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반등 목마른 엔씨·카카오게임즈, 하반기 대작 ‘우물 판다’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카겜)가 하반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을 앞세워 반등을 꾀한다. 기대작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양사가 준비 중인 대형 신작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지며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와 카겜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진한 성과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엔씨는 지난해 10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상장 후 첫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에는 간신히 흑자를 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 줄어든 52억원에 그쳤다. 카겜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1.6% 급감한 65억원에 머물렀고, 올해 1분기에는 12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이 더욱 악화됐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기대에 못 미친 주요 타이틀의 흥행 실패가 지목된다. 엔씨는 지난해 출시한 '배틀크러쉬', '호연', '저니 오브 모나크' 등이 시장의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고, '배틀크러쉬'는 조기 서비스 종료라는 쓴맛을 봤다. 카겜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기대작이었던 '스톰게이트'가 부진한 성적을 거둔 데 이어, 올해 초 선보인 '발할라 서바이벌'도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뚜렷한 신작 출시가 없었던 2분기 역시 두 회사 모두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국 업계에선 “지금 두 회사에 가장 필요한 건 '대작 한 방'"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게임업계에서는 '잘 만든 대표 게임 하나가 회사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통용될 만큼 신작의 중요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지식재산권(IP)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작 없이 시장 주도권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며 “대형 타이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엔씨가 승부수를 던질 게임은 '아이온2'다. 이 게임은 엔씨의 간판 IP인 '아이온'의 정식 후속작으로, 언리얼 엔진5를 기반으로 제작 중이다. 방대한 플레이어 대 환경(PvE) 콘텐츠와 보스 레이드 중심의 전투 시스템이 특징이다. 자동전투에 치중됐던 기존 MMORPG와 달리 수동 조작 중심의 전투 시스템을 탑재해, 차별화된 몰입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씨는 지난 5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아이온2의 출시 시점을 오는 11월로 명시했다. 먼저 한국과 대만에 선보인 뒤, 내년에는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최근 진행한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에서는 전투 자유도와 그래픽 품질, 게임성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아이온2는 과거 흥행작의 후속작이라는 점에서 시장 기대가 높다. 2008년 출시된 원작 아이온은 당시 160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아이온의 영향이 온전히 반영된 2009년 엔씨는 전년 대비 매출 83% 증가(6347억원), 순이익 623% 증가(1854억원)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카겜은 '크로노 오디세이'로 반격에 나선다. 이 게임은 콘솔·PC 기반의 액션 MMORPG로, 시간을 조작하는 전투 시스템과 광활한 오픈월드, 다크 판타지 세계관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최근 진행된 글로벌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에는 100만명 이상이 신청해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정식 출시는 연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다. 증권가에서도 두 회사의 신작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아이온2는 전작 아이온의 게임성을 계승하면서도 완성도를 높인 방향으로 개발 중"이라며 “익숙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휴면 유저의 복귀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크로노 오디세이는 콘솔·PC MMORPG 시장에서 검증된 수요가 있는 장르로, 앞서 글로벌 출시된 TL이 누적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만큼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MMORPG 장르가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MMORPG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53억4000만달러(34조원)에서 2029년에는 422억2000만달러(약 57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선 양사가 하반기 신작 흥행에 성공할 경우 실적 반등은 물론, 글로벌 IP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T, 해킹 후폭풍 ‘수습책’ 고민 깊어진다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로 촉발된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이 진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예년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오는 4일 발표 예정인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가 최대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가입자 보상안 등 후속 조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통신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옮겨간 가입자는 20만7847명으로 집계됐다. 