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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물량에 ‘역전세난’ 본격화…세입자 못 구해 ‘발동동’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거래절벽 및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주택시장 역전세난이 현실화되고 있다.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 계약 만료 후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전셋값이 오를 것이란 시장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되레 임차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빈집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2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물량은 올 1월 3만1644가구에서 이날 기준 3만4499가구로 9%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7.8%(2만1858가구)가 늘었다. 특히 2년 전과 비교하면 1만5828건에서 현재 2배가 넘는 118%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량으로만 보면 임대차법 시행 이전 상황으로 돌아갔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서울지역 최근 1개월(7월 29일) 전세매물을 보면 마포구(+20%), 광진구(+19.7%), 관악구(+16.6%), 구로구(+16.3%) 순으로 늘었다. 마포구만 보면 아현동이 한 달간 237건에서 350건으로 47.6%가 급증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최근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전세시장이 시세보다 전셋값을 1억원에서 2억원까지 몸값을 낮춘 ‘급전세’ 위주로 계약하다 보니 집주인은 전세 만기가 임박해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이날 기자가 찾은 마포구 일대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일부 확인됐다. 마포구 아현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올해 말부터 입주 예정인 1419가구 마포더클래시에서도 1억원 이상 낮춰 전세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 B 공인중개업소 대표도 "전세를 찾는 세입자가 확실히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다"며 "당분간은 세입자들이 월세나 반전세를 찾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마포 공덕동 일대 C 공인중개업소 대표 역시 "기준금리가 오른 효과도 있고, 앞으로도 1~2년간은 고가의 전세매물들은 거래되지 않고 계속 쌓여만 갈 것이다"며 "최근에는 급매만 나오는 실정이다 보니 매수자든 세입자든 가격이 더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권에서도 시세보다 최소 1억원에서 2억원은 더 낮춰야 계약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엘스 등은 전용면적 84㎡ 전세 13억원~14억원짜리가 11억원∼12억원까지 낮춰 계약하는 사례가 속속 목격되고 있다. 이렇듯 전세매물이 쏟아지니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넷째 주 조사까지 3.03% 올랐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올해 같은 기간 0.57% 떨어졌다. 또한 전세 시장이 위축되다 보니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증가율이 1년 전 811건보다 30%나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804건이 발생해 전체 76%를 차지했다. 임차권 등기명령은 계약 만료 시점에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한 세입자의 권리를 법원이 보장하는 것이다. 집주인 입장에선 다음 전세가 들어 오질 않아 현재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니 집주인도 세입자도 어떻게하지를 못하는 실정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자대학교 교수)는 "역전세난은 금리상승 및 정부 공급확대 정책, 수요공급 불균형 등 복합적인 상황들이 겹쳐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등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분간 이런 조짐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일반 소비자들은 매매 실거래가격에 비해 과도한 전셋값이 책정되는 경우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추석이 앞당겨지는 상황에서 최근 전세물건이 수요보다 많은 상황이다"며 "전세보다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지고 있고, 일부 지역 입주물량이 많은 곳은 역전세난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전세가 빠르게 월세화되는 부분이 있어 전세물량이 많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가 급격히 오르다 보니 전세 거래가 안 되는 특정지역에선 국소적으로 입주물량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jh123@ekn.kr아현동 공인중개소 서울 마포구 아현동 한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정보. 사진=김준현 기자

다음주 전국 18곳서 5651가구 일반분양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내주부터 올해 하반기 처음으로 서울에서 아파트가 분양된다. 서울에선 약 9주 만에 공급되는 아파트다. 2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9월 첫째 주에는 전국 18개 단지에서 총 7561가구(일반분양 5651가구)에 대한 분양이 시작된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동일센타시아’와 오류동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 등에서 청약을 진행한다. 남구로역 대흥연립의 소규모 재건축을 통해 조성되는 남구로역동일센타시아는 지하 2층~지상 7층, 3개 동, 전용면적 33~67㎡ 162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91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남구로역이 도보로 10분 이내인 역세권 단지다. 그동안 전무했던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으로, 전용 67㎡ 기준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한 최고 분양 가격은 7억8500만에서 8억900만원으로 책정됐다. 같은 구 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으로 공급되는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는 총 440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140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서울 신규 분양 아파트는 지난 6월 마지막 주를 끝으로 잠잠했다가 9주 만에 공급되는 것이지만, 물량은 소규모에 그칠 예정이다. 아울러 내주 견본주택(모델하우스)은 인천 동구 송림동 ‘동인천역파크푸르지오’(민간임대),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진접유승한내들더테라스’, 경남 김해시 주촌면 ‘e편한세상주촌더프리미어’, 부산 수영구 망미동 ‘힐스테이트센텀더퍼스트’(오피스텔) 등 네 곳에서 개관할 예정이다. 한편 지역에서는 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수원아이파크시티10단지’와 오산시 누읍동 ‘칸타빌더퍼스트’,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오송역서한이다음노블리스’ 등에서 청약을 진행한다. kjh123@ekn.kr가리봉 투시도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동일센타시아 투시도.

