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7월 27일(토)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하자…IOC, SNS 한국어 계정으로 사과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한 것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사과했다. IOC는 27일(한국시간) 엑스(X·옛 트위터) 한국어 서비스 계정을 통해 “개회식 중계 중 대한민국 선수단 소개 시 발생한 실수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한국 선수단은 27일 프랑스 파리 센강 일원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에서 유람선을 타고 입장했고, 이때 장내 아나운서가 불어와 영어로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IOC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 한편 영문으로 운영되는 IOC 공식 SNS엔 사과문이 올라오지 않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총알 관통했다더니…‘붕대 뗀’ 트럼프 귀 모습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야외 유세에서 실제 총격을 받았는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사진, 영상, 소리 등에 대한 자체 분석 등을 통해 총격범이 발포한 8발의 총알 가운데 첫 번째 총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스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피격당한 뒤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pierced)하는 총알에 맞았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주치의를 지낸 로니 잭슨 연방하원의원(공화·텍사스)은 별도 성명을 내고 '총알이 지나간 자국(bullet track)으로 2cm 너비의 상처가 생겼다'고 밝혔다. 친(親)트럼프 충성파인 그는 그러면서 “상처가 넓고 뭉툭해(broad and blunt) 봉합은 필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캠프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현재 주치의 등은 26일 오후 5시(현지시간)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식 의료 기록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나아가 비밀 경호국(SS)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알에 맞았다는 잭슨 의원의 주장에 대해 코멘트를 거부했다. 이런 가운데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지난 24일 의회 청문회에 출석,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귀에 맞은 것이 총알인지 파편(shrapnel)인지에 대한 의문(question)이 있다"고 말했다. FBI는 피해자 진술 확보 차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면담도 요청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면담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알 내지 파편에 맞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FBI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알이나 파편에 맞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 당시 무대에서 발견된 다수의 금속 조각을 검사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알 관련 논란이 계속되자 전날 밤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불행하게도 내 귀는 총알에 맞았으며 그것도 세게 맞았다"면서 “그 자리에는 유리나 파편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병원은 귀에 총상을 입었다고 했다"면서 “한때 명성을 떨쳤던 FBI가 미국의 신뢰를 잃은 것은 놀랍지 않다"고 비판했다. 잭슨 의원도 이날 다시 성명을 내고 “총알 외에 다른 것이라는 어떤 증거도 없다"면서 “레이 국장이 다른 것이 있는 것처럼 시사한 것은 잘못됐고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FBI는 논란이 계속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른쪽 귀에 맞은 것은 전체(whole) 내지는 작은 조각(piece)으로 파편화된 총알(a bullet)이며 이는 사망한 총격범의 소총에서 발사된 것"이라고 밝혔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낮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별장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면서 귀에 거즈 붕대를 하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한 것을 계기로 인터넷상에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으로 부상을 당해 거즈 붕대를 붙였던 오른쪽 귀에 외관상 뚜렷한 상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유명인 관련 가십성 기사를 다루는 미국 매체 TMZ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 부분을 확대한 사진을 게재하고 “그가 (총알에) 맞았는지 자체가 여전히 약간 미스터리"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다소 조롱조로 “영구적인 상처가 보이지 않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록적으로 빨리 회복된 것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α’ 거듭난 해리스, 어머니 호재까지...트럼프 일단 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한 이후 그를 대신해 급히 뛰어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심상찮은 상승 기류를 탄 모습이다. 당내 주요 인사들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며 기존 지지층을 온전히 빨아들이는 데다, 젊고 선명한 메시지 전달 스타일로 외연 확장도 빠르게 이뤄지면서다. 이런 기류는 지지율이나 공화당 측 대응에서도 상당 부분 엿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26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AP, AF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당신을 지지하게 돼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미셸 오바마 여사도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지지에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까지 3개월 남은 기간 그들과 함께할 여정을 기대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해리스 부통령 지지에 합류하면서 사실상 민주당 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들 전원이 '해리스 카드'를 밀게 됐다. 당초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다른 민주당 인사들과 달리 조 바이든 대통령 사퇴 선언 이후 해리스 부통령 지지 표명을 미뤄 무성한 뒷말을 낳았다. 특히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민주당 '다크호스'로 거론돼온 미셸 오바마 여사도 함께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당내 지지층 교통정리도 끝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이미 민주당 후보나 다름없는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운동 초반부터 이슈 선정에서 소통 스타일까지 바이든 대통령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교원노조 미국교사연맹(AFT) 전국 회의 연설에서 총기 규제, 낙태권 보장, 노조 강화 등을 거론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세 때마다 강조해온 이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에 더해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좀처럼 거론하지 않았던 성소수자 문제를 정면으로 언급했다. 