로 코스피 12개월 선행 순이익 추정치는 한 주 새 808조3000억원에서 806조8000억원으로 줄었다. 상향 흐름이 멈춘 것이다. 다음 주 국내 증시는 5일과 9일 휴장해 사흘만 열린다. 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9월 고용보고서와 8일(한국시간) 공개되는 9월 FOMC 의사록도 금리 향방을 가늠할 변수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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