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지원금’ 시작됐는데…5월초 ‘국민 70%’ 선별 지급 어떻게?

27일부터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대상으로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이 시작되면서 나머지 70% 국민에게는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지급될지 주목된다. 현재 정부는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를 가려내 대상자를 5월 초 발표할 예정이다. 재산세 과세표준 및 금융소득 합계액이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고액 자산가는 제외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차상위계층 포함 취약계층은 소득 등 관련 데이터를 이미 확보해 먼저 지급하기로 했고, 나머지 국민은 소득 70%에 해당되는지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며 “현재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서 기준안 마련을 위해 논의 중이고, 일단 올해 납부한 건보료를 기본적으로 보되 작년 2차 소비쿠폰 때와 비슷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 하위 70% 국민 대상 고유가 지원금도 지난해 소비쿠폰과 유사한 건보료를 토대로 선정돼 2차 지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소비쿠폰 때와 마찬가지로 고유가 지원금도 건보료를 기준으로 삼은 데는 모든 국민이 가입돼 있어 대상을 빨리 선정할 수 있고, 신속 지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작년 정부는 2차 소비쿠폰 대상자로 소득 하위 90%를 선별할 때도 건보료 기준으로 고액 자산가를 제외한 뒤 대상자를 선정했다. 고액 자산가는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 금융소득 합계액을 기준으로 구분해 걸러냈다. 당시 가구원의 2024년 기준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12억원을 초과하거나,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해당 가구의 가구원 모두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대로 소득 90% 대상자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기준 1인 가구의 경우 건보료 22만원(연소득 7500만원) 이하로 납부한 경우 해당됐다. 당시 청년층과 고령층 비중이 높았다. 또 외벌이 4인 가구로 건보료 51만원(연소득 1억7300만원) 이하 납부도 지급 대상자였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고유가 지원금도 올해 납부한 건보료 기준으로 1인 가구부터 9인 가구까지 금액 기준을 설정한 뒤,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를 나눠 별도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맞벌이 등 다소득원 가구에는 2차 소비쿠폰 때처럼 비슷한 특례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도 다소득원 가구는 가구원 수를 1명 추가한 선정 기준을 적용했다. 직장 가입자 2명이 포함된 4인 가구의 경우 직장가입자 건보료 기준인 51만원이 아닌 5인 가구 건보료 60만원 이하 기준을 적용해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정부는 소득 하위 70% 대상자 선정이 끝나면 오는 5월 18일부터 7월 3일까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지원 금액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주민은 10만원, 지방 등 비수도권 주민은 15만원을 받는다. 인구감소지역에 거주한다면 20만~25만원 받을 수 있다. 이날부터 1차 지급이 시작된 취약계층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는 1인당 55만원,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은 1인당 45만원이다. 지원 대상자가 비수도권이거나 인구감소지역 주민인 경우 1인당 5만원씩 추가 지급한다. 1차 지급 대상자는 5월 8일까지 2주간 카드사 등 온라인과 콜센터, 관할 주민센터에서 신청가능하다. 대상자는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 지급받을 수 있다. 피해지원금의 사용 기한은 8월 31일까지다. 이때까지 사용되지 않은 지원금은 소멸된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 소비쿠폰 대상자 90%와 달리 이번 고유가 피해 지원금은 대상자가 70%로 범위가 줄어 정확한 지급 대상자 선정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소득이나 가구원 수 변동 여부 등에 따라 70% 소득 기준 해당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2차 지급이 시작되는 5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 두 달 간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대한 이의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피해지원금 대상 선정 과정에서 소득이 생긴 시점과 실제 건보료에 반영되는 시점이 달라 생기는 소득 차이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실직이나 폐업으로 소득이 줄어든 경우 관련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정부는 현재 소득 상황을 반영해 지원 여부를 다시 심사할 방침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여성기업–대학 연계로 ‘K-MEDI 실크로드’ 가속

여경협 경북지회–대구한의대 협약…수출·인재·산학협력 '3축' 동시 강화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와 대구한의대학교가 지역 산업의 외연 확장을 겨냥해 손을 맞잡았다. 여성기업과 대학의 결합을 통해 'K-MEDI 실크로드'라는 특화 산업 축을 본격 가동하겠다는 구상이다. 27일 여경협 경북지회에 따르면 양 기관은 지난 24일 경산 오성캠퍼스 산학협력관에서 'K-MEDI 실크로드 특화산업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박수진 산학부총장과 남영남 지회장을 비롯한 양측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연결'이다. 대학이 보유한 연구·인재 자산과 지역 기업의 생산·유통 역량을 접목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구조다. 특히 K-MEDI 실크로드를 매개로 한방·바이오 기반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경북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 체계 구축 △산학협력 기반 지역 산업 진흥 △청년 정주를 위한 취업·현장 교육 활성화 △기업협의회 참여 및 정책 정보 공유 △지속 가능한 교류 사업 확대 등에 협력한다. 