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출 받기 어렵습니다”...은행권 연말 ‘셧다운’ 현실화

“이제 대출 받기 어렵습니다”...은행권 연말 ‘셧다운’ 현실화

연말을 앞두고 은행에서 가계대출을 받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대다수 시중은행에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온·오프라인 창구가 닫히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에서 증가한 가계대출은 총 7조8953억원(정책대출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미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증가액 한도 목표를 32.7% 초과했다. 당국은 6.27 대책을 발표하면서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를 올해 초 설정했던 규모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은행권은 이에 맞춰..

MG새마을금고, ‘감독’ 안 바뀐다…금융당국 협업 강화

이재명 대통령이 '관리 감독 사각지대'라고 꼬집은 MG새마을금고와 관련해 정부부처와 금융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감독권은 기존처럼 행정안전부에 있고,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는 금융당국과 협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행안부와 금융위원회는 최근 새마을금고 감독권 및 건전성 관리 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연말까지 상호금융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한 제도 개혁 과제들을 발표할 전망이다. 행안부와 새마을금고는 '비전 2030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쇄신에 나서는 등 감독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무리한 수익 추구 보다는 협동조합의 성격을 강화해 지역·서민금융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안부 요청이 있을 때 중앙회 또는 개별금고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등 당국의 역할이 제한된 탓에 관리 소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최근 논의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상호금융권은 건전성 지표가 나쁘다는 지적을 받았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대출 의존도를 높인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모양새다. 특히 새마을금고가 대표적으로 지목됐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 6월말 새마을금고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10.7%로 상호금융권에서도 높다고 질타했다. 이는 회수 가능성이 낮은 금융기관의 여신(대출)을 뜻하는 것으로, 높을수록 부실 자산이 많다는 의미다. 허 의원은 새마을금고 공시에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는 △7월 뱅크런 당시 연체율을 감추려다 뒤늦게 공개한 점 △현금흐름표·주석을 보이지 않는 점 △회계감사 보고서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점 등이 포함됐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9월말 기준 경영개선조치를 받은 금고는 314곳으로 전체의 24.8%였다. 연체율도 상반기 8%대로 높아졌다가 최근에는 6.78%로 낮아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체 새마을금고의) 3분의 1은 통·폐합해야 할 상황"이라며 “더 지연됐다가는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심각한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이제 대출 받기 어렵습니다”...은행권 연말 ‘셧다운’ 현실화

연말을 앞두고 은행에서 가계대출을 받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대다수 시중은행에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온·오프라인 창구가 닫히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에서 증가한 가계대출은 총 7조8953억원(정책대출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미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증가액 한도 목표를 32.7% 초과했다. 당국은 6.27 대책을 발표하면서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를 올해 초 설정했던 규모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은행권은 이에 맞춰 새로운 수치를 제시했으나,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4대 은행 모두 자체 목표를 9.3~59.5% 넘어섰다. NH농협은행의 경우 목표(2조1200억원)까지 3200억원 가량 남았다. 가계대출 잔액(769조2738억원)이 이번달에만 2조6519억원 불어난 것도 언급된다. 일평균 증가액은 1326억원으로 6.27 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7월(1335억원) 이후 최대치다. 이 중 주담대는 1조1062억원 불어났다. 특히 신용대출은 1조3843억원 많아지면서 2021년 7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10.15 대책을 앞두고 증가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취급됐고, 코스피와 나스닥 등 국내·외 주식시장 '불장'을 노리고 들어가기 위한 신용대출 수요가 확대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을 필두로 은행들이 대출 창구를 닫고 있는 까닭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24일부터 대면 창구에서 올해 실행분 주택 구입 자금용 주담대 접수를 받지 않는다. 앞서 비대면 채널에서 올해 실행 예정인 주택 구입 자금용 주담대 신규 접수를 막았다. 타행에서 국민은행으로 환승하는 대환대출과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KB스타 신용대출 Ⅰ·Ⅱ' 역시 중단됐다. 하나은행도 25일부터 올해 실행되는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규 접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신한·우리은행이 이같은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금감원, MBK에 ‘직무정지’ 중징계 사전 통보…홈플러스 부실 책임

