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수입 의존 잠수함 ‘수평 발사 장치’ 국산화…ADD와 10년 협력 결실

한화오션이 수입에 의존해 온 잠수함용 수평 발사 장치를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10년간 협력한 성과로, 핵심 무장 장비의 조달 비용과 납기를 줄이고 차세대 잠수함에 적용할 기술 기반을 확보했다. 한화오션은 ADD와 함께 '워터램(Water Ram) 방식 수평 발사 장치'의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잠수함 내부에 실린 어뢰 등 주요 무장을 함 밖의 바다로 밀어내는 장비다. 이번에 개발한 장치는 수압으로 발사체를 밀어내는 워터램 방식을 적용했다. 개발의 핵심은 무장을 밀어내는 힘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있다. 한화오션은 발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힘을 제어해 어뢰 등이 정해진 속도로 안정적으로 발사되도록 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수중 작전 환경을 고려한 안전성과 내구성도 설계에 반영했다. 깊은 바닷속에서 발사관 외부 문을 열고 무장을 발사할 때 가해지는 높은 수압을 견디도록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하고, 강한 충격에 버티는 내충격 성능을 갖추도록 개발했다.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단계의 안전 장치를 복합적으로 적용했고 구조를 단순화해 유지·보수와 운용 편의성도 높였다. 한화오션은 이번 국산화로 해외 장비 도입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고 조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잠수함 형태에 맞춰 발사 장치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발사력 해석 기술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잠수함에 대응하는 관련 장비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향후 차세대 잠수함 탑재와 해외 수출도 추진 방향으로 제시했다. 핵심 무장 장비를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할 수 있게 된 만큼 잠수함 전력 강화와 수출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건호 한화오션 방산기술연구센터장(상무)은 “이번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잠수함 핵심장비의 완성도를 높이고, 차세대 잠수함에 필요한 관련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대한민국 해군력 강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그룹, 美 해군 함정 첫 수주…3575억원 상륙함 계약에 추가 3척 옵션

한화그룹이 미국 필리 조선소 인수 이후 처음으로 미 해군 함정 건조 사업을 따냈다. 약 3575억원 규모의 중형 상륙함(LSM) 1척을 건조하는 계약으로 추가 3척에 대한 옵션도 포함됐다. 미국 현지 조선소 확보와 인력·기술 투자를 바탕으로 상선 중심의 사업 영역을 해군 함정으로 넓히며 후속 수주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그룹은 한화디펜스USA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 해군 선박 건조·관리 업체(VCM)인 TOTE 서비시스(Services)와 LSM 1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계약 금액은 약 2억6900만 달러(약 3575억원)이며, 실제 건조는 한화 필리 조선소가 맡는다. 데이브 매코믹 미국 연방 상원의원(공화당·펜실베이니아주)이 지난달 30일 배포한 별도 자료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는 추가 함정 3척에 대한 옵션이 담겼다. 현재 확정된 건조 물량은 1척이고 옵션이 행사되면 물량이 늘어나는 구조다. 착공은 2027년 4분기로 예정돼 있다. 이번 계약은 미 해군의 위임을 받은 TOTE 서비시스가 건조 업체를 선정하고 사업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VCM은 발주처를 대신해 선박 건조 계약과 관리 전반을 수행한다. TOTE 서비시스는 지난 7월 LSM 사업의 VCM으로 선정돼 2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LSM은 인도·태평양 등 분쟁 가능성이 있는 연안에서 미 해군과 해병대의 분산작전을 지원하는 원정작전용 상륙함이다. 병력과 장비, 보급품을 연안 지역으로 수송하고 전개하는 임무를 맡는다. 길이 100m, 폭 16m에 경하 중량은 약 2687톤이며, 항속 거리는 약 7400㎞다. 미 해군은 네덜란드 다멘(Damen)의 LST-100 설계를 토대로 LSM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상용 설계를 활용하고 여러 조선소에서 동시에 건조해 초기 전력화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전체 도입 계획은 35척으로 한화그룹에는 이번 계약의 이행 실적이 향후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한화 필리 조선소의 기존 건조 이력도 이번 사업과 맞닿아 있다. TOTE 서비시스는 경쟁 절차를 통해 안전과 품질, 납기 준수 실적 등을 종합 평가해 건조 업체를 선정했다. 한화 필리 조선소는 미 해사청의 국가 안보 다목적선(NSMV) 사업에서 TOTE 서비시스와 같은 VCM 방식으로 협업해 4척을 건조·인도했다. 한화디펜스USA 역시 올해 초부터 필라델피아 현지에 인력을 투입해 조선소의 해군 사업 준비를 지원했다. 한화그룹은 2024년 12월 필리 조선소를 인수한 뒤 미국 연방 정부를 고객으로 하는 선박 사업을 확대해 왔다. 올해 3월에는 한화 필리 조선소와 한화디펜스USA가 미 해군 차세대 군수 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에 참여했다. 7월에는 미국의 '골든돔' 미사일 방어체계와 연계된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건조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번 LSM 계약으로 해군 함정 분야에서도 설계 참여에 이어 실제 건조 실적을 쌓을 기회를 확보했다.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대표는 “2024년 필리 조선소를 인수한 이후 한화그룹은 미 해군 등 연방 정부 고객을 위한 선박 건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인력과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해 왔다"며 “일정과 예산에 맞춰 함정을 인도할 수 있도록 TOTE 서비시스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권은 이번 계약을 자국 조선업과 제조업 기반을 되살리는 투자 성과로 평가했다. 필리 조선소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를 지역구로 둔 매코믹 의원은 한화디펜스USA와 한화 필리 조선소의 사업 선정을 환영하며 현지 일자리와 산업 역량 확대에 의미를 부여했다. 매코믹 의원은 “펜실베이니아주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선도하며 일자리·제조업·새로운 기회를 우리 주에 다시 가져오고 있다"며 “한화그룹이 필라델피아에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투자 의지는 미국 노동자와 미국 산업에 투자할 때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조선 인프라와 생산 역량을 살펴봤다. 방한 기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만나 미국 조선업에 대한 추가 투자 기회를 논의했고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도 조선·방위산업 제조·기술 분야의 한미 협력과 대미 투자 확대 방안을 협의했다. 매코믹 의원은 특히 한화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필리 조선소의 50억 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언급했다. 