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부터 실증, 연료수급까지 SMR 토털 패키지 지원책 마련해야”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SMR 특별법) 통과 이후 차세대 SMR에 대한 기술 경쟁력과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관련 기업들이 모색했다. 선진원자로산업기술연구조합과 한국연구재단,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차세대 SMR 생태계 구축 전략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송기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들과 구혁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건설·조선·기자재·엔지니어링 등 SMR 공급망 기업과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차세대 SMR 미래도약선언식과 공동선언문 서명식이 진행됐다. 선언문에는 △차세대 SMR 핵심 기술 개발 적기 달성 △실증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참여·지원 △혁신적·선제적 안전 규제·글로벌 표준화 체계 민·관 공동 대응 △공급망 구축과 인력·기업 육성 협력 활성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구 차관은 “SMR은 연구개발과 실증을 동시에 전력투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국은 SMR 건설 역량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SMR이 먼저 조성되기 시작하면 인력을 뺏길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는 '속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송치영 선진원자로산업기술연구조합 이사장(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SMR 특별법 시행을 계기로 현장과 의견을 나누고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는 출발점"이라며 “차세대 SMR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핵심 기술의 적기 개발 및 실증, 안전 규제 체계 혁신, 공급망 구축을 집중 지원하고, 나아가 차세대 SMR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책·기술·산업 세션과 패널 토의를 통해 기업·정부·연구기관·수요산업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기술개발 뿐만 아니라 실증, 인허가, 시장, 금융에 걸친 전 주기와 산업 생태계 전반에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요청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영준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진흥전략본부장 직무대행은 “시장이 완벽히 개화하지 않은 비경수형 원자로 시장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개발과 실증, 핵연료 수급까지 '토털 패키지' 형태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지금은 민관 합작으로 개발 단계가 진행 중이지만, 제조기술 개발 투자 이후 실증 단계로 넘어가면 상당부분이 민간 참여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순엽 법무법인(유한) 광장 국제업무대표는 “미국 SMR 시장은 겉으로는 민간기업 투자가 중심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개발 주도는 미국 정부가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 제도를 통해 이끄는 모습"이라며 “실증 전까지 최대 80%가량 지원하는 등의 형태로 가는 만큼 한국도 과감한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윤기 포스코이앤씨 상무는 “고로에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철강 생산 뿐만 아니라 부생가스를 통해 생산해온 전력과 열을 SMR로 전환하게 된다"며 “해당 부분까지 온실가스 감축 노력으로 인정해 탄소배출권을 부여해주고, 원전수소(핑크수소)도 청정수소로 인정해서 정부가 지원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산업 지원 뿐만 아니라 차세대 SMR에 필요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산업계 공동의 목소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인구 원자력안전위원회 SMR규제연구추진단장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도 산업계를 대표하는 주관 기관이 규제 관련 대응 논리를 세우고 방법론을 개발한 뒤 여러 기관들이 모여 검토하는 작업을 거친다"며 “EU는 산업계에서 요구가 나오면 당장 경쟁하는 지점이 있더라도 우선 힘을 합쳐 공동의 의견을 내야 한다고 공식 문서에 적시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한국도 원전 산업계가 어떤 혁신을 원하는지, 이를 위한 정부와 산업계의 역할은 뭔지 좀 더 분명하게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AI 전력 폭증에 LNG발전 ‘몸값’ 상승… 가스公 도입량 늘릴까

국내 천연가스 수요 전망치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폐지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 절반 가까이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전환하는 계획이 유지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데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을 위한 3대 메가프로젝트가 촉발할 전력 수요 급증 전망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공·민간 발전사뿐만 아니라 한국가스공사도 더 많은 LNG 물량 확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2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60기 중 2036년까지 30년의 설계수명 연한이 도래하는 27기(13.6GW)를 LNG 발전소로 동시 대체하는 내용이 제10·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이어 12차 계획(2027~2040년)에도 담길 예정이다. 이 중 8기는 신규 전력 및 열 수요를 고려해 새로운 곳으로 재배치한다. 