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하면 수백억?’…기업들 덮친 개인정보 포상제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 내부고발자에게 신고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유출 기업에는 과징금을 최대 30%까지 가중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 규제도 대폭 강화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반기 정책 방향을 공개했다. 20일 업계는 개인정보 보호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신고포상금 제도가 기업 현장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폐하면 과징금 최대 30% 가중 추진 개인정보위는 우선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 책임을 강화한다. 개인정보를 법정 기한 안에 신고하고 피해 확산 방지와 조사에 적극 협조한 기업에는 과징금을 감경하는 반면, 신고를 지연하거나 사고를 축소·은폐하고 조사까지 방해한 기업에는 과징금을 최대 30% 가중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성실 신고 기업에는 과징금 감경 혜택을 부여하고, 신고하지 않았다가 적발될 경우에는 과징금을 가중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증거를 은닉하거나 폐기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도 신설된다.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기업에는 이행강제금 부과와 증거보전명령, 긴급 보호조치 도입 등을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도 추진한다. 개인정보 유출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내부고발자 신고포상금 제도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송 위원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정도를 신고포상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냐"고 묻자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다른 부처 사례를 참고해 30% 정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상한 없이 적발·환수된 부당이득이나 과징금의 최대 30%를 신고자에게 지급하고 있다. 다만 신고포상금 확대를 둘러싸고는 업계의 우려도 적지 않다. 자칫 '내부 신고 경쟁'을 부추기거나 제도 악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관계자는 “공익신고 활성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거액의 신고포상금이 '신고 경쟁'을 부추기거나 제도의 허점을 노린 악의적 제보를 양산해서는 안 된다"며 “오남용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실 신고 기업을 보호하고 은폐 기업을 엄격히 제재하는 방향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기업들이 과도한 내부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도록 현실적인 제도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개인정보위는 신고포상금 제도가 아직 내부 검토 단계로,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현재 내부 검토 단계로 업계 의견 수렴과 관계 부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도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내부고발자 보호 체계가 운영되고 있으며 추가적인 보호 장치 마련 여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구제 강화…쿠팡 논란 선긋기 피해자 권리구제도 강화한다. 개인정보위는 과징금 재원을 피해 회복과 권리구제에 활용하는 '개인정보 피해구제 통합기금' 조성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의 입증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법정손해배상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제재 강화가 특정 기업을 겨냥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둘러싼 '차별적 대우' 논란을 의식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서는 제재금을 대규모로 올려야 기업들이 개인정보 보호 활동을 하게 된다"며 “최근 과징금 액수가 올라가자 '나만 표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기업도 있는 것 같지만 이는 특정 기업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법과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위원장은 “국가나 기업, 기관에 관계없이 법 위반 행위에 집중해 엄정하고 공정하게 처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KT·티빙까지…정부, 잇단 유출에 칼 빼들어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체계 개편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잇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기업 책임 강화 요구가 맞물려 있다. 이 같은 기조 속에서 개인정보위는 오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KT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제재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위반 행위 관련 매출액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법정 최대 과징금이 2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인정보 유출 신고도 빠르게 늘고 있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유출 신고는 2024년 307건에서 2025년 447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432건이 접수돼 이미 지난해 연간 신고 건수에 근접했다. 