전월(44만490명)인 5월보다는 2배가량 낮지만, 평년보다는 여전히 높다. 같은 기간 KT는 4만9394명, LG유플러스는 5만4892명 순증했다. 경쟁사들이 SKT 이탈자를 흡수하는 현상이 이어졌지만, 전월보다는 반사이익 효과가 약해진 모습이다. 지난달 SKT에서 KT로 옮긴 가입자는 8만2043명, LGU+로 옮긴 가입자는 8만7774명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각각 58.2%, 44.6% 감소한 수치다. 알뜰폰으로 번호를 이동한 가입자는 3만8030명으로 55.8% 줄었다. 번호이동은 기기 변경 과정에서 휴대전화번호는 유지한 채 통신사만 옮기는 것을 뜻한다. 저렴한 요금제를 찾아 이동하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통신사들이 할인 및 프로모션 경쟁을 펼치는 구조로, 시장 경쟁 활성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SKT의 유심 교체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번호이동·기기변경과 같은 신규영업이 재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T는 영업 재개에 맞춰 공시지원금 및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을 상향하는 등 번호이동 혜택을 강화했다. 업계 안팎에선 SKT가 삼성전자 갤럭시 Z시리즈가 출시되는 이달 중순부터 마케팅을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가입자 이탈 규모가 여전히 적지 않은 만큼 브랜드 신뢰 회복은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치를 기록했던 5월보다는 이탈자 수가 줄어들었지만, 2023년(12만8846명)과 전년(11만7658명)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60~70%가량 높다. 무선 시장 점유율 또한 40%대 이하를 맴돌 것으로 예상된다. 해킹 사고 발생 이후 SKT 가입자 이탈 규모는 4~5월(67만7491명)을 합쳐 88만5338명에 달한다. 석 달 만에 90만명가량이 빠져나간 셈이다. 같은 기간 SKT로 유입된 가입자 수를 제외한 순감 규모는 63만142명이지만, 그래도 70만명에 육박한다. SKT의 시장점유율은 30%대 후반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4월 무선통신서비스 통계치를 기준으로 통신 3사의 순증 규모를 합산하면, 6월 가입자 수 예상 규모는 △SKT 2231만883명 △KT 1364만9244명 △LGU+ 1119만6407명이다. 점유율은 각각 39.0%, 23.9%, 19.6%다. 이는 알뜰폰으로 떠난 고객까지 포함한 수치며, 같은 기간 총 가입자 수 증감세에 따라 소폭 달라질 수 있다. 향후 SKT의 점유율 회복 여부는 대응 방향에 달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가입자 보상안으로는 1인당 1~2만원 상당의 통신요금 감면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나, 해킹 사고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현재로썬 미지수다. 브랜드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의 '2025년 2분기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 따르면 SKT는 1분기 11위에서 2분기 40위로 29계단 내려갔다. 브랜드가치 평가지수(BSTI)는 890.1점에서 850.1점으로 40점 떨어졌다. 신규영업 중단 기간 동안 마케팅 집행 비용이 감소함에 따라 2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가입자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하반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T에서 이탈한 가입자의 1인당 평균매출(ARPU)을 5만원으로 가정하면, 2분기 매출 감소 규모는 45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유심 교체 비용 400억원을 합산하면, 손실 규모는 8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SKT 해킹 조사발표 임박…‘고객보상·위약금면제’ 촉각

정부의 SK텔레콤(SKT)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정보해킹 사고에 대한 최종조사 결과가 이번주 중 발표된다. 조사 결과에 따라 SKT에 행정처분 및 보상 내용이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선 위약금 면제 및 소비자 보상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주 중 SKT 유심정보 해킹 사고에 대한 민관합동조사단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조사단 내부 조사는 종료된 상태로, 조사 결과에 맞춰 대응책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 발표 시점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는 4일이 유력하다. 다만, 30일로 예정됐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산하 태스크포스(TF) 비공개 보고는 연기됐다. 