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노인인구에 대한 돌봄 수요가 커지면서 새로운 제도가 도입·시행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환경변화에 맞춰 업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계획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27일부터 '돌봄통합지원법'이 본격 시행된다. 이는 보건의료·장기요양·일상 돌봄서비스를 통합하는 것으로,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가 요양병원 또는 시설로 이동하지 않고 기존 주거지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기요양보험제도도 재가완결형 돌봄 환경 구축을 돕는 방향으로 개선된다. 우선 월 이용 한도액을 지난해 대비 인상하는 등 장기요양 1·2등급 중증 수급자를 대상으로 재가서비스 지원을 확대한다. 요양보호사 보상체계를 조정하고, 방문간호 최초 3회 이용시까지 본인부담금을 면제한다. 병원 동행 서비스, 낙상 예방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방문재활 서비스도 확대된다. 집과 같은 환경을 갖춘 유니트형 시설과 간호 처치가 가능한 전문 요양실 역시 많아진다. 보험사들이 간병인 사용일당을 상향조정하고, 간병보험에 특약을 더하는 등 상품 라인업을 재정비하는 까닭이다. 장기요양 등급 판정 후 필요한 재가·시설 급여비용을 100만원까지 지원하는 특약을 추가한 NH농협손해보험의 'NH올원더풀 백년동행 간병보험'을 비롯한 신상품도 출시되는 중이다. ◇빅데이터·첨단기술 활용한 서비스 제공 이같은 상황에서 보험사가 단순 보장을 넘어 금융-돌봄이 결합된 서비스를 토대로 노후 관련 위험을 복합적으로 관리하는 '리스크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면 사회안전망 강화와 신사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방문요양·방문재활·병원동행 등 서비스 이용 패턴과 연계된 지출 구조 기반 맞춤형 상품설계를 제공하고, 통합등급 판정과 재가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증가할 비급여 및 생활보조 비용을 비롯한 개별 부담 영역을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요양보험의 재가서비스 확대, 중증 수급자 지원 강화, 단기보호 확대 정책 등이 추가적 재정 기반을 필요로하는 점에 착안한 셈이다. 또한 △인공지능(AI)·로봇 돌봄 기술 △모니터링 시스템 △디지털 헬스케어와 결합한 돌봄서비스 제공자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보험사들은 자체적인 정보통신기술(ICT) 역량 강화를 투자를 단행하고, 삼성·LG 계열사들과 손잡고 요양시설 헬스케어·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가입자 주거시설로 확대적용하면 서비스 경쟁력 향상이 가능하다. ◇치매머니 증가세 지속…2050년 488조원 치매 환자가 많아지면서 보험사를 통한 자산관리 니즈도 커지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앞서 “보험이 치매머니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발언했다. 치매머니는 치매 또는 경도인지장애를 비롯한 이유로 묶여있는 자산으로, 2023년 기준 154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올해 19억원을 들여 치매환자 750명을 대상으로 공공신탁 시범사업을 실시하면서 미래를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치매머니가 2040년 351조원, 2050년 488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치매 고령자의 재산권과 생활 재정을 보호하는 신탁·자산보호 제공자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고객 접점·위험 데이터·장기 관계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고령자 금융플랫폼으로 발전 가능한 '포텐셜'을 보유한 덕분이다. 삼성·교보·한화·KB라이프·흥국·미래에셋·ABL생명을 비롯한 기업들이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을 선점하는 중으로, 상속세 재원 마련을 비롯한 분야와 관련 상품을 접목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아이디어도 내놓고 있다. 한화생명은 업계 최초로 보험금청구권 신탁 비대면 판매에 나섰고, 사망보험금을 미리 받는 흥국생명의 '트리블더블종신보험'은 보험금청구권 신탁 가입을 통해 사망보험금 수령 대상과 사용 목적을 사전에 지정할 수 있다. 손 연구위원은 “치매안심 재산관리지원서비스가 제도적 기반 위에서 안착하면 신탁이 보다 대중적인 자산관리 수단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요양·신탁이 취약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보호 규제, 적합성 규제, 정보 비대칭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