단순 교류를 넘어 수출·인재·기술을 하나로 묶는 '입체형 협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현장에서는 기대와 과제가 동시에 제기된다. 대학 중심의 연구성과가 실제 기업 매출과 수출로 이어질 수 있느냐, 그리고 산학협력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구조화될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박수진 산학부총장은 “연구 역량과 현장 경험의 결합은 지역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실질적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남영남 지회장은 “여성기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체감 가능한 성과를 도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산업계는 이번 협약이 '인재 유출→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끊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산학협력이 선언을 넘어 실적과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성장률 떨어지는데 연금은 급증…韓 경제 ‘이중 압박’

한국 경제가 성장 여력은 둔화되는 반면 연금 지출은 빠르게 늘어나는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경제 체력은 약해지는데 의무지출은 확대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재정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0.21%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내년에는 1.57%로 0.14%p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잠재성장률은 잠재 국내총생산(GDP)의 증가율을 말한다. 잠재 GDP는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이다. 잠재성장률의 하락세는 경제 시스템의 기초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OECD는 특히 내년 4분기 잠재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1.52%에 그치며 완만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셈이다. 미국과의 격차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한국은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에 2023년(미국 2.44%, 한국 2.41%) 처음 뒤처진 이후 다시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격차는 △2024년 0.13%포인트 △2025년 0.28%포인트 △올해 0.31%포인트 △내년 0.38%포인트로 점차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 역시 방향성에는 같은 판단을 내놓고 있다. 2026~2027년 잠재성장률 2% 미만, 중장기적으로 1%대 진입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하락세 지속을 공식화했다. 특히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노동 투입이 줄어들고, 투자 및 생산성 개선 속도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성장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경제 활력을 뒷받침할 구조적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연금 지출은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정 모니터(Fiscal Monitor) 보고서 4월호를 보면, 한국의 연금 지출은 2025∼2030년 5년 사이에 GDP의 0.7%만큼 증가해 G20 선진국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연금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한국은 IMF가 GDP 대비 연금 지출 변동을 집계한 36개 국가·지역 가운데 안도라(1.5%), 홍콩(0.9%)에 이어 세 번째로 증가율이 높았다. 고령 인구 비중 확대와 함께 연금 제도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수급자는 급증하는 반면, 이를 뒷받침할 재정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연금은 구조적으로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지출'이라는 점에서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 번 늘어난 지출은 되돌리기 쉽지 않고, 고령화가 지속되는 한 증가 흐름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성장 둔화와 연금 지출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재정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장률이 낮아지면 세수 기반이 약화되는 반면, 연금을 비롯한 이전지출은 자동적으로 늘어나 재정 적자 확대와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도 “성장은 둔화되는데 연금·의료비 등 의무지출만 늘어나는 구조"를 지적해왔다. 이 같은 구조는 세대 간 부담 전가 문제로도 연결된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가 감당해야 할 조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 활력 저하와 재정 부담 확대가 맞물리며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IMF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한국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은 연금과 건강관리 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구 고령화가 주원인이 돼 높은 수준의 장기 지출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연금 개혁 등이 장기 재정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재벌승계지도] GS그룹 ‘홍들의 전쟁’ 지분보다 경영 능력이 중요

