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명호 동서발전 사장, 진안군민과 ‘양수발전 유치’ 추진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이 '진안양수발전소 유치 성공 기원 범군민 결의대회'를 열고 진안군민과 함께 양수발전 유치 의지를 다졌다. 지난 26일 개최된 행사에는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안호영 국회의원(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전북 완주·진안·무주), 전춘성 진안군수, 동창옥 진안군의회 의장, 전용태 전북도의원 등 주요 인사와 군민 500여 명이 참석해 지역의 미래 에너지 비전을 공유했다. 권명호 사장은 인사말에서“양수발전은 단순한 발전설비가 아니라 국가 전력계통을 안정적으로 지탱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능하게 하는 에너지 전환의 핵심 인프라"라며“진안군은 양수발전의 최적지로서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을 선도할 수 있는 탁월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양수발전 사업은 특정 기업의 의지만으로 추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공감대와 결속, 군민들의 분명한 의지가 있을 때 가능성이 높아진다"라며 이번 결의대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진안군은 풍력과 태양광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어, 양수발전과 재생에너지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진안 양수발전 사업은 600메가와트(㎿) 규모, 총사업비 약 1.5조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으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사업자 선정이 확정되면 오는 2031년 착공해 2037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될 예정이다. 발전소 건설 및 운영기간 동안 진안군에는 약 600억 원의 지역발전지원금과 1,200억 원 규모의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양수발전 유치는 신규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 효과를 견인해 인구소멸 위기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핵심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번 결의대회에서는 △홍보영상 시청 △성공기원 붓글씨(캘리그래피) 공연 △결의문 낭독 △손팻말 펼치기 △유치 기원 서명 대형공(애드벌룬) 띄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진안군민의 단합된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앞으로 진안군과 협력해 정부 입찰을 통한 사업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성공적인 양수발전소 구축을 통해 지역과 국가의 에너지 미래를 함께 열어간다는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올겨울 ‘평년기온 이상’ 전망…전력수급 무난할 듯

이번달 내내 기온이 평년 수준이거나 그 이상을 유지하면서 올해까지 전력수급 상황은 무난하게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전력거래소의 1월 1주차 전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전력수요는 78.5~82.1GW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공급능력은 103.1~108.8GW로 예비율은 25.6~36.0%에 달해 발전설비 여유 용량이 충분한 상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30일 전국의 최저기온은 -8~3도로 전날 대비 5~10도 가량 하락하겠지만 이는 평년 수준과 비슷한 기온이다. 그동안은 오히려 겨울철 날씨가 영상권에 머물며 평년보다 따뜻한 흐름을 보였다. 이같은 기온 영향으로 전력수요는 이번달 60~70GW대에 머물렀고 추웠던 날에도 최대 82GW 수준에 그쳤다. 이는 겨울철 역대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했던 2022년 12월 23일(94.5GW)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아직 내년 1월이 남아 있어 이번 겨울 전력수요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기상청의 3개월 전망에 따르면 내년 1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확률은 50%,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30%로 두 확률을 합치면 80%에 이른다. 이는 평년보다 낮을 확률(20%)의 네 배 수준이다. 다만 최근 기후 변동성이 커진 만큼 며칠간 극한한파가 찾아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력수요가 낮은 영향으로 전력도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평균 SMP는 킬로와트시(kWh)당 87.3원으로 집계됐다. 