동맹국과의 협력이 미국의 선박 건조 역량을 회복하고 방위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그룹은 조선소 인수 이후 투자를 이어가며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미 해군 함정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추가 3척 옵션과 향후 발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인력을 양성하고 설비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첫 계약 함정을 일정과 예산에 맞춰 인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컨콜] 한화에어로, 3Q ‘숨고르기’에도 4Q 반등 자신…“폴란드 천무 인도 60대 이상으로 상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해 3분기 주력인 지상 방산 부문의 수출 인도 일정 이연과 대전 사업장 사고 복구 비용 등 일회성 요인이 겹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한화오션·한화시스템 등 연결 자회사들이 큰 폭의 이익 성장을 거두며 전사 실적을 뒷받침했고 4분기에는 폴란드향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 로켓 등 고수익 수출 물량 및 부속 품목 인도가 집중되면서 가파른 실적 반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시와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 6조 943억 원, 영업이익 452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0%, 영업이익은 46.2% 감소한 수치다. 전 분기(매출 9조2929억 원, 영업이익 1조 3655억 원)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4.4%, 66.9% 줄었다. 다만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21조 1382억 원, 영업이익 2조 4564억 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6%, 10.1% 증가하며 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 지상 방산 영업익 217억 '급감'…“내수 비중 확대·수출 믹스 차이·일회성 비용 500억 영향" 3분기 실적 둔화의 주된 원인은 지상 방산 부문의 일시적인 매출 공백과 비용 반영이다. 3분기 지상 방산 부문 매출은 1조 24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17억 원(영업이익률 1.7%)에 그치며 전년 동기(5725억 원) 대비 96% 급감했다. 김철홍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재무실장(전무)은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주요 사업의 납품 일정이 4분기에 집중된 데다 일부 사업 물량이 2분기에 조기 납품되면서 3분기 인도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여기에 대전 사업장 생산 중단에 따른 영향도 일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증권사 연구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지상 방산 수익성 하락 배경에 대한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이들은 1분기와 유사한 매출 규모에도 3분기 지상방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구체적 원인과 내수·수출 마진율을 물었다. 이에 대해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재무실 IR팀장(전무)은 △내수 비중 증가 및 내수 수익성 저하 △수출 내 고객별 마진 믹스(Mix) 차이 △일회성 비용 약 500억 원 반영 △환율 변동 효과 등 크게 네 가지 요인을 꼽았다. 우선 3분기 지상 방산 매출 중 내수가 6519억 원(52%), 수출이 5936억 원(48%)을 기록해 고수익 수출 비중이 줄었으며, 특히 3분기 내수 사업 수익성이 손익분기점(BEP)에서 적자 수준에 머물렀다는 설명이다. 또 3분기 수출 매출에는 호주·이집트 사업과 폴란드 K-9 소량 물량이 반영됐는데 이는 4분기에 집중된 수출 물량 대비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은 제품·고객 믹스였다는 게 한 팀장의 설명이다. 아울러 한 팀장은 “대전 사업장 사고 복구 및 정상화에 투입되는 실제 비용 약 300억 원과 국내외 사업 관련 충당금 등 기타 일회성 비용 약 160억 원을 합쳐 약 500억 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이 3분기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기말 환율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약 10%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한편 3분기 연결 기준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이익(세전 이익)은 -1896억 원, 당기순이익은 -367억 원으로 모두 적자 전환했다. 영업 외 손익 변동 요인·필리 조선소 밸류에이션 관련 질의도 나왔다. 이에 한상윤 전무는 “영업이익과 세전이익 간 차이는 연결 자회사인 한화오션의 외화환산손실이 반영된 영향이 대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미국 필리 조선소(3분기 매출 1318억 원, 영업손실 936억 원) 지분 60% 인수(약 3250억 원)의 경우 한화디펜스USA와 한화퓨처프루프가 인수 주체로서 2027년 흑자 전환 가정과 현지 발주량 등을 종합 감안해 밸류에이션을 산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화오션·한화시스템이 버팀목 역할 톡톡…누리호 5차 발사 성공도 지상 방산의 일시적 부진 속에서도 조선·해양 및 방산 전자 자회사들은 가파른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한화오션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 4139억 원, 영업이익 485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67.6% 급증했다. 조업일수 감소와 환율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은 37.3% 줄었으나, 고선가 상선 매출 인식과 해양(EPU) 부문의 부유식 원유 생산 저장 하역 설비(FPSO) 체인지 오더(C/O) 확보, 특수선 부문의 안정적인 공정 진행에 힘입어 14.2%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방산 수출·국내 양산 사업 확대와 ICT 부문의 계열사향 매출 증가에 힘입어 3분기 매출 8316억 원(전년 동기 대비 +30.1%), 영업이익 991억 원(전년 동기 대비 +60.5%, 영업이익률 11.9%)의 호실적을 거뒀다. 위성 전문 자회사인 쎄트렉아이도 국내외 주요 사업 수행이 확대되면서 3분기 매출 562억 원(전년 동기 대비 +11%), 영업이익 82억 원(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을 기록했다. 반면 항공우주 부문은 군수 물량 증가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6599억 원을 기록했으나 기어드 터보 팬(GTF) 엔진 판매 대수가 260대(전년 동기 250대)로 늘어나면서 국제 공동 개발 사업(RSP) 관련 영업손실이 227억 원 반영돼 24억 원의 영업손실(적자 전환)을 냈다. 우주 사업에서는 지난 10월 7일 진행된 누리호 5차 발사에서 체계 종합 기업으로서 발사체 제작·총조립은 물론 발사 준비 및 운용 참여 범위를 확대하며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 폴란드 천무 연간 인도 '40대→60대 이상' 상향…“보은·여수 캐치업, 납기 차질 無"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분기부터 주력 수출 물량과 부속 품목 인도가 집중되면서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4분기부터 폴란드 K-9 자주포 2차 실행계약 물량의 현지 인도가 본격화된다. 회사 측은 올해 폴란드향 K-9 자주포 인도 물량이 기존 가이던스대로 30문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재확인하는 한편, 천무 발사대 연간 인도 가이던스는 연초 제시했던 '40대 이상'에서 '60대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인도 가이던스 상향 배경·내년 물량 전망 질의에 한 팀장은 “천무 납품 속도와 물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올해 60대 이상 인도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내년에도 폴란드 K9과 천무 인도 수량이 모두 올해 대비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출 부속 품목 매출 역시 3분기에는 인도가 거의 없었으나 4분기와 내년에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대전 사업장 사고에 따른 유도 무기 납기 지연·지체상금 우려에도 명확히 선을 그었다. 