GS그룹은 재계에서 '승계지도'를 그리기 가장 어려운 곳이다. 수십명의 친척들이 지분을 나눠 가진 구조 속에서도 경영권은 철저히 역량 중심으로 이양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범 당시부터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해 지배구조는 단순하다. 대신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 외 회사들이 상당히 많다. 대부분 각자 '실탄 마련' 창구로 쓰이고 있다. 균형이 무너질 경우 그룹 전체 소유권에 변수를 만들 여지도 있다. 재계 이목은 일선에서 뛰고 있는 경영인들의 행보에 쏠린다. 허태수 GS 회장의 뒤를 누가 이을지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서다. 돌림자로 '홍'을 사용하는 4세 경영 시대가 임박하며 '홍들의 전쟁' 총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GS그룹 지배구조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모순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로 모양 자체는 깔끔하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주)GS 지분 과반 이상(53.33%)을 확보했다. 문제는 해당 특수관계인 범위에 개인·법인이 59개나 포함됐다는 점이다. GS건설을 비롯해 계열 외 회사들도 많다. 4세대에 걸친 가족들이 지분을 보유한 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그룹의 '리더십 리스크'를 키우는 요소다. GS그룹은 지난 2004년 LG그룹과 이별할 때부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로 출범했다. 지주사는 (주)GS다. 현재(이하 각사 2025년도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기준) 최대주주는 허용수 GS에너지 부회장(5.26%)이다. 허창수 GS 명예회장도 4.68%를 들고 있다. 이외 (주)GS 지분 보유자 중 '허씨'만 46명이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허태수 GS 회장의 지분율이 2.12%에 불과할 정도로 여러 사람이 주식을 나눠가지고 있다. 동일인으로 지정된 이는 허창수 명예회장이다. 공정거래법에서는 동일인의 4촌까지를 가족으로 분류하지만 GS그룹의 경우 이를 넘어선 방계들도 '총수 일가'로 분류하는 게 적합하다. 최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허연수 전 GS리테일 부회장도 5촌 조카인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소유 관점에서 핵심은 (주)GS 지분 확보다. 총수 일가 가계도를 보면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와 그 아들 세대(2세)까지는 모두 별세했다. 3세부터는 경영 측면에서 '조력자' 위치로 전환하거나 계열 외 회사를 맡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다. 허창수 명예회장이나 허연수 전 부회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주)GS 주식은 들고 있다. 1943년생인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1.79%), 1950년생 허정수 GS네오텍 회장(0.12%)뿐 아니라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1946년생, 1.65%),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1957년생, 2.10%) 등도 지주사 지분을 보유했다. 1938년생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은 지난해 두 자녀에게 지분을 전량 증여하며 주주 명단에서 빠졌다. 4세로 넘어가면 허남각 회장의 아들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지분율이 4.71%로 높은 편이다. 개인으로 따지면 허용수 부회장과 허창수 명예회장에 이어 세 번째다. 허광수 회장의 아들 허서홍 대표(2.69%), 허정수 회장의 아들 허청홍 GS엔텍 대표(1.37%) 등도 1% 이상 지분을 지녔다. 이밖에 총수가 4세 중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이는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부회장, 허치홍 GS리테일 전무, 허진홍 GS건설 부사장, 허주홍 GS칼텍스 전무, 허태홍 GS퓨처스 대표 등이 있다. 이들의 연령대는 1969년생부터 1985년생까지 다양하다. 활동 중인 4세를 중심으로 '가족 지분율'을 보면 뚜렷한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다. △허준홍 4.71% △허세홍+허동수 4.16% △허서홍+허광수 4.34% △허윤홍+허창수 5.21% △허철홍+허정수 1.49% △허치홍+허진홍+허진수 2.95% △허주홍+허태홍+허명수 1.78% 등이다. 지분을 증여받아 한 사람에게 몰아주더라도 '가족 방계 경영' 힘의 균형이 깨지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정인들끼리 합종연횡을 펼치거나 외부 자금을 끌어와 분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지만 외부에서는 이를 예측하기 힘들다. (주)GS 아래로는 핵심 계열사들이 자리했다. 총수 일가가 하위 계열사들 주식을 보유한 사례는 거의 없다. (주)GS는 GS EPS(70%), GS스포츠(100%), GS리테일(58.62%), GS에너지(100%), GS글로벌(50.78%), GS E&R(89.67%), GS P&L(58.62%) 등의 최대주주 지위를 지니고 있다. GS에너지는 GS칼텍스(50%)와 GS파워(51%) 주식을 소유했다. 핵심 회사인 GS칼텍스는 미국 셰브론(Chevron) 측이 나머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매년 42조~45조원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다른 축인 GS리테일은 매출액 12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 수준의 실적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계열 외 회사가 많다는 점도 GS그룹 지배구조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연매출 12조원 안팎을 기록 중인 GS건설이 (주)GS와 지분관계가 없다. GS건설 최대주주는 허창수 명예회장(5.95%)이다. 허윤홍 사장(3.89%)과 허진수 GS칼텍스 고문(3.55%) 등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은 23.64%다. 남촌재단(1.4%) 등이 여기에 포함됐지만 (주)GS를 중심으로 한 그룹과는 연결고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주)GS를 소유한다 해도 GS건설에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한때 'GS건설은 GS그룹 계열사가 아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GS건설이 2023년 검단 주차장 붕괴 사고로 부실 시공 논란에 휩싸였을 때다. 승계지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회사들도 있다. 총수 일가가 보유한 회사 중 삼양인터내셔날(100%), 삼양통상(57.32%), 승산(100%), 위너셋(100%), 삼정건업(100%), GS네오텍(100%)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GS네오텍(0.08%), 승산(0.30%), 삼양통상(0.12%) 등은 (주)GS 주식도 소량 보유하고 있다. 