이번달 기준 SMP가 100원을 웃돈 날은 지난 3일이 유일하다. 지난해 SMP가 kWh당 14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용인반도체 지방 이전 논란…기후부 진화 나섰지만, 선거 앞두고 혼란 확산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방송 인터뷰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방 이전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기후부가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도체 산단을 새만금 등 지방으로 이전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어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기후부는 “기후부장관이 용인반도체산단의 지방이전을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는 발언의 취지가 잘못 전달된 측면이 있다"며 “지역별 전력수급 여건 차이로 인한 대규모 송전망 건설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지산지소형 전력망 구축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력과 용수를 담당하는 주무장관으로서의 고민을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반도체 산단의 전력과 용수 공급에 부담이 크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반도체 산단은 연구·개발(R&D) 인프라, 전문 인력, 산업 생태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이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방안은 검토되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정부 차원에서 이미 추진 중인 국가 사업에 대해 기후부 장관이 다른 입장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지난 26일 김 장관이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었다. 김 장관은 반도체 산업이 소비하는 막대한 전력 규모를 언급하며, 수도권에 대규모 반도체 단지가 집중될 경우 전력망 구축 부담이 매우 커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전력이 충분한 지역에서 산업을 운영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만금 등 지방으로 이전하려는 신호로 해석했다. 기후부가 김 장관의 발언을 긴급히 거둬들였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나오면서 논란은 점차 커지고 있다.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호영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김성환 장관의 발언을 적극 환영한다"며 “용인반도체 산단의 새만금 이전이 지역 요구가 아닌 국가 생존 전략임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하용 국민의힘 경기도당 대변인은 “용인반도체 국가산단은 수도권에 집적된 연구·개발 인프라, 고급 전문 인력, 안정적인 전력·용수 공급망 등 반도체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장기간에 걸쳐 마련된 국가 전략의 결과물"이라며 “이를 정치적 목적이나 지역 갈등의 논리로 흔드는 것은 국가 핵심 산업 정책을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산업계와 용인 지역사회에서도 강한 우려와 반발이 이어졌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미 2017년 무렵부터 기획과 인허가 절차가 진행돼 왔고, 환경영향평가 협의와 산업단지 계획 승인, 토지 보상 등 주요 절차를 거쳐 현재는 공사가 본격화된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이제 와서 이전을 거론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산업계는 이번 논란이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산업의 핵심 축과 긴밀히 연결된 사업이다. 이천·평택·판교로 이어지는 기존 반도체 생태계와의 연계성, 숙련 인력의 접근성, 협력업체 집적도 등을 고려할 때, 용인 입지는 오랜 기간 검토 끝에 선택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미 막대한 민간 투자가 투입된 상황에서 입지 변경 가능성만으로도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K-반도체 전략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아울러 이번 논란은 새만금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 문제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만금이 넓은 부지와 국가 주도의 개발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장점은 있지만, 반도체 산업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수자원 문제가 대표적이다. 