하동 5·6호기와 태안 5·6호기 등 4기는 LNG 발전소로 대체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쪽으로 이동하고, 영흥 1·2호기와 당진 5·6호기는 각각 수도권과 호남권에 2기씩 배치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LNG 역시 석탄만큼은 아니지만 탄소 배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석탄화력 폐지분을 LNG가 아닌 재생에너지 등 다른 발전원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가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으로 향후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전력 수급과 계통망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향후 LNG 수요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7월 발표된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따르면, LNG 수급관리수요는 올해 4726만 톤에서 2038년 4767만 톤으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발전용 수급관리수요는 올해 2406만 톤에서 2038년 1951만 톤으로 연평균 1.7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급관리수요는 기준수요와 달리 수요·공급 측면의 시장 변동성을 고려한 전망치로, 장기도입 LNG 물량 계약 검토 과정에 활용된다. 참고로 발전용 기준수요는 올해 2235만 톤에서 2038년 1284만 톤으로 연평균 4.51% 감소가 예상됐다. 그러나 향후 실제 천연가스 수급관리수요는 한층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천연가스 수요 변동분은 12차 전기본 확정 결과를 반영해 수정될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해당 수치가 기존 전망치에 추가 포함되면 발전용 가스 수요 전망치 역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지난달 기후부는 12차 전기본 5차 토론회에서 상향된 경제성장률 전망과 3대 메가프로젝트 1차 계획을 반영해 2040년 전력수요를 재전망한 바 있다. 그 결과 기준안(경제성장률 기준 시나리오)과 상향안(경제성장률 낙관 시나리오) 모두 지난 4월 내놓은 계획보다 약 26GW 증가했다. 이는 발전용량 1.4GW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18~19기를 건설해야 하는 수준이다. 원전 건설 기간이 10~15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의 전력 수요 증가분은 건설 기간이 3년가량으로 비교적 짧은 LNG 발전소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추가 LNG 수요가 반영될 경우 한국가스공사의 LNG 도입 물량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LNG 도입량은 약 4668만 톤으로 최근 5년간 4400만~4700만 톤 사이를 유지했다. 이 가운데 공공·민간 발전기업 등의 직수입 비중은 2021년 19%에서 지난해 26%까지 확대되었으며, 상대적으로 가스공사가 도입하는 LNG 물량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추세였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8월 미국 LNG 수출기업 셰니에르(Cheniere)사로부터 연간 330만 톤 규모의 10년 장기 계약 물량을 확보했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영국 BP와 2028년부터 10년간 연간 70만 톤의 LNG 장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LNG 자원 탐사·생산 사업에 다시 힘이 실릴지도 관심사다. 현재 가스공사가 지분을 투자해 상업 생산 중인 프로젝트는 △호주 북동부 글래드스톤 LNG(2015년 9월) △호주 북서부 프렐류드 해상 부유식 액화플랜트(FLNG, 2019년 6월) △모잠비크 코랄 사우스 FLNG(2022년 11월) △캐나다 서부 키티맷 LNG 프로젝트(2025년 6월) 등이 있다. 대미(對美) 투자 협상 의제로 오른 미국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성이 다소 낮게 평가되고 2분기 말 기준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이 345%에 달해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저리 융자 등 유인 조건이 제시될 경우 재무 부담이 경감되는 만큼, LNG 물량 확보 차원에서 전격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E칼럼] 한전 사장의 역할과 자질

2023년 9월 20일, 정치인 출신 김동철 전 의원은 제22대 한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비장한 취임사를 발표했다. 직전 해인 2022년 한전은 역대 최대인 32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3년에도 적자가 계속되고 있었다. 이런 경영상황에서 '전력 비전문가'였던 그는 글로벌 무한경쟁과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맞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며 KT와 포스코, 이탈리아 전력회사 ENEL을 소개했다. 독점 공기업에서 출발해 민영화와 시장개방, 사업구조 개편을 거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한 회사들이다. 약 100일 뒤인 2024년 1월 2일,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 또 이 세 회사를 한전의 롤 모델로 들었다. “ENEL처럼 완전히 달라지겠다, 공기업 틀을 벗어나겠다"는 발언이 민영화로 해석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즉각 “한전 민영화는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 사장 역시 사업 다각화와 해외시장 진출 사례를 소개했을 뿐이라고 물러섰다. ENEL은 과거 이탈리아의 국영 전력회사로서 시장을 독점했지만, 1999년 전력시장 개방 이후 사업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세계적인 전력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한전의 변화를 말하면서 정작 변화의 핵심인 전력시장 구조와 한전의 역할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정부와 노동조합을 설득하지 못하면서 개혁 동력도 약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기요금이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가격이 급등하면서 한전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한전은 2021년 1월 모든 용도별 전기요금을 내린 이후 같은 해 10월부터 2024년까지 모두 여덟 차례 요금을 올렸다. 