서울컨트리클럽을 운영 중인 경원건설의 경우 총수 일가(12.08%), 삼양통상(24.69%), 삼양인터내셔날(8.32%) 등이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다. 삼양통상, 삼양인터내셔날 등은 창업주의 장남인 고(故) 허정구 회장의 독립 법인들이다. 삼양통상은 나이키 등에 가죽을 공급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삼양인터내셔날은 총수 일가의 '실탄 마련처'로 꼽힌다. 윤활유 유통 등 사업으로 수익을 내 이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당기순이익이 44억4973만원인데 배당금은 50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그룹 내 일감을 총수 일가 사익편취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는 지점이기도 하다. 삼양인터내셔날 지분은 허준홍(37.33%), 허서홍(33.33%), 허세홍(11.20%) 등 4세 경영인들이 들고 있다. 승산과 위너셋 일부 등은 창업주의 막내인 허완구 회장계 법인이다. 물류 및 레저업 등을 영위하는데 마찬가지로 그룹 일감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GS건설을 제외하면 몸집 자체가 큰 회사는 없다. 삼양통상이 연매출 1700억~1900억원을 올리는 수준이다. 삼양인터내셔날처럼 높은 배당성향을 바탕으로 총수 일가가 (주)GS 지분을 매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도다. 총수 일가가 보유한 GS건설이나 비상장사들이 사건 사고에 휩싸이면 여론의 비판 수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부실 시공이나 내부 거래 논란 등 후폭풍이 불 경우 지주사 체제 밖에 있는 회사들의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곧 '가족 경영'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승계 정당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단계에서는 총수 일가 중 누가 (주)GS를 비롯한 주력사 지분을 많이 확보하게 될지 판단하기 힘들다. 증여 등 각종 수단을 활용해 특정인이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선다 해도 그룹 전체를 장악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같은 회사에서 조카가 삼촌에게 경영 수업을 받고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가족 경영' 전통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자연스럽게 GS그룹 승계지도는 '소유'보다는 '경영' 측면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세대 교체는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홍자 돌림자를 쓰는 4세 경영인이 현재 40~50대고 △15년간 그룹을 이끌던 허창수 명예회장이 70대가 된 뒤 용퇴했으며 △허창수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현재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허태수 회장이 현재 68세라는 점 등을 감안한 결과다. '허태수 체제'가 공식 출범한 것도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허태수 회장은 LG투자증권 IB사업부 총괄상무, GS홈쇼핑 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GS그룹 역시 허태수 회장을 (주)GS 대표로 선임하면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해 질적 성장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4세 주요 인물들은 GS칼텍스, GS리테일, GS건설 등에서 역량을 쌓아나가고 있다. 허세홍 부회장, 허서홍 대표, 허윤홍 사장 등은 이들 3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허세홍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승진하며 보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전쟁 등 여파로 글로벌 정유·석유화학 업황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산업 구조 개편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해야 할 전망이다. 허서홍 대표는 인공지능(AI) 시대 유통업 전환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열린 GS리테일 주총에서 “모든 판단과 실행의 기준을 고객 경험에 두겠다"며 “AI와 디지털 도구에 대한 투자와 활용을 지속 확대해 운영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허윤홍 사장 입장에서 건설업 불황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다. '정도 경영' 기치를 내걸고 본업 경쟁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앞으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태수 회장이 AI를 활용한 역량 강화를 수차례 주문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새해를 'AI 비즈니스 임팩트'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에너지 전환, AI·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인구 구조 변화는 새로운 사업 지형도를 형성하고 있다"며 “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집한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GS그룹 총수 일가는 가족 모임을 자주 개최해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계지도에서는 지분율 싸움보다 '가족 간 합의'가 승계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얼마나 갖고 있느냐'보다 '누가 더 잘하느냐'가 권력을 결정짓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소유에 대한 고민이나 쟁점은 5세 시대에 접어들어 본격 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육촌 경영인들 사이에서 '아름다운 이별'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당장 (주)GS의 영향력 밖에 있는 GS건설이 대표적이다. 허윤홍 체제가 안착될 경우 합의를 통해 지분을 교환하고 독립할 가능성도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정부, 지역 ‘창업도시’ 10곳 선정…‘2조 펀드’ 조성