금융당국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향해 칼을 겨누고 있다. 기관 전용 사모펀드의 업무집행사원(GP) 대상 중징계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홈플러스 인수 후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논란의 여파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MBK에 직무정지가 포함된 중징계안을 사전 통보했다. 검사 과정에서 불건전영업행위 및 내부통제 의무 위반 혐의 등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시점을 전후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조건이 홈플러스 측에 유리하게 바뀌면서 5826억원 규모를 투자한 국민연금 등 투자자(LP)의 이익이 침해됐을 가능성을 살펴본 바 있다. 6개월 이내 직무정지는 자본시장법상 GP 제재 수위에서 해임요구 다음으로 강하다. 해당 제재가 확정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채권 사기발행 의혹 등이 검찰에 넘어간 만큼 수사 종료까지 제재 절차를 보류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찬진 원장 취임 후 관련 사안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이번 중징계안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GP 등록 요건에 속하는 사회적 신용 규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수사 결과에 따른 추가 제재도 검토할 예정이다. 검찰은 MBK가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계획을 숨긴 상태로 투자자들을 기만, 6000억원에 달하는 단기 사채를 발행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하는 중이다. 중징계 확정시 '큰 손'들의 움직임도 예상된다. 국민연금의 경우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가 내려지면 위탁운용사 선정 절차 중단 또는 취소가 가능하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 자격을 취소하면 다른 연기금과 기관투자자의 투자 제한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정치권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홈플러스 경영정상화를 위한 MBK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지속되고 있다.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은 지난달 31일 마감됐고, 인공지능(AI) 핀테크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임대·개발업체 스노마드가 인수의향서를 냈다. 양사는 예비실사를 진행했고, 오는 26일 오후까지 최종인수제안서 제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양사 모두 자본력이 충분치 않고 대형마트 업황도 좋지 않은 까닭에 인수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MBK가 회생이나 매각 보다는 청산에 초점을 둔 것 아니냐는 질타가 이어졌다. 사재 출연 등 인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당근'이 부족했다는 이유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이슈+] ‘AI 버블론’두고 옥신각신, 팩트는?

▲AI버블론을 두고 국내외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버블이 실재한다는 측과 버블은 기우라는 측이 팽팽하게 맞서며 증시의 방향을 흔들고 있다./CRAISEE(크레이시)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거품 논쟁이 재점화되며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또다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를 두고도 시장에서는 AI 투자 과열과 수익성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실적 호조가 거품론을 잠시 누그러뜨렸다는 평가와 함께,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장기적 리스크를 경계하는 시각이 여전한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 570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2% 성장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549억2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젠슨 황 CEO는 실적 발표에서 AI 인프라 수요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지만, 시장에서는 고객사 투자 지속성과 AI 관련 매출 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AI 거품론을 제기하는 쪽은 수익 대비 과도한 주가 상승과 불투명한 매출 구조를 핵심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마이클 버리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엔비디아는 2018년 이후 순이익 약 2050억달러, 자유현금흐름(FCF) 1880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주식보상비용(SBC)은 205억달러에 달했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 자사주 1125억달러를 매입했음에도 발행주식 수는 4700만주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질적인 주주 몫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AI 산업 내 기업 간 맞거래 구조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앤트로픽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클라우드 300억달러 상당을 구매하기로 했고, 동시에 엔비디아와 MS는 각각 100억달러, 50억달러를 앤트로픽에 투자하기로 했다. 