반도체 공장은 하루 수만에서 수십만 톤에 이르는 초순수를 필요로 하는데, 새만금 인근의 만경강과 동진강 수계만으로는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금강 수계에서 추가로 물을 끌어오거나, 해수 담수화에 의존해야 할 가능성이 큰데, 이는 또 다른 환경 논란과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력 인프라 측면에서도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 용인은 기존 수도권 전력망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새만금 역시 반도체 공장이 요구하는 수준의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송배전망과 발전 설비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 즉, 용인은 '확장'의 문제이고 새만금은 '신설'의 문제에 가깝다는 것이다. 시간과 비용을 비교할 경우, 이미 일부 계획이 진행된 용인의 전력망 확충이 새만금에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오히려 덜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환경영향평가 역시 새만금 이전론의 큰 변수다. 새만금은 간척지라는 특성상 수질, 퇴적물, 해양 생태계 변화에 대한 환경적 민감도가 높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로 조성할 경우, 환경영향평가는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용인에서 환경영향평가 협의까지 마친 사업을 중단하고 새 부지에서 다시 절차를 밟는다면, 정책적·행정적 손실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고급 인력 확보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반도체 산업은 숙련된 연구개발 인력과 협력업체 네트워크가 핵심 경쟁력이다. 수도권에 형성된 인력 풀과 산업 생태계를 단기간에 새만금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으며, 주거·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을 동시에 갖추지 않으면 인력 유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대규모 국가 전략 산업을 둘러싼 전력·수자원·입지 정책의 복합적 난제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찬수·이원희 기자

[EE칼럼] 환율 위기의 에너지, 원자력

폭등하는 원화 환율이 전국민적 걱정거리이다. 수출과 수입의 비중이 큰 우리나라는 환율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물론 원화 환율 폭등이 이득이 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환율이 우리 화폐의 교환가치를 의미한다면 환율이 올라가는 것이 좋은 징조가 아닌 것은 틀림없다. 엊그제 정부의 강력한 환율개입 신호 이후 마법처럼 달러 가격이 급하게 떨어진 바 있으나 이것은 단기적 상황으로 보인다. 원화가 많이 풀렸다는 구조적 문제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임시방편적 조치로 일시적인 해소는 가능하지만 해결되지는 않는다. 돈풀기라는 근본적 구조가 바뀌어야 하는 문제이다. 환율에 대한 영향으로 첫 번째 제시되는 것이 에너지 수입이다. 일반 국민은 왜 에너지가 첫 번째 영향으로 거론되는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는 95% 이상 수입에 의존한다. 수입액은 에너지원 가격 변동과 수입량에 따라 매년 달라진다. 그러나 대략 1300억 달러에서 2300억 달러 수준이다.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의 약 1/4에 달한다. 2024년 기준 연간 에너지 수입액은 약 1365억 달러로 원화로 환산하면 약 200조 원이다. 매일 5천억원 이상의 에너지가 수입되어야 대한민국이 돌아간다. 이 가운데 원유수입이 854억 달러, 천연가스 수입이 347억 달러 그리고 석탄 수입이 164억 달러이다. 원자력발전의 연료인 우라늄 수입은 10억 달러 미만이다. 원자력발전의 비중이 약 30%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미미하다. 그래서 원자력을 준국산에너지라고 하는 것이다. 발전소 건설에 들어가는 외화도 고려해야 한다. 원자력은 95% 이상 국산화되었다. 즉 원전건설비용의 5% 이하만 외국으로 나간다. 95%는 모두 국내기업으로 들어간다. 반면 석탄발전이나 가스발전의 국산화 수준은 이보다 높지 않다. 최근 가스발전의 국산화율이 높아졌지만 원자력발전에 미치지 못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의 국산화율은 매우 낮다. 태양광 산업의 국산화율은 핵심 부품인 셀(Cell) 기준으로 급격히 하락하여 45% 수준으로 추락하였다. 모듈(Module) 시장도 중국산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등 심각한 중국산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기술개발과 국산화 위주로 진행되었어야 할 재생에너지 확대가 보급위주로 진행되면서 중국산 패널수입이 폭증했고 도리어 국내산업은 붕괴했다. 