1기 신도시 지연 논란에…수도권 아파트값 10년만에 최대 하락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아파트값 하락폭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특히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지연 논란으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이 약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게다가 추가 금리 인상 등 우려로 서울 아파트값은 13주 연속 하락하고, 낙폭도 3년5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주(22일 기준) 전국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전주 대비 0.11% 하락했다. 이는 지난주(-0.09%)보다 하락폭이 커진 것이면서 2019년 3월4일(-0.11%) 조사 이후 3년5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이다.전국 아파트 가격도 지난주 대비 0.14% 떨어지면서 하락폭이 확대됐다. 수도권은 직전 대비 -0.18%, 지방은 전주 대비 -0.11%, 5대 광역시는 전주 대비 -0.16% 모두 하락폭이 확대됐다.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추가 인상해 2.5%가 된 것과 더불어 지속적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로 거래절벽이 유지되면서 시세보다 싼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다.특히 강남 4구(동남권)의 하락폭이 뚜렷해졌다. 지난주(-0.01%) 하락 전환한 서초구 아파트값이 0.02% 떨어지며 2주 연속 약세가 지속됐다. 송파구는 지난주 -0.07%에서 금주 -0.10%로, 강남구와 강동구는 각각 -0.03%에서 -0.04%로 낙폭이 커졌다. 최근 개발 호재가 몰린 용산구도 0.02% 떨어지며 2주 연속 약세를 면치 못했다.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은 하락폭이 갈수록 확대되는 모양새다.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안 되고, 이로 인해 호가도 하락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설명이다.노원구는 지난주 -0.21%에서 -0.23%로, 도봉구는 -0.20%에서 -0.22%로, 강북구는 -0.13%에서 -0.17%로 각각 확대됐다.경기(-0.2%)와 인천(-0.26%)도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이 지난주 -0.12%에서 금주 -0.18%로 내림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수도권 아파트값 하락폭은 2013년 1월14일 조사 당시 -0.19% 이후 9년7개월 만에 최대치다. 특히 정부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지연 논란으로 1기 신도시 아파트값 하락폭이 컸다. 분당신도시가 있는 성남시 분당구는 지난주 -0.07%에서 금주 -0.13%로 낙폭이 확대됐다.일산신도시가 있는 고양시는 -0.06%에서 -0.12%로 하락폭이 2배로 커졌고, 산본신도시가 있는 군포시는 지난주 -0.13%에서 금주 -0.16%로 확대됐다.정부가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당초 주민들 희망보다 늦은 2024년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실망 매물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원희룡 장관은 "내달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지자체장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지방 아파트는 지난주 -0.07%보다 낙폭이 커진 -0.11%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 -0.09%에서 금주 -0.14%로 낙폭이 커졌다.대구(-0.24%)와 대전(-0.22%), 세종(-0.37%), 울산(-0.17%) 등지에서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크게 확대됐다.아파트 전셋값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6% 하락하면서 지난주(-0.04%)보다 낙폭이 0.02%p 커졌고, 인천은 하락폭이 지난주 -0.21%에서 금주 -0.30%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18% 떨어지며 전국(-0.13%) 하락세를 주도했다.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금리인상 예상과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로 매수문의가 한산한 가운데 매물 가격 하향조정이 지속되며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경기도 고양 일산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기준금리 2.5% 시대...부동산시장 빙하기 온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고금리에 가계 대출 부담이 상승하면서 매매시장은 물론 청약시장까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전문가들은 4연속 기준금리인상으로 기준금리가 2.5%의 고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는 경착륙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로 인해 깡통전세가 속출하고 고금리로 인한 하우스푸어가 양산되는 등 후폭풍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더 나아가 임대시장도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 4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부동산시장 직격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로 0.25%포인트(p) 올렸다.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 스텝’ 이후 한 달여 만의 추가 인상이며 올해를 기준으로 지난 4, 5, 7월에 이어 사상 첫 ‘4회 연속’ 인상이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 금리가 인상됐던 것까지 포함하면 1년 간 총 2.0%p가 상승했다.