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 맞닿은 충남·경남…“통합 발전공사 본사 최적지”

충청남도와 경상남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통합 발전공기업 본사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3일 전력업계 등에 따르면 충남도청과 경남도청은 통합 발전공기업이 각 지역에 들어서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할 논리를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남부발전·서부발전·남동발전·중부발전·동서발전 등 한국전력 산하 발전 5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이날 홍성에 위치한 도청에서 실국원장회의를 주재하며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해 통합본사 유치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시군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박 지사는 통합본사 유치가 역내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지역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대책으로 인식되면 안 된다며 “보령·당진·태안 등 서해안 지역에 이미 미래 에너지사업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적극 홍보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충남에 위치한 석탄화력발전소들은 수도권 등 지역에 전력을 공급해오며 송·배전망에 따른 환경 부담을 감내해온 동시에 지역 경제에 이바지해왔지만, 이에 대한 보상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해야 정부 설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박 지사는 지난달 국무총리,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등을 잇따라 만나 통합본사 충남 설치 필요성을 전달했다. 경상남도도 같은 날 진주시에 위치한 도청에서 통합 발전공기업 본사 유치 필요성을 강조하며 총력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경남도의회는 지난달 30일 통합본사 경남 유치 대정부 성명과 건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경남도는 통합 본사를 경남혁신도시에 유치해 에너지산업 활성화와 지역기업 성장, 일자리 창출, 혁신도시 활성화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경남도는 지역 간 단순 안배가 아니라 △이전 비용 △업무 연속성 △임직원 정주 여건 △에너지 전환 대응 역량 △발전산업 연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기존 한국남동발전 본사 청사를 활용하면 25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신규 통합청사 건립 비용이 불필요하고, 경남혁신도시가 교육·의료·문화·교통 등 생활 기반이 갖춰져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아울러 경남도에서는 삼천포발전소가 2030년까지 전체 6기, 하동발전소가 2031년까지 6기의 석탄화력설비를 폐지할 예정으로 재생에너지 산업 전환을 실증하기에 최적이라는 논리도 강조한다. 하동·삼천포·고성·함안·여수 등 주요 발전소가 1시간 생활권에 있고 두산에너빌리티와 효성중공업, 한국전기연구원 등 국가 대표 에너지기업과 연구기관이 집적돼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 6월 열린 발전공기업 5사 노동조합 위원장 간담회에서 각 발전사 노조위원장들은 통합본사의 나주 이전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도는 이러한 노동계의 입장과 기존 청사 활용 편의성, 우수한 정주 여건, 정부 정책 및 발전산업과의 연계성 등을 바탕으로 통합본사의 유치 필요성과 당위성을 알리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에너지소식] 한전, 고졸 공채 합격자 채용연계 교육 실시…가스안전공사, 긴급복구지원 협의회 개최

한국전력은 교육부,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대한상의 인천인력개발원에서 '2026 한국전력공사(KEPCO) 에너지이음스쿨' 입교식을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한전은 능력 중심의 청년 자립 선순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고졸 채용 규모를 2024년 24명에서 올해 82명까지 확대했다. 이에 더해 취업 전부터 직무 역량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채용연계형 직무교육인 '에너지이음스쿨'을 교육부, 대한상의와 함께 신설했다. 작년까지는 고졸 공채 합격 시 졸업 후 1년간 채용형 인턴 과정과 1년간의 자격증 준비기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채용절차를 통과한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전원에게 최대 4개월간 전기공사산업기사 자격증 취득 교육을 지원한다. 해당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은 12월에 정규직으로 입사하게 된다. 이밖에도 한전은 고졸 공채 최종 합격자를 대졸 공채와 동일한 직급으로 선발하고 있다. 입사 후에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신기술 융합학과 등 학사 연계 과정으로 융합형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앞으로도 능력 중심의 고졸 채용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청년들의 꿈과 조기 자립을 적극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지난달 31일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서울광역본부에서 가스분야 유관단체, 기업들과 '긴급복구지원 협의회'를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긴급복구지원 협의회는 재난 발생 시 피해 예방과 복구를 위해 2023년 가스안전공사와 가스 공급사, 시공사, 제품제조사 등 가스 분야 기관 10곳이 구축한 협력 체계다. 