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발전, 18일 개막 ‘2025 울산조선해양축제’ 후원금 전달

한국동서발전(사장 권명호)이 울산지역 대표 축제인 '2025 울산조선해양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울산조선해양축제 추진위원회에 후원금을 전달했다. 올해 울산조선해양축제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일산해수욕장 일대에서 개최되며, 18일 개막 축하공연을 비롯해 '기발한 배 콘테스트', '나이트런 일산', '일산 비치 워터밤' 등 전 연령대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동서발전의 후원금은 축제 프로그램 참여자들을 위한 기념품 제작에 사용될 예정이다. 권명호 사장은 “조선해양의 중심지인 울산에서 지역 특색을 살린 조선해양축제의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라며“조선산업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울산을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선해양축제를 통해 울산이 산업·문화적으로 더욱 풍성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5월 '울산옹기축제'에 친환경 자원순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축제를 지원하고 문화·관광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여름철 전력피크에 기여하는 태양광…계통 안정엔 ‘양날의 검’

여름철 전력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태양광 발전의 역할을 두고 다시 논쟁이 뜨겁다. 산업계와 재생에너지 각각의 진영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낮 시간대 전력피크 부담을 낮춰준다"는 주장과, “갑자기 사라질 수 있는 태양광 발전의 간헐성과 불확실성이 오히려 전력계통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주장이 상반되고 있다. 특히 흐린 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태양광이 전력공급에 거의 기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한 발전설비 운영비용은 갈수록 늘어나는 실정이다. 14일 한국전력거래소의 계통 운영 자료에 따르면 하늘이 맑고 무더운 날의 오후 시간대에 태양광 발전량은 15GW 안팎으로까지 올라가고 있다. 이는 전체 전력 수요의 약 15%에 달하는 수준으로, 특히 노후 석탄화력의 감축과 맞물려 재생에너지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여름철 오후 2~5시 사이, 태양광 발전이 최대 출력을 낼 경우 전력공급에 일정 수준의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7~8월 무더위 시기에는 햇빛이 강해 태양광 발전량이 높아지고, 이는 한전의 공급 부담을 일정 부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태양광 의존도가 커질 수록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태양광 발전이 집중 배치된 남부지역에 갑작스럽게 구름이 끼게 되면 몇 분 사이에 수 GW의 태양광 출력이 줄어들게 된다. 이 같은 변화는 계통의 주파수와 전압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다른 발전기들이 '대기 상태'로 상시 운영돼야 한다. 실제로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한 2024년 8월 20일의 경우, 순간 최대 태양광 발전량은 오전 11시 20분에 기록한 4306MW에 불과했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맑은 날엔 태양광이 도움 되지만, 흐린 날엔 갑자기 사라지는 전원이나 다름없다"며 “결국 태양광을 보조하기 위한 예비력 확보, LNG 발전기의 유연한 운영이 필수적이다. 이 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양광 확대에 따라 기저발전의 출력 조정이 잦아지고 있다. 출력 조정은 발전기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유지보수 비용까지 높인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매년 추계하는 '계통 운영 비용'은 최근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저녁 피크' 문제도 부각된다. 낮에는 태양광이 공급을 하더라도, 해가 진 이후부터 저녁 9시까지 전력 수요는 여전히 높다. 하지만 이 시간대에 태양광은 발전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쓸모가 없다. 결국 짧은 시간에 가동이 가능한 가스발전을 가동해야 한다. 가스발전은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에는 발전량을 줄여놨다가 저녁 등 태양광 발전량이 없는 시간대에 다시 급속히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급등 대응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태양광의 간헐성을 보완할 대안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제시한다. 하지만 현재의 ESS는 비용과 효율 면에서 여전히 한계가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관계자는 “ESS는 정전 시 백업이나 태양광의 일부 단기 보완에는 도움이 되지만, 아직까지는 가격 대비 출력과 저장 용량이 부족해 기저전원을 대체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태양광이 여름철 낮 시간대 전력 수급에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날씨가 좋을 때'에 한정된 이야기다. 그 외 시간대나 흐린 날, 돌발 기상 상황에서는 오히려 계통 안정성과 운영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태양광이 무조건 좋다거나, 반대로 무용하다는 이분법보다는, 어떤 기술적·경제적 조건에서 유의미하게 작동하는지를 분석해 효율적인 통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미국에 부는 원자력 바람

