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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희망고문 아닌 비전을 주는 전기요금 정책이 필요하다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당국은 상반기에 천연가스와 석유 가격이 떨어져 이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계속 이런 추세에 있을지는 의문이다. 유럽의 천연가스 TTF 가격은 이달 초부터 2주 사이에 MWh당 23유로에서 46유로로 두 배 올랐다. 천연가스 비축 시즌과 하절기 무더위에 따른 수요 증가가 한 몫 했다. 여기에 유럽 최대 규모의 그로닝겐 가스전이 오는 10월부터 영구 폐쇄되면 TTF의 상승 압력은 더해질 것이다. 미국의 헨리 허브 가격도 심상치 않다. 그동안 mmBtu당 2달러 초반의 저점대 지지 구간을 확인한 후 상승추세다. 천연가스 채굴장비 리그 수도 상반기에 꾸준히 줄어들었고 프리포트 기지도 정상 가동되면서 미국 천연가스 수급이 빡빡해 지고 있다. 그리고 엘니뇨 현상이 글로벌 천연가스 수요를 더 한층 끌어올릴 중요 변수로 등장했다. 이미 경험했듯이 유럽과 미국 천연가스 가격의 스프레드 확대는 아시아 천연시장에도 충격을 분다. 유가는 현재 배럴 당 70달러대로 지난해의 110달러 수준과 비교하면 하향 안정화돼 있지만 최근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금리와 경기부양 정책이 변수다. 촘촘하게 연결된 글로벌 시장에서는 하나의 이벤트로 인한 연쇄효과가 어디로 튈지 모른다. 프리포트 화재가 발생하자 헨리허브 가격이 뛰었고, 비료값과 밀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가격이 저점이나 고점 구간대에 있을 때는 국지적으로 작은 이벤트에도 국제 시장에서는 큰 폭으로 급등락을 반복하는 게 에너지시장의 현실이다. 안타깝게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한국의 전력시장 상황을 따로 봐주지 않는다. 국제 상품시장에서 가격의 급등 이유가 다양할 수 있겠고 이들 중 상당수는 가격 변동 이후 사후약방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천연가스 시장에서는 그동안 거래 규모가 확대된 소매투자 역시 가격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이처럼 다이나믹한 시장에서 하반기 에너지 가격이 하향 내지 안정화될 것이라 데 희망을 걸고 국내 전기요금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플랜B’를 함께 고민해야 하고 불리한 여건에서도 버텨낼 수 있는 완충장치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희망하는 대로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화 되지 않고 상승 국면으로 돌아서게 되면 그나마 남은 카드조차도 다 소진한 우리 전력시장 상황은 더욱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올 상반기에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했을지라도 한전은 역마진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한전은 누적적자 45조 원에 하루 100억 원의 이자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하반기나 내년에 국제 에너지 시장이 들썩인다면 한전 부채만 해도 정부 예산의 10%를 넘어서게 될 것이고, 여기에 가스공사 등 여타 에너지 공기업 부채뿐만 아니라 이들 공기업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단행하는 여러 조치로 인한 민간기업의 적자와 사회적 비용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천문학적 수준에 이르게 된다. 미국은 그동안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꾸준히 단행했다. 아직 인플레 우려를 완전 불식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견해도 있지만, 그럼에도 인플레이션 억제와 고용률 증가를 동시에 구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상승한 전기요금으로 단기간에 고통은 있었지만 에너지 신산업의 장기전략 토대 구축의 계기가 되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전력시장 상황은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화에 베팅한 희망고문을 받고 있고 유사 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도 이제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자칫하면 금융위기로까지 번질 상황이다. 가계부채가 2000조원을 넘은 상황에서 한 가구당 앞주머니로 4000원 정도 전기요금을 덜 낼지라도 뒷주머니로 수십 만원의 금리상승 비용 부담을 더 질지도 모른다. 희망이 아니라 비전을 주는 에너지요금 정책이 절실하다.박호정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EE칼럼] 후쿠시마 방류 우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2년이 지난 지금, 일본 당국은 후쿠시마 원전에 저장돼 있는 정화된 처리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원전 처리수 방류에 대해 반대하는 단체들은 DNA 돌연변이나 오염된 바다와 같은 공포스러운 이미지를 늘어 놓지만 이는 현실과 완전히 다른 얘기다. 후쿠시마 처리수는 사람은 물론 환경과 해양생물에도 피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몇 가지 수치만으로도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가 위험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다. 우선 후쿠시마 원전에 저장돼 있는 처리수 방사능의 99.98%는 수소의 일종인 삼중수소로 이뤄졌다. 원전 탱크에 저장된 처리수는 대략 삼중수소 1PBq를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삼중수소 2.8g에 해당한다. 태평양에는 삼중수소 8400g이 존재하고,매년 170g의 삼중수소가 우주선(宇宙線)에 의해 대기에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후쿠시마 원전 삼중수소의 총량은 일주일 간 대기에 생성되는 양과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원전 처리수를 40년에 걸쳐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약 0.06g이 바다에 흘러 들어가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태평양 삼중수소 농도는 해마다 0.001% 늘어나면서 매우 미미한 변화만 보이게 된다.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사능의 나머지 0.02%는 ‘탄소-14’(C-14)로 이뤄졌다. 삼중수소와 마찬가지로 C-14 또한 대기 중에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물질이다. 태평양에는 1800만g의 C-14가 존재하는 데 비해 후쿠시마 원전에는 1g에 불과하다. 따라서 1g불과한 후쿠시마 원전의 C-14가 바다에 추가되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 정도의 차이는 에베레스트 산 높이를 0.5mm 높이는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반핵단체들은 공기, 물, 돌은 물론 식물이나 인체까지 거의 모든 것에는 방사성 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인간은 사는 지역에 따라 자연적으로 매년 75회에서 175회 정도의 흉부 엑스레이 촬영으로 발생하는 방사능 양에 노출된다. 