현재는 참여 기관이 13곳으로 늘었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지난해 대형 산불과 집중호우 때 가스시설 응급 복구와 이재민 지원 현황 등 활동 실적을 공유했다. 향후 재난 발생 시 피해복구 지원과 협조체계 강화를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협의회는 각 기관이 보유한 전국 단위 협력망을 활용해 인력과 자원을 적재적소에 투입해 신속한 피해 복구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일우 한국가스안전공사 재난안전처장은 “이번 협의회를 통해 가스관련 민간단체 및 업계와 함께 재난대응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여 국민 안전을 지키고 재난발생 시 피해극복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에스씨지랩은 자사 통합 플랫폼 가스앱의 공식 판매 사이트 '가스몰'에서 대성쎌틱에너시스와 '무더위 날리는 우리집 여름 필수템' 프로모션을 31일까지 이어간다고 3일 밝혔다. 프로모션 품목은 △선풍기 △제습기 △이동식 에어컨 △음식물 처리기다. 해당 제품들을 최대 42%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며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올해 장마철에는 제습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됐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최근에는 선풍기와 이동식 에어컨 등 냉방 가전의 판매가 증가했다. 이에 가스몰은 대성쎌틱에너시스와 협의해 프로모션 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에스씨지랩 관계자는 “최근 여름 가전 소비는 냉방뿐 아니라 습도 조절과 실내 환경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세분화되고 있다"며 “대성쎌틱에너시스와 함께 다양한 여름 가전을 준비한 만큼 고객들이 주거 환경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중부발전, 제주발전본부 특별점검…폭염·태풍 대비 전력수급 총력

한국중부발전은 하절기 전력수급 대책기간을 맞아 제주발전본부를 대상으로 전력수급 대비태세와 재난안전 대응체계에 대한 특별 현장점검을 실시했다고 3일 밝혔다. 중부발전에 따르면 올해 전력수급 대책기간(6월 29일~9월 18일) 제주 지역의 최대 전력수요는 8월 3~4주차 1226~1231메가와트(MW) 수준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제주 지역 공급능력은 1622MW로, 전력피크 시에도 391~396MW의 예비력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발전 제주발전본부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포함해 총 484MW의 공급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제주 전체 공급능력의 약 30%를 차지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하고 있다. 중부발전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폭염 대응과 근로자 건강관리 실태도 집중 점검했다. 제주발전본부는 체감온도계 120개를 현장에 비치하고 있으며, 컨테이너형 무더위쉼터 2곳과 힐링냉장고 5곳을 운영해 근로자 휴식을 지원하고 있다. 협력기업 근로자를 위해 이동식 에어컨 8대와 선풍기 조끼 18개를 대여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에도 나서고 있다. 아울러 극한호우와 태풍에 대비한 재난 대응체계도 점검했다. 침수 대비 썸프펌프와 비상 펌프 배치 상태를 확인하고, 수방자재 관리와 비상조치 교육 실태를 점검했다. 태풍 특보에 대비해 배수로 정비와 판넬 및 배관 보온커버 결속 등 취약지역 사전조치를 강화하고, 위기 단계별 근무조를 편성하는 등 비상 대응체계도 정비했다. 안성규 중부발전 기술안전본부장은 “철저한 사전 대비와 현장 중심의 세심한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현장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관리해 달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SMP 150원대 진입…한전, 손익분기점 146원 넘어서며 적자 전환 압박

한국전력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가격인 전력도매가격(SMP)이 킬로와트시(kWh)당 150원대로 올라섰다. 이는 한전의 손익분기점인 146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여름철 전력수요 증가와 SMP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한전의 적자가 본격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육지 기준 일평균 SMP는 kWh당 152.6원을 기록했다. 지난 1일 147.7원, 2일 147.9원에 이어 평일 들어 150원선을 돌파한 것이다. 통상 산업체 가동이 줄어 전력수요가 낮은 주말에도 SMP가 140원 후반대를 유지한 점을 감안하면, 이달 월평균 SMP 역시 150원을 웃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2024년 일시적으로 SMP가 150원을 넘어선 사례는 있었다. 2024년에는 8월 19~21일과 9월 11·12·20일 일평균 SMP가 150원을 웃돌았지만, 월평균 SMP는 8월 145.8원, 9월 138.8원에 그쳤다. 반면 올해는 8월 초부터 15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어 월평균 SMP가 15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실화될 경우 월평균 SMP가 150원을 웃도는 것은 2023년 7월 이후 3년 1개월 만이 된다. 당시 SMP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높게 유지됐다. 게다가 전력수요는 아직 본격적인 여름 피크에 진입하지 않았다. 