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후부, 5월부터 SMP 상한제 재도입 유력…“전력시장 다시 규제로”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 되면서 석유에 이어 전력시장도 가격상한제가 시행될 전망이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5월 1일부터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를 재도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한시적으로 도입됐던 제도가 3년 만에 다시 꺼내 드는 카드다. (본지 3월 9일자 “석유 최고가격제 검토, 'SMP 상한제' 재도입으로 이어지나" 참조) SMP 상한제는 전기사업법과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에 의거해 전력거래가격이 특별히 급등하거나 국민생활 또는 국민경제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력도매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 오르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SMP 상한제는 시행하고자 하는 날이 속하는 월의 직전 3개월 가중평균 SMP가 직전 4개월부터 직전 123개월까지의 월별 가중평균 SMP 중 상위 10%에 해당하는 월의 가중평균 SMP 이상인 경우에 발동할 수 있다. 상한 가격은 시행 직전 4개월부터 직전 123개월까지의 가중평균 SMP에 1.5를 곱한 값으로 한다. 설비용량 100kW 이상인 모든 발전기에 적용한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연료 가격이 급등해 kWh당 120원대 수준이던 SMP가 250원 이상으로 급증하자 정부는 전력시장 가격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2022년 7월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이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번에는 150~160원 수준에서 상한가가 설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도입 LNG 가격은 장기계약물량의 경우 국제유가(브렌트유)와 연동되고 환율 영향을 받는다. 브렌트유 가격은 전쟁 전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이달 초에는 110달러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전쟁 전 1430원 수준에서 이달 초 151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1490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물가격도 JKM(동북아 현물가격)은 전쟁 이전 MMBtu당 약 10달러 수준에서 최근에는 20달러를 보이고 있다. 이미 가스공사가 일부 스팟 물량을 이 가격에 계약을 완료된 상태로, 이르면 5월부터 전력시장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전력시장은 연료비가 가장 높은 발전기의 변동비가 해당 시간대의 전력도매가격(SMP)을 결정하는 '한계가격 결정 방식'을 따른다. 즉 여러 발전원이 동시에 가동되는 상황에서 가장 비싼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기가 마지막으로 투입되며, 이 발전기의 발전비용이 시장 가격으로 형성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최고가 스팟 가격으로 도입된 LNG를 사용하는 발전기가 가동될 경우, 해당 비용이 그대로 SMP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그대로 반영할 경우 SMP가 현재의 두 배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SMP는 kWh당 110~120원 수준이지만, 연료비 상승이 반영되면 200원대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SMP 상한제의 핵심 목적은 민간 발전사의 초과이익 환수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 정부는 그동안 위기 국면에서 특정 기업에 수익이 집중되는 구조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특히 에너지 가격 급등기마다 '횡재세'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며, 시장 상황을 넘어서는 초과이익에 대해 일정 부분 환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번 SMP 상한제 역시 이러한 정책 기조의 연장선에서, 에너지 위기 속 민간 발전사의 이익을 일정 부분 통제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LNG 직도입을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민간 발전사들이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상황에서 일부 사업자에게 과도한 수익이 집중되는 구조를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한제가 과거보다 훨씬 강한 규제로 작동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러·우 사태 당시에는 민간 발전사 손실에 대해 일정 부분 보상이 병행됐지만, 이번에는 별도의 보상 장치 없이 수익을 직접 억제하는 구조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SMP 상한제는 전기요금 상승 요인을 어느 정도 완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 통제로 전력시장 구조가 왜곡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SMP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발전사들이 연료비 상승을 전력 판매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일부 발전사들은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경영 압박을 겪은 바 있다. SMP 상한제 적용기간은 과거 3개월 한시로 제한돼 있었지만, 이번에는 고시 개정을 통해 일몰 기한이 없이 상시 적용 형태로 설계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몰 규정은 일정 기간이 지나거나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면 해당 규제가 자동으로 종료되도록 하는 장치다. 즉 정책 도입 당시부터 적용 기간이 명확히 설정돼 있어 시장 상황이 안정되면 규제가 자연스럽게 해제되는 구조다. 반면 상시 규제는 별도의 종료 시점을 두지 않고 정책 당국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지속되는 형태로, 사실상 구조적·상시적 개입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동일한 SMP 상한제라도 일몰 규정이 적용될 경우 단기적 시장 안정 장치로 기능하는 반면, 상시 규제로 전환될 경우 전력시장 가격 형성 구조 자체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파급력이 훨씬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SMP 급등은 곧 한국전력의 재무 부담으로 직결된다. 전력 소매 판매 가격이 사실상 제한된 상황에서 도매가격이 급등할 경우 한전 적자가 다시 확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SMP 상한제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도 이 같은 재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중동발 에너지 가격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시적 대응이 아닌 구조적 가격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발전용 천연가스 가격 자체를 규제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현실적으로 실행이 어렵다는 평가다.