그는 일부 주 공화당 의원들이 '동성애 언급 금지(Don't Say Gay)' 법(유치원에서 성 정체성 관련 교육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률)을 통과시킨 점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샌프란시스코 지방 검사장으로 재임 중이던 2004년 동성 결혼식 주례를 했다고 비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을 향해 '브링잇온(bring it on, 덤벼·어디 해보자)'고 도발해 청중 환호를 끌어 내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같은 날 오후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뒤 그 결과를 설명할 때도 차별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바이든 정부는 맹방 이스라엘과의 관계 문제로 팔레스타인 인권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일각에서 받아왔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분명하고 단호하게 문제의식을 피력했다. 기존 정치권에는 없던 그의 독특한 연설 스타일도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민주당 내 해리스 부통령 인기가 높아지는 배경에는 비유와 젊은 층의 언어를 구사하는 그만의 독특한 연설 스타일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온라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리스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짧은 콘텐츠)이 된 '코코넛 나무' 영상이 있다. 이 영상은 해리스 부통령이 한 연설에서 “모든 일에는 맥락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자신의 어머니가 “너는 네가 코코넛 나무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줄 아니?"라고 말했던 모습을 담았다. 이는 당초 공화당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비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유하기 시작했지만, 해리스 부통령 본격 등판한 뒤에는 메시지와 호탕한 웃음이 어우러져 '밈 세대' 관심을 끌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전직 연설문 작성자인 게빈 레이놀즈는 가디언에 가장 인기 있는 해리스 부통령 발언 중 일부는 부통령의 돌아가신 어머니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 부통령 등판 이후 틱톡(TikTok) 등 SNS에 그를 다룬 각종 밈이 쏟아지며 든든한 우군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아직 해리스 부통령 상승 기류를 꺾을 만한 구도를 아직 꺼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날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과거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자식 없는 여성"이라는 모욕적 공격했다는 사실이 여러 차례 회자됐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 남편의 전처까지 나서 자신의 아이를 함께 키워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10년 넘게 더그(더글러스), 저와 함께 공동부모였다"고 응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당초 모습과 달리 해리스 대통령과의 토론에 소극적인 이유도 마땅한 의도와 전략을 아직 구상치 못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해리스 부통령 공식 후보 지명이 이뤄져야 TV토론을 하겠다며 회피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오바마 부부, 해리스 지지 선언…“승리위해 모든 일 할 것”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개 지지한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오바마 부부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영상이 업로드됐다. 영상은 해리스 부통령이 오바마 부부로부터 전화를 받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해리스 부통령이 전화를 받자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셸과 나는 당신을 지지한다"며 “당신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임을 말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미셸 오바마는 이어 “당신이 자랑스럽고 이것은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이후 곧장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다른 민주당 원로들과 달리 현재까지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영상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을 공식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것이다. 오바나 대통령의 지원 사격까지 얻은 셈으로, '해리스 대세론'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TV토론 피하는 트럼프, 시간끌기?…“해리스 공식 지명부터”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떠오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TV토론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공식 후보 지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트럼프 선거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민주당 당원들이 또 후보를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 해리스 부통령과 일정을 잡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청 대변인은 '해리스 부통령을 내세워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민주당 인사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대선 후보를 결정할 때까지 대선 토론 일정을 잡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트럼프 캠프의 입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결정 직후 보인 모습과 크게 차이가 난다는 평가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민주당 후보이든, 공화당 후보이든 토론회에 나올 의무가 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자신의 토론 요구를 받아들이라고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열린 첫 번째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압도한 뒤 토론에 자신감을 보여왔다. 그는 “누가 민주당의 새 후보가 되더라도 토론할 의향이 있다"고도 발언했다. 다만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9월10일로 예정된 두 번째 TV토론의 주관 방송사를 ABC에서 폭스뉴스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미묘한 변화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대로 토론회 주관 방송사를 변경할 경우 일정도 9월 10일에서 17일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토론에 자신감을 보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다음 TV토론 일정을 미루려는 모습을 보이는 배경은 명확지 않다. 최근 해리스 부통령이 급격한 상승세를 타는 상황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잘해도 본전'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민주당 지지층이 해리스 부통령 중심으로 결집하는 현상이 조금이라도 누그러질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선 합리적인 전략이라는 이야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효과적인 공격 포인트를 아직 찾지 못한 것이 이유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급진적인 좌파 미치광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이는 지난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공격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는 수준이라고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에 등돌린 오바마도 해리스 지지?…“조만간 표명”