부동산 전문가와 업계에서는 기준금리 2.5% 시대가 되면서 부동산시장에 충격파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정책의 규제 완화 속도가 느려지게 되고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인 하락 기조에 접어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다른 요인들보다 주택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 하락세를 더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며 "주택 가격이 지금이 고점이라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금리가 오르다 보니 하반기에도 상반기보다 거래가 더 줄어들고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주택보대출 금리 최대 7%까지 치솟을 것"기준금리가 2.50%까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는 7%대까지 치솟을 전망이다.현재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18~6.20% 수준으로 이미 주담대 금리 상단이 6%를 넘어섰다. 주담대 금리 상단이 7%까지 오른다면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매수세를 더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부동산 거래절벽 현상이 해소될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것이다.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6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79건) 대비 4000건 가량 줄었다. 이달 거래 건수는 201건 수준에 그쳤다. 경기 등 수도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의 경기 아파트 거래 건수는 각각 2841건, 8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 건수(각각 1만5024건, 1만3526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김 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금리 인상 속도를 올해 초처럼 빠르게 올리지는 않고 있어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대출 금리 인상 속도는 조금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세의 월세화 가속…서민 주거비 부담 심화임대차 시장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금리 인상에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높아짐에 따라 전세의 월세화가 더 빨라질 수 있어서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 이자보다 월세가 더 저렴한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임차인 입장에서 월세를 선택하는 게 더 이득이 되는 상황이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전세의 월세화가 월세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경우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의 주거 불안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서 교수는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보증부 월세가 증가하게 되고 이 경우 저소득층의 주거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김 수석전문위원도 "서울 전역에서 월세 거래가 많아진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으로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수요가 높은 지역 중심으로 월세 거래 증가 현상이 짙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giryeong@ekn.kr사진=연합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급급매 등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주택시장 침체 가속...‘줍줍’ 청약 주의보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경기 시흥 월곶 일대 전셋집에 거주 중인 신혼부부 30대 후반 K 씨는 몇 년간 아파트 청약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다 최근 ‘시흥 센트럴 헤센’ 무순위 청약을 넣었는데 미달사태가 발생해 회의감을 느꼈다. 고분양가 논란과 더불어 지속적인 금리 인상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입지마저 투자 가치를 느끼지 못한 K 씨는 7년간 타 분양 단지 당첨제한이 걸려있음에도 이 아파트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주택시장 침체 속 청약시장 ‘줍줍(무순위청약)’ 주의보가 감지되고 있다.K 씨는 "상가 하나 없이 주유소만 두 개 있는데 분양가는 59㎡가 4억5000만원(최고분양가 84㎡ 6억4000만원)이나 되니 들어갈 마음이 쏙 사라졌다"며 "이제 청약은 물 건너갔고 혹시 추후에라도 가격이 떨어지면 그때 다시 매매를 고려하거나 다른 아파트를 찾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시흥 센트럴 헤센은 경기 시흥시 월동지구 월곶동에 위치한 단지로 오는 9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시흥월동지구지역주택조합이 시행한 이 단지는 지난달 총 494가구 중 70가구를 일반분양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전용면적 59㎡ 1가구를 제외한 모든 가구가 미분양됐다. 이어 지난 4일 69가구가 무순위청약으로 나왔지만 13건만이 접수됐다. K 씨가 지원한 59㎡는 29가구를 모집했는데 5건밖에 접수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25일 기자가 찾은 시흥 센트럴 헤센은 수인분당선 월곶역 광장 맞은편 정류장에서 경기 시흥 63번 버스로 10여 분을 가면 만날 수 있다. 배차 간격은 10분에서 20분 사이다. 