최근 통신·플랫폼 업계를 중심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쿠팡에서는 퇴직 직원이 3370만명의 고객정보를 무단 조회한 사실이 드러났고, SK텔레콤에서는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KT에서는 고객 IMSI(국제모바일가입자식별번호) 유출로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했으며, LG유플러스도 개인정보 관리 부실 논란을 겪었다. 개인정보위는 현재 KT를 비롯해 티빙, 예스24, GS리테일, 넷마블,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티빙은 자체 가입자뿐 아니라 네이버·카카오 간편로그인 이용자와 KT 제휴 이용자까지 유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유출 규모는 1953만명으로, 티빙 유료 회원 수(500만명)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800만~900만명)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개인정보위는 다크웹 등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를 거래·유통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유출된 개인정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유통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하고, 개인정보위가 불법 유통 정보를 직접 탐지·삭제·차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다. 중소·영세기업에는 처벌보다 예방에 무게를 둔다. 경미한 위반은 시정을 전제로 처분을 면제하는 '처분성 경고제'를 도입하고, 반복적인 법 위반에는 제재를 강화한다. 사고 발생 시에는 신속한 기술 지원도 병행한다. 개인정보 활용 범위도 확대한다. 개인정보 활용으로 발생한 수익 일부를 정보주체와 공유하는 마이데이터 제도를 활성화하고, 공익 목적의 인공지능(AI) 개발에 한해 개인정보 원본 활용을 허용하는 'AI 원본 활용 특례'도 추진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동시에 데이터 활용 기반을 넓혀 AI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글로벌 10주년’ 펄어비스 검은사막, 美서 ‘하이델 연회’ 개최

펄어비스 '검은사막'이 게임업계 성수기인 여름 시즌을 맞아 신규 및 복귀 이용자 확대에 나선다. 하반기 주요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하는 이용자 행사 '하이델 연회'를 기점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며 장기 라이브 서비스의 저력을 이어간다. 검은사막은 오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026 하이델 연회'를 개최한다. 하이델 연회는 여름시즌 검은사막의 향후 서비스 방향을 공개하는 이용자 행사다. 펄어비스는 연말 '칼페온 연회'를 포함해 매년 두 차례 연회를 열고 각종 개선사항, 업데이트 계획 등을 공유한다. 이번 연회는 북미와 유럽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다. 북미와 유럽은 검은사막의 핵심 시장으로, 지난 1분기 펄어비스 전체 매출의 81%가 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현장 행사와 동시에 글로벌 전 권역 이용자를 대상으로 라이브 방송도 진행하며 전 세계 모험가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검은사막은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이용자와의 스킨십을 주력하고 있다. 특히 2019년 자체 서비스 전환 이후에는 이용자 밀착형 운영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202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칼페온 연회를 개최한 이후부터 글로벌 이용자들과 만남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2024년에는 검은사막 속 도시 '하이델'의 모티브인 프랑스 베이냑에서 하이델 연회를 열었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각국에서 검은사막을 즐기고 있는 이용자 200여 명이 참석해 추억을 나눴다. 올 상반기에도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전 권역을 누비며 이용자들과 교류했다.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어드벤처러스 오아시스-애니버서리 피에스타(Adventurers' Oasis-Anniversary Fiesta)'를 시작으로, 3월에는 스페인 세비야에서 'VOA(보이스 오브 어드벤처러스)'를 열고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4월에는 대만에서 현지 이용자 100명과 만나 대화를 나눴고, 5월에는 한국 부산에서 '모험가 오아시스 길드의 밤 in 부산'을 개최해 길드원과 운영진이 저녁 만찬과 현장 이벤트를 즐겼다. 검은사막은 이용자와 함께 라이브 서비스를 만들어가며 MMORPG 시장에서 장기 흥행 기반을 다지고 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올해로 서비스 12년차를 맞은 검은사막은 매주 업데이트를 이어가며 안정적인 라이브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며 “이번 검은사막 하이델 연회 역시 하반기 핵심 콘텐츠와 서비스 방향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여름 시즌 신규 및 복귀 이용자 유입을 이끄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현장] 아시아 휩쓴 ‘붕괴: 스타레일’, 출시 3년 망라한 몰입형 전시 “예열 완료”

