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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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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노른자위 아파트값도 본격 하락세…10개월여 만에 5억원 ‘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22 15:10

강남3구 실거래가 하락 단지 증가…잠실 주요 단지 하락폭 22% 넘어



"내년 보유세 기산일 전 처분 매물 늘면 집값 하락세 더 짙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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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강남권 주요 아파트값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락세에 접어들자 지난해까지 속출했던 신고가 경신 현상도 점차 옅어지는 분위기다. 아파트 매수 심리 위축에 따른 ‘거래절벽’ 현상도 심화되고 있어 업계에서는 내년까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집값 하락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이를 방증하듯 서울 아파트값은 3년6개월여 만에 25개 구에서 모두 하락했다. 특히, 그동안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높았던 서초구는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성원대치2단지 전용면적 49㎡는 지난달 4일 15억원에 매매됐다. 동일 면적 내 최고가가 지난해 10월 기록한 17억5000만원이었는데 9개월여 만에 14.5%가 하락했다.

강남구 논현동 아크로힐스논현 전용 84㎡는 지난달 15일 24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26억원에 같은 동 저층 매물이 거래됐는데 더 고층 로얄층임에도 불구하고 1억4000만원이 더 낮게 거래됐다.

강남, 서초구와 함께 ‘강남3구’로 불리는 송파구의 하락폭은 더 크다. 특히 잠실동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하락하는 양상이다. 잠실 대장주 아파트인 잠실엘스 전용 59㎡는 지난달 29일 17억원에 매매됐다. 해당 면적은 지난해 9월 21억9000만원까지 올랐으나 10개월 새 약 5억원이 떨어졌다.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집값이 22%가 하락한 것이다.

해당 단지의 전용 84㎡도 지난해 10월 27억원(14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지난달 18일 이보다 4억5000만원 낮은 22억5000만원(7층)에 매매됐다. 층수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4억원 넘게 하락한 데는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잠실 파크리오 전용 144㎡ 역시 지난해 10월 32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를 갈아치웠으나 지난달 27일 이보다 3억5000만원이 하락한 2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통계 결과로도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는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난 주(8월 셋째 주) 아파트매매동향을 보면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의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0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주(-0.08%)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특히, 강남구와 송파구는 전주 대비 각각 0.03%, 0.07% 하락했다. 전국적인 하락 국면에도 보합을 유지하던 서초구도 지난주 0.01% 떨어지며 하락 전환됐다.

서초구 우면동 대림아파트 전용 130㎡는 지난달 18억원에 매매됐다. 동일 면적이 지난해 9월 20억원에 거래되며 20억원 클럽에 가입했으나 집값 하락세에 10억원대로 돌아왔다.

서초구의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장이 주춤하더니 매수를 희망하던 손님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매도가 급한 이들이 내놓는 급급매 정도만 거래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5.0으로 지난 2019년 6월 기록한 78.0 이후 3년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집값 약세 지역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뚜렷한 정책적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집값 하락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정책적 변수나 매수세를 이끌 만한 요인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내년에 물량이 더 나올 경우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특히 내년 보유세 기산일 전에 집을 처분하려는 다주택자가 늘어나면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면서 가격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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