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목포 이어 광주서 소상공인 AI 전환 지원

네이버가 지역 소상공인의 인공지능(AI) 전환을 지원하는 사업을 목포에 이어 광주로 확대한다. 상권과 업종별 특성에 맞춰 예약, 결제, 고객 관리 등에 필요한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지역 금융기관과 연계한 자금 지원도 검토한다. 네이버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로컬그로스(Local Growth)' 캠페인을 목포와 광주에서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로컬그로스는 네이버가 온라인 중소상공인(SME)을 대상으로 축적한 디지털 전환 지원 경험을 오프라인 상권에 적용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경주에서 시작해 올해 상반기 부산으로 확대했으며, 하반기에는 목포와 광주에서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부터는 사업자의 업종과 운영 방식에 따라 지원 내용을 세분화한다. 식당에는 대기 고객과 예약 관리, 카페에는 현장 주문과 리뷰 관리, 일반 매장에는 신규 고객 유치에 필요한 기능을 중심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네이버의 매장 관리 서비스 '스마트플레이스', 오프라인 통합 단말기 'Npay 커넥트', 네이버 광고 등을 활용한다. 기존 개별 서비스 교육에 그치지 않고 사업자별로 필요한 기능을 묶어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역 금융기관과의 협력도 추진한다. 네이버는 지난 7월 부산신용보증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부산 지역 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보증료와 광고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후속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린 목포항구축제에서는 카페와 식당, 서점 등 50여개 상점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사흘간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프로모션에 5800여명이 참여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캠페인 참여 매장에서 플레이스 쿠폰 사용 건수는 행사 전 같은 기간보다 27배 늘었다. Npay 커넥트를 설치한 사업자 비율도 1.7배로 높아졌다. 광주에서는 오는 30일 지역 사업자 대상 간담회를 시작으로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동명동 일대에서 캠페인을 진행한다. 광주 커피문화축제 '동명커피산책'과 연계해 50여개 상점이 참여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지난 16일 목포 해관1897에서 지역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로컬그로스 밋업'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온라인 사업자 지원 경험과 지역 상권의 디지털 전환 사례를 공유했다. 황순배 네이버 임팩트시너지 그룹장은 “로컬의 고유함은 성장의 한계가 아닌 출발점"이라며 “스마트플레이스와 스마트스토어, 광고 솔루션 등이 고객과의 연결을 넓히는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폴더블폰에 “싸구려”라던 애플…삼성 패널 쓰고 가격은 100만원 더

삼성전자보다 7년 늦게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든 애플이 경쟁사 초기 제품을 “싸구려 같고 조잡했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화면이 들어간다. 가격은 삼성전자 제품보다 100만원 이상 비싸고, 양산 수율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에 따르면,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다른 업체들이 선보인 초기 폴더블폰에 대해 “싸구려 같고 조잡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터너스 CEO가 삼성전자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삼성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첫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이후 화면 주름과 내구성 등을 개선하며 폴더블폰 시장을 이끌어 왔다. 초기 제품에서는 화면 파손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후 제품을 거듭 출시하며 기술을 보완했다. 반면 애플은 오는 23일 첫 폴더블폰을 정식 출시한다. 삼성보다 시장 진입이 7년 늦은 셈이다. 애플이 경쟁사 초기 제품의 완성도를 문제 삼았지만, 정작 자사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은 삼성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다. 아이폰 듀오에 탑재되는 접이식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갤럭시 Z 시리즈에도 폴더블 패널을 공급하는 업체다. 다만 아이폰 듀오에 들어가는 패널은 애플의 요구 사양에 맞춰 제작된 것으로, 갤럭시 제품과 동일하지는 않다. 애플은 여기에 자체 설계한 힌지와 화면 표면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애플이 내세우는 강점은 화면 주름을 줄인 설계다. 타임에 따르면 애플은 폴더블폰 개발 과정에서 기존 제품과 유사한 소재를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자체 폴리머 소재와 나노텍스처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 화면을 접고 펴는 힌지에는 100개 이상의 초소형 정밀 부품을 사용했다. 애플의 폴더블폰 개발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터너스 CEO를 비롯한 엔지니어 6명이 당시 접이식 전자기기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관련 기술을 연구한 지 15년 만에 첫 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 개발에 들인 시간만큼 가격 부담도 커졌다. 아이폰 듀오의 국내 출고가는 256GB 기준 329만원으로, 같은 용량의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227만8100원)보다 101만1900원 비싸다. 최상위 2TB 모델은 509만원으로, 애플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500만원을 넘었다. 