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5월 11일(화)
[이슈&인사이트] 한국이 아직도 ‘반도체 1등’이라는 착각

[이슈&인사이트] 한국이 아직도 ‘반도체 1등’이라는 착각

탈원전 정책으로 세계 최고의 원전기술을 사장(死藏)시킨 정부가 ‘반도체 산업 발목잡기’도 이미 상당한 성공을 거둔 듯이 보이니 안타깝다. 지난 3월 9일 기준 전세계 시가총액 순위에서 미국 애플이 1위, 사우디 아람코가 2위,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가 3위, 아마존이 4위이고 대만의 TSMC도 9위(674조 8684억원)수준이었던데 비해 한국의 삼성전자는 13위(482조 3584억원), 하이닉스는 168위(95조 7323억원)로 한참 뒤에 있다. 세계 반도체 강자들인 인텔, 삼성전자, TSMC가 각각 발표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보면 인텔은 86.1조원/26.2조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72.8조원/18.8조원, TSMC는 52.9조원/22.4조원이다. TCMC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42.34%이고 인텔은 30.43%인데 비해 삼성은 25.82%였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경우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데, 그만큼 누구인가에게 뜯기고 있다는 의미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지난해 법인세 유효세율을 보면 TSMC는 11.4%, 인텔은 16.7%, 삼성전자는 무려 27.3%이고, SK하이닉스는 23.7%다. 삼성전자는 1974년 12월 파산 직전인 ‘한국반도체’를 인수함으로써 반도체사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미 반도체산업의 성장궤도에 올랐던 미국과 일본보다 27년이 뒤쳐진 출발이었다. 미국은 1947년 ‘윌리암 쇼클레이’가 세계 최초로 TR(트랜지스터)를 개발한데 이어, 1959년 ‘페어차일드사’가 IC(집적회로) 개발을 하면서 세계 반도체산업의 문을 열었다. 대만의 TSMC는 한국보다 13년 뒤진 1987년 2월 21일 ‘모리스 창’이 창업했다. 그런 대만 TSMC가 놀랍게도 시가총액에서 한국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문제는 반도체산업의 구조에 있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로 구분한다. 올해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반도체 시장 비중은 71.2%로 전망되며, 메모리반도체(28.8%)에 비해 시장규모가 2배 이상 크다. 시스템 반도체는 다시 반도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팹리스)와 이를 위탁 생산하는 회사(파운드리)로 나뉜다. 한국은 시장이 작은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강자이지만, 시장 규모가 큰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TSMC가 세계 최강자다. 지난해 4분기 TSMC의 점유율은 57.8%, 삼성전자는 17.1%였다.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반도체 대책(화상)회의를 주재해 삼성전자, 인텔, TSMC, GM, Ford, 방산업체, 반도체 설계회사 등 19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불렀다. 그는 "과거의 반도체 인프라를 단순히 재정비하는 차원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반도체생산촉진법(CHIPS for America Act)’을 제정해 2024년까지 반도체 장비 및 제조시설 투자비의 40% 수준 세액공제, 150억달러(약 16.9조원) 규모 연방기금 조성을 통한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건설 지원, 반도체 인프라 및 연구개발(R&D) 확대에 총 228억달러(약 25.8조원) 지원 등을 발표했다. 이어 ‘파운드리법(American Foundries Act of 2020)’을 입법해 반도체 설비 확충 및 핵심 생산 기술 R&D에 상무부 및 국방부 등이 250억달러(약 28.3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나아가 행정명령 제14017호를 발동해, 반도체 등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점검, 보고토록 지시했으며, 주정부 차원에서도 TSMC, 삼성전자 등 해외 기업 파운드리 공장을 유치하도록 했다.기업도 호응했다. 지난 2월에 취임한 인텔의 팻 겔싱어 인텔 CEO는 3월 24일, 200억 달러를 투자하여 완전히 독립된 수탁사업부를 신설해 파운드리 분야에의 진출, 미국의 마이크론과 웨스튼디지털, 일본의 키옥시아 등 세계 굴지의 반도체 기업의 인수 등 반도체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종합반도체회사) 절대 강자가 되기 위한 전략 목표를 브리핑했다. 한국은 지금 어떤가.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절정인데, 한국 최대 반도체 기업의 총수는 감옥에 가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0%가 이 부회장의 사면을 촉구하고 있건만, 청와대는 국민 공감대를 생각한다고 한다. 사면이 되어도 언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을지 까마득해 보인다. ‘삼성물산 불법 합병 의혹’ 사건 재판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전쟁을 수행해야 할 총수를 수감해 전장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직도 ‘반도체 1등’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때문은 아닌지 궁금하다. 세계 최강 한국 원전산업과 반도체산업은 이렇게 스스로 무너지고 마는 것인가. 지금 실기(失機)하면 한국의 밥그릇은 쪽박이 된다. 현실을 직시하는 국가 지도자라면 사면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기다리기보다 공감대가 확산되도록 설득에 나서야 할 위기 상황이다.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이슈&인사이트] ESG경영, 버릴 것과 취할 것