앞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27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하고, 이를 법무법인에 전달해 다시 법률 검토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해당 일정은 국회 측과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오늘(30일) 국회 보고 일정은 없지만, 오는 4일 결과 발표를 목표로 준비 중인 것은 맞다"며 “국회 측과 일정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에 따라 번호이동 가입자의 위약금 면제 및 행정처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조사단 공식 발표 이후 전 가입자 대상 보상안 및 보안 체계 강화 계획 등도 순차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SKT의 대응이 향후 유사 사고에 대한 선례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향후 조치에 따라 이번 사고로 실추된 신뢰도 회복 여부가 판가름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가입자 보상안은 SKT 고객신뢰회복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1인당 1만~2만원 가량의 통신요금 감면 및 로밍요금 할인, 영상통화 무료 제공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만원 상당의 요금 할인에 선택형 보상을 추가 제공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SKT 가입자 수가 알뜰폰을 합쳐 약 2300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 단체 등은 그동안 위약금 면제와 같은 실질적인 조치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업계에선 위약금 면제가 사실상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과거에 발생했던 유사 사고 판례 중 손해배상 과징금 처분 관련 판례는 있었으나, 위약금 면제 등을 결정한 판례는 없기 때문이다. 당시 관련 법률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피해보상 규정이 명시되지 않았다. 실제로 KT(2012년 830만명·2014년 1200만명)·LG유플러스(2023년 약 3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보상 내역을 살펴보면, KT는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도 보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LGU+의 경우, 개인 가입자에게 장애 시간 대비 10배를 기본 보상키로 했다. 온라인몰 'U+콕' 할인 쿠폰도 추가 제공했다. 해킹 사고 당시 통신 서비스 자체에는 이상이 없었다는 점도 위약금 면제가 어렵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관건은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가리기 위해 필요한 '로그 기록(서버 접속 기록)'의 보존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해커의 서버 침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인데, 2022년 6월부터 2024년 12월까지의 기록이 없어 사실상 유출 경로 및 통화세부기록(CDR)과 같은 민감정보의 유출 여부를 검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SKT는 “자체 조사 결과 CDR은 외부 유출되지 않았으며, 자료가 저장된 서버 또한 암호화돼 있다“는 입장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가 밝혀질 경우, SKT의 전체 매출의 약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최대 규모로 책정된다면 과징금은 5300억원에 달할 수도 있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번 사고를 벌인 해커의 정체와 침입 경로를 추적 중이다. 최근에는 해외 공격 정황을 확인, 인터폴 및 관련 기업체 등과 국제 공조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3개국과의 공조를 시작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 중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LGU+, ‘보이스피싱 예방’ AI기술 첫 상용화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이스피싱을 탐지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디지털 범죄 피해를 줄이고, 보안 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26일 서울 중구 LG서울역빌딩에서 열린 AI 보안 기술 설명회에서 AI 통화 비서 '익시오'에 안티딥보이스·안티딥페이크 기술을 탑재해 30일부터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안티딥보이스는 AI가 위·변조한 목소리를 탐지하는 기술이다.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음성 감지(VAD)·음성 텍스트 변환(STT)·안티스푸핑 기술을 활용해 위·변조 여부를 5초 안에 식별한다. 이를 위해 AI 엔진에 약 3000시간 분량(통화 건수 약 200만건)의 통화 데이터를 학습시켰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한영섭 LG유플러스 AX기술그룹 AI테크랩장(담당)은 “초기엔 서버 기반으로 해당 성능을 충분히 끌어올린 이후, 자체적으로 보유한 경험·노하우를 통해 95% 이상 성능을 유지하면서 디바이스에 탑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을 온디바이스(내장형) 형태로 상용화한 건 LG유플러스가 처음이다. 익시오의 통화 녹음 내역 등이 통신사 서버나 클라우드가 아닌 디바이스에만 저장돼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줄일 수 있다. 기술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디바이스 성능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경량화 작업에 집중했다. 하반기 중 양자 암호 기술을 탑재해 대규모 해킹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도록 보안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진혁 익시오개발테스크장(상무) “아직 상용화는 되지 않았지만, 디바이스 내에 악성 앱 등이 탐지되거나 해킹됐을 때 민감정보 등이 유출되지 않도록 개발 중"이라며 “절대 복제할 수 없는 키 값으로 단말에 저장해 향후 양자컴퓨터가 개발돼도 암호를 풀 수 없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티딥페이크는 AI가 합성한 얼굴까지 판별하는 기술이다. 