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여전히 14조원 이상 누적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가격 억제는 재무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가스 가격이 아닌 전력시장 가격(SMP)을 직접 통제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이번 SMP 상한제 재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전력시장은 다시 규제 중심 구조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한 전력시장 관계자는 “연료비 상승에 따른 가격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민간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기적인 요금 안정과 중장기 시장 기능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 직도입 발전사는 유리한 조건에 계약을 잘해서 구조적으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인데 위기가 올 때마다 '횡재세'라고 하니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계속 이렇게 규제를 할 것이라면 발전분야를 100% 공공부문으로 전환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산업용 전기요금은 소비자의 부담

정부가 2분기의 전기요금을 동결한다. 지난 2월 말 중동 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 연료비 조정단가에 적지 않은 인하 요인이 발생했지만, 그동안 누적된 미(未)조정액을 고려해서 전기요금에는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200조 원이 넘는 무거운 부채를 떠안고 있는 한전의 재무 상황과 중동발 에너지·공급망 위기에 의한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도 고려했을 것이다. 전기요금이 12개 분기 연속해서 동결되는 주택용과 일반용(업무용) 소비자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그렇지 않아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에 떨고 있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마냥 반가워할 수는 없다. 중동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소비 억제'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의 냉방용 전력 수요를 줄이기 위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으면 여름철 전력 대란을 피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전력 소비의 55%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를 사용하는 산업계의 입장도 난처하다. 지난 정부에서 무려 73%나 올려놓은 산업용 전기요금 때문에 고사(枯死)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 기업의 현실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179.23원으로 급전(給電)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고, 소비량도 적은 주택용 155.52원보다 15%나 더 비싸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해괴망측한 비정상이고, 심각한 불공정이다. 지난 정부의 포퓰리즘이 만들어낸 끔찍한 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남겨놓은 탈원전 비용을 몽땅 산업용 전기요금에 떠넘겨 버렸다. 주택용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반발을 피하겠다는 꼼수가 뒤늦게 제조업과 인공지능을 위협하는 폭탄을 만들어낸 것이다.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비싼 전기요금 탓에 철강 공장은 조업 시간을 줄이고 있고, 염색 공장은 상당한 물량을 중국에 빼앗기고 있다. 중국과 중동의 과잉 투자로 발생한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석유화학산업계의 현실이 가장 절박하다. 작년 8월부터 시작했던 '자율 구조조정'도 이번 중동 위기로 길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미래 산업도 흔들린다.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위해 100조 원을 투자하고 반도체 2대 강국을 위해 700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단군 이래 최대의 국정과제도 위험한 상황이다. 네이버·카카오·KT 등 빅3 IT기업이 데이터센터 가동에 사용한 전력은 지난 5년 사이에 75%가 증가했는데 전기요금은 2배가 넘는 156%나 폭등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앞으로 들어서게 될 데이터센터가 과연 살인적인 전기요금을 견뎌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다고 4월부터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부과 체계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1977년 이후 49년 만의 대규모 개편이다. 가장 비싼 요금을 부과하는 '최대부하' 시간대를 낮에서 저녁·밤으로 옮긴다. 태양광·풍력 전기가 남아도는 낮 시간대 전력 소비를 유도하고, 전기요금을 깎아주던 심야 요금은 오히려 인상한다. 산업용 전력의 수요를 분산해서 전력망의 부하를 낮추고, 산업 현장의 전력 소비 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4만여 곳의 산업용(을) 사업장 중 97%인 3만8000여 곳에 요금 인하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한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개편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심야의 작업을 주간으로 옮기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 년 365일 연속 가동이 필요한 정유·석유화학·철강·반도체 업체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이번 개편으로 한전은 연간 5000억 원의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고 한다. 그뿐이 아니다. 태양광·풍력의 전기가 남아도는 것은 짧은 봄·가을에 한정된 일이다. 결국 태양의 일조량이 줄어드는 겨울이나 장마가 길어지는 여름에는 가격이 불안정한 LNG 발전을 더 많이 동원할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재생에너지를 늘이자는 주장도 조심스러운 것이다. 태양광·풍력 설비가 늘어나면 어쩔 수 없이 LNG 발전량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쨌든 산업용 전기요금은 기업주가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업의 전기요금은 고스란히 제품의 원가에 반영되어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가고,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을 깎아 먹게 만든다. 기업이 전기를 물 쓰듯 펑펑 낭비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지적도 억지일 수밖에 없다. 제품 원가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를 함부로 낭비하는 기업은 절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 위기가 아니라도 주택용·일반용 전기의 낭비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덕환 외부기고자