김 사장 취임 이후 두 번의 인상은 산업용에만 집중됐다. 2023년 11월과 2024년 10월이다. 한전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계속 올라가면서 일부 대형 우량 수요자들은 한전을 떠나 전력거래소에서 직접 전기를 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고객 이탈'은 점점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한전에게 유리한 고객은 떠나고 나머지 고객의 부담은 더 커지는 구조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비수도권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도 마찬가지다. 비수도권 요금을 낮추면서 그만큼 수도권 요금을 올리지 못하면 한전의 요금수입은 크게 줄어든다. 산업정책과 지역정책의 비용을 한전 전기요금에 얹는 방식이다. 전기요금의 정치요금화가 더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전기요금만이 아니다. 재생에너지와 디지털 메가트렌드로 세계 전력산업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전력시장은 한 발짝도 제대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 중심에 한전이 있다. 재생에너지는 지역 편재성과 간헐성, 변동성을 갖는다. 이를 늘리려면 발전량이 넘칠 때는 싸게 쓰고 부족할 때는 비싸게 쓰는 시간대별 가격신호가 필요하다. 저장장치와 수요반응, 분산자원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유연한 시장도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정부가 가격을 결정하고 한전이 판매를 독점하는 틀에 묶여 있다. AI, IoT와 빅데이터를 포함한 디지털 기술은 전력산업의 큰 틀을 바꿀 수 있다.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 예측하고 수많은 분산자원을 연결하며 소비자가 가격에 반응하도록 만들 수 있다. 재생에너지의 약점을 보완하는 핵심 수단이다. 그러나 시장이 경직돼 있으면 아무리 좋은 기술도 수용되기 어렵다. 김동철 사장은 한전이나 전력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없다. 전기에 관한 한 순백(純白)한 상태에서 사장에 취임했다. 그래서 오히려 기존 전력산업의 고정관념을 깰 수도 있었다. 실제로 그는 두 번이나 ENEL을 언급했다. 그렇다면 '민영화'라는 프레임이 씌워졌을 때 물러설 것이 아니라 왜 ENEL이 변했는지, 세계 전력산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정면으로 설명했어야 했다. 전기요금도 마찬가지다. 산업용만 반복해서 올릴 것이 아니라 주택용, 일반용, 농사용을 포함해 용도별 원가와 원가회수율을 공개하고 국민을 설득했어야 했다. 정치인 출신 한전 사장이 오히려 전기요금의 정치화를 끊어냈어야 했으나 결과는 반대였다. 이렇게 된 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김 사장이 전력산업 비전문가였고,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한전과 전력산업의 발전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자의 반응에 민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차기 한전 사장 공모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새로운 사장에게 필요한 것은 정무 감각이나 정치권과의 관계가 아니다. 재생에너지와 디지털 전환, 전력시장 개혁을 이해하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 한전을 ENEL처럼 세계적인 회사로 키우면서도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장기적 목표를 설계하고 추진할 사람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정책과 실무에 정통한 전력 전문가가 한전 사장이 되어야 한다. bienns@ekn.kr

4분기 전기요금 또 동결…연료비 올라도 ‘+5원 상한’에 묶였다

올해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발전 연료비가 다시 오르면서 한국전력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물가 부담 등을 고려해 전기요금은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전은 21일 4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도 별도 조정이 없어 4분기 전기요금은 현재 수준이 유지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연료비조정요금은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벙커유(BC)유 등 발전 연료 가격 변동을 요금에 반영하는 항목이다. 사용전력량에 연료비조정단가를 곱해 산정하며, 조정단가는 kW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된다. 현재는 상한선인 +5원이 적용되고 있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4분기 연료비조정단가 산정에 적용된 6~8월 평균 실적연료비는 kg당 549.64원으로 집계됐다. 유연탄은 211.73원, LNG는 1059.08원, BC유는 1046.78원이다. 이는 기준연료비 688.64원보다 낮지만, 기준연료비 분할·지연조정에 따른 차감분을 반영한 적용 기준연료비 494.63원과 비교하면 kg당 55.01원 높다. 여기에 전력 1kWh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연료투입량을 뜻하는 변환계수를 적용하면 4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kWh당 7.3원이 된다. 그러나 연료비조정단가 상한이 ±5원으로 제한돼 실제 적용 단가는 +5원으로 결정됐다. 