버락 오마바 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카멀라 해리스를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개 지지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이후 해리스 부통령과 주기적으로 연락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며, 물밑에서 해리스의 대선 캠페인을 돕기 위한 작업도 해왔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의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해리스를 도울만한 전직 보좌관들과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이후 곧장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다른 민주당 원로들과 달리 현재까지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후보직에서 물러난 바이든 대통령에게 찬사와 위로를 보냈지만, 해리스 부통령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하차 결심을 하도록 당 중진들을 움직여 압박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를 두고 일부 보수 매체들을 중심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탐탁지 않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소식통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이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대관식'을 감독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 급하게 지지 선언하는 것을 꺼렸다고 전했다. 친구이자 과거 러닝메이트였던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결정을 존중하는 시간을 두려는 것도 지지 표명을 미룬 이유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소식통들은 이처럼 '해리스 불신설'을 일축하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의 초반 유세에 감명을 받았으며 자신이 20년간 알아 온 해리스 부통령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그저 재밌어했다고 전했다. 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처럼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미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후보에서 사퇴한 뒤 바이든 대통령 지지 선언을 두고도 비슷한 태도를 취했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이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지지 선언을 늦췄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 사퇴 후 첫 대국민연설…“새 세대에 횃불 넘겨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과 관련해 “새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 전진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다. 그것이 우리나라를 통합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행한 대국민연설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코로나19 확진으로 델라웨어 사저에서 자가 격리에 들어간 지 일주일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수호는 어떤 타이틀(직책)보다 중요하다"면서 “개인적인 야망을 포함한 그 어떤 것도 민주주의를 구하는 일을 방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 자리(대통령직)를 존중하지만 내 나라를 더 사랑한다"며 자신의 충심을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자신이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며 후임 대통령 후보로 지지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경험 있고 터프하며 유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녀는 내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파트너였고, 우리나라를 위한 리더였다"면서 “선택은 여러분, 미국 국민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위대함은 왕과 독재자가 통치하지 않고 국민이 통치한다는 데 있다"면서 “역사가 여러분의 손에 있고, 권력이 여러분의 손에 있으며, 미국의 이상이 여러분의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리가 지금 내릴 결정이 나라와 세계의 미래를 결정할 역사상 드문 변곡점에 와 있다고 믿는다"며 “앞으로 다가올 수십 년에 걸친 미국의 전진과 퇴보, 희망과 증오, 통합과 분열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자신의 역할과 관련, “앞으로 (퇴임까지) 6개월 동안 나는 대통령으로서 내 일을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레임덕에 빠지지 않고 대통령으로서 소임을 다할 것임을 약속하고, 공화당 일각에서 대통령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것을 일축했다. 그는 자신의 구체적인 소임으로 “열심히 일하는 가정들을 위해 (생활) 비용을 계속 낮추고 우리의 경제를 계속 성장시킬 것"이라며 “나는 투표권부터 선택권까지 우리의 개인적 자유와 시민의 권리를 계속해서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총기 폭력으로부터의 아이들 보호, 연방 대법원 개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식 및 인질 귀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 등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고령(81세)에 따른 인지력 및 건강 저하 의혹을 증폭시킨 뒤 당 안팎에서 후보 사퇴 압박을 받다 지난 21일 전격적으로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지난 1968년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 이후 56년만이며, 특히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인 후보 선출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은 미국 역사상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과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부패한 조 바이든의 오벌오피스 연설은 겨우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매우 나빴다"면서 “부패한 조 바이든과 거짓말하는 해리스는 미국에 대한 거대한 골칫거리"라고 적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회의론에서 구원등판으로…48시간내 ‘해리스 대세론’ 굳어진 배경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이후 민주당 지지층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빠르게 결집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각각 '카멀라 해리스는 어떻게 48시간 내에 민주당을 장악했나', '카멀라 해리스는 어떻게 이틀 안에 지명을 못 박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뒷얘기를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바통을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을 때까지만 해도 회의론이 적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장 피격 이후 대세론을 굳힌 데다 해리스 부통령 재임 기간 존재감이 미미했고 여론 조사상으로도 열세라는 점 등에서다. 