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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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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국가대표 인터뷰] 14년 내공으로 톱2 진입…엔씨AI “멀티모달로 AX 이끌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19 16:36

■ [기획 인터뷰] 김건수 엔씨AI 에이전틱AI랩 실장
프롬 스크래치 역량 자신…3D·애니메이션 기술 강점
‘도메인옵스’ 구축…산업 특화·고객사 맞춤형 AI 제공
패션·제조·미디어 시작으로 산업 전 분야 확장 계획
“공공 사이트 적용·교육용 AI로 ‘모두의 AI’ 실현”

엔씨AI

▲김건수 엔씨AI 에이전틱AI랩 실장이 지난 18일 경기 성남시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인공지능(AI) 개발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엔씨AI

“지난 14년 동안 인공지능(AI)을 연구하고, 수많은 게임 스튜디오와 협업하며 쌓아온 데이터와 기술력이 저희의 핵심 무기입니다. 이를 앞세워 5년 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 최종팀에 선정될 자신이 있습니다."


김건수 엔씨AI 에이전틱AI랩 실장은 지난 18일 경기 성남시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진행된 그룹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달 초 엔씨AI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 정예팀 승선 소식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당시 경쟁 컨소시엄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던 게임사가 유력 후보들을 제치고 톱(TOP)5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씨AI를 잘 아는 이들은 이번 결과를 이례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선정 비결은 '14년 내공'과 '그랜드 컨소시엄'에 있다. 엔씨AI는 지난 2011년 게임사 중 가장 먼저 AI 전담 연구 조직을 꾸리고, 모델 설계부터 파인튜닝(맞춤화)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프롬 스크래치' 역량을 키워 왔다. 2022년 선보인 비전언어모델(VLM) '바르코' 시리즈가 그 성과다.


김 실장은 “게임 조직과 주로 소통하다보니 이들의 특성에 맞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품질 개선을 많이 해 왔다"며 “그동안 만들어 왔던 게임 에셋(게임 개발에 사용되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과 정보들이 지금보다 폭넓은 멀티모달 모델을 개발하는 데 있어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씨AI는 국민 접근성 향상과 '모두의 AI' 실현을 위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 먼저, '정부24'와 같은 공공 사이트에 엔씨AI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적용하는 것을 제시했다. 민원 처리 속도를 높여 비용효율과 편리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향후에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용 생성 AI 서비스를 개발해 사용 경험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 실장은 “사업 설명회 당시 공공 사이트에 우리가 개발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을 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다"며 “연말 1차 평가에서 모델 성능이 일정 수준 도출된다면 정부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씨AI

▲엔씨AI가 개발한 AI 기반 차세대 모션 빌더 플랫폼 'VARCO Animation(바르코 애니메이션)'의 운영 이미지. 사진=엔씨AI

아울러 그동안 게임 분야 적용을 중심으로 연구해왔던 AI 기술력을 패션·미디어·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 현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컨소시엄 참여사들과의 협업 체계를 토대로 우수 적용 사례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특히 롯데이노베이트·포스코DX 등 국내 IT서비스 업체를 참여사로 확보하고 있어 산업계 전반으로의 AI 확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도메인옵스' 플랫폼을 구축해 산업 특화 AI와 고객사 맞춤형 AI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0B(2000억개 파라미터)급 독자 대규모 언어 파운데이션 모델 패키지 △독자 LLM 기반 통합 멀티모달 인지 생성 파운데이션 모델 패키지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수익모델(BM)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김 실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나 오픈AI도 산업 특화 AI 모델을 제공하지만, 이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AWS나 오픈AI 시스템을 써야 한다"며 “일부 기업은 데이터 유출을 막기 위해 내부 서버에 AI 모델을 설치하고 싶어하는데, 이들 시스템은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메인옵스를 이용하면 AI 모델을 다운받아 내부 서버에서 산업 특화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며 “향후엔 '마켓플레이스'를 개발해 다른 기업들이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산업 특화 모델을 각자의 환경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산업별 특화 모델을 IT서비스업체들의 해외 지사를 통해 수출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청사진이다.


김건수 실장은 “협력 중인 업체들이 보유한 해외 지사는 약 100여 곳이 넘는다"며 “산업 전환 과정에서 각 국가별로 추가적인 요구사항을 받고, 이에 맞춰 개선하면서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건수 실장은 마지막으로 “국내에서만 잘 작동하는 게 아닌, 글로벌에서도 성능을 내야 소버린 AI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기 성과보다 장기 신뢰·개방성·협력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글로벌 AI 강국 도약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으로 프로젝트에 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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