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국내외 ESG 평가 ‘전 부문 A등급’…MSCI 3년 연속 ‘AA’

LIG넥스원이 올해 주요 국내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전 부문 'A등급 이상'을 획득하며 ESG 경영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LIG넥스원은 글로벌 평가기관인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과 국내 한국ESG기준원(KCGS) 평가에서 모두 최상위권 등급을 유지했다고 5일 밝혔다. 우선 지난 9월 발표된 '2025 MSCI ESG 평가'에서는 3년 연속 'AA 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평가 대상 기업 중 상위 17%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국내 방산 업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어 국내 최고 권위의 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KCGS) 평가에서도 'A 등급'을 받았다. LIG넥스원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A등급을 유지하며 지속가능경영 성과의 신뢰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번 평가에서 LIG넥스원은 품질 관리 시스템과 임직원 소통 및 참여 프로그램 부문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방산 물자 생산 전 공정에 엄격한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협력사를 대상으로 품질 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교육 및 지원을 지속해 온 점이 주효했다. 기업 문화 측면에서는 '자율 출근제'와 재충전 휴가 제도인 '엘 프레시(L-Fresh)', 임직원 가족 초청 행사 '패밀리데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달에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 대한민국 일·생활 균형 우수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LIG넥스원 측은 “이번 성과는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ESG 경영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앞으로도 품질 경영과 조직 문화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IG넥스원, ‘하늘의 눈’ AESA 레이더·SAR용 국방 반도체 국산화 시동

LIG넥스원이 '하늘의 눈'으로 불리는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무인기용 합성개구레이더(SAR)에 탑재될 핵심 국방 반도체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다. LIG넥스원은 지난 5일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이하 국기연)와 국방 반도체 개발을 위한 2건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달 28일 능동 위상 배열 레이다용 X-밴드 공통 MMIC(모놀리식 마이크로파 집적회로)와 프론트엔드(Front-End) 모듈 플랫폼 개발, 무인 항공기 SAR를 위한 광대역 공통 MMIC 및 프론트엔드 모듈 플랫폼 개발에 대한 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과제의 핵심은 다기능 레이더와 한국형 전투기 KF-21 등에 탑재되는 AESA 레이더, 저피탐(스텔스) 무인 편대기 레이더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초소형·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이다. 국방 반도체는 유도무기와 군 통신 장비 등 주요 무기 체계의 '두뇌'이자 '심장' 역할을 하는 필수 부품이다. 그러나 그간 해외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시 전력 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이에 정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국방 반도체의 독자적인 공급망 확보를 시급한 과제로 선정하고 국산화를 추진해왔다. LIG넥스원은 현재 확보 중인 수출용 공랭식 AESA 레이더 기술에 더해, 이번 과제를 통해 핵심 부품인 반도체까지 국산화에 성공할 경우 향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도할 유무인 전투기용 고성능 레이더 사업에서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대한민국 국방 반도체의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우리 군이 무기 체계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산학연과 긴밀히 협력해 국산화 개발 성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방산 최초 ‘R&D·마케팅용’ K-9 자체 보유…수출 탄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방산 업체 최초로 수출과 연구·개발(R&D)을 위한 무기 체계를 자체적으로 보유하게 됐다. 군에서 장비를 빌려 쓰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일 경남 창원3사업장에서 'R&D 및 마케팅용 K-9A1 자주포 출하식'을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날 출하된 장비는 내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방위사업법 개정안(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대표 발의)에 따른 첫 사례다. 개정안은 방산 업체가 수출이나 국방 R&D를 목적으로 방위사업청장의 승인을 받아 방산물자를 직접 생산하고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동안 국내 방산 기업들은 해외 전시회 참가나 성능 시험을 위해 군에서 운용 중인 장비를 대여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행정 절차에만 통상 2~3개월이 소요됐고, 대여료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도 적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법 개정에 따라 수출 주력 제품인 K-9A1을 시작으로, 현재 포탑 완전 자동화 기술을 개발 중인 K9A2 자주포와 보병 전투 장갑차(IFV) '레드백' 등도 자사 소유로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장비 1대당 연간 약 1억 원의 대여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해외 고객의 요구에 맞춘 개조·개발 및 성능 시험을 즉각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군 입장에서도 대여로 인한 전력 공백 우려를 