참고로 센트럴 헤센에서 월곶역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에는 아직 버스정보안내 전광판이 설치되지 않는 등 교통 여건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함이 있었다.센트럴 헤센은 장현지구, 배곧 신도시, 산업단지 등 직주근접 입지를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인근 주유소 2개, 교회, 노인보호센터, 철물점 등 외에는 주변 인프라 구축이 안 돼 있어 수요자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월곶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단지는 입지도 모호한데 분양가격은 비싼 편이다"며 "집값이 오를 거 같지도 않고 금리도 많이 올라 앞으로도 시세 차익이 확실한 곳이 아닌 지역은 미분양이 속출할 것 같다"고 말했다.무순위청약은 일반분양 이후 자진계약 포기나 부적격 사유로 당첨이 취소되는 등으로 인해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 방식이다. 주택시장이 호황일 때는 무순위청약이 ‘로또청약’으로 불렸지만 현재는 부동산 시장 하락 기조에서 고금리 및 고분양가 등으로 인해 줍줍이 조심스러워지는 분위기다.센트럴 헤센 외에도 경기 지역에선 특히 ‘이안 모란 센트럴파크’가 대표 ‘통째 미분양’ 사례로 꼽힌다. 이 단지는 지난 5월 총 74가구가 청약을 진행했으나 모든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는 바람에 전체 물량이 무순위청약으로 풀렸다. 무순위청약을 수차례 진행했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은 분양 실적 중이다. 한편 수도권 청약에서 ‘통째 미분양’이 나온 경우는 지난 2020년 7월 서울 강서 ‘발쿠치네 하우스’ 이후 2년 만이다.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고분양가와 적은 가구 수로 인한 ‘나홀로’ 단지라는 이유로 통째 미분양 사태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은 주택경기가 고금리 영향 등 침체 시기인 만큼 서울 지역마저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어 대체적으로 무순위청약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이를 증명하듯 최근 아파트 거래시장이 전국적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집값 하락지역이 늘어나며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청약불패’가 무색하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R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이 11.7대1로 지난해 연평균 19.8대1보다 감소했다. 서울은 동기간 164.1 대 1에서 29.8대 1로 대폭 감소했다.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에서 1순위 청약에 나선 10개 단지 중 7개 단지에서 미계약이 발생했다.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최근 수차례 무순위청약을 진행했으나 여전히 20여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은 상태다. 미아동 ‘포레나 미아’ 역시 여러 차례 무순위청약을 진행했고, 아직 완판과는 거리가 먼 실정이다.게다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 감소도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조합저축 전체 가입자 수는 2701만9253명으로 전달 2703만1911명 대비 1만2658명이 줄었다. 2009년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실시된 이후 월별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로 주택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예상보다 높은 분양가 및 수요자의 선별 청약 등으로 미계약분이 나왔는데 이러한 분위기는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kjh123@ekn.kr경기 시흥 월곶동 ‘시흥 센트럴 헤센’ 전경. 주변 인프라 없이 단지만 ‘나홀로’ 덩그러니 있는 모습이다. 사진=김준현 기자

[긴급진단] 아파트 거래절벽 언제까지?...전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역대 최악의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등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중금리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부동산시장을 짓누르고 있고 이는 거래절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금리 인상과 시장 불안정성 확대 등에 의해 주택 거래 시장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연말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돼 2.75%∼3.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 부동산 시장 거래를 활성화할 요인이 없기 때문에 거래절벽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이날 기준 615건을 기록했다. 7, 8월이 전통적인 비수기이긴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 건수(4679건)와 비교해도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뿐만 아니라 월별 거래 건수가 1000건을 넘지 않은 것은 지난 2월(814건) 이후 두 번째다. 아직 등록 신고 기한(30일)이 남았으나 역대 최저치인 지난 2월 기록보다 낮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직방이 최근 발표한 ‘아파트 거래동향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서울의 아파트 거래건수는 총 3333건으로 지난 2013년 이후 분기별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하락거래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2분기 서울 내 하락거래의 비율은 전체의 40%를 초과했으며 3분기 하락 거래 비율은 54.7%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거래절벽이 심화된 데는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매수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매수자 우위 시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요자들이 ‘이 정도면 매수할 만하다’라고 생각할 때 거래절벽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은 집값이 비싸다는 인식이 높고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돼 있기 때문에 매수 심리를 움직일 만한 요인이 없다"고 분석했다.