이날 예상 최대전력수요는 오후 6~7시 88.9기가와트(GW) 수준이다. 휴가철인 7월 말과 8월 초에는 산업체 전력 사용이 줄어 상대적으로 수요가 낮지만, 휴가가 끝나는 8월 중순 이후에는 냉방 수요가 집중되면서 전력 소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기후에너지환경부도 8월 셋째 주 최대전력수요가 역대 최고 수준인 98.9GW까지 치솟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수요가 급증하면 원전이나 석탄발전만으로는 부족한 전력을 충당하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발전단가가 높은 LNG 발전소 가동이 확대된다. SMP는 가장 비싸게 투입되는 발전기의 발전단가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인 만큼 LNG 발전 비중이 높아질수록 SMP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SMP 상승은 발전용 가스요금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중동전쟁 여파로 8월 일반발전용 천연가스 요금을 기가줄(GJ)당 2만2726원으로 책정했다. 전달보다 10.7% 오른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이다. 발전용 가스요금은 지난 4월 이후 다섯 달 연속 인상됐으며 올해 1월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높아졌다. 기후부는 한전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연평균 SMP를 kWh당 약 146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SMP가 이를 웃도는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되면 전력구매비가 늘어나 한전의 수익성과 재무구조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현재 한전의 총부채는 206조원, 부채비율은 400%를 웃돌아 재무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폭염까지 9월까지 이어질 경우, SMP 역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여름철 전기화재 10건 중 3건…전기안전공사, 휴가철 안전수칙 당부

여름철 발생하는 전기화재가 연간 전체의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국전기안전공사가 휴가철 전기안전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3일 '2024 전기재해통계분석'을 인용해 지난해 발생한 전기화재는 총 8634건으로, 이 가운데 31.1%(2688건)가 여름철(6~8월)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계절별로 가장 높은 비중으로, 전기화재 10건 중 3건 이상이 여름철에 집중된 셈이다. 계절별 전기화재 발생 비중은 겨울철이 24.6%(2128건)로 뒤를 이었으며, 가을 22.4%(1932건), 봄 21.8%(1886건) 순으로 집계됐다. 공사는 여름철 전기화재가 집중되는 주요 원인으로 에어컨과 선풍기, 제습기 등 냉방기기 사용 증가를 꼽았다. 특히 냉방기기를 장시간 사용하거나 소비전력이 높은 전기제품을 하나의 멀티탭에 동시에 연결하면 과열로 인해 화재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휴가철 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의 전원을 차단하고, 에어컨은 전용 콘센트에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실외기 주변의 먼지를 제거하고 환기가 원활한지 확인하는 한편, 제습기와 인덕션 등 소비전력이 높은 제품은 하나의 멀티탭에 함께 연결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외에서 사용하는 전선은 감긴 상태가 아닌 모두 풀어서 사용해야 과열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화영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전기화재는 작은 부주의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휴가를 떠나기 전 전기제품을 한 번 더 확인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에너지-석유 시장 변화 기조: MAGA, AI, 이란 전쟁

미국-이란 전쟁으로 석유 시장 불안이 부쩍 늘고 있다. 우리는 70년대 석유파동 고초 이후 50년 넘게 시장 불안은 당연히 고(高)유가로 귀결된다고 생각해 왔다. 당연히 이란 전쟁도 국제유가 불안을 가져올 것이다. 지난달 13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호르무즈' 해상 봉쇄를 다시 선언하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공격을 시행하였다. 국제유가는 15% 넘게 올랐다. 지난 한 달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32개국 국제에너지기구(OECD/IEA) 회원국들의 전략비축유 방출 효과도 미미한 지경이란다. 특히 러시아 등 동구 국가들의 급격한 비축재고 방출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그 결과로 러시아와 동구 국가들의 석유제품 대외 수출은 제한 사태를 유발하였다. 따라서 이란이 '예멘'과 연합하여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하면 유가 100달러/배럴 수준을 쉽게 넘을 수도 있단다. 여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와 '아조우' 해 일대에서 충돌을 지속하면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과 함께 곡물 가격 상승도 불가피하단다. 원자재 불안의 '슈퍼-사이클'이 우려된다. 그런데 지금 세계는 기름-에너지-원자재 값 걱정이 점차 줄어드는 '아이러니' 실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밑바닥에 누적된 석유, 가스, 석유화학, 비료, 헬륨, 물류 등 상호 연결된 원자재 사슬 불안이 점차 가시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정유사들의 '이론적 정제 이윤(crack spreads)'이 70'달러/배럴 수준까지 올랐다. 