연료비조정단가는 2022년 3분기 이후 지금까지 13개 분기 연속으로 상한선인 +5원이 계속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최근 발전 연료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가스공사 천연가스요금정보에 따르면 9월 발전용 천연가스 요금은 기가줄(GJ)당 2만4806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 1월 1만6323원과 비교하면 8483원(52%)이나 오른 것이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이 국내 발전 연료비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4분기 동안 연료비 인상분은 내년 1분기 연료비조정단가 산정에 반영된다. LNG는 국내 전력시장에서 전력도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을 결정하는 주요 발전원인 만큼 발전용 가스 가격 상승은 한전의 전력구입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연료비가 상승하더라도 연료비조정단가는 kWh당 +5원 이상 올릴 수 없어 원가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과정에서 대규모 적자가 누적된 상태다. 이후 전기요금 인상과 에너지 가격 안정으로 수익성이 일부 개선됐지만, 중동 전쟁 여파로 발전 연료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경우 재무 부담이 재차 커질 수 있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4조91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보다 16.6% 감소했다. 특히 상반기 말 기준 부채는 210조7000억원, 차입금은 133조3000억원에 달하며 하루 이자비용만 약 115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러우 전쟁 이후 연료비 급등으로 쌓인 누적 적자가 아직 해소되지 않으면서 최근 발전용 LNG 등 연료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어 재무 정상화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너지소식] 한수원, ESG·경영혁신위 출범…삼천리그룹 성경식품 ‘진도캠퍼스’ 기공식

한국수력원자력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수원 방사선보건원에서 '한수원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혁신 위원회' 첫 회의를 개최하고, 제3기 위원회가 새로 출범했다고 18일 밝혔다. 김회천 한수원 사장과 외부 전문가, 비상임이사 등으로 구성된 제3기 위원회는 '최고의 안전으로 혁신을 선도하는 더 퍼스트 무버 한수원'이라는 경영 방침에 따라 기존 위원회의 역할을 경영혁신 분야까지 확대 개편했다. 새롭게 출범한 위원회는 유연백 한수원 비상임이사를 위원장으로 두고 에너지·사회·거버넌스·경영혁신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앞으로 대내외 경영 현안을 다각도로 진단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자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그간의 ESG 경영 추진 성과를 점검하고, 새로운 경영 환경에 맞춘 경영혁신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김회천 사장은 “ESG 경영과 경영혁신은 별개의 과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함께 추진해야 할 핵심 경영 과제"라며 “위원회의 전문성과 다양한 시각을 의사결정에 적극 반영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남병근 상임감사는 취임 후 첫 현장행보로 18일 경기도 소재 가스용 주방기기 제조업체를 방문해 제품의 제조·품질관리와 사업장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이번 방문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음식 조리 등에 따른 가스기기 사용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주방용 가스기기의 제조단계부터 안전관리 실태를 확인하고 제조업계의 가스사고 예방 의식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남병근 상임감사는 이날 가스용품 생산시설과 품질관리 현장을 둘러보고, 제품의 제조·검사 과정과 품질관리체계, 제조시설 내 가스시설의 안전관리 상태 등을 세심하게 살폈다. 특히 현장 관계자들에게 △가스용품 제조·검사 과정의 철저한 안전관리 △제품의 안전성 확보와 품질관리 강화 △가스누출과 화재 등 사고 예방을 위한 시설관리 △명절 전후 자체 안전점검 강화를 당부했다. 남병근 상임감사는 “추석 연휴에는 음식 조리 등으로 가스기기 사용이 증가하는 만큼, 국민이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조단계부터 철저한 안전관리와 품질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예방적 감사활동을 통해 가스용품 제조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세심하게 살피겠다"며 “현장의 자율적인 안전관리 노력이 국민이 체감하는 가스안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삼천리그룹이 18일 전라남도 진도군 군내농공단지에서 '성경식품 제2공장 진도캠퍼스'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삼천리그룹 이찬의 부회장을 비롯해 이재각 진도군수, 김춘화 진도군의회 의장 등 진도군 관계자와 성경식품 관계자, 지역 김 생산 어민 및 수산업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새로운 사업의 힘찬 출발을 축하했다. 성경식품 제2공장 진도캠퍼스는 전국 최대 규모의 김 양식장을 갖춰 해마다 12만 톤이 넘는 최상급 물김을 생산하는 진도의 청정 해양자원을 기반으로, 원초를 직접 수급∙가공하는 최첨단 스마트 생산시설로 구축된다. 올해 삼천리그룹에 편입된 성경식품은 '지도표 성경김'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김 전문기업으로, 이번 신규 공장을 통해 생산 역량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찬의 부회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진도의 우수한 원초 생산 기반과 성경식품의 제조∙유통∙수출 역량을 결합해 고급 마른김 가공 체계를 갖추고 수출길을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추진 전 과정에서 진도군과 지역 어민, 수산업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상생과 동반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기술공사(사장 임종석)가 '2026 한국경영대상' 기업/기관 윤리인권경영 부문을 수상했다. 기관장 공백 등으로 불거진 윤리경영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신임 기관장 취임즉시 청렴·윤리경영을 개인의 의지가 아닌 '경영시스템'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가스기술공사는 2024년 국민권익위원회 종합청렴도 4등급에서 2025년 2등급으로 1년 만에 두 단계 상승했다. 