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올 연말까지 세 차례(8·10·11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통해 금리를 세 차례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이 유력시되고 있다. 오는 10월과 11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당분간은 0.25%포인트(p)씩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함에 따라 연말 기준금리가 3%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 총재가 말했듯이 금리가 3%까지 순차적으로 오를 수 있다"며 "금리가 더 오르게 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현 6%보다 더 높아져 매수자들은 주택 구입에 나서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거래절벽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거래절벽이 심화되기보다는 현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이거나 완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외화 유출 등의 사안을 고려해서 내년 상반기까지도 금리를 낮추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내년 6월 보유세 기산일 전에 급매 형태로 주택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늘어난다면 연말까지 경직돼 있던 시장이 다소 풀리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김 소장은 "거래절벽 완화냐 심화냐는 문제는 금리 인상이 관건"이라며 "올 연말까지는 거래절벽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 같고 만약 올해로 금리 인상 단행이 끝난다면 거래절벽이 소폭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거래절벽이 심화됨에 따라 집값 하락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권 교수는 "당분간 주택 가격은 하향세로 갈 수밖에 없고 올 연말을 지나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매수세 약화는 주택 가격 하향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반기까지 집값은 하락 국면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여의도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김기령 기자

[르포] 개발 호재 만발 용산도 거래절벽... 매도 vs.매수 ‘힘겨루기’ 장세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거래가) 없어요, 없어. 매도자는 가격을 떨어뜨릴 생각이 없고 매수자는 급매물 있는지만 물어보니 완전 동상이몽입니다. 사지도 팔지도 못하고 올해는 힘겨루기만 하다가 끝날 거 같네요."(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내 A 공인중개업소 대표)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및 용산정비창 통개발, 용산공원 조성 등 잇따른 용산구 개발 호재로 매도자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지만, 용산 일대 역시 금리인상 기조 속 부동산 대세 하락 추세로 인해 매수자의 관망세가 목격되고 있다.24일 기자가 찾아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입구에는 매물정보란이 빼곡히 채워있었지만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적인 집값 하락 국면에서도 용산구는 개발 호재 흐름을 타고 아파트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며 신고가 거래 단지가 속출했지만 매수자들은 최근 거래절벽과 금리인상 영향 속에 급매물만 찾고 있는 실정이다. 용산구 역시 각종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용산 아파트값은 8월 들어 2주 연속 보합세를 기록하다가 셋째주들어 하락세로 전환했다.한가람아파트 인근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거래절벽을 넘어서서 거래단절이다. 매도자들이 5000만원(30평 기준 22억5000만원 아파트)까진 협의하려는데 매수자들이 2억 이상 내리길 바라니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수밖에"라고 전했다.한강맨션 앞 대로변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에서 30년 이상 중개업을 했지만 이 정도까지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동네 특성상 호가가 떨어지지 않을 테니 올해는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달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일대는 △한가람아파트 38건 △이촌코오롱 17건 △강촌아파트 11건 △한강대우 8건 순으로 매물이 나왔다. 이 중 한가람아파트는 1998년 준공된 2000여가구의 대규모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다. GS건설이 수주한 이 아파트는 리모델링 이후 2341가구로 거듭난다. 가구 수가 많은 만큼 부지 규모도 큰 편이다. 용산구 이촌동 404번지 외 7필지로 면적이 5만7027.4㎡에 이른다. 아울러 이촌 코오롱아파트는 삼성물산이, 강촌아파트는 현대건설이 각각 수주하며 각종 호재를 불러 일으킨 지역이다.그러나 현재는 매매 없이 전세로만 한가람이 8월 2건(59㎡·5억9000만원), 이촌코오롱은 7월 1건(114㎡·9억9750만원), 강촌은 7월 3건(59㎡·7억 등)이 거래된 것이 전부다.