영상이나 이미지를 분석해 합성된 영상에 남아있는 비자연적 흔적을 토대로 합성 여부를 판별한다. 픽셀 단위 질감이나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흔적으로는 남는 패턴의 불균형, 프레임 간 일관성이 떨어지는 현상 등을 분석해 합성 여부를 탐지한다. 현재는 온디바이스 환경에서도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AI 모델을 최적화하고 있다. 경량화 작업을 완료한 후 상용화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며, 영상 분석 기술은 다양한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 한 담당은 “실제 화상통화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상도·압축·조명 변화 등 조건에서도 탐지가 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있다"며 “향후 딥페이크 기반 유해 콘텐츠 판별 솔루션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는 통화 과정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이스피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먼저, 오는 8월 통화 시작 전 단계에서 AI가 보이스피싱으로 신고된 전화번호의 통화 패턴을 자동 탐지하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4분기 출시를 목표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통화 중 보이스피싱범 목소리 탐지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은행연합회와도 보이스피싱 피해 고객이 통화 후 금융거래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동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통해 3년 내 익시오 가입자 6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일정 수준의 가입자를 확보한 뒤 프리미엄 모델 유료화와 기업간거래(B2B), 해외 수출 등을 타진할 계획이다. 다만, 익시오의 유료화 시점에 대해선 “현재로썬 계획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최윤호 LG유플러스 AI에이전트추진그룹장은 “익시오는 먼저 고객에 필요한 서비스가 되는 게 목표로, 고객의 지불 가치가 있는 더 좋은 기능이 있다면 유료화를 검토하겠다. 연말에 한다고 정하지는 않았다"며 "통신사로서 보안은 기본 의무라 생각해 기본적 기능은 유료화 범위에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SKT 영업 재개로 통신시장 ‘보조금 전쟁’ 예고

SK텔레콤(SKT)의 신규 영업이 전면 재개되면서 통신업계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격화할 전망이다. SKT가 점유율 회복을 위한 마케팅 확대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KT·LG유플러스도 보조금 상향 등 이탈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측돼서다. 특히, 당장 오는 7월부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와 갤럭시 Z7·아이폰 17 시리즈 출시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고돼 있어 출혈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신규영업 재개 첫날이었던 지난 24일 하루 동안 257명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KT·LG유플러스에서 SKT로 이동한 가입자는 5447명, SKT에서 KT·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519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SKT가 영업 재개에 맞춰 보조금과 공시지원금을 상향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심(eSIM·내장형 가입자식별모듈)을 통한 영업 재개가 이뤄진 지난주부터 최신 스마트폰에 요금제 가입 조건에 따라 80~100만원 상당의 판매장려금을 지급했다. 지난 24일에는 갤럭시 S25·아이폰 16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도 상향 조정했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5GX 프라임 요금제 기준 최대 48만원, 아이폰 16 시리즈는 최대 53만원으로 기존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여기에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까지 더해지면 각각 55만2000원·60만9500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KT와 LG유플러스 또한 보조금을 일제히 올리며 맞불을 놨다. 두 통신사의 갤럭시 S25·아이폰 16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추가지원금 합산 최대 금액은 요금제 및 용량에 따라 57만5000원~69만원이다. 단순 가격 측면에서 봤을 때, 가입자 입장에선 선택약정 25% 할인보다 2~15만원가량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른바 '성지(온라인 홍보와 내방유도를 통해 높은 불법보조금을 지급하는 휴대폰 유통점)'로 불리는 일부 판매점에선 페이백(비공식 지원금)까지 지급하면서 SKT로 번호이동 시 기깃값이 '0원'인 곳도 있었다. 8~11만원대 고가 요금제를 3~6개월가량 써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최신 단말기를 사실상 공짜로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다음달부터 가입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 지급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통법 폐지로 추가지원금 상한 규제가 사라지는 데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단통법에 따라 추가지원금이 공시지원금의 15%를 넘을 경우 불법으로 간주되지만, 폐지 이후엔 추가지원금 지급 범위를 현행보다 더 확대할 수 있다. 