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 매각에 던져진 ‘국민연금’ 변수…인수전 시나리오가 바뀐다

이지스 매각에 던져진 ‘국민연금’ 변수…인수전 시나리오가 바뀐다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에 위탁한 투자금을 이관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면서 인수전이 새 국면을 맞았다. 원매자가 소송전을 본격화한데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사모펀드(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와의 인수 조건 차이라는 리스크 등 이슈가 맞물리면서 업계에선 완전히 새로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14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내부 투자위원회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에 맡긴 투자금을 전액 회수하는 방침을 확정했다. 일각에선 이미 회수 절차에 착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지스를 통해 스타필드 고양에..

[특징주] ‘AI, 돈 안 될 수도’....삼전·하이닉스, ‘AI 비관론’에 내리막

15일 장초반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동반 급락세다. 간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나란히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6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31% 하락한 10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도 전 거래일보다 4.03% 하락했다. 12일(미국 동부시간)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AI 산업에 대해 회의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5.96포인트(0.51%) 밀린 48,458.0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73.59포인트(1.07%) 떨어진 6,827.41, 나스닥종합지수는 398.69포인트(1.69%) 급락한 23,195.17에 장을 마쳤다. 브로드컴의 호크 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발표 후 가진 설명회에서 “1분기 비(非) AI 매출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변동이 없다"면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AI 매출이 비 AI 매출보다 총마진이 더 작다"고 밝혔다. AI 산업이 생각보다 '돈이 안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고려아연, 미국 정부 투자 논의에 20%대 급등

고려아연 주가가 15일 장 초반 강세다. 고려아연이 미국 현지에 전략 광물 제련소를 건설하고, 미국 정부와 현지 방산 기업 등이 주주로 참여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5분 기준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3.78% 오른 187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고려아연이 미국 남동부에 10조원 규모의 전략 광물 제련소를 건설한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가 한국 민간기업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건 이례적인 사례다. 외교·통상 당국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미국 제련소 투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는 고려아연과 미국 측이 약 3조원 규모의 합작법인(JV)을 만들어 추진하고, 총 투자금은 약 1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은 JV가 현지에서 차입하면 미 국방부와 상무부, 방산 전략기업 등이 약 1조7700억원 규모의 투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와이제이링크, 현대모비스 협력업체 등록에 급등

와이제이링크가 현대모비스 협력업체로 등록됐다는 소식에 장 초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오전 9시 3분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와이제이링크는 전 거래일 대비 9.80% 오른 43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주가 상승은 현대모비스 한국본사 협력업체로 공식 등록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협력업체 등록에 따라 와이제이링크는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생산거점을 대상으로 한 설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하게 됐다. 와이제이링크는 자동차 전장부품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SMT(표면실장기술)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로, 이번 협력업체 등록과 함께 라우터 설비 수주도 확보했다. 앞서 멕시코 법인 역시 현대모비스로부터 협력사 등록을 받아 장비 납품을 진행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본사 차원의 협력사 등록이 글로벌 공급망 확대와 중장기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마지막 IPO 케이뱅크, 최우형 행장 ‘첫 연임’ 여부 촉각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며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최 행장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다만 차기 행장 발표 시점이 지난 선임 과정 때보다 늦어지며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9월부터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최우형 행장은 지난해 1월 1일 취임해 오는 12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차기 행장 최종 후보가 이달에는 발표될 것이란 예상이다. 케이뱅크는 출범 이후 행장의 공식 연임 사례가 없다. 