무게에서도 차이가 난다. 아이폰 듀오는 254g으로 갤럭시 Z 폴드8(201g)보다 53g 무겁다. 폴더블폰의 단점으로 꼽혀 온 무게와 휴대성 측면에서 애플이 삼성보다 유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높은 가격에 수리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애플이 공개한 국내 보증 제외 예상 수리비는 내부 디스플레이 파손 시 164만9000원, 기타 손상 시 246만9000원이다. 수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애플케어플러스 가입비도 2년 기준 54만9000원이다.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인 내부 화면이 파손되면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삼성보다 1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을 소비자가 받아들일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가격적인 매력은 없다"고 말했다. 양산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제매체 지에몐신문은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달 17일 기준 아이폰 듀오의 최종 조립 수율이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수율은 생산한 제품 가운데 품질 기준을 통과한 제품의 비율이다. 이 전문가는 “기술 자체는 우수하지만 생산 수율은 삼성보다 상당히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설계 기술의 완성도와 이를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능력은 별개라는 지적이다. 애플이 강조하는 화면 주름 개선 기술에도 한계가 있다. 나노텍스처는 빛의 반사를 조절해 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주름을 덜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화면을 반복해서 접고 펼 때 발생하는 물리적인 변형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이용자를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소비자 조사기관 CIRP의 공동창업자 마이클 레빈은 기존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이 아이폰으로 옮겨갈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운영체제에 대한 이용자 충성도가 높아 폴더블폰 출시만으로 삼성 이용자를 대거 흡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가 논란에도 사전예약 수요는 몰리고 있다.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뒤 일부 국가에서 출시 당일 수령 물량이 동났다. 미국에서는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 말까지 밀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아이폰 듀오 출하량을 약 500만대로 예상했다. 다만 애플이 예약 판매량과 초기 공급 물량을 공개하지 않아 배송 지연이 주문 급증 때문인지, 생산 차질에 따른 공급 부족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수진 인턴기자

네이버 파파고, 번역 넘어 여행 안내까지…외국인 인기 상품·맛집 추천

네이버가 인공지능(AI) 번역 서비스 파파고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상품·장소 추천 기능을 도입했다. 외국인들이 자주 검색한 한국 상품과 관광지를 소개하고, 쇼핑 정보 확인부터 길찾기와 예약까지 지원한다. 기존 번역 기능에 상품 추천과 관광지 탐색 기능을 더한 것이다. 네이버는 파파고 앱에 방한 외국인을 위한 '트렌드(Trend)'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트렌드는 외국인 이용자들의 이미지 번역 데이터를 분석해 관심도가 높은 국내 상품과 장소를 보여주는 서비스다. 한국 여행 중 외국인들이 자주 촬영해 번역한 상품과 장소를 토대로 인기 순위와 최근 관심도가 높아진 항목을 제공한다. 상품은 인기 순위 100위까지 보여주는 'TOP 100'과 인기 상승 상품을 소개하는 'Rising', 뷰티·식품·건강 등 5개 항목으로 나뉜다. 상품을 선택하면 AI 브리핑이 주요 정보를 요약해주고, 네이버 쇼핑과 블로그에 올라온 상세 정보와 이용 후기도 확인할 수 있다. 장소 추천 기능도 제공한다. 명동과 홍대, 성수 등 서울 주요 상권을 비롯해 부산과 제주 등 관광지별 인기 장소를 살펴볼 수 있다. 네이버 플레이스와 연동해 영업시간, 위치, 메뉴, 방문객 리뷰 등을 확인하고 길찾기와 예약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트렌드는 스마트폰 언어가 외국어로 설정된 이용자에게 제공된다. 파파고 앱 홈 화면 오른쪽 위 'Trend' 버튼을 누르면 이용할 수 있다.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간체·번체를 지원하며 다른 외국어 환경에서는 영어로 표시된다. 네이버는 올해 4월 파파고 이미지 번역 결과에 국내 식당과 매장 정보, AI 기반 상품 설명을 추가했다. 7월에는 일본 현지 식당 정보 플랫폼 '타베로그'와 연계해 해외에서도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서비스는 이용자가 촬영한 상품이나 장소의 정보를 알려주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인 상품과 장소를 먼저 추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어로 작성된 국내 이용자들의 블로그와 리뷰도 번역해 제공한다. 신중휘 네이버 AI 검색 리더는 “AI 에이전트 시대에 파파고는 번역을 넘어 쇼핑과 길찾기, 예약 등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전반을 편리하게 돕는 길잡이로 나아갈 것"이라며 “AI 검색 기술과 다양한 서비스,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이용 가치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인터뷰] “소버린 AI 성공은 중국뿐…한국, 독파모 올인 위험하다”