덜 수 있어 '윈윈(Win-Win)'이라는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의 제도적 지원 덕분에 제품 혁신과 글로벌 시장 개척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K-방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술 안보 지키고 실리도 챙긴다”…K-방산, ‘절충교역’의 고차 방정식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했지만 수요(수입)국가의 요구가 '가성비 좋은 완제품 구매'에서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포함한 고도화된 '절충교역(Offset Trade)'으로 급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K-방산은 핵심 기술 유출을 막으면서도 수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주와 폴란드 등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국가들은 예외 없이 강력한 수준의 현지화 조건을 내걸고 있다. 호주 정부는 차기 호위함 사업(SEA 3000)에서 초도 3척을 제외한 8척을 자국 내에서 건조하도록 요구했다. 이는 자국 조선업 역량(AIC)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현지 건조 시 한국보다 인건비와 설비 비용이 크게 상승하는 리스크가 따른다. 결국 납기 준수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호주 사업 최종 후보군(숏리스트) 선정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것은 단순 하드웨어 공급 능력을 넘어 구매국의 산업 생태계 육성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폴란드와의 K-2 전차 2차 이행 계약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로템이 체결한 2차 계약은 1차와 동일한 180대 규모임에도 계약 금액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났는데, 이는 폴란드형 모델(K-2PL)의 개발비용뿐만 아니라 현지 생산 설비 구축과 기술 이전 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비전 2030'을 통해 자국 방산 국산화율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하며 단순 구매가 아닌 생산 파트너십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K-방산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블랙 박스 전략'과 유지·보수·정비(MRO)시장 장악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블랙 박스 전략은 기술의 외형과 운용법은 공유하되, 핵심 두뇌에 해당하는 기술은 공개하지 않고 접근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방위산업기술보호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핵심 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기술 보호 구역 내 통제를 강화하고, 구매국이 역설계를 시도할 경우 작동을 불능화하는 등의 기술적 조치를 포함한다. 이를 통해 구매국의 현지 생산 명분을 충족시켜 주면서도 향후 잠재적 경쟁자 양성이라는 '부메랑 효과'를 차단할 수 있다. 동시에 현지 생산을 허용하더라도 핵심 부품 공급망과 후속 군수 지원 권한은 한국 기업이 독점하는 방식으로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함과 동시에 연간 20조 원 규모의 미 해군 MRO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고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함 등의 정비 사업을 수주하는 등 MRO를 통한 장기 수익 모델을 현실화하고 있다. 글로벌 함정 MRO 시장은 2029년 약 87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고차원적인 협상 과정에서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십조 원 단위의 프로젝트를 감당하기 위한 금융 지원과 구매국 정부를 상대로 기술 이전 수위를 조절할 외교적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 2월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수은의 법정 자본금 한도를 기존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증액했다. 이는 폴란드 2차 계약 등 대형 방산 수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였으나, 업계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범정부 차원의 '정부 대 정부(G2G)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KOTRA) 내 방산물자교역지원센터(KODITS) 등이 있지만 복잡해지는 패키지 협상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증과 외교력이 결합된 강력한 지원 체계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김경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안보 전략과 방위 산업 간 연계성이 긴밀해지면서 방산 기술·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방산 안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정부는 외교적·금융 지원, 현지 네트워크 구축 등 종합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민관 협력을 통해 최첨단 IT 기술이 장착된 무기체계 개발 가속화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AI, 이집트 방산전시회 참가…아프리카·중동 집중공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이집트를 거점으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방위산업시장 공략 수위를 높인다. KAI는 지난 1일부터 오는 4일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에 참가한다고 2일 밝혔다. 올해 4회째를 맞은 EDEX는 아프리카·중동 지역 정부·군·방산업계 고위 관계자들이 집결하는 지역 최대 규모의 방산 행사다. KAI는 이번 전시회에 주력 기종인 FA-50 경공격기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소형 무장 헬리콥터(LAH)·수리온 등을 선보인다. 또한 무인전투기(UCAV)와 다목적 무인기(AAP)·공중 발사 무인기(ALE) 등 유·무인 복합 체계(MUM-T) 관련 미래 항공 전력도 함께 전시해 기술력을 과시한다. 특히, KAI는 이집트 공군의 주력 기종인 F-16과 호환성이 뛰어난 FA-50의 강점을 집중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FA-50은 F-16과 조종 시스템이 유사해 조종사 양성·기종 전환 훈련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이밖에 인공지능(AI) 파일럿 기술인 'KAILOT(카일럿)'과 차세대 공중전투 체계를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쇼룸을 운영하며 현지 군 관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 제주서 ‘민간위성 시대’ 전초기지 가동