셀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이 4~5%대로 떨어졌고, 중국산 점유율은 95%를 넘어섰다. 모듈기준으로는 2019년 78%였던 국산 비중이 2024년에는 42%로 급감했으며, 중국산 비중은 58%까지 증가했다. 풍력발전의 국산화율도 약 34% 수준이다. 최근 기업들의 노력으로 10MW급 이상 해상풍력 터빈에서 70% 이상 국산화에 성공하며 국산화율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블레이드 같은 핵심 부품도 국산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국산화율이 높지 않다. 결국 원자력발전이 외화유출을 막는 길이다. 원전은 95%이상 국산화되어 있으며 연료비중이 낮으므로 건설과 연료 양쪽으로 외화유출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원전건설시 부품공급망과 건설사 등 연관산업의 활성화 효과도 크다. 물론 원전건설에는 장기간을 요한다. 혹자는 15년이 걸린다고 하였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실제로 건설에 소요된 기간은 6년 내외이다. 나머지 기간은 인허가 등에 소요된 기간이다. 특히 탈원전 정책기간중 규제가 늘어났다. 운영허가 단계에서 검토해도 되는 사안을 건설허가 단계에서 검토하는 등 불필요하게 규제가 늘어진다. 또한 부지를 확보하고 주민동의를 얻는 과정도 축소할 수 있는 기간이 많다. 가동중인 원전의 가동률을 높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가동률이 10%만 늘어도 원전 2.6기를 더 건설한 것과 같다. 정부의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는 항목이 지나치게 많다. 또한 재가동 과정에서도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느라 가동하지 못하는 기간도 많다. 주말이 끼면 꼼짝없이 이틀을 더 정지해야 한다. 하루에 15억원 어치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비효율적 행정절차 때문에 놀아야 한다. 계속운전도 마찬가지이다. 세계적으로 입증된 관행에 대해 중복적 심사와 비효율적 행정절차 때문에 불필요하게 가동되지 못하는 기간이 늘어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외화를 유출시키고 원화가치 하락이라는 위기를 자초하는 것은 참 이해하기 어렵다. 정범진

[김성우 시평] 글로벌 기후정책 변화와 인식 전환의 필요성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기후대응기금 운용심의위원 금년 12월은 글로벌 기후정책의 변화가 유난히 역동적이다. 지난주 월요일(현지시간 22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동부 연안의 5개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임대와 건설을 전격 중지시켰다. 국가 안보 우려와 함께, 해당 사업들이 고비용 구조에 전력 공급이 불안정하며 과도한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지난 3일에는 미국 내 자동차 연비 규제인 기업평균연비제(CAFE) 요건을 리터당 21.4㎞에서 14.6㎞로 대폭 완화할 것이라고 발표해, 전기차를 널리 확대하려던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정책을 뒤집었다. 미국내 기후정책을 철회하는 정책 신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서양 반대편의 정책변화는 더 혼란스럽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35년 신차 탄소 배출 감축량을 애초 목표인 100%가 아닌 90%로 낮추도록 완화하는 법 개정안을 지난 16일 공개했다.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한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날인 17일에는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하는 탄소국경조정의 적용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공개했다. 건설 자재, 기계류를 포함해 철강 및 알루미늄 사용 비중이 높은 하류제품 180종으로 과세 범위를 넓히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일원으로서 대외 정책변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는 이를 입체적으로 해석해 혼란을 줄일 필요가 있다. 상술한 정책변화의 배경을 면밀히 살펴보면, 자국산업육성과 에너지안보라는 공통요소가 자리하고 있다. 즉, 유럽연합이 자동차 탄소배출규제를 완화하는 것과 자동차 부품에 대해 탄소국경세를 부과하는 것은 환경규제 측면에서는 상충적이지만, 자국산업육성 측면에서는 상호 보완적이다. 미국도 명백한 반기후 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무탄소에너지나 전력인프라는 여전히 확대 중이다. 또한, 상술한 정책변화가 전세계 에너지전환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유럽연합의 탄소규제의 강도를 가장 나타내는 지표는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인데, 올해 초 톤당 65유로 선에서 지난 22일 기준 톤당 87유로까지 견조하게 상승하고 있고, 2024년 기준 미국의 재생에너지 신규투자 규모는 전세계의 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운 정책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이 최근 기후정책을 오히려 강화하는 이유다. 