단기간 개선 폭에서 공공기관 가운데서도 보기 드문 사례로, 산업통상부 요청에 따라 산하 공공기관 감사책임자 회의 등에서 우수 청렴시책을 두 차례 발표했고, 여러 공공기관의 대면 벤치마킹 요청에도 수차례 응하며 리더십 중심 자체 윤리경영 시스템 개선 경험과 성과를 외부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변화의 동력은 임원진의 직접 참여와 신속한 제도 개선이었다. 통상 실무부서가 주관하는 제도개선 과제를 사장, 상임감사, 본부장이 직접 TF 팀장을 맡아 '부패취약분야 제도개선 TF'로 운영했다. 2025년에는 대외사업 현장 체재비, 위법·부당 업무지시, 인사 불공정 등 3대 취약분야를 집중 개선하고 5대 통제 규정 정비를 단 1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2026년에는 청렴리더십 시스템 구축, 부적절한 제도 및 관행 개선, 차량 및 운전 비위 통제(단기)와 인사제도 개선(장기)을 취약분야로 선정해 통제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E칼럼] 기후관련 법안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낮에는 여전히 덥기는 하지만 그래도 맑은 가을하늘이 유난히도 반갑다. 천고마비(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 우리에는 가을을 대표하는 말 중의 하나지만 옛날 중국인들에게는 풍요로운 계절에 생산한 농산물이 북방 초원에 사는 흉노적들에게 약탈 당할수 있는 계절이라 항상 근심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기업들에게는 천고법비(하늘은 높고, 법은 살찐다)라고 할 수 있는 계절이다. 우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안과 「기후위기 적응 및 회복력 강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탄소중립 기본법 개정안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순 배출량 대비 53~61% 감축 범위로 명시하고, 2040년은 69% 이상 ~ 80% 수준, 2045년은 84% 이상 ~ 90%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중장기 감축목표를 설정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기후적응법에는 기후영향·취약성·위험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공간정보로 제공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향후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기후적응 대책과 사업이 해당 정보체계를 중심으로 연계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번째는 에너지 5법이라고 할수 있는 전기사업법·분산 에너지법·재생에너지법·전원개발촉진법·국가기간 전력망법 등의 개정안이 확정되었다. 국가기간전력망법에서는 주변의 1MW 이하 공익적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에 우선적으로 계통에 접속하는 권한을 주고 재생에너지법에서는 RPS(의무할당제)를 발전원별 정부 경쟁입찰과 장기 고정가격 전력구매계약 중심의 계약시장으로 전환한다. 2027년 1월 1일부터 신규 설비에는 REC를 발급하지 않되 기존 사업자에게는 REC를 계속 발급하지만 REC 현물시장은 2029년 12월 31일까지 운영한 다. 세 번째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 법 (소위 K-스틸법)이 마련되었다. 이법은 저탄소 철강 인증제와 특구 지정, 재생 철자원 공급망 정비 등을 포함 하고 있으며, 가장 특이한 것은 제38조항의 '공동행위 특례'다. 이 조항은 과잉 공급 상황에서 기업 간 설비 가동률 조정·감산 협의 등을 공정거래법상 담합에서 제외하는 근거를 담고 있다. 다만 수소환원제철이나 전기로 확대에 필요한 투자비를 직접 보전하는 법안은 아니다. 아마도 향후에 탄소차액 계약제를 통하여 보전할지도 모른다. 네번째는 제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되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 계획'에서는 배출허용 총량이 17% 감소되는데 이는 총 25억 3,730만 톤 정도다. 발전 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은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50%까지 확대된다. 연관해서 '한국형 탄소중립 인증제도'를 추진하여 대기업이 중소·중견 협력사의 에너지 효율 개선과 탈탄소 전환에 투자하면, 그 감축 실적을 대기업의 탄소중립 이행으로 인정해 주는 상생형 인증 모델을 구체화하겠다는 것이다. 다섯번째는 소형 모듈 원자로(SMR)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다. 2035년까지 경수형 SMR 상용화를 추진하고 2030년대에는 비경수형 SMR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개발 초기부터 민·관이 공동 출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 등 사업화 전문기업을 육성하여 국제진출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과기부는 5년마다 'SMR 시스템 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정책목표, 추진 전략, 이행 방안과 함께 공급망 관련 기술 개발과 SMR 시스템 연구개발특구 지정·운영 등이 포함된다. 'SMR 시스템 개발 촉진위원회'도 구성된다. 여섯번째는 산업 그린전환 (K-GX) 촉진법과 탄소차액 계약제도(CCfD), 자발적 탄소시장 등 법·금융·시장 정책을 추진려고 한다. 탄소 다배출 산업의 기술개발과 실증을 지원하는 '산업 GX 플러스'는 2027년 산업 연구개발 신규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중복성이다. 탄소중립 산업법안(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 GX 촉진법(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 탄소중립 촉진 법안(중소벤처기업부), 기후테크 법안(기후에너지환경부)등의 법들간에 상호 중복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 에너지, 기후변화 관련 법의 홍수다. 법에도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적용 된다. 너무 많은 법이 난립하면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 두가지만 명심 하면 된다고 본다. 균형잡힌 규제를 해야 한다. 충분한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법은 제대로 실행될 때 빛난다.