서울부동산정보광장 데이터를 보더라도 이날 기준 용산구는 전달 13건이 거래됐지만 이달에는 단 1건도 거래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촌동은 △1월·8건(용산 전체 14건) △2월·5건(17건) △3월·11건(31건) △4월·9건(39건) △5월·15건(50건) △6월·4건(23건) △7월·2건(13건)까지 거래가 됐다. 참고로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는 △1월·1090건 △2월·819건 △3월·1430건 △4월·1754건 △5월·1749건 △6월·1079건 △7월·615건이다. 8월은 이날까지 173건으로 전달 대비 71% 급감한 상황이다.전문가들은 거래절벽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이상 거래량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대선기간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금리 인상 여파가 컸다"며 "현재 거래절벽 현상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7월 기준 2.90%로 전달 대비 0.52%포인트(p) 올랐다"며 "(내집마련)이자부담이 가중되면서 매수심리 위축으로 아파트 시장 거래절벽은 지속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kjh123@ekn.kr이촌역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입구 매물정보란. 사진=김준현 기자(왼쪽 시계방향부터)동부이촌 일대 한가람, 이촌코오롱, 강촌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 41만가구…올해보다 6만4000가구 많아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약 41만가구로 올해보다 6만가구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는 양사의 공동연구 업무협약에 따라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를 23일 공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41만1101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입주 물량인 34만6956가구보다 6만4145가구(18.5%) 가 많은 수준이다. 하반기(7∼12월) 입주 물량은 20만5581가구다. 내년도 입주 예정 물량을 17개 시도별로 보면 부산(2만5885가구), 전북(9105가구), 광주(4429가구), 대전(3900가구), 세종(3257가구) 등 5개 지역은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그 외 12개 지역은 올해보다 입주 물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는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택건설 실적정보(인허가·착공 등) △입주자모집공고 정보 △정비사업 추진실적 등을 연계해 생성했으며 반기 주기로 기준 시점부터 향후 2년간 전망치를 공개한다. 지난달부터 오는 2024년 6월까지 2년간 입주예정물량은 전국 78만9585가구다. 이중 수도권 41만5419가구, 지방 37만4166가구로 전체 물량에 5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될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5만9101가구로 가장 많고 △인천(8만2118가구) △서울(7만4200가구) △대구(6만3273가구) △충남(5만8515가구) △부산(5만817가구) △경남(3만6336가구) △경북(2만6965가구) △충북(2만6849가구) △전남(1만9946가구) △전북(1만8511가구) △광주(1만6369가구) △울산(1만6315가구) △대전(1만6045가구) △강원(1만4849가구) △세종(6332가구) △제주(3044가구) 순이다. 곽효신 부동산R114 대표는 "공공과 민간의 협력은 입주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통해 주택 수요자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원장은 "입주예정물량 정보 제공은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국민들에게 정확하고 투명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수요를 반영한 부동산 통계 정보를 신규 발굴하여 국민 주거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향후 2년간 전국 입주예정물량 표. 오는 2024년 6월까지 전국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전망치. 부동산R114 서울 아파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전세보증금에 ‘3.3%’만 더 내면 서울 빌라 매매? 강·금·양 깡통 경고등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신축 빌라가 많은 서울 강서·금천·양천구 연립·다세대주택(빌라) 신규 계약 전세가율이 9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 가격 비율을 의미한다.23일 서울시가 공개한 ‘전·월세 시장지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빌라 신규 계약 평균 전세가율은 84.5%, 갱신 계약은 77.5%로 파악됐다. 자치구별 신규 계약 전세가율을 보면 강서구가 96.7%로 가장 높았다. 매매가와 불과 3.3%p 차이를 보인 것이다. 뒤는 금천구(92.8%)와 양천구(92.6%)가 이었다. 이어 관악(89.7%), 강동(89.6%), 구로구(89.5%)도 90%에 육박했다.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작으면 전세 계약 만료 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 우려가 커진다.아파트 신규 계약의 경우 서울 전체 평균 전세가율이 54.2%, 갱신 계약은 38.3%였다. 시가 이날 함께 공개한 서울 2분기 평균 전월세 전환율은 아파트 3.9%, 빌라 5.2%였다.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하는 연 환산이율을 말한다. 전월세 전환율이 높으면 전세가격에 비해 월세가 높다는 의미다.한편, 시가 이날 시범 공개한 전·월세 시장지표는 시내 주택 매매 및 전·월세 신고 자료를 토대로 동일한 층과 면적에서 실제로 거래된 내용을 비교 분석해 산출했다. 공개 항목은 지역·면적·주택유형별 전월세 임차물량 예측 정보와 25개 자치구 지역별 전세가율, 전월세 전환율 등이다. 