한화가 제주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위성 제조시설을 짓고 본격적인 '뉴 스페이스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한화시스템은 2일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서 '제주우주센터'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손재일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오영훈 제주도지사 등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제주우주센터는 대지 면적 약 3만㎡(9075평), 연면적 1만 1400㎡(3450평) 규모로 건립됐다. 민간기업이 주도해 구축한 위성 제조시설로는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에는 위성 개발·조립부터 성능 시험, 통제실까지 위성 제조 전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최첨단 설비를 갖췄다. 한화시스템은 제주우주센터에서 내년부터 연간 최대 100기의 위성을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우주 환경을 모사한 열진공 시험과 안테나 성능을 측정하는 근접전계 시험 시설 등을 구축해 제조 완성도를 높였다. 향후에는 자동화 공정을 도입해 생산성을 더욱 끌어올릴 방침이다. 주력 생산 품목은 고해상도 지구관측이 가능한 'SAR(합성개구레이다) 위성'이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0.25m급 초고해상도 위성과 초저궤도(VLEO)용 위성 등 차세대 라인업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성찬 한화시스템 우주사업부장은 “제주우주센터는 100% 민간 자본으로 지어진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전략적 자산"이라며 “이곳을 거점으로 K-우주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집트 ‘EDEX 2025’ 참가…중동·아프리카 시장 공략 박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중동·아프리카(MENA) 최대 방산 시장인 이집트에서 최첨단 지상·해상 무기체계 솔루션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4일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이집트 방산 전시회(EDEX 2025)'에 참가한다고 1일 밝혔다.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은 이집트를 거점으로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 내 방산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력 제품인 K-9 자주포와 다연장 유도 무기 '천무'를 중심으로 한 '맞춤형 통합 솔루션'을 제시했다. 전시관 중앙에는 천무(K-239) 실물 유도탄이 배치됐다. 사거리 80~290km의 천무 1.0 유도탄 3종과 함께, 이번에는 이동하는 적 함정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천무 2.0 대함 유도탄(ASBM)'을 공개해 해안 방어 수요가 높은 MENA 지역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지난 2022년 2조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은 K-9 자주포 패키지 세부 운용 계획도 구체화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 1분기부터 이집트군에 K-9 자주포를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해당 자주포에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1000마력급 국산 엔진이 탑재되며, 주요 부품을 이집트 현지 조달해 생산하는 현지화 전략이 적용된다. 이집트 해군을 위한 해안 방호용 K-9 모델과 함께 전시된 해군형 K-11 사격 지휘 장갑차는 적 함정의 동태를 탐지하는 전자 광학 장치(EOTS)와 레이다를 탑재해 정밀도를 높였다. 이 밖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40mm 무인 방공 시스템-대전차 미사일 천검 등 다양한 대공·지상 방어 솔루션을 제안했다. 성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동·아프리카 총괄 법인 사장은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단순 장비 공급을 넘어 기술 협력과 현지 생산을 통해 이집트 방산 생태계와 동반 성장할 것"이라며 “검증된 K-9과 천무를 앞세워 MENA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방산, 중동·아프리카 ‘글로벌 사우스’ 시장 열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중동·아프리카를 순방하면서 인공지능(AI)·반도체·방위산업 등에 걸친 세일즈 외교의 성과를 거둔 가운데 국내 방산기업들이 미국·유럽이 아닌 제3세계권인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무기시장 진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우리 방산기업들은 이번 UAE·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순방의 성과로 기존의 단순한 무기 완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맞춤형 전략인 인력 양성, 기술 이전, 유지 및 보수(MRO)를 아우르는 '패키지 딜'을 성사시킬 수 있는 기폭제 마련에 기대를 걸고 있다. 2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 '현지화'와 '장기적 파트너십'을 핵심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순방이 지지부진하던 신규 방산사업들의 속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순방지역 나라의 무기 수입 수요는 지정학적 불안정성 심화로 인해 급성장하는 추세이며, 전세계 무기 수입의 27%를 차지하는 주요 격전지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카타르, 쿠웨이트 등이 핵심시장으로 꼽힌다. 