한 팀장은 “대전 사업장은 안전 조치 후 내년 상반기 내 정상 가동을 추진할 계획이며, 주로 내수 물량과 관련된 대전 사업장의 생산분은 수출 관여도가 높은 보은·여수 등 다른 2개 사업장에서 캐치 업(대체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며 “납기 지연이나 지체상금 발생은 기본 시나리오(베이스 케이스)로 보고 있지 않으며, 올해는 물론 2027~2029년 지상 방산 연평균 15% 매출 성장 가이던스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 미국·서유럽 뚫은 K9, 유럽 4개국 간 천무…장기 투자 재원도 안정적 조달 3분기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 방산 수주 잔고는 약 35조 원(수출 비중 74%)에 달한다. 지난 8월 K-9MH 기본 6문·최근 옵션 12문 중 3문 추가 계약 등 미국 육군 차륜형 자주포 시제 사업과 스페인 인드라(Indra)향 K-9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9월에는 6400억 원 규모의 크로아티아 천무 수출 계약을 맺으며 폴란드·에스토니아·노르웨이에 이어 유럽 내 네 번째 천무 운용국을 확보했다. 내년 중에는 '천무 유저 클럽'도 공식 출범시킨다. 루마니아·중동·미국·유럽 파이프 라인 질의에 대해 한 팀장은 “루마니아향 K-9은 사전 테스팅 물량이 현지에 노출된 것으로 본 납품과 매출 인식은 예정대로 내년에 진행된다"며 “중동 지역은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대공 체계 문의가 들어와 논의 중이고, 미국 차륜형 자주포는 2~3년간 테스팅 후 본 양산 계약을 추진하며 미 육군 궤도형 자주포 사업에도 K-9 및 K-9A2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화답했다. 아울러 독일을 비롯한 유럽 지역에서는 탄약을 중심으로 한 현지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3분기 말 기준 연결 순차입금은 9조 8527억 원(순차입금 비율 51%)을 기록했다. 오는 2028년 1단계(45MW) 가동을 목표로 공사 중인 창원 국방 AI 데이터 센터(AIDC)와 우주 발사체, 미국 아칸소주 탄약 공장 등 대규모 투자 재원 조달과 관련, 회사 측은 유상증자 등으로 확보한 보유 현금(약 6조6999억 원)과 영업 현금 흐름, 글로벌 신용 등급(A-)을 활용한 차입으로 조달할 계획이며, 2040년까지 장기 안분 투자되는 구조여서 연간 투자 부담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IG D&A, 크로아티아에 ‘맞춤형 다층 방공망’ 제안…유럽 방산 시장 공략 박차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가 크로아티아 정부 고위 당국자와 만나 영공 방어를 위한 통합 방공 솔루션을 제안하고 양국 간 방산 기술 협력 방안을 타진했다. 무기 체계 공급 외에도 현지 방산기업과의 공동 연구·개발(R&D)을 고리로 유럽 시장 내 수주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29일 LIG D&A는 안테 슈슈나르(Ante Šušnjar) 크로아티아 경제부 장관을 비롯한 방문단이 전날 자사 판교하우스 R&D센터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은 국내 방위 산업의 핵심 기술이 집약된 첨단 방공 무기체계를 직접 점검하고 양국 방산업계 간 실질적인 비즈니스 협력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성사됐다. 이번 만남에서 LIG D&A는 크로아티아의 안보 환경과 지정학적 여건에 맞춘 최신 '다층 방공망' 체계를 핵심 솔루션으로 내세웠다. 저고도부터 고고도에 이르는 공중 위협을 빈틈없이 방어하는 통합 방공체계 구축 역량을 집중 조명하며 현지 영공 방어에 최적화된 방공망 공급과 기술 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양측은 완제품 도입 논의를 넘어 양국 방산 생태계를 결합하는 산업·기술적 연계 방안도 비중 있게 다뤘다. 슈슈나르 장관은 군 통신 네트워크와 무인 시스템 등 첨단 기술 솔루션을 개발 중인 자국 방산기업들의 역량을 소개하며 다각적인 공동 프로젝트를 역제안했다. 슈슈나르 장관은 “크로아티아 기업들이 보유한 첨단 기술력은 새로운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훌륭한 기반이 될 수 있다"며 “양국의 협력이 자국 제조업 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새로운 수출 기회를 창출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IG D&A는 이번 크로아티아 경제부 장관 일행의 방문을 계기로 현지 기업과의 기술 제휴 및 공동 개발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다각화해 유럽 방공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백형식 LIG D&A 해외사업부문장은 “검증된 다층방공망 체계 기술력이 크로아티아의 국방력 강화와 영공 방어에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며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양국 방산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 한화에비에이션 유증에 430억 원 추가 출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00% 자회사인 한화에비에이션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430억 원을 출자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사회를 열고 계열회사인 한화에비에이션(주)에 대한 출자를 의결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출자 목적은 한화에비에이션의 유상증자 참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에비에이션이 발행하는 보통주 신주 8만6000주를 430억 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출자(유상증자 주금 납입) 예정일은 오는 11월 13일이고 유상증자 진행 상황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이번 출자가 완료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에비에이션에 대한 총 출자액은 기존 출자 금액을 합산해 1835억5500만 원으로 늘어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Q 영업익 4520억…전년 동기비 46.2%↓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분기 실적이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6년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 영업 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액 6조 943억 원, 영업이익 4520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2025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6.0%(6조 4,865억 원→6조 943억 원), 영업이익은 46.2%(8396억 원→4520억 원) 각각 감소한 수치다. 직전 분기인 올해 2분기(매출 9조 2,929억 원, 영업이익 1조3655억 원)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34.4%, 영업이익은 66.9% 줄어들었다. 수익성 지표인 당기순이익과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3분기 당기 순손실은 367억 원으로 전년 동기(6990억 원 흑자)·직전 분기(1조805억 원 흑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손실 역시 1,371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도 1896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호실적에 힘입어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1~9월)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026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1조13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누적(18조2817억 원) 대비 15.6%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 또한 2조4564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2조2,310억 원)보다 10.1% 늘었다.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5701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1680억 원) 대비 34.4% 급증했고 누적 지배 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은 7601억 원으로 8.2% 증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장] “인증은 시험 출제와 채점”…가드렉스서 짚은 ‘서대구-구미 61㎞ 하늘길’의 조건