[이슈&인사이트] ESG경영, 버릴 것과 취할 것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으며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뜻이다. 공자님 말씀이다. 덕을 갖춘 사람은 그 뜻을 따르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기 때문에 외로울래야 외로울 수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우리의 동양사상에서 말하는 ‘덕’이란 전방위적인 격(standard)을 의미한다. 어디 하나 모자라지 않다는 표현을 할 때 우리는 덕을 얘기한다. ESG경영이 요즘 뜨거운 화두다 보니 ESG경영에 대한 정보가 넘쳐난다. ESG경영은 환경, 사회, 거버넌스 관련 정보를 경영전략에 반영하는 것이다. 혹자는 ESG경영을 마치 새로운 것처럼 얘기한다. 아니다. ESG는 과거에도 있었고 심지어 공자님 시절에도 있었다. 우리의 조상님들은 옛부터 자연(E: 환경)을 두려워 할 줄 아셨고, 이웃(S: 사회)과 함께 살라 하셨으며, 이치(G: 거버넌스)에 맞지 않은 일을 멀리하라 하셨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는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재앙을 예상보다 빨리 겪고 있다. 역설적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이 어느 때보다도 고취되고 있다. 미국 포춘지가 선정하는 ‘가장 존경 받는 기업’들은 ESG경영에서도 모범적인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기업일수록 경영 실적도 좋다. 그리고 굿 거버넌스가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한다. 요즘들어 부쩍 기업들이 ESG경영을 하겠다며 앞다퉈 나서는 이유가 뭘까. 기업은 이윤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 이윤을 내부고객인 직원과 외부고객인 투자자, 더 나아가 사회와 공유한다. 그래서 요즘 기업의 경제적 행위를 사회적 가치라는 척도로 평가한다. 그리고 심지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권리를 사고 파는 시장도 생겼다. 게다가 배출권을 인덱스로 한 파생상품도 거래한다. 세상은 변했다. 그리고 평가하는 잣대도 달라졌고, 평가하는 눈도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한번 잃은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ESG경영은 신뢰경영이다. 신뢰는 하루 아침에 얻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좋은 환경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한 자에게 주어진다.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모두에게 위기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하는 기업들이 있다. 빛은 어둠 속에서 더욱 찬란하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 신뢰를 얻은 기업은 그 미래가 더욱 밝을 것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ESG경영을 하겠다고 기업들이 나서는 것은 가상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염려되는 바가 있다. 첫째는 ESG 남용이다. 여기 저기 함부로 ESG를 갖다 붙여 면죄부 삼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둘째는 ESG경영의 오용이다. ESG경영은 ESG금융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SG금융은 투자를 받을 곳과 투자를 받지 못할 곳을 가린다. 즉 ESG금융 전문가를 적극 활용하여 경영오류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셋째는 묻지도 따지지 않는 ‘따라하기식’ ESG경영이다. 자기 몸에 꼭 맞는 ESG경영을 찾아야 한다. ESG경영은 명품이 아니다. 눈만 높다고 ESG경영을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ESG경영은 기업 고유의 가치와 이해관계자에 대한 정확한 분석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래야 몸에 꼭 맞는 세상에서 딱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ESG경영이 된다. ESG경영을 하려는 기업들에게 세 가지를 꼭 당부하고 싶다. 하나는 절대 혼자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해관계자와 함께 고민하고 함께 전략을 만들기 바란다. 두번째는 전문가를 고용하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 우리는 때론 후하고 때론 박하다.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다. 전문가는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오늘 당장 시작하라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안다. 오늘이 모여 내일이 된다는 것을.김효선 박사 김효선 한국탄소금융협회 대표