“소버린 AI로 성공할 수 있는 나라는 단 하나예요. 중국 하나예요." 정부가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문형남 한국AI교육협회 회장 겸 숙명여대 한류국제대학 교수의 평가는 냉정했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자체 기술 생태계를 갖춘 중국과 한국은 여건이 다른 만큼 독자 모델 개발에만 집중하기보다 해외 기술도 함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지난 15일 본지와 만나 “독파모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신중하게 봤다"며 “소버린 AI만 추진하기보다 글로벌 AI와 병행하거나 융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독자 기술 개발의 포기가 아니다. 국산 AI를 개발하되 해외의 앞선 모델도 활용해 실패 위험을 줄이고, 한국이 강점을 가진 산업에서 실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체 모델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누가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까지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국산 AI 확보가 곧 AI 주권은 아냐" -학계에서는 독파모 사업을 어떻게 평가하나.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나 역시 처음부터 성공 가능성을 신중하게 봤다. 상당한 재원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 소버린 AI로 성공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 하나라고 본다. 중국은 인구가 많고 시장도 크다. 딥시크 같은 경쟁력 있는 모델도 나왔다. 한국은 중국과 여건이 다르다." 문 교수가 중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기술력뿐 아니라 시장 규모 때문이다.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사용할 기업과 이용자가 충분해야 지속적인 개선과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 역시 독자 모델 개발 이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까지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독자 AI 개발과 해외 기술 활용을 어떻게 병행해야 하나. “소버린 AI만 하지 말고 두 가지를 다 하거나 융합하자는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하이브리드 AI'를 주장했다. 국산 모델을 개발하면서 글로벌 AI도 함께 쓰자는 얘기다. 한쪽에만 집중하기보다 여러 선택지를 확보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독자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만으로 AI 주권을 확보할 수 있나. “독자 개발은 필요하다. 다만 그 필요성이 모든 투자 방식의 타당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산 모델을 확보하는 것과 AI 주권을 확보하는 것도 구분해서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데이터와 핵심 업무를 통제하고, 필요할 때 기술과 공급자를 선택하거나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해외 모델을 활용하더라도 이런 조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 “국산 AI 개발이 끝 아니다…돈 낼 고객 있나" -독파모 사업의 성과는 무엇으로 판단해야 하나. “실제 업무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작동하는지, 사용 비용과 보안 수준은 어떤지 따져야 한다. 개발자들이 얼마나 활용하는지도 중요하다. 기술 개발 자체도 성과지만 실제로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고객이 있는지도 봐야 한다. 유료 고객과 수출 실적 등 사업화 성과까지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 AI 모델 개발에는 대규모 연산 장비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개발을 마친 뒤에도 운영과 성능 개선에 비용이 들어간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 성능이나 비용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고객을 확보하기 어렵다. 기술 개발 성과와 시장에서의 성공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 문 교수의 설명이다. -오픈AI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에 AI 기술과 자본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기업에도 기회가 있나. “대규모 자본과 연산 자원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소수 기업으로 힘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소수 기업이 AI 시장 전체를 독점한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공개 가중치 모델이나 산업별 전문 서비스처럼 다른 경쟁 경로도 있다. 특히 제조와 금융, 공공 등 전문 데이터와 현장 이해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업무 수행 능력과 보안, 비용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한국 기업도 고객의 문제를 얼마나 정확하고 경제적으로 해결하느냐에 따라 경쟁할 수 있다." ◇ “범용 AI 정면승부보다 제조·에너지 공략" -한국이 특히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산업은 어디인가. “범용 AI 모델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자본과 연산 자원이 필요하다. 한국이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 제조업과 에너지,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배터리 산업에는 오랫동안 축적한 기술과 데이터가 있다. 이를 AI와 결합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이 가능한가. “제조 현장에서는 불량률을 낮추고 설비 고장을 예측하는 데 AI를 활용할 수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전력 수요 예측이나 데이터센터의 전력·냉각 효율 개선이 가능하다. 한류 콘텐츠의 제작과 해외 유통에도 기회가 있다. 다만 실제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만큼 성능과 경제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AI 산업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사업화 역량이다.