서브컬처 장르 게임으로 아시아권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붕괴: 스타레일'이 서울 잠실에서 출시 3년을 망라한 몰입형 전시를 연다. 게임 속 세계관을 생생하게 구현한 이번 전시는 출시 이후 이용자들이 게임 속 개척자로서 지내온 여정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17일 본격적인 전시 오픈에 앞서, 기자가 먼저 은하열차에 탑승해봤다. 전시 오픈 하루 전인 16일 기자가 찾은 서울 잠실의 이머시브 플랫폼 딥(DEEP) 입구.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검은색 은하열차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관람객이 개척의 출발점인 은하열차에 탑승해 새로운 개척자가 되어 '붕괴: 스타레일'의 지난 여정을 돌아본다는 구성이다. 본격적인 전시에 앞서 관객은 현장 벽면의 QR코드를 스캔하고 관람을 하면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미션을 완료하면 인게임 재화인 '성옥' 등을 받을 수 있다. '붕괴: 스타레일'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모바일 서브컬처 역할수행게임(RPG) 부문의 매출 1위를 기록한 작품이다. 모바일 RPG '원신'으로 글로벌 게임 시장을 제패한 호요버스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한중일 3개국에서 서브컬처 게임의 새바람을 일으킨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국내에서는 과거 '리니지 라이크류'의 한국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트렌드를 완전히 바꿔놨다는 평가다. 전시 관람객은 첫 행성인 '야릴로-VI'를 시작으로 '선주 나부' '페나코니' '앰포리어스' 등을 거쳐 '이상 낙원'까지의 여정을 따라가게 된다. 각 공간에는 게임 속 주요 장면과 캐릭터 설정 자료, 오브젝트, 전시 한정 이머시브 콘텐츠 등이 마련돼 있다. 게임 속 공간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척자들이 지나온 여정을 하나의 회고록처럼 되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를 찾은 팬들이 마치 게임 속 한 장면에서 다양한 '인증샷'을 찍을 수 있게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팬덤이 강한 서브컬처 게임의 특성 상 전시를 찾는 게임 팬들의 코스프레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요버스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전시 사전예약을 진행했는데, 오픈 첫날 몇몇 회차는 이미 마감된 상황"이라며 “총 관객 수 등에 대한 별도의 집계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시의 백미는 전시관의 다섯 번째 구역인 이머시브 미디어 영상관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 관람객은 공간 전체를 감싸는 몰입감으로 '붕괴: 스타레일'에서 경험한 지금까지의 개척 여정을 더욱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이날 굿즈 존은 아직 정식으로 오픈하지 않았으나, 호요버스 측은 이번 전시를 기념해 제작된 한정판 굿즈 20종과 함께 150종 이상의 공식 굿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별 사이를 걷는 회고록' 전시회의 내용을 모두 담은 전시 도록은 현장에서 예약 구매할 수 있다. 굿즈샵은 전시 관람객만 이용이 가능하다. 호요버스 관계자는 “지난 3년간 '붕괴: 스타레일'과 함께해 주신 개척자들의 여정을 국내 최초의 체험 전시로 선보일 수 있어 뜻깊다"며 “전시장을 찾아 주신 개척자들과 앞으로 방문하실 모든 개척자들이 게임 속 추억과 감동을 현실 공간에서 새롭게 경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7일 오픈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8월 말까지 이어진다. 호요버스는 이번 전시의 입장티켓 구매자에게 한정판 일러스트가 그려진 시크릿 티켓을 포함한 홀로그램 티켓 9종 중 1종을 랜덤으로 지급한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게임업계 집어삼킨 AI…제도 정비가 과제 [이슈N트렌드]

게임산업이 콘텐츠 분야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이 가장 빠르게 이뤄지는 영역으로 나타나면서, 정책과 산업 현장의 대응이 동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기본법 발의 이후 게임산업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콘텐츠산업의 실정에 맞는 추가 제도 마련에 착수했다. 과거 AI 활용에 대한 거부감을 가졌던 게임 개발 현업에서도 AI 활용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활용률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 문체부 “콘텐츠산업 실정 맞는 정책 설계 추진 중" 고영진 문체부 문화인공지능정책과장은 14일 서울 청계천로 청년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게임기자단 정책 세미나에서 “문체부는 콘텐츠 산업에서 AI 활용을 촉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활용 격차를 줄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문체부가 추진 중인 AI 콘텐츠산업 진흥법(가칭)은 AI 기반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의 걸림돌을 최소화하는 방향의 진흥법"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AI 콘텐츠산업 진흥법(가칭)' 제정을 추진하며 제도 기반 마련에 나선 상태다. 지난 3월 부처 내에 문화인공지능정책과를 신설하고, 연내 제정안 발의를 목표로 AI 콘텐츠산업 진흥법의 초안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게임산업은 여러 콘텐츠산업 중에서도 AI 활용률이 높은 산업으로 손꼽힌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발표한 '2025년 4분기 콘텐츠산업 생성형 AI 활용 동향'에 따르면, 게임산업의 생성형 AI 도입률(활용률)은 7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콘텐츠산업 전체 평균(32.1%)은 물론 애니메이션(51.6%), 광고(40.9%) 등 타 분야를 압도하는 수치다. 게임이 AI 기술 적용이 가장 빠르고 활발하게 일어나는 핵심 분야임을 입증한 셈이다. 고 과장은 “현재 게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AI 활용 수준과 기술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우선 게임 분야에서 중소 게임사 및 스타트업의 AI 전환을 돕기 위해 AI 솔루션 구독료 지원(75억원), AI 활용 게임 제작 지원(30억원) 등 총 100억원 규모의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내년에는 관련 예산을 최소 1.5배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 게임 개발 현장선 'AI 활용 거부감'에서 '실용적 활용'으로 게임 개발 현장에서 AI를 바라보는 시선도 과거의 '거부감'에서 '실용적 도입'으로 돌아섰다. 