이는 원유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원유시장 걱정에서 석유제품 시장에 소비자 접근 걱정으로 바뀌고 있다. 원유 고갈 위험에서 소비자 제품 공급 '체인'의 지속가능성과 유연성 걱정이 커지는 셈이다. 이란 전쟁은 단기적으로는 원유 가격 상승을 유도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등 미주대륙, 이라크,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들과 러시아 등 다양한 공급 경로의 경합과 각기 다른 작동 논리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다 선진 IEA 회원국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원유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경제불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새로운 견해가 대두되는 이유이다. 우리는 다양화된 석유 시장들 간의 경쟁과 대체와 함께 AI(인공지능), 에너지 파생상품, 디지털 금융 등 새로운 시장 결정 요인들에 주목해야 한다. 심층 학습해야 한다. 특히 미국 '트럼프' 체재 아래의 국가 경쟁력 확보와 자본 유입 유지라는 두 목표의 동시 달성을 위해 석유와 '달러'를 '미국 우선 '페트로(Petro) 달러'라는 개념으로 통합하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새로운 '미국 우선 전략(MAGA)' 전략이다. 결국 '미국 중심 국제질서(Fax Americana)' 기조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 세계질서의 근간이 되어온 상생-공영 정신의 '브레턴우즈'(Bretton Woods system, BWS) 체제의 심각한 훼손이다. '브레턴우즈'(BWS) 체재는 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인 1944년 미국 '브레턴우즈'에서 열린 연합국 통화-금융 회의에서 비롯되었다. 1930년대 이후 계속된 통화 가치 안정, 무역 진흥, 개발 도상국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였다. 그 첫 번째 실행전략은 환율 안정이었다. 미국 달러화를 기축 통화로 하는 금환본위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그 효과를 담보하기 위해, 필요 자금 조달을 위한 '국제통화기금(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과 후진국 개발 등 전후 부흥을 위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International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설립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1950년대 말부터 서구와 동아시아 등의 급성장에 비해 미국경제는 정체되었다. 급기야 1971년 '닉슨' 대통령의 금태환(金兌煥) 정지로 BWS 체제는 사실상 끝장났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제 세계 경제질서 혼란의 근본 이유로 '네트워크' 취약성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현대 사회/국가 체계에는 다양한 연계 체계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한 국가/정부가 에너지, 물, 통신 등 필수 민생서비스 체계의 독단적인 통제를 할 수 없다. 대신 각국 정부는 다양한 정부 간 협력뿐 아니라 여러 기업, 기술, 환경 부문과 연계-협력하여 새로운 질서에 부응한다. 종래의 단일시장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내부 투입-산출-폐기와 재생 논리는 폐기되고 있다. AI 논리, 특히 '피지컬(Physical)' AI 도입을 통해 성과 창출 원리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피지컬 AI'는 물리적 실체를 가진 인공지능이다.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자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에 단순히 컴퓨터 안에서 연산을 수행하는 기존 AI 개념과는 달리, 센서와 로봇, 기계 장치 등 물리적 하드웨어를 통해 현실 세계와 소통한다. 따라서 '피지컬 AI'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스스로 작동 법칙을 더 많이 가지게 된다. 현실에 '구현된 인공지능(Embodied AI)'이랄 수 있다. 로봇 팔, 자율주행 차량,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형태를 갖춘다. 따라서 대외 연계 성격이 강한 에너지 산업과 통신산업 등은 이런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 현재 에너지 부문의 최대 과제는 전통적 에너지 생산-유통-소비 체계 효율화가 아니다. 약 30년 전쯤부터 에너지 이용 합리화가 새로운 주요 관심이었으며, 지금은 에너지 유발 기후변화대응이 주된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리고 신중한 국제에너지기구마저 AI가 수요 예측 및 관리, 소비자 편익과 행태 변화, 전력망 관리, 등 에너지 전략의 핵심이라고 구획하였다. AI 기술이 재생 에너지 출력 조정, 전기차 충전 등의 기반이 되었다. 따라서 가격 위험보다 소비자들의 유효 에너지 접근 효율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결국 지금은 에너지 시장전략이 고갈 가능성보다 시스템 유연성 상실 위험에 더욱 대비할 시점이다. AI 기반 전력/에너지시스템은 이미 에너지 산업의 주요 추동력이 되었다. bienns@ekn.co.kr