어떤 지역에서는 자연 방사능 농도가 1000번 이상의 흉부 엑스레이를 촬영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에 이르기도 한다. 그렇다고 건강에 대한 영향이 발견된 적이 없다. 지난 2021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처리수 방류 지점으로부터 수 ㎞ 떨어진 곳에서 포획된 수산물의 방사능 농도를 살펴봤다. 원래 어류는 다양한 지역에 헤엄쳐 다니지만 해당 연구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 유의미한 수치를 도출해 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 1명이 50년 동안 매년 37.5kg의 후쿠시마 수산물을 섭취했을 때 흉부 엑스레이 촬영으로 발생하는 방사능의 4분의 1 정도에 노출된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동안 자연적으로 발생한 방사능의 양은 약 흉부 엑스레이를 6000번 촬영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뿐만 아니라 처리수 방류 시설 인근 해양 생물의 방사능 양은 최대 7μGy(마이크로 그레이)로,이는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수준의 1만분의 1보다 적다. 결과적으로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는 사람은 물론이고 해양 생물에 대해서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 2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해양연구원의 연구를 통해 후쿠시마 처리수의 삼중수소는 한국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더욱 명확히 밝혀졌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류를 예측해본 결과 한국 해역의 삼중수소 농도는 6ppm 미만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측정할 수도 없을 만큼 미미한 정도다. 후쿠시마처리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이들은 이 같은 과학적 사실을 무시한 채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차원의 이의 제기를 한다. 일례로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의 과학자 패널들은 보고서를 통해 처리수 방류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생물학적 정화, 장기적인 탱크 보관, 콘크리트화 등 다른 방안을 고려해 볼 것을 제안했지만 이런 방안은 현실적이지 않을 뿐 더러 필요성이 떨어진다. 특히 생물학적 정화의 경우 동식물이나 곰팡이류 등을 통해 삼중수소를 제거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한국을 포함한 제3국의 전문가와 함께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계획을 점검했으며 안전성에 대한 리뷰를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IAEA는 처리수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자체적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고 후쿠시마 현지 기관과는 별개의 독립적인 기구인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또한 검증에 나서 이중으로 확인 작업을 거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며 좀 더 안심할 수 있는 무언가를 원한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놓고 보면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탄탄한 과학적인 근거가 뒷받침해 주고 있다.Nigel Marks 커틴대학교 이공학부 부교수

[EE칼럼] 원전 정책, 대형 vs. SMR 방향 명확히 해야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탈 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전력공급에서 원전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해 초 발표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그 구체적 내용이 담겼다. 원전의 발전량 비중을 2021년 26%에서 2036년에 34.6%로 높이고 이를 위해 15년간 운영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원전 12기 계속운전과 함께 원전 6기(신한울 1~4호기 및 신고리 5·6호기)를 신규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계획에는 여러 불확실한 요인들이 존재해 실제 이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원전의 계속운전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다. 10차 전기본 기간 중 79.7%로 잡았던 원전 평균 이용률을 우리의 2004~2011년이나 현재의 미국처럼 90%대로 끌어 올릴 경우 원전 발전량을 13% 정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연중 330일 이상 원전이 가동돼야 가능하다. 현재처럼 원전의 연간 계획예방정비(overhaul) 기간이 40일 이상으로 길고, 규제기관의 규제가 까다로운 상황에서는 이용률을 90% 이상으로 올리기가 쉽지 않다. 10차 전기본의 전력수요 예측은 산업, 수송, 건물 등 비전력 분야의 전기화나 데이터센터 증가 등의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과소예측된 측면이 있다. 2022년 전력 수요 예측치도 실제 전력수요(594Twh)보다 41Twh 적었다. 오차율이 7.5%에 달했다. 향후 전력수요가 예측치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데 탄소중립 목표까지 감안하면 원전 이용 확대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2033년 신한울 4호기가 준공된 이후의 원전 정책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30년대 후반 이후 계속운전 10년이 만료되는 원전이 속속 등장할텐데 그 후 어떻게 할지 구체화돼 있지 않다. 원전을 더 짓겠다면 이미 준비가 진행되고 있어야 한다. 대형 원전 건설에는 예정구역 지정, 건설기본계획수립, 환경영향평가, 발전사업허가,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 승인 등 제반 절차에 최소 12년이 소요된다. 지금 논의를 본격화 한다고 해도 신규원전은 2037년 이후에나 투입이 가능하다. 이 점에서 천지(영덕) 1·2호기와 대진(삼척) 1·2호기 등 문재인 정부가 백지화한 신규원전 건설 논의를 조속히 재개할 필요가 있다. 다만 신규 원전 건설 논의는 대형원전과 SMR(소형 모듈 원자로)과의 비교 검토를 통해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해안가에 위치한 대형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송전망을 통해 수요지로 보내는 중앙집중형 방식을 취해 왔다. 하지만 송전의 어려움이나 유연성 부족 등을 고려하면 최근 부각되고 있는 SMR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SMR의 특징은 ‘소형’, ‘모듈’, ‘다목적’이다. 원자로를 작게 만들면 대형 원자로에 비해 냉각이 쉽다. 