“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채점하는 게 인증이라고 하는 겁니다." 29일 경북 구미 구미코에서 열린 'AAM 안전 체계 구축 발전 세미나'. 축사에 나선 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장은 학생들의 시험에 빗대 항공기 인증을 이와 같이 설명했다. 항공기를 개발한 뒤 실제 서비스에 투입하려면 안전을 입증하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가드렉스(GADLEX) 2일차인 29일, 경운대학교와 항공안전기술원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세미나의 주제는 'AAM 인증부터 상용화까지'였다. 기체가 비행에 성공한 이후 풀어야 할 문제가 논의의 중심에 놓였다. 인증과 제조 기반, 실제 노선, 조종사와 운항기준까지 다섯 발표가 이어졌다. 황 원장은 한국이 항공기를 운항하는 국가에서 제작하는 국가로 나아가면서 인증의 중요성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래 항공 교통(AAM) 역시 개발과 인증을 거쳐 상용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는 “종사자들도 있어야 되고 인프라도 있어야 한다"며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까지 갖춰져야 AAM을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운대와의 인증 전문 인력 양성 협력도 강조했다. 앞서 환영사를 맡은 신희준 경운대 저고도경제진흥원장은 “하늘길을 여는 가장 빠른 길은 가장 안전하게 열어야 하는 길"이라며 지역 기업의 기술이 시험·평가와 인증을 거쳐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첫 발표가 시작되자 인증의 현장이 구체적인 시험 설비로 나타났다. 박흥석 항공안전기술원 항공인증본부 경량인증실 팀장은 인천 드론 인증 센터의 복합 환경 시험을 소개하며 바람과 비를 동시에 가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이런 환경에서도 드론이 정상적으로 대응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이라이라고 설명했다. 박 팀장이 제시한 자료에 적힌 설비의 시험 범위는 영하 40도에서 영상 85도, 시간당 최대 120㎜의 강우와 초속 20m의 바람이었다. 길이 200m 활주로와 수직 이착륙장 2면을 갖춘 센터에서는 전자파·진동·소음·추력·낙하 시험도 수행할 수 있다. 박 팀장은 드론이 사람 가까이에서 비행하는 만큼 소음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늘어나는 인증 수요는 제도 변화로 이어졌다. 박 팀장에 따르면 무인비행장치 안전성인증은 2020년 890건에서 지난해 5103건으로 증가했다. 그는 “전에는 모든 기체를 하나하나 전수 검사했다"며 설계 신뢰성과 제작사의 품질 관리 능력을 먼저 검증하고 이를 충족한 모델의 생산 기체는 서류 검사로 인증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 과제는 무게뿐 아니라 운항 위험에 맞춰 기준을 보완하는 일이다. 사람이 드문 곳과 도심, 조종자가 직접 볼 수 있는 비행과 비가시권 비행은 위험이 다르다. 그는 유럽·미국·중국의 제도를 비교하며 국내에서도 비가시권 운항에 필요한 기술기준과 고위험 운항의 기체·운항 기준을 함께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보던 김민정 경운대 AAM 인증·사업화지원센터장(항공정비학부 교수)은 두 번째 발표자로서 지역 기업의 고민으로 화제를 옮겼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기업이 항공용 부품을 공급하려면 어떤 기술을 더 확보하고 어떤 시험을 거쳐야 하는지가 출발점이었다. 경운대가 추진하는 경북 전략 산업 앵커 대학 사업은 기업의 보유 기술을 데이터로 정리하고 인공 지능(AI)으로 항공 분야 요구조건과 비교하는 방식이다. 부족한 기술은 협력 기업과 연결하고 시제품 제작·성능 평가·인증까지 지원한다. 소재·전자 장비·모터·배터리 등 지역 제조업의 항공산업 진입을 돕는 구상이다. 김 센터장은 시험과 실증 과정에 대해 “실패가 허락되는 지역에서 실패를 반복하면서 성공적인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의 시험 시설과 항공안전기술원·구미전자정보기술원 등 협력 기관의 역량을 연결해 기업의 시행착오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드론이 수집한 비행·영상 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한 양자 보안 기반 암호화 모듈 공동 개발 구상도 소개했다. 인력 양성은 기업 지원과 함께 추진한다. 김 센터장은 AAM 제작·운영 체계·응용 서비스를 연계하는 교육과 2027년 대학원 신설 계획, 기업과 협의 중인 채용 약정형 인턴제를 설명했다. 기술을 개발할 기업과 이를 현장에서 다룰 인력을 지역 안에서 함께 키우겠다는 방향이다. 김희주 항공안전기술원 항공인증본부 도심항공정책실 팀장의 발표에서는 상용화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드러났다. 그는 “시장과 기술이 열렸다고 해서 바로 날릴 수는 없다"며 “안전한 항공기와 안전한 운항체계가 동시에 개발되고 제도화돼야 운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체 인증이 늦어지면 운항 체계와 서비스 연구가 진행되더라도 실제 기체를 활용한 검증에 제약이 생긴다. 김 팀장은 투자 침체와 기업의 어려움이 겹친 UAM 시장을 '데스 밸리'에 비유했다. 미국의 공역 통합 실증과 중국의 중앙-지방 정부 연계 지원 등을 소개하며 국내에서도 기업이 실증과 초기 시장에 참여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험 비행과 상업 운항의 차이도 짚었다. 시제기를 시험 목적으로 띄우는 단계에서 승객을 태우고 반복 운항하는 단계로 가려면 설계·생산·개별 기체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인증 체계와 운영 준비가 맞물려야 한다. 김 팀장은 기존 항공체계를 활용해 가까운 시기에 실현할 수 있는 서비스부터 검증하고 제도 정비와 전문 인력 양성, 국제 기준 협력을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 논의가 지역의 구체적인 사업으로 이어진 대목은 김은주 대구광역시 미래모빌리티과 미래항공기반팀장의 발표였다. 대구시·경북도·한국도로공사가 함께 추진하는 시범 사업은 서대구역–왜관IC–김천구미역을 잇는 총 61㎞ 노선을 대상으로 한다. 김 팀장은 “인프라 구축에 246억 원을 책정하고 있다"며 “운영비와 기체 도입비는 별도로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기간은 2026~2031년으로, 인프라 재원은 국비·지방비 각 104억 원과 도로공사 38억 원으로 구성하는 계획이다. 현재 기본 계획 수립 용역과 시범 운영 구역 지정을 위한 예비 신청을 진행했고 내년 버티포트 설계에 들어가 2029년까지 건설을 마치고 2030년부터 시범 운항을 추진한다는 일정이다. 국가 차원의 2028년 초기 공공 서비스 목표와는 별개 일정이다. 초기 임무는 산불과 고속도로 감시 등을 중심으로 잡고 혈액 수송과 치안 관련 업무도 검토한다. 이후 운항 조건이 완화되면 응급 환자 수송·재난 구조로 넓히고 중장기적으로 교통·관광·물류 서비스로 확장할 구상이다. 김 팀장은 공공 서비스를 먼저 추진하는 이유로 안전성 입증과 시민 수용성 확보를 들며 “민간 기업의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선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역 자동차·기계부품 기업의 모터·배터리 등 항공 분야 진출도 함께 지원할 계획이다. 노선을 그리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있었다. 서대구역 버티포트는 기존 임시 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여객 시설 위에 이착륙장을 두는 방식으로 구상하고 있다. 김 팀장은 인근 하늘을 전투기와 군 작전용·소방용 헬리콥터 등이 이용한다며 “군과 공역 협의를 치열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기업이 사업에 나설 때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는 공역 협의를 공공 시범사업에서 먼저 풀고 후속 사업이 참고할 사례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마지막 발표에 나선 해군·아시아나항공 기장 출신 이동식 경운대 AAM 운항관제센터장(심리학 박사)은 직접 교육을 받으며 느낀 조종사의 부담을 전했다. 