[EE칼럼] 대규모 투자, 에너지전환과 산업혁신을 함께 담아야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지난 달 정부와 주요 대기업은 1천조가 넘는 대규모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로 인하여 앞으로 십 수년간 추가적인 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임이 분명하다. 전력 생산 시설은 물론 전력망이 크게 모자랄 것이라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으며 정부도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특히 전력화의 추진이 국민의 에너지에 대한 수요 변화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모두 해당됨을 고려한다면 정부는 충분한 탄소중립형 전력 생산 시설 및 전력망의 건설에 보다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에너지 생산 부문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환 작업이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나 에너지를 사용하는 산업에 대한 전환 작업은 그러나 매우 미적지근한 상태이다. 국내 산업의 에너지사용 방식에 대한 전환 노력은 1990년대에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 대한 조정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하였다. 하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부도 기업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에너지 다소비 산업만의 변화가 아니고 제조업, 나아가서 산업 전체에 대한 에너지 사용방식의 혁신과 건물, 도로 등의 인프라 건설과정에 대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력 등 에너지 생산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은 전체 온실가스 감축 중 정부 주도로 전환을 진행하기가 가장 쉬운 부분일 뿐이지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보면 바로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 그리고 교통과 주거 부문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 경공업을 지나 중화학공업의 육성을 통하여 현재의 경제성장과 선진국 진입을 이룬 우리나라는 현재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강국이며 GDP의 대부분이 제조업의 수출이 차지하고 있다. 그 덕분에 국내 에너지사용량의 절반 이상이 제조업에서 소비되고 있다. 또한 전기는 국내 에너지사용량의 22% 수준이며 나머지 80% 정도가 동력과 열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하니 발전시설의 전환만으로는 탄소중립은 어림도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에너지전환정책은 화석연료를 직접 사용하는 설비 대신 전기를 사용하는 설비로 바꾸고 전기의 생산 방법을 이른바 '탄소중립발전'으로 전환하는 두 가지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제조업의 생산 장비를 전기를 사용하는 새로운 장비 또는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장비와 시설로 대체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엄청난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중화학공업의 특성상 필요한 자본투자의 규모가 매우 크다. 또한 이 과정에서 필요한 원자재 역시 변화하여야 하는데 이들이 공급망 재편 과정 역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경제를 받치고 있는 중화학공업의 전통적인 제조 프로세스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는데 드는 비용을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이다. 철강산업이 노력 중인 수소환원공법, 시멘트산업의 재활용열 사용, 건설산업과 조선산업의 중방비 및 선박의 전기화 노력 등이 일부 사례이다. 대기업도 그러하니 중소·중견기업이 사용하는 기기와 생산설비에 대한 에너지사용 전환과정은 더욱 더 어려움이 크다. 자본투자의 규모가 엄청나지만 당장에 시장이 충분히 크다고 보장되어 있지도 못하니 선뜻 나사서 큰 돈을 투자하기 어려운 것이다. 제품 쪽으로 가면 더욱 더 진행이 더디고 장벽이 높다. 대표적인 것이 플라스틱 제품 등 석유화학산업의 제품들이다. 이들은 그 원료가 석유인지라 제조 과정의 프로세스의 전환 정도가 아니고 원료 자체를 대체하지 않으면 전환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국민들 역시 생활 전반에 걸쳐 석유화학산업이 만든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들 제품에 대한 대체 상품의 개발 또는 사용의 전환 노력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전 세계가 AI 등 새로운 산업 혁명에 맞추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산업은 아직도 20세기에 머물러 있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번 대규모 투자계획에서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선진국이 이미 활발히 인공지능을 적용한 신규 서비스를 창출하고 로봇을 적극 활용하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우리도 이번 대형 투자가 에너지전환은 물론 미래형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새로운 투자가 될 수 있도록 세밀하게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bienns@ekn.kr

‘정유에서 전기’로 피봇 SK이노베이션, 솔루션은 ‘LNG·SMR’

