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 결정 직후 조직개편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마무리한 가운데 생산적 금융, 인공지능 전환(AX) 선도, 시너지 창출 등에 대해 어떠한 리더십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우리금융이 '조직 안정' 기조 아래 대부분의 CEO를 유임시킨 것은 각 분야에서 성과가 가시화되도록 실행의 깊이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임 회장의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11개 자회사 대표이사 가운데 우리FIS를 제외한 10곳의 CEO를 1년 유임시켰다. 이에 따라 기동호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김범석 우리자산신탁 대표,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최승재 우리자산운용 대표,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등은 올해 말까지 임 회장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우리금융이 자회사 CEO에 추가 임기를 부여한 것은 경영 연속성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 등을 두루 고려한 결과다. 이들 CEO는 작년 9월 임종룡 회장이 8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 프로젝트를 발표할 당시 함께 밑그림을 그린 장본인이다. 올해는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첫해인 만큼, 임 회장의 경영 구상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리더십이 검증된 인물을 등용한 것이다. 임 회장은 3년 전 취임 직후 외부 전문가를 꾸준히 영입하며 그룹 핵심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보강했는데, 올해도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이 올해 초 삼성전자 MX사업부 출신의 정의철 전 상무를 디지털영업그룹장(부행장)으로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의철 그룹장은 글로벌 IT, 소프트웨어(SW) 분야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우리은행의 디지털 플랫폼 전략과 비대면 영업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 이와 별개로 우리금융은 작년부터 우리은행, 동양생명 등 각 자회사 소속 직원들의 인력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원이 아닌 실무 직원들의 교류를 늘리면, 해당 기업과 사업의 장단점을 빠르게 파악하는 동시에 (계열사 간에) 실질적인 시너지를 창출하는데도 용이하다"며 “우리금융이 올해부터 자회사 간 인력교류를 늘린 것은 현장 실무를 중시하는 (임 회장의 지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실제 우리금융지주는 자회사 CEO 가운데 상당수를 외부 출신으로 발탁하며 조직의 전문성을 우선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대우증권, 멀티에셋자산운용 출신이고, 진성원 우리카드 대표는 직전까지 현대카드 오퍼레이션본부장을 지냈다.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와 곽희필 ABL생명 대표는 작년 7월 우리금융그룹으로 합류하기 전까지 각각 신한라이프 사장, 신한금융플러스 GA부문 대표를 역임했다. 그러나 현재도 우리금융지주 임원진 가운데 대다수가 우리은행 출신인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소비자보호부문을 신설하고, 지주 단독으로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를 선임해 그룹의 소비자보호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우리금융 첫 CCO로 선임된 고원명 상무와 이번 인사에서 우리금융지주 성장지원부문 상무로 승진한 김병규 상무는 각각 우리은행 출신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종합금융그룹'의 틀을 갖춘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 인사들이 그룹의 주요 요직을 차지하는 관례도 계속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기조가 깨지기 위해서는 다른 자회사들이 얼마나 빠른 시일 안에 자리를 잡는지가 관건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