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이집트 방산전시회 참가…아프리카·중동 집중공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이집트를 거점으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방위산업시장 공략 수위를 높인다. KAI는 지난 1일부터 오는 4일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에 참가한다고 2일 밝혔다. 올해 4회째를 맞은 EDEX는 아프리카·중동 지역 정부·군·방산업계 고위 관계자들이 집결하는 지역 최대 규모의 방산 행사다. KAI는 이번 전시회에 주력 기종인 FA-50 경공격기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소형 무장 헬리콥터(LAH)·수리온 등을 선보인다. 또한 무인전투기(UCAV)와 다목적 무인기(AAP)·공중 발사 무인기(ALE) 등 유·무인 복합 체계(MUM-T) 관련 미래 항공 전력도 함께 전시해 기술력을 과시한다. 특히, KAI는 이집트 공군의 주력 기종인 F-16과 호환성이 뛰어난 FA-50의 강점을 집중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FA-50은 F-16과 조종 시스템이 유사해 조종사 양성·기종 전환 훈련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이밖에 인공지능(AI) 파일럿 기술인 'KAILOT(카일럿)'과 차세대 공중전투 체계를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쇼룸을 운영하며 현지 군 관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 제주서 ‘민간위성 시대’ 전초기지 가동

한화가 제주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위성 제조시설을 짓고 본격적인 '뉴 스페이스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한화시스템은 2일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서 '제주우주센터'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손재일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오영훈 제주도지사 등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제주우주센터는 대지 면적 약 3만㎡(9075평), 연면적 1만 1400㎡(3450평) 규모로 건립됐다. 민간기업이 주도해 구축한 위성 제조시설로는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에는 위성 개발·조립부터 성능 시험, 통제실까지 위성 제조 전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최첨단 설비를 갖췄다. 한화시스템은 제주우주센터에서 내년부터 연간 최대 100기의 위성을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우주 환경을 모사한 열진공 시험과 안테나 성능을 측정하는 근접전계 시험 시설 등을 구축해 제조 완성도를 높였다. 향후에는 자동화 공정을 도입해 생산성을 더욱 끌어올릴 방침이다. 주력 생산 품목은 고해상도 지구관측이 가능한 'SAR(합성개구레이다) 위성'이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0.25m급 초고해상도 위성과 초저궤도(VLEO)용 위성 등 차세대 라인업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성찬 한화시스템 우주사업부장은 “제주우주센터는 100% 민간 자본으로 지어진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전략적 자산"이라며 “이곳을 거점으로 K-우주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집트 ‘EDEX 2025’ 참가…중동·아프리카 시장 공략 박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중동·아프리카(MENA) 최대 방산 시장인 이집트에서 최첨단 지상·해상 무기체계 솔루션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4일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이집트 방산 전시회(EDEX 2025)'에 참가한다고 1일 밝혔다.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은 이집트를 거점으로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 내 방산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력 제품인 K-9 자주포와 다연장 유도 무기 '천무'를 중심으로 한 '맞춤형 통합 솔루션'을 제시했다. 전시관 중앙에는 천무(K-239) 실물 유도탄이 배치됐다. 사거리 80~290km의 천무 1.0 유도탄 3종과 함께, 이번에는 이동하는 적 함정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천무 2.0 대함 유도탄(ASBM)'을 공개해 해안 방어 수요가 높은 MENA 지역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지난 2022년 2조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은 K-9 자주포 패키지 세부 운용 계획도 구체화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 1분기부터 이집트군에 K-9 자주포를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해당 자주포에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1000마력급 국산 엔진이 탑재되며, 주요 부품을 이집트 현지 조달해 생산하는 현지화 전략이 적용된다. 이집트 해군을 위한 해안 방호용 K-9 모델과 함께 전시된 해군형 K-11 사격 지휘 장갑차는 적 함정의 동태를 탐지하는 전자 광학 장치(EOTS)와 레이다를 탑재해 정밀도를 높였다. 이 밖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40mm 무인 방공 시스템-대전차 미사일 천검 등 다양한 대공·지상 방어 솔루션을 제안했다. 