2023년 12월 두바이에서 개최된 유엔 COP28 기후변화회의에서 한국을 포함한 22개 국가 장관들이 2050년까지 전세계 원자력 발전용량의 3배 확대를 위한 선언문에 서명한 큰 뉴스가 있었다. 그 뒤를 이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초일류 IT대기업들이 원자력 에너지에 직접적인 투자를 강화한다는 기사도 신문 지상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사실 더 충격적인 소식은 작년 9월에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텐리, BNP파리바 등 대형 은행들이 원자력에 자금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원자력발전소는 워낙 고가의 시설이라 건설에 엄청난 자금을 소요하는데, 단순히 기술적으로 복잡한 것도 문제이지만 정치적 이슈까지 결부되게 되면 공기가 지연되거나 추가 비용이 소요되는 일이 발생한다. 한 예로, 미국 조지아주에 웨스팅하우스사가 건설하였던 AP1000 발전소 2기의 가격이 처음에는 140억달러(한화로 약 19조원)로 추정되었으나, 공기지연 등으로 인해 최종적으로는 2배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공기가 지연되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추가되고 이를 감당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 동안 미국에서는 이런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려는 은행이 없어 일반 전력회사들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을 시도하기가 어려웠었다.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와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큰 걸림돌이 되었던 것인데, 지난 9월 주요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원자력 프로젝트에의 자금 공급을 선언한 것이다. 여기에 몇가지 요소가 더해지면서 미국에서는 원자력을 둘러싼 정치 경제 상황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먼저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지난 5월 23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원자력 발전량을 4배로 늘이겠다고 공언하면서 일련의 행정명령을 동시에 발표하였다. 간단히 요약하면, 신형 원자로 기술 개발과정에서 에너지부가 각종 실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국방부의 원자력 사용을 활성화해서 2028년까지 실제 발전을 개시하고, 비과학적이거나 지나친 규제를 줄여 인허가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AI데이터 센터에 활용되는 에너지부 원자력 시설을 국방 시설로 지정하고, 2030년까지 5GW의 전력추가 생산과 10대의 신규 대형 원자력발전을 위한 융자를 실시하는 내용이다. 어찌 보면 급진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원자력에너지 지원 계획이 발표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각 주 정부들도 앞 다투어 원자력을 지원하는 법률과 제도를 만들고 있다. 연방제 국가인 미국의 특성상 연방정부가 상위 정책을 시행한다고 해도 각 주에서 이에 맞는 제도를 만들지 않으면 실제 실행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수 있는데, 이러한 주정부 차원에서의 변화는 원자력에너지를 채택하는 큰 원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하자면, 미국 중앙/지방 정부 및 정치권 전반에 걸쳐 적극적으로 원자력을 활용하기 위한 흐름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다. 대표적인 친원자력 주인 텍사스에서 3억5천만 달러의 원자력개발기금을 신설하는 법안을 상하원에서 통과 시켰고, 그 동안 원자력 신규 건설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인 뉴욕에서도 원자력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면서 주지사가 신규 선진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두가지 모두 이번 6월에 일어난 일이다. 콜로라도, 워싱턴 등 여러 주에서 원자력 에너지를 클린에너지 옵션으로 채택하고 있고, 그 외에도 많은 주에서 법령을 개정하여 신규 원자력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각 주정부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대형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을 그 지역에 수용하기 위해서는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안정적인 에너지원 마련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고, 최근의 전력 부족사태로 치솟은 전기요금으로 인한 민원에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했기 때문에, 이러한 일련의 원자력에너지 지원책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 하겠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을 살펴보면,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미국의 오랜 전통과 더불어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 원자력시장을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한 국가 안보의 측면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던 그리고 중국이 집중 견제를 받기 전이었던 시기에는 이 두 나라가 세계 원자력 신규 건설 시장을 거의 차지하고 있었고, 미국, 프랑스, 우리나라 정도가 서방세계에서 원자력 플랜트 건설 기술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시장경제 측면에서 보면, 미국 대형 IT업계에서는 비즈니스 연속성과 확장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탄소배출을 피하기 위해 원자력에너지 활용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되어 가고 있다. 