심성훈, 이문환, 서호성 전 행장을 거쳐 최 행장은 네 번째 행장이다. 최 행장은 BNK금융지주 디지털·정보기술(IT) 부문을 총괄했던 정통 은행권 출신이다. 케이뱅크 행장은 KT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도 꾸준히 거론된다. 케이뱅크 최대 주주는 지분 33.72%를 보유한 BC카드고, KT는 BC카드 지분 69.54%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업계에서는 최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케이뱅크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어 행장 교체에 따른 내부 변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행장은 취임 후 케이뱅크의 두 번째 IPO를 추진했으나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해 상장을 연기했다. 이후 세 번째 상장 시도에 나서며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IPO는 사실상 마지막 도전으로 여겨진다. 케이뱅크는 2021년 유상증자 당시 체결한 주주간 계약에 따라 내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재무적투자자(FI)가 동반매각청구권과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반면 케이뱅크 실적 부분은 변수로 지목된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 누적 10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이는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1224억원) 보다 15.5% 감소한 규모다. 3분기 별도 당기순이익을 보면 1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1%나 줄었다. 정보기술(IT) 투자 확대와 외형 성장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늘어 일반관리비가 증가했다고 케이뱅크는 설명했다. 전반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케이뱅크는 가계대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조9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1% 증가했다. 올해 적극적인 상·매각으로 건전성도 개선됐다.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0.88%에서 올해 3분기 0.56%으로 0.32%포인트(p) 낮아졌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전환, 디지털자산 리더십 강화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차기 행장 발표 시점이 최 행장 첫 선임 당시보다 늦어지고 있어 내부적으로 이견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2023년에는 12월 5일 최 행장이 차기 행장 최종 후보자로 확정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IPO 상황 등을 고려하면 최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최종 후보자 발표가 늦어지는 것은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이지스 매각에 던져진 ‘국민연금’ 변수…인수전 시나리오가 바뀐다 [이슈+]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에 위탁한 투자금을 이관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면서 인수전이 새 국면을 맞았다. 원매자가 소송전을 본격화한데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사모펀드(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와의 인수 조건 차이라는 리스크 등 이슈가 맞물리면서 업계에선 완전히 새로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14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내부 투자위원회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에 맡긴 투자금을 전액 회수하는 방침을 확정했다. 일각에선 이미 회수 절차에 착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지스를 통해 스타필드 고양에 투자했던 약 3800억원의 자금에 대해 자산운용을 다른 운용사로 이관하거나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지스는 2016년 신세계와 함께 스타필드 고양 개발사업에 들어갔다. 이지스가 국민연금으로부터 약 3800억원(지분 약 49%)을 출자받아 신세계프라퍼티와 추진한 프로젝트다. 완공된 스타필드 고양은 꾸준한 임대수익으로 인해 이지스의 핵심 자산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국민연금은 이지스가 매각 과정에서 위탁자산 관련 정보가 사전 동의 없이 잠재적 인수자들에게 무단으로 제공됐다고 판단하고 위탁자금 전액 회수라는 초강수 대응에 나섰다. 26조원이 넘는 운용 자산을 보유 중인 이지스에 국민연금이 위탁한 자산은 2조원(시장 평가액 기준 7조~8조원) 가량인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자산 이관이 현실화할 경우 이지스 운용 기반을 흔드는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이지스 경영권 매각 작업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시장평가액 기준 거액의 자산이 갑자기 이동할 경우 회수 시점에 따라 운용자산이 크게 급감할 수 있어서다. 