과거에는 AI 도입이 창작자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측면에서 반발이 컸으나, 현재는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도구로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이날 정책세미나 발제자로 참석한 나규봉 엔씨소프트 AI 바르코(VARCO) 사업팀장은 “사내에서도 처음에는 거부감이 컸지만, 대형 컨퍼런스를 통해 기술을 소개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하면서 현재는 활용 빈도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AI 도입은 작업시간 단축을 넘어, 제작 기간 때문에 포기했던 기획에 더 공을 들일 수 있게 해준다"며 “AI가 벌어준 시간은 '더 많이' 만드는 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더 잘' 만드는 데 쓰인다"고 설명했다. 성준식 크래프톤 AI 포 게임 R&D실장은 멀티모달 기반 AI 모델 개발과 함께 실시간 서비스 적용 사례를 소개하며 “2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게임 서비스 환경에서는 모델 경량화와 정확도 확보가 핵심"이라며 “게임 내 비정상 핵을 잡아내는 AI 기반 안티치트 시스템을 1년 이상 운영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크래프톤이 최근 선보인 새로운 유형의 CPC(Co-Playable Character) '펍지 엘라이(Ally)'를 소개하며 “AI가 실제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며 경험을 축적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 “중소 개발사 AX 지원해야…게임산업 실정 맞는 법안 필요" 다만 정부의 제도 설계 과정에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중소 게임사까지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기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인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게 현업의 지적이다. 나규봉 엔씨AI 바르코 사업팀장은 “현재 50인 미만의 영세 게임사들은 고사 직전이고, 중견 기업들 역시 마케팅 비용 부담에 AI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할 이유도, 여유도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중소 게임사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이고 직관적인 실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기본법과 관련해서도 게임산업 실정에 맞는 추가적인 정교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논의 중인 AI 기본법은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나 영상에 AI 제작물임을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온갖 그래픽 에셋과 코드, 텍스트가 실시간으로 융합된 게임 분야에 이 규정을 일률적으로 대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명훈 법무법인 율촌 변리사는 “게임 내에서 생성형 AI 활용 여부를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표시해야 하는지에 대해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매우 복잡한 문제가 된다"며 “콘텐츠 유형과 기업 규모 등을 고려한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영진 문체부 과장은 “AI 기본법에 주어진 의무를 콘텐츠 분야로 가지고 왔을 때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AI 기본법을 기본으로 삼고, 콘텐츠산업과의 관계 사이에서 메워야할 부분을 조율 중이다. 법안이 나오면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토큰’이 뭐길래…빅테크 이어 통신사도 경쟁 공식 바꿨다

인공지능(AI) 시대 새로운 경제 단위로 '토큰(Token)'이 떠오르고 있다. AI 모델 경쟁이 성능 중심에서 토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로 이동하면서 기업들의 경쟁 기준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KT는 기업의 AI 토큰 사용을 최적화하는 '토큰 팩토리'를 공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AI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에 이어 국내 통신업계도 토큰을 중심으로 AI 플랫폼과 인프라 경쟁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AI 영역의 토큰은 언어를 이해하고 답변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최소 연산 단위다. 일반적으로 토큰 1개는 단어 0.75개 수준이며, 1000단어 분량의 문서는 1300개의 토큰으로 처리된다. AI는 문장을 한 번에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토큰을 하나씩 예측하고 연결하는 방식으로 답변을 완성한다. 사용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추론해 답을 생성하는 모든 과정에서 토큰이 소비된다. 토큰은 AI를 움직이는 '디지털 연료'로도 불린다. AI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토큰 소비도 증가하고, 이는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와 음성도 토큰 형태로 변환돼 처리되며, 이미지 한 장도 수백에서 수천 개의 토큰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외부 도구를 활용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는 모델을 여러 차례 호출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챗봇보다 훨씬 많은 토큰을 사용한다. 작업이 복잡할수록 토큰 사용량과 비용도 빠르게 늘어난다. AI 활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과금 방식도 정액제에서 실제 사용량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종량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제는 AI를 얼마나 도입했느냐보다 토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성하고 활용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토큰이 AI 산업의 핵심 경쟁 지표로 자리 잡았다. 