SK이노베이션이 인공지능(AI) 산업을 배경삼아 에너지사업의 중심축을 정유에서 전력으로 전환하고 있다. 핵심 전력원으로는 브릿지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궁극적 발전원인 소형모듈원전(SMR)을 보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첫 SMR 상용화 승인을 받은 테라파워의 2대 주주로서 SMR을 중장기 전략으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AI 인프라를 뒷받침할 전력 솔루션으로 사업 경험을 보유한 LNG와 중장기적으로는 SMR까지 연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SK그룹이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에너지 분야까지 포괄하는 종합 AI 솔루션을 내세워 국내외에서 AI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테라파워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빠르면 이달 초 방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SK이노베이션의 SMR 사업 구상이 한 발 더 나아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해 8월 방한 때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 주식회사와 함께 지난 2022년 테라파워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가 되면서 SMR 사업에 발을 들였다. 지난 1월에는 원자력 발전소 운영 경험을 보유한 한국수력원자력에 지분 일부를 양도하며 테라파워·SK·한수원 간 SMR 협력을 본격화했다. 테라파워는 핵분열로 발생한 열을 물 대신 액체 소듐(나트륨)으로 냉각하는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술을 개발 중이다. 지난 5월에는 미 와이오밍주에 345메가와트(MW) 규모의 상업용 SMR 발전소를 짓는 사업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허가받고, 2030년 실증로 가동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이츠 이사장의 방한이 와이오밍주 SMR 발전소 건설 승인과 착공 후 얼마 지나지 않은 데다 한국 정부가 9월 SMR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차세대 SMR 육성 방향을 마련한 시점과 맞물리게 됐다. 정부는 개발부터 제조, 실증, 핵연료 확보에 이르는 SMR 공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민 ·관 합작 연구개발과 실증 작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이 중장기 전력 솔루션으로 SMR에 주목하는 이유는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용 등 미래 전력원으로 적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MR은 중규모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도심이나 산업단지 내에 설치할 수 있어, 해안에 설치해야하는 대형 원전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특히 테라파워가 차세대 SMR로 개발 중인 SFR은 액체 나트륨이 열을 물보다 더 많이 흡수한다는 특성을 이용한다. 사용후 핵연료 발생량이 기존 원전의 약 5~20% 수준이고, 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량을 제어하는 '부하추종발전'도 가능하다. 다만 SMR이 상용화 단계로 나아가려면 최소 10년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전까지는 LNG와 재생에너지 발전에 토대를 둔 전력 솔루션으로 AI 시장을 공략한다는 게 회사의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LNG와 재생에너지 발전 경험을 축적했고, 미국 오클라호마 우드포드 가스전과 호주 바로사 가스전 지분을 토대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기도 하다. SK이노베이션과 한국중부발전이 지분 절반씩 출자한 합작사 용인열병합(가칭)을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2030년 2분기 상업운전을 목표로 1050MW 규모의 LNG 열병합 발전소 조성에 착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를 계기로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4번째 팹까지 준공할 시기를 2033년으로 12년 앞당기면서 전력 인프라 조기 구축 필요성이 커졌다. 메가프로젝트 발표 전부터 2029년 전력 공급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팹 완공 시기를 앞당기면서 역할이 더 커진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 국영 발전사, TH그룹 산하 NASU와 함께 베트 응에안성 뀐랍지구에 LNG 발전소를 짓는 사업을 계기로 LNG와 SMR을 연계한 단계별 에너지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1.5GW 규모의 뀐랍 LNG 발전소는 LNG 터미널과 함께 2030년 말 상업 운전을 목표로 조성 중이다. 베트남의 AI 산업 성장에 필요한 전력 조달 방안으로 당장은 미국과 호주 가스전 자산과 장기 LNG 계약 물량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추후 차세대 SMR가 상용화되면 원전 분야까지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AI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 시장에서도 전력 솔루션을 내세워 공략할 채비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설립을 준비 중인 AI 종합 솔루션 기업 'AI 컴퍼니(AI Co.)'를 통해 주요 에너지 사업을 AI 시장에 적용할 전략을 폭 넓게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으로 시작해 국내 최대 에너지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정유사업은 친환경 기조와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힘을 잃고 있다. 미래는 전기시대가 확실한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이 선택한 전력 솔루션이 시장에 얼마나 적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73조 몸집, 제2 한전 잡아라”…지자체,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 유치 총력전