지난 9월 관련 교육에서 접한 단일 조종 체계에서는 교관과 나란히 앉아 실기 교육을 받는 기존 방식에 제약이 있어 처음 실제 비행에 나서기 전 시뮬레이터로 기체 특성을 충분히 익혀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비행기와 헬리콥터 조종 경험이 새 기체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도 아니라고 짚었다. 제작사마다 다른 조종 방식과 시스템을 충분히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양성 계획으로는 2027년 조종사·정비사 선발과 제작사 위탁교육을 거쳐 2028년부터 실증·시범 운영에 투입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세부 선발 조건과 자격 부여 방식은 구체화 중인 계획이다. 운항 기준에서는 수직 비행과 수평 비행 사이의 '전환 비행'을 강조했다. 수직으로 뜬 뒤 날개를 이용해 순항하는 파워 드리프트 항공기는 비행 단계마다 달라지는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이 센터장은 “이륙했다고 해서 최종 목적지까지의 모든 승인을 받았다고 전제하면 안 된다"며 단계별로 다음 비행을 이어갈 수 있는지 판단하고 지상 관제와도 협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미=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르포] 레이더부터 폭발물 탐지까지…구미 가드렉스서 만난 K-방산·보안 기술

지난 28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린 '2026 항공·방위·물류 박람회(GADLEX·가드렉스)'에서는 레이더와 드론부터 보안 통신, 폭발물 탐지까지 군과 민간의 안전을 뒷받침하는 기술이 이어졌다. 제4회 제2작전사령관배 드론봇 전투 경연대회와 함께 진행한 개막식에서 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장은 기술을 실제 시장으로 연결하는 인증의 역할을 강조했다. 항공기·부품 인증과 드론 핵심 부품 국산화 지원을 소개한 그는 “시제품을 만들어도 인증이 있지 않으면 상용화가 될 수 없는" 구조를 짚었다. 협력의 필요성은 '콩나물'에 빗댔다. 높이와 길이가 다른 음표가 하나의 악보에서 음악을 만들듯 군과 대학, 지자체, 산업계가 공동 목표를 향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황 원장은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하나의 악보"를 함께하는 협력을 강조했다. 서로 맞닿아 자라는 콩나물처럼 각 주체가 연결돼 드론·로봇 등 미래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도 했다. 김호복 육군 제2작전사령관은 민간 기술과 군의 작전 요구를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실증 기반과 수출·채용 지원을, 경운대와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는 인재 양성과 기업 협력을 통한 사업화 지원을 약속했다. 한화시스템 부스에서는 장사정포 요격 체계(LAMD)와 장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체계(L-SAM)의 다기능레이더가 소개됐다. 짧은 시간에 여러 위협이 발생하면 레이더가 다수 발사대와 연결돼 대응을 뒷받침하는 구조다. 드론 탐지·대응 기술은 원전 등 민간 주요 시설로도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관계자는 단거리 레이더 사업에 관해 연간 매출 8조 원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차량 능동 방호 체계(APS) 시뮬레이션에서는 날아오는 로켓·미사일을 능동 위상 배열(AESA) 레이더로 탐지·추적하고 대응 필요성을 판단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함정 분야에서는 유인함과 무인체계를 연결하는 '스마트 배틀십' 구상을 설명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약 100척의 함정·잠수함에 전투체계를 공급해 온 경험을 들며 인공지능(AI)을 표적 식별과 위협 평가, 무장 할당 등에 접목한다"고 말했다. 합성 개구 레이더(SAR) 위성에서는 해상도 고도화가 화두였다. 회사 측은 2023년 발사한 1m급에서 0.5m·0.25m급을 거쳐 2028년 0.15m급으로 발전시키는 계획을 소개했다. 특히 0.15m급을 두고 “상공 600㎞에서 자동차 번호판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AI 영상 분석은 실제 표적과 기만 표적을 구분하고 추가 타격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로 소개됐다. 풍선 모양의 기만 표적을 어떤 원리로 식별하느냐고 묻자 관계자는 “세부 기술까지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LIG 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에서는 유도 무기와 드론을 차례로 살폈다. 천궁-Ⅱ는 유도탄을 발사관 밖으로 밀어 올리는 콜드 론칭과 방향 전환을 위한 측추력 기술, 탄도탄 대응 능력을 강조했다. 대전차 유도 무기 현궁은 적외선 영상 탐색기를 사용하는 무기로, 사측은 유도탄 무게 약 10㎏과 최대 사거리 약 2.5㎞를 설명했다. 수송 드론 KCD-40은 엔진과 전기 구동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40㎏급 화물을 싣고 60분 이상 비행한다는 설명이다. 민간에서는 도서·재난 지역에 생필품을, 군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작전 지역에 보급품을 운반하는 용도다. 2020년 개발을 시작한 이후 군의 요구를 반영해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탑재량을 최대 60㎏ 수준으로 높이는 개량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금속 구조물의 탄소 섬유 소재 전환, 배터리·전자장비 경량화와 구동계 개선을 설명했다. 적재함 대신 전자광학·적외선 장비나 무장을 탑재해 정찰·공격 임무로 확장하는 구상도 소개했다.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MPD는 추진부를 기울이는 틸트로터 방식으로 수직 이착륙한다. 날개 등을 분리해 병사 한 명이 배낭에 넣어 이동하고, 현장에서 조립해 정찰하다 필요하면 기체가 직접 표적을 타격하는 개념이다. LIG D&A 관계자는 약 8㎞의 작전 반경을 설명하면서 2022년까지 보강 개발을 마쳤지만 아직 전력화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남은 과제는 소형 탄두 확보다. 약 870g의 탄두를 고려하고 있으나 실제 탄두 대신 무게를 맞춘 모사체로 비행 시험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도입과 자체 개발을 검토하는 한편 정부가 탄두를 공급하는 관급 방식도 제안하고 있다고 했다. 블랙베리 부스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익숙한 이름과 다른 사업을 만났다. 보안 통신 솔루션 시큐스위트(SecuSUITE)는 앱을 통한 통화·메시지·파일 공유를 종단 간 암호화로 보호한다. 위기관리 플랫폼 애드혹(AtHoc)은 문자·전화·앱으로 경보를 보내고 수신자의 상태를 회신받는다. 회사 관계자가 화재 상황을 가정해 설명한 관리 화면에서는 안전 여부를 색상으로 구분했다. 위치 정보를 활용해 대피 상황을 파악하고 경찰·소방과 연결하며 현장 사진과 대응 기록도 모은다. 통합 단말 관리 솔루션 'UEM'은 개인 기기의 업무 영역과 사적 영역을 나누고 조직이 허용한 앱과 정보를 관리하는 방식이었다. 요요인터랙티브에서는 소형무장헬리콥터(LAH) 조종 체험 화면이 눈길을 끌었다. 포천 지역 지형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 공간을 구현했다. 현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기체 자료를 확보하면 다른 헬리콥터도 모델링할 수 있다며 잠수함 분야의 제작 경험도 소개했다. 전시품은 군에 납품한 훈련체계가 아닌 체험용 시제품으로, 별도로 드론 전술 훈련 체계 개발·실증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브라 부스에서는 SAR 영상의 처리 전후를 비교했다. '스페클' 잡음을 줄이면서 해상도도 개선하는 기술이다. 회사 관계자는 서로 다른 시점에 촬영한 영상의 위치·방향·크기를 맞춘 뒤 객체 단위의 변화를 찾는 기능을 소개했다. 주차장 사례에서는 차량의 위치 변화를 판별한 결과를 보여줬다. 그는 해당 사례의 탐지 성능 지표인 F1 점수가 1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군의 감시·정찰 외에도 공사 현황과 지형 변화, 토양 수분·작황·지반 침하 관측 등 민간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방위산업공제조합 부스에서는 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납품하는 기업의 자금 부담과 사고 위험을 어떻게 줄이는지 물었다. 