정부가 지역 내 창업도시 10곳을 선정해 창업 생태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한다. 우선 4대 과학기술원이 있는 대전·대구·광주·울산 4곳을 창업도시로 연내 선정한 뒤 내년에 지역 6곳을 추가한다. 창업도시에는 지역성장펀드를 올해 4500억원 이상, 2030년까지 2조원 규모로 조성해 투자를 뒷받침한다. 창업 도시 내 창업 기업에는 최대 3조5000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정부는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정부는 창업도시 10곳 중 5곳을 세계 창업생태계 100위권 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스타트업 블링크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는 20위를 기록했다. 1위는 미국, 2위 영국, 3위 이스라엘, 4위 싱가포르 순이었다. 중국(13위)과 일본(18위)에도 뒤처졌다. 특히, 도시 순위로는 서울만 20위에 들었고, 대전(366위), 부산(393위) 등으로 비수도권과의 격차는 매우 컸다. 또 국내 벤처캐피털(VC) 10곳 중 9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역 대학·연구소의 기술 인재와 공공기관의 데이터·실증 인프라, 사업화 연구개발(R&D), 투자 등 창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지역 거점 중심의 글로벌 창업 생태계 100위권 창업도시 5곳을 육성한다는 목표다. 우선 4대 과기원 중심으로 인재 양성이 가능한 대전과 대구, 광주, 울산 4곳을 창업도시로 연내 선정한다. 기술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딥테크 창업중심대학'을 새로 지정하고, 과기원 내 창업원을 신설한다. 창업 휴직이나 겸직 기간을 연장하거나 창업 휴학 기간을 폐지하는 등 교수와 학생의 창업에 방해되는 규정이나 학사제도도 대폭 손본다. 정부는 나머지 창업도시 6곳은 벤처금융, 에너지 등 지역 주력산업과 지역 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내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지방정부가 지역 특색에 맞는 창업도시 계획을 세우면 중앙정부가 예산과 사업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선정된 창업기업에 연구개발(R&D), 사업화, 투자, 판로 등 패키지 지원에 나선다. 창업도시 내 신기술에 대한 규제자유특구를 지정하고, 지역 창업기업에 규제특례를 주는 '메가특구'도 추진한다. 여기서 규제특례 권한은 지방정부에 위임한다. 창업도시에는 오는 2030년까지 2조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를 조성해 지원한다. 우선 올해 4500억원 이상 펀드 조성에 나선다. 창업 도시 내 창업 기업에는 최대 3조5000억원의 사업화 자금도 준다. 지역 이전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 부담금 감면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정부는 또 국·공유재산을 사무와 네트워킹 공간, 공동기숙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창업도시로 선정된 지역은 올해 하반기부터 정부 지원을 받게 된다. 아울러 정부는 공공조달 시장에서 비수도권 기업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입찰 평가에 '지방우대 가점' 제도를 도입한다. 물품과 용역의 입찰·낙찰 평가에서도 비수도권 기업을 우대하는 제도를 신설한다. 물품·용역 적격 심사와 다수공급자계약(MAS) 평가 항목인 신인도 가점에 비수도권 기업 우대 항목을 새로 넣기로 했다. 본사나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과 인구감소지역 기업, 비수도권 기업 순으로 가점을 차등 부여하되, 수도권과의 거리를 반영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정부는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는 인구감소지역이나 비수도권 기업이 우선 낙찰되도록 할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지역 중심의 방산, 제약·바이오, 기후테크 등 분야별 딥테크를 육성하는 스타트업 열풍으로 국가창업시대를 열어가겠다"며 “글로컬 상권 17곳과 로컬 테마상권 50곳을 조성해 지역 상권의 활력을 찾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4차 석유 최고가격, 또 동결…“언제까지 계속하나” 논란도

정부가 4차 석유 최고가격도 2~3차 때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다. 가격 상한선은 리터(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4차 최고가격은 24일 0시부터 2주 간 적용된다. 산업통상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 안정이라는 최고가격제의 기본 취지 아래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 수요 관리 필요성, 생업용 소비자와 취약계층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차 최고가격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통해 1차 때(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 보다 모든 유종을 210원씩 올렸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2주간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세지만 국제유가 불안이 여전히 남아있어 3차에 이어 4차에도 동결을 결정했다. 실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2척을 나포했다는 소식에 22일(현지 시간)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가격은 또 다시 100달러선을 넘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1.91달러로 전장보다 3.5%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92.96달러로 전장보다 3.7% 올랐다. 산업부는 석유 수급 위기 상황에서 수요 관리 측면도 고려했다. 석유 제품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다 고유가로 3월 생산자 물가가 4년여 만에 최대폭 상승한 점도 이번 동결 결정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앞서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 물가지수는 125.24로 전월(123.28) 대비 1.6% 올랐다. 