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기령

giryeong@ekn.kr

김기령기자 기사모음




[긴급진단] 아파트 거래절벽 언제까지?...전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24 15:28

‘빅스텝’ 등 초유의 금리 인상 기조에 거래절벽 해소 요인 불충분



주택 구입 심리 움직이려면 집값 더 하락해야



"거래절벽 심할수록 내년 상반기 집값 하락폭 커질수도"

2022082501001029500043391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여의도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역대 최악의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등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중금리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부동산시장을 짓누르고 있고 이는 거래절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금리 인상과 시장 불안정성 확대 등에 의해 주택 거래 시장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연말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돼 2.75%∼3.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 부동산 시장 거래를 활성화할 요인이 없기 때문에 거래절벽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이날 기준 615건을 기록했다. 7, 8월이 전통적인 비수기이긴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 건수(4679건)와 비교해도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월별 거래 건수가 1000건을 넘지 않은 것은 지난 2월(814건) 이후 두 번째다. 아직 등록 신고 기한(30일)이 남았으나 역대 최저치인 지난 2월 기록보다 낮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직방이 최근 발표한 ‘아파트 거래동향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서울의 아파트 거래건수는 총 3333건으로 지난 2013년 이후 분기별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하락거래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2분기 서울 내 하락거래의 비율은 전체의 40%를 초과했으며 3분기 하락 거래 비율은 54.7%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거래절벽이 심화된 데는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매수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매수자 우위 시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요자들이 ‘이 정도면 매수할 만하다’라고 생각할 때 거래절벽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은 집값이 비싸다는 인식이 높고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돼 있기 때문에 매수 심리를 움직일 만한 요인이 없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올 연말까지 세 차례(8·10·11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통해 금리를 세 차례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이 유력시되고 있다. 오는 10월과 11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당분간은 0.25%포인트(p)씩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함에 따라 연말 기준금리가 3%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 총재가 말했듯이 금리가 3%까지 순차적으로 오를 수 있다"며 "금리가 더 오르게 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현 6%보다 더 높아져 매수자들은 주택 구입에 나서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거래절벽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거래절벽이 심화되기보다는 현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이거나 완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외화 유출 등의 사안을 고려해서 내년 상반기까지도 금리를 낮추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내년 6월 보유세 기산일 전에 급매 형태로 주택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늘어난다면 연말까지 경직돼 있던 시장이 다소 풀리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거래절벽 완화냐 심화냐는 문제는 금리 인상이 관건"이라며 "올 연말까지는 거래절벽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 같고 만약 올해로 금리 인상 단행이 끝난다면 거래절벽이 소폭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거래절벽이 심화됨에 따라 집값 하락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권 교수는 "당분간 주택 가격은 하향세로 갈 수밖에 없고 올 연말을 지나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매수세 약화는 주택 가격 하향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반기까지 집값은 하락 국면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배너