원자로에 물을 펌핑하는 대신 자연순환 등 피동노심냉각을 통해 냉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안전성 향상은 물론 원자로 전체를 간단한 구조로 만들 수 있어 유지·보수도 쉬워진다. 수요지 인근에 설치해 송전 부담 없이 전기를 공급할 수도 있다. SMR은 공사기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원전 설비 하나하나를 모두 현지에서 주문,제작해 건설하기 때문에 공기가 길다. 더구나 여러 단계의 확인과 인·허가 시험 등 품질보증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이에 비해 모듈은 ‘형식인증’이라는 방식으로 먼저 설계 인가를 받아놓고 ‘공장 생산,조립,운송,설치’까지 일괄적으로 수행한다. 복수의 모듈로 이루어진 소형 원전의 특성 상 부하추종 운전도 가능하다. SMR은 발전 외에도 수소 제조, 열에너지 공급, 의료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원전에서 발생하는 고온 수증기를 이용한 수소 생산과 지역난방, 방사성 물질을 이용한 암 검사나 치료 등 용도가 다양하다. SMR은 단점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다. SMR 운영 인력을 설비 규모가 작아지는 만큼 비례적으로 줄일 수 없다. APR1400의 경우 원전 1기당 운영인력의 인건비가 총매출의 6% 정도를 차지하는데 비해 SMR은 비중이 83%까지 올라간다는 분석도 있다. 물론 대형 원전의 경우 발전만이 아니라 송전 비용까지 고려할 경우 규모의 경제가 약화되는 측면도 있다. 제11차 전기본에서는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원전 증설 방향을 구체화 해야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70여 종의 SMR이 개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2018년 혁신형 SMR(i-SMR)의 연구개발을 시작해 2031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 조류를 감안하고 우리의 대형 원전 경쟁력도 동시에 고려하면서 최적의 대안을 도출해야 한다.온기운 에교협 공동대표

[EE칼럼]남북관계, 광물협력부터 풀어보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지났지만 유독 북한과는 좀처럼 실질적 관계 개선 방향을 못 잡고 있다. 통일부는 올해 역점 정책으로 ‘올바른 남북관계 구현’과 ‘통일 미래 준비’를 제시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월22일 가진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 눈치를 보지 않고 북한에 할 말은 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게 하는 원칙 있는 남북관계를 정립했다"고 자평했다. 권 장관은 "지속가능한 통일 대북정책을 만들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구체적 아이템이 안 보인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일성 왕조의 3대 세습 군주가 된지 11년이 됐다. 현재 북한의 경제난은 1948년 정권 수립 후 최악의 수준이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평양을 지킨 외국 대사관 대부분이 철수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김정일 집권 기간(1994~2011년) 3.86%였던 연 평균 경제 성장률은 김정은 시기에 0.84%로 추락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전 세계 경제가 플러스 성장할 때 북한만 역성장을 한 이유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빼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5월31일 밝힌 내용을 보면 현재 북한의 옥수수와 쌀값이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60%, 30% 가까이 오르며 김정은 정권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식량난은 무리한 군비 증강과 코로나 봉쇄, 사적 식량 거래금지 등 반시장적인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김정은은 오로지 핵무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정은이 해마다 반복해 강조하는 ‘자력갱생만’을 고집한다면, 미국 등 국제사회는 여전히 북한을 고립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여러 조치를 더 촘촘히 강구할 것이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담대한 대북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우선 남북관계는 어떤 커다란 목표를 설정하기 보다 경색된 상호 불신을 푸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한반도 이외 국제사회의 흐름은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지만 이 또한 언제까지 갈등으로만 대처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런 때 일수록 남북 협력을 조심스럽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일괄적·포괄적 해결보다 단계적·점진적 로드맵이 필요하다. 또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지자체 별로 남북간 협력이 가능한 부분부터 차근 차근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북관계 복원은 작은 협력을 하나의 마중물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교역 또는 물물교환의 차원을 넘어 남북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서로 주고 받음으로써 양측 간 경제,산업이 보완돼 서로 이익을 줄 수 있다는 ‘유무상통’의 원리와 함께 서로 대등한 관계 아래서 상생과 협력의 의미를 가진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간 광물자원 개발사업에서 경험했듯이 광물자원 협력부터 다시 시작해보는 것이다. UN 대북 제재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예외를 둔다. 2006년 4월 27일 남북은 최초로 합작 개발한 황해도 정촌 흑연광산 준공식을 가졌다. 우리는 한국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광업공단)가, 북한은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산하 명지총회사가 각각 50%씩 지분을 갖고 있다. 정촌 흑연광산의 사업 기간은 오는 7월까지 20년간이다. 현재는 남북 간 정치적 벽이 너무 높아 상호 접촉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존 사업과 기술협력을 동반한 광물 교역이라면 남북 모두 공감할 수 있다. 특히 UN안보리 대북제재 품목에 속하지 않는 텅스텐. 몰리브덴 등 일부 광물부터 교역을 시작하는 것이다. 차츰 협력이 연동돼 신뢰가 축적되면 대북제재가 해제된 이후 정식 경제협력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고, 향후 남북 경제의 상호 의존도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2006∼2007년 ‘남북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 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남한은 북한 경공업에 필요한 원자재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함경도 단천의 마그네사이트, 아연 광물자원 조사와 개발권 그리고 약간의 아연 광물을 받았는 등 협력이 잘 되던 시기도 있었다. 