버리는 이를 두고 “최종 수요는 미미하고, 기업들끼리 되주고 돌려받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장부상 성장'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 매출의 61%가 4대 주요 고객사에서 발생하고 있고, 이들 기업 가운데 아직 AI로 막대한 수익을 내는 곳은 없다"며 투자 구조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도 AI 관련 지출이 단기간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투자 조정 가능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반응도 이러한 경계 심리를 반영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AI 거품 우려가 재부상하며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0.84%, S&P500은 1.56%, 나스닥은 2.15%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10.87% 급락했고, △AMD(-7.84%) △팔란티어(-5.85%) △인텔(-4.24%) △퀄컴(-3.93%)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도 같은 흐름을 탔다.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이 2조8000억원 넘게 팔면서 전 거래일 대비 3.79%(151.59포인트) 내린 3853.26에 마감했다. 삼성전자(-5.77%), SK하이닉스(-8.76%) 빠졌다. 달러-원 환율은 1473.90원까지 오르며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피터 틸은 3분기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각했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약 8조원 규모의 엔비디아 주식을 처분했다. 신용시장에서도 오라클 등 일부 빅테크의 CDS 거래 규모가 수십억 달러대로 급증하며 AI 투자 실패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반면 AI 인프라 기업들과 엔비디아 측은 수주 지표와 실적을 근거로 거품론을 정면 반박하고 있다. 버티브·이튼·슈나이더 일렉트릭 등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들은 “현재 AI 투자 확대 흐름은 단기 과열이 아니라 실수요"라고 강조했다. 버티브는 3분기 투자자 설명회에서 “데이터센터용 냉각·전력 장치 수주 잔고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며 “리드타임 지연이 아니라 주문 자체가 늘어난 결과"라고 밝혔다. 이튼은 같은 기간 전체 수주 잔고가 20%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데이터센터 부문 주문량은 7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역시 “데이터센터 수주 잔고가 연간 기준 두 자릿수 성장세"라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AWS, 구글,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에 전력·냉각 장치를 공급하며 관련 시장 점유율은 약 50%로 추정된다. 수주 잔고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도 AI 수요 지속성을 재확인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57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시장 전망치(549억2000만달러)를 상회했다. 회사는 4분기 매출을 650억달러로 제시했다. 젠슨 황 CEO는 “GPU 중심의 컴퓨팅 전환, 에이전틱 AI 부상, 새로운 AI 애플리케이션 확산이 AI 인프라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 거품론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는 다른 현실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월가 거물 투자자들은 관련 자산 비중을 오히려 확대하며 '추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단기 변동성보다 AI를 10년 이상 이어질 구조적 혁신으로 보고 장기 포지션을 강화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을 줄이는 대신 알파벳 A클래스 주식을 약 43억달러 규모로 신규 편입하며 포트폴리오를 AI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했다. 켄 피셔도 알파벳 비중을 확대했고,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아마존과 메타를 추가 매입하는 한편 블록체인 기반 기업과 신흥시장 ETF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캐시 우드 역시 AI·가상자산 인프라 관련 종목 비중을 늘리며 미래 기술 중심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각국 정부가 국가 차원의 '소버린 AI' 구축에 나서며 공공 자금 투입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투자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주간증시] 금리·AI 불확실성 속 변동성 확대…코스피 3700선 지지 시험대

인공지능(AI) 버블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지난주 국내 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엔비디아 실적 호재가 하루 만에 소멸된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진 영향이다. 이번 주 증시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불확실성과 AI 밸류에이션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3.79%(–151.59포인트) 하락한 3853.2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3838.46까지 밀리며 3850선을 내줬다. 20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로 4000선을 회복했던 지수는 하루 만에 다시 4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코스닥 역시 3.14% 내린 863.95로 마감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양대 지수는 약 6% 하락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전해졌음에도 AI 고평가 우려는 하루 만에 되살아났다. 미국 기술주가 일제히 조정을 받으면서 외국인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영향이 컸다. 엔비디아를 둘러싼 부담 요인도 재차 부각됐다. 매출채권이 231억달러에서 334억달러로 크게 늘어 대금 회수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전체 매출의 61%가 상위 네 개 고객사에 집중된 점 역시 리스크로 지목된다. 