그러나 본선행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인 것이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NYT와 WSJ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선언이 있었던 21일 오전 바이든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뒤 워싱턴DC 해군천문대(USNO) 내 부통령 관저로 최측근들을 소집했다. 바이든에게서 사퇴하겠다는 전화를 받자마자 지체없이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는 같은날 오후 1시 46분께 바이든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사퇴 선언문을 올린 그 순간부터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미리 준비해 놓은 명단에 따라 민주당내 핵심인사들에게 빠짐없이 연락해 바이든을 대신할 대선후보로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해리스는 모교인 하워드대 체육복에 스니커즈 차림으로 밤까지 끊임없이 전화를 돌리면서 “당신이 내 전화를 받지 않은 채 오늘이 지나가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란 말을 반복했다고 전화를 받은 인사들은 털어놨다. 해리스의 전화를 받은 민주당 인사 중에는 민주당 출신의 전직 대통령은 물론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 잠재적 경쟁자들도 포함돼 있었다. NYT는 “이런 대대적 공세(blitz)는 최근 몇주간 바이든에게 결여됐던 종류의 활력과 에너지를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 토론에서 참패한 뒤 10여일간 의회내 의회 내 민주당 인사들에게 겨우 20통의 전화를 하는데 그친 반면 해리스는 이날 10시간 동안에만 무려 100통의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해리스가 전화를 돌리는 사이 최측근들도 최종적으로 누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지 결정할 대의원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기존 바이든 선거본부의 대의원 관리를 이어받아 해리스를 지지하도록 설득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다. 해리스와 측근들은 앤초비를 곁들인 피자와 샐러드를 시켜먹으면서 밤을 꼬박 새웠고 바이든 사퇴로부터 약 36시간이 지난 이튿날 밤 마침내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단순과반)인 대의원 1968명의 지지를 확보했다. AP 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틀이 지난 23일에는 해리스를 지지하는 대의원의 수가 전체 4000여명의 대다수인 3100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해리스 선거본부에는 1억 달러(약 1380억원)가 넘는 기부금이 쇄도했다. 이때 해리스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첫 출격에 나섰고 유세현장에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진행했던 유세에 모였던 인원보다 훨씬 많은 35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렸다. 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몇달간 했던 것보다 더 선명한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전했다. 속도감 있는 상황 정리로 바이든 대통령이 휘청거리는 동안 이완됐던 지지층은 빠르게 해리스를 중심으로 뭉쳤다는 것이다. NYT는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 괄목한만한 해리스의 조기 장악 및 열정의 조직적 분출로 이어졌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불편할 정도로 어눌했던 토론 이후 집단적으로 숨을 죽여왔던 민주당이 마침내 숨을 내쉬게 됐다고 평가했다. 해리스의 막힘 없고 활력 넘치는 행보를 두고 그의 정치적 능력을 의심하던 민주당내 일각을 침묵시키는 것을 넘어 백악관 내에서조차 81세의 고령인 바이든과 대비되는 신선한 변화라는 '고백'이 나오는 실정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전 의장은 “이건 매우 잘 조직된 폭포처럼 이어지는 일련의 움직임이었다"면서 “일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 나 스스로도 놀랐다"고 말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로비 무크는 해리스가 바이든 사퇴 이후 이틀간 보인 움직임을 “완벽한 48시간"으로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새 세대에 횃불”, “IQ 낮은 나라 파괴 미치광이”…해리스 관심 폭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직 사퇴로 등판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슈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을 띄우려는 민주당과 그를 저지하려는 공화당 모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표현 수위를 강하게 끌어올리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현지시간) 대국민연설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후보직을 넘기는 데 대해 “새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수호는 어떤 타이틀(직책)보다 중요하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경험 있고 터프하며 유능하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의 위대함은 왕과 독재자가 통치하지 않고 국민이 통치한다는 데 있다"면서 “역사가 여러분의 손에 있고, 권력이 여러분의 손에 있으며, 미국의 이상이 여러분의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 후 첫 유세를 갖고, 상당 시간을 해리스 부통령 비방에 할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미국 역사상 가장 무능력하고 가장 좌익인 부통령", “미국을 파괴할 극단적 좌파 미치광이"(lunatic)라고 불렀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에서 불법 이민 문제를 담당했던 해리스 부통령이 “국경 차르"(border czar)라며 “카멀라가 건드리는 모든 게 완전한 재앙으로 변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세금으로 불법 입국자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안을 지지했다며 “이런 멍청한 IQ 낮은 사람들" 때문에 불법 입국이 계속되고 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정신적으로 쇠약하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한 “미국 정치 역사상 최대의 스캔들"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지난 총격 사건 이후 발언 수위를 낮추는 듯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대가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꾸자 이를 '인신 공격'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이는 팽팽한 국면에서 해리스 부통령 상승세가 심상찮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현재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들은 대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과 팽팽하거나 아주 근소한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 '실점'이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측 충돌은 앞으로 있을 후보 간 TV 토론 등에서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우파 언론' 뉴욕포스트는 이날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 능력이 부족하다",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등 문제에 대해 말실수하고 멍청한 언급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역시 승기를 선점할 수 있게 해준 TV 토론에서 또 한 번 수확을 거두겠다는 기세다. 