성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동·아프리카 총괄 법인 사장은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단순 장비 공급을 넘어 기술 협력과 현지 생산을 통해 이집트 방산 생태계와 동반 성장할 것"이라며 “검증된 K-9과 천무를 앞세워 MENA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방산, 중동·아프리카 ‘글로벌 사우스’ 시장 열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중동·아프리카를 순방하면서 인공지능(AI)·반도체·방위산업 등에 걸친 세일즈 외교의 성과를 거둔 가운데 국내 방산기업들이 미국·유럽이 아닌 제3세계권인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무기시장 진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우리 방산기업들은 이번 UAE·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순방의 성과로 기존의 단순한 무기 완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맞춤형 전략인 인력 양성, 기술 이전, 유지 및 보수(MRO)를 아우르는 '패키지 딜'을 성사시킬 수 있는 기폭제 마련에 기대를 걸고 있다. 2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 '현지화'와 '장기적 파트너십'을 핵심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순방이 지지부진하던 신규 방산사업들의 속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순방지역 나라의 무기 수입 수요는 지정학적 불안정성 심화로 인해 급성장하는 추세이며, 전세계 무기 수입의 27%를 차지하는 주요 격전지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카타르, 쿠웨이트 등이 핵심시장으로 꼽힌다. 시장 조사 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올해 391억8000만달러(약 57조6700억원)인 중동·아프리카 방위산업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까지 473억달러(약 69조6300억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기는 어려우나 이집트 수출 1호 무기인 K-9 자주포의 인도가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 체결 이후 현지 생산 준비와 납품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중동지역 국가들은 특정무기체계 단품보다는 장비 운용을 위한 인적 지원·교육 훈련·후속 군수 지원 등을 묶은 '패키지 방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대공무기 체계를 포함한 다양한 신규사업을 제안하고 있어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통상 공동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고, 이집트 K-9 사업의 경우 계약까지 10년 가까이 걸렸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보여주면서 협상 과정이 크게 단축된 측면이 있어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산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II' 수출로 중동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LIG넥스원도 현지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다. LIG넥스원은 이번 순방 기간 중 UAE의 유력 방산기업 칼리두스(Calidu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 관계의 핵심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현지 인력 양성과 기술 이전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이미 보도된 천궁-II 수출 성과에 그치지 않고, 현지인들이 우리 무기 체계를 직접 운용하고 정비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전수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는 '포스트 석유시대'를 대비해 자국 방위산업 역량을 키우려는 중동국가들의 '비전 2030' 정책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공동 생산자'의 지위를 원하고 있어, LIG넥스원의 현지화 전략은 경쟁국 대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데 기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UAE 정부가 국영·민간 방산기업 25개사를 통합 설립한 방산 연합체 EDGE 그룹 산하인 플랫폼스앤시스템스(Platforms and Systems)와 전략적 협력에 적극 나선다. KAI는 이번 협약 체결을 계기로 EDGE 그룹 산하에서 공중·지상· 해상 플랫폼과 관련된 핵심 시스템을 개발·생산하는 조직인 플랫폼스앤시스템스 클러스터와 상호 기술 협력과 공동 연구·생산 방안을 구체화 해 이를 통해 중동시장에서의 수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무장 체공 드론·무인 헬리콥터·항공 구조물·장갑 차량 등 EDGE 그룹의 주요 제품과 브랜드를 담당하는 플랫폼스앤시스템스 클러스터와 고정익·회전익 플랫폼, 무인기, 유·무인 복합 체계(MUM-T)·MRO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협력 추진 방안을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KAI 관계자는 “현지에서 KF-21과 FA-50 마케팅을 하고 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을 설명해드릴 수 없는 점 양해를 구한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도 이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방산 협력의 판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실이 이번 순방의 목표 중 하나로 '기존 사업의 안정적 이행 지원'과 '신규시장 진출의 교두보 마련'이라고 강조한데서 정부의 방산 수출 확대 정책이 잘 드러나고 있다. 방산 수출은 정부 간 신뢰(G2G)가 필수적이어서 대통령의 방문은 상대국에게 대한민국 정부가 보증한다는 확실한 신호를 주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보이지 않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편, 중동지역 사업의 특성상 구체적인 계약 규모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방산업계는 순방 이후 사우디아라비아·UAE 등에서 대규모 추가 수주나 합작법인 설립 등 후속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로템, 연구실 안전도 ‘국가대표’ 입증…과기부 장관 표창 수상