이 같은 구조적 취약성은 AI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우며 단기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보다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와 마이클 바 이사는 최근 물가 압력을 고려할 때 성급한 금리 인하는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고, 리사 쿡 이사는 자산가격이 고평가돼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직접 언급했다. 미국 고용지표도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다. 9월 비농업 고용은 11만9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7·8월 수치는 총 3만3000명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도 전월보다 0.1%포인트 오른 4.4%를 기록했다. 여기에 연방정부 셧다운 영향으로 10월 지표 발표가 늦어지면서 금리 판단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커진 상태다. 글로벌 증시 역시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심리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외국인 이탈과 금리 불확실성, AI 밸류에이션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뚜렷한 매도 기조를 보이고 있다. 21일 하루 동안 외국인은 2조85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된 점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들어 AI 투자 수혜가 집중된 종목군일수록 차익 실현 압력이 커지고 있어 기술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다만 지수 하단은 비교적 견고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0.7~10.9배로, 지난 7~8월 박스권에서 지지를 형성했던 10.6배와 유사한 수준이다. 현 기준 주당순이익(EPS)에 PER 10.6배를 적용할 경우 코스피는 약 3805포인트 수준에 해당한다. 당시 지수가 10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3770선 부근에서도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강하지만 개인 수급이 바닥을 지지하고 있는 점도 단기 낙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실적 전망 역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BNK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3분기 KOSPI200 영업이익은 78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를 297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 주 295조8000억원에서 상향된 수치로, 이익 모멘텀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BNK투자증권도 중기 전망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단기 조정으로 이어지고는 있으나, 내년 글로벌 경기 정상화 국면을 고려하면 이익 상향 흐름이 지수 회복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제시됐다. 그럼에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연준 인사들의 긴축 기조 유지, 셧다운 여파로 지연된 10월 지표 확인,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 실적의 질적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다만 지수 하단이 뚜렷해지고 실적 모멘텀이 강화되는 만큼, 불확실성 해소 국면에서는 수급 개선과 함께 지수 반등 여지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병행되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가 아닌 동결이 될 가능성도 존재하나, 동결의 근거가 셧다운 영향으로 인한 데이터 부재라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금리 불확실성은 셧다운 종료 이후 발표되는 미국의 물가와 고용 데이터가 공개되기 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상폐’ 시키고 100억 증발?... 뿔난 피씨엘 주주들, 결국 ‘트럭시위’ 나서

의료기기업체 피씨엘 소액주주연대가 지난달 김소연 대표이사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이를 규탄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씨엘 소액주주연대의 이번 시위는 김 대표이사의 고의적 배임에 대한 책임을 적극적으로 묻기 위한 조치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는 피씨엘의 상장폐지 사태를 초래한 일련의 의혹인 엠큐렉스 주식의 고가매수 및 헐값매도, 타이거컴퍼니 전환사채 취득, 각종 소송 은폐 및 공시의무 위반 등 의혹이다. 피씨엘은 2020년 코로나19 진단키트로 급성장했으나, 이후 지속적인 적자와 부채 증가로 재무위기에 빠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대표가 2022년 엠큐렉스 주식 약 122억원을 매입하고, 지난해 말 이를 약 15억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1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피씨엘은 비상장사인 타이거컴퍼니의 무보증 사모전환사채를 자기자본의 22% 규모인 83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소액주주 측은 경영 판단의 합리성을 벗어난 투자행위로 보고 있다. 이에 더해 김 대표는 다수의 소송을 공시하지 않아 투자자 판단을 왜곡한 공시의무 위반 혐의도 함께 고발됐다. 