올해 1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우리가 최적화하는 핵심 지표는 와트당 토큰과 달러당 토큰"이라고 밝혔다. 이어 3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와트당 토큰과 달러당 토큰"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중국 통신업계로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MWC26에서는 중국 통신사와 장비업체들이 일제히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를 핵심 화두로 제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화웨이다. 화웨이는 '토큰을 위한 최적의 컴퓨팅 인프라'를 새로운 비전으로 내세우며 AI 컴퓨팅과 AI 에이전트, 6G 네트워크를 모두 토큰 처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인프라로 정의했다. 한국 정부 역시 토큰을 AI 시대 핵심 자산으로 보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AI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에서 “AI 데이터센터는 토큰을 생산하는 토큰 팩토리(Token Factory)"라며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는 40조~400조 개의 토큰을 생산할 수 있다. 토큰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한 '토큰 이코노미'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토큰 이코노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AI가 경쟁력이 되면서 앞으로는 돈이 아니라 토큰을 요구하는 상황이 늘어날 것"이라며 “토큰 이코노미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실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토큰이 AI 시대의 새로운 경제 단위로 부상하면서 국내 이동통신 3사도 토큰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과 인프라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KT가 가장 먼저 나섰다. KT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의 AI 토큰 사용을 최적화하는 플랫폼 '토큰 팩토리'를 공개했다. AI 모델을 자동으로 연결하는 '토큰 게이트웨이'에 통신사의 과금 시스템과 AI 데이터센터를 결합해, 기업 고객이 AI 비용과 토큰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박윤영 KT 대표는 “인터넷 시대 경제의 기본 단위가 비트(Bit)였다면 AI 시대에는 토큰이 새로운 경제 단위가 되고 있다"며 “AI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월 정액제에서 사용량 기반 과금 체계로 전환되는 것이 글로벌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어떤 AI 모델을 쓰느냐보다 토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관리하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KT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챗GPT와 클로드 등 여러 AI 모델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델마다 성능과 토큰 가격이 다르다"며 “단순한 업무는 비용이 낮은 AI 모델로 처리하고, 복잡한 업무는 고성능 AI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큰 팩토리는 기업의 업무 특성에 맞는 AI 모델을 자동으로 연결하고, 사용한 토큰량을 관리해 과금과 정산까지 지원하는 플랫폼"이라며 “KT가 통신사업을 통해 오랜 기간 축적한 '사용량 측정→과금→정산' 역량을 AI 토큰 시장에 적용한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함께 토큰을 대량으로 생성·처리할 수 있는 AI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양사가 추진하는 AI 팩토리는 GPU 기반 연산 자원을 활용해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 토큰 생성을 수행하는 차세대 AI 인프라다. 기존 AI 데이터센터보다 한 단계 진화한 개념으로, 토큰 생성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엔비디아와 SK그룹은 2027년 국내 첫 AI 팩토리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울산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등 AI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AI 에이전트와 기업용 AI 서비스 확대에 맞춰 토큰 처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AI 인프라와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MS, 게임부문 대규모 구조조정…게임업계 덮친 ‘AI 역습’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 부문을 위주로 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게임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단순한 경기침체에 따른 비용절감 차원을 넘어,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게임업계 고용구조를 뒤흔드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AI에 수조원 쏟아붓는 MS…게임 부문은 대규모 구조조정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가 전 세계 직원의 약 2.1%에 해당하는 4800명을 감원한다. 이중 3분의 2가량은 엑스박스 등 게임 부문 소속이며, 엑스박스는 산하 게임 스튜디오 4곳을 분리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표면적 이유는 낮은 수익성 때문이다. 