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반도체 지방 유치, RE100 압박 아닌 ‘인센티브’로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남 지역에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신규 투자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전력과 용수 소비가 거대한 전공정(Fab)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패키징 공장을 비수도권에 분산 배치하겠다는 전략이다. 패키징 공장의 호남 투자는 RE100 때문에 수도권 공장을 폐쇄하거나 이전하는 사례가 아니라, 기업이 지방균형발전을 고려해 신규 투자를 분산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 반가운 소식의 이면에는 우려스러운 논리가 도사리고 있다. 일부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 이를 빌미로 “수도권에서는 RE100 달성이 불가능하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자체를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RE100 제도의 본질을 오해한 잘못된 팩트에 기반한 주장이다. 건설적인 국가 대사를 논하기 위해서는 RE100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RE100은 2014년 영국의 비영리단체 '더 클라이밋 그룹'의 주도로 시작된 자발적 캠페인이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선언이다. 여기서 핵심은 RE100이 전기를 발전소에서 공장까지 물리적으로 직접 끌어다 써야 인증해 주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RE100의 이행 수단은 다양하다. 한국전력에 웃돈을 주고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녹색프리미엄, 발전사업자와 계약을 맺는 제3자 및 직접 PPA(전력구매계약),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그리고 자가발전 등이 있다. 즉, RE100은 '글로벌 회계 및 인증 체계'에 가깝다. 호남에서 생산된 신재생에너지 전력의 '환경적 가치(REC)'를 경기도 용인에 있는 공장이 구매하면 RE100 달성으로 인정받는다. 공장의 지리적 위치와 RE100 달성 여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RE100 때문에 공장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사실은 국가와 기업별 전력 환경의 차이다. 애플, 구글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RE100을 주도하는 선도기업인 것은 맞다. 하지만 엔비디아, 퀄컴, AMD, 브로드컴 같은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은 아직 RE100 가입 선언을 미루고 있다. 이들은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아 자체 전력 소비량이 적다. 이들은 제조시설을 직접 운영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RE100 이행 부담이 낮음에도 아직 가입을 유보하고 있다. 이들이 제품 생산을 맡기는 공급망(Scope 3)에 바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리고 미국의 마이크론 같은 메모리·파운드리 제조 기업(Fab)들이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양의 전력을 소비하는 제조 기업들은 국가적 전력 인프라의 뒷받침 없이 독자적으로 RE100을 달성하기가 극도로 어렵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마이크론 역시 아직 RE100 가입 선언을 하지 못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기업과 국가의 현실을 획일적인 잣대로 재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정작 우리가 목소리를 높여야 할 대목은 RE100을 가로막고 있는 국내 전력 시장의 구조적 모순이다. OECD 국가 중 한국과 멕시코는 전력 판매 경쟁이 가장 제한적인 국가에 속한다. 특히 한국전력이 송배전과 판매를 독점하다 보니 재생에너지 활성화에 막대한 제약이 따른다. 대표적인 예로,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하는 PPA의 송배전 요금은 기존 한전 요금보다 많게는 두 배까지 비싸다. 기업 입장에서는 친환경 전력을 쓰고 싶어도 과도한 비용 장벽에 가로막히는 셈이다. 게다가 실시간 요금제가 정착되지 않아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널뛰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시장에서 유연하게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호남이나 제주에서는 재생에너지 설비가 남아돌아도 전력망 과부하를 막기 위해 발전을 강제로 중단시키는 '출력제한'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재생에너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력망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다. 정작 전력이 필요한 곳으로 에너지를 보내지 못하는 '에너지 고속도로'의 지체와 병목현상이야말로 RE100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방균형발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시대적 과제다. 지역 소멸을 막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대기업의 지방 투자는 절실하다. 그러나 그 수단이 RE100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왜곡된 사실에 기반해서는 안 된다. “RE100을 못 하니 지방으로 내려가라"는 식의 정치적 압박과 겁박은 기업의 경영 판단을 흐리게 하고, 도리어 국가 반도체 경쟁력을 갉아먹는 자해 행위가 될 뿐이다. 지방이 기업을 유치하는 올바른 방법은 명확하다. 철저한 팩트를 바탕으로 논쟁하고, 기업이 스스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매력적인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과감한 세제 혜택, 규제 완화, 풍부한 용수 인프라, 그리고 호남의 청정 에너지를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제도적 인센티브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 기업을 오게 만드는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기업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치밀하고 유연한 '유인 정책'이다. bienns@ekn.kr