지난 2022년 4월 1.6% 상승 이후 4년여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특히 석탄 및 석유 제품이 31.9% 급등했는데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가 전년 대비 59.5%, 경유는 24.4% 각각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으로 통상 1~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최고가 상한선을 다시 올리면 시장 혼란과 함께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동결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 가격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부담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성도 함께 고려했다"며 “화물차 운전자, 택배 기사, 농민과 어업인 등 생계형 수요자가 많고, 민생 물가 전반에 영향이 큰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또 고유가에 따른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초 정부는 1차 최고가격제 시행 당시 정유사의 손실을 재정으로 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 10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정유사 손실 보전 예산 4조2000억원을 편성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유사 손실보전 정산은 분기별로 이뤄지고, 각 정유사가 3월 13일 최고가격제 시행일 이후 6월 말까지 손실액을 자체 계산한 후 회계법인 검수를 거쳐 정부에 제출하면 된다"며 “정부는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통해 세밀히 검증한 후 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최고가 동결 결정으로 소비자 부담은 줄게 됐지만, 정유사 손실을 보전해야 하는 정부의 재정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현재 국제유가와 주유소 판매 가격과의 괴리는 사실상 정유사가 부담하고 있다. 최고가격제로 정유사 공급가를 일정 수준 이하로 눌러놓고 있는데, 국제유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해 손실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번 연속 동결이 되면서 석유 최고가격제 지속 여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최고가격제 유지 시 재정 부담과 함께 유류 소비 증가 논란, 물량 축소에 따른 시장 왜곡 등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정부 역시 최고가격을 올리면 고유가에 민생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최고가격제 운용 지속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석유 최고가격제를 들어 중동전쟁 관련 정책 대응 효과를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석유 최고가격제 조치로 소비자물가를 최대 0.8%포인트(p) 낮췄고, 소비 위축도 관측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최고가격제는 정부의 인위적 가격 억제책인만큼 시한을 두고 종료(일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최고가격제가 지속될수록 국민들은 기름값이 더 오를 것이란 생각에 당장 가서 연료를 가득 채우다보니 공급은 줄고 수요는 급증하는 왜곡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석유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가 최고가격제를 언제까지 시행하겠다는 기한, 일몰에 대한 메시지를 미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10년내 또 담합하면 ‘과징금 100%’…‘시장 퇴출’도 가능

앞으로 10년 내 담합을 반복하다 적발되면 과징금이 100%로 가중된다. 올 하반기부터 반복 담합이 적발된 기업은 등록·허가 취소에 영업정지까지 가능토록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방안도 추진된다. 소형트럭 등에 쓰이는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의 유류세 인하 폭은 내달 1일부터 기존 10%에서 25%로 확대된다. 시행 기간도 6월 말까지 연장한다. 정부는 23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반복담합 근절방안', '민생물가 특별관리품목 대응 방안' 등을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설탕, 밀가루, 돼지고기 등의 업종에서 담합이 반복되는 사례가 적발되자 제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10년 이내 담합한 기업이 또 다시 담합하다 적발될 경우 과징금을 100% 가중 부과한다. 기존에는 5년 이내 위반 횟수에 따라 10~80% 과징금이 가중됐는데, 이제는 반복 담합이 1번만 적발돼도 과징금이 2배(100%)로 강화된다는 의미다. 담합을 반복한 기업은 등록 취소나 영업정지 등 시장 참여가 제한될 전망이다. 사업자가 5년 내 2회 이상 담합이 적발될 경우 공정위가 해당 기업을 주무 부처에 등록·허가 취소나 영업정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한다. 공정위가 반복 담합 기업에 대해 등록 취소나 영업정지를 요청하면 관계 부처가 행정처분하는 방식이다. 현재 건설산업기본법 상 9년 이내 2회 이상 담합으로 과징금 부과 시 등록 말소된다. 공인중개사법도 2년 이내 2회 이상 담합에 따른 시정조치·과징금 시 등록 취소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 공정위는 담합이 반복되고 있는 주요 업종으로 확대 적용해 해당 기업의 참여 제한, 시장 퇴출까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등록 허가제로 된 업종이 제법 있다"며 “어떤 업종에 이런 조치를 도입할지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복 담합 기업은 공공 입찰 시장에서도 자격 제한이 엄격해진다. 공정위는 현재 입찰 담합에만 한정된 입찰 참가자격 제한 요청 대상을 가격·생산량 담합 등 비입찰 방식까지 확대하도록 공동행위 심사 기준을 개정한다. 반복 담합 시에는 의무적으로 자격 제한을 요청하도록 벌점 제도를 개선하고, 참가자격 제한 기간도 최대 6개월씩 늘리기로 했다. 자진신고자 감면 혜택도 축소된다. 담합 적발 뒤 5년 후 10년 이내에 다시 담합을 한 경우 자진 신고자 과징금 감경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현재는 담합 적발 뒤 7년 후에 다시 담합한 경우 자진신고 1순위는 과징금 면제, 2순위는 과징금 50% 감경해 준다. 담합 제재 후 5년 이내 반복 담합 적발 시에는 감면 혜택이 없다. 앞으로는 담합을 자진 신고하더라도 1순위는 50%, 2순위는 25%로 감경 수준이 낮아진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담합에 관여한 임원을 해임하거나 직무정지를 명령할 수 있도록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담합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도 강화된다. 단체소송을 손해배상까지 확대하고, 법원이 요청할 경우 공정위가 위법성 및 손해액 입증 자료를 제출하도록 제도화한다. 