중국은 청정산업을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지난 10월 개최된 제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향후 5개년 경제 발전 계획을 발표하였는데, 현재 11조위안(2,200조원)인 친환경 저탄소 산업 규모를 향후 5년 동안 2배(4,400조원)로 늘리는 내용이 담겨있고, 기술에 대한 투자가 일순위로 거론되었다. 또한, 에너지의 97%를 수입해 에너지안보가 절실한 일본의 경우, 2023년부터 10년간 150조 엔 규모의 민관협력 투자를 기반으로 '녹색 전환(Green Transformation, GX)'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차세대청정에너지·무탄소선박·파워반도체·탄소포집저장 등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관련 법까지 개정해 탄소규제를 의무화했다. 모두 기후정책을 단순히 환경정책만으로 보지 않고 대규모 투자를 통한 자국산업육성과 에너지안보로 확대해 보고 있고, 그 중심에 기술 확보를 두고 있다. 이는 올 상반기까지의 글로벌 기후기술 투자의 누적 추이에 잘 나타나 있다. 원자력, 광물, 전력인프라, 기후모니터링 등 에너지안보 기술이 부상하는 가운데, 전력망·변압기·ESS 등 AI나 반도체와 같은 산업육성에 필수적인 전력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글로벌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2030년까지 추가로 필요한 발전설비 5TW를 공급할 1,000조원대 시장이 단기간에 열린다. 이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후정책은 환경에서 출발했지만 산업정책이자 안보정책이어야 지속가능하다. 따라서, 기후기술을 환경기술만이 아닌 산업 및 안보기술로 인식하면, 그 기술은 산업이 되며 그 산업은 경제 성장의 엔진이 된다. 혼란스러운 글로벌 정책변화속에서도 (5TW처럼) 새로운 시장은 계속 생겨날 것이고, 누군가는 이 시장을 선점할 것이다. 미국의 기후공백을 메울 중국이 차지할 수도 있고, EU와 일본이 협력할 수도 있다. 우리도 여기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정책이나 자본에 앞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김성우

서부발전, 발전소 인명사고 예방에 2조1500억 투입

한국서부발전이 발전소 인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비상경영을 선포했다. 23일 서부발전에 따르면 근로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내년부터 3년간 2조1500억원의 안전예산이 투입된다. 안전경영 담당 조직을 처에서 단(안전경영단)으로 격상해 안전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고, 중대재해 예방 방안을 추진할 중대재해근절부도 신설된다. 신재생운영센터에는 안전보건팀을 신설해 신재생설비 운영 중 파악한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키로 했다. 서부발전은 현장 근로자의 의견이 실시간 반영되도록 안전보건에 관한 협의체와 안전근로협의체에 2차 협력사를 참여시키고, 작업 직전 작업 위험성 평가와 매일 시행되는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에도 2차 협력사가 더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발언권을 보장키로 했다. 직급·소속·고용형태에 상관없이 모든 근로자가 위험 상황에서 작업을 즉시 중지할 수 있도록 하고, 안전관리부서와 연결된 위험 신고 전용 직통전화를 신설하며, 작업 중지 공개 채팅방을 운영하는 등 즉시 작업 중지를 위한 신고절차를 개선한다. 동시에 파격적인 신고 포상을 실시해 현장 중심의 자발적 안전문화 정착을 유도한다. 서부발전은 각 사업소장을 안전보건관리 총괄책임자로 선임해, 중대재해 발생 때 강하게 책임을 묻는 한편 사고 예방 때는 파격적으로 포상하는 등 신상필벌 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서부발전은 지난 7월 중순부터 11월 17일까지 협력사 및 외부 전문가와 함께 밀폐공간 작업 등 10개 분야를 합동 점검해 밀폐공간 원거리 스마트 안전 감시 장치 도입 등 232건의 개선 필요사항을 파악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조치할 방침이다. 이정복 사장은 "안전은 타협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현장 근로자의 의견을 지속해서 청취하고 현장의 작업 중지 판단을 존중해 작업자를 위험으로부터 반드시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대통령의 근본적인 질문에 답변하지 못한 기후부