[이슈&인사이트] 스타트업 육성이 더욱 절실해진 이유

[이슈&인사이트] 스타트업 육성이 더욱 절실해진 이유

한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마이너스 1.0에 그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역성장도 세계평균에 비해서는 훨씬 양호한 기록이었다. 올해는 기저효과에 의하여 한국이 3.5%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높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미국이나 중국등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성장률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세계 경제가 어려울 때는 그나마 선방했지만 올해 회복세로 돌아선 상황에서는 우리가 오히려 뒤쳐지고 있다는 뜻이다. 저성장과 함께 고용창출은 더욱 암담하다. 특히 미국 및 중국 등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자국위주의 경제프레임으로 선회하고 있어 우리 경제는 당분간 어려움에 처할 우려가 더욱 크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트업의 창업을 촉진시키고 이의 성공을 위한 제도적인 지원과 정책이 더욱 절실한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선진국의 기술패권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기업차원과 국가차원의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한국경제는 수출주도형 성장을 하면서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모바일폰, 디스플레이 등의 산업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세계 시장에서 높은 수준의 경쟁우위를 유지해 왔다. 이들 업종이 현재는 한국경제의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미국,중국 유럽등의 공격적투자에 의하여 현재의 위상을 계속하기에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중국의 공격적 투자에 의해 한국의 위상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우선주의, 중국의 반도체굴기에 의하여 단기적으로 호황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 성장동력의 창출이 시급한 실정이다. 데이터 기술과 정보화 인프라를 활용한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업의 융복합화, 제조업의 서비스화,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이 더욱 많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에너지산업의 창업도 더 늘려야 한다. 특히 에너지산업은 창업 초기비용이 다른 비즈모델보다 많이 소요된다. 둘째, 기술창업은 지속가능한 경쟁우위 확보를 통한 생존가능성이 다른 창업보다 높다는 점이다. 기술창업은 불확실성과 위험이 크고 초기 진입장벽이 높으며 초기 생존의 어려움이 크지만 소위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일정기간 후에,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나면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구축하여 지속가능한 생존과 함께 도약의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핵심역량의 축적효과(accumulation effect)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의 실패율이 높은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창업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를 구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창업이후 임계 규모의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된다. 이러한 축적효과가 쌓인 기업이야말로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되고 생존률이 높아진다. 셋째, 기술창업이 보다 중요한 이유는 고용창출이 증가할뿐 아니라 소위 말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산업의 경우 고용창출효과가 타 산업에 비하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너지 신산업의 경우 고용창출 효과는 10억 원당 고용자 수 7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성장과 함께 부가가치 창출력이 있어야 한다. 기술의 축적효과와 함께 거래선이 다변화되면 상대적인 가격협상력이 높아져서 고부가가치 실현이 가능해진다. 기술창업의 가장 본보기 사례의 국가로서 우리는 흔히 이스라엘을 든다. 이스라엘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창업교육이 필수화되어 있으며, 테크니온공대의 경우 4차산업 기술분야의 개발과 창업을 통하여 이스라엘의 국부를 견인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스타트업 창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인적,물적자원이 대학을 비롯한 공공연구기관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연구를 위한 연구를 한다는 지탄을 많이 받고 있다. 창업을 비롯한 기술사업화에 아직도 많은 대학이 수동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대학을 이끄는 총장부터 스타트업 창업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변화돼야 한다.김경환 성대 교수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장

[성철환 칼럼] 코로나백신 접종목표 꼭 달성해야

[성철환 칼럼] 코로나백신 접종목표 꼭 달성해야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지표로도 뚜렷이 증명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국내총생산(GDP) 성장율 1분기 속보치가 6.4%로 높게 나온 것이다. 기저효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성장률이 치솟았던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면 사실상 2003년 3분기(7.0%) 이후 18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지금까지 미국 성인의 55%가 1회 이상 접종을 받을 정도로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상점들이 닫았던 문을 열어 제치고 소비가 되살아나 경제회복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도 높은 거리두기로 아직도 경제 흐름 곳곳이 막혀 있어 자영업자 등의 고통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과 비교할 때 부럽기 짝이 없다.우리 정부도 오는 11월에는 전체 인구의 70%를 웃도는 3600만명에게 접종을 완료함으로써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백신 접종 인구를 이렇게 의미 있는 수준으로 늘리는 것은 코로나에 대한 공포를 덜어내고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최선의 방책임은 미국을 보더라도 입증이 된다.집단면역이란 인구 상당수가 전염병에 대한 면역을 가짐으로써 사회 전체가 면역에 이르게 된 상태를 의미한다. 물론 코로나 사태를 두고 이런 개념의 집단면역이 과연 가능할지 회의론이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최근 전문가들을 인용해 "(백신 접종을 늘려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없어질 것 같지 않다"고 집단면역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통제불능은 아니더라도 관리가능한 위협으로서 코로나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자문기구인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도 앞서 "전 국민의 70%가 코로나 백신을 맞아도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같은 맥락의 의견을 내놨다. 매년 독감 백신을 맞듯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말도 ‘관리가능한 위협’이라는 표현과 맥이 닿는다.하지만 집단면역이 의심을 산다고 해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늘리는 작업의 의미가 약화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금 인도에서 벌어지는 것과 같은 의료시스템 붕괴라는 대재난에 대한 걱정없이 독감처럼 통제 가능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도 백신 접종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충분히 끌어 올려야 한다.그러려면 백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백신 공급을 놓고 여전히 혼선을 빚고 있다. 최근 벌어진 화이자 백신 부족 사태는 정부가 지난달까지 300만명을 접종한다는 목표를 채우려 2차분 백신을 1차 접종자에 앞당겨 배분한 때문이라고 한다. 화이자는 1·2차 접종 간격이 3주로 짧은데 대폭 늘린 1차 접종자의 2차 접종 시한이 무더기로 닥치다 보니 1차 접종할 물량이 부족하게 됐다는 것이다.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의 이런 꼼수로는 국민의 불신만 키울 뿐이다.정부가 지난달 화이자 백신 2000만명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총량적인 물량 확보를 늘렸다고 떠벌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백신별로 구체적인 도입시기와 공급물량, 세부적인 접종 계획을 투명하고 소상하게 국민에게 밝히고 차질이 없도록 꼼꼼하게 집행해야 한다. 그래야 접종 순위가 늦은 국민도 정부를 믿고 차분하게 순서를 기다릴 수 있다.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는 것도 접종율을 높이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과제다. 백신량도 부족한데 있는 백신마저 기피하며 특정 백신에만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백신 접종후 신체마비 등 이상증세를 호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데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상투적인 발표로 끝낼 일이 아니다. 성의 있고 신속한 조사활동을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인과관계의 개연성이 높은 사안에 대해서는 충분한 의료조치와 보상이 수반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더라도 코로나 감염과 확산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백신보다 더 강력한 무기는 없다. 정부가 나름의 기준을 세워 정한 순서에 따라 차별없이 백신을 맞는 것은 국민으로서 누구나 누리는 당연한 권리다. 동시에 자신과 가족, 이웃의 건강을 지키고 공동체의 일상과 경제를 정상으로 되돌리는데 기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무임을 외면해선 안된다.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21일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백신의 종주국인 미국을 상대로 백신확보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함으로써 정부의 백신접종 목표 실현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성철환 편집위원

