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➀ 은퇴 국가봉사견 70%, 입양되지 못해 ② 턱없이 부족한 입양자 '돌봄 비용' 지원 ③ 국가봉사동물에게 국가가 할 수 있는 일 국회에 은퇴견을 보호하자는 법안이 쌓이고 있다. 견사에 남은 은퇴견의 시간도 쌓이고 있다. 국회가 법안 처리를 1년 미룰 때, 은퇴견에게는 사람의 7년에 견줄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2025년 6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봉사견의 관리, 은퇴 후 비용 지원, 사망 이후 추모까지 아우르는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담당할 봉사동물 지원센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해 8월,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9월 23일을 '봉사동물의 날'로 지정했다. 이 날은 소방방재청 첫 봉사동물로 소개된 인명구조견 '세중'이가 구조견 인증을 받은 날이다. 올해 1월,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국가봉사견 복지 증진으로 확대하며 은퇴견 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이재명 대통령의 동물복지 공약과도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 봉사동물의 복지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은퇴 이후의 입양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정부는 은퇴한 국가봉사동물을 보호하고 입양 전 사회화를 지원할 은퇴동물 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한편, 공공동물병원 등을 활용해 봉사동물의 진료를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대통령의 공약과 정부의 청사진에도 관련 법안들은 여전히 국회 소관위원회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원센터 설치와 원소속기관의 비용 분담, 입양되지 않은 은퇴견의 장기 보호 역시 법적 의무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국가가 은퇴견의 노후를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저희가 군부대 땅을 소유하겠다는 게 아니에요. 사용하지 않는 국가 부지를 은퇴견이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거에요" 임장춘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장은 2023년부터 국방부에 은퇴견을 위한 보호시설 설치를 제안했다. 군부대 이전과 해체로 비어 있는 건물과 토지를 활용해 민간 입양이 어려운 은퇴 군견을 전문적으로 보호하자는 구상이다. 국방부가 공개한 '미활용 군용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군부대 이전과 해체 및 재배치 등으로 군이 사용하지 않거나 앞으로 사용하지 않을 예정인 군용지는 총 1032만㎡로 집계됐다. 여의도 면적의 약 3.6배에 달한다. 경기도에 473만㎡, 강원도에 215만㎡가 집중돼 두 지역의 미활용 군용지가 전체 면적의 약 67%를 차지한다. 임 회장이 제안한 유휴 군부지 활용방안의 핵심은 은퇴견을 단순 수용하는 데 있지 않다. 사용하지 않는 생활관과 훈련장 등을 개조해 건강과 행동 상태에 따라 공간을 나누고 입양과 재활, 평생 보호를 개체별로 결정하자는 구상이다. 임 회장은 “고령이나 중증질환, 강한 공격성으로 일반 가정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개에게까지 입양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전문인력이 관리하는 시설에서 죽을 때까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설을 폐쇄적인 보호소가 아니라 시민과 청년이 산책과 위생관리에 참여하며 국가봉사견의 역할과 은퇴 후 돌봄을 배우는 공간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봉사활동을 통해 개의 성격과 생활습관을 충분히 이해한 뒤 입양해야 적응 실패와 파양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가 평생 임무를 수행한 은퇴견에게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새 주인을 만났을 때 받을 수 있는 비용만이 아니다. 입양이 어렵더라도 마지막까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과 돌봄을 보장해줄 수 있다. 국가봉사견에게도 은퇴 이후까지 이어지는 보호체계가 필요하다. 싱가포르는 이러한 원칙을 은퇴 군견 관리에 적용한다. 싱가포르 국방부 산하 군견부대는 현역에서 물러난 군견의 민간 입양을 추진한다. 하지만 적합한 가정을 만나지 못한 개는 부대에 남아 남은 생애 동안 보호한다. 국방부는 입양되지 않은 모든 은퇴견을 군견부대가 계속 전적으로 돌본다고 명시하고 있다. 통상 10세 전후에 현역에서 물러나는 군견에게 적합한 가정에서 생활할 기회를 제공하되, 입양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싱가포르군이 남은 생애를 책임진다. 부대에 남은 은퇴견은 현역 시절 이용하던 관리체계 안에서 돌봄을 이어간다. 군견부대 소속 수의사가 정기적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매년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은퇴와 동시에 의료관리가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구축한 시설과 전문인력, 진료체계가 노후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싱가포르의 은퇴견 정책은 입양자에 대한 비용지원보다 미입양견에 대한 국가의 평생 보호와 엄격한 입양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봉사동물을 단순한 국가 소유물이 아니라 함께 임무를 수행한 동반자로 바라봐야 한다는 입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025년 8월 대표 발의한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봉사동물과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사람을 기존의 '소유자등'과 구분되는 '동반자등'으로 새롭게 정의했다. 홍완식 한국동물법연구회장은 “인간을 위해 봉사한 은퇴견에 대한 인간적인 대우를 보장하고 복지방안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법률상 지원 근거가 선언적인 조항에 머물지 않으려면 현역 국가봉사견을 관리하던 기관에 은퇴 봉사동물을 관리할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견은 국방부, 경찰견은 경찰청, 구조견은 소방청 등 원소속기관이 은퇴 이후에도 관리비와 의료비, 보호비용을 분담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가 책임의 연속성은 현역에서 은퇴로 넘어가는 순간 시험대에 오른다. 입양된 개에게 비용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새 가족을 만나지 못한 은퇴견을 보호할 수 없다. 입양은 은퇴견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선택지일 뿐 국가 책임의 종착점이 될 수 없다. 새 가족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국가가 마련한 시설과 의료관리 안에서 마지막까지 살아갈 수 있을 때, 국가봉사견을 '소유물'이 아닌 '동반자'로 인정하겠다는 법의 취지도 비로소 현실이 될 수 있다. 길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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