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 시범사업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현장에 정착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다. 고객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이유가 있어야 하고, 기업도 운영 비용을 감당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연구 성과를 시장 성과로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이 AI 투자에서 우선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독자 기술을 개발하는 일과 이를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국내 기술과 해외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술을 선택하느냐보다 그 기술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다. 해외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만큼 성능과 경제성을 입증하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수진 인턴기자

매출보다 생존…본죽 24년이 보여준 외식업의 조건

“메뉴를 무작정 늘리기보다 핵심 경쟁력을 지키고, 가격 경쟁에 매달리기보다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이게 브랜드 장기 생존의 필수 조건이죠." 가맹점 수 기준 한식 프랜차이즈 업계 1위 '본죽&비빔밥'의 운영사 본아이에프의 이재의 컨세션본부장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에서 열린 '제1회 티오더 사장님클럽'에서 '본죽'의 장수 비결을 이같이 소개했다. 이 본부장은 “잘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외식업에서 매출 확대뿐 아니라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식 업종 1위 프랜차이즈 '본죽&비빔밥', 폐점률 1% 본아이에프는 본죽, 본죽&비빔밥, 본도시락, 본설렁탕, 본우리반상 등 8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한식 중심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창업자인 김철호 회장은 외환위기로 사업 실패를 겪은 뒤 음식점 창업컨설팅 사업을 하다 지난 2002년 본인이 직접 '본죽'을 창업했다. 지난해 본아이에프의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11.7% 늘어난 5365억원으로, 본아이에프 산하 가맹점 수는 2200개에 달한다. 대표 브랜드인 '본죽&비빔밥'의 가맹점 수는 지난해 기준 1150곳으로, 우리나라 외식업종의 한식 부문 중 가맹점이 가장 많다. 본아이에프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과는 가맹점 폐업률과 장기 운영 매장 비중에서도 드러난다. 본아이에프에 따르면 '본죽&비빔밥'의 폐점률은 1%대 수준이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서 2024년 기준 한식 업종의 폐점률이 21.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전체 매장 중 10년 이상 존속한 매장도 65%, 최근 5년간 자녀에게 가업으로 매장을 물려준 사례도 30건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 핵심 메뉴 지키고 고객 가치 높이고…장수 전략은 '차별화' 본아이에프가 강조하는 외식업의 장수 비결은 '매출'이 아닌 '지속가능성'이다. 특히 최근에는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외식업에 대한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상품과 매장에 관한 정보가 빠르게 공유되는 만큼, 일시적인 이벤트만으로는 고객의 신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본부장은 “예전에는 눈속임으로 고객들을 잠깐 속일 수 있었다면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라며 “모든 정보들이 오픈돼 있기 때문에 결코 방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성비만으로는 부족하고 가격 이상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며 “고객이 해당 가격과 메뉴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아이에프가 강조하는 생존 전략은 무조건적인 가격 인하보다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 본죽은 죽이라는 핵심 메뉴를 유지하면서 일부 매장을 '본죽&비빔밥'으로 전환해 상품군을 넓혔다. 기존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고객의 선택지를 늘린 것이다. 이 본부장은 본죽이 경쟁 브랜드보다 약 1.5배 많은 양을 제공하며, 이를 두세 끼로 나눠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로 제시했다. 이 본부장은 “코스트코나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본죽 제품이나 본죽과 관련된 장조림을 팔아도 본죽 가맹점의 매출은 떨어지지 않고, 본죽 매장 옆에 '한솥도시락'이 저가 도시락을 판매해도 본도시락 매출은 떨어지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 브랜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수요를 미리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도 장수 브랜드의 조건으로 꼽았다. 이 본부장은 “계절에 따라 수요가 달라지는 메뉴는 최소 2~3개월 앞서 준비해야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며 “수요가 정점에 이른 뒤 대응하기보다 소비 시기를 예측해 상품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임희진 인턴기자

KT, AI로 고객 분석 8시간→10분…그룹사 AX 성과 한자리에