사업 안정성이나 신뢰도가 훼손되면 시장 지위가 흔들리게 되고, 영업 기반은 물론 매각 협상에서도 불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국민연금이 투자금 회수 외에도 약정 위반에 따른 민·형사상 조치까지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이런 리스크가 극대화되는 형국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내 담당 투자실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어떤 자산을 어느 운용사로 이관할지 세부 검토에 들어가는 한편 후보 운용사들에 대한 인터뷰 진행 일정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자금이 빠져나가면 이지스의 다른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AUM 감소에 따른 충격이나 투자 구조가 재조정되는 등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지스의 다른 연기금이나 보험사들도 거버넌스 리스크가 높은 GP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고 주요 투자자가 다른 운용사로 교체되는 등의 구조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며 “다만 타 운용사로 이관하는 방안인 만큼 개별 부동산 펀드의 기초 자산이 흔들리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원매자인 흥국생명이 매각 과정상 부당함을 붙잡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도 인수전을 흔들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지스 매각과 관련해 최대주주인 손 모 씨와 주주대표 김 모 씨, 공동 매각주간사인 모건스탠리 한국 IB부문 김 모 대표 등 5명을 공정 입찰 방해 및 사기적 부정거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11일 경찰에 고소했다. 매각 측이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는 것처럼 가장하고 실제로는 힐하우스 측에 입찰가를 유출해 최고액을 얻어내는 등 공정성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에선 흥국생명이 이지스 인수를 제안하면서 기존 임직원 300명 가량에 대한 '전원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내밀었다는 사실도 전해진다. 반면 힐하우스는 고용승계 범위를 100~150명 수준으로 제시하면서 인수 후 인력 축소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제시한 고용 수준에 따라 운영 체계를 조정할 경우 직원 1인이 담당하는 프로젝트가 10개 이상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국내 대형 운용사는 1인이 4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맡으면 실사를 비롯해 리스크 및 품질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게 업계 공통된 평가다. 이는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나 주요 투자자들의 검토 대상에 오를 수 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 금융당국 또한 현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시장에서 우려하는 '중국계 자본' 유입에 대해 정무적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중하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힐하우스의 인수에 사실상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흥국생명 등 기존 원매자들의 재입찰 가능성도 있다"며 “실제로 매각주관사 측이 힐하우스와의 협상 결렬이나 매각 좌초 위기에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주간증시] 박스권 상단 재시도…업종·종목 간 온도 차는 ‘확대’

미국과 한국 증시가 다시 한 번 갈림길에 설 전망이다. 연말을 앞두고 글로벌 유동성 환경은 완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하지만 지수 상승이 곧바로 전면적 랠리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번 주 시장의 초점은 '오르느냐'보다 '무엇이 오르느냐'에 맞춰져 있다. 이번 주 미국 증시는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지나며 정책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연말 랠리를 자극할 변수들은 오히려 단기에 집중돼 있다. 올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선물·옵션 동시만기가 겹쳐 있고,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내년 1분기 내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 등 글로벌 유동성 흐름은 완화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산타랠리의 지속 여부는 결국 물가 지표가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의 시선은 정책 방향보다 물가와 이벤트에 더 집중되고 있다. 김승혁 키움증권 글로벌리서치 연구원은 “마이크론(AI 메모리)과 페덱스(물류) 등 핵심 기업 실적을 통해 AI 투자 지속성과 실물 경기 흐름을 동시에 가늠하는 한 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유효한지, 실물 경기 둔화 신호가 확산되고 있는지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앞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의 조정을 받으며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45.96포인트(0.51%) 하락한 4만8458.05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3.59포인트(1.07%) 내린 6827.41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98.69포인트(1.69%) 급락하며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시장에서는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 이후 나온 전망 코멘트가 투자심리를 흔든 것으로 해석했다. 브로드컴은 AI 매출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비(非) AI 매출 대비 총마진이 낮다는 점을 언급하며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기대를 일부 낮췄다. AI 투자가 확대되더라도 수익 구조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기술주 전반으로 차익 실현 압력이 번진 모습이다. 