현대로템이 수소와 인공 지능(AI) 무인 체계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안전 관리 역량을 입증받았다. 현대로템은 지난 24일 서울 고려대학교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열린 '2025 연구실 안전 주간' 행사에서 안전관리 최우수 연구실로 선정돼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수상의 영예를 안은 곳은 현대로템 RS R&D 허브 산하의 '수소모빌리티시험실'이다. 이곳은 최근 1년간 안전 관리 우수 연구실 인증을 받은 300여 개 연구실 가운데 상위 9곳에만 주어지는 장관 표창을 받으며, 안전 관리 시스템의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공인받았다. 수소모빌리티시험실은 수소 열차의 심장인 연료 전지 시스템과 배터리 팩 등 고위험 요소를 다루는 곳이다. 현대로템은 수소 공급 설비와 안전 감지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엄격한 안전 매뉴얼을 적용해 연구원들이 위험 요소 없이 선행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현대로템은 이번 심사에서 가변부하 조합 시험장·무인체계시험실 등 2곳에 대해서도 신규 '안전 관리 우수 연구실' 인증을 획득했다. 새로 인증받은 '가변부하 조합 시험장'은 철도차량 추진 시스템과 고속 회전 장치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곳으로 고전압·고출력 장비를 다룬다. '무인체계시험실'은 AI 기반의 지상 무인 차량을 제작·시험하는 공간이다. 이로써 현대로템은 최우수 연구실 1곳을 포함해 총 4곳의 국가 공인 안전 연구실을 보유하게 됐다. 현대로템은 그동안 전문 기관을 통한 정밀 안전 진단과 정기 점검은 물론, 고전압 시험 안전도 개선 공사와 모니터링 시스템 최적화 등 선제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단순한 사고 예방을 넘어 연구원들이 심리적 안정을 갖고 연구·개발(R&D)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기술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앞으로도 빈틈없는 안전 관리 체계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합참 AI로 역대정부 국방개혁 평가…‘졸속 논란’ 왜?

합동참모본부(합참)가 인공 지능(AI)과 빅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역대 정부의 국방 개혁 성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미래 전력 발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 군 당국이 전력 기획 단계에서 AI 기반의 예측 모델링을 공식적인 방법론으로 채택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방대한 과업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예산과 짧은 기간이 주어져 졸속 평가와 함께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본지 취재 결과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부 전력기획과는 긴급 입찰을 통해 '국방 개혁 이후 전력 발전 방향의 성과 분석 및 AI 기반 미래 전력 발전 연구'를 수행할 기관 모집에 나섰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데이터'다. 합참 관계자는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국방 개혁 추진을 위해 각 정부별 개혁 방향과 연계한 전력 발전 성과 분석이 필요하다"며 '정부별 정책 목표 달성도를 AI와 통계 모델링을 통해 정량적으로 분석할 것'을 명시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합참은 AI와 머신 러닝(ML) 기술을 활용해 '전력 투자 대비 전투 효과성 향상도'를 예측하는 모델 개발을 주문했다. AI를 활용해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전력 구조를 모의 실험하고, 무기 체계나 전력 구성을 갖췄을 때 어느 경우가 가장 효과적인지 예측해 미래 전력 발전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합참은 이를 토대로 향후 '데이터 기반 전력 정책 추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로드맵까지 제시받을 계획이다. 이는 그동안 각 군의 이해 관계나 정성적 판단에 치우쳤던 전력 소요 제기 방식을 데이터 중심으로 뜯어고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과업의 중요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자원이다. 합참이 배정한 총 사업비는 2800만500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도 책임 연구원 1명과 연구원 5명 등 최소 6명의 전문인력 투입을 요구하고 있다. 