피씨엘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김 대표는 부실하고 방만한 의혹투성이 경영으로 회사를 상장폐지에 이르게 했음에도, 주주들에게 단 한 번도 기업설명회를 통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나 앞으로의 방향성 제시 등 어떠한 해명도 한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연대 대표는 “주주연대는 더이상 김소연 대표에게 개선을 기대할 수 없어 엠큐렉스 거래당시 특수관계였던 올릭스 앞에서 해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피씨엘 사례는 관리종목 지정부터 상장 폐지 및 그 이후까지 소액주주의 권리가 침해받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액트는 주주들의 정당한 권리를 법적·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씨엘 소액주주연대는 김 대표에 대한 고발과 적극적인 시위에 이어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갈 방침임을 밝혔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주담대 금리 더 오르려나”…이자 치솟자 잠 못드는 영끌족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시장 금리 상승세와 부동산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상승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실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담대 금리가 약 2년 만에 6%대로 치솟았다. 올해 금리 상단이 7%대까지 열린 상황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6%대에 근접했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 연 3.93~5.33% △신한은행 연 3.83~5.23% △하나은행 연 4.46~5.76% △우리은행 연 3.82~5.02% △농협은행 연 3.63~6.43% 등이다. 이들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지난 12일 기준으로 최고 연 6%대를 돌파했다. 지난 2023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융채 5년물 기준 은행별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보면 하나은행(연 4.78~6.08%), 농협은행(4.35~6.05%)의 상·하단이 높게 형성돼 있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21일 기준 변동형 아파트담보대출 금리가 3.99~7.75%를 기록했다. 금리 상단이 7%대로 열린 건 지난 2분기부터다. 다만 해당 금리 범위는 신용도가 낮은 차주를 포함하면서 넓어진 결과로, 실제 실행되는 금리는 대부분 3~4%대에 머문다는 설명이다. 은행의 조달 비용 상승이 대출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9월부터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코픽스는 은행이 실제 조달한 예금·채권 금리를 반영하는데, 조달비용 상승 시 대출금리가 자동적으로 따라 움직이게 되는 구조다. 실제로 은행 예금금리가 상승세다. 하반기들어 증시의 활황세로 자금이 대거 이동하자 은행권이 요구불예금 감소를 방어하기 위해 지난 9월 이후 0.2~0.3%p 가량 정기예금 금리 인상을 이어오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은행채 등의 금리 급등도 대출금리 인상 요소 중 하나다. 고정형 주담대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가 한 달 새 0.4%p 가까이 상승했다. 5년물 은행채 평균 금리는 지난달 23일 2.936%를 가리켰지만 이달 21일 기준 3.337%까지 올라섰다. 이달 초 부터 급격하게 금리가 올라가면서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도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총량 관리 등 은행들이 수요가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잡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은 아예 연말까지 주담대와 전세대출에 대한 신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과 집값 및 환율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시장 금리를 비롯해 주담대 금리 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금리·예금금리·은행채 금리 등 각종 대출금리 형성 요소가 불안정하게 지속되면 조달비용 상승 흐름도 이어지는 것이다. 기준금리가 2.50% 수준을 유지 중임에도 은행권 주담대 금리가 치솟자 이미 대출을 받은 차주들이나 '영끌족'(한계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20~2021년 저금리 시기에 혼합형 상품으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대출금리가 큰 폭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5억원의 주담대(2.50%·30년 만기·원리금균등상환 기준)를 받은 차주의 경우 재산정받은 금리(연 4.12% 수준)에 따라 연간 상환액이 600만원 가까이 불어나게 된다. 신규 대출 수요자들로선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를 낳고 있다. 차주 부담 가중은 은행 대출 연체율을 높이는 결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월 말 대비 0.02%p 상승했다. 주담대 연체율은 0.30%로 0.01%p 올랐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은행은 최대 실적, 정부는 연일 압박…‘상생금융’ 숙제 무거워진다

기준금리 인하기에도 국내 은행들은 3분기까지 사상 최대 수준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자이익이 여전히 확대되고 있는 데다 비이자이익도 개선되면서다. 정부가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의 생산적·상생 금융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올해 1~3분기 44조8000억원의 이자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은 0.07%포인트(p) 축소했으나, 이자수익 자산(3413조5000억원)이 4.5% 늘어나며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이자이익은 지난해 2000억원 늘었는데 올해 성장폭이 더 커졌다. 비이자이익도 확대됐다.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1000억원 증가했다.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해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2조6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1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조3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일반은행 순이익은 14조100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1조5000억원, 500억원 각각 성장한 반면, 지방은행은 500억원 줄었다. 