조합은 입찰·계약·선급금·하자보수 보증부터 은행의 해외 보증서 발급을 뒷받침하는 수출 보증까지 제공한다. 소개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누적 보증 규모는 115조 원, 공제 규모는 185조 원이다. 공제 대상은 공장 화재 외에도 항공기·전차 등의 조립 중 사고와 함정 건조·시운전, 위성 조립·보관부터 발사·궤도 안착까지 사업 단계별 위험까지로 범위가 넓다. 중소 조합원사의 운전·시설자금 대출이자를 지원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협력 업체인 조합원사에는 해당 회사와의 계약에 한해 보증료를 최대 50% 지원하는 상생 금융 사업도 소개했다. 경운대 항공보안경호학부에서는 의심 물체의 엑스레이 확인과 폭발 피해 저감을 위한 방폭 장비, 휴대형 금속탐지기, 삼단봉과 전기 충격 기능을 결합한 장비를 소개했다. 뉴원에스엔티 부스에서는 폭발물·마약 흔적 탐지기 'IONAB' 시연이 이어졌다. 시료를 묻힌 채취지를 장비에 넣자 화면에 'TNT'가 표시됐다. 이번에는 휴대형 탐지기를 용기 가까이 가져갔다. 물체에 손을 대지 않고 공기 중 성분으로 위험을 확인하는 시연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장 장비에 폭발물 19종과 마약 15종이 등록돼 있고 사용자가 데이터 베이스를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료를 넣은 뒤 분석하는 시간은 물질에 따라 5초 이내라고 했다. 형태를 보여주는 엑스레이와 달리 화학 성분을 확인해 검색을 보완한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설계·제작·조립·품질 관리를 자체 수행하며 약 10년의 개발을 거쳐 2022년 항공보안장비 성능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관계자가 제시한 조달 가격은 대당 약 4000만 원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트리니티항공·육군·해군·공군·해병대·경찰청 공급에 이어 캄보디아·말레이시아 등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신제품 'IONAB 에어'는 “작고 가볍고 비접촉으로 만들어 달라"는 현장의 요구에서 출발했다. 의심 물체를 문지르는 대신 공기 중 폭발물 성분을 탐지한다. 회사 관계자는 배터리 포함 약 1~1.2㎏의 무게와 스마트폰·스마트워치 연동 기능을 설명하며 11월 시험성적서와 관련 인증 절차를 마친 뒤 납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그룹의 KAI 인수 구상 下 ] 양산·개발 뒷받침할 ‘키울 돈’이 관건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 구상을 평가할 때는 지분을 사들일 능력과 함께 회사를 성장시킬 능력을 살펴야 한다. KAI는 KF-21 양산 전환과 생산 확대를 준비하면서 재고와 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화와의 결합을 추진한다면 이러한 투자 수요를 뒷받침하면서 기술과 수출 역량을 어떻게 높일지가 중요하다. 기존 주주의 지분을 사들이는 대금은 주식을 파는 주주에게 지급된다. 그 자체로 KAI에 생산·개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아니다. 인수 대금과 별도로 양산과 후속 개발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KAI의 재무제표에는 성장에 앞서 투입되는 자금과 이를 조달하는 과정이 함께 나타난다. 차입이 늘었지만 생산과 개발을 위한 투자도 확대됐다. 수주를 납품과 매출, 현금으로 연결하는 과정까지 살펴야 인수 이후 필요한 자금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 KF-21 개발에서 양산으로…생산 확대에 자금 선투입 업계 관계자는 “KF-21이 체계 개발에서 양산 단계로 전환하면서 구조적으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시제기 6대를 제작하던 단계에서 계약 물량 40대와 후속 생산을 준비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만큼 차입 증가도 이러한 사업 변화와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다. 항공기 개발에서 양산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생산 물량에 맞춰 부품과 자재를 확보하고 설비·인력을 준비하는 데 자금이 먼저 투입된다. 매출이 늘더라도 납품과 대금 회수 시점에 따라 일정 기간 외부 자금 조달이 확대될 수 있다. KAI의 반기 보고서에서도 생산·개발에 투입되는 자금의 증가가 확인된다. 이하 재무 수치는 별도재무제표 기준이고, 재무 상태는 올해 6월 말, 실적과 현금 흐름은 상반기 누적 기준이다. 6월 말 재고자산은 3조9568억 원으로 지난해 말 3조6086억 원보다 약 3482억 원 증가했다. 단기 선급금도 같은 기간 2조2478억 원에서 2조4703억 원으로 약 2225억 원 늘었다. 납품과 대금 회수에 앞서 재고와 선급금에 투입된 자금이 확대된 것이다. ◇ R&D 2942억 원…유·무형 자산 취득 지출도 확대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됐다. 반기 보고서상의 활동 항목에 따르면 상반기 개발비와 R&D 투자금 합계는 2942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1640억 원을 웃돌았다. 매출액 대비 비율은 지난해 연간 4.52%에서 올해 상반기 13.24%로 높아졌다. 상반기 집계액은 개발비 2573억 원과 R&D 투자액 369억 원으로 구성된다. 현금 흐름표상 상반기 유형자산 취득 지출은 651억 원, 무형 자산 취득 지출은 2547억 원으로 합계 약 3197억 원이다. 전년 동기 합계 약 1051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지출은 향후 생산과 기술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투자다. 인수 이후에도 양산 준비와 후속 개발이 이어져야 하는 만큼 지분 취득 계획과 별도로 투자 일정에 맞춘 재원 마련이 중요하다. 한화가 강조하는 엔진·항전·무장과 완제기 역량의 결합도 지속적인 개발 투자가 전제돼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중복 투자를 줄여 확보한 자원을 어떤 기술과 사업에 재투입할지까지 구체화해야 통합의 효율이 성장으로 이어진다. ◇ 차입금·사채 8481억 원 증가…영업 현금 유출은 축소 KAI의 차입금·사채는 지난해 말 2조73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9212억 원으로 약 8481억 원 증가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1억 원에서 1161억 원으로 늘었다. 상반기 영업 활동에서는 3830억 원, 투자 활동에서는 3961억 원이 각각 순유출됐다. 반면 재무 활동에서는 8803억 원이 순유입됐다. 생산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차입·사채 발행 등으로 보완한 구조다. 다만 영업 활동 현금 순유출 규모는 전년 동기 6033억 원보다 줄었다. 현금 잔액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자체 현금 창출력이 개선됐다고 볼 수는 없다. 반대로 차입 증가만으로 사업의 건전성이 훼손됐다고 단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투자한 자금이 언제 매출과 현금으로 돌아오는지, 그때까지 필요한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금융 비용 부담은 커졌다. 상반기 이자 비용은 전년 동기 약 273억 원에서 537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28억 원에서 1170억 원으로 감소해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 보상 배율은 약 4.9배에서 2.2배로 낮아졌다.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을 웃돌지만 이를 감당하는 여유는 줄어든 셈이다. 양산 준비를 위한 선투자의 필요성과 함께 향후 납품·대금 회수를 통한 차입 관리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 부채 비율 484.7%…계약 부채·선수금 성격 구분 필요 KAI의 6월 말 부채 비율은 484.7%로 지난해 말 443.1%보다 높아졌다. 그러나 부채 총액 전체를 이자를 지급하고 상환해야 하는 금융 차입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재무 상태표에 별도로 표시된 유동 계약 부채는 1조9770억 원이다. 이 밖에 기타 부채에 포함된 유동·비유동 선수금이 약 2조6593억 원이다. 합계 약 4조6363억 원으로 부채 총계 9조4582억 원의 약 49%를 차지한다. 반기 보고서는 해당 선수금을 한 시점에 이행하는 수행 의무와 관련된 계약 부채로 설명한다. 