시장 조사 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올해 391억8000만달러(약 57조6700억원)인 중동·아프리카 방위산업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까지 473억달러(약 69조6300억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기는 어려우나 이집트 수출 1호 무기인 K-9 자주포의 인도가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 체결 이후 현지 생산 준비와 납품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중동지역 국가들은 특정무기체계 단품보다는 장비 운용을 위한 인적 지원·교육 훈련·후속 군수 지원 등을 묶은 '패키지 방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대공무기 체계를 포함한 다양한 신규사업을 제안하고 있어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통상 공동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고, 이집트 K-9 사업의 경우 계약까지 10년 가까이 걸렸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보여주면서 협상 과정이 크게 단축된 측면이 있어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산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II' 수출로 중동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LIG넥스원도 현지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다. LIG넥스원은 이번 순방 기간 중 UAE의 유력 방산기업 칼리두스(Calidu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 관계의 핵심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현지 인력 양성과 기술 이전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이미 보도된 천궁-II 수출 성과에 그치지 않고, 현지인들이 우리 무기 체계를 직접 운용하고 정비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전수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는 '포스트 석유시대'를 대비해 자국 방위산업 역량을 키우려는 중동국가들의 '비전 2030' 정책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공동 생산자'의 지위를 원하고 있어, LIG넥스원의 현지화 전략은 경쟁국 대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데 기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UAE 정부가 국영·민간 방산기업 25개사를 통합 설립한 방산 연합체 EDGE 그룹 산하인 플랫폼스앤시스템스(Platforms and Systems)와 전략적 협력에 적극 나선다. KAI는 이번 협약 체결을 계기로 EDGE 그룹 산하에서 공중·지상· 해상 플랫폼과 관련된 핵심 시스템을 개발·생산하는 조직인 플랫폼스앤시스템스 클러스터와 상호 기술 협력과 공동 연구·생산 방안을 구체화 해 이를 통해 중동시장에서의 수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무장 체공 드론·무인 헬리콥터·항공 구조물·장갑 차량 등 EDGE 그룹의 주요 제품과 브랜드를 담당하는 플랫폼스앤시스템스 클러스터와 고정익·회전익 플랫폼, 무인기, 유·무인 복합 체계(MUM-T)·MRO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협력 추진 방안을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KAI 관계자는 “현지에서 KF-21과 FA-50 마케팅을 하고 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을 설명해드릴 수 없는 점 양해를 구한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도 이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방산 협력의 판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실이 이번 순방의 목표 중 하나로 '기존 사업의 안정적 이행 지원'과 '신규시장 진출의 교두보 마련'이라고 강조한데서 정부의 방산 수출 확대 정책이 잘 드러나고 있다. 방산 수출은 정부 간 신뢰(G2G)가 필수적이어서 대통령의 방문은 상대국에게 대한민국 정부가 보증한다는 확실한 신호를 주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보이지 않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편, 중동지역 사업의 특성상 구체적인 계약 규모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방산업계는 순방 이후 사우디아라비아·UAE 등에서 대규모 추가 수주나 합작법인 설립 등 후속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로템, 연구실 안전도 ‘국가대표’ 입증…과기부 장관 표창 수상

현대로템이 수소와 인공 지능(AI) 무인 체계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안전 관리 역량을 입증받았다. 현대로템은 지난 24일 서울 고려대학교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열린 '2025 연구실 안전 주간' 행사에서 안전관리 최우수 연구실로 선정돼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수상의 영예를 안은 곳은 현대로템 RS R&D 허브 산하의 '수소모빌리티시험실'이다. 이곳은 최근 1년간 안전 관리 우수 연구실 인증을 받은 300여 개 연구실 가운데 상위 9곳에만 주어지는 장관 표창을 받으며, 안전 관리 시스템의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공인받았다. 수소모빌리티시험실은 수소 열차의 심장인 연료 전지 시스템과 배터리 팩 등 고위험 요소를 다루는 곳이다. 현대로템은 수소 공급 설비와 안전 감지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엄격한 안전 매뉴얼을 적용해 연구원들이 위험 요소 없이 선행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현대로템은 이번 심사에서 가변부하 조합 시험장·무인체계시험실 등 2곳에 대해서도 신규 '안전 관리 우수 연구실' 인증을 획득했다. 새로 인증받은 '가변부하 조합 시험장'은 철도차량 추진 시스템과 고속 회전 장치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곳으로 고전압·고출력 장비를 다룬다. '무인체계시험실'은 AI 기반의 지상 무인 차량을 제작·시험하는 공간이다. 이로써 현대로템은 최우수 연구실 1곳을 포함해 총 4곳의 국가 공인 안전 연구실을 보유하게 됐다. 현대로템은 그동안 전문 기관을 통한 정밀 안전 진단과 정기 점검은 물론, 고전압 시험 안전도 개선 공사와 모니터링 시스템 최적화 등 선제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단순한 사고 예방을 넘어 연구원들이 심리적 안정을 갖고 연구·개발(R&D)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기술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앞으로도 빈틈없는 안전 관리 체계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합참 AI로 역대정부 국방개혁 평가…‘졸속 논란’ 왜?