과제 역시 △AI·통계 모델링 △인과 분석 △예측 모델 개발 등 고난도 기술이 수행돼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합참이 연말 불용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급조성 발주'를 냈거나, 이미 내부적으로 정해진 전력 발전 방향에 'AI 기반'이라는 명분만 씌우기 위해 요식행위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원 출신 방산업계 관계자는 “합참은 분석을 위한 기초 자료가 있으니 데이터 베이스(DB) 구축만 된다면 1개월은 충분한 시간이라고 본 것 같다"면서도 “첫 사례인 만큼 신중을 기했겠지만 촉박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IT 업계 관계자도 “창군 이래 모든 자료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겠다는 건데 어떻게 한 달 만에 하는 게 가능하겠느냐"며 반문하면서 “사실상 연구진을 내정해 둔 상태에서의 목적성 예산 지출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꼬집어 말했다. 실제 이번 입찰은 긴급 공고로 진행됐다. 입찰 참가 등록 마감은 24일 11시이고, 가격 입찰 마감은 25일 10시, 개찰은 26일 11시로 예정돼 있다. 연구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2개월까지라고 돼있지만 합참은 입찰 공고문을 통해선 12월 30일까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초단기 일정을 못 박아뒀다. 또한 과업 내용이 추가되더라도 수행 기관이 이에 응해야 한다는 조건까지 내걸었다. 합참 전력기획부 관계자는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 가능한 전력 발전 요구가 증대되고 있고, 정부별 정책 목표 달성도와 전력 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 자료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 개혁의 일관성 유지를 위한 데이터 기반 성과 관리 체계가 정립돼있지 않다"며 이번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오션, 캐나다 60조원 잠수함 수주 ‘청신호’

캐나다 정부가 추진 중인 60조 원 규모의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향방을 가를 핵심 인사들이 연이어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을 찾았다. 지난달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에 이어 실무 총괄인 멜라니 졸리(Mélanie Joly) 산업부 장관까지 현장을 방문하며 한화오션의 잠수함 건조 역량과 산업 협력 가능성을 정밀 검증했다. 24일 한화오션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ISED) 장관이 이날 거제 사업장을 방문해 '장보고-Ⅲ 배치(Batch)-Ⅱ' 건조 현장을 둘러보고 경영진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지난달 30일 마크 카니 총리의 방문 이후 약 한 달 만에 이뤄진 캐나다 정부 고위급 인사의 현장 실사다. 졸리 장관이 이끄는 캐나다 산업부는 국가 산업 전략과 공급망 강화, 기술 혁신 등을 총괄하는 핵심 부처다. 특히 이번 CPSP 사업이 단순한 무기 체계 획득을 넘어 캐나다의 경제 안보와 산업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만큼 주무 장관의 현장 검증은 사업자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졸리 장관은 이날 최근 진수된 '장영실함' 내부를 직접 시찰하고, 여러 척의 잠수함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는 생산 라인을 확인했다. 한화오션 측은 졸리 장관에게 장보고-Ⅲ 배치-Ⅱ의 잠수함 잠항 능력과 무장 성능 등 기술적 우수성을 설명하는 한편, 캐나다 현지 산업과의 연계 방안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앞서 카니 총리가 방문 당시 “세계를 하나로 잇고 지켜내는 훌륭한 기업"이라며 한화오션의 역량을 높이 평가한 데 이어, 졸리 장관 역시 경쟁사를 압도하는 생산 능력과 납기 준수 역량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쇄 방문을 두고 캐나다 정부가 CPSP 사업의 평가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심층 검토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졸리 장관은 최근 “CPSP 사업은 캐나다 경제와 기술 생태계의 미래를 좌우할 대형 프로젝트"라며 자국 기업의 실질적 참여와 안보 역량 강화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에 맞춰 한화오션은 단순한 잠수함 건조 기술 이전을 넘어, 한화그룹 차원의 포괄적 경제·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안했다. 방위산업 협력을 필두로 △우주 △지속 가능 에너지 △핵심 광물 분야 등에서 캐나다 산업계와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졸리 장관의 이번 방문은 한화오션이 제안한 CPSP 사업이 본격적인 경쟁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면서 “한화오션은 캐나다 해군의 작전 요구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것은 물론, 기술 이전과 공급망 구축을 통해 캐나다 산업과 동반 성장하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동관의 ‘탈탄소 비전’ 가시화…한화에어로, ‘해상 초격차선박 기술’ 대거 확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래 수소 선박의 핵심 심장인 선박용 연료 전지 파워팩의 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할 원천 특허 7종을 따냈다. 이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주도하에 추진 중인 해양 탈탄소 비전이 기술적 실체를 드러낸 것으로,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통한 밸류 체인 구축이 기대된다. 23일 본지 취재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0kW 이상급 선박용 연료 전지 파워팩 개발'과 관련, 최근 지식재산처로부터 선박의 안전·제어·내구성 관련 핵심 특허 7종을 인정받았다. 