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상위 5대 제약사가 모두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 안팎의 성장을 기록했다. 업계는 올해에도 신약 출시와 주력제품 해외수출 확대가 예고돼 있어 상위 제약사들의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식음료 매출비중이 큰 광동제약을 제외한 국내 상위 5대 전통 제약사의 지난해 매출이 모두 전년대비 6~11%씩 각각 성장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전통 제약사 중 매출 1위를 차지한 유한양행은 지난해 1조7960억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6.4%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유한양행 창립 이래 최대 매출로, 지난해에는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올해에는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1차 치료제’로 허가 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올해 이후 매출 증가폭이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GC녹십자는 지난해 전년대비 11.4% 증가한 1조7136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분기만 보면 유한양행을 제치고 제약사 1위에 오른 GC녹십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이 발표되면 유한양행과의 격차를 크게 줄였을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일찍 지난해 잠정실적을 발표한 종근당과 한미약품은 모두 10%대 성장을 기록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1조488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0.8% 성장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6.0% 성장해 1000억원을 돌파한 1099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88.8%나 증가한 800억원을 기록했다. 종근당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 ‘펜잘’을 비롯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활성비타민 ‘벤포벨’ 등 주요 제품이 꾸준히 성장해 매출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조3317억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0.7% 성장했다. 이는 한미약품 창립 이래 최대 매출로,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 등 자체개발 제품 위주로 두루 성장한 것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미약품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출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롤베돈’(한국 제품명 롤론티스) 등에 힘입어 올해도 역대 최대 매출 경신이 기대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조2500억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8.4% 성장했을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기술 도용 여부를 둘러싼 메디톡스와의 민사소송 1심에서 패소하는 ‘암초’를 만났지만, 국산 34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와 국산 36호 신약인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정’ 등 ‘유망주’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창립 이래 최대 매출이 기대된다. 이밖에 상위 10대 제약사 중에서 보령은 지난해에 전년대비 21% 성장한 760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JW중외제약은 지난해에 역대 최대인 684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동국제약 역시 지난해 약 11% 성장한 66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매출 6000억원 돌파를 이뤘을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는 유한양행 ‘렉라자’, 한미약품 ‘롤베돈’, 대웅제약 ‘펙수클루’ 등 올해 매출이 본격화될 제품이 다수 포진해 있는 만큼 올해에도 상위권 제약사들의 매출 신기록 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ch0054@ekn.kr유한양행(왼쪽부터), 종근당, 한미약품, GC녹십자, 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