단통법 폐지 이후 번호이동을 노리는 소비자도 적지 않아 통신 3사 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KT 가입자 이모(32)씨는 “갤럭시 S25 시리즈에 대한 지원금을 더 많이 주는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할 계획"이라며 “다음달 단통법이 효력을 잃으면 지원금 규모가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소비자·유통망에 대한 보상 규모 및 과징금 부과 가능성 등을 감안해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투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4~6월 사이 가입자가 급감한 데다 신규영업 중단에 따른 유통망 손실 보전액, 집단소송 관련 비용까지 고려하면 SKT로선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달 말 발표 예정인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도 변수로, SKT가 당장 공격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소버린AI 바람에 민간도 ‘AI연대 훈풍’

이재명 정부가 국가 인공지능(AI) 정책 핵심에 '소버린(국가주권형) AI'를 전면에 내세우자 관련 IT업계도 '기술 연대'로 호응하고 있다. 25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소버린 AI 연합' 움직임으로 SK텔레콤이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손을 잡은데 이어 업스테이지와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 퓨리오사AI 간 파트너십 구축으로 가시화됐다. 소버린 AI는 국가가 자국 인프라·데이터를 활용해 독립적 AI 역량을 구축함으로써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확보하고, AI를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들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이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로 서비스되는 AI를 개발해 국내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다양한 AI 기술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먼저, SKT는 주요 AI 서비스에 리벨리온의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아톰(ATOM)을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테스트 분야는 △에이닷 전화 통화요약 △패스(PASS) 스팸필터링 △PASS 금융비서 △엑스칼리버 등이다. 에이닷 전화 통화요약은 SKT가 자체 개발한 LLM 에이닷엑스(A.X) 기반이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아톰의 성능 강화판인 대규모 추론용 AI 반도체 아톰 맥스(ATOM-Max)를 이들 서비스에 연내 상용 적용할 방침이다. 이상민 SKT 성장사업추진실장은 “국가간 AI기술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 AI 생태계 자립성을 강화하는 건 개별기업이 아닌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 요소"라며 “앞으로도 AI 데이터센터·LLM·AI 반도체 등을 포함한 국내 AI 생태계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업스테이지는 퓨리오사AI와 NPU(신경망처리장치) 기반 생성형 AI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LLM 솔라를 퓨리오사AI의 차세대 NPU 레니게이드에 최적화해 탑재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NPU 기반으로 구동하는 온프레미스 AI 구축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글로벌 시장을 함께 공략할 방침이다. 국산 NPU 기반 생성형 AI 솔루션 상용화로 해외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AI 인프라 자립화와 기술주권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AI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구현하는 이번 협력은 국산 AI 산업 자립화를 향한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며 “앞으로도 업스테이지는 퓨리오사AI와의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K-AI'의 기술 경쟁력을 입증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통신 3사, ‘퀀텀 코리아’서 양자암호기술 경쟁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국내 최대 양자 분야 박람회에 총출동했다. 이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각자의 기술을 뽐내는 한편, 글로벌 양자산업 주도권 확보에 나선단 계획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오는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리는 '퀀텀코리아 2025'에 부스를 꾸리고 핵심 기술을 선보인다. 퀀텀코리아 2025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며, 양자과학기술의 최신 동향과 산업 적용 가능성을 조망하는 행사다. 먼저, SKT는 양자 연합체인 '엑스퀀텀' 멤버사들과 함께 양자 기술과 제품들을 소개한다. 엑스퀀텀은 지난해 SKT가 양자 분야 핵심 기술과 부품을 보유한 기업들과 설립한 연합체다. 이번 행사에선 'Q-SDP' 솔루션을 처음 공개한다. 제로 트러스트 기반 차세대 가상 사설망(VPN) 보안 제품인 소프트웨어 정의 경계(SDP) 솔루션과 SKT의 양자내성암호(PQC)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원격 접속 보안 기술이다. 