이는 산업통상부·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주관 신 재생 에너지 핵심 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고 연구 기간은 2024년 4월 1일부터 2027년 3월 31일까지다. ◇ “센서가 고장나도, 통신이 끊겨도 배는 간다"…김동관의 '안전' 철학 구현 이번에 확보된 기술 중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김동관 부회장이 다보스 포럼 등에서 강조해 온 '신뢰할 수 있는 무탄소 솔루션'의 실현이다. 자동차와 달리 갓길 정차가 불가능한 해상에서 엔진 정지는 곧 조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확보한 '연료 전지 제어 장치·방법(10-2887909)'은 메인 제어기(운전 제어부)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하거나 통신이 두절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다. 이때 시스템은 즉시 별도의 '안전 제어부'로 권한을 넘기고, 미리 검증된 '안전 고정값'을 호출 출력을 강제 유지한다. 이는 제어 시스템이 마비되더라도 선박이 최소한의 동력을 유지해 항구로 비상 운전 상태로 복귀할 수 있게 만드는 최후의 보루다. 또한 고가의 방폭 수소 센서를 무한정 늘리는 대신 '가상 센서 이중화(10-2813988)' 기술을 고안했다. 연료 전지를 감싸는 인클로저 내부의 제1 수소 센서가 고장 나면 제어부는 즉시 밸브를 열어 내부 공기를 배기 라인으로 우회시킨다. 이후 배기구에 이미 설치된 제2 센서로 수소 누출 여부를 교차 검증 하는 방식이다. 이는 물리적 센서 추가 없이도 안전 등급을 충족시켜 선박 건조 비용 절감과 시스템 가동률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역발상'의 결과다. 전 세계 바다를 누벼야 하는 상선의 특성상 극지방 운항 능력은 필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영하의 날씨에서도 별도의 외부 히터 없이 시동을 걸 수 있는 '냉시동 제어(10-2809702)' 기술을 확보했다. 핵심은 '온도 추종형 제어'다. 냉각수 밸브를 완전히 닫아 스택 자체의 전기화학 반응열을 가둔 뒤 미리 설정된 온도 상승 기울기에 맞춰 밸브를 미세하게 여닫으며 시스템을 예열한다. 이는 급격한 온도 상승에 따른 열충격(Thermal Shock)을 방지하고, 외부 청수(Fresh Water)와의 온도 차이까지 계산해 밸브 개방 시점을 조절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다. 시동 후에는 다단계 블로워 작동을 통해 내부에 녹은 응축수까지 완벽히 제거해 재동결을 막는다. 연료 전지의 수명을 갉아먹는 수분 관리 기술도 진화했다. 기존에는 전압 수치만으로 내부 상태를 짐작했다면 이번 기술은 워터 트랩 내 서로 다른 높이의 두 센서를 활용해 물이 차오르는 속도를 측정해 '플러딩(물 넘침)'을 물리적으로 진단하고(10-2813989), 셀 전압의 변화율을 분석해 국소적인 성능 저하를 조기에 잡아낸다(10-2874400). 여기에 '전류 파형 분석(CSA, Current Signature Analysis, 10-2842113)' 기술까지 더해졌다. 배출 밸브(Purge Valve)에 흐르는 전류의 미세한 파형 변화를 감지해 배출되는 물질이 물인지 가스인지 구별해낸다. 이를 통해 물만 정확히 배출하고 아까운 수소 연료의 낭비를 차단해 연비 효율을 높였다. '선박용 연료 전지 시스템의 통합 제어 장치·방법(10-2887910)' 특허는 그동안 별도로 존재했던 거대한 '방전용 저항'과 '제습용 히터'를 하나로 합쳤다. 운전 종료 시에는 릴레이를 조절해 잔류 고전압을 태우는 방전 저항으로 쓰고, 시동 전이나 휴지기에는 선박의 보조 전력을 끌어와 습기를 말리는 히터로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계실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여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고, 고염분 해상 환경에서 치명적인 절연 파괴 사고를 예방한다. 이번 특허 확보는 한화그룹의 조선·해양 밸류 체인이 완성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한화오션이 건조하는 친환경 선박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 '수소 심장'이 탑재되고, 한화엔진의 추진 체계가 결합되는 그림이다. 이는 김동관 부회장이 2024년 다보스 포럼에서 천명한 세계 최초의 무탄소 가스 운반선 실증 약속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이기도 하다. 한화오션은 시흥 R&D 캠퍼스 내에 친환경 선박용 동력 에너지 시스템 연구 개발과 연료 전지·수소 생산 시스템 실증 기반 시성을 확보하고, 연료 기술 적용을 위해 육상 시험 시설(LBTS, Land Based Test Site)을 건립했다. 수소 저장과 생산 연구·실증을 통해 수주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이곳에서는 연료 전지 모듈과 리튬 이온 배터리 연동 시험을 통한 시스템 운용 최적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이는 육상용 기술을 선박에 얹는 수준을 넘어 고염분·고습도·진동 등 망망대해의 극한 환경을 극복하고 '절대 멈추지 않는 선박'을 구현하겠다는 한화그룹의 의지로 해석된다. 정부 역시 이번 기술 개발을 포함해 수소 선박·수전해 등 에너지 신산업 수출 동력화를 위해 R&D 지원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있어 한화그룹의 이러한 기술적 행보는 'K-조선'의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선박 기술·원가 경쟁력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에너지 전환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친환경 기업으로의 혁신적 전환으로 '글로벌 탑 티어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美 해참총장 “韓 핵잠, 中 억제할 자연스러운 예측”…K-조선 현장서 ‘역사적 순간’ 강조