[이슈&인사이트] 언택트시대 ‘오프라인’ 쇼핑의 생존법

[이슈&인사이트] 언택트시대 ‘오프라인’ 쇼핑의 생존법

20년전인 2001년 3.3조원이던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2010년에는 25.2조원, 2020년에는 161.1조원으로 10년 단위로 볼 때 6~8배 정도의 괄목할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모바일 쇼핑은 2013년 6.6조원에서 2020년에 100조원를 넘어 7년만에 15배가 넘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이런 성장세는 코로나 19로 더욱 가속화되었다. 특히 2020년 온라인 쇼핑 거래액 161.1조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의 비율이 67.5%를 차지하여, 스마트폰이라는 손안의 편리한 쇼핑도구는 향후 온라인 쇼핑으로의 쏠림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온라인 쇼핑의 증가 추세와 함께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오프라인 매장들의 폐점 공포가 가속화되고 있다. 과연 오프라인 쇼핑의 생존은 가능한 것인가. 역설적이게도 온라인 쇼핑의 가속화를 가져온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쇼핑의 즐거움을 깨닫게 되었다. 지난 2월 첫선을 보인 백화점 ‘더현대서울’에는 개장 첫주말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으며, 평일에도 주말을 방불케할 만큼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인기 패션브랜드와 명품 및 먹거리 매장은 대기표를 받거나 웬만큼 기다리지 않으면 입장하기 힘들 정도이다. 이런 상황은 다른 주요 백화점의 매출에서도 나타나는데 지난 3월 롯데백화점은 전년동기 대비 80.1%, 신세계 백화점은 80.8%, 현대백화점은 98.5%나 늘었다. 이런 실적은 코로나 19 이전인 2019년 실적을 뛰어넘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외형 아웃렛 유통점, 여성패션과 남성패션, 화장품, 스포츠 관련 용품 등의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50% 이상 혹은 100% 이상의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이같이 코로나 19로 억제된 오프라인 쇼핑 욕구가 분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여러 장면들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은 가격 측면 또는 쇼핑의 편리성 등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어 오프라인 쇼핑을 대체하는 커다란 흐름이라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 이 시점에서 오프라인 쇼핑은 어떻게 변신해야 생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온라인 쇼핑으로 채워지지 않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정답은 경험 또는 체험이다. 인간의 본성은 디지털만으로 채울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쇼핑의 과정에서 무엇을 경험하기를 원하는가 몇가지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는 새로 개장한 백화점 ‘더현대서울’에서 찾을 수 있다. 즉, 머무르고 싶은 공간의 창출이다. 넓은 공간, 천창으로 극대화한 실내 채광, 높은 층고와 매장 곳곳에 위치한 보이드로 개방감을 높였고 실제 식목을 식재한 실내정원을 비롯하여 여러 조경공간과 수경공간으로 자연 속에 있는 것 같은 실내공간을 연출하였으며 실내 곳곳에 휴식공간도 널찍하게 배치해 놓았다. 즉, 실내이지만 해방감을 주는 실외공간의 느낌과 자연에 대한 회귀본능을 자극하여 공간에 머무르는 공간 체험 자체가 커다란 만족감을 주는 것이다. 둘째,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를 창단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야구단과 신세계그룹의 유통 컨텐츠를 결합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하였다. 야구가 끝난 후에도 소비자들이 쇼핑과 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였다. 그동안 야구단을 가진 롯데가 본업인 유통업 등 가치있는 것과 서로 연결시키지 못하였는데 자신들은 연결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스포츠와 레저에서의 열광과 즐거움의 체험을 쇼핑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디즈니랜드라는 테마파크와 유통의 결합, 카카오 프렌즈 매장의 체험, 아마존고의 최첨단 매장의 체험 등도 테마의 체험과 쇼핑을 연결시키는 좋은 시도라고 할 수 있다.셋째, 라이프스타일의 체험이다. 스웨덴 가구업체인 이케아는 오프라인 쇠퇴 시대에도 몰려드는 많은 소비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케아는 전시장(Showroom)의 형태를 띄고 있어 소비자들로 하여금 주거공간 안에 가구를 어떻게 구성하고 배치해야 아름답고 효과적인가를 보여준다. 즉 소비자들로 하여금 주생활의 라이프스타일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것이다.더 아름답고 더 쾌적하고 더 효과적이며 더 색다른 경험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제안은 소비자들의 큰 환영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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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공시가격 현실화' 부작용 방치 말아야