향후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에 따른 금액인 만큼 금융 기관 차입금·사채와 성격이 다르다. 계약 이행에 필요한 자금이라는 점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여유 자금은 아니지만 부채 비율을 해석할 때 사업 구조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한화와 KAI의 결합을 검토할 때도 이 구분은 중요하다. 부채 총액만으로 부담을 과장해서도 안 되지만, 이미 확보한 선수금을 인수 이후 자유롭게 배분할 수 있는 재원으로 계산해서도 안 된다. 기존 계약의 이행에 필요한 자금과 신규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을 나눠 관리해야 한다. ◇ 수주 잔고 25조7502억 원…성장 기반, 현금으로 연결해야 KAI의 상반기 매출은 2조222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47.2% 증가했다. 방산업계는 KF-21 납품에 따른 매출 확대를 언급하며 올해 KAI의 연매출이 5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6월 말 수주 잔고는 25조7502억 원이다. 국내 방산 10조2355억 원, 완제기 수출 5조257억 원, 기체 부품 9조8076억 원, 위성 사업 등 6814억 원으로 구성된다. 수주 잔고는 장기간에 걸쳐 매출로 전환할 사업 기반이다. 현금과 이익으로 연결하려면 계약에 맞춰 생산하고 납품해야 한다. 자재와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생산·개발 인력을 유지하면서 납기와 원가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화와 KAI의 결합을 추진한다면 이러한 수주 이행 과정에 필요한 자금과 기술·생산 지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가 통합의 실질적인 성과를 가를 수 있다. 통합 수출과 공동 마케팅으로 신규 계약을 확대하는 것과 함께 확보한 수주를 수익과 현금으로 전환하는 실행력이 필요하다. ◇ 방산 대형화 성과, 인수 이후 투자에서 갈린다 글로벌 방위 산업에서 기업 결합은 기술과 사업 기반을 넓히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록히드 마틴 역시 1995년 록히드와 마틴 마리에타의 합병으로 출범했다. 한화와 KAI의 역량을 결합해 개발·생산·수출 대응 능력을 높이려는 구상도 이러한 산업 재편의 연장선에서 검토할 수 있다. 다만 대형화와 경쟁 질서의 유지는 함께 다뤄야 할 과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22년 록히드 마틴의 에어로젯 로켓다인 인수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체계 업체와 핵심 부품 공급 업체의 수직 결합이 경쟁에 미칠 영향을 문제 삼은 사례다. 통합의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경쟁사와 협력 업체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화가 제시한 중복 투자 축소와 통합 수출, 우주 산업 생태계 구축은 인수의 기대 효과다. 이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려면 추가 지분 취득에 필요한 자금과 인수 이후 투자 재원을 구분해 제시할 필요가 있다. KAI의 자체 현금 창출과 자금 조달을 어떻게 뒷받침하고, 연구·개발(R&D)과 설비·인력 투자를 어느 수준으로 유지·확대할지 구체화해야 한다. 한화 계열사의 기존 사업 투자와 KAI의 양산 자금 수요를 함께 고려한 일정도 필요하다. 차입을 얼마나 활용하고 어떤 현금 흐름으로 상환할지, 장기간 진행되는 개발·생산 사업에 맞춰 만기를 어떻게 배분할지에 따라 거래 이후의 재무 여력이 달라진다. 협력 업체의 거래 조건과 경쟁사의 부품 접근성, 고용과 핵심 기술 인력의 유지 방안도 같은 맥락이다. 항공·우주 산업의 통합 경쟁력은 조직을 합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축적된 기술과 숙련 인력,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개발 기간과 납기를 줄이고 수출 기회를 넓혀야 한다. 한화 계열사의 수익 창출 능력과 KAI의 완제기 역량·수주 기반은 결합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늘어난 차입과 선투자 수요는 그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자금 계획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과제를 보여준다. 인수를 추진한다면 기존 사업과 KAI의 성장을 함께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인수할 재원을 마련하는 데서 나아가 기술과 생산, 사람에 투자할 여력까지 확보할 때 “이왕 인수를 할 거라면 잘해야 한다"는 요구에 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그룹의 KAI 인수 구상 上 ] 수익 창출 능력만큼 중요한 ‘자금 설계’

“이왕 인수를 할 거라면 잘해야 한다." 기자가 접촉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원의 말이다. 한화그룹의 경영 참여를 강하게 반대하는 노조의 공식 입장과는 구분되는 개인의 발언이다. 그러나 인수 찬반을 넘어 누가 어떤 자금으로 회사를 인수하고, 이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 묻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AI 노조는 지난 20일 상경 투쟁에 이어 오는 28일과 11월 3일 추가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 한화의 지분 취득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와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의 컨설팅 용역 등을 문제 삼으며 정부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방위산업계에서는 기업 간 결합을 통해 기술과 자본, 생산 기반을 확충해 온 흐름이 이어져 왔다. 막대한 개발비와 긴 투자 회수 기간을 감당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생산·금융·정비 지원을 함께 제공하려면 개별 기술을 넘어 사업 전반을 묶는 역량이 필요하다. 한화가 KAI와의 결합을 추진하는 산업적 논리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 한화의 엔진·항전·무장 역량과 KAI의 완제기 개발·생산 능력을 연결한다는 구상에는 산업적 의미가 있다. 이를 실제 경쟁력으로 바꾸려면 지분 취득과 기존 사업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재무제표에는 이를 뒷받침할 수익 창출 력과 관리해야 할 자금 부담이 동시에 나타난다. ◇ 지분 15.89% 확보…경영권 취득은 별도 과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KAI 보유 지분율은 15.89%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90%, 한화시스템이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가 1.01%를 각각 보유한다. 지난 8월 확보한 지분율로,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의 26.41%에 이어 2대 주주다. 공정위는 지난 8월 31일 한화의 KAI 주식 취득을 승인했다. 다만 당시 지분만으로 KAI 경영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향후 추가 지분 취득으로 최다 출자자가 되거나 일정 수준의 임원 겸임이 발생하면 새로운 기업 결합 신고와 심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승인을 경영권 인수에 대한 포괄적인 허가로 해석할 수는 없다. 수은도 지난 20일 국정감사에서 KAI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의 지분 확대와 실제 경영권 거래가 성사되는 과정 사이에는 여전히 정책적·거래적 변수가 남아 있다. 현재 단계에서는 확보한 지분의 규모와 향후 경영 참여 구상, 실제 경영권 취득에 필요한 절차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재무적으로도 추가 취득 규모와 거래 방식에 따라 필요한 자금과 조달 구조가 달라진다. ◇ 한화그룹 “역량 통합"…수출·우주 경쟁력에 방점 한화그룹의 설명은 지난 5월 경영 참여 목적을 밝힌 이후 유지해 온 기조와 같다. 국가 안보 증진과 우주·항공 분야의 해외 수출 경쟁력 강화,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KAI와의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한화는 국내 우주·항공 시장의 규모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업 간 중복 투자가 개발과 운영의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본다. 