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최악 무역적자 부추긴 에너지 가격정책](http://www.ekn.kr/mnt/thum/202301/2023010901000401400017631.jpg)
지난해 연간 수출입 동향이 발표되었다. 한해동안 수출은 6839억 달러를, 수입은 73121억 달러를 기록해 472억 달러의 역대 최대 무역적자가 발생하였다. 수출이 크게 부진한 것도 아니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경제성장의 둔화 등 여건이 열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6.1% 증가하였다. 그나마 대단한 성과다. 물론 2021년의 수출증가율 25.7%에는 미치지 못하였으나 이는 그 전해의 코로나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의 기저효과라는 점을 고려할 때 2022년의 성과도 나쁘지는 않은 것이다. 문제는 수입이다. 2021년의 6151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7312억 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18.9%, 1161억 달러가 증가하였다. 수입 증가액 중 68%가 에너지 수입 증가액이다. 에너지 수입은 2021년의 1124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1908억 달러로 784억 달러가 증가하였다. 에너지 외 산업 중 알루미늄·구리와 반도체·철강 등 원부자재 그리고 의류·소고기 등 소비재도 고르게 증가했다. 그러나 그 증가 폭은 크지 않았다. 에너지 수입액 증가분이 수입액 증가의 2/3 이상을 차지했다. 에너지 수입 급증이 무역적자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에너지 수입 항목을 다시 에너지원별로 살펴보자. 가장 큰 항목은 역시 원유다. 2021년의 670억 달러에서 2022년의 1058억 달러로 57.9%, 388억 달러가 증가했다. 다음은 천연가스로 2021년의 308억 달러에서 2022년의 568억 달러로 무려 84.4%, 260억 달러가 증가하였다. 석탄 수입액도 급증하여 2021년의 145억 달러에서 2022년의 281억 달러로 93.8%, 136억 달러가 증가하였다. 수입액 증가액 순으로는 원유(388억 달러), 천연가스(260억 달러), 석탄(136억 달러)이지만 수입액 증가율 순은 석탄(93.8%), 천연가스(84.4%), 원유(57.9%)다. 에너지 수입액 증가의 원인은 2021년부터 이어진 공급망 경색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른 에너지원의 가격 상승이다. 2021년 대비 2022년 가격은 원유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평균 69.41달러에서 96.41달러로 39%, LNG가 JKM 기준으로 MMBTU당 평균 15.04달러에서 34.24달러로 128%, 석탄이 호주탄 기준으로 톤당 평균 138.33달러에서 361.18달러로 161% 증가하였다. 원유가격의 증가폭도 적지는 않았지만 LNG와 석탄의 가격 상승폭은 전례 없이 컸다.원유의 경우 2021년 도입물량이 9억6000만 배럴로서 그 전해의 9억8000만 배럴보다 오히려 줄었으나 2022년에는 10억 3200만 배럴로서 7.4% 증가하였다. 원유 수입의 경우 2022년에는 물량과 수입액 모두 증가하였는데 석유 소비 자체가 무역수지를 악화시켰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원유를 수입해서 만든 석유제품의 수출실적이 2022년도 617억 달러를 기록하여 무려 65.1%의 증가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비록 원유가격이 올랐고 이로 인해 비싼 원유를 많이 수입한 것은 사실이나 우리 기업들이 이를 원료로 제조한 석유제품의 수출액이 커서 수입액 증가를 상당 부분 상쇄하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LNG와 석탄이다. 전력을 생산하고 도시가스 및 열을 공급하는 데에 활용되는 이 두 에너지원의 수입물량은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수준에 달려 있다. 2022년의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의 인상폭이 적지는 않았다. 전기의 경우 2022년 4·7·10월 세 번에 걸쳐 kWh당 19.3원을 인상했고, 도시가스는 4·5·7·10월 네 번에 걸쳐 MJ당 5.47원을 인상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LNG와 석탄의 수입가격이 두 배 이상 인상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은 소비량에 큰 변화를 주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올 1분기에 전기요금을 13.1원/kWh 올리기로 했다. 연료비 급증으로 요구되는 전기요금 인상폭 51.6원/kWh을 네 번 나누어 올리기로 한 것이다. 가스요금은 일단 동결하였다. 전기와 가스요금은 아직 원가를 크게 못 따라잡아 적정수준을 한참 밑돌고 있다. 주저하며 조금씩 올린 에너지 가격의 후유증이 어떻게 나타날까. 눈덩이처럼 불어난 에너지 외상 값 계산서가 되어 부메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