작은 경제협력은 대북제재 속에서도 가능하다. 중국, 러시아 뿐만 아니라 일부 국가들은 북한과 UN제재 이외 품목에 대한 무역을 하고 있다. 대북 제재 해결 이후 남북 관계가 개선될 경우 북한 내 주요 광물자원은 남북 경제에 큰 시너지 효과를 준다는 점은 이미 확인됐다. 인하대학교 북한자원개발연구센터에 따르면 북한 전지역에는 950개 광산이 고루 분포돼 있다. 유망 광종 중 남한이 내수의 절반만 북한에서 조달할 경우 최소 28년은 쓸 수 있고 연간 200억 달러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가 있다. 남북관계가 어떠한 상황으로 전개되더라도 북한내 광물 개발에 관한 장기적인 계획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남북 모두 의견이 다르지 않다. 따라서 정부의 남북관계를 푸는 방법 중 하나로 이념이나 총론적인 전략보다는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각론을 마련해 접근해 보는 것이 좋겠다. 남북 간 교류는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가 가야할 길이고 해결해야 할 일이다.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E칼럼]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를 앞두고 찬반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과학적으로는 매우 단순한 문제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은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가 하루 300톤씩 방류됐다. 그 때 우리나라 해역에서는 바닷물이든, 수산물이든 아무런 영향도 나타나지 않았다. 2001년부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바닷물과 수산물에 대한 방사성 농도를 측정하고 있고 그 결과는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지금 후쿠시마에서 방류하겠다고 하는 처리수의 방사성 물질의 농도는 배출기준 이하로 낮춘 것으로 2011년 당시 배출량의 0.0003 ~ 0.0005배 정도로 추산돼 문제가 될 턱이 없다. 다핵종제거설비 이른바 ‘알프스(ALPS)’ 필터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는 배출기준인 6만Bq/L보다 훨씬 낮은 1500 Bq/L로 방류된다. 이는 세계보건기구의 음용수 기준인 1만Bq/L보다도 낮다. 방류지점으로부터 2∼3km 떨어지면 바닷물에 희석돼 삼중수소의 농도는 1 Bq/L로 낮아진다. 이는 빗물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수준이다. 평형수 형태로 퍼온다고 해도 문제가 될 수준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과도하지 않은 배출기준 아래로 배출하는 폐기물에 대해 옆 나라에서 뭐라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공장폐수의 배출기준 이내의 배출에 대해서 옆 나라가 뭐라고 할 수는 없는 것과 같다. 그런데도 야당 등 일각에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위험하다고 선동한다. 그 선동 기법(?) 가운데 하나가 ‘좁은 틈으로 제한된 정보만 보게 하는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사성물질을 걸러내는 ALPS 필터의 성능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된다. ‘처리해야 하는 오염수가 많다.필터를 교환하기 어렵다. 필터가 이물질 등으로 막히는 사례가 있다. 한 번에 다 걸러지지 않아서, 한 번 거르고도 배출기준을 넘을 수 있다’ 등등이다. 각각에 대해서도 충분히 답할 수 있다. 그러나 답을 하다 보면 선동가의 수단에 말려 들어간다. 세계적으로 방사성 액체폐기물 처리시스템은 유사하다. 우선 방사성 오염수의 방사성 농도를 측정한 뒤 처리계통을 통해 정화한다. 그리고 다시 방사성 농도를 측정하고 충분히 방사성 농도가 낮아지지 않았으면 낮아질 때까지 재차 정화한다. 마지막으로 배출할 때 다시 방사성 농도를 측정해 농도가 높으면 배출하지 않는다. 이런 액체폐기물 처리시스템의 한 부분이 ALPS 필터다. ALPS 필터가 고장이 났건, 교환되지 않았건, 한 번에 다 거르지 못한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건, 다시 방사성 농도를 측정하고 기준치 이하로 낮아진 상태에서만 배출한다. 선동가들이 필터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대중이 문제전체를 보지 못하고 일부만 보게 하는 것이다. 이들은 우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려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방사성 농도가 기준치의 180배인 우럭이 잡혔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그런데 이 우럭이 일반적인 어로 활동을 통해서 잡힌 것이 아니라는 것은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이 우럭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오염을 우려해 그물로 입구를 막아 놓은 발전소 내항에서 잡은 것이다. 즉 식탁에 올릴 상업 어로가 아닌 도쿄전력의 모니터링용 포획이라는 게 팩트다. 또 기준치가 피폭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문턱 값의 1/100로 산정한 것이라는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 방사성 농도에 우럭 무게를 곱해야 방사성물질의 절대량이 산출되는데 무게가 얼마인지에 대해서도 얘기하지 않는다. 나아가 세슘이 그만큼 있을 때의 우럭에 의한 방사선 피폭량이 전복의 폴로늄에 의한 방사성 피폭보다 낮다는 얘기도 안했다. 그냥 ‘180배’만 보여줬다. 전복도 우럭도 위험하지 않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속기에 딱 좋다. 지금 후쿠시마에서 방류하겠다는 물에 그 우럭을 풀어 기르면 세슘 농도는 감소할 것이다. 방류수의 세슘 농도는 L당 1/100 Bq 수준이기 때문이다. 농축계수 100을 곱하더라도 1 Bq/kg이 평균 농도가 될 것이다. 우럭의 방사능 농도는 후쿠시마 방류수에 대한 정보가 아니다. 이런 선동가들의 문제 제기에 매몰되다 보면 오염수 방류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게 되는 것이 일본 국민이고, 우리나라는 그것보다 훨씬 희석된 극미량의 영향만이 올 텐데 우리가 왜 이리 걱정하는지 모르겠다. 일본 정부는 자국민 보호도 안하는 나라인가? 이 역시 좁은 틈으로 보여진 세상만 보고 세상을 오해한 것이다.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EE칼럼]에너지 정책,소프트파워로 전환할 때