메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Open AI, 엔비디아 같은 거대기업이 원자력을 택하고 있는데, 지난 3월에 개최된 S&P Global의 CERAWeek 컨퍼런스에서 이들 기업들은 '전세계의 원자력에너지 이용을 2050년까지 최소한 3배'가 되게 하겠다는 약속에 서명하였다. 이것은 시장이 원자력을 배제한 RE100을 더 이상 수용하지 않는다는 매우 중요한 신호탄이다. 심지어 구글이 최근 발표한 것에 따르면 어떤 원전을 지을지도 특정하지 않은 채로 선부지확보를 통해 600MW급 원자력 에너지 시설을 3곳에 설치하겠다고 한다. 지금 미국에서는 원자력 바람이 이렇게 거세다. 필자가 재직 중인 대학에서 원자력전공을 택한 올해 입학생이 70%가 늘어났다 한다. 서방세계 원자력 강국 중의 하나인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이 바람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지켜본다. 강현국 렌슬러공대 기계항공원자력공학과 교수

[EE칼럼] 중앙계약시장, 양수발전에도 문을 열어야

“해상풍력으로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까?" 제21대 대선 1차 TV토론에서 이재명·이준석 후보는 이 질문을 두고 날카롭게 맞붙었다. 쟁점은 전력공급의 '안정성'이었다. 이준석 후보는 “해상풍력은 태풍 등 기상 변수에 취약하다"라고 지적했고, 이에 이재명 후보는 “ESS(Energy Storage System)를 활용하면 간헐성 문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라고 맞받았다.이때 언급된 ESS는 필요할 때 전력을 공급해 주는 '에너지저장장치'다. 방전 시간에 따라 4시간 미만의 '단주기형'과 4시간 이상의 '장주기형'으로 나뉘는데, 데이터센터처럼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이 필요한 시설에는 장주기형 ESS가 필수다. 현재 이 기능을 수행하는 대표 기술이 양수발전과 BESS(배터리 ESS)다. 이중 양수발전은 밤에 물을 끌어 올리고, 낮에 흘려보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본래는 심야 시간대 원자력발전의 출력을 흡수해 낮 시간대 피크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만들어진 '야간 충전-주간 방전' 구조였다. 그러나 전력시장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급속히 보급되면서, 양수발전은 전력 계통의 실시간 변동에 대응하는 유연한 자원으로 역할이 전환되고 있다. 최근에는 태양광이 과잉 공급되는 낮 시간대에 물을 끌어 올리고, 수요가 몰리는 저녁 시간대에 발전하는 '주간 양수-야간 발전' 패턴이 일반화되고 있다. 양수발전의 시스템적 중요성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했다. 재생에너지 확산으로 전력도매가격(SMP)의 시간대별 변동 폭이 줄면서, 최대부하와 경부하 시간대 간 가격 차도 축소되었다. 그 결과, 양수발전이 전통적으로 의존해 온 '차익거래' 수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전력시장 운영규칙을 개정해, 양수 동력 정산 기준을 실적 시간대의 최저 시장가격(MP)으로 조정하고, 용량요금 산정 시 인정 시간을 기존 6.7시간에서 16시간으로 확대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낮은 설비 이용률과 효율 손실, 보조 서비스 정산금의 한계 등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발전공기업들은 양수발전 사업을 유지하고, 일부는 신규 사업도 추진 중이다. 수익이 나지 않음에도 이러한 선택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양수발전은 단순한 수익성을 넘어 전력 계통의 안정성과 재생에너지 수용 확대에 필수적인 기반 시설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 낮 시간대, 예비력을 확보하고, 간헐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을 흡수할 수 있는 대규모 유연성 자원은 사실상 양수발전이 유일하다. 공기업들은 이와 같은 공익적 기능을 고려해 책임을 감수하며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양수발전은 공공 인프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지금의 양수발전은 '수익은 없지만 반드시 필요한' 자원으로서, 공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의해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형국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8년까지 총 6.95GW 규모의 신규 양수발전이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공기업만으로 감당하기는 어렵다. 민간 참여가 필요한 이유다. 실제로 호주, 미국, 일본, 스페인 등은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용량시장, 운영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민자 양수발전 사업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수익성 부족이라는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민간이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 논리만으로는 투자를 유도하기 어렵기에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특히 양수발전 역시 BESS처럼 중앙계약시장 방식의 보상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현재처럼 전력도매가격(SMP)에만 의존하는 시장 구조로는 양수발전이 수행하는 공공적 기능에 걸맞은 보상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제주도에서는 장주기형 BESS를 대상으로 중앙계약시장을 운영 중이다. 이 시장은 입찰을 통해 계약가격을 정하고, 최대 15년간 예측할 수 있는 수익을 보장하는 구조다. 양수발전에도 이와 유사한 장기 계약이나 성능 기반의 보상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이는 양수발전이 BESS에 비해 받는 제도적 비대칭을 해소하고, 민간 투자를 유도하며, 국가 전력 계통의 유연성을 지속 가능하게 뒷받침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김재경