3분기 전기요금 동결…연료비 부담 커졌지만 요금 그대로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누적된 적자를 아직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발전 연료비까지 오르고 있지만,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전기요금은 또다시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국전력은 22일 3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연료비조정요금은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 연료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항목이다. 연료비조정요금은 사용전력량에 연료비조정단가를 곱해 산정된다. 연료비조정단가는 최근 3개월간 연료비 변동 상황을 반영해 kWh당 +5원에서 -5원 범위에서 결정되며 현재는 상한선인 +5원이 적용되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이번 연료비 조정단가는 요금 인하요인인 kWh당 -3.4원이 발생했다. 실적연료비 469.03원/kg과 기준연료비 494.63원/kg의 차이인 -25.6원에서 변환계수 kWh당 0.1335kg을 곱한 금액이다. 하지만 한전의 재무상황과 연료비 조정요금 미조정액이 큰 점을 감안해 +5원으로 정해졌다. 현재 한전의 총부채는 206조원이며, 하루평균 이자비만 120억원이 나가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연료비조정요금뿐 아니라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도 모두 현 수준이 유지되면서 3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된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이번 동결이 사실상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용 전기요금은 12개 분기, 산업용 전기요금은 6개 분기 연속 동결 상태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만큼 추가 인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발전 원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LNG 수입단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국내 LNG 수입단가는 톤당 2월 507달러에서 5월 608달러로 상승했다. 환율까지 반영하면 톤당 수입가격은 약 74만원에서 91만원으로 23%가량 뛰었다. 하지만 현행 제도상 연료비조정단가는 최대 +5원까지만 반영할 수 있어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충분히 전가하기 어렵다. 실제로 연료비조정단가는 2022년 3분기 이후 계속 상한선인 +5원이 적용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전기요금은 억제되고 있지만 한전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급등한 LNG 가격을 요금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적자와 부채를 떠안았다. 한전은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의 경우 한전의 재무 상황과 연료비 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해 2분기와 동일하게 kWh당 +5원을 계속 적용할 것을 정부로부터 통보받았다"며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도 철저히 이행해 달라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트럼프의 화석연료 제재, 중국엔 ‘사랑의 매’

고립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트럼프 공화당 행정부가 온갖 비난을 들어가며 이란·베네수엘라에 군사개입하고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을 제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미군을 해외 분쟁에서 빼내겠다던 MAGA 정권이 굳이 호르무즈와 카리브해에 힘을 쏟는 모순을 설명하는 길은 단 하나다. 중국이 그동안 누려온 값싼 원유 공급선의 차단이 주 목적이었다는 것뿐이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2025년 중국은 이란 해상 수출 원유의 80% 이상을 사들였다. 하루 평균 약 138만 배럴, 해상 원유 수입의 13.4%에 달하는 물량이다. 베네수엘라산도 2025년 12월 기준 하루 60만 배럴을 넘어 중국 원유 수입의 약 4%를 차지했다. 이렇게 국제 제재를 받은 원유는 그 위험을 반영해 국제 시세보다 배럴당 수 달러에서 많게는 십수 달러까지 할인되어 거래되어 왔으니, 중국 입장에선 가만히 앉아서 누리던 보조금이나 다름없었다. 이 공급선이 막히면서 중국은 이제 같은 기름을 시장가격에 사야 하는 처지가 됐다. 미국 외교정책 문서에서도 '중국의 할인 원유시장 접근 제한'을 명시적 우선순위로 적시하고 있으니, 우발적 부수효과가 아니라 처음부터 의도된 압박인 셈이다. 미·중 충돌이 반영하고 있는 진실은 분명하다. 에너지 자립, 곧 에너지 주권이 산업패권의 축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거도 그랬고 사실 중국도 미국의 이란 공격이 결국 자신을 겨냥한 것임을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은 에너지 주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AGI 인공지능 로보틱스가 향후 제조업의 패권을 결정하는 상황이다. AGI가 만드는 스마트팩토리는 더 이상 인간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 자율공장으로, 주 생산요소는 단 하나 전력이다. 사업자 입장에선 값싼 전력, 국가 전체적으론 한계생산비용이 0인 발전원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의 재생에너지 설비는 석탄을 추월해 2025년 초 14.8억kW에 도달했다. 2025년 첫 3분기에만 약 310GW가 새로 깔렸다. 웬만한 나라의 전체 발전설비를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새로 지어버린 셈이다. 신장과 내몽골의 시간대 전기요금은 kWh당 0.243위안까지 떨어졌다. 청정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만도 2024년 중국 GDP의 10%를 차지했다. 