공정위는 이날 한솔제지, 무림 등 6개 업체의 인쇄용지 가격 담합을 적발해 총 3383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법인은 검찰에 고발하고, 가격 재결정 명령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시장 참여를 제한함으로써 담합을 획기적으로 근절하겠다"며 “법 개정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부탄의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10%에서 25%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전보다 리터(ℓ)당 51원 가량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인하 기간도 6월 말까지 연장한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전쟁에 따른 LPG 국제가격 변동 영향이 5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탄은 소형트럭 등 주로 서민층이 많이 사용해 부담을 덜어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3월 27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확대된 휘발유(15%)와 경유(25%)는 5월 말까지 인하율이 유지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중동전쟁 휴전협상이 지연되고 종전까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며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거시경제 안정과 민생부담 경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조사 시기도 기업이 정한다”…국세청, 패러다임 전환

국세청이 이달부터 세무조사 패러다임을 '납세자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의 경영 안정을 돕기 위해 조사 시기를 기업이 직접 선택하게 하고, 주요 검증 항목을 사전에 공개하여 세무 행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세청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던 정기 세무조사 착수 시기를 납세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먼저 정기 세무조사 대상자가 안내문을 받은 후, 3개월 범위에서 희망하는 조사 시기를 1·2순위로 신청하면 국세청이 이를 반영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결산기나 주주총회 등 경영상 중요한 시기를 피해 조사받을 수 있어, 조사 준비 부담을 덜고 본연의 경영 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세청은 최근 조사 실적을 분석하여 빈번하게 과세되는 핵심 유형 10개도 발표했다. 기업이 신고 단계부터 스스로 점검하고, 증빙 자료를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형 10가지는 아래와 같다. 1. 법인(사업용) 신용카드 사적 사용: 개인 신변잡화 및 가정용품 구입, 업무 무관 업소 이용, 개인적 치료비, 주말·휴일 및 해외 원거리 사용분을 중점 점검한다. 사용 목적을 입증할 기안문, 이메일, 출장 보고서 등을 평소에 관리해야 한다. 2. 대표자 등 개인 계좌를 통한 매출 누락: 사주 일가나 직원 계좌로 수취한 매출 대금 미신고, 플랫폼 매출의 개인 계좌 정산 누락을 확인한다. 매출 대금은 사업용 계좌 수취가 원칙이며, 부득이한 경우 계약서와 견적서 등 거래 실질 입증 자료를 구비해야 한다. 3. 정당한 사유 없는 매출채권 임의 포기: 회수할 수 있는 채권을 정당한 사유 없이 포기하거나 특수관계법인 채권을 임의로 할인하는 행위를 점검한다. 파산·회생 등 회수 불능 사유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와 이사회 회의록 등이 필수다. 5.가공 인건비 계상: 실제로 근무하지 않는 사주 일가나 퇴직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비용 처리하는 행위를 엄격히 검증한다. 6. R&D 부당 세액공제: 실제 연구 활동 여부와 연구소(전담 부서) 운영 실태를 중점 확인하며 가지급금 인정이자 계산 누락은 대표자 등에게 대여한 자산에 대한 이자 수익 적정 여부를 검증한다. 7.자본적 지출의 비용 처리: 고정자산으로 계상해야 할 지출을 당기 소모품비 등으로 과다하게 비용 처리한 사례를 살핀다. 8.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 수수: 실제 거래 없는 가공 세금계산서 수수나 거래 상대방이 다른 경우를 검증한다. 9. 과·면세 구분 오류: 면세 대상이 아닌 재화·용역을 면세로 신고하여 부가가치세를 누락했는지 확인한다. 10. 개인적 공급 등 신고 누락: 사업용 자산을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무상 증여하면서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은 사례 등 거래 실질과의 부합 여부를 확인한다. 아울러 국세청은 제도 혁신과 더불어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도 병행한다. 중동전쟁 장기화 등으로 타격을 입은 석유화학 등 위기 업종 기업에 대해 법인세 납부 기한을 연장하고 세무조사 착수를 보류한다. 또 해외에서 이중과세 문제를 겪지 않도록 외국 세무 당국과의 상호 합의 회의를 활성화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현장 조사를 실시하여 경영 간섭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번 혁신은 세무조사 방식을 납세자 관점에서 재설계한 것"이라며, “기업이 예측할 수 있는 세무조사 시기에 따라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ekn@ekn.kr

1분기 1.7% ‘깜짝 성장’, 소비심리는 ‘위축’...경기 온도차

한국 경제가 1분기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소비 심리는 다시 위축되며 경기 체감도와 지표 간 괴리가 뚜렷해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성장률을 끌어올린 반면 중동발 불확실성은 내수 심리를 식히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7% 증가했다. 직전 분기 역성장(-0.2%)에서 단기간에 반등했을 뿐 아니라, 한은의 기존 전망치(0.9%)를 크게 웃돈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최근 흐름을 보면 지난해 1분기 -0.2% 이후 2분기 0.7%, 3분기 1.3%로 개선됐다가 다시 4분기 -0.2%로 꺾였던 성장세가 이번에 강하게 되살아난 모습이다. 이로 인해 연간 2%대 성장 기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반등의 핵심 동력은 수출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이 살아나면서 수출은 5.1% 증가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급반등기였던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수입도 설비와 자동차 수요 확대에 힘입어 3.0% 늘었다. 내수 역시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였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 소비 증가로 0.5% 확대됐고, 정부소비도 소폭 증가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4.8%, 2.8% 증가하며 성장에 힘을 보탰다. 