[EE칼럼] 부존자원 없는 나라의 필수전략, 에너지절약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해 본 전문가들은 에너지절약 정책이 국내 에너지정책 입안 과정에서 서서히 사라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나름 수십 년간 전해져 왔던 에너지정책 수립 과정에서 에너지절약 정책은 가장 앞서 적용되던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이란 사태로 갑자기, 그리고 허겁지겁 에너지절약 정책이 등장하고 있다. 에너지정책 수립 과정의 첫 순서는 먼저 미래의 에너지 수요를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예측하는 것이다. 미래 에너지 수요 예측치에 대한 나름의 합의가 이루어지면 다음은 이제 여러 정책과 방안을 적용해 보는 순서인데, 전통적으로는 우리나라는 에너지 효율 증대나 에너지절약을 위한 정부 계획, 현행법으로는 '에너지이용합리화기본계획'을 가장 먼저 적용하였다. 이를 통해 절약과 이용합리화를 수행하여 줄일 수 있는 수요량을 빼고 남게 되는 수요 예측치를 목표로 하여 에너지 공급 정책과 방안을 도출하는 순서를 거쳐 정책을 완성하여 왔다. 우리나라가 이와 같이 에너지이용합리화 정책과 방안을 에너지 공급 정책과 방안에 앞서 적용하여 온 이유는, 당연히 한반도에 부존된 에너지원이 그 수요에 비하여 양과 종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과, 1970~80년대 1, 2차 석유 위기를 겪은 이후부터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이 가장 중요한 이슈라는데 나름 전 국민이 동의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고유가와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서 정책 수립의 이행 순서에 변화가 생겼다. 공급 정책이 수요예측 바로 다음으로 순서를 당겨 나타났다. 에너지전환정책, 해외자원개발정책, 재생에너지공급정책, 원자력공급정책 등이 그들이다. 사실 정책의 우선순위는 정부의 정책 목표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 에너지절약 정책의 순서가 아주 뒤로 밀려버린 것이다. 에너지 효율 지표를 주요 국가들과 비교하여 보면 그 영향이 확실히 드러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에너지 효율의 대표적인 지표로 사용하는 에너지집약도(에너지사용량을 GDP로 나눈 수치) 추이를 보면 우리나라는 1980년 이래 지난 40여 년 내내 일본 등 주요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 우리의 에너지집약도는 1980년 0.27에서 2022년 0.16으로 개선되었으나 같은 기간 동안 일본은 1980년 0.15에서 2022년 0.08로, 독일은 0.19에서 0.08로, 영국은 0.15에서 0.05로 더 크게 개선되었다. (아래 표 참조) 더 큰 문제는 미국에도 추월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1980년에 0.26으로 우리와 비슷하던 미국은 지난 40년 동안 우리를 앞질러서 2022년에는 0.10을 달성하였다. 미국이 이제 우리나라가 아니고 일본과 유럽 국가들에 가까운 효율을 보이는 것이다. 에너지집약도 지표를 구성하는 두 변수 중 분모인 GDP가 지난 40년 동안 엄청나게 커졌는데도 효율 지표가 좋아지지 않은 것은 정책 우선순위 변화의 영향이 없다고 반박하기 어렵다. 에너지효율화 정책 우수국가인 독일의 정책을 살펴보면 나름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산업부문 에너지절약 정책은 LEEN (learning energy efficiency network)이다. 21세기 들어서 시작하였으며 이미 독일 내 2천여 개의 중견, 중소기업이 해당 정책의 혜택을 받고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지역별로 연합체를 만들어 대학, 정부, 연구소가 도움을 주고 서로 절약하는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일본, 영국 등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나라는 모두 진짜로 에너지를 적게 쓰는 쪽으로 산업을 발전시키는 에너지 효율화 정책을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추진해 왔다. 에너지 가격을 요금으로 묶어 두는 정책이나 단기적인 캠페인형 정책이 아니고 말이다. 그렇기에 독일은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도 한국의 두 배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하고 있다. 이는 일본, 영국 등도 마찬가지이다. 에너지사용량이 줄어들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도 따라올 것이며 재생에너지 보급 역시 늘어남을 이들은 잘 알고 있다. 무역수지가 좋아지고 경제가 에너지 위기에 강해지는 효과는 덤으로 얻고 말이다. 이번 이란 사태는 에너지절약 정책이 다시 한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돌려놓을 기회이다. 국민들이 모두 에너지 효율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을 때 산업현장의 에너지 효율화 향상 방안을 추진하고 또한 효율화 투자를 지원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민과 기업이 실제로 절약과 효율화에 나서게 하는 인센티브를 강화하여 동참을 유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허은녕

[EE칼럼] 석유공급 위기가 몰고 올 에너지전환 정책의 방향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닫혀버린 호르무즈 해협으로 인해 세계 석유 공급망이 한달이 넘게 흔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석유제품 가격은 치솟고 있고 산업의 쌀인 석유 나프타의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즉,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 부족으로 에틸렌 생산 차질, 플라스틱·섬유·가전·자동차 등 연관 산업 전반의 제품 생산 중단 및 가격 폭등을 초래하여 다른 산업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 국내 정유공장에서 하루 280만 배럴의 원유를 소비하고 있고 연간 약 10억 배럴 소비하고 있으며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70% 이상을 중동 지역의 중질유를 수입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양은 전 세계 하루 원유 생산량의 15% 정도인 1500만 배럴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비산유국인 한국이 받는 충격은 구조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이런 공급망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대책에는 무엇이 있을까? 석유가스의 안정적 공급을 늘려야 할까?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하여 탈석유 시대를 앞당겨야 할까? 과연 정답은 있을까? 