KT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객 의견 분석 시간을 8시간에서 10분 이내로 줄이고, 소프트웨어 개발 기간을 30% 단축한 성과를 공개했다. 고객 서비스와 사내 업무뿐 아니라 제조·물류, 통신망 운영까지 AI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KT는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경기 성남시 KT 판교빌딩에서 '2026 AID-X Day'를 열고 그룹 차원의 AI 전환(AX) 성과를 공유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KT와 그룹사들이 참여해 사업, 기술, 업무 등 4개 분야의 AI 활용 사례를 선보였다. 기존에 별도로 진행하던 AI 혁신 사례 발표와 연구개발(R&D) 성과 전시를 하나로 통합했다. KT는 마이케이티와 KT멤버십 앱에 올라온 이용자 후기, 고객센터에 접수된 의견을 AI로 분석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고객의 반복적인 개선 요구를 찾아내는 데 기존에는 약 8시간이 걸렸지만, AI를 도입하면서 10분 이내로 줄었다. 임직원이 일상적인 언어로 질문하면 AI가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분석하고 그래프와 대시보드까지 만들어주는 'MAGMA BI/DW'도 선보였다. 여러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내려받아 직접 가공하던 과정을 AI로 대체한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AI를 적용했다. KT는 화면 기획부터 디자인, 코드 생성까지 AI로 연결하는 기술을 4개 프로젝트에 도입했다. 이 가운데 한 프로젝트에서는 개발 기간이 9개월에서 6개월로 약 30% 줄었다. 제조·물류 현장에 투입할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도 공개했다. 로봇이 작업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새로운 작업을 학습하는 '로봇 스킬 플라이휠' 기술이다. KT는 이를 자체 로봇 서비스 플랫폼과 연계해 산업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차량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 가능성을 예측하고 정비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와 도심항공교통(UAM)의 운항 상황을 분석해 관제사의 판단을 돕는 플랫폼도 소개했다.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는 마이케이티 앱의 '마이 AI'와 지니TV에 적용할 개인 맞춤형 AI 기술을 선보였다. 자체 AI 모델 '믿:음 K 3.0', 개인별 전문 업무를 지원하는 'KT-Claw', AI 모델 운영 효율을 높이는 '토큰팩토리' 기술도 공개했다. 보안 분야에서는 AI가 웹서비스의 취약점을 찾아 분석하고, 비정상적인 문자 발송과 소액결제 패턴을 탐지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6세대 이동통신(6G)과 양자보안 등 차세대 통신 기술도 전시했다. KT와 KT DS가 공동 개발한 AI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체계 'kode'도 선보였다. AI가 코드 작성과 검증 등 반복적인 작업을 맡고, 사람은 설계 방향과 최종 품질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행사에서는 임직원들이 업무 현장의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해커톤도 열렸다. 예선을 통과한 32개 팀이 참가했으며, KT는 우수 과제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다른 조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옥경화 KT IT부문장(부사장)은 “현장에서 검증된 AX 사례와 노하우를 조직 전체로 확산해 고객과 임직원이 실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혁신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현장] “더빙 작업에만 60명”…K콘텐츠 세계로 보내는 넷플릭스의 힘

한국 드라마에서 여성이 남성을 부르는 '오빠'는 영어로 어떻게 옮겨야 할까. 단순히 'Brother'로 번역하면 등장인물의 관계와 감정이 달라질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한국 콘텐츠를 보는 시청자가 늘면서 이처럼 대사 한마디에 담긴 문화적 의미를 전달하는 자막과 더빙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 라운드테이블'에서는 K콘텐츠가 언어의 장벽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확산하는 과정이 소개됐다. 넷플릭스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넷플릭스의 글로벌,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미국·캐나다(UCAN) 지역 현지화 책임자들이 참석했다. 캐서린 르타트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시니어 디렉터는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은 제2의 제작"이라며 “훌륭한 이야기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흥행한 배경에는 각국의 언어와 문화에 맞춰 작품을 전달하는 현지화 작업이 있다는 설명이다. ◇ 더빙 한 언어에 60명…세계 122개 협력사 가동 넷플릭스는 현재 36개 언어로 더빙을, 33개 언어로 자막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캐나다, 유럽·중동·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등 4개 지역에서 총 122개 협력사와 더빙 및 자막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르타트 디렉터는 더빙 한 편을 한 언어로 제작하는 데 통상 50~60명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성우와 번역가뿐 아니라 대본 각색가, 연출가, 음향 엔지니어, 품질 검수 담당자 등이 투입된다. 이를 10개 언어로 확대하면 약 500명이 참여하는 셈이다. 그는 “더빙은 결코 부수적인 작업이 아니다"라며 “참여자들의 이름을 모두 엔딩 크레딧에 올린다면 영화 한 편의 엔딩 크레딧만큼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국가별 시청 방식도 달랐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전통적으로 더빙을 선호하는 시장이다. 르타트 디렉터에 따르면 이들 국가에서는 전체 시청 시간의 75% 이상이 더빙 콘텐츠에서 발생한다. 반면 스웨덴과 네덜란드, 영국 등에서는 원어 음성을 유지한 채 자막으로 감상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보편적이다. 산더르 반 데르 풀 넷플릭스 EMEA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디렉터는 최근 젊은 세대의 시청 습관 변화에도 주목했다.