지난 17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의 업무보고에서 당혹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재생에너지와 관련하여 던진 상식적인 질문에 아무도 명쾌한 답변을 내지 못한 것이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기후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균등화발전단가(LCOE, kWh) 목표로 해상풍력은 330원에서 250원이하로, 육상풍력은 180원에서 150원 이하로, 태양광은 150원에서 100원 이하로 하겠다고 보고를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근본적인 질문'이라며 “태양광이 100원 수준이면 태양광에 집중 투자하지 왜 굳이 250원짜리 해상풍력을 해야 하느냐, 밤에 생산해서 그러느냐, 장기적으로 봐서 200원 이하로 내려가도 태양광 100원보다 비싼데 왜 이렇게 해상풍력에 매달리는지 모르겠다"고 질의했다. 이에 장관, 차관, 국장은 해외 사례를 소개하면서 해상풍력은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산업적 기여도가 높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는 재생에너지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상식적으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답은 간단하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상호간에 보완재이기 때문이다. 우선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가동 시간 상 서로가 서로를 보완한다. 태양광은 명백하게 해가 뜬 시간에만 발전이 가능하다. 7시부터 발전을 시작해 13시에 피크에 도달하고 16시 이후 급감한다. 또한 겨울에는 일조시간이 짧아 발전 시간대가 좁다. 해상풍력은 일반적으로 낮 보다 저녁에서 밤 사이 발전량이 많고, 특히 여름보다 겨울의 발전량이 많다. 태양광의 시간대별, 계절별 공백을 보완해주는 것이다. 설비 투자 측면에서도 태양광과 풍력은 상호보완적이다. 태양광은 공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소규모로도 얼마든지 설치가 가능하므로 장거리 송전 부담을 줄여준다. 하지만 부지 확보, 미관 등의 문제로 대규모 개발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추가적인 계통 안정화 설비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풍력은 대규모 설비로 인해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장거리 송전망이라는 추가적인 인프라 구축을 필요로 하지만, 한번에 높은 용량의 발전시설을 지을 수 있고 동시에 제조업 등 연관산업 육성에 탁월하다. 태양광은 한번 설치하면 수명을 다 할 때까지 연관산업 유발효과는 크지 않다. 그러나 풍력, 특히 해상풍력은 연관산업 효과가 뛰어나고 지속적이다. 제주대 김범석 교수 자료에 의하면 1GW 해상풍력개발에 필요한 총 수명비용은 약 9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이 금액은 사업개발(2%), 해상풍력터빈(26%), 보조설비(19%), 설치시공(14%), 운영 및 유지(39%)로 구성된다. 해상풍력터빈은 우리가 육안으로 보는 큰 타워다. 블레이드, 베어링, 기어박스, 발전기 등으로 구성된 핵심부품으로 풍력 설비기술의 핵심이다. 기술성숙도가 중요한 분야로 국내 정책 연속성의 부재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있다. 보조설비는 해저케이블, 해상지지 철 구조물, 해상변전소 등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설치 시공 역시 우리나라의 건설 역량이 빛을 발하는 분야이다. 운영 및 유지 분야의 경우 20년 이상 장기간 지속되기에 고용창출, 산업유치 등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기여도가 높으며, 충분히 육성될 경우 자동화 등의 기술 고도화를 통해 LCOE 하락을 유도한다. 이날 기후부 관료들은 해상풍력이 가지는 이러한 산업적 효과를 부각하려고 노력했지만 근본적인 상호보완성은 말하지 못했다. 심지어 이 대통령이 '밤에 생산해서 그러느냐'라고 의도치 않은 힌트까지 줬음에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기후부 관료들이 평소 전력시장 이슈에 보여주는 뿌리 깊은 '경직성'이 드러난 사례가 아닌가 필자는 우려한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상호보완성에는 주목하지 않고 “태양광은 이러한 장점이 있으니 몇 년도까지 몇 GW(%) 보급하자," “해상풍력은 저러한 장점이 있으니 몇 GW(%) 보급하자"와 같은 담론이 등장한다. 재생에너지를 늘리자는 것은 좋지만 찝찝하다. 이들 관료들이 아직도 국가 주도적인 공급 계획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전력시장과 같이 각종 기술과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일수록 정부가 직접 통제하는 방식은 비효율로 이어진다. 정부가 전기 소매가격(P)과 전기 공급계획(D) 둘 다 손에 쥐고 정치 · 행정 편의적으로 통제해왔기에 한전은 200조원이 넘는 부채에 허덕이고 있고 재생에너지 보급률은 OECD 꼴찌에 머물고 있는 것 아닌가. 재생에너지 시대를 맞아 정부는 '판을 엎을' 각오를 해야만 한다. 정부와 공기업(한전)이 때로는 편을 먹고, 때로는 공기업의 희생을 강요하며 시장을 일방적으로 '계획'하는 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 가깝게는 도매 시장의 지나치게 경직적인 가격 체계를 손봐야 한다. 