엑스박스 사업이 유사 플랫폼 대비 3~10배 낮은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내부 진단이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MS는 지난 2023년 687억달러(약 92조원)를 들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며 게임 부문을 확장했으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이나 닌텐도와의 격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AI 도입에 따른 투자 비용 증가와 AI 중심의 생산성 혁신 등이 이번 구조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MS는 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면서 25억달러(약 3조8000억원)를 투자하고 6000명의 산업 전문가와 엔지니어를 고객 현장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전통적인 콘텐츠 개발 조직은 쳐내면서 AI 부문에 있어서는 거침없는 투자를 단행한 상징적 사건이다. 에이미 콜먼 MS 최고인사책임자(CPO)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늘 사라진 직책이 AI로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동시에 AI가 업무 수행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구조조정이 곧바로 AI 대체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노동 구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AI 중심의 생산성 혁신이 기존 노동력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다. ◇ 아직은 '대체' 아닌 '보완'이라지만…현장엔 불안감 '엄습' 국내 게임업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AI를 통한 게임 개발 생산성 향상에 주목하는 한편, 조직 안에 AI를 통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일으키기 위한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게임 산업은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은 산업으로, 생성형 AI의 도입은 비용 절감의 핵심 카드일 수밖에 없다. 또 커머스나 금융 등 타 산업 대비 거버넌스 차원의 규제가 많지 않다는 점은 AI 도입에 유리한 부분이다. 넥슨은 지난달 회사의 AI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직인 AI 본부를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넥슨이 그동안 정리해 온 게임 데이터 풀에서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활용해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목표다. 엔씨는 AI 기술을 통한 사업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엔씨AI의 기술을 활용하면 게임 내 수많은 오브젝트들은 단순한 텍스트 입력만으로 자동 생성되고, 음성 입력만으로도 캐릭터의 얼굴 애니메이션과 표정의 변화를 표현할 수 있다. 지난해 'AI 퍼스트 기업'을 선언한 크래프톤은 AI 캐릭터와 팀을 이뤄 생존경쟁을 하는 시스템을 게임에 도입했다. AI 캐릭터는 게이머와 음성으로 전략을 논의하고, 파밍·교전·생존 중 어떤 행동을 취할지 스스로 판단해 유연하게 대응한다. 사실상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 요소를 생성형 AI로 대체한 것이다. 업계는 AI 도입에 따른 당장의 인력 대체는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일단은 '대체'보다는 '보완'의 역할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실제 게임 개발 현장에서는 AI 도입에 따른 무게감을 크게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게임 개발자 A씨는 “'업무 효율화'나 '창의성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이 돼 있지만, 회사 차원의 AI 도입은 개발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당장 인력 감축에 나서지 않더라도 질적 수준 제고나 생산성 향상에 대한 압박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개발자 B씨는 “AI를 활용하지 못하면 회사에 다니기 어렵고, 신규 인력도 더 보수적으로 채용하지 않겠나"라며 “1인 개발자들에겐 AI가 기회일 수 있지만, 대규모 개발팀의 규모는 기존보다 슬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카카오게임즈, 자사주 60% 소각키로…주주가치 제고 ‘드라이브’

일본 라인야후(LY주식회사)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 새 리더십을 맞이한 카카오게임즈가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속도를 낸다. 카카오게임즈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지난 2020년 코스닥 상장 이후 처음이다. 8일 카카오게임즈는 주주가치 제고 강화를 위해 보유 중인 자기주식 50만주를 소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85만4009주 가운데 약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15일로, 소각 완료 시 보유 자기주식은 35만4009주다. 이번 소각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안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해 자본금 감소 없이 발행주식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주당 가치 희석을 방지하고 주주의 실질적인 지분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이번 자사주 소각을 시작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주환원 및 기업가치 강화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순차적으로 실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자사주 소각 이후 남은 보유 주식 일부를 임직원들을 위한 보상 재원으로 쓰기로 했다. 