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영상을 보는 '멀티태스킹'이 늘면서 자막 선호 국가에서도 더빙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반 데르 풀 디렉터는 “시청자가 화면이 아닌 다른 곳에 시선을 두더라도 소리를 들으며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며 “기존에 더빙을 제공하지 않았던 언어로 서비스를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오빠'를 '오빠'로 번역한 이유…문화까지 옮긴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현지화 사례로 소개됐다. 넷플릭스는 오는 11월 6일 공개 예정인 이 작품에 32개 언어의 자막과 18개 언어의 더빙을 제공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 해설 음성도 10개 언어로 제작했다. 영화의 영어 자막 번역을 맡은 달시 파켓 고려대 교수는 등장인물이 남편을 부르는 호칭을 번역하면서 겪었던 고민을 소개했다. 극중 한 여성이 다른 부부가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는 모습을 신기하게 여기는 장면이다. 파켓 교수는 해당 대사를 직역하면 해외 시청자들이 한국에서는 아내가 남편에게 반드시 공손하게 말해야 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창동 감독과 제작진의 논의를 거쳐 '남편을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놀랍다. 나는 남편을 항상 오빠라고 부른다'는 취지로 번역하고, 이후에도 '오빠(Oppa)'라는 한국어 호칭을 그대로 사용했다. 파켓 교수는 “한국어 단어를 자막에 그대로 남겨두면 다른 나라와 구별되는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보여줄 수 있다"며 “시청자들이 한국 문화에 대해 성급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존 드미타 넷플릭스 UCAN 글로벌 영어 콘텐츠 프로덕션 시니어 매니저도 “이야기의 배경을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라며 “원작이 가진 문화적 특성을 유지하면서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 美서 K콘텐츠 더빙 수요 급증…“AI는 보조 수단"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해외 현지화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200편이 넘는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톱10에 올랐다. 전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의 80%는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니 로스 넷플릭스 UCAN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디렉터는 “과거에는 일부 팬들이 한국 콘텐츠를 직접 찾아봤지만 이제는 일상적인 대화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꼽았다. 이 작품은 공개 후 첫 91일 동안 3억2510만회의 시청 수를 기록했다. 주제곡 '골든(Golden)'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서 8주 넘게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콘텐츠의 영어 더빙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로스 디렉터는 “미국에서 한국 콘텐츠의 영어 더빙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새로운 제작 방식과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협력 스튜디오 및 현지화 업체와의 네트워크도 확대했다"고 밝혔다. 번역과 더빙에 AI를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 인력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 넷플릭스 측은 “AI는 창작자와 전문가의 작업을 지원하는 도구가 될 것이며 이들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섬세한 감정과 표현을 담은 작품은 사람만이 제대로 재현할 수 있다"며 “자막과 더빙은 기술이면서 동시에 예술이다. 현재 AI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넷플릭스는 2024년부터 국내 방송·영상 제작 전문 인력을 대상으로 '프로덕션 아카데미'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서울 홍릉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업계 실무자를 대상으로 현지화 워크숍도 마련했다. 구경본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기반본부장은 “현지화는 단순히 언어를 바꾸는 작업이 아니라 대사에 담긴 감정과 창작자의 의도를 전달하는 과정"이라며 “K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전문 인력과 산업 기반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SKT, AI로 일반 차량 무인주차 구현…국제 통신기술상 수상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기지국을 활용해 자율주행 기능이 없는 일반 차량도 무인으로 이동시키는 기술로 국제 통신기술상을 받았다. 차량에 탑재된 자율주행 시스템 대신 통신망이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주행 경로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네트워크 엑스(Network X) 어워드'에서 '가장 혁신적인 5G 통신 서비스' 부문을 수상했다고 15일 밝혔다. 네트워크 엑스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미디어·리서치 기업 인포마가 주관하는 국제 행사다. 올해 행사는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며 글로벌 통신사와 기업, 스타트업 등이 참여한다. 이번에 수상한 기술은 'AI-RAN 기반 완성차 무인 자율 이송(AVM)'이다. AI-RAN은 통신과 AI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이를 활용해 기지국이 차량의 위치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주행까지 제어하는 서비스를 구현했다. 작동 방식은 이렇다. 주차장 등에 설치된 라이다(LiDAR) 센서가 차량과 장애물의 위치를 파악하면 AI 기지국이 이를 바탕으로 가상공간에 실제 환경을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한다. 