중국의 수소 굴기…“대규모 그린수소 프로젝트, 실증 넘어 산업화 단계 진입”

중국의 수소 전략이 수소전기차(FCEV) 중심의 실증 단계를 넘어, 산업 현장의 '탈탄소 연·원료 대체'와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대규모 에너지 저장(ESS)' 양대 축으로 재편되고 있다. 전동화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산업 공정의 탄소 배출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한계를 수소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17일 한국수소연합이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개최한 '2026 한-중 수소 정책 포럼'에서는 중국 내 수소의 전략적 위상 변화와 실증 성과가 집중 조명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양푸위엔 칭화대 교수는 “중국은 재생에너지와 전동화를 빠르게 확대해 왔지만, 전기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원료·연료 대체'와 '전력 계통 연계형 대규모 에너지 저장' 등 수소가 가장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양 교수는 첫 번째 시나리오와 관련해 “중국은 현재 매년 3700만 톤 규모의 수소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거대한 시장"이라며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기존 화석연료 기반 수소를 3000만 톤 이상의 그린수소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것 자체가 거대한 초기 수요이자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산업 현장의 막대한 수요를 그린수소로 대체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전체 산업 체인의 원가를 낮추는 것이 중국에서 가장 활발히 진행되는 핵심 경로라는 분석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로는 전력 시스템과 연계된 '장기·대규모 에너지 저장'을 꼽았다. 양 교수는 “중국의 그린 전력 생산량은 이미 200GW(기가와트)를 넘어설 정도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출력 변동성과 계통 불안정 문제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양수발전 등으로 단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으나, 수급 불일치와 계통 한계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주기·계절 간 대규모 저장이 가능한 수소, 나아가 암모니아와 메탄올 형태로의 에너지 저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 산업계는 이 같은 청사진을 바탕으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류젠궈 화북전력대 교수는 “중국은 대규모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확대하며 실증을 넘어 본격적인 산업화 단계로 진입했다"며 “알칼라인 수전해 설비의 대형화·표준화와 고분자전해질막(PEM) 기술 발전, 부품 국산화로 제조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그린수소의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설비 증설과 더불어 정유·화학·제철 등 안정적인 대규모 산업 수요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모빌리티 분야 역시 단품 보급에서 벗어나 생태계 전반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팡하이펑 중국자동차기술연구센터(CATARC) 수석전문가는 “지난 6월까지 집계된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차 누적 보급 대수는 12만 대를 넘어섰으며 한국, 중국, 미국이 3대 핵심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약 4만5000대로 가장 많고, 중국도 최근 누적 4만 대를 돌파했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 흐름에 대해 팡 수석전문가는 “지난 2022년 연간 2만 대를 넘어서며 정점을 찍은 후 2023년부터 2024년까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40% 이상 판매가 급감하며 2년 연속 침체를 겪었다"면서도 “지난해부터 한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활약에 힘입어 글로벌 판매량이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이 본격적으로 안착하기에는 높은 수소 공급 가격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팡 수석전문가는 “중국의 수소 공급단가는 kg당 35위안(약 7000원대) 수준으로 1만 원을 웃도는 한국이나 그보다 비싼 미국·유럽에 비해서는 낮지만, 여전히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시범도시군 정책을 통해 장거리·고가동률 중·대형 상용차 위주로 강점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2030년 최종 소비단계 수소 가격을 kg당 25위안(약 4700원대) 이하로 낮추기 위해 충전 인프라와 공급망을 아우르는 전주기 육성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석진 한국수소연합 사무총장은 “글로벌 수소 산업은 기술적 실증을 넘어 청정수소를 낮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산업·에너지의 실질 수요를 어떻게 충족할지 고민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중국이 수송 중심을 넘어 청정·저탄소 수소 생산과 산업 수요 연계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양국이 수전해·청정수소·수소차 등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동북아 수소 공동 밸류체인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SMR부터 수소환원제철까지…SK·포스코·한화·한난, 기후산업박람회서 혁신 기술 공개

SK와 포스코, 한화솔루션 같은 국내 주요 민간기업부터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공기업들까지 올해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에서 그간 구상해온 인공지능(AI) 시대 미래 에너지 전환 비전을 공개한다. 16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2026 WCE는 오는 18일까지 사흘 동안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기후테크가 만드는 거대한 변화: 탈탄소 세상을 향한 도약'을 주제로 열린다. 이번 행사는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제에너지기구(IEA), 세계은행, 부산광역시가 공동 주최하고 산업통상부, 한국에너지공단 등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후∙에너지 산업 박람회다. 이번 전시에서 SK이노베이션은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 소형모듈원자로(SMR), 액화천연가스(LNG) 등 다양한 에너지원 생산·운영 기술과 AI 인프라를 아우르는 통합 설루션을 공개한다. 