에너지 시장형성 과정에서 ‘하드파워’(Hard-Power·강한 물리적인 힘)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오랫동안 믿어 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본다. Hard-Power의 대표 사례로는 1970년대 이래 OPEC의 금수조치 등 각종 행태를 들 수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 이후 전개된 유럽,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와 중국을 위시한 사회주의 진영 간 천연가스, 석유 규제와 반발 등이 새로운 ‘Hard-Power’로 등장했다. 에너지 문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동·서간 냉전(冷戰) 구도가 형성됐다. 여기서 중국을 주목해야 한다. G2 국가로 등장한 중국은 러시아 편을 들면서 미국과의 세계 패권을 다투고 있다. 여기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운 분란을 초래하고 있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는 러시아와 확장된 산유국 카르텔(OPEC+)을 결성하고 산유국 주도 에너지 시장 구도의 영속화를 기도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된 친(親)미국 전략을 포기한 것이다. 바야흐로 석유 등 에너지가 세계질서의 분절화(分切化· Fragmentation)와 블록(Block) 대결을 조장하는 형국이다. 에너지를 둘러싼 이런 Hard-Power 대결은 지속될까? 그렇지 않을 조짐이 있다. 1970년대 석유파동 이래 50여 년의 에너지 시장 왜곡 역사로 충분하다는 말이다. 그 사례로 최근 사우디와 러시아를 주축으로 하는 OPEC+ 분열과 석유 시장의 반응이다. 이달 초 OPEC회의에서 사우디는 7월부터 자발적으로 하루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을 발표했다. 지난 4월 하루 50만 배럴 감산 조치에 추가한 것이다. 내년 말까지 감산 연장도 가능하단다. 그러나 러시아는 추가 감산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우크라 전쟁 후유증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의 자발적 추가 감산에 대한 국제원유가격 변화는 미미하다. 북해 브렌트유의 경우 지난 4월 70달러 후반 수준에서 지금은 75달러 안팎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 WTI도 비슷한 수준이다. 국제경기 불확실성과 미국 석유 재고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빈 살만이 주도하는 ‘네옴시티’ 사업 등의 대규모 투자비 조달을 위해서는 석유 가격이 80달러 이상 유지돼야 한다. 다급하다. 산유국 Hard-Power의 끝물의 씁쓸함을 대변하는 것인가? 학계에서는 이미 Hard-Power의 시대가 끝나고 소프트파워(Soft-Power)시대가 오고 있다고 본다. 미국 하버드대의 조셉 나이 (Joseph Nye) 교수는 그의 명저 ‘Do Morals Matter? 2020’에서 Soft-Power 시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Soft-Power란 ‘강압보다 매력 발산으로 원하는 바를 달성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개념은 놀랍게도 2007년 중국 후진 따오 주석이 2007년 제17차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외교 전략의 중심 논리로 채택했다고 나이 교수는 말했다. 중국은 마오쩌뚱 정권 출범 이래 강한 인민 통제 정책을 지속했고 외교에서는 영토에 관해 인접국들과 충돌을 불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내부 경제사회 성장에 필수적인 국제 선린관계 증진은 불가능했다. 이때 중국 실무진은 나이 교수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또 다른 Soft Power 전략의 주요 사례로는 기후변화대응을 꼽을 수 있다. 지구 온난화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UN 당사국총회보고서(IPCC 2021)다. 지구 문명 유지를 위해서는 2040년 대기 온도를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도 이하 상승으로 유지를 권고했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감축 기술개발과 보급이라는 전형적 Hard Power 전략이 주로 활용됐다. 그러나 대기 온도는 지난 2년간 이미 0.07도나 올랐다. 이는 산업화 이후 현재까지 1.14도가 올랐음을 의미하며, 2040년 허용목표에 근접한다. 따라서 1.5도 이하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 이에 긴급하게 온실가스감축 기술개발이라는 전형적 Hard Power 전략보다 변화에의 적응(Adaptation)능력을 높이는 Soft Power 정책의 중요성이 부쩍 강조되는 추세다. 정부보다 민간과 지역사회의 자발적 추진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다. 에너지분야 최대 현안인 우리나라 전기요금 조정도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전기요금은 명목상 한전이 공지하는 것이지만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환경부 등 유관 부처들과 그 산하 기구들이 개입한다. 각종 NGO와 학계 등도 제 몫을 챙기려 한다. 상위 의사결정권자의 명확한 지침이 없으면 아예 논의가 시작되지 않는다. 늦장 전기요금 조정으로 한전 경영 적자는 올해만 7조원에 달하고 누적분은 40조 원을 넘는다. 이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다. 나이 교수 등 관련 학자들은 Soft Power전략 추진을 위해서는 ‘심층-중간 단계의 즉각적 이행’을 강조한다. 이는 정부 주도 전략에서는 불가능하다. 입법, 재원 조달, 이해 당사자들 간의 조정, 이행기구 설립 및 평가 등 각종 이행과정을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관료제 형식주의(Red Tape)의 전형인 셈이다. 특히 에너지와 같이 시장실패 가능성이 큰 부문에서 소비자 보호와 국익 증진을 핑계로 극성이다. 시장경제 논리 강화 등 기존 처방으로는 안 된다. 경제와 공학 논리로 해결방안 도출에 한계가 있는 사회비용, 개인 행복의 폭 등 많은 미지의 영역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겸허한 마음으로 이 참에 모든 에너지 관련 정책체계를 Soft Power 관점에서 재점검하는 것은 어떨까?최기련 아주대학교 공과대학 명예교수

[EE칼럼]유엔 안보리 재진입, 한반도

한국은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한 192개국 중 180국의 찬성이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11년 만에 다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지위를 확보했다. 이로써 한국은 내년부터 2년간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안보리 활동을 하게 된다. 1996~1997년과 2013~20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에게 있어 안보리 재진입은 그 의미가 실로 크다. 2년 동안 유엔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안보리의 이사국들과 수시로 만나면서 여러 가지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한국이 안보리에서 최우선시할 수 밖에 없는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드는 것이다. 2019년 2월 하노이 ‘노 딜(No Deal)’ 이후 북한 핵문제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그 사이 북한의 핵능력은 더욱 고도화되고 미사일 도발은 일상화됐다. 더구나 미중 전략 경쟁의 심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 서방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구도에서 북한 핵문제를 외교적으로 풀 실마리를 찾기가 절망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핵 없는 한반도’는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다음 세대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목표여야 한다. 