이에 대한 정답을 찾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의 에너지원 구성과 미래 에너지전환에 대한 합리적인 전망을 이해하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위주의 에너지전환은 언제쯤 이루어질 것인지? 에너지전환이 이루어지면 정말 화석연료는 필요가 없는 것인지? 즉, 에너지전환의 시기와 규모에 대한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전망에 기반한 미래 에너지원 수요공급 구성이 필요하다. 한국의 최종 소비 에너지원을 살펴보면 24년 말 기준으로 석유 47%, 전기 22%, 석탄 14%, 가스 12%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국내 전력 생산의 60%는 석탄과 천연가스로부터 생산되고 있다. 만약, 신재생에너지로부터 모든 전력을 생산하더라도 에너지 소비의 20%를 담당하는 것에 불과하다. 만약에 신재생에너지가 모든 에너지원을 대체하려면 100% 전기화 되어야 한다. 동시에 에너지사용의 전기화 비율을 높여야 하는 일이 여전히 남아있다. 2050년 한국의 탄소중립 계획에 따르면 전기화 목표는 45%로 설정되어 있고 현 수준의 2배로 늘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현재의 60%인 화석연료의 전력 생산량도 줄여야 하고 동시에 신재생으로부터의 전력생산은 획기적으로 늘려야 에너지 소비의 45%를 전기로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석유는 전력 생산에 미미한 수준을 담담하고 있다는 점도 신재생에너지가 석유공급 위기를 전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현재로서는 탈석탄도 버거운 형편인데 탈석유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른 문제는 석유가스가 언제까지 필요하게 될까 이다. 2050년엔 석유가스가 사용되지 않을까? 참으로 예상하기 어렵다. 각국이 제시한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전환에 기반하는 에너지원 구성 예측은 전망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희망에 가깝다. 너무나 많은 가정과 대규모 투자가 따라와야 하고 전 세계 합의해서 일사분란하게 추진해도 될까말까한 계획이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석유는 연료와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 탄소배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미국, 인도가 탄소배출 감축이 어렵다는 점, 에너지 생산설비의 수명이 길다는 점을 고려하면 에너지전환이 지금의 희망보다는 어렵고 훨씬 천천히 다가올 것이라 점은 분명해 보인다. 석유가스시대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 인정하기 싫지만 현실일 것이다. 이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한국의 에너지원 공급망 안정화는 어떻게 해야할까? 기존의 자원안보 특별법을 좀 더 실행력 있게 다듬어서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의 정상화를 통해 국내 수요를 관리하고 국내 비축과 해외 도입선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성공적이고 효율적인 해외자원개발 추진을 통해 10%인 자원개발률을 40% 수준으로 높여야 하고 또한 자원안보의 최선책인 국내 자원개발을 정권의 교체에 무관하게 중단없이 지속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보인다. ekn@ekn.kr

수열에너지 도입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7년이면 본전 뽑아

서울시가 국내 지하 공간 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인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냉·난방에 수열에너지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지하 건물 전체에 수열에너지를 도입함으로써 6억원 이상의 연간 운영비 절감과 1500톤 가량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 그간 서울엔 롯데월드타워와 코엑스 무역센터 등 민간 건물에 수열에너지 도입 사례가 있었지만 공공 인프라로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가 수열에너지를 도입하는 첫 사례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는 삼성역에서 봉은사역까지 지하 5층, 시설면적 17만㎡의 규모로 들어선다. 국내 지하 공간 개발로는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광역복합환승센터로서 통합역사(GTX, 위례신사선), 버스환승정류장, 공공 및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냉·난방 시설로 수열에너지를 도입할 때 장점은 기존 상수도관을 열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별도로 송전선로를 깔 필요가 없고 도심에서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원리는 대기와 물의 온도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건물 안의 열을 한강 물을 통해 바깥으로 내보내 열을 식힌다.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한강물을 실내로 들어오게 해 열을 건물 안으로 이동시킨다. 물이 대기보다 온도차가 적어 에너지 효율이 높다. 수열에너지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전기요금 등 운영비는 매년 6.2억원이다. 관로공사에 25억원, 건물 내 설치되는 수열 기계설비 공사에 20억원이 소요돼 수열에너지 관련 설비 설치비용은 45억원이다. 7년이 넘어가면 초기 투자 비용 회수가 가능한 것이다. 시가 수열에너지 사업 시행을 맡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설계·공사지원·공급을 맡았다. 수열에너지 설비는 한강 물인 원수를 공급하는 인프라와 그 물을 사용하는 건물 내 시설로 나눠진다. 지하에 광역상수도 원수관이 지나가면 이 관으로부터 복합환승센터 건물 쪽으로 물을 끌어올 수 있도록 연결 배관을 설치하는 일은 수자원공사가 맡는다. 연결 지점부터 복합환승센터 내 열교환기·펌프·내부 배관 등 내부 설비 관리는 시의 몫이다. 민간 수열에너지 도입 사례인 롯데타워와 코엑스와 복합환승센터의 공통적인 조건은 관로가 가까이 지나고 있다는 점이다. 관로가 건물 가까이 지나고 있어 경제성이 보장돼 수열에너지 사용이 용이하다. 수자원공사는 복합환승센터에 2030년부터 2049년까지 20년간 1800RT(냉동톤, Ton of Refrigeration) 규모의 수열에너지를 공급해 건물 전체 냉·난방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는 에어컨 약 1800대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냉방 규모에 해당한다. RT는 0℃의 물 1톤을 24시간 동안 0℃의 얼음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의미한다. 1RT는 약 3.5kW에 해당한다. 환산하면 6438kW 규모다. 롯데타워는 3000RT(약 10500kW), 코엑스는 7000RT(약 24500kW) 규모로 도입됐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원수가 열만 교환하고 다시 수자원공사의 관로로 회귀될 수 있도록 물을 활용하는 계약을 20년간 맺는다"며 “계약이 만료되면 협의 뒤 다시 갱신한다"고 설명했다. 수열에너지 도입으로 기존 냉·난방 방식 대비 에너지 소비가 약 35% 절감된다. 그 결과 온실가스는 1498톤 감축 효과가 발생한다. 