엔비디아 H200 칩을 둘러싼 중국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H200의 중국 수출 허가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실제로는 중국 정부 승인 절차와 사용 목적에 대한 소명이 필요하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의 수요는 확인되고 있으나, 규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알리바바의 AI 에이전트 'Qwen'은 공개 테스트 23일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 수 3000만 명을 넘어섰다. AI 애플리케이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I가 인프라 투자를 넘어 서비스와 소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기술주 내에서도 실적과 수익성이 검증되는 종목 중심의 선별 흐름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증시는 지난주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며 다시 전일 고점 돌파를 시도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2일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가 상승 마감했고, 외국인도 장 막판 순매수로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회복 흐름이 나타났고, 코스닥은 바이오를 축으로 반도체 소부장, 2차전지, 로봇, 엔터 등 기술주 전반에서 반등이 이어졌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가 기술적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고 본다. 낙폭을 빠르게 만회한 만큼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기관 중심의 저가 매수 기조가 이어질 경우 박스권 상단 재시도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평가다. 특히 코스피는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가시성이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업종·종목 간 온도 차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 반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가는 단기 테마보다는 실적과 현금흐름이 확인되는 종목 중심의 선별 장세를 예상한다. 지수보다는 종목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는 구간으로, 반등 이후에도 변동성 장세가 반복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확장 국면에서 지수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유동성 재확장으로 지수의 상승 가능성이 높더라도 기업 선별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향후 AI 산업은 반도체라는 B2B를 넘어 B2C로 확장될 것이고, 스페이스X 상장 기대로 우주 관련 산업까지 신성장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확장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재, 헬스케어 업종의 부각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회생·파산 ‘쓰나미’ 여파...카드사 법인 회원 감소

카드업계가 그간 성장의 동력으로 삼았던 법인카드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내수부진 등의 여파에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문을 닫는 사업자들이 많아진 탓이다. 1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카드사 9곳(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BC)의 법인 신용카드 회원수는 254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9%(13만1000명) 줄었다. 전월과 비교해도 소폭(2000명) 감소했다. 기업별로 보면 NH농협카드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72만9000명→61만1000명)이 가장 컸다. 중소기업, 지역기반 법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까닭으로 풀이된다. BC카드(68만7000명→66만7000명), 우리카드(27만9000명→26만명), 삼성카드(3만3000명→3만1000명) 역시 축소됐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법인회생과 파산 급증이 꼽힌다. 법원에 따르면 올 1~10월 법인회생 신청은 109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많아졌다. 1~10월 기준 법인회생 신청건수는 2020년 742건에서 2021년 576건, 2022년 518건까지 줄었다가 2023년 816건에 이어 지난해 879건으로 반등했다. 법인파산도 2020년 879건, 2021년 748건, 2022년 817건, 2023년 1363건, 지난해 1583건으로 높아졌고 올해는 1840건으로 집계됐다. 현재 추세로는 사상 첫 2000건 돌파가 유력하다. 업계는 다른 기업들 역시 난항을 겪으면서 비용 절감 등을 위해 법인카드를 줄이면서 회원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인 신용카드 일시불(일반) 이용액이 100조77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에 그친 이유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졌으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10월 법인카드 승인액은 약 1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했다. 평균 승인액은 15만4731원으로 14.0% 상승했다. 그러나 승인건수는 1억3000만건으로, 9.2% 줄었다. 승인액도 전월과 비교하면 6.3% 하락했다. 운수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서비스업,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을 비롯한 업종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에서 이용실적·회원수 확대에 성공했으나, 전반적으로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사용 중인 카드의 한도 또는 사용가능 항목을 줄이거나 발급했던 카드를 회수하는 만큼 신규·우량 회원 확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저축은행 배드뱅크 분담금 기준 나온다…업계 “삼중고 부담”