이를 달성해 내기 위해서는 남북한과 주변 4강에 머물고 있는 우리의 시야를 확장해 보다 많은 지역의, 보다 다양한 나라들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될 만한 것이 바로 ‘그린데탕트’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남북간 ‘그린데탕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전부터 ‘110대 국정과제’ 안에 그린데탕트를 포함했다. 한반도가 우리 민족의 유일한 삶의 터전인 이상, 한반도 전체의 환경을 보존하는 것은 현 세대의 엄중한 책무이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윤석열 정부의 그린데탕트는 가치가 큰 정책 목표다.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북한의 환경 파괴는 이미 고질적인 문제가 된지 오래다. 기상청에 의하면 한반도는 온난화가 전 지구의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 중이며 북한의 상황이 남한보다 더 심각하다. 기후위기가 한반도의 생태안보를 위협하고 자연재해의 규모와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데,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와 그로 인한 재난상황은 사회기반시설이 취약하고 경제가 폐쇄적인 북한에게 더욱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반복적인 재난 상황에 의해 노출될수록 북한 사회는 더욱 불안정해질 수 밖에 없고, 이런 사회적 불안은 결국 북한 당국으로 하여금 더욱 위협적이고 도발적인 행위를 자행하게 하는 동기로 작용할 수도 있으므로 한반도 평화에도 부정적이다. 반복적인 자연재해와 재난상황은 북한의 생산성을 더욱 떨어뜨리고 식량안보, 생태안보, 에너지안보는 물론 인간안보까지 위협하면서 북한 당국이 갈수록 위법적이고 국제사회에 위협적인 행위를 반복할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도 기후위기에 매우 민감하다. 북한은 2014년 ‘재해방지 및 구조·복구법’을 제정한 데 이어 2019년에는 ‘국가재해위협감소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2021년 7월13일에는 유엔의 회원국으로서 ‘자발적국가검토보고서’(VNR·Voluntary National Review)를 발간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이행 동향을 유엔에 제출하기도 했다. VNR에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이미 보편적인 목표로 여겨지는 SDGs의 달성을 위해 17개 목표와 함께 95개 세부목표를 선별하고 132개 이행지표를 제시한 바 있다. 북한 나름대로 유엔 회원국으로서 책무를 이행하면서도 동시에 SDGs 달성을 위한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안보리에서도 북핵 문제와 더불어 북한의 자연재해 및 재난 상황과 이로인한 생산성 저하, 생태안보 및 인간안보의 위협적인 부분 등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관심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북한의 상황을 더 많은 국가들이 인지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대가 확산될수록, 바꿔 말해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발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가 공고해질수록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와 그린데탕트의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남북, 북미, 북중, 북러, 북일 같은 양자 구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지금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신냉전’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느껴질 만큼 대립적이다. 그러나 한국의 안보리 활동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에 속한 국가들이나 북한과 그다지 적대적이지 않은 관계에 있는 유럽 국가들이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틀 수도 있다. 안보리 내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이런 담론을 형성하면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함께 남북한 그린데탕트의 계기를 만들기를 주문한다.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EE칼럼]배보다 배꼽이 더 큰 분산형 에너지

국회가 지난달 25일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을 통과시켰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의 ‘무탄소 전원’으로 알려진 소형모듈원자로(SMR)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여당이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확대를 요구하는 야당과 모처럼 뜻을 모든 결과다. 특별법은 기존의 중앙집중형 발전소 건설과 장거리 송전망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 목표다. 발전소 인근 주민들에게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지역별 전기요금제도 가능해진다. 인류가 전기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고작 한 세기가 조금 넘었다. 그런데 벌써 전기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형편이 됐다. 영국이 어디에는 지천으로 널려있는 석탄을 활용해서 산업혁명을 일으키기까지 500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했던 사실을 고려하면 정말 놀라운 일이다. 더욱이 전기는 초지능·초연결의 미래 사회를 실현하고,전 지구적 과제로 자리 잡은 기후 위기 극복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에너지다. 그런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가 사회적으로는 아무도 반기지 않는 혐오시설이다. 환경을 오염시키고 사고의 위험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력·화력·원자력이 모두 그렇다. 그렇다고 전기를 포기할 수도 없는 인류가 선택한 해결책이 바로 중앙집중형 전원이다. 발전소의 규모를 키워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것이다.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지역에 대규모 발전소를 세우면 오염 해소와 사고 대응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도 줄어든다. 그런데 인구가 늘어나면서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전력의 생산과 소비를 분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규모 송전탑의 구축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워졌다. 2005년에 시작된 밀양 송전탑 반대 운동이 대표적인 예다. 