지난 6일 서울시가 수자원공사와 실시협약을 체결한 것은 2020년 광역상수도 원수 활용에 관한 MOU체결 이후 후속 조치다. 6년 만에 협약이 진전된 것은 복합환승센터 사업 진행 중 중간 설계과정에서 KTX가 빠져 재설계가 필요했고, 근로기준법도 개정돼 공기가 늘어 GTX-A 삼성역 개통이 지연된 전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복합환승센터는 2028년 4월 완공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수열에너지 시설은 완공 일정에 맞춰 공사 예정"이라며 “원수관로를 빼내는 작업을 올해 작업하고 열교환기·히트펌프 등 기계 장비 설치에 2~3년 소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복합환승센터 총사업비는 1조795억원 규모다. 재원은 광역급행철도사업·위례신사선·GBC 공공기여금·주변 교통개선사업 부담금을 활용한다. 서울시가 물사용료로 매년 수자원공사에 내는 비용은 5500만원이다. 이 안에는 유지·보수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한편 수자원공사는 2030년까지 누적 28.4만RT 규모로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건설 역시 그 공급 목표의 일환이다. 이는 발전설비 용량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GW 수준으로 원전 1기와 맞먹는 규모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E칼럼] 자원 안보 시대, 한국과 캐나다의 전략적 연결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미국·이스라엘 대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에너지 질서는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화석연료가 재부상하고,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전력 수요 확대가 촉발된 것에 더해, 에너지 및 자원 공급망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마저 높아지면서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인식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저탄소 에너지원으로의 에너지 전환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환경적 차원을 넘어서서 디지털 혁명과 맞물리며 산업 정책적 성격을 띠게 되었고, 이제 전쟁 국면으로 인해 에너지 안보와도 결합하였다. 이는 한국과 같은 제조업 중심의 에너지 다소비 국가에게는 미래 산업 전략과 직결되는 사안이자,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 속에서 경제 안보의 핵심 과제가 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핵심광물(critical minerals)'이 있다. 지난 3월 27~28일 양일간 서울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포럼에서 필자는 이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디지털 산업까지—거의 모든 미래 산업은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과 같은 핵심광물에 의존한다. 핵심광물은 단순한 원자재가 아니다. 공급망을 통제함으로써 산업을 좌우할 수 있는 '지정학적 자산'이다. 한국의 현실은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제시하는 한국의 연간 에너지 수입액은 2024년 기준으로 약 226조 원, 광물 수입은 약 33조 원으로, 이를 합치면 약 260조 원에 달한다. 이는 한국 전체 수입액의 약 30%에 해당한다. 호르무즈 사태가 불러온 나비효과를 떠올리면, 석유·가스보다 더 지역 편중이 심한 핵심광물 공급 구조는 훨씬 더 큰 경각심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코발트 생산은 콩고민주공화국(DRC)에 집중되어 있으며, 니켈은 인도네시아, 리튬은 호주와 남미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핵심광물의 정제·가공은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데,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흑연 하나만 보더라도 98%가 중국에서 가공된다. 이러한 구조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울 수밖에 없다. 중동에서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에너지 가격이 흔들리는 것처럼, 핵심광물 역시 언제든지 자원 안보를 위협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 결국 에너지 안보와 자원 안보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 본질은 결국 지정학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원 빈국이자 섬과 같은 지리적 구조에 처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분명하다.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여기서 캐나다의 전략적 가치를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캐나다는 단순한 자원 공급국이 아니다. '신뢰 가능한 공급망'을 제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캐나다는 리튬, 니켈, 코발트, 희토류 등 다양한 핵심광물을 보유한 자원 부국이다. 동시에 G7 국가로서 안정적인 제도와 높은 환경·사회 기준을 갖춘 국가이기도 하다. 반면 한국은 배터리, 전기차, 소재 가공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즉, 양국은 구조적으로 보완적인 관계다. 한쪽은 자원과 생산 생태계를, 다른 한쪽은 기술과 산업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조합은 단순한 교역 관계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다. 더 중요한 점은 지정학적 환경이다. 한국과 캐나다는 서로 간의 국제정치적 갈등이 발생하기 힘든 거리로 떨어져 있지만, 열린 바다인 북태평양을 통해 교역이 이루어지므로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주요 초크포인트(chokepoint)가 부재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미 한국과 캐나다 관계는 2022년 이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지만, 이를 기반으로 양국 간 협력은 더욱 견고해질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국과 캐나다 간에는 단순 에너지 및 자원 교역을 넘어 공동 투자로 전환하여 이익 배분 구조를 제도화하고, 배터리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밸류체인을 통합하며, 이를 뒷받침할 금융을 포함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에너지 전환의 시대는 동시에 자원 안보의 시대다. 그리고 이 새로운 질서 속에서, 한국과 캐나다 간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이 재확인되고 있다. ekn@ekn.kr

[이슈] “돌리라는데 못 돌린다”…송전망 부족 동해안 석탄발전 ‘한숨’