인구에 비해 빈약한 부존자원이라는 한계가 오히려 이들로 하여금 세계 최초의 '전기국가(electrostate)'를 향해 박차를 가하게 만든 것이다. 수요 측면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을 밀어내고 히트펌프가 보일러를 대체하면서, 중국의 석유 수요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이 틀어쥐려는 수입연료 목줄 자체가 해마다 가늘어지고 있다는얘기다. 잡은 손에 힘을 줄수록 중국은 그 목줄이 필요 없는 몸으로 체질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기존 미국의 에너지 전략 자체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러시아나 이란 같은 우호국의 원유 도입을 차단한들, 중국 내 국산 에너지 확보 속도가 이 정도라면 미국의 차단벽은 장기적으로 보아 단기 효과 그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 그러니 미국의 제재는 한계생산비용이 0이고 에너지 안보까지 챙기는 미래형 에너지 공급체계를 중국이 선점하도록 등을 떠밀어주는, 말 그대로 '사랑의 매' 수준이 될 뿐이다. 이 충돌이 한국에 주는 함의는 결코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이제 제조업의 경쟁력은 과거와 같은 값싼 인건비가 아니다. 공정의 사람 손은 모두 로봇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로봇에 공급할 전기료 자체가 곧 국가 경쟁력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든 자동화 공장이든, 결국 전기를 먹고 크는 산업들이다. 임금이 경쟁력이던 시대에는 노동력이 풍부한 나라가 세계의 공장이 되었지만, 전기료가 경쟁력인 시대에는 싼 전기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가 세계의 공장이 된다. 중국과 수많은 제조업 부문에서 경합하는 한국이, 막대한 수입산 원료를 계속 사면서 과연 경쟁력을 지켜낼 수 있을까? bienns@ekn.kr

전기요금 원칙 무너진 전력시장…‘SMP 상한제’ 재도입 두고 찬반 팽팽

발전연료로 쓰이는 LNG 수입단가가 크게 올라 전기요금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요금 구조상 연료비 상승폭이 요금에 반영되기는 매우 제한적이다. 결국 한전이 부담을 흡수해야 하는데, 한전도 총부채가 200조원이 넘어 감당할 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정부가 한전의 전력구매비용을 낮추는 SMP(계통한계가격) 상한제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20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22일 3분기 전기요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 등을 감안해 이번에도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용 전기요금은 12개 분기 연속 동결, 산업용 전기요금은 6개 분기 연속 동결되고 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변화 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LNG 수입단가 등 연료비가 오르고 내림에 따라 조정되는 요금이 연료비조정요금이다. 연료비조정요금은 kWh당 +5원에서 -5원 범위 안에서만 조정된다. 2022년 3분기 이후부터 현재까지 +5원이 계속 적용되고 있다. 한전은 2022년 러-우 전쟁으로 국제 LNG 가격이 폭등했을 때 이를 요금에 반영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흡수하면서 현재 206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안게 됐다. 이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최대 인상폭인 +5원이 계속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최근 중동 전쟁으로 LNG 수입단가가 크게 올랐으나 이 연료비 상승폭이 전기요금에 반영되기는 매우 제한적이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국내 LNG 수입단가는 톤당 2월 507달러, 3월 519달러, 4월 575달러, 5월 608달러로 상승했다. 여기에 월평균 환율까지 적용하면 2월 톤당 약 74만원에서 5월 91만원으로 약 23% 올랐다. 연료비 상승폭이 요금에 반영되지 않으면, 그 부담은 한전이 떠 안아야 한다. 하지만 한전은 그럴 여력이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정부가 한전의 전력 구매비용을 덜어주는 SMP 상한제를 재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계통상한가격을 뜻하는 SMP(System Marginal Price)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 구매가격이다. 발전연료인 LNG 수입단가가 오르면 SMP도 오르게 된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처럼 인위적으로 SMP 상한가격을 고정시켜 한전의 부담을 덜게 할 것으로 보인다. SMP 상한제는 2022년 11월부터 일년간 적용된 바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SMP 상한제 재도입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4일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러-우 전쟁 당시 전력도매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일부 민간 LNG업체들이 특별한 이익을 얻었다. 이번에는 적정한 이익은 보장하되 과도한 이익은 보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가스발전사가 폭리를 취하지 않고 적정 이윤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상한제 혹은 사후정산제로 표현할지를 고려해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의 기본 원칙은 연료비 연동제이다. 