겉으로는 송전선로에 흐르는 초고압 전류에 의한 위해성을 걱정하지만, 사실은 일방적으로 전기의 혜택을 독점하는 대도시에 대한 거부감이 표출된 것이다. 그런 거부감을 무작정 지역이기주의라고 탓 할 수만도 없다. 결국 이제는 발전소를 짓는 일보다 발전소에 생산한 전기를 소비자에게 공급해주는 ‘계통연결’이 훨씬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분산형 전원은 이런 난제를 말끔하게 해결할 대안으로 등장했다. 그런데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다. 대규모 중앙집중형 전원을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동안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에 참여해왔던 에너지정책 전문가들이 애써 숨겨왔던 분산형 전원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최근 산업부가 확정한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2036년까지 무려 56조5000억 원의 시설투자를 해야 한다. 맹목적인 탈원전을 밀어붙였던 지난 정부가 2021년에 밝혔던 제9차 계획(29조3000억 원)의 2배에 가까운 엄청난 규모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데이터센터와 전기차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무시해버린 결과다. 올해 초에 산업부가 확정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4년의 최대전력수요는 116.2GW가 아니라 126GW로 늘어난다.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10년 동안 원전 10기에 해당하는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 물론 그에 따른 송·변전 설비도 추가로 갖춰야 한다. 설비를 갖추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구축해놓은 송·변전 설비의 운용에 소요되는 비용 문제도 심각하다. 한전이 감당해야 하는 운용비용은 설비의 사용효율에 반비례한다. 효율이 떨어지면 설비운용비용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분산형 전원인 태양광·풍력의 하루 가동시간은 연평균 3시간을 넘지 못한다. 그마저도 계절과 날씨에 따라 널 뛰듯 출렁거린다. 제주와 호남에서 태양광·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공급해주는 해저 초고압직류송전선로(HVDC)의 경우에는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제정신을 가진 민간 사업자라면 절대 투자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아직도 망국적인 탈 원전의 망령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산업통상자원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분산에너지 특별법 제정으로 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가질 대규모 투자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온전한 착각이다. 산업부가 계통의 안정성을 핑계로 아무 보상도 없이 무작정 밀어붙인 ‘출력제한 제도’는 힘없는 영세 사업자에게나 가능한 것이다. 분산형 전원의 확대는 필연적으로 한전의 관리 능력에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최첨단 송배전 관리도 최소한의 전문성이나 사회적 책무성조차 기대할 수 없는 수많은 영세 사업자로 구성되는 분산형 시스템에서는 기술적으로도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 간헐성·변동성 극복을 위한 현실적 대안을 찾지 못한 재생에너지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분산형은 아직도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미래 기술이다.이덕환 서강대학교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EE칼럼]진정한 ESG 금융 활성화를 위한 트리거

최근 ESG 금융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 부처 합동으로 ESG 고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ESG 공시와 채권발행 인프라 구축과 함께 일관되고 신뢰 가능한 ESG 평가를 위한 가이던스 운영 계획이 수립됐다. 환경부는 환경 분야의 그린워싱(greenwashing) 방지 및 녹색금융 확대를 위해 녹색분류체계를 개정,공표했다 ESG 금융 제도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필자가 15년 전 이명박 정부 때부터 지켜보며 연구해 온 녹색금융이 드디어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감개무량하다. 당시에는 탄소금융, 지속금융, 녹색금융, 기후금융, 환경금융 등 정의도 범위도 알 수 없는 개념들이 난무했고 정작 중요한 실제 시장의 존재 자체가 없었다. 과거에 ESG 금융으로 소개된 금융은 정부의 세제 혜택이나 바라는, 즉 수익성에 기반을 두지 못해 스스로 자리잡지 못하는 금융방식이었다.‘ 지속 가능 경제’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떠받치는 금융수단은 고사하고, 그 금융의 방식 자체도 지속 가능하지 못한 채 15년을 허송했다. 가장 이상적인 ESG 금융의 발전 방식이라면 실물시장을 기반으로 파생된 금융 수요가 스스로 성장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ESG 금융은 그렇지 못했다.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환경(Environmental) 외의 분야는 소액주주권리 찾기 운동, 부실채권 조정, 자산건전성 강화 명분 등으로 일찍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관련 자금수요가 존재했다. 하지만 환경 분야는 그렇지 못했다. 불과 3년 전부터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국제금융협의체인 NGFS(Network for Greening the Financial System) 에 가입하며 기후 및 환경 관련 금융리스크 관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기후변화가 거시경제 및 금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본격적인 분석이이뤄졌다. EU 등에서 비재무정보 공개지침(NFRD· Non-Financial Reporting Directive)을 통해 ESG 공시 확대를 적용해온 것처럼 한국에서도 국제회계기준(IFRS)을 중심으로 표준화되고 있는 ESG공시를 피할 수 없는 선택인 상황이다. 다만, 에너지·환경 실물시장과 금융 모두를 다뤄온 필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ESG 금융의 성장이 실물시장과는 괴리돼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스스로 살아남지 못하는 ESG 금융의 급발진은 15년 전의 녹색금융 논의가 그러했듯이 지속가능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배출권거래제 아래서 규제를 받는 산업부문과 신재생에너지 의무화제도 아래서 매년 엄청난 의무비율을 감당해야 하는 발전사들이 이런 ESG 금융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전의 100% 자회사인 발전공기업들은 상장사가 아니어서 공시 대상도 아니다. 