저축은행 업권의 배드뱅크(새도약기금) 분담 기준이 사실상 확정됐다. 상위 5개 회사가 분담액의 23% 가량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분담액이 적은 지방 소형사의 체감 부담도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1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저축은행중앙회 이사회에서 업권의 새도약기금 분담 기준을 최종 의결할 전망이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5000만원 이하 장기 연체채무를 탕감해주기 위한 비영리 '배드뱅크'의 재원이다. 실무안은 사실상 이미 굳어졌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새도약기금 전체 금융권 분담분 규모는 4400억원이다. 이 중 저축은행 몫은 100억원 수준으로 비교적 적은 액수로 확정됐다. 논의된 기준에 따르면 100억원 중 50억원은 79개 저축은행이 1곳당 약 6329만원으로 균등하게 부담하고, 나머지 50억원은 각 사 총여신 비중(대출잔액 기준)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구조가 유력하다. 이 구조를 적용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대출을 내주는 상위 5개 대형사에 가중치를 두면서 총 100억원 중 약 23억원(23%)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3분기 기준 저축은행업계의 총여신은 93조4000억원으로, 이 중 40%인 37조2400억원 가량의 여신이 5개 상위 저축은행에서 이뤄졌다. 1위인 SBI저축은행의 총여신이 10조9238억원 가량으로 가장 많다. 이어 △OK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순으로 여신이 많았다. 앞서 업계에선 분담 기준(균등 50%+여신비중 50%)의 윤곽이 나오기 전까지 여러 방식이 논의됐다. 순이익 기준 배분안도 검토됐지만 적자 저축은행이 많아 비용 산출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채택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NPL 자회사(SB NPL 대부) 100억원 유상증자에 대한 비용 분담 이슈도 지니고 있다. 중앙회는 같은 시기에 분담 기준을 확정하기 위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율(균등·여신 비중)은 아직 조정 중이나 이 역시 균등과 여신비중 두 축을 조합해 분담액을 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드뱅크와 마찬가지로 대형사가 조금 더 많이 부담하되, 업계 전반이 일정 부분 분담하는 방향이다. SB NPL 대부 유상증자는 저축은행중앙회 100% 자회사에 대한 자본 확충으로, 업권 자체 PF·NPL을 1000억원까지 매입·정리하기 위한 '사업용 자기자본' 증자다. 중앙회 이사회에서 이미 증자 자체는 의결된 상태로, 현재 각 저축은행이 100억원을 어떻게 나눠 낼지에 관해 내부 논의가 이어지는 단계다. 업계에선 교육세 인상과 연체율 관리, PF 부실 충당금 이슈에 해당 지출이 겹치면서 삼중고 성격의 부담이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배드뱅크 분담에 SB NPL 대부 증자 분담분까지 더해질 경우 지방 소형사의 체감 부담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1사당 6000만원대 균등분담액과 NPL 자회사 증자 부담이 겹치면 자본여력이 약한 곳일수록 자기자본이익률 감소와 신규 영업여력 축소를 불러오게 된다. 특히 상위 대형사들은 공적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연간 수백억 단위 이익 대비 배드뱅크 10억원대 출연금은 재무 타격이 제한적이지만, 이미 예보료·교육세 등 각종 준조세 누적에 따라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체·NPL 대부분이 저축은행업권에 몰려 있어 건전성 회복 부담이 큰 상황에서 예보료율·교육세 인상 등으로 무거운 부담을 지고 있다"며 “정책적 지출이 생길 때마다 대형사가 더 많이 부담하도록 하는 방향이기에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예테크족 몰린다”...연 3%대 은행 예금 속속 등장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며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연 3%대 금리를 주는 은행 예금이 속속 등장하자 예테크족(예금 재테크)도 다시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1년 만기 단리 기준 정기예금 38개 중 2개 상품이 기본금리만으로 연 3%를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과 Sh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은 별도의 우대금리를 받지 않아도 연 3%의 금리를 준다. 우대금리를 받을 경우 연 3%대 금리가 적용되는 정기예금은 10개로 늘어난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은행권 중 가장 높은 연 3.25%의 금리를, BNK경남은행의 더(The)든든예금(시즌2)과 The파트너예금은 연 3.15%의 최고 금리를 준다.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과 신한은행의 신한마이(My)플러스정기예금,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은 최고 연 3.1%의 금리를 적용한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9일까지 2025-2차 공동구매정기예금을 판매 중인데, 판매 금액에 따라 최고 연 3%의 금리를 제공한다. 한동안 사라졌던 연 3%대 금리가 다시 등장하는 것은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연 2.884%로, 3개월 전인 지난 9월 12일(2.531%) 대비 0.353%포인트(p) 상승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동결하며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점이 시장금리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들은 3개월 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과 동결할 가능성을 각각 3대3으로 제시했다. 금리 매력이 부각되며 은행 예금으로 자금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71조9897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4209억원 늘었다. 올해 하반기에만 정기예금 잔액은 40조555억원 증가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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