실시간 가격 제도와 용량 시장 제도를 실시하고 보조서비스에 대한 보상을 높여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응할 설비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 큰 틀에서는 변동비 (연료비) 평가 방식의 SMP 제도 역시 가격입찰제로의 전환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도매 가격이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왜곡 없이 제대로 반영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수익성에 맞춰 시장이 반응하니 복잡다단하게 인센티브와 규제를 설계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인식이 관료들에게 부족하니 해상풍력을 두고 인허가 완화, 금융 지원, 항만 인프라 구축 같은 논의만 요란하다.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주는 것은 좋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전력시장 개편은 뒷전이 될까 걱정된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계기로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김경식

한전원자력연료, 2025 주니어닥터 프로그램 우수참가 기관 선정...대전광역시장상 수상

한전원자력연료(사장 정창진)가 주니어닥터 프로그램 우수 참여기관으로 선정되어 대전광역시장상을 수상했다고 22일 밝혔다. 주니어닥터(과학기술 청소년 박사)는 전국의 청소년들이 여름 방학 기간 동안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원, 공공기관, 대학, 민간 등 30여개 참여기관에서 과학기술 인프라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제18회를 맞았다. 한전원자력연료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원자력연료 제조 공정 시설 견학 등 총 17회 참여하여 미래 과학발전을 주도해 나갈 미래 인재들에게 원자력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해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정창진 사장은 “학생들이 원자력연료 제조시설을 직접 견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프로그램 개선을 통해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의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 가일층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빛 1호기 40년 설계수명 만료…가동정지·연장 여부 주목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한빛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40년 설계수명을 마치고 가동이 정지되면서 영구 정지 혹은 수명연장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빛원자력본부는 22일 한빛 1호기의 설계수명이 만료돼 가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한빛 1호기는 앞서 지난 9일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 가동이 멈춰 있었다. 한빛 1호기는 지난 1985년 12월 23일 운영허가를 받은 이후 이날까지 40년 수명을 마쳤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12월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설계수명을 10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한빛 1·2호기 계속운전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다. 한빛 2호기 설계수명도 내년 9월 끝난다. 원안위는 최장 2년간 분야별 심사를 거쳐 수명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 한빛 1·2호기를 비롯해 국내 가동원전 26기 중 9기가 계속운전을 신청해 심사를 진행 중이다.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 계속운전이 허가된 것은 2008년 고리 1호기, 2015년 월성 1호기, 올해 11월 고리 2호기 등 3차례 있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에너지 해결과제들의 구조 변화

요즈음 에너지학습과제들은 AI(인공지능) 관련이 많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우리 정부의 내년도 업무보고내용을 유의할 필요가 많다. 산업통상부는 지역 성장과 제조업의 인공지능(AI) 대전환을 통한 산업 경쟁력 극대화를 강조하였다. 물론 신-통상전략 추진도 밝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6~2040) 수립전략 재점검을 중심과제로 제시하였다. 2040년까지 탄소발전에서 재생에너지 전력의 전환기반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전력망을 적기에 보강하고 시장제도 개편도 함께 한다. 구체적으로는 석탄발전의 감축, 적정 LNG(액화천연가스) 발전 비중 유지와 재생에너지발전 확대에 필수적인 ESS(에너지저장장치), 양수발전 등을 통한 전력시스템 유연성 확충을 기한다. 