국토교통부가 올해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을 결정 공시했다. 전국 평균 상승율이 지난 3월 공시가격 열람 때 발표했던 19.08%보다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대동소이하다.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처음으로 적용해 받아든 결과가 공시지가 급등으로 귀결됐으니 국민들의 반응이 좋을 리 없다. 공시가 열람 과정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4.7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참패를 낳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공시가격은 세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증여세는 물론 건강보험료의 산정기준이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은 공시가격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공시가격 급등은 곧바로 개인이 내야 하는 세금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나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워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무너지고, 공실이 넘쳐나면서 임대인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명분 없는 증세 예고로 민심은 더 악화되고 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적으로 19.05%가 올랐지만,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격차가 상당하다.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세종으로 공시가격 상승률이 무려 70.25%나 된다. 한 해 상승분으로 사람들이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가장 적게 오른 지역은 제주도로 1.73%가 올랐다. 세종은 제주도보다 공시가격이 41배나 더 많이 오른 것이다. 대전과 경기도의 공시가격도 20%가 넘게 올랐다. 지난해보다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세종은 12배, 경기도는 9배가 올랐다. 부산은 무려 980배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해 부산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0.02%에 불과했지만 올 해는 공시가격이 19.56%가 오르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개별주택에 대한 공시가격 논란은 더 심각하다. 상식적으로 면적이 넓거나 로얄층이거나 조망권이 좋으면 집값도 비싸다. 그런데 좁은 규모 주택의 공시가격이 넓은 규모 주택보다 더 높은 사례가 나오면서 역전현상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역전현상 문제는 공시가격 제도에서 늘 제기되던 문제다. 새로운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공시가격이 급등하자 정부의 공시가격 산정방식 자체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료공개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더 이상 사람들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이 뿐만 아니다. 공시가격은 보상, 소송, 경매, 국공유지 처분, 담보 등 감정평가에도 중요한 기준이며,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장학금, 근로장려금 등 복지제도와도 밀접하다. 행정적으로 60여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공시가격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수 밖에 없다. 아파트 시세가 오르지 않았더라도, 지난해까지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아닌 아파트였더라도 올해 현실화 계획에 따라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은 재산세를 감면해준다고 한다. 그러나 6억 이상 주택이 지난해 68만3천호에서 올 해 111만7천호로 1.6배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재산세 감면대상이였으나, 현실화 계획에 따라 이마저도 어려워진 주택이 43만호나 된다는 의미다. 결국 세금을 내야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현재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69%다. 단독주택은 53.6%다. 현실화율을 연간 약 3%포인트씩 인상해 2035년에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점이다. 당초에는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사회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정부가 세워놓은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이 시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었던 것이다. 사람들의 저항이 거세지자 1주택자의 부담을 완화하고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을 상향조정하는 논의들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겪이다. 이 정부가 대의명분으로 제시했던 원칙마저 무너지고 있다. 정책은 사라지고 조각난 대책만 난무하고 있다. 결국 피해자는 국민이다. 자연스러운 주택시장의 기재를 인정하지 않고 집값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세금정책과 대출정책을 함부로 가져다 쓴 결과다. 늦었다. 그렇더라도 잘못된 부동산대책 전반을 바로잡아야 한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김덕례 주산연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

