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신한자산운용의 ‘SOL ETF’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이 두 배 이상 뛰어오르며 1조5000억원대에 진입, ETF 시장점유율도 1%대로 올라 상위 운용사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금투업계에서는 조재민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ETF 조직을 개편하고, 조직 구성원에게 변치 않은 신뢰가 보낸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특히 작년 출시한 월배당 ETF, 올해 증시를 주도한 2차전지·반도체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투자 상품은 크게 흥행한 것으로 나타났다.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말 기준 신한운용의 ETF 순자산총액 규모는 약 6000억원으로, 그 전년 대비 1000억원 남짓 성장하는데 그친 바 있다. 당시 신한운용은 합작사 BNP파리바와 결별 후 기존 퀀트운용조직 산하에 있던 ETF 조직을 ETF운용센터로 독립·신설한 상태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ETF의 운용 규모에 있어 별다른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것이다.본격적인 변화가 찾아온 것은 작년 초부터였다. 조재민 전 KB자산운용 대표가 신한운용의 새로운 선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조 대표는 KB운용 대표 시절 한때 ETF 시장점유율 1위, KTB자산운용 대표 시절 시장점유율을 10%로 끌어올린 경험이 있는 전문가로 평가된 바 있다.조 대표는 취임 후 기존 ETF운용센터를 운용본부로 격상, 산하 ETF 운용팀을 따로 두는 등 조직개편에 신경 썼다. 하지만 별다른 외부 인사 영입은 없이 본부장, 팀장 등 기존 인사들의 거취는 대부분 그대로였다. 회사 차원의 충분한 지원만 있다면 기존 인재들로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믿음’을 보인 것이다.
신한 SOL ETF 상품별 순자산 총액 증가폭 톱 5
ETF명 (억원)
2022년말
2023.6.28일
YTD
SOL 2차전지소부장Fn
0
2,445
2,445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253
2,453
2,201
SOL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2,056
3,368
1,312
SOL 반도체소부장Fn
0
980
980
SOL 미국배당다우존스(H)
0
518
518
출처=신한자산운용
그 결과 작년 말 순자산총액 7357억원, 시장점유율 0.94%에 불과했던 신한운용 ETF는 올해 상반기 동안 무려 113.42% 급성장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달 27일 기준 신한운용 ETF의 순자산총액은 1조5701억원, 시장점유율은 1.59%로 NH아문디자산운용(1조5990억원)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이는 순자산총액 1조원 이상 ETF 운용사 중 가장 빠른 성장세다. 기존 ETF 운용사들의 과점 체제가 공고히 된 상황에서, 소형 운영사가 틈바구니를 비집고 급격히 크기를 키운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신한운용의 사례를 두고 "놀랍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월배당·소부장’ 등 베스트셀러 흥행 주효...하반기도 차별화된 라인업 집중조 대표의 ‘믿음의 경영’ 아래 신한운용 ETF만의 베스트셀러가 탄생한 것도 주요 호재였다. 작년 6월 출시한 ‘SOL 미국S&P500’은 국내 증시에서 최초로 등장한 월배당 ETF 상품인데, 이를 기점으로 자산운용업계에서 잠시 동안 ‘월배당 열풍’이 불기도 했다. 신한운용이 뒤이어 ‘SOL 미국배당다우존스’를 상장했고, 미래에셋·삼성 등 타 운용사에서도 잇따라 월지급식 상품을 냈다. 기존 ETF 상품을 월지급식으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당시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연간 배당수익률이 낮고 지급 시기만 쪼갠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가했지만, 투자자들은 결국 신한운용의 선택에 손을 들었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의 순자산총액은 작년 말 253억원에 불과했지만, 6개월간 자그마치 2201억원이 상승하며 지난 28일 기준 현재 2453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이는 현재 존재하는 주식형 월배당 ETF 중 가장 큰 사이즈로 평가된다.월배당 상품뿐 아니라 ‘소부장’에 주목한 테마 상품 전략도 주효했다. 올해 4월 출시한 ‘SOL 2차전지소부장Fn’은 불과 2개월이 채 되기 전에 순자산총액이 2445억원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올해 국내 증시를 선도했던 ‘2차전지’ 테마에 비교적 주목받지 못했던 소부장 관련 기업에 집중투자 하는 전략이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투자하는 ‘SOL 반도체소부장Fn’ 역시 짧은 기간 내 980억원까지 증가하며 한몫 거들었다.이밖에 현재 신한운용 ETF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SOL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도 금리 인상기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수요를 정확히 캐치한 주요 상품으로 꼽힌다. SOL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의 순자산 총액은 현재 3368억원으로, 작년 초 이후 1312억원만큼 증가했다.창사 이래 최고의 성장세를 타고 있는 신한운용 ETF는 향후 월배당, 소부장 등 ‘일등 공신’ 시리즈 상품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는 한편, 올 하반기에도 또 다른 ‘대박’을 터뜨리기 위한 신한운용만의 차별화된 신규 상품 라인업을 모색하고 있다.신한운용의 한 관계자는 "연준의 통화정책 및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투자자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라며 "자산별로는 만기 채권형 및 미국 국채 등 복수의 국내외 채권형 ETF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suc@ekn.kr조재민 신한자산운용 각자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