한전, 한국해상풍력과 전주기 해상풍력 기술지원 협력

한국전력(사장 김동철)이 전주기 해상풍력 기술지원을 통해, 국내 최초 공공주도 해상풍력 시범단지의 실행력 제고와 기술자립 기반 강화에 나선다. 한전과 한국해상풍력은 11일 한국해상풍력 서울사무소에서 국내 최초 국가주도 해상풍력 개발사업의 일환인 '서남해 400MW 시범단지'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전주기 해상풍력 기술지원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다. 이번 협약은 공공주도형 해상풍력 사업의 실행력을 높이고, 국산 기술의 실증‧확산을 지원해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자립과 공급망 확장에 기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주도로 설계‧계획된 국내 최초 대규모 공공 추진 해상풍력 프로젝트로, 본 사업은 2020년 준공된 60MW 실증사업과 함께 계획된 두 번째 사업이다. 한국해상풍력은 2012년 한전과 6개 발전사가 출자하여 설립한 공공 해상풍력 개발사로, 서남해 2.5GW 해상풍력 개발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국내 최초로 해상풍력 실증단지(60MW)를 2020년 준공 및 개발‧운영중에 있다. 현재는 '서남해 400MW 시범사업'을 공공주도형으로 추진, 국내 기업의 기술자립과 공급망 확대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국내 해상풍력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으며, 입지분석부터 단지설계, 운송설치, 단지운영에 이르는 전주기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개발 과정에서 군 레이더 간섭 해결, 환경영향 분석, 어업 공존형 해상풍력 개발전략 제시 등 사업 전반의 기술 컨설팅을 제공해 왔다. 이번 협약으로 한전 전력연구원의 고도화된 기술력과 한국해상풍력의 사업 경험이 결합되어, 정부의 해상풍력 보급 확대 정책에 기여하고 자체 개발기술의 현장 실증 기회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해상풍력 분야의 One KEPCO 협력체계 구축과 사업역량 강화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심은보 한전 전력연구원장은 “한전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전환 기조에 따라 총 2.86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개발을 2030년까지 추진 중"이며, “이번 협약이 한전 해상풍력 사업의 실행력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단독] 두산에너빌리티, 뉴스케일 SMR 제작 순항…한-미 원전 협력 ‘핵심 연결고리’ 주목

미국이 2050년까지 원자력 설비용량 400GW 달성을 목표로 'Make Nuclear Great Again(원전을 다시 위대하게)' 전략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뉴스케일(NuScale)사의 소형모듈원전(SMR) 모듈 제작을 차질없이 수행하며 글로벌 SMR 공급망 및 한미 원전협력의 핵심 연결고리로 부상하고 있다. 뉴스케일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두산에너빌리티가 뉴스케일의 SMR 모듈 12기를 제작 중"이라며, “조만간 월 1기씩 제작이 가능한 능력을 확보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SMR은 기존 1GW 이상의 대형원전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소형 원전으로, 산업단지에도 구축이 가능하며, 모듈 형태로 제작되기 때문에 용량 조절도 용이하다. 뉴스케일은 2020년에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승인을 받은 최초의 SMR 설계기업이다. 두산에너빌리티와 국내 투자사는 뉴스케일에 1억400만달러를 지분 투자했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의 핵심 구성품 중 하나인 모듈 압력용기(RPV)를 포함한 주기기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중순, 뉴스케일과 미국 TVA 등 관계자들이 두산 공장을 직접 방문해 생산 공정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단은 뉴스케일 원전 노형 최종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사전 실사 차원에서 한국을 찾았으며, 두산 측의 설계 및 품질관리 시스템, 생산능력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현재 모듈 12개의 소재를 제작 중이고 이는 향후 완제품을 위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추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4대 행정명령을 통해 발표한 원전 정책과도 상당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민간이 원전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전력직접거래(PPA) 제도, 투자 세액공제, 규제 간소화 등 입체적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아직 원전 전력의 직접 구매가 금지되어 있고, 인허가 소요 기간도 길다. 미국은 기술은 있지만 제조 인프라가 부족하다. 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주체가 바로 한국의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수력원자력, 현대건설 등이다. 