그러나 지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윤석열 정부 확정) 발전원별 비중인 2038년 원전 35.2%, 10% 대인 석탄과 LNG 발전, 그리고 재생에너지발전 29.2% 수준에서 큰(?) 변동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재생발전의 세부 내용조정은 불가피한 것 같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 석상에서 2035년 태양광 발전가격이 100원/㎾h 이하 하락이 가능한데도 330원대 해상풍력과 250원대 육상풍력 육성 당위성 검토지시는 유의해야 할 것이다. 원자력 발전 발전원가는 40~50원대라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하였다. 물론 관련 부처에서는 2035년 무렵 해상풍력 규모가 20GW을 초과하면 그 '규모의 경제' 효과로 150원/㎾h 수준 하향 가능성을 제시하고는 있다. 이와 함께 대통령은 한국석유공사의 동해 해상자원개발사업(대왕고래)의 정밀검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설령 성공하여도 국제 유가 70~80달러 수준에서는 그 개발 타당성 미흡을 걱정하였다. 미래예측의 동태적 엄정성과 가치 중립적 평가수준에 대한 우리의 실무능력 한계와 고민을 반영한 것이다. 영혼 없는 'AI 논리' 구성은 경계해야 한다. 이러한 우리의 고민은 최신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발표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IEA가 지난 14일 밝힌 10년 후 세계 에너지 시스템은 지금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란다. 그만큼 빠르게 변한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의 주종 요인은 세계 경제의 전기화(電氣化: Electrification) 증가이다. 전기 자동차, 히트 펌프, 그리고 디지털로 연결된 스마트 가전제품 급증에 따른 것이다. 전력 소모가 큰 '데이터센터' 급증도 또 다른 요인이다. 이들 상당수는 AI 구동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2035년까지 세계전력수요는 전체 에너지 대비 6배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IEA는 전망하고 있다. 당연히 에너지 공급부문 역시 빠르게 변화한다. 특히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발전원들의 역할증대가 주목된다. 이를 통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전력망 관리의 복잡성 문제 해결 필요성을 제기한다. 가변적인 신재생 전력 흐름을 고려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신뢰성과 경제성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력시스템의 '디지털'화가 이런 문제 해결의 주역이 될 것 같다. '디지털'화는 효율성을 개선하고, 경제성을 높이며,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 특히 AI는 전력시스템 효율화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 대부분이 독자적 특성을 강조하는 디지털 기반이다. 따라서 다른 시스템과 연계 강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독점적인 설계특성으로 '인터페이스'가 부족하며, 상호 연계기능이 부족할 수 있다. 이를 단편화(斷片化)에 따른 비효율성이라 할 수 있다. 비용 증가, 혁신 저해 등 '디지털'화의 장점을 저해한다. 따라서 에너지 시스템에 단순히 디지털 기능을 갖추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원활하게 통합할 수 있도록 상호연계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전력-에너지 부문 한계점들은 '고갈성' 자원의 가치를 금융시장에 인위적 척도인 화폐로 전환-평가하는 과정에서 유발된다. 2차대전 이후 세계 경제 질서의 기반은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으로 비용 절감과 공동 성장이다. 지난 70년대 석유 위기 이후 자원공급한계는 익히 알려진 세계공영 체제의 위기 전형이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금융 위기이다. 화석 연료 고갈,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취약성,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인해 세계금융 시스템 붕괴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심각한 재정적자 때문이다. 이에 세계 에너지 공급 시스템과 각국 정부 부채관리능력이 동시에 위기(?)상황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 공급과 경제성장 양 부문이 동반 위축단계에 진입할 우려도 있다. 이러한 우려는 '새로운' 자원 고갈과 성장한계론(Finite World)이랄 수 있다. 시의(時宜)에 적절한 논리개발과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최기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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