민간발전사라 하더라도 현재 사후적인 전력생산비용 정산 과정으로 묶여 있는 이들이 ESG 금융이란 젖줄이 적용 가능한지도 모른다. 차라리 에너지공단에서 제공하는 관 주도 금융지원사업이 훨씬 심플하고 구미에 당길 것이다. 민간참여가 없어 규모는 초라하지만 말이다. 또 투자의 주체인 산업계가 아닌 금융계 입장에서는 자금 확보 차원에서 녹색채권 발행 수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채권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애초 의도했던 대로 대출에 나선다는 보장도 없고,녹색채권 발행 절차도 까다로워 그럴 바엔 번거롭지도 않은 일반 은행채, 회사채 등으로 발길 돌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추세를 봐야 하겠지만 이대로라면 E(환경)의 비중이 클 수 밖에 없는 ESG 금융도 수년 안에 유행 지난 도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ESG 금융을 다루는 부처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이런 괴리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ESG 금융에 대한 기업들의 피로도를 줄임과 동시에 ESG 금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려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부처간 조율이 필요하다. 돈은 식물에 주는 물과 같다. 굳은 땅에 갑자기 물을 줘봐야 흡수할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헛수고다. ESG 금융이 한때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실물시장 및 금융시장이 동시에 제도적 정비와 함께 자금 수요와 공급의 매칭이 잘 이뤄지도록 해야한다. 그렇게해도 과거 녹색금융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다.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E칼럼]청정 암모니아 국내 도입 위한 제도 정비 서둘러야

지난 1일 국내 수소경제에 반가운 행사가 중국 광저우에서 열렸다. 국내 수소경제에서 수송연료전지에 기반을 둔 모빌리티 사업에 일익을 담당하는 현대차그룹이 2021년 3월 착공한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황푸구에 ‘HTWO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거대한 중국시장에 수소차 및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수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준공식 이후 한·광동성 수소분야 협력을 위한 전문가 세미나도 개최됐다. 주된 의제는 상대적으로 앞서 가고 있는 국내 수소 모빌리티 분야의 중국 진출이었지만, 보다 눈길을 끈 것은 중국의 청정수소 수출 잠재력, 즉 중국이 풍부한 재생에너지 연계 청정수소 공급 능력이 있다는 점이었다. 충분히 시장이 무르익었다고 판단되면 어제든 중국도 청정수소의 국제교역에 주된 플레이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불가피하게 저렴한 청정수소의 대량 조달이 절실한 우리에게는 요긴한 정보다. 이미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통해 천명됐듯이 우리나라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간 2700만 톤 이상의 막대한 청정수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 재생에너지 여건상 이를 국산으로 공급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80% 이상 해외로부터 수입해야 한다. 한편으로 해외에서 생산된 청정수소를 어떤 운반체로 전환해서 운송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실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이후 한 동안 청정수소 운반체로서 암모니아(NH3), 액화수소(LH2), 메틸사이클로헥산(MCH) 등 3가지 물질이 각축을 벌여왔다. 운반체별 경제성과 환경성을 평가해 본 결과 수소경제 초기 국제적인 밸류체인 구축에 유리하면서도 가장 현실적으로 적용가능성이 높은 ‘암모니아’가 주도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의견이 모아진 형국이다. 암모니아는 수소에 ‘하버-보쉬(harber-bosch)합성법’을 이용해 질소와 합성하는 방식으로 생산된 화합물로, 부피당 담을 수 있는 수소량(121 kgH2/㎥)이 높고 무엇보다 끓는점이 -33.34도로 상대적으로 높아 경제적으로 액화운송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더구나 다목적 LPG 운반과 관련 기존 인프라도 활용 가능해 운반선 건조와 인프라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암모니아는 이미 국제적으로 교역 중인 상품이다. 세계적으로 암모니아는 연간 1억 8600만 톤 이상 생산되지만, 80% 이상은 자급자족 형태로 비료생산에 이용된다. 다만 생산량의 약 10% 정도가 국제 교역되며 이를 위한 200개 이상의 암모니아 수출입 터미널과 170척의 운송선도 운용 중이다. 우리도 2021년에만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부터 울산, 여수, 인천 등을 통해 137만 톤의 암모니아를 들여왔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정부는 2021년 11월에 발표된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통해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말레이시아 등에서 청정수소를 생산 ‘청정 암모니아’로 전환해 국내로 도입하는 민관 합작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 프로젝트 ‘H2STAR’를 시행, 2030년까지 청정 암모니아 약 941만 톤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2011년 9월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를 통해 국내 석탄, LNG 발전소의 연료전환 및 분산형 수소발전 확산을 통해 대규모 청정수소·암모니아 수요를 창출하고, 이를 조달하기 위해 2027년까지 약 110만 톤, 2030년까지 약 400만 톤 규모의 청정 암모니아 인수기지를 서해, 동해, 남해 등 3개의 기존 석탄 화력발전소 발전소 밀집지역에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당찬 포부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청정 암모니아 국내 도입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법·제도적 공백을 서둘러 메워야 한다. 현재 암모니아의 법적 지위는 고압가스법상의 ‘독성가스’나 수소경제법상의 ‘수소화합물’ 정도다. 앞으로 몸집이 커질 것을 염두에 둔다면, 수소와 함께 청정 암모니아를 규율할 수 있는 독립적 법률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향후 석유나 천연가스처럼 국제교역 및 수입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처럼 ‘사업’ 자체를 규율할 수 있는 ‘청정수소·암모니아 사업법’의 제정이 요구된다. 특히 향후 높아질 해외 의존도를 감안해 석유나 천연가스 사업법처럼 사업자에게 비축의무를 부여하는 조항도 반영해야 한다. 일모도원(日暮途遠). 서둘러 관련 사업법 제정 논의를 시작해줄 것을 입법부에 주문한다.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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