두산은 이번 뉴스케일 SMR 모듈 제작을 통해 단순 하청을 넘어 글로벌 SMR 공급망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단순 수주를 넘어 국내 원전 생태계의 유지·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신규 원전 건설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SMR 수출이 국내 원전 기자재 기업들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의 뉴스케일 SMR 양산을 통해 한국과 미국 간의 원전 협력을 더욱 공고화할 수 있다. 뉴스케일 SMR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최초로 설계인증을 받은 소형 원자로로, 향후 미국 내 다수 프로젝트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두산은 미국·체코·폴란드 등지로의 추가 수출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이 단기간 내 대형 원전 건설 재개가 어렵다면, SMR 수출을 통해 기자재 생태계를 유지·확장하는 '우회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원전업계에서는 이같은 틈을 활용해 SMR 수출을 국가전략사업으로 격상하고, 제도 개선과 함께 두산의 SMR 제작 경험이 국내 실증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국과의 기술협력 확대, SMR 표준 설계 인증 공동 대응, 국산 고유형 개발(R&D) 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병행된다면, 한국형 대형원전인 APR과 함께 양축 전략 구축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두산이 SMR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양산 기반을 갖춘다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한국이 글로벌 원전 시장 재진입의 발판을 마련하는 중대한 계기"라며 “미국의 원전 부흥 정책과 발맞춰 '한국 제조 + 미국 기술' 협력 모델을 더욱 확장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제도적·금융적 뒷받침을 통해 민간 원전 수출에 힘을 실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사상 최강 폭염에 전력 예비율 ‘비상’

7월 초부터 이어진 이른 폭염이 한여름을 앞당기고 있다. 기온은 이미 예년 8월 수준을 넘어섰고, 전력 수요는 연일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정부는 최대 전력수요가 97.8GW까지 이를 수 있다고 보고,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도, 냉방기기조차 제대로 쓰기 어려운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실질적 보호 장치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국무총리 주재 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과 대응 계획을 밝혔다. 지난 8일 오후 6시 전력수요는 95.7GW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7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다. 정부는 이번 여름철 최대 수요가 지난해 최고치(97.1GW)를 넘어 97.8GW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수요 급증은 기록적인 고온 현상과 맞물린다. 7월 상순 평균기온은 28.2℃로,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2022년 7월(27.1℃)보다 높다. 서울은 8일 최고기온 37.8℃를 기록하며, 이미 작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부는 전력 수요가 통상적으로 8월 초에 가장 높은 점을 감안해, “본격적인 수급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현재 전력공급 능력을 106.6GW까지 확보했고, 기준 수요(94.1GW) 기준으로는 예비력 12.6GW, 상한치(97.8GW)를 기준으로 해도 8.8GW의 예비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석탄발전 출력 상향, 수요 감축(DR), 전압 하향조정 등 이른바 '비상전력 자원' 최대 8.7GW를 별도로 준비해야 할 정도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무더위 속에서 가장 먼저 전력 위기를 체감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다. 냉방기기 사용 자체가 어려운 저소득층과 독거노인 등은 건강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받는다. 정부는 올해 7월 1일부터 에너지 바우처 지원금(최대 70만1,300원)을 일괄 지급하고, 전기요금 감면 한도를 월 최대 2만원으로 확대했다. 7~8월 누진제 구간도 완화했다. 그러나 에너지 바우처 제도의 실제 사용률은 매년 80%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지원금을 받았음에도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산업부는 올해부터 바우처 실사용률 제고를 위한 맞춤형 안내에 나섰다. 바우처 지급 가구를 대상으로 카카오톡·문자 메시지를 수시로 발송하고, 우체국 집배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제도 안내 및 사용 방법을 설명하는 현장 안내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는 제도 인지 부족과 사용 방법 혼란이 미사용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됨에 따라, 사용기한 도래 전 사전 안내 메시지를 정례화하고, 지역 복지기관과 협업한 설명회도 확대 운영 중이다. 한국에너지공단,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취약계층이 바우처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체감형 홍보 방안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7월 10일부터 9월 19일까지를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산업부를 중심으로 전력 유관기관과 함께 '전력수급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같은 날에는 전력수급 위기 상황을 가정한 합동 모의훈련도 실시했다. 그러나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전력수급 비상 속에서도 냉방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일시적 조치에 머물고 있어, 보다 지속가능한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부 안덕근 장관은 “현재로서는 충분한 예비력을 갖추고 있어 안정적으로 수급을 유지하고 있다"며 “폭염과 태풍, 설비 고장 등 어떠한 상황에도 대비해 국민 여러분의 전력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한전, 전력데이터 AI로 금융서비스 지원...소상공인 218만명 신용등급 상향 기대