대릴 커들(Daryl Caudle) 미국 해군참모총장(CNO)이 방한 기간 중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보유가 중국을 억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또한, 그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국내 주요 조선소를 잇달아 방문해 한국의 독보적인 건조 및 유지·보수(MRO) 역량을 확인하며 한미 해양 동맹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1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커들 총장은 지난 14일 서울 모처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 회견에서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 추진에 대해 “그 잠수함이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되리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natural prediction)"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핵 비확산 기조 등으로 인해 동맹국의 핵잠수함 보유에 신중했던 미국의 입장이, 중국 견제라는 공동의 전략적 목표 아래 확실히 선회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커들 총장은 “미국은 동맹과 협력해 핵심 경쟁적 위협인 중국 관련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의 핵잠수함 추진이 전략적 계산에 포함돼야 할 요소임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자국의 주권 자산인 함정을 국익에 따라 운용하는 것에 미국이 관여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향후 한국 핵잠수함이 미 해군과 함께 연합 작전을 수행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커들 총장의 이번 행보는 안보 협력을 넘어 'MASGA(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의 실현을 위한 현장 점검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이례적으로 하루 만에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을 모두 방문하며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먼저 HD현대중공업을 찾은 커들 총장은 정기선 HD현대 회장의 안내로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인 '다산정약용함'에 직접 승선해 첨단 전투체계와 작전 능력을 점검했다. 또한 214급(손원일급) 잠수함의 창정비(MRO) 현장과 내년에 진수될 차기 이지스함 건조 시설을 둘러보며 세계 최고 수준의 함정 건조 능력을 확인했다. 이어 방문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김희철 대표와 함께 현재 MRO 작업이 진행 중인 미 해군 군수지원함 '찰스 드류(USNS Charles Drew)'함을 시찰했다. 국내 조선소 중 유일하게 미 해군 함정 MRO 실적을 보유한 한화오션에서 커들 총장은 자동 용접 설비와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꼼꼼히 살피며 이러한 기술력이 미 해군 전력 유지에 필수적임을 재확인했다. 커들 총장은 한국 조선소들의 압도적인 역량을 목격한 뒤 “한미 양국 모두에게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그는 반스-톨레프슨법 등 미국 내 규제로 인해 한국에서의 전투함 건조가 복잡한 문제임은 인정하면서도 “미국 조선 능력 강화를 위해 이 문제를 계속 검토해야 한다"며 향후 법적 장벽 해소와 협력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커들 총장은 역내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대만 유사시 한국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그는 “강대국 간 충돌 시 '전력 총동원' 상황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식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한국의 일정한 역할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대해서도 “규모는 작지만 전략적 억지력을 갖추려 하고 있다"며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부친이 6.25 전쟁 참전용사여서 한국이 개인적으로도 특별하다는 소회를 밝힌 커들 총장의 이번 방한은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 가능성을 열고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방산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결정적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英, 잠수함 ‘두 얼굴’…60조 캐나다선 ‘韓 우군’, 8조 폴란드선 ‘스웨덴 지원’ 유럽 텃세

글로벌 잠수함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캐나다와 폴란드를 잡기 위한 K-방산의 총력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영국이 자국 이익에 따라 180도 다른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사업에서는 한화오션의 '우군'을 자처하는 반면, 8조 원 규모의 폴란드 사업에서는 '유럽 텃세'를 등에 업고 경쟁국인 스웨덴을 노골적으로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이러한 영국의 '두 얼굴' 외교 중심에는 자국 방산업체 '밥콕(Babcock)'의 이해관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에서는 K-방산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는 캐나다 해군이 1998년 도입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고 최대 12척의 신형 잠수함을 도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경쟁은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TKMS)의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영국이 한화오션의 '깜짝 우군'으로 등판했다.