이번에 도입하는 임직원 대상 주식기준성과보상제도(RSU)는 기업가치 및 장기 성과를 임직원 보상과 연동해 주주와 임직원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것을 뜻한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는 자본준비금을 줄여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신권호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지지하는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가치가 돌아갈 수 있도록 다각적이고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하고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며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가치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이통3사, 2분기 실적 ‘비용이 갈랐다’…AI 투자 앞두고 체력 차 ‘뚜렷’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을 앞둔 국내 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후유증에서 벗어나 실적 정상화가 예상되고, LG유플러스는 비용 효율화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KT는 지난해 부동산 매각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비용 부담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올해 2분기 합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5조2052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4483억원으로 추산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12.7% 감소한 수준이다. 회사별로 보면 SK텔레콤의 실적 회복세가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4조4066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271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소폭 증가에 그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8% 증가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유심 해킹 사고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가입자 이탈과 유심(USIM) 교체, 고객 보상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부담이 대부분 해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다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케팅 경쟁 완화와 5G 후속 투자 제한으로 비용 효율화 추이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유심 해킹 사고로 훼손됐던 수익성이 올해는 다시 경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는 비용 효율화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3조9122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122억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분기 영업이익 3000억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SK텔레콤과 KT의 영업정지에 따른 반사효과로 이동통신과 서비스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희망퇴직 이후 인건비 부담이 완화되고 제반 경비도 안정화되고 있다. 통신 3사 중 가장 큰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KT는 비용 부담과 기저효과가 동시에 실적을 압박할 전망이다. 2분기 연결 매출 컨센서스는 6조8864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09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KT에스테이트의 부동산 분양에 따른 대규모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던 만큼 올해는 역기저효과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2분기 KT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는 강북지역본부 부지를 광진구 이스트폴 아파트로 분양하며 영업이익 3900억원을 거뒀다. 올해는 이 같은 일회성 요인이 사라지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고객 보상 프로그램 영향으로 무선 매출이 감소하고 지난해 일회성 부동산 매출이 제외되면서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하반기 AI 투자 경쟁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통신 본업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통신 3사는 AI 데이터센터(AIDC)와 기업 대상 AI 전환(AX)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다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컴퓨팅 수요 증가로 통신사 데이터센터가 기존 공간·회선 임대 중심에서 AI 데이터센터로 고도화되고 있다"며 “서비스형 GPU(GPUaaS)와 설계·구축·운영(DBO) 사업 확대로 데이터센터 수익성이 높아지고 AI 시장 성장의 수혜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2035년까지 총 15기가와트(GW) 규모의 AIDC를 구축해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오픈AI(OpenAI)와 협력해 울산과 서울 가산에 AIDC 구축을 추진하며 GPUaaS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KT는 5년 내 AIDC 규모를 500메가와트(MW)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업 AX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내년 수도권 최대 규모인 파주 AI 데이터센터를 준공하고 DBO 사업을 통해 AI 인프라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서브컬처·캐주얼, 새 성장축”…‘리니지’ 의존도 줄이는 엔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로 게임업계의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 작품 하나만 성공한 후 히트작이 없다는 뜻)' 기업으로 불렸던 엔씨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브컬처 신작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는가 하면, 모바일 캐주얼 게임 장르를 신성장 동력으로 앞세워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 서브컬처 퍼블리싱 나선 엔씨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다음달 15~16일 양일 간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코믹마켓'에 참가해 신작 서브컬처 역할수행게임(RPG) '아스트라에 오라티오(Astrae Oratio, 개발사 디나미스 원)'을 선보인다. 