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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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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는 CDMO' 전통 제약사도 '눈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20 17:37

삼바 작년 매출 3조 돌파에 '캐시카우' 역할 주목



한미약품, 유럽 바이오컨퍼런스서 CDMO 수주활동



대웅·동아·녹십자 가세, 차바이오·롯데는 '다크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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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인 2019년 3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바이오 유럽 스프링 컨퍼런스 행사장 모습. 사진=바이오 유럽 스프링 컨퍼런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연매출 3조원으로 기세를 올리자 전통 제약사도 CDMO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K-바이오가 CDMO를 중심으로 비약적 발전과 함께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수준까지 위상을 올릴 수 있을 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20~22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바이오 컨퍼런스 행사 ‘2023 바이오 유럽 스프링 컨퍼런스’에 참가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올해 컨퍼런스에는 노바티스, 로슈,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 3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한미약품은 특히 바이오의약품 CDMO 또는 위탁생산(CMO) 수주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호중구감소증 치료신약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창사 이래 첫 바이오의약품 FDA 승인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한미약품은 이를 발판삼아 총 1만2500ℓ 규모의 배양기와 연간 2000만개 이상의 프리필드시린지 주사기(약물이 담겨 있는 주사기) 생산시설을 갖춘 경기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CDMO 역량을 집중 홍보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지난해 약 19조원에서 오는 2026년 약 26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인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론자 등 상위 5개사가 글로벌 시장 60%를 차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세계 1위(삼성바이오로직스, 60만4000ℓ)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생산용량이 크지 않지만, 동물세포 배양 기반의 설비를 갖춘 국내 주요 CMO 회사들과 달리 미생물 배양을 이용하는 평택 바이오플랜트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미생물 배양 방식은 동물세포 배양 방식보다 빠르고 경제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롤베돈은 물론 미국 머크(MSD)가 개발중인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 후보물질의 임상용 제품도 생산 중"이라며 "CMO 비즈니스를 적극 펼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바이오의약품 계열사 대웅바이오는 1460억원을 투자해 내년 말까지 바이오의약품 CDMO 시설을 준공한다는 목표이다.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정한 세포처리시설 허가를 취득,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 진출에 필요한 모든 법적 조건을 갖췄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의약품 계열사 에스티팜은 고지혈증 치료 등에 쓰이는 올리고핵산 치료제의 핵심원료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CDMO 사업을 올해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 말까지 총 1500억원을 투자해 기존 반월공장 올리고 CDMO 시설을 증축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에 주력하던 기업도 CDMO 사업 확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차바이오그룹은 재조합단백질(1세대), 항체치료제(2세대)에 이어 3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리는 ‘세포·유전자치료제’의 CDMO 사업으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차바이오그룹은 미국 CDMO 전문 자회사 마티카바이오의 생산용량을 현재 500ℓ에서 내년까지 2000ℓ로 4배 늘리고 올해 200명 이상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전문가를 확충해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GC녹십자그룹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전문 계열사 GC셀은 지난해 4월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 ‘바이오센트릭’을 약 900억원에 인수했고,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CDMO를 위한 ‘메가플랜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바이오의약품의 ‘신약개발’과 ‘위탁생산’이 후보물질 발굴·임상 등에서 시너지가 클 뿐 아니라, 위탁생산은 신약개발에 비해 캐시카우 효과가 큰 만큼 전통 제약사들이 합성의약품(케미칼의약품)보다 성장률이 높은 바이오의약품의 시장 공략을 위해 CDMO 사업에 더욱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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