은행들의 이익 규모가 커질수록 은행에 대한 정부의 공공성 강화 요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은행의 '이자놀이'를 지적해 왔으며, 최근에는 저소득층의 이자가 더 높은 현실을 '금융계급제'라고 비판하며 이자 체계의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현재 금융제도는 가난한 사람이 비싼 이자를 강요받는다"며 “기존 사고에 매이지 말고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도 공적 기능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정부 기조에 따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는 향후 5년간 508조원을 생산적·포용금융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높은 이익을 낼수록 더욱 정부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며 “은행의 사회적 기여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증권사 3Q] 역대급 증시 랠리에 5대 증권사 ‘영업익 1조’…판 커졌지만 격차 더 벌어져

국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대형 증권사의 3분기 실적이 일제히 사상 최대 수준으로 커졌다. 5대 증권사 모두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10대 증권사 안에서도 초대형과 대형 간 실적 격차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종합투자계좌(IMA)·발행어음 등 신규 사업자를 추가로 허용하면서 대형 증권사 안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연결 재무제표 기준) 상위 10곳의 올해 3분기 누적(1~9월) 실적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3분기에는 누적 기준 2조원에 육박한 1조98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규모뿐만 아니라 전년 대비 성장세도 눈에 띈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1.2%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에만 8352억원의 영업이익과 65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호실적의 배경으로 증시 활황 속 각 사업 부문의 고른 약진을 꼽았다. 국내외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직전 분기 대비 18.5% 늘었으며 수익증권(펀드)과 랩어카운트 등 금융상품의 판매수수료수익은 31.4% 증가했다.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3분기 기준 81조원을 기록, 올 들어서만 13조3000억원 가량 늘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증시 주변 자금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해외 금융사와 협력해 출시한 특화 금융상품이 지속적인 인기를 끄는 등 주효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IMA 사업자 지정을 받은 한국투자증권이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IMA 사업자로 공동 지정했다. IMA는 원금 지급이 보장되는 동시에 실적배당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달 중에 IMA 상품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강점을 바탕으로 IMA(종합투자계좌) 사업에서도 추가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3분기 누적 기준 한국투자증권 다음으로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14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9180억원)보다 24.5% 늘어난 수치다. 키움증권의 실적을 견인한 것도 리테일 부문 실적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국내증시 활성화와 미국증시 호조가 겹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증가한 1773억원을 기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시 강세는 수수료 수익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에 유리한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실적을 통한 자본 확충이 신용공여 확대, 발행어음 운용잔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IMA 1호 사업자로 지정된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69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9145억원)보다 16.9%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부문 모두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올렸다. 3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2637억원, 금융상품판매 수수료는 918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도 IMA 사업 인가로 수익원이 다각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IMA를 통해 상품 구조를 세분화하며 기존에 강점을 보유한 자산관리 부문과 시너지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역대 최대 규모인 금융상품 고객 잔고 및 고객자산, 연금 잔고에서 알 수 있듯이 자산관리 부문에서 경쟁력이 향후 IMA 시장에서도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삼성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 늘어나 1조45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은 401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3241억원)보다 24% 늘어났다. 삼성증권은 증시 강세로 자산관리(WM) 부문의 자금 유입이 안정적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호실적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리테일 고객 전체 자산이 직전 분기 대비 37조4000억원 증가했는데, 자산 1억원 이상 리테일 고객 수가 3만7000명 늘어난 덕분이다. 투자은행(IB) 부문은 구조화 금융 부문 중심으로 실적이 성장했다. 