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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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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개발 호재 만발 용산도 거래절벽... 매도 vs.매수 ‘힘겨루기’ 장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24 15:00

서울 25개구 아파트거래 전달比 76% 급감…용산 거래는 '제로'



전문가들 “금리인상 기조 속 거래절벽…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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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촌역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입구 매물정보란. 사진=김준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거래가) 없어요, 없어. 매도자는 가격을 떨어뜨릴 생각이 없고 매수자는 급매물 있는지만 물어보니 완전 동상이몽입니다. 사지도 팔지도 못하고 올해는 힘겨루기만 하다가 끝날 거 같네요."(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내 A 공인중개업소 대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및 용산정비창 통개발, 용산공원 조성 등 잇따른 용산구 개발 호재로 매도자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지만, 용산 일대 역시 금리인상 기조 속 부동산 대세 하락 추세로 인해 매수자의 관망세가 목격되고 있다.

24일 기자가 찾아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입구에는 매물정보란이 빼곡히 채워있었지만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적인 집값 하락 국면에서도 용산구는 개발 호재 흐름을 타고 아파트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며 신고가 거래 단지가 속출했지만 매수자들은 최근 거래절벽과 금리인상 영향 속에 급매물만 찾고 있는 실정이다. 용산구 역시 각종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용산 아파트값은 8월 들어 2주 연속 보합세를 기록하다가 셋째주들어 하락세로 전환했다.

한가람아파트 인근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거래절벽을 넘어서서 거래단절이다. 매도자들이 5000만원(30평 기준 22억5000만원 아파트)까진 협의하려는데 매수자들이 2억 이상 내리길 바라니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수밖에"라고 전했다.

한강맨션 앞 대로변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에서 30년 이상 중개업을 했지만 이 정도까지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동네 특성상 호가가 떨어지지 않을 테니 올해는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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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시계방향부터)동부이촌 일대 한가람, 이촌코오롱, 강촌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달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일대는 △한가람아파트 38건 △이촌코오롱 17건 △강촌아파트 11건 △한강대우 8건 순으로 매물이 나왔다.

이 중 한가람아파트는 1998년 준공된 2000여가구의 대규모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다. GS건설이 수주한 이 아파트는 리모델링 이후 2341가구로 거듭난다. 가구 수가 많은 만큼 부지 규모도 큰 편이다. 용산구 이촌동 404번지 외 7필지로 면적이 5만7027.4㎡에 이른다. 아울러 이촌 코오롱아파트는 삼성물산이, 강촌아파트는 현대건설이 각각 수주하며 각종 호재를 불러 일으킨 지역이다.

그러나 현재는 매매 없이 전세로만 한가람이 8월 2건(59㎡·5억9000만원), 이촌코오롱은 7월 1건(114㎡·9억9750만원), 강촌은 7월 3건(59㎡·7억 등)이 거래된 것이 전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데이터를 보더라도 이날 기준 용산구는 전달 13건이 거래됐지만 이달에는 단 1건도 거래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촌동은 △1월·8건(용산 전체 14건) △2월·5건(17건) △3월·11건(31건) △4월·9건(39건) △5월·15건(50건) △6월·4건(23건) △7월·2건(13건)까지 거래가 됐다.

참고로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는 △1월·1090건 △2월·819건 △3월·1430건 △4월·1754건 △5월·1749건 △6월·1079건 △7월·615건이다. 8월은 이날까지 173건으로 전달 대비 71% 급감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거래절벽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이상 거래량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대선기간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금리 인상 여파가 컸다"며 "현재 거래절벽 현상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7월 기준 2.90%로 전달 대비 0.52%포인트(p) 올랐다"며 "(내집마련)이자부담이 가중되면서 매수심리 위축으로 아파트 시장 거래절벽은 지속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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