이를 통해 기존 VPN 장비보다 보안성을 한층 높였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아울러 양자키분배(QKD) 장비에 자체 개발한 PQC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솔루션과 차세대 양자암호 원칩 솔루션 'Q-HSM'도 선보인다. Q-HSM은 현대 암호 기술과 양자 난수생성기(QRNG) 등을 반도체 한 개 칩에 담아 무전기와 같은 소형 장비에도 탑재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KT는 '양자가 여는 새로운 시대, KT가 연결한다'를 주제로 부스를 꾸렸다. 관람객들이 양자 통신장비의 동작을 한눈에 보며 양자암호의 특성을 쉽게 이해하고, 해킹 등 위협이 발생했을 때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양자암호통신망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하이브리드 양자암호 전용회선·양자 VPN 등 보유 기술을 선보인다. 국내외 14개 파트너사와 협업해 개발한 다양한 양자암호통신 장비도 전시한다. 이외에도 △상용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 공군 양자암호 사업 △서울-부산간 이기종 양자암호통신 연동 실증 △신한은행 하이브리드 양자 보안망 △국립암센터 AI 의료데이터 양자암호화 등 공공·국방·산업·금융·의료 분야 양자암호통신 적용 사례도 소개할 계획이다. LGU+는 사무실과 원격근무지를 각각 표현한 양면 구성으로 부스를 설계해 언제 어디서나 안전한 업무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올해 초 출시한 클라우드 기반 통합 계정관리 서비스 '알파키(AlphaKey)'와 통합 보안 플랫폼 'U+SASE'를 중심으로 양자컴퓨팅 환경에 대응 가능한 미래형 보안 인프라를 소개한다. PQC 기반 보안 장비 총 5종의 실물 장비도 전시한다. 해당 장비는 현재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상용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으며, 전시관 중앙에 마련된 'PQC 네트워크존'에서는 장비 간의 보안 흐름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이버보안 매시 아키텍처(CSMA) 기반 확장 전략과 기술 로드맵도 함께 소개한다. LGU+는 앞으로 △U+SASE 플랫폼 기반 산업별 맞춤형 보안 서비스 확대 △양자보안·인공지능(AI) 기반 탐지 기술 접목 △개발·보안·운영(DevSecOps) 서비스 추가 등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동형암호·영지식증명 등 양자컴퓨팅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암호 기술의 서비스화 로드맵도 수립할 예정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오겜3’ 27일 방영…넷플릭스 ‘OTT 독주’ 굳히기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한층 더 확대될 전망이다. K-콘텐츠를 대표하는 글로벌 히트작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마지막 시즌이 공개를 앞두면서다. 대작 콘텐츠의 귀환은 넷플릭스의 가입자 확대와 국내 시장 주도권 강화를 뒷받침할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다. 24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시즌3'(이하 오겜3)는 오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오겜3는 과거의 기억을 안고 다시 게임에 참여한 '기훈'과 정체를 숨긴 채 무대에 복귀한 '프론트맨',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시리즈의 피날레에 걸맞게 인물 간 얽힌 서사가 강하게 전개되며 높은 몰입감을 예고하고 있다. 앞선 두 시즌이 거둔 글로벌 성과도 기대감을 키운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시즌1은 역대 시청 순위 1위, 시즌2는 3위를 기록하며 총 6억뷰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최근 뉴욕 시사회에서 먼저 공개된 시즌3의 1화는 상영 직후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냈다는 현지 반응도 전해졌다. 작년 말부터 넷플릭스는 기대작을 내놓을 때마다 가입자 수를 꾸준히 끌어올려왔다. 오겜3 또한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시즌2 방영 직후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139만명이 증가했고, 올해 3월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공개 후에도 64만명이 늘었다. MAU는 한 달간 서비스를 실제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로, OTT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이 같은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MAU는 약 1450만명으로, 티빙(약 716만명), 쿠팡플레이(약 715만명) 등 주요 경쟁사를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업계는 오겜3의 흥행 성과에 따라 이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경쟁 OTT들도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전환점을 만들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티빙은 웨이브와의 통합을 추진 중이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 승인을 내리면서 양사의 합병이 가시화됐다. 두 플랫폼의 지난달 합산 MAU는 약 1129만명으로, 수치상으로는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다소 좁혀진다. 하지만 단순 합산만으로는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 중복 가입자 존재 가능성 외에도, 양 플랫폼 간 콘텐츠 중복으로 인한 실질적 시너지 창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중계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 다양성이나 오리지널 제작 역량 측면에선 여전히 넷플릭스에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스포츠 콘텐츠 시청을 위해 OTT를 구독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유료 이용자의 약 15%에 그쳤다. 