[이슈&인사이트] ‘위험의 외주화’ 프레임에 갇힌 도급규제

[이슈&인사이트] ‘위험의 외주화’ 프레임에 갇힌 도급규제

"선의에 찬 우행(愚行)은 악행으로 통한다." 소위 ‘위험의 외주화’ 문제 역시 냉철한 이성 없이 따뜻한 가슴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 하물며 따뜻한 가슴마저 없다면 문제해결은 커녕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킬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정부는 실효성은 따지지 않고 무작정 처벌과 규제를 강화하는 입법과 정책을 남발하곤 한다. 그 과정에서 취약한 부분의 멀쩡한 규제를 해제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도 다반사로 저지르고 있다. 이에 대해 하청 근로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명분 프레이밍을 하지만 보여주기용 술수라고 느끼는 것은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하청 근로자의 재해가 다발하는 본질적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프레임을 씌우기에 바쁘다. 재해에 미봉적으로 대응하는 근시안과 대중영합주의가 결합된 정치적 제스처이기도 하다. 문제는 실질적 효과보다는 상징적 효과를 기대하는 수단에 의존하면 할수록 본질적인 해결책에서는 그만큼 멀어진다는 점이다. 국제적으로는 외주화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안전관리의 불량이 나쁜 것이라는 것이 상식이다. 외주화에 따른 위험이 크면 이를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규제하면 된다. 안전관리가 불량하면 하청이든 원청이든 가리지 않고 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 외주화를 하지 않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하청 근로자가 입던 재해가 원청 근로자의 재해로 회귀할 뿐이다. 한 조직 내에서도 각 계층과 부서의 안전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은 안전관리의 기본요건이다. 원청과 하청의 관계라 하더라도 이런 원리를 무시하고 둘 간의 역할·책임을 구분하지 않고 원청에 동일한 의무를 부과하면 하청 근로자에 대한 보호기제가 제대로 작동될 리 만무하다. 그런데도 안전법제는 이런 상식을 외면하고 있다. 원청이 크니까 막무가내로 원청이 다 하라는 식이다. 하청의 자율적 책임을 신장하거나 북돋는 법정책은 발견할 수 없다. 위험의 외주화 프레임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현장에선 도급안전규제가 누더기가 된 채 장식용으로 전락되어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관념적 이념과 생색내기만 보일 뿐이다. 정교하고 세련되지 못한 도급안전규제로는 빈수레처럼 요란하기만 할 뿐 재해예방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원청에 그 누구도 준수할 수 없는 비현실적 기준을 들이대면서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는 준수하는 척만 하거나 준수를 아예 포기하고 있다. 정부만 이런 현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아니 현실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도급안전규제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무책임 행정의 표본을 보는 듯하다. 외주화 문제에서는 원청에 대한 처벌과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진보이자 정의인 것처럼 생각하는 얼치기 전문가들이 넘쳐난다. 이 문제를 해결할 실력과 진정성이 없는 정부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떠들어 주는 사이비 전문가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도급이 무조건 나쁘다는 시각은 단선적인 접근이다. 현실을 직시하자. 도급을 금지한다고 해서 도급작업이 사라지는가. 원청이든 하청이든 누군가는 그 작업을 하게 되어 있다. 누가 하든 위험작업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지, 위험한 부분이 있으니 하청이 하면 안 되고 원청이 직접 해야 한다는 식의 관점은 흑백논리이다. 이념과 허세가 사실을 이길 수는 없다. 이 정권의 도급안전규제는 애당초 도급을 주는 사람을 적대시하고 응징의 대상으로 삼을 뿐 재해예방 효과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다. 도급에 따른 재해위험의 약한 고리가 어디인지에 대한 분석보다는 거친 규제를 쏟아내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바쁘다. 도급안전규제 더 이상 내지르는 식의 접근은 안 된다. 무능도 문제이지만 위선은 더 큰 문제이다. 이제라도 도급안전규제의 잘못과 허술함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실사구시의 접근을 해야 한다. 세월호 사고를 배경으로 탄생한 정부가 안전법제를 뒤틀리게 한 정부로 역사에 기록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정진우 서울과기대 교수 정진우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

