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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고금리에 가계 대출 부담이 상승하면서 매매시장은 물론 청약시장까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전문가들은 4연속 기준금리인상으로 기준금리가 2.5%의 고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는 경착륙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로 인해 깡통전세가 속출하고 고금리로 인한 하우스푸어가 양산되는 등 후폭풍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더 나아가 임대시장도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 4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부동산시장 직격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로 0.25%포인트(p) 올렸다.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 스텝’ 이후 한 달여 만의 추가 인상이며 올해를 기준으로 지난 4, 5, 7월에 이어 사상 첫 ‘4회 연속’ 인상이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 금리가 인상됐던 것까지 포함하면 1년 간 총 2.0%p가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가와 업계에서는 기준금리 2.5% 시대가 되면서 부동산시장에 충격파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정책의 규제 완화 속도가 느려지게 되고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인 하락 기조에 접어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다른 요인들보다 주택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 하락세를 더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며 "주택 가격이 지금이 고점이라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금리가 오르다 보니 하반기에도 상반기보다 거래가 더 줄어들고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주택보대출 금리 최대 7%까지 치솟을 것"
기준금리가 2.50%까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는 7%대까지 치솟을 전망이다.현재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18~6.20% 수준으로 이미 주담대 금리 상단이 6%를 넘어섰다. 주담대 금리 상단이 7%까지 오른다면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매수세를 더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부동산 거래절벽 현상이 해소될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6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79건) 대비 4000건 가량 줄었다. 이달 거래 건수는 201건 수준에 그쳤다. 경기 등 수도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의 경기 아파트 거래 건수는 각각 2841건, 8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 건수(각각 1만5024건, 1만3526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 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금리 인상 속도를 올해 초처럼 빠르게 올리지는 않고 있어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대출 금리 인상 속도는 조금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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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급급매 등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
◇ 전세의 월세화 가속…서민 주거비 부담 심화
임대차 시장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금리 인상에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높아짐에 따라 전세의 월세화가 더 빨라질 수 있어서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 이자보다 월세가 더 저렴한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임차인 입장에서 월세를 선택하는 게 더 이득이 되는 상황이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전세의 월세화가 월세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경우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의 주거 불안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서 교수는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보증부 월세가 증가하게 되고 이 경우 저소득층의 주거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수석전문위원도 "서울 전역에서 월세 거래가 많아진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으로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수요가 높은 지역 중심으로 월세 거래 증가 현상이 짙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