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 대사는 최근 “영국 정부가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한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곧 낼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는 영국 방산업체 밥콕이 현재 캐나다 해군의 잠수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번 입찰에서 한화오션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원팀'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이 노르웨이까지 끌어들이며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 NATO) 동맹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영국의 지지는 한화오션에 강력한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CPSP 수주전의 '키맨'인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10월 30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전격 방문했다.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카니 총리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김민석 국무총리,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부 장관과 함께 거제 사업장을 찾았다. 거제 사업장에는 '웰컴! 카니 총리(Welcome Prime Minister Carney)' 환영 문구와 캐나다 국기가 걸렸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이들을 안내했다. 카니 총리는 한화오션이 제안하는 '장보고-Ⅲ 배치(Batch)-Ⅱ' 잠수함의 1번함인 '장영실함'에 직접 탑승해 K-잠수함의 우수성을 확인했다. 그는 수직 발사관 무장과 리튬 전지 체계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첨단 전투 지휘실(CCC) 등을 둘러봤다. 특히 장신의 캐나다 해군 장병들도 장기간 편안하게 작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쾌적하고 여유 있는 거주 공간도 직접 점검했다. 한화오션은 장보고-Ⅲ 배치-Ⅱ가 공기 불요 추진 장치(AIP)와 리튬 전지 체계를 적용해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하며, 7000해리(약 1만2900㎞) 이상 운항할 수 있어 태평양-대서양-북극해를 아우르는 캐나다의 '3대양 전략(Three Ocean Strategy)'을 달성할 유일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속도'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다. 한화오션은 2035년 기존 잠수함 퇴역 시점 이전에 4척을 인도하고, 2043년까지 총 12척을 모두 납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통상 9년이 걸리는 납기를 6년으로 단축하는 것으로, 독일 TKMS보다 2년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져 캐나다의 전력 공백 우려를 해소할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김동관 부회장은 “캐나다 사업은 K-방산 최대 성과가 될 것"이라며 “양국 장기 파트너십의 전환점이 되도록 그룹의 모든 역량을 총결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8조 원 규모의 폴란드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 '오르카 프로젝트'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3000톤급 신형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이 사업은 한화오션을 비롯해 독일 TKMS·이탈리아 핀칸티에리·스웨덴 사브(Saab) 등 유럽의 전통 강호들이 총출동했다. 문제는 '유럽산 무기 우선 구매'를 골자로 하는 EU의 '바이 유러피언(Buy European)' 정책이 강력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폴란드 현지 언론 역시 NATO·EU 회원국인 독일·이탈리아·스웨덴을 선두 주자로 보도하며 불리한 여론이 형성된 상태다. 여기에 영국이 노골적으로 '유럽 텃세'에 가세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공동 서명한 공식 지지 서한을 폴란드에 제출했다. 두 정상은 서한에서 “사브의 잠수함이 발트해 특유의 환경에 최적화돼 있다"며 “사브 잠수함 도입이 발트해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가 스웨덴의 '우군'을 자처하며 로비에 나선 것은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자국 기업 밥콕에 떨어질 '떡고물'을 챙기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사브가 수주에 성공할 경우 밥콕이 잠수함 건조와 관련해 일부 계약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 대변인 역시 “군함과 전투기 수출 계약이 자국 경제에 막대한 부를 창출한다"며 “국방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 일자리를 창출하고 NATO 동맹국과 유럽 안보 약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 각국의 국방비 지출이 대폭 늘면서 막대한 방산 시장이 열렸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폴란드 당국자들이 '오르카 프로젝트'의 최종 파트너가 몇 주 안에 결정될 수 있다고 전한 가운데 한화오션은 유럽의 강력한 '텃세'와 영국의 '이중 행보'라는 불리한 조건을 뚫고 막판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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