오히려 이용자들은 '볼거리 많은 플랫폼'을 OTT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2024 사용자 경험(UX) 리포트'에 따르면, OTT를 추천하는 주요 이유로 '다양한 콘텐츠', '재미있는 자체 제작 콘텐츠' 등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 보고서는 “콘텐츠의 다양성과 독창성이 중립 고객을 추천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점에서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략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올해에만 40편 이상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를 예고했다. 반면 티빙이나 쿠팡플레이 등은 각기 10편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오겜3 외에도 하반기 '다 이루어질지니', '대홍수', '사마귀' 등 장르와 소재를 다변화한 K-오리지널 신작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콘텐츠 드라이브가 당분간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독주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OTT 플랫폼의 진짜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며 “볼 게 많은 콘텐츠를 지닌 플랫폼이 시장을 선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넥슨 글로벌 생존전략은 ‘AI와 IP 기반 대형게임’

넥슨이 6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25(NDC25)'에서 급변하는 게임 개발 환경 속 생존전략으로 '재미'에 집중한 대형게임 개발 필요성을 꺼내들었다. 기술과 시장이 바뀌어도 이용자들은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추구하며, 이같은 기대 수준에 맞춰가는 게 넥슨의 개발 전략이라는 것이다. 넥슨은 24~26일 사흘 동안 경기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과 경기창조혁신센터 등에서 진행된 'NDC25'에서 이같은 전략에 입각한 개발 방향성과 노하우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게임업계 화두로 떠오른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과 지식재산권(IP) 확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사이트를 나눌 예정이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최근 소수의 대형 IP 중심으로 게임 시장 재편이 가속화하며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 AI·웹3 등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게임 개발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이같은 산업 환경 속에서 좋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선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트렌드 변화 속에서도 이용자는 결국 재미있는 게임을 다시 찾는다는 점에서, 단순 플레이를 넘어 콘텐츠 소비 및 운영 시스템을 지속 고도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넥슨의 개발 전략과 긴밀히 연계된다. 넥슨은 라이브 서비스를 고도화해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핵심 IP 장기 성장과 차세대 IP 육성을 골자로 한 '종횡 전략'을 구사해 지금보다 더 많은 블록버스터급 IP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이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듭 거치며 데이터 기반의 분석 체계와 정교한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해 왔다"며 “오랜 시간 축적해온 개발 노하우를 토대로 주요 IP 기반 콘텐츠를 콘텐츠를 다방면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장르로 도전하고 글로벌 파트너사와 공동 개발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기조강연에 나선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겸 넥슨코리아 부사장은 글로벌 진출 영역을 넓히기 위해선 완성도 높은 '빅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모든 플랫폼에서 성장이 정체되고, 미국·중국과 같은 주요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진 만큼 기존 방식으로는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빅 게임'은 해외 이용자 기대치에 맞춘 게임성을 통해 기존 글로벌 강자들과 맞대결할 수 있는 수준의 작품을 의미한다. 넥슨이 지역별 이용자들에게 밀접하게 접근하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 중인 하이퍼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과도 맞물린다. 실제 국내 PC방 인기 게임 순위를 살펴보면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배그), 오버워치 등 5~10년 이상 운영한 작품들이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다. 