국제 연료가격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의 비효율적 대체사용을 억제하고 국가적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며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유도한다는 것이 제도 취지이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정부의 물가 정책과 한전 재무 상황 등이 함께 고려되면서 제도 취지가 상당 부분 훼손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에는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라 연료비조정단가 인하 요인이 발생했지만, 정부는 중동 리스크와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인하를 유보하고 현행 수준을 유지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이번 3분기 요금 조정에서도 작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 연료 가격이 크게 올랐음에도 연료비조정요금이 ±5원/kWh 범위 내에서만 조정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연료비 상승 폭을 모두 반영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전문가들은 이번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 결정이 향후 전력시장 정책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료비 상승분을 요금에 반영하면 연료비연동제의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지만, 소비자 부담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SMP상한제와 같은 시장 개입 수단을 활용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과 투자 위축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누군가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소비자, 한전, 발전사 가운데 누구에게 부담을 넘길 것인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전기요금이 연료비 연동제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3분기에 SMP 상한제나 사후정산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저는 도입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현재 전기요금은 정부의 지나친 개입으로 상당히 왜곡돼 있는 상태이다. 연료비에 따라 요금을 정하는 것이 수급을 안정시키는 등 장기적으로 올바른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전력연맹 “발전 5사 단일 통합 환영…정부 독단 결정은 안 돼”

노동계가 발전공기업 통합 연구용역의 1사 통합 권고안을 환영하며 에너지 전환과 일자리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는 발전공기업 통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로드맵과 재무구조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8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발전공기업 통합 관련 연구용역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발전공기업 구조개편 방향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삼일회계법인은 5개 발전공기업을 하나로 통합하는 1사 체제를 가장 적합한 안으로 제시했다. 이밖에 △권역별 2~3개 회사 체제와 △지주사 아래 권역별 자회사 체제를 고려했다. 연구용역 중간결과 발표 이후에 진행된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간 토론에서 통합 당사자인 노동계는 대체로 1사 통합안을 환영했다. 이들은 발전공기업 통합이 단순한 조직 재편에 그쳐서는 안 되며, 석탄화력발전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고용 안정과 일자리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태섭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수석부위원장은 “단일 통합 모델을 제안했다는 것만으로도 발전공기업이 에너지 전환기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첫발을 뗀 것"이라며 “통합은 고용 안정을 전제로 한 직무 전환의 핵심이며, 석탄에서 햇빛과 바람으로 일자리가 전환되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상임부위원장도 “발전공기업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연구용역 권고안을 환영한다"며 “통합 과정에서 핵심 이해관계자인 노동자들과의 대화가 필요하고, 정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용순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통합 발전공기업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협력사 노동자 재고용, 정비 기능 전환 등을 포함한 장기적인 계획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발전 5개사가 통합됐을 때 여러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로드맵과 통합 발전사의 구체적인 목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조영상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발전공기업 통합은 단순히 회사 수를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과정에서 공기업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통합 과정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로드맵과 구성원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환 중앙대 공과대학 교수는 “발전 5개사가 통합될 경우 통합 법인의 역할과 국민이 얻을 수 있는 편익, 달성해야 할 목표를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조직문화와 업무 방식, 보수체계가 서로 다른 기관들이 결합하는 만큼 화학적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 발전공기업이 과도한 부채를 떠안은 공기업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재무구조 개선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윤희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는 “발전공기업이 하나로 통합되더라도 재생에너지 확대나 신사업 성과가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통합 이후에도 경쟁력과 경영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과정에서 부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재원 조달 방안과 지원 체계를 함께 마련해 통합 발전공기업이 과도한 부채를 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통합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내부 효율성 저하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며 “인력관리본부를 별도로 두고 인력 운영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노동자 고용 플랫폼 제도를 도입해 비정규직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 전환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5개 발전공기업, 단일 법인으로 뭉친다…기후부 통합 최적안 제시