합동참모본부(합참)가 인공 지능(AI)과 빅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역대 정부의 국방 개혁 성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미래 전력 발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 군 당국이 전력 기획 단계에서 AI 기반의 예측 모델링을 공식적인 방법론으로 채택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방대한 과업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예산과 짧은 기간이 주어져 졸속 평가와 함께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본지 취재 결과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부 전력기획과는 긴급 입찰을 통해 '국방 개혁 이후 전력 발전 방향의 성과 분석 및 AI 기반 미래 전력 발전 연구'를 수행할 기관 모집에 나섰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데이터'다. 합참 관계자는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국방 개혁 추진을 위해 각 정부별 개혁 방향과 연계한 전력 발전 성과 분석이 필요하다"며 '정부별 정책 목표 달성도를 AI와 통계 모델링을 통해 정량적으로 분석할 것'을 명시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합참은 AI와 머신 러닝(ML) 기술을 활용해 '전력 투자 대비 전투 효과성 향상도'를 예측하는 모델 개발을 주문했다. AI를 활용해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전력 구조를 모의 실험하고, 무기 체계나 전력 구성을 갖췄을 때 어느 경우가 가장 효과적인지 예측해 미래 전력 발전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합참은 이를 토대로 향후 '데이터 기반 전력 정책 추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로드맵까지 제시받을 계획이다. 이는 그동안 각 군의 이해 관계나 정성적 판단에 치우쳤던 전력 소요 제기 방식을 데이터 중심으로 뜯어고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과업의 중요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자원이다. 합참이 배정한 총 사업비는 2800만500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도 책임 연구원 1명과 연구원 5명 등 최소 6명의 전문인력 투입을 요구하고 있다. 과제 역시 △AI·통계 모델링 △인과 분석 △예측 모델 개발 등 고난도 기술이 수행돼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합참이 연말 불용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급조성 발주'를 냈거나, 이미 내부적으로 정해진 전력 발전 방향에 'AI 기반'이라는 명분만 씌우기 위해 요식행위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원 출신 방산업계 관계자는 “합참은 분석을 위한 기초 자료가 있으니 데이터 베이스(DB) 구축만 된다면 1개월은 충분한 시간이라고 본 것 같다"면서도 “첫 사례인 만큼 신중을 기했겠지만 촉박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IT 업계 관계자도 “창군 이래 모든 자료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겠다는 건데 어떻게 한 달 만에 하는 게 가능하겠느냐"며 반문하면서 “사실상 연구진을 내정해 둔 상태에서의 목적성 예산 지출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꼬집어 말했다. 실제 이번 입찰은 긴급 공고로 진행됐다. 입찰 참가 등록 마감은 24일 11시이고, 가격 입찰 마감은 25일 10시, 개찰은 26일 11시로 예정돼 있다. 연구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2개월까지라고 돼있지만 합참은 입찰 공고문을 통해선 12월 30일까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초단기 일정을 못 박아뒀다. 또한 과업 내용이 추가되더라도 수행 기관이 이에 응해야 한다는 조건까지 내걸었다. 합참 전력기획부 관계자는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 가능한 전력 발전 요구가 증대되고 있고, 정부별 정책 목표 달성도와 전력 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 자료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 개혁의 일관성 유지를 위한 데이터 기반 성과 관리 체계가 정립돼있지 않다"며 이번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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