모바일 또한 틱톡·유튜브 등 신흥 플랫폼과 경쟁하며 입지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정면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글로벌 환경에 맞춘 마케팅 전략 수립 △제작 방식 혁신 △지속적인 라이브 서비스 개발 △'빅 게임' 개발에 최적화된 개발 문화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중요하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은 중국 등지에 비해 한 발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개발비가 비싸지도 않고, 서구 및 동부권 대비 라이브 서비스 경험 노하우가 풍부하며 빅 게임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경험도 축적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어 “국내 게임사들에게 후발주자로서의 이점은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던져진 이 숙제를 빠르게 풀어 빅 게임 시장을 돌파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러한 장점은 점차 줄어들 것이므로 우리에게 시장을 뚫을 기회로 주어진 시간은 앞으로 수년 뿐"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가입자 감소 유료방송, 신사업 확장 ‘발등의 불’

KT스카이라이프와 LG헬로비전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감소세로 주력사업의 외형이 축소된 가운데 향후 신사업 성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양 사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기존 'AA-/안정적' 수준을 유지했지만, KMI는 각각 10%가량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등급 변동 가능성의 사전 신호 역할을 하는 핵심모니터링지표(KMI) 기준은 하향 조정했다. KMI(Key Monitoring Indicator)는 신용등급의 상·하향 기준을 정하는 데 있어 기준이 되는 정성·정량적 변동요인을 뜻한다. 한신평은 LG헬로비전의 총차입금/자산총계 지표를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교체했다. 이에 따라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지표의 상향 가능성 기준을 지난 1월 35% 이상에서 25% 이상으로, 하향 가능성 기준을 22% 미만에서 10% 미만으로 완화했다.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해선 감시 기준을 연결기준 EBITDA 창출 규모에서 영업이익률로 변경하고, 상향 가능성 기준을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10% 이상 설정했다. 같은 기간 하향 가능성 기준은 2% 미만으로 설정했고, '순차입금/EBITDA' 지표의 하향 기준도 2배에서 3배로 완화했다. 올해 1분기 양사 실적을 살펴보면, LG헬로비전의 연결기준 EBITDA/매출액은 12.5%로 전년 대비 1%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KT스카이라이프의 영업이익률은 2.1%로, 2%p가량 올랐지만 2021년(9.6%) 대비론 우하향했다. 양사 모두 유료방송 가입자 기반이 축소한 가운데 콘텐츠 비용 부담이 커진 점이 KMI 하향 조정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지난해 위성방송 수신료 및 다시보기(VOD) 수익이 감소하면서 주요 사업 여건이 악화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단행한 희망퇴직으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신평은 두 기업이 한동안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지난 2023년을 기점으로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유료방송 가입자 및 시장점유율' 추이를 살펴보면, 인터넷방송(IPTV)·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위성방송을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2023년 하반기 3639만365명에서 2024년 상반기 3638만4610명, 2024년 하반기 3636만4646명으로 1년 반 사이 0.07% 감소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2023년부터 KT ENA의 방송프로그램 무형자산상각비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콘텐츠 비용과 상각비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기간에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LG헬로비전은 방송부문 사업 외형이 축소되는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편인 렌탈 및 알뜰폰(MVNO) 매출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총이익률이 악화하는 모습이다. 렌탈사업의 운전자본부담 및 노후 셋톱박스 교체 등에 따른 설비투자(CAPEX) 증가로 순차입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대규모 영업권 손상과 방송부문 유형자산 손상차손 인식으로 부채비율이 오르며 재무건전성이 나빠졌다. 양사 모두 모회사인 KT와 LG유플러스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과 사업 연계성이 높다는 점이 신용등급 유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모회사와의 시너지 창출과 신사업 확장 성과가 신용등급 및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LG헬로비전은 최근 인천 복합문화공간 '뮤지엄엘'과 커머스 사업인 '제철장터' 사업을 철수키로 한 가운데 렌탈·교육 사업에 무게를 더 실을 예정이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인공지능(AI) 스포츠 중계를 비롯한 미디어 신사업으로 승부수를 둘 전망이다. AI 스포츠 플랫폼 '호각'과의 결합 상품이 2분기 출시 예정인 가운데 사업 저변을 넓혀 수익 구조 다각화와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득세로 전반적인 유료방송 플랫폼 경쟁력 약화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방송 가입자 정체 국면과 콘텐츠 투자비 부담 속에서 어떻게 수익성을 확보하며 성장할 것인지가 새로운 숙제"라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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