한국전력(사장 김동철)이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 코리아크레딧뷰로(사장 황종섭, 이하 KCB)와 협력해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올해 9월부터 전체 소상공인 596만명 중 36.6%에 해당하는 218만명의 신용등급 상향이 기대되며, 대출승인률 향상과 금리 인하, 대출한도 확대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중소기업중앙회, KCB와 9일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금융 취약계층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포용적 금융지원 서비스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8월 '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한 신용평가체계 및 정책지표 개발'협력 이후 11개월간 노력한 성과이다. 각 기관이 보유한 소상공인 관련 데이터를 결합・분석하여 개발한 새로운 '대안(代案) 신용평가모형'을 기반으로 제휴 서비스를 시작한다. 새롭게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은 한전의 전력 사용량과 요금 납부 정보, 중소기업중앙회의 노란우산공제 가입기간 등 실물 경제 기반의 다양한 데이터를 포함하고, AI기술을 접목하여 기존 재무정보 중심 신용평가 방식의 한계를 보완한다. 특히 이번 평가모형은 기존 소상공인 전용 평가모형에 비해 중저신용자 (4등급 이하)에 대한 변별력이 높아, 218만명(전체 소상공인의 36%)에 달하는 소상공인의 신용등급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협약식에 참석한 한전 김동철 사장은“이번 협력은 공공과 민간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 대한 실질적 금융지원을 실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앞으로도 한전이 보유한 방대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협력을 확대해 민생 안정과 경제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은 "최근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대안신용평가모형은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고 이자 부담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크레딧뷰로 황종섭 사장은 "이번 모형은 차별적 데이터로 기존 평가의 한계를 극복하고 중소상공인들에게 공정한 평가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KCB는 AI 기반 기술로 신용평가를 혁신해 포용적 금융 환경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안신용평가 서비스는 2개월간 데이터 연계 시스템간 안정화 과정을 거쳐 9월부터 금융사 등에 서비스할 예정이며, 한전은 앞으로도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개발과 지원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스코이앤씨, 경동나비엔·서울대학교와 에너지 절감 보일러 개발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7일 경동나비엔,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와 함께 공동주택에 최적화된 에너지 절감 시스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공동주택의 에너지 절약과 효율적인 난방을 위해 마련됐다. 앞으로 이들은 외부 날씨 변화는 물론, 보일러에서 사용되고 돌아오는 물의 온도까지 함께 고려해 실내 난방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스마트 보일러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포스코이앤씨는 공동 개발한 보일러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는 시범 세대를 제공하고 공동주택에 반영 가능한 설계를 한다. 경동나비엔은 보일러 설계와 성능 테스트를 담당하고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는 에너지 절감 데이터 분석, 기술 컨설팅을 지원한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기반으로 공동주택 에너지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공동주택 에너지 절감 효과 10% 이상 달성을 목표로 냉난방 분야의 기후변화 대응 기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여명석 건축학과 교수는 “이번 협약으로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공동주택에 실제 적용할 수 있게 돼 그 의미가 크다"며,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과제와 방안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만큼 향후 산·학·연 협력관계를 더욱 견고히 해 에너지 절감 기술개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이앤씨는 여름철 냉방 에너지 절감을 위해 경동나비엔의 제습 환기 시스템을 에어컨과 연동한 스마트 냉방 시스템도 도입한다. 