정부가 추진 중인 발전공기업 구조개편 논의에서 5개 발전공기업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관련 연구용역도 단일 법인 체제를 최적안으로 권고하면서 다음달에는 더 구체적인 통합 방안이 나올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8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발전공기업 통합 관련 연구용역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발전공기업 구조개편 방향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발전공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탄소중립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추진해왔다. 석탄화력 중심의 발전체계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현재 발전공기업 체계가 에너지 전환 시대에 적합한지 여부를 검토해왔다. 이번 용역에서는 △에너지 전환 실행력 확보 △위험요소(리스크) 저감 구조 형성 △운영 효율성 제고 △정의로운 전환 용이성 등을 기준으로 발전공기업 개편 방향을 분석했다. 검토 대상은 △5개 발전공기업을 하나로 통합하는 1사 체제 △권역별 2~3개 회사로 재편하는 방안 △지주회사 아래 권역별 자회사를 두는 방식 등 3개 안이었다. 용역사는 이 가운데 1사 통합안을 가장 적합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통합 법인의 안정적인 출범을 위해 특별법 제정 필요성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한 조직 개편, 기존 발전사 인프라 활용 방안 등을 향후 주요 검토 과제로 제안했다. 발전공기업 통합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발전 자회사 체계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기후부 업무보고에서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 체계를 두고 “왜 이렇게 나눠놨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당시 기후부는 전력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발전 부문이 분리됐지만 기대했던 경쟁 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발전사 간 경쟁 체제가 산업재해와 노동환경 악화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언급하며 공기업의 역할은 수익 극대화보다 공공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계기로 발전공기업 체계 개편 논의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그동안 발전공기업 통합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해왔다. 김 장관은 발전공기업 통합이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석탄발전 종사자들의 재생에너지 분야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정의로운 전환' 차원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발전공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을 별도로 떼어내 재생에너지공사를 신설하는 방안도 제기돼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용역에서는 해당 방안을 채택하지 않았다. 현재 발전공기업의 재생에너지 자산 규모가 크지 않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할 경우 기업 규모가 지나치게 축소되고 추가 투자 유치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관심을 모았던 통합 발전공기업 본사 위치 문제는 이번 발표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전력업계에서는 전남 나주와 충남 내포신도시, 부산 북항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지만, 연구용역은 우선 조직 구조 개편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기후부는 이날 공개된 중간결과를 토대로 전문가와 노조,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달 중 발전공기업 기능 재편 및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에너지 시장에서 고착된 선입관

'호르무즈' 사태 이후 세계 석유 시장형성 기조(基調)는 1) 기존 시장 질서 회복 시도와 2) AI(인공지능)의 파급 효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혼존(混存)이다. 우선 '호르무즈' 사태 이후 기존 질서 회복 시도는; 페르시아만 수출국들의 파이프라인 확장을 통한 '호르무즈' 우회 경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UAE(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는 이미 대체 수출 경로를 확대-운영한다. 여기다 베네수엘라, 이란과 러시아의 추가 수출이 예상된다. 미국 영향권에 있는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은 이미 125만 배럴/일 수준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원유 생산의 중복성, 저장능력 확대, 그리고 다양한 수출 네트워크 구성을 통한 미래 원유시장 변화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 사실 미국-이란 전쟁이 처음 발발하였을 때 1)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절대 폐쇄하지 않을 것이며, 2) 폐쇄되더라도 몇 주 이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무기한 해협 폐쇄 가능성이 제기되자 결국 비상 대책들이 나왔다. UAE의 OPEC 탈퇴는 그 대표적일 것이다. 