'제2의 한전'으로 불리는 통합 발전공기업 본사를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발전공기업이 통합하게 되면 총자산 약 73조원, 연매출 30조원에 정직원 수만 1만3000여명에 달해 본사를 유치할 시 일자리 창출 효과는 물론 전력산업 핵심거점 육성 등 가치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남부발전·서부발전·남동발전·중부발전·동서발전 등 한국전력 산하 발전5사를 하나로 합치기 위한 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통합 발전사는 제2의 한전이라 불릴만할 정도로 몸집이 엄청나다. 총자산 약 73조원에 연매출 약 30조원, 정직원 수는 1만3000여명에 달한다. 특히 총발전설비량은 53GW로, 기존 최대인 한국수력원자력(31.4GW)을 넘어서며, 국내 총발전설비 159.1GW의 3분의 1을 점하게 된다. 벌써부터 기존 발전사 본사를 둔 지자체 간에 통합 발전사 본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서부발전과 중부발전 본사가 있는 충남, 동서발전 및 에너지공단·에너지경제연구원이 있는 울산, 남동발전이 위치한 경남 진주, 남부발전이 있는 부산, 그리고 한국전력 본사가 위치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이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지난 28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만나 통합 발전공기업 본사를 충남에 설치하자는 건의서를 전달했다. 태안군은 통합 발전공기업 유치를 위해 범군민유치추진위원회를 31일 출범한다. 충남은 발전 공기업 본사 2곳과 전체 발전소의 절반이 넘는 28기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부발전과 서부발전 본사가 각각 보령과 태안에 위치한데다 동서발전이 당진에서 운영하는 복합화력발전소도 있다. 2038년까지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계획에 따라 역내 화력발전소 3기가 문을 닫은 데다 남은 21기도 폐지를 앞두고 있어 일자리 전환이 가장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경남도는 김정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실 등을 찾아 도청 소재지인 진주에 통합 본사를 세워야 하는 당위성을 알렸다. 진주는 발전 5사 본사 소재지 중 가장 중심에 있어 관리 효율성이 높고, 하동·삼천포·고성·함안·여수 등 주요 발전소와 1시간 생활권에 위치해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효성중공업·한국전기연구원(KERI) 등 에너지·전력 기업 및 기관들이 집적해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경남도는 강조하고 있다. 또한 남해안 해상풍력 및 전남 재생에너지 사업지와도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부산은 곽규택 국민의힘 국회의원(부산 서·동)이 지난 27일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 유치는 부산 경제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유치전에 합류했다. 부산은 공항과 고속철도, 항만 같은 교통 인프라와 금융·연구기관 등이 있어 우수한 입지 경쟁력을 강조한다. 울산은 한국에너지공단과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석유공사 등과 같은 에너지 유관 기관들이 모여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으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나주에 발전5사의 모기업인 한국전력 본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통합 발전 공기업 유치전 움직임은 지난달 삼일회계법인이 관련 연구용역 중간결과를 공개해 1사 통합을 권고한 뒤 나타나기 시작했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정의로운 전환에 대응하고 대규모 자금 조달을 하려면 지주회사 체제나 권역별 통합보다 1사 체제가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권고 이유였다. 그러면서 권역별 2~3개를 두는 안, 지주회사 체제안 대신 발전5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졌다. 한전은 지난 2001년 정부가 전력시장 경쟁 체제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전력발전 기능을 자회사 형태로 떼어냈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발전5사는 이 때 탄생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전5사 체제가 오히려 조직·인력 운용과 투자 등의 면에서 중복되는 등 비효율성을 키운다는 지적에 따라 발전 공기업을 효율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논의돼왔다. 정부는 연말까지 발전공기업 재편 계획을 확정할 계획인 만큼 하반기 동안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 발전공기업이 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대에 초점을 둔 발전 분야 에너지 전환을 추진해야 하는 만큼, 에너지 전환 기조와 연계한 경쟁력이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E칼럼] 메가프로젝트와 탄소중립 2.0, 지역발전의 새로운 모멘텀