일본은 서브컬처의 종주국으로 꼽힌다. 일본 최대 규모 서브컬처 행사인 코믹마켓은 서브컬처 팬과 창작자들이 모여 창작물 및 굿즈를 판매하고 교류하는 행사다. 엔씨는 이번 코믹마켓 참가를 시작으로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의 이용자 접점을 확대하며 출시 전 '팬덤' 형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사실 엔씨가 서브컬처 작품으로 일본 시장을 두드리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엔씨는 지난해 도쿄게임쇼(TGS)에서 서브컬처 신작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LIMIT ZERO BREAKERS,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를 선보이고 현지 이용자들을 만났다. 해당 작품은 지난달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프롤로그 테스트를 진행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엔씨가 서브컬처 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재작년 서브컬처 전문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에 370억원 규모의 지분 및 판권 투자를 진행하면서부터다. 지난 2020년 설립된 빅게임스튜디오는 서브컬처 전문 게임 개발사로, 지난 2023년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인 '블랙 클로버'를 원작으로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 '블랙클로버 모바일: The Opening of Fate'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개발력을 인정받았다. ◇ 엔씨의 새 성장축 된 모바일 캐주얼 게임 엔씨가 내세우는 또 다른 성장 축은 모바일 캐주얼 게임이다. 엔씨는 지난해 회사 안에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설립하고 유럽 기반의 아넬 체만(Anel Ceman)을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이후 엔씨는 지난해 12월 1억385만달러(약 1534억원)를 들여 베트남 소재 모바일 캐주얼 게임 스튜디오 리후후(Lihuhu)의 모기업 '인디고 그룹'의 지분 67%를 인수했고, 국내 스튜디오 '스프링컴즈'와 슬로베니아 소재 '무빙아이'도 잇달아 인수했다. 지난 3월에는 2억200만달러(약 3016억원)를 들여 독일 소재 모바일 캐주얼 게임 플랫폼 기업 '저스트플레이'의 지분 70%를 사들였다. 저스트플레이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 이용자가 플레이를 통해 포인트를 적립하고 이를 기프트카드나 현금성 보상 등으로 바꿀 수 있는 리워드 기반 플랫폼을 운영한다. 성장성 있는 글로벌 게임 개발사를 확보하고 이를 중앙 데이터 플랫폼으로 연결해 모바일 캐주얼 게임의 자체 생태계를 확립한다는 구상이다. 엔씨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 개발사의 추가 인수 가능성도 열어뒀다. 엔씨는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보고서 'ESG PLAYBOOK 2025'에서 모바일 캐주얼 게임 사업에 대해 “향후 추가적인 개발 스튜디오 인수와 퍼블리싱 사업 확대로 생태계를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엔씨의 이같은 도전이 새로운 이용자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석한다. 엔씨는 그간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등을 내세워 국내 MMORPG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리니지 중심 비즈니스 모델(BM)에 대한 피로도와 글로벌 경쟁이 한계로 지적되면서 장르 다변화를 위한 체질 개선이 시급해졌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중 엔씨는 경쟁사 대비 글로벌 시장에서 이렇다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서브컬처나 모바일 캐주얼 게임으로의 다변화는 엔씨가 국내 게임 시장에서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위메이드 ‘위믹스’, 美 거래소 ‘크라켄’ 상장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WEMIX)'가 미국의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됐다. 8일 위메이드에 따르면 '위믹스(WEMIX)'가 미국의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인 '크라켄(Kraken)'에 공식 상장됐다. 위메이드 측은 “크라켄 상장은 위믹스의 유동성 확보와 서구권 시장 노출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세계 최대 금융 시장의 막대한 자본 풀을 활용해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하고, 생태계에 방대한 신규 참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주요 거래소에 추가 상장을 진행해 위믹스 생태계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석환 위메이드 부사장은 “서구 금융 생태계에 입지를 확고히 함으로써 위믹스가 글로벌 무대를 위해 구축되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금융 시장인 미국 등 주요 서구권 지역에 전략적 거점을 마련해 진정한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크라켄과 협력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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