정부가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을 낮추고 대신 원전과 석탄발전 가동률을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동해안 석탄발전소는 더 돌리고 싶어도 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송전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송전 용량은 올해 4분기부터 점차 늘어날 예정이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송전망의 신뢰도 기준을 완화해 송전 용량을 높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7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신 석탄발전 설비를 갖춘 동해안 석탄발전 3사인 GS동해전력, 강릉에코파워, 삼척블루파워가 정부의 봄철 가동률 상한제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가동률을 못 올리고 있다. 3사의 평균 설비 가동률은 20~30%대이다. 송전망이 부족해 망을 번갈아 쓰는 등 제한적으로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 대책으로 봄철 석탄발전 가동 상한제를 완화했지만, 이들 발전사들한테는 사실상 '그림의 떡'에 불과한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송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동해안의 송전망 용량은 약 11GW이다. 이 송전망을 사용하는 발전 용량은 17.9GW이다. 여기에는 원전 8.7GW가 포함돼 있다. 정부는 원전에 송전망 우선 접속권을 주고 있다. 나머지 망 용량 2.3GW에 7.9GW의 화력발전이 접속돼 있어 가동이 제한되고 있는 것이다. 한전은 송전망 확충을 위해 동해안-신가평 초고압직류송전망(HVDC)을 건설 중이다. 한전에 따르면 HVDC는 총 2단계에 걸쳐 구축된다. 1단계 4GW는 올해 10월, 2단계 4GW는 2027년 완공 예정이다. 1단계가 완공되면 동해안 송전망 용량은 약 15GW, 2단계가 완공되면 약 19GW로 증가해 동해안 발전용량 상당부분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해안 발전사들은 송전망 제약에 원전 변수까지 더해져 더욱 난처한 상황이다. 정부가 중동 사태 대책으로 원전 가동률을 높이기로 하면서 현재 정비 중인 울진 지역 원전이 조기 가동되거나 출력이 상향될 경우,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민간 석탄발전의 급전 순위는 더욱 밀릴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석탄발전 상한을 풀어도 실제 가동률은 오히려 더 낮아지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원전 이용률을 높이면 계통 안정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민간 석탄 입장에서는 가동 기회가 더 줄어드는 구조"라며 “결국 정책 효과가 특정 전원에만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발전원 간 단순한 '정책 전환'만으로는 전력시장 운영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송전망, 계통 제약, 급전 순위 등 물리적·시장적 요소가 동시에 작용하는 구조에서 특정 발전원을 늘리거나 줄이는 정책은 예상과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단기적 대책으로 송전망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신뢰도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동해안 송전망은 'N-2(두 개 송전선 동시 고장 가정)' 기준이 적용되면서 전체 용량의 약 50% 수준만 활용되고 있는데, 이를 한시적으로 완화할 경우 발전기 2~4기 수준의 추가 가동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행 기준은 국제적으로도 매우 보수적인 수준"이라며 “위기 상황에서는 N-1 수준으로 조정하거나 이용률을 60~70%까지라도 높이면 LNG 사용을 줄이고 연료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동해안 민간 석탄발전소 이용률은 20~3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송전 기준 완화만으로도 가동률 개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당장의 에너지 위기를 넘기려면 있는 설비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신규 발전, 송전 설비들은 계획대로 준공되기 더욱 어려운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전력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원 구성보다 계통 인프라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동해안 HVDC와 같은 대규모 송전망 구축 지연은 전력시장 전반의 비효율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발전원 믹스를 어떻게 구성하느냐보다, 생산된 전기를 어디로 어떻게 보내느냐가 더 중요한 단계에 들어섰다"며 “송전망 투자와 계통 운영 개선 없이는 어떤 정책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에너지 절약 이렇게] 차 연료·가정전력 10% 줄이면 CO₂ 연간 1450만톤 감축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 격화하고,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제 유가는 장기적으로도 배럴당 100달러 안팎의 고유가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직접적인 충격을 받고 있고, 정부는 공공기관과 산업계 등에 에너지 절약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동참하는 분위기다.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절약은 피할 수 없지만, 그래도 순기능은 있다. 자동차 연료와 전력 사용을 줄이면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고,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초기 봉쇄와 이동 제한으로 에너지 소비가 급감하자 대기질은 즉각적으로 개선됐다. 중국에서는 질소산화물(NO₂)이 약 30~50%, 초미세먼지(PM2.5)는 최대 30% 이상 감소했고, 한국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PM2.5 농도가 전년 대비 약 40% 이상 줄어드는 등 뚜렷한 개선이 나타났다. 이는 교통과 산업, 발전 부문의 에너지 사용 감소가 곧바로 대기오염 저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실증 사례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고유가 시대에 자동차 연료와 가정 전력을 각 10%씩 줄인다면, 1년 동안 거둘 수 있는 환경개선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본지는 국내외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했다. ◇차 연료 10% 줄이면 CO₂ 1000만톤 이상 감축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자동차 누적등록대수가 2651만5000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휘발유 차량이 1239만7000대, 경유 차량이 860만4000대, LPG 차량이 184만대, 하이브리드 차량 255만 대, 전기차 89만9000대 등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24년 한해 휘발유 소비량은 9504만 배럴, 경유 소비량은 1억5507만 배럴, 차량용 LPG는 2800만 배럴이다. 이를 리터(L)로 환산하면 휘발유는 약 150억 L, 경유 약 250억 L, LPG는 45억 L에 해당한다. 이같은 휘발유와 경유, LPG 소비를 △대중교통 이용 △5부제 참여 △급출발, 급제동 않기 △카풀 활성화 등을 통해 10% 절약한다고 하면, 휘발유는 15억 L, 경유는 25억 L, LPG는 4억5000만 L를 절약하는 셈이다. 연료별로 1L를 줄였을 때 감축할 수 있는 CO₂의 양은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적용하면 구할 수 있는데, 휘발유가 2.3kg, 경유가 2.6kg, LPG가 1.6kg이다. 