구체적인 전시 내용은 △재생에너지 사업 현황과 확대 계획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할 BESS △차세대 무탄소 에너지원인 SMR △LNG 열병합 발전 등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에너지원을 고객의 전력 수요에 맞춰 하나의 패키지로 조합해 제시하고, 에너지 생산부터 저장·공급, 운영 최적화까지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사업자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반 지능형 발전소 '인텔리전트 파워 플랜트'와 SK텔레콤의 'AI 팩토리',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SK그룹이 내세우는 'AI 풀스택 경쟁력' 관련 기술도 함께 전시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SK이노베이션이 AI를 활용한 에너지 설루션과 AI 데이터센터를 뒷받침하는 '전기화'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AI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해법이 필요하다"며 “SK이노베이션은 재생에너지, BESS, SMR, LNG 열병합 발전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해 고객별 맞춤형 통합 에너지 설루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저탄소 철강 생산공정 도입과 수소환원제철 개발에 힘을 써온 만큼 그룹 차원의 혁신 기술과 한국형 녹색 전환(K-GX) 생태계 비전을 선보인다. 포스코그룹은 올해로 6회째 참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해 △탈탄소 혁신기술 △핵심소재 △무탄소에너지 △K-GX 생태계 등 4개 전시 존(구역)을 구성했다. 탈탄소 혁신기술 존에서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제로 석탄 대신 수소를 쓰는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 공정 모형을 최초로 선보인다. 포스코는 오는 2028년 경북 포항제철소에 연산 30만톤 규모의 하이렉스 실증설비를 준공하고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완성할 계획이다. 핵심소재 존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신(新)모빌리티 등 첨단산업의 인공지능 전환(AX)·녹색 전환(GX)에 필요한 고성능 철강 소재들을 선보인다. 무탄소에너지 존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해상풍력·태양광 사업과 포스코이앤씨의 원자력 발전·소형모듈원자로(SMR)·고온가스로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융합한 성과를 소개한다. K-GX 생태계 존에서는 동남권 일대를 하이렉스 실증설비와 연계해 국가 차원의 탈탄소 산업 클러스터로 구축하는 대규모 민관 협력 모델을 제시한다. 동남권 지역은 원전이 많아 대규모 전력과 수전해 청정수소를 생산할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정부의 탈탄소 정책 지원을 발판 삼아 하이렉스 상용 기술을 조기에 확립할 것"이라며 “동남권 클러스터를 K-GX 산업 생태계의 대표 성공 모델로 정착시켜 대한민국 제조업의 글로벌 탈탄소 경쟁력을 격상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부터 공급까지 전 과정을 순서대로 관람객에게 설명하고, 한화큐셀의 에너지 솔루션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먼저 에너지 생산을 담당하는 태양광 모듈 솔루션을 선보인다. 주력 제품인 일반 태양광 모듈과 함께 농가 수익의 버팀목이 될 '햇빛소득마을'에 특화된 영농형태양광 모듈이 전시된다. 아울러 한화큐셀이 선도적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Tandem)' 셀도 실물로 전시할 예정이다. 미래 발전소 운영 방식과 전력시장의 작동 방식을 엿볼 기회도 마련된다. 관람객들은 한화큐셀의 발전소 모니터링 시스템 '큐허브(Q.HUB)' 애플리케이션과 가상발전소(VPP) 관제 페이지 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발전소 운용 시뮬레이션을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도 산업 구조의 변화와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다양해지는 전력 공급 방식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AI 데이터센터 증가 같은 산업 구조의 변화와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다양해지는 전력 공급 방식을 소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분산에너지 모델인 '솔라스마트시티'를 미니어처로 구현했다. 유재열 한화큐셀 한국사업부장은 “이번 박람회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기후산업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며 “한화큐셀은 이번 박람회에서 선보일 다양한 솔루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국내 친환경 에너지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은 WCE와 연계해 열리는 '2026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 참가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순환과 한난의 미래 비전을 선보인다. 주요 전시 내용으로는 △열에너지 미래 전략 △미활용열·스마트 열관리 플랫폼·플랜트자동화 같은 에너지 전환 주요사업 △잉여전력의 열에너지 전환(P2H) 등이다. 특히, P2H를 활용한 에너지 전환에 대한 참여형 체험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관람객이 전시 내용과 상호작용하며 한난이 추진하는 사업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가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동근 한난 사장은 “2026 에너지대전은 탈탄소 에너지전환을 위한 한난의 노력과 성과를 전시함으로써 에너지전환에 대한 국민의 공감을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 공감을 바탕으로 에너지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함으로써 친환경 에너지 공기업으로써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E칼럼] 정치와 규제가 합작한 한전의 부실

한전이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에 25조 원어치의 전기요금을 선납해 달라고 제안했다. 삼성전자 20조 원, SK 하이닉스 5조 원에 달하는 전기요금은 작년 기준으로 5년 치에 해당한다. 지난 7월 재정부 국고실장과 국채정책과장이 한전과 삼성전자 그리고 SK 하이닉스의 고위관계자를 만나 논의하였고 청와대에도 관련 보고가 이뤄졌다고 한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미납 전기요금을 나중에 내는 경우는 있어도 미래의 전기요금을 선납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전력을 얼마나 썼는지 계량을 한 다음 그 값을 치르는 것인데 얼마나 쓸지도 모르면서 미리 돈부터 내라는 것이다. 양사도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5년 후까지 지속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연한 결론이다. 어쩌다 한국의 대표 공기업 한전이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한전은 상반기 기준 210조 7,160억 원의 부채를 갖고 있다. 하루 이자 비용이 115억 원, 1년이면 4조 2천억 원에 달한다. 작년 기준으로 한전의 총괄원가는 120조 원 정도 되는데 이 중에서 구입전력비용이 82조 원에 가깝다. 전력망을 건설하는 데에 73조 원 정도 써야 한다. 당연히 쓸 돈이 모자란다. 그래서 사채를 발행하지만 이 또한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2배 이내로 제한되어 있다. 그런데 2022년에 이를 5배까지 늘려주는 정부의 특례를 한전법을 개정해서 통과시켰다. 이 특례도 2027년말 종료된다. 이제 돈 꾸기도 어려워졌다. 공기업 중 가장 뛰어난 인재와 경쟁력을 가진 한전이 왜 이렇게 적자와 부채의 수렁에 빠졌을까? 