반면 이든 대통령 인지력 논란과 사퇴 계기였던 TV 토론에 대해 민주당은 해리스 부통령 토론 실력으로 '반전' 이미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첫 TV 토론이 9월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폭스뉴스는 이날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에 9월 17일 열릴 후보 토론회 초청장을 발송했다. 양측은 이 제안에 대한 코멘트 요청에 아직 응답하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양측 캠프는 지난 6월 27일 CNN과 오는 9월 10일 ABC방송의 주관으로 총 두 차례의 TV 토론을 벌이는 데 합의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합의를 이어받아 ABC방송 토론을 성사시킬지는 불투명하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러우 전쟁 막막한 전황, 드디어 종전 국면?...우 “러와 이야기 원해”

2년 6개월째 계속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침략당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여전히 자국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협상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히고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4일 중국 광저우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을 만났다. 쿨레바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대화·협상을 하기를 원하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그럴 조짐은 없지만 러시아가 선의로 협상할 준비가 됐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이런 전제에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통하는' 중국에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자체는 관심을 끌었다. 이는 결국 '시간은 러시아 편'이라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성과 없는 전쟁을 지속하며 국내 여론이 돌아서는 가운데, 미국 대선 불확실성까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에 실린 인터뷰에서 자국군이 최전선에서 “매우 어렵다"며 전황을 평가했다. 다만 “대체로 적들은 어떠한 큰 진전도 보이지 못한 상황"며 러시아군 역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병력과 자원 측면에서는 러시아가 우위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2022년 2월 24일 처음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을 당시 러시아군이 동원한 병력은 10만명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52만명이 됐고 예정대로라면 올해 말엔 69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러시아는 병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평균 월급이 13만 9000루블(약 220만원)이었던 모스크바는 이날 모집병에게 징집 첫해 520만루블(약 8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장비 측면에서도 “그(러시아군) 쪽이 1대 2에서 1대 3 비율로 우세하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점차 늘고 있다.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지난 5∼6월 우크라이나 국민 3075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 32%가 '가능한 빨리 평화를 달성하고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영토를 포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전쟁이 더 오래 계속되더라도 영토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은 55%로 집계됐다. 영토를 일부 포기할 수 있다는 답변은 2022년 2월 개전 이후 지난해 5월까지 1년 넘도록 10% 이하에 그쳤으나 지난해 5월 10%에서 12월 19%, 올해 2월 26%로 급증했다. 포기할 수 없다는 응답 비율은 지난해 5월 84%에서 1년 새 29%p 줄었다. 특히 러시아와 직접 협상을 둘러싼 우크라이나 기류 변화는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이후 본격적으로 두드러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틀 뒤인 15일 제2차 평화회의를 추진한다며 “러시아 대표단도 참석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스위스에서 1차 평화회의를 열었지만 러시아는 초청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는 중국도 불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루저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점령지를 내주는 종전협상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2차 평화회의 개최를 서두르는 이유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대비해 국제사회 여론전에서 우위를 확실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2020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에 당선되면 1월 취임 이전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장담해왔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기 지원을 볼모로 현재 러시아에 점령된 동부 영토를 포기하는 종전협정을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결국 우크라이나가 껄끄러울 수도 있는 러시아 우방 중국까지 찾아가 평화협상 의지를 밝힌 것은 아직 자국을 전폭 지지하는 서방에 더해 중국 영향력까지 끌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 9일 미국이나 중국·유럽연합(EU)은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이 중재에 더 적극 나서더라도 정작 러시아가 응할지는 미지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대화 제안에 “그 메시지 자체는 우리 입장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2차 평화회의 초청 계획에는 “그가 무엇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거리를 뒀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젤렌스키 대통령 초청에 “무엇보다 아무도 그를 믿지 않는다. 그가 거짓말한다는 걸 모두가 다 안다"고 일축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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