이를 바탕으로, 휘발유 사용을 10% 줄이면 약 350만 톤 CO₂를 감축하는 셈이다. 경유 10% 감축은 약 650만 톤의 CO₂가 줄어든다. LPG 10% 감축도 CO₂ 배출량을 약 75만톤 정도 줄일 수 있다. 결국, 자동차 연료 10%를 줄이면 연간 1075만톤의 CO₂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대기오염 개선 효과도 크다. 특히, 경유 사용 절감은 개선 효과가 크다.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나 미세먼지(PM) 배출량 감축 규모는 수백~수천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여름철 오존 오염도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도심 공기질이 직접 개선되고,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가정에서 전력 소비를 10% 줄인다면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전력공사가 판매한 전력의 양은 550 TWh(테라와트시, 1TWh=10억 kWh)이고, 이중 가정용은 84 TWh에 해당한다. 가정부문이 전체 전력 소비의 약 15% 정도를 차지하는 셈이다. 전력 소비 1kWh를 절약할 때 줄어드는 CO₂는 국내 전력 에너지 믹스와 배출계수 등을 고려하면 0.45 kg정도 된다. 이에 따라 △빈 방 조명 끄기 △대기전력 줄이기 △냉장고 여닫는 횟수 줄이기 △엘리베이트 닫힘 버튼 누르지 않기 △빨래 모아서 세탁하기 등을 통해 가정용 전력의 10%인 8.4 TWh를 절약한다면, 378만톤의 CO₂가 줄어들게 된다. 이는 평균 배출계수를 적용한 값으로, 석탄 발전이 먼저 줄어들 경우 감축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사태는 중동 석유 수급이 원인이어서 석탄 발전을 줄이는 게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 다만 LNG 발전량과 석탄 발전량이 줄어들 경우 대기오염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SO₂와 NOx 배출량이 감소하고, 결국 미세먼지 오염과 오존 오염이 줄어들 수 있다. ◇국내 산림 면적의 25%에 해당하는 정화 역할 자동차 연료 사용 10% 절감과 가정용 전력 10% 절전으로 줄일 수 있는 CO₂는 모두 1453만톤 수준이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30년 생 소나무 숲 1㏊가 1년에 흡수할 수 있는 CO₂가 10.77톤이므로, 1453만톤을 줄인다는 얘기는 30년 생 소나무 숲 135만㏊가 하는 일과 맞먹는다. 숲 135만㏊는 1만3500㎢로 서울시 면적(약 605㎢)의 약 22배 규모이고, 전체 국내 산림면적 630만㏊의 21%에 해당한다. 이같은 계산 결과는 고유가 시대의 에너지 절약이 대기오염·건강·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해결하는 정책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동차를 덜 타면 도심의 공기질이 개선되고, 가정 등에서 절전하면 LNG와 석탄 발전 감소로 수입 의존도 완화는 물론 대기오염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시작된 지정학적 위기는 한국 사회에 에너지 절약을 요구하고 있다. 당장 에너지 절약은 불편이 따르지만, 환경을 개선하는 데는 분명한 효과가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케이엔알시스템, 로봇 부품 시험인프라 시장 진출…“신뢰성 검증 수요 대응”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이 로봇 핵심부품의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시험인프라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케이엔알시스템은 6일 로봇 부품 전용 평가솔루션을 신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시험장비 사업 확대에 나선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액추에이터, 모터, 감속기 등 핵심 부품의 신뢰성 확보가 산업 전반의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로봇 성능을 뒷받침할 시험·검증 인프라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케이엔알시스템은 26년간 축적해온 고난도 시험장비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부품 시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최근 국내 주요 부품 제조사와 '로봇 액추에이터용 모터 성능 평가 시험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장비는 로봇 구동의 핵심인 액추에이터 모터의 토크, 속도, 효율 등을 실제 운용 환경과 동일한 온도 조건에서 정밀 측정하는 고난도 시험설비다. 회사는 2026년 8월 납품 및 시운전 완료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미 관련 시장에서 초기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2020년 이후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LG전자 등에 로봇 액추에이터 성능 분석기와 협동로봇 모듈 통합검사 장비를 공급하며 시험인프라 분야 경험을 축적했다. 현재 국내 로봇 부품 시험인프라 시장은 민간 전문기업이 부재한 초기 단계로, 일부 부품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시험·검증 기능을 수행하거나 공공 주도의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문 시험장비 기업의 시장 진입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시장 성장성도 뚜렷하다. 한국의 로봇 밀도는 근로자 1만명당 1012대로 세계 평균(162대)의 6배 이상에 달하며, 연간 신규 설치 대수도 약 3만대로 세계 4위권 수준이다. 로봇 보급 확대는 자연스럽게 부품 신뢰성 검증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향후 국내외 부품 제조사뿐 아니라 국제 표준 기반 인증기관까지 공급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로봇 부품 시험인프라는 산업의 질적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이라며 “시험장비 기술력과 로봇 개발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수준의 시험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엔알시스템은 'K-휴머노이드연합' 참여기업이자 AI팩토리 전문기업으로, 심해 작업 로봇과 제철소 용광로 관리 로봇 등 다양한 산업용 로봇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해왔다. 최근에는 기존 대비 성능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린 다목적 유압 로봇팔과 소형 서보밸브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전동모터와 유압 액추에이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 라인업도 구축했다. 이와 함께 원전 해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중수로 방사화 구조물 절단 플랫폼 제작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대 가반하중 600kg급 이족보행 로봇 '슈퍼휴머노이드'를 2026년 말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아마존로보틱스와 로봇용 액추에이터 성능 검증 시스템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에도 착수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에너지 절약 이렇게] 에너지도 아끼고 아파트 관리비 줄이는 법