실내 습도를 50% 수준으로 유지하면 에어컨 설정 온도를 높게 유지해도 쾌적함을 느낄 수 있어,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이앤씨는 2010년부터 '동반성장지원단'을 통해 협력사에 기술과 인프라를 지원해 오고 있다. 올해는 총 21개 지원단을 운영 중이며, 그 중 하나로 경동나비엔과 함께 'PosMAC 프리미엄 보일러'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 보일러는 포스코의 고내식성 강판 '포스맥'을 적용하고, AI 기술로 온수 사용 패턴에 맞춰 자동 작동해 물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협약으로 개발되는 보일러 시스템을 접목시켜 10월 말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오티에르' 단지부터 적용한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EE칼럼]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바야흐로 AI와 데이터센터의 시대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거의 모든 국가가 이 미래산업에 사활을 걸고 달려들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 세계 3강 진입을 목표로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으며 대통령실에 AI미래기획수석을 신설하는 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와 동시에 세계는 자신들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은 에너지 위기 이후 급등한 에너지 비용이 가져온 제조업 위기 돌파를 위해 다양한 에너지 비용 완화 인센티브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엔 보조금과 같은 직접적 인센티브를 비롯해 기후의제 완화 같은 제도적 걸림돌 제거 등이 포함된다. 프랑스와 독일은 정상들이 직접 공급망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며 유럽의 그린워싱 방지법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철회되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동맹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폭탄을 투하하고 있으며 '드릴 베이비 드릴'로 대표되는 에너지 공급 확대는 물론이고 저렴한 에너지 공급을 위한 '모든 에너지원의 개발'을 표방하고 있다. AI와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한다. 미국 텍사스 주는 현재 85기가와트의 전력공급 능력을 6년 후 150기가와트로 늘려야 할 수 있는데 이 추가 공급의 50%가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예정이다. 워싱턴 소재 에너지 리서치 유닛(ERU)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가 베트남을 제외한 아세안 국가 전력 수요의 2%에서 최대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는 이와 같은 대규모 신규 부하를 경험한 적이 없다. 제조업 부활에도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다. 미국 알루미늄 협회에 따르면 알루미늄 1톤을 만드는 데 14,821킬로와트시의 전력이 필요하다. 연간 생산 능력이 75만 톤인 현대식 제련소에는 보스턴 크기 도시보다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은 2030년까지 3,100만 메가와트시, 2035년까지 4,800만 메가와트시의 에너지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센추리 알루미늄은 2022년 켄터키주 호즈빌 소재 제련소를 “치솟는" 에너지 비용을 이유로 가동 중단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몰락을 불러왔던 미국 제련소 평균 전력비용은 2024년 메가와트시 당 33달러였다. 공급을 시급히 확충하면 되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이는 어려운 미션이다. 원전의 경우 완공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는 반면 데이터센터는 2~3년에 불과하다. 브릿지 연료로 각광받는 천연가스 발전소의 경우는 밀려드는 주문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데 가스터빈 대기시간에만 5년이 걸리고 지난 10개월 동안 가격은 50% 이상 상승했다. 인건비도 상승하면서 발전소 건설 비용만 3배 가까이 올랐다. 빠른 공급 확대도 어렵지만 그것이 가능하다 해도 저렴한 전기가 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남는 건 선택이다. 미국 알루미늄 협회는 제련소가 메가와트시당 약 40달러 비용으로 장기 전력 계약을 요구했지만, 빅테크 기업은 메가와트시당 100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빅테크의 프리미엄 지불과 송전 용량 제한은 미국 전력 가격을 꾸준히 상승시킬 것으로 우드 매킨지와 CRU는 예측하고 있다. 선택의 결과가 전력요금 상승이라면 제조업 부활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미래 핵심 산업을 포기하는 건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2023, 2024년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각각 전년 대비 1.9%, 1.5% 뒷걸음질 쳤고 1990년대에 20%를 웃돌던 일자리 중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15.5%로 감소했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 요금은 중국과 경쟁이 버겁다는 미국보다 60% 이상 비싸다. 제조업 경쟁력을 지키면서도 미래 먹거리인 AI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함께 저렴한 조달이 핵심이다. 현 정부엔 둘 중 하나라는 선택지는 없다. 제조업과 미래산업에 모두 성과를 거두기 위한 안정적이면서 저렴한 에너지 공급 전략은 당장의 대안인 기존 발전소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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