지난 수년 동안 UAE(아랍 토후국 연합)는 자국 원유 생산량을 하루 500만 배럴로 늘리는 노력을 해 왔으나 OPEC 내부 합의에 실패하였다. 이번 조치는 자국 에너지 독립성 제고를 위한 비상책일 것이다.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내륙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호르무즈를 우회하고 있다. '이라크' 역시 남부 유전 생산이 70% 급감하여 비상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결국 이번 위기는 호르무즈 해협 우회를 위한 '인프라' 건설 경쟁으로 귀결되었다. 이러한 여건 아래 지난 6월 10일 국제원유시장은 미국 WTI(서부 텍사스중질유) 가격은 종전 거래일 대비 3.4% 내린 88.20달러/배럴 수준으로 시작되었다. 북해산 Brent유는 91.73달러, 천연가스는 약 0.22% 하락한 3.14 달러/백만BTU(영국열량단위) 수준을 보였다. 통상적 시장변화 범주 아래 있다.그러나 길게 보면 이러한 가격 변화 이면에는 석유, 가스, 석유화학, 비료, 헬륨 등 상호 연결된 원자재 사슬 전반에 걸친 위기 요인들이 누적되고 있다. 그 위기는 시장가격 '리스크'에서 배송 및 시장접근 위험으로 바뀌고 있다. 석유 등 에너지 시장의 본원적 한계인 고갈 가능성과 함께 공급망 유연성 부족 우려가 더해지는 셈이다. 두 번째 석유 시장형성 기조는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과 에너지시스템/시장과의 연계이다. 이를 통한 지속적 융합-고(高)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이 검증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이란 인간 지능이 가지는 학습, 추리, 적응, 논증 등의 기능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을 말한다. 차세대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에 매우 유용하단다. 예컨대 신형 SMR(중소형 핵융합로)와 재생 에너지 개발 과정에서 AI 활용 효율성이 입증되고 있단다. 특히 전력 수요 급증 대처와 수급 체계 건전화 차원에서 AI는 미래 전력 체계 변화의 장-단점을 손쉽게 검증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AI시대를 여는' 이재명 정부 시대를 살고 있다. 작년 6월 취임 직후부터 AI 선거공약을 적극 시행 중이다. 주요 공약은 관련 정부예산 지속 증액과 민간투자 100조 원 수준 달성, 데이터 센터 등 AI 고속도로 구축, 최신 GPU(최소 5만 개) 확보, 미래 인재 육성 등이다. 여기다 대통령실 'AI 정책수석'이 신설되었다. 취임 2년 차인 올해는 1) 'AI 3대 강국 도약 2) 첨단전략 산업 등 핵심기술 개발 3) AI 인재 1,1만 명 양성과 고성능 GPU 1.5만 장 추가 구매 4) 150조 원 수준 국민 성장 펀드(5년간) 조성 등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성공을 바란다. 그러나 AI 정책 실패는 AI 도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데서 온다는 국내외 전문가 지적에 유념해야 한다. 실제로 대규모 AI 모델을 도입, 운영에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러나 AI는 다양한 부문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높인다고는 한다. 그러나 항상 그렇지는 않다. AI가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검증이 중요하다. 특히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고려하고, 수명 기간 전반에 걸친 동태적-객관적 경쟁력 검증이 필요하다. 이에 AI 투자 평가 기준이 모델 성능에서 '와트당 토큰 가치'로 전환되고, '전력 경제학'이 생존의 핵심 화두로 부상한단다. 사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AI 첨단 모델을 국가 안보 자산으로 규정한 이래 글로벌 AI 기업들의 대형 IPO(자본 모집을 위한 기업공개)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그만큼 유동성 우려가 커진다. 따라서 글로벌 AI 질서는 미국 중심의 민간 'AI 생태계' 성공 여부에 크게 달려 있다. 사실 AI 붐은 에너지 산업에 전례 없는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우려가 분명히 있다. 우선 AI 데이터 센터용 전력 공급 가능성 차원 우려를 점검해야 한다. 특히 노후화된 기존 전력망을 가진 현재 여건에서 국가 민생 복리를 저해하지 않는 '효율적' AI 전력 수요대처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효율적 AI 도구 활용 조건에 상충할 수 있다. 또 다른 중요 해결 과제가 도출되는 셈이다. 여러 전문 의견을 종합할 때 거시 측면의 AI 투자/사업 효율화 방안에 대한 확실한 결론은 아직 없다. AI 투자/사업이 투입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절약 가능한지에 대해 전문가 견해마저 엇갈린다. 따라서 AI 투자는 위험 회피 전략 요소를 구비 해야 한다. AI 투자 편익을 기존 화석 연료 소비 시설 (발전소 등) 비용 합리화에 재투자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다면 석유파동 때 직시한 '석유 메이저(Oil Major)'들의 '영역 독과점' 폐해를 다시 볼지 모른다. ekn@ekn.co.kr

14년 만의 신규원전...영덕 대형원전 2기·기장 SMR 1기 부지 최종 선정

14년 만에 추진되는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의 후보부지가 공개됐다.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17일 대형원전 2기 건설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을,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을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평가 결과 대형원전 부문에서는 경북 영덕군이 91.01점을 받아 울산 울주군(82.63점)을 제치고 1순위 후보지로 선정됐다. SMR 부문에서는 부산 기장군이 87.11점을 획득해 경북 경주시(84.56점)를 앞섰다. 평가위원회는 정책·인문, 환경, 원자력, 지질·지진 등 분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됐으며, 부지·환경 기초조사와 현장실사, 주민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최종 후보지를 결정했다. 영덕군은 주민 여론조사와 부지 적정성, 환경성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기장군은 주민수용성과 부지 적정성 부문에서 우수한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올해 3월 마감된 유치 공모에는 대형원전 부문에 울산 울주군과 경북 영덕군이, SMR 부문에 경북 경주시와 부산 기장군이 각각 신청했다. 평가위원회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은 국가 경쟁력 확보와 미래세대를 위한 필수 과제"라며 “산업 생태계를 뒷받침할 기저전원 확보와 지역 상생을 고려해 최적의 입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선정된 후보부지는 향후 정부의 후속 절차와 인허가 과정을 거쳐 최종 원전 건설 부지로 확정될 예정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전, ‘경영 핵심’ 기획부사장에 백우기 본부장 선임