전월세 임차물량 예측정보는 시장에 새 전월세 등장을 가정한 뒤 갱신계약 만료 시기를 월 단위로 분석해, 자치구별로 시장에 새로 풀릴 물량을 예측한 수치다. 올해 8∼12월 서울 시내에서 갱신계약이 만료되는 전월세 예측물량은 월 최대 2만 6858건으로 예측됐다. 올해 1∼7월 월평균 전월세 거래량은 3만 9817건이었다. 서울시는 향후 신규 임차물량 예측력을 강화하기 위해 갱신 계약 중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한 계약과 그렇지 않은 계약, 신규 계약 가운데 갱신 없이 만료되는 물량을 추가로 반영해 공개할 예정이다.서울시는 전·월세 시장지표를 매 분기 업데이트해 수치·도표 등 시각 자료와 함께 공개한다. 이는 서울주거포털 내 ’전·월세 정보몽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는 이를 통해 ’깡통전세‘ 위험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고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시는 또 지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민간 부동산 거래 플랫폼과 협약도 진행 중이다. 장기적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자료를 찾아볼 수 있도록 검색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hg3to8@ekn.kr서울 한 공인중개사(기사내용과 무관.연합뉴스

강남 노른자위 아파트값도 본격 하락세…10개월여 만에 5억원 ‘뚝’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강남권 주요 아파트값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락세에 접어들자 지난해까지 속출했던 신고가 경신 현상도 점차 옅어지는 분위기다. 아파트 매수 심리 위축에 따른 ‘거래절벽’ 현상도 심화되고 있어 업계에서는 내년까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집값 하락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이를 방증하듯 서울 아파트값은 3년6개월여 만에 25개 구에서 모두 하락했다. 특히, 그동안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높았던 서초구는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성원대치2단지 전용면적 49㎡는 지난달 4일 15억원에 매매됐다. 동일 면적 내 최고가가 지난해 10월 기록한 17억5000만원이었는데 9개월여 만에 14.5%가 하락했다.강남구 논현동 아크로힐스논현 전용 84㎡는 지난달 15일 24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26억원에 같은 동 저층 매물이 거래됐는데 더 고층 로얄층임에도 불구하고 1억4000만원이 더 낮게 거래됐다.강남, 서초구와 함께 ‘강남3구’로 불리는 송파구의 하락폭은 더 크다. 특히 잠실동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하락하는 양상이다. 잠실 대장주 아파트인 잠실엘스 전용 59㎡는 지난달 29일 17억원에 매매됐다. 해당 면적은 지난해 9월 21억9000만원까지 올랐으나 10개월 새 약 5억원이 떨어졌다.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집값이 22%가 하락한 것이다.해당 단지의 전용 84㎡도 지난해 10월 27억원(14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지난달 18일 이보다 4억5000만원 낮은 22억5000만원(7층)에 매매됐다. 층수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4억원 넘게 하락한 데는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잠실 파크리오 전용 144㎡ 역시 지난해 10월 32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를 갈아치웠으나 지난달 27일 이보다 3억5000만원이 하락한 2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통계 결과로도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는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난 주(8월 셋째 주) 아파트매매동향을 보면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의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0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주(-0.08%)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특히, 강남구와 송파구는 전주 대비 각각 0.03%, 0.07% 하락했다. 전국적인 하락 국면에도 보합을 유지하던 서초구도 지난주 0.01% 떨어지며 하락 전환됐다.서초구 우면동 대림아파트 전용 130㎡는 지난달 18억원에 매매됐다. 동일 면적이 지난해 9월 20억원에 거래되며 20억원 클럽에 가입했으나 집값 하락세에 10억원대로 돌아왔다.서초구의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장이 주춤하더니 매수를 희망하던 손님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매도가 급한 이들이 내놓는 급급매 정도만 거래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5.0으로 지난 2019년 6월 기록한 78.0 이후 3년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음을 의미한다.전문가들은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집값 약세 지역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뚜렷한 정책적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집값 하락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정책적 변수나 매수세를 이끌 만한 요인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내년에 물량이 더 나올 경우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특히 내년 보유세 기산일 전에 집을 처분하려는 다주택자가 늘어나면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면서 가격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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