성장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이 1.1%포인트로 가장 컸고, 내수는 0.6%포인트를 차지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3.9% 성장하며 전체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전자·광학기기 등 반도체 관련 업종의 기여도가 컸다. 전기가스수도업과 농림어업도 각각 4%대 증가율을 기록했고,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0.4% 성장에 그쳤다.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7.5% 증가하며 GDP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동원 경제통계2국장은 “우리나라 대표 반도체 두 기업 실적이 1분기에 작년 연간 실적을 상회하거나 육박한 수준이었다"며 “반도체가 호황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좋아질지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성장 지표의 반등과 달리 소비 심리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전월 대비 7.8포인트 떨어지며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소비 심리가 비관 영역으로 돌아선 것은 1년 만이다. 하락 속도도 가팔랐다.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간 가운데 4월 낙폭(-7.8p)은 지난해 12월(-12.7p) 이후 가장 컸다. 세부 지표별로는 현재경기판단이 86으로 18포인트 급락하며 가장 크게 떨어졌고, 향후경기전망은 79로 10포인트 낮아졌다. 생활형편전망(92·-5p), 현재생활형편(91·-3p), 가계수입전망(98·-3p), 소비지출전망(108·-3p)도 일제히 뒷걸음질쳤다. 한은은 중동 지역 긴장이 소비 심리를 짓누른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흥후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분기 경기의 향방은 상반된 요인의 힘겨루기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정책 효과가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에너지 가격과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중동 변수의 충격 강도에 따라 성장 흐름이 다시 꺾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반도체가 끌었다…韓 경제 1분기 1.7% 반등, ‘예상치 두 배’

1분기 한국 경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반등'을 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 등에 1.7% 성장하며 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전분기 대비 1.7%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0.2% 뒷걸음질쳤지만 한 분기 만에 반등했다. 한은이 지난 2월 제시한 1분기 성장률 전망치 0.9%보다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2.2%를 기록한 2020년 3분기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0.2%를 보인 후 2분기 0.7%, 3분기 1.3%로 반등했다가 4분기에 다시 -0.2%를 기록했다. 그러다 1분기에 크게 높아지며 연간 2% 성장률 달성의 기대감을 키웠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이 1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란 전쟁발 악재로 성장 경로가 불확실해졌지만 실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중동 전쟁은 2월 28일에 발발했지만 3월 하순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국내로 선박이 들어왔다"며 “1분기 90일 중 전쟁 영향을 받는 날은 10일 정도이며, 4월부터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중심으로 5.1% 증가했다. 2020년 3분기 14.6%를 기록한 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수입 또한 기계·장비, 자동차 등이 늘어 3.0% 높아졌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가 늘어나며 0.5%,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1% 모두 확대됐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2.8%, 설비투자는 기계류, 운송 장비가 증가하며 4.8% 각각 상승했다. 성장 기여도를 보면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증가하며 순수출이 1.1%포인트(p)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내수 기여도는 0.6%p였다. 민간 기여도는 1.7%p였고, 정부는 영향이 없었다. 이 국장은 “우리나라 대표 반도체 두 기업 실적이 1분기에 작년 연간 실적을 상회하거나 육박한 수준이었다"며 “반도체가 호황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좋아질지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소비는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며 “증가율 자체가 높지는 않지만 우리 경제의 50%를 차지하기 때문에 마이너스를 보였다면 성장률을 버티기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이 3.9% 늘었다. 컴퓨터, 전자·광학기기 중심으로 성장률이 높았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수도·원료 재생업 중심으로 4.5% 증가했고, 농림어업은 재배업을 중심으로 4.1% 높아졌다. 건설업은 3.9%, 서비스업은 0.4% 각각 확대됐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7.5% 증가하며 실질 GDP 성장률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1998년 1분기(8.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국장은 2분기 성장률 전망에 대해 중동 전쟁 영향을 강조했다. 그는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반도체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고 2분기부터 정부 정책 효과가 나타난다"며 “부정 효과와 긍정 효과 중 누가 클 것인지가 2분기 성장률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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