항공 엔진·항공 전자·레이더·위성·발사체 등에 투자해 온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과 완제기 개발·제작·체계 종합 역량을 갖춘 KAI가 결합하면 개별 기업이 분산해 수행하던 사업을 연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항공 분야에서는 △기체 △엔진 △항전 장비 △무장 △유지·보수·정비(MRO)를 묶은 대응을 강조한다. 해외 고객의 요구가 기체 구매를 넘어 기술 이전과 공동 개발, 후속 지원으로 확대되는 만큼 공동 전략 수립과 마케팅을 통해 원가·납기·기술·지원 역량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주 분야에서는 발사체부터 위성 제작·운용, 지상 체계와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사업 구조를 제시했다. 경남 창원과 사천, 전남 고흥을 잇는 우주·항공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협력업체의 해외 동반 진출과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영 참여 방식에 대해서는 의사 결정에 참여할 필요가 있을 경우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회사와 주주, 이해 관계자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의 효과를 높이려면 각 회사의 기술을 연결하는 전략과 함께 개발·생산 일정에 맞춘 장기 자금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인수 주체가 확보한 현금뿐 아니라 앞으로 창출할 현금과 이미 예정된 투자 지출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고수익 능력과 늘어난 차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상반기 별도 매출은 4조3429억 원, 영업이익은 8237억 원으로 집계된다. 영업이익률은 약 19%다. KAI 지분을 보유한 세 회사 가운데 추가 매입을 주도할 사업 규모와 이익 창출 능력을 갖췄다. 인수 여력을 따질 때는 연결 재무제표와 별도 재무제표를 구분해야 한다. 연결 수치는 종속 회사를 포함한 전체 사업의 규모를 보여준다. 반면 별도 수치는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법인 자체의 자금 사정을 파악하는 데 필요하다. 이하 두 상장사의 재무 수치는 별도 언급이 없는 한 별도 기준이며, 재무 상태는 올해 6월 말, 실적과 현금 흐름은 상반기 누적 기준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상당한 영업이익을 냈지만 영업활동에서는 8788억 원의 현금이 순유출됐다. 회계상 이익이 같은 기간의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셈이다. 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먼저 투입하고 대금은 나중에 받는 과정에서 흑자 기업의 현금 흐름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반기 현금 흐름만으로 사업의 장기적인 현금 창출 능력이 훼손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추가 인수 여력을 평가할 때 이익 규모와 함께 대금 회수 시기, 생산에 필요한 운전 자금까지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차입금·사채는 지난해 말 4조9017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7조5099억 원으로 약 2조6082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조2174억 원에서 3조1807억 원으로 약 1조367억 원 감소했다. 차입금·사채는 리스 부채를 제외한 장부 금액이다. 6월 말 부채 비율은 185.6%다. 회사가 공시한 순차입금 비율은 지난해 말 6.0%에서 33.5%로 상승했다. 이는 차입금·사채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기타 유동 금융자산을 차감한 금액을 자본과 비교한 지표다. 상반기 KAI 주식 취득 금액은 약 9170억 원이다. 주요 투자 지출이지만 차입 증가액 전체를 KAI 매입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 기존 사업의 자금 수요와 다른 투자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부채의 성격 역시 구분해야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동 부채에는 약 6조9354억 원의 계약부채가 포함돼 있다. 향후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와 관련된 계약 부채를 금융권 차입금과 동일하게 취급하면 부담을 과장하게 된다. 반대로 계약 이행에 필요한 자금까지 모두 인수에 사용할 수 있는 여유 자금으로 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높은 수익 창출력은 투자와 사업 확대를 뒷받침할 기반이다. 이를 인수 이후의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면 추가 지분 취득과 기존 사업의 생산·개발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함께 배분하고, 예상 현금 유입에 맞춰 조달 만기를 설계해야 한다. ◇ 한화시스템, 현금 확보와 조달 비용 함께 봐야 한화시스템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068억 원, 영업이익률은 약 13.5%다. 이 회사 역시 본업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 다만 현금이 늘어난 배경은 영업 현금 흐름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442억 원에서 6월 말 1조3340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사채도 1조3596억 원에서 3조1066억 원으로 약 1조7470억 원 늘었다. 상반기 영업활동 순현금 유입은 375억 원인 반면 재무활동 순현금 유입은 1조6353억 원이었다. 현금 증가를 자체 영업으로 축적한 여유 자금의 확대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6월 말 부채 비율은 141.7%이며,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약 143억 원에서 534억 원으로 증가했다. 확보한 유동성이 투자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만큼 조달 비용과 상환 조건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한화오션 주식을 활용한 자금 확보도 중요한 거래다. 한화시스템은 한화오션 주식 1328만 1250주를 1조7000억 원에 양도하면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했다. 보유 자산을 활용해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주식 양도 이후에도 계약상 정산 관계가 남는다. 주식을 처분하면서 가격 변동에 따른 경제적 부담까지 완전히 해소한 거래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현금 유입 규모와 함께 계약 만기·정산 조건을 살펴야 한다. 한화시스템은 6월 말 이후 약 4999억 원을 들여 KAI 지분을 추가 취득했다. 따라서 반기 말 현금에는 이 지출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약 2878억 원 규모의 한화미래기술연구소 부동산 매입 결정도 있어 여러 투자 수요가 겹친다. 연결 손익에도 차이가 있다. 한화시스템은 상반기 별도로 1395억 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종속회사 등을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는 43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본사 수익성과 함께 종속사업의 손익 부담을 살피고 투자 성과가 현금 창출로 이어지는 시점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한화 계열사의 수익 창출 능력과 자산을 활용한 자금 조달은 KAI와의 결합을 추진할 기반이다. 늘어난 차입과 여러 투자 수요는 거래의 가격과 속도, 조달 방식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할 이유다. 인수를 추진한다면 지분 매입을 마친 뒤에도 기존 사업과 KAI의 성장을 함께 뒷받침할 재무 여력을 남겨야 한다는 평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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