이후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이동 경로를 계산해 차량에 주행 명령을 전달한다. 차량 자체에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능이 없어도 별도의 모듈과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무인 이동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실제 주차 시설에서 자율 발레파킹 실증도 마쳤다. 센서 정보 수집부터 AI의 경로 판단, 주행 명령 전달까지 전 과정이 무인 차량 제어에 필요한 시간 안에 이뤄졌으며, 차량은 운전자 개입 없이 주차를 완료했다. AI 연산과 통신을 동시에 수행하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통신 품질을 유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기술은 완성차 공장이나 대규모 물류시설에서 활용할 수 있다. 사람이 직접 차량을 운전해 이동시키던 작업을 자동화하고, 여러 차량의 이동 경로를 통합 관리해 좁은 통로에서 발생하는 정체와 충돌을 줄이는 방식이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기존 5G 인프라를 활용해 다수 차량을 관제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차량 수와 서비스 규모에 따라 구독형 관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하이퍼 AI 네트워크 기반 조성' 국책과제를 통해 2027년 국내 완성차 공장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고 실제 산업 환경에서 실증할 계획이다. 이후 항만과 공항 등 대규모 물류 현장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6G 시대에 대비한 피지컬 AI 서비스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류탁기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담당은 “이번 수상은 AI를 5G 서비스에 적용한 SK텔레콤의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무대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은 성과"라며 “AI-RAN 기반 피지컬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자율 네트워크로의 진화를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그냥 검색만 할게요”…네이버·카카오에 AI 끄는 법 물었더니

네이버에서 검색하려니 돋보기 대신 'AI' 버튼이 눈에 띈다. 카카오톡에는 두 손가락만 움직이면 나타나는 AI 비서 '라이언'까지 들어올 예정이다. 검색부터 메시지 전송, 일정 관리까지 인공지능(AI)이 도와준다지만, 익숙한 방식으로 검색하고 카톡만 쓰고 싶은 사람도 있다. AI를 원하지 않는다면 끌 수 있을까. 네이버와 카카오에 직접 물어보니 답은 달랐다. 14일 본지 취재 결과, 네이버는 통합검색에 적용된 AI 브리핑을 이용자가 직접 끌 수 없지만 카카오는 새 AI 비서를 별도 동의를 거쳐 제공할 계획이다. 두 회사 모두 기존 검색과 메신저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으나, AI 기능을 비활성화하거나 화면에서 숨길 수 있는 범위에는 차이가 있었다. ◇ 돋보기 밀어낸 AI…네이버, 예전처럼 쓰려면 네이버는 지난 6월부터 PC와 모바일 검색창에 AI탭 업데이트를 순차 적용했다. 초록색 검색 버튼 '그린닷'이 있던 자리에는 파란색 'AI' 버튼이 들어섰다. 대화형 검색 서비스 'AI탭'을 전체 이용자로 확대하면서 검색창도 개편한 것이다. 검색어를 입력한 뒤 AI 버튼을 누르면 기존 통합검색 대신 AI와 대화하는 별도 화면으로 이동한다. 일반 검색 결과를 보려면 검색어를 입력하고 엔터키를 눌러야 한다. AI탭은 이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답변을 생성하고, 추가 질문에도 응답하는 서비스다. 여러 검색 결과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기존 검색 방식에 익숙한 이용자라면 달라진 버튼이 낯설 수 있다. 검색창에서 AI 기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해당 버튼을 숨길 수는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AI탭 자체를 비활성화하거나 화면에서 숨기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검색 결과 상단에 나타나는 'AI 브리핑'도 마찬가지다. AI 브리핑은 이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 정보를 종합해 답변을 보여주는 기능이다. 여러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아도 핵심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답변에 활용된 출처도 함께 제공한다. 그렇다면 AI가 정리한 답변 대신 기존 검색 결과만 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네이버 측에 확인한 결과, 통합검색에서 AI 브리핑만 따로 끄는 기능은 없다. AI 브리핑이 제공되는 검색어라면 이용자가 별도 설정으로 노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브리핑을 보지 않으려면 뉴스나 블로그 등 개별 검색 탭을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통합검색에서 AI 브리핑을 끄는 대신 원하는 검색 영역으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AI탭에서는 일부 설정을 바꿀 수 있다. 개인 맞춤 기능과 대화 활용 관련 설정은 각각 변경 가능하다. 개인 맞춤 기능을 끄면 이용자에게 맞춘 답변 대신 일반적인 답변을 제공한다. 다만 이러한 설정을 변경하더라도 검색창의 AI 버튼이나 AI탭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대개편 홍역 치른 카톡…AI 비서는 선택일까 카카오톡에도 새로운 AI 비서가 들어온다. 카카오는 지난 1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26'에서 카카오톡 내 AI 비서 서비스인 '카나나 스페이스'를 공개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카카오톡 화면에 두 손가락을 대고 쓸면 라이언 캐릭터가 나타난다. 이용자가 원하는 일을 말하거나 입력하면 AI가 관련 작업을 수행한다. 