최근 환경단체들이 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향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개발 폭주를 멈춰라."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산업개발이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소비하고 환경과 사회적 숙의보다 경제성장을 앞세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귀 기울일 부분도 있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대규모 산업정책일수록 충분한 정보 공개와 사회적 숙의가 필요하다. 정부가 기업들과 먼저 투자 방향을 정하고 국가 전략으로 발표한 뒤 지역사회와 국민이 논의에 참여하는 방식은 절차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국가가 방향을 정하고 기업이 투자하며 지역은 뒤따르는 과거 개발국가 방식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통용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환경단체가 무조건 개발을 하지 말자는 주장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도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려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공급체계를 갖추고 에너지 수요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문제는 그 조건이 현실의 산업과 에너지 시스템이 요구하는 속도와 규모를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AI와 반도체는 세계 각국이 국가의 미래를 걸고 경쟁하는 산업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방향에는 동의하더라도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필요한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산업의 시간표까지 맞출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대규모 첨단산업의 전력수요를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로 어떻게 안정적으로 충당할 것인지는 유럽에서도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에너지 시스템을 미래산업 추진의 선행조건으로 요구한다면 자칫 탄소중립이 산업전환을 이끄는 동력이 아니라 산업의 진입장벽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환경운동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사회적 의제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탄소중립은 어느새 감축과 규제, 재생에너지 중심의 환경 의제로 인식돼 왔다. 유럽에서 형성된 에너지전환 모델을 우리가 따라가야 할 모범답안처럼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제조업 비중이 높고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경제의 중요한 축인 대한민국은 산업경쟁력과 에너지 안보, 탄소감축을 함께 고려한 우리 여건에 맞는 전환의 로드맵을 설계해야 한다. 탄소중립은 완성된 정답을 따라가는 일이 아니라 기술과 시장의 변화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메가프로젝트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전혀 없던 사업을 새로 만든 것이라기보다 지역과 기업이 추진해 왔지만 전력·용수·인허가 등의 문제로 지지부진했던 사업에 국가가 실행력을 불어넣었다. AI와 반도체라는 미래산업을 지역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유치하는 것만으로 균형발전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균형발전은 지방에 권한과 책임을 나누고, 지역이 자신의 자원과 강점을 바탕으로 스스로 먹고살 길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 시점에서 탄소중립 정책도 '탄소중립 2.0'으로 한 단계 진화해야 한다. 탄소중립 1.0이 감축목표와 규제에 무게중심을 두고 무엇을 줄일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탄소중립 2.0은 탄소를 줄이면서 무엇을 새롭게 만들고 어떤 산업을 성장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 두 축은 미래산업과 지방분권이다. 탄소중립의 실제 실행 공간은 결국 지역이다. 에너지와 건물, 교통, 폐기물과 산업의 전환도 지역에서 일어난다. 기초지방정부까지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하는 만큼 이제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감축목표를 이행하는 역할을 넘어 탄소중립을 자신의 경제발전 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이 지역에 들어온다면 지방정부도 사업의 '지분'을 가져야 한다. 단순한 소유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의 설계와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지역의 토지와 전력, 용수와 기반시설을 사용하는 만큼 성장의 이익을 지역과 공유하도록 협상할 권리다. 지역기업 참여, 지역인재 고용, 에너지산업 육성, 폐열 활용과 같은 조건도 지역이 함께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산업을 지역에 가져다주는 것과 지역이 미래산업을 자신의 발전전략으로 선택하는 것은 다르다. 중앙정부는 큰 방향과 실행력을 제공하되 지역이 스스로 선택하고 계획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 지방정부 역시 기업 유치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미래산업과 탄소중립을 연결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탄소중립은 환경단체의 전유물도 아니며, 기후환경 정책에 국한되어 다루어져서도 안 된다. 산업정책이고 에너지정책이며 지역발전 전략이다. 이제 얼마나 강하게 규제할 것인가를 넘어,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어떤 산업과 시장을 만들고 그 성장의 과실을 지역이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를 물어야 한다. 지역이 성장하면서도 지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설계하는 것, 그것이 탄소중립 2.0이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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