인수·자문 수수료는 직전 분기 대비 35.5% 증가한 99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케이뱅크, 마이리얼트립 등 기업공개(IPO) 주관사 지위를 확보해 향후 관련 수수료 수익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6.6% 늘어난 1조2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은 391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881억원을 기록한 것에 견줘 두 배 이상 늘었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19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8% 증가해 시장 거래대금 증가 폭보다 더 높았다. 해외주식 약정금액과 위탁 자산 모두 늘어나 관련 수수료 수익이 475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점유율 상승은 지수가 대형주 위주로 상승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관리 부문도 수수료 증가가 눈에 띄는데, 증시 호조에 따른 랩과 펀드 등 투자형 상품 판매 증가로 관련 수수료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자기자본 상위 10개사 안에서도 '초대형'과 '대형'으로 체급이 나뉘고 있다.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상위 5개사와 나머지 5개사 간 격차는 커지고 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 기준 상위 5개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6조2427억원이다. 나머지 6~10위 증권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2조2645억원으로 격차는 약 2.7배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 상위 5개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4조7308억원으로 6~10위 증권사 합계 2조1526억원과 격차가 2.1배 수준인 것에 견줘 크게 늘어났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기준 6~10위를 차지한 메리츠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중 3개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오히려 실적이 나빠졌다. 메리츠증권은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70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47억원)에 견줘 5.8% 하락했다. KB증권은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하락한 6679억원, 하나증권은 5.9% 하락한 184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이어질 발행어음과 IMA 신규 인가 여부에 따라 대형 증권사 내에서도 실적 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영업이익 상위 5개사 중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IMA 1호 사업자로 지정됐고, 키움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자로 지정됐다.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인가, NH투자증권은 IMA 사업자 신청을 한 상태다. 두 회사 모두 현재 금융당국의 심사 과정을 밞고 있다. 6~10위 증권사 중에서는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한 상황이다. 인가 여부에 따라 향후 이익 개선 정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흔들리는 코스피…예탁금은 줄고 빚투는 늘고

한국 코스피 지수가 4000선 위아래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변동성이 커지자 증시 대기자금이 대폭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7일 85조9448억원이었다가 다음 날(18일) 79조6615억원으로 급락했고 가장 최근치인 20일에는 78조2120억원까지 내려갔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잔액의 총합으로, 통상 주가 상승 기대감에 비례해 불어난다. 변동장 국면이 투자 심리에 일부 압박을 주면서 투자에 쓰이는 '실탄'의 전체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잔고는 연일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14일 26조4033억원이었다가 20일에는 26조8471억원까지 치솟아 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서 단기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을 뜻한다. 최근 조정장에서 '저가 매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레버리지(대출) 투자 수요가 계속 느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변동장 여파로 채권 등 안전자산 상품의 인기가 돋보였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가장 순자산 유입이 많았던 ETF는 채권 기반의 'KODEX 26-12 금융채(AA-이상) 액티브' 상품으로 4216억원이 추가로 몰렸다. 순자산 유입 2위와 3위는 미국 주식 ETF인 'TIGER 미국 S&P500'(2488억원)과 'KODEX 미국나스닥100'(1336억원)이었다. 이어 다른 대표 안전자산인 금(金)을 토대로 한 'ACE KRX금현물'(1227억원)이 4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조정장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한 주(14∼20일) 사이의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도 직전 주보다 소폭 감소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 기간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4억3500만달러(약 2조1179억원)으로 전 주(7∼13일)의 15억4900만달러보다 약 7.4% 줄었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기술주 선호 현상은 여전했다. 최근 한 주 사이 가장 순매수가 많이 된 미국 종목은 반도체 지수를 증폭해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로 6억9900만달러(1조302억원)가 새로 유입됐다. 이어 2·3위는 구글 운영사인 알파벳(1억9300만달러)과 양자컴퓨터 기업인 아이온큐(1억17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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