한마디로 그 원인은 정부의 지나친 요금규제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전기요금은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4조(공공요금 및 수수료의 결정)에 따른 공공요금으로 규정되어 재정경제부의 협의와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사실상 전기요금은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보아야 한다. 한국은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같은 전국 선거를 때론 매년 또는 격년, 적어도 3년에 한 번씩은 치른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는 웬만해서는 전기요금을 인상하려고 하지 않는다. 역대 한전 사장들이 두부값이 콩값보다 싸다는 식으로 전기요금이 원가에 터무니없이 못 미친다고 하소연하였으나 정치권은 여지없이 전기요금을 동결하거나 도저히 채산성을 마치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하게 인상하곤 하였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을 무시하고 한전의 전기요금을 동결하였던 정치권의 무책임은 회복하기 어려운 한전의 부실을 초래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은 그렇다고 치자. 공기업 운영과 경제정책을 맡은 재정경제부 엘리트 관료들이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가격 규제를 정당화하고 대표적 공기업을 부실에 빠뜨리는 것을 보면 공무원들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야 어떻든 한전의 이와 같은 부실은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엘리트 관료들이 국민경제보다는 부처 이기주의와 관료 권한을 더 중요시한다는 반증이다. 9월 초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 공공기관 DIET 2026」에 따르면 정부는 석탄공사를 청산하기로 하였다. 석탄 수요의 감소와 함께 2025년 말 기준 부채가 2조5천9백억 원이고 연간 750억 원 이상의 이자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석탄산업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석탄공사는 청산하면서 이보다 부채는 81배 이상, 연간 이자 비용은 56배가 넘는 한전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 언급도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 발전소로부터 전기 살 돈과 전력망 깔 돈 그리고 빚과 이자를 갚을 돈이 없어서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돈 벌고 있는 국내 1·2위 재벌에게 5년 치 전기요금을 미리 달라고 구걸하는 한전의 모습은 너무 안타깝다. 한전의 부실 재정은 정치와 공무원들의 규제가 합작한 전형적인 인기영합주의의 비극이다. 조성봉

[특별기고] 대미 원전투자, 두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정부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 사업에서 미국 원전 건설이 핵심 과제로 급부상했다. 구상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협상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미국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의 급속한 성장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수십 년간 신규 원전 건설이 정체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공급망과 전문인력, 건설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 한국은 원전을 계획된 기간과 예산 안에서 건설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설계, 주기기 제작, 시공, 시운전과 운영에 이르는 전 주기 공급망을 갖추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풍부한 건설·운영 경험도 축적했다. 미국에는 원전산업을 신속히 재건할 역량이 필요하고, 한국에는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다. 대미 원전투자는 양국의 필요와 강점을 결합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그러나 투자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그 조건과 구조다. 한국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면서도 우리 원전산업의 참여와 미래 시장 진출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성공적인 전략투자라고 하기 어렵다. 대미 원전투자는 다음 두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 첫째, 미국 원전사업에 한국 원전산업의 실질적인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 한국의 자금이 미국 원전사업에 투입된다면 사업 여건과 기업별 경쟁력에 따라 설계, 기자재 제작, 시공, 사업관리 등의 분야에서 투자 규모와 산업적 기여에 걸맞은 역할과 사업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검증된 공급망과 건설 역량을 활용해 미국 원전사업의 일정 지연과 비용 상승 위험을 낮추는 길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사업 발굴과 선정 단계부터 양국 기업이 함께 참여하고, 한국 기업의 참여 범위와 합리적인 수익 구조, 그에 따르는 책임과 권한을 정부 간 협의와 사업 계약을 통해 명확히 해야 한다. 미국의 원전산업 기반을 확충하는 동시에 한국의 공급망과 전문인력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협력이 지속될 수 있다. 둘째, 대미 원전투자의 일부는 한국이 개발한 APR1400의 미국 내 건설로 이어져야 한다. APR1400은 국내외에서 건설·운영 경험을 축적했으며, 이미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인증을 취득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갖추고 있다. APR1400의 미국 건설은 한국의 투자에 대한 단순한 반대급부가 아니라, 미국이 검증된 노형과 공급망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확보해 원전 건설의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이다. 이는 미국 노형과 APR1400 가운데 하나만을 선택하자는 뜻이 아니다. 사업 여건에 따라 미국 노형 사업에서 양국 기업이 협력하는 한편, APR1400을 적용한 사업도 병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두 노형이 각자의 경쟁력을 발휘하며 함께 추진된다면, 미국은 원전사업의 선택지를 넓히고 한국은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양국 원전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호 호혜적 협력은 이러한 구조에서 가능하다. 대미 원전투자는 미국의 원전산업 재건과 한국 원전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함께 이루는 산업전략이 돼야 한다. 한국 원전산업의 실질적인 참여와 APR1400의 미국 내 건설이 함께 실현된다면, 미국은 원전 확대에 필요한 공급망과 건설 역량을 확보하고 한국은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 나아가 양국이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원전시장에 공동 진출한다면, 대미 원전투자는 한미 산업협력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 될 것이다.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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