백우기 한국전력공사 영업본부장이 신임 기획부사장에 선임됐다. 한전의 경영전략과 재무를 총괄하는 핵심 보직에 내부 출신 전문가가 발탁되면서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국전력공사는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백우기 영업본부장을 기획부사장으로 선임했다. 기획부사장은 한전의 경영전략 수립과 재무관리, 조직 운영 등을 총괄하는 상임이사 직위로, 사실상 경영진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신임 백 부사장은 영월 상동고와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헬싱키경제대학에서 공기업 경영학 석사(UM-MBA) 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 한전에 입사한 이후 인사처 인사관리부장, 재무처 금융실장, 비서실장, 경영연구원장, 남서울본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인사·재무·경영·영업 분야를 아우르는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정부의 에너지 절약 정책 추진과 전력수요 관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에너지대상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업계에서는 백 부사장이 전기요금 정상화와 재무건전성 회복, 전력시장 제도 변화 대응 등 한전이 직면한 주요 현안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백 부사장은 영월 출신으로, 강원지역 인사가 한전 상임이사에 선임된 것은 2018년 박형덕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선임된 이후 약 8년 만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현대스틸산업, 광양에 국내 최대 해상풍력 생산기지 구축

광양=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전남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율촌1산업단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전용 생산기지가 들어서면서 광양만권이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현대스틸산업은 16일 율촌공장에서 해상풍력 전용 마감장과 대형 인양장비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번에 준공된 시설은 총 300억 원이 투입된 해상풍력 전용 생산 인프라로, 최근 글로벌 시장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15MW급 초대형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에 특화된 설비를 갖췄다. 특히 높이 55m, 폭 50m 규모의 전용 마감장 2개 동과 최대 1200톤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리프팅 타워가 구축되면서 국내 최고 수준의 생산·조립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스틸산업의 자체 인양 능력도 기존 600톤에서 2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생산설비 확충을 넘어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경쟁력 강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이 15MW급 이상 초대형 터빈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대형 하부구조물 제작 능력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스틸산업은 이번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총 사업비 3조4000억 원 규모의 국내 최대 해상풍력 사업인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단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 가운데 약 6100억 원 규모의 하부구조물 제작 물량을 수행할 예정으로, 향후 수년간 안정적인 생산 물량 확보도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설 준공이 전남이 추진 중인 해상풍력 산업벨트 구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은 신안을 중심으로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광양만권은 제작·조립·물류를 담당하는 후방 산업기지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스틸산업은 이번 설비 구축까지 누적 4000억 원을 투자했으며, 향후 해상풍력 구조물 출하를 위한 배후항만 확보에도 1000억 원 이상을 추가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충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은 “해상풍력 산업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시대를 이끌 핵심 산업"이라며 “광양만권이 해상풍력 제조와 물류, 수출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 투자 지원과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스틸산업은 탐라해상풍력, 제주 한림해상풍력, 전남 자은 해상풍력, 대만 해상풍력 사업 등에 참여하며 국내 대표 해상풍력 구조물 제작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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