“관리비가 올라서 내 집인데 월세 사는 기분이에요." 지난 2월말, 인천 송도에 사는 A씨는 난방비 25만원에 전기세 26만원이 청구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파트 전용면적 84㎡에 거실은 난방도 안틀고 안방ㆍ아이방 모두 21도로 설정했음에도 관리비가 61만원이 나오니 당분간 외식과 문화생활은 포기하겠다고도 했다. 세대별로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과 아파트 공용전기료를 절감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세대별로 에너지를 절약하면 전기료, 수도료, 가스비 절감으로 관리비 절감이 가능하다. 이는 대기전력 절감, 냉난방비 절약, 가스비 절약을 통해 가능하다. 계속 켜 놓을 필요가 없는 가전제품의 대기전력을 줄이는 것이 가장 쉽고 효과적이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모두 일정량의 전력이 항상 소비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경우 플러그를 뽑아두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 대기전력 차단 콘센트를 사용해 모든 기기의 전력을 한번에 차단하거나 절전형 멀티탭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냉난방에 쓰이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도 많다. 여름철 에어컨을 사용할 때 실내온도를 1도만 높이더라도 약 7% 정도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 정부가 권장하는 여름철 적정 실내 온도는 26~28도다. 냉방으로 차가워진 냉기는 약 1시간 정도 유지된다. 외출 전에 미리 에어컨을 꺼두는 습관이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 선풍기는 미풍으로만 트는 것이 강풍으로 트는 것보다 전기료를 30% 줄일 수 있다. 겨울철 외출시에 보일러를 완전히 끄지 않고 실내온도를 2~3도 낮게 해 놓는 것이 오히려 에너지를 아끼는 길이다. 전기히터 같은 보조난방기를 사용할 때에는 냉기가 들어오는 곳을 등지고 난방기를 설치해야한다. 실내에서 수면양말을 신는 사소한 습관도 에너지 절약 방법이다. 도시가스나 급탕비를 아끼기 위해서는 샤워는 빨리 끝내는 것이 좋다. 급탕비는 온수 사용량에 대한 비용이다. 온수ㆍ냉수가 함께 나오는 수도꼭지는 온도 조절 버튼을 냉수 위치에 두면 보일러 가동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온수 흐름을 조절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주방용 가스를 절약하는 방법도 있다. 요리를 할 때 밑바닥이 넓은 조리 기구를 사용하여 기구의 열 흡수율을 높이는 것도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이 된다. 식사를 할 때 따로따로 먹지 않고 온 가족이 모여서 식사하는 것도 의외의 에너지 절약 방법이다. 서울시에 거주한다면 '에코 마일리지'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에코 마일리지는 아파트 주민이 각 세대의 전기나 수도, 도시가스, 지역난방 같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 친환경 제품 증정 같은 혜택을 주는 제도다. 시는 2009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해왔다. 카드사와 제휴해 회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때 추가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에코 마일리지 카드를 2011년에 도입하기도 했다. 마일리지 사용처 중 원하는 상품을 신청할 수 있고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은 지급일로부터 5년이다. 마일리지 사용처는 △서울시ETAX △온누리상품권 △아파트관리비납부 △가스앱캐시전환 △코원에너지서비스 △서울사랑상품권 △기부다. 공용 전기료 절감을 위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저층은 가급적 엘리베이터 말고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파트 외관 조명도 공동전기료로 나간다. 오래 사용할수록 조명의 전기사용량도 늘어나기 때문에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점등과 소등시간을 조정하는 것도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이 된다. 매 시간 켜져있는 지하주차장 조명을 LED로 바꾸는 것은 중요하다. LED조명의 경제성은 계속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전 18W LED조명은 개당 57000원이었으나 요즘 판매가는 20000원 정도다.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300개의 32W 형광등을 18W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600만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300개의 형광등을 켜면 월 전기요금이 약 144만이다. 18W LED 조명으로 교체 후 월 전기요금은 약 86만원으로 떨어진다. LED 조명 교체에 드는 비용은 약 10개월이면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자동으로 조도 낮추는 '지능형 디밍 시스템'을 주차장에 도입하는 것도 효과적인 에너지 절감 방법이다. 조명에 내장된 동작감지센서가 사람이나 자동차의 이동을 실시간 감지해 대기조도와 최고조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주차시 절전을 위해서 대기조도를 유지하다가, 운전자의 이동 동선을 파악하여 필요한 구간에서만 조명을 점등하는 방식이다. 아파트 옥상에 공용 태양광 발전기 설치하는 것도 에너지 절약의 한 방법이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공동주택 내 태양광 설비의 설치·철거 등과 관련한 입주자 동의 요건을 기존 '3분의 2 이상'에서 '과반'으로 완화했다. 공용부지에 태양광을 설치하면 공용 전기요금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악구·동대문구 등 다수 기초지자체에서는 태양광 설치비 일부를 무상 지원하기도 한다. 녹색건축물 인증 시 취득세 감면이나 환경개선부담금 경감 등 인센티브도 있다. 단지 상황에 맞게 전기 계약 방식을 변경하는 것도 공용 전기료를 절감하는 방법이다. 아파트 단지에서 전기사용 계약방식은 저압수전과 고압수전으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아파트는 고압전기를 공급받는데, 고압전기를 공급받는 것이 전기료를 절감하는 첫째 요소다. 고압일수록 송전시 전력손실이 적고 주택용 저압전기보다 낮은 요금으로 계약이 가능하다. 전기요금 단가는 계절별로 차이가 있지만 고압이 저압보다 10% 정도 저렴하다. 고압수전은 단일계약방식과 종합계약방식으로 구분된다. 어떤 방식을 따르는지에 따라 KW당 전기요금 단가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별로 유리하게 계약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 공용시설이 많은 아파트는 종합계약이 유리하다. 종합계약은 주택용 전기 단가는 높고 공용부에 적용하는 전기 단가는 낮기 때문이다. 공용시설이 적은 경우 단일계약이 낫다. 단일계약은 공용부와 주택용 단가가 똑같은데, 단가가 종합계약의 주택용 단가보다 낮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발간한 '아파트 관리비 내리기 길라잡이'에 따르면 고용시설 비율이 30% 미만일 경우 단일 계약이 유리하며 30% 이상일 경우 종합계약이 유리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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