메시지 전송이나 일정 관리 등을 AI에게 맡길 수 있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앞으로 AI 비서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주문과 예약, 송금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여러 메뉴를 찾아 들어가는 대신 AI에게 원하는 일을 요청하면 관련 기능을 실행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모든 이용자가 카카오톡에 더 많은 기능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카카오톡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기존 친구 목록을 인스타그램처럼 사진과 게시물이 나열되는 화면으로 바꾸자 이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결국 기존 목록형 화면을 되살리기로 했다. 이처럼 익숙한 사용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만큼, 이번 AI 비서도 앱 업데이트만으로 자동 적용되는지가 관심사다. 카카오 측에 확인한 결과, 카나나 스페이스는 이용자가 별도로 동의해야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을 업데이트했다고 AI 비서가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용자가 별도로 동의해야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으며, 원하면 언제든 기능을 켜거나 끌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언을 호출하는 기능도 이용자가 직접 켜고 끌 수 있다. 카카오톡 화면에서 두 손가락으로 제스처를 취해 AI 비서를 부르는 방식 역시 서비스 이용 동의를 전제로 한다. 카나나 스페이스는 오는 12월 일부 신청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서비스로 먼저 공개될 예정이다. 카카오 측은 이용자가 사용 여부를 선택하도록 하는 기본 방침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앱에서 동의 절차와 비활성화 설정이 어떤 형태로 제공될지는 출시 이후 확인할 수 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수진 인턴기자

[해보니] ‘핫’하다는 ‘도깨비의 세계’, ‘겜린이’가 해봤다

신비로운 배경음악과 몽환적인 새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뿌연 안개 너머로는 거대한 바위와 무성한 풀이 신비롭게 이어진다. 왕검을 쥔 캐릭터가 그 틈을 가로질러 한옥 대문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호랑이 한 마리가 앞길을 가로막는다. '도깨비의 세계'에 등장하는 호랑이, 황운대호다. 화면을 드래그해 얼어붙은 대지 도술로 공격하고, 귀보를 이용해 방어하며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마침내 황운대호가 쓰러졌다. 그때 몽련이 등장해 퉁명스럽게 말을 건넨다. “도움이 필요하면 날 불러. 귀수사의 수장 대리를 맡고 있는 내가 체면이 안 서네." 13일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한 '핫'한 게임 '도깨비의 세계'를 직접 플레이해봤다. 귀여운 도트 그래픽에 한국적인 소재까지. 다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던 내적 친밀감이 '불쑥' 솟아났다. '도깨비의세계'는 튜토리얼부터 세계관과 주요 캐릭터를 충실히 소개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이용자는 도깨비뜰에서 귀수사의 수제자인 몽련과 함께 수련의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어느날, 문파의 도사들과 그곳에 머물던 도깨비들이 모두 쓰러지는 위기를 맞는다. 몽련과 함께 문파를 습격한 요귀에 맞서 싸우지만, 차원의 균열에 휘말려 영기를 잃고 만다. 이후 귀수사의 수장 괴량에게 구조된 이용자는 의식을 잃은 몽련을 살리기 위해 연무림에 창궐한 요귀를 사냥하며 본격적인 전투에 진입하게 된다. 초반 전개에서 신선함을 느낀 이유는 다른 MMORPG와 달리 별도의 직업 선택 과정이 없다는 점이다. 특정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도술을 선택·조합하며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을 만들어갈 수 있다. 도술은 3개의 메인 도술과 5개의 보완 도술로 구성된다. 동일한 스타일의 도술을 3개 장착하면 일반적인 스킬보다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궁극기와 공격력 증가 이상의 신식개방이 활성화된다. 남은 5개 슬롯에는 메인 도술을 보완할 수 있는 도술 장착이 가능하다. 기존 MMORPG에서는 '직업'이 캐릭터의 성장 방향과 전투 역할을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도깨비의 세계'는 이용자가 스킬을 직접 조합하며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특정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부담은 덜었지만, 어떤 스킬을 조합하고 어떻게 육성할지는 이용자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정형화된 직업 체계에 익숙한 이용자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기존 MMORPG의 직업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초심자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방식으로 받아들여졌다. 자동사냥 시스템 만으로도 초반 성장에는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레벨 50(메인 퀘스트 3장)을 달성하기까지 3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다만 보스 몬스터를 처치할 때는 자동사냥 만으로는 어려웠고, 타이밍에 맞춘 수동 방어 조작이 필수로 요구됐다. 통합 메뉴에서 '묘롱'이라고 쓰여진 고양이 신령 캐릭터를 누르면 게임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겜린이' 입장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적용된 '묘롱'에게 질문 할 게 많았는데, 질문 횟수가 하루 3번까지밖에 안돼 아쉬웠다. 카카오게임즈는 4주 간격의 시즌 단위 업데이트와 공식 소통 창구 '도깨비 총회'를 통해 장기적인 서비스 기반을 견고히 다질 계획이다. 한국적 소재와 '순한맛'의 과금으로 초반 흥행에 성공한 '도깨비의 세계'가 MMORPG 대중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조윤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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