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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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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비그쳐 태양광 늘자 전력도매가격 ‘0’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08 13:50

4월 이후 처음, 태양광 급증에 ‘공짜 전기’

전력 넘치면서 연휴 정전 위험도 커져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2일 경기 의왕시 소재 한국전력거래소 경인지사를 방문하여 추석 연휴기간 특수 경부하기 계통 안정화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안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지난 2일 경기 의왕시 소재 한국전력거래소 경인지사를 방문해 추석 연휴기간 특수 경부하기 계통 안정화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추석 연휴 기간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이 0원까지 떨어졌다. 연휴 초반 내리던 비가 그치고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한 데 따른 현상이다. 전력도매시장에서 '공짜 전기'가 나온 것은 지난 4월 20일 이후 가을철에는 처음이다.


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3~14시 기준 SMP는 0원으로 집계됐다. SMP가 0원이 됐다는 것은 전력수요보다 발전량이 과잉상태라는 뜻이다. 한국전력이 전력도매시장에서 해당 시간에는 발전사업자로부터 전력을 무료로 구매할 수 있다. 이날 하루 평균 SMP는 킬로와트시(kWh)당 77.69원으로 집계됐다.


8일 시간대별 전력도매가격(SMP) 추이. (단위: 원/kWh) 자료= 전력통계정보시스템
▲8일 시간대별 전력도매가격(SMP) 추이. (단위: 원/kWh) 자료= 전력통계정보시스템

다만, 전력도매가격이 한 시간 동안 0원을 기록했다고 해서 가정이나 기업이 내는 전기요금이 0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력도매시장과 소매요금 체계는 별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한전은 도매가격으로 거래한 전력을 기반으로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등을 계산해 소매요금을 부과한다.


전력거래소는 실계통기반 하루전시장 제도에 따라 전날 한 시간 단위로 발전사업자들의 입찰을 받고, 이를 토대로 다음날 전력가격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연료비가 들지 않는 재생에너지 예상 발전량을 먼저 차감한 뒤 나머지 전력에 대해 다른 사업자들의 입찰을 받는다. 계통 안정을 위해 반드시 가동돼야 하는 설비 등을 포함해 재생에너지로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 SMP는 0원까지 떨어진다. 재생에너지는 연료비가 들지 않고, 계통 안정을 위한 설비는 SMP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SMP는 연료비에 따라 변경되는 변동비반영시장(CBP)으로 움직인다.


추석 연휴 초반에도 SMP가 0원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었지만, 전국적인 비로 태양광 발전량이 저조해지며 발생하지 않았다. 13시 기준 태양광 순간 출력과 전력수요에서 차지한 비중은 지난 6일 6432MW(12.7%), 7일 7023MW(13.2%)에 그쳤다.




그러나 8일에는 날씨가 개면서 같은 시간 태양광 순간 출력과 비중은 1만3125MW(23.2%)로 급증했다.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11일까지 전국이 대체로 맑거나 일부 지역은 흐릴 전망이다. 남은 연휴 기간 동안 SMP가 0원이 또 나올 수 있다.


만약, 제주도에서 시범운영 중인 재생에너지 입찰제도가 육지에서도 시행됐다면, 마이너스 전력가격이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 육지계통에서는 전력도매가격이 0원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전력공급이 수요를 크게 초과하면 전력망에 부담이 생기고, 설비 고장으로 대정전(블랙아웃)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우려 속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연휴를 앞둔 지난 2일 경기도 의왕 전력거래소 경인지사를 찾아 전력망 안정 운영 체계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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