[이상호 칼럼] 미 의희 인권청문회 대상이 된 한국

[이상호 칼럼] 미 의희 인권청문회 대상이 된 한국

미국 의회는 지난 15일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 위원장 주도로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화상 청문회를 개최했다. 청문회 명칭은 ‘한국의 시민적·정치적 권리: 한반도 인권에의 시사점’으로, 미국 의회가 한국의 인권 문제를 놓고 청문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진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이 인권 문제로 국제사회의 청문 대상이 된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번 청문회는 대북전단법이 북한으로 정보 유입을 저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미국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이런 의견은 미국만 아니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자유 진영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심지어 과거 공산국가였던 체코도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번 청문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공권력과 무력을 이용해 반자유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KBS 같은 국영 방송사를 장악하고, 한국을 북한처럼 끌고 가는 반인권적인 행보를 하여 한국의 민주주의가 쇠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지나치게 친북, 친중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이제는 한국과 미국 사이 동맹 관계도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마치 미국이 한국이 아니라 북한을 비판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세계 자유·민주진영은 한국을 더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반인권·비민주주의 국가로 보고 있다. 한국은 인권 후진국이며 언론이 정권에 장악된 사회주의화 된 국가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쌓아 올린 한국 민주화의 업적을 날려버린 것이다.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창피한 현실이다.문재인 정부는 이미 미국 행정부와 입법부의 비판적인 시각을 의식하고 있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미 정계 거물들이 속해 있는 로비회사를 고용해 적극적으로 한국 정부의 입장을 홍보하고 미국의 비판적인 자세를 무마하려고 시도해 왔다. 이를 위해 매월 3만달러를 지급해 오고 있다.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다. 지난 3월에 발간된 미 국무부의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가 한국 공직자의 부패와 성추행 사실을 명시적으로 지적한 지 불과 한 달이 안 돼서 벌어진 외교 참사이다. 외교 참사라기보다는 현재 국제 사회의 한국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친북·친중 정책과 범 정부·친 여당·범 민주화 세력의 심각한 부정·부패, 성추행 등의 도덕적 타락이 한국을 반 자유민주주의로 인도하고 있다는 냉정한 지적이다. 과거 미 의회 인권위가 청문회 대상으로 삼은 국가들은 아이티, 시리아, 르완다, 콩고민주공화국, 북한, 중국 등 인권 후진국들과 무정부 상태의 실패한 국가들이었다. 르완다에서는 1994년 부족 간 갈등으로 인종청소가 벌어져 최소 50만에서 100만 명이 살해당했다. 민주콩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되어 온 내전으로 지금까지 400만 명이상이 사망하고 25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지역이다. 이들 국가는 민간인 대량학살 등 반 인류 범죄를 자행하였다. 북한, 중국 등은 자국민을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하고 강제 노역을 시키는 인권 후진국이다. 특히 국제사회는 중국의 신장·위구르 지역 강제수용소에서의 인권 말살 행위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한국이 이들 반 인류·반 인권 국가들과 비슷한 반열에 오른 것이다.이번 청문회에서는 과연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남을 것인가라는 의문을 던져줬다. 현재의 극심한 국론분열과 계층 간 대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한국도 순식간에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앞장서 국민의 기본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무시하는 행위는 인제 그만두어야 한다. 국민이 선출한 정부가 국민의 뜻을 반영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민의 의지를 반영한 정책이 자학적이고 자해적이며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삶을 어렵게 하며 국가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는 것이라면 이는 재고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정부가 실패를 덮기 위해 사실을 감추는 행동은 바로 멈춰야 한다. 만약 정부 스스로 변화할 수 없다면 국민이 앞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국민의 권리이며 의무이다.이상호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특별기고] 알짜 광산 매각하는

[특별기고] 알짜 광산 매각하는 '역주행' 자원정책

한국광물자원공사가 26년간 공들인 호주 와이옹 유연탄 광산매각 일정이 다소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광물공사는 지난해말 호주 시드니 현지법인이 갖고 있는 와이옹 유연탄 광산 지분 전량(82.25%)을 매각한다는 입찰 공고를 냈고 입찰서류 제출 기한은 이달 22일이었으나 이 일정을 6월 10일까지 약 2개월 뒤로 연기키로 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북동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와이옹 광산은 알만한 사람들에게는 ‘알짜 광산’으로 통한다. 광물공사에 따르면 와이옹 광산의 매장량은 서부광구와 동부광구를 합쳐 총 13억 8000만t이다. 현재는 서부광구만을 대상으로 개발계획이 수립되어 있으며, 가채광량은 약 1억 5000만t이다. 생산규모는 연평균 450만~500만t이다. 또 탄질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며, 유연탄의 품질을 결정하는 발열량은 6700Kcal/kg에 달한다. 고품질의 발전용탄으로 별도의 선탄 과정 없이 국내 반입해 제철, 발전소, 시멘트 제조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채탄방식이 비교적 수월해 호주 여타 광산들이 사용하고 있는 갱내 장벽식 채탄을 계획하고 있다. 또, 광산과 불과 70km 떨어진 곳에 뉴 캐슬항이 있어 수출과 운영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와이옹 광산의 현재 가치는 약 135억 달러로 원화로 계산하면 15조 800억원(1억 5000만t에 t당 가격 90달러를 곱한 수치)이다. 광물공사는 지난 26년간 와이옹 광산 개발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 쏟았다. 김영삼 정부때인 1995년 10월 광물공사가 호주 주 정부(뉴사우스웨일스)로부터 탐사권을 획득한게 시작이다. 노무현 정부때인 2005년에는 글로벌 자원업체 BHP빌리턴으로부터 지분 78%를 당시 금액으로 1640만 호주달러(137억원 상당)에 추가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이명박 정부때인 2011년 3월에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로부터 개발 승인불허 통보를 받았지만 당시 필자가 항의단 대표로 나서 재심의하기로 호주 정부와 합의해 다시 살려 놓았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에는 주 정부로부터 개발 허가 승인을, 2019년에는 드디어 연방정부 환경영향 평가 승인을 얻어냈다. 이제 개발해서 생산만 하면 되는 상태다. 광물공사가 와이옹 광산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다. 이유는 이렇다. 2017년 말 기준 광물공사의 해외 직접투자에서 생산단계 사업 14건 중 유일하게 수익을 내고 있는 광산이 1992년 7월에 진출했던 호주 스프링베일 유연탄 광산개발 사업이다. 호주 시드니에서 서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리스고시 인근에 광산이 있다. 이 광산은 1990년 삼성물산과 호주업체가 함께 개발을 시작해 1995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했지만 그 후 1997년부터 불어닥친 IMF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삼성물산이 사업철수를 결정해, 하는 수 없이 2000년 광물공사가 SK네트웍스와 함께 지분을 인수 했다. 스프링베일 광산은 광물공사가 참여한 후 2013년 말까지만 해도 투자비 대비 무려 183.5%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운용사인 태국 센터니얼사에 조건없이 양도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호주 앙구스플레이스 광산 보유 지분 25%도 같이 양도했다. 두 광산의 채광 가능 기간은 각각 18년, 6년이 남아있음에도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유는 정부가 재무구조 개선을 압박하는 가운데 추가 광구 탐사에 따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다.2016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광물공사로서는 정부의 지원 없이는 이를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광물공사가 여러 경로를 통해 지분 매각을 시도했지만 정부가 무조건 재무구조 개선을 압박하는 상황이 이미 국제 매물시장에 알려지면서 매수자를 찾기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게 됐다.스프링베일 광산 개발 사업은 광물공사의 첫 해외 성공 사례이며 광물공사에 최초로 수익을 갖다 준 효자 사업이라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26년간 공들인 와이옹 광산도 매각하게 되었으니 답답할 수 밖에 없다. 광물공사는 어떻게 하든 남은 해외 광산을 잘 관리해 부채를 줄이고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 했다. 그 타이밍이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는 지금이다.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 기존의 해외 광산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것을 정부가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지만 정부방침은 변하지 않고 있다. 해외 자원개발에는 오랜 기간과 전문적인 기술 및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은 광물공사가 와이옹 광산 지분을 사들이고 채광허가를 승인 받는데 24년이 걸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만약 정부가 와이옹 광산을 또 다시 헐 값에 매각한다면 그 손실은 국민 몫 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이슈&인사이트] 이재용 사면으로 K-반도체 힘 실어야

[이슈&인사이트] 이재용 사면으로 K-반도체 힘 실어야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한마디로 대란이다. 반도체 부족은 자동차 분야에서 시작해서, 가전제품·컴퓨터·게임기기 등 모든 분야로 품귀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늘어가다가 전기차의 확산과 더불어 자율주행 보조기능이 보편화됨에 따라 최근에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다. 반도체 수급에 문제가 생긴 것은 코로나19로 자동차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완성차 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 부품 주문을 줄였으나 예상과 달리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판매가 급증한 때문이다. 공급측면에서도 주요 파운드리 공장이 들어선 세계 곳곳에서 지진, 정전, 한파, 가뭄이 발생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여기에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에 불안을 느낀 완성차 업체들이 재고를 쌓으려는 움직임이 더해져 반도체 대란을 심화시켰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를 인프라로 칭하면서 국가안보와 직결시키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은 국가경제의 비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제 반도체는 단순히 경제 차원을 넘어서 국제 정치적 사안이 되었으며, 이는 과거 오바마,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일관되게 추진되어온 대중 견제 전략과 맞닿아 있다. 바이든의 반도체 가치동맹은 중국에 맞서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밸류체인이다. 그러나 중국내에 반도체 생산기지가 있고, 반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우리나라는 미국 편에만 서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경제 5단체장을 중심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하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전 세계적 반도체 위기 상황에서 중국과 반도체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의 채찍을 맞지 않고 백신이라는 당근까지 챙겨 오기 위해서는 이재용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경제범죄에 대한 사면을 반대하는 입장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미중갈등이라는 난감한 상황에서 중국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한국 입장에서는, 선택을 강요하는 미국에게 삼성이라는 민간기업이 미국의 불안을 덜어 주기 위해서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이 향후 미중간 국익외교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차량용 반도체 사업은 작은 시장규모, 다품종 소량생산, 긴 교체주기, 낮은 단가 등으로 돈이 안 되는 분야이다. 수익성이 높은 다른 사업부문을 축소하고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확대한다는 것은 전문경영인이 밀어붙일 수 있는 성격의 의사결정이 아니다. 삼성이 세계적인 기업이 된 것은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대규모의 투자를 과감히 한 데 있다. 이러한 투자는 재벌이라는 한국 특유의 기업 지배구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단기간의 성과에 의해 자리의 보전이 결정되는 전문경영인 체제하에서는 오늘날 반도체 강국인 대한민국이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전자가 일본 전자업계를 이긴 이유로 "일본 전자업체들은 경기 침체기에 투자를 줄이기에 급급했지만, 삼성은 오히려 거액이 투입되는 반도체와 LCD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경기 회복기에 대비했다"고 분석하면서 삼성전자가 경기 침체기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건희 전 회장이라는 오너의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일본 전자업체의 월급쟁이 사장들이 몸을 사릴 때 삼성은 오너 회장의 결단으로 과감한 투자에 나서 오늘의 고수익 구조를 창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수익성이 낮은 반도체 생산의 대규모 투자는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도 중국시장을 걷어차지 않을 수 있는 대안이기는 하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결코 간단치 않은 결정이며 그룹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은 국익에도 부합된다고 본다. 해결이 요원한 미중 갈등 속에서 우리의 행로를 찾기 위해서도 전향적인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박주영 숭실대 경영대학장 박주영 숭실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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