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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 일산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아파트값 하락폭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특히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지연 논란으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이 약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게다가 추가 금리 인상 등 우려로 서울 아파트값은 13주 연속 하락하고, 낙폭도 3년5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주(22일 기준) 전국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전주 대비 0.11% 하락했다. 이는 지난주(-0.09%)보다 하락폭이 커진 것이면서 2019년 3월4일(-0.11%) 조사 이후 3년5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이다.
전국 아파트 가격도 지난주 대비 0.14% 떨어지면서 하락폭이 확대됐다. 수도권은 직전 대비 -0.18%, 지방은 전주 대비 -0.11%, 5대 광역시는 전주 대비 -0.16% 모두 하락폭이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추가 인상해 2.5%가 된 것과 더불어 지속적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로 거래절벽이 유지되면서 시세보다 싼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강남 4구(동남권)의 하락폭이 뚜렷해졌다. 지난주(-0.01%) 하락 전환한 서초구 아파트값이 0.02% 떨어지며 2주 연속 약세가 지속됐다. 송파구는 지난주 -0.07%에서 금주 -0.10%로, 강남구와 강동구는 각각 -0.03%에서 -0.04%로 낙폭이 커졌다. 최근 개발 호재가 몰린 용산구도 0.02% 떨어지며 2주 연속 약세를 면치 못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은 하락폭이 갈수록 확대되는 모양새다.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안 되고, 이로 인해 호가도 하락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설명이다.
노원구는 지난주 -0.21%에서 -0.23%로, 도봉구는 -0.20%에서 -0.22%로, 강북구는 -0.13%에서 -0.17%로 각각 확대됐다.
경기(-0.2%)와 인천(-0.26%)도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이 지난주 -0.12%에서 금주 -0.18%로 내림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폭은 2013년 1월14일 조사 당시 -0.19% 이후 9년7개월 만에 최대치다. 특히 정부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지연 논란으로 1기 신도시 아파트값 하락폭이 컸다. 분당신도시가 있는 성남시 분당구는 지난주 -0.07%에서 금주 -0.13%로 낙폭이 확대됐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고양시는 -0.06%에서 -0.12%로 하락폭이 2배로 커졌고, 산본신도시가 있는 군포시는 지난주 -0.13%에서 금주 -0.16%로 확대됐다.
정부가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당초 주민들 희망보다 늦은 2024년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실망 매물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원희룡 장관은 "내달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지자체장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방 아파트는 지난주 -0.07%보다 낙폭이 커진 -0.11%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 -0.09%에서 금주 -0.14%로 낙폭이 커졌다.
대구(-0.24%)와 대전(-0.22%), 세종(-0.37%), 울산(-0.17%) 등지에서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크게 확대됐다.
아파트 전셋값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6% 하락하면서 지난주(-0.04%)보다 낙폭이 0.02%p 커졌고, 인천은 하락폭이